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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시대, 장애는 장애가 안 됐소

    조선시대, 장애는 장애가 안 됐소

    근대 장애인사/정창권 지음/사우/368쪽/2만원“폐질자(장애인) 가운데 산업(직업)이 있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를 제외하고 궁핍하여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자는 소재지 관아에서 우선적으로 진휼하여 살 곳을 잃지 말게 하라.”조선의 2대 왕 정종이 1400년에 신하들에게 지시한 내용이다. 직업이 있는 경증장애인 외에 중증장애인은 국가가 돌봐야 한다는 뜻이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이런 정책은 힘을 잃는다. 편견과 차별, 배제 등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차별도 이때 생겨난다. 말하자면, 근대는 장애인에게 ‘암흑기’였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나온 ‘근대 장애인사´는 근대의 장애 관련 사건과 정책을 분석해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차별이 언제, 어떻게, 왜 생겨났는지를 추적한다. 저자는 2011년 조선시대 장애인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역사 속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글항아리)를 낸 바 있다. 이번에는 관에서 펴냈던 근대 관찬사료와 신문·잡지, 문학작품, 일기·문집류, 외국인 견문록 등을 토대로 장애사 연구 보폭을 한발 넓혔다. 저자는 조선 시대 장애인 정책과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근대보다 훨씬 나았다고 주장한다. 조선은 장애를 크게 경증과 중증으로 나눠 정책을 펼치고, 장애인이 직업을 갖고 자립하도록 유도했다. 특히, 장애인에 관한 사회적 인식은 대단히 높은 수준이었다. 장애에도 능력만 있으면 장관급의 벼슬에 오를 수 있었다. 조선 건국 후 예악을 정비하고 국가 기틀을 마련한 허조는 체격이 왜소하고 어깨와 등이 굽은 척추 장애인이었다. 그러나 좌의정에 오를 만큼 세종의 신임을 받았다. 선조, 광해군, 인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이원익은 왜소증 장애인이었다. 영조 시절 우참찬을 지낸 이덕수는 청각장애인이었는데, 임금과 자주 필담을 나눌 정도로 신망을 받았다. ‘동지정사’를 맡아 청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오기도 했다.개화기에는 전 세계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장애인 교육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정부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선교사들이 이 역할을 대신 맡았다. 예컨대 로제타 셔우드 홀과 같은 선교사는 조선 사람도 쓸 수 있는 점자를 고안하고 조선 최초로 맹아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기독교에 관한 거부감이나 이질감을 완화하기 위해서였다 해도 이들의 노력은 높게 살 만하다. 일제강점기 들어서면서 장애인 숫자는 크게 늘고 반대로 정책은 각박해졌다. 일제의 수탈로 조선 사람들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결막염을 비롯해 각종 전염병이 유행하며 장애인도 늘었다. 의료사고가 빈번했고 전차나 기차, 자동차 사고도 늘었다. 독립운동을 하다가 잡혀 태형과 고문을 당해 장애인이 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럼에도, 일제는 장애인을 격리하고 감금하는 데에만 힘썼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총독부 사회과의 장애인 어용단체인 ´조선사회사업연맹´조차 “장애인과 고아를 위한 구호법을 하루속히 실시하라”고 주장할 정도였다. 1911년 일제가 설립한 거의 유일한 장애인 복지기관인 ‘제생원 맹아부’에는 일본인이 더 많았다. 1944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장애 걸인들을 위한 ‘불구자 수용소’를 세웠는데, 거리의 장애인을 잡아 가두는 시설에 불과했다. 저자는 결국 정부가 어떤 시각으로 장애인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장애인 정책이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조선시대에는 ‘완전함´에 중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 차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근대화, 산업화, 그리고 식민지 상황으로 접어들며 장애인 정책은 심하게 망가지고, 이에 따라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도 매우 부정적으로 바뀌게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장애인들이 병을 낫고자 인육을 먹고, 아이를 잡아 약을 만든다는 식의 흉흉한 소문, 장애인 생활을 견디다 못해 벌어진 각종 사건은 읽기에 섬뜩할 정도다. 조선과 근대의 장애 정책을 좀 더 풍부하게 설명했으면 좋았을 터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 역시 구체적이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여러 현상을 나열한 뒤 장애 정책을 두루뭉술하게 설명하는 정도여서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장애인에 관한 올바른 제도 정립 차원에서 책은 환영할 만하다. 이번 책에 이어 인간이 노동가치로 전환된 현대의 장애사를 후속으로 기대해 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중증장애인도 마음 놓고 외출하는 송파

    중증장애인도 마음 놓고 외출하는 송파

    서울 송파구가 장애인 이동권을 높이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송파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18일부터 중증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돕는 특화차량을 운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에 도입한 차량은 특수 개조된 15인승 미니버스로, 휠체어 전동리프트가 장착돼 있으며 휠체어 3대가 동시에 탑승할 수 있다. 차량 내부에는 안전바도 설치됐다. 지난해 말 선정된 사단법인 한국건강관리협회의 사회공헌사업 기탁금으로 구입했다는 설명이다. 송파구는 재활치료를 위해 송파구 보건지소를 찾는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특화차량 이동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이후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의료기관 이동 및 공연 관람, 자조모임 참석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송파구는 이달 말까지 보도에 설치된 점자블록을 전수조사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규정에 맞지 않거나 노후·파손된 점자블록을 전면 보수·정비할 예정이다. 특히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횡단보도 인근에 대해서는 실시 설계 용역을 진행해 보다 세밀한 정비 계획을 세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앞으로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장애인도 예외 없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삶의 질 1위, 송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신생아 사망사고 은폐 의혹’ 분당차병원 의사 2명 구속

    ‘신생아 사망사고 은폐 의혹’ 분당차병원 의사 2명 구속

    두개골 골절과 출혈 흔적 감춘 의료진외인사 아닌 병사로 기재해 부모 속여2016년 분당차여성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사고를 은폐한 의혹을 받는 의사 2명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증거 인멸과 허위 진단서 작성 등의 혐의를 받는 산부인과 주치의 문모씨와 소아청소년과 이모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사안의 성격, 피의자들의 병원 내 지위, 관련자들과의 관계, 수사 개시 경위 및 경과 등에 비춰 보면 증거 인멸 염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6년 8월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가 사망하자 의료기록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임신 7개월 차에 1.13㎏로 태어난 아기를 받아든 레지던트가 아기와 함께 수술실 바닥에 넘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는 소아청소년과로 옮겨져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6시간 뒤 숨졌다. 그러나 병원은 아기를 떨어뜨린 사실을 부모에게 숨기고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 직후 찍은 아기의 뇌 초음파 사진에는 두개골 골절과 출혈 흔적이 있었지만 의료진은 부원장에게 보고한 뒤 관련 기록을 감췄다. 병원 측은 사고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점을 잘못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아이의 사망 원인은 여러 질병이 복합된 병사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사설] 의료윤리 망각한 분당 차병원의 신생아 낙상 은폐

    분당 차병원에서 의사가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사고가 났으나, 병원이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신생아가 몇 시간 뒤 사망하자 ‘병사’로 처리해 은폐한 정황이 3년 만에 드러났다. 의료인의 직업윤리를 망각한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경찰은 병원 측의 조직적인 은폐 의혹 등 사건의 전모 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처벌하고, 정부는 의료과실 사고 발생 시 의료진 처벌 강화 등 보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8월 이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초미숙아를 의사가 옮기다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떨어뜨렸고, 아이는 6시간 뒤 숨졌다. 이런 사실을 부모에게 숨긴 채 병원은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인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했다. 소아청소년과에서 찍은 아이의 뇌초음파 사진에는 두개골 골절과 출혈 등이 있었다. 낙상이 사망의 원인일 수도 있는데, 병원 쪽이 과실을 숨기려고 사망진단서를 조작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사망 종류’에는 ‘병사’, ‘외인사’, ‘기타 및 불상’ 등이 있으며, 외인사나 기타 및 불상일 경우 부검 대상이다. 부모는 신생아 사인이 병사인 만큼 의심도 하지 못한 채 화장했다. 병원 측은 임신 7개월에 몸무게 1.13㎏의 고위험 초미숙아 상태의 분만으로 레지던트가 아이를 안고 신생아 중환자실로 급히 이동하다 미끄러지면서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으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아니고 호흡곤란 등 여러 질병이 복합된 병사로 판단해 부모에게 사고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진들은 사고 직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아이의 두개골 골절 기록이 담긴 뇌초음파 진료 기록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아 낙상을 숨긴 채 병사로 사망진단서를 발급하고 진료 기록까지 삭제한 행위는 의료진의 심각한 범죄행위다. 의료인 과실을 환자 가족들이 입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제대로 된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으로 수술실 내 CCTV 설치 논란도 재현됐다. 경찰 수사와 별도로 복지부는 의료 과실로 억울한 피해자들이 존재하지 않는지 조사해야 한다.
  • 신생아 낙상 사고 은폐한 분당차병원 의사 2명 영장 청구

    신생아 낙상 사고 은폐한 분당차병원 의사 2명 영장 청구

    신생아 낙상 ‘사고’로 인한 사망을 ‘병사’로 은폐한 분당차병원 의사 2명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허위진단서 작성 및 증거인멸, 범인은닉 등 혐의로 분당차병원 소속 의사 2명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법원에 청구했다고 오늘(16일) 밝혔다. 분당차병원은 지난 2016년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신생아를 중환자실로 옮기다 바닥에 떨어뜨렸으나,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사망진단서에는 ‘병사’로 처리했다. 이 같은 사실을 주치의를 비롯해 해당 병원 의료진 최소 5~6명이 알고 있었지만, 지난 3년간 은폐한 의혹도 받고 있다. 또 숨진 신생아에 관한 의료기록 일부가 지워진 점을 미루어볼 때 당시 병원 내에서 의료 과실의 조직적 은폐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출산 직후 병원 내 소아청소년과에서 찍은 아이의 뇌 초음파 사진에서는 두개골 골절 및 출혈 흔적이 발견됐는데도 보호자에게 이를 숨겼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당시 고위험군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 상태가 위중했다”면서 “주치의는 낙상 사고로 인해 사망한 게 아니라 호흡곤란과 혈액 응고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병사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병원 측은 당시 병원 운영을 총괄했던 A 부원장이 주치의에게 의료 과실에 대해 전해 듣고도 병원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직위해제 조처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안 더 부천’, GTX-B노선 수혜단지 각광

    ‘이안 더 부천’, GTX-B노선 수혜단지 각광

    대우산업개발이 경기도 부천시 원미동에 조성하는 ‘이안 더 부천’이 GTX-B노선 수혜단지로 각광받고 있다. 삼협연립 및 단독주택 재건축 단지인 ‘이안 더 부천’은 현재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B노선이 예타면제 추진 중이다. 이 노선이 확정되면 ‘GTX 환승역’은 서울역과 청량리역이 될 전망이며, 특히 부천에서는 서울역까지 약 11분 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GTX-B노선의 호재를 품은 단지는 청약시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진행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11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636건이 몰리며 평균 31.08대1, 최고 104.7대1(59㎡ 타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는 GTX-B노선을 비롯해 지난해 사업이 확정된 GTX C노선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앞서 올해 1월 GS건설이 위례신도시에 공급한 ‘위례포레자이’의 경우 487가구 모집에 6만3472건이 접수되며 평균 130.3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단지는 GTX-A노선 호재를 갖췄다. 이처럼 철도호재를 품은 ‘이안 더 부천’은 교통 인프라도 뛰어나다. 지하철 7호선 춘의역 및 1호선 부천역이 인접해 있고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IC와 경인고속도로 부천IC 등을 통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또 부천 원미종합시장과 원미부흥시장, 이마트 부천점, 시민소체육공원, 원미공원, 원미1동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이 인접해 있으며,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부천대성병원, 부천시 보건소 등 의료기관도 가까이 있다. 중동 생활권역까지는 자가 약 10분 내 이용이 가능해 편리한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단지 반경 1㎞ 이내에 6개의 초·중·고교 등 교육시설이 있으며, 인근에 위치한 부천북초, 부일초, 원미중학교는 도보로 통학이 가능하다. 신중동역과 부천역 일대의 대규모 학원가가 가깝고 부천시립원미도서관, 부천활박물관을 비롯해 어린이들이 교통질서와 법규를 배울 수 있는 부천시 어린이교통나라 등 문화·교육 인프라도 형성돼 있다. ‘이안 더 부천’은 각 가구마다 온도제어와 욕실 바닥난방, 기계식 환기시스템 등이 적용되며, 일부 평형의 경우 빌트인가전, 수납장, 소물장, 리모컨형 전동식 빨래건조대 등이 설치돼 있다. 자녀의 안전을 유의한 지하주차장도 조성될 예정이다. 자녀의 통학 차량을 위한 공간 회차공간계획과 어린이 놀이터, 이웃과의 소통을 위한 주민휴게공간 및 주민운동시설더 구축되며, 입주민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200만 화소의 고화질 CCTV와 주차관제 시스템, 주차장 비상벨 등도 적용된다. 분양관계자는 “이안(iaan) 브랜드는 대우산업개발이 축적해 온 주거 가치의 모든 핵심이 집약된 브랜드”라며 “입지와 설계, 상품 등이 기존의 아파트와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이안 더 부천은 지역 내 새로운 주거문화를 제시하는 새로운 브랜드 아파트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 더 부천’은 4월 19일 오픈할 예정이며, 모델하우스는 부천시 원종동에 마련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상] 세월호참사 5주기, 4·16 그날의 기억

    [영상] 세월호참사 5주기, 4·16 그날의 기억

    지난 12일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비극의 아픔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전라남도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다. 차로 다섯 시간 반을 넘게 달려 늦은 아침에 도착한 팽목항. 참사 이후 실종자 구조와 사고 수습, 의료지원을 위해 진도군민 뿐 아니라 전국에서 한 걸음에 달려온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땀이 가득했던 이곳엔 쓸쓸한 적막한 기운만이 맴돌았다.팽목항에서 출발해 조도와 관매도를 운행하는 새섬두레호를 기다리는 여행객과 주민들만 간간이 눈에 띠었다. 배를 기다리며 힘든 시간을 쪼개 가족과 함께 팽목항을 찾아온 박근태(37·동대문)씨는 “딸이 태어난 때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해였다.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 사건만 아니었면 이곳은 정말 아름답고 좋은 곳인데, 너무나 안타깝다. 그래도 직접 오니깐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지는 거 같다”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모든 궁금증이 해소될 만큼 밝혀진 건 없는 거 같다. 유가족 분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이 되겠냐만은 그래도 그분들 제발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심인숙(39·동대문)씨도 “세월호를 추모하는 일이 무시받거나, ‘아직까지 사람들이 왜 저렇게 오버하지’ 라는 식의 시선들이 없어지길 바라며, 정말 마음 놓고 다 같이 진심으로 슬퍼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슬퍼하는 시선조차도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고 했다.세월호 참사 유가족 중 유일하게 팽목항에 남아 묵묵히 이곳을 지키고 있는 단원고 학생 故 고우재(당시 18세) 아버지 고영환씨. 세월호 참사 후 2014년 10월 말 경기도 안산에서 팽목항으로 내려온 고씨는 지난해 9월 철거된 팽목항 분향소 자리에 임시로 설치된 ‘세월호 기억관’ 옆 컨테이너에서 숙박을 해결하며 5년째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기억공간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고씨는 “이곳 팽목항에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목표다. 그 뒤의 일은 아직 생각 해본 적 없다”며 “국가는 우리 가족을 포함한 모든 피해자 분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나는 아들에게 한 약속만은 꼭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또한 “아들이 천국에선 선배고 난 후배다. 천국에 올라가면 아들에게 살면서 못한 거 속죄할거다. 앞으로도 많이 노력할테니깐 하늘에서라도 지금의 아빠 모습을 많이 지켜봐주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날 이곳을 찾은 장완익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관련 진상을 최대한 밝힐 수 있는 것만이 피해자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라며 “진상이 밝혀져야지만 안전한 사회, 안전한 나라 그리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손진호,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nasturu@seoul.co.kr
  • ‘신생아 사망사고 은폐’ 분당차여성병원 의사 2명 영장

    분당차여성병원의 신생아 사망사고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이 병원 의사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증거를 인멸하고 사후 진단서를 허위발급하는 과정을 주도한 의사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병원 산부인과 의사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같은 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B씨와 부원장 C씨 등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했다. 수사 선상에 오른 병원 관계자는 모두 9명에 달한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8월 이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신생아를 수술에 참여한 A씨가 받아 옮기다 미끄러져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진 신생아는 소아청소년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몇 시간 뒤 결국 숨졌다. 하지만 병원 측은 아이의 뇌초음파 사진에 두개골 골절 및 출혈 흔적이 있는데도 부모에게 병원 측 과실을 숨기고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관련 첩보를 입수해 병원을 압수수색하며 의료 기록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벌여 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분당차병원 의사 2명 영장 신청…신생아 낙상사고 은폐 의혹

    분당차병원 의사 2명 영장 신청…신생아 낙상사고 은폐 의혹

    분당차여성병원의 신생아 사망사고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이 병원 의사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증거를 인멸하고 사후에 진단서를 허위발급하는 과정을 주도한 의사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는 2016년 8월 한 산모의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신생아를 의료진이 바닥에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했다. 수술에 참여한 의사 A씨가 아이를 받아 옮기다 미끄러져 넘어졌고, 아이는 소아청소년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몇 시간 뒤 결국 숨졌다. 병원 측은 수술 중 아이를 떨어뜨린 사실을 부모에게 숨기고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했다. 출산 직후 소아청소년과에서 찍은 아이의 뇌초음파 사진에 두개골 골절 및 출혈 흔적이 있었는데도 병원은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압수수색을 통해 진료 기록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의료 감정을 20차례 가량 진행했다. 이에 대해 분당차병원 측은 아이를 떨어뜨린 사고와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과실이 맞지만 당시 신생아는 고위험초미숙아로 낙상 사고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 병원 산부인과 의사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하고, A씨 외에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B씨와 부원장 C씨 등을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 외에도 수사 선상에 오른 병원 관계자는 총 9명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신생아 떨어뜨려 숨지게 한 의료과실 3년간 은폐한 분당차병원

    신생아 떨어뜨려 숨지게 한 의료과실 3년간 은폐한 분당차병원

    경기 성남시 분당차여성병원(분당차병원)에서 의사가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숨지게 한 일이 발생했는데 병원 쪽이 이 사건을 은폐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사실이 14일 한겨레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의사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하고,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B씨와 부원장 C씨 등을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을 제외하고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이 병원 관계자는 9명에 달한다. 한겨레 보도와 경찰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2016년 8월 이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신생아를 의료진이 바닥에 떨어뜨리는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수술에 참여한 A씨가 아이를 받아 옮기다 미끄러져 넘어진 것이다. 아이는 A씨가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는 즉각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몇 시간 뒤 결국 숨졌다. 그런데 이 병원은 수술 중 아이를 떨어뜨린 사실을 부모에게 숨기고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했다.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외인사나 기타 및 불상으로 기재할 경우 부검을 해야 하지만 이 아이는 병사로 기재돼 부검이 이뤄지지 않았다. 병원은 또 소아청소년과에서 찍은 아이의 뇌초음파 사진에 두개골 골절과 출혈 흔적이 있었는데도 이를 아이 부모에게 감췄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이런 내용의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차례 이 병원을 압수수색해 진료 기록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의료 감정을 진행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를 떨어뜨릴 때 발생한 충격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큰데도 병원은 부모에게 이 사실을 숨겨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부검 기회조차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사망하면 우선 수사기관이 사망 원인을 밝혀야 하는데 (병원이) 그걸 못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사건은 아이가 사망을 했는데 시신은 없는 사건”이라면서 “사망 원인이 외인사나 기타 및 불상으로 기재돼 있으면 (시신을) 화장할 수 없다. 그런데 만일 병원에서 의사가 나쁜 마음을 먹고 (병사가 아닌데도 사인을) 병사로 표기하면 화장이 이뤄지고, 그러면 수사기관에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분당차병원은 의료과실이 있었던 점은 인정했지만 아이를 떨어뜨린 사고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아니라고 보고 병사로 기재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은 “주치의가 같은 산부인과 교수인 당시 부원장에게 상의한 사실이 확인됐고, 상황을 인지하고도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물어 부원장을 직위해제했다”면서 “수사 결과 은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병원 정책을 어긴 책임을 물어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숨진 41살 연상남편 옆에서 잔 10대부인 “사망한 줄 몰랐다”

    숨진 41살 연상남편 옆에서 잔 10대부인 “사망한 줄 몰랐다”

    아직은 철이 없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믿음직한 주술사라 부활할 줄 믿었던 것일까. 사망한 50대 남편과 최소한 이틀간 잠을 자며 평소처럼 생활한 10대 부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직 살인 혐의는 아니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혐의가 더해질 가능성은 배제되지 않고 있다. 멕시코 모렐로스주의 후이테페크라는 곳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성은 공개되지 않고 이름만 알려진 남편 막시모(58)는 주술사로 돈을 벌어 생계를 꾸려왔다. 우리 식으로 보면 굿을 해주는 박수무당과 비슷한 직업이다. 남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에도 몇 건의 주술 의식을 치렀다. 장사가 잘된 날이었던 셈이다. 그래서였을까. 남자는 피곤하다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41살 연하인 부인(17)은 그의 옆에 누워 함께 잠을 잤다. 이튿날 아침 부인은 잠에서 깼지만 남편은 꼼짝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인은 평소처럼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밤이 되자 다시 남편 옆에서 잠을 잤다. 이렇게 이틀을 보낸 부인이 황급히 앰뷸런스를 부른 건 남편에게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서다. 시신이 부패하면서 악취가 나기 시작하자 뒤늦게 무언가 사고가 난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도착한 의료진은 남편의 사망을 확인하고 검찰에 개입을 요청했다. 사인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출동하면서 부부의 집에선 울고 있는 2명의 어린이가 발견됐다. 아이들은 주술사가 작은아버지라며 "작은아버지 부부로부터 학대를 받았다"고 했다. 부인이 연행된 건 아동학대 혐의 때문이다. 경찰은 "사망한 주술사에게 외상이 없어 부검을 해봐야 한다"며 "아내가 남편을 살해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어리다고 하지만 17살이 이틀간 남편의 사망을 몰랐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표 다크 히어로 “이 구역의 왕”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표 다크 히어로 “이 구역의 왕”

    남궁민 표 다크 히어로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영화 못지않은 영상미로 수목극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인기리 방영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그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악에는 악으로 응수하며 답답함을 뻥 뚫어주는 다크 히어로 ‘나이제’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는 남궁민이다. 이에, 속내를 감추고 있는 듯한 표정은 물론, 때로는 능청스럽고 여유롭게, 때로는 오금이 저릴 정도의 서늘함과 잔임함을 오가며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있는 남궁민. 그의 거침없는 남궁민 표 다크 히어로 나이제의 사이다 활약상을 모아봤다. # 응급실 내 행패에 일침…“로스쿨 진도가 아직 거기까지 안 나갔나 보죠?” 빗길 사고로 응급실에 실려온 청각장애인 부인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던 나이제(남궁민 분)는 이재환(박은석 분)의 행패에 분노했다. 이재인(이다인 분)의 이마 상처를 더 중요시하는 이재환의 모습에 “이사장 아들이나 되면서 의료법은 잘 모르냐”고 반격하는가 하면 “로스쿨 진도가 아직 거기까지 안 나갔나보죠”며 일침을 날리며 보는 이들의 답답함을 뻥 뚫었다. # 선민식에게 날린 사이다 한방…“이 구역의 왕은 접니다” 나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망친 이재환(박은석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교도소 의료과장을 지원했다. 하지만 그는 미끼였을 뿐. 모든 것은 더 높은 곳에 있는 선민식(김병철 분)을 잡기 위했던 것. 계획대로 후임 의료과장으로 교도소에 입성한 나이제는 선민식과 교도소 왕좌를 건 숨 막히는 수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한 수 앞을 더 내다보는 듯한 계획으로 선민식의 숨통을 먼저 쥔 나이제가 승기를 잡았고, 이후 자신에게 공생의 손을 내미는 선민식에게 “룰이 바뀌었다. 오늘부터, 이제부터, 이 구역의 왕은 나다”며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 안방극장에 환호를 이끌어냈다. # 사이코패스 응징! 뻔뻔함에 분노한 나이제 선민식이 쳐놓은 덫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나이제는 형 집행정지로 내보낼 인물을 찾았다. 그는 바로 JH철강 김회장의 아들이자 사이코패스인 김석우(이주승 분). 김석우는 여성을 감금하고 폭행해 잡혀온 터. 나이제는 김석우의 면담을 진행했다. 김석우의 뻔뻔함에 나이제는 “자꾸 사이코패스 티 내면서 개기지 마라”며 김석우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내 나이제는 “넌 좀 더 맞으며 어떡할지 생각하자.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도”라며 일말의 죄책감조차 보이지 않던 김석우를 향해 분노를 표출, 피해 여성을 대신해 응징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묘한 짜릿함을 선사했다. 이처럼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매력을 선사, 안방극장에 사이다는 물론, 신선한 재미까지 안겨주고 있는 남궁민의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닥터 프리즈너’는 매주 수요일,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세계는 ‘데이터 전쟁’ 중…한국은 ‘개망신법’에 발목”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세계는 ‘데이터 전쟁’ 중…한국은 ‘개망신법’에 발목”

    김석환 KISA 원장이 말하는 빅데이터, 그리고 보안“세계는 지금 ‘데이터 전쟁’이 한창입니다. 19세기 유럽 열강이 식민지를 찾아 아프리카로, 아시아로 진출한 것 이상으로 치열합니다. 당시에는 자원을 확보하려고 식민지 전쟁을 벌였지만 지금은 데이터를 확보하려고 총성 없는 전쟁이 후끈합니다. 특히 주도권을 쥔 미국과 이에 맞서는 유럽의 공방이 총력전 형태입니다. 중국이나 인도는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는 법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은 이른바 ‘개망신 3법’이 국회 문턱에 걸려 여전히 제자리걸음, 우물 안의 개구리식입니다. 데이터 전쟁에서 패하면 우리 미래는 ….” (※개망신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3개 법안을 일컫는 말로 빅데이터 활성화와 관련된 법안이다.) 올해는 인터넷 개발 50년, 월드와이드웹 구축 30년 올해는 인터넷이 개발된 지 50년, 월드와이드웹(www)이 구축된 지 30년, 스마트폰이 국내에 들어온 지 10년이 된다. 정보통신기술(ICT)의 혁명적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실감하는 김석환(61)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은 요즘 이런 연유로 고민이 많다.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 전쟁이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 국민은커녕 정치권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여태까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데이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터뷰를 신청하자 전남 나주로 내려와 달라기에 출장 품의 신청의 번거로움을 들었더니 김 원장이 직접 서울로 올라왔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한국인터넷진흥원 서울청사에서 만났다. 김 원장은 문명 전환기의 역사와 적절한 사례와 비유를 섞어가면서 2시간가량 인터뷰를 이어갔다. “미국과 유럽, 데이터 전쟁 공방 치열유럽 反독점법에 GDPR로 데이터 보호中 네트워크안전법 마련, 인도도 추진” - 데이터 전쟁, 심한 엄살 아닌가. “미국의 데이터 기반 기업들, 즉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등은 세상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기 이전에, 법이 생겨나기도 전에 벌써 데이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습니다. 유럽에선 미국보다 늦게 데이터의 중요성을 알았던 겁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5월 개인정보 보호규정(GDPR)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GDPR의 핵심 내용은 EU 거주자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모든 기업이나 단체가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된 광범위한 규정들을 지키도록 하고, 심각한 위반 시 유럽이 아니라 전 세계 매출의 4%와 2000만유로(255억원 상당) 가운데 높은 쪽을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겁니다. 유럽에 세계적 데이터 기반의 사업자가 있다면 이런 규제는 생겨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규제는 다분히 미국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 등이 타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월 프랑스는 구글에 GDPR 위반으로 5000만유로, 독일에서는 모두 41건에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유럽은 전통적 독점 규제에다 GDPR까지 이중으로 보호막을 씌운 겁니다. 이 말은 ‘우리 데이터를 미국 기업이 함부로 가져가지 마라’, ‘유럽에서 세계적 IT(정보기술) 기업이 자랄 때까지 시간을 벌자’라는 내심이 담겼다고 봅니다. 자체 시장이 방대한 중국은 외국 특히 미국 기업이 들어오지 못하게 네트워크안전법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토종 기업 알리바바나 텐센트가 거대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도 데이터를 뺏기지 않으려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데이터, 얼마나 중요하기에 전쟁이라고 하나. “4차 산업혁명시대의 데이터는 석유보다 더 값진 자원입니다. 석유는 한번 정제해서 쓰고 나면 다시는 사용할 수 없지만 데이터는 어떤 정보와 결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됩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데이터는 또 다른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가집니다. 문제는 빅데이터의 75%가 개인정보라는 데 있습니다만, 데이터를 플랫폼으로 삼은 회사의 가치는 시장에서 먼저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7개가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MS, 알리바바, 텐센트였습니다. 애플과 MS를 제외하고는 10년 전에는 이 리스트에 들지 못했던 기업들이라는 거죠. 또 다른 예를 들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알리바바의 매출은 19조 50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유럽브랜드연구소는 알리바바(14위)의 브랜드 가치를 삼성전자(19위)보다 높게 평가했죠. 그 이유인즉, 알리바바는 무려 5억명이라는 회원 데이터를 보유하고 활용한다는 것이 높게 평가받았던 겁니다.” “데이터 기업들, 시총 상위 기업 차지데이터 이용 맞춤형 서비스 본격 내놔獨유턴한 아디다스도 데이터 기업 변신”- 기업들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나. “엄청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올린 49조 7000억원의 매출 가운데 광고 매출이 49조원입니다. 물론 인스타그램이 포함돼 있지만, 페이스북의 광고는 우리가 보는 종편이나 지상파 TV만큼 강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페이스북을 하다 보면 갑자기 뭔가 하나 쑥하고 올라옵니다. 안 보면 그냥 넘어가잖아요. 이 광고로 49조원 수익을 올렸는데, 여기엔 ‘이런 이용자는 이 정도의 광고에 대해서는 저항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반응을 보일 거야’ 하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습니다. 그건 그 이용자가 눌렀던 좋아요, 썼던 댓글, 맺었던 친구 관계, 과거에 봤던 광고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겁니다. 또 미국의 유명 보험회사인 프로그레시브는 가입자의 동의를 받아서 스냅샷이란 ‘운행기록 자기진단 장치’를 자동차에 부착하는 겁니다. 이걸 통해서 가입자의 운전습관, 즉 신호와 규정속도 준수, 급제동과 같은 난폭운전을 분석해 교통사고 확률을 계산합니다. 그리고 모범 운전자에겐 최대 30%의 보험료를 깎아주는 겁니다. 가입자마다 다른 차별적인 마케팅, 개인별 마케팅이 적용된 겁니다.”- 데이터 활용을 4차 산업혁명과 연관해 설명하면. “아디다스가 동남아에 있던 공장을 2017년 독일로 다시 이전해가면서 만든 스마트팩토리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과거엔 고객이 진열된 매장에서 신발을 골랐다면 이젠 인터넷을 통해 개인이 마음대로 주문합니다.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색상, 신발끈, 신발 밑창 등을 마음대로 골라 주문하면 3D프린터가 재질을 만들고 로봇이 신발을 제조하는 겁니다. 그리고 24시간 안에 고객에게 택배로 전달하는 겁니다. 개인별 맞춤형 신발이 가능합니다. 50만 켤레를 만드는데 동남아에선 600명의 인원이 필요했지만 독일 스마트공장에선 10명뿐입니다. 이 스마트 공장은 고객 개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한 사례일 뿐입니다. 고객 정보가 쌓이면 아디아스 역시 데이터 기업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도시의 상하수도, 교통 등을 관제하는 스마트시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기 위치를 파악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스마트자동차 등이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이라할 수 있습니다. 이런 데에는 인공지능이 돌아가게 하는 빅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한 겁니다.” “데이터 활용 개망신 3법, 작년 국회 제출심의조차 안돼 데이터 경제 활성화 답보”- 우리나라의 데이터 확보 준비는. “사실, 데이터 확보나 데이터 보호는 이를 언젠가는 활용하겠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술을 했잖아요. 그녀가 유전자데이터 분석을 해보니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0% 이상으로 나온 겁니다. 그래서 유방암에 걸리지도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미리 제거한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분명 이런 검사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고, 이런 서비스를 상업화하겠다는 기업이 있었지만 의료정보법 위반이니 뭐니 하면서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개혁 샌드박스 1호로 유전자 데이터분석을 2년간 시범실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만, 개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제도화가 필요합니다. 작년 10월 국회에 소위 개망신 3법이 제출된 상태이지만 아직 법안 심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8월 31일 한국을 ‘데이트 경제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천명했습니다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 데이터 활용 못지않게 보호 또한 중요하다. “네. 그렇습니다. 개인정보와 같은 데이터의 84%가 해킹으로 유출됩니다. 그런데 과거의 데이터 유출은 ‘신상이 털렸구나’, ‘사생활이 유출됐구나’ 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 피해를 당합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사인 노르웨이의 노르스크 하이드로는 지난달 해킹 공격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갑작스러운 중단으로 철강 공장 특성상 고로부터 전 과정을 다시 세팅하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향후 자율주행차에 대한 사이버 침해 공격은 탑승자의 생명을 위협할 겁니다. 스마트시티도 마찬가지고. 우리 인터넷진흥원은 국내 인터넷망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망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외 해커가 민간망을 통해 행정망이나 국방망에 침입하고 있어 민간망 보호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해킹 피해 신상 털리는 수준서 신체적 위해로해커들, 민간망 노려… 국내망 95%가 민간망”- 사이버 침해, 얼마나 심각한가. “작년 3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가 사이버 침해로 5일간 시청 업무가 마비됐습니다.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1년쯤 뒤 같은 조지아주의 잭슨카운티 역시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곳은 ‘인질과 타협하지 않는다.’라는 미국의 원칙을 어기고 40만달러를 주고 복구키를 받았습니다. 잭슨카운티는 40만달러가 싸다고 여긴 거죠. 5만달러 지급 요청을 거부한 애틀랜타시는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면서도 수일간 업무가 마비됐고, 시와 관련된 컴퓨터 등을 새로 세팅하는데 1700만달러가 들어간 겁니다. MS는 2017년 사이버 침해로 인한 한국의 직간접적 비용이 77조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요즘은 사이버침해도 로봇(봇넷)을 이용한 자동화·지능화·지속적 공격이 특징입니다. 작년 CES 트렌드 리포트에 의하면 2년 뒤인 2021년까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전 세계 피해규모는 약 6조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보다 피해가 더 클 수도 있다는 의미여서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2017년 우리가 수집한 사이버 침해 위협이 1.8억건, 작년 3.5억건인데 올해는 6억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국 올해 사이버 침해 공격, 6억건 전망AI 통한 분석…자동화, 고도화 지능화로 대비IoT 전반에 걸친 보안은 융합보안단이 담당” - 우리나라의 사이버 침해 공격도 엄청나군요. “악성 코드로 한 중소기업의 회사 컴퓨터가 마비되었습니다. 일이 급해서 돈을 주고 복구키를 받으려고 연락하니 그쪽에서 ‘거기, 어디예요.’라고 되묻습니다. 워낙 많은 곳에 악성 코드를 뿌려두었으니, 그 해커도 어떤 회사가 걸려들었는지 모를 지경이라는 겁니다. 올해 6억건에 이르는 사이버 공격을 사람이 일일이 대응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자동화·지능화함에 따라 우리도 그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통해서 특정한 패턴들을 분석하고, 새롭고 더 위협적인 공격을 찾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형태입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도록 그물코를 좀 더 촘촘히 짠다는 의미로 ‘사이버보안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했습니다. 사이버 위협을 인공지능(AI)을 통한 분석으로 수비도 자동화, 고도화, 지능화하는 겁니다. 이렇게 생성된 데이터를 연구소와 대학, 산업계에 공유해 새로운 정보보호 제품이 개발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작년에 자동차검사 안내를 모바일로 고지하는 서비스를 했는데 이는 자동차 소유자 이름과 전화번호, 차량번호의 연계된 것입니다. 이런 서비스의 경우 편리하긴 하지만 정보보호의 필요성도 더욱 크고 중요합니다.” “랜섬웨어 공격받은 美애틀랜타 5만달러 지불 거부5일간 업무마비에 컴퓨터 세팅에 1700만달러 투입반면 잭슨카운티, 40만달러 주고 복구키 받아 해결”- 이건 신설한 융합보안단의 역할과 겹치지 않나. “사이버 보안은 4차산업으로 갈수록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겁니다. 융합보안단은 정부가 2022년까지 3만개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약 110억여대의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이용되고 있으며, 2025년엔 약 1조개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기기가 보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침해의 대상 즉, 보호의 대상이 PC나 서버, 스마트폰을 넘어 IoT 기기 전반이 될 겁니다. 이는 보안 대상이 사회 전반에 걸쳐 있다는 의미겠지요. 현재의 침해 대응과 산업진흥으로 분산된 업무를 융합해 전사 차원에서 달려들자는 겁니다. 우리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부처와 협력 문제, 법제도 정비 및 정책 개발의 문제 등등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논의하고 있습니다.” “韓보안 가장 취약한 곳…지역 중소기업사이버 침해 98%가 이곳 통해 이뤄져지역에 사이버 안전망 구축 시급한 문제” - 한국의 사이버 보안 수준, 얼마나 높나.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의 강국이지만 사이버 보안은 다른 문제입니다. 한 국가, 한 기업, 한 조직의 사이버 보안 수준은 가장 취약한 곳의 수준과 같다고 봐야 합니다. 가장 취약한 곳을 통해서 침해, 해킹이 이뤄지니깐요. 한국사회 전체로 봤을 때 가장 취약한 곳은 지역의 중소기업입니다. 사이버 침해 피해의 98%는 중소기업이 당합니다. 그런데 일부 중소기업은 자신들이 해킹당했는지, 안 당했는지조차도 모릅니다. 그런 능력도, 의지도, 인력도, 열의도 없습니다. 몇 년 전 농협 전산망이나 국방부가 당한 공격도 협력업체의 직원의 USB나 보안취약점을 통한 것이였지요. 지역 중소기업 사이버 보안에 대해 행정안전부 중앙부처는 지자체가 할 일이라고 미뤄버리고, 지자체는 가시적 효과가 없으니 우선순위에 한참 밀리고…. 우리가 지역에 사이버안전망을 구축하려 합니다.” “2017년 한국 해킹 직간접 피해 77조원 추산2021년 전세계 사이버 공격 피해 6조달러지진·태풍 등 자연재해보다 피해 더 클 수도”- 지난해 자동차 검사, 모바일 고지를 했던데 성과는. “교통안전공단은 저희와 함께 작년 3월에 자동차검사를 받으라고 알리는 것을 여태까지는 종이로 우편 고지하다 휴대폰에 문자를 보내는 모바일 고지를 시범실시했습니다. 일부 운전자는 오랫동안 집을 비워 우편물을 받아 볼 수 없기에 시범적으로 200만 운전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고지를 했습니다. 그 결과 과태료를 내지 않았던 사람이 그 이전의 평균보다 2만 8000명이 적었던 겁니다. 즉 그만큼 많은 사람이 제때 검사를 받았다는 의미죠. 과태료 수입이 86억원 줄었다고 합니다. 즉 이용자의 편익은 늘고, 사회적 비용은 감소한 거죠. 종이 소비가 줄었으니 환경보호에도 이바지한 겁니다. 올해는 주택금융공사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과 협업해서 모바일고지를 활성화하고, 병원과 약국과는 전자처방전 시범사업을 할까 합니다. 이것 역시 규제개혁 샌드박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종이로 발행되는 처방전이 연간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무려 5억장에 이릅니다. 병원도 전산화되어 있고, 약국에 가서 QR코드만 갖다대면 의사의 처방내용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들이 모여 나중엔 빅데이터가 되는 거지요.” “가상화폐 일확천금 차단 정책 잘한 일해외직구·중고차 매매 블록체인 올릴 예정”- 블록체인을 이용한 서비스 준비는. “블록체인이 우리나라에서 그 응용기술이 아니라 가상화폐, 가상통화가 전부인 것처럼 잘못 인식돼 안타깝습니다. 정부가 일확천금을 노리는 가상화폐, 음습한 구석이 있는 이것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잘 대응했다고 봅니다. 해커들이 ‘돈을 암호화폐로 보내라.’라고 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작년에 한 해외직구 건수가 1900만건쯤 됐니다. 이게 해마다 30~40%씩 건수가 늘어납니다만 금액은 전체 수입금액에 비해서는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관 직원을 늘려서 해외직구를 직접 처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걸 관세청이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어 여기에 올리는 것이죠. 그러면 주문 상품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인 이력추적이 가능합니다. 통관 처리기일도 현재 5일에서 2일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반기부터는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새로운 블록체인 시범사업으로 중고차 매매를 블록체인 플랫폼에 올리려는 것인데 그러면 주행거리라든지 사고 이력 논란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각종 자선단체의 기부금 관리도 블록체인에 태울까 합니다. 그러면 중간 관리자 비용이 줄고, 내가 낸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성이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서 실업, 사회적 문제로봇세, 기본소득 지급 고민할 시기개별 이익 위해 데이터 경제 막을 수 있나기술 변화가 촉박한 새로운 문명 인식해야”- 아디다스 독일 스마트공장에서 보듯 4차 산업혁명은 실업이 큰 문제다. “600명이 하던 일은 10명이 거뜬히 처리하니 파생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실업이 큰 문제입니다. 실업의 문제와 관련해 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주장하는 로봇세 신설, 기본소득 지급 등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로봇 탓에 일자리가 줄어 소득이 줄어든다면 이 부분을 보전해줘야 하잖아요. 그래야 인간다운 존엄이 유지되고, 그 인간이 하는 각종 활동이 또 하나의 생산적 가치가 있는 자원인 데이터를 생산하기 때문인 거죠. 전자문서가 활성화되고, 이메일과 SNS, 문자메시지가 일상화된 지금 우편을 배달하는 사람을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보호할 수 있을까요. 사회적 갈등과 고민이 맞닿는 부분입니다. 또한 부산시와 서울대병원 그리고 우리 진흥원이 협업해서 독거노인들에게 심전도 스와치를 채우는 시범사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노인분들이 일상생활을 할 때, 주무실 때,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의 신호가 다데이터로 전송됩니다. 서울대병원이 함께하고 있음에도 이 데이터는 119 출동 때 활용한다는 명분으로 전부 119센터에 모아놓기로 했습니다. 병원에 모아두면 원격의료 진료행위에 해당한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개별 병원의 이익을 위해, 실업을 우려하는 우정사업본부 노조의 반대로 언제까지 막아둘 수 있느냐 입니다. 우리가 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다른 나라의 기업이 이런 서비스로 진출하면 우리가 막을 수 있을까요. 영국의 적기법(赤旗法)과 같은 코메디가 이 땅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기술의 변화가 촉발한 새로운 문명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적기법이란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만든 영국에서 자동차 최고 속도를 시속 4마일로 규제하고, 붉은 깃발(적기)를 든 기수가 차보다 앞서 달려 길 안내를 하도록 한 규제를 말한다. 마차와 증기 철도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이 법안 때문에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다른 경쟁국보다 뒤쳐지게 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공 욕심에 그만…’ 상대 선수 밀어서 기절시킨 축구선수

    ‘공 욕심에 그만…’ 상대 선수 밀어서 기절시킨 축구선수

    한 축구선수가 상대 선수의 거친 플레이로 전봇대에 부딪혀 기절하는 모습을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이 5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달 24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 축구 경기장에서 촬영됐다. 당시 사고를 당한 선수는 알 자지라 팀의 아흐메드 라비아라는 선수다. 영상 속 라비아는 밖으로 나가려는 공을 잡기 위해 열심히 달려간다.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상대 선수 역시 빠르게 공을 향해 뛰어간다. 공을 잡기 위해 거친 몸싸움이 예상되는 순간,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라비아를 상체로 밀어버린다. 속도에 떠밀려 그대로 밀쳐진 라비아는 전봇대에 등과 머리를 세게 부딪친다. ‘쾅’하는 충격음과 함게 라비아는 쓰러지고, 심판은 의료진을 급하게 요청한다. 라비아는 기절한 듯 움직이지 못하고, 상대 선수와 달려온 선수들은 라비아 곁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이후 라비아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4~6주 후 다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사진·영상=Liveleak comedy/유튜브
  • 대법 “분만 중 다친 태아, 상해보험금 줘야”

    출생 전 피보험자로 보험계약을 한 태아가 분만 과정에서 상해를 입었다면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A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임신 중이던 2011년 8월 현대해상과 태아보험 계약을 맺었다. 이듬해 1월 분만 과정에서 A씨의 아기는 뇌손상으로 영구적 시력 장애를 입었고 A씨는 1억 22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현대해상은 “사람은 출생 시부터 권리·의무 주체가 될 수 있으므로 분만 중인 태아는 상해보험의 피보험자가 될 수 없고 태아가 입은 장애는 의료행위에 인한 것이라 ‘우연한 사고로 인한 상해’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가 되는 태아의 형성 중인 신체도 그 자체로 보호해야 할 법익이 존재하고 보호의 필요성도 본질적으로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보험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자유의 원칙상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계약은 유효하고 보험계약이 정한 바에 따라 보험기간이 개시된 이상 출생 전이라도 태아가 보험계약에서 정한 우연한 사고로 상해를 입었다면 보험기간 중 발생한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1·2심도 “보험료를 납부한 순간부터 A씨의 아이는 피보험자가 된다”고 판단했다. 의료행위로 인한 상해는 ‘우연한 사고로 인한 상해’가 아니라는 보험사 주장도 “A씨가 의료행위에 동의했더라도 아이가 영구적 시각 장애에 이르는 결과까지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 분만 중 시력장애 입은 태아에 “보험금 지급해야”

    대법, 분만 중 시력장애 입은 태아에 “보험금 지급해야”

    분만 과정에서 태아가 상해를 입어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임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오늘(7일) 밝혔다. 임씨는 임신 중이던 2011년 8월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 계약을 현대해상과 체결했다. 그 후 이듬해 1월 병원에서 분만하다 아이가 뇌 손상으로 영구적 시력장애를 입게 되자, 현대해상에 보험금 1억 2200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보험금 지급 사유가 아니라며 소송을 냈다. 현대해상 측은 “분만 중인 태아는 상해보험의 피보험자가 될 수 없고, 아이가 입은 장해는 의료행위로 인한 것이어서 ‘우연한 사고로 인한 상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상해보험의 피보험자는 보험의 대상이 되는 자에 불과할 뿐 권리나 의무의 주체가 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태아가 피보험자의 지위를 취득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며 현대해상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서 2심과 대법원도 “계약자유의 원칙상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계약은 유효하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판단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윤한덕·임세원에 최고등급 훈장 추서

    윤한덕·임세원에 최고등급 훈장 추서

    마지막 순간까지 의료 체계와 환자를 생각한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센터장과 고(故) 임세원 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교수에게 5일 최고 등급의 훈장이 추서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47회 보건의 날(4월 7일) 기념행사를 열고 국민 건강증진과 보건의료분야 발전에 기여한 240명에게 상을 수여했다. 윤 센터장에게는 응급의료체계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임 교수에게는 자살예방과 정신건강증진을 위해 애쓴 공로와 예기치 않은 사고 순간에도 타인을 살리기 위해 숭고한 희생정신을 발휘한 공로를 인정해 청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윤 센터장은 설 연휴 기간에 근무하던 중 순직했고, 임 교수는 환자가 휘두른 칼에 찔려 유명을 달리했다. 이와함께 고(故) 홍완기 MD 앤더슨 암센터 의사에게 국민훈장 목련장이 추서됐고, 이건세 건국대학교 교수는 녹조근정훈장, 황치엽 대신약품주식회사 이사와 배구한 국제보건의료안경자원봉사회 회장은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현대중공업그룹, 고성 산불 재난복구 성금·장비·인력 지원

    현대오일뱅크 성금 1억원 전달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 등계열사들도 복구 장비·약품 지원 현대중공업그룹이 5일 강원 고성에서 일어난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서 기탁하고 구호물자와 인력 지원을 약속했다. 현대오일뱅크 1% 나눔재단은 성금 1억원을 전달했다.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 계열사들은 굴착기, 휠로더 등 복구 장비와 구급약품, 생필품을 지원한다. 또한 의료진과 구호 인력을 구성해 피해 복구 활동에 나선다. 앞서 지난 4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서울 여의도 면적(290㏊)에 맞먹는 산림이 불탔고, 인근 속초 도심지역까지 불길이 번져 피해가 커졌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은 “불의의 사고로 피해를 본 강원 도민에게 위로를 전하고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면서 “피해를 당한 주민들이 다시 안정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 구난 활동과 성금을 지원했다. 일본 대지진, 브라질 홍수 등 해외 재난 지역에도 성금 및 장비 지원 등 구호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이국종 교수 “핑계 대지 마라…헬기, 24시간 기동해야”

    이국종 교수 “핑계 대지 마라…헬기, 24시간 기동해야”

    중증 외상치료의 권위자인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는 5일 “사고 현장에서 의료 조치가 되는 것이 21세기 선진 의료시스템”이라며 응급의료와 기동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날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회 공직자 혁신 교육’ 특별 초청강사로 나서 “구조대가 환자를 다 구조한 다음에 의사를 부르면 이미 늦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닥터헬기나 소방헬기를 소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문제를 실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장비가 없다거나 인계점이 아니다 하는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헬기가) 떠야 한다”며 “응급의료·소방구조가 가야 할 길은 24시간 기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을 말로만 하거나 정치적으로 할 게 아니라 실제 기동할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항공 기동으로 환자를 데려와 치료한 다음 돌려보내 주는 그런 응급의료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세월호 당시 지상에 앉아있는 헬기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기동하는 헬기가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데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세월호를 계기로 해상의료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미군에게 관련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상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해 의료 함정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해상에서 발생하는 조난 사고를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일반 함정을 의료 함정으로 바꿔 해상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해상사고도) 육상 의료에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말로만 혁명이 아니라 누군가 총대를 메야 한다”며 “혁명의 도시 광주 공직자들이 (응급의료 개선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선고유예 늘어가는 낙태죄… 헌재, 처벌 조항 ‘위헌’ 결론 내릴까

    선고유예 늘어가는 낙태죄… 헌재, 처벌 조항 ‘위헌’ 결론 내릴까

    11일 특별 선고기일에 선고 가능성 높아 진보성향 재판관 늘어 전향적 입장 관측 입법으로 초기 낙태 제한적 허용 가능성 위헌 안 내리고 헌법 불합치 결론 전망도 2017년 1심 14건 중 10건 ‘선고유예’ 받아 처벌 둘러싼 ‘사회적 논의’ 염두에 둔 판결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판단이 곧 나온다. 헌재는 오는 18일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의 퇴임을 앞두고 11일 특별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 이날 낙태죄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헌재 관계자는 4일 “특별 선고기일에 낙태죄 사건이 포함될지는 8일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지난해 2월 낙태죄 처벌 조항인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인지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을 접수해 심리해 왔다. 형법 269조 1항(자기낙태죄)은 부녀자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의료진의 낙태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 270조 1항(동의낙태죄)은 의사나 한의사 등이 부녀자의 동의를 얻어 낙태 시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에, 동의가 없었을 땐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지난해 5월 공개변론을 가졌지만 재판관들이 의견을 모으지 못했고 9월 5명의 재판관이 퇴임했다. 이후 지난해 9월과 10월 새 재판관들이 취임하면서 9명 체제가 완성됐다. 특히 진보 성향의 헌법재판관들이 늘어나 전향적인 입장이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남석 헌재소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최상위 기본권인 태아의 생명권이 우선 보호받아야 하지만 임신 초기 단계에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은애 재판관도 “현행법의 낙태 허용 범위가 지나치게 좁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준비되지 않은 임신의 경우 출산에 선택권을 부여하되 (임신)기간이나 사유에 따라 적정한 선에서 제한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중도 보수 성향으로 꼽히는 이영진 재판관도 “외국에선 24주 이내 낙태를 허용하는 법이 있는 점 등을 참조해 입법정책적으로 국민 의사를 모아 결정해야 한다”는 뜻을 내놓았다. 진보 성향인 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은 공개적인 의견표명이 없었지만, 처벌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다수의 재판관들이 초기 낙태의 필요성을 인정하거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지는 않더라도 입법으로 초기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헌법 불합치 결론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모자보건법 14조에 명시된 임신중절수술 허용 기준을 넓히라고 주문할 수도 있다. 헌재는 2012년 8월 낙태를 도운 조산사의 헌법소원 제기에 대해 낙태죄를 합헌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심리에 참여한 8명의 입장이 합헌 4명, 위헌 4명으로 팽팽히 맞섰다. 다만 위헌 정족수(6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후 일선 법원에서는 낙태죄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염두에 둔 판결이 잇따랐다. 법원에서조차 낙태죄 처벌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행정처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7년 낙태죄로 새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8건에 불과했다. 그해 1심 판결이 선고된 14건 가운데 10건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이 별다른 사고 없이 지나면 형의 선고를 면제하는 것이다. 2016년에는 24건이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25건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13명이 집행유예, 7명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가장 최근 유죄가 확정된 것은 지난해 4월 임신 5주 만에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박모(29·여)씨 사건이었다. 수원지법 형사13단독 김효연 판사는 박씨에게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유예하면서 “낙태 처벌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사실상 국가 형벌권의 행사를 자제해 온 상황”이라고 판시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김현미)도 지난해 1월 “여성의 자기 결정권 및 태아의 생명권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있다”며 임신 9주에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김모(28·여)씨와 시술 의사 권모(67)씨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형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선고를 유예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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