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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對언론 소통강화 實質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월터 리프먼과 함께 미국 언론의 양대 거목으로 꼽히는 이사도어 파인슈타인 스톤은 일찍이 “모든 정부는 거짓말을 한다”고 갈파했다. 스톤은 1950년대 ‘I. F. 스톤 위클리’라는 독립 주간신문을 창간해 미국의 냉전정책에 맞섰고 매카시 광풍과 싸웠으며 베트남전 참전의 빌미가 된 통킹만 사건을 날조라고 비판했다. 통킹만 사건은 훗날 국방부 기밀문서가 언론에 폭로됨으로써 만천하에 거짓임이 드러났다. 언론의 역할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마땅히 정부의 오만과 독선에 가차 없이 독침을 날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어떤가. 여전히 정파적 저널리즘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자사 이기주의에 흔들리기 일쑤다. 오피니언(의견)과 팩트(사실)를 뒤섞어 버리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태반이 사안의 전후맥락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국정홍보 역량을 강화하고 대(對)언론 소통을 원활히 하겠다고 나선 것은 적극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언론담당 협력관 형태의 직제를 새로 만들어 언론과 ‘정책대화’에 나서겠다고 한다. 전직 언론인 등을 활용해 언론교섭 창구로 삼는 방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언론인 출신이 현직 언론인을 만나 정책을 설명하고 입장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자칫 압력이나 회유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꼭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다. 범박하게 말해 인간적 정리(情理)에 의해 혹은 부적절한 로비활동에 의해 검은 기사가 하얀 기사로 둔갑하는 일은 최소한 우리 언론 현장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소통은 시대의 화두다. 그동안 ‘불통’ 지적을 받아온 박근혜 대통령 또한 청와대 비서진을 새로 꾸리면서 소통 행보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지난날 권위주의 시절 ‘보도지침 트라우마’를 감안한다 해도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정해 정부 정책을 알리는 공보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을 막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정부와 언론의 가감 없는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은 사실보도는 물론 진실도 ‘버전’을 고려해 보도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시대다. 문제는 다시 인사로 귀착된다. 언론을 상대하는 자리에까지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정치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
  • 안성기 “복잡미묘한 중년 멜로… 파격 연기 쉽지 않았죠”

    안성기 “복잡미묘한 중년 멜로… 파격 연기 쉽지 않았죠”

    그의 이름 앞에는 ‘국민배우’라는 수식어가 자동적으로 따라붙는다. 배우 안성기(63). 그동안 80여편이 넘는 작품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연기했던 그가 새 영화 ‘화장’(새달 9일 개봉)에서 또 한번 파격적인 캐릭터에 도전했다. 뇌종양으로 죽어가는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지만 젊은 여사원 추은주(왼쪽·김규리)에게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빼앗겨 흔들리는 중년 남성(오른쪽·오상무) 역할이다. 그 말고는 다른 배우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안성맞춤이라는 시사회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의 주제 탓인지 촬영장 분위기가 밝지는 않았다. 특히 스트레스에 찌든 오상무의 상황을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중년 남자의 정신적인 외도라면 표현하기 오히려 쉬웠겠지만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한 상징적이고 관념적인 이야기라 연기하기가 어려웠죠. 전작인 ‘부러진 화살’ 때는 투사처럼 감정표현이 단선적이었다면 이번에는 복잡함 그 자체였으니까요. 예를 들어 추은주에 대한 감정을 들키는 장면에서는 어떤 눈빛이 될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 감정에 몰두하는 수밖에 없었죠.” 김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화장’은 살아있는 육체를 증명하는 화장(化粧)과 육체의 흔적을 불사르는 화장(火葬)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다. 화장품 회사의 중역인 오상무는 생명과 소멸 사이에서 갈등하며 육체적인 욕망, 죽음의 두려움, 서글픔과 죄책감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그의 곁에는 죽어가는 아내가 있지만, 오상무 자신도 전립선비대증으로 오줌 주머니를 차고 늙어가는 중년의 남자입니다. 죽음의 냄새에 익숙한 그가 추은주의 살아있는 삶의 향기에 취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 같은 거죠. 의도적으로 그런 향기를 쫓았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끌리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오상무는 상상으로만 추은주를 취할 뿐 육체적인 관계를 맺지는 않는다. 그는 “선을 넘어 실제로 행위가 벌어지면 다른 영화와 차별화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절제된 선을 지키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외의 주목을 크게 받았다. 임 감독과 ‘취화선’(2002) 이후 12년 만에 만난 그는 “젊은 감독이라면 격한 표현이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임 감독이라서 삶을 관조할 수 있는 작품이 된 것 같다. 임 감독은 연출에 관한 한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어느새 훌쩍 환갑을 넘겼어도 그는 변함 없이 왕성한 현역이다. ‘부러진 화살’의 주연을 꿰차고 ‘타워’, ‘톱스타’, ‘신의 한수’ 등에서도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했다. “배우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노쇠하지 않고 에너지가 넘친다는 느낌을 줘야 합니다. 어떤 미션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죠.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내공을 쌓고 스스로의 삶을 향기롭게 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민배우’의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내려놓은 것도 많다. 그는 ”일 말고 다른 욕심을 가지면 편할 수가 없다”면서 “유니세프 일을 제외하면 대인 관계의 폭을 줄이고 연기에만 충실하려 한다”고 말했다. 영화계에 크고 작은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찾는 영화계의 ‘어른’답게 책임감 역시 누구보다 크다. “제가 한창 왕성하게 영화를 찍던 1970~80년대는 모든 것이 억압된 사회라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영화인은 상업적인 사랑이야기만 하는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컸어요. 제가 멜로 드라마보다 역사성이나 사회성 있는 작품에 주로 출연했던 이유였어요. 그때부터 영화하는 사람들이 존중받았으면 좋겠다는 사명감 같은 걸 가지게 됐던 것 같습니다.” 그는 최근 부산영화제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서도 “부산시가 많이 애를 쓰고 있지만, 부산영화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인 만큼 아량을 보여 한발 물러나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에게 영화는 삶의 동반자이자 행복 그 자체다. 앞으로도 ‘라디오 스타’처럼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영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언제나 얼굴에 온화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 그에게 나이듦이란 뭘까. “순리대로 거역하지 않고 사는 것이죠. 집착을 편안한 맘으로 내려놓고 삶에 임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이 삶의 정답이 아닐까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10년째 벗고 사는 옆집 남성...합법? 불법?

    10년째 벗고 사는 옆집 남성...합법? 불법?

    미국의 한 남성이 10여 년째 자신의 집 안에서 걸핏하면 나체 상태로 생활해 이웃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지만, 이를 처벌할 마땅한 규정이 없어 주변 이웃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샤롯 지역에 거주하는 이 남성은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나체 상태로 자신의 집 거실 등을 배회하고 있어 이러한 모습이 이웃 주민들에게 그대로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에도 쓰레기를 버리려 나왔다가 이를 목격한 한 이웃집 여성은 참다못해 다시 현지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의 답변은 한결같았다. 즉 "자기 집 안에서 나체 상태라서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웃들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벌써 올해에만 지난 1월부터 4차례나 이웃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주법이 외부나 공공장소에서 의도적으로 자신의 중요 신체 일부를 노출한 경우가 아니고는 마땅히 처벌 규정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한 이웃집 여성은 "벌써 10여 년째 이런 혐오스러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내 딸이 이제 성인이 되었는데, 집을 나서기 전에 그 남성이 나체 상태로 거실에 서 있는지를 내가 먼저 확인해 주어야 한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말했다. 이에 이웃 주민들은 이 남성이 나체 상태로 거실에 서 있는 장면 등을 촬영하고 법으로 안 되면 '주택 소유자 협회' 등에라도 민원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도 주민들의 불만이 가중하자 "이를 처벌하거나 막을 다른 방도가 있는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나체 상태로 자신의 집 거실에 서 있는 문제의 남성 (현지 방송, WBTV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10년째 나체생활 남성... ‘합법’ 판단에 이웃들 골머리

    10년째 나체생활 남성... ‘합법’ 판단에 이웃들 골머리

    미국의 한 남성이 10여 년째 자신의 집 안에서 걸핏하면 나체 상태로 생활해 이웃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지만, 이를 처벌할 마땅한 규정이 없어 주변 이웃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샤롯 지역에 거주하는 이 남성은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나체 상태로 자신의 집 거실 등을 배회하고 있어 이러한 모습이 이웃 주민들에게 그대로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에도 쓰레기를 버리려 나왔다가 이를 목격한 한 이웃집 여성은 참다못해 다시 현지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의 답변은 한결같았다. 즉 "자기 집 안에서 나체 상태라서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웃들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벌써 올해에만 지난 1월부터 4차례나 이웃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주법이 외부나 공공장소에서 의도적으로 자신의 중요 신체 일부를 노출한 경우가 아니고는 마땅히 처벌 규정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한 이웃집 여성은 "벌써 10여 년째 이런 혐오스러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내 딸이 이제 성인이 되었는데, 집을 나서기 전에 그 남성이 나체 상태로 거실에 서 있는지를 내가 먼저 확인해 주어야 한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말했다. 이에 이웃 주민들은 이 남성이 나체 상태로 거실에 서 있는 장면 등을 촬영하고 법으로 안 되면 '주택 소유자 협회' 등에라도 민원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도 주민들의 불만이 가중하자 "이를 처벌하거나 막을 다른 방도가 있는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나체 상태로 자신의 집 거실에 서 있는 문제의 남성 (현지 방송, WBTV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뇌가 기억을 잊는 이유 찾았다

    뇌가 기억을 잊는 이유 찾았다

    살면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최근 해외 연구진은 우리가 어떤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다른 것들을 회상하려 하는 행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버밍엄대학의 합동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어떤 한 가지 일을 의도적으로 회상하려 할 때 이미 저장돼 있는 다른 기억을 잊어버리며, 이는 일종의 ‘망각의 적응’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뇌가 최근의 기억을 회상하려는 순간 이미 저장돼 있는 기억과 ‘경쟁’을 벌이며, 결국 이미 저장돼 있는 과거의 기억을 잊게 된다는 것.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24명을 대상으로 특정한 단어와 이미지를 보여준 뒤 이와 관련한 개개인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뇌의 패턴 변화를 MRI 촬영했다. MRI촬영을 통해 어떻게 특정 기억이 상기되고 또 다른 기억이 약화되는지를 살핀 결과, 특정한 기억을 떠올리려는 행위가 또 다른 기억들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케임브리지대학의 마이클 앤더슨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기억하려는 행위가 결국 망각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뿐만 아니라 인간의 선택적 기억과 자기기만(스스로를 속이는 행위) 역시 이러한 특성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망각은 주로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과거의 어려움을 극복하려 노력할 때에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되기도 한다”면서 “많은 사람들은 기억을 불러들이는 회상 행위가 도리어 또 다른 기억을 잊게 한다는 사실에 놀라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나쁜 기억의 트라우마에 갇힌 사람들을 치료하거나 법정에서 중요한 증인의 증언을 자료로 활용해야 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버밍엄대학교의 마리아 윔버 박사는 “예를 들면 어떤 사건을 목격한 목격자가 당시 상황을 회상해야 할 때, 같은 질문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강제로 회상하게 한다면 오히려 기억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신경과학저널(Nature Neuro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교과서 속 GMO] 밥상은 ‘점령’ 밥상 교육은 ‘전무’

    [교과서 속 GMO] 밥상은 ‘점령’ 밥상 교육은 ‘전무’

    식용유와 전분당, 고추장·된장·간장 가릴 것 없이 유전자변형작물(GMO)을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식품이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이를 제대로 인지하도록 지원해야 할 ‘밥상 교육’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식품 교육은커녕 청소년기에 관련 정규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는 알고 선택할 권리를 제약받는다. 교육 방향의 지침서인 교과서조차 겉핥기식으로 GMO를 다루다 보니 식품 교육에 관심 있는 교사들도 보충자료를 구하지 않고서는 심도 있는 수업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게다가 몇몇 교과서는 GMO 안전성 논란이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데도 장점만을 언급하는 등 편향된 시각으로 GMO를 기술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경각심과 균형 있는 의식을 심어주는 데 오히려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서울신문이 2009년 개정판 국내 중고등학교 교과서 가운데 과학·기술가정·생명과학·보건 등 식품 분야가 기술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교과서를 출판사별로 수집해 총 77권을 분석한 결과 45권(58.4%)은 아예 GMO 기술이 없었고, GMO를 기술한 나머지 교과서 32권 가운데 6권(18.8%)은 GMO의 개념을 단순 기술하거나 장점만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교과서 중에는 기술·가정에 주로 GMO 관련 기술이 있었다. GMO의 장단점을 비교적 균형감 있게 설명한 금성출판사는 이 교과서에서 ‘GMO는 식량생산 증가, 농가 소득 증가, 농약 사용량 감소,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에 효과가 좋아 늘어나는 인구와 부족한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기술했다. 또 ‘유전자 조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예측 불가능한 문제점으로 인해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이 감소해 생태계에 혼란이 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각 출판사별 기술·가정 교과서는 대체로 GMO의 장점과 논란의 지점을 균형 있게 기술했다. 반면 생명과학1의 경우 5개 출판사 가운데 단 1곳만 매우 짧게 GMO의 개념 정도를 설명했고, 생명과학2도 3개 교과서가 GMO를 간단하게 언급하고 지나갔으며, 보건교과서(1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술·가정 중에도 GMO를 언급조차 하지 않은 교과서가 있었다. 또 GMO는 고사하고 식품 안전의 전반적인 내용을 가르치는 교과서도 찾기 어려웠다. 만약 이런 교과서로만 공부한다면 중학교 정규 교육과정에서 GMO 등 식품 관련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 여건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학교와 달리 고등학교 교과서는 관련 과목 대부분이 GMO를 다뤘고, GMO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찬반 토론 과제까지 상세하게 제시한 교과서도 있었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조사한 9개의 고교 기술가정 교과서 중 5개는 GMO의 개념과 유전자 변형을 단순 기술하거나 GMO의 장점만 부각했다. 또 상당수 교과서가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부터 GMO 의무표시제가 시행됐다’라고만 언급했을 뿐 GMO가 검출되더라도 함량이 3% 이하이면 ‘비의도적 혼입 허용치’로 인정돼 표시가 면제되고, 식용유처럼 가공을 거쳐 유전자변형 DNA 또는 유전자변형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으면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의 한계점은 설명하지 않았다. ‘텃밭을 가꾸지 않으면 밥상에서 GMO를 피할 길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식품 포장에 표시만 안 돼 있을 뿐 GMO는 이미 우리 식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어릴 적 교육이 부실하게 이뤄지면 소비자는 식품 표기만 믿고 경각심을 가질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사들은 교과서만으로는 정보가 부족해 학생들을 가르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기술·가정을 가르치는 김명자 새롬중학교 교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에서 GMO 관련 자료를 찾아 따로 시간을 내 GMO 수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 교사도 “직접 자료를 찾아야 하다 보니 진도에 쫓겨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과학을 가르치는 정진영 면목고 교사도 “지식채널이나 다큐멘터리 등 GMO와 식품 안전을 다룬 콘텐츠는 많지만 학교에서 쓸 수 있는 자료로 가공하기가 쉽지 않다”며 “교과서에서부터 더욱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가 2013년에 시행한 GMO 인식조사에 따르면 GMO 식품에 대한 우리 국민의 지식 수준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GMO를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6.6%(480명)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이 중 ‘아주 많이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0.7%로 극소수였다. ‘꽤 많이 알고 있다’는 응답자 역시 2.6%밖에 안 되고, 53.3%가 ‘약간 알고 있다’고만 했다. GMO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을 측정하는 문항의 평균 정답률은 49.8%, 사회적 지식 문항의 평균 정답률은 38.2%로 매년 조사에서 비슷한 경향이 반복되고 있다. 이일하 서울대 생물학과 교수는 “GMO를 가르치는 교육과정이 모호한 상태”라며 “정부와 관련 단체가 책임감을 갖고 교과 과정에서도 GMO와 식품 안전에 대해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용어 클릭] ■유전자변형작물(GMO) 생명공학기술로 유전물질을 새롭게 조합해 개발한 농산물을 말한다. 미국(콩·옥수수·목화), 캐나다(카놀라), 아르헨티나·브라질(콩·옥수수)에서 GMO를 대규모로 경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을 기준으로 콩과 옥수수의 자급률이 각각 10.3%, 0.9%에 불과해 이 국가들로부터 GMO를 수입하지 않고서는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수입된 GMO 가운데 식용 콩은 99% 이상이 콩기름 제조에, 콩기름을 만들고 남은 콩깻묵은 간장 등 장류 가공용으로, 콩깻묵에서 단백질과 탄수화물 성분만을 추출해 만든 분리대두단백은 다양한 식품에 이용되고 있다. GMO를 장기간 섭취하면 체내에 축적돼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현재 기술로는 GMO를 장기 섭취해 나타나는 피해를 검증할 수 없어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결승선 향해 전속력 내는 사이클 밀친 미친 관중

    결승선 향해 전속력 내는 사이클 밀친 미친 관중

    결승선을 바로 앞둔 여성 사이클선수의 핸들을 밀친 관중의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데일리뉴스는 지난 12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모레칸트 드렌츠 8( Molecaten Drentse 8) 여자부 경기에 참가한 호주 선수 로렌 로우니(26)가 정체불명의 남성으로부터 의도적인 방해를 받아 사이클에서 낙차 하는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중계된 TV 영상을 보면 결승선을 바로 앞둔 위글 혼다의 조르지아 브론지니와 뒤를 쫓아 달려오는 벨로시오-스램의 로렌 로우니의 모습이 보인다. 잠시 뒤, 한 남성이 손을 뻗어 로렌의 핸들을 밀친다. 전속력으로 달리던 그녀의 사이클이 중심을 잃으며 로렌이 앞으로 굴러떨어진다. 큰 충격을 받은 듯 그녀가 일어서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진다. 몰지각한 관중의 행동으로 인해 로렌은 쇄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 치료를 위해 독일 함부르크로 이송됐다. 로렌 로우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며 “팔 한쪽이 힘들지만 꼭 다시 연락하겠다. 지금은 치료를 위해 함부르크로 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는 두 차례 세계 챔피언을 거머쥔 조르지아 브론지니가 우승했으며 네덜란드 경주 조직위원회는 경기 중 충돌사고에 대해 조사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Loren Rowney instagram , Helden Magazin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문화 In&Out] 부산시 ‘甲질’… 멍드는 스무살 부산국제영화제

    [문화 In&Out] 부산시 ‘甲질’… 멍드는 스무살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제 포스터는 물론 심사위원 및 게스트 선정 등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인데 두 달이 넘도록 아무 일도 못한 채 무기력하게 손을 놓고 있어요.”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베테랑 스태프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20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분주해야 할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시와의 갈등으로 표류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오히려 1996년 영화제가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이 갈등의 핵심은 영화제를 지자체 행사의 일환으로 보는 부산시와 영화계의 축제로 보는 BIFF의 시각차에서 비롯됐다. 부산시의 BIFF에 대한 압박은 지난해 10월 부산영화제 당시 ‘다이빙벨’ 상영 논란에서부터 불거졌다.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은 ‘다이빙벨’은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다며 상영 취소를 요청했고 BIFF는 이를 예정대로 강행했다. 이후 부산시는 BIFF에 대한 지도 점검을 벌여 예산 집행을 문제 삼아 사실상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부산시는 BIFF에 지속적인 인적, 조직 쇄신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요구했고 지난 11일에는 이러한 부산시의 요구로 공청회까지 마련됐다. 물론 수십억원의 예산을 제공하는 부산시에서 영화제에 대한 관리 감독을 주장하는 데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명실상부 ‘아시아의 칸’이라고 불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단순히 정치·경제적인 논리로만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은(영화제작가협회 회장) 표현의 자유 사수를 위한 범영화인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그동안 부산시에서도 어떤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원한 덕분에 프로그래머들의 독립성을 지켜 왔고 20년 동안 문화적 긍지가 돋보이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문화적 아이콘인 영화제에 일자리 창출을 핵심으로 한 쇄신안을 요구하고 집행위원장의 거취를 이야기하는 등 도를 넘은 간섭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의 한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상영작인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개입 때부터 조짐은 있었지만 지도 점검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이를 일방적으로 공표하고 기사화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부산영화제 흔들기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공동집행위원장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 차가 크다. 부산시와 이용관 위원장은 공동집행위원장을 한 사람 더 두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절충안 역시 무리수라는 입장이다. 이은 위원장은 “20주년에 대한 준비가 시급한 지금 공동집행위원장 선출에 따른 문제가 불거지고 그에 따른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경제를 창출하는 지자체 행사의 수준을 넘어 한국 영화계는 물론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영화 행사다. 한 영화 감독은 “칸이나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에서 영화제에 인력 창출을 하라는 요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영화제를 단순한 경제적 도구로만 보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20년 만에 영화의 도시로 거듭난 부산의 브랜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이제 성년이 된 BIFF가 부산시의 ‘품 안의 자식’이 아니라 세계적 영화제로 거듭날 수 있게 날개를 달아줘야 하지 않을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가슴 노출한 수녀’ 콘셉트 대형 광고판 논란

    ‘가슴 노출한 수녀’ 콘셉트 대형 광고판 논란

    이탈리아의 한 의류브랜드가 가슴을 노출한 수녀 콘셉트의 옥외광고를 설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의류 브랜드 L은 나폴리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옥외광고판을 세웠다. 광고판 속 모델은 상의를 입지 않은 채 수녀의 머릿수건을 쓰고 있다. 하의는 청바지를 입었고 손에는 수녀가 기도할 때 쓰는 묵주를 쥔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현지시간으로 다음 주 프란치스코 교황이 나폴리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해당 의류 브랜드가 ‘문제의 광고’를 게재했다는 사실이다. 현지에서는 해당 광고가 매우 음란하고 비적절하며, 신성모독에까지 해당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현지인은 “나는 무신론자이지만 이는 여성이나 신앙을 가진 이들의 눈에 매우 공격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비난했고, 해당 브랜드의 지나친 상업적 전략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는 의도적으로 논란을 야기한 것은 아니라며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주장을 일축했다. 이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이 광고가 비교적 ‘강렬’하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신성모독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 브랜드의 문화와 가치에서부터 지나치게 동떨어진 광고로 논란이 빚어진 것에 매우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1일 나폴리를 방문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기획] 걸리면 ‘로또’...무기중개상의 세계

    [기획] 걸리면 ‘로또’...무기중개상의 세계

    탤런트 클라라와 진실공방을 벌이며 의도치 않게 유명세를 탔던 이른바 ‘클라라 회장님’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된 이규태 회장은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업체인 일광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가 소속된 일광그룹의 수장으로 ‘클라라 카톡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는 무기중개업계에서 꽤 알려진 무기중개업자였다. 합수단은 일광그룹의 계열사인 일광공영이 지난 2009년 공군의 전자전훈련장비 도입 사업에서 터키 업체의 국내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장비 원가를 부풀려 과도한 이익을 챙긴 뒤 이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로 이 회장을 체포하고 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회장이 체포됨에 따라 과거 ‘린다 김 사건’에 이어 ‘무기중개상’이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도대체 이 ‘무기중개상’이라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 -성공하면 로또 부럽지 않은 대박 무기중개상, 이른바 로비스트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역시 린다 김이다. 지난 2007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故 장진영이 열연했던 배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그녀는 김영삼 정부 시절 공군의 통신감청용 정찰기 획득사업인 이른바 ‘백두사업’에서 미국 방산업체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성능 미달의 장비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는 이 계약 성공에 대한 대가로 미국 방산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그녀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빼어난 화술과 미모를 무기로 주요 무기 도입 사업 중개에 뛰어들어 공군의 무인공격기 도입사업(600억 원), 공대지 미사일 도입사업(2,000억 원), 전자전 장비 도입사업(685억 원) 등 국내외 주요 무기도입 사업에서 로비스트로 활약했다. 무기중개업으로 큰돈을 번 그녀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잠시 손을 댔지만, 곧 ‘본업’인 무기중개업으로 돌아왔다. 중개업만큼 벌이가 쏠쏠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2007년 모 방송에 출연해 “로비스트는 개인적 능력과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수십 배의 돈을 벌어들인다”고 밝힌 바 있었다. 실제로 그녀가 지난 2008년 사들였던 서초동 일대의 땅은 수십 억대 규모에 달한다. 린다 김 외에도 수백억 대 자산가로 알려진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故 조풍언 회장은 DJ정부 ‘얼굴 없는 실세’로 위세를 떨쳤고, 지난 2012년 자택에서 1,400억 원을 강도들에게 털려 이슈가 됐던 무기중개상 김영완 씨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 중 한명으로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을 정도로 정권과 깊은 유착 관계를 맺기도 했다. 무기중개상들이 막대한 돈과 권력을 쥘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중개하는 품목 자체가 워낙 천문학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물건들이며, 거래 과정 일체가 ‘군사비밀’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어느 정도 비리가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기중개상들이 돈과 권력을 쥐는 프로세스는 대략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군에서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시작하면 해외 업체와 손을 잡고 입찰에 참가한다. 입찰 참가 직후 소요 제기 부서나 그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 수시로 접촉해 사업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개상 대부분이 소요 제기 부서나 계약 담당 부서에 근무했던 예비역 장교나 군무원이기 때문이다. 가격이나 계약조건 협상에 나서는 현역 군인들과 군무원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과거 자신들의 상관이었던 사람들과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 중개상들은 현역군인들의 소득 수준이나 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제시하거나 용돈 명목으로 돈봉투를 쥐어주고 자신들이 중개하는 업체를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업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일 경우 중개상들은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그보다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도 접촉해 전역 또는 퇴직 후 취업 알선이나 리베이트 제공을 제시하고, 정책결정자가 정치인일 경우 스폰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정책결정자들과 중개상들은 사관학교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접촉도 쉽고 ‘딜’이 성사되기도 쉽다..." '중개상들은 고위급 정치인들을 움직여 군이 필요하지 않은 무기를 들여오게 해서 막대한 리베이트를 챙기고 군의 전력증강에 차질을 빚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에서 기정사실처럼 거론되기도 한다 가령 국민의정부 때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불곰사업으로 들여온 T-80U 전차나 BMP-3 장갑차는 극심한 부품난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다가 조기퇴역이 결정되었고, 무레나 공기부양정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연간 유류 소비량의 반 이상을 잡아먹는 ‘기름 먹는 괴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는 것. 이면의 진실과 과정이야 어쨌든 거래가 성사되어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중개업자들은 총사업비의 1~5% 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국제무기시장에서 중개업자들이 챙기는 수수료는 총사업비의 5% 정도가 관례지만, 수수료율은 사업비와 반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이번에 체포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은 3억 1000만 달러 규모의 러시아 무기 도입사업을 중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380만 달러를 받았고, 지난 2002년 FX 사업에서 5조 4천억 원 규모의 F-15K 전투기 도입을 중개한 모 중개업자는 중개 수수료로 30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중개 수수료가 이렇게 큰 것은 무기 가격이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개업자인 중고차 딜러가 2000만~3000만 원짜리 자동차를 판매하고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달리 무기 거래는 일반적인 자동차 거래가격에 ‘0’이 2~3개 더 붙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적게는 수 십대에서 많게는 수백 대씩 계약하는 전차의 경우 싼 것은 대당 30억 원, 비싼 것은 대당 120억 원에 달한다. 120억 원짜리 전차 100대 매매 계약을 중개하고 수수료로 1%만 받아도 120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전차는 그래도 싼 편이다. 대당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전투기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고 중개 수수료로 1%를 받으면 대당 10억 원이다. 전투기는 부대 편성을 위해 20대 단위로 구매하기 때문에 1개 대대분만 팔아도 200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데, 구매 규모가 40~60대로 커지면 중개업자가 챙길 수 있는 수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흔히 ‘인생 한방’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로또’ 1등의 확률이 840만 분의 1이고, 이마저도 당첨 되더라도 금액이 수십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확률도 높고 액수도 더 큰 무기중개업에 퇴역 군인들이 몰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무기중개업으로 갑부가 된 사람들 한국 여성과 결혼해 국내에서는 ‘캐 서방’으로 불리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에서는 성공한 무기중개상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유리 오로프는 소총부터 헬기까지 막대한 양의 무기를 팔아 부를 축적해 부귀영화를 누리며,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탑모델을 아내로 맞는 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산다. 일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영화 속 유리 올로프는 ‘죽음의 상인’으로 유명한 빅토르 부트(Victor Bout)라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다. 소련 정보기관 KGB에서 장교로 근무했던 부트는 냉전이 끝난 직후 화물운송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통해 각지에 방치되어 있는 구소련군의 무기를 수집, 세계 각지의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에게 팔았다. 부트는 지난 2008년 태국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될 때까지 약 20여 년에 걸쳐 수백억 달러의 어치의 무기를 팔아치웠고, 여기서 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조 7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방법은 대단히 간단했다. 소련이 망하면서 월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군 지휘관들에게 접근해 푼돈을 쥐어주고 부대에 방치된 각종 무기들을 고철 값도 안 되는 헐값에 사들인 뒤 내전이 한창인 국가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비싸게 파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부트의 실적은 무기중개업 분야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바실 자하로프(Basil Zaharoff)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터키 태생이지만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던 자하로프는 ‘죽음의 슈퍼 세일즈맨’이라 불렸으며, 20세기 초에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에 개입해 천문학적인 무기를 팔아 치웠다. 그가 무기중개상으로 처음 발을 내딛었었던 1877년, 그는 한 무역회사의 그리스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그리스 정부에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무기였던 잠수함 1척을 판매한 뒤, 곧바로 이스탄불로 가서 “당신들의 적성국이 최첨단 무기인 잠수함을 구입했다”고 알려 터키 정부에 2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계약이 체결된 직후 모스크바로 날아간 자하로프는 “터키가 잠수함으로 흑해의 입구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막으면 러시아의 안보가 흔들린다”고 위협해 4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이었다. 자하로프의 능력을 높이 산 영국 최대의 방산업체 비커스(Vickers)는 그를 임원으로 고용하고 로비스트로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어진 제2차 보어전쟁부터 러일전쟁, 발칸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대규모 전장에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무기를 팔아 치웠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그의 중개로 거래된 무기는 전함 4척, 순양함 5척, 잠수함 54척, 전투기 및 비행선 5,500여 대, 야포 2,300여 문과 기관총 10만 정 등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팔아먹는 ‘자하로프 시스템'(Zaharoff system)을 만들어 낸 것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잘생긴 외모와 14개 국어에 능통한 유창한 화술을 바탕으로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을 침대로 끌어들인 뒤 이들을 조종해 정치인들을 움직여 전쟁을 일으킨 뒤 전쟁 당사국 모두에게 무기를 팔았다. 이러한 무기중개업을 통해 그가 벌어들인 돈은 추정조차 불가능하다. 다만 국가를 움직여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돈이 있었고, 원활한 무기 공급으로 전쟁에 기여했다고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프랑스에서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을 정도로 부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다. 무기중개업은 말 그대로 인명을 살상하는 도구를 사고파는 행위를 중개해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거래는 국가안보라는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무기중개업 역시 필요악이지만, ‘살상도구를 사고파는 것을 알선한다’는 점에서 무기중개업은 합법과 불법 여부를 떠나 도덕적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무기중개상들은 그 누구보다 준법정신과 애국심, ‘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바로잡혀 있어야 하지만, 최근 ‘줄줄이 비엔나’처럼 쏟아져 나오는 국내 방산비리 사범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린다 김에서 ‘클라라 회장님’까지...무기중개상의 세계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린다 김에서 ‘클라라 회장님’까지...무기중개상의 세계

    탤런트 클라라와 진실공방을 벌이며 의도치 않게 유명세를 탔던 이른바 ‘클라라 회장님’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된 이규태 회장은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업체인 일광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가 소속된 일광그룹의 수장으로 ‘클라라 카톡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는 무기중개업계에서 꽤 알려진 무기중개업자였다. 합수단은 일광그룹의 계열사인 일광공영이 지난 2009년 공군의 전자전훈련장비 도입 사업에서 터키 업체의 국내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장비 원가를 부풀려 과도한 이익을 챙긴 뒤 이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로 이 회장을 체포하고 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회장이 체포됨에 따라 과거 ‘린다 김 사건’에 이어 ‘무기중개상’이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도대체 이 ‘무기중개상’이라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 -성공하면 로또 부럽지 않은 대박 무기중개상, 이른바 로비스트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역시 린다 김이다. 지난 2007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故 장진영이 열연했던 배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그녀는 김영삼 정부 시절 공군의 통신감청용 정찰기 획득사업인 이른바 ‘백두사업’에서 미국 방산업체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성능 미달의 장비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는 이 계약 성공에 대한 대가로 미국 방산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그녀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빼어난 화술과 미모를 무기로 주요 무기 도입 사업 중개에 뛰어들어 공군의 무인공격기 도입사업(600억 원), 공대지 미사일 도입사업(2,000억 원), 전자전 장비 도입사업(685억 원) 등 국내외 주요 무기도입 사업에서 로비스트로 활약했다. 무기중개업으로 큰돈을 번 그녀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잠시 손을 댔지만, 곧 ‘본업’인 무기중개업으로 돌아왔다. 중개업만큼 벌이가 쏠쏠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2007년 모 방송에 출연해 “로비스트는 개인적 능력과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수십 배의 돈을 벌어들인다”고 밝힌 바 있었다. 실제로 그녀가 지난 2008년 사들였던 서초동 일대의 땅은 수십 억대 규모에 달한다. 린다 김 외에도 수백억 대 자산가로 알려진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故 조풍언 회장은 DJ정부 ‘얼굴 없는 실세’로 위세를 떨쳤고, 지난 2012년 자택에서 1,400억 원을 강도들에게 털려 이슈가 됐던 무기중개상 김영완 씨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 중 한명으로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을 정도로 정권과 깊은 유착 관계를 맺기도 했다. 무기중개상들이 막대한 돈과 권력을 쥘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중개하는 품목 자체가 워낙 천문학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물건들이며, 거래 과정 일체가 ‘군사비밀’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어느 정도 비리가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기중개상들이 돈과 권력을 쥐는 프로세스는 대략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군에서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시작하면 해외 업체와 손을 잡고 입찰에 참가한다. 입찰 참가 직후 소요 제기 부서나 그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 수시로 접촉해 사업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개상 대부분이 소요 제기 부서나 계약 담당 부서에 근무했던 예비역 장교나 군무원이기 때문이다. 가격이나 계약조건 협상에 나서는 현역 군인들과 군무원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과거 자신들의 상관이었던 사람들과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 중개상들은 현역군인들의 소득 수준이나 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제시하거나 용돈 명목으로 돈봉투를 쥐어주고 자신들이 중개하는 업체를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업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일 경우 중개상들은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그보다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도 접촉해 전역 또는 퇴직 후 취업 알선이나 리베이트 제공을 제시하고, 정책결정자가 정치인일 경우 스폰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정책결정자들과 중개상들은 사관학교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접촉도 쉽고 ‘딜’이 성사되기도 쉽다..." '중개상들은 고위급 정치인들을 움직여 군이 필요하지 않은 무기를 들여오게 해서 막대한 리베이트를 챙기고 군의 전력증강에 차질을 빚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에서 기정사실처럼 거론되기도 한다 가령 국민의정부 때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불곰사업으로 들여온 T-80U 전차나 BMP-3 장갑차는 극심한 부품난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다가 조기퇴역이 결정되었고, 무레나 공기부양정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연간 유류 소비량의 반 이상을 잡아먹는 ‘기름 먹는 괴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는 것. 이면의 진실과 과정이야 어쨌든 거래가 성사되어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중개업자들은 총사업비의 1~5% 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국제무기시장에서 중개업자들이 챙기는 수수료는 총사업비의 5% 정도가 관례지만, 수수료율은 사업비와 반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이번에 체포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은 3억 1천만 달러 규모의 러시아 무기 도입사업을 중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380만 달러를 받았고, 지난 2002년 FX 사업에서 5조 4천억 원 규모의 F-15K 전투기 도입을 중개한 모 중개업자는 중개 수수료로 30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중개 수수료가 이렇게 큰 것은 무기 가격이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개업자인 중고차 딜러가 2000만~3000만 원짜리 자동차를 판매하고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달리 무기 거래는 일반적인 자동차 거래가격에 ‘0’이 2~3개 더 붙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적게는 수 십대에서 많게는 수백 대씩 계약하는 전차의 경우 싼 것은 대당 30억 원, 비싼 것은 대당 120억 원에 달한다. 120억 원짜리 전차 100대 매매 계약을 중개하고 수수료로 1%만 받아도 120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전차는 그래도 싼 편이다. 대당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전투기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고 중개 수수료로 1%를 받으면 대당 10억 원이다. 전투기는 부대 편성을 위해 20대 단위로 구매하기 때문에 1개 대대분만 팔아도 200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데, 구매 규모가 40~60대로 커지면 중개업자가 챙길 수 있는 수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흔히 ‘인생 한방’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로또’ 1등의 확률이 840만 분의 1이고, 이마저도 당첨 되더라도 금액이 수십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확률도 높고 액수도 더 큰 무기중개업에 퇴역 군인들이 몰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무기중개업으로 갑부가 된 사람들 한국 여성과 결혼해 국내에서는 ‘캐 서방’으로 불리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에서는 성공한 무기중개상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유리 오로프는 소총부터 헬기까지 막대한 양의 무기를 팔아 부를 축적해 부귀영화를 누리며,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탑모델을 아내로 맞는 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산다. 일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영화 속 유리 올로프는 ‘죽음의 상인’으로 유명한 빅토르 부트(Victor Bout)라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다. 소련 정보기관 KGB에서 장교로 근무했던 부트는 냉전이 끝난 직후 화물운송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통해 각지에 방치되어 있는 구소련군의 무기를 수집, 세계 각지의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에게 팔았다. 부트는 지난 2008년 태국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될 때까지 약 20여 년에 걸쳐 수백억 달러의 어치의 무기를 팔아치웠고, 여기서 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조 7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방법은 대단히 간단했다. 소련이 망하면서 월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군 지휘관들에게 접근해 푼돈을 쥐어주고 부대에 방치된 각종 무기들을 고철 값도 안 되는 헐값에 사들인 뒤 내전이 한창인 국가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비싸게 파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부트의 실적은 무기중개업 분야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바실 자하로프(Basil Zaharoff)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터키 태생이지만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던 자하로프는 ‘죽음의 슈퍼 세일즈맨’이라 불렸으며, 20세기 초에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에 개입해 천문학적인 무기를 팔아 치웠다. 그가 무기중개상으로 처음 발을 내딛었었던 1877년, 그는 한 무역회사의 그리스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그리스 정부에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무기였던 잠수함 1척을 판매한 뒤, 곧바로 이스탄불로 가서 “당신들의 적성국이 최첨단 무기인 잠수함을 구입했다”고 알려 터키 정부에 2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계약이 체결된 직후 모스크바로 날아간 자하로프는 “터키가 잠수함으로 흑해의 입구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막으면 러시아의 안보가 흔들린다”고 위협해 4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이었다. 자하로프의 능력을 높이 산 영국 최대의 방산업체 비커스(Vickers)는 그를 임원으로 고용하고 로비스트로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어진 제2차 보어전쟁부터 러일전쟁, 발칸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대규모 전장에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무기를 팔아 치웠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그의 중개로 거래된 무기는 전함 4척, 순양함 5척, 잠수함 54척, 전투기 및 비행선 5,500여 대, 야포 2,300여 문과 기관총 10만 정 등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팔아먹는 ‘자하로프 시스템'(Zaharoff system)을 만들어 낸 것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잘생긴 외모와 14개 국어에 능통한 유창한 화술을 바탕으로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을 침대로 끌어들인 뒤 이들을 조종해 정치인들을 움직여 전쟁을 일으킨 뒤 전쟁 당사국 모두에게 무기를 팔았다. 이러한 무기중개업을 통해 그가 벌어들인 돈은 추정조차 불가능하다. 다만 국가를 움직여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돈이 있었고, 원활한 무기 공급으로 전쟁에 기여했다고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프랑스에서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을 정도로 부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다. 무기중개업은 말 그대로 인명을 살상하는 도구를 사고파는 행위를 중개해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거래는 국가안보라는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무기중개업 역시 필요악이지만, ‘살상도구를 사고파는 것을 알선한다’는 점에서 무기중개업은 합법과 불법 여부를 떠나 도덕적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무기중개상들은 그 누구보다 준법정신과 애국심, ‘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바로잡혀 있어야 하지만, 최근 ‘줄줄이 비엔나’처럼 쏟아져 나오는 국내 방산비리 사범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경제 블로그] 뿌리내릴 새 없는 금융당국 정책

    [경제 블로그] 뿌리내릴 새 없는 금융당국 정책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넘었습니다. 진 원장은 국·실장의 70%를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쇄신 작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능력 위주 인사가 자리를 잡으면서 금감원 임직원들 사이에 ‘한번 해 보자’는 의욕이 느껴집니다. 그러는 사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는 게 있습니다. 전임 최수현 원장의 ‘흔적’입니다. 최 전 원장이 야심차게 시도했던 정책들은 2년이 채 안 돼 존폐 기로에 놓였습니다. 대표적인 게 국민검사청구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국민 200명 이상이 요청하면 금감원이 해당 금융사에 대한 검사를 하도록 한 것입니다. 감사원의 국민감사청구제도를 벤치마킹해 2013년 5월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있는 줄도 모르는 국민이 태반입니다. 지금까지 3건 접수됐고, 이 가운데 ‘동양 사태’에 관한 1건만이 청구 15개월 만인 지난달 초 제재가 통보됐습니다. 기존에 발표된 제재 방침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금감원 내부에서조차 폐지론이 팽배한 실정입니다. 금융소비자 민원 해소를 위해 도입한 민원발생평가제도 역시 업계 반발과 규제 완화 흐름에 따라 사라지게 됐습니다. 금감원은 ‘빨간 딱지’로 불린 민원 처리 성적표 대신 정성 평가 위주의 소비자보호실태평가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네요. 잘못된 관행과 불건전 행위를 개선하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소비자보호심의위원회와 금융 상품을 주제별로 알기 쉽게 소개한 ‘금융소비자리포트’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소식이 뜸합니다. 금감원은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지만 유야무야 사라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전임자 흔적 지우기는 금융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새 수장이 내정되면서 벌써부터 기술금융 열기가 한풀 꺾이는 모양새입니다. 수장이 바뀌면 정책의 중심이 바뀌는 것은 일견 당연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국민감사청구제도나 기술금융은 도입 당시부터 비판이 적지 않았던 정책입니다. 때로는 잘못 꿴 정책이 수장 교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의도적인 전임자 색깔 빼기가 진행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새 수장은 자신의 색깔을 내보일 때 신중해야 합니다. 자신이 떠나고 난 뒤 폐기 처분되면 안 되니까요. 새 술도 좋고 새 부대도 좋지만 매번 이래서야 고객은 언제쯤 잘 익은 술을 맛보겠습니까.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50대 배우, 유명해지고 싶어 술집에서 소란 피우다…

    50대 무명 배우가 “나도 유명해지고 싶다”며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영화 등에 주로 단역으로 출연해 온 이모(50)씨를 술집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업무방해)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4일 오후 10시쯤 지인 한 명과 함께 이 술집에 들어왔지만 5분도 안 돼 일행이 자리를 뜨자 혼자서 양주 한 병을 비웠다. 만취한 이씨는 테이블에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 수십만원의 현금을 올려놓고 “나는 배우다. 이렇게 해서라도 뜰 거다”라며 주변 손님들이 듣도록 큰 소리로 떠들었다. 별 반응이 없자 술집 주인 A씨에겐 욕설을 하고 주변 손님들에게도 반발로 행패를 부렸다. A씨는 “낯이 약간 익긴 했지만 배우인 줄은 몰랐다”면서 “이씨가 앉아있던 테이블 위에 놓인 한 방송국 식권을 보고 배우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결국 난동을 참지 못한 손님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뜨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난동을 피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경찰서로 이송되는 과정에서도 유명 연예인을 언급하며 자신도 유명해지고 싶다는 말을 했으며 무명 배우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어 이게 아닌데’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강도

    ‘어 이게 아닌데’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강도

    길 가던 여성을 위협해 가방을 빼앗은 강도가 자신의 오토바이를 도둑맞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고 영국 미러가 3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촬영된 이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각종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상은 한적한 골목길로 들어서는 한 여성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때 여성 옆을 지나던 오토바이 한 대가 그녀 옆에서 멈춰 선다. 이후 오토바이에서 내린 남성은 흉기를 꺼내 들고 여성을 위협해 그녀의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다. 그러나 이 남성은 범행 후 자신이 타고 온 오토바이는 그대로 세워놓은 채 해당 장소를 떠난다. 이때 피해 여성이 가해 남성의 오토바이를 타고 자리를 떠나는 엉뚱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그야말로 이 강도는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입은 ‘소탐대실(小貪大失)’을 몸소 보여준 것. 하지만 해당 영상을 두고 ‘이는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연출해 제작한 것이 분명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충분히 있을법한 상황으로 보인다”라는 상반된 주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미러는 최근 페이스북에 게재된 후 화제가 되고 있는 해당 영상의 자세한 사항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영상=Franco Rebosura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국회의원 후원금 1위 김재원…비례 하위 박윤옥·이자스민 순

    국회의원 후원금 1위 김재원…비례 하위 박윤옥·이자스민 순

    국회의원 후원금, 이자스민 국회의원 후원금 1위 김재원…비례 하위 박윤옥·이자스민 순 제19대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후원회를 통해 모금한 후원금의 합계가 504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일 정치자금법에 따라 공개한 ‘2014년도 국회의원 후원회 후원금 모금액’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299명의 후원금 모금 총액은 504억 1173만원, 1인당 평균 모금액은 1억 6860만원으로 집계됐다. 국회의원 총원 300명 중 후원회를 두지 않은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비례대표) 의원은 모금액 산정 명단에서 제외됐다. 작년 후원금 총액은 재작년인 2013년의 381억 9200만원보다는 122억 1973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가 지역구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 한도(평년 1억 5000만원)를 2배인 3억 원으로 늘려주는 3대 선거(대선·총선·지방선거)가 있는 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 폭은 매우 작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인당 평균 모금액을 보면 선거가 있는 해의 지역구 의원 모금액 한도 3억원의 절반 수준밖에 채우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각종 이익단체의 후원금 입법 로비 의혹 속에 관련자들과 정치인들이 구속 수사를 받는 등 파문이 불거지면서 정치인들을 자발적으로 후원하려는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출판기념회 폐지 논란과 정치에 대한 무관심 풍조의 확산도 후원금 모금이 저조했던 데 대한 일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모금액 한도를 정확히 채우거나 초과한 의원도 새누리당 11명, 새정치민주연합 6명, 정의당 1명 등 18명에 불과했다. 이 중 지역구는 11명, 비례대표(한도 1억 5000만원)는 7명이었다. 작년엔 모금액 한도를 정량 또는 초과 달성한 의원이 87명에 달한 만큼 올해는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한도를 초과한 지역구 의원 가운데 새누리당 나경원(서울 동작을)·새정치연합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7·30 재·보선 당선자여서 모금액 한도가 1억 5000만 원으로 제한됐다. 한도를 넘게 후원금을 모금한 경우 선관위가 ‘고의성’ 여부를 심사해 의도적이라고 판단하면 고발을 비롯한 법적 제재를 한다. 다만 올해도 초과 모금 대부분이 연말에 후원금이 몰리는 바람에 한도를 넘어선 사례로 나타나 상한선을 넘은 금액만큼만 다음 연도로 이월하면 문제가 없다. 정당별 총액은 새누리당이 약 277억 525만원, 새정치연합이 211억 9782만 원, 옛 통합진보당이 6억 1150만 원, 정의당이 7억 7815만 원, 무소속이 1억 1900만 원을 각각 거둬들였다. 정당별 1인당 평균 모금액은 여당인 새누리당이 1억 7535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새정치연합 1억 6432만 원, 정의당 1억 5563만 원, 옛 통합진보당 1억 2230만 원, 무소속 5950만 원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인 여야 모금액 평균을 보면 비슷한 수준이어서 이른바 ‘여당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모금액 1위에는 3억 1066만 원을 모은 새누리당 김재원(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이 올랐고, 꼴찌는 1705만 원을 모금하는 데 그친 새정치연합 권은희(광주 광산을)이었다. 친박(친박근혜) 주류 핵심인 김 의원은 지난해 요직인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아 활약하면서 인지도를 높인 바 있다. 반면 지난해 7·30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입성한 권 의원은 모금 기간이 짧았던 데다 공천 파동으로 여론이 좋지 못했던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인 이완구 국무총리(충남 부여·청양)는 지난해 한도에서 4000만원가량 못 미치는 2억 6012만원을 모금했다. 새누리당 김무성(부산 영도) 대표는 사실상 한도를 채운 2억 9999만원을 모아 당내 모금액 순위 8위를 차지했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부산 사상)는 2억 7198만원을 모금했다. 반면 비례대표 중에서는 박윤옥 새누리당 의원이 3875만원으로 가장 적었고, 다음이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으로 4044만원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키리졸브 연습에 또 미사일 ‘도발’

    北, 키리졸브 연습에 또 미사일 ‘도발’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반발해 ‘키리졸브’ 연습 첫날인 2일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이날 외교 당국 명의의 성명을 통해 전면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군사적 긴장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오늘 새벽 6시 32분부터 6시 41분 사이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남포 일대에서 동해로 발사했다”면서 “사거리는 각각 495㎞, 493㎞”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최고 속도가 마하 4.3(시속 약 5260㎞), 최고 고도가 134㎞인 점을 감안해 최대사거리 500㎞의 스커드C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서해안에 인접한 남포에서 동북 쪽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북한 내륙을 가로질러 원산 호도반도를 지나 갈마반도 남쪽 50㎞ 공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올 들어 지난달 6일과 8일, 20일에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날 서해안에서 동해로 발사된 스커드 미사일은 사거리가 가장 길다.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를 활용해 한반도 전역을 핵과 미사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이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성해 남북 관계 악화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적 행위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직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적들의 사소한 도발 책동에도 조국통일대전으로 대답할 멸적의 의지에 넘쳐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가진 이상 자신들이 결코 수세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라고 봤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다음달 말까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포 사격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대남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총탄이 아닌 대포나 미사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위협해 이를 빌미로 한 도발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축구장서 정사 나눈 남녀 동영상, 알고보니…

    축구장서 정사 나눈 남녀 동영상, 알고보니…

    얼마 전 해외에서 진위 논란을 일으킨 ‘축구장 성행위 커플’ 영상이 구단 측의 ‘의도적 연출’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의문의 커플이 축구장 중앙에서 성관계를 갖는 영상이 올라와 누리꾼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후 해당 영상은 누리꾼들에게 진위 논란을 일으켰으며 일부 누리꾼들은 BBC 범죄드라마 ‘무언의 목격자(Silent Witness)’의 삭제된 한 장면 같다고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2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프로축구팀 찰턴 애슬래틱 FC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축구장 성행위 커플’의 진실이 담긴 영상을 깜짝 공개하면서 해당 영상은 결국 연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찰턴 애슬레틱 FC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축구장 밖 한적한 거리에서 키스를 나누던 남녀가 잠시 후 아무도 없는 축구장 안으로 뛰어들어가 축구장 중앙에서 성관계를 갖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다. 27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축구장 성행위 커플’ 영상은 찰턴 애슬래틱 FC구단 측이 오는 5월부터 홈구장 ‘더 밸리’를 일반에 빌려준다는 내용을 알리고자 의도적으로 특정한 상황을 연출하는 ‘퍼블리시티 스턴트(Publicity Stunt)’의 일환으로 기획해 유포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영상=Charlton Athletic Football Club/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씨줄날줄] 영화 ‘버드맨’과 김치 냄새 논란/문소영 논설위원

    올해로 87회인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등 4관왕의 영예를 안은 영화 ‘버드맨’은 왕년에 인기 절정을 누렸던 영화배우 리건 톰슨이 꿈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브로드웨이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다음달 5일 한국에서도 개봉한다. 그런데 영화 ‘버드맨’의 수상과 함께 찾아온 뉴스는 이 영화가 한국 문화를 폄하했다는 지적으로, 흥행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다. 극 중에서 버드맨의 딸 역할을 맡은 배우 에마 스톤이 동양인이 운영하는 꽃가게에 들러 꽃들을 가리키면서 “모두 김치같이 역한 냄새가 난다”(It all smells like fucking kimchi)고 대사를 쳤다는 것이다. 버드맨의 딸이 매우 신경질적인 캐릭터를 보여 주려는 의도에서 설정된 상황이라고 설명한 해명 보도도 나왔다. 문제의 대사를 친 에마 스톤은 한식 마니아로 알려졌다고 한다. 이날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40대의 퍼트리샤 아켓이 “우리는 그동안 다른 모두의 평등을 위해 싸워 왔다. 이제는 우리의 임금 평등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가질 때”라고 멋진 수상 소감을 말하자 여배우 메릴 스트립과 가수 제니퍼 로페즈가 열띤 박수에 환호성을 보내 왠지 뭉클했는데 때아닌 ‘김치 냄새 논란이라니’ 싶다. 오히려 ‘김치’가 미국 영화 대사에 등장할 만큼 널리 알려진 음식인가 싶은 의문이 우선되고 궁금한 것이 아닌가. 일본의 스시가 세계적인 고급 음식이 됐지만, 그전에 대중예술과 미디어에서 일본의 날생선을 먹는 문화가 야만적으로 묘사된 적이 적지 않았다.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다고 해도 발효 음식인 김치는 사실 먹기 쉬운 음식이 아니다. 고린내 같은 냄새로 숙성된 치즈랑 비슷하다. 요구르트도 처음 먹을 때는 떨떠름한 맛과 향이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음식에 들어가는 오장을 뒤집어 놓을 듯한 향채는 또 어떤가. 이런 각국의 특별한 음식문화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지상파 TV나 케이블 TV에서 오만 가지 품평이 쏟아지곤 했다. 그것은 특정 음식과 문화권을 폄하하는 것이었던가, 아니면 소개했던 것인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향락 생활과 죽음을 묘사한 미국 영화 ‘디 인터뷰’를 표현의 자유라며 옹호했다면 ‘김치 냄새’ 같은 대사는 덤덤히 넘어가는 것이 맞지 않겠나. 이현령비현령으로 적용하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면 말이다. 또 버드맨의 의도적인 네거티브 마케팅이라면 모를까. 한국 문화 폄하 논란은 과도한 의혹 제기다. 미국 영화 ‘루시’에서 최민식이 비정한 폭력배로 나와 한국어로 연기하거나, 007시리즈 중에서 북한이 테러 국가로 나오는 바람에 한국어(북한말)가 나오거나 하면 어색하면서도 재밌어하지 않았던가. 자국민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민족주의는 과도하면 촌스럽거나 못난 열등감의 폭발로 비춰진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비리 집합소’ 전북 싱크탱크

    ‘비리 집합소’ 전북 싱크탱크

    전북도의 싱크탱크인 전북발전연구원 운영이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전북도의 특별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24일 전북도에 따르면 연구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연구원 26명 가운데 23명이 지난 3년간(2012∼2014) 각종 비위에 연루된 혐의로 징계 대상에 포함됐다. 전북발전연구원은 연구원과 행정직원 등 총 34명이 근무하면서도 법인카드를 31장이나 발급받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 주점 등 클린카드 사용이 제한된 업종에서 24회에 걸쳐 25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3년간 비상근 위촉연구원, 초빙연구원 183명을 임용하는 과정에서 근무 일수도 정하지 않았고 출근 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무려 10억 7800여만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실적평가금 지급 과정에서는 의도적으로 비율을 높여 580여만원을 초과 지출하고 우수직원 포상금은 근무실적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2명을 제쳐놓고 B등급과 C등급을 받은 3명에게 각각 1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신들과 직결된 외부 강연이나 해외 연수 등에서 관련 법규를 어기기 일쑤였다. 대가를 받는 외부활동의 경우 별도의 출장여비를 지급할 수 없는데도 연구원 16명이 94회에 걸쳐 163만원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 중국과 일본 등 4차례의 해외 벤치마킹 연수를 다녀오고 나서는 작성해야 할 연구보고서를 쓰지 않아 예산 2000여만원을 낭비했다. 이 같은 그릇된 행태가 장기간 방치된 것은 연구원 내부가 ‘서로 눈 감고 봐주기식’으로 운영된 데다 내부 견제장치가 없어 더욱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김용배 도 감사관은 “사무 전반에 대한 운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생각보다 도덕적 해이 현상이 심한 것 같아 연구원들에게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면서 “전북발전연구원이 재정운영과 연구업무 등을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방안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체제 강화 노린 北 도발 가능성 경계할 때다

    북한이 연일 대남 무력 시위를 격화시키고 있다. 북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는 어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어 ‘만단의 전투동원 태세’를 주문했다. 얼마 전 군 부대를 시찰하면서 “2015년 10월까지 모든 전쟁 준비를 완성하라”고 독려하던 그였다. 그는 며칠 전에는 우리의 서해 5도 점령 작전을 방불케 하는 섬타격·상륙 연습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북한 정권의 1인자가 전면에 나서 호전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수순으로 읽힌다. 정부가 이런 북의 속내를 잘 들여다보면서 위기 관리에 만전을 기할 때다. 북의 이런 무력 시위는 상투적 행태일 수도 있다. 북한은 해마다 키리졸브나 독수리연습 등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앞두고 연례 행사처럼 군사적 긴장을 고취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여느 해보다 거친 태도다. 북한 노동신문은 어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겨냥, “도발하면 통째로 수장해 버릴 것”이라고까지 위협했다.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내비쳤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자세다.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려 내부 불안 요인을 덜려는 의도일 개연성이 농후한 셈이다. 까닭에 무엇보다 우리 측의 대응이 중요하다. 북한 지도부가 남북 상생을 위한 대화 테이블로 나오면 좋으련만, 적어도 당분간은 그럴 가능성이 적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음달 초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은 계획대로 실시해 북의 위협이 먹히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다만 북의 이른바 ‘최고 존엄’을 직접 건드리는, 민간 차원의 대북 전단 살포는 최소한 일정 기간 자제해 북측에 도발 빌미는 주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물론 북한이 당면한 경제난, 특히 유류난과 재래식 무기 노후화 등으로 인해 당장 전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 같은 고강도 무력 시위는 몰라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을 포함한 중·저강도 도발을 벌일 가능성은 크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아닌가. 비록 북의 최근 일련의 위협적 태도가 긴장 수위를 높여서 세습체제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해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될 이유다. 혹시라도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속담을 맹신해선 안 될 것이다. 정부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 같은 예기치 않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대비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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