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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다잉’ 등 죽음의 질 높은 나라 1위 영국...한국은 18위

    ‘웰다잉’ 등 죽음의 질 높은 나라 1위 영국...한국은 18위

    영국이 ‘세계에서 죽기 가장 좋은 나라’ 1위로 꼽혔다. 이 통계는 죽음의 목전에서 방문할 수 있는 병원의 수, 병원 의료진의 수와 질, 죽음을 앞두고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혜택과 질, 죽기 직전까지 지불해야 하는 의료비용 등의 항목을 나라별로 평가한 것이다. 영국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주관하는 ‘2015 죽음의 질 지수’ 통계에서는 영국이 100점 만점에 93.9점을 받아 1위를 거머쥐었다. 호주(91.6점), 뉴질랜드(87.6점), 아일랜드(85.8점), 벨기에(84.5점) 등지의 국가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미국은 9위(80.8점), 프랑스는 10위(79.4점)에 올랐으며, 10위권 안에 든 아시아 국가는 대만(6위, 83.1점) 한 곳 뿐이다. 한국은 73.7점으로 18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같은 통계의 30위에 비해 12계단 상승한 기록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하위권 국가 중 점수가 가장 낮은 나라는 이라크로 조사됐다. 이라크는 100점 만점에 12.5점으로 ‘죽음의 질’ 지수가 가장 최악인 나라로 꼽혔다. 방글라데시(14.1점), 필리핀(15.3)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각각 79위, 78위를 차지했고, G2대열에 들어선 중국은 23.3점으로 전체 국가 중 71위에 오르는 오명을 썼다. 이번 조사는 총 8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절반가량의 국가만이 ‘웰-다잉’(Well-dying)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이코노미스트지 인텔리전스 유닛(Inteligence Unit) 측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제한적인 의료진과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의 부족 등의 원인 탓에 기초적인 의료혜택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71위를 차지한 중국의 경우 인구수와 인구의 평균연령 증가에 비해 매우 취약한 의료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신해철 같은 사고 나면… ‘의사보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해철 같은 사고 나면… ‘의사보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는 27일은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1주기다. 최근 고인의 유족이 병원장을 상대로 20여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의사배상책임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보험은 의사가 감당하기 힘든 거액의 배상금을 보험사가 대신 내주는 것이다. 안정적인 진료와 환자 권익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인 만큼 운전자보험처럼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률적으로 의무 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의사배상책임보험 가입 건수는 지난달 7일 현재 현대해상 2583건, 한화손보 1413건 등 총 4235건이다. 의사협회공제조합을 통한 가입도 7324건에 불과하다. 반면 의료분쟁 건수(공인기관 접수 및 소송 기준)는 2000년 1674건에서 2013년 5302건으로 3배 넘게 뛰었다. 지난해 A씨 부부는 갓 낳은 아기를 뇌손상으로 잃었다. 의료진이 신생아 입안에 있던 이물질을 제때 제거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A씨 부부는 의료진을 상대로 2억 7000만원의 피해보상을 청구했고 법원은 의사의 과실을 60% 인정했다. 해당 의사는 보험을 통해 1억 6000만원을 지급했다. 이렇듯 순기능이 큰데도 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까닭은 ‘손해 보는 장사’라고 여기는 병원들의 인식 탓이 크다. 연간 1000만~2000만원인 보험료에 비해 보장 범위가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공제조합의 경우 1000만~3억원, 손보사는 1억~2억원이 보상 한도의 최대치다. 그런데 산부인과 등에서는 해마다 1100만원가량을 보험료로 내야 한다. 미국, 스웨덴, 프랑스, 덴마크 등 14개국에서는 의사배상책임보험이 의무 가입 조항이다. 미국은 병원이 자체적으로 보험사를 운영하거나 배상 한도를 넘는 부분은 정부에서 보상하기도 한다.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두고서는 의료계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이동욱 대한평의사회 대표는 “의료가 공공성을 띠고 대부분의 국민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운전자보험처럼 의사배상책임보험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개개인 의사들이 소신 있게 진료하고 환자들의 권익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병원이 파산할 정도로 배상 금액이 높게 나오는 만큼 보상 한도를 현실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의사협회 관계자는 “보험이라는 게 위험(리스크)을 분산시키기 위해 드는 것인데 의료 분야마다 위험도가 다르고 필요성도 다르다”면서 “의사협회공제조합이 비슷한 기능을 하는 상황에서 국가가 (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보험업계는 “지금도 보험료가 낮은 수준”이라고 항변한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말로만 의료관광 활성화를 외칠 게 아니라 의료사고 보상책을 다각도로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신해철 같은 사고 나면… ‘의사보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해철 같은 사고 나면… ‘의사보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는 27일은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1주기다. 최근 고인의 유족이 병원장을 상대로 20여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의사배상책임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보험은 의사가 감당하기 힘든 거액의 배상금을 보험사가 대신 내주는 것이다. 안정적인 진료와 환자 권익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인 만큼 운전자보험처럼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률적으로 의무 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의사배상책임보험 가입 건수는 지난달 7일 현재 현대해상 2583건, 한화손보 1413건 등 총 4235건이다. 의사협회공제조합을 통한 가입도 7324건에 불과하다. 반면 의료분쟁 건수(공인기관 접수 및 소송 기준)는 2000년 1674건에서 2013년 5302건으로 3배 넘게 뛰었다. 지난해 A씨 부부는 갓 낳은 아기를 뇌손상으로 잃었다. 의료진이 신생아 입안에 있던 이물질을 제때 제거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A씨 부부는 의료진을 상대로 2억 7000만원의 피해보상을 청구했고 법원은 의사의 과실을 60% 인정했다. 해당 의사는 보험을 통해 1억 6000만원을 지급했다. 이렇듯 순기능이 큰데도 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까닭은 ‘손해 보는 장사’라고 여기는 병원들의 인식 탓이 크다. 연간 1000만~2000만원인 보험료에 비해 보장 범위가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공제조합의 경우 1000만~3억원, 손보사는 1억~2억원이 보상 한도의 최대치다. 그런데 산부인과 등에서는 해마다 1100만원가량을 보험료로 내야 한다. 미국, 스웨덴, 프랑스, 덴마크 등 14개국에서는 의사배상책임보험이 의무 가입 조항이다. 미국은 병원이 자체적으로 보험사를 운영하거나 배상 한도를 넘는 부분은 정부에서 보상하기도 한다.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두고서는 의료계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이동욱 대한평의사회 대표는 “의료가 공공성을 띠고 대부분의 국민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운전자보험처럼 의사배상책임보험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개개인 의사들이 소신 있게 진료하고 환자들의 권익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병원이 파산할 정도로 배상 금액이 높게 나오는 만큼 보상 한도를 현실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의사협회 관계자는 “보험이라는 게 위험(리스크)을 분산시키기 위해 드는 것인데 의료 분야마다 위험도가 다르고 필요성도 다르다”면서 “의사협회공제조합이 비슷한 기능을 하는 상황에서 국가가 (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보험업계는 “지금도 보험료가 낮은 수준”이라고 항변한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말로만 의료관광 활성화를 외칠 게 아니라 의료사고 보상책을 다각도로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여래와 예수로 본 동서양의 조형원리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여래와 예수로 본 동서양의 조형원리

    필자의 원래 전공은 불상조각이지만 불화(佛畵)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특히 괘불(掛佛)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2004년 9월 통도사 괘불전시실에서 전남 해남의 달마산 미황사 괘불을 조사하면서 문득 불화에 눈을 뜨는 감동적 순간을 체험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깨달음의 첫 단추를 열었을 뿐이었다. 인생과 학문을 닦는 과정은 단계를 밟아 일시에 깨닫는 점수돈오(漸修頓悟), 단번에 진리를 깨친 뒤 번뇌와 습기를 차차 소멸시켜 가는 돈오점수(頓悟漸修)의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라는 것을 나름으로 깨달았다. 이후 불화의 연구는 속도가 붙었고 국내외에서 관련 논문과 저서를 세상에 냈다. 눈을 떴다고 하나 또 다른 참된 깨달음은 훨씬 후에 일어났다. 안방 머리맡에 미황사 괘불의 상반신으로 만든 포스터를 붙여 놓았다. 애수(哀愁)에 잠겨 있는데 그런 얼굴은 처음이었다. 어느 날 여래의 머리 선이, 붕긋붕긋한 머리털 중간에 있는 이른바 중간육계(中間肉髻·살이 불룩 솟아 상투 같은 모양)와 연결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다시 머리 맨 위에 정상육계(頂上肉髻)가 있는데, 그때까지 그 두 개의 육계 관계를 세계 학계는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상 계주건 중간 계주건 골육이 융기하되 상투 같아서 육계라 하며, 불상 32상 중 하나인 존귀상으로 알려져 있다. 또 머리칼이 돌고 있어서 이른바 나발(髮·소라껍질 모양으로 돌아 올라간 머리칼)의 형태를 짓고 있다. 그 육계의 연원은 흔히 불교경전에서 찾으려 했다. ‘중아함경’이나 ‘방광대장엄경’ 등은 “정수리에 육계가 있어 둥글고 가지런하며 머리칼은 소라처럼 오른쪽으로 돌아 오른다”고 설명한다. 모두 ‘머리칼이 나발임’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래의 머리에는 머리칼이 있을 수 없다. 원래 인도 본토 마투라에서 만들어진 불상의 머리에는 하나의 큰 소라 모양이 솟아 있으며, 그다음 단계에서는 작게 도르르 말린 머리칼이 수없이 덮여 있다. 간다라 지방에서는 그리스·로마의 영향을 받아 곱슬머리로 표현했다. 그런데 마투라건 간다라건 머리칼이라 부르는 것은 모두 영기문으로, 제1영기싹으로 나타내어 여래와 보살로부터 발산하는 영기문임을 알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실에서 보는 곱슬머리나 상투를 가지고 육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육계의 본질을 어찌 알 것인가. 필자는 미황사 괘불의 석가여래 머리를 과감히 깎았다⑥, ⑦.그러나 깎은 것은 머리칼이 아니라, 제1영기싹이 연이어 여래로부터 발산하는 강력한 기운을 나타낸 붕긋붕긋한 영기문이었다. 그것이 여래의 본질인 큰 보주를 가리고 있었다. 영기문을 제거하니 2000여년 만에 여래의 신비한 모습이 나타났다. 즉 솟아오른 여래의 머리가 보주화(寶珠化)해 맨 윗부분에 구멍이 있지 않은가. 그 구멍으로부터 하나의 보주가 솟구쳐 나오고, 다시 그 보주로부터 강력한 두 줄의 영기문이 나와 서로 나선형으로 꼬이며 양쪽으로 뻗어 나가다 태극을 이루고 다시 강력히 뻗어 나가 우주에 충만해진다. 불교경전들은 결국 정답을 주지 못했다. 여래는 용과 마찬가지로 보주의 집적이었다. 여래로부터 하나의 보주가 나오지만 무량한 보주를 발산해 대우주에 가득 찰 것이다. 하나의 보주에서는 무량한 보주가 나온다. 한 분의 용으로부터 무량한 보주가 나오듯이…. 이제 기독교에서 예수의 본질을 파악해 보기로 하자. 아칸서스라고 알고 있는 조형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서양미술사 내지 문화사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지 알았다. 그러나 아직 충분한 증명은 부족해 본격적인 영기화생 조형을 해석하려 한다. 서양미술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아칸서스에 대해 의문을 가지며 여러 가지 아칸서스의 조형에 대해 생각하고 채색분석하는 동안 문양집에서 불과 27x21㎝에 불과한 흑백 삽화를 접했다. 이른바 아칸서스가 가득한 그림이었다. 스캔하여 확대해 본 결과 엄청난 조형들을 발견했다. 작고 흐려서 안 보이는 부분이 많았으나 백묘를 뜨고 채색분석에 들어갔다. 수많은 보주들과 영기잎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전개해 가는데, 중심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이 있다. 만일 이것들을 보석이나 아칸서스로 보면 아무 의미가 없어지지만, 영기잎과 보주로 보면 기독교 미술의 매우 중대한 신비와 상징이 드러난다. 프랑코 왕국의 샤를 2세(823~870), 별칭으로 ‘샤를 대머리’라고 불리는 왕에게 헌정된 미완성의 ‘미사 전례 기도집’에 뛰어난 삽화 여섯 장이 들어 있다. 그러니까 일종의 필사본 정밀 삽화로 불교회화로 치면 사경변상도(寫經變相圖)에 해당한다.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사제와 미사에 쓰이는 기도집이다. 870년에 제작된 것으로 지금 파리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삽화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장면은 죽음과 부활을 동시에 보여 준다①. 필자가 처음 접한 흑백사진이다. 영기화생론으로 채색분석하면서 해석해 보자. 전체 그림을 그려서 채색분석하자면 너무도 가슴 벅찬 많은 상징과 세밀한 그림이 치밀하게 그려졌기 때문에 한 회로 끝낼 수 없다. 3년 전에 분석한 것을 부족하나마 싣고, 십자가 오른쪽의 위아래로 긴 장방형 안의 조형은 원래 그림에서는 너무 비좁아 따로 채색분석했다. 가운데 십자가를 중심으로 자세히 새로 다시 그리고 채색분석했다②. 맨 밑 부분의 영기문을 보자. 중심에 빨간 작은 보주들과 일체를 이루는 복잡한 매듭들을 채색분석해 보니 그 흐름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전체에서는 세부가 보이지 않으므로 부분을 확대하기로 한다. 맨 밑에 좌우로 긴 영기문을 시발점으로 상하좌우로 복잡하게 전개한다. 좌우로 뻗어 나가 십자가 양옆 공간을 가득 채우고, 위로 올라가 십자가가 화생한다. 자세히 보면 제3영기싹의 제1영기싹 끝에서 각각 초록색과 붉은색 영기문이 생겨나 복잡한 매듭과 보주들을 거쳐 십자가로 연이어 감으로써 십자가는 영기문이 된다. 십자가가 영기문이라면 모두가 의아해할 것이지만, 조형을 따라가 보면 그렇지 아니한가. 제3영기싹의 위치도 매우 중요한 것을 보면 삽화 작가는 누군지 모르지만 무명의 뛰어난 장인임이 틀림없다. 양쪽으로 십자가가 올라가는가 하면 예수의 양쪽 팔이 뻗어 못 박힌 횡으로 긴 십자가는 아랫부분의 매듭으로 얽힌 영기문을 축소한 영기문, 제3영기싹의 제1영기싹 끝에서 생긴 영기문이 뻗어 나와 좌우 십자가를 완성하며 십자가 전체가 양쪽의 영기문과 아래 영기문에서 화생한 셈이다④, ⑤. 즉 십자가가 영기화생하고, 그 영기화생한 십자가에서 예수가 화생한다. 이미 조형적으로 죽은 예수가 영기화생하고 있다. 화생(化生)의 개념은 서양의 문자언어에는 없지만 조형언어에는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예수님 자체의 못 박힌 손과 발에서 피가 흐르는데 보주로 표현하고 있다. 생명의 피다. 옆구리의 창에 찔린 자리에서도 피가 아니라 보주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예수의 머리가 보주로 이루어져 있다. 불교 여래의 머리가 보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지 않은가. 예수가 자리 잡은 노란색 공간은 공간이 아니라 영기의 넓은 띠다. 양쪽 맨 가의 제1영기싹 공간에서 넓은 아칸서스 모양으로 끝나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 영기잎 줄기마다 보주들과 겹쳐 있다. 끝으로 광배. 둥근 광배는 보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광에서 반복하고 있는 십자가도 보주들로 이루어져 있다. 영기문과 보주들로 이루어진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전체 이미지는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뱀. 그러나 뱀이 아니다. 용성을 지닌 영기문이다. 놀랍게도 만물생성의 근원인 제3영기싹에서 화생하고 있다. 그 영기문의 입에서 다시 양 가닥의 영기문을 토해 내고 있다. 뱀만 다시 채색분석한다③. 뱀에서 중요한 것은 부활의 상징성이다. 부활이라는 상징을 놀랍게도 영기화생으로 표현했다. 전체 그림에서 십자가 부분 외의 모든 부분은 힘찬 영기잎들과 보주들로 이루어져서 중심의 예수와 십자가를 화생시키고 있다. 예수의 ‘영기화생’은 예수의 ‘부활’과 일치한다. 뱀은 부정적인 이미지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동시에 오래전부터 두렵고 신성한 존재로 여겨 와서 여러 신화나 설화 속에서 신에 버금가는 존재로 등장한다. 뱀의 특성과 연관돼 있다. 뱀은 죽을 때까지 쉼 없이 탈피하는 동물이므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다시 살아난다고 생각했고, 뱀은 부활·치유·재생의 대명사가 됐다. 그래서 많은 의료기관이 뱀을 심벌로 사용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죽음 및 재생과 관련된 신으로는 오시리스, 아도니스, 예수, 미트라 등이 있다. 세계적으로 심리학, 종교학, 신화학 등에서 뱀과 신의 부활이라는 주제가 심도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십자가 위에 해와 달이 의인화돼 표현되어 있는데,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와 반드시 함께 나타나는 해와 달에 대해서는 놀라운 도상들이 그리스 이래 수없이 나타난다. 놀랍게도 이 십자가를 화생시킨 맨 아래 매듭과 무량한 보주들에서 양쪽으로 뻗어 나간 긴 영기문에서 십자가 좌우에 가득 찬 영기문으로 발산하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의 글씨, ‘Te igitur’(테 이구투르)는 미사통상문으로 우리나라에서는 ‘Te igitur’(당신께 그러므로), 이 부분을 빼고 다음과 같이 번역해 사용하고 있다. 즉 ‘인자하신 아버지 (당신께 그러므로)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간절히 청하오니….’ 아칸서스, 팔메트, 반 팔메트, 인동문(Honey Suckle), 장미, 모란, 덩굴, 석류, 메달리온, 거북~귀갑문, 그로테스크, 스파이럴(渦), 파문(巴文), 만(卍)자문, 뇌문(文), 칠보(七寶) 등 수없이 많은 잘못된 용어들을 바로잡아 가는 동안 새로운 조형의 세계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연재의 마지막 부분은 아칸서스라고 하는 하나의 틀린 용어를 바로잡아 가면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전혀 새로이 해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므로 35회에 걸친 이번 연재는 우리가 ‘비의(秘儀)의 무대’를 지나가다가 장막을 한 손으로 걷어 올리며 힐끗 한 번 안쪽을 엿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의 모든 종교는 궁극적으로 밀교(密敎)의 속성을 지닌다. 조형언어란 그런 의미에서 밀교적 언어다. 필자가 말하는 ‘인류’란 ‘동서고금’이다. 부분만 연구해서는 인류를 만날 수 없다. 필자는 동서고금의, 즉 인류 조형예술의 비밀을 풀어 내고 있다. 보이지 않았던, 무엇인지 몰랐던 조형의 본질을 풀어 내고 더 나아가 우리가 전부였다고 생각했던 빙산의 일각의 엄청난 오류를 고쳐 나가고 있다. 인류 문화에 대한 근본적 인식 변화가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기화생론’은 인류 조형예술의 기원을 푸는 열쇠가 돼 미래의 새로운 길을 열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용이란 조형의 본질을 파악해 보니 모든 조형이 용 하나에 수렴됨을 알았다. 봉황과 식물 모양 영기문들은 모두 용이나 용성(龍性)으로 귀결한다. 용의 조형은 변화무쌍해 ‘주역’(周易)에 자주 나타난다. 용의 조형에서 추출한 제1, 제2영기싹과 보주 등으로 모든 보이지 않았던 조형들이 완벽히 풀린다. 지금까지 동양과 서양은 전혀 다른 것으로 모든 사람들은 생각해 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거대한 빙산의 조형 원리는 동서양이 똑같았다. 세계는 하나라는 것을 증명했다. 동서양의 조형 5000여점을 채색분석해 얻은 성과다. 1㎜의 오차도 없다. ‘세계조형예술, 용으로 읽다’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했을 때부터 가장 염려했던 분은 국제정치학이 전공인 필자의 형 강범석 명예교수다. 매번 가슴 졸이며 연재를 정독하고 이메일로 논평을 해 왔다. 한 해 가까이 과분한 지면을 베푼 서울신문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내내 긴장과 환희,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의 나날이었다. 필자의 학문적 생애의 작은 매듭을 짓는다. 모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죽기 가장 좋은 나라’ 한국은 18위…1위는?

    ‘죽기 가장 좋은 나라’ 한국은 18위…1위는?

    영국이 ‘세계에서 죽기 가장 좋은 나라’ 1위로 꼽혔다. 이 통계는 죽음의 목전에서 방문할 수 있는 병원의 수, 병원 의료진의 수와 질, 죽음을 앞두고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혜택과 질, 죽기 직전까지 지불해야 하는 의료비용 등의 항목을 나라별로 평가한 것이다. 영국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주관하는 ‘2015 죽음의 질 지수’ 통계에서는 영국이 100점 만점에 93.9점을 받아 1위를 거머쥐었다. 호주(91.6점), 뉴질랜드(87.6점), 아일랜드(85.8점), 벨기에(84.5점) 등지의 국가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미국은 9위(80.8점), 프랑스는 10위(79.4점)에 올랐으며, 10위권 안에 든 아시아 국가는 대만(6위, 83.1점) 한 곳 뿐이다. 한국은 73.7점으로 18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같은 통계의 30위에 비해 12계단 상승한 기록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하위권 국가 중 점수가 가장 낮은 나라는 이라크로 조사됐다. 이라크는 100점 만점에 12.5점으로 ‘죽음의 질’ 지수가 가장 최악인 나라로 꼽혔다. 방글라데시(14.1점), 필리핀(15.3)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각각 79위, 78위를 차지했고, G2대열에 들어선 중국은 23.3점으로 전체 국가 중 71위에 오르는 오명을 썼다. 이번 조사는 총 8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절반가량의 국가만이 ‘웰-다잉’(Well-dying)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이코노미스트지 인텔리전스 유닛(Inteligence Unit) 측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제한적인 의료진과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의 부족 등의 원인 탓에 기초적인 의료혜택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71위를 차지한 중국의 경우 인구수와 인구의 평균연령 증가에 비해 매우 취약한 의료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홍릉 ‘글로벌 창조지식과학문화단지’, 지역발전과 연계한 체계적인 개발계획이 필요”

    “홍릉 ‘글로벌 창조지식과학문화단지’, 지역발전과 연계한 체계적인 개발계획이 필요”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협력해 올바른 개발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해야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은 기획재정부가 추진하는 홍릉 내 ‘글로벌 창조지식과학문화단지’ 조성계획에 대한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문제점들이 있다고 밝혔다. 신계륜 의원 측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홍릉 연구단지 내 국책연구기관(KDI, 산업연구원)의 세종시 이전에 따른 공실상태인 부지와 건물의 활용을 위해 ‘글로벌 창조지식과학문화단지’ 조성을 연구용역으로 줬으며 이미 47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최초의 공공연구단지로서 한국의 경제발전을 견인한 홍릉연구단지의 정체성과 역사상을 보존하되 미래지향적,시민친화적 개방형 공간을 마련한다는 의미로 계획됐다. 오는 2017년 개관 목표로 지식협력단지(한국경제발전관-KDI 본관,신관 7368㎡, 글로벌지식교류센터-KDI 별관 4748㎡)와 ‘문화창조아카데미’를 조성한다. 한국경제발전관은 전시기능, 교육기능, 전시 및 교육관련 연구기능을, 글로벌지식교류센터는 교류협력기능, 컨벤션 기능, 국제기구 유치를 통한 교류 활성화 기능을 한다. 또 문화창조아카데미는 최고급 융복합 콘텐츠 전문 창의인재 육성과 콘텐츠 산업의 혁신 주도 그리고 미래형 글로벌 콘텐츠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홍릉 내 ‘글로벌 창조지식과학문화단지’ 조성계획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첫째, 홍릉지역이 국책연구기관의 밀집으로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한 공은 있지만 그 동안 지역사회와의 단절 그리고 지역경제의 장애요인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지역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발전의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활용계획을 보면 기존 건물 리모델링 중심으로 점(點)적인 개발과 자체 프로그램 운영에 갇혀있고, 낙후된 홍릉 일대와 동북부 지역 전체 발전의 입체적인 개발계획이 전혀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 둘째, 서울시의 동북권 개발계획 및 홍릉 의료혁신지구 계획과 전혀 연계돼있지 않아서 ‘시너지 창출을 고려하고 기관간 상호협의를 통해 연계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발표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셋째, 문화체육부가 추진하는 ‘문화창조아카데미’ 조성사업과 함께 검토되지 못하고 있고, 고려대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KU-MAGIC(Medical Applied R&D Global Initiative Center) 계획도 전혀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는 정릉 캠퍼스에서 시작해 바이오 메디컬 분야의 고급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첫발을 딛고 있으며 안암역 인근의 최첨단 복합의학 연구센터를 준비하면서 이 지역에서 홍릉,안암-정릉을 잇는 바이오 메디컬 벨트를 건설할 계획에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은 이 같은 문제점들에 대한 대안도 다음과 같이 내놓았다. 첫째, 인접지인 성북구,동대문구 등의 지역과 협조해 환경조사와 여건 분석 등을 시행하고 그것을 토대로 홍릉일대 및 동북지역 4구 전반에 대한 지역발전과 연계한 체계적,입체적 개발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홍릉 내 유관기관의 발전계획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서울시 및 홍릉포럼, 유관기관, 자치구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협력해 올바른 개발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셋째, 문화체육부에서 추진하는 ‘문화창조아카데미’ 조성사업과 분리하지 말고 연계하며 더 나아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고려대 등 이 지역 우수 대학 및 연구기관들과 연계하는 ‘삼각 창조문화벨트’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서울시의 홍릉일대 바이오 의료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계획 및 고려대의 KU-MAGIC 계획과 연계해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다섯째, 기타 지역 내에 글로벌 R&D 지원센터(성북구 종암동 국민은행 전산센터), 글로벌지식산업센터(성북구 종암동 고려상가 일대), 바이오 의료 R&D센터(성북구 월곡동 공공청사) 등을 연계해 조성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美·日, 中과 경제패권 경쟁… 한국 車부품 美서 직격탄 맞을 듯

    美·日, 中과 경제패권 경쟁… 한국 車부품 美서 직격탄 맞을 듯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로 관세가 철폐되는 일본 자동차 부품의 가격 경쟁력이 우세해짐에 따라 우리의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한국 자동차 부품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저가 지속될 경우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품질 제고와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동차는 일본 직수입 메이커의 경쟁력이 높아져 자동차 수출에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내년 1월 한·미 FTA를 맺은 지 5년째가 돼 자동차 대미 수출에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선점 효과로 인한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이 강세를 보이는 기계류 역시 대일 경쟁력 약화로 부정적 영향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첨단소재를 비롯해 석유화학 분야의 고급 제품들도 일본 우세로 수출 경쟁력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 최근 글로벌화, 디지털화 추세인 서비스·전자상거래 분야는 TPP로 인해 참여 개발도상국(말레이시아, 페루, 칠레 등)들이 기존 FTA 대비 높은 수준으로 자국 서비스 시장을 개방할 경우 국내 서비스 산업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분야 역시 한·미 FTA 수준으로 규범과 시장이 개방되면서 국내 금융서비스 기업이 아시아, 중남미로 해외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 철강 업종 등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자업종은 주력 품목인 휴대전화 등이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203개 항목이 전 세계적으로 무관세로 진행되고 있는 데다 연내 ITA 2차 협정이 타결되면 의료기기, 반도체, 영상·음향기기 등 201개가 추가로 개방된다. 철강은 일본 제품의 가격대가 높아 관세인하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 우리나라의 TPP 가입은 일러야 2018년 또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9일 캐나다 총선에 이어 미국 대선이 내년 11월에 있어 비준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데다 가입에 따른 12개국의 동의와 농수산물 추가 개방으로 예상되는 가입비용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중 FTA 진행과 한·미 FTA 비준 속에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다 가입 시기를 놓친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월 민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TPP 전략포럼’을 통해 산업계에 미칠 영향력을 분석하고 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지연의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1) 그 많던 비디오 가게는 왜 보이지 않을까?

    [김지연의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1) 그 많던 비디오 가게는 왜 보이지 않을까?

    아들이 올해 졸업반인데 취업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들처럼 스펙도 쌓고 인턴도 해보지만 문은 좁다. 면접에서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질문들을 받는 날이면 풀이 죽어 집에 온다.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핀테크, 비콘 같은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막상 질문을 받으면 대답이 쉽지 않다. 요즘 IT(정보기술)가 마케팅, 금융, 의료, 패션 등과 만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있어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깊이 있게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본적인 개념, 동향, 이슈 정도는 얕게라도 두루 알고 있어야 한다. 직장인이 이런 변화의 흐름을 놓치면 회사 생활이 힘들어진다. 경영자들은 보고서 한 줄, 회의 때 말 한마디로도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28년 동안 IT를 업으로 살아왔지만 지금처럼 변화가 빠르고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때도 없었다. 일천한 경험이지만 힘겹게 직장 생활을 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한다.  현대 경영학의 3대 구루(guru·존경할만한 스승) 중 한 명인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는 ‘지능형 상호 연결 제품(Smart, Connected Product)’이 제3의 IT 변혁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기존의 변혁이 생산성을 높이고 가치사슬을 바꾸어 놓았다면, 새로운 물결은 산업의 구조와 경쟁의 본질까지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을 주도하는 것은 IT의 두 축인 ‘연결’과 ‘지능’이다. IT는 대략 10년을 주기로 큰 변화가 있었다. 1990년대의 모뎀으로 컴퓨터를 연결한 PC통신을 거쳐 2000년대에는 초고속 인터넷이 등장했고 2010년대에는 스마트폰, 무선 인터넷, SNS로 대표되는 모바일이 사람을 연결했다. 또 다른 10년, 사람과 사물과 정보가 모두 지능형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초연결 사회(hyper-connected society)로의 진입이 시작됐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는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기도 하고 직장과 사업을 한 순간에 앗아가기도 한다. 지금은 컴퓨터 속의 저장 아이콘으로만 남아 있는 플로피디스크, 한때 동네마다 성업했던 비디오 대여점, 지하철 입구에서 나누어 주던 무가지는 이제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중개업, 음식점, 택시 업계도 스마트폰 앱으로 무장한 비즈니스의 등장으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게 됐다. 컴퓨터가 신문기사를 작성하고 주식을 거래하거나 재판의 판례도 조사한다. 옥스퍼드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10~20년 이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새로운 10년을 고민하고 나만의 필살기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회사도 자기 업무 하나만 아는 I자형보다는 한두 분야의 깊이 있는 전문성과 폭넓은 지식을 갖춘 T자, π자형 인재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먼저 모든 것을 연결한다는 사물인터넷부터 이야기해보자. 최근 IT 정책, 대기업의 전략, 스타트업 사업 계획, 심지어 초등학생 경진대회에서까지 사물인터넷은 빠지지 않는다. 2013년에는 셀카의 영어식 표현인 셀피(selfie)와 함께 옥스퍼드 사전에 신조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마치 10여 년 전 인기를 누렸던 유비쿼터스의 전성시대를 보는 듯하다. 정말 사물인터넷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보안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까? 기기들을 연결하기만 하면 사업이 성공할까? 호환성을 위한 표준은 통일될까? 궁금한 것들이 많다. 이번 회에서는 사물인터넷의 배경부터 간단히 살펴보자.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라는 용어는 1999년 P&G에서 근무하던 캐빈 애시튼이 처음으로 사용했는데 그 개념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물에 센서와 통신을 결합해서 정보를 처리하는 사물지능통신(M2M)도 유사한 개념이다.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인 시스코는 사물(Things) 대신 모든 것을 연결한다는 의미로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IoE)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올해 삼성전자가 투자한 프랑스의 시그폭스(Sigfox)는 사물 간의 소규모 통신을 사용하는 소물인터넷(Internet of Small Things)으로 유명해졌다. 아직 통일된 사물인터넷의 정의는 없다. 우선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붙여 네트워크에 연결하고, 그 정보를 활용해서 유용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 정도로 이해하면 무난하겠다.  그런데 왜 다시 사물인터넷이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 한때 홈 오토메이션(Home Automation)이 유행한 적이 있는데 결국 소비자에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성능도 좋지 않았고 센서나 칩의 가격은 비싸면서 덩치는 컸다. 게다가 표준마저 제대로 없어 같은 회사 제품도 호환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던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IT 기술이 생활 속의 제품과 서비스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저렴하게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센서, 안정적이고 빠르게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무선통신, 대용량의 정보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의 발전이 사물인터넷을 현실 속으로 가져온 것이다. 센서의 가격은 매년 8.2% 하락하여 2005년 평균 1.3 달러 수준이었던 것이 2020년에는 0.38 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도 점점 작아져서 인텔이 2015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발표한 웨어러블용 컴퓨터 ‘큐리(Curie)’는 손톱만 한 크기에 CPU, 블루투스, 센서, 배터리가 모두 들어 있다. 무선 데이터의 전송 속도도 지난 5년간 무려 10배나 빨라졌다. 사물인터넷의 연결과 지능에 필요한 기술적 환경은 갖추어졌다. 이런 기술을 엮어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보다 연결을 통해 소비자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다.  삼성전자 자문역 jyk9088@gmail.com
  • [현장 행정] 독산동 공군부대 터에 ‘사이언스 파크’ 조성

    [현장 행정] 독산동 공군부대 터에 ‘사이언스 파크’ 조성

    금천구 독산동 공군부대 부지가 ‘사이언스 파크’로 개발된다. 차성수 구청장은 5일 “그동안 금천의 발전을 가로막았던 장애물이 G밸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자로 변신하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금천구와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이날 구청에서 ‘공군부대 개발에 관한 업무제휴 협약(MOU)’을 맺었다. 차 구청장은 MOU 체결 후 주민설명회를 통해 공군부대 부지 12만 5000㎡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공군부대 부지 개발은 국철 1호선(경부라인)을 따라 금천구의 발전축이 완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 구청장은 “그동안 공군부대로 인해 가산디지털밸리의 확장이 막히면서 산업단지로서의 경쟁력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며 “공병부대 부지 개발에 이어 조만간 공군부대 부지 개발이 이뤄지고 옛 대한전선 부지에 의료시설이 들어서면 산업·주거·행정·의료를 테마로 한 금천의 도심축이 완성된다”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에게 밝혔다. 특히 공군부대 부지 개발은 금천구의 핵심 경제지역인 G밸리에 활기를 불어넣는 촉매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차 구청장은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노후 산업단지 재생사업과 연계해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연구·개발시설을 밀집시키거나 산학단지를 조성하는 수준이 아닌 IT·소프트웨어 등 첨단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판교는 민간기업이 모여 시너지를 내고 있지만 새로운 창조 에너지를 불어넣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이곳은 G밸리를 거점으로 한 IT기업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일종의 ‘사이언스 파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H공사가 디벨로퍼로 참여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민간이 개발을 진행하다 보면 수익성이라는 덫에 걸려 실제 지역의 산업이나 경제에 필요한 시설은 빠지고 상업·주거시설만 빼곡하게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시·금천구 등과 협의해 이곳을 G밸리와 연계한 2030 서울형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2030 서울형 창조경제 모델을 발표하면서 G밸리를 IT·소프트웨어·융합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천구와 SH공사는 향후 2~3년 내에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부대 이전과 개발을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차 구청장은 “공군부대 이전 대체지를 놓고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방부에서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경제 블로그] ‘보험 규제 완화’ 소비자 알기 쉽게 풀어야 진짜 완화다

    [경제 블로그] ‘보험 규제 완화’ 소비자 알기 쉽게 풀어야 진짜 완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1일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보험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통제’에서 ‘자율’로 방향을 틀겠다는 것입니다. 그간 금융 당국의 간섭을 받았던 보험 가격을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붕어빵’ 같던 상품 개발도 영업전략에 따라 차별화를 두게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다양한 보험 상품을 다양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만은 확실합니다. 물론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냉정하게 판단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국민 눈높이 수준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직접 보험료를 비교하고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보험슈퍼마켓’도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지만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말 그대로 ‘인터넷 전용’ 상품에 한정되는 데다 가격 비교라는 것이 단순하게 보험료만 싸다, 비싸다로 나누기 힘든 특성 때문입니다. 개인별로 직업이나 건강에 따라 ‘위험도’가 틀리고 본인이 더 보장받고 싶은 ‘특약’ 등을 통해서 보장 내용이 많이 달라지는데 값만 비교한다면 오히려 왜곡된 정보가 생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지요. 회사별로 위험률, 유지율 등 최적의 통계를 활용해 차별화된 보장과 가격이 공개돼야 하는데 그 점이 앞으로 이 방안의 관건이 될 것이란 겁니다. 결론적으로 당국의 ‘규제를 풀겠다’는 구상에는 ‘소비자가 알기 쉽게 풀어야 한다’는 숙제도 남는다는 얘기이지요. “생명보험사만 좋아졌다”는 관전평도 나옵니다. 이번 로드맵의 가장 큰 수혜자란 것이지요. 웬만한 규제가 풀린 만큼 저금리 시대에 종신보험 등 장기 계약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을 충분히 이율조정으로 만회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방안에서 실손의료보험이나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사의 대표 상품도 제외됐습니다. 물론 금융 당국이 소비자에게 미칠 파장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겠지만요. ‘수장’이 바뀌었을 때 현재의 정책 기조가 오락가락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시각도 있습니다. 금융 개혁에 대한 관심이 지대합니다. 평소 철학처럼 이번 방안도 ‘절절포’(규제개혁을 절대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가 되기를 바랍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가다] 울산혁신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가다] 울산혁신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술개발 비용 부담과 국내외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 기업에 맞춤형 지원으로 성공을 향한 길을 열어 주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울산대 공학 5호관에 입주한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난 남국현(40) ㈜엔엑스테크놀로지 대표의 말이다. 엔엑스테크놀로지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공장이나 사무실, 가정 등에 전기료를 절감해 주는 제품을 개발한다. 4000만원을 국비로 지원받아 내년 2월까지 시제품화한다. 남 대표는 “지난 10일 열린 ‘산학연 지역연계 중소기업 창출지원사업 설명회’는 창업을 준비하거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중소·벤처 기업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해 신사업을 설명해 주고 사업성이나 절차 등을 컨설팅해 준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창조센터 화상존에서 서울의 민간 창업지원기관인 ‘마루 180’ 정보기술(IT) 전문가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창조센터는 지난 7월 15일 문을 연 이후 2개월여의 짧은 기간에 13개 업체 사업 지원, 135건의 아이디어 접수(가족기업 11곳 선정) 등의 성과를 올렸다. 울산창조센터는 조선해양플랜트산업, 첨단 의료자동화 산업, 3차원(3D) 프린팅 산업 등 3가지 산업의 특화·육성이 목표다. 센터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첨단 의료장비들이 눈에 들어온다. 정형외과 수술로봇, 종양치료로봇, 보행재활로봇, 환자이동로봇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첨단 장비들이다. 현대중공업이 울산대병원 등과 협력해 개발한 제품들이다. 선박 검사 및 분석 전문 업체인 BNS코리아도 창조센터의 도움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 업체는 몇 년 전 ‘평형수 처리장’(선박 균형을 잡기 위해 탱크에 주입하는 물인 평형수를 정화하는 장치)을 개발했다. 하지만 국제 인증을 받는 데 필요한 5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창조센터의 도움으로 조만간 국제 인증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국제 인증을 통과하면 투자 유치 등이 쉬워진다. 일반 분야에 대한 지원도 활발하다. 은점토 DIY(Do It Yourself·손수 만들기) 제품을 제작하는 위메이크산타는 센터의 도움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울산창조센터가 부산창조센터에 위메이크산타를 소개해 판로를 개척하게 됐다. 플랜트 탐사용 안전 비행형 기체인 유드론 세이프티 제작사인 ㈜유시스도 창조센터의 도움을 받아 오는 11월 홍콩에서 열리는 콘퍼런스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울산창조센터는 앞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예비 창업자와 벤처·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술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선정된 기술 아이템에는 사업화까지 최대 2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모집 분야는 조선해양플랜트, 의료자동화, 3D 프린팅, 일반 분야 등 총 4가지다. 센터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3D 프린팅 데이’를 운영한다. 센터는 매주 목·금요일 3D 프린팅 체험 코너인 ‘3D 테크숍’을 개방하고 방문객에게 3D 프린터 사용법 교육과 3D 출력을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박주철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울산창조센터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특화 전략 산업 분야인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재도약 지원과 스타트업의 혁신적 성장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 “첨단 의료자동화 신산업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젊은층 실손의료보험 기본… 중년 간병인 지원보험 추천

    젊은층 실손의료보험 기본… 중년 간병인 지원보험 추천

    8대1의 경쟁률을 뚫고 지난 3월 모 제약회사에 입사한 김출발씨. 27세의 적잖은 나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보험이 없다. 경제적 여력도 없었지만 금융지식도 없어 무엇부터 어떻게 들어야 할지 막막하다.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보험에 가입하려고 해도 저축성이니 보장성이니 딱히 필요한 게 무엇인지도 감이 잘 안 온다. ‘아 몰랑’ 자포자기 직전의 김씨를 위해 ‘연령별 맞춤 보험 가입요령’을 짚어봤다. [10~20대] 보험은 ‘해약하면 밑지는 장사’다. 평생 유지를 목적으로 최소한의 금액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 보험에 가입하면 실제 낸 의료비 중 80%를 돌려받을 수 있다. 보험사들이 손해율(받은 보험료 중 지급된 보험금 비율)이 높다고 아우성일 만큼 평생 아프지 않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적극 추천한다. 10대의 경우엔 성인에 비해 다칠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실손, 간병, 암보험 등 웬만한 손해보험 상품에 하루 입원하면 몇 만원씩 보험금을 주는 입원일당 특약이나 상해 및 질병으로 수술 시 별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수술 특약을 추가해 보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일상배상책임보험도 있다. 이것도 손해보험상품에 특약으로 붙여 가입할 수 있다. 우연한 사고로 다른 사람에게 물질적으로나 신체적 피해(배상책임손해)를 입혔을 때 최대 1억원을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30대] 재무설계를 기초로 한 보험가입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가정을 이루는 시기인 만큼 실직, 질병 등으로 수입이 끊겼을 때를 대비해 가족을 위한 안전망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다. 우선 노후를 대비해 가입하는 저축성 연금보험을 눈여겨볼 수 있다. 복리의 힘으로 은퇴자금을 만들 수 있어 30대 초반이 가입 적령기다. 10년 이상 유지 시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 또는 세액공제 등의 추가 세제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특정 나이 이후 종신으로 받거나 일정한 기간 동안 해마다 일정 금액을 받는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망할 경우 유족에게 보험금이 나오는 종신보험도 있다. 최근엔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생전에 연금 등 생활비를 받아 쓸 수 있는 신(新)종신보험도 나왔다. 단 보상액이 크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싸고 오랫동안 부어야 하는데 해약하면 돈을 많이 떼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요즘에는 보험료가 비싼 종신보험보다는 정기보험이 더 인기다. 정기보험은 정해진 기간까지만 보장을 받는 보험이기 때문에 보험료가 저렴한 편이다. 예를 들면, 가장의 활동 시기(유족의 경제력이 없는 시기)까지, 즉 대략 60세 전후까지 사망 보장을 받는 형태다. [40~50대] 기본적인 보험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 시기에 중점적으로 체크해야 할 부분은 질병에 관한 위험이다. 특히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은 간병인의 도움이 꼭 필요한 만큼 가족을 위해서라도 가입을 생각해 볼 만하다.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의료비나 간병비 지출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이다. 아예 간병인을 지원해 주는 보험도 있다. 젊은 사람들에 비해서 작은 병도 큰 병이 될 수 있는 만큼 각종 질병이나 상해 후유장해 특약도 이 시기에 고려해 볼 만한 담보 중 하나이다. 후유장해란 추간판탈출증, 인공관절수술, 치매, 당뇨합병증, 암 절제술, 시력저하, 치아결손 등 질병이나 상해에 대해 치료한 후 영구적으로 남아 있는 후유증을 뜻한다. [60~70대] 최근엔 수명 연장과 통계의 발달로 인해 노인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늘었다. 만일 실손의료보험이 없다면 50~75세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있다. 물론 보험료가 비싸고 가입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로워 건강할 때 미리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병원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치과 치료비에 대해 보장해 주는 치아보험도 있다. 치아의 부식에 대한 치료나 임플란트 치료를 위한 보험이다. 대개는 40~55세에 가입이 가능하지만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김민석 더블유에셋 영업지원실장은 “80세까지도 가입이 가능한 암보험도 출시됐다. 가족력이 있다면 1000만~2000만원의 암 진단금을 추가로 가입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KTX도 못 타는 ‘병사 휴가비’를 해부했습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KTX도 못 타는 ‘병사 휴가비’를 해부했습니다

    2013년 예비역과 장병들의 귀가 솔깃해지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병사 복지 확 달라졌다”,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다”는 거창한 제목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5년 만에 나온 ‘군인복지기본계획’ 때문이었습니다. 군인복지기본법에 따라 정부는 매 5년마다 군인복지기본계획을 수립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장병과 예비역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부분은 역시 ‘월급’과 ‘휴가비’였습니다. 국방부는 2012년 기준 병장 월급 10만 8000원을 2017년까지 21만 6800원으로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휴가비 가운데 4000원인 식비는 6000원으로, 1만 2000원인 숙박비는 2만 5000원으로 현실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휴가비는 교통비, 즉 ‘여비’를 제외한 금액입니다. 올해가 2015년이니 중간 점검 한 번 해봐야겠죠? ●올해 병사 휴가비를 알아보자 정부가 지난 9일 자신있게 밝힌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병장 월급은 올해 17만 1400원에서 내년에는 15% 인상한 19만 7100원 됩니다. 이미 목표에 근접했기 때문에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휴가비는 어떨까요? 휴가비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거리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휴가비는 식비와 숙박비, 여비를 모두 포함한 금액으로 현재 451km 이상인 1급지는 12만 4400원입니다. 2급지(450km까지)는 11만 2800원, 3급지(400km까지)는 9만 1200원, 4급지(350km)는 7만 9600원, 5급지(300km까지)는 6만 8000원, 6급지(250km까지)는 5만 6400원, 7급지(200km까지)는 3만 9600원, 8급지(150km까지)는 2만 8000원, 9급지(100km까지)는 1만 8600원, 10급지(50km까지)는 1만 1600원입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800~1만 1200원이 인상됐습니다. 그나마 2012년 인상 뒤 올해 소폭 금액이 인상된 겁니다. 이 금액대로라면 아직 숙박비와 식비가 두 배까지 인상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2012년에는 거리에 따라 3600~8000원을 인상했습니다. 인상 뒤 451km 이상인 1급지 여비는 왕복 기준으로 11만 3200원, 50km 이내 10급지는 1만 800원이었습니다. 휴가비 인상이 결정된 2011년 “휴가비만으로도 KTX 탈 수 있다”는 기대에 찬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2012년과 올해, 두 번의 인상이 있었으니 지금은 가능할 지 궁금한 분들이 있을텐데요. 실제로 확인해봤습니다. ●KTX도 못 타는 휴가비…밥 한 끼 사먹으면? 예를 들어 경기 지역의 부대에 있는 장병이 부산으로 휴가를 간다고 가정해봅시다. 450km 이내인 2급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왕복여비로 11만 2800원을 받게 됩니다. 평일 서울역~부산역 간 KTX 평일 편도 요금은 극히 일부 열차만 편성하는 3시간 이상 소요 구간이 4만 8800원, 5만 3900원이고, 3시간 이내인 대부분의 열차는 5만 9800원입니다. 사실상 휴가 여비로 KTX 열차를 타고 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역사에서 밥이라도 한 끼 사먹으면 간극은 더 벌어집니다. ITX-새마을열차는 편도 4만 2600원, 우등고속버스는 3만 4200원이니 가능하겠네요. 그래도 숙박비를 쓰고 밥을 먹으면 휴가비는 거의 남지 않게 됩니다. 교통비는 물가 상승에 따라 꾸준히 인상되기 때문에 앞으로 병사들의 교통비 압박은 더욱 커질 겁니다. “서울역에서 하루 1~2회 운행하는 군 전세객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씀하는 분도 있지만 이용 인원이 몰려 예약이 쉽지 않은데다, 한 번에 탈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제외하겠습니다. 모처럼 집에 가면서 한 나절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도 문제이고요. 그렇다면 병사 휴가비 인상은 왜 이토록 더딜까요. 더 깊이 들어가보겠습니다. 장병 복지 관련 예산 가운데 ‘장병 여비지원 예산’은 2012년 539억원에서 2013년 580억원, 2014년 586억원, 올해 642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장병 여비 예산은 휴가비는 물론 장교와 병사들의 공무 여비까지 모두 합한 예산입니다. 이 가운데 병사 휴가비 명목으로 제공하는 여비는 규모가 비교적 크지만 인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늘 후순위로 배정됩니다. ●병사 휴가비 예산이 없어 의료비로 전용 2000년대 들어 병사 휴가비 예산 압박은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는 이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1994년만해도 육군 병사 복무기간은 26개월, 해군 28개월, 공군 30개월이었지만 20년이 지난 2013년엔 육군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로 복무기간이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복무기간이 단축되다 보니 해마다 병사들이 휴가를 더 자주 나오게 됐습니다. 육군만 해도 복무기간이 24개월이었을 때 연평균 휴가 사용 횟수는 1.5회였지만 21개월인 지금은 1.7회로 늘었습니다. 병사 수는 과거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복무기간이 줄어들 때마다 연간 휴가비 예산은 더 많이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올해는 결정적으로 병사들의 휴가비 압박이 더 커지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 1월 이미 군 장병의 열차 이용요금 10% 할인 혜택을 폐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매년 70만명이 넘는 병사가 할인혜택을 받았지만, 철도공사는 경영개선과 부채 감축을 이유로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국방부는 “철도공사가 군 장병 할인제도를 재시행하는 방안을 제외하고는 대체방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철도공사와 국방부가 손을 들어버리는 바람에 장병 할인제도는 그렇게 증발해버렸습니다. 많은 국민이 놀랐지만 사실 이 문제는 올해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2008년 병사 요금 할인 혜택은 철도공사의 공익서비스의무(PSO)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철도공사가 정부로부터 할인 혜택으로 인한 손실을 일부나마 예산으로 지원받을 근거가 사라진 것이죠. 그렇지만 그 해 10월부터 철도공사는 병사 할인 혜택을 재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철도공사는 당시 “공공기업으로서 사회적 공익 실현을 위해 병사 할인제도를 다시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손실을 보더라도 나라를 위해 일하는 병사들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의지였죠. 그렇게 8년을 운영해왔습니다. 혜택을 갑자기 중단하더라도 일방적으로 철도공사를 매도할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그럼 빠듯하거나 부족한 여비에 열차 할인 혜택까지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우리 병사와 국민들이 바라봐야 할 곳은 어디일까요. 국방부는 나름대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두 차례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병사 여비 예산은 부족분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휴가비 인상 방안을 내년 예산안에 포함시킨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지만 결정권은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얼마나 상황이 심각하냐면 2013년에는 포괄적으로 군 보건·복지예산으로 함께 묶는 일부 의료 관련 예산을 휴가비 용도로 끌어다 전용하는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병사 여비 부족액은 2010년 28억원에서 2013년 67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휴가를 나오는 장병이 늘어나고 예산의 압박이 커지면서 휴가비를 늘릴 여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월급 쓰면 된다” 외면할 문제가 아니다 휴가비는 병사들의 복지 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여전히 ‘소모성 비용’으로 여기는 시각이 많습니다. “휴가비가 부족하면 월급 주머니를 털면 된다. 그게 무슨 대수냐”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여론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병사 복지 향상을 도모하려면 군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현재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병사 휴가비와 관련한 정보는 국방부와 산하기관, 각 군 홈페이지 어디를 둘러봐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병사들이 도대체 얼마를 받고 휴가를 나오는 지 잘 알지 못합니다. 가끔씩 나오는 언론 보도를 보고 “휴가비가 생각보다 적네”라고 추측할 뿐입니다. 병사 휴가비 인상 필요성이 있다면 국민들에게 이런 사실을 소상하게 알리고, 적극적으로 여론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사실상 국회와 언론이 ‘알아서’ 나서주길 기다리는 형편입니다. 그러는 동안 열차 요금 등 교통비는 계속 인상됐고, 휴가비 인상분이 쫓아가기 더딘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산 압박이 심하다면 산간 오지나 전방 부대 병사의 휴가비부터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비무장지대 내 GP(전방초소) 근무자부터 휴가비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 우리 사회 모두가 외면한다면 병사들의 복지는 누가 챙길 수 있을까요.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즐거운 명절이지만 많은 이들이 휴가는 커녕 경계근무에서도 빠지지 못한 채 묵묵히 나라를 지킬 겁니다. 우리 병사들의 휴가비 문제, 그들의 노고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밀리터리 인사이드는 핫한 아이템을 가지고 매주 화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아래 리스트를 보세요. (20)北 목함지뢰 도발, 과연 이번이 처음일까 (21)당황하셨어요? ‘서울 불바다’ 통하지 않는 이유 (22)인천상륙작전 D-1 ‘장사상륙작전’ 아시나요 (23)군 가산점 논쟁 속에 꼬여버린 ‘전역자 예우’ (24)‘방위사업 비리 대책’ 이면에 숨겨진 진실
  • 커피·칫솔·대학이 이슬람 문화에서 나왔다고? 발명 업적 10선

    커피·칫솔·대학이 이슬람 문화에서 나왔다고? 발명 업적 10선

    최근 미국에서 한 이슬람 학생이 직접 만든 시계를 학교에 가지고 갔다가 폭탄으로 오해받아 체포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미국 사회에 뿌리내린 일종의 이슬람 공포증이 낳은 것으로 이슬람 문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슬람국가(IS)와 같은 무장세력이 벌이고 있는 악행으로 이슬람 문화를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오늘날 우리가 널리 사용하고 있는 이로운 것 중에는 이슬람권에서 탄생한 것들이 많이 존재한다고 한 전문가는 말한다. 영국 맨체스터대의 살림 알-하사니 교수는 최근 미국 CNN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슬람 문명이 남긴 기초적인 발명이나 아이디어의 기원을 소개하고 있다. 영국 ‘과학·기술·문명재단’(FSTC) 회장이기도 한 알-하사니 교수는 “우리의 지식에는 구멍이 있는데 르네상스부터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단번에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한다. 알-하사니 교수는 예전에 ‘1001 인벤션스’(1001 Inventions)라는 책에 편자로 참여했다. 국내에서 ‘1001가지 발명: 이슬람 문명이 남긴 불후의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던 이 책은 1000년에 이르는 이슬람 유산의 ‘잊힌’ 역사를 기리고 있다. 다음은 알-하사니 교수가 CNN에 소개한 이슬람 문명이 오늘날 전 세계에 남긴 발명 업적 10가지다. 1. 수술 외과의 아버지로 불리는 의사 알 자흐라위는 서기 1000년쯤 수술법에 대해 1500페이지에 달하는 삽화가 들어간 사전을 출판했다. 그 후 500년 동안 유럽에서 의학서적으로 사용됐다. 상처를 봉합할 때 고양이 내장으로 만든 실을 사용하는 것을 고안했다. 이전에는 봉합 후 실을 제거하는 수술도 필요했지만 그 시술로 실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또한 처음 제왕절개를 시행하고 겸자(수술용 집게)를 만드는 것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 커피 오늘날 전 세계인의 음료가 된 커피는 9세기쯤 예멘에서 처음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비주의 수피교도들이 늦은 밤까지 깨어 예배하는 데 도움을 줄 목적으로 쓰였다. 이후 카이로로 전달됐고 즉시 이슬람제국에서 유행했다. 13세기쯤 터키로 확산했고, 이후 베네치아 상인들에 의해 16세기 이탈리아로 반입됐다. 3. 비행기 비행기를 제조하고 비행을 시도한 것은 9세기 압바스 이븐-피르나스가 처음이라고 한다. 새를 닮은 날개 달린 기구를 고안했다고 한다.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열린 비행 실험이 유명하며 잠깐 위쪽으로 향했지만 곧 추락해 척추뼈를 다쳐 결국 죽고 말았다. 이 디자인은 수백 년 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하늘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4. 대학 859년 젊은 공주 파티마 알-피르히(Fatima al-Firhi)는 모로코 북부 페스에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을 처음 설립했다. 그녀의 여동생 미리암(Miriam)이 옆에 건립한 사원과 함께, 알 카라윈 대학 겸 모스크로 발전했다. 이 대학은 1200년 이후인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5. 대수학 대수학(Algebra)이라는 말은 9세기 페르시아의 수학자 무하마드 알 콰리즈미의 저서인 ‘알자브르와 알무카발라’(Kitab al-jabr wa al-muqabalah, 적분과 방정식의 책)의 제목에서 유래한다. 고대 그리스와 인도의 수체계를 받아들인 이 새로운 대수학은 유리수와 무리수, 기하학적인 양을 통합하는 수체계다. 6. 광학 이슬람 물리학자 이븐 알-하이탐은 1000년쯤 물체가 반사하는 빛이 눈에 들어오는 것에서 그 물체가 보이는 것을 입증해 눈 자체에서 빛이 발산하는 기존 에우클레이데스(유클리드)와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을 부정했다. 또한 그는 캄캄한 방에서 조그만 구멍을 뚫고 태양빛을 받아들여서 태양을 직접 보지 않고 태양의 모습을 관찰하는 카메라 옵스큐라(어두운 방) 장치를 고안해내기도 했다. 7. 음악 이슬람 음악가들은 샤를마뉴 시대부터 서양에 깊은 영향을 줘 왔다고 한다. 기타와 비슷한 초기 현악기인 류트와 바이올린의 조상이라고 하는 라합과 같은 악기는 중동에서 유럽으로 전해졌다. 오늘날 음계 또한 아랍 문자에서 파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8. 칫솔 알-하사니 교수에 따르면, 예언자 무하마드가 600년쯤 칫솔의 사용을 대중화했다. 메스왁이라는 나무의 잔가지를 사용해 이를 닦고 숨을 정화한다. 메스왁과 비슷한 물질은 오늘날 치약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9. 크랭크 오늘날 많은 기계는 이슬람 세계에서 최초로 실용됐으며 그중 하나가 크랭크이다. 크랭크는 회전 운동을 직선 운동으로 변환해 무거운 물체를 쉽게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한 혁신적인 기구였다. 12세기 이븐 알 자자리가 고안한 이 기술은 전 세계로 확산해 자전거부터 내연 기관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10. 병원 병동 및 교육 기관을 갖춘 현대 병원의 모습은 9세기 이집트에서 유래한다. 최초의 이런 의료센터는 872년 카이로에 설립된 아흐마드 이븐 툴룬 병원이다. 이슬람 전통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치료를 시행했다. 이런 병원은 카이로에서부터 이슬람 세계 전체로 확산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현실속 울버린?...3D 프린팅 티타늄 ‘갈비뼈’ 이식 성공

    [와우! 과학] 현실속 울버린?...3D 프린팅 티타늄 ‘갈비뼈’ 이식 성공

    슈퍼 히어로물 ‘엑스맨’에서 가장 비중 있는 인기 있는 캐릭터인 울버린은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다. 그는 괴한들에게 납치되어 슈퍼 솔저 개발을 목적으로 한 정부의 비밀 실험인 웨폰 엑스에 강제로 참여한다. 여기서 울버린은 체내에 가상의 금속인 아다만티움(adamantium)을 체내에 이식당해 더 강력한 슈퍼 히어로가 된다. 이런 일은 물론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지만, 최신의 3D 프린터 기술은 체내에 금속 골격을 이식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호주 연방 과학원(CSIRO)의 과학자들은 슈퍼 히어로물에 나올법한 이름의 3D 프린터인 아캄 전자빔 금속 3D 프린터(Arcam electron beam metal 3D printer)를 이용해서 체내에 이식할 수 있는 티타늄 골격(3D printed titanium sternum and rib cage)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이 티타늄 골격의 목적은 물론 슈퍼 솔저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의료용이다. 이 티타늄 골격은 54세의 골육종암 환자에게 이식될 용도로 개발되었으며 복장뼈(흉골, sternum)과 갈비뼈 일부를 대신한다. 과거에는 이런 특수한 목적의 금속 골격을 만드는 일이 매우 어려웠다. 환자에 따라 병변의 크기가 모두 다르고 체형과 뼈의 모양 역시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D 프린터로 환자에게 맞춤형 인조 골격을 만들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티타늄은 녹는 점이 높아 사실 3D 프린터로 출력하기 어려운 금속이었으나, 최근 금속 3D 프린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원하는 모습으로 출력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의료진은 고해상도 CT 영상으로 정확하게 필요한 이식용 골격의 모양을 결정했고 이를 다시 3D 프린터로 출력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환자는 12일 후 안전하게 퇴원할 수 있었다. 의료용 티타늄 3D 프린터는 아직은 초기 임상 시험 단계지만, 앞으로 이런 3D 프린터가 의료 분야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환자에게 맞춤형 기기나 이식 장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시도가 성공을 거두면 앞으로 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잃어버린 뼈 출력하는 ‘티타늄 3D 프린터’...흉골 이식 성공

    잃어버린 뼈 출력하는 ‘티타늄 3D 프린터’...흉골 이식 성공

    슈퍼 히어로물 ‘엑스맨’에서 가장 비중 있는 인기 있는 캐릭터인 울버린은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다. 그는 괴한들에게 납치되어 슈퍼 솔저 개발을 목적으로 한 정부의 비밀 실험인 웨폰 엑스에 강제로 참여한다. 여기서 울버린은 체내에 가상의 금속인 아다만티움(adamantium)을 체내에 이식당해 더 강력한 슈퍼 히어로가 된다. 이런 일은 물론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지만, 최신의 3D 프린터 기술은 체내에 금속 골격을 이식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호주 연방 과학원(CSIRO)의 과학자들은 슈퍼 히어로물에 나올법한 이름의 3D 프린터인 아캄 전자빔 금속 3D 프린터(Arcam electron beam metal 3D printer)를 이용해서 체내에 이식할 수 있는 티타늄 골격(3D printed titanium sternum and rib cage)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이 티타늄 골격의 목적은 물론 슈퍼 솔저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의료용이다. 이 티타늄 골격은 54세의 골육종암 환자에게 이식될 용도로 개발되었으며 복장뼈(흉골, sternum)과 갈비뼈 일부를 대신한다. 과거에는 이런 특수한 목적의 금속 골격을 만드는 일이 매우 어려웠다. 환자에 따라 병변의 크기가 모두 다르고 체형과 뼈의 모양 역시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D 프린터로 환자에게 맞춤형 인조 골격을 만들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티타늄은 녹는 점이 높아 사실 3D 프린터로 출력하기 어려운 금속이었으나, 최근 금속 3D 프린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원하는 모습으로 출력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의료진은 고해상도 CT 영상으로 정확하게 필요한 이식용 골격의 모양을 결정했고 이를 다시 3D 프린터로 출력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환자는 12일 후 안전하게 퇴원할 수 있었다. 의료용 티타늄 3D 프린터는 아직은 초기 임상 시험 단계지만, 앞으로 이런 3D 프린터가 의료 분야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환자에게 맞춤형 기기나 이식 장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시도가 성공을 거두면 앞으로 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서울성모·여의도성모병원 통합 체제로 새 출발

    서울성모·여의도성모병원 통합 체제로 새 출발

     지금까지 독자적인 병원으로 운영되어 온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이 통합, 단일병원 체제로 새롭게 운영된다.   최근 서울성모병원장을 연임하면서 여의도성모병원장까지 겸직하게 된 승기배 병원장(사진)은 14일 병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 개의 병원이 아니라 ‘하나의 병원 시스템’(One Hospital System) 개념으로 진료 기능을 통합해 최대한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며 이 같은 통합방침을 밝혔다.  신임 승 병원장은 “미래 경쟁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서로 근거리에 위치해 조직과 인력의 직능 및 장비 등이 중복될 수밖에 없는 두 개의 병원이 유기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컨트롤타워를 단일화해 서울성모병원을 제 1분원, 여의도성모병원을 제 2분원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성모병원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암과 만성질환 등 고난이도 치료에 집중하게 되며, 여의도성모병원은 모체·태아·신생아까지 출산 전후를 아우르는 주산기 질환과 호스피스완화의료에 주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 두 병원간의 진료 연계를 강화해 환자의 전원 등에 따른 불편을 없애기로 했다. 승 병원장은 “두 병원 통합진료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면서 “현재 2차 병원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3차 병원인 서울성모병원으로 환자가 전원될 경우 따로 진료 및 검사기록 등을 지참할 필요가 없도록 이미 시스템을 통합했으며, 환자가 동의할 경우 언제든 연계진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승 원장은 “여의도성모병원을 통합, 운영하게 됨으로써 모두 1769병상(서울성모 1355병상, 여의도성모 414병상)을 확보, 병상 부족현상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가톨릭의료원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실제로 2014년에 이 병원을 찾은 외국인환자수는 3만 3000명으로, 2013년 2만 400명 대비 61.7%나 늘어 국내 주요 병원 중 가장 높은 외국인 환자 증가세를 보였다.  또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 보건청(HAAD) 및 군병원과의 진료 계약을 통해 아부다비 보건청에서 송출하는 혈액질환자들이 조혈모세포이식 등 고난이도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이 병원을 찾고 있는가 하면, UAE의 종합 헬스케어 기업인 VPS그룹이 설립한 한국형 건진센터 ‘마리나 건강검진센터(MHPC)’를 지난 5월부터 위탁 운영, 지금까지 550여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병원 측은 “현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위험·중증질환자의 경우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 진료하는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가동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중국 상하이 류진병원과 학술·연구교류 협약을 체결해 중국 의료시장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승 병원장은 “서울성모병원의 역량을 결집한 마리나 건강검진센터를 필두로 해외 의료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고용 및 국부창출에 이바지하고, 세계 곳곳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글로벌 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오상진, 네팔 빈곤마을 찾아 주거환경개선 적극 나선다

    오상진, 네팔 빈곤마을 찾아 주거환경개선 적극 나선다

    방송인 오상진이 국제NGO 한국해비타트(상임대표 송영태)와 빈곤수준 이하의 삶을 살고 있는 네팔 세터파니 마을을 돕기 위한 “RE_LIFE” 주거환경개선 캠페인에 참여했다. 한국해비타트가 기획한 “RE_LIFE” 캠페인은 ‘삶을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대부분 난민이 살고 있는 세터파니 마을의 200가구를 위한 주거 정착 프로젝트다. 캠페인 이름에서 LIFE는 소득창출(Livelihood), 자립(Independence), 재정(Finance), 교육(Education)의 첫 알파벳을 따 온 것이다.오상진은 이번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직접 세터파니 마을을 방문해 열악한 마을 환경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캠페인 영상(www.habitat.or.kr)에 참여하면서 주거정착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독려했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물과 전기도 쓰지 못하고, 심지어 간단한 의료 수술조차 받지 못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게 됐다. 그중에서도 청소년들이 자신을 위한 꿈을 가질 생각조차 못하고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만 하는 것이 가장 가슴 아팠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 캠페인을 통해 이 마을에 전반적인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주민들의 소득이 향상되고, 삶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함께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며, 이번 캠페인의 첫 후원자로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해비타트 첫 가족결연 캠페인인 는 2년동안 월 3만원의 후원으로 네팔의 작은 마을인 세타파니 마을 200가구를 도와 집 짓기뿐 아니라 보건 및 위생 교육, 관개시설 등 마을의 인프라를 구축해 해당 지역 가정들의 자립을 지원하게 된다. 1:1 가정 결연 프로그램이기에 200명의 후원자만 모집해 운영할 계획이다. 후원자들은 네팔의 가정 소개와 사진이 담긴 가정변화 보고서를 받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교신도시 ‘광교 아르데코’ 11일 모델하우스 개관.. 특별공급 돌입

    광교신도시 ‘광교 아르데코’ 11일 모델하우스 개관.. 특별공급 돌입

    KAIT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성우건설㈜이 시공하는 ‘광교 아르데코’가 오는 11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분양에 돌입한다. 광교신도시의 중심 위치인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전세대가 전용면적 57.9㎡부터 70.9㎡까지의 (구 20평형대)의 소형 평형으로 구성된 261세대 규모의 노인복지주택이다. 광교 아르데코는 단지 내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한다. 입주민 식당, 의료 및 간호실, 물리치료실, 휘트니스센터, 실외 게이트볼장 등 단지 내에서 웬만한 편의시설은 모두 이용 가능하다. 교통, 생활, 자연, 교육환경 등 주거민의 삶의 질과 밀접한 네 가지 프리미엄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신분당선 경기도청역(예정)이 광교 아르데코와 650m거리에 위치해 있고, 인근에서 쉽게 광역버스와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동수원 IC및 용인서울고속도로 광교IC가 인접해 있어 타 도시로 이동하기에 편리하며, 향후 신분당선이 2016년 개통되면 교통편의는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단지 남쪽으로 아주대학교와 아주대학교병원이 자리잡고 있으며, 단지 내 반경 2km 사이에 대형마트, 공공기관, 문화공간, 스포츠센터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집중되어 있다. 사업지 인근에 위치한 CJ R&D 센터가 9월 중 오픈을 준비 중이어서 발전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단지 북쪽으로는 광교신도시의 녹지축인 혜령공원이 위치하며, 단지 인근에는 원천호수와 광교호수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덕분에 여가 및 휴식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아울러 반경 1km 안에 영유아 보육시설 2곳,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2개교, 고등학교 3개교 등 9곳에 이르는 교육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합리적인 분양가에 광교신도시의 중심축에 자리한 중소형 주택으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다. 도시의 편리함과 건강한 주거환경을 모두 누리고자 한다면 광교 아르데코가 후회 없는 선택이라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견본주택은 수원시 영통구 하동 1015번지에 마련되며, 입주는 2017년 7월 예정이다. 문의(031-212-0234)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내외 난민 현실] 불안정한 신분 탓 단순 노무직에만 취업… ‘빈곤의 늪’ 허덕

    [국내외 난민 현실] 불안정한 신분 탓 단순 노무직에만 취업… ‘빈곤의 늪’ 허덕

    “난민으로 인정되면 한국에 남고 싶어요. 그러나 끝까지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다른 나라로 가야겠죠.” 아자르 아흐마드(30·가명)는 시리아 출신의 ‘인도적 체류자’다.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한 후 2013년 3월 고향 알레포를 떠나 대한민국으로 왔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진 못했다. 1951년 제정된 유엔난민 협약에 전쟁과 내전은 난민 인정 조건으로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건 분명하지만 타국에 난민이 급격히 유입될 것을 우려해 국제적으로 전쟁과 내전은 제외됐다. 다만 각 국가는 ‘완충지대’인 인도적 체류 제도를 두고 있으며 아흐마드는 한국으로부터 인도적 체류 허가만 받았다. 시리아 내전이 5년째에 접어들면서 지난 7월까지 시리아인 713명이 난민 신청을 했으나 난민 인정은 고작 3명에 그쳤다. 문제는 그에게 허락된 것이 ‘체류할 수 있는 권리’와 ‘취업할 수 있는 권리’뿐이라는 점이다. 취업 역시 ‘단순 노무직’만 가능하다. 난민 인정자와 달리 지역 건강보험, 기초생활보장, 의무교육이 적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가 받은 비자(기타·G-1)는 1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로 그는 시리아에서 한국 기업과 함께 중고차 사업을 벌여 자동차 정비 기술이 있지만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 아흐마드는 8일 “비자를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불안정한 신분 탓에 자동차 정비업체 사장들이 우리를 고용하기 꺼려 한다”며 “한국어를 못하는 것도 취업을 거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흐마드에게 빈곤은 현실이다. 운 좋게 자동차 정비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나오면 일당 5만~10만원 벌이를 한다. 하지만 매일 일이 있지는 않다. 그가 한 달에 버는 돈은 백만원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우리 정부로부터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후 인천에 살던 아흐마드는 월세 50만원도 부담하기가 어려워 올 1월 강원도 춘천으로 옮겼다. 그는 “춘천은 집값이 저렴해 매달 10만원씩만 내고 있다”며 “고향인 알레포와 비슷한 느낌이어서 전쟁이 빨리 끝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비극적인 죽음으로 전 세계를 비탄에 빠지게 한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처럼 생존을 위해 한국에 온 인도적 체류자 876명의 현실은 아흐마드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02년 한국에 입국했다가 내전으로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서지 오리에(42·코트디부아르·가명)는 자녀 교육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오리에는 약 10년 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자리잡았다. 생계는 그럭저럭 꾸려 가고 있지만 아들이 3년 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교육비 부담에 걱정이 많다. 다행히 인도적 체류자에게도 의무교육이 제공돼 아들이 학교에 다닐 수는 있지만 방과후학습은 교육비 부담으로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난민 인정자들에겐 자녀 학비 지원 제도가 있지만 오리에는 인도적 체류자이기에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또 아들이 성장해 고등학교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현실도 그를 힘들게 하는 미래다. 오리에는 “난민 인정자에겐 직업교육 등도 시켜 주지만 나는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4년 한국에 온 후 시리아 내전 발발로 발목이 잡힌 아함 다니아(32·가명)는 10년 넘게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지만 인도적 체류자 신분이기에 가족에 대한 비자 발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신혜인 공보관은 “인도적 체류를 허가하는 제도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인도적 체류자 역시 주거와 취업, 의료, 교육, 가족 결합 등 기본적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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