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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태권도계 대부’ 최명철씨 결국 하늘로

    ‘러시아 태권도계 대부’ 최명철씨 결국 하늘로

    대한적십자사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가 우연히 직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국내에서 투병해오다 지난 10일 출국한 최명철(멘체르 쪼이·68·고려인 2세) 러시아태권도협회 고문이 30일 오전 6시쯤(한국시각) 운명했다. 경기도태권도협회 임영선 부회장은 “최 고문이 러시아 현지 병원에서 화학치료를 받아오던 중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운명했다고 가족이 소식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최씨와 함께 러시아 전역에 태권도를 보급해온 임 부회장은 “최 고문이 지난 주에 우리 가족 모두를 러시아로 초청했다가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취소했다”며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눈물을 쏟았다. 가라데 러시아 국가대표 코치 등을 지낸 최 고문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 TV중계를 통해 태권도를 본 뒤, 자신의 뿌리인 한국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1989년 제자들을 이끌고 방한 해 국기원에서 태권도를 배운 후 지난 30년 간 태권도 불모지였던 러시아 80여개 주 가운데 절반의 지역에 태권도를 보급하며 ‘러시아 태권도계의 대부’가 됐다. 특히 세계적인 대회로 자리잡은 춘천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에 2000년 제1회 대회 때 부터 매년 200~300명의 선수를 이끌고 러시아 선수단 단장 자격으로 참가해 왔다. 그는 지난 달 하순 대한적십자사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가 이상 증세를 느껴 임 부회장 도움으로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정밀조사를 받은 끝에 직장암 말기 확진을 받았다. 경기도태권도협회 등 각계의 도움으로 응급시술을 받아 급한 위기는 넘겼으나, 5000만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지난 10일 러시아로 되돌아 갔다. 그는 고려인 2세이자, 30년 가까이 한국과 러시아간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해왔으나 국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외국인의 경우 3개월 이상 장기체류 해야만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의 투병 사실이 서울신문에 보도(3일자 12면) 된 후 각계에서 성금이 답지했으나 수술비에 턱없이 부족했다. 발인은 내년 1월 3일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풍수해보험 확대부터 수면장애 실손 보상까지…

    풍수해보험 확대부터 수면장애 실손 보상까지…

    2019년 달라지는 보험제도 내년 1월부터 소상공인에 대한 풍수해보험 시범사업이 대폭 확대된다. 실손의료보험 보장내용도 변경되면서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 치료에서 발생하는 의료비도 실손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29일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가 내놓은 ‘2019년 달라지는 보험제도’를 보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1월부터는 올해 28개 시·군·구에서 이뤄지던 소상공인 풍수해보험 시범사업이 37개 시·군·구로 확대된다. 퐁수해보험이란 태풍, 홍수, 대설, 지진 등으로 인한 피해를 보장해주는 것으로, 정부가 최소 34%이상 보험료를 지원해준다. 37개 적용 지역은 서울(은평·마포구), 부산(영도·수영구), 대구(남·수성구), 인천(남동·계양구), 광주(남·북구), 대전(동구·유성구), 울산(중구·울주), 세종, 경기(용인·김포·양평), 강원(강릉), 충북(충주·청주), 충남(천안·아산), 전북(장수·임실), 전남(담양·장흥), 경북(포항·경주·구미·영덕·예천), 경남(진주·김해·창원), 제주(제주·서귀포) 등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풍수해보험 지원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월부터는 자동차 사고 과실비율에 대한 다툼이 발생했을 때 공정한 처리가 이뤄지도록 분쟁심의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동일 보험사 가입자 간 사고가 발생하거나, 자기차량손해 담보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에도 과실비율분쟁심의위원회의 심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분쟁 발생시 피보험자에게 소송을 대체할 수 있는 간편한 심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소비자 보호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7월부터는 보험설계사의 신뢰도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보험가입을 앞둔 소비자라면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각 보험협회 홈페이지에 설계사의 불완전판매비율 등을 조회할 수 있는 ‘e-클린보험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한편 실손보험 보장도 확대되기 때문에 변경사항을 미리 확인해두면 좋다. 우선 장기기증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장기수혜자의 실손보험이 이를 보상하도록 보상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했다. 또 여성형 유방증을 겪는 남성들이 지방흡입술을 받아도 치료에 해당한다고 보고 실손보험에서 보상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신체적 원인이 아닌 정신적인 문제에서 발생하는 비기질성 수면장애의 치료 중 발생하는 요양급여 의료비도 실손보험이 보장한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힘의 광기에 맞선 ‘펜의 힘’…카슈끄지는 강했다

    힘의 광기에 맞선 ‘펜의 힘’…카슈끄지는 강했다

    1위 자말 카슈끄지 누가 그의 죽음을 사주했을까. 끝내 미궁으로 남게 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 광기의 시대에 맞서 ‘펜의 힘’을 보여 준 카슈끄지 피살 사건은 역설적으로 국제사회에 진실과 정의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며 깊은 울림을 던졌다. 서울신문은 25일 올 한 해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인물로 뽑은 10인 가운데 자국 정부 요원들에 의해 살해된 카슈끄지(사망 당시 59세)를 올해의 인물 1위로 선정했다. 카슈끄지는 사우디의 개혁 성향 일간지 ‘알와탄’ 편집국장을 지내면서 사우디 왕가와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해부터는 미 워싱턴포스트에 비판적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지난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자국 요원들에게 고문으로 추정되는 가혹 행위를 당한 끝에 피살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살해를 지시한 ‘몸통’은 드러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그간 ‘젊은 개혁 군주’에서 잔혹한 독재자로 이미지가 반전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33)를 몸통으로 지목했지만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72)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면죄부를 주며 진실 규명을 덮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를 받은 미국 상원이 “왕세자가 무관할 가능성은 0”이라며 반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귀를 막았다. 카슈끄지의 죽음을 통해 전 세계는 ‘미국 우선주의’의 민낯을 목도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의 위상은 물론 중동의 역학 구도도 뒤흔들었다. 예멘 내전에 개입한 빈 살만 왕세자가 4년간 민간인 6만명이 희생된 재앙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도 지구촌의 흑역사로 기록됐다. 예멘의 참상에 부담을 느낀 미국이 사우디에 휴전을 압박하면서 지난 13일 개전 4년 만에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은 처음으로 정전을 합의했다. “카슈끄지의 영혼이 예멘의 희망을 살려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카슈끄지 피살을 계기로 각국에서 취재 활동을 하다가 투옥되거나 사망한 언론인들의 실상과 헌신이 세상에 전해졌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카슈끄지 등 언론 자유와 진실을 수호하다 숨지거나 탄압받은 언론인들을 선정했다.2위 존 매케인 2위는 포퓰리즘 광풍 속에서 미국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드러낸 고 존 매케인(공화당) 상원의원이다. 지난 8월 25일 82세로 영면한 매케인 의원은 민주주의와 정의, 인권 등 전통적 미국의 가치를 부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며 전 세계에 반향을 불렀다. 그는 생전 ‘매버릭’(이단아)으로 불렸다. 보수적 정치인이지만 자신의 신념에 따라 진보적 가치도 아낌없이 지지했기 때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시간 대립했다. 매케인 의원은 뇌종양 수술 직후였던 지난해 7월 28일 자택인 애리조나에서 워싱턴DC까지 3000㎞를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1호 공약 ‘오바마케어 폐기’ 표결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오바마케어에 문제가 있지만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는 없다고 했다.3위 트럼프·김정은·메건 마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트럼프 대통령도 올해의 인물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34) 북한 국무위원장, 메건 마클(37) 영국 왕자비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주역이다. 그는 동시에 중국과의 무역전쟁, 이란 핵합의 파기,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시리아 미군 철수 등 독불장군식의 일방적 행보로 정치적 충격을 던져왔다. 이 과정에서 유럽 등 오랜 우방과 갈등을 빚었고 독일 이민자의 후손인 그 스스로가 강경 반(反)이민정책의 기치를 내건 아이콘이 됐다. 1년 내내 좌충우돌한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백악관에 홀로 남아 장장 4시간에 걸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민주당 등 안팎의 ‘적’들을 맹비난하는 분노의 트윗을 쏟아냈다. 어느 때보다 쓸쓸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그는 스스로 “(불쌍한 나는) 백악관에 홀로 있다”고 한탄해야 했다. 김 위원장은 올 1월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선언해 평화 무드를 조성했다.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핵을 내려놓고 경제건설 집중 노선을 걷겠다고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4월과 5월, 9월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6월에는 70년간 적으로 맞선 미국의 정상, 트럼프 대통령과도 만났다.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비핵화 협상은 11월 미 중간선거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다. 내년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마클 왕자비는 할리우드 배우 출신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둘째 손자 해리 왕자와 5월 19일 결혼했다. 이혼 경력이 있고 흑백 혼혈인 마클 왕자비가 영국 왕실의 일원이 되면서 ‘현대판 신데렐라’로 주목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2년 연속으로 ‘올해의 인물 검색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6위 태국 동굴소년·마크롱 등 5명 공동 6위로는 에마뉘엘 마크롱(41) 프랑스 대통령, 아베 신조(64) 일본 총리, 고 조지 H W 부시(94) 전 미국 대통령, 중남미 캐러밴, 태국 동굴소년 등이 선정됐다. 취임 당시 ‘프랑스의 구세주’로 극찬을 받았던 마크롱 대통령은 불통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촉발한 ‘노란 조끼’ 시위로 리더십에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은 그간 추진해 온 개혁안 일부를 철회하는 등 ‘백기’를 들었다. 지난 9월 20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68.5%의 득표율로 3연임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까지 역대 최장수 총리로 가는 길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평소 정치적 소명인 ‘전쟁 가능한 나라’로의 개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아버지 부시’로 불린 미국의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41대)은 지난달 30일 94세의 나이로 텍사스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냉전체제에 종지부를 찍은 주역이자, 퇴임 후 초당파적 행보로 존경을 받았던 고인의 사망 소식에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폭력과 가난을 피해 미국 정착을 희망하며 국경까지 4350㎞를 이동한 중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도 11·6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올여름 기적 같은 생환 소식으로 전 세계에 감동을 안긴 태국 동굴소년들도 빠질 수 없다. 치앙라이주 ‘무 빠’(멧돼지) 축구클럽 소속인 11~16세 유소년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6월 23일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고립됐다. 실종된 지 열흘 만에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서 기적적으로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불길 속 할머니 구한 스리랑카인에 영주권

    불길 속 할머니 구한 스리랑카인에 영주권

    화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할머니를 구한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가 영주권을 받게 됐다.법무부는 지난 13일 열린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스리랑카 국적의 이주노동자 니말에게 영주권(F5)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영주권자는 우리나라 국적이 없어도 취업 활동을 하거나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영주권 수여식은 18일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열린다. 니말은 지난해 2월 경북 군위군의 한 과수원 인근 주택에서 불이 나자 화재현장에 뛰어들어 90대 독거노인을 구출했다. 당시 니말은 목, 머리, 손등에 2도 화상을 입고, 유독가스 흡입으로 인한 폐 손상까지 일어나 아직 치료를 받고 있다. 니말은 당시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지만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상자로 인정받았고,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치료 등의 이유로 지난해 6월 니말이 우리나라에 체류할 수 있도록 기타 자격(G1)으로 변경을 허락했다. 이후 법무부는 니말이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영주권 부여를 추진해 왔다. 법무부 관계자는 “형사범죄에는 전혀 연루된 사실이 없는 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을 구조하다가 부상을 당한 점 등을 신중히 검토해 영주자격 변경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불길 속 할머니 구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영주권 받는다

    불길 속 할머니 구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영주권 받는다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90대 노인의 생명을 구한 이주노동자에게 정부가 영주권을 주기로 했다. 법무부는 지난 13일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를 열고 만장일치 의견으로 스리랑카 출신의 니말(38)씨에게 영주권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민의 생명 및 재산 보호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주권을 받은 사례는 니말씨가 처음이다. 경북 군위군 고로면의 한 과수원에서 일하던 니말씨는 지난해 2월 화재가 발생한 과수원 인근 주택 안으로 뛰어 들어가 90대 할머니를 구했다. 구출 과정에서 니말 씨는 목과 머리, 손목 등에 2도 화상을 입은 데다 유독가스 흡입으로 폐 손상을 입어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LG그룹은 지난 3월 니말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니말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의상자는 자기 일이 아닌데도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구하기 위해 구조 활동을 하다 다친 사람으로, 증서와 보상금 등 법률이 정한 예우와 지원을 받게 된다. 같은 달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미등록 체류상태의 니말씨가 국내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기타자격(G-1) 체류 허가를 내줬다. 나아가 그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정식으로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영주권 부여 절차를 추진해왔다. 니말씨의 영주권 수여식은 오는 18일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열린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장기 이식비·수면장애 새달부터 실손보험 보상

    장기 이식비·수면장애 새달부터 실손보험 보상

    내년부터 장기 이식을 할 때 발생하는 의료비를 이식 수혜자의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여성형 유방증을 앓는 남성이 지방흡입술을 받을 때 드는 비용,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 치료비도 실손보험 보상을 받는다.금융감독원은 최근 의료 수요가 늘어나는 장기 이식, 여성형 유방증, 수면장애에 대해 보험사와의 분쟁을 막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실손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개정된 약관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표준약관이 제정된 2009년 10월 1일 이후 판매된 표준화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기존 계약자도 적용 대상이다. 우선 금감원은 장기 적출과 이식에 드는 비용을 장기 수혜자의 실손보험에서 보상하도록 약관에 명시했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에는 관련 비용을 이식을 받는 쪽에 부담하기로 규정돼 있지만, 표준약관상 의료비 부담 주체와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아 보험사별로 보상 기준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아울러 장기 공여 적합성 검사비, 장기 기증자 관리료(장기 이송비, 장기기증 상담비 등) 등도 보상하도록 명확히 규정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지난해 장기 이식 건수는 4382건, 이식 대기자는 3만 4187명이다. 여성형 유방증을 수술할 때 시행한 지방흡입술 보상은 증상이 ‘중증도’ 이상일 때만 이뤄진다. 현재는 일부 보험사가 여성형 유방증을 치료하기 위한 시술을 외모 개선 행위로 간주해 보상하지 않으면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보험감리국 오홍주 국장은 “유방암의 유방재건술을 성형 목적으로 보지 않는 것과 같이, 중등도 이상 여성형 유방증 수술과 관련된 지방흡입술도 원상 회복을 위한 통합치료 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발병자 수가 30만명을 넘긴 비기질성 수면장애도 실손보험으로 보상받는 길이 열렸다. 비기질성 수면장애란 신체적 원인이 아닌 몽유병 등 정신적인 수면장애를 말한다. 그동안 증상이 주관적이라는 이유로 보상에서 제외됐다. 신체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기질성 수면장애는 이미 실손보험에서 보상 중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생사 갈림길 러시아 태권도 대부 ‘쪼이’, 시한부 인생인지 모르고 마냥 웃습니다

    생사 갈림길 러시아 태권도 대부 ‘쪼이’, 시한부 인생인지 모르고 마냥 웃습니다

    적십자사 초청 방한 중 말기암 선고 수술비 못 구하면 러 출국… 도움 절실 “자신이 시한부 중환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쪼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2일 오후 산정호수 근처 마을인 경기 포천시 영북면 운천리의 작은 시골의원 1층. 임영선(62) 포천태권도협회장이 입원실로 들어서자 누워 있던 60대 한 무인이 반갑게 맞이한다. 병약한 얼굴이지만 임 회장 손을 맞잡은 그의 팔은 매우 다부져 보인다. 그는 고려인 2세 최명철(68·멘체르 쪼이)씨다. 가라테 러시아 국가대표 코치였던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시범 종목이었던 태권도의 화려한 발기술을 TV로 보다가 한눈에 반했다고 한다. 이듬해 함께 수련하던 동료 37명과 서울 국기원에서 20일간 지도받기 위해 방한했다. 이미 무술로 단련된 사람들이라 닷새 만에 교육을 마쳤다. 임 회장은 갑자기 오갈 데가 없던 이들을 도와주며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지난 30년간 태권도 불모지였던 러시아 80여개 주 가운데 절반가량에 태권도 도장을 보급하며 ‘러시아 태권도계 대부’가 됐다. 최씨는 러시아태권도협회를 만들었고 현재 고문이다. 8단으로 러시아에서 최고단자이다. 그런 그가 갑자기 병석에 누운 건 지난 10여일 전. 대한적십자사 초청으로 한국에 온 그는 몸에 이상이 생기자 임 회장에게 연락했다. 정밀검사 결과 폐와 간까지 전이된 직장암 말기였다. 수술하지 않으면 6개월 넘기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비 5000만원을 마련할 방도가 없다. 최씨는 살림이 넉넉하지 않고 외국인이라 국내에서 의료보험도 안 된다. 응급수술 등 지금까지 들어간 병원비는 임 회장과 경기도태권도협회 관계자 등이 해결했다. 최씨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하면 오는 10일 러시아로 출국해야만 한다. 임 회장은 “쪼이는 지난 28년간 러시아에 태권도를 보급해 대한민국 국익에 큰 기여를 했다. 이제 우리가 보답할 때”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문의 010-5326-6291. 글 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시골 병실에 누운 러시아 태권도 대부 ‘쪼이’

    시골 병실에 누운 러시아 태권도 대부 ‘쪼이’

    “자신이 시한부 중환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쪼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2일 오후 산정호수 근처 마을인 경기 포천시 영북면 운천리의 작은 시골의원 1층. 임영선(62) 포천태권도협회장이 입원실로 들어서자 누워 있던 60대 한 무인이 반갑게 맞이한다. 병약한 얼굴이지만 임 회장 손을 맞잡은 그의 팔은 매우 다부져 보인다. 그는 고려인 2세 최명철(68·멘체르 쪼이)씨다. 가라데 러시아 국가대표 코치였던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시범 종목이었던 태권도의 화려한 발기술을 TV로 보다가 한눈에 반했다고 한다. 이듬해 함께 수련하던 동료 37명과 서울 국기원에서 20일간 지도받기 위해 방한했다. 이미 무술로 단련된 사람들이라 닷새 만에 교육을 마쳤다. 임 회장은 갑자기 오갈 데가 없던 이들을 도와주며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지난 30년간 태권도 불모지였던 러시아 80여개 주 가운데 절반가량에 태권도 도장을 보급하며 ‘러시아 태권도계 대부’가 됐다. 최씨는 러시아태권도협회를 만들었고 현재 고문이다. 공인8단 보유자로, 러시아에서는 최상위 고단자 이다. 그는 세계적인 대회로 자리잡은 춘천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에 2000년 제1회 대회 때 부터 200~300명의 선수를 이끌고 매년 러시아 선수단 단장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그런 그가 갑자기 병석에 누운 건 지난 10여일 전. 대한적십자사 초청으로 한국에 온 그는 몸에 이상이 생기자 임 회장에게 연락했다. 정밀검사 결과 폐와 간까지 전이된 직장암 말기였다. 수술하지 않으면 6개월 넘기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비 5000만원을 마련할 방도가 없다. 최씨는 러시아 현지의 살림이 넉넉하지 않고 외국인이라 국내에서 의료보험 혜택도 못받는다. 응급수술 등 지금까지 들어간 병원비는 임 회장과 경기도태권도협회, 그리고 주변 지인들이 십시일반 도왔다. 최씨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하면 오는 10일 러시아로 출국해야만 한다. 임 회장은 “쪼이는 지난 28년간 러시아에 태권도를 보급해 대한민국 국익에 큰 기여를 했다. 이제 우리가 보답할 때”라며 도움을 호소했다.(도움 주실 곳 : 농협 585-01-026665, 예금주 포천시태권도협회, 연락처 임영선 010-5326-6291) 글·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저출산이 정녕 문제라면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저출산이 정녕 문제라면

    1990년대 초 독일 유학 시절의 이야기다. 유학 초기에 잠시 어느 가정집의 3층 다락방에서 지냈는데, 아래 2층에는 40대인 독일인 부부가 살고 있었다. 이 맞벌이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니 차라리 그 돈으로 여행과 취미를 즐기며 여유롭게 사는 것이 낫다는 게 이 부부의 입장이란다. 독일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물론이고 매달 육아수당, 아동수당 및 부모수당을 지급하고, 심지어 대학까지 무상교육인 데다 의료보험공단이 모든 질병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는데도 많은 돈이 든다며 아이 갖기를 원치 않는 이 부부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출산이 문제이기는 오래전부터 독일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넉넉해 보이는 이 맞벌이 부부가 제 집을 장만할 법도 한데 내내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것 또한 다소 의아했었다.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독일의 주택임대차제도는 우리와는 자못 다르다. 임대차계약서에 계약 기간이 아예 없고, 민법(BGB) 제566조는 “매매는 임대차를 깨트리지 못한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다. 주택 임차인을 보호하는 이 법 조항은 이미 100년 전부터 민법전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이로써 집주인이나 새 집주인이 세입자를 함부로 내보낼 수가 없게 돼 있다. 우리 같으면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난리가 날 법도 하다.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거나 집주인이 빌려준 집을 직접 필요로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임대차 계약의 해지가 가능하다. 그래서 주택임대차 분쟁의 대부분은 집주인이 빌려준 집을 직접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임대차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세입자는 집주인이 주장하는 직접 사용 필요성이 없다고 맞서면서 불거진다. 어쨌든 세입자가 집주인의 눈치를 볼 일이 별로 없다. 월세 인상에도 각 도시에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있다. 다달이 내는 월세가 자신의 소득에 비해 많으면 따로 주거 지원비가 지급된다.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에 동원된 수많은 독일 남자들이 죽거나 다쳤다.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고서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거리와 집을 자기 손으로 복구하고 혼자 갖은 역경 속에서 아이 다섯을 잘 키워 낸 한 어머니가 있다. 이런 여성들을 독일에서는 ‘트뤼머프라우’라고 부르는데, ‘폐허 더미 속에서 땀 흘려 일궈 온 여성’쯤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익히 알고 있는 ‘라인강의 경제 기적’이 이들의 수고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손에 곡괭이를 든 모습의 이 여성들을 기리는 동상이 독일 전역 여러 도시에 세워져 있다.그런데 이 노모는 늙어서 아이 한 명당 고작 30마르크씩 도합 150마르크(약 10만원)의 연금을 받는데, 자신이 어렵사리 키워 낸 아이들은 직장에서 일하고 나중에 매월 기백만원씩 연금을 수령한다. 앞서 언급했던 아랫집 맞벌이 부부가 각자 나중에 받을 넉넉한 연금 역시 이처럼 여느 부모들이 공들여 키워 낸 아이들의 근로소득에서 공제하는 연금보험료로 충당된다. 이 할머니가 받고 있는 적은 연금 액수가 1992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에서 사건으로 다루어졌다. 독일연방헌재는 연금법 개혁을 통해 가족에 대한 불이익을 최소화할 것을 입법자에게 명령했고, 이후 자녀 양육 기간을 연금 지급액 산정에 추가로 반영하는 연금법 개정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 추가 연금액이 가족의 가치를 고려하자면 여전히 적다고 비판한다. 세계적으로 낮은 출산율과 이로 인한 인구절벽이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여서 그간 백가쟁명(百家爭鳴)으로 여러 방안이 강구되지만 백약(百藥)이 무효다. 국민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나드는데도 여전히 얄팍한 지갑과 높은 사교육비, 치솟는 집값, 고용불안정과 높은 청년실업률, 특히 여성들이 겪는 일과 가정의 양립 어려움 등 우리 사회의 삶이 그만큼 팍팍하고 고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이 달라져야 한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일이 분명 큰 기쁨이고 많은 이들이 이 기쁨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부모들에게 적어도 손해가 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글을 마치려 하니 지금쯤이면 훌쩍 칠순을 넘겨 어느덧 연금으로 노후를 보내고 있을 독일 시절의 그 아랫집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게 여전히 손해라고 여기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글 사진 제공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치료제 직접 만드는 중국의 암 환자들

    치료제 직접 만드는 중국의 암 환자들

    “감옥에 가는 것과 아픈 것이 무슨 차이가 있나요? 자유가 없다는 점은 똑같아요.” 중국 암 환자들이 인도 등 해외를 돌아다니며 약을 수입하거나 치료약을 직접 만들고 있다. 장저쥔은 폐암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온라인으로 재료를 사서 직접 치료약을 조제한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파는지도 알 수 없고 심지어 재료가 진짜인지도 알 수 없으며 오직 판매자의 양심을 믿을 뿐이다. 장은 아무런 의학 경험도 없으며 그가 만드는 약은 중국이나 미국의 당국으로부터 허가조차 받지 않았다. 약 제조방법은 회원이 44만명에 이르는 인터넷 모임 ‘암과 함께 춤을’에서 배운다. 중국 당국의 의료보험 제도로는 비싼 약값을 감당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직접 약을 만드는 것이다.뉴욕타임스(NYT)는 11일 장처럼 스스로 구원에 나선 중국의 암 환자들을 집중 조명했다. 올여름 폭발적 흥행을 기록한 실화 영화 ‘나는 약신이 아니다’(我不是藥神)는 인도에서 복제 백혈병 치료제를 사들여여만 하는 중국의 낙후된 의료 현실을 고발했다. 영화 제작 이전에 노바티스사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은 중국 의료보험에 포함됐다. 글리벡처럼 암 치료에 필수적인 고가 치료제가 의료보험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는 무수하다. 중국의 의료환경은 스스로 만든 측면이 있는데 당국의 관료주의 체제 때문에 필수적인 치료제가 환자의 손에 닿지 못하고 있다. 약 판매를 허가받으려면 한없이 기다려야만 하며 지난해 10월까지는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받은 의약품도 중국에서 다시 검사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지금까지도 해외에서 제조된 약품은 보험에 포함되려면 여러 장벽을 넘어야 한다. 2001~2016년 중국은 100여개의 신약을 허가했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만 선진국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의약품 판매허가는 중국에서 보통 6~7년이 걸리고 이는 많은 암 환자가 사망에 이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중국 의약당국은 지난해 판매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2~3년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만 심사를 기다리는 의약품 숫자가 4000~2만 2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의료보험의 보장 수준은 매우 낮은데다 환자 본인 부담비율도 30%에 이른다. 이는 미국 의료보험의 본인부담율 10%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광견병 백신과 어린이용 DPT 백신이 불량으로 밝혀져 예방 접종을 위해 홍콩으로 가는 중국 부모들이 장사진을 치기도 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12일 불량 백신을 만든 제약회사 수익금의 최고 10배에 달하는 벌금을 매기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영화 ‘나는 약신이 아니다’ 이후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직접 나서 약값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공산당이 권력을 잡고 있는 한 의료현실이 달리 개선되지 못할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저출산이 정녕 문제라면

    [이종수의 헌법 너머] 저출산이 정녕 문제라면

    1990년대 초 독일 유학 시절의 이야기다. 유학 초기에 잠시 어느 가정집의 3층 다락방에서 지냈는데, 아래 2층에는 40대인 독일인 부부가 살고 있었다. 이 맞벌이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니 차라리 그 돈으로 여행과 취미를 즐기며 여유롭게 사는 것이 낫다는 게 이 부부의 입장이란다.독일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물론이고 매달 육아수당, 아동수당 및 부모수당을 지급하고, 심지어 대학까지 무상교육인 데다 의료보험공단이 모든 질병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는데도 많은 돈이 든다며 아이 갖기를 원치 않는 이 부부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출산이 문제이기는 오래전부터 독일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넉넉해 보이는 이 맞벌이 부부가 제 집을 장만할 법도 한데 내내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것 또한 다소 의아했었다.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독일의 주택임대차제도는 우리와는 자못 다르다. 임대차계약서에 계약 기간이 아예 없고, 민법(BGB) 제566조는 “매매는 임대차를 깨트리지 못한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다. 주택 임차인을 보호하는 이 법 조항은 이미 100년 전부터 민법전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이로써 집주인이나 새 집주인이 세입자를 함부로 내보낼 수가 없게 돼 있다. 우리 같으면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난리가 날 법도 하다.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거나 집주인이 빌려준 집을 직접 필요로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임대차 계약의 해지가 가능하다. 그래서 주택임대차 분쟁의 대부분은 집주인이 빌려준 집을 직접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임대차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세입자는 집주인이 주장하는 직접 사용 필요성이 없다고 맞서면서 불거진다. 어쨌든 세입자가 집주인의 눈치를 볼 일이 별로 없다. 월세 인상에도 각 도시에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있다. 다달이 내는 월세가 자신의 소득에 비해 많으면 따로 주거 지원비가 지급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에 동원된 수많은 독일 남자들이 죽거나 다쳤다.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고서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거리와 집을 자기 손으로 복구하고 혼자 갖은 역경 속에서 아이 다섯을 잘 키워 낸 한 어머니가 있다. 이런 여성들을 독일에서는 ‘트뤼머프라우’라고 부르는데, ‘폐허 더미 속에서 땀 흘려 일궈 온 여성’쯤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익히 알고 있는 ‘라인강의 경제 기적’이 이들의 수고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손에 곡괭이를 든 모습의 이 여성들을 기리는 동상이 독일 전역 여러 도시에 세워져 있다. 그런데 이 노모는 늙어서 아이 한 명당 고작 30마르크씩 도합 150마르크(약 10만원)의 연금을 받는데, 자신이 어렵사리 키워 낸 아이들은 직장에서 일하고 나중에 매월 기백만원씩 연금을 수령한다. 앞서 언급했던 아랫집 맞벌이 부부가 각자 나중에 받을 넉넉한 연금 역시 이처럼 여느 부모들이 공들여 키워 낸 아이들의 근로소득에서 공제하는 연금보험료로 충당된다. 이 할머니가 받고 있는 적은 연금 액수가 1992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에서 사건으로 다루어졌다. 독일연방헌재는 연금법 개혁을 통해 가족에 대한 불이익을 최소화할 것을 입법자에게 명령했고, 이후 자녀 양육 기간을 연금 지급액 산정에 추가로 반영하는 연금법 개정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 추가 연금액이 가족의 가치를 고려하자면 여전히 적다고 비판한다. 세계적으로 낮은 출산율과 이로 인한 인구절벽이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여서 그간 백가쟁명(百家爭鳴)으로 여러 방안이 강구되지만 백약(百藥)이 무효다. 국민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나드는데도 여전히 얄팍한 지갑과 높은 사교육비, 치솟는 집값, 고용불안정과 높은 청년실업률, 특히 여성들이 겪는 일과 가정의 양립 어려움 등 우리 사회의 삶이 그만큼 팍팍하고 고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이 달라져야 한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일이 분명 큰 기쁨이고 많은 이들이 이 기쁨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부모들에게 적어도 손해가 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글을 마치려 하니 지금쯤이면 훌쩍 칠순을 넘겨 어느덧 연금으로 노후를 보내고 있을 독일 시절의 그 아랫집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게 여전히 손해라고 여기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 반려동물 등록시스템 전문기업 휴니멀, 전국 순회설명회 개최

    반려동물 등록시스템 전문기업 휴니멀, 전국 순회설명회 개최

    민간 동물등록시스템 전문기업인 휴니멀이 동물등록제에 활용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11월 1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기술은 동물 귀의 정맥 패턴을 활용해 식별ID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기존에 애완동물을 식별하는데 사용되는 방법과 비교해 비용이 저렴하고, 식별ID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개체 삽입이나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부착 방식에 비해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기기에 와이파이 무선장치가 삽입돼 있어 원하는 장소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여전히 상당수의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는 무선식별장치 사용에 대해 주저하고 있지만 이 방법은 획기적이고 쉬운 접근성을 가져 보호자뿐 아니라 애견샵과 동물병원, 보험사 등 반려동물 관련 업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휴니멀 마케팅부문 김준영 대표는 “오는 연말부터 3개월간 휴니멀 스캐너를 활용해 동물을 등록하면 펫업체에는 동물등록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며 “휴니멀 서포터즈도 전국단위로 모집해 동물등록과 의료보험에 대한 필요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휴니멀 전국 순회 설명회는 11월 1일 부산 센텀호텔을 시작으로 11월 2일은 제주 KAL호텔, 11월 7일은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개최하며, 휴니포인트 등 다양한 참가 선물도 제공된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동물 보험 관련 기업과 애견카페, 애견미용사, 펫사료업체, 동물병원 등 다양한 관련 업체가 참여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짜환자에 허위 진료기록부 꾸며 30여억원 가로챈 한방병원장 등 6명 검거

    가짜환자에게 보험적용이 가능한 처방을 한 것처럼 허위로 진료기록부를 꾸며 수십억원을 가로챈 한방병원장 등이 검거됐다. 안양만안경찰서는 의료법 및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한방병원장 A씨(49)와 B씨(51)를구속하고, 가짜환자 C씨(46·여) 등 6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2013년 9월부터 현재까지 시흥에서 한방병원을 운영하며 가짜환자를 모집하고 허위로 진료기록부와 서류를 작성해 19개 민영보험사로부터 33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실손 의료보험에 가입된 환자 C씨 등에게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보약목적의 고급한약인 공진단, 경옥고 등을 처방한 뒤 추나치료 또는 첩약(탕약)을 처방한 것처럼 허위진료기록부를 적성하거나. 입원하지 않은 환자가 입원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허위로 서류를 작성하는 수법을 썼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범행에 대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서 관련 서류들을 폐기”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금융감독원 등 관련기관의 자료와 협조를 받아 필요한 증거자료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영수증이나 진료기록부가 조작된 환자 295명을 대상으로 공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관계기관과 협조를 통해 불법적인 한방병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월드피플+] 30년 간 모은 팁 전부 기부한 한 구두 미화원의 죽음

    [월드피플+] 30년 간 모은 팁 전부 기부한 한 구두 미화원의 죽음

    작은 선행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 한 남성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에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펜실베니아 주 모네센시 출신의 구두 미화원 알버트 렉시(76) 할아버지가 2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한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지난 1981년부터 2013년 은퇴하기까지 렉시 할아버지는 피츠버그 대학병원(UPMC) 아동 전문센터에서 구두를 닦아왔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새벽 5시 50분이면 어김없이 집을 나서서 버스를 수 차례 갈아타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병원으로 향했다. 고등학생때 구두 미화원 일을 시작한 할아버지는 매년 TV에서 방영하는 자선 모금 행사를 보고 자원봉사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 30년 간 그곳 직원들과 병원 방문객 구두를 닦아주고 받은 팁을 모두 모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전액을 기부했다. 기부금 액수는 자그마치 20만 2000달러(약 2억 2800만원)로, 신발 한 켤레당 2~3달러(약 2300원~3400원)를 받고 번 1년 수익보다 팁으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이 돈은 해당 아동병원의 ‘프리 케어 펀드’(Free Care Fund)에 쓰일 예정이며, 기금은 의료보험의 혜택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한 아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된다. 병원장 게스너는 “일부 사람들은 할아버지의 선행을 알고, 구두를 몇켤레씩 가져다주곤 했다”면서 “그는 작지만 꾸준한 선행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완벽한 예”라며 칭찬했다. 실제 할아버지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돌본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의 전당에 추대되거나 상을 받았다. 그러나 평소 어린 환자들을 자식처럼 생각한 렉시 할아버지는 “내 아이들을 돕기 위해 팁을 기부했다”며 명성이나 수상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 할아버지 마음속에 단 하나의 목표는 바로 ‘아이들의 병이 낫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그것이 할아버지의 행복이었다. 애석하게도 렉시 할아버지는 아이들이 낫는 모습을 다 지켜보지 못하고, 지난 16일 지병으로 숨졌다. 병원장은 “선행과 관용이라는 유산을 남겨두고 그는 이곳 피츠버그에서 고이 잠들었다”며 “그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는 한 그의 유산은 계속 살아남을 것”이라며 슬픔을 위로했다. 사진=엔비씨, 피츠버그포스트가젯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간편청구 늘었지만 쌓이는 실손 미청구액… “외래 9300원·약 처방 4800원”

    실손보험에 가입해고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사람이 10명 중 6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청구 사유로는 ‘진료비·약제비가 소액이어서’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지만, 번거로운 절차를 꼽은 가입자도 적지 않았다. 20일 보험연구원이 244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방문한 소비자 중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61.8%에 달했다. 실손의료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이유로는 ‘금액이 소액이어서’라는 응답이 90.6%로 가장 많았다. ‘팩스 청구 혹은 보험회사 직접방문 청구 등이 번거로워서’라는 답이 5.4%로 뒤를 이었다. ‘시간이 없어서’(2.2%), ‘진단서 발급비용 등 비용이 지출돼서’(1.9%)라고 답한 가입자도 있었다. 가입자들은 적은 보험금을 포기 사유로 꼽았지만, 실제 미청구 금액이 1만원을 넘는 사례가 빈번했다. 외래진료 관련 실손보험 미청구 금액의 평균은 9339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1만원~2만원인 경우도 전체의 17.4%, 2만원이 넘는 사례도 7.1%인 것으로 조사됐다. 약 처방 관련 실손의료보험 미청구 금액의 평균은 4867원으로 확인된 가운데, 1만원 이상인 미청구 사례도 6.4%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비록 보험금이 적다는 것을 주 이유로 꼽았지만, 간편청구·빠른청구가 전면 도입되면 의사만 밝혀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청구액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98.4%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올랐다. 생명보험은 1%포인트 상승했고, 손해보험도 1.5%포인트 올랐다. 개인별 보험가입률도 지난해보다 2.2%포인트 높아진 96.7%로 집계됐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사설] 실손보험금 자동청구 의료계가 미적거릴 이유 뭔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청구 절차가 대폭 간소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절차를 밟기 귀찮아 소액의 보험금은 청구 자체를 포기하는 탓에 빛 좋은 개살구일 때가 많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실손의료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 과정에서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상받는 건강보험이다. 3300만명이나 가입해 ‘국민보험’으로 불릴 정도다. 그런데도 진단서와 진료비 계산서 등 서류를 일일이 직접 떼서 보험금 청구서와 함께 우편이나 팩스로 보내야만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사례가 심각하다. 보험연구원 등의 조사에 따르면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소액의 보험금은 불편한 절차로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보험 계약자의 30%나 된다. 이런 현실이라면 보험사만 이윤을 챙기도록 계속 덮어만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며칠 전 국정감사에서도 ‘잠자는’ 실손의료보험금이 도마에 올랐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보험 운영의 불합리성이 지적되자 “실무협의체를 만들어 불편 해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개선안을 밝혔다. 병원들이 전산 시스템으로 직접 서류를 제공하고 보험금을 청구해 주는 장치가 도입되면 환자들의 불편은 일시에 해소된다. 전산으로 병원비가 엄격히 심사된다면 병원들의 부당 청구나 과잉 진료 등 고질적인 부작용도 저절로 개선될 수 있다. 보험사들도 내심 반긴다. 당장은 소액의 지급액이 늘어나더라도 병원 진료비가 체계적으로 공개되고 심사가 강화되면 병원들의 비급여 과잉 진료를 막아 장기적으로는 보험금 지급액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버티는 쪽은 의료계다. 비싼 비급여 진료비가 고스란히 노출되면 과잉 진료 비판에다 진료수가 인하 요구에 휩싸일까 봐서다. 이런 의료계를 설득하지 못해 쩔쩔매는 보건복지부도 딱하다. 제3자인 병원이 보험금을 전산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런저런 애로가 있더라도 다수 국민이 절대적인 혜택을 보는 방안이라면 하루빨리 도입하는 것이 해답이다.
  • [2030 세대] 자연주의라는 환상/한승혜 주부

    [2030 세대] 자연주의라는 환상/한승혜 주부

    한 축구선수가 출산 때 아내에게 무통주사를 맞지 말도록 권유했던 일이 며칠 전 화제가 되었다. 그는 창세기 구절을 들어 “주님께서 주신 고통을 피하지 말자”며 아내를 설득했다고 한다. 종교적 신념에 의거한 그의 주장은 ‘하나님께서 주신’, 즉 자연적인 아픔을 그대로 감내하자는 측면에서 자연주의 출산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자연주의 출산은 의학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출산 방식이다. 촉진제나 무통주사 등 약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분만과정에서 열상을 방지하려고 통상 병원서 진행하는 회음부 절개도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할머니 세대의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는데,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비용은 일반 분만의 두 배 이상이 든다.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자연주의 출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임산부 커뮤니티에 가보면 자연주의 출산에 관한 예비 엄마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데 개중에는 관심은 있지만, 비용 때문에 고민이 된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겁이 많아 포기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은 의학의 발달로 예전처럼 아이를 낳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현저하게 줄었지만, 출산은 본래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다. 그렇기에 이처럼 의료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산모와 아이에게 있어 목숨을 거는 행위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위험하면서 고비용이기까지 한 자연주의 출산이 이와 같이 산모들의 ‘로망’으로 자리잡은 까닭은 무엇일까. 자연주의란 말 속에는 인공적인 것은 나쁘며, 과학 등이 개입하지 않아야 좋다는 환상이 내포되어 있다. 인터넷에는 자연주의로 낳은 아이가 더 순한 것 같다거나 약물을 쓰지 않아 아기에게 스트레스 없는 출산을 하게 되어 기쁘다는 ‘간증’이 넘쳐난다. 미디어는 자연주의 출산을 한 연예인 부부를 감동 사례라며 소개한다. 이를 통해 자연주의 출산은 아이를 위한 엄마의 희생이자 노력이라는 믿음으로 자연스레 연결되고, 어느새 ‘유기농’이나 ‘천연’처럼 특별한 선택으로 자리한다. 자연주의 출산을 단순히 엄마의 욕심이나 허영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출산 방식은 출산하는 당사자가 선택할 문제이기에 타인이 임의로 금지하거나 강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자연’에 대한 무조건적 호응과 ‘인공’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탓에 산모와 아이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고통을 무리하게 견디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현실에는 문제가 있다. 진보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왔다. 막연한 믿음과 환상에 근거하여 목숨을 건 모험을 감행해서는 안 된다. 아픔을 피할 수있는 방법이 있는데 일부러 견딜 이유도 없다. 고통은 그저 고통일 뿐, 무통주사를 거부한다고 훌륭하지 않다. 출산은 극기훈련이 아니며 고통을 견디는 것 역시 모성애와 관계없다. 신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만약 해산의 고통이 하나님이 준 것이라면, 그것을 없앨 무통주사 역시 하나님이 준 것이다.
  • 실손보험료 내년 6~12% 오를 듯

    실손보험료 내년 6~12% 오를 듯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1년 전에 비해 다소 낮아졌으나 여전히 12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도 보험료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올해 초 보험업계는 누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실손 보험료를 한 차례 동결한 바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보다 1.7% 포인트 낮은 122.9%로 집계됐다. 손해율이란 지불된 보험금(발생손해액)을 받은 보험료(위험보험료)로 나눈 값으로, 100%를 넘기면 보험사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뜻이다. 6월 말 기준 발생손해액은 4조 2676억원, 위험보험료는 3조 4723억원이다. 특히 가입자의 자기부담금이 없는 표준화 전 실손보험(2009년 9월 이전 가입) 손해율이 133.9%로 가장 높았다. 1년 전보다도 0.1% 포인트 올랐다. 소비자에겐 알짜배기 상품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골칫거리인 셈이다. 자기부담금을 10% 이상 설정하도록 의무화한 표준화 실손보험(2009년 9월 이후 가입) 손해율도 119.6%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7% 포인트 올랐다. 3대 비급여 보장을 특약으로 따로 들어야 하는 신실손보험(2017년 4월 이후 가입)은 보험금 청구 건수가 적어 손해율이 77.0%에 그쳤으나, 지난해 상반기 29.4%보다는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1일 공·사보험 정책협의회에서 금융위는 선택진료 폐지, 상급 병실 급여화 등 건강보험 보장 강화로 6.15%의 실손 보험료 감소 요인이 있지만, 이는 전체 보험료 인상폭을 완화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는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은 8~12%, 표준화 실손보험은 6~12%가량 보험료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의료·교육·취업도 중국인처럼… 대만 흔드는 ‘中 본토 거주증’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의료·교육·취업도 중국인처럼… 대만 흔드는 ‘中 본토 거주증’

    중국이 대만인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등장했다.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본토에 거주하는 대만인들이 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대만동포 거주증’(居住證·신분증)을 취득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까닭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전국 6572곳의 공안부 치안관리국 거주민신분증 관리처에서 본토에 6개월 이상 취업하거나 유학 중인 대만·홍콩·마카오인들을 대상으로 중국인들과 똑같은 공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거주증을 발급해 주고 있다. 스마트 ID카드 형태로 된 거주증의 앞면에는 중국 국가휘장(國徽)이 있고 뒷면에는 18자리의 ‘공민신분증번호’가 있다. 거주증을 취득하면 취업과 교육, 의료, 차량 등록 등 본토인들이 누리는 18가지 공공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쥔(侍俊) 공안부 부부장은 “이번 거주증의 발급 목적은 대승적 차원에서 대만과 홍콩, 마카오 주민들이 기본적으로 중국인과 똑같이 공공서비스·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에 따르면 이 거주증을 취득한 대만인들은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불과 열흘 새 2만 2000명을 넘어섰다. 거주증을 취득한 대만인들은 취업권을 비롯해 사회보험과 주택공적금(기업과 노동자가 공동 부담하는 장기주택적금) 참여 권한도 생기고 무료 초·중등 교육, 기본 의료 보장 등 공공서비스 제공과 함께 차량 등록, 금융 서비스 이용 등에서 혜택을 누리게 된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거주증 제도, 4월 샤먼시 정책서 가능성 확인 현재 본토에서 장기 거주하고 있는 대만인은 2015년 기준 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베이징에 파견된 대만 가전업체 회계사 제임스 류(劉)는 발급 개시 당일 신청해 거주증을 발급받았다며 “이 거주증은 베이징에서 생활하는 동안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해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중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게 돼 애써 기차역 매표소에 나가 줄을 서서 티켓를 구매해야 하는 불편을 덜었다”며 활짝 웃었다. 상하이에서 4년 동안 일한 대만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데이비드 차이(蔡)는 “무엇보다 본토에서 사회보험과 저렴한 의료보험을 받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대만인들을 유혹하기 위해 제공하는 ‘당근’의 일종인 거주증 제도는 이미 실험 과정을 거쳐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만과 가장 가까운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가 지난 4월 대만인들을 대상으로 샤먼시민에 준하는 혜택을 부여한 것이다. 샤먼 시는 대만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학업과 취업, 창업, 생활 등 분야의 60가지 혜택을 담은 ‘샤먼-대만 간 경제문화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내놨다. 이 조치에 따르면 샤먼시는 대만 기업들이 법인을 설립할 때 자본금을 위안화 대신 달러로 설정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중국정부 입찰에서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고, 경영 활동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대만 동포증과 본토 중국인 거주증의 효력을 동일하게 설정했다. 노후생활을 대비한 연금혜택도 부여하면서 개인 신분으로 중국의 양로기금(국민연금)에 가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샤먼시는 취업 지원 정책도 내놨다. 고교 졸업 후 샤먼에서 취업을 원하는 대만인은 매월 500위안(약 8만 2000원)의 주거 보조금과 2000 위안의 교통 보조금을 지급한다. 앞으로 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고 대만인 석·박사 학위 소지자에게 각각 3만 위안, 5만 위안의 추가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대만인 교사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대만 출신 교사들은 미술과 음악, 체육 등 예체능 과목에 한해 자신의 교직 경력을 인정받게 된다. 이들은 특별 채용과 단기 채용 방식으로 샤먼시의 모든 초·중·고교에 지원할 수 있다.이 덕분에 본토 거주 대만인들 사이에 거주증 취득 붐이 일면서 대만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정부는 거주증 제도가 대만인이 본토에서 거주할 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만 정부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대만인들의 본토 이주를 촉진하고 독립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대만 정부의 시각이다. 중국이 장기적으로 대만 통일을 염두에 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추진하는 연장선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얘기다. 추원충(邱文聰) 대만 중앙연구원 법률연구원은 “중국이 본토 거주증을 발급해 대만인들이 국제사회에서 ‘중국 공민’임을 스스로 밝히도록 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며 “대만의 주권을 없애려는 게 중국의 목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 中 적극적 교류 정책에 ‘두뇌 유출’ 고민 중국 정부가 앞서 3월 대만인에게 중국인과 같은 대우와 혜택을 부여하는 31가지 교류정책을 발표한 뒤여서 이런 의혹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만사무판공실은 중국 내 대만인의 기업경영, 창업, 유학, 생활 부문에서 자국민에 준하는 대우를 하는 31개 방안을 담은 ‘양안 경제문화 교류 촉진대책’을 공개했다. 방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대만인에게 중국의 53개 전문기술인의 직업자격시험과 81개 항목의 기능인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대만인은 중국 정부의 해외인재 영입전략인 ‘천인계획’(千人計劃)과 고급 인재 1만명 양성 전략인 ‘만인계획’(萬人計劃)에도 신청할 수 있다. 대만 업체는 중국이 추진하는 에너지, 교통, 수도, 환경 등에도 중국 기업과 동등하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대만 금융기관의 경우 중국 금융기관과 협력 아래 중국 내 소액결제 서비스도 운영할 수 있다. 대만 싱크탱크 연구원인 퉁리원은 “새 거주증 제도와 31가지 교류 정책은 대만 정부에 심각한 도전을 던질 것”이라며 “이들 정책은 대만의 재능 있는 인력을 겨냥한 것인 만큼 대만 정부는 ‘두뇌 유출’을 방지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거주증 제도는 사회 통제가 심한 중국에서 사생활 침해의 우려를 낳을 수 있다”며 “본토 거주증을 취득한 대만인들이 이를 대만 정부에 신고할 의무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거주증 취득제도 도입은 홍콩과 마카오, 중국 광둥(廣東)성을 하나로 묶어 거대 경제권으로 만들려는 ‘대만구’(大灣區·Greater Bay Area) 구상과도 연결된다. 장기적으로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로 운영 중인 홍콩·마카오의 중국 편입을 가속화하고 대만까지 통합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 강화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올해 연말이면 홍콩, 마카오와 광저우(廣州)·주하이(珠海) 등 광둥성 주요 9개 도시를 아우르는 거대 단일 경제권 ‘대만구’가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대만구의 총인구는 6700만명, 국내총생산(GDP) 1조 5000억 달러(약 1680조원)로 경제규모 면에서는 우리나라(5100만명·1조 5300억 달러)와 맞먹는다. 중국 시장조사 기관 아이메이(艾媒)는 대만구의 GDP가 오는 2020년에는 2조 200억달러, 2022년에는 2조 3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2030년이 되면 대만구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만, 일본의 도쿄만을 추월해 세계 최대 경제 허브가 될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내다봤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광둥성 지도부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만구를 세계 최대 경제 허브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완전한 경제 개방과 뛰어난 인재 유치를 위해 노력하라”고 각별히 당부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생각나눔] “심평원 서류 중개로 비용 절감” “의료계 추가 부담 확대”

    [생각나눔] “심평원 서류 중개로 비용 절감” “의료계 추가 부담 확대”

    ‘병원→심평원→보험사’ 순으로 전자화 현 청구 방법 제각각… 참여 병원도 적어 의료계 “민간 보험사 일 떠넘기기” 반발 심평원 ‘비급여 심사’ 사전작업 의심도‘실손의료보험 간편청구’ 논의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 66%가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번거로운 보험금 청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정작 의료계는 의료 소비자와 민간 보험사 사이의 사적 업무를 공적 의료기관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 권익 보호와 의료계 부담 확대라는 이해충돌 상황에서 절충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3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최근 실손보험금을 전산을 통해 자동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의료기관과 보험사 사이에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끼워 넣어 서류 중개 업무를 담당하도록 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요청만 하면 ‘의료기관→심평원→보험사’ 등의 순으로 전자화된 서류가 자동 전달돼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실제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치료비는 가입자의 개입이나 요구가 없어도 의료기관이 심평원에 직접 자료를 보내 보험사로부터 의료비를 받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지금도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보험사나 민간 업체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보험금을 간편청구할 수 있다. 문제는 청구 방법이 제각각이고 참여 병원도 적어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 의원은 “각 병원이 다수의 보험사와 망을 구축해야 하는데 심평원의 공공망을 거칠 경우 비용도 아낄 수 있고 보안성도 뛰어나다”면서 “의료기관 신설, 폐업 등에 따른 관리가 용이한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건강·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간편청구 활성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일방적으로 의료기관에 짐을 지우는 방식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 의사는 “민간 보험사와 관련된 업무를 의료기관이 대신해 줄 이유가 없다”면서 “보험사가 보험금을 주지 않을 때 발생하는 분쟁에도 의료기관이 휘말릴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남도의사회도 최근 성명을 통해 “의료기관의 경제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민간 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세금으로 운영되는 심평원에 전송 업무를 위탁하는 것도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심평원의 역할 강화에 초점을 맞춘 개정안이 의료계를 자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사들의 수입원 중 하나인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표준화 문제로 정부와 의료계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심평원이 실손보험 중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곧 비급여 의료비 심사를 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편익 문제로만 여기기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서 “간편청구는 비급여 항목을 통일해야 하는 문제를 수반하기 때문에 의료계 반발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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