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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難産’ 과거사법 후유증 심상찮다

    ‘難産’ 과거사법 후유증 심상찮다

    과거사법이 3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해 겪은 ‘통과제의’는 전날 여야 원내대표단이 합의에 이른 과정 만큼 멀고도 험했다. 뿐만 아니라 ‘산후 후유증’도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내부는 물론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과 민주노동당,‘올바른 과거사법 제정을 촉구하는 의원’ 소속 의원들은 이날 법안의 진실규명 범위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적대시하는 세력에 의한 테러, 인권유린과 폭력, 학살, 의문사’를 포함한 것과 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단서조항을 둔 것에 강력 반발했다. ●여당 의원총회 “현실론” “원칙론” 맞서 열린우리당이 이날 과거사법을 당론으로 추인하려는 의원총회는 예상했던 대로 원내대표단 결정에 대한 강경파 의원들의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오영식 원내부대표는 브리핑에서 “유선호·임종인·정청래 의원 등이 이번 여야 합의안은 국가공권력에 의한 부당한 인권 침해 사실을 재조명하고 진실을 규명한다는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논지로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형사상 재심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은 조사대상에 들어갈 수 없다는 조항도 마치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은 조사대상에 포함될 수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이 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과거사법 원안을 만든 사람으로 유감스럽고, 만족스럽지 않지만 이 법을 통해 은폐되거나 왜곡된 주요 사건의 진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면 의미있는 것 아니냐.”며 “국가보안법과는 달리 과거사법은 시간이 흐를수록 증인과 증거들이 묻혀버릴 수 있기에 여야 타협물이라도 수용해야 한다.”고 현실론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올바른‘소속 의원들 “법안 철회” 촉구 한편 열린우리당 임종인·김원웅 의원,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 민주노동당 심상정·이영순 의원, 민주당 손봉숙 의원 등 ‘올바른‘ 소속 의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야가 합의한 과거사법안은 당리당략의 산물이기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과거사법 제정을 위해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종인 의원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밀실 논의로 만든 과거사법은 민족적·역사적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김원웅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과거사법을 타협한 것은 독일이 히틀러 추종세력의 동의를 얻어서 나치 처벌법을 만든 셈”이라고 가세했다. 이들은 특히 진실 규명 범위에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적대시‘조항을 넣은 것은 국가보안법이 애매한 규정으로 민주화운동가를 탄압했던 것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또 과거사청산위원회 상임위원 수 및 자격과 관련,“실질적으로 과거사 규명을 위해 활동한 분들을 제외한 것은 위원회 활동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과거사 청산의지가 없음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성토한 뒤 “공소시효 조항이 불분명하고 조사권한에 제한을 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성토했다. 한편 민주노동당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민주인사를 부관참시하려는 입법”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종수 문소영기자 vielee@seoul.co.kr
  • 과거사법 국회통과…남북교류법등 53개 안건도

    항일독립운동, 반민주적·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 사건 등 주요 과거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이 3일 국회에서 찬성 159, 반대 73, 기권 18표로 가결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과거사법’과 북한 주민 접촉을 승인제에서 신고제로 바꾸고 남북한 거래를 민족 내부거래로 명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남북교류협력법 등 54개 안건을 처리했다. 국회는 또 체계적인 우주개발 추진을 위한 국가우주위원회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한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가결시켰다. 앞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전날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과거사법을 당론으로 추인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의총에서 문병호 원내부대표의 내용 보고에 이어 당론 추인 과정에서 강경파 의원들의 강력 반발에 부딪혀 진통을 겪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인혁당사건’ 등 진실규명 길터

    과거사법 처리가 1년여의 여야간 줄다리기 끝에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두게 됐다. 극적 합의에 이르게 된데는 4·30 재·보선의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야 모두 선거후유증을 극복하고 국민에게 상생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했다. 물론 각기 실리도 챙겼다. 한나라당은 핵심 쟁점이었던 조사대상 범위에서 ‘동조세력’을 빼는 대신 ‘적대적 세력’을 추가했고, 조사위원에 국회 몫을 한명 늘려 입지를 강화했다. 열린우리당도 범위에서 ‘동조세력’을 삭제하고, 조사위원에 ‘성직자’를 삽입시켜 자신의 목소리를 어느정도 관철시켰다. 여야가 합의한 과거사법의 과거사정리위원회의 활동기간은 4년으로 하되 2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위원회는 조사대상자나 참고인이 3회 이상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과거사법은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사건 가운데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해 발생한 인권침해사건과 조작 의혹 사건을 조사대상으로 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이뤄진 독립운동의 경우 신간회 사건 등 공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일제하 사회주의 독립운동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분류에 따른다면 북한 김일성 전 주석의 항일 빨치산 운동도 조사대상이 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광복 이후와 한국전 전후의 민간인 학살사건 등도 조사대상이다. 몽양 여운형과 고하 송진우 등 건국 이전의 요인 암살 사건도 조사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정권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발생한 인권침해사건과 조작 의혹사건의 경우 최근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경찰청 등 국가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규명작업에 착수한 사건들과 겹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기관이 자체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더라도 과거사정리위가 각 사건에 대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법적인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사정리위가 구성될 경우 자체적인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사법부 관련 사건들에 대한 조사가 우선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피고인 8명이 대법원의 사형선고 하루 만에 형이 집행된 인혁당 사건의 경우 우선적으로 조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적대적인 세력에 의한 테러·인권유린·폭력·학살·의문사’도 조사범위에 포함됨에 따라 북한에 의한 양민학살 사건과 좌익세력의 폭력사건도 조사대상이 될 전망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과거사법 3일 처리

    여야가 과거사법 처리에 최종합의했다. 또 쌀협상 국정조사에도 전격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국회 본회의에 계류중인 과거사법은 3일, 쌀 국정조사 계획서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정세균·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그동안 쟁점이 돼 왔던 진상조사 범위와 조사위원 구성 등에 대해 타협점을 찾았다. 여야는 최대 쟁점이었던 진상조사 범위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적대적인 세력에 의한 테러·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로 합의했다. 그동안 ‘동조세력’이란 내용을 추가시킬 것을 주장해 온 한나라당이 막판 열린우리당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한나라당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동조’라는 단어가 현재 남북관계를 생각하면 부적절한 용어라고 생각됐다.”고 설명했다. 조사위원 자격요건의 경우 당초 변호사, 공무원, 대학교수 외에 10년 이상 봉직한 성직자를 추가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조사위원은 국회선출 8명, 대통령 지명 4명, 대법원장 지명 3명으로 하기로 했다. 또 여야는 인사청문회 대상을 국무위원 전원으로 확대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는 군의문사 진상규명은 과거사법과 별도로 법을 만들어 국방위에서 처리키로 추가합의했다. 여야는 또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쌀협상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하고 국정조사 계획서를 4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다자협상의 경우 세부협상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관례와 국익을 감안, 국가기밀 유지를 전제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통상적으로 준비기간이 40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조사는 이르면 5월 하순, 늦어도 6월 중순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쌀 국정조사가 이뤄질 경우 조사대상은 중국 등 9개 국가와의 쌀 협상 전과정, 세계무역기구(WTO) 검증절차 기간의 추가적인 양자협상 전과정, 쌀협상대책실무추진단 등에 의한 정부내 협상과정 일체가 포함될 전망이다. 여야는 3일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타결된 합의문에 대해 당내 추인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대표단이 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서울광장] 軍의 고객은 국민이다/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軍의 고객은 국민이다/김경홍 논설위원

    대다수 국민들은 군에 대한 인식에서 이중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안보와 관련해서 군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안보나 국방은 나의 일이 아니라 남의 일, 즉 국가나 군의 책임이라는 투다. 국방의 의무만 해도 그렇다. 남의 자식이 군대에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기 자식이 군대에 가는 것은 뭔가 억울하다는 부모들도 많다. 병역을 마친 남자들은 군대시절 얘기만 나오면 온갖 허풍을 보태 입에 거품을 문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면 전부 기합을 받았다거나 군기가 셌다는 등 고생한 얘기뿐이다. 듣는 사람은 군은 고생하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 드러난 훈련소 인분사건은 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백번 잘했더라도 한번 잘못으로 공든 탑이 무너지는 이치다. 최근 한 장교는 “군인이 죽으면 전부 의문사”라고 말했다. 사인이 분명히 드러난 사건도 유족들이 수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사회의 자살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가운데 군에서도 자살 사고자가 연평균 50명에 이른다. 일반이 보기에는 신체건강한 청년이 군대에 갔는데 자살했다면 군당국을 원망할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3년 한해에 20∼24세의 일반인 남자의 자살자는 10만명당 15.7명이었다. 같은해 군의 자살자는 43명으로 10만명당 9.8명이다. 군의 자살률이 일반의 자살률보다 훨씬 낮다. 군 관계자는 “군대보다 일반사회가 훨씬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통계적으로는 그럴 수 있다. 군에서 자살자가 생길 때마다 매도당하는 것을 볼 때 군이 다소간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수치비교만으로는 곤란한 부분도 있다. 군인으로 입대한 청년들은 일단 신체건강했고, 자살 동기에 군대부적응이나 상관이나 동료사병의 가혹행위 등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환경이나 여건, 장병들의 심리상태를 잘 관찰한다면 일반사회보다 훨씬 더 자살자를 줄일 소지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이달 초 취임한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이 육군의 변화를 지시했다고 한다. 김 총장은 “군의 고객은 국민”이라는 전제 아래 대국민 감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라고도 했다. 김 총장이 육군의 CEO로서 마케팅 전략을 도입하겠다는 의도다. 김 총장이 육군의 CEO로서 고객중심의 적극적 마케팅에 나서겠다는 변화는 바람직스럽다.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육군의 개혁과제는 많다. 과학군, 정보화 군으로 변모하자면 조직개편과 인사, 교육시스템 등 전반적인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이런 과제는 군으로서 당연히 준비해야 하는 과제다. 첨단군으로 변모하자면 결국은 병력을 줄이되 첨단장비와 무기체계를 갖추는 길밖에 없다. 병력을 줄이는 것보다는 첨단장비를 갖추는 것이 훨씬 돈이 더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군이 강해지려면 돈이 더 들 수밖에 없고, 돈을 더 얻어내려면 국민들의 군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필수적이다. 국민이 고객이라면 고객감동과 고객만족이 필요한 이유다. 육군 혁신기획단이 고객만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군 부적응 병사들의 휴근명령제나, 복무지역 선택지원제, 장애인의 군무원 채용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도입된다면 장병들의 사기나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을 안심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안보나 국방이 군인들의 몫만은 아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안보가 튼튼한 안보다. 국민들이 군을 신뢰하지 않고서는 강군은 존재할 수 없다. 군과 국민들이 서로 감동을 주고받으며 한걸음 더 다가서기를 기대한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여야 무원칙한 ‘빅딜’…과거사법 車·包 떼나

    과거사법이 여야간의 무원칙한 ‘빅딜’로 사실상 유명무실한 법안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는 일부 비판론이 대두되고 있다. ●여야 무원칙한 빅딜… 유명무실 위기 여야는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기본법(과거사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민변·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물론 열린우리당 일각에서조차 “역사를 후퇴시키는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빅딜 논란은 한나라당이 과거사진상규명위 상임·비상임위원을 가리지 않고 국회와 대통령, 사법부 추천을 ‘7대5대3’이던 것을 ‘8대4대3’으로 하자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조사 지휘권을 갖고 있는 상임위원 배분에 있다. 청와대와 국회 추천몫이 각각 3명,4명이었으나, 한나라당은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을 모두 국회 추천몫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과거사법 6개 조사대상 중 한나라당의 요구로 포함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적대적인 세력 등에 의한 테러·인권 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의 조사지휘권을 한나라당 추천 인사가 맡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나라 조사지휘권 주도 포석” 이밖에도 과거사위 위원 자격을 ‘변호사 10년, 교수 10년’으로 엄격히 제한한 부분과 과거사법 2조2항 역시 논란거리다. 제2조2항은 조사 대상에서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은 제외하도록 했다. 다만 민사·형사소송법에 의한 ‘재심사유에 해당해’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의결하는 경우에는 조사대상에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열린우리당측은 이 부분을 ‘재심사유가 있다고 의심되어’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위원 자격에 ‘진실규명과 관련된 지식, 경험이 풍부한 사회저명인사’를 추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과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지난 21일 등 지금까지 네차례 의견을 조율했다. ●“누더기 될 바에야 통과시키지 마라” 열린우리당 강창일 의원은 “50년을 기다렸는데 몇 달을 더 못기다리겠느냐.”면서 “상임위원 추천 몫을 늘리려는 한나라당의 요구를 들어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과거청산범국민위(위원장 강만길)는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을 갖지 않고 여야간 밀실에서 논의를 진행했다.”며 “누더기가 된 과거사법이라면 아예 통과시키지 말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상범 전 의문사위원장 ‘4월 혁명상’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가 18일 서울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사월혁명회(상임의장 노중선)가 선정하는 16번째 ‘4월혁명상’을 받았다. 사월혁명회는 “한 전 위원장은 친일·친미·반공으로 얼룩진 이 나라 지배세력의 실체를 파헤치고 굴절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학자적 양심과 꿋꿋한 기개로 평생을 바쳐 싸워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1960년 4·19혁명 당시 조선대 전임강사로 재직했으며, 이후 3선개헌 반대, 신군부 반대, 박종철 고문치사 진상규명 운동 등 독재정권에 항거,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에 헌신해왔다. 그는 2001년부터 민족문제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과거사 청산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다음해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아 고 최종길 교수 의문사 인정 등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히는데 힘을 쏟았다. 한 전 위원장은 “앞으로 숙제가 더 많아진 것 같다.”면서 “4·19혁명은 5·16쿠데타와 군사독재로도 누를 수 없었던 개혁시대의 밑거름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월혁명상’은 1990년 1회 이소선 여사와 장준하 선생을 시작으로 지난해 ‘이라크 파병 저지 애국 농성단’에 이르기까지 매년 4·19를 기념해 민주화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돼 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사설] 국민적 관심사된 김형욱 사건

    한 시사주간지는 최신호에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실종사건과 관련, 김씨가 중정 특수공작조에 피랍돼 프랑스 파리 인근 양계장에서 분쇄기로 살해됐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보도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최대 의문사건으로 꼽혔던 김씨 실종사건에 대해 센강에 익사처리됐다거나 서울로 납치돼 차지철 당시 경호실장에게 살해됐다는 소문은 있었으나 양계장 분쇄기에 의한 살해 주장은 처음 나온 것이다. 시사주간지는 상황 묘사가 치밀한 점을 들어 사실임을 확신하고 있으나 아직은 신빙성이 있는 하나의 가설 정도로 분류돼야 할 것 같다. 국가정보원이 우선적으로 규명해야 할 7건의 과거사 가운데 김씨 실종사건도 포함된 만큼 조만간 사건의 실체가 가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씨는 회고록을 통해 박 정권의 치부인 ‘김대중 납치사건’이나 ‘인혁당사건’을 폭로하려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과거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서도 김씨의 실종 및 사망과정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양계장 분쇄기 살해를 증언한 특수공작원의 주장처럼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면 관련자들의 증언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에 앞서 관련자들의 자발적인 양심 고백은 역사에 대한 책무라고 본다. 잘못된 과거사를 규명하고 바로잡는 일은 후손들의 의무다. 그래야만 미래도 제 궤도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과거를 규명하는 데 ‘편향성’이나 ‘선정성’이 개입돼선 안 된다.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의 공방에 상관없이 오로지 진실만 추구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국민들은 한 점 의문이 없는 진실을 바라고 있다.
  • 인혁당사건 희생자 30주기 추모제

    인혁당사건 희생자 30주기 추모제

    인혁당 재건위 사건 30주년을 맞아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사건은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국가권력에 의한 조작사건이라고 인정했다. 인혁당대책위원회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관련단체는 8일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인혁당 희생자 30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문정현 신부는 “70줄에 들어선 희생자 유가족들이 ‘사법살인’인 인혁당 사건의 법적·제도적 해결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다면 얼마나 죄스러운 일이냐.”고 말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함세웅 이사장도 “피해자 명예회복과 민주주의를 향한 삶의 재조명, 가해자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역사바로세우기의 기본”이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이날 청와대에 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도 비슷한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1974년 당시 긴급조치 4호가 선포된 가운데 중앙정보부가 ‘북한의 지령을 받고 반란을 기도한’ 인혁당을 재건하려 했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도예종·서도원·하재완씨 등 8명은 대법원이 선고한 지 20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당시 국제법학자협회는 형이 집행된 1975년 4월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했다. 최근 국가정보원이 이 사건을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우선 조사대상 7건의 하나로 선정했다.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는 판단을 미루고 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인권위원장 조영황 유력…이르면 30일 임명

    인권위원장 조영황 유력…이르면 30일 임명

    공석인 제2기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 조영황(64)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국가인권위 위원장 자리를 오랫동안 공석으로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조 위원장은 오랜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쌓은 풍부한 인권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인권 단체들과 원만히 관계를 해갈 수 있는 적임자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인사추천위원회를 열고 조 위원장과 박재승 전 대한변협 회장 등 2∼3명의 후보를 놓고 최종 검토작업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르면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현재 인권위 상임위원 가운데 법조인이 없어 법적 권고기능을 중시하는 인권위로서는 최소한 상임위원 가운데 한 사람은 법조인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두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 위원장은 1990년대 변호사 생활을 접고 전남 고흥으로 내려가 향토법관을 하는 등 소박한 품성과 청빈한 생활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원장직은 최영도 전 2기 위원장이 위장전입에 의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지난 23일 취임 90일 만에 물러난 뒤 비어 있다. 새 인권위원장은 3년의 임기를 새로 시작하게 된다. 조 위원장은 1941년 전남 고흥 출신으로 1988년 부천서 성고문사건 공소유지 담당 변호사를 맡아 문귀동 피고인에 대한 실형선고를 이끌어내는 등 인권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중졸이 최종학력인 그는 독학으로 1969년 사시 10회에 합격했다. 한상범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 김창국 전 인권위원장 등과 함께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원로급 개혁인사로 꼽혔다. 그는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회장, 경실련 부정부패추방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피해 법률지원본부장도 역임했다. 광주지법 판사를 끝으로 정년퇴직한 지난해 4월 비상근직인 6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했다. 구혜영·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과거사위, 민간조사관 8명 채용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10일 과거 의혹사건의 진상조사 활동을 담당할 민간조사관 8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흥래(30·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사과정)·김선호(32·한국학 중앙연구원 박사과정)·이주환(35·동국대 한국사 강사)·부미선(31·여·서강대 대학원 사학과 졸업 )·권재록(41·현대기술고시학원 부원장)씨 등 사학·정치학·법학 전공자 5명과 시민운동가 박형호(44·광주발전 시도대책위 사무국장)씨,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2기 조사관 엄기연(47)씨, 군 출신의 정삼석(45)씨 등이다. 이들은 3월 중 조사실무 교육을 마친 뒤 1년 동안 경찰조사관들과 합동으로 경찰 관련 과거사 진상조사 활동을 벌이게 된다.
  • [2일 TV 하이라이트]

    ●대추나무 사랑걸렸네(KBS1 오후 7시30분) 밤골에 젊은 이장이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호암 중리 사람들은 ‘우리도 이번 기회에 마을 이장을 젊은 사람으로 바꾸는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상훈 등은 유력한 후보자로 동철을 지목하고 분위기를 몰아간다. 현욱은 구판장에서 마을 사람들의 여론을 듣는데….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노인들의 활력있는 인생을 위해 이제 여가생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 사회에서 컴퓨터를 배우고자 하는 노인들의 욕구도 늘어나고 있다. 노인들의 여가생활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을 알아보고, 컴퓨터를 선택한 노인들의 달라진 생활에 대해 말한다. ●YTN개국 10년특집 3부작‘자원 그리고 미래’(YTN 오전 10시25분) 고유가와 원자재난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 문제의 뿌리는 빈약한 우리 자원의 현실에 있다. 엄청난 에너지 소비량과 함께 심각한 에너지 자원부족은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국내·외 입체 취재를 통해 다양하게 조명한다. ●책, 내게로 오다(EBS 오후 10시50분) 헌법학자이자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등 인권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상범씨를 만나 ‘살아있는 우리 헌법이야기’를 들어본다. 우리 헌법의 얼룩진 역사부터 헌법에 보장된 인권과 법조문 뒤에 숨겨진 권력 구조의 내용까지 헌법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 ●와!e-멋진 세상(MBC 오후 7시20분) 미국 필라델피아의 머리 붙은 샴쌍둥이 로리와 리바.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만은 일심동체라는 그녀들의 삶과 애환을 들어본다. 태국의 한 마을에 끼니때만 되면 동네에 나타나 밥을 먹고 사라지는 뱀. 이 뱀이 나타나기만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소원을 빌고 또 빈다는데…. ●용서(KBS2 오전 9시) 형우는 친자 포기각서를 찢어버리며 절대로 수민이와 수형이를 포기할 수가 없다고 말하지만, 재훈은 당신이 수민이를 사랑할 자격이 있느냐고 되묻는다. 호영과 승주가 수민이 집을 찾아간 사실을 안 형우는 호영의 카페를 찾아가 자신에게는 어떻게 대해도 상관없지만 수민이만은 그냥 놔두라고 말한다.
  • 최종길교수 유족 손배소 “시효지났다” 패소

    최종길교수 유족 손배소 “시효지났다” 패소

    유신시절이던 1973년 중앙정보부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했던 고 최종길 서울대 법대 교수의 유가족이 사건 발생 30년 만에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소멸 시효가 지나 국가는 배상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재판부가 법을 소극적으로 해석했다는 지적과 함께 논란은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부장 이혁우)는 26일 최 교수의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손해배상 의무가 없고 언론 인터뷰에서 최 교수를 간첩이라고 말한 당시 중정 수사관 차모씨는 유족들에게 총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정희 정권까지는 원고들이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인 장애사유가 있었지만 1988년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명의로 검찰에 진정을 제기한 뒤 청구권은 소멸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후에 들어선 정권의 성격 및 정치·사회적 변화를 감안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장애 사유는 늦어도 소송이 제기된 2002년 5월29일부터 역산해 5년이 되는 1997년 5월29일 이전 모두 소멸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2002년 5월 “최 교수가 지난 73년 간첩임을 자백한 뒤 투신 자살했다는 중앙정보부 발표와 달리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숨졌다.”는 의문사위의 발표 직후 국가를 상대로 67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7월 최 교수가 고문에 의해 사망했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가는 유족들에게 위자료로 10억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국가 책임이 불분명하고 명예 회복 조치도 없는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소멸 시효와 최 교수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에 대한 논란은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법 등에는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거나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재판의 소멸시효 판단은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에 대한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2002년 5월 의문사위의 발표로 국가의 불법행위를 확인했다.”고 주장할 경우에는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재판부 관계자도 이럴 경우에 대한 언급은 피하며 “재판부는 원고들이 제기한 부분에 대한 판단만 했을 뿐이고 다른 것들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선거법 규제 일변도” 서울자치구단체장 반발

    “선거법 해도 너무한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단체장들이 설연휴를 앞두고 현행 선거법(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너무 규제 일변도여서 단체장으로서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 성토하고 나섰다. 여기에는 서울시 14개 자치구가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도 큰몫을 하고 있다. 구청장들은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모임을 갖고 선거법과 관련한 성명을 내고 중앙선관위원회의 고발과 검찰의 조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할 예정이다. 원세훈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24일 간부회의에서 “얼마 전 (이해찬)총리도 정을 표시할 수 있는 선물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안다.”면서 “소비가 부진한 우리 경제상황을 고려하고, 서로 격려하는 차원에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선물을 하려면 우리 농산물로 하라.”고 당부했다. 원 부시장의 발언이 끝나기 무섭게 회의에 참석한 부구청장들이 선거법을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G구 부구청장은 “선관위 눈치를 보는 게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특히 구청 직원에게 선물을 줘도 괜찮지만 동사무소 직원에게 선물하면 선거법에 걸린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귀성 차편을 마련하려고 해도 구청 직원만 타면 괜찮은데 동사무소 직원이 타면 선거법 위반이고 가족들이 타게 돼도 선거법 위반”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J구 부구청장은 “서울시 차원에서 각 자치구의 선거법 관련 의문사항이나 과다규제 내용을 보고받아 일괄적으로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또 다른 J구 부구청장도 “얼마 전 우리 구청에 소속된 문화공연단이 이웃 지역에 가서 공연하려 했는데도 선거법 위반이라며 선관위에 의해 제지당한 사례가 있다.”면서 “과도한 선관위 규제로 그동안 구청에서 관례적으로 실시하던 문화·경제·복지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현재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시내 기초자치단체는 14곳이다. 구청장 고발 건 8곳, 부구청장 고발 건 1곳, 국장급 고발 건 3곳, 과장급 고발 건 2곳 등이다. D구의 경우 지난해 9월 28일 추석과 10월 2일 ‘노인의 날’을 앞두고 경로당 93곳에 각각 쌀 20㎏짜리 2포대씩 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치매노인시설 4곳에 같은 생활용품을 돌렸으나 선거법 위반 조항에서는 빠졌다. 현행 공선법 112조2항에 기증이 가능한 ‘구호·자선적 행위 대상’에 사회복지시설 가운데 수용시설로 한정한 탓이다.D구가 시설에 낸 물품을 값으로 따지면 10만원 미만이다. S구 역시 추석을 앞두고 쓸쓸하게 지내는 노인들을 위해 경로당 137곳에 정종 2병과 포도 한 상자씩을 구청장명의로 돌렸다가 선관위에 고발을 당했다. 가격으로 보면 한 곳에 4만 3700여원이다. 나머지 자치구들도 경로당 등 시설에 떡을 돌렸다가 선거법에 발목을 잡히는 등 사정은 엇비슷하다. 송한수 김기용기자 onekor@seoul.co.kr
  • [책꽂이]

    ●수취인 불명(캐스린 크레스만 테일러 지음, 정영문 옮김, 세종서적 펴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전에 출간돼 독일 나치의 해악을 방관했던 영미권 지도층에 경종을 울리고 나치의 잔학상을 고발한 미국 소설. 히틀러의 등장을 전후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유대계 미국인 막스와 사업 파트너인 독일인 마틴이 주고받은 19통의 편지로 이뤄졌다.8300원. ●살아있는 김수영(김명인·임홍배 엮음, 창비 펴냄) 시인 김수영의 작품론과 시세계를 조명한 글 15편을 엄선해 엮었다. 강연호 김규동 김재용 남진우 유성호 최하림 등 문단 활동이 왕성한 평론가와 시인들이 김수영 대표작들에 대해 해설을 붙였다.1만 8000원. ●허니문(제임스 패터슨 지음, 임정희 옮김, 베텔스만 펴냄) 젊은 은행가가 의문사하자 FBI 요원 존 오하라는 유일한 목격자이자 은행가의 약혼녀인 노라 싱클레어를 의심한다. 부유층 인사의 죽음 옆에는 번번이 노라가 있었지만, 사람들은 아름다운 그녀를 의심하지 않는다. 미국인 작가의 신작 스릴러.8800원. ●현대문학상 수상시집(김사인 외 지음, 현대문학 펴냄) 2004년 제50회 현대문학상을 받은 김사인의 시 ‘노숙’을 비롯해 고진하·문인수·문태준·박형준·조용미·박정례 시인 등 수상 후보작들이 함께 실렸다. 현역 대표시인들의 근작시가 7편씩 실려 시단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을 듯.7000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권진아 옮김, 책세상 펴냄) 전5권. 영국 BBC의 라디오 대본작가였던 저자가 1978년 라디오용 코믹 과학소설로 시작했다가 폭발적 인기를 끈 뒤 TV 드라마, 컴퓨터게임, 연극 등으로 확장한 소설 시리즈. 지구를 초지성적인 외부 종족이 설계한 슈퍼컴퓨터로 설정하는 등 시공을 넘나드는 기상천외한 모험담.1996년 국내에 4권까지 번역됐으나 절판됐다가 완역 출간됐다. 각권 8000원.
  • [열린세상] 그래도 1월은…/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시간은 간단없이 흐른다. 나눌 수 없는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식으로 나눠놓은 것이 연대기적 시간이다. 분절된 시간이 때로는 위로가 된다. 슬픔이 깊을수록 고통스러운 과거와 단절하고 다가올 미래에 희망을 걸고 싶기 때문이다. 묵은 해와 새 해의 구분은 새해부터 변신을 결심하고 실천하기에 좋은 심리적, 문화적 계기를 마련해준다. 어제도 어김없이 뜬 태양을 오늘 또다시 바라보면서도 해돋이 의식과 같은 숭엄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1월1일의 태양이 주는 힘이다. 그런 의미에서 1월처럼 마법적인 달도 없을 것이다. 영어권에서 1월(January)은 야누스 신에서 기원한다. 고대 로마의 야누스 신은 불연속적인 시공간을 연결하는 신이었다. 그는 표리부동의 두 얼굴을 상징한 신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 출구와 입구, 내부와 외부 등 상반된 시공간의 공존을 상징한 신이었다. 그의 이름에서 따온 1월은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기대가 공존하는 시간의 문이자, 공간의 달이다. 그래서 1월은 과거의 절망 가운데서도 미래의 희망을 갖도록 해주는 주술적인 달인 셈이다. 2005년을 바라보는 마지막 순간까지 2004년은 예측불허의 잔인함을 드러냈다. 서남 아시아의 쓰나미는 인간의 슬픔과 애도의 능력을 넘어서는 참사였다. 이처럼 참담한 자연 재해나 세계 도처에서 발발하는 전쟁과 같은 잔혹한 인재에서 보다시피, 우리의 삶은 많은 부분 자연의 자비와 타자의 선의에 볼모로 잡혀 있다. 자연의 횡포를 예측하고 인간의 변덕을 통제함으로써 삶의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려는 것이 인간의 오래된 욕망이었다. 옛사람들은 정초가 되면 토정비결도 보고, 한 해의 신수도 점쳤다. 해와 달, 물과 돌에게 소박한 소망을 기원하기도 했다. 별의 운행을 통해 지상의 삶을 가늠하기도 했다. 계몽담론에 의하면 그와 같은 행위는 비과학적인 미신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미래를 겸손하게 예측하고 싶어했던 옛사람들 나름의 과학이었다. 우리는 과거의 과학을 미신으로 간주하면서 현대의 과학문명으로 세계의 변화를 예측하고 선도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과학문명은 엄청난 변화를 선도하는 만큼이나 엄청난 위험을 동반한다. 게다가 문명화의 척도를 고통받는 모든 존재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으로 간주한다면, 우리가 옛사람들보다 과연 얼마나 문명화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늘날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는 사회적 약자와 삶의 터전이 보내는 아픔에 둔감해지고 있다. 고통받는 존재들의 아픔을 고발하는 천막 농성장들이 해를 넘기고 있다.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면서 단식하는 사람들의 천막, 군의문사 규명을 요구하는 천막, 도롱뇽을 보호하기 위한 천막, 비정규직 폐지를 위한 천막,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천막, 서해안 생태계 파괴를 저지하려는 천막 등. 이들의 외침에 국회는 귀막고 눈감는다. 건강은 아픔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아픔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상태이다. 이와 유사하게 사회적인 건강상태는 갈등과 고통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쓰나미의 참사 와중에도 동물들은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동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터전의 변화조짐과 고통파에 예민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고통뿐만 아니라 멧돼지와 도롱뇽과 산호초를 위시하여 지상의 모든 존재들이 보여주는 고통에 예민해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 건강한 사회가 되는 방법일 것이다. 지상의 가난한 자들에게는 슬픔도 힘이다. 비탄에 잠긴 아시아 사람들의 슬픔에 동참할 때, 희망이 가능해질 것이다. 모든 것을 잃은 자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선물은 희망이다.2005년은 절망한 자들이 새처럼 날 수 있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 좌익 몰린 부친 의문사 ‘추적 36년’ 책 펴낸 전희구씨

    좌익 몰린 부친 의문사 ‘추적 36년’ 책 펴낸 전희구씨

    “책을 쓰면서 마음에 응어리진 세상에 대한 분노와 원한을 풀 수 있었습니다.” 오는 6월 정년퇴직을 앞둔 서울 노원구 생활복지국장 전희구(60)씨는 최근 6·25전쟁 당시 ‘좌익척결’명목으로 희생된 아버지의 의문사를 추적해온 과정을 그린 ‘피어오를 새날’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다섯살 어린 나이에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의 진상을 더듬어 가면서 겪은 눈물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의 아버지는 1950년 당시 부산일보 편집부 차장 겸 문화부 기자로 재직하던 고 전임수(당시 29세)씨. 그는 그해 8월15일쯤 동료기자 6명과 함께 좌익으로 몰려 연행된 직후 가혹행위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규명을 위해 전씨는 1968년 군복무 시절 첫 휴가부터 아버지와 함께 끌려간 동료들과 수사관계자, 부산·경남지역에 거주했던 모든 언론·예술인들을 만나러 전국을 헤맸다.30년이 흐른 1997년에야 전씨는 ‘부산일보 50년사’라는 책과 아버지와 함께 연행된 언론인을 통해 당시 사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씨의 선친과 함께 연행된 전 국제신문 편집국장 이광우씨가 임종을 앞두고 당시 일을 생생하게 전했기 때문이다. 그는 책에서 아버지의 행방불명 이후 어린 두동생의 병사와 어머니의 재가로 가정이 몰락하는 과정까지 숨김없이 드러냈다. 조부모 아래서 중학교만 마친 전씨는 검정고시를 거쳐 1970년 서울시 9급 공무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통령표창, 서울시장상 등을 수상하며 모범적인 공직활동을 했다. 전씨는 “이 책은 아버지와 모든 의문사 사건피해자들을 위한 일종의 ‘씻김굿’”이라며 “모든 의문사 관련자들이 ‘역사의 신’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책꽂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서양고전(김욱동 지음, 현암사 펴냄) 마크 트웨인이 “사람들이 칭찬을 늘어놓으면서도 막상 읽지 않은 책”이라고 정의한 고전 가운데서도 반드시 읽어야 할 36권을 간추렸다. 지은이는 문학비평가 김욱동 서강대 교수. 유명 고전들을 작품별로 정리하고 서양문학이론에서 나온 용어 해설을 덧붙였다.1만 5000원. ●이유(이채원 지음, 이가서 펴냄) 대필작가로 자폐아 아들을 혼자 키우는 이혼녀를 주인공으로 IMF사태 이후 등장한 신(新)빈곤층의 현실을 신랄하게 묘사한 세태소설.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 이채원의 첫 소설.9800원. ●聖 오마니!(김춘추 지음, 솔 펴냄) 백혈병의 권위자로 더 잘 알려진 김춘추(가톨릭의대 혈액학과 교수) 시인이 여섯번째 시집을 냈다.‘여성성’과 ‘모성’의 메시지가 관류하는 시집에는 담담하고 소박한 시어들로 가득하다.7000원. ●말벌공장(이언 뱅크스 지음, 김상훈 옮김, 열린책들 펴냄) 1984년 발표 당시 ‘걸작’과 ‘쓰레기’라는 극단적인 평가로 문단을 들끓게 한 영국 작가 이언 뱅크스의 데뷔작. 성적 불구자라고 생각하는 16세 소년이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섬 안에서 벌이는 이야기로, 그로테스크한 유머가 독특한 글맛을 선사하는 고딕호러소설.8500원. ●파라오의 예언(전2권)(볼프강 홀바인·하이케 홀바인 지음, 박의춘 옮김, 이레 펴냄)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저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모험극. 소년왕 투탕카멘의 무덤 발굴에 참여한 이들이 차례로 의문사한 미스터리에서 모티프를 얻었다.3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투탕카멘 직전의 파라오인 아멘호테프 4세 아크나톤의 저주에서 비밀의 실마리를 푸는데…. 각권 8000원.
  • 4인회담 결렬…千대표 4대법안 표결 강행 시사

    4인회담 결렬…千대표 4대법안 표결 강행 시사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4인 대표회담’ 마지막 날인 27일 국가보안법 등 4대 법안 등을 놓고 최종 타결을 시도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해 결렬됐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협상 뒤 “4인 회담은 기능을 다했다.”면서 “연내 합의처리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법의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4대 법안의 표결처리 강행 방침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국보법과 과거사법 등에 대해 양당이 추후 논의키로 했다고 밝혀 앞으로 절충 여지는 남아 있는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과거사 법안은 8인소위로 다시 넘겨서 더 논의하기로 했고. 국보법은 양당이 다시 입장을 정리해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국보법의 경우 한나라당은 기존 틀을 유지하며 개정할 경우 법안 이름도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열린우리당은 국가안전보장특별법으로 대체입법할 것을 고수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또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7조의 ‘공공연한 찬양’과 이적단체 삭제를 제시했으나 한나라당은 “체제 유지 문제가 있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정부 참칭’조항에 대해서는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제의를 수용하는 등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사법을 놓고는 조사 대상에서 한나라당은 ‘반국가단체 또는 이적 단체나 테러에 의한 폭력 학살 의문사’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열린우리당이 ‘이적단체의 표현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했다. 이에 앞서 양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회담 자체가 무산될 뻔한 위기에 처했으나 오후 5시30분 한나라당의 제안에 따라 극적으로 회담 속개에 합의했다. 회담에 앞서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께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을 갖고 나오면 논의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수 김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화두로 본 2004 정치] 수도이전 위헌에 “관습헌법이 뭐야”

    [화두로 본 2004 정치] 수도이전 위헌에 “관습헌법이 뭐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4·15총선 물갈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신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국가보안법 폐지안 개혁입법 처리 논란….2004년 정국은 충격적이고 드라마틱한 사건들로 점철됐다. 올해만큼 정치가 ‘청룡열차’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한 적도 없었다는 평가가 많다. 말 그대로 넘치는 말잔치 속에 올해 정국의 다사다난했던 변화를 조망해보기 위해 화두를 주제로 한 정치 캘린더를 꾸며본다. ●1월, 오세훈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물갈이 열풍 여야 중진 의원들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줄줄이 구속됐다.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자 한나라당의 초선 오세훈 의원은 6일 “정치가 아니라 전쟁을 하듯 늘 갈등만 했던 게 부끄럽다.”며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정치권 ‘물갈이 열풍’으로 번져 자진 사퇴 의원들이 잇따랐다. 그는 ‘돈 안드는 정치’를 위한 정치자금법, 선거법 등을 만드는 데 일조해 이들 법안은 ‘오세훈법’으로 통했다. ●2월,與 ‘총선 올인’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은 13일 “총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공직자 사퇴시한 15일을 이틀 앞둔 때였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총선 출마 압력을 견디다 못해 12일 사퇴해버렸다. 참여정부는 총선용으로 징발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진표 경제부총리,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한명숙 환경부 장관, 변재일 정통부 차관 등을 총선 출마에 합류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어떤 일이 생길지….”라는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3월,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노 대통령은 2월24일 방송클럽 토론회에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압도적 지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월4일 “선거법 9조의 공무원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밝혔고, 의견서를 청와대로 보냈다. 이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9일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 노 대통령은 11일 사과를 거부하고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 뜻에 따라 정치적 결단을 하겠다.”며 재신임과 연계시켰다. 야당은 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고, 이날 오후 5시15분 대통령의 권한은 공식 정지됐다. 한나라당은 23일 여의도 천막당사 시대를 열었다. ●4월, 정동영 의장 ‘노인폄하 발언’ 파문 열린우리당 정 의장의 3월26일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발언이 인터넷에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탄핵 ‘후폭풍’으로 총선에서 299석 중 3분의2석을 싹쓸이 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정 의장은 12일 선대위원장·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했다. 열린우리당은 초선 108명(108번뇌)을 포함해 151석,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의 선전 속에 121석을 차지했다. 민주노동당은 10석으로 첫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5월, 탄핵소추안 기각 헌법재판소는 14일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 아니다.”고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윤영철 헌재 소장은 최종 기각 주문을 내리기 전에 “대통령의 권한과 정치적 권위는 헌법에 부여받은 것이며, 헌법을 경시하는 대통령은 스스로 권한과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라며 ‘충고’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고건 국무총리는 대통령 직무대행직을 그만두게 됐고,24일 사표를 제출했다. ●6월, 책임총리제 도입 노 대통령은 8일 5선 중진인 열린우리당 이해찬 의원을 새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앞서 경남지사 출신의 김혁규 의원을 총리후보로 내정했으나, 당 안팎의 반발로 관철되지 못했다. 노 대통령의 정치특보였던 문희상 의원은 노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다가 내부 반발이 일자 “나는 총독이 아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14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해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고 발언했다가 파문을 일으켰고,30일 정 전 의장과 함께 보건복지부 및 통일부 장관에 각각 임명됐다. ●7월, 박근혜 대표 ‘국가 정체성 전면전’ 한나라당 박 대표는 19일 전당대회에서 재선출됐고,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돌아가신 분과 싸우자는 것이냐.”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열린우리당의 ‘친일진상규명법’에 반발했다. 박 대표는 21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간첩과 빨치산을 민주화 인사로 판정했는데 대통령이 경고 한번 하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상황이 계속되면 야당이 전면전을 선포해야 할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고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강금실 법무장관은 28일 사퇴하면서 “너무 즐거워 죄송하다.”는 어록을 남겼다. ●8월,與 지도부 친일행적 논란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논란이 돼 온 부친의 친일 행적이 사실로 확인되자 19일 의장직을 사퇴했다. 열리우리당에선 과도체제 주장 등이 제기됐으나 당헌 당규에 따라 이부영 의장이 승계했다. 친일과 관련한 시련은 광복절이 끼어 있는 8월 계속 열린우리당 지도부을 괴롭혔다. 친일진상규명법을 추진하던 김희선 의원은 ‘할아버지 김학규 장군’ 혈통 논란에 시달렸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아버지가 일제시기에 일본에서 헌병을 지낸 전력이 드러나 곤혹을 치렀다. ●9월 노 대통령,‘국보법 박물관으로 보내야’ 노 대통령은 5일 MBC ‘시사매거진2580’과의 대담프로에서 “국가보안법은 한국의 부끄러운 역사의 일부분이고 지금은 쓸 수도 없는 독재시대의 낡은 유물”이라며 “칼집에 넣어 박물관으로 보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발언은 국보법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에서 사분오열되고 있던 의견을 ‘폐지’로 확고하게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고, 한나라당 박 대표는 “법치국가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10월, 관습헌법으로 수도이전 위헌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등 4대 입법을 당론을 확정짓고 연내 관철을 선언했다. 헌재는 21일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에 대해 재판관 8대 1로 ‘관습헌법론’을 토대로 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 7월12일 서울시 의원 50여명과 공무원 대학생 등 169명의 청구인단이 헌법소원을 했을 당시 언론들도 거의 주목하지 않았던 사건이 위헌판결이 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처음 들어보는 이론”이라고 불만을 표시했고, 한나라당은 환호했다. ●11월, 이 총리 ‘차떼기 당’발언 논란 이 총리는 10월28일 정치분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한나라당은 지하실서 차떼기하고 고속도로에서 수백억 받은 당”이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한나라당이 반발하면서 국회 파행으로 이어졌다. 이 총리가 한나라당 폄하 발언과 함께 “조선·동아일보는 역사의 반역자”라고 했다가 설화를 입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가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대정부 질의를 거부해 국회는 2주일이 넘도록 공전됐다. 이 총리는 9일 ‘사의’라는 이름으로 사과했다. ●12월, 이철우 의원 北 노동당원 논란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8일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열린우리당 포천·연천의 이철우 의원이 지난 92년 노동당원으로 현지 입당하고 당원번호까지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열린우리당은 ‘수구 냉전세력의 백색테러’로 규정하며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하는 등 강력히 대응했다. 주 의원은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가 오히려 ‘색깔론’,‘정형근 의원 고문 논란’ 등 역풍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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