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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남미] 임신 8개월 임산부 배에서 태아를 ‘훔친’ 여성

    [여기는 남미] 임신 8개월 임산부 배에서 태아를 ‘훔친’ 여성

    브라질의 40대 여성이 임신 8개월의 임산부 자궁에서 태아를 ‘강탈’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남동부의 한 마을에서는 복부가 찢어진 채 나무에 묶여 숨져있는 23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현지 경찰이 수사 끝에 체포한 용의자 중 한 명은 안젤리나 로드리게스(40)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현지의 한 산부인과에 갓 태어난 미숙아를 데리고 갔다가 덜미를 붙잡혔다. 당시 아기를 본 의사가 아기의 건강상태와 산모로 보이지 않는 용의자를 의심했고, 이후 경찰에 신고하면서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로드리게스는 평소 아이를 가지고 싶었지만 임신이 되지 않자, 임산부의 태아를 ‘훔칠’ 목적으로 피해자를 공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로드리게스는 웹사이트에서 만난 피해자에게 의도적으로 다가가 친분을 쌓은 뒤,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한 뒤 취한 그녀를 나무에 묶었고, 그 상태에서 날카로운 도구 등을 이용해 여성의 복부를 찢고 자궁에서 태아를 꺼냈다. 체포된 로드리게스의 한 친척은 “그녀는 평소에도 여자아이를 매우 키우고 싶어했다”고 증언해 끔찍한 살인사건의 동기를 짐작케 했다. 경찰은 “로드리게스는 자신 혼자 벌인 범행일 뿐, 남편은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남편뿐만 아니라 제3자도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숨진 피해자의 아기는 사건 과정에서 머리에 자상을 입었으며,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성과 특성화고 출신 탈락시킨 국립대 교수 중형 선고

    여성과 특성화고 출신 수험생을 대학 입시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탈락시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대학 교수에게 법원이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중형을 선고했다. 청주지법 충주지원 제1형사부(부장 정찬우)는 18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국립대 교수 A(56)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1억2000만원, 추징금 6000만원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의적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 입시 공정성을 훼손했고, 뇌물을 요구해 수수하는 등 범행 수법과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범행 은폐까지 시도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씨의 입시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같은 대학 조교(41)와 입학사정관(44)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원과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신입생 선발 1차 서류 전형에서 특성화고 출신 학생과 여성 수험생들에게 고의적으로 낮은 점수를 줘 불합격시켰다. 학과 취업률 상승이 이유였다. A씨는 학과장 재직 당시 실습기기 납품업체에게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해당 대학은 A씨를 지난해 12월 해임했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미국인이 새로 뽑은 뒤 1년 내 팔아버린 차 Top 11

    미국인이 새로 뽑은 뒤 1년 내 팔아버린 차 Top 11

    자동차 구매는 개인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투자 중 하나다. 하지만 차를 산 뒤 후회해 다시 팔아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특히 더 높은 비율로 다시 팔리는 차가 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1일(현지시간) 미 중고차 정보사이트 아이시카스닷컴이 발표한 가장 많이 재판매 된 자동차 상위 11종을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신차 2400만 대의 판매 상황을 분석한 것이다. 여기서 재판매 비율은 재판매 대수를 각 차량의 신차 판매 대수로 나눈 것이다. 참고로 이 조사에서는 주행거리 500마일(약 800㎞) 이상인 신차와 4000마일(약 6400㎞) 이하인 중고차는 제외했다. 아이시카스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평균 재판매 비율은 1.5%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차는 눈에 띄게 높았다. 그것은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다. 사실 가장 많이 재판매되는 자동차 상위 11종 중 6종 역시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잘못된 구매라는 말은 아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BMW도 값비싼 자동차이므로 구매자들의 기대 역시 다른 차보다 높아져 중간급 세단과 달리 쉽게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자동차 분석가로 수석 연구실장인 마이크 램지에 따르면, 구매 비용도 큰 요인이다. 램지 실장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이유는 어느 쪽이나 매우 값비싼 차이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구매한 뒤 유지비 부담이 커서 빨리 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시카스닷컴의 최고경영자(CEO)인 퐁 리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데 재판매 비율을 높이는 제조업체와 딜러 사이의 의도적인 마케팅 전략을 원인으로 본다. 두 회사의 많은 딜러가 신차를 고객을 위한 대차용으로 구매했다가 1년 안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 CEO는 “즉, 소유주는 차를 점검 등의 이유로 딜러에게 넘길 때, 대차로 신형 모델을 받는다. 그래야 해당 브랜드로부터 신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조사 결과에 기술했다. 또한 “게다가 이는 브랜드의 신차 판매 대수를 늘려 회사에 ‘최고의 명품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실는다”면서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매년 그 이름을 걸고 싸우는 것”이라고 적었다. 재판매 대수가 많은 점의 또 다른 이유로는 고급 차들이 다른 모델들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빠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고급차는 장기적인 투자가 아니라 단순히 높은 사회적 신분의 상징으로 구매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뿐만 아니라 회사 차량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딜러들은 대부분 차를 수리나 점검해 주는 고객 서비스로 대량의 대차를 보유하고 있다고 램지는 덧붙였다. 그러니까 주행거리가 적은 차를 다시 팔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미국의 소비자들이 금세 처분한 차량 11종이다. 괄호 속 숫자는 1년 뒤 재판매 비율이다.  11위 닛산 버사(3.2%)   10위 스바루 WRX(3.3%)  9위 크라이슬러 200(3.8%)  8위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3.9%)  7위 BMW 4시리즈(3.9%)  6위 BMW X3(3.9%)  5위 닷지 다트(3.9%)  4위 닛산 버사 노트(4.0%)  3위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6.1%)  2위 BMW 5시리즈(7.1%)  1위 BMW 3시리즈(8.0%)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판빙빙, 잠적 135일 만에 베이징 공항서 모습 포착…사망설 종식

    판빙빙, 잠적 135일 만에 베이징 공항서 모습 포착…사망설 종식

    이중계약과 탈세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어마어마한 세금과 벌금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진 톱스타 판빙빙이 135일 만에 모습이 포착됐다. 대만 싼리 뉴스채널 등은 16일 중국 매체 등을 인용, 판빙빙이 15일 저녁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파파라치에 의해 찍힌 것으로 전해진 사진 속에서 판빙빙은 검은색 롱점퍼를 입고 흰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고개를 숙인 모습이었다. 싼리 채널은 판빙빙이 매우 수척해진 모습으로 내내 무표정했다고 전했다. 판빙빙이 종적을 감춘 지 장장 135일 만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판빙빙의 복귀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이에 대한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판빙빙이 공항을 나서면서 탑승한 차의 번호판이 ‘징(京)A’로 시작하는 관용차량인 것을 밝혀내며 “의도적으로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것 아니냐”라면서 “관용차에 탑승한 것으로 보아 정부 관계자와 동행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판빙빙이 지난 3일 사과문을 올린 뒤에도 그의 생사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판빙빙은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탈세를 한 혐의로 중국 세무당국으로부터 벌금 5억 9500만 위안, 미납 세금 2억 8800만 위안 등 총 8억 8394만 6000위안(약 1438억원)을 내라는 명령을 받았다. 벌금과 세금 납부를 위해 판빙빙은 아파트 41채를 처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치원 비리 왜 끝없나 했더니… ‘내 회사’로 생각하는 원장들

    유치원 비리 왜 끝없나 했더니… ‘내 회사’로 생각하는 원장들

    정부, 전국 4280곳에 年 2조 지원하지만 유치원들 “학부모가 혜택받는 것” 생각 누리과정 도입 전 ‘쌈짓돈’ 인식 남아있어 수입·지출 공통 회계 시스템 부재도 문제원장이 교비(원비)로 명품 핸드백을 사는 등 사립유치원의 만연한 비리상이 담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유치원 실명과 함께 공개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때마침 내년도 원아 모집이 시작된 터라 ‘비리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도 되는지 혼란이 더 커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2013~17년 감사 결과에는 사립유치원 1878곳의 비리 5951건이 담겼다. 비판이 커지자 교육부는 사립과 국·공립 유치원 8700곳의 감사 결과를 모두 실명 공개하는 방안도 시·도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 일부 사립유치원의 방만한 운영 관행은 왜 바뀌지 않을까. 질문과 답변(Q&A) 형식으로 의문을 정리했다. ①사립유치원은 정부 지원을 얼마나 받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국가가 사립유치원을 지원한 적 없다”고 주장한다. 사실이 아니다. 전국 사립유치원 4280여곳(2017년 4월 기준)이 누리과정(취학 전 만 3~5세 아동에게 제공하는 국가 교육·보육과정) 예산 등으로 지원받는 돈은 연간 약 2조원이다. 정부가 원아 1명당 29만원(공통교육과정비 22만원+방과후 과정비 7만원)을 유치원에 직접 준다. 또 교사처우개선비와 교재교구구입비 등도 지원받는다. 한유총 등이 지원 사실을 부정하는 건 “누리과정 지원은 유치원이 아닌 학부모가 혜택받는 것”이라는 논리 때문이다. ②유치원 회계 비리 왜 자꾸 터지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현행법상 사립유치원은 공공 성격의 엄연한 ‘학교’임에도 일부 설립자들은 수익 창출을 위한 개인 사업장 정도로 여긴다. 특히 누리과정 도입으로 대규모 정부 지원이 시작된 2012년 이전에는 교육청 등 행정기관의 지도 감독이 훨씬 느슨했다. 당시 인식을 버리지 못한 유치원장 등이 여전히 유치원비를 쌈짓돈처럼 쓰는 사례가 있다. 또 영세한 사립유치원 중에는 재무회계 업무를 제대로 하는 사무직원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의도적 비리뿐 아니라 회계행정상 실수로 감사에 적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유치원들이 수입과 지출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을 공통 회계 시스템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공·사립 초·중·고교와 국공립유치원은 ‘에듀 파인’이라는 공용 회계 시스템을 활용해 운영 상황을 모두 기록한다. ③막을 방법은 없나 교육청이 감사를 강화할 수도 있지만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앞서 말한 ‘에듀 파인’ 시스템 등의 도입이다. 이렇게 되면 정해진 항목에만 돈을 쓰고, 모든 수입과 지출을 기록해야 한다. 정인숙 경기교육청 시민감사관은 “유아교육법을 개정해 사립유치원 지원 항목을 ‘지원금’에서 ‘보조금’으로 고쳐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용도가 규정된 보조금은 유용하면 횡령죄 처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④교육부는 아무것도 안 하나 성난 민심을 확인한 교육부도 손 놓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유치원들이 감사 때 지적사항을 고쳤는지 조사해 실명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회계·감사 시스템 개선 등을 포함한 ‘사립유치원 종합대책’을 이달 안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이노션서 배운 대학생들의 ‘자전거 안전의식‘ 캠페인

    이노션서 배운 대학생들의 ‘자전거 안전의식‘ 캠페인

    이노션은 ‘이노션 멘토링 코스’ 시즌8에서 우승한 대학생 팀이 만든 자전거 안전 캠페인 ‘낫뷰티벗세이프티’(Not Beauty But Safety, 이하 NBBS) 시작됐다고 14일 밝혔다. NBBS 캠페인은 자전거 헬멧 착용 뒤 머리가 망가지거나 화장이 지워진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사용자 참여형 캠페인이다. 지난 12일 개설된 NBBS 캠페인 공식 홈페이지(http://notbeautybutsafety.org)에 접속해, 자전거 헬멧을 착용한 뒤 머리가 망가진 모습이나 의도적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린 셀카를 업로드하면 NBBS 캠페인 필터가 적용된 사진이 제작된다. 참여자는 해당 사진을 ‘#NBBS’, ‘#헬멧착용캠페인’과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동참을 원하는 지인을 지정하면 된다.NBBS 아이디어를 낳은 이노션 멘토링 코스는 미래 광고인을 육성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이다. 시즌8에서는 대학생 참가자 5명과 이노션 광고 전문가 멘토 1명으로 구성된 5개 팀이 7월 한 달간 ‘자전거 안전의식 제고’ 공익 캠페인 기획안을 수립해 왔다. 경쟁 프레젠테이션 심사에서 NBBS 캠페인이 최우수 아이디어로 선정, 2개월 준비 끝에 캠페인을 집행하게 됐다. 이노션은 캠페인 실행에 필요한 지원금 5700만원을 지급하고, 캠페인 완료 단계까지 실질적인 멘토링을 지속해서 제공할 계획이다. 이노션 이규용 멘토는 “NBBS 캠페인은 자전거 헬멧을 기피하는 이유가 외모적인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총부리에 맞선 로메로 대주교 성인 추대에 엘살바도르 축하 물결

    총부리에 맞선 로메로 대주교 성인 추대에 엘살바도르 축하 물결

    엘살바도르 내전 때 우익 장교들에 항거하다 의롭게 생을 등진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가 성인으로 추대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 마당에서 열리는 시성식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6세와 함께 로메로 대주교를 성인으로 추대하는데 행사를 몇 시간 앞두고 산살바도르 교회들에는 로메로 주교를 추모하고 성인 추대를 축하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로메로 살바도르 대주교는 1980년 3월 미사를 집전하다 우익 군인들에게 총부리가 겨눠지는 수모를 당했다. 평소에 좌익이건 우익이건 민간인에 폐를 끼치는 행위를 공개 비판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그는 결국 우익 군인들의 총에 스러졌다. 그의 죽음은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고 엘살바도르 내전을 격화시켜 12년 동안 7만 5000명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그는 병사들에게 양심에 귀를 기울여 부당한 명령에는 복종하지 말라고 평소에도 강조해 지금도 일부 극우 집단으로부터 “신부로 변장한 게릴라”로 폄하되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8년이 됐지만 살바도르인들은 그를 사살한 군인들이 정의의 심판을 받지 않은 것에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1992년 사면 처분을 받았다. 그를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중남미 전역의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이어왔다. 하지만 극우 집단은 가톨릭 성인이라면 순교하거나 한 가지 이상의 기적을 행해야 했는데 그의 순교는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정치적 행동의 결과였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부각해 이를 막아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시각장애인 롤러코스터 금지는 차별” 법원 “에버랜드는 위자료 지급하라”

    국내 최대 테마파크 에버랜드가 시각장애인들의 롤러코스터 탑승을 제한한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15년 소송 제기 뒤 3년 4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부장 김춘호)는 11일 김모씨 등 시각장애인 3명이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위자료 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아울러 에버랜드에 시각장애인 탑승 제한을 규정한 자체 가이드북을 60일 이내에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또 이 기간을 넘길 경우 시정될 때까지 하루당 10만원을 추가 지급하라고 못박았다. 김씨 등은 2015년 5월 에버랜드에서 자유이용권을 끊고 롤러코스터인 ‘T익스프레스’를 타려다 제지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 측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해당 놀이기구가 비장애인보다 원고들에게 안전상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보기 힘들다”며 “시각장애인들이 놀이기구를 이용할 경우 안전사고 위험성이 증가할 것이란 피고 주장은 추측에 불과할 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원고들에 대한 탑승 제한은 차별 행위”라며 “이로 인해 원고들이 입었을 정신적 고통에 대해 피고 측은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가 의도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차별하려고 탑승을 금지한 것은 아니다”라며 김씨 등이 청구한 위자료 7000여만원 중 일부만 인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이 IMF만 편애하는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IMF만 편애하는 배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출연금을 확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다자주의를 비판했던 것과 대비돼 주목된다.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오는 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되는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앞두고 추가 출연금을 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IMF는 대출이 가능한 자금을 1조 달러(약 1133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지만 이중 절반 이상은 2022년 만료되기 때문에 IMF로서는 새로운 자금을 공급받거나 자금운용 방식에 변화를 꾀해야 한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2020년과 2022년 사이에 IMF에 대한 일부 재정 지원이 중단된다며 “IMF가 긴급자금을 집행할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인권 보호와 전쟁 범죄자 기소, 무역 분쟁 해결까지 다자주의를 표방하는 기구들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이 때문에 IMF도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IMF가 올해 아르헨티나에 57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집행할 때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냈다. 중도우파로 분류되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정부는 일부 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친시장, 반이민 정책을 표방한다. FT는 미 관리들이 자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들의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IMF가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IMF-WB 연차 총회에서는 신흥시장 경제 위기를 비롯해 미·중간 무역분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왕실비판’ 사우디 언론인 실종 아닌 피살?...총영사관에서 살해팀 15명 동원 보도

    ‘왕실비판’ 사우디 언론인 실종 아닌 피살?...총영사관에서 살해팀 15명 동원 보도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들어간 이후로 행방이 묘연했던 반정부 성향의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공관에서 계획 살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쇼기는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국내외 매체에 기고해 왔으며 지난해 9월부터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탄압을 피해 미국에서 체류해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WP 등 외신들은 익명의 터키 당국자들을 인용해 카쇼기가 총영사관에서 15명의 암살 팀에 의해 계획적으로 살해됐으며 이후 시신이 공관 밖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독일 dpa통신은 카쇼기의 지인 발언을 인용해 범인들이 카쇼기를 살해 후 사체를 토막 냈다고 보도했다. 터키 경찰은 카쇼기가 혼인 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영사관에 들어간 날 사우디 국적의 15명이 비행기 2대에 나눠 타고 이스탄불에 도착해 영사관을 들어갔다가 이후 출국했다고 확인했으며 이들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사우디 측은 이날 카쇼기 피살 의혹 보도가 나오자 강경하게 부인하며 로이터 등 취재진에게 영사관 내부를 공개했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쇼기가 총영사관 도착 직후 그곳을 떠났다고 주장하며, 터키 측에 영사관 수색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터키와 사우디 양국 간 외교문제로 비화한 카쇼기 실종 사건이 실제로는 사우디 정부가 의도적으로 꾸민 피살 사건으로 드러나면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WP는 사우디 당국이 그동안 국가안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수백 명을 구속했다고 보도했다. 카쇼기가 당국의 제거 대상에 오른 것은 그가 수십년간 일간 알와탄의 편집국장으로 일하며 지배계급과 가까이 지낸 데다, 빈 살만 왕세자를 겨냥해 공개적으로 비판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쇼기는 WP에도 사우디 주도의 예멘 공습과 빈 살만 왕세자가 단행한 숙청 등 정권과 왕실의 강압을 비판하는 기고를 실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15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15

    서울신문은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대거 등장합니다. 작가가 실제로 조선과 일본에 머물며 베델 등을 직접 취재해 쓴 이 소설에는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신문은 이 소설 가운데 하나인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를 번역해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 <15회>민영환 대감과 대화를 마친 뒤 나와 베델(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은 민 대감에 집(현 조계사 터)에서 빠져나와 애스터하우스 호텔(현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터)로 돌아왔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를 개시할 ‘그날’이 오기만을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 다음날(번역자주 : 11월 9일)이었다. 이토 히로부미 후작이 조선에 왔다. 조선 황제에게서 외교권을 빼앗기 위해서였다. 그날의 무시무시한 상황을 말해볼까?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는 이 일본제국 건설자가 조선에 오자 몇 달간 한반도를 덮고 있던 먹구름이 둘로 쪼개지면서 비로 변해 땅에 떨어져 버렸다. 그는 자신의 명성과 달리 조선의 나약한 도시 서울에 마치 숨어들듯 조용히 입성했다. 총검을 두른 일본 군대가 그를 동양의 비스마르크(독일의 철혈재상)처럼 호위하며 서울역 주변을 행진할 때까지 조선인 누구도 그가 이곳에 온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마침 이날은 일왕(메이지 천황)의 생일이기도 했다. 이토가 이날 서울에 온 것은 다분히 상징적 의도가 있었다. 일본 정부가 조선 병합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조선에 있는 모든 일본 건물에 일장기가 걸린 날 대한제국이라는 제물을 접수할 대제사장(이토 히로부미)을 보낸 것이다. (번역자주 : 당시 일왕인 메이지 천황(1852~1912)의 생일은 11월 3일입니다. 반면 을사늑약 체결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가 조선에 온 날은 1905년 11월 9일입니다. 소설과 달리 이토는 일왕 생일 뒤에 들어왔습니다. 작가가 소설적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왕의 생일 날짜를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베델과 나는 호텔 앞마당에서 조선 황제(고종)의 운명을 의논했다. 과연 이 불쌍한 노인이 이토의 협박에 탈출을 결심하고 우리 품으로 올 것인지, 아니면 아예 조선에서 도망치겠다는 생각 자체를 접고 일본에 순응할 지 궁금했다. 이 때 미국 영사관의 경호 하사 한 명이 우리에게 전갈을 하나 보냈다. 소녀가 쓴 것이었다.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오늘 밤이 아니면 기회가 없습니다. 안 그래도 병약하신 황제가 최근 몇몇 사건(독극물 살해 시도 등)으로 더욱 공포에 떨고 있어요. 이 때문에 그의 마음이 다시 한번 흔들리고 있습니다. 오늘 당장 약을 쓰지 않으면 치료가 불가능해 보여요. 가능하다면 오늘 오후에 일본 영사관에서 열리는 일왕의 생일 연회에서 만났으면 합니다. 그게 어려우시면 오늘 밤 약속한 장소(숙정문 외곽)에서 만나기로 해요.” 나는 대한제국 세관 관리로서 일왕의 생일파티에 공식적으로 초대받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일본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여기는 일왕에게 존경을 표시하기 위한 일본인 스스로 마련한 행사였다. 마침내 기다리던 황제 납치의 ‘그날’이 온 것이다. 그것도 바로 오늘 밤에...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연회장이 있는 일본 영사관(현 명동 신세계백화점 터)으로 갔다. 허물어져가는 낡은 도시 서울에서 그렇게 화려한 행사는 처음이었다. 일본인들은 자연을 아름답게 활용할 줄 알았다. 영사관 건물의 넓은 마당을 니코(日光·일본의 대표적 자연 관광지)처럼 멋드러지게 꾸며놨다. 아름답고 이국적인 작은 소나무와 대나무, 불타는 듯한 일본 단풍나무가 가득했다. 조그마한 탑도 하나 있었다. 9개의 박공에는 은은한 소리가 나는 종이 매달려 있었다. 연꽃이 가득한 연못 한 가운데에 예쁜 다리가 놓여 있었다. 연회장 한켠에는 커다란 일장기가 펄럭였고 낮에도 수백개의 조명을 켜 황금빛으로 밝게 빛났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영사들과 고위급 인사, 이들의 부인이 멋있고 빛나는 장식의 옷을 입고 있었다. 이들 옆에는 수천년간 자신의 나라를 지켜온 조선인의 운명을 가로채려는 하세가와(조선주차군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가 자랑스레 서 있었다.이윽고 꽤 중요해 보이는 인물 하나가 연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눈에 확 띄는 관상이었다. 우선 다른 일본인보다 키가 월등히 컸다. 머리도 상당히 커 넓은 어깨 위에 더욱 굳센 형상으로 자리잡았다. 그에게서 뭔가 강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그의 얼굴은 원시 화강암을 거친 부싯돌로 쪼아낸 듯 투박했다. 백발의 수염이 뭉툭하고 돌출된 턱을 가리고 있었다. 입은 살짝 벌리고 있었고 상당한 고집이 있어 보였다. 그의 권력은 모두 눈과 눈썹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그의 얼굴은 청동 가면과 같았고 눈두덩에 살이 올라 그림자도 있었다. 당최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인상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찰나의 모든 생각이라도 다 숨길 수 있어 보였다. 그의 이마는 그가 생각은 깊지만 성격이 고압적이고 동시에 의지도 상당히 강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바로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정치인 가운데 하나인 이토 히로부미였다. 일본 본토의 왕이 메이지라면 이토는 극동 지역의 천황이었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는 16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중국은 미국 정부기관과 기업 해킹의 배후 조직?

    중국은 미국 정부기관과 기업 해킹의 배후 조직?

    중국이 작은 칩을 서버에 몰래 심어 미국 주요 기관과 기업을 해킹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에 따르면 애플과 아마존 웹서비스의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중국 정부의 감시용으로 추정되는 마이크로칩이 발견됐다. 문제의 스파이용 마이크로칩은 중국의 서버 제조업체 ‘슈퍼 마이크로’가 해당 서버에 부착했으며 미국 회사들의 기밀이나 지적재산권을 수집하는데 사용됐다. 슈퍼 마이크로는 애플과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서버를 중국에서 조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중국의 스파이용 마이크로칩 감시 활동과 관련해 비밀리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그 배후로 중국 인민해방군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번 해킹 사건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가치있는 상업적인 비밀과 정부 네트워크를 목표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수년간에 걸쳐 서버에 스파이용 마이크칩을 심는 방식으로 스파이 활동을 해왔다면서 애플과 아마존 서버를 이용하고 있는 기관은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등 정부기관을 비롯해 30개 기업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핸드폰의 75%, PC의 90%가 중국에서 제조되는 상황인 만큼 중국은 사이버 해킹 공격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미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슈퍼 마이크로 주가는 이날 해킹 보도가 나온 직후 무조건 팔고 보자는 투매가 폭주하며 전날 종가보다 무려 41.12%나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애플과 아마존은 중국이 자사 네트워크에 ‘스파이용 마이크로칩’을 부착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를 부인했다. 애플 측은 지난 2016년 슈퍼 마이크로사의 서버 드라이버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과 관련해 블룸버그가 혼동된 보도를 한 것이라며 어떠한 서버에서도 의도적으로 설치된 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측도 해당 서버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스파이용 마이크로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슈퍼 마이크로도 서버 제작 과정에서 스파이용 마이크로칩을 삽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사이버 보안을 수호하려는 입장에 있다”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보도를 부인했다. 해킹 당사자 모두 보도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의 해킹 활동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는 경고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 국토안보부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있기 하루 전인 3일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해킹 조직에 대해 경계하라며 경보를 발령했다. 이어 중국 정부와 연계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클라우드호퍼(Cloudhopper), 또는 APT10 등으로 알려진 해킹 조직이 미국을 목표로 한 사이버 간첩 행위와 지적재산 절도 범죄에 연루돼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국토안보부는 클라우드호퍼가 고객사의 IT 자원을 운영·관리해주는 MSP(Managed Service Provider) 업체들을 공격한 뒤 정보기술(IT)과 에너지, 보건, 제조업 분야 등 고객사들의 시스템에 접근해 정보를 훔치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드루 베리모어 거짓 인터뷰 기사 들통나기까지

    드루 베리모어 거짓 인터뷰 기사 들통나기까지

    할리우드 스타 드루 베리모어(43)가 이집트항공의 기내 잡지에 실린 거짓 인터뷰 기사 때문에 공연한 구설수에 올랐다. 베리모어는 여섯 살 때인 198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ET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오른 뒤 20여년 대중에게 끊임없이 노출됐지만 이번처럼 요상한 인터뷰로 시선을 끈 적은 없었다고 영국 BBC가 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집트항공의 기내 잡지 ‘호루스(Horus)’에 실린 거짓 기사를 맨처음 의심한 사람은 기자이며 예멘 전문가인 애덤 바론이었다. 그는 대번에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문법에 어긋난 대목도 있었고 미심쩍은 인용도 있는 것 같다며 트위터에 지난 2일 올렸다. 인터뷰 기사는 첫 대목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인간관계가 불안정했고 여러 차례 결혼에 실패했으며 스타로서 바쁜 삶을 영위했는데도 이 아름다운 미국 할리우드 배우는 엄마란 가장 중요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무기한 휴가를 잠정적으로 쓰기로 결심했다”는 것이었다. 베리모어는 공식적으로 2012년 3살 연하인 윌 코펠먼과 결혼식을 올려 두 딸을 낳고 별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의 문장들은 정말 그녀가 자신의 어머니 역할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을까 진위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난 우리 딸들을 돌보는 어떤 방법들을 의도적으로 따르지 않았으며 심리상담도 일절 하지 않았다. 난 딸들의 작은 몸집뿐만 아니라 마음을 양육하는 데만 집중했다.”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엄마 노릇을 연기하는 것에 저항하지 않았다. 양심에 찔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긴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산후 체중이 감소한 것에 대한 그녀의 답이었다. 그녀는 “누군가 내게 살을 빼기 위해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말하면 많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난 아름다움과 몸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모든 여성을 격려하는 일은 좋은 기회가 된다고 믿는다. 의사의 감독 아래 적절한 식단을 유지하고 결단력을 갖추면 그리 어려운 일만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버즈피드를 비롯한 미국 매체들은 배리모어의 홍보 책임자에게 문의해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 인터뷰 기사를 작성한 이는 아이다 테클라였는데 기존에 기자회견에 나왔던 문답을 근거로 했다는 해명이었다. 테클라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HFPA) 회장을 지냈으며 골든글로브 투표권을 갖고 있음도 알려졌다. 3일 트위터에 올라온 이집트항공의 성명은 “그러니까 드루가 이집트항공과 인터뷰를 위해 무릎을 맞댄 것은 아니지만 HFPA는 때때로 이집트항공에 기사를 제공해왔다. 그렇게 된 일”이라고 밝혔다. 테클라 기자의 계정으로도 리트윗되기도 했는데 나중에 성의 스펠링이 조금 다른 것으로 판명됐다. 그에 따르면 인터뷰는 “진짜”였지만 편집됐을 뿐이란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방법으로는 일절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협조 안 하면 재판 안 끝나요”… 다른 혐의 캐며 “가족 소환” 압박도

    형사재판의 대원칙은 ‘공소사실은 검사가 입증해야 한다’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교과서에 쓰여 있다. 하지만 검찰 실무에선 ‘나쁜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처벌해야 한다’는 관행적 사고가 설득력을 얻는다. 유력 인사뿐 아니라 일반 시민 사건에서도 쪼개기 기소, 별건수사 등 공소권 남용 관련 불만이 쌓이는 이유다. ●“계속 재판받게 해 드릴까요” 여러 혐의를 시차를 두고 별도로 기소해 형사재판을 여러 차례 받게 하는 ‘쪼개기 기소’는 피의자의 금전적·정신적 부담을 키운다. 마약흡입범에게 유통 혐의를 별도로 묻거나, 도박개장범에게 탈세 혐의를 별도로 기소하는 등 ‘쪼개기 기소’를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2일 ‘2건의 은행대출사기 범죄를 자수했지만 1건 범행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끝나고 며칠 뒤 또 다른 1건의 사기 혐의로 기소된 금융 브로커 양모씨’ 사연을 보도했다. 다만, 이 사건 수사에서 쪼개기 기소를 통해 양씨를 압박하려고 검찰이 시도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보도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2번째로 기소한 사건의 피해액이 더 많았지만 양씨의 공범이 도망가 기소가 늦어졌기 때문에 확인된 부분부터 먼저 기소한 것”이라면서 “2번째 사건을 늦게 기소해 피의자가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검찰이 의도적으로 쪼개기 기소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어머님을 검찰 조사실로 모셔올까요” 주요 혐의에 대한 인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피의자의 다른 혐의를 캐는 ‘별건수사’도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 수사 관행이다. 조사실에선 특히 가족을 소환할 수 있다는 압박이 자행된다. 몇 달 전 서울중앙지검에서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한 신생기업 B사의 B대표도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던 중 모친이 소환될 수 있다는 언질을 들었다. B사 직원들의 저녁 식사비를 회사가 대납하도록 계약한 식당 중 한 곳을 B대표 어머니가 운영했는데 이 식당이 B사로부터 한끼당 6000원씩을 받고, 다른 회사엔 5500원씩 받은 것이 문제라고 으름장을 놨다. 검찰은 “다른 회사보다 한끼당 500원씩을 더 지급해 B사에 2년 동안 750여만원 손실을 입힌 B씨의 배임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어머니를 검사실로 부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관련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B대표 측은 “아들 회사 직원들에게 따뜻한 밥을 해줬다고 졸지에 어머니가 검찰에 불려올 수 있단 생각에 아득했다”고 토로했다. ●“변호사님, 그런 건 법정에서 다투세요” 피의자의 방어권을 강화하기 위한 검찰의 노력이 없지는 않았다. 예전에는 피고소인에게 보여주지 않던 고소장 열람이 허용되거나 검·경 조사실에 변호사 입회가 한층 폭넓게 허용되는 등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고 변호사가 제시하는 반박이 수사 결과에 적극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 한 변호사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경제사범을 변호하며, 횡령죄가 성립되지 않는 이유를 열심히 설명했다 ‘저희는 기소할 테니, 다툼은 법원 가서 하시라’는 빈축만 샀다”고 회상했다. 이어 “검찰은 ‘세밀한 법적 쟁점은 법원에서 다투라’고 하고, 법원은 ‘법 전문가인 검사가 잘 판단해 기소했을 것’이란 태도를 취하는데 피고인은 어느 단계에서 항변을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다음주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에서는 혐의 인정, 자백을 종용하는 법조계의 수사·형사재판 관행을 다룹니다.
  • 李총리 “가짜뉴스는 민주주의 교란범… 엄정 처벌”

    李총리 “가짜뉴스는 민주주의 교란범… 엄정 처벌”

    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급속도로 퍼지는 ‘가짜뉴스’에 대해 2일 작심 발언을 내놨다. 이날 이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론을 분열시키는 민주주의 교란범”이라면서 “검찰과 경찰은 유관기관 대응체계를 꾸려 불법은 엄정히 처벌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달 베트남을 방문해 호찌민 주석 거소를 찾아 방명록에 글을 남겼는데, 이 내용을 왜곡한 가짜뉴스로 홍역을 치렀다.이 총리는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면서 “사생활이나 민감한 정책현안은 물론 남북관계를 포함한 국가안보, 국가원수와 관련된 턱없는 가짜뉴스까지 나돈다”고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 총리는 “악의적 의도로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과 계획적, 조직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사람은 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검·경에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 아울러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가짜뉴스의 통로로 작용하는 매체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옳다”면서 “온라인 정보의 생산·유통·소비 등 단계별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보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관련 부처에 당부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황교익, 백종원에 ‘막걸리 논쟁’ 제기…2015년 ‘설탕 전쟁’ 잇는 2차전

    황교익, 백종원에 ‘막걸리 논쟁’ 제기…2015년 ‘설탕 전쟁’ 잇는 2차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외식업체 더본코리아 대표인 백종원씨의 막걸리 이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황씨는 10종이 넘는 지역 막걸리의 상표를 가리고 시음해 이름을 맞추는 블라인드 테스트는 의미가 없으며, 백씨가 주장하는 것처럼 어떤 물을 쓰느냐가 막걸리 맛을 크게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씨가 진행하는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지난달 12일자 방송 장면을 올렸다. 골목식당은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음식과 서비스 면의 개선점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방송에서 백씨는 대전의 막걸릿집 청년 사장이 만든 막걸리 2종과 전국의 유명한 막걸리 상표 10종 등 모두 12종의 막걸리 상표를 가린 뒤 시음해 이름을 맞히는 ‘막걸리 퀴즈’ 대결을 펼쳤다.청년 사장은 자신이 만든 1종의 막걸리를 포함해 2종의 이름을 맞추는데 그쳤다. 반면 백씨는 사장이 맞추지 못한 지역 막걸리를 척척 맞춰 나갔다. 백씨는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어느 지역 술인지 맞추는데 사장님은 모르냐”, “막걸리를 팔려면 어디 막걸리라고 말할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백씨와 막걸릿집 사장은 앞서도 막걸리를 빚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백씨는 수돗물로 막걸리를 만드는 것은 문제라며 좋은 물을 써야 한다고 했지만 청년사장은 누룩이 중요하다고 맞섰다. 황씨는 백씨의 주장을 하나씩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고 블라인드 테스트 무용론을 주장했다. 황씨는 “내가 전국에서 12종의 막걸리를 선별하여 가져오겠다”며 “이를 맛보고 브랜드를 모두 맞힐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며 나와라. 내기를 걸어도 된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또 수돗물로 막걸리를 빚어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그는 “물에 든 미네랄을 따져가며 막걸리를 빚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실제로 물의 차이로 인한 막걸리 맛의 차이를 분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쌀과 누룩, 발효실의 조건 등 기타 요소가 막걸리 맛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물의 차이는 크게 신경 쓸 거리가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이어 “막거리를 잘 빚으려면 잡맛이 없는 위생적인 물이면 충분하다”며 “수돗물 받아다 하루이틀 두었다 쓰면 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황씨가 일으킨 막걸리 논쟁을 지난 2015년 황씨와 백씨의 설탕전쟁에 이은 2차전이라고 보기도 한다. 당시 백씨는 ‘백주부’라는 애칭으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쉬운 요리를 설파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황씨는 백씨가 지나치게 많은 설탕을 음식에 넣는다고 꼬집었다. 황씨는 백씨의 외식브랜드에 대해 “싸구려 식재료로 맛을 낼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최근 온라인에서는 황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 중이다. 음식은 취향이 크게 작용하는 대상임에도 황씨가 떡볶이, 치킨, 혼밥 문화 등에 비판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대중의 반감이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친문 성향의 황씨가 특정 세력의 의도적인 공격을 받는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재판 여러 건 받게 괴롭혀라”… ‘쪼개기 기소’ 남발하는 檢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재판 여러 건 받게 괴롭혀라”… ‘쪼개기 기소’ 남발하는 檢

    #1. 위조한 인감증명서로 대출을 받은 A씨는 사기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선고 뒤 검찰이 인감증명서 위조 혐의로 또 기소해 A씨는 징역 6개월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A씨 측은 “검사가 혐의 일부를 누락시켰다가 뒤늦게 기소해 한 번 받을 재판을 두 번 받았다”고 반발했다. 대법원은 “검사가 늦게 기소한 것은 검사의 태만 내지 위법한 부작위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A씨 주장을 기각했다(1996년 2월 선고). #2.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재판 과정에서 유우성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증거가 조작된 정황이 드러나자 검찰은 유씨의 과거 사건을 들춰냈다. 환치기를 한 뒤 북한으로 약 26억원을 송금해 외국환거래법 위반이 성립됐지만, 4년 전 기소유예 처분으로 넘어갔던 사건을 다시 꺼내 기소했다(2014년 2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유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에서 배심원 대부분은 검찰의 행동을 ‘공소권 남용’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유씨 사건처럼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 아닌 일반 형사재판에서 법원이 ‘검찰권 남용’을 인정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1996년 인감증명서 위조 혐의 기소를 정당하다고 판정한 대법원 판례가 나온 뒤 오히려 기소 재량을 발휘하는 게 효율적인 수사로 인정받는 실정이다. ■2심 재판 끝나자 기다린 듯 또 기소… 다시 1년, 재판에 매달렸다 한 검사 두 지검서 기소당한 양씨 양자수(63·가명)씨는 유령 회사의 가짜 재무제표를 동원해 은행 사기 대출을 알선하던 금융 브로커였다. 지난 2016년 함께 범행을 저지르던 주범들이 잇따라 검거되자 양씨는 서울중앙지검에 자수서를 제출했다. 양씨는 자수서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2차례 대출 사기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중앙지검은 양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양씨는 지난해 6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항소하지 않아 선고가 확정됐다.●자수한 2건 중 1건만 기소한 검사 그런데 확정 선고 뒤 2주가 채 되지 않아 양씨는 새로운 혐의로 기소됐다는 통보를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받았다. 당초 남부지검은 중앙지검으로부터 1건을 넘겨받아 한 차례 조사만 진행한 뒤 더이상 양씨를 부르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중앙지검 사건이 확정되자마자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남부지검이 갑작스럽게 기소한 것이다. 연이어 재판을 받게 된 양씨는 ‘사건을 묵혀 뒀다 시간차 기소를 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양씨 측은 “중앙지검에서 기소에 관여한 A검사가 남부지검에도 있었다”면서 “중앙지검에서 남부지검으로 옮기면서 사건을 가져간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A검사에게 한꺼번에 자수한 2건의 사건을 시차를 두고 ‘쪼개기 기소’한 이유를 질의하려 했으나 A검사는 해외 체류 중이었다. 검찰은 A검사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양씨가 범행에 사용한 페이퍼컴퍼니 2곳을 각각 만든 주범들의 주소지가 달라 혐의별로 관할이 나뉜 것”이라거나 “기소는 늦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처럼 ‘행정적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양씨는 혐의를 쪼개 2번씩 심급별 재판을 받느라 이중의 부담을 느껴야 했다. 변호사 선임 비용도 배가됐다. 남부지검이 기소한 사건은 1·2심을 거쳐 지난 8월 확정 판결이 나왔는데, 징역 1년 6개월이 또 나왔다. 결국 양씨는 1년 6개월씩 2번, 총 3년의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저지른 두 건의 대출 사기 범행을 한꺼번에 병합해 재판을 받았다면 형량이 줄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양씨는 자수한 2건의 혐의 중 1건에 대해서만 재판을 받으면서 다른 1건의 혐의는 무마됐다고 지레짐작한 스스로를 자책했다. 한편으론 검찰이 결정하기 전까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는 수사 구조에 무력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다르다며 전출 간 지청서 재기소 양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의도적으로 시간차 (쪼개기) 기소’를 했다고 주장한다. 관할 문제로 사건이 쪼개져 배당된 것까지는 납득하겠지만, 같은 시기에 자수한 두 사건의 기소 시점이 지나치게 ‘순차적으로’ 이뤄진 데다 A검사가 두 번의 기소를 모두 담당했기 때문이다. 물론 법원은 ‘검사가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양씨 측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두 번째 기소 사건을 심리한 서울남부지법 재판부는 “양씨와 공모 관계에 있는 주범이 다르고, 검사가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주려고 자의적으로 소추재량권을 행사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 ‘태만한 검찰권’을 두둔하는 듯한 법원의 판단은 ‘여러 건의 혐의를 수사한 검사가 일부 혐의를 먼저 기소한 뒤 1심 재판이 끝날 때쯤 다른 혐의를 기소해 피고인이 재판을 여러 차례 받게 했더라도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1990년대 중후반 정립된 이후 하급심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판매·밀수 따로 기소된 마약왕… 공소권 남용 다투고 ‘6번 재판 전부 무죄’ 풀려난 마약사범 마씨 2014년 8월 검찰이 ‘수도권 최대 필로폰 판매 조직의 수괴’라고 지칭한 보도자료를 낸 뒤 필로폰 180g(6000회분)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한 마모(51)씨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그간 복역 기간을 합치면 20여년에 이르는 마씨는 2014년 검거 직전에는 필로폰에 취해 서울 시내에서 차량 도주를 시도하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마약에 손댔던 마씨를 처벌하느라 검찰은 사력을 다했다. 그런데 그런 노력 중 일부는 재판 단계에서 ‘검사의 공소권 남용’을 다투는 계기가 됐다. ‘범죄자 처벌을 위해서라면 쪼개기 기소를 해 병합(여러 혐의를 합쳐 한꺼번에 심리) 없이 재판을 여러 건 받도록 괴롭혀도 된다’거나 ‘유죄 입증을 위해서라면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공범을 선처해도 된다’는 수사 관행이 검찰의 발목을 잡았다. ●두 사건 수사 끝내놓고1심 며칠 뒤 또 기소 마약 판매 전과 7범인 그의 재판 중엔 1·2·3심 전부 무죄 판결이 나온 경우가 있다. 검찰이 국제우편 등으로 멕시코에서 필로폰을 반입한 혐의로 마씨를 2012년 기소한 사건이다. 사실 검찰은 2011년 필로폰 판매 혐의로 마씨를 6번째 기소하던 시점에 이미 마씨의 필로폰 밀수 혐의 수사를 끝낸 상태였다. 2011년 두 혐의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해 놓고 그해엔 마약 판매 혐의로만 기소하고, 이듬해 1심 재판 결과가 나오고 며칠 뒤 다시 마약 밀수 혐의로 기소한 것이다. 수사한 지 1년 만에 ‘쪼개기 기소’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피고인을 괴롭히려는 쪼개기 기소로 보인다”면서 “비슷한 시기 수사한 마약 판매 혐의와 밀수 혐의를 병합해 재판할 수 없도록 시차를 두고 기소, 피고인이 혐의별로 3심까지 총 6차례 재판을 받게 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마약 판매 1심은 판사 1명이 재판하는 단독 재판부에 배당되고, 이 재판 2심은 지법 형사항소부에서 심리한다. 하지만 형량이 센 마약 밀수 혐의의 경우 1심을 판사 3명이 재판하는 지법 합의부가 담당하고, 이 재판의 항소심은 고법 재판부가 심리한다. 이렇게 되면 2심 단계에서 관할 법원이 지법과 고법으로 구별되기 때문에, 두 개의 항소심이 병합될 수 없다. 2012년 마약 밀수 혐의를 기소할 때 검찰은 마약 판매 혐의 역시 더 찾아 기소했는데, 이와 관련해선 마씨의 범행을 증언한 공범 A씨에 대해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을 하는 방식 등으로 마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씨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은 A씨가 자신의 항소심 선고 8일 전 검찰 조사에서 ‘마씨에게 필로폰을 산 일이 더 있다’고 추가 증언을 했고, 이후 A씨 항소심에서 검찰이 A씨 선처를 탄원해 1심 실형이 벌금형으로 감형됐다”고 판시했다. ●법원, 檢의 압수수색 영장 미발부 등 지적 마씨의 1·2·3심 재판부는 이 같은 정황을 들어 A씨 증언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마씨가 A씨에게 마약을 판매한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했다. 마씨의 마약 밀수 혐의에 대해 사법부는 수사 1년이 지나 마씨를 기소한 ‘검사의 태만’에 대해 “소추재량권 일탈이 아니다”라며 면죄부를 줬다. 하지만 검찰이 마씨가 들여왔다고 의심한 필로폰을 확보하면서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하자를 지적하며, 마씨의 밀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쪼개기 기소’를 통해 피의자를 압박하는 수사 방식은 간첩·도박·마약 등 피의자에게 ‘범죄자 낙인’이 강하게 찍힌 사건이나 피고인이 여럿이어서 ‘죄수의 딜레마’가 작동하는 수사에서 주로 활용됩니다. 다음 회에서 혐의별로 자주 목격되는 잘못된 수사 관행을 탐구합니다.
  •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 동력… ‘톱다운’ 방식 합의 상상 이상”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 동력… ‘톱다운’ 방식 합의 상상 이상”

    본지 평양 정상회담 전문가 좌담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 관련 내용이 사상 처음으로 포함된 남북공동선언문을 타결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신문은 1일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실장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좌담을 통해 9·19 평양 남북공동선언의 내용을 분석·평가하고 향후 비핵화 협상을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상연 정치부장의 사회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좌담에서 대다수 전문가는 9·19 평양공동선언을 전반적으로 긍정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비핵화 로드맵의 불투명성과 남북 간 군사 분야 합의에 따른 안보 불안 우려를 제기했다. 정상들이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의 전례 없는 협상 구도가 학자들의 예측을 뛰어넘는다고 토로하는 전문가도 있었다.→9·19 평양공동선언의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현욱 우선 군사 분야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 상호 간 적대행위 금지, 무력 사용 금지부터 북방한계선(NLL), 비무장지대(DMZ)까지 세세한 부분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을 상당히 낮췄다. 예를 들어 상호 간 경고 방송 등 다단계 절차를 만들어 우발적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도 낮췄다. 절차상에서 이미 남북 간 종전 상태를 만드는 데 상당히 기여한 군사적 합의가 나왔다. 이걸 앞으로 어떻게 실제 이행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남북이 서로 군축하는 데 미국 입장에선 우려가 있다. 남북 군축이 한·미 동맹의 약화로 가면 어떻게 하는가, 한국이 군축하면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받는 데 준비가 되겠는가, 전작권 이양 조건은 한반도 위험 감소와 한국군 역량 준비인데 군축하면 역량 준비가 되겠는가. 이런 부분은 한·미 간 조율돼야 한다.경제 협력에서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상당히 의식했다. 철도·도로 연결은 연내 착공식까지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정상화도 ‘조건 마련’이라는 토를 붙였다. 국제사회와 같이 가기 위해 속도 조절을 하려는 모양새를 갖췄다. 비핵화 관련해서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완전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 후 영변 핵시설 폐기인데 영변 핵시설 폐기가 선언에 포함되면서 북·미 협상을 제 궤도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북·미 간 여전히 존재하는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가시적인 성과는 안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북한으로선 큰 결심을 한 것이지만 여전히 상응 조치를 미국이 먼저 하라는 부분은 좁혀지지 않았다.-김석향 9·19 평양공동선언을 보면 김 위원장도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 예를 들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도 유관국 전문가가 보는 앞에서 폐기하겠다고 했다. 앞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때는 기자에게만 보여 줬는데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다. 학습 효과는 분명히 있었지만 ‘유관국 전문가를 불러 놓고 폐기하겠다’고 딱 한 걸음만 나갔다. 진일보한 건 반가운데 딱 일보만 전진해서 북·미의 의견 차이가 좁혀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비핵화와 군사 분야 외에 보건의료, 이산가족 문제는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비핵화와 군사 분야의 합의가 정말 그대로 실행될지 의문이다. 그래도 올 가을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할지 의심스러웠지만 개최된 것을 보면 비핵화와 군사 분야 합의도 실행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는 있다. -이호령 전반적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 실질적인 것, 희망과 현실과의 괴리 등 세 가지 모두 선언에 담겨 있다. 일단 현실에서의 가능성을 반영했다. 경제 협력은 다 조건부를 달았고 실질적으로 올해 안에 할 수 있는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포함시켰다. 착공식은 제재와 상관없기에 날짜까지 명확히 박았고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등 실질적 경협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 조건을 달아서 영리하게 잘 빠져나가면서도 북한에게 비핵화하면 실질적 경협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줬다. 이산가족과 관련해 북한에게 요구했던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 등을 담은 것도 좋은 포인트였다. 남과 북이 다시 하나 됨을 이룬다는 것은 문화 교류에 담아 냈다. 3·1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공동 개최하면 분단되기 전 하나였던 모습을 다시 한번 축하할 수 있다. 2032년 올림픽을 공동 유치할 경우 향후 통일의 모습, 미래에 하나 되는 모습을 미리 그려 볼 수 있다.이런 소프트 이슈 중심으로는 우리의 희망과 현실을 잘 조화시켰는데 하드 이슈에서는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비핵화 관련 조항 중 3항(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이 의미가 있다. 4·27 판문점선언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각자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고 돼 있는데 평양공동선언에서는 ‘함께 긴밀히 협력한다’고 돼 있어 의미가 있다. 그러나 비핵화 관련 1, 2항(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 후 영변 핵시설 폐기)의 경우 북·미 회담을 재개하는 유인책이 됐다고 하는데 유인책이 아니라 또 하나의 살라미 전술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처음 언급된 건 의미를 둘 수 있지만 영변 이외의 핵시설이 궁금하다. 영변 핵시설 내 플루토늄 5메가와트 원자로는 이미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영변 핵시설이 북한 비핵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처럼 됐는데 영변 핵시설 폐기를 위한 상응 조치를 취해도 다른 시설 폐기를 위해 또 다른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한이 구사했던 살라미 전술이다. 북·미 협상이 교착되면 남한을 통해서 또다시 대화 국면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비핵화 조치를 살라미처럼 일부만 잘라서 내놓는 형국이 계속될 수 있다. 군사적 합의의 경우 남북군사공동위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하기로 하고 하지 않았던 것인데 26년 만에 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남북기본합의서가 논의될 때는 북한 핵이 초보적 단계였고 의심만 가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엄청난 상황에서 남북군사공동위를 운영한다는 게 문제다.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재래식 전력 부분에서 신뢰를 구축하자는 건데 균형이 맞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비핵화 부분에서 동결 등 아무것도 안 된 상태에서 그나마 갖고 있는 군사적 억제력을 줄인다는 것인데 평양 이남에 북한 전력의 70%가 집중된 상황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를 중심으로 이를 확장시킨다는 건 이론적으로 그럴싸해 보여도 실제 전력 운영 면에서는 이론과 차이가 있다. 상호 적대 정책을 중단하고자 해상, 공중, 육상에서 여러 조치를 취한다고 하는데 중요한 건 실제로 지키고 있는지 검증하는 문제다. 검증 체계에 대해 먼저 합의하고 육·해·공에서 합의를 이행할 때 보다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김정 큰 그림을 보는 게 중요하다. 지금 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프로세스다. 관료적 프로세스와 속성이 다르다. 지금까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면 관료적 프로세스로 운영됐기에 합의와 이행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관료적 프로세스의 기본 속성은 위험 회피 전략으로 가는 것이다. 현상 유지에 유리한 구조지만 현상 타파는 어렵다. 지금은 정치적 프로세스, 그것도 선출직 최고위 정치인들이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프로세스다. 정치적 프로세스가 현상 타파에 유리하고 정치인이 하는 선택의 기본적 속성은 위험 회피가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게 없으면 현상 타파가 안 되는 것이다. 학자 입장에선 예측하기 어렵다.한반도, 나아가 동북아 안보 질서와 관련해서 예측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졌지만 예측하지 못한 획기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시점에 있다고 봐야 한다. 평양공동선언은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핵무장국을 상대로 우발적 형태로 생길 수 있는 국지적 충돌 요소를 줄였다는 점은 좋은 의미에서 투자라고 생각한다. 운영적 군비 통제에서 구조적 군비 통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정치가가 위험 감수를 한 측면에서 비춰 보면 대담하게 잘한 거다. -고유환 판문점 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비핵 평화 프로세스가 말 대 말 공약에서 행동 대 행동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교착 국면에 빠졌다. 남한이 나서서 가을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빨리 당겨서 초가을에 성사시키면서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 불어넣었다는 의미가 있다. 또 톱다운 방식이라는 새롭고 독특한 방식으로 프로세스가 가동되기에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진전된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4·27 판문점선언이 6·15나 10·4 공동선언에 비견되는 강령적 합의여서 이번 선언에는 판문점선언 이행에 대한 합의 정도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강령적 선언으로서의 9월 평양공동선언을 만들어 냈다. 남북 사이에서 군사적 적대행위 종식, 전쟁 없는 한반도 관련 합의를 끌어냈다. 목표 시점과 세부 일정까지 매우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내고 이대로 이행된다면 사실상 남북 사이에 종전선언에 해당된다 할 만큼 재래식 군비 통제가 이뤄졌다. 남북 사이에서 할 일은 하고 북·미 사이에서는 전략무기에 해당되는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구도로 가고 있다. 과거 핵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남북 관계도 연동돼서 풀리지 않았는데 이번엔 남북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비핵화를 추동했다. 남북 관계의 독자성을 확인했고 남북 간 신뢰가 높아졌다. 북한은 선언문의 비핵화 관련 두 번째 조항에서 자기들이 취할 비핵화 초기 조치를 밝혔다. 미국은 핵 신고·검증이 비핵화의 초기 조치라고 얘기했는데 북한이 상응 조치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스스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다. 북·미 회담에서 다룰 의제 중 하나인 비핵화 초기 조치의 내용을 공개했다. 북한이 남북 간 신뢰를 통해 비핵 평화 프로세스의 모멘텀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이호령 실장은 북한이 살라미 전술을 취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고유환 교수는 행동 대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를 바라보는 양극단의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지점이 교착의 가장 큰 부분 같다. -김석향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고 과거와 현재를 평가하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 어떤 미래를 꿈꾸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의도를 했든 안 했든 간에 과거 행적부터 묻고 넘어간다. 그런 면에서 지금 김 위원장이 비핵화 진짜 할 거라고 말해도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의 짐을 다 가지고 있는 거다. -고유환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에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나열돼 있는데 북한은 둘을 의도적으로 연계해서 동시 행동 원칙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이행한다는 복안을 갖고 포함시킨 것이다. 살라미로 간다는 건 한꺼번에 다 해결할 수 없으니까 단계적으로 간다는 뜻이다. 지금은 오히려 북한이 어차피 비핵화를 할 거면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북한은 빨리하고 싶은데 미국은 시간 조절을 하고 있다. 기존 고정관념으로는 지금의 판을 읽어내기 어렵다. -이호령 살라미 전술이냐 아니면 행동 대 행동으로 봐야 하냐의 문제인데, 톱다운 방식으로 정치적 합의가 진행되면서 알게 모르게 만들어지는 컨센서스가 있다. 즉 북한 핵무기를 일정 부분 반출해 주면 북한 핵위협이 감소하고 평화가 올 것이라는 건데 실제 맞는지 짚어 봐야 한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를 살라미로 여러 개 쪼갤 수 있다. 영변 핵시설 안에서도 플루토늄과 우라늄, 영변과 영변 이외의 지역, 이외의 지역에서도 A·B·C 지역. 대북 제재 해제라는 보상의 보따리는 그만큼 나누기 어렵다. 나눌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며 나중에 취소할 수도 있다고 무게감을 낮춤으로써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데. -김현욱 종전선언이 단순한 정치적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 이건 남·북·미 정상이 서명하는 것이다. 국제법보다 더 큰 구속력이 있다. 트럼프, 문재인, 김정은 세 수반이 서명한 종전선언문에 담긴 내용은 추후 더 큰 굴레가 될 수 있다. 2018년 종전선언문에 세 수반이 서명한다면 1953년 정전협정보다 더 큰 파괴력을 가질 것이다. 그걸 알기에 미국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해한 것처럼 쉽게 깰 수 있는 정상 간 서명에 기반한 합의서는 아니다. -김정 종전선언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기술적으로는 맞다. 종전선언을 한 다음에 북한이 마음에 안 들면 취소하면 된다. 단 종전선언을 하고 취소하면 비용이 발생한다. 기대가 좌절된 남한 국민들의 회의, 한·미 동맹에 부담, 북한의 핵 집착 가속화 등의 비용이 생긴다. -이호령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절대 후퇴할 수 없다. 그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이라는 용어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면 당연히 한·미 동맹이나 유엔사 해체와 상관없고 북한이 합의 사항을 어기면 후퇴할 수 있다. 하지만 종전선언을 하고 나면 영향력이 생긴다. 정치적 선언이라고 하지만 정치적 선언으로 끝나지 않는 것은 종전선언이 갖는 영향력 때문이다. 예컨대 인권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인권선언이 발표된 후 인권법이 만들어지고 유엔에서 인권위가 활동하며 모든 걸 구속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종전선언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으로 가는 첫 번째 길이긴 하지만 종전선언이 평화협정 체결을 곧바로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고유환 종전선언이 나오게 된 배경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종전선언 외에는 북한을 비핵화로 추동해내기 어렵겠다고 생각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평화협정 없이도 북·미 수교로 갈 수 있는 구도에서 본다면 지금의 비핵화라든가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가는 ‘의무통과 지점’이 종전선언이다. 이걸 통과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다. 또 북한은 내부 설득을 위해 종전선언이 필요하다. 북·미 적대 관계 때문에 핵을 개발했다고 했으니 적대 관계가 해소돼 핵을 버리자고 설득하려면 해소 징표로서 종전선언이 필요한 것이다. 김정은 체제에서 정책 전환을 할 수 있는 만능의 보검이 과거에는 핵이었다면 지금은 종전선언이다. 종전선언을 가져야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북한이 매달리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선언을 안 주고 비핵화를 추동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리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국감서 국정농단 위증’ 박명진 전 문화예술위원장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국감서 국정농단 위증’ 박명진 전 문화예술위원장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2016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부분이 삭제된 회의록을 제출하고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명진(71)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위원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2016년 10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도종환 의원(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성엽 의원이 “문화예술위원회 회의록 중 미르재단, 블랙리스트 관련 부분을 의도적으로 삭제·누락해 허위로 조작된 회의록을 제출하지 않았냐”고 묻자 “의도적으로 삭제·누락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제출된 회의록은 미르재단 모금, 예술인 지원배제 관련 발언 등 국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삭제한 것이었고 박 전 위원장도 이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1, 2심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했고 위증의 고의도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국정감사 업무수행이 상당한 차질을 빚었고 국회 권위가 훼손됐는데도 현재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한다”며 유죄로 판결했다. 다만 “주도적으로 문예위 직원에게 일부 삭제된 회의록을 제출하게 한 것이 아니라 제출된 뒤 경위를 보고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부자료 무단 발표’ 심재철·신창현 의원…검찰 수사 가른 차이는

    ‘정부자료 무단 발표’ 심재철·신창현 의원…검찰 수사 가른 차이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예산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하고 유출했다는 의혹이 검찰 강제수사가 시작되며 커지고 있다. 검찰은 사건을 배당받은 지 하루만에 의원회관을 압수수색했고, 자유한국당은 야당 탄압이라며 맞서고 있다. 앞서 수도권 택지개발을 사전에 공개해 고발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건과는 수사 속도 차이가 크다.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의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진수)는 지난 21일 확보한 압수수색물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심 의원 보좌진 3명의 사무실과 자택, 한국재정정보원을 압수수색해 관련 서버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 등을 확보했다. 심 의원 개인집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신 의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 김지헌)는 국토교통부와 국회의 진상조사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재빠르게 수사에 착수한 심 의원과 그렇지 않은 신 의원 사건, 두 사건의 차이는 무엇일까. 심 의원 사건은 고발인 기획재정부와 당사자인 심 의원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심 의원측은 정식으로 발급받은 아이디로 재정정보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 접속했고, ‘백스페이스’ 키를 눌렀더니 자료가 떴다며 재정정보원 관계자도 프로그램 오류를 인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재부측은 지난 17일 심 의원 보좌진 3명을 고발한 데 이어 심 의원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심 의원측의 자료 유출이 의도적이고, 불법인 점을 알았다는 것이다.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는 정도로 열리는 자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검찰은 양측의 주장이 맞서는만큼 서버와 하드디스크를 빨리 확보해야 사실을 밝힐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디지털 자료는 훼손되기 쉽고, 증거를 확보하지 않으면 양측의 주장을 규명하기 어렵다. 검찰 관계자는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다퉈지는 상황에서 자료 접근 방식, 시스템 오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재정정보원과 의원회관 모두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었다”며 “정보 획득 경로에 대한 확인이 우선”이라고 말했다.반면 신 의원의 경우 경기도 자체 조사 결과 최초 유출자가 밝혀지는 등 정보 유출 경로가 대략 규명됐고, 신 의원도 자료를 받은 경위를 밝혔다. 다만 신 의원은 정보 유출이 아닌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공무상비밀에 해당되는지, 국회의원 면책특권이 적용될 수 있는지 법리적 쟁점이 남아있을 뿐이다. 심 의원이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는 것도 다르다. 정보통신망에 침입하거나 개인정보를 누설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자정부법도 공개해서 안 되는 행정정보를 정당한 이유 없이 누설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등 처벌이 무겁다. 반면 신 의원이 고발된 공무상비밀누설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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