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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 시급하다/전현희 대외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치과의사

    [시론]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 시급하다/전현희 대외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치과의사

    서울신문이 11월 14,16일 이틀에 걸쳐 다룬 ‘표류하는 의료법안’이란 기획기사는 의료사고 피해 구제법 제정의 필요성을 의사와 환자 입장에서 적절히 지적했다. 의료분쟁 관련 법안은 1989년 이후 6차례나 발의됐고 올해에도 의료사고의 과실과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기간의 사회적 관심과 논의에도 불구하고 의료분쟁 관련법이 아직도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큰 사회적 비용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법원에서 소송으로 진행된 의료사고 건수는 970여건이라고 한다. 몇년 전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사고를 경험한 개원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 정도만이 재판을 통해 해결했다고 대답했다. 이들 통계에 비춰볼때 소송으로 진행되지 않는 분쟁 건수를 포함하면 의료사고는 적어도 한해 1만여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더 이상 우리사회가 의료사고를 외면하고 방치할 수 없는 정도의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환자측의 승소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법원 통계에 의하면 올해 의료소송 환자 승소율은 원고 일부승소를 포함하더라도 22.1%에 불과하다. 여기에 소송으로 진행되지 않고 당사자들 합의에 의해 종결되는 의료분쟁들을 고려한다고 해도 환자측이 의료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의료과정은 고도의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며 의료기법도 의사 재량에 달려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같은 이유로 전문 의료지식이 부족한 환자의 경우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의료사고 발생시 환자의 특이체질 등 다른 변수가 없다면 과실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할 책임이 의료인측에 있다는 판례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의료소송에서 승소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의료사고의 수적 증가와 소송시 환자측 승소율이 낮다는 점 외에도 의료분쟁과 관련해 별도의 입법이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는 많다. 첫째, 환자들의 소송비용 부담을 완화시켜 주어야 한다. 둘째, 환자와 의료진간 법적 공방으로 인한 환자측의 의료진에 대한 신뢰 붕괴를 막아야 한다. 셋째, 소송으로 진행될 경우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는 소송이 장기화되어 환자에게 신속한 구제를 해 줄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의료소송의 구조상 환자들은 소송진행시 수년간 진행되는 지난한 법적 공방으로 많은 심적 고통과 경제적 손실의 이중고를 겪게 된다. 따라서 의료사고 해결 과정에서 또 다른 제2의 피해와 고통이 방치되지 않기 위해서는 의료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하지만 졸속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환자와 의사, 정부와 국민의 광범위한 의견 조율 및 합의 하에 제정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사후적 분쟁해결 방법 외에도 의사들에 대한 꾸준한 연수교육 등 재교육 절차를 통해 의료인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 의료사고를 사전예방하기 위한 시스템도 병행되어야 한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환자들이 의료사고를 걱정하지 않고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전현희 대외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치과의사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입원 보증금’ 청구는 불법

    Q)의료기관에 입원하려니 입원보증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던데?.A)의료기관은 건강보험 가입자의 입원시 입원보증금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에 의하면 법령이 정하는 급여비용 즉 진료비용 외에 입원보증금 등 다른 명목의 비용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Q)의료기관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지요.A)의료법 제16조에 의하면 의료인은 진료 요구를 받은 때에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응급의료종사자도 응급의료요청이 있거나 환자를 발견했을 때, 즉시 응급의료를 행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기피하거나 거부할 수 없습니다. Q)진료비 영수증을 보니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라며 상당한 금액이 청구되었는데?A)상급병실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기준병상 이상의 병상을 사용하는 경우에 추가되는 비용으로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기준병상이란 통상 6인 이상이 함께 사용하는 병실의 병상을 말합니다. 상급병실료는 병원마다 계산 기준과 금액이 다릅니다. 단, 전염병환자 등 격리를 목적으로 상급병실을 이용한 경우에는 격리실 비용 등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여 상급병실료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선택진료비는 환자가 특정 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받은 경우 추가되는 비용으로 전액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만일 환자가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라면 선택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진료비에 이상이 있는 경우 영수증을 첨부하여 공단에 우편, 팩스 또는 인터넷으로 요청하면 적정여부를 판단해 조치해 드립니다. 선택진료를 할 수 있는 의료인의 자격은 (1)면허취득 후 15년이 경과한 치과의사 및 한의사 (2)전문의 자격인정을 받은 후 10년이 경과한 의사 (3)대학병원 또는 대학부속 한방병원 조교수 이상의 의사 또는 한의사인 경우에 인정됩니다. 건강보험공단 성진영.(02)3270-9134.
  • [표류하는 의료법안] (하) 나도 소송겪은 의사지만…

    [표류하는 의료법안] (하) 나도 소송겪은 의사지만…

    얼마 전 부산의 성형외과 의사가 수술 중 일어난 사고로 괴로워하다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 김봉기(가명·51) 원장은 5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김 원장은 2002년 1월 의료사고를 경험했다. 그의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가 뇌성마비에 걸리자 산모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제왕절개 수술을 제때 하지 않았다며 의료진의 책임을 물었다. 1심에서 패소한 김 원장은 그걸로 끝내려고 했다.“법원에서 소장(訴狀)만 날아와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워야 했습니다. 보험금으로 다 보상해 주고 그대로 덮어버리고 싶었지요.” 하지만 변호사는 끝까지 가보자고 했고 결국 3심까지 간 끝에 김 원장은 승소를 했다. 그러기까지 3년은 악몽이나 다름 없었다. 그는 “그나마 소송 과정에서 환자 가족들이 병원에 찾아와 소란을 부리거나 협박을 하지 않은 게 다른 의사들에 비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요즘 또다시 소송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이번에는 5년 전과는 정반대로 피해자의 입장이다. 지난해 친동생이 어이없는 의료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의 동생은 뇌수막염으로 지방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가 후유증을 얻어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공간지각 능력을 잃어 누군가 부축을 해줘야만 움직일 수 있다. 혼자서 바깥에 나갈 수도 없다. “뇌수막염은 병원에서 1주일 정도만 치료 받으면 금세 나을 정도로 가벼운 질환입니다. 열과 콧물이 나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어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입원한 지 1주일이 지나자 동생은 퇴원은커녕 식구들도 못 알아볼 정도로 정신이 오락가락해졌다. 배는 가스로 가득 차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의사들은 그때까지도 “완전 정상이다. 전혀 문제 없다.”며 오히려 가족들을 타박했다. 담당 과장은 동생이 중환자실로 옮겨졌는데도 아침 회진마저 거르고 박사논문을 쓴다며 서울로 훌쩍 떠났다. “의사가 환자 안 보고 뭘 합니까. 그렇게 해서 박사학위를 받으면 뭐 합니까. 수련의는 바빠서 환자를 못본다는 게 핑계가 될 순 없지요. 내 가족이라고 생각해도 그럴까요.”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고 진료기록 복사본을 구하면서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환자가 진료기록을 요구하면 차트를 완전히 새로 쓰고 의사·간호사들이 입을 맞추기도 한다기에 의심은 갔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새로 옮긴 병원의 의사들은 “형이 의사가 아니었더라면 동생은 죽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냥 두었더라면 막무가내로 수술을 하겠다며 배를 갈랐을지도 모를 만큼 진료의 기초조차 지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담당 의사의 불성실한 태도였다. 같은 동네에 사는 그 의사는 사고가 난 지 1년이 지나도록 김 원장 가족에게 전화 한 통,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동생의 상태가 걱정돼 전화를 했더니 “그걸 왜 나한테 물으십니까. 알아서 하십시오.”라고 도리어 큰소리를 쳤다. “의사는 신이 아닙니다. 완벽할 수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조심운전을 해도 중앙선을 넘어오는 차는 피할 수 없듯이 손을 쓸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환자를 제대로 보살핀다면 100% 막을 수 있는 사고도 있습니다.” 김 원장은 “이런 사람에게 의술을 맡겨선 안 된다.”며 몇 번이고 병원에 찾아가 문제를 공론화시킬까 생각도 했지만 한 사람의 미래를 망치는가 싶어 매번 그만두곤 했다. 소송도 그랬다. 끔찍한 일을 겪어본 당사자로서 웬만하면 법정으로 일을 끌고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멀쩡한 사람의 몸을 망쳐 놓고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뻔뻔하게 나오는 의사와 병원의 태도를 보면서 생각이 변했다. 의료계에 경종을 울리고 싶은 마음이다. 김 원장은 소송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 소송전 분쟁조정·의사 책임보험 의무화 미국은 1960년대 의료사고 소송이 급증하자 일찌감치 ‘의료과오개혁법’을 제정했다. 소송 전에 분쟁조정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의사에게는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주(州)마다 분쟁조정 과정에 강제심사제도나 조정제도를 두어 쓸데 없는 소송으로 인한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덜게 했다. 책임보험의 형태와 운영 주체도 다양하게 해 의사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일본은 대부분 민사소송을 통한 손해배상에 의존하고 있다. 의료사고 소송은 화해율이 일반 민사소송보다 높은 편이다. 의사배상 책임보험은 사(私)보험과 일본의사회 보험으로 이원화돼 있다. 사보험의 경우 과실로 인한 의료행위로 어떤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상해를 입힌 경우에 한하기 때문에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행위나 고의로 인한 사고, 무면허 의료행위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본의사회 보험은 보상한도가 1건당 1억엔, 연간 총보상한도가 3억엔으로 현실적인 편이다. 다만 의사회 자체가 의무가입은 아니어서 전체 의사의 43%만이 가입해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각 단체서 보는 대안은 의료사고는 급증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을 위한 사회적 대안이나 장치는 미흡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각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의료소비자=“의사가 무과실 입증하게 해야” 의료사고 피해자 지원단체인 의료소비자시민연대(의시연)는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을 서둘러 제정, 과실이 없다는 걸 의사들 스스로 입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시연 강태언 사무총장은 “피해자들은 전문지식이 모자라는 데다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의료진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교통사고처럼 가해자인 의사가 자신의 과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의시연은 병원 내부 수술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에 폐쇄회로(CC)TV 설치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강 사무총장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료현장의 모습을 기록하고 열람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을 위해 하루 빨리 병원이 의료사고 보고 의무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의사=“기피부서 전공의 보조수당 확충” 대한의사협회는 적정한 의료수가 보장과 전공의 기피부서에 대한 보조수당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협 김태학 의사국장은 “비현실적 의료수가 탓에 박리다매식 진료행위가 빈번한 데다 응급환자나 중환자 등을 치료하는 특정 진료과목에 필요한 의사인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의료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좀 더 현실적인 기피과목 전공의 보조수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사기관=“독립적 감정기관 필요” 수사기관들은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감정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 오민석 주임은 “관내 대형 병원에 수사협조를 구해도 비협조적이어서 주로 의협에 의뢰하지만 회신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기간도 길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 중립성과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는 독립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김종로 부장검사는 “주로 의협의 자문을 받고 있는데 100% 공신력이 보장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공정하게 판단해 줄 수 있는 기관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기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구제를 우선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의료전문재판부 신수길 부장판사는 “과실 여부도 중요하지만 일단 보험이나 의료공제 가입을 강제해 적절한 피해자 보상제도부터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스템은 환자와 의사 모두 피해자” 전문가들은 의료사고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피해자이기 때문에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표준화되지 않은 업무 절차와 수많은 인수인계 절차, 긴 근무시간 등이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전자의무기록을 만들어 병원간 교류를 통해 절차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하면 의료진은 환자측에 사고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고 정서적인 사과와 물질적인 보상을 병행하는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의료 과오를 저지른 의사가 같은 의료진의 정서적인 지지를 통해 실수를 공개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런 점에서 중대과실이 아닐 경우 면책특권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표류하는 의료법안 (상)] 기나긴 ‘나홀로 싸움’… 집·직장 잃어

    의료사고는 환자의 몸과 마음에 이중의 고통을 안긴다. 사람 일이 으레 그렇듯 의사도 실수를 하지만 의사들이 이를 은폐하려 들면 환자들은 극도로 어렵고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나날이 늘어만 가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의료사고의 문제점과 법적 쟁점, 대안을 상·하 두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대전에 사는 박모(59)씨는 1997년 2월 턱밑이 부어 올라 한 정형외과를 찾아 수술을 받다 왼쪽 목 정맥이 절단당했다. 그러자 병원측은 느닷없이 말기암이라며 수술을 감행했다. 있지도 않은 암수술을 받은 박씨는 편도선 일부를 잘라내 지금 고무줄로 목을 조이는 느낌을 갖고 산다. 보상을 받기 위해 박씨는 병원을 상대로 9년 동안이나 소송을 벌였다. 그동안 의료소송에 전문성도 없는 변호사와 브로커들에게 준 비용만 1억 5000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박씨는 대법원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도장 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집과 땅 등 부동산도 상당히 갖고 있었지만 다 날리고 지금은 영세민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박씨는 “온갖 브로커들에게 속다 보니 이제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의심병만 생겼다.”고 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만난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모두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의사의 과실로 난 사고를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가 입증하기 어려운데다 1·2심 판결에만 평균 3.9년 정도 걸리는 기나긴 소송 과정도 더욱 큰 고통을 주고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천모(60)씨는 5년전 고혈당으로 쓰러져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아내(58)의 몸 속에 1m 가량되는, 고무로 된 의료기기가 들어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의사가 의료기기를 몸속에 둔 채로 수술 부위를 봉합했기 때문이었다. 소송에 필요한 신체감정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아홉달 동안 법원이 지정해준 대학병원 등에 4번이나 진료기록을 보내 감정을 의뢰했지만 모두 “희귀한 케이스라 판별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결국 감정결과 없이 소송에 나섰다가 병원측의 설득에 합의금을 받는 것으로 소송을 끝내고 말았다. 천씨는 개인택시까지 팔아 병원비를 충당해야 했다. 의료사고 전문 이인재 변호사는 “의사 세계가 워낙 좁기 때문에 서로 피해를 주는 감정을 해주지 않으려 해 어쩔 수 없이 대충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울산에 사는 회사원 이모(31)씨는 2001년 10월 출근길에 다른 사람들의 싸움을 말리다가 오른손 검지를 물리는 부상을 당했다.M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3주가 지나자 고름이 흐르고 썩은 냄새까지 나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골수염이라고 했다. 결국 2차례 수술 끝에 손가락 한마디를 잘라냈다. 수술받은 병원에선 “1차 치료에서 원인균을 규명하지 않아 잘못된 항생제를 처방했다.”고 말했다.M병원에 항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스스로 민사소송에 나서 직장일을 소홀히 하다 이씨는 5년 동안 세번이나 직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감정을 받더라도 절차가 피해자에게 절대 불리하다.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대부분의 전문 감정을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하고 의협이 대형병원 등을 통해 감정한 결과를 통보해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2년전 법원에 “의협을 통해야 감정의사가 알려지지 않아 객관적인 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자기들 주도의 감정을 의뢰하도록 요청했다. 정부는 실태 파악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를 돕거나 객관적인 감정기관을 만드는데는 더 무관심하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의술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라 과오가 분명히 존재한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입원환자 100명당 4명 가까이 의료과오 피해를 보고 있다는 통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의 협조도 없고 정부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임종규 팀장은 “관련 법도 없는 상태에서 실태조사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종합병원 한곳에만 연간 환자가 수십만명일 텐데 하나하나 사고인지 아닌지 밝히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관련법안 4대쟁점 의료사고 관련법안은 1988년 의료계에서 처음으로 제정을 촉구했다. 이후 18년이 흘렀지만 각계의 입장 차이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 왔다. 현재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이 2005년 11월 발의한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과 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올 5월 발의한 ‘보건의료분쟁의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에 올라와 있다. #1 과실 입증책임 전환 현재는 환자가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 의원안은 의료인이 본인의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 주체를 전환하자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판례를 보면 피고측(의료인)에게 무과실을 입증토록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가 상대방의 과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민법의 대원칙을 거스르기 어렵고 의료계가 “의료인에게 과다한 부담을 지운다.”며 반대하고 있다. #2 분쟁조정기구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안 의원안은 모든 의료분쟁에 대해 반드시 조정기구를 거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안에 한해서만 소송을 걸도록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를, 이 의원안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임의적 전치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에서도 ‘필요적 전치주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정기구 지휘권 문제와 직결되는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각계가 요구하는 배정 인원수에 차이가 있다. #3 무과실 책임 보상 의료인의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의료사고에 대해 보상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법안이 보상금 지급한도 금액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예산 문제를 들어 부정적인데다 시민단체 측에서도 “무과실 판례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4 의사의 형사처벌 면책특권 의사가 책임보험에 가입한 경우 경미한 과실에 따른 의료사고는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자는 것. 법무부에서 가장 반대하는 부분이다. 이 의원안은 환자측이 의사의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면책권을 주는 ‘반의사불벌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의사의 형사처벌은 벌금형 정도가 고작이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코 조직검사받다 시력 잃어 안녕하세요, 저는 52세 김정자라고 합니다. 스물아홉살 된 제 아들은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5년 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코 속 조직검사를 받다 불의의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2001년 9월4일이었습니다. 회사원인 아들이 코가 막히고 눈 아래가 당긴다고 해서 서울 종로구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코 안에 연골육종이라는 혹이 생겼으니 수술을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달 25일 검사를 했는데 멀쩡하게 들어갔던 아들이 1시간 뒤 부축을 받고 나오더군요. 의사는 “피가 많이 나서 조직을 못 떼어 냈으니 약 먹고 쉬다가 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10월4일의 두번째 조직검사도 이튿날의 세번째 조직검사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럴수록 상태는 나빠져 갔습니다. 아들이 “눈이 빠질 것 같고 하나도 안 보인다.”고 하자 의사는 “조직검사에 실패해 수술을 못할 것 같다.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무책임함에 어이가 없었지만 급한 마음에 앰뷸런스를 요청했습니다. 대여비를 요구하더군요.5만원을 주고 강동구의 한 병원으로 가서 곧바로 혹 제거 수술을 했지만 아들은 결국 시력을 잃었습니다. 의사는 “무리하게 조직검사를 시도하기보다 수술을 먼저 했더라면 실명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아들은 사람들과 연락을 끊은 채 방에만 틀어박혀 삽니다. 저의 투쟁이 시작됐습니다. 병원에서 진료기록을 떼어 보니 10월 4,5일 문제가 된 검사를 했다는 기록이 삭제돼 있었습니다. 녹음기를 들고 의사를 찾아가 “조직검사를 했다.”는 말을 녹취했습니다. 하지만 호소할 곳이 없었죠. 변호사 사무실을 10군데 정도 돌아다니며 전문지식을 묻는데 30분 상담에 사무장은 3만원, 변호사는 5만원을 요구하더군요. 이듬해 7월 시작한 민사소송 재판에서 문제의 의사는 조직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결국 법원은 두세달 간격으로 조정절차를 서너차례 밟더니 공판 한 번에 “조직검사가 시력손상의 직접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올 2월 고법과 5월 대법원까지 4년 정도 걸렸지만 결과는 변함 없었습니다. 올 8월엔 관할 종로보건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판결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병원 앞에서 두달 동안 현수막을 펼치고 목이 터져라 부당함을 호소했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형사고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를 했고 검찰은 지난 9월 벌금 200만원으로 의사를 기소했습니다. 한 걸음이나마 진전된 것이라며 좋아해야 할까요. 사고 후 5년이 흘렀습니다. 병원비와 변호사비로 수천만원이 들었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남편과 아들, 그리고 저의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생활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습니다. 의사가 사과 한 번만 했더라면 이렇게 힘든 과정은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경고를 보내고 싶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늘도 팔을 걷어붙이고 집을 나서는 이유입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제주, 국내 영리의료법인 추진 논란

    제주도가 국내 영리 의료법인 설립을 허용할지 주목된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관광과 의료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제주도에 국내 영리 의료법인을 허용하는 것을 적극 추진중”이라고 7일 밝혔다.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에는 외국인 영리 의료법인 설립을 허용하고 있다. 즉 외국의 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의 면허소지자는 외국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에 종사할 수 있고 돈을 받고 외국인 환자의 소개·알선행위 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도는 지난해 특별법 추진과정에서 국내 영리 의료법인 허용도 추진했지만 시민사회단체가 ‘공공 의료서비스가 무너진다.’고 반발해 무산됐었다. 김 지사는 “세계 의료·관광시장이 4조원대에 이르고 있고 의료관광을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면서 “국내 의료 영리법인을 허용하는 문제를 중앙정부와 협의를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의료계에서는 외국 영리 의료기관이 개방된 만큼 역차별 없이 국내 영리법인을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도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주 참여환경연대는 “제주도에 국내 영리병원이 개방될 경우 국민건강보험체계의 붕괴와 의료비 급등 등 의료공공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김 지사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는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허용된 외국 영리 병원의 효과 등을 우선 분석한 후 국내 의료 영리법인 허용 여부를 검토해 나간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제주도는 개방된 외국 영리 의료법인 하나라도 우선 유치하는 게 시급한 게 아니냐.”면서 “제주도가 요청하면 검토는 하겠지만 국내 영리법인 허용은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높다.”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경기도립 노인병원 수탁운영기관 모집

    경기도는 평택, 안성, 오산, 화성 등 남부지역 중 한 곳에 치매나 중풍 등 노인성 질환자를 전담치료할 도립 노인전문병원을 건립하기로 하고 이를 운영할 수탁기관을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병원건립에 160억원을 투입하는 대신 민간 의료법인이 병원부지와 건축비 일부를 대고 운영을 맡는 방식으로 오는 2008년까지 병원을 건립, 개원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이 지역에 100병상 이상 규모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2000평 이상의 부지와 건축비의 10% 이상(14억 6000만원)을 부담할 수 있는 의료법인을 대상으로 수탁기관을 모집한다.27일부터 12월1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한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의료법인 장례·주차장사업 내년 4월부터 허용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허용 범위가 확대되어 내년부터는 장례식장이나 주차장 등의 사업이 허용된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법인의 경영 효율화와 환자 편의를 위해 의료법인이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의 부대사업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의료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공포, 내년 4월부터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시각장애인 안마사’ 공방 또 헌재로

    교육을 이수한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주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뒤 마사지업계 종사자들이 또다시 헌법소원을 내는 등 안마사 자격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마사지업 종사사인 유모씨 등 320여명은 13일 “개정 의료법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헌법소원 청구서에서 “개정 의료법은 위헌 결정된 안마사 규칙 중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 부분을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으로 바꿨을 뿐 본질적 내용을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비장애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안마사협회 관계자는 “개정 의료법은 비장애인의 직업선택 자유보다 국가의 장애인 보호 의무를 담은 헌법 규정을 실현한 법률로 헌재도 장애인 보호 원칙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지난 5월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안마사에 관한 규칙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면서 재판관 7대 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결정 이후 시각장애인들은 서울 마포대교 등 전국에서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6월에는 시각장애인 2명이 투신자살도 했다. 당시 안마사 규칙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내놨던 7명의 헌법재판관 중 윤영철 전 소장과 권성 재판관 등 4명이 퇴임, 새로운 재판관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보험설계사가 보험사기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7일 외국 병원에서 수술받은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보험금을 타낸 보험회사 직원 차모(31)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차씨에게 병원을 알선해 준 브로커 정모(37)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차씨는 2004년 4월 정씨로부터 소개받은 일본 소재 A병원에서 자기 어머니가 수술을 받은 것처럼 증명서를 위조해 300만원의 보험금을 타내는 등 29차례에 걸쳐 84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브로커 정씨는 차씨 외에도 경기도 남양주의 B요양병원 암환자 등 25명을 A병원에 소개해주고 소개비 명목으로 10만∼30만원을 받는 등 지금까지 모두 1820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밝혀졌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국감자료로 본 ‘안전불감’ 한국

    국감자료로 본 ‘안전불감’ 한국

    처방제한 약물을 환자에게 처방하고, 국립병원에선 환경호르몬 노출제품을 사용하고, 승강기 사고 사망률은 선진국의 6배,‘웰빙식품’이라는 올리브유도 믿을 게 못되고…. 국정감사 자료에서 나타난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한 현 주소다. 안전불감증이 곳곳에 만연해 있다. 안전 규정이 있지만 감독기관은 소홀하기 일쑤다. 정부의 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유해 처방으로 사망까지 ‘케토코나졸´은 진균 감염증 치료제이고,‘테르페나딘´은 비염약이다. 함께 복용하면 심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해 9월 한 환자가 병용했다가 숨졌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함께 복용하거나 어린이·노약자가 먹으면 안 되는 약물을 처방한 사례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3만 7000건이다. 병용금기 위반사례는 1만 8000여건, 연령금기 위반은 2만 9000여건에 달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지만 오히려 더 늘어났다. 진통제인 ‘케토롤락 트로메타민´과 ‘아세클로페낙´을 함께 쓰면 위 출혈이나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는데도 4101건이 병용 처방됐다. 간염 발병 확률을 높이는 ‘아시트레틴´(건선치료제)과 ‘메토트렉세이트´(관절염치료제)는 1140건의 병용 처방이 이뤄졌다.12세 미만의 소아에게 ‘심각한 간독성과 생명 위협´을 유발하는 ‘아세타미노펜(두통약)´은 1만 4500건이나 처방됐다. ●국립병원 용품 환경호르몬 ‘DEHP´는 PVC 재질 플라스틱을 말랑말랑하게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이다. 환경호르몬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 전면 금지된다. 그러나 국립의료원 등 국립병원 9곳 전부 수액세트, 연결관, 소변주머니 등을 DEHP가 포함된 PVC 용품만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이 9개 국립병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갈수록 늘어나는 승강기 사고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건설교통위 소속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승강기 사고 사망률이 선진국의 최대 6배에 이른다. 2000년부터 올 8월까지 골절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승강기 사고는 231건으로 집계됐다.2000년 22건에서 지난해 42건, 올해 8월 현재 58건으로 급증 추세다.369명이 피해를 입었고 사망 72명, 중상 125명, 경상 172명으로 나타났다. ●응급환자 위협하는 구급차 한나라당 문희 의원이 낸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47개 민간구급차 업체 가운데 23개 업체가 의료진과 응급구조사 수가 구급차 수보다 적다. 응급구조사나 의사·간호사가 동승, 응급환자를 이송해야 하지만 운전자만 탑승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응급의료법´은 의사·간호사·응급구조사 중 1인이 탑승토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하면 영업허가 취소나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 ●신동방 올리브유 발암물질 식품의약품안전청자료에 따르면 (주)신동방 등의 올리브유 제품 30개 중 9개에서 강력한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이 권고기준 이상으로 검출됐다. 영유아식 19개 제품 중 6개에서 카드뮴이 0.014∼0.05이 검출됐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환자 병원 중개업 내년 허용

    환자 병원 중개업 내년 허용

    내년 상반기 중 국내 여행사와 보험사 등은 내국인뿐 아니라 해외교포나 외국인을 상대로 성형외과 등 의료기관을 알선·중개해주는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특정보험에만 가입하면 보험사 등이 네트워크로 연결한 의료기관에서 상대적으로 싼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미국식 ‘패밀리 닥터’와 같은 개념의 주치의 제도도 도입,2차 진료기관에 가기 전에 주치의의 추천을 받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22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의료기관 알선·중개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및 보험업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의료법은 환자를 특정 병원에 알선하거나 중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가 끝나면 올해 정기국회에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 내년 상반기에 시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차적으로는 민영의료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이지만 해외교포나 외국인을 국내 의료기관에 소개할 수 있어 서비스 수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법이 개정되면 여행사들은 국내 관광에 우리나라가 경쟁력 있는 성형외과나 한의원 등을 소개하는 패키지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보험사 등은 의료기관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국내·외 특정보험 가입자들에게 싼 가격으로 치료해주는 상품을 만들 수 있다. 현재는 치료행위를 특정 병원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불법이다. 때문에 지금은 일부 의료기관들을 네트워크로 묶어도 환자를 이들 네트워크에만 소개할 수가 없다. 재경부 관계자는 “의료기관 알선·중개업이 허용되면 보험사는 네트워크에 참여한 의료기관과의 협상을 통해 환자가 부담할 의료수가 비율 등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보험 가입자들의 치료비 부담은 다른 병원에서 내는 것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특정 보험에 가입해도 네트워크에 포함되지 않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으면 일반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아울러 의료기관 알선·중개업이 허용되면 미국 등에 거주하는 해외교포를 상대로 국내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예컨대 재미교포의 경우 영주권이 없으면 한달에 수백달러씩 의료보험료를 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질병에 대한 사회안전망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성형 피해’ 왜 많은가 했더니…

    ‘성형수술 1번지’ 서울 강남구의 성형외과 4곳 중 한 곳은 성형외과를 전공하지 않은 다른 과목 전공의들이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과·내과 등을 전공한 사람들이 성형 전문의 노릇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당국은 성형수술 부작용 피해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따르면 6일 현재 강남구에서 영업 중인 성형외과는 모두 354곳. 이 중 성형외과 전문의가 개설한 의원은 73.7%인 261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93곳(26.3%)은 다른 과목 전공의들이 개설한 곳이다. 보통 의사들은 의과대학 1년 인턴과정 뒤 전공을 선택해 4년의 전문 수련과정을 거치고 자격증 시험을 거쳐 특정과목의 전문의가 된다. 성형외과의 경우 전문 임상 해부학이나 미용수술법 등에 특화된 수련을 받아야 한다.중앙대병원 성형외과 김우섭 교수는 “다른 과목을 전공한 의사가 개설한 성형외과는 결국 어깨 너머로 배운 기술로 수술을 감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사고를 만들 확률이 높다. 미용 성형이 인기지만 성형은 분명 재건의 의미를 갖는 치료이기 때문에 전문의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작용·후유증 등 성형수술 피해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성형의료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올 1월부터 8월까지 58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수준에 이르렀다.2003년에는 38건,2004년에는 54건 등 꾸준히 증가해왔다. 월 평균으로 치면 2003년 3.2건에서 올해 7.3건으로 2.3배로 늘었다. 강남경찰서에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성형 분쟁과 관련한 집회신고가 9건이나 접수됐다. 강남서 정보과 관계자는 “집회 신고 숫자 외에도 일반 고소·고발 숫자를 합치면 피해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성형분쟁은 병원측에서 합의를 통해 빠르게 수습하기 때문에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간판으로 해당과목 전문의인지 구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라면 ‘○○○성형외과의원’이라고 간판을 달 수 있지만 예를 들어 내과 전문의라면 ‘○○○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라고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온갖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에서 ‘의원-진료과목’ 부분을 깨알같이 작게 써 전문의 간판과 비슷하게 만드는 식의 눈속임을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에는 글자 크기를 어느 정도 이상으로 하라는 규정이 없는 상태라 처벌 근거도 없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국회 본회의 통과 주요 법안과 안건 요지

    다음은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주요 법안과 안건 요지. ●민방위기본법(개)민방위대 편성연령을 현행 45세에서 40세로 낮추고 행자부장관 소관 민방위 업무 책임을 소방방재청장으로 이관한다. ●위치정보의 보호·이용법(개)긴급구조를 위한 개인위치정보 이용 요구 대상에 현행 직계 존·비속은 물론 형제·자매와 친권자가 없는 미성년자의 후견인까지 포함한다. ●의료법(개)안마사의 자격을 시각장애인 가운데 고등학교에 준하는 특수학교에서 안마 시술 관련 교육 과정을 거치거나,중졸 이상으로 보건복지부 지정 안마 수련기관에서 2년 이상 수련 과정을 마친 사람으로 한정한다. ●임대주택법(개)임차인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부도임대주택 매각시 시장 등이 임대주택분쟁조정위의 심의를 거쳐 허가하고,전·월세 임대주택의 분양전환시 일반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한다. ●소비자보호법(개)소액다수 소비자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일괄적 집단분쟁조정과 단체소송을 도입하고,한국소비자보호원 관할을 포함한 소비자정책 집행기능을 공정거래위로 이관한다. ●병역법(개)25세 미만 병역의무자가 국외여행을 할때 병무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한 규정을 폐지한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개)세제상 혜택과 공제금 지급 등을 통해 소기업·소상공인을 지원한다. ●장기등 이식법(개)운전면허증 등 국가나 지자체가 발행하는 증명서에 희망자에 한해 장기 기증의사를 표시하게 하고 국가가 예산범위 내에서 장기기증자 등에게 장제비와 진료비 등을 지원할 수 있게 한다. ●아동복지법(개)아동복지시설,영유아보육시설,유치원,초.중등학교의 성폭력 예방교육을 의무화한다. ●전염병예방법(개)국가와 지자체가 정기예방접종 비용을 전액 부담하게 한다. ●국정감사·조사법(개)국회 운영·정보·여성가족위 등 겸임 상임위는 별도로 3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국정감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제)미래형 문화경제도시 구현과 시민의 삶에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광주 지역에 조성한다. ●한국농업대학설치법(제)한국농업전문학교의 명칭을 한국농업대학으로 바꾸고,한국농업대학 졸업시 전문학사학위를 수여하고,추가로 1년 심화과정을 이수하면 학사학위를 준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특별법(개)친일반민족행위의 범위에 찬의,부찬의를 포함시키고 위원회의 독립적인 예산 운용·편성 기능을 신설한다. ●군인사법(개) ●특수임무수행자 보상법(개) ●소방공무원법(개) ●지적법(개) ●유선·도선사업법(개) ●위험물 안전관리법(개) ●소방시설공사업법(개) ●의무소방대설치법(개) ●소방시설 설치유지·안전관리법(개) ●지방세법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법(개) ●과학기술기본법(개)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의 성과평가 및 성과관리법(개) ●우정사업운영 특례법(개) ●공연법(개) ●친환경농업육성법(개) ●초지(草地)법(개) ●식물방역법(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개) ●수상레저안전법(개) ●국민건강증진법(개) ●공중위생관리법(개) ●식품위생법(개)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법(개) ●하수도법(개) ●가축분뇨의 관리·이용법(제) ●국무위원 후보자(법무부장관 김성호)인사청문경과보고 ●200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개)는 개정안,(제)는 제정안
  • [클릭이슈] 29일 국회상정 조건부 시각장애인 안마사法 찬반집회

    [클릭이슈] 29일 국회상정 조건부 시각장애인 안마사法 찬반집회

    ‘안마사 자격’ 문제로 헌법재판소와 국회가 조만간 재충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지난 5월 ‘시각장애인에 한해 안마사 자격을 인정’하는 ‘안마사에 관한 규칙’의 일부 조항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로 시각장애인의 안마사 독점이 깨졌다. 그 4개월만인 28일에는 ‘일정 조건의 시각장애인에 한해 안마사 자격을 인정’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위헌 판결을 받은 기존의 규칙과 비슷한 조항을 담고 있다.‘시각장애인의 안마사 독점’이 포장을 바꿔 ‘규칙’이 아닌 ‘법률’로 부활하면서 일반 마사지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개정안은 법사위에서 여야 간사 협의로 통과돼 이변이 없는 한 29일 본회의 의결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이날 국회 앞에서는 이 법안을 놓고 이해가 엇갈리는 당사자들이 찬반 집회를 동시에 열었다. 법안에 반대하는 마사지사비상대책위 소속 500여명은 여의도 잠사회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허용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판결났는데 국회가 날치기 통과를 하려고 한다.”며 법안 철회와 법안을 낸 두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 마사지단체들은 법안에 반대하며 곧바로 헌법소원을 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대한안마사협회 소속 시각장애인 2000여명은 길 건너 맞은편 국민은행 앞에 모여 “시각장애인만 안마업을 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은 안마사의 자격을 시각장애인 중 고등학교에 준하는 특수학교에서 안마 시술 관련 교육과정을 거쳤거나, 중졸 이상으로 보건복지부 지정 안마 수련기관에서 2년 이상 과정을 마친 사람으로 한정했다.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과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이 각각 비슷한 내용으로 제출한 법안을 보건복지위에서 병합한 안이다. 법안을 제출한 두 의원은 “헌재는 현행 의료법이 규정하는 안마사에 관한 규칙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이라는 부분이 위헌이라고 결정했으나, 비시각 장애인의 직업선택권보다 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를 중시하는 것이 헌법정신에 부합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헌 결정 취지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안마사의 자격을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안마 관련 교육 과정을 마친 사람으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헌재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성수 공보담당연구관은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돼 시행되면 결국 헌법소원이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전제하고 “전에 위헌 결정을 내렸던 안마사에 관한 규칙과는 전혀 별개의 사건이며, 심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 연구관은 “당시 위헌 결정을 내린 이유는 직업선택 자유를 과도하게 금지했다는 과잉금지와, 직업선택 자유를 법률이 아닌 규칙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2가지 점이었다.”면서 “결과를 예단할 수 없고 실제 사건이 들어와 판단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5월 위헌결정을 내렸던 재판관들 중 상당수가 퇴임해 새 재판관들로 바뀌었기 때문에 더욱 더 재판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황장석 김효섭기자 surono@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월수익 2억 병원이 부도위기에

    Q2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인수,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의대 선배인 P선생이 몇년전 H의료법인을 세우고, 법인 명의로 융자를 받아 건물을 짓고 리스로 의료기기를 들여와 운영을 시작했었습니다. 병원이 잘 안돼 빚만 쌓이던 중 P선생은 1년전 제게 법인 대표 자리를 넘기고 은퇴했습니다. 당시 채무원금이 200억원이 넘었지만, 운영하면서 빚을 갚아보라는 건설회사, 은행, 리스회사 등 채권자들의 권유로 인수를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다행히 인수한 뒤부터 환자가 늘어 매월 3억원의 매출에 2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익금은 200억원에 대한 이자를 갚기에도 부족합니다. 운영이 잘되자 채권자들의 빚상환 독촉도 거세집니다. 병원을 청산하기보다 채무를 재조정하고 싶습니다. 주식회사가 아닌 비영리법인은 법정관리를 이용할 수 없다고 하던데, 방법이 있을까요. -나명의(43) A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2006년 4월부터 통합도산법이 시행되면서 H의료법인의 경우 채무재조정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전에는 회사정리법에 따라 오직 주식회사에 대해서만 채무재조정이 가능했습니다만, 통합도산법은 이를 모든 채무자에게 확대했습니다. 이 절차의 정식 명칭은 ‘회생절차’입니다. 회생절차는 기본적으로 파산절차의 한 형태입니다. 청산형 파산제도를 거꾸로 뒤집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100의 자산을 가진 기업이 1000의 부채를 지고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파산절차에서는 100의 자산을 1000의 채무에 충당해 채권자들은 10%를 배당받는 데 만족해야 합니다. 그런데 청산하지 않고 이 자산을 살려 조업을 계속하면 현재가치 100 이상, 예를 들어 500을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이 많이 있습니다. 이때 채무자가 100의 자산을 지키는 대신 채권자들에 대해 300 정도의 현금흐름을 제공할 수 있다면 채권자로서는 청산절차에 비해 200의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업 역시 원래 얻을 수 없었던 200의 가치를 실현하는 이익을 얻습니다. 1000을 면하면서 청산해 100을 주는 대신 500을 실현하고, 그 차액인 400을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분배하는 것은 보다 효율적이므로 장려해야 할 거래입니다. 이 거래가 자발적인 교섭을 통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를 강제적으로 성립시키는 게 회생절차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기업의 물적 자산을 중심으로 경영자와 종업원의 노력이 부가되면 청산가치 이상의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의료법인처럼 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병원 건물이 있어 보았자 사기 높고 헌신적인 의료진이 없는 상태에서는 폐허에 불과할 수 있고 병원 건물은 사실 다른 용도로 전용하기도 힘듭니다. 게다가 병원 건물과 부지는 담보제공되어 있고, 의료기기도 리스해 온 것이라면 청산가치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H의료법인이 회생절차로 들어가게 되면 채권자들로서는 무조건 이익입니다. 청산형 파산절차에서는 담보를 가진 근저당권자와 리스회사가 채권을 상당 부분 실현할 뿐 나머지 채권자는 결코 받아갈 것이 없는 반면에 병원이 운영되기 시작하면 원래 약속된 바에는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상당 부분을 받을 수 있다고 기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리금 회수를 확신하는 극히 일부의 담보채권자를 제외하고는 채권자들 대부분이 채무자가 제출하는 변제계획에 동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동의하지 않는 채권자가 있어도 회생계획은 인가될 수 있습니다. 즉 청산형 파산절차가 진행되었다면 받을 수 있었던 금액보다는 많은 금액을 채권자와 담보권자에게 지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 몇가지 조건을 부가하여 파산법원은 일부 채권자의 반대를 억누르고 회생계획을 인가할 수 있습니다. 회생계획이 인가되면, 기존의 채무는 소멸하고 회생계획에 의한 의무만 남습니다. 예를 들어 H의료법인은 현재가치 기준 50억원을 향후 갚는 것을 기준으로 현재 연체 중인 200억원의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또 청산형 파산절차가 담보권자의 담보실행을 저지할 수 없는 것과 달리 회생절차는 담보물의 가치 이상을 변제하는 것을 조건으로 담보실행을 저지할 수 있는 이점도 있습니다.
  • 법령해석 요청, 1년새 15배 증가

    #질문1 현행 의료법은 의료기관 이름에 진료과목이나 질병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이심는 치과의원’으로 개업할 수 있나?#질문2 공무원이 직무관련자로부터 돈을 받아 동료에게 단순히 전달했다고 하는데,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금품수수를 이유로 징계할 수 있나?#질문3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르면 보험회사가 음주사고 운전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고 소멸시효기간도 없다. 사고난 뒤 5년 이상 지나도 구상권 청구에 문제가 없나? 보건복지부와 소청심사위원회, 건설교통부는 최근 이런 내용에 대해 각각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했다. 법제처는 첫번째와 두번째 질문에는 “가능하다.”고 응답했지만, 세번째 질문에는 “문제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일반적·추상적인 법령을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하다 보면 헷갈리기 십상이다. 이달로 출범 1년을 맞은 법제처 법령해석관리단은 정부기관은 물론, 일반 국민들을 위한 ‘법령해석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조정찬 법령해석관리단장의 해석을 들어보자. 그는 복지부의 질문에 “제재가 따르는 규정은 유추·확장해석을 피해야 하는데,‘이심는’이라는 표현은 인공치아이식(임플란트)을 연상시킬 수 있으나 특정 진료과목에 국한된 치료방법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소청위에는 “공무원은 성실 및 청렴 의무가 있기 때문에 범죄에 적극 가담했다면 금품수수와 동일하게 취급해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교부에는 “보험회사의 구상권은 상법에 규정된 상행위로 인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5년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문제가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법령해석관리단은 지난 1년 동안 모두 333건의 법령해석을 요청받았다.2001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5년 동안 법제처에 들어온 법령해석 요청이 107건으로 연평균 23건에 그쳤던 만큼 15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한 97건, 일반 국민이 의문을 제기한 73건 등도 포함돼 있다. 조 단장은 “법제처 법령해석은 정부의 최종적인 유권해석으로 법령집행의 지침이 되고, 각 부처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소극적으로 이뤄졌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나 국민들이 직접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할 수 없었으나, 법령해석관리단이 신설되면서 이를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법령해석 회신기간도 기존의 평균 85일에서 50일 남짓으로 30일 이상 단축했다. 보완할 부분도 남아 있다. 조 단장은 “지방분권의 확대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나 규칙에 따른 정책집행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조례나 규칙은 법제처 법령해석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는 국민들이 중앙행정기관을 거쳐야만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할 수 있다.”면서 “이것도 국민들에게 가까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해도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美, 최대한 문열기 ‘의도된 파행’

    美, 최대한 문열기 ‘의도된 파행’

    미국은 FTA 2차 본협상을 통해 그동안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냈다. 한국의 ‘빗장수비’를 정면 돌파하기보다는 이를 지렛대로 활용해 ‘반대급부’를 노리는 우회 전략이다. 이번 협상에서도 미국은 쌀 개방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특히 관세 등 장벽을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과 상관없이 대폭 낮출 것을 제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미 FTA협상 이전에 쌀은 2014년까지 의무수입물량(MMA)을 늘려가는 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관세화를 유예받아 놓은 상태다. 때문에 수입 쿼터를 늘려 달라는 요구가 아닌, 쌀 시장 완전 개방은 FTA 협상 테이블에 올릴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측 협상단의 입장이다. 그렇지만 미국측 대표인 웬디 커틀러는 첫날부터 “쌀에 대한 시장 접근을 강화하겠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같은 배경에는 한국이 국민 정서상 절대 포기하지 못할 쌀을 공격 수단으로 삼아 다른 농산물 개방이나 섬유 등 자국의 취약 부문을 보호하려는 ‘꼼수’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권오복 농촌경제연구원 FTA팀장은 “미국도 쌀 개방을 관철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관세율이 40%나 되는 쇠고기 등 축산물이나 오렌지 등 한국의 민감품목 개방에 더 주력하려는 전술로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감 품목의 경우 한·아세안 FTA때처럼 40개 정도를 양허 예외로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쌀공격 축산물등 실리 최대화 실제로 한국측 협상단 관계자는 “미국이 쌀 문제에 대해서는 칼로스쌀 판매 상황 등을 빼고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는데, 뼈 없는 쇠고기 재수입 허용이나 낙농가공품 관세 문제, 위생 검역 절차 등에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미국은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냈다. 미국은 지난 1차 협상때 “교육 분야에는 관심이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공교육에는 관심이 없다.”고 한국측을 안심시키면서도 “온라인 교육서비스와 SAT(미국대학수능시험) 등의 시장접근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현 수준을 넘어 미국 정부가 직접 관장해 본격적인 사교육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교육 통한 공교육 공략 속셈 협상단 관계자는 “한국의 교육 시장은 사교육을 지배하면 자연스레 공교육이 따라온다고 미국은 판단하고 있다.”면서 “SAT가 시장접근이 완화되면 미국 유학생이 급증하고 국내 초·중·고교 교육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겉으론 “한국 의료체계 존중”… 인터넷 진료등 요구할듯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1차 협상때 “의료 시장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의 현행 의료체계를 존중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현재 경제특구에서 의료법인들은 영리화된 상태다. 협상단 관계자는 “앞으로 있을 협상에서 나중에 영리화가 완전 허용될 경우에 대비한 인터넷 원격 진료, 이익 송금 규정 등 분야의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국경간 자본거래 및 송금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긴급조치발동 규정 도입을 요구하는 한국의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병원 영리법인화 백지화 될 듯

    정부 일각에서 거론되어 온 병원의 영리법인화가 전면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직속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위원장 한명숙 국무총리) 산하 제도개선위는 최근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병원 영리법인화 도입 논의를 중단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위원회는 “병원 영리법인화는 우선 제도가 적용되는 인천 경제자유구역과 제주 자치도에서의 성과를 지켜본 뒤 도입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료법인 영리화로 얻을 수 있는 회계 투명성, 해외 환자 유치, 의료법인간 인수 합병 활성화 등 기대효과는 다른 정책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어 의료법인 영리화를 당장 추진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 경제자유구역과 제주 자치도에서의 영리 의료법인 도입 문제가 아직 초보적인 논의 단계에 머물고 있어 이의 성과를 근거로 영리법인화를 재론하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상 이 계획의 백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의료급여 허위청구 ‘고질병’

    의료급여를 허위 또는 부당하게 청구한 전국 16개 병·의원에 최고 영업정지 1년의 행정처분 등이 내려졌다.그러나 복지부는 국민건강은 물론 환자들의 이익과도 직결된 의료급여법 위반 병원의 명단을 밝히지 않아 의료기관을 싸고 도는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는 2004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현지 실사를 벌인 끝에 16개 병·의원이 의료급여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해 1875만원의 부당이득금을 징수하고 2579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3일 밝혔다. 실사 결과 S의료재단이 운영하는 강원도 원주 W병원은 진료한 사실이 없는 환자가 입ㆍ내원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조작했다가 적발돼 부당이득금 644만 7950원과 과징금 2579만 1800원을 징수당했다.그런가 하면 일부 병·의원은 복지부의 실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경북 포항의 D의원은 실사를 거부했다가, 또 전북 전주의 C의원은 급여 관련 서류제출 명령을 거부했다가 각각 1년간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진료활동이 불가능한 영업정지와 달리 업무정지는 급여업무만 정지되는 징계이다. 또 광주 O의원은 무자격 방사선사가 X선을 촬영하고 진료 내역을 허위 작성하는 등 부당 청구한 사실이 드러나 업무정지 63일과 320만원의 부당이득금 환수조치가 취해졌다. 이처럼 일부 의료기관의 허위·부당한 급여 청구와 여기에서 비롯된 환자들의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으나 복지부는 해당 의료기관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병원 선택권을 외면한 처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되풀이되는 ‘의료계 눈치보기’와 ‘솜방망이 징계’가 의료급여법 위반의 악순환을 조장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의료법상 이와 관련한 명백한 규정은 없으나 명단을 공개할 경우 소송 등 관련 단체의 저항이 예상돼 지금은 무리”라면서 “올 실사분부터 급여를 부당청구한 병·의원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의료급여 부당 청구행위에 대한 내부자 및 피해자 등의 신고 보상금도 현재 100만원에서 대폭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외국인의사도 국내 진료

    내년부터 외국인 의사가 국내 병원 등에 고용돼 자국민과 같은 언어권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료할 수 있게 된다. 또 신생아 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를 반드시 배치해야 하는 등 중환자실의 시설ㆍ인력ㆍ장비 기준도 크게 강화된다. 보건복지부는 3일 이같은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9월 중 이를 확정ㆍ공포한 뒤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서 복지부는 의료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을 일반 중환자실과 분리하고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도 중환자실은 1.2명, 신생아 중환자실은 1.5명 이내로 유지하도록 했다. 병상당 면적을 중환자실은 10㎡, 신생아 중환자실은 5㎡ 이상 확보하게 했다. 또 중환자실을 설치하는 모든 병원은 의무적으로 병상을 설치하도록 한 현행 규정 대신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만 전체 입원 병상의 5% 이상을 중환자실 병상으로 운영하도록 해 300병상에 못 미치는 중·소형 종합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중환자실 병상 기준을 완화했다. 이같은 중환자실의 인력·시설·장비개선안은 내년 9월부터 적용된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장관이 시범사업 기관으로 지정한 의료기관에 한해 특정 진료과목이나 질병명을 의료기관 명칭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현재는 의료기관의 명칭을 표시할 때 특정 진료과목이나 질병명을 사용할 수 없게 돼있다. 또 재난 발생시 환자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입원실을 지하에 설치할 수 없도록 했으며, 한방 병ㆍ의원에서도 약사법 시행규칙의 규정에 따라 반드시 규격약품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국민들은 물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이는 향후 예정된 의료시장 개방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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