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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녁 있는 삶’ 보장 위해 수요일 근무 셧타운제 시행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수요일 강제로 불을 끕니다.’ 울산시 울주군은 공무원의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하려고 매주 수요일 근무 셧다운제를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군은 20일부터 태풍이나 폭설 등 자연재해 상황을 제외하고 오후 6시 30분에 군청과 읍면의 전등을 일괄 소등해 초과근무를 원천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지금까지 수요일을 ‘가족 사랑의 날’로 정해 초과근무를 하지 않도록 했지만, 업무가 많은 일부 부서의 초과근무가 여전해서 내린 결정이다. 군은 또 정부의 출산장려 시책인 ‘모성보호시간’, ‘육아시간’, ‘자녀돌봄휴’ 가운데 모성보호시간 사용을 의무화한다. 이에 따라 임신한 여성 공무원은 1일 2시간 휴식시간을 사용해야 한다. 2시간 늦게 출근하거나 2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고, 업무 중에 휴식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군은 5세 이하 어린이가 있는 공무원의 1일 2시간 육아시간 사용과 연간 2일(자녀 3명은 3일)의 자녀돌봄휴가 사용도 독려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매주 수요일 가족 사랑의 날에도 직원의 10% 정도가 초과근무를 하는 실정이었다”며 “군청과 읍면의 전등을 강제 소등해 직원에게 일·가정 양립, 휴식과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어떻게 잡은 집값인데…” 정부, 역전세난 대책 신중

    “어떻게 잡은 집값인데…” 정부, 역전세난 대책 신중

    대출 풀면 주택시장 자금 유입 우려 금융위원장 “집주인이 해결할 일”역전세 현상이 서울에서도 나타나면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 집값을 겨우 안정시킨 정부 입장에서 역전세 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은 서울까지 확산된 역전세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지방과 경기·인천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역전세는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서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의 전셋값은 지난해 말보다 0.57% 하락했다. 수도권은 지난해 평균 0.31% 떨어진 데 이어 올 들어 0.69% 더 떨어졌다. 지난해 0.32% 올랐던 서울도 올 들어 0.98% 하락했다.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역전세난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지만 정부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군산에서 열린 서민금융행사에서 “지역적으로는 전세가 하락폭이 큰 곳이 있지만 광범위한 것은 아니고, 현재로서 어떤 대책을 내놓을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전세자금을 돌려주는 것은 집주인이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2월을 기점으로 입주 물량이 줄어서다. 2월 4만 5230가구(수도권 2만 6901가구)인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월 3만 9867가구(수도권 1만 9315가구), 4월 2만 7551가구(1만 1291가구)로 감소한다. 서울도 2월 8730가구, 3월 1765가구, 4월 1527가구로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 관계자는 “전셋값은 수요·공급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3·4월 입주 예정인 행복주택과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빼면 1000가구도 안 된다”면서 “지난해 9·13대책 이후 매매에서 전세로 돌아선 수요도 적지 않아 역전세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전세난 해소를 위한 대출이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 버티는 자금이 되거나, 부동산시장으로 재투입될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와 대출 규제 강화를 통해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는데, 역전세난을 막기 위해 대출을 풀어 주면 이들이 버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역전세난 대책보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임대보증금반환 보장보험’ 가입 의무화와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갈등 조정 과정에서 임대인, 임차인 중 한쪽이 신청하면 절차가 개시되는 내용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 통과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016년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허술한 국적법·의료행정에… ‘검은머리 외국인’ 오늘도 건보 먹튀

    허술한 국적법·의료행정에… ‘검은머리 외국인’ 오늘도 건보 먹튀

    국적 상실 신고 않으면 내국인 동일 적용 한달 안에 미신고 땐 과태료 5만원만 부과 최근 6년간 건보증 대여·도용 29만건 적발 건보공단·정부·관계기관 합동대응 필요외국인이 한국에 단기 체류하며 건강보험 진료를 받고 출국해버리는 이른바 ‘건강보험 먹튀’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해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해야 외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했지만 국적법의 허점과 건강보험증 본인 확인을 하지 않는 허술한 의료행정 시스템을 악용한 건강보험 무임 승차까진 막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과 법무부, 외교부 등 관계 기관의 합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한인커뮤니티에서는 ‘(외국) 시민권을 따고 국적상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입국 다음날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서울신문 2월 16일 보도>는 이른바 ‘꼼수 팁’도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18일 “내국인이었던 사람이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적상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서류상 한국 국적이 그대로 살아 있어 내국인과 똑같은 규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적법 제15조에 따라 한국인이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 그때부터 ‘외국인’이 된다. 다만 국적상실 신고를 할 때까진 한국 국적이 그대로 남는다. 법무부 관계자는 “해당국에서 우리나라에 그 사실을 통보해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본인의 국적상실 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처리되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국적상실 신고가 바로 이뤄진다면 외국인의 건강보험 부당 이용도 막을 수 있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1개월 내에 신고를 하지 않으면 5만원 이하 과태료만 부과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입국당국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한인 가운데 출국할 때는 미국 여권을, 입국할 때는 한국 여권을 사용하다가 적발되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한다. 적발되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굳이 이런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국내 친인척의 건강보험증을 도용하는 이들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3~2018년) 외국인을 포함한 6585명이 건강보험증을 도용하다 적발됐다. 적발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29만 4722건이다. 한 사람이 수차례 건강보험증을 도용했다는 얘기다. 이런 식으로 71억 5100만원의 건보재정이 빠져나갔고, 이 중 46.8%인 33억 4600만원밖에 회수하지 못했다.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증을 대여하거나 도용하는 부정 사용을 막고자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을 추진했으나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시민단체 반대에 부딪혀 더는 추진하지 않고 있다. 병원이 건강보험증 본인 확인을 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의료단체 등이 “보험자인 공단이 해야 할 일을 떠맡긴다”고 반발해 무산됐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병원이 본인 확인만 해도 건보재정 누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건강보험증을 빌려준 사람에게도 부당이득금에 대한 연대 책임을 묻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무분별한 항생제 남용… ‘슈퍼박테리아’로 돌아옵니다

    무분별한 항생제 남용… ‘슈퍼박테리아’로 돌아옵니다

    “항생제 내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050년에는 1000만명이 항생제 내성균으로 사망할 것이다.” 영국 정부가 2016년에 발간한 ‘항균 내성에 대한 고찰’이란 보고서는 인류가 항생제를 계속 남용하면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가 대거 출현해 3초당 1명꼴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매년 전 세계에서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820만명)보다 많다.정부는 2016년 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을 내놓으며 항생제 처방률을 20%가량 줄이기로 했지만 항생제 사용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감기나 급성 기관지염 등 항생제가 필요 없는 질환에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일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7년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 보고서’를 보면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2016년 42.9%에서 2017년 39.7%로 3.2% 포인트 감소했으나 여전히 40%에 가깝다. 네덜란드(14.0%), 호주(32.4%) 등 다른 국가보다 훨씬 높다. 이는 2017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에서 56.4%가 ‘항생제 복용이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답할 정도로 항생제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서다. 정부의 대국민 홍보에도 이런 인식은 2010년 51.1%, 2012년 52.4%로 오히려 늘고 있다. 감기의 원인은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인데, 아직 효과적으로 이런 바이러스를 억제하거나 죽이는 약은 없다. 항생제를 복용한다고 감기가 낫진 않는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대기오염으로 급성기관지염 환자가 8% 증가하면서 해당 질환 환자들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58.6%나 됐다. 10명 중 6명가량은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는 의미다. 2014년 우리나라의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31.7DDD(의약품 규정 일일 사용량)다. 하루에 1000명 중 31.7명이 항생제 처방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와 항생제 사용량 산출 기준이 비슷한 프랑스를 포함해 12개국의 평균 사용량은 23.7DDD로,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OECD 평균보다 33.8% 많다.항생제 사용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내성 때문이다. 내성은 세균이 항생제에 대응해 살아남고자 장착한 일종의 ‘무기’다. 항생제 공격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세균은 이미 약의 뜨거운 맛을 본 터라 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돌연변이를 일으켜 항생제의 특정 성분에 대응할 내성을 만들어 낸다.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이런 내성을 가진 세균만 살아남아 내성균이 만연하게 된다. 내성균을 죽이려면 다른 성분의 항생제를 써야 하고, 내성균이 이 항생제에 대해서도 내성을 가지면 또 다른 성분의 항생제를 찾아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을 ‘다제(多劑)내성균’이라고 하는데, 지금도 우리 주변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예컨대 결핵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약을 복용하다 마음대로 중단하면 살아남은 결핵균이 내성균으로 진화해 다제내성균이 된다. 국내에서 다제내성 결핵균에 감염된 환자는 매년 800~900명 나오고 있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다. 보통 결핵 치료에는 6개월이 걸리지만, 다제내성 결핵 치료 기간은 무려 2년이다. 치료 성공률도 50~60%에 그친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면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줄고, 소위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면 치료할 항생제가 없게 된다. 항생제 내성균도 전염성이 있어 항생제를 함부로 쓰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2017년 국내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신생아들이 항생제 다제내성균 감염으로 사망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항생제를 아무리 투여해도 죽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때문에 무력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음을 보여 줬다. 항생제 내성균이 만연하면 단순한 상처만으로도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으며 수술 등 각종 의료행위 때마다 ‘슈퍼박테리아’ 감염을 걱정해야 한다. 1928년 영국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기적의 약’으로 불리는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을 발견하기 전까지 인류는 각종 세균의 공습에 속수무책이었다.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1이 페스트로 사망하는 등 세균이 한 국가의 운명과 인류 역사를 송두리째 바꾸기도 했다. 항생제가 더는 듣지 않는다는 것은 인류가 세균의 공포에 짓눌려 살았던 ‘암흑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학자나 세균 전문가들은 “인류가 멸망한다면 이는 핵전쟁 때문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 때문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재무부 차관인 짐 오닐은 ‘항균 내성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서 “항생제 내성에 대한 대응 실패는 세계 경제를 2~3.5% 후퇴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막상 진료 현장에선 감염성 질환이 잘 낫지 않을 때 의사나 환자 모두 항생제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질병관리본부 이형민 의료감염관리과장은 17일 “학회와 의사단체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진료 시간이 짧아 항생제 처방 필요 여부를 판단하는 데 물리적으로 제약이 있고, 환자는 즉각적인 증상 개선을 원하는 데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으면 이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데 따른 현장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때 의사 864명을 대상으로 항생제에 대한 인식도를 1~10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감기처럼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질환에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일이 얼마나 자주 있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들은 평균 4.36점을 줬다. 10점으로 갈수록 처방 경험이 잦은 것이다. 일반인 대상 설문에서도 ‘감기로 진료받을 때 항생제 처방을 요구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3.5%로 나타났다. 18.5%는 ‘열이 날 때 의사에게 진료받지 않고 집에 보관해 둔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항생제 내성균이 퍼지지 않게 하려면 예를 들어 A병원에 있던 환자가 B병원으로 옮길 때 내성균 보균자 정보를 병원이 공유하도록 해야 하지만 아직 의무화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2016년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발표 때 병원 간 내성균 보균자의 정보 공유 체계를 만들려고 했지만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못한 데다 환자의 개인정보 등 법적인 검토가 필요해 아직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유엔까지 닿은 ‘스쿨미투’… “정부, 근본적 해결책 마련을”

    유엔까지 닿은 ‘스쿨미투’… “정부, 근본적 해결책 마련을”

    아동권리위 찾아 학내 성폭력 현실 알려 이슈리스트 포함땐 韓정부에 권고 조치 “유엔 전문가 ‘선진국’ 한국 미흡한 대처 청소년들의 자발·조직적 운동에 놀라”“스쿨미투(학내 성폭력 고발)를 영어로 검색하면 한국 관련 뉴스만 나와요. 유엔에서도 한국의 스쿨미투 운동을 직접 듣더니 깜짝 놀라더라고요.” 지난 4~9일 스위스의 유엔 제네바 사무국을 방문해 한국의 스쿨미투 현황을 설명하고 돌아온 양지혜(22) 청소년페미니즘모임(청페모) 대표는 유엔 전문가들이 두 가지 점에 놀랐다고 전했다. 하나는 한국 같은 선진국이 학내 성폭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청소년들이 직접 반(反)성폭력 운동을 조직하고 시민들의 십시일반 후원으로 경비를 지원받아 유엔까지 왔다는 점이었다. 양 대표와 청소년 당사자 백모(18)양, 장보람(37)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4박 6일 일정으로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아동권리협약 이행 사전심의에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민변 제안으로 아동권리위에 보고서를 제출한 청페모는 유엔의 요청을 받아 학내 성차별과 성희롱 실태를 상세하게 알리고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양 대표는 “한국의 수사 기관과 학교는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을 여러 번 들었다고 했다. 인권보호 제도를 갖춘 한국에서 왜 학내 성폭력이 장기화됐냐는 것이다. 양 대표는 “권위주의적이고 성차별적인 학교 문화와 교사의 막강한 권한 등 한국의 특수한 상황과 구조적 원인을 설명하기 매우 어려웠다”고 돌이켰다.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유엔에 닿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1년 동안 스쿨미투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줄었고 징계가 취소된 교사들이 교단에 돌아왔다. 그러나 학생들은 꾸준히 집회를 여는 등 포기하지 않았다. 유엔 관계자들은 “학내 성폭력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청소년들이 직접 의제를 만들고 운동을 조직해 유엔까지 온 사례는 없었다”며 환대했다고 한다. 반응이 뜨거웠던 만큼 본심의 상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동권리위는 1~2주 후 이슈리스트를 발표한다. 여기에 스쿨미투가 포함되면 9월 본심의를 거쳐 한국 정부에 권고 조치가 이어진다. 장 변호사는 “2017년 아동권리협약 국가보고서 제출 때에는 스쿨미투가 담기지 않았는데, 이번 참여로 유엔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했다”며 “추후에도 의견 제시 등을 꾸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청소년들은 사회적 연계망이 부족해 문제 해결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며 “청소년 지원 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페모 등 시민단체 49곳은 지난 16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스쿨미투 종합대책이 근본 해결책을 담지 못했다”며 학교 성폭력 전수조사, 예비교사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스쿨미투 사건 적극 수사 등을 촉구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단독] ‘메퇘지’ ‘삼일한’… 도 넘는 여성혐오, 처벌커녕 시정도 어렵다

    [단독] ‘메퇘지’ ‘삼일한’… 도 넘는 여성혐오, 처벌커녕 시정도 어렵다

    여성들, SNS·포털 등 통해 수시로 노출돼 개인정보 유출 두려움 등 심리적 위축 호소 불특정 다수 상대 성희롱 법적 처벌 희박 게시글 시정 불응때도 처벌할 규정 없어 “포털 관리자에 혐오표현 제재 의무화를”‘정액받이 김치X’, ‘삼일한(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는 뜻)쳐서 강간치고 싶다.’ 사회 통념을 한참 벗어난 이 같은 여성 혐오(여혐) 발언들은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됐던 글들이다. 17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및 여성 혐오 실태조사’(한국방송학회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은 온라인에 접속할 때마다 혐오와 성희롱이 담긴 글에 수시로 노출된다. 가해자나 경로도 다양했다. 때론 직장 상사나 친구, 선후배 등이 카카오톡 등으로 성적 욕설, 원치 않는 음란물 전송 등으로 괴롭히고,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쪽지, 이메일, 커뮤니티 게시글 등으로 가해하기도 한다. 연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희롱·여혐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대형 커뮤니티 4곳의 특정 게시판(일간베스트의 ‘일간베스트’(일베), 개드립넷의 ‘개드립’, DC인사이드의 ‘주식갤러리’, 루리웹의 ‘베스트’) 글을 분석했다. 시점은 사회적으로 여성 혐오 논란이나 양성 충돌 이슈가 터졌을 때로 국한했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 성폭력 사건, 홍익대 몰카 사건 발생 시점 등 총 7주다.분석 결과 게시글 중에는 성희롱·여혐 발언이 상당수 확인됐다. 특정인을 겨냥한 글과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한 글이 뒤섞여 있었다. 분석 기간 중 일베에는 전체 8377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는데, 이 가운데 283건(3.4%)이 성희롱·여혐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개드립넷과 주식갤러리, 루리웹 등의 게시글 중에서도 2.2~8.3%에 문제가 있었다. 전체 게시글 중 여혐 글 비율이 매우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수위가 심각했다. 20대 여성이 희생된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때는 추모에 참여한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메퇘지’(강성 페미니즘 사이트인 ‘메갈리아’와 돼지를 합친 말), ‘파오후’(뚱뚱한 사람의 숨소리를 비하하는 말), ‘쿵쾅쿵쾅’(뚱뚱한 사람이 뛰는 모습을 비하하는 말) 등의 표현을 썼다. 또 ‘보슬아치’(여성 생식기와 벼슬아치를 합친 말. 여성임을 앞세워 특혜를 누린다는 뜻), ‘보적보’(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생식기를 사용해 쓴 말) 등의 표현도 흔히 쓰였다. 방심위가 혐오성 신조어를 차단할 기미를 보이면 비하 뜻을 담은 또 다른 은어·축약어를 만들어 대응하는 식이었다. 성희롱·여성 혐오 글을 접한 여성들은 정서적 두려움을 호소했다. 온라인 성희롱 경험 후 79.2%가 ‘개인 정보가 온라인에 유포될까 봐 두렵다’고 했고, 54.7%는 원치 않는 음란물을 받을까 봐 두렵다고 답했다. 여혐 표현을 접한 후에는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글쓰기 어려워졌다(42.1%)거나 자존감이 떨어졌다(19.2%)는 응답도 있었다. 스트레스·우울증 등을 경험한 비율은 17.0%였다. 문제는 온라인에 퍼진 성희롱·여성 혐오 발언을 처벌하거나 막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법적으로 성희롱이 성립되려면 업무·고용 등의 관계에서 지위를 이용해 해를 가해야 한다. 인권위에 온라인 성희롱 등의 진정을 내려고 해도 업무 관계가 전제돼야 한다. 남성을 상대로 한 온라인 성희롱·여성 혐오 발언도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된다. 또 피해 대상이 특정돼야 정보통신망법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 신중권 변호사는 “여성 전체를 상대로 모욕적인 언행 등을 한 행위는 판례상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방심위가 하는 행정규제가 온라인 혐오 표현을 막는 몇 안 되는 방법이다. 여성 차별·비하 등 혐오감을 주는 게시글이 올라오면 삭제나 시정 요구 등을 하는 정도다. 연구진은 “시정 요구에 불응해도 처벌할 법률 규정이 없다는 점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지예 로덱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포털이나 커뮤니티 사이트 관리자가 혐오 표현을 자체 제재하도록 간접적 의무를 부과하는 등 법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표현 자체를 금지하는 건 어렵다”면서 “플랫폼 운영자들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단독]‘메퇘지’, ‘삼일한’…도 넘는 여성혐오, 처벌커녕 시정도 어렵다

    [단독]‘메퇘지’, ‘삼일한’…도 넘는 여성혐오, 처벌커녕 시정도 어렵다

    인권위,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피해자 25%, “아무 대처하지 않았다”여성들, SNS·포털 등 통해 수시로 노출개인정보 유출, 두려움 등 심리적 위축 호소게시글 시정 불응 때도 처벌 규정 없어“포털 관리자에 혐오표현 제재 의무화를”‘정액받이 김치X’, ‘삼일한(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는 뜻)쳐서 강간치고 싶다.’ 사회 통념을 한참 벗어난 이 같은 여성 혐오(여혐) 발언들은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됐던 글들이다. 17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및 여성 혐오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온라인에 접속할 때마다 혐오와 성희롱이 담긴 글에 수시로 노출됐다. 하지만 피해자 중 2~3명은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응해봤자 처벌 받지 않을 것 같다”는 체념 탓이다.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경찰 신고는 9%뿐 인권위 의뢰를 받은 한국방송학회 연구진은 온라인에서 여성들이 겪는 성희롱·성폭력 및 여성혐오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접근을 했다. 우선 온라인에서 성희롱과 성폭력을 경험했거나 목격한 20~40대 여성 6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설문조사했다. 성희롱·성폭력 피해 유형으로는 ▲성적 욕설 메시지 또는 원치 않는 음란물을 받거나 ▲원치 않는 성적 대화나 사적 만남을 강요받고 ▲특정 신체 사진을 전송받거나 성관계·성매매를 제안받는 행위 등이 있다. 직·간접적 피해자 중 24.5%는 ‘(피해 이후)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해당 사이트·앱의 아이디를 새로 만들거나 한동안 이용하지 않았다’(38.5%·복수응답)거나 ‘해당 서비스를 탈퇴했다’(38.0%) 등 상황을 회피하는 수준의 소극 대처가 많았다. ‘상대방에게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다’(19.2%)거나 ‘여성가족부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상담·접수했다’(5.7%), ‘경찰에 신고했다’(9.0%) 등 적극 대응한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여성들은 사법당국을 불신했다. 피해 신고를 안 한 이유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서’(31.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대처 방법을 잘 몰라서’(24.5%), 신고나 처벌 절차가 번거로워서(17.0%) 순으로 답했다.●양성 충돌 이슈 직후 일베에 여혐성 글 283건 게재…신체 비하 등 수위 높아 연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희롱·여혐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대형 커뮤니티 4곳의 특정 게시판(일간베스트의 ‘일간베스트’(일베), 개드립넷의 ‘개드립’, DC인사이드의 ‘주식갤러리’, 루리웹의 ‘베스트’) 글도 분석했다. 시점은 사회적으로 여성 혐오 논란이나 양성 충돌 이슈가 터졌을 때로 국한했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 성폭력 사건, 홍익대 몰카 사건 발생 시점 등 총 7주다. 분석 결과 게시글 중에는 성희롱·여혐 발언이 상당수 확인됐다. 특정인을 겨냥한 글과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한 글이 뒤섞여 있었다. 분석 기간 중 일베에는 전체 8377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는데, 이 가운데 283건(3.4%)이 성희롱·여혐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개드립넷과 주식갤러리, 루리웹 등의 게시글 중에서도 2.2~8.3%에 문제가 있었다. 전체 게시글 중 여혐 글 비율이 매우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수위가 심각했다. 20대 여성이 희생된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때는 추모에 참여한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메퇘지’(강성 페미니즘 사이트인 ‘메갈리아’와 돼지를 합친 말), ‘파오후’(뚱뚱한 사람의 숨소리를 비하하는 말), ‘쿵쾅쿵쾅’(뚱뚱한 사람이 뛰는 모습을 비하하는 말) 등의 표현을 썼다. 또 ‘보슬아치(여성 생식기와 벼슬아치를 합친 말. 여성임을 앞세워 특혜를 누린다는 뜻), ‘보적보’(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생식기를 사용해 쓴 말) 등의 표현도 흔히 쓰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혐오성 신조어를 차단할 기미를 보이면 비하 뜻을 담은 또 다른 은어·축약어를 만들어 대응하는 식이었다. 성희롱·여성 혐오 글을 접한 여성들은 정서적 두려움을 호소했다. 온라인 성희롱 경험 후 79.2%가 ‘개인 정보가 온라인에 유포될까 봐 두렵다’고 했고, 54.7%는 ‘원치 않는 음란물을 받을까 봐 두렵다’고 답했다. 여성혐오 표현을 접한 후에는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글쓰기 어려워졌다’(42.1%)거나 ‘자존감이 떨어졌다’(19.2%)는 응답도 있었다. 스트레스·우울증 등을 경험한 비율은 17.0%였다. ●여성 전체 싸잡아 모욕하는 건 처벌 어려워…“사이트 운영자 자율 규제 필요” 문제는 온라인에 퍼진 성희롱·여성 혐오 발언을 처벌하거나 막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법적으로 성희롱이 성립되려면 업무·고용 등의 관계에서 지위를 이용해 해를 가해야 한다. 인권위에 온라인 성희롱 등의 진정을 내려고 해도 업무 관계가 전제돼야 한다. 남성을 상대로 한 온라인 성희롱·여성 혐오 발언도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된다. 또 피해 대상이 특정돼야 정보통신망법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 신중권 변호사는 “여성 전체를 상대로 모욕적인 언행 등을 한 행위는 판례상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방심위가 하는 행정규제가 온라인 혐오 표현을 막는 몇 안 되는 방법이다. 여성 차별·비하 등 혐오감을 주는 게시글이 올라오면 삭제나 시정 요구 등을 하는 정도다. 연구진은 “시정 요구에 불응해도 처벌할 법률 규정이 없다는 점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지예 로덱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포털이나 커뮤니티 사이트 관리자가 혐오 표현을 자체 제재하도록 간접적 의무를 부과하는 등 법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표현 자체를 금지하는 건 어렵다”면서 “플랫폼 운영자들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단독] “한국은 좋은 나라” 美교포 ‘건강보험 먹튀’ 파문

    [단독] “한국은 좋은 나라” 美교포 ‘건강보험 먹튀’ 파문

    “건강검진도 공짜…우리나라 너무 좋아”미국 여성 영주권자, 최근 건보 허점 공개교포들 “편법 진료 한국에 신고해야” 비판해외이주 신고해야 확인…제도적 보완 필요최근 정부가 외국인과 재외동포 대상의 ‘건강보험 먹튀’ 방지 방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미국 교포사회에서 공개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대다수 해외 교민들은 “고국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한국 건보공단에 신고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제도적 한계로 일부 사례는 재외동포의 양심에 기댈 수 밖에 없어 근본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서울신문 제보에 따르면 미국 영주권자로 추정되는 여성 A씨는 최근 한인 커뮤니티인 ‘미시 USA’에 “건강보험에 관해 내가 알게 된 정보를 알려드리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법이 바뀌어서 한국에서 6개월이 지나야 (건강보험 진료가) 가능하다고 했었는데, 결과만 말씀 드리면 남편과 저 둘 다 바로 건강보험을 적용받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18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 최소 체류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과 재외동포는 6개월 이상 체류해야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단기체류하면서 값비싼 건강보험 진료나 수술을 받고 출국해버리는 이른바 ‘건강보험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외국인 지역가입자 건강보험 재정 적자는 2013년 935억원에서 2017년 197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외국인 직장가입자 건강보험 재정은 2017년 기준으로 2490억원 흑자다. 유독 건강보험 먹튀 사례가 많은 외국인 지역가입자를 위해 제도를 만들었는데, 그 규제를 손쉽게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A씨는 “건강보험공단에 대표전화로 연락하면 주민번호를 입력하라고 나오는데, 저희는 유학생으로 나왔다”며 “유학생이나 관광비자로 온 분들이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따고 바로 국적상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입국) 다음날 바로 건강보험에 연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처음부터 한국에서 이민으로 나간 분들은 영주권자여도 (건강보험 혜택을 바로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보통 가족들의 건강보험에 이름이 들어가 있다. 그걸 정지시킨 것이었는데 도착 즉시 전화해서 풀면 바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행정안전부에 해외 이주 신고를 한 뒤 출국해 영주권, 시민권을 취득했거나 현지에서 영주권, 시민권을 취득한 뒤 외교부(재외공관)에 해외 이주 신고를 한 사람 중심으로 이주 여부를 파악한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이주 신고를 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국적상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장기 출국 중인 내국인과 같이 관리된다”며 “내국인이 1개월 이상 출국하면 급여정지 대상이고, 재입국해 급여정지 해제신고를 하면 입국일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주장대로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자격을 정지시켰다가 바로 풀 수 있는 허점이 있는 것이다. A씨는 이런 허점을 악용해 ‘국가건강검진’ 방법까지 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년마다 건강보험에서 종합검진을 무료로 해주는데 50세가 되면 대장내시경까지도 무료로 된다”며 “건보공단 직원이 당신의 주민번호로 정확하게 다 알려준다”고 전했다. 심지어 그는 게시글에서 “(상담원에게) 내가 시민권자인데 어떻데 가능하냐고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절대 공항에서 국적상실 신고 하지말고 건강보험에 연결해놓고 하라고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다만, 건보공단 상담원이 실제로 A씨에게 이런 꼼수를 알려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우리나라 너무 좋다. 친절하고 어떻게든 도와주시려고 알아봐주고 복지가 너무 좋은 것 같다. 남편은 시민권 딴 것을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글이 공개되자 교포사회에서는 비판 여론이 크게 일었다. 이 내용을 서울신문에 제보한 B씨는 “미국 시민권을 딴 사람은 한국 국적 상실 신고를 의무화해 한국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보도라도 나오면 해당 부처가 좀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해서 제보한다”고 밝혔다. 미시 USA에도 A씨의 행동을 질타하는 의견이 빗발쳤다. 한 미국 교포는 “그동안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았고 6개월 체류할 것도 아닌데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것은 잘못 아니냐”며 “이런 정보는 (교포들에게) 유익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교포는 “한국에서 20년 동안 세금 한푼 안 냈으면서 불법으로 건강보험 혜택이나 받을 생각을 하느냐”며 “편법, 불법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을 조치해달라고 한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에듀파인 하느니 유치원 국가가 매입하라” vs “의무대상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도입”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높일 에듀파인 도입 의무화를 앞두고 사립유치원들 사이에 입장차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차라리 유치원을 국가가 매입하라”며 에듀파인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의무대상이 아닌데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사립유치원들도 나타나고 있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유총은 에듀파인 도입을 둘러싸고 서울교육청과 대치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에듀파인을 도입하지 않거나 도입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유치원에 교사 기본급보조금 등 재정지원을 제한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유총은 교사 월급의 30%를 차지하는 교사 기본급보조금을 제한하는 것은 ‘을’인 교사를 볼모로 잡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침묵시위 등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유총은 “교사가 주도하는 집회”라고 설명했다. 반면 에듀파인을 도입하겠다는 유치원도 늘고 있다. 한유총에서 온건파가 분리독립해 설립한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는 서울교육청으로부터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허가증을 받았다. 이들은 한유총과 달리 “사립유치원의 실정에 맞는 에듀파인 도입”을 목표로 정부와 소통하고 있다. 올해는 재원생 200명 이상의 대형유치원만 의무 도입하게 됐지만 의무 대상이 아닌데도 도입 의사를 밝힌 유치원도 있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재원생 200명 이하인 사립유치원 19개가 에듀파인 도입 의사를 밝히고 에듀파인 사용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에듀파인 도입 의무 대상이면서도 도입하지 않는 유치원에 대해 정원감축 등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또 학부모들도 유치원에 에듀파인 도입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에듀파인 도입이 사립유치원의 신뢰의 척도로 대두되고 있어 사립유치원들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이다. 그러나 한유총은 에듀파인에 대한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난 15일에는 교육부에 “전국 1200여개 사립유치원이 정부에 매각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차라리 정부가 사립유치원을 일괄 매입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운영이 불가능하다”면서 폐원하고 놀이학교 등으로 전환하려는 유치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패륜’이 일상인 남성 중학생...두 명 중 한 명 “패드립 경험했다”

    ‘패륜’이 일상인 남성 중학생...두 명 중 한 명 “패드립 경험했다”

    절반이 넘는 남성 중학생이 패드립(패륜성 언행)에 들어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혐오 표현과 불법 동영상 촬영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남학생 39.3% 패드립 사용한다···성소수자 비하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3배 많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소년 성교육 수요조사 연구’에 따르면 패드립을 들어본 적이 있는 남학생은 53.9%, 한 적이 있다고 답한 건 39.3%였다. 반면 여학생은 31.3%가 패드립을 들어봤다고 답했고, 11.8%가 패드립을 직접 사용한다고 답했다. ‘패드립’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전체 응답자는 43.1%였다. 자신이 직접 패드립을 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4명 중 1명 이상인 26.1%였다. 여학생이 남성 비하를 한 경험이 있다(14.7%)는 항목을 제외한다면 모든 비하 표현에서 남학생이 높은 응답율을 보였다.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비하는 남학생이 여학생 보다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이 여성 비하의 말을 들은 경험(32.8%)이 남학생이 ‘남성비하’의 말을 들은 경험(19.7%)보다 1.5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여성 비하와 관련한 사회적 현상이 중학교 교실에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학교유형으로 봐도 남학교에서 패드립을 하거나 들었다는 응답이 각각 38.1%, 54.2%로 나타나 남학생들이 주로 패드립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촬영물 찍어 공유했다는 중학생도…전문가 “유치원 때부터 성평등 교육해야”뿐만 아니라 남학생들은 어머니를 모욕하는 여성 혐오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등 여성혐오적인 욕설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는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조사에 참여한 중학생 4065명 중 타인의 신체 부위나 성적 행위를 불법 촬영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중학생이 36명(0.9%)있었다. 이 중에서 찍은 불법촬영물을 온라인에 게시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6명 중 11명이었다. 타인의 야한 영상을 받거나 보낸 경험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많았다. 학교 유형으로 봐도 11.9%의 남학교 재학 학생 응답자가 다른 사람의 야한 사진, 영상을 받아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여성혐오적인행동이자 공격적인 행동을 남성 또래집단에서 인정받고 내면화해야 할 남성성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래집단의 굴레 안에서 살아남으려고 과한 욕설을 모방하고 따라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장기적인 해법으로 봤을 때 유치원 때부터 성평등 교육이 의무화돼야 한다”며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는 남학생들의 여성 상대 범죄를 용인하지 말고, 학교 내부의 매뉴얼로라도 처벌해서 이런 행위가 잘못된 것이라는 걸 인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한유총 “사립유치원 1200곳 국가가 매입하라”

    한유총 “사립유치원 1200곳 국가가 매입하라”

    에듀파인 도입 등을 둘러싸고 교육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교육부에 사립유치원을 매입하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한유총은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당국의 정책의 협조한다는 명분 아래 희망하는 사립유치원에 한해 국가 매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최근 2주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국 1200개 유치원이 국가 매입을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경남지역이 194개로 가장 많았고 경기 178개, 대전 169개, 부산 139개, 서울 106개 등이었다. 한유총은 원아가 줄어들어 운영이 어려워졌거나 비리, 적폐로 낙인찍혀 교육 의지를 잃어버린 사립유치원,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등이 시행되면 운영이 불가능한 사립유치원 등을 국가가 매입하라고 요청했다. 교육부는 유아교육법 시행령 등을 개정해 유치원 폐원 절차를 강화하고 국공립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서 도입한 국가회계관리시스템 ‘에듀파인’을 사립유치원에도 도입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한유총은 “사립유치원을 국가가 매입하면 ‘국·공립 유치원 40%’이라는 정부의 정책을 조기 달성할 수 있고 교육부와 사립유치원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면서 “사립유치원 교사의 생존권 확보와 처우 개선,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도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 사립유치원 원장과 교사들은 지난 13일부터 서울시교육청에서 항의 집회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에듀파인을 도입하지 않거나 도입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유치원에 교사 1인당 65만원씩인 기본급보조금 등 재정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수직증축 리모델링 설계변경 조합원 총회 의무화

    정부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의 의사 반영이 확대하고, 안전 규정도 강화한다. 15일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관련 절차와 안전성을 높이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규칙과 하위 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먼저 리모델링 안전진단 결과 반영을 위해 설계변경이 필요한 경우 조합원 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 분담금 가능성과 장단 점을 조합원이 파악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위한 1·2차 안전진단의 시험방법과 계산방법 등에 대한 내용도 구체화 하고, 안전진단에 지반전문가 참여를 의무화했다. 안전진단 결과에 대한 자료는 구조설계사와 건축사 등 이해 관계자들과 공유한다. 또 2차 안전진단 현장시험에 안전성 검토 전문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나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참여하도록 했다. 안전진단기관은 현장시험 결과가 구조설계 내용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을 때 구조설계자와 함께 그 내용을 리모델링 허가권자인 지자체와 조합 등에 알려야 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광주시 인권정책 UN에 소개된다

    광주시의 인권제도와 정책이 우수사례로 UN에 소개된다. 15일 시에 따르면 최근 UN 인권최고대표 사무소의 요청으로 시의 인권제도, 인권정책, 민관협력, 신규의제 등의 자료를 제출했다. UN 인권최고대표 사무소는 세계 각 도시들의 인권 관련 모범사례를 취합한 뒤 보고서로 작성해 UN 인권이사회에 제출한다. 이에 따라 광주시의 인권 정책과 제도가 향후 전 세계 자치단체들의 인권증진과 인권보호의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의 인권제도가 이같이 UN의 관심을 끈 것은 민·관 공동 인권거버넌스 방식이 제도화된 점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인권조례는 시민들과 2년여에 걸친 논의와 토론을 통해 전국 최초로 제정됐다. 인권증진시민위원회는 민간인이 위원장을 맡아 독립성과 인권영향평가의 공정한 실행을 담보했다. 인권정책연석회의를 정례화 해 시를 비롯한 기관·단체별로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사업을 자유롭게 의논하고 컨설팅 하는 지역인권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인권 이슈에 대한 강의를 듣고 강사와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소통하는 인권정책 라운드테이블을 지역 인권단체 등과 공동 주관하고 있다. 인권 관련 단체들이 추진하는 공익적 사업을 지원하는 인권단체협력사업, 마을주민 스스로 인권을 배우고 의논해 시행하는 인권마을 만들기 사업 등은 다른 자치단체의 견학 대상으로 떠오를 만큼 우수사례로 자리잡았다. 이 밖에 공무원에 대한 인권교육을 의무화하고 시민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인권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윤목현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장은 “광주시가 추진한 인권정책이 UN의 인정을 받은 만큼 이를 널리 알리고,생활속의 인권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석유저장탱크 화재감지기 설치 의무화

    석유저장탱크 화재감지기 설치 의무화

    석유시설 주변 소형 열기구 날리기 금지 가스시설 안전진단 5년→1~7년 차등화 전국 유해화학물질 시설 배치도 전산화정부가 ‘제2의 고양 저유소’ 화재를 막기 위해 화재 폭발 위험이 있는 석유저장탱크 주변에 화재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한다. 앞으로는 석유저장시설 주변에서는 풍등 등 소형 열기구를 날릴 수 없다. 정부는 14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석유·가스 및 유해화학물질 저장시설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7일 경기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 폭발 화재사고 이후 정부는 석유·가스 및 유해화학물질 저장시설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전국적인 정부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했고 제도 개선을 위해 관계부처 안전대책반(TF)을 운영해 왔다. 정부는 우선 일정 규모 이상의 석유저장탱크 주변에 화재감지기를, 탱크 지붕에 화염방지기 설치를 내년 상반기까지 의무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고양 저유소 화재 때는 탱크 주변에 화재감지기가 없어 탱크 옆 잔디에 풍등이 떨어져 탱크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기까지 공사에서 18분 동안 불이 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정부는 앞으로 석유저장시설 주변에 ‘소형 열기구 날리기 금지구역’을 설정하기로 했다. 석유저장시설 주변에서 풍등 등 열기구를 날리면 2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저장시설 관리도 강화된다. 8개 석유저장시설은 화재경계지구로 지정해 연 1회 소방특별조사를 하고 합동 훈련과 교육을 한다. 국가 주요 기반시설인 석유저장시설 5곳을 강화된 보안규정을 적용하는 국가보안시설로 추가 지정한다. 석유저장탱크는 11년마다 하던 정기검사 외에 중간검사를 실시한다. 가스저장탱크는 탱크별 안전도에 따라 정밀안전 진단주기를 지금의 5년에서 1~7년으로 차등화하고 가스누출 정밀감시 장비의 활용을 의무화해 가스 누출 시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정부는 2022년까지 사고 발생 시 주변 환경에 영향이 큰 고위험도 유해화학물질 사업장 2188곳에 대해 고강도 안전진단을 실시한다. 취약시설 1300곳은 올해 점검과 함께 안전 컨설팅과 기술지원을 병행한다. 또한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전국 7000여개 사업장의 시설 배치도, 취급물질, 취급량을 전산화한 ‘화학물질 사고대응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사고 시 소방대원 등에게 관련 정보를 즉시 제공하기로 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조 결성이 사회질서 문란?… 고강도 탄압당하는 中노동자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노조 결성이 사회질서 문란?… 고강도 탄압당하는 中노동자

    ‘노동자의 천국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노동운동 탄압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이 급속한 둔화세를 타면서 노조 결성과 임금체불 등 근로조건 악화에서 비롯되는 노동 관련 시위 급증은 노사갈등 차원을 넘어 시진핑(習近平)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정국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최근 들어 중국에서 공장 노동자를 비롯해 택시운전사, 건설 인부 등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지난해 집계된 노동 관련 시위·분규 건수는 전년(1200여건)보다 500건 이상 늘어난 1700여건으로 추산된다고 홍콩에서 중국 노동인권을 옹호하는 ‘중국노동자통신’(中國勞工通訊·Chia Labour Bulletin·CLB)이 밝혔다. CLB는 분쟁 상당수가 신고되지 않는 데다 중국 당국이 검열까지 강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러난 신고 건수는 빙산의 일각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사례는 지난달 20일 밤 10시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시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인 우구이쥔(吳貴軍), 노동조직 전문가 장즈루(張治儒), 인권운동가 허위안청(何遠程), 노동자대표 쑹자후이(宋佳慧) 등 4명이 현지 공안(경찰) 당국에 체포된 것이라고 홍콩 명보(明報),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전했다. 허난(河南)성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 젠후이(簡輝)도 이들과 함께 체포됐다. 이들은 선전시 바오안((寶安)구의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군중을 모아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노동운동가 린둥(林東)은 광시(廣西)좡족자치구에서 검거됐다가 석방된 뒤 베트남으로 출국했다.이번에 검거된 우구이쥔은 2013년 선전에서 일어난 노동자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 등으로 13개월 동안 구금됐다. 당시 검찰은 끝내 그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기소를 취하했다. 장즈루와 린둥은 노동운동 지원단체 춘펑(春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2014년 광둥성에서 발생한 노동자 파업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구금되기도 했다. 장즈루의 가족은 “공안에서 통보를 받은 이상 변호사를 선임해 그와의 면담을 추진할 것”이라며 “공안 측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그의 구금 기간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우려했다. 이번에 이들이 일제히 검거된 것은 지난해 중반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선전시의 용접설비 제조업체 자스(佳士)과기공사(JASIC) 노조 사태에 관여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것이 이유다. 자스과기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부터 노조 결성을 추진했으나 공안 당국의 탄압으로 수십 명이 체포됐다. 이 소식을 전해듣고 노동자와 학생 100명 이상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몰려들었다. 이에 중국 전역의 노동운동가들은 물론 대학생들까지 나서 이들에 대한 지지 운동을 벌였고 큰 관심과 성원을 받았다. 홍콩의 노동운동가 제프리 크로살은 “자스과기공사 사태에 공안 당국은 매우 당황했다”며 “이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대응책은 노동자들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베이징대 외국어학원 졸업생 웨신(嶽昕)을 비롯해 베이징대 의학부 졸업생 구자웨(顧佳悅), 중산(中山)대 석사 천멍위(沈夢雨), 난징(南京)농대 졸업생 정융밍(鄭永明) 등 4명은 지난해 8월 당국에 끌려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들은 당국으로부터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는 동영상을 찍을 것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은 1978년 12월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정책을 편 이후 경제 업적을 앞세워 일당 독재의 정당성을 확보해 왔다. 2012년 말 권좌에 오른 시진핑 주석은 중국 경제의 토대를 굴뚝 산업에서 첨단기술 산업으로 탈바꿈하려고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연착륙 기대와 달리 중국 경제는 소비자, 기업의 경제 심리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장기화하는 등 각종 악재가 겹쳐 급격한 하향곡선을 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를 기록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유혈진압 이듬해인 1990년(3.8%) 이후 가장 낮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래 감소와 제조업 활동 둔화 등을 지적하며 실제 수치가 훨씬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시 주석은 총리가 관장해 온 경제정책도 총괄하고 있는 만큼 책임론에 휩싸이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는 결국 노동자의 불만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피땀’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시각이다. 지난해 시위에 참여한 선전 전자공장 임금체불 노동자 저우량(40)은 “회사에 건강을 바쳤는데 지금 나는 쌀 한 자루 살 돈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이에 중국 지도부는 반부패 사정 작업의 핵심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시 주석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게 하고, 인터넷·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사전 검열도 사실상 의무화했다. 중국 정부가 체제 안정을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권력기관을 직접 동원하고 사이버 공간에 대해서까지 통제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지난달 22일 공산당 중앙당교 세미나에 참석해 지방정부 지도자들과 중앙정부 부장(장관) 인사들에게 ‘중대한 위험’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이 장기 집권과 개혁·개방,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데 장기적이고 복잡한 시련을 맞았고 외부 환경도 험난하다”며 “경제발전과 사회 안정을 확실히 이룰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서 현재의 주요 위험을 해결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당교 세미나가 예정에 없이 급하게 잡힌 비상회의 성격이었음을 감안하면 경기 둔화가 중국 사회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중국 지도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노동자 3억명 이상이 가입한 친기업 노조인 중화전국총공회(ACFTU)에 대한 당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에게 조언하거나 노조의 단체교섭을 도와주는 노동인권 단체들을 해체했다. 제프리 크로설 CLB 홍보이사는 “중국 지도부가 대규모 시위의 재발을 확실히 막는 데 훨씬 더 엄격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이후 노동 관련 시위 때문에 구속된 이들은 150여명에 이른다. NYT는 중국 지도부가 노동시위를 잠재적인 정치적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톈안먼 시위 3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시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젊은 공산주의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노동운동을 훨씬 더 경계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자본주의를 포용해 노동자들을 착취한다며 마오쩌둥(毛澤東)이나 칼 마르크스의 이론을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계속 이런 상황에 내몰리면 시 주석의 국가 비전인 중국몽(中國夢)과 당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디애나 푸 국제정치학 교수는 “교사가 일하길 거부하고 트럭 운전사가 물품 운송을 중단하며 건설 노동자가 인프라 건설을 그만두면 꿈을 좇을 수 없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부패한 관리들이 경영자들과 결탁해 노동자들을 학대한다며 중국 남부 지역에서 독립노조의 조직을 시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바로 진압에 나섰고 관련자 50명 이상이 실종되거나 구속됐다. 푸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마르크시즘을 따르지 않는다고 외쳐 대는 것은 국가 주도 사회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항이자 거부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英타임스 “세메냐 남자 맞다고 인정할 예정” IAAF “그럴 일 없다”

    英타임스 “세메냐 남자 맞다고 인정할 예정” IAAF “그럴 일 없다”

    두 차례 올림픽과 세 차례 세계선수권 육상 여자 800m를 제패한 캐스터 세메냐(28·남아공)의 성(性) 정체성 논란은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는 것일까? 영국 일간 타임스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변호인들이 다음주 국제스포츠분쟁재판소(CAS) 심리에서 세메냐가 여자 선수로 분류됐지만 “생물학적 남성”이며 남자 선수로 분류돼야 한다고 진술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IAAF는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메냐로 대표되는, ‘성적 발달이 다른(differences of sexual development·DSD)’ 선수들을 남성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맹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히려 반대로 법적 성별을 의심 없이 받아들여 여자 종목에 출전하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다만 DSD 선수가 남자 수준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보이거나 뼈와 근육이 커지고 강해지며 남자 수준으로 헤모글로빈이 늘어난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게 된다. 따라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려면 국제대회에 나서는 이들 선수는 테스토스테론을 여자 수준으로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부터 IAAF는 400m부터 1마일까지 트랙 종목에 출전을 원하는 이들 선수는 적어도 6개월 전에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처방치 이하로 유지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을 시행하려다 세메냐와 남아공육상연맹이 CAS에 제소하는 바람에 이 결과가 나오는 다음달 26일까지 시행을 보류했다. 이에 따라 DSD 선수들은 규정이 변경되는 날짜로부터 6개월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돼 세메냐는 올 시즌 실외 대회 대부분을 뛰지 못하게 됐다. 올해 세계육상선수권은 9월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막을 올린다. 세메냐는 이전에도 IAAF에 의해 성별 검사를 받으라는 요청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그 결과는 아직도 공표되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엔 유럽경제위 “한국·일본·EU 등 40개국 생산차 자동브레이크 장치 탑재 내년 의무화”

    유엔 유럽경제위 “한국·일본·EU 등 40개국 생산차 자동브레이크 장치 탑재 내년 의무화”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40개국에서 생산하는 새 차량은 보행자나 다른 차량과의 충돌 사고 방지를 위한 자동브레이크 장치를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한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12일(현지시간) 이들 40개국이 참가한 UNECE 자동차기준조화포럼(WP29) 산하 자동 자율 및 커넥티드 차량 실무그룹(GRVA)이 이 같은 내용의 합의안을 만들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UNECE에 따르면 장착이 의무화되는 장치는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S)이다. 승용차와 소형 상용차가 대상이다. 시속 60㎞ 이하로 주행하다가 차량이나 보행자 등을 충돌할 우려가 있을 때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해야 한다. 사고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2016년에 자동차 충돌 사고로 9500명 이상이 숨졌다. 이 가운데 40%는 보행자였다. UNECE는 AEBS를 탑재하면 저속 주행시 충돌을 38%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UNECE는 이번 합의안을 오는 6월 공식 채택할 예정이다. EU와 한국, 일본, 러시아 등 GRVA 가맹국 등 40개국이 합의안에 참여한다. 다만 미국과 중국, 인도는 가맹국이 아니어서 이 방침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 탑재 의무화가 시작되면 EU에서는 연간 1500만대, 일본에서는 400만대 이상의 신차가 의무 탑재 대상이 된다. 일본은 2020년부터 신차에 자동브레이크 장치 장착을 의무화해 신차의 90%가 자동브레이크 장치를 탑재하도록 할 예정이다. EU는 2022년부터 이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국의 적용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브레이크 탑재가 실제 의무화 되면 일본과 유럽 등에서는 비탑재 차량은 판매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과 유럽 등에 수출을 하려는 국가의 업체들도 자동브레이크 탑재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공장입지 제한부터 도시숲 조성까지”… 김포시, 환경문제 개선 장단기 종합대책 나왔다

    “공장입지 제한부터 도시숲 조성까지”… 김포시, 환경문제 개선 장단기 종합대책 나왔다

    정하영 경기 김포시장은 13일 오전 시청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환경오염지역 환경 개선과 시민의 쾌적한 주거환경 보장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내놓았다. 먼저 정 시장은 “그동안 환경오염 대책이 미흡했던 데 대해 죄송하다”면서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김포환경이 악화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앞으로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공장총량제를 확실히 준수하며, 56개업종은 허가를 강력히 제한해 무분별한 공장난립을 막겠다”고 덧붙였다. 또 산업이주단지 조성에 대해서는 현재 용역의뢰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재옥 환경국장과 함께 설명한 종합계획에는 공장총량 제한을 비롯해 악취 저감대책과 위반업체 단속 강화, 영세 사업장 지원방안, 생태·필터 숲 조성안 등 장·단기간에 걸쳐 다양한 개선 방안이 담겼다. 앞서 시는 지난 7월 부시장을 비롯한 9개부서 17개 팀이 모여 환경개선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효적 대책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개별입지 억제하고 개발이익 목적 공장설립 방지 시는 무엇보다 공장총량을 제한해 개별로 들어서는 공장의 설립을 억제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말 현재 김포시에 등록 된 공장은 6347개에 이른다. 화성시·안산시 다음으로 전국에서 세번째로 공장등록 수가 많다. 공장총량제는 수도권 지역의 과도한 제조업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제조시설 면적이 500㎡ 이상인 공장의 신축과 증축·용도변경을 제한하는 제도다. 반면 산업단지와 지식산업센터, 제2종근생(제조업소), 제조시설 면적 500㎡ 미만 공장 등은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앞서 시는 제조업 관련 사업자등록증 사본과 실수요자 증빙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개발이익 목적의 공장설립을 방지하기 위한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또 같은 사람이 서로 맞닿은 땅을 분할해 각각 공장허가를 신청해도 단일사업장으로 취급해 편법적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국토부에 기준 강화 요청…계획관리 입지도 제한 시는 공장총량제 실효성을 위해 500㎡ 이상 적용대상 공장 기준을 ‘건축물 중 제조시설면적’에서 ‘건축물의 전체면적’으로 강화하도록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 법령개정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무분별한 공장입지와 개발 방지를 위한 조례의 개정도 추진된다. 시는 환경오염배출시설이 집중되는 계획관리지역의 일부 입지를 제한하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추진한다. 이에 앞서 환경보전종합계획 사전용역과 관련부서와 민관거버넌스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또 현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대상에서 제외 돼 무분별한 개발의 단초가 되고 있는 공장유도화지역의 폐지도 추진한다. 내년 ‘성장관리지역 설정기준 및 설정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주민의견 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장유도화지역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환경보전·미세먼지 종합계획 수립… 통합지침 제정 미세먼지 관리와 환경보전 등 환경정책 비전과 방향도 명확히 설정된다. 시는 오는 5월부터 12개월 간 김포 전 지역을 대상으로 환경보전종합계획 용역을 실시해 ‘2020~2029 김포시 환경보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환경보전계획에는 현안별 세부지표를 선정하고, 환경피해지역 전수 조사와 효율적 관리방안이 담긴다. 개발 사업 대응방안과 도시환경의 질 개선, 토양, 대기, 수질, 소음, 악취, 상하수도, 수자원, 폐기물 관리 등이 용역과제의 주요내용으로 포함된다. 대기오염배출시설, 운행 중인 자동차뿐 아니라 농지매립과 매립장, 공사장 등 비산먼지 발생사업장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6개 분야 30개 과제의 통합지침도 만든다. 통합지침에는 업종별 가이드라인이 설정되고 배출시설 인허가에 반영한다. 주형·주물업, 플라스틱 용해·압출업, 레미콘 제조 및 골재 파쇄업 등은 특별관리대상 사업장으로 관리카드를 작성해 정밀 관리한다. 도장시설 설치·운영 업체와 건설폐기물 재활용 업체 등 집중관리대상 사업장은 원칙적으로 밀폐시설로 설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별·계절별 미세먼지 모니터링과 발생원인 정밀 분석, 대기질 개선 종합대책과 대응매뉴얼 정립 등 미세먼지 관리종합계획이 2020년까지 수립된다. ●기업 시설개선 지원 강화…악취 저감시설은 보완 엄중한 환경단속과 함께 환경문제 해결과 시설개선 의지가 있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된다. 시는 공장등록이 돼 있고 지방세 완납을 필한 기업 중 사업장 면적이 500㎡ 미만이고 건축물 용도가 공장인 영세기업의 환경개선을 단계적으로 지원된다. 1단계로 환경전문가가 기업을 방문해 현장진단 뒤 대응방안을 컨설팅해주고, 2단계로 800만원 한도에서 대기·악취·수질 분석과 배출 인허가 등 대응 매뉴얼 개발을 지원한다. 1, 2단계 개선 절차를 완료한 기업에게는 최대 2100만원 이내 대기오염 배출 방지와 저감시설 설치와 교체, 수리비용이 지원된다. 또 전문 인력이 없거나 시설 가동 비용부담을 겪는 중소·영세 기업에 대한 대기오염방지시설 설치와 유지관리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악취 저감을 위해 자원화센터 폐기물 반입장에 악취차단용 스피드 셔터가 설치되고 자동집하시설의 이송 컨베이어는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 보완된다. 하수처리공정 일부가 노출 돼 있는 김포레코파크도 시설에 밀폐형 덮개를 설치하고 탈취시설의 용량도 늘리기로 했다. 이들 시설은 내년까지 한국환경공단의 악취기술진단을 통해 방지시설을 추가, 보완해 악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특정지역 수시점검… 환경소송 전담 변호사 선임 시는 배출업소 중심의 정기점검 외에 민원이 많고 오염이 의심되는 특정지역의 수시점검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반복해서 위반하고 행정처분을 불이행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강력히 행정집행을 실시하고, 건축부서에 통보해 무허가 건축물 제조시설 운영을 근절하기로 했다. 또 폐쇄명령 등 행정처분을 받은 사업장의 행정소송은 환경전담 변호사를 선임해 적극 대응키로 했다. 현재 28개 업체가 17건의 처분 불복 소송을 시에 제기해 진행 중이지만 법률 전문성 한계로 어려움을 격고 있다. 더불어 지난 6월 환경부 특별단속에서 특정유해물질이 검출 돼 폐쇄명령을 받은 업체들의 집단 소송도 예견되고 있다. 시는 내년 상반기 중 환경전담 변호사를 선임, 배치해 소송 대응력을 높이고 지도·점검 시 법률해석에 따른 분쟁도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한강로에 경관조림… 가로숲길·생태·필터숲 조성 미세먼지 경감을 위한 도로 경사면 경관조림과 생태숲 조성 사업도 적극 진행한다. 우선 월곶면 일대 간벌 대상 소나무를 굴채해 내년부터 김포한강로 고촌읍 전호리~운양동 용화사 6km 구간에 식재할 계획이다. 국도비를 확보해 올해부터 2021년까지 신도시, 고촌~걸포 원도심, 양촌 3곳에 도로변 미세먼지 흡착량을 높이기 위한 가로숲길을 조성한다. 앞서 시는 걸포사거리~김포한강로 구간의 기존 가로수에 더해 상록수인 선주목 159주를 식재해 미세먼지 저감형으로 구조를 개선했다.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완충지역에 황사·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다층림 구조의 생태·필터 숲 조성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기존 산업단지의 녹지를 다층림 필터 숲으로 리모델링하고 향후 산단 및 개발계획 수립 때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개선을 위한 녹지축 확대를 사업자와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정하영 시장은 “교통·교육·보육과 함께 환경문제가 가시적으로 해결되지 않고는 시민행복과 김포가치를 말할 수 없다”면서 “김포에서는 법규를 준수하고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 기업만이 생존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한 환경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취객 주먹 언제 날아올지…” 공포 속 택시 기사

    “취객 주먹 언제 날아올지…” 공포 속 택시 기사

    운전사 3명 중 1명꼴 승객 폭언 경험 승차거부 신고·사납금 탓에 취객 태워 지자체 보호벽 시범 설치 단발성 그쳐 “블랙박스 설치 의무화 등 대안 필요”“택시 기사치고 취객하고 시비 안 붙어 본 사람이 있을까요? 그냥 눈을 피하는 게 상책이죠.”(50대 서울 택시 기사 임모씨) 지난 10일 만취 승객이 여성 택시 기사를 무차별 구타해 뇌출혈 상태에 빠뜨렸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11일 취재진과 만난 택시 기사들은 “남 일 같지 않다”며 착잡해했다. 취객은 택시 기사들이 꼽는 ‘기피 고객’ 1순위다. 고립된 차 내에서 폭언·폭행을 일삼는 취객들로부터 기사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택시 기사들은 술 취한 손님을 상대하는 일상적 두려움을 취재진에 털어놨다. 임씨는 “크게 맞지 않는 한 경찰서에 가도 별수 없다”면서 “반말과 욕설로 화풀이하는 밤손님이 많아 가급적 말을 안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 원모(61)씨는 “차에 토해 그날 영업을 못 하게 만들거나 돈 내지 않으려고 택시가 멈추기도 전에 문을 열고 도망가는 취객도 많다”면서 “비틀거리는 승객이 보이면 안 태우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2017년 5년간 경찰에 접수된 운전자 폭행 사건은 1만 5422건에 달했다. 이복임 울산대 간호학과 교수가 2016년 발표한 ‘택시운전원의 고객응대 노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택시 기사는 3명 중 1명꼴(33.7%)로 승객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협이나 굴욕적 행동을 경험한 비율은 12.3%, 신체적 폭력 경험도 6.1%였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택시 기사를 보호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일본에서는 승객이 타는 보조석·뒷좌석과 운전석을 분리하는 보호벽 설치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7년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부에서 택시 140여대에 보호벽을 시범 설치해 운행했다. 서울시도 2014년 여성 운전자 30명을 대상으로 택시에 보호벽을 설치했다. 하지만 단발성 사업에 그칠 뿐 보호벽 전면 도입을 시행한 지방자치단체는 없다. 승객과 기사에게 모두 불편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영만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은 “취객의 폭언·폭행이 빈번하지만 기사는 승차거부 신고를 당하거나 사납금을 채우기 어려울까 봐 안 태우기 어렵다”면서 “최소한 보호벽이나 블랙박스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를 최대한 떨어뜨린 택시용 차량을 개발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열린세상] 다 같이 나이 먹는 것, 이제 그만/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다 같이 나이 먹는 것, 이제 그만/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설 연휴가 끝났다. 1월 1일에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했지만 왠지 완결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준다. 설이 지나면서 비로소 우리는 온전히 새해를 맞이하고, 나이도 다 같이 한 살 더한다. 온 국민이 새해를 맞이하면서 동시에 나이를 한 살 더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해가 바뀔 때 온 국민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은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왜 우리는 생일이 제각기 다름에도 새해를 맞이하면서 동시에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일까. 갓 태어난 아기의 나이를 한 살이라고 계산하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이 있다. 유교문화를 가진 동아시아 지역 국가에서 주로 사용됐다는 태중 나이 계산법을 우리가 따르기 때문이란다. 아기가 어머니 뱃속에 있던 시기를 나이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가 바뀔 때 온 국민이 한 살씩 더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에서 이렇게 나이를 대충 계산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학생들은 자기소개를 할 때 거의 예외 없이 나이부터 밝힌다. 나이는 대단한 기준이다. 친해지려면 ‘나이’를 알아야 한다. 나이를 안다는 것은 ‘형이냐 아우냐’를 정한다는 의미다. 새로 만난 관계에서는 대체로 나이로 서열을 정하고 나야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안정기에 접어든다. 조직에서도 나이가 직급이나 역할, 능력 등의 요인에 비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나이 어린 친구가 상사로 왔는데, 이건 나보고 회사를 떠나라는 얘기다’라거나 ‘나이가 많은데 부하 직원으로 있어서 일 시키기가 어렵다’는 등 나이를 대단히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우리의 나이 계산법은 한마디로 한국적 관습과 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개개인의 생일이라는 의미 있는 정보를 무시하고 ‘크게 하나로 퉁치는 계산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개별화, 개인화보다는 집단화, 획일화가 지배적으로 작동해 온 사회적 관습의 영향이 크다. 그런데 집단화, 획일화는 대체로 편리하긴 하지만 터무니없는 오류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12월 31일에 태어난 사람은 바로 그다음날인 1월 1일에 태어난 사람보다 평생 한 살 더 많은 ‘연장자’로 살게 된다. 속설이긴 하지만 ‘아홉수’라는 것이 있다. 아홉,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등 십자리가 바뀌기 직전의 해에 운수가 좋지 않다는 의미를 가진다. 아홉수가 비합리적인 개념이라는 비판은 접어 두고 이 아홉수를 계산하는 방식이 엉터리다. 생일이 1월이든 9월이든 아홉수는 1월에 시작해서 12월에 끝난다. 온 국민이 새해를 맞으면서 동시에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도 이제 그만둘 때가 되었나 보다. 올해 1월에만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한국식 나이를 폐지하고 만 나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해 달라’는 청원이 10여건 이상 올라왔다. 때마침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은 ‘연령 계산 및 표시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공문서에 만 나이 기재를 의무화하고, 일상생활에서도 만 나이로 연령을 계산·표시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다. 나이 계산을 정확하게 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개인화를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의 사고방식과 맞닿아 있다.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나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의 특징으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개별화, 개인화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와 같은 책에 호응하고,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세대, 그리고 남들과 똑같은 대량생산 제품보다는 나만의 맞춤형 상품, 스몰브랜드를 좋아하는 세대에게 집단으로 동시에 나이를 먹는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나이를 개인의 생일을 기점으로 계산하게 되면 나이의 개인화가 이루어질 것 같다. 너의 나이와 나의 나이가 집단으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성을 가진 개인의 날들을 토대로 계산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이의 중요성이나 나이로 인한 서열화가 줄어들지 않을까. ‘개인’이 묻히고 ‘집단’이 강조되는 나이 계산법,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만 나이의 일상화로 온 국민이 한 살에서 두 살 어려지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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