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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대란 불똥 튄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끝내 편성 연기… 올 하반기로

    의료대란 불똥 튄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끝내 편성 연기… 올 하반기로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사직 이슈와 맞물려 관심을 모았던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전공의 생활’) 편성이 결국 연기됐다. 21일 tvN 측에 따르면 상반기 방영 예정이었던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은 하반기로 편성을 변경했다. 편성 시기는 미정이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시즌 1·2가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리즈의 스핀오프(파생작)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다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앞서 ‘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리즈는 조정석, 정경호, 유연석 등의 배우가 율제병원 전문의를 연기했고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은 고윤정이 연기하는 종로 율제 산부인과 1년차 전공의를 중심으로 병원 생활을 그린다. tvN은 지난 달 8일 드라마 홍보 유튜브 채널 ‘tvN 드라마’에 ‘전공의 생활’ 방송을 예고하는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이 올라온 뒤 전공의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드라마가 의사를 미화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 개혁신당 비례 1번 의사 이주영, 2번 천하람… 양향자 등 반발

    개혁신당 비례 1번 의사 이주영, 2번 천하람… 양향자 등 반발

    개혁신당이 20일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한 가운데 당 지도부에서 공식 반발이 나왔다. 새로운미래가 지난 18일 발표한 비례대표 순번에 대해서도 당선권 밖 후보들이 반발해 사퇴하거나 재심을 요구했다. 개혁신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2시간가량 격론을 벌인 후 10명의 비례대표 후보자를 의결했다. 1번은 이주영 전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다. 이준석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소아청소년과 의료 기피와 의료대란 해소를 위해 끝까지 소아 의료 현장을 지킨 의사”라고 소개했다. 2번에는 이 대표의 측근인 천하람 변호사를 배정했고 3~5번에는 문지숙 차의과학대학 바이오공학과 교수, 자영업자이자 정치칼럼니스트 곽대중(필명 봉달호) 대변인, 이재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를 지지했던 ‘천아용인’의 이기인 전 경기도의원이 6번이었고 7~10번은 정지현 변호사, 보건사회정책 전문가인 곽노성 박사, 3군사관학교 최초의 여생도 출신인 박경애 전 공군 소령,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운영위원장이 받았다. 하지만 김용남 정책위의장, 김철근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 인사와 현역 양정숙 의원 등은 빠졌다. 양향자 원내대표는 자신이 영입을 주도했던 ‘1호 영입 인재’ 이창한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이 명단에서 제외되자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내 반발 기류에 대해 “우리가 연합정당인 데다 여러 세력의 각자 입장이 있어서 조정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새로운미래에서도 일부 후보들이 비례대표 순번 선정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며 반발했다. 지난 15일 열린 공개 오디션 결과 비례대표 7번을 받은 홍서윤 전 KBS 장애인 앵커와 9번을 받은 서효영 국제변호사는 점수 공개를 요구하며 이의를 제기했고 12번을 받은 김효은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결과에 반발해 사퇴했다. 이들은 점수 비공개에 대해 사실상 밀실 공천이라고 봤지만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비례대표 후보의 평가 점수를 세부적으로 공개하는 정당은 없지 않으냐”고 응수했다.
  • “마지막까지 합의 기대했는데 허망”… 의정 파국 우려에 중증환자는 절망

    “마지막까지 합의 기대했는데 허망”… 의정 파국 우려에 중증환자는 절망

    “우린 앞으로 어디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할까요.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면 어떤 질환인지도 자세히 몰라요.” 이른바 수도권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과 연계된 의대 교수들이 집단 ‘줄사직’을 예고하면서 환자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특히 정부가 20일 2025학년도 의대별 정원 배분 결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2000명 증원을 확정해 의정 대화의 불씨가 꺼지자 중증·희귀병 환자와 가족들은 더 큰 절망에 빠졌다. 난도가 높은 치료 특성상 상급종합병원에 의존하던 이들은 빅5 병원 교수들까지 이탈하면 의료재앙이 현실화될 것을 우려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빅5 병원 교수들이 단체로 사직서를 낸다는 것은 중증 질환자들을 포기한다는 뜻”이라며 “항암치료를 앞둔 환자들은 ‘동네 병원에서 항암제를 구할 수도 없는데 앞으로 어떡하냐’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환자들은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떠날 때부터 마음 졸이며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다렸지만, 대형병원 교수들까지 환자 목숨을 볼모로 잡는 것 같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고 했다. 김재학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장은 “희귀질환은 전공의보다 교수가 진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공의 집단행동 때는 피해가 적었다”면서 “하지만 교수들까지 병원을 떠나게 되면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마지막 통로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희귀·난치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명과 치료를 받기 위해 전전긍긍하다 결국 찾아간 곳이 빅5 대형병원”이라며 “일반 병원에서는 우리 질환에 대해 잘 모른다. 정부가 2차 병원을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했지만, 그곳에서 우리가 진료받기엔 여건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양성동 대한파킨슨병협회장은 “의료대란 사태 이전에도 파킨슨 관련 의사가 부족해 치료받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남아 있는 교수들까지 이탈하게 되면 우리 환자들이 겪는 피해는 훨씬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이어 “극적 합의를 기대했는데 허망하다”면서 “이제는 의료대란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정말 의문”이라고 했다.
  • 강석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서울시간호사회 제77차 정기 대의원총회 참석

    강석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서울시간호사회 제77차 정기 대의원총회 참석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석주 위원장(국민의힘·강서2)은 지난 14일 롯데호텔 서울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제77회 서울시간호사회 정기 대의원총회’에 참석, 보건 의료 서비스 현장의 최일선에서 환자 곁을 지키며 시민건강을 위해 힘쓰는 5만 8000여명의 간호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946년에 창립한 서울시간호사회(회장 조윤수)는 대한간호협회(회장 탁영란)의 서울지부 단체로 ▲서울시 간호사 회원 권익 옹호 ▲복지 지원 및 간호환경 개선 ▲25개 구 간호사회를 통한 지역사회 건강증진 ▲서울시 어린이집 영유아 방문 건강관리 사업 등의 시민 건강증진과 보건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강 위원장은 “우리가 아플 때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주시는 간호사분들의 노고와 특히 최근 의료대란의 최일선에서 간호사분들이 앞장서 환자 돌봄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계심에 감사드린다”라며 “올해 서울시에서는 어린이집 방문간호사 서비스를 정원 40인 이하 소규모 어린이집 1962개소에 지원하는데 예산 문제로 모든 어린이집을 지원해 주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이 있다. 작년보다 올해 추가로 462개소에 대한 지원이 늘어났지만 인력은 작년과 같은 29명에 불과해 이로 인한 영유아 건강 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된다. 그런데도 간호사분들이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계심에 감사드린다. 또한 서울시에서 올해부터 추진하는 건강장수센터가 최일선의 지역 진료 지소로서 어르신 건강증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길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정기 대의원총회를 계기로 간호법에 대한 합의가 잘 이뤄지고 의료 공백이 길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서울시의회에서도 간호사분들이 자부심과 보람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의료 현장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와 협력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 尹 “의료개혁은 국민명령” 작심 발언

    尹 “의료개혁은 국민명령” 작심 발언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의료개혁이 바로 국민을 위한 우리의 과업이며 국민의 명령”이라며 ‘의대 2000명 정원 증원’ 정책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다음달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를 발족하겠다”고 했다. 의료개혁특위에선 수련·면허제도 개편, 지역필수의사제, 급여와 비급여 진료를 섞는 혼합진료 금지 문제 등 의료계가 반대해 온 민감한 현안이 논의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환자의 곁을 지키고, 또 후배인 전공의들을 설득해야 할 일부 의사들이 의료개혁을 원하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고 의사로서, 또 스승으로서 본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어서 정말 안타깝다”며 “국민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부여된 의사면허를 국민을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공의 집단행동에 일부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으로 동참하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에 대한 작심 비판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는 11만 2000명으로, 인구 대비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무려 8만명이 부족하다. 의대 입학 정원의 증원을 늦추면 늦출수록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어 “나중에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증원이 필요해질 뿐만 아니라 매년 증원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의료대란과 같은 갈등이 반복되고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매년 국민들이 의사들 눈치를 살피면서 마음을 졸여야 한다면 이것이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로 28분간 진행된 공개 발언 가운데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정부의 노력과 국내외 통계를 인용하며 의료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데 약 18분을 할애했다. 20일 의대별 정원 배분 결과가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대통령이 하루 전 직접 나서서 관련 메시지를 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나 단계적 증원 주장에 대해 “국민들께서 동의할 수 없는 주장”, “절박한 우리 의료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단계적 접근이나 증원 연기로는 국민의 생명을 살리고 지역과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는 의료개혁을 결코 추진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발언에서는 ‘의료 민생토론회’ 개최 등 의료계와의 소통 필요성도 함께 강조됐다. 윤 대통령은 “4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를 구성해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 대표, 그리고 전문가들과 함께 개혁 과제를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며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단체들도 참여해서 투쟁이 아닌 논의를 통해 의료개혁을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함께 만들어 가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 “특히 의사들의 협력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 의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타임테이블을 밝힌 의료개혁특위는 의료계 반발이 큰 가운데 출범해 자칫 ‘의료계 없는 의료개혁특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의대 증원 자체를 반대해 온 대한의사협회는 특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박민수(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의사 단체를 포함하는 구성보다 단체 추천을 고려하되, 그 분야 최고 전문가 중심으로 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의료개혁은 국민명령”…尹, 직속 특위 만든다

    “의료개혁은 국민명령”…尹, 직속 특위 만든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의료개혁이 바로 국민을 위한 우리의 과업이며 국민의 명령”이라며 ‘의대 2000명 정원 증원’ 정책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다음달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를 발족하겠다”고 했다. 의료개혁특위에선 수련·면허제도 개편, 지역필수의사제, 급여와 비급여 진료를 섞는 혼합진료 금지 문제 등 의료계가 반대해 온 민감한 현안이 논의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환자의 곁을 지키고, 또 후배인 전공의들을 설득해야 할 일부 의사들이 의료개혁을 원하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고 의사로서, 또 스승으로서 본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어서 정말 안타깝다”며 “국민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부여된 의사면허를 국민을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공의 집단행동에 일부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으로 동참하려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는 11만 2000명으로, 인구 대비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무려 8만명이 부족하다. 의대 입학 정원의 증원을 늦추면 늦출수록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어 “나중에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증원이 필요해질 뿐만 아니라 매년 증원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의료대란과 같은 갈등이 반복되고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매년 국민들이 의사들 눈치를 살피면서 마음을 졸여야 한다면 이것이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로 28분간 진행된 공개 발언 가운데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의 노력과 국내외 통계를 인용하며 의료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데 약 18분을 할애했다. 20일 의대별 정원 배분 결과가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대통령이 하루 전 직접 나서서 메시지를 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나 단계적 증원 주장에 대해 “국민들께서 동의할 수 없는 주장”, “절박한 우리 의료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단계적 접근이나 증원 연기로는 국민의 생명을 살리고 지역과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는 의료개혁을 결코 추진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발언에서는 ‘의료 민생토론회’ 개최 등 의료계와의 소통 필요성도 함께 강조됐다. 윤 대통령은 “4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 대표, 그리고 전문가들과 함께 개혁 과제를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며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단체들도 참여해서 투쟁이 아닌 논의를 통해 의료개혁을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함께 만들어 가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 “특히 의사들의 협력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 의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타임테이블을 밝힌 의료개혁특위는 의료계 반발이 큰 가운데 출범해 자칫 ‘의료계 없는 의료개혁특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의대 증원 자체를 반대해 온 대한의사협회는 특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박민수(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의사 단체를 포함하는 구성보다 단체 추천을 고려하되, 그 분야 최고 전문가 중심으로 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종교계 의료진 복귀 호소문…“필요하다면 중재에 나설 것”

    종교계 의료진 복귀 호소문…“필요하다면 중재에 나설 것”

    의료대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를 촉구하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계종 등 국내 30개 불교 종단이 연합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19일 ‘정부와 의료계에 드리는 호소문’을 내고 양측의 양보와 대화를 촉구했다. 종단협은 “의대생 증원이 높아진 국민소득과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필요한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지방 병원과 필수 진료분야에서 의료진이 절대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에 의대 정원 확대는 꼭 필요한 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측에도 “필수 진료과 기피와 의료수가 문제 등 세부적인 의료개혁 방안에 대한 의사들의 주장과 고충을 충분히 수렴할 것”을 요구했다.한국교회총연합회도 이날 ‘의료계에 드리는 호소문’을 내고 “의사들은 환자의 곁으로 신속히 복귀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교총의 호소문 발표는 벌써 세 번째다. 한교총은 의료계에 우선 복귀 뒤 협의체 구성을, 정부 쪽엔 복귀 분위기 조성을 각각 당부했다. 아울러 “필요하다면 중재에 나설 것”이라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생명의 존엄한 가치를 지켜왔던 의사분들의 주장을 가감없이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의대 증원 강행하면 교육체계 후퇴”…부산대 교수들 사직 결의

    “의대 증원 강행하면 교육체계 후퇴”…부산대 교수들 사직 결의

    부산대 의과대학과 병원 교수진이 전국 의과 입학 정원을 2000명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발하면서 사직을 결의했다.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부산대 교수회, 양산부산대병원 교수회는 19일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18일 의대 교수 555명에게 사직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는 356명이 참여했으며, 그중 79.5%가 자발적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의대 증원 2000명에 대한 대통령실의 병적 집착은 대한민국 정부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를 병들게 하고 있다”면서 “필수의료를 담당해온 교수와 전공의들의 간절한 호소를 무시하고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을 고집하며 질주하는 정부에 의한 자유민주주의 파괴에 저항하지 않을 수 없다”고 사직 이유를 밝혔다. 다만 “중증 환자를 돌본다던가 응급실을 지켜야 하는 의사들은 끝까지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의대 교육 체계를 고려했을 때 2000명 증원은 감당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의대 교육체계의 파국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은 “부산대 의대가 보유한 강의실, 실습실 등은 현재 정원인 125명에 맞춰져 있어 증원 여력이 10~20%에 불과하고, 새로운 시설을 확충하려면 최소 4년이 필요하다. 매년 3058명을 매년 양성하는 한국의 의과대학들이 일 년 만에 2000명을 더 양성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한 교과목 교육에 30명 이상의 교수가 협력 하에 움직일 정도로 의과대학의 수업과 평가는 일반대학과 전혀 다르다. 급격하게 발전해온 의학교육의 역사와 현실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2000명 증원이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의학교육 체계를 수십 년 전으로 후퇴시키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빈 강의실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교수들은 흰색 가운을, 의대생들은 검은색 계열을 옷을 입고 참석해 ‘의사는 국민을 이길 생각이 없습니다’, ‘대통령은 대화에 나서라’ 등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었다. 부산대 의과대와 병원 교수들은 지난 11일 정부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교수들은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 정부가 조건 없는 토론에 나선다면 전공의와 학생들을 설득하겠다. 교육대란·의료대란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정부는 병적 집착을 내려놓길 바란다”고 밝혔다.
  • “실습생 2배 당장 현실로”…집단유급 가시화에 ‘플랜B·C’ 준비하는 대학들

    “실습생 2배 당장 현실로”…집단유급 가시화에 ‘플랜B·C’ 준비하는 대학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한달째를 맞은 가운데 대학들은 현실로 다가오는 의대생 ‘집단유급’ 사태에 맞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앞서 원광대 의대생 160명가량이 지난달 17일 휴학계를 제출한 것을 시작으로 의대생 동참이 이어져 현재까지 휴학 상태인 의대생은 같은 달 말 기준 1만 3697명(서류상 무효 포함)으로 파악됐다. 의대생 이탈이 한달이 넘도록 확산세를 이어가자 대학에선 내년 학생수 급증으로 인한 ‘수업대란’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일부를 제외하면 개강 일정에 맞춰 학교에 나오려는 의대생을 찾아보기 힘들고 의-정 갈등이 심화되는 터라 의대생 집단유급 마지노선인 ‘4월 중순’ 전 대치 국면이 해소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한림대 의대 본과 1학년 83명은 해부신경생물학교실의 한 주임교수로부터 수업일수 미달로 인한 유급 통지를 받았다. 학칙에 따라 허용한계인 ‘3주분 수업시간’을 넘겨 시험성적과 관계없이 해당 과목에 F학점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매 학기 성적 중 한 과목이라도 학점을 취득하지 못하면 유급처리 된다. 내달 초부터는 휴학이나 개강 연기로 학생들의 불이익을 최대한 막아온 대학들이 속속 유급 통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북대 관계자는 18일 “일단 휴학으로 급한불은 껐지만 의료대란 사태가 지속되고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엎친데 덮친격으로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움직임은 학생들의 집단유급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다. 현재 전국 의대 교수들은 오는 25일을 사직서 제출 시기로 제시하며 집단행동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교수들이 집단행동으로 지원사격에 나서면 의대생들의 복귀 속도는 더욱 느려질 수 있다. 대학들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집단유급 사태를 막으려면 대규모 휴학을 승인해줘야 하는데, 이 경우 등록금을 받을 수 없어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렇다고 집단 휴학이 아닌 유급으로 유도해도 ‘학생을 버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집단유급에 따른 학사운영 차질과 의료대란에 대한 직·간접적 책임, 의대와의 관계 단절 등 ‘삼중고’(三重苦)를 겪는 대학들은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 결국 의-정 갈등을 해소할 주체는 정책 결정권자인 정부에 달렸다는 구상에서다. 가톨릭대 관계자는 “집단유급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는 상태에서 플랜B·C 등을 나름 논의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며 “정부에 (의대를 설득할)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이라도 달라고 요청했지만, 어떠한 대안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입생과 졸업생을 제외한 의대 재학생 390여명 중 350여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경상국립대 관계자도 “대학에서 이렇다할 대책을 내놔도 소용이 없는 것 같다. 그저 학생들이 휴학을 취소하고 돌아와주길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 [데스크 시각] ‘낭만닥터 김사부’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데스크 시각] ‘낭만닥터 김사부’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고통을 참을 수가 없어요. 치료도 제대로 못 받는데 그냥 죽어 버리고 싶어요.”(잦은 진료가 필요한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환자 A씨) “우리가 정말 악마인가요? 의대생 늘린다고 환자 불편이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2월 20일 의대 증원 발표 후 사직서를 낸 전공의 B씨) 한 달. 의료 공백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환자ㆍ의사ㆍ정부의 간극은 여전하다. 아니 의사 내부에서조차도 전공의, 봉직의, 의대 교수, 개원의, 병원장, 의대학장 등의 입장이 다 달라 의견이 모이지도 않는다. 민심을 얻은 정부도 꺾이지 않는다. 그사이 환자들의 수술 지연이나 진료 거절 사례는 늘어 가고 있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각각의 입장과 사연을 어느 정도 듣는다. 가장 마음이 쓰이는 건 생사가 오가는데도 병원 뺑뺑이를 돌고, 통증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수술 후 다른 병원을 찾고, 지방에서 올라와 바닥인 컨디션으로 언제 열릴지 모르는 진료실 앞에서 대기해야 하는 환자들과 가족이다. 그럼 집단 사직을 시작으로 이번 사태 선봉에 선 전공의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래서 일부 전공의들에게 생각을 물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뛰쳐나가야 했냐고. 이들은 말한다. 첫째, 2028년까지 많게는 빅5를 비롯한 서울과 경기권에 6600병상이 마련된다. 중증질환을 앓는 환자가 기차 타고 서울로 가지 누가 지역에서 진료받겠냐는 것이다. 둘째, 지방의료를 살리려면 결국 지방에 시스템이 갖춰진 큰 병원이 생겨야 하는데 이 보완책이 아직도 부실하다. 셋째, 대형병원은 필수의료보다 돈 되는 다른 과 의사를 뽑는다. 그리고 싼 전공의만 쓴다. 차라리 대형병원에서 필수의료 분야 의사를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라고 정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넷째, 의료비 지출이 많아지면 건강보험 재정이 감당되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일부 전공의들의 이런 주장에 모두 공감할 수는 없다. 의사 늘어난다고 지방이나 필수 과에 절대 갈 리가 없다고 단언하는 부분이나 병상을 엄청나게 늘리려는 대형병원이 임금 싼 전공의를 돌리려는데 숫자가 부족하니 지금 정부와 뒤로 손잡고 의사 늘리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일부 음모론 같은 것들이다. 지방에도 병원을 짓겠다고 했는데 못 믿겠다고 하는 것도 그렇다. 세금까지 걱정하는 것 역시 순수한 걱정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대형병원의 ‘필수의료 분야 고용 확대’나 확실한 ‘지방의료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건 맞는 말이다. 사명감 없이는 굴러가지 않는 ‘망할 병원 시스템’ 문제도 뜯어고칠 때가 됐다. 워라밸 시대에 젊은 의사의 헌신에만 기대하지도 말자. “나는 병원 문 닫을 생각이 없어. 어제처럼 그리고 오늘도, 내일도 여기 이 자리에 이렇게 서서 날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계속 기다릴 거야”라고 외치는 ‘낭만닥터’ 김 사부는 드라마에만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이참에 ‘걸어다니는’ 경증환자가 응급실에 몰리지 않도록 인근 의료기관에 분산하는 시스템 역시도 제대로 갖춰야 한다. 정부는 끝없이 입장 다른 각 의사단체와의 협상과 타협에도 나서야 한다. 필수의료 정책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책으로 그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소환조사, 압수수색만으로 전공의를 불러들일 수는 없다. 의사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다른 걸 떠나 의대 정원 확대가 발표되자마자 환자 곁을 바로 떠난 것은 대부분 국민이 두둔하기 어렵다. 정부가 숫자에 집착한다고 비판하지만 숫자에 집착하는 건 의사들도 똑같다. 정부가 ‘총선용 포퓰리즘’을 한다고 비난하지만 국민들은 병원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면 선거용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 의료대란은 재난이 된다. 이러는 사이 누군가 또 죽어 간다. 백민경 사회부장
  • 지난달 입원 거부당한 침샘암 미영씨는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입원 거부당한 침샘암 미영씨는 세상을 떠났다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 사직이 시작되고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사이 환자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 한달 전 만났던 환자들을 다시 찾아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예정된 입원을 하러 병원에 왔다가 거부당한 말기 암 환자는 그사이 세상을 떠났고, 진통제 없이 버티기 힘든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환자는 통증 탓에 “살고 싶지 않다”고 극한에 내몰린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 로비에서 만난 김미영(가명)씨는 갈 곳 없이 이동식 침대에 몇시간을 계속 누워 있었다. 눈을 감고 미동조차 하지 못하는 김씨 곁에서 아들은 입원할 병원을 찾느라 끊임없이 전화를 걸었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 주저앉기도 했다. 침샘암. 전체 암 중에서 0.2%를 차지하는 희귀암이 김씨에게 발견된 건 불과 5개월 전인 지난해 10월이었다. 어느 날 입 속에 거북함이 느껴져 한 병원을 찾은 뒤부터 각종 검사가 이어졌다.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대형병원으로 옮겨 추가 검사를 했고, 침샘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암은 이미 척추까지 전이된 상황이었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김씨는 같은 해 11월 대형병원에서 곧바로 긴급 수술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가족들과 함께 집 근처 요양병원과 이 병원을 오가며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김씨의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자 요양병원 의료진은 ‘대형병원으로 옮겨 치료받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김씨 가족들은 수술받은 대형병원으로부터 입원 날짜를 받은 뒤 지방에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올라왔지만,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의사가 부족하다”며 병원은 당일 입원을 거부했다. 가까운 지역에서도 달리 병원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김씨는 다시 구급차를 타고 지방에 있는 집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다. 숨을 돌릴 시간도 없이 김씨는 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진통제를 맞았지만 하반신에서 시작한 저림과 마비 증상은 전신으로 번졌다고 한다. 결국 지난 4일 김씨는 호스피스 병동이 있는 다른 요양병원으로 옮겨졌고, 지난 9일 숨을 거뒀다. 암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불과 4개월여 만이다.오랜 시간 병마와 싸워온 환자들에게도 지난 한달은 유달리 힘든 기간이었다.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환자 정진갑(가명·39)씨는 이날 “20년 가까이 잘 버텨왔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의료 파업 이후 진통제 주사를 제때 맞지 못한 그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침대에서 버티고 있다.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은 외상 후 신경병성 통증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질병이다.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어 뚜렷한 치료 방법도 없다. 그저 병원에서만 처방받을 수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지속적으로 투약하고, 통증 부위나 증상에 따라 진통제 주사를 맞거나 신경차단술을 받는 게 불에 타는 듯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씨는 2007년 교통사고를 당한 뒤 고환과 꼬리뼈에서부터 알 수 없는 통증이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 시작된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은 17년째 정씨를 괴롭히고 있다. 정씨는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여러 번 고통을 참느라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고통의 정도가 심해지면 진통제를 먹기도 했다. 매일을 이렇게 약을 삼키다보니 정씨가 지내는 10㎡(약 3평) 남짓한 크기의 고시텔에는 가루약 냄새가 진하게 배여 있다. 이런 정씨에게 병원은 그나마 삶을 이어갈 수 있는 하나뿐인 희망이었다. 의료 대란 이전에만 해도 정씨는 매주 2~3차례 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케타민 주사를 맞고, 신경차단술을 받았다. 이후 통증이 잦아들면 그나마 사람답게 살 수 있었다. 정씨는 “주사를 맞고 컨디션이 좋을 때면 하루에 5000보씩 걷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제 정씨는 외래 진료를 한주에 한번만 받을 수 있다. 그나마도 처방을 내릴 의사가 부족한 탓에 마약성 진통제인 케타민 주사는 맞지 못했고, 신경차단술 시술도 받지 못했다. 이달 초 병원을 찾은 정씨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통증을 잠시 완화할 수 있는 진통제와 모르핀 주사 처방만 받았다. 별다른 시술이나 치료를 받지 못한 정씨는 갈수록 커지는 우울감과도 싸우고 있다. 정씨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일상생활이 다 무너졌다”며 “누구와도 대화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통증이 몰려오기에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다. 침대에 누운 채 정씨는 모든 환자들의 바람을 전했다. “의사 선생님들, 하루라도 빨리 병원으로 돌아와주세요. 저희 같은 환자들 좀 살 수 있게 이제 돌아와주세요.”
  • [길섶에서] 마음의 무게

    [길섶에서] 마음의 무게

    최근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던 환자가 숨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두 차례 수술 이후 퇴원했다는데 뭐가 잘못됐는지 안타깝다. 의료대란 와중이라 의료사고를 의심하면서도 입증할 방법이 없어 슬픔과 분노의 눈물을 흘렸을 유가족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요즘 환자들의 마음 무게는 얼마나 될까. 수술을 권고받고도 무작정 대기해야 하는 경우라면 불안한 마음의 무게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수술했다고 하더라도 회복까지 의료진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건 아닌지 하는 고민거리도 가슴을 짓누를 게다. 의사들은 어떨까. 의료 현장을 이탈한 자신들을 향한 환자들의 원망 어린 시선에 담긴 무게를 엄중하게 인식할까.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번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늘도 아프거나 다치지 말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의사는 환자를 이기지 못한다.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에게 내리고 싶은 처방전이다.
  • “발표된 전형 변경은 위법” vs “소송 대상 아냐”… 의료계·정부, 2000명 증원 법정공방 시작됐다

    “발표된 전형 변경은 위법” vs “소송 대상 아냐”… 의료계·정부, 2000명 증원 법정공방 시작됐다

    “복지장관, 증원 결정권 없어 무효”정부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달 하순쯤 법원 판단 나올 듯 전국 33개 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표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을 정지시켜 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이 14일 시작됐다. 의료대란 사태 이후 양측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마주 앉은 가운데 전의교협 측은 의대 증원이 위법한 절차를 거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 측은 행정소송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며 각하 처분해야 한다고 맞섰다. 전공의와 의대생, 수험생 등이 같은 취지로 낸 소송에 대한 심문도 오는 22일 열리는 등 양측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계속될 예정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김준영)는 이날 전의교협 대표들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집행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에 대해 첫 심문을 진행했다. 이들을 대리한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재판부에 “지난 2월 6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결정한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한 복지부 장관은 고등교육법상 대학 입학 정원의 증원을 결정할 아무런 권한이 없어 위법하고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교육부 장관에 대해서도 대입 사전 예고제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고등교육법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입학 연도의 1년 10개월 전까지 공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2025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은 지난해 4월 이미 발표된 만큼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의대 정원을 늘리도록 변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 측은 이들의 청구를 각하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부 측 변호인은 “복지부가 보건의료정책 심의에서 (의대 증원)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교육부가 각 대학의 의대 증원 의사를 묻고 신청을 안내한 것은 (행정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 측은 “의대 교수들이 의대 증원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 측 변호인은 “27년 동안 의대 정원이 늘지 않아 지역 간 격차, 지방 중소병원 구인난 등 위기가 심각해져 정부는 현재를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했다”며 “중대한 보건의료 정책 시행이 지연됨으로써 큰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조속히 종료할 수 있도록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측 변론을 들은 재판부는 심리를 거쳐 이달 하순쯤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정부-의료계 법정 공방 시작… “의대 증원 위법” vs “소송 대상 아냐”

    정부-의료계 법정 공방 시작… “의대 증원 위법” vs “소송 대상 아냐”

    전국 33개 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표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을 정지시켜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이 14일 시작됐다. 의료대란 사태 이후 양측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마주앉은 가운데, 전의교협 측은 의대증원이 위법한 절차를 거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 측은 행정소송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며 각하 처분해야 한다고 맞섰다. 전공의와 의대생, 수험생 등이 같은 취지로 낸 소송도 다음 주에 열리는 등 양측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계속될 예정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김준영)는 이날 전의교협 대표들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집행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에 대해 첫 심문을 진행했다. 이들을 대리한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재판부에 “지난 2월 6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결정한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한 복지부 장관은 고등교육법상 대학 입학 정원의 증원을 결정할 아무런 권한이 없어 위법하고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교육부 장관에 대해서도 대입 사전 예고제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고등교육법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입학연도의 1년 10개월 전까지 공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2025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은 지난해 4월 이미 발표된만큼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의대 정원을 늘리도록 변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 측은 이들의 청구를 각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부 측 변호인은 “복지부가 보건의료정책 심의에서 (의대 증원)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교육부가 각 대학의 의대 증원 의사를 묻고 신청을 안내한 것은 (행정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 측은 “의대 교수들이 의대 증원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집행정지는 정부나 행정청의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신청할 수 있다. 정부 측 변호인은 “만약 집행정지가 인용돼 정부가 (증원을) 계획한 1년에 의사 2000명이 부족해진다면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중대한 보건의료 정책 시행이 지연됨으로써 국민 건강에 큰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조속히 종료할 수 있도록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양측 변론을 들은 재판부는 조만간 전의교협의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사설] 강소병원 확대 등 의료체계 정상화 박차 가하길

    [사설] 강소병원 확대 등 의료체계 정상화 박차 가하길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면서 의료 파행 장기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교수들마저 현장을 떠나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최소한의 기능만 남게 되면 환자들의 고통과 피해는 배가될 것이 뻔하기에 걱정이 크다. 다만 전공의 파업이 초래한 진료 공백이 역설적으로 우리나라의 기형적 의료 전달체계를 정상으로 돌려놓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중증·응급 환자만 상급종합병원이 진료하고, 경증 환자는 중형병원으로 전원하는 비상 진료 대책이 일시적인 처방이 아니라 확고한 의료 시스템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인 개선책이 시급하다. 이번 사태는 대형병원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한편 중형 전문병원의 역할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빅5 병원을 포함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한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곧바로 진료 차질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공의 비중이 10% 안팎인 미국·일본과 비교해도 과도하다. 전문의보다 연봉이 현저하게 낮은 전공의를 주 80시간씩 일하게 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려 온 대형병원의 비정상적인 운영 방식을 이참에 바꿔야 한다. 한 달 가까운 전공의 이탈 사태에도 아직 의료대란까지 번지지 않은 것은 의료 전달체계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형 전문병원과 작지만 탄탄한 강소병원 덕분이다. 특정 질환을 집중 진료하는 전문병원이 전문의 중심의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형병원 의료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질환의 경중에 상관없이 일단 대형병원부터 찾는 쏠림 현상을 개선하려면 대형병원의 문턱을 높이고, 경쟁력 있는 중형 전문병원을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어제 의료개혁 4대 과제 중 하나인 의료 전달체계 개편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상급종합병원(3차)은 중증·응급 환자, 종합병원(2차)은 중등증 환자, 동네 의원(1차)은 경증 환자 진료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특수·고난도 전문병원’을 특화하고,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내놨다. 진작 했어야 할 개혁 과제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의료체계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길 바란다. 이번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원점으로 회귀하지 않도록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지원, 수가 재조정 등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다.
  • [단독] 수술방 닫히자 진짜 피가 마른다…공급 반토막, 제때 못 쓰면 버려져

    [단독] 수술방 닫히자 진짜 피가 마른다…공급 반토막, 제때 못 쓰면 버려져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수술 연기와 취소가 잇따르면서 이달에만 하루 1건 이상씩 보존기간이 지난 혈액이 버려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의료기관으로 가는 혈액도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10일 의료기관에 보내지 못하고 보존기간 경과로 폐기된 혈액은 13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적십자사가 의료기관에 보낸 혈액도 10만 9771건으로, 전년 동기(2023년 3월 1~10일) 적십자사가 의료기관에 보낸 혈액(13만 2285건)과 비교하면 17% 줄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인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는 12만 7258건을 의료기관에 보냈는데 이달 들어 더 줄어든 것이다. 특히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으로 보낸 혈액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만큼 빅5 병원에서 수술 연기와 중단이 많아 혈액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빅5 병원은 지난 1~7일 8287건을 요청해 적십자사에서 받아 갔다. 이는 지난달 1~7일 1만 4276건과 비교하면 42% 정도 줄어든 규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십자사가 운영하는 헌혈의집에서는 보관기간이 5일로 짧은 혈소판 헌혈보다는 보관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전혈이나 혈장 헌혈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병원의 수술 연기와 중단으로 혈액 사용이 줄어 보관 중인 소중한 혈액이 상당수 폐기되는 것을 막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인 지난달 22~29일 25건이 폐기된 데 이어 이달에도 버려지는 혈액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의료대란이 길어지면 더 심각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수술에 많이 쓰이는 적혈구제제의 경우 보존기간이 35일로 상대적으로 길어 아직은 폐기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의료대란이 장기화하면 이마저도 버려질 수 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의료대란이 끝나면 중단됐던 수술이 재개돼 갑작스럽게 혈액 수요가 늘 수도 있다”며 “수요 변동에 대응하고자 적정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의사 파업에 수술 멈추자…병원으로 못 간 혈액 폐기까지

    의사 파업에 수술 멈추자…병원으로 못 간 혈액 폐기까지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수술 연기와 취소가 잇따르자 이달에만 하루 1건 이상씩 보존기간이 지난 혈액이 버려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의료기관으로 가는 혈액도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1~10일까지 의료기관에 보내지 못하고 보존기간 경과로 폐기된 혈액은 13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적십자사가 의료기관에 보낸 혈액도 10만 9771건으로, 전년 동기(2023년 3월 1~10일) 적십자사가 의료기관에 보낸 혈액(13만 2285건)과 비교하면 17% 줄었다.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인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는 12만 7258건을 의료기관에 보냈지만, 이달 들어 더 줄어든 것이다. 특히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으로 보낸 혈액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만큼 빅5 병원에서 수술 연기와 중단이 많아 혈액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빅5 병원은 이달 1~7일까지 8287건을 요청해 대한적십자사에서 받아 갔다. 이는 지난달 1~7일 1만 4276건과 비교하면 42% 정도 줄어든 규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헌혈의 집에서는 보관기간이 5일로 짧은 혈소판 헌혈보다는 보관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전혈이나 혈장 헌혈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병원의 수술 연기와 중단으로 혈액 사용이 줄어 보관 중인 소중한 혈액이 폐기되는 것을 상당수 막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인 지난달 22~29일에는 25건이 폐기된 데 이어 이달에도 버려지는 혈액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의료대란이 길어지면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에 많이 쓰이는 적혈구 제제의 경우, 보존기간이 35일으로 상대적으로 길어 아직은 폐기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의료 대란이 장기화하면 이마저도 버려질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의료대란이 끝나면) 중단됐던 수술이 재개돼 갑작스럽게 혈액 수요가 늘 수도 있다”면서 “수요 변동에 대응하고자 적정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교수 진료유지명령 검토… 전문의 중심 병원 키운다

    교수 진료유지명령 검토… 전문의 중심 병원 키운다

    전공의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오는 18일 집단 사직하겠다는 서울대 의대 교수들에게 정부가 진료유지명령을 내리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에게 했던 것처럼 ‘진료유지명령→업무개시명령→불응 시 면허정지’로 이어지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의료계가 극한 대치를 벌이는 가운데 이번 주 안으로 해법을 찾지 못하면 다음주 의료 현장 혼란이 극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2일 브리핑에서 “교수들도 기본적으로 의료인이기 때문에 의료 현장을 떠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근거한 각종 명령이 가능하다”며 “‘한다, 안 한다’ 말하긴 어렵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가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님들이 집단 사직 의사를 표현하시는 것은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결적인 구조를 통해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많은 분의 지혜와 용기 있는 행동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에 불이 붙는 양상이지만 대화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전날 전공의들과 비공개로 만났고 박 차관은 이날 응급의료 현장 의료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교수들과의 대화 계획도 잡았다. 정부 관계자는 “의료계에 대화 협의체를 꾸려 달라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같아 여러 경로와 채널을 통해 물밑 접촉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의 공신력 있는, 검증된 제3자 기관에 한국 보건의료지표 분석을 의뢰한 뒤 이에 근거해 1년 후 의사 수 증원을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서울대 의대 등 ‘빅5 병원’과 연계된 의과대학을 포함, 21개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들은 이날 저녁 온라인 회의를 열어 집단 사직 연대 여부를 논의했다. 의대 교수들은 의대 증원 규모를 다시 논의하자고 했지만, 정부는 규모를 줄일 생각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의료개혁과 관련, “원칙대로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행정처분 절차가 완료되기 전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면허정지 기간을 ‘3개월 미만’으로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면허정지 3개월이면 전문의 자격시험을 1년 뒤에나 볼 수 있는데, 복귀 전공의에 대해선 정상을 참작해 ‘유급’을 피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기 복귀자와 미복귀자를 같은 선상에 놓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법 집행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이르면 다음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김택우 위원장과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에게 이번 의료대란 이후 첫 의사 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료계 집단행동을 부추긴 혐의 등을 받는 의협 전·현직 간부들을 불러 조사했다. 김 위원장과 박 조직위원장은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지만,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소환 일정 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사를 거부하고 1시간 만에 귀가했다. 임 회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재희 변호사는 “경찰이 상부의 지시와 지침에 따라 맞춰진 수사를 한다고 판단해 조사를 거부했다”며 “담당 수사관 교체 신청과 검찰에 구제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경찰 수사를 비난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출석 일자를 다시 지정해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기관 설립 시 전문의를 더 많이 뽑도록 의사 인력 확보 기준을 개정하기로 했다. 전문의 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하도록 해 진료의 질을 높이고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할 때마다 의료대란이 벌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박 차관은 “전문의 배치 기준을 강화해 병원의 전문의 고용 확대를 유도하겠다”면서 “의료기관 설립 시 의사 배치 기준을 개정해 전공의를 전문의의 2분의1로 산정하는 등 전문의를 보다 많이 고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의사 인력 확보 기준’ 준수 여부를 판단할 때 전공의 1명을 0.5명으로 따진다는 얘기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전체 의사의 37.8%가 전공의이고 57.9%가 의대 교수 등 전문의다. 내년부터는 국립대병원과 지역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지원 사업’도 진행한다. 전문의 고용을 확대해 전공의 위임 업무를 줄이는 시범사업이다. 박 차관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개선하고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도 확대해 전문의 중심 인력 운영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입원부터 퇴원까지 입원환자 진료를 전담하는 입원전담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를 전공의 대체 인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전문의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현행 1년 단위인 단기 계약 관행을 개선하고 장기 계약을 유도하겠다고 했다. 전공의의 연봉은 평균 7000만원, 전문의 연봉은 2억~3억원으로 전문의를 많이 고용하려면 돈이 든다. 대형병원들이 그간 전공의 노동력에 의존해 병원을 운영해 왔던 것도 수익 때문이었다. 박 차관은 “이런 혁신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전문의 중심 병원 운영에 필요한 수가 지원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종교계 지도자들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 오찬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정부의 의료개혁에 공감을 표했다. 이들은 “정부 노력에 부응해 종교계가 다 같이 성명을 내는 방향도 검토하자”, “우리가 의협을 만나 설득할 필요가 있는지도 생각해 보겠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 ‘재난기금’ 활용해 지역의료 챙기는 지자체…‘교수 사직’ 확산여부에 ‘전전긍긍’

    ‘재난기금’ 활용해 지역의료 챙기는 지자체…‘교수 사직’ 확산여부에 ‘전전긍긍’

    의료대란이 4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재난관리기금 등을 활용해 공공병원 등 지역 의료원을 챙기는 양상이다. 전공의를 주축으로 한 의료계 집단이탈에 환자수가 줄어 대학병원들이 재정난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지역 의료만은 지켜내겠다는 의도이다. 12일 경남도는 비상대응에 노력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재난관리기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시간 외 근무수당·당직수당 외 비용이 발생한 부분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경남도가 마산의료원에 당장 투입할 수 있는 기금은 3억원 정도로 파악됐다. 이 외에도 각 시군에 내려보내 시군 병원을 대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기금 규모를 모두 합치면 19억원가량까지 지원할 수 있다. 앞서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11일 마산의료원을 방문해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하고 의료진과 종사자를 격려하며 이같은 지원 의사를 밝혔다. 부산시는 이날 박형준 시장 주재로 지역 의료기관장 비상진료대책 간담회를 열고 시 재난관리기금 21억원을 투입하는 비상진료체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응급의료기관 29곳에 의료인력 야간 당직비 등 인건비 총 14억원을 지원하고, 5억 9000만원을 들여 부산의료원 진료의사를 특별 채용해 공공 의료기관의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강원도의 경우 지역 내 대형병원이 ‘중추’라고 보고 전국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대학병원 4곳(강원대병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한림대춘천성심병원·강릉아산병원)에 재정 지원을 했다. 이경희 강원도 복지보건국장은 지난 7일 “의대 증원 갈등으로 빚어진 전공의 이탈로 의료 공백 사태가 길어지는 ‘재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병원당 2억원씩 총 8억원의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한다고 했다. 전북도 역시 도내 상급종합병원에 파견된 공보의, 군의관들에 대한 당직수당 등 인건비와 장비 구입을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예비비를 활용하되 장비구입 등 예비비와 성격이 맞지 않은 비용은 재난기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이번주(15일) 안으로 구체적인 지원 방안과 금액을 결정한다.상대적으로 병원 수가 많은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시는 전공의 공백이 큰 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은평병원 등 3개의 시립병원에 3개월간 재난관리기금 26억원을 투입해 의료진 충원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고, 경기도도 비상진료체계를 가동 중인 경기도의료원에 재난관리기금 11억 4700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재난관리기금은 지자체가 재난·안전의 예방·대비·대응·복구 등에 쓸 수 있다. 정부는 재난관리기금 활용을 활성화하고자 2019년 말 지출 용도를 확대했다. 이같은 지자체의 재정 지원은 앞서 대학병원들의 재정 악화 상황과 유사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대학병원들은 전공의가 떠나자 환자수가 줄어들어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에 남은 의료인력에게 ‘무급휴가’를 권하거나 일부 병동을 통폐합하는 등 손실에 대응하고 있다. 울산대병원의 경우 소속 전공의 126명 중 80∼90%가 출근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외래 환자가 평시 대비 10∼20% 줄어 월 60억원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수천억 규모의 재정 지원 계획을 공언하며 의료대란에 맞서 재정 지원을 뒷받침한다. 앞서 정부는 전공의 집단 휴진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비 지출 1285억원(보건복지부 1254억, 국가보훈부 31억)을 의결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도 월 1882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예비비는 대체인력 파견 근무수당 지급, 비상진료 의료인력 당직비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한편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오는 18일을 기점으로 전원 사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자체들은 교수들의 사직행렬이 지역으로 확산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총회를 열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18일을 기점으로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하루 만인 이날 오후 5시 전북대 의대 교수들도 전체회의를 진행한다. 회의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집단행동 여부와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해서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 결과에 따라 서울대에 이어 의대 교수 단체 사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전공의 집단행동처럼 의대 교수 사직 움직임이 (서울대 사례를 계기로) 전국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며 “지역 내 의대 움직임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러다 큰일 난다” 조속한 의료 정상화 바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러다 큰일 난다” 조속한 의료 정상화 바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의료대란의 책임과 정당성을 놓고 찬반양론이 극명히 대립하는 가운데 정부와 의협이 신속히 협상 테이블을 차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양측이 ‘강 대 강’ 대치 속 서로 대화 없이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고자 여론전만 펼치는 상황에서 남은 의료진들과 환자 가족들의 신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와 한국중증질환자연합회는 ‘의사들의 진료 거부 중단,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요구하며 지난 11일 범국민 서명운동 시작했다. 해당 서명운동에는 12일 오후 1시 기준으로 40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술환자와 응급환자, 중증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며 “수술, 치료 등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환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고, 아파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국민들은 답답하고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사들을 향해 진료 거부를 멈추고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고, 정부에게는 조속한 진료 정상화 해법과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 살리기 해법을 마련할 것 등을 주문했다. 의대 교수들도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하고 동료 교수들에게 연대 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교수 및 전문의들은 정부에 필수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의대 정원을 포함한 정책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의대 교수와 전문의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 대표는 허심탄회하게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해법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시국선언 연대 서명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7500명이 넘는 의료진들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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