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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로비 뚫고… 美 ‘동해 병기’ 상원 통과

    日 로비 뚫고… 美 ‘동해 병기’ 상원 통과

    미국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주 상원을 통과했다. 버지니아주 상원은 23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데이브 마스덴(민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동해 병기 법안을 찬성 31, 반대 4, 기권 3표로 압도적으로 가결처리했다. 미국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동해’를 가르치도록 한 법안이 미국의 주 상원을 통과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하원에서도 통과돼야 입법이 된다. 하원은 다음 주부터 상임위 심의에 들어가고 본회의 표결은 다음 달 중순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주미 일본 대사관이 하원을 상대로 입법 저지를 위한 총력 로비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가 전날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와 윌리엄 하월 주 하원의장을 만나 동해 병기 법안을 부결시킬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4명의 로비스트를 고용해 버지니아 상원이 추진한 동해 병기 법안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WP는 전했다. 일본 측의 로비에 따라 매콜리프 주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도널드 매키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돌연 동해 병기 법안을 무력화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결국 부결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2차 세계대전에 대해 다시 사과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도록 아베 신조 총리 측에 은밀하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개인정보 불법 유통 브로커 발 못 붙이게” 금융당국·검·경 무기한 합동 단속

    “개인정보 불법 유통 브로커 발 못 붙이게” 금융당국·검·경 무기한 합동 단속

    카드 3사의 고객 정보 유출 이후 ‘~카더라’ 식의 소문이 금융소비자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개인 정보 브로커들이 이번 ‘카드 사태’를 빌미로 활개를 치면서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소문들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이미 유통되고 있는 개인 정보도 카드 3사에서 털린 고객 정보로 둔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결제승인 대행업체인 밴사와 미등록 대부업체, 개인 정보를 파는 브로커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오는 3월 말까지 은행과 저축은행, 보험사, 캐피탈, 대부업체 등 전 금융권에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텔레마케팅 등을 통한 대출 권유를 중단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또 비(非)대면 방식으로 대출을 승인할 때는 대출 모집 경로 확인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카드사를 사칭하는 ‘스미싱’(문자메시지 사기)과 관련해 정부 합동의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주간 고객 정보 유출과 관련한 내용의 스미싱 문자가 751건이나 발송됐다. 정부는 2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개인 정보의 불법 유통과 활동 차단 조치를 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찰 조사 결과 이번 카드사의 정보 유출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았다”면서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카드 3사의 고객 정보 유통 가능성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기업 등에서 흘러나온 개인 정보가 시중에 유통된다는 지적이 많아 미등록 대부업체와 부실한 밴사, 개인 정보 브로커를 집중적으로 단속해 불법 유통을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검찰과 경찰 등 정부 관계기관이 이날부터 무기한 합동 단속에 나서고, 금융감독원의 ‘불법 사금융 신고센터’를 ‘불법 개인 정보 신고센터’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불법 유통되는 개인 정보를 신고한 사람에게는 최대 1000만원을 주는 포상금제도 검토하고 있다. 또 이번 단속에서 적발되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가능한 한 최고 형량을 부과하도록 검찰과 협조하기로 했다. 신용정보법에는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릴 수 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中企 기술력만 있으면 대출 받는다

    中企 기술력만 있으면 대출 받는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중소기업이 기술력만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기술평가시스템 구축 방안’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술금융은 미래에 수익 창출이 기대되는 기술과 아이디어에 대해 가치 평가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기술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26조원으로, 약 20조원이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에 의존한 대출로 이뤄졌다. 정부는 기술정보 생산을 위해 기술정보 수요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기술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등 정책 금융기관과 시중은행, 자본시장 인프라 기관 등 기술평가 정보 수요자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기술정보 DB는 기술평가에 필요한 핵심 정보인 기술·권리·시장 정보 등을 중심으로 축적하고 평가·거래 정보도 함께 관리하게 된다. 기술평가 정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은행이 여신 심사 시 이를 반영하도록 유도해 정책금융부터 평가 결과 활용을 의무화하고 일반 대출로 점차 확산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정책금융 관련 기술평가를 의무화할 경우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의 약 20% 이상, 현재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잔액 기준 약 100조원이 기술평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정보 DB를 근거로 기술의 가치를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민간 기술신용평가기관(TCB)도 활성화한다. 기업 신용평가업체나 신용평가사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에 대해 기술평가를 부수 업무로 인정하고 회계법인이나 특허법인 등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인가할 예정이다. 기술평가 설립 관련 요건과 이해 상충 규제 등을 마련하기 위해 신용정보법 개정이나 별도 법률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 등 금융권의 기술평가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평가시스템 구축 작업에 은행권 등 금융사를 참여시켜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기술평가 관련 업무 매뉴얼을 공동 개발하도록 할 계획이다. 기술금융 지원 실적과 평가 인프라 구축 정도에 따라서는 인센티브도 부여하기로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행복주택 후보지 선정 밀실의혹 차단

    행복주택 후보지 검증이 강화되고 지자체 협의도 의무화 된다. 국토교통부는 행복주택 후보지 발굴·선정 시스템을 개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를 제도화하고 입지 타당성에 대한 검증을 거쳐 후보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지금까지 보금자리주택 같은 공공주택은 투기를 막기 위해 주민공람 전까지는 관련 정보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공공주택법을 개정, 행복주택은 사전에 정보를 공개하고 논의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에 따라 행복주택사업을 밀실에서 추진한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선된 시스템은 두 단계의 협의체를 거쳐 행복주택 후보지를 선정하도록 했다. 먼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공사 등 사업시행자가 발굴해 행복주택 후보지를 건의하면 국토부와 광역·기초자치단체, 사업시행자, 관계 공공기관이 ‘후보지 검토회의’를 구성한다. 검토회의는 행복주택사업을 지역사회가 원하는지와 사업 여건을 살피고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 주택·도시·교통·교육·환경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와 광역·기초자치단체, 사업시행자 등이 참여하는 ‘후보지 선정협의회’가 구성된다. 선정협의회는 주택 수요 및 주택시장 영향, 도시계획, 교통·교육·환경 영향, 지역사회 파급 효과 등 입지 타당성을 검증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수정·보완하도록 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美 교과서 ‘동해 병기’ 첫 관문 넘었다

    美 교과서 ‘동해 병기’ 첫 관문 넘었다

    미국에서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토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주의회 소관 상임위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버지니아주 상원 교육보건위원회 산하 공립교육소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주내 공립학교가 사용하는 교과서에 ‘동해 병기’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소위 소속 상원의원 6명은 이날 버지니아주 주도인 리치먼드 소재 의회 의사당에서 데이브 마스덴(민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심의한 뒤 찬반 구두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가결 처리했다. 법안은 버지니아주 교육위원회가 승인한 모든 교과서에 ‘일본해’가 언급될 때는 ‘동해’도 함께 소개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법안이 상원 교육보건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등을 통과하고 현재 하원에 유사한 내용으로 발의돼 있는 법안도 통과하면 상·하원이 조율 작업을 거친 뒤 주지사 서명을 받아 오는 7월 1일 발효된다. 테리 매컬리프 신임 버지니아 주지사는 지난해 말 주지사 선거 기간에 동해 병기 법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버지니아주 의회에서는 2012년 같은 법안이 상정됐으나 상원 상임위 전체회의 표결에서 찬성 7표, 반대 8표로 아쉽게 부결됐었다. 동해 병기 법안의 버지니아주 교육보건위 소위 통과는 특히 주미 일본 대사관이 법안을 좌절시키기 위해 로펌을 고용해 주 의회 등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전을 펼치는 와중에 통과된 것이어서 의미가 더욱 크다. 맥과이어 우즈 컨설팅의 시어도어 애덤스 선임부대표는 이날 법안을 심의하는 회의에 나와 마스덴 의원 등이 제안한 동해 병기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미 한인단체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 측 관계자는 모든 교과서에 동해를 함께 표기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찬성 발언을 했다. VoKA 측은 법안 통과 후 취재진에게 “주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이번에는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일본의 방해 공작이 거세기 때문에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금감원, 금융사 고객정보 관리시스템 집중 점검

    금감원, 금융사 고객정보 관리시스템 집중 점검

    금융당국이 금융사 검사 시 고객 정보 관리 등 내부 통제 상황을 집중 점검한다. 고객 정보 관리가 부실할 경우 최고 경영진에 대한 징계도 이뤄진다. 금융감독원은 13일 98개 금융사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회의를 소집해 이같이 밝혔다. 모든 금융사와 금융기관 정보보호책임자가 소집된 것은 금감원 사상 처음이다. 최종구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오늘(13일)부터 고객정보가 유출된 신용카드사에 대해 정보보호 및 내부 통제 장치가 제대로 관리, 운용되고 있는지 검사에 착수해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법규에 따라 엄중하게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카드사들의 고객 정보 유출 같은 일이 다른 금융사에서 발생하면 곧바로 현장 검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정기 종합 검사나 부문 검사에서도 고객 정보 관리 현황이 주요 점검 사항이 된다. 이 과정에서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해 사용자 비밀번호를 분기마다 바꾸는지와 시스템 개발 후 고객 정보 삭제 여부도 점검한다. 이날 금감원은 금융사가 고객 정보 관리 및 유출 방지 관련 법규 준수 여부를 자체 점검한 뒤 미흡한 부분은 즉시 보완하도록 했다. 또 고객 정보 조회 권한을 직급별, 직원별로 차등화하고 과다 조회 직원에 대해서는 정기·수시 점검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고객 정보를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으로 저장하는 행위는 통제하고 금융사 보안전담조직이 아웃소싱업체에 대한 보안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고객 정보 관리에 대한 수시 점검과 더불어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금감원, 금융보안기관, 업계 관계자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오는 17일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첫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죽음의 불쏘시개’ 주거용 비닐하우스

    ‘죽음의 불쏘시개’ 주거용 비닐하우스

    화재에 취약한 불법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또 일가족 4명이 숨졌다. 이 불로 선인장 가업을 이루려던 ‘부자(父子)의 꿈’도 산산이 부서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3일 오전 6시 3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 박모(72)씨 가족이 살던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나 박씨의 장모 김모(97)씨와 아내 정모(65)씨, 그리고 두 아들(40, 37) 등 모두 4명이 숨졌다. 아들 둘은 화훼농장을 하는 아버지의 가업을 잇기 위해 일을 돕다가 화를 당했다. 박씨의 장모는 노환으로, 아내 정씨는 중풍으로 각각 거동이 힘든 상태였다. 박씨의 두 아들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어머니를 구하려다 순식간에 번진 화마에 변을 당했다. 박씨는 고양에서 30년 가까이 선인장을 재배한 ‘선인장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선인장 관련 논문을 2편이나 쓰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선인장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장남 역시 농협대학 CEO 과정을 마친 뒤 결혼까지 미뤄 가며 부친의 가업을 이어 온 효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5시 23분에는 경기 남양주시 이패동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화목보일러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나 8가구 1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비닐하우스에 사람이 한 명밖에 없던 낮에 불이 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지점이 LPG충전소 탱크와 20m 거리에 불과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기도내에서는 30건의 주거용 비닐하우스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은 해마다 주거용 비닐하우스에 대한 일제 조사를 벌여 특별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도내에는 2013년 현재 2815개의 주거용 비닐하우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인화성이 강한 비닐 및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데다, 연탄·기름·화목보일러 사용이 많아 특별 관리 대상이다. 소방 당국은 지역 소방서를 통해 해마다 전수 조사를 벌여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주거용 인식표를 설치하는가 하면, 소화기 비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들은 불법 주거용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외형이 비닐하우스로 감춰져 있어 실태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대부분 비닐하우스 내부에 샌드위치패널이나 컨테이너로 살림 공간을 만든 뒤 외부는 검정 비닐로 덮어 항공 촬영에 적발되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한·미 방위분담금 타결] ‘재정 적자’ 美 버티기로 증액 폭 커져… 지출 투명성 강화 성과

    [한·미 방위분담금 타결] ‘재정 적자’ 美 버티기로 증액 폭 커져… 지출 투명성 강화 성과

    한국과 미국 양국이 12일 발표한 제9차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분담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적 보완 장치가 상당수 포함됐다. 분담금 총액은 지난해 8695억원보다 5.8%(505억원) 늘어난 9200억원으로 확정돼 재정 적자의 늪에 빠진 미국의 입장이 상대적으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협정 유효기간 및 연도별 인상률은 현행 방식대로 각각 5년,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준으로 최대 4%를 넘지 않도록 합의됐다. 당초 우리 측 목표보다 총액은 다소 높지만 미국 측 요구보다는 낮은 금액으로 절충됐다. 그러나 연간 기준으로는 2007년 451억원이 증액된 이후 이번이 최대치다. 2005년에는 해외미군 재배치 계획으로 주한미군이 감축되면서 전년보다 8.9% 감액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견지해 온 9000억원보다 증액된 건 미국이 완강하게 버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가 “미국이 이번처럼 돈 문제로 거세게 나온 적이 없었다”고 고개를 흔들 정도로 미국은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조치)로 인한 국방예산 대규모 감축을 비상 사태로 봤다. 미국은 미 의회가 주장해 온 ‘공평 분담’ 논리는 폐기했다. 2016년 끝나는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 사업(LPP) 이후의 군사건설비 및 한국인 고용원의 인건비를 증액 요인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국회의 예산 감시 및 통제권 강화 조치가 명문화되면서 분담금 지출의 투명성은 상당폭 강화됐다. 한·미 양국은 ‘방위비분담 종합 연간집행보고서’와 ‘현금 미집행 현황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국회 보고도 합의했다. 주한미군은 현재 7100억원에 달하는 미집행금의 구체적인 지출 계획도 우리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 분담금 배정 시 우리측 국방장관과 미측 주한미군사령관의 고위급 채널까지 사전 협의하고, 양국 협의 체제를 신설해 중장기 군사건설 사업 계획도 공동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군수 분야 사업 참여 주체도 한국 기업으로 엄격히 제한해 ‘무늬만 한국기업’인 외국 업체는 참여할 수 없게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001년 당시 정부가 묵인했던 주한미군 LPP 사업으로의 분담금 전용은 이제 제도적으로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미 지급된 분담금의 LPP 전용은 2016년까지 양해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협정 유효기간 5년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는 LPP가 2016년 종료되는 만큼 유효기간 3년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2017년 이후 군사건설 소요를 새로 제기했고, 시퀘스터로 인한 분담금 요구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5년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회 비준 동의 과정에서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포괄적인 제도개선 성과를 달성한 ‘잘된 협정’으로, 민주당은 이유 없는 증액이 이뤄진 ‘부실 협정’으로 규정해 충돌을 예고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美상원, 미얀마 -北 군사관계 단절 추진

    미국 상원이 미얀마의 민주화를 촉진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면서 미국 정부의 각종 지원 조건 가운데 하나로 북한과의 군사관계 단절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소속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과 밥 코커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는 지난달 말 ‘버마(미얀마) 인권·민주화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8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법안은 미얀마 정부가 군부를 감시하는 민간 기구를 설치하고 군부에 의한 인권 침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미 국무부가 확인할 때만 미 행정부가 미얀마 정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특히 미얀마 측이 북한과의 군사관계를 종식하려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도 명문화했다. 법안이 초당적으로 발의됐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미얀마 측에 북한과의 군사관계 단절을 요구하고 있어 올 초 의회를 통과해 발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유족에 장례용품 강매하면 과징금 3000만원

    앞으로 장례식장이 상주들에게 특정 장례용품을 사라고 강요하다 적발되면 최고 3000만원의 과징금을 물거나 업무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7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장례식장 등 장사시설을 이용하는 조건으로 유족에게 고가의 장례용품 구매를 강요하거나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등 비정상적이고 불공정한 장례식장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관이나 수의 가격을 몇 배 부풀리는 장례식장의 ‘바가지 상혼’으로 유가족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장례시설 사용료와 관리비, 장례용품의 가격표를 명확히 제시하도록 하는 조항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또 사설묘지나 사설봉안시설을 사용하다가 타 시설로 옮길 경우 기존에 지불한 사용료와 관리비 중 남은 일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유족들이 반환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 줄 것도 의무화했다. 무덤 등 장사 시설 일부가 태풍 피해 등으로 손실됐을 때 장사시설이 복구비용을 유족에게 전가해도 업무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개정안은 장사시설 사용료와 관리비 수입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적립해 재해 예방과 보수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명확히 규정했다. 그동안에는 장사시설이 이 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도 규제할 근거가 없었다. 장례식장에 관한 설치·운영 기준도 엄격해졌다. 장례식장 개설자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를 마쳐야 영업을 할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장례식장은 계속 영업할 수 있으나 법 시행 후 2년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휴대전화 감청 vs 대공 수사권… 여야 국정원 개혁 2라운드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위는 오는 13일 국정원의 대테러 대응능력, 해외 및 대북 정보능력 제고에 관한 공청회를 실시하기로 6일 합의했다. 그러나 국정원 개혁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수싸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각자 서로를 도발할 수 있는 카드를 내밀었지만, 덥석 물지 않고 치열한 탐색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휴대전화 감청 허용안’을 들고 나왔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2일 새해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휴대전화에 대한 합법적 감청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3일에는 서상기 정보위원장이 이동통신회사에 감청 장비 구축을 의무화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정원의 간첩 검거와 테러 방지 활동을 위한 첩보 수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카드에 강한 의심을 보내고 있다. 이 법이 이미 17대, 18대 국회에서 여러 차례 발의됐다 무산된 ‘재탕·삼탕’ 법안임을 모를리 없는 새누리당이 왜 지금 다시 꺼내들었냐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버리는 카드를 협상용으로 내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검찰과 경찰로 이관하자는 요구를 본격화했다. 새누리당은 대공수사권 이관이 여야 대표 합의 사항에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의제로 삼을 수 없다며 아예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를 ‘기타 필요한 사항’에 포함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현재 겸임 상임위로 돼 있는 국회 정보위원회를 전임 상임위로 전환하는 것을 놓고도 새누리당은 “합의하지 않았다”고, 민주당은 “여야 원내대표가 이미 약속한 사항”이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새달 임시국회 ‘입법 전쟁’ 예고

    우여곡절 끝에 연말 국회를 마무리한 여야가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입법 전쟁’을 예고했다. 여야는 지난해 정기국회에 이어 12월 임시국회까지 열었지만 새해 예산안과 국가정보원 개혁법안,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 등을 서둘러 처리하는 데 그쳤다. 민생 법안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여야는 2월 임시국회에서 각 당이 주장하는 중점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2월 국회에서 여야가 첨예한 대결구도를 보일 법안은 경제활성화 법안과 경제민주화 법안이다. 새누리당은 서비스산업의 규제 완화 등을 골자로 한 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안, 관광숙박 시설의 입지 제한을 완화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등 경제활성화 법안의 우선 처리를 주장한다. 민주당은 가맹사업자 본사와 대리점 간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없애기 위한 남양유업방지법과 학교 비정규직 보호법 등 경제민주화 법안을 우선 처리 법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부동산 관련 법에서도 여야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위한 주택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할 법안으로 꼽았다. 민주당은 전·월세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전·월세 재계약 시 임대료의 5%를 상한제로 두는 전·월세 상한제와 주택 임대차 계약 기간(2년)이 끝났을 때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중점 처리 법안으로 지목하고 있다. 상임위별로는 복지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여야 이견이 두드러진다. 복지위에서는 새누리당이 기초연금법 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민주당은 공약 후퇴 등을 이유로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방위에서는 민주당이 공영방송 사장의 선임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공영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원자력안전법 우선 처리를 주장한다. 하지만 여야가 12월 임시국회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 처리를 조건으로 2월 국회 통과를 합의한 상설특검법과 특별감찰관법 등 검찰개혁 법안이 민생 법안 처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여야는 상설특검제 형태를 별도의 조직·인력을 갖춘 ‘기구특검’이 아닌 ‘제도특검’으로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특검 실시 요건을 둘러싼 여야 견해차는 여전하다. 민주당은 특검 실시 본회의 의결 요건으로 재적 과반수를 주장하되 재적 3분의1 이상 요구가 있으면 특별감찰관이 법사위에 나와 의무 진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은 특별감찰관의 법사위 진술 의무화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시킬지 여부도 아직 논의 중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수시입출식 예금 고객 설명 의무화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새해부터 수시입출식 예금에 대한 고객 설명이 의무화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지난 1일부터 수시입출식 예금에 대한 설명을 강화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계좌의 입출금이 자유롭고 각종 이체와 결제가 가능하며 최대 연 3%의 확정금리가 적용되는 고금리 저축성 예금이다.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 과거 수시입출식 예금은 연 0.1% 단일 금리로 금리구조가 단순해 고객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예치기간별, 금액별로 다른 금리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수시입출식 상품이 나오면서 고객이 보장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씨티은행의‘쑥쑥 자라는 콩나물 통장’처럼 최고 금리만 강조하면서 고객에게 혼돈을 주는 수시입출식 상품이 급속히 퍼지면서 이번 조치가 나오게 됐다. 앞으로 수시입출식 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은 은행 창구에서 보장 이율 등 상품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면 금감원 등에 신고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부채 0’ 지자체들

    ‘부채 0’ 지자체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빚 없는 시·군이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을 위해 써야 할 예산이 이자로 나가는 등 예산 운영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지자체마다 부채 상환에 힘을 쏟고 있다. 빚 없는 시·군은 필요성이 덜한 사업은 미루고 경상경비를 아끼는 등 재정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빚을 갚았다. 방만 경영 등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각종 공기업들과 대비된다. 경남도는 3일 함양·하동·합천군에 이어 밀양시와 거창군이 ‘부채 제로’ 지자체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밀양시는 전체 부채 46억원 가운데 국비로 갚아야 하는 25억원을 제외한 시의 순수한 빚 21억원을 다음 달 중으로 모두 갚는다. 내년에 상환할 계획이었던 8억 7000여만원까지 앞당겨 갚기로 하고 예산을 확보했다. 밀양시는 산업단지 조성 등을 위해 509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면서 2006년 말 지방채 규모가 944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08년 산업단지 시행권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넘기는 등의 방법으로 지방채 규모를 낮춘 데 이어 ‘2015년까지 부채 제로’를 선언하고 해마다 재정 건전화 계획을 세워 추진했다. 손재규 밀양시 예산담당은 “당장 급하지 않은 사업은 시기를 조절하고 50억원 이상 투자가 필요한 새로운 사업은 경제성 분석을 해 재원 조달 방안 등 사전 검토를 의무화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2009년 178억원, 2010년 133억원, 2011년 91억원, 2012년에는 64억원으로 빚을 줄여 나갔다. 거창군도 지난해 11월 101억원의 부채를 갚은 데 이어 남은 10억원을 올해 상반기 안에 모두 갚고 빚 없는 지자체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이홍기 거창군수는 “빚은 예산 운영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부채 상환을 우선 정책으로 추진했다”며 “필요한 사업은 적극적인 공모사업을 통해 재정을 확보하면서 부채 없는 군 살림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합천군은 2012년 안전행정부에서 빌린 공공자금관리기금 95억원과 상하수도 사업비 차입금 등 총 부채 128억원을 지난해 4월 모두 갚았다. 공무원 국내여비와 일반운영비 절감, 예산 긴축 편성 등으로 20억원을 확보해 빚을 갚는 데 보탰다. 하동군은 2009년에 174억 5000만원까지 늘어났던 채무를 2012년 말에 모두 갚고 지금까지 빚 없는 재정을 유지하고 있다. 함양군은 2008년에 지방채 5000만원을 갚은 것을 끝으로 경남에서 처음으로 ‘부채 제로’ 지자체가 된 뒤 지금까지 빚 없는 살림을 꾸리고 있다. 전남 해남군도 상수도 사업을 위해 2005년 발행했던 지방채 90억원과 지방교부세 감소에 따른 세입 보전 등을 위해 2009년 기획재정부로부터 차입한 지방채 140억 4500만원을 지난해 말 모두 갚고 부채 없는 자치단체로 새해를 시작했다. 대구 달성군은 남아 있는 부채 14억원 가운데 국비로 갚아야 하는 4억원을 제외한 10억원을 이달 중에 모두 갚고 사실상 빚 없는 지자체가 된다. 전국종합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시론] 사적연금, 연금 본연의 기능 강화해야/김수봉 보험개발원장

    [시론] 사적연금, 연금 본연의 기능 강화해야/김수봉 보험개발원장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에 따른 재정 전망 악화로 공적연금만으로는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공적연금에 사적연금을 혼합한 노후소득의 다층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5년 퇴직연금 그리고 2012년 신연금저축 제도를 도입했다. 이들 사적연금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적립금이 160조원이다. 이는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 적립액(417조원)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성장은 반쪽 성장에 불과하다. 미래 노후 대비 저축액은 늘었으나 실제 노후소득으로의 활용은 매우 미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퇴직연금 수급자의 97%가 연금이 아닌 일시금을 선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99%다. ‘퇴직연금’이 아닌 ‘퇴직일시금’ 제도로 불러야 할 판이다. 그나마 개인연금은 10년 이상의 연금 형태로 받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종신 지급되는 국민연금과 큰 차이가 있다. 세금을 좀 더 내면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어 노후소득 확보수단으로써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다행히도 최근 사적연금의 지급 단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퇴직 일시금 수령에 대한 세금 부담을 늘리고 장기간 연금 수급 시 연금소득세를 경감하는 등 퇴직자산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태로 받도록 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계속 늘어나는 기대수명으로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자신의 예측보다 오랫동안 생존해 자산이 소진되는 장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종신연금이 아닌 현 정책으로는 이런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02년 65세의 기대여명은 17.11년이었으나 10년 후인 2012년 65세의 기대여명은 20.08년으로 약 3년 늘었다. 또 2012년 65세 기준 남자의 2명 중 1명은 83세까지, 여자는 88세까지 생존하므로 개인의 노후대비는 평균 기대여명 이상의 장기간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다. 종신연금을 활용한 장수위험 관리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영국에서는 늦어도 75세 이후에는 종신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고 독일의 개인연금인 리스터연금도 적립자산을 연금 형태로 죽을 때까지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적연금 자산의 일시금 인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미국에서는 최근 ‘적격장수연금’(QLAC)에 대한 활성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QLAC는 만 55세 등 퇴직 시점에 퇴직 자산의 일부를 활용해 장기간 거치 후 80세나 85세 등 고연령부터 연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저렴한 보험료로 많은 보험금을 지급해 연금 구입 부담을 줄이고 장수 위험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상품은 즉시연금의 10~15% 비용으로 즉시연금과 동일한 연금액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퇴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화 세대이자 하우스푸어(내 집 소유 빈곤층) 세대인 이들은 노후준비 기간이 그 이후 세대보다 짧아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생활비 확보가 어렵다. 또 퇴직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은 자녀교육비, 창업비용 등으로 지출돼 정작 노후생활비 용도로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적립된 사적연금의 지급 방법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해결 방안은 종신연금 수급 의무화다. 하지만 이 정책의 갑작스러운 시행은 많은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므로 단기적으로는 QLAC와 같이 사적연금 퇴직자산의 일부를 종신연금으로 전환해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제 사적연금의 외형적 확장뿐만 아니라 내실화를 통해 연금 본연의 기능을 강화할 때이다.
  • 국민 70% “공직자 재산등록 의무 대상 넓혀야”

    국민 70% “공직자 재산등록 의무 대상 넓혀야”

    국민 10명 중 7~8명은 공직자의 재산등록 범위가 확대되고 취업심사도 더욱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행정연구원의 ‘공직윤리제도 국민체감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인과 전문가 등 14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약 70%가 ‘재산등록 의무대상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공기관의 기관장, 이사, 감사 등 고위직 임원만 재산등록 의무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안전행정부는 원자력발전 관련 공기업의 중간 관리자에게도 재산등록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다른 공기업에까지 재산등록 의무 확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국민 공감대가 있다면 공기업 대상 재산등록 적용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 하지만 규제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법률로 재산등록 확대를 강제하지 않아도 공기업 내부 및 감사원 감사를 통해 공직자의 탈세 등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위해선 감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가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또 공직자윤리법은 비록 제한적이지만 변호사·회계사·세무사 자격증 소지자가 취업심사를 받지 않고 법무·회계·세무법인에 취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설문 응답자의 78.6%는 ‘자격증을 소지한 공직자도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또 67.8%는 재산등록 고지거부제도(재산등록 의무자의 직계존·비속이 자기 소득이 있는 경우 재산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에 대해 ‘독립적인 개인 생계와 상관없이 재산등록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공직자 가족이 불법증여 및 우회적인 뇌물수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고지 거부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 못지않게 ‘공직자 가족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절충안으로 고위공무원(1, 2급)의 부모, 자녀에 대한 재산등록 고지 거부는 인정하지 않는 대신 3, 4급 공무원에 한해서는 고지 거부를 허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美 건강보험 개혁안 ‘오바마케어’ 시행 첫날 들여다보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이 1일(현지시간) 발효돼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오바마케어는 건강보험이 없는 저소득층 미국인 4800만명에 대해 정부가 자금 지원을 통해 보험 가입을 강제하는 것으로 전 국민 개(皆)보험을 목표로 한다. 한국과 다른 점은 개개인이 각자 민간 보험상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3월 말까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벌금은 어른 1명당 95달러, 가족당 285달러 한도에서 부과되며 매년 벌금액이 불어난다. 오바마케어의 원활한 시행 여부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물론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 제도가 표류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이 빨라지고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등록 절차에서부터 웹사이트 접속 장애가 발생해 가입자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보험에 새로 든 가입자는 정부 목표치(700만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200만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오바마케어에 적극 반대한 공화당과 보수층은 물론 기존 무보험자 중에서도 일정 금액을 보험료로 내야 하는 점을 들어 “안 내던 돈을 왜 내야 하느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본인이 일일이 보험 상품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너무 복잡해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피임과 불임 수술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오바마케어를 적용토록 의무화한 조항에 대해 연방대법원이 시행을 전격 유예한 것도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하고 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오바마케어의 시행을 몇 시간 앞둔 전날 오후 이 조항의 한시적 적용유예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정부가 3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오바마케어는 고용주가 보험으로 직원의 피임, 불임 등을 위한 의료비를 보장하도록 규정해 낙태와 피임에 반대하는 종교계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영화 ‘식코’를 통해 의료보험 개혁을 주장해 온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도 오바마케어를 비난하고 나섰다. 무어 감독은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친(親)보험회사 입장에서 만들어진 오바마케어는 최악”이라면서 “여러 보험상품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현 방식이 아니라 ‘포괄적 단일 보험제도’가 답이라는 것을 오바마 대통령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난방비 아끼려다… 화목보일러 화재 급증

    난방비 절감을 위해 설치가 늘고 있는 화목보일러에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오전 2시 30분쯤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의 한 단층주택에서 화복(火木)보일러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이 불은 57㎡ 규모의 주택을 모두 태워 소방서 추산 35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지난달 30일 오전 8시 38분쯤에는 용인시 백암면에서도 화목보일러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나 117㎡ 규모의 단층 주택 모두를 태웠다. 소방당국은 화목보일러와 연통이 과열돼 조립식 패널로 지어진 보일러실에 불이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이 난방비 절감을 위해 전원주택과 농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화목보일러가 취급 부주의로 화재를 일으키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화목보일러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는 지난해 경기 지역에서만 108건이 발생했고 인천에서는 최근 3년 동안 43건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는 2010년 167건, 2011년 189건, 2012년 207건, 지난해 11월 말 현재 208건 등 점차 늘고 있다. 화재 원인별로는 보일러 과열이 29%로 가장 많고, 근접 가연물에 착화 24%, 연통 과열 16%, 불씨 비화 15% 순이다. 심야전기료가 대폭 오른 것도 이유다. 윤나영 이토에너지 대표는 “웬만한 전원주택 겨울철 난방비(등유)가 월 50만~70만원을 넘어 많은 돈을 들여 심야전기보일러를 설치했더니 또다시 심야전기료를 대폭 올려 화목보일러 설치가 유행하게 됐다”며 “화목보일러는 맑은 공기를 찾아 도시 밖으로 이주한 전원주택 거주자들 간 갈등의 요인이 되고 세계적인 탄소 저감 노력에도 어긋나는 만큼 안전관리기준 마련이 근본 해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해공 소방방재청 소방제도과 소방경은 “화목보일러에는 온도 조절 안전 장치가 없어 나무가 불에 탈 때 발생하는 재와 진액(타르)이 연통 내부에 쌓이면 연통 온도가 300도 이상 가열돼 주변 가연물에 불이 붙는 경우가 많다”며 “보일러실과 설비의 관리 및 유지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방방재청은 올해 안에 연통을 일정 길이 이상 설치하고 불연재 사용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화목보일러 안전관리기준’을 입법화할 예정이다. 위반할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길섶에서] 우리 동네/서동철 논설위원

    퇴근길 아파트 단지 앞에 태권도장 버스가 멈춰 섰다. 학원 승합차의 문에 옷이 끼여 사고를 당하는 어린이가 늘어나자 안전한 승하차를 법률로 의무화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였다. 버스에선 사범인 듯 태권도복 차림의 젊은이가 먼저 내렸고 초등학교 아이가 뒤따랐다. 두 사람은 대련하듯 마주 보면서 정중하게 허리를 굽혀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몸짓에서는 법규에 억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는 진정성이 읽혔다. 태권도의 기술은 물론 예절까지 제대로 가르치는 모습에 뜻밖의 작은 감동이 일었다. 우리 사회를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평범한 아파트 단지인 우리 동네를 보면 여전히 정상적인 것이 많다. 눈 내린 아침이면 누군가 계단을 깨끗하게 쓸어놓는다. 현관에서 마주친 아이들은 처음 보는 어른에게도 머리를 숙여 명랑하게 인사한다. 이런 사회를 비정상이라고 한다면 설득력이 있을 리 없다. 비정상이라는 생각은 오히려 마음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올해는 나와 생각이 다르면 비정상이라는 생각부터 바꿨으면 좋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자동차 거래 실명제로… 전입신고 땐 본인 확인

    올해부터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할 때는 신분증을 통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인감증명서를 이용한 ‘자동차 거래실명제’가 시행된다. 안전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14년에 달라지는 주요 민원제도’를 1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주민등록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오는 3월 18일부터 위장 전입 방지를 위해 민원 처리 공무원이 전입신고자 본인 여부를 신분증으로 확인하고, 신규 주소지에 이미 전입한 가구 수를 미리 확인한 뒤 전입신고를 받게 된다. 더불어 신속한 민원 처리를 위해 전입신고서에 ‘전 주소지’란이 부활된다. 안행부는 또 위장 거래를 통한 탈세를 방지하고자 이달부터 자동차를 사고팔 때 인감증명서에 자동차를 사는 사람의 실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을 기재하도록 의무화했다. 다음 달부터는 무인민원발급기로 주민등록 등·초본을 발급받으면 수수료가 400원에서 200원으로 감면된다. 또 3월부터 정부민원포털 ‘민원24’를 통해 본인와 관련된 과태료, 벌점 등의 운전면허 정보, 국세·지방세·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등의 미환급금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이달부터 가까운 시·군·구청과 읍·면·동사무소에서 팩스를 통해 지방세 납부확인서를 받을 수 있고, 전국에 흩어진 지방세 체납액 역시 가까운 시·군·구청에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국 읍·면·동사무소에서 경매, 임대차 계약, 대출, 근저당 설정 등을 위해 필요한 주민등록 전입 세대 열람도 가능해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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