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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린 사람 옆에 있는데 “너 맞았니”… 아동보호기관의 대처 최선입니까

    때린 사람 옆에 있는데 “너 맞았니”… 아동보호기관의 대처 최선입니까

    천안보호센터 가해자 격리 없이 면담 상습 학대 정황에도 ‘분리 불필요’ 결정 가방 감금된 9세 아이 살릴 기회 놓쳐 지난 1일 충남 천안에서 친부의 동거녀(43)에 의해 7시간 넘게 여행 가방(가로 44㎝·세로 60㎝)에 감금됐던 9살 A군이 세상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됐다. A군은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몸에서 학대 정황을 포착한 의료진의 신고로 위기에서 구출될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천안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은 가해자인 동거녀와 A군을 분리하지 않은 채 가정 방문 상담을 진행했고 ‘분리 불필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충남 아보전은 A군을 면담하기 위해 가정을 찾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면담 대신 가정 방문를 통해 조사가 이뤄졌다”면서 “아보전 말로는 따로 하는 게 좋았겠지만 (가해자와 A군을) 별도 면담할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가해자가 버젓이 있는 집안에서 아이에게 학대 여부를 묻는 상담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지난 5월 당시 조사에서 A군의 아버지와 동거녀는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아이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상습 폭행이 인지된 상황이었지만 아이를 외부로 데리고 나와 상담하는 등 적극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폭력의 피해자는 가해자와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서 상담을 진행한다. 이는 가해자가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가 보복 등 후속 상황을 고려해 제대로 답변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아이는 부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자칫 (부모의) 잘못을 지적했다간 부모가 더 자신에게 화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한다”면서 “아동학대 신고가 된 상태에서 기관이 진지하게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경찰은 “지난달 5일 병원 치료 후 아이를 집에서 데려갔고 7일 신고 때는 손바닥이 붓고 멍든 정도라 긴급한 상황이라고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군의 몸 곳곳에서는 오래된 멍과 상처가 발견됐고 허벅지에서도 담뱃불로 데인 듯한 상처가 발견돼 상습 폭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신고 다음날인 지난달 8일 아보전에 학대 상담을 의뢰했고 아보전은 동거녀 등과의 상담시간에 맞춰 13일에야 현장에 나갔다. 아보전은 이후 18일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지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분리 조치가 필요없다는 내용을 경찰에 전달했다. 이후 A군은 2주 만에 가방에 감금됐고 지난 4일 목숨을 잃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 말만 듣고 분리 조치를 하지 않는다. 9살 말을 어떻게 믿나. 모든 상황을 전반적으로 관찰한 후에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보전의 ‘체크리스트’상에 있는 긴급성과 응급성을 요하는 항목에 해당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체크리스트는 ‘비공개’ 대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는 “아동학대는 분리조사가 원칙이며 체크리스트에는 아이가 실제 맞았는지를 묻는 질문을 포함해 과거 폭행 여부 등 육하원칙에 따라 상세히 묻게 돼 있다”면서 “아이가 답변을 못할 경우 아보전에서 가해자와의 분리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는 경찰 판단의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군의 죽음이 경찰의 안이한 초동 대처와 아보전의 아동학대 조사 실패 등 총체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는 “피해아동 보호명령 제도를 통해 가해자를 격리했어야 했다”면서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고 아보전도 한 번 방문한 것이 전부다. 살릴 수 있는 아이를 죽였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천안아보전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거듭 전화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jurik@seoul.co.kr
  • 숲길에서 휴대전화까지 슬쩍…사려니 검은 손 “잡았다 요놈”

    숲길에서 휴대전화까지 슬쩍…사려니 검은 손 “잡았다 요놈”

    “제주에 오시거던 까마귀들 조심합서.”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사려니 숲길에 까마귀들이 탐방객을 위협해 제주시가 포획에 나섰다. 11일 제주시와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에 따르면 최근 까마귀들이 사려니 숲길을 찾는 탐방객들의 머리나 어깨를 툭툭 치는 등 공격하거나 가방을 열려고 시도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까마귀들이 사람 머리 위로 근접해 위협적으로 날아가기도 해 일부 탐방객들은 놀라 피하다 넘어지는 일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탐방객은 최근 숲길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까마귀가 공격해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고 하소연했다. 한라산 중산간에 있는 골프장에서는 까마귀들이 카트에 둔 과자는 물론 지갑과 옷, 심지어 휴대전화까지 물고 달아나는 일이 잦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골퍼는 “까마귀 무리가 카트를 습격해 감쪽같이 수십만원이 들어 있던 지갑을 물고 날아갔다”면서 “까마귀에 물건을 털리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캐디의 당부를 그냥 웃어넘겼는데 당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A 골프장 관계자는 “까마귀가 카트를 세워놓는 곳을 알고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그린에 올라간 사이 카트 털이를 할 만큼 영악하다”고 말했다. 시는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에 의뢰해 사려니 숲길 등에서 까마귀 포획을 시도 중이다. 하지만 까마귀들이 워낙 눈치가 빠르고 영리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잡식성인 까마귀는 쓰레기 배출장소인 동네 클린하우스 주변을 어지럽히기도 한다”면서 “도심에서는 천적이 없고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사람 주변을 위협적으로 날기도 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靑 “대북전단 살포 땐 강력 조치”

    靑 “대북전단 살포 땐 강력 조치”

    北 모든 연락채널 차단 후 첫 공식 입장 통일부, 탈북단체 2곳 경찰 수사 의뢰청와대는 11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열어 탈북 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에 대한 강한 유감과 함께 위반 시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9일 북한이 남북 정상 간 핫라인 등 모든 연락 채널을 차단한 이후 나온 청와대의 첫 공식 입장이다. NSC 사무처장인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NSC 상임위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오래전부터 대북 전단 및 물품 등의 살포를 일체 중지했고, 북측도 2018년 판문점선언 이후 대남 전단 살포를 중지했다”면서 “정부의 지속적 단속에도 불구하고 일부 민간단체들이 대북 전단 및 물품 등을 계속 살포해 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력한 조치도 예고했다. 김 차장은 “이러한 행위는 남북교류협력법, 공유수면법, 항공안전법 등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남북 합의에 부합하지 않으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대북 전단 등의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위반 시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탈북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 등 2곳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 위한 청문 계획도 통보했다. 한편 청와대는 북한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서 우리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데 대해 직접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는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조직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라며 “산하 조직 인터넷 사이트 주장에 청와대가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삐라 정국’ 최악 막으려는 靑… 관련법 총동원해 전단 살포 차단

    ‘삐라 정국’ 최악 막으려는 靑… 관련법 총동원해 전단 살포 차단

    남북관계 악화 더이상 방치 안 된다 판단 지난 10년간 전단 살포 1923만장 달해 무리한 법 적용 비판에도 엄정 대응 방침 남북교류협력법 적정성 논란 계속될 듯청와대가 11일 대북 전단(삐라) 살포는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이어진 수차례의 남북 간 합의에서 중지하기로 한 상호 비방 행위라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다소 무리한 법 적용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통신선 차단 이틀 만에 청와대가 모든 관련법들을 적용해서라도 전단 살포를 차단하고 처벌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삐라로 촉발된 남북 위기 상황을 어떻게든 돌파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묻어난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직후 민간단체의 삐라 살포에 유감을 표명하며 남북교류협력법, 공유수면법, 항공안전법 위반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특히 청와대는 7·4 공동성명뿐 아니라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부속합의서 ▲6·4 합의서 ▲2018년 판문점 선언 등에서 남북이 여러 차례 삐라 살포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오래전부터 삐라 살포를 중지하고 북측도 2018년 이후 대남 전단 살포를 중단한 만큼 민간 단체의 삐라 살포도 중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입장문과 함께 통일부가 이날 삐라 살포 단체 대표 두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한 것은 남북 관계가 더이상 악화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범정부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문을 통해 삐라 살포와 남측 정부를 비난한 지 닷새 만에 북한이 대남 사업을 ‘대적(對敵)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중대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정부는 남북 관계가 엄중한 만큼 현행 법률을 적극 해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초경량비행장치를 사용 전에 신고하도록 한 항공법은 삐라를 전달하는 애드벌룬과 일부 단체가 활용하겠다고 한 드론에 적용될 수 있다. 공유수면 폐기물 투척을 금지한 공유수면법은 북에 도달하지 못해 우리 측 바다에 쌓인 삐라에 적용될 여지가 있다. 또 통일부는 교류협력법 유권해석을 변경해 삐라를 반출 승인을 받아야 하는 물품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경찰관 직무집행법은 그동안 삐라 살포 현장서 저지하는 근거로 사용됐다.그러나 정부의 삐라 살포 처벌에 대한 적정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삐라가 교류협력법의 대상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그동안 통일부는 삐라가 교류협력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으나 통신선 단절 이튿날 급히 유권해석을 변경했다. 실제 통일부는 물품 반출 승인 신고 과정서 품목·거래형태·대금 결제방법 등을 알리도록 해 삐라와는 거리가 멀다. 또 풍선을 활용한 삐라 살포는 국토교통부가 2014년에 이미 항공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정부가 이제야 처벌에 나선 것은 ‘만시지탄’이라는 비판도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삐라 해결에 적극 나선다고 북한이 대적 관계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통일부에 따르면 탈북민 단체가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북한에 날린 삐라는 94번에 걸쳐 1923만장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찰에 고발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 기간에 65번이나 살포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단독] 친부 동거녀 보는 데서 9살에게 물었다…“맞았니?” [강주리 기자의 K파일]

    [단독] 친부 동거녀 보는 데서 9살에게 물었다…“맞았니?” [강주리 기자의 K파일]

    5월 7일 병원서 경찰에 A군 학대 신고충남아동보호기관, 가해자와 일정 조율해신고 접수 6일 만인 5월 13일 가정 조사닷새 뒤 5월 18일 ‘분리 필요 없다’ 결론6월 1일 ‘가방 감금’ 뒤 4일 A군 사망경찰 초동 대처·보호기관 조사 미흡 지적지난 1일 충남 천안에서 친부의 동거녀(43)에 의해 7시간 넘게 여행 가방(가로 44㎝·세로 60㎝)에 감금됐던 9살 A군이 세상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됐다. A군은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몸에서 학대 정황을 포착한 의료진의 신고로 위기에서 구출될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천안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은 가해자인 동거녀와 A군을 분리하지 않은 채 가정 방문 상담을 진행했고 ‘분리 불필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로 학교 대신 가정 면담 결정따로 면담했으면 좋았겠지만 방법 없어” 11일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지방경찰청, 서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충남아보전은 A군을 면담하기 위해 가정을 찾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면담 대신 가정 방문를 통해 조사가 이뤄졌다”면서 “아보전 말로는 따로 하는게 좋았겠지만 (가해자와 A군을) 별도 면담할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가해자가 버젓이 있는 집안에서 아이에게 학대 여부를 묻는 상담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지난 5월 당시 조사에서 A군의 아버지와 동거녀는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아이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상습 폭행이 인지된 상황이었지만 아이를 외부로 데리고 나와 상담하는 등 적극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폭력의 피해자는 가해자와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서 상담을 진행한다. 이는 가해자가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가 보복 등 후속 상황을 고려해 제대로 답변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피해아동, 가해자와 완전 분리했어야”집안 공간서 폭력 피해 설명 어려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아이는 부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자칫 (부모의) 잘못을 지적했다간 부모가 더 자신에게 화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한다”면서 “아동학대 신고가 된 상태에서 기관이 진지하게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학교에서조차 아이들은 ‘선생님께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가정 폭력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 하는 경우들이 있다”며 “아이를 가해자로부터 심리적으로 공간적으로 완전히 분리해서 상담을 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5일 병원 치료 후 아이를 집에서 데려갔고 7일 신고 때는 손바닥이 붓고 멍 든 정도라 긴급한 상황이라고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군의 몸 곳곳에는 오래된 멍과 상처가 발견됐고 허벅지에도 담뱃불로 데인 듯한 상처가 발견돼 상습 폭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신고 다음날인 8일 아보전에 학대 상담을 의뢰했고 아보전은 동거녀 등과 상담시간에 맞춰 13일에야 현장에 나갔다. 아보전은 이후 18일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지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분리조치가 필요없다는 내용을 경찰에 전달했다. 이후 A군은 2주 만에 가방에 감금됐고 지난 4일 목숨을 잃었다.경찰 “아동 말만 듣고 분리조치 안해”“모든 상황 전반적 관찰 후 결정” “아보전 체크리스트상 긴급성·응급성 안 요해”아동권리보장원 “아보전 판단 결정적 역할” 경찰 관계자는 “아동 말만 듣고 분리조치를 하지 않는다. 9살 말을 어떻게 믿나. 모든 상황을 전반적으로 관찰한 후에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보전의 ‘체크리스트’ 상에 긴급성과 응급성을 요하는 항목에 해당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경찰은 또 가해자인 동거녀가 정신질환, 약물중독, 난폭성 등을 드러내는 상황이 아니었고 아동에 대한 경제적 방임이나 조사에 비협조적인 자세가 아니어서 체크리스트에 따라 분리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크리스트는 ‘비공개’ 대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는 “아동학대는 분리조사가 원칙이며 체크리스트에는 아이가 실제 맞았는지를 묻는 질문을 포함해 과거 폭행 여부 등 6하원칙에 따라 상세히 묻게 돼 있다”면서 “아이가 답변을 못할 경우 아보전에서 가해자와의 분리여부를 판단하는데 이는 경찰 판단의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피해아동 보호명령제로 분리했어야”“살릴 수 있었는데 책임지는 자 없다” 전문가들은 A군의 죽음은 경찰의 안이한 초동 대처와 아보전의 아동학대 조사 실패 등 총체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는 “피해아동 보호명령 제도를 통해 가해자를 격리했어야 했다”면서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고 아보전도 한 번 방문한 것이 전부다. 살릴 수 있는 아이를 죽였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신고가 됐는데도 이렇게 느슨하게 대처하다보니 가해자 입장에서는 ‘때려도 괜찮네. 별 게 아니다’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안아보전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거듭 전화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전문가 “가벼운 폭력 감지 시스템 필요”“고위험군, 일회성 아닌 추적 관찰해야” 곽 교수는 “폭력은 한번 시작하면 점점 수위가 높아지기 때문에 가벼운 폭력도 감지하는 시스템 마련이 중요하다”면서 “가구 조사를 기반으로 이혼·재혼·가출·다자녀·저소득 가정 등 아동학대 고위험군을 잘 모니터링해 위험이 감지되면 일회성이 아닌 끝까지 추적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이어 “아동학대 조사는 어설픈 개입이 아닌 부모와 아이의 심리 등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면서 “학교에서 교사 교육과 부모 면담을 활발히 하고 제3자 관찰을 통해 피해 아동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경찰과 아보전에서 아동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이후에 학대가 더 심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르면 가해자가 조사 업무를 방해하거나 보호처분 확정 이후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소극적으로 집행되거나 관련 법을 잘 모르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전해졌다.“아이가 당한 것과 똑같이 처벌해달라”온라인커뮤니티 애도와 분노 “아동학대 신고자 신변 보호하고학대 방관자 처벌 대폭 강화해야”10월부터 유치원·학교 아동학대 신고 의무화 온라인커뮤니티에는 A군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아이가 당한 폭력과 똑같은 수준으로 동거녀를 처벌해달라”, “살인죄에 준해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는 등 엄중한 법적 처벌을 해달라는 글들이 잇달았다. 또 학대 정황이 주변에 잘 알려지지 않는 점을 감안해 가해자의 신상공개, 전자발찌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글들도 이어졌다. 동거녀뿐 아니라 ‘학대 상황을 몰랐다’며 방치한 아버지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글들도 올라왔다. 경찰은 A군을 감금한 40대 동거녀를 지난 10일 아동학대치사죄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동거녀가 직접 119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점을 감안했지만 검찰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곽 교수는 “아동학대 방관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면서 “영국은 ‘왕따’처럼 보고도 묵인하는 경우 3개월간 구속도 가능하다. 학대 신고자에 대한 개인 신변을 보호하고 학교 신고 의무화 등 관찰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오는 10월부터는 모든 유치원, 초등학교의 장과 종사자가 아동학대 의심시 즉시 수사당국 등에 신고해야 한다.■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현행법 ‘탈탈’ 털어 삐라 고발한 정부..문정인 “만시지탄” 비판

    현행법 ‘탈탈’ 털어 삐라 고발한 정부..문정인 “만시지탄” 비판

    교류협력법에 공유수면·항공안전법 위반 혐의 추가 통일부가 북한의 대북 전단(삐라) 비난에 이어 남북 통신선이 중단되자 남북교류협력법에 공유수면법과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까지 추가해 삐라 살포 단체를 고발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지난 4일엔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없어 새로운 법률안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 통일부가 일주일 만에 유권 해석을 달리하고 다양한 법을 총동원해 처벌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삐라를 처벌하지 않았던 정부가 급히 유권해석을 바꾸면서 적정성 논란이 제기된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 간 합의를 한 뒤 손을 놓고 있다가 이제와서 대책에 나선 것을 두고 ‘만지시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통일부 11일 삐라와 쌀이 든 페트병을 살포한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와 큰샘 박정오 대표에 대해 교류협력법, 항공안전법, 공유수면법 등의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 또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의 법인 설립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 계획도 통보했다. 전날 통일부는 삐라를 교류협력법상 통일부 장관의 반출 승인을 받아야 하는 물품으로 보고 삐라 살포 단체가 교류협력법을 위반했다고 했다. 이에 더해 항공안전법과 공유수면법 위반 혐의가 추가된 것이다.항공안전법은 일부 단체가 드론을 활용해 삐라를 살포한 것에 적용될 수 있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무게가 12㎏이상인 초경량 비행장치를 소유·사용하려면 국토교통부 장관에 신고해야 하고 비행제한공역에 드론을 날리려면 사전에 승인이 필요하다. 다만 풍선을 활용한 삐라 살포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4년에 이미 항공법에서 규정하는 초경량 비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한 바 있다. 공유수면법은 북한에 도달하지 못한 삐라가 우리 측 바다를 어지럽고 있는 상황에 적용될 수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삐라와 관련) 상황이 엄중하고 여러가지 사정 변경이 있어 현행 법률을 적극 해석하고 엄중하게 해석한 것”며 “교류협력법 이외에도 현행 법령 중 검토해볼 여지가 있는 법률을 같이 적시해 수사 의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껏 삐라 살포를 처벌하지 않았던 통일부가 통신선 단절 이후 “사정변경이 있다”며 현행법 유권해석을 바꾸어 교류협력법 대상으로 보고 처벌에 나서면서 적정성 논란이 제기된다. 그동안 정부는 경찰관집무집행법을 바탕으로 삐라 살포를 현장에서 저지할 수 있지만 현행법상 처벌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4일에는 삐라 규제를 위한 법률 제개정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도 있다.특히 삐라를 교류협력법의 대상으로 볼 수 있을지 해석이 엇갈린다. 교류협력법은 반출에 대해 ‘매매, 교환, 임대차, 사용대차, 증여, 사용을 목적으로 한 물품의 이동’으로 정의했는데 정보전달이 목적인 삐라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통일부는 물품 반출 승인 신고과정에서 품목·거래형태·대금 결제방법 등을 알리도록 해 삐라와는 거리가 멀다. 정부가 삐라 살포 단체에 반출 승인을 신청하라고 안내한 전례도 없다. 이에 무리한 유권해석 변경으로 사실상 소급적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가 유권해석을 변경한 시점에 대해서도 비난이 나온다. 2년전 판문점 선언에서 삐라 살포에 대해 남북 합의를 도출해놓고는 이제야 후속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북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 그것에 응하는 것은 그렇게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며 “만시지탄의 느낌이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英시위대가 끌어내린 노예무역상 동상 다시 세우자는 뱅크시, 이유는?

    英시위대가 끌어내린 노예무역상 동상 다시 세우자는 뱅크시, 이유는?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 뱅크시가 센스 넘치는 게시글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뱅크시는 9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7일 영국 브리스틀 시내에서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추모하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을 때 일부 시위자가 노예무역상인 에드워드 콜스턴의 이름을 딴 콜스턴가로 몰려가 콜스턴의 동상에 밧줄을 걸어 끌어내리던 순간을 간략하게 그린 삽화 한 점을 공유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브리스틀 한복판에 있는 빈 주추를 어떻게 해야 할까? 콜스턴의 동상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를 위한 아이디어가 있다”면서 “우리는 그를 물 밖으로 끌어내 다시 주추 위에 세우고 밧줄을 걸어 끌어내리던 시위자들의 실물 크기 동상도 함께 만들 것을 의뢰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러면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그 유명한 날을 기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브리스틀 출신으로 알려진 뱅크시의 이번 게시물은 콜스턴 동상이 철거된 뒤 많은 사람이 지지를 나타냈지만, 일부는 이를 중우 정치라고 비난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것이다. 콜스턴의 동상은 1895년부터 세워졌지만 최근 들어 인종차별적 조형물이라는 비판이 커져 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었다.한편 뱅크시는 지난 7일에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 인스타그램에 검은 초상 그림 액자와 촛불로 한 귀퉁이가 불타고 있는 성조기가 함께 그려진 그림을 공유하기도 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Focus人] ‘러시아에선 아이돌급’, 구독자 64만 파워 유튜버 민경하

    [Focus人] ‘러시아에선 아이돌급’, 구독자 64만 파워 유튜버 민경하

    “고려인 기념비를 몇 년 동안 혼자 관리하셨던 아저씨가 계셨는데 암에 걸리신 거예요. 제가 인스타그램에 우리한테는 너무 중요한 곳이니깐 혹시 이곳 주변에 사는 분이 있으면 이 기념비를 좀 관리해 주세요”라고 했어요. 주변 학교에 다니는 16살짜리 소녀가 학교 끝나고 관리해 주겠다고 하면서 10리터 되는 봉투랑 쓰레받기, 빗자루를 들고 다니면서 그 주변을 청소한 거예요. 유튜버로서 너무나 뿌듯했어요.” 문화, 경제, 패션, 한국의 다양한 일상을 러시아어로 전하는 유튜브 채널 ‘KyunghaMIN’ 운영하는 민경하(29)씨. 그의 구독자 수는 현재 64만에 육박한다. 그중 90% 이상이 러시아 등 현지 네티즌들이다. 지난해 10월 러시아에서 가진 팬 모임엔 무려 3,000여 명의 현지인들이 몰렸다. 러시아 유명 블로거들과 연예인들이 그와의 만남을 바랄 정도로 러시아에선 특급 스타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유창한 러시아로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모습이 현지인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러시아에 들어가는 한국 뷰티제품 기업들 또한 그에게 많은 문의를 해온다. 4~5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러시아 유명 블로거들과의 친분을 통한 상품 홍보는 기업들에겐 중요한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잘 돼야 한국도 잘 먹고살 수 있는 거 아닌가요.”라며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러시아 진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올해 11월까지 예정됐던 모든 행사들이 취소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파워 유튜버’로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 4일 본사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 아프리카어 4개 언어 능통자영국에서 유치원을 나왔고 중학생 때는 필리핀에 가서 영어를 공부했다. 러시아어는 대학교 때 배웠다. 10살 때부터 잠비아 아이를 후원하게 됐고 아이를 직접 만나러 가려고 했다가 당시 에볼라가 터졌다. 결국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 사이에 있는 나망가란 도시로 6개월간 봉사활동을 떠났고 그곳에서 스왈리어를 배우게 됐다. 일본어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배우고 너무 화가 나서 복수하겠단 마음으로 배우게 됐다. (Q) 어릴 때부터 자유로운 영혼, 돌아다닌 나라만 50개국여행과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러시아 교환학생 때도 ‘경하 만나기’ 모임을 주최할 정도였다. 어릴 적 꿈은 회사에서 일하지 않은 거였다. 유튜버가 되지 않았다면 컴퓨터 하나로 세계를 돌아다니는 디지털 노마드가 됐을 거다. 여행을 하면서 ‘세상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란 걸 체험으로 깨닫게 됐다. 그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 재밌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고 결국 유튜버란 길을 들어서게 된 거 같다.(Q) ‘러시아의 유재석’ MC 세르게이 스틸라빈와의 운명 같은 만남2014년 소치 올림픽 때 통역으로 일했다.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에 뚱뚱한 러시아 아저씨 두 분이 카메라를 들고 와 ‘너 누구냐?’라고 물어봤다. 보통사람들은 자원봉사자, 통역가라고 했을 텐데 나는 ‘저는 한국인이에요. 그러면 당신들은 누군데요?’라고 되물었다. 당시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그분 중 한 명은 러시아에서 엄청 유명한 유재석급 MC였기 때문이었다. 제가 당돌하게 말을 하니깐 너무 재밌었는지 저와의 인터뷰 영상을 업로드하셨고 그게 빵 터지게 된 거다.(Q) 러시아 사람들의 특명 ‘민경하를 찾아라!’2년 후에 세르게이 스틸라빈으로부터 인스타그램 메시지가 왔어요. 해킹당한 게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저를 보고 싶다는 메시지에 너무 감사했고 러시아를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분 채널을 보니깐 2년 전 저랑 했던 인터뷰 영상 댓글에 ‘빨리 이 여자를 찾아서 1시간 인터뷰해라’, ‘이 한국 여자 빨리 찾아줘’ 등 댓글이 수두룩했다. 내가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는 건지 궁금했고 결국 러시아로 가서 그분 쇼에 출연하게 됐다. (Q) 방송에서 소주와 매운 라면 소개로 빵~터졌다러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라면은 ‘도시락’인데 제가 먹어보니깐 하나도 안 맵게 느껴졌다. 진행하시는 분들께 한국의 보드카인 소주와 불닭볶음면을 가져갔다.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직접 끓여드렸다. 라디오 생방송 상황에서 MC께서 면을 드시고 너무 매워 소리를 질렀다. 옆에서 진행하시던 다른 분이 소주를 따서 ‘매우니깐 이거라도 마셔라’라고 했는데 더 난리가 나게 됐다. 청취자들은 MC가 너무 매워하는 게 너무나도 재밌었던 모양이었다.(Q) 유튜브 채널 오픈한 지 1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 누적 조회 수 400만 회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드리려고 노력한다. 러시아 분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저는 한국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러시아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제게 전라도와 경상도 말이 왜 다르냐고 물어보지만 정확한 답을 드리기 어렵다.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해 독자들의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모습들 속에서 ‘경하는 우리에게 답을 주는 얘구나’라고 생각하며 신뢰를 쌓아간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Q) 어떤 분야의 내용을 다루나우선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를 많이 한다. 강원도 영월이나 태백 같은 곳을 다니면서 한국의 지방 소도시들을 소개하고 있다. 반응도 좋다. 제가 소개한 곳에 많은 러시아 분들이 방문해 너무 뿌듯했다. 한국어도 가르치고 한국의 뷰티에 대한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Q) 재밌는 실수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러시아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많이 틀린다. 러시아어로 깔마르는 오징어, 까마르는 모기다. 이 둘을 헷갈려 ‘여름에 깔마르(오징어)가 날아다녀서 잠을 못 잤다’라고 하기도 하고, 무카(파리)와 무하가(밀가루)를 혼동해서 ‘무카(파리)로 빵을 만들었다’라고 말하며 비록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꾸미지 않고 영상을 만드는 모습에 러시아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유튜브 시작 2년 반 동안 수익은 마이너스유튜브를 막 시작했을 때 돈을 벌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독자들께 그저 뭔가를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사비로 선물도 사서 편지도 써 드리고 했다. 2년 6개월 동안은 수익이 마이너스였다. 러시아는 또한 CPM(천회 노출당 비용)이 정말 낮다. 한국의 10분의 1도 못 미치기 때문에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 대신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정부와 시 홍보에 관계된 일을 많이 했다.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등에서 페스티벌을 열게 될 경우, 그런 행사들의 참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Q) 고퀄리티 영상만이 답은 아니다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데 1시간 반 밖에 안 걸린다. 얼마 전 좋은 장비로 고퀄리티 CF영상을 만들었다. TV에 나와도 아깝지 않을 훌륭한 영상이었는데 최저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 영상을 본 독자들의 ‘의견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경하가 아니다’, ‘너무 거리감 있게 느껴진다’였고 조금 더 독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지금은 독자들의 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 독자들로부터 찾다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첫 영상이 세로로 찍었다. 6시간 동안 찍었다. 편집하지 않은 6분짜리 영상이었다. 독자들이 보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는지 편집은 물로 콘텐츠 만드는 걸 처음부터 계속 도와줬다. 지금까지도 영상을 올리면 ‘이 부분이 재밌어’, ‘다음엔 이 부분을 만들어 줄래?’라는 댓글들을 통해 여러 요청들을 하고 있다. 그런 댓글의 내용에 제 아이디어를 덧붙여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콘텐츠 고갈에 대한 고민은 한 번도 해 본 적 없다. (Q) 조회 수가 가장 높았던, ‘러시아인들이 수능을 푼다면’러시아 블로거들한테 이 아이디어를 얘기했을 때 다들 재미없을 거 같다고 말했지만 제가 고집했죠. 재밌을 거 같다고. 러시아 유명한 배우와 그 친구를 처음 만난 날 그냥 제 옆자리에 앉혀 놨고 수능을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딱 풀어보니깐 틀린 게 너무 많았다. 80점도 안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러시아인들 입장에서는 모국어인데도 너무 못 푼다는 생각 때문에 재밌게 느껴졌던 거 같다. 조회 수가 높았던 영상 중 또 하나는, 러시아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한국을 방문해서 저를 러시아식으로 엄청 진하게 메이크업을 했고 그 상태로 홍대를 걸어 다녔다. 당시 거리에서 제 메이크업이 가장 셌을 거다. 제 모습을 본 한국인들의 반응을 영상에 담았는데 러시아 독자들의 반응이 몹시 뜨거웠다.(Q) 러시아에 들어오는 뷰티제품은 ‘경하’를 통해서 나간다?뷰티 관련 기업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온다. 저를 매우 좋아하셨던 한 독자 분께서 제가 러시아에서 행사를 많이 하다 보니깐 법인을 차려주셨다. 30여 명의 직원들도 두고 있다. 의뢰받은 뷰티제품 영상을 만들기 전에 직원들에게 다 써보게 해서 일주일 동안 테스트 기간을 갖는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러시아인들에게 재밌고 제품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지 함께 고민하고 영상을 만든다. 또한 러시아 유명 연예인들이나 4~5백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들이 저를 많이 챙겨 준다. 자연스럽게 그들을 통한 제품 홍보가 이뤄진다.(Q) 제작에 있어 애로점이 있다면솔직히 제가 한국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분들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어떤 분을 만나도 상관없다. 저보다 한국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되면 무조건 찾아가서 여쭤보려고 한다. 그래야 독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확한 정보를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제 러시아어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이 제 말을 듣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것도 애로점이라 할 수 있다. (Q) ‘파워 유튜버’로 민간 외교관 역할예전에는 사비를 들여서 행사를 열었다. 구독자 수가 5만 명이었을 때 40명 정도가 왔다. 지금은 1천~4만 명의 팬들이 온다. 하지만 그런 행사를 해도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렵다. 지금까지 정부 지원을 받은 행사는 딱 두세 번 정도다. ‘찾아가는 한국’이란 취지로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행사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 확신한다. 그런 행사들을 해보고 싶다. 러시아에는 한국 제품과 문화에 대한 뜨거운 요구가 있다. 유명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은 참여자들을 모으는 데 굉장한 영향력이 있고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분들이다. 한국과 러시아 블로거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민간외교 역할을 하면 좋을 거 같다. (Q) 성공적인 유튜버가 되기 위한 요소구독자가 30만 명 될 때까지 일주일에 영상을 세 개씩 올렸다. 정확한 요일, 정확한 시간에 영상을 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생방송도 자주 한다. 독자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이라면 직접 서로의 얼굴을 보고 얘기할 수 있지만 코로나 19로 만날 수 없는 상황 에선 생방송을 통해 친근함과 신뢰성을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코로나19로 11월까지 행사가 다 취소됐다. 러시아어로 유튜브를 하면 러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12 개 국가들이 다 따라 들어온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에 구독자들이 많다. 사실 우리나라 정부과 기업들은 러시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카자흐스탄도 구매력이 왕성하고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다. 앞으로 이런 주변 국가들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한국을 널리 알려주는 일을 하고 싶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장민주(인턴), 임승범(인턴)
  • 조지 플로이드 살인 방조 美경찰관 3명 중 1명, 9억 내고 풀려났다

    조지 플로이드 살인 방조 美경찰관 3명 중 1명, 9억 내고 풀려났다

    세계적인 흑인 인권운동을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에 연루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전직 경찰관 3명 중 1명이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미니애폴리스 지역일간 스타트리뷴은 10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3명 중 1명인 토마스 레인(37)이 75만달러(약 9억원)의 조건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것을 보안관실 대변인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레인의 변호사 얼 그레이는 곤경에 처한 신입 경찰관이 조건부 보석을 받아들여 현재 아내와 함께 지내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안전상의 이유로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레인은 지난달 25일 2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붙잡힌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그의 목을 8분45초 동안 무릎으로 누른 데릭 쇼빈을 도운 혐의로 지난 4일 기소된 동료 3명 중 1명이다.기소 문건에 따르면, 조지 플로이드는 자신을 처음 붙잡은 레인에게 두 다리를, J 알렉산더 쿠엥에게 등부위를, 그리고 데릭 쇼빈에게 목덜미를 눌렸다. 앞서 그레이 변호사는 “내 의뢰인은 그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했다. 그는 상사인 쇼빈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그는 당시 4일차 신입 경찰관으로 20년차 베테랑인 쇼빈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는 또 “사건 당시 레인은 조지 플로이드의 목덜미를 무릎으로 누르고 있던 쇼빈에게 ‘이제 그를 체포할까요?’라고 3번이나 거듭 물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출동한 구급차에 플로이드가 실리자마자 레인도 뛰어올라가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뢰인은 무죄라고 거듭 주장했다.레인의 가족은 이번 주 초 보석금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었다. 해당 페이지를 통해 기부금이 얼마나 모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레이 변호사도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모금 페이지는 10일부터 수리 중(under construction)이라는 공지와 함께 접속할 수 없지만, 그전까지 레인을 칭찬하는 이야기로 나열돼 있었다. 특히 그가 체포되기 전까지 수행한 다양한 봉사활동이 강조됐다. 하지만 레인은 경찰이 되기 전 2001년까지 상당한 경범죄 기록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중 4건은 교통법규 위반, 2건은 주차요금 미납 관련 건이지만, 2001년 10월 법적 절차 방해와 재물 손괴 혐의가 인정된 바 있다.한편 레인은 오는 29일 법정에 다시 출두할 예정이며 이때 레인 측은 그에 관한 모든 소송의 각하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 대통령 지지율 57.5%…부정평가는 37.6% [리얼미터]

    문 대통령 지지율 57.5%…부정평가는 37.6% [리얼미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7.5%로 나타났다. 1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효한 6월 2주차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 대비 1.6%포인트 내린 57.5%(매우 잘함 35.3%, 잘하는 편 22.2%)로 나타났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라는 부정평가는 1.7%포인트 오른 37.6%(매우 잘못함 22.3%, 잘못하는 편 15.3%)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8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모름/무응답’ 은 0.1%포인트 하락한 4.9%. 권역별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을 보면 광주·전라에서 6.3%포인트 하락한 74.6%, 대구·경북에선 3.8%포인트 내린 41.2%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70대 이상에서 10.9%포인트 하락한 45.3%로 조사됐다. 지지 정당별로 정의당 지지층은 16.7%포인트 하락한 62.8%, 열린민주당 지지층은 5.9% 하락한 87.3%다. 직업별로 무직층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9.1%포인트 내린 48.7%를 기록했다. 이번 주중 잠정집계는 무선 전화면접(10%),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응답률은 4.0%.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남편 외도 입증 위해 대화 녹음한 부인 선고유예

    남편의 외도를 입증하기 위해 대화 내용을 녹음한 부인에게 법원이 선고를 유예했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10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0·여)씨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가 유예한 형은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이다. A씨는 2017년 9월 경북 구미시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남편과 특정 여성이 대화하는 내용을 녹음하도록 타인에게 의뢰하고 녹음 내용을 입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행법은 누구든지 법령에 의하지 않고서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녹취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공개된 장소로 볼 수 없는 아파트 계단에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취했으므로 피고인의 무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남편의 부정행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범행에 이르는 등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남편 외도 증거 잡으려고 대화 녹음한 50대 선고유예

    남편 외도 증거 잡으려고 대화 녹음한 50대 선고유예

    남편의 외도 정황을 입증하기 위해 대화 내용을 녹음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에 대해 선고가 유예됐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 강동원)는 10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0·여)씨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가 유예한 형은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이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A씨는 2017년 9월 경북 구미시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남편과 특정 여성이 대화하는 내용을 녹음하도록 타인에게 의뢰하고 녹음 내용을 입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행법은 누구든지 법령에 의하지 않고서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녹취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공개된 장소로 볼 수 없는 아파트 계단에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취했으므로 피고인의 무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남편의 부정행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범행에 이르는 등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해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탈북단체 2곳 고발…법인 취소 절차

    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탈북단체 2곳 고발…법인 취소 절차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벌여온 단체 2곳을 고발하고, 이 단체들에 대한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최근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앞세워 대북전단 살포를 맹렬히 비난하며 남북 간 연락 채널을 모두 끊는 등 남북관계 단절에 나서자 정부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통일부는 10일 탈북민인 박상학 대표가 이끄는 자유북한운동연합과 그의 동생 박정오 대표가 이끄는 큰샘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 단체에 대한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는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반출 승인 규정 위반” 이러한 조치의 법적 근거에 대해서는 “두 단체가 대북전단 및 페트병 살포 활동을 통해 교류협력법의 반출 승인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안전에 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등 공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라 물품의 대북 반출을 위해선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판문점 선언·주민 생명 위협 등 상황 달라졌다” 그러나 정부가 그 동안 대북전단 살포를 ‘승인을 받지 않은 물품의 대북 반출’이라고 문제 삼지 않다가 이번에 고발 조치를 하는 것에 대해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종전과 달리 교류협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해석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사정 변경이 좀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2018년 판문점 선언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한다고 합의한 점 ▲대북전단 살포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된다면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수 있다는 2016년 대법원 판단을 언급했다.또 전단물품의 종류와 살포 기술의 변화도 들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처음에는 전단만 살포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쌀이나 이동식저장장치(USB), 달러화, 라디오까지 살포 물품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와 북측이 모두 초유의 전염병 상황에서 총력을 기울여 방역에 신경쓰고 있는데, 우리 쪽에서 전단을 통해 날아간 물품에 대해 방역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북측의 우려가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접경지역 주민들이 직접 대북전단 살포를 막거나, 정부에 이를 적극적으로 막아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도 해석 변화의 이유로 들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준비가 되는 대로 경찰에 조속히 수사 의뢰할 것”이라면서 “이와 별개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법률 재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처벌 수위에 대해서는 “교류협력법상 미승인 반출에 대한 처벌은 3년 이하 징역과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돼 있다”면서 “그 범위 내에서 사법당국이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평화통일 노력 저해하면 법인 취소할 수 있어” 한편 두 단체에 대한 법인 허가를 취소하는 사유에 대해서는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공익에 반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들 단체의 설립을 허가하면서 ‘정부의 통일정책 추진과 평화통일 환경 조성 노력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활동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인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허용했다면서 “이에 비춰 (이들의 행위가)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박상학 대표가 이끄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31일 대북전단과 소책자, 지폐 등을 대형 풍선에 담아 북으로 보냈다. 지난 8일에도 큰샘과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강화군 삼산면의 한 마을에서 쌀을 담은 페트병을 바다에 띄어 북측에 보내려다 주민 반발로 실패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6·25전쟁 70주년인 오는 25일에도 대북전단 100만장을 날려 보내겠다고 언론을 통해 예고해 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낙동강 오염’ 석포제련소, 카드뮴 33만배 초과 검출

    ‘낙동강 오염’ 석포제련소, 카드뮴 33만배 초과 검출

    낙동강 환경 오염원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경북 봉화의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 위반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반복·지속적으로 법령을 위반하는 석포제련소와 관련해 통합환경관리제도에 따라 재허가 여부를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지난 4월 21∼29일 석포제련소를 특별점검한 결과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 초과 등 총 11건의 법령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108개 지하수 수질 조사지점에서 카드뮴 농도가 기준(0.01㎎/ℓ)을 초과했다. 특히 공장부지 내에서는 33만 2650배나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됐고 하천변에서도 1만 6870배 초과돼 특정유해물질이 공공수역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됐다. 허가·신고 없이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을 설치·사용하는가 하면 아연정광을 녹여 황산을 생산하는 배소로는 연결 부위가 녹슬고 닳아 황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새어 누출됐다. 환경부는 적발 사항 중 행정처분을 내릴 사안은 경북도와 봉화군에 조치를 의뢰하고, 법령 위반 사항은 추가 조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불티났던 ‘혈관 청소부’ 크릴오일… 품질 부적합 12개 제품 전량 회수

    불티났던 ‘혈관 청소부’ 크릴오일… 품질 부적합 12개 제품 전량 회수

    최근 홈쇼핑이나 온라인쇼핑몰에서 대대적 판촉행사와 광고가 이어지는 크릴오일 제품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거해 검사해 보니 41개 제품 중 12개 제품(29%)에서 항산화제인 에톡시퀸과 추출용매 등이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폐기하고 부적합 제품을 제조·수입·유통한 업체에 대해 행정처분과 수사 의뢰를 할 계획이다. 9일 식약처에 따르면 부적합 제품 12개 중 5개 제품은 항산화제인 에톡시퀸이 기준치인 0.2㎎/㎏을 초과해 0.5㎎/㎏에서 최대 2.5㎎/㎏까지 검출됐다. 에톡시퀸은 수산용 사료에 들어 있는 성분으로 사료에서 나올 수 있는 양을 고려해 갑각류, 어류 등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7개 제품은 혼합물에서 특정 물질을 용해하거나 분리할 때 쓰이는 추출용매 5종 중 사용할 수 없는 성분(초산에틸·이소프로필알코올·메틸알코올)이 들어 있거나 사용할 수 있는 성분(헥산·아세톤)이지만 기준치를 초과해 들어 있었다. 식약처는 크릴오일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수입 시 에톡시퀸과 추출용매 검사 등 수입통관 단계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부적합 제품을 생산한 해외 제조사와 이번 검사에 포함되지 않은 해외 제조사의 완제품에 대해 영업자 검사명령을 시행하고, 수입 크릴오일 원료에 대해서도 수거 검사를 할 예정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운전만 맡겨주시고 인권은 지켜주세요

    운전만 맡겨주시고 인권은 지켜주세요

    기사 68% “운전 중 욕설·괴롭힘 경험” 피해자 21% “신체적 폭행·구타 겪어” 등록 기사 16만 4000명… 7년 만에 2배↑ 응답자 79% “각종 수수료 과다” 불만 “운전기사 보호 표준계약서 만들어야”지난해 12월 15일 오후 1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경부고속도로 위. 대리운전 기사 김진기(44·가명)씨는 운전 중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이유 따윈 없었다. 술에 취한 채 뒷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은 갑자기 자신의 패딩점퍼를 김씨의 얼굴에 덮어씌운 뒤 목을 졸랐다. 이어 마구잡이로 주먹을 날렸다. 김씨가 저항하자 입으로 머리를 물기도 했다. 사고의 위험을 느낀 김씨는 일단 갓길에 차를 정차했다. 그러자 가해자는 또다시 폭행을 했다. 트렁크에 있는 골프채를 꺼내 휘두르며 위협한 것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대리운전 이용객을 체포했고, 결국 그는 지난달 4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이들이 대리운전에 뛰어드는 가운데 대리운전 기사 10명 중 7명이 승객으로부터 욕설과 위협 등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20%는 승객으로부터 신체적 폭행을 당했다. 아울러 대리운전업체의 과도한 수수료 징수와 보험료 이중 부과는 고쳐지지 않는 고질적 문제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국토교통부의 연구용역을 의뢰받아 작성한 ‘대리운전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교통안전공단은 지난 2~3월 대리운전업체 95개와 기사 700명, 이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였다. 올해 2월 기준 대리운전 기사는 16만 4000명으로 추산됐다. 2013년 실태조사 당시 8만 70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7년 만에 2배 가까이로 뛰었다. 이들은 하루 평균 5.4회 운행했고, 월평균 21.7일 근무했다. 대리운전 중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479명(68.4%)이었다. 유형을 보면 욕설 등 위협과 괴롭힘이 97.1%로 가장 높았고 신체적 폭행 및 구타 20.9%, 성희롱 및 성추행 9.2% 순이었다. 최근 1년간의 피해 횟수를 조사했더니 2회가 22.4%로 가장 높았다. 1회가 17.4%, 3회와 6~10회가 15.3%, 4~5회가 13.5%, 11~20회 8.6%였고, 21회 이상도 6.7%였다. 업체가 떼어 가는 수수료에 대한 불만도 컸다. 기사들에게 대리운전업계의 문제점에 대해 물었더니 각종 수수료 과다가 79.0%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업체의 불공정 계약 51.6%, 편의시설 부족 32.9%, 인권 문제 29.7% 순이었다. 5년 전부터 대리운전을 ‘투잡’으로 뛰고 있는 박수인(39·가명)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수입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수수료·보험료 명목으로 콜 하나당 7000원씩 떼어 가는 건 여전하다”며 “과거 수입을 맞추기 위해 빨리 운전하다 보니 신호 위반을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38.6%였고, 1년간 대리운전 중 교통사고 경험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24.4%였다. 박성희 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은 “2007년 대리운전업이 자율규제사업으로 지정된 이후 업체 난립과 대리기사에 대한 불공정 사례, 이용자 피해 사례 등이 속출하고 있다”며 “대리운전 분야 표준계약서와 관련 법을 만들어 운전기사를 보호하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털린 순간 수백번 돈세탁… 수억짜리 코인 증발했다

    털린 순간 수백번 돈세탁… 수억짜리 코인 증발했다

    #얼마 전부터 보험설계사라는 심현송(50·가명)을 작업하고 있다. 그가 개인 블로그에 올린 재테크 정보를 지켜보다 카톡 대화를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 러시아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인 ‘페이어’(Payeer)를 운영 중인 대표라고 소개했다. “고수익 투자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고 떠보니 관심을 보인다. 나는 그에게 ‘거래소 재정거래’(거래소 간 코인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 매매) 참여를 제안했다. 심씨는 10분 만에 투자금의 10%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에 투자 참여를 원했다. 나는 그의 컴퓨터에 원격조종 프로그램을 설치해 내가 지정한 전자지갑 서비스에 가입을 시켰다. 심씨는 투자자 5명이 모은 1억 8000만원(4월 시세 기준)어치의 이더리움을 내가 지정한 전자지갑에 전송했다. 이제 지갑에서 돈을 꺼내 유유히 사라질 차례다. 경찰에 신고한다고 과연 나를 뒤쫓을수 있을까.(*피해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한 디마 시점으로 본 사기 수법)9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우크라이나에 근거지를 둔 것으로 알려진 ‘디마’는 올 들어 ‘야로´, ‘야릭´ 등으로 이름을 수시로 바꿔가며 포털 사이트의 투자·재테크 카페를 중심으로 코인 탈취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심씨는 “디마가 ‘메타마스크´라는 특정 지갑 서비스에 가입시켜 이더리움을 넣게 하고 자신이 만든 사이트로 돈을 보내면 7~10%의 수익을 얹어 돌려주는 방식을 제안했다”며 “지갑 서비스에 가입시킬 때 지갑 비밀번호를 바꿀 수 있는 12개의 암호 키를 탈취해 돈을 빼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황종태(53)씨는 지난달 21일 디마의 카톡을 받았다. 주변 지인들과 3억원어치의 1000이더를 모았지만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 최종 투자를 결정하자´는 주변의 충고에 마지막 순간 투자 결정을 뒤집었다. 황씨는 “직접 페이어 본사에 메일을 보내 확인했지만 그런 사람은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디마의 투자 제안에 응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아찔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3월 당시 시세 기준으로 1억 60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탈취당하는 피해를 본 곽정훈(44·가명)씨도 범인을 디마로 지목했다. 곽씨는 “디마가 암호화폐로 결제가 가능한 ‘골드카드’를 만드는 사업을 한다며 자금 증빙을 해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크라이나까지 가서 직접 그를 만나 샘플카드도 받았다”며 “눈앞에서 직접 결제가 되는 걸 확인했을 때 디마의 말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샘플카드는 단순히 현금이 충전된 기프트카드였다. 곽씨는 디마에 대해 “30대 초중반의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남성이었다”고 떠올렸다. 곽씨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피해자의 카카오톡 IP를 조회한 결과 상대 주소가 우크라이나 등 해외 국가로 나왔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이 블록체인 보안 전문업체인 웁살라시큐리티에 의뢰해 디마의 전자지갑에 대한 자금을 추적한 결과 그가 탈취한 암호화폐들은 일주일 새 1000건이 넘는 거래로 세탁돼 해외 거래소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사법기관의 감시망을 피해 해외 거래소들로 탈취된 코인들이 빠져나갔다는 건 사실상 더이상의 추적이나 환수가 불가능하다는 걸 나타낸다. 자금 세탁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마는 단시간에 수백건씩 비정상적인 거래를 일으켜 자금을 섞는 ‘믹싱 앤 텀블링’ 방식으로 세탁했다. 곽씨 사례의 경우 탈취 직후 이틀 동안 175건의 거래를 거쳐 자금 세탁이 이뤄진 반면 심씨의 자금은 540건의 거래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자금 세탁 과정에서 바이낸스(중국)와 크라켄(미국) 등 특정 해외 거래소와 스마트컨트랙(거래의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당사자 간에 자동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블록체인 기술) 주소가 반복해서 사용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박정섭 웁살라시큐리티 연구원은 “스마트컨트랙에도 해킹 자금 일부가 들어가 코인 상장(ICO) 등에 재투자하는 식으로 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1000가지 어둠의 경로’…그 놈이 훔친 코인들은 어디로 흘러갔나

    ‘1000가지 어둠의 경로’…그 놈이 훔친 코인들은 어디로 흘러갔나

    러시아 거래소 대표 사칭해 ‘고수익’ 미끼해킹범 지갑 속 ‘1000여건’ 거래 자금세탁한국 피해자들에게 탈취한 코인 ‘믹싱&텀블링’바이낸스·크라켄 등 해외 거래소로 돈 빼돌려#얼마 전부터 보험설계사라는 심현송(50·가명)을 작업하고 있다. 그가 개인 블로그에 올린 재테크 정보를 지켜보다 카톡 대화를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 러시아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인 ‘페이어’(Payeer)를 운영 중인 대표라고 소개했다. “고수익 투자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고 떠보니 관심을 보인다. 나는 그에게 ‘거래소 재정거래’(거래소 간 코인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 매매) 참여를 제안했다. 심씨는 10분 만에 투자금의 10%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에 투자 참여를 원했다. 나는 그의 컴퓨터에 원격조종 프로그램을 설치해 내가 지정한 전자지갑 서비스에 가입을 시켰다. 심씨는 투자자 5명이 모은 1억 8000만원(4월 시세 기준)어치의 이더리움을 내가 지정한 전자지갑에 전송했다. 이제 지갑에서 돈을 꺼내 유유히 사라질 차례다. 경찰에 신고한다고 과연 나를 뒤쫓을수 있을까. (*피해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한 디마 시점으로 본 사기 수법) 해킹범 ‘디마’는 어떻게 코인을 훔쳤나 9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우크라이나에 근거지를 둔 것으로 알려진 ‘디마’는 올 들어 ‘야로‘, ‘야릭’ 등으로 이름을 수시로 바꿔가며 포털 사이트의 투자·재테크 카페를 중심으로 코인 탈취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심씨는 “디마가 ‘메타마스크‘라는 특정 지갑 서비스에 가입시켜 이더리움을 넣게 하고 자신이 만든 사이트로 돈을 보내면 7~10%의 수익을 얹어 돌려주는 방식을 제안했다”며 “지갑 서비스에 가입시킬 때 지갑 비밀번호를 바꿀 수 있는 12개의 암호 키를 탈취해 돈을 빼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황종태(53)씨는 지난달 21일 디마의 카톡을 받았다. 주변 지인들과 3억원어치의 1000이더를 모았지만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 최종 투자를 결정하자’는 주변의 충고에 마지막 순간 투자 결정을 뒤집었다. 황씨는 “직접 페이어 본사에 메일을 보내 확인했지만 그런 사람은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디마의 투자 제안에 응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아찔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3월 당시 시세 기준으로 1억 60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탈취당하는 피해를 본 곽정훈(44·가명)씨도 범인을 디마로 지목했다. 곽씨는 “디마가 암호화폐로 결제가 가능한 ‘골드카드’를 만드는 사업을 한다며 자금 증빙을 해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크라이나까지 가서 직접 그를 만나 샘플카드도 받았다”며 “눈앞에서 직접 결제가 되는 걸 확인했을 때 디마의 말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샘플카드는 단순히 현금이 충전된 기프트카드였다. 곽씨는 디마에 대해 “30대 초중반의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남성이었다”고 떠올렸다. 곽씨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피해자의 카카오톡 IP를 조회한 결과 상대 주소가 우크라이나 등 해외 국가로 나왔다”며 “네이버에도 영장을 신청해 피의자 특정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훔친 코인 이틀 만에 수백건 거래 거쳐 세탁 서울신문이 블록체인 보안 전문업체인 웁살라시큐리티에 의뢰해 디마의 전자지갑에 대한 자금을 추적한 결과 그가 탈취한 암호화폐들은 일주일 새 1000건이 넘는 거래로 세탁돼 해외 거래소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사법기관의 감시망을 피해 해외 거래소들로 탈취된 코인들이 빠져나갔다는 건 사실상 더이상의 추적이나 환수가 불가능하다는 걸 나타낸다. 현재 암호화폐의 국제적인 자금 이동의 경우 국제 사법 공조를 통해 거래내역 확인이나 거래중지 요청을 할 수 있지만, 대부분 코인 탈취 피의자의 신분을 특정하기가 어렵고 해외 거래소도 협조적이지 않다는 걸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 세탁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마는 단시간에 수백건씩 비정상적인 거래를 일으켜 자금을 섞는 ‘믹싱 앤 텀블링’ 방식으로 세탁했다. 곽씨 사례의 경우 탈취 직후 이틀 동안 175건의 거래를 거쳐 자금 세탁이 이뤄진 반면 심씨의 자금은 540건의 거래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박정섭 웁살라시큐리티 연구원은 “불과 한 달 사이에 탈취 자금을 세탁하는 경로가 3배 이상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자금 세탁 과정에서 바이낸스(중국)와 크라켄(미국) 등 특정 해외 거래소와 스마트컨트랙(거래의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당사자 간에 자동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블록체인 기술) 주소가 반복해서 사용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대부분의 자금이 해당 거래소들에서 현금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스마트컨트랙에도 해킹 자금 일부가 들어가 코인 상장(ICO) 등에 재투자하는 식으로 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석포제련소 환경 위반 심각…카드늄 수질 농도 최대 33만 2650배

    석포제련소 환경 위반 심각…카드늄 수질 농도 최대 33만 2650배

    낙동강 환경 오염원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경북 봉화의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 위반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반복·지속적으로 법령을 위반하는 석포제련소와 관련해 통합환경관리제도에 따라 재허가 여부를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환경부는 올해 4월 21∼29일 석포제련소를 특별점검한 결과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 초과 등 총 11건의 법령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108개 지하수 수질 조사지점에서 카드뮴 농도가 기준(0.01㎎/ℓ)을 초과했다. 특히 공장부지 내에서는 33만 2650배나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됐고 하천변에서도 1만 6870배 초과돼 특정유해물질이 공공수역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됐다. 낙동강 최상류 지역에 위치해 중점 관리가 필요한 사업장이나 대기·수질·토양 등 여러 분야에서 위반이 확인됐다. 허가·신고없이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을 설치·사용하는가 하면 아연정광을 녹여 황산을 생산하는 배소로는 연결 부위가 녹슬고 닳아 황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누출됐다. 하천구역에 집수정과 양수펌프를 설치해 하천수를 불법 취수해 황산 제조공정에 세정수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적산유량계 확인 결과 9만 4878㎥에 달했다. 2014∼2015년 제련소 부지 내 오염된 토양 정화 조치와 관련해 오염 토양을 발생 부지 내에서 정화하지 않고 다른 부지로 반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적발 사항 중 행정처분을 내릴 사안은 경북도와 봉화군에 조치를 의뢰하고, 법령 위반 사항은 추가 조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석포제련소는 아연 제련과 합금 등을 생산하는 사업장으로 연간 생산 규모가 34만t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사업장 중 한 곳이다. 최근 환경 관련 위반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지난해 7월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상습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이처럼 무법지대처럼 불법을 저지르는 사업장은 전무후무하다”면서 “환경부는 3차 위반이 확인된 석포제련소 폐쇄절차에 돌입해 법의 준엄함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풍은 “환경부의 점검결과를 계기로 획기적이고 근본적인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오염제로’라는 목표를 이뤄나가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면서도 “지난해 120일 조업정지 처분이 과도하다며 경북도가 신청한 ‘행정협의조정위원회’ 하루 전 결과를 발표한 것은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사진)경북 봉화 석포제련소 주변 산림 피해가 심각하다. 석포지역에서 소나무림의 집단 고사가 발생하면서 피해 면적이 433㏊에 달하고 특히 제련소 주변 3~4㏊는 완전 고사했다. 산림청 제공
  • “홈쇼핑 믿었는데…” 크릴오일의 배신 ‘12개 제품 부적합’

    “홈쇼핑 믿었는데…” 크릴오일의 배신 ‘12개 제품 부적합’

    41개 제품 중 12개 제품항산화제·사용금지 추출용매 검출식약처, 전량 회수·폐기처분 건강기능식품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릴오일 제품 41개 중 12개에서 항산화제, 추출 용매 성분 등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식약처는 9일 시중에서 판매 중인 크릴오일 41개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이 중 12개 제품에서 항산화제인 에톡시퀸과 추출용매 등이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남극해 크릴새우에서 추출, 혈관에 낀 기름때를 제거한다는 소문에 홈쇼핑과 온라인에서 불티나게 판매된 ‘크릴오일’ 제품. 식약처는 부적합 제품 전량을 회수·폐기하고, 이들 제품을 제조·수입·유통한 업체엔 행정처분과 함께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검사항목은 △에톡시퀸 △추출용매 5종(헥산, 아세톤, 초산에틸, 이소프로필알콜, 메틸알콜) 등이다. 에톡시퀸은 수산용 사료에 항산화 목적으로 허가돼 있어 사료로부터 이행될 수 있는 양을 고려해 식품 중 갑각류, 어류 등에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추출용매의 경우 크릴오일을 얻어내기 위한 용매로 헥산과 아세톤은 사용할 수 있으나, 초산에틸·이소프로필알콜·메틸알콜은 사용이 금지돼 있다. 검사 결과 에톡시퀸 5개 제품과 추출용매 7개 제품 등 총 12개 크릴오일 제품이 기준치를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기준치가 0.2mg/kg인 에톡시퀸의 경우 제품별로 0.5~2.5mg/kg가 검출됐다. 추출용매는 기름 추출에 사용할 수 없는 초산에틸이 3개 제품에서 15.7~82.4mg/kg, 이소프로필알콜은 2개 제품에서 각각 8.1 mg/kg, 13.7 mg/kg이 검출됐다. 사용 가능한 헥산의 경우 2개 제품에서 기준치(5 mg/kg)를 초과해 각각 51 mg/kg, 1,072 mg/kg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부적합 제품 전량을 회수하고 폐기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은 △크릴100 △슈퍼쎈 크릴오일 △남극크릴오일 500 △클린 크릴오일 1200 △울트라맥스크릴오일 58 △블루오션 크릴오일 △크릴오일 △크릴오일 1000 △슈퍼 파워 크릴오일 56 △지노핀 크릴오일 △프리미엄 크릴오일 △뉴브리아 크릴오일 등이다. 다만 해당 제품들이 시중에서 얼마나 유통됐는지는 회수 절차를 진행해봐야 알 수 있다. 식약처는 이 제품들을 제조하거나 수입·유통한 업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및 수사의뢰를 할 계획이다.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는 반품하도록 권고했다. 식약처는 “이번 수거·검사는 최근 크릴 오일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며 소비가 늘고 있는 만큼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들이 적합하게 제조 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관계자는 “크릴오일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이라며 “질병 예방·치료 효과 등 의학적·과학적 근거가 없는 허위과대·광고에 현혹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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