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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 “재판거래 의혹은 비약…물의야기 법관은 관행“ 양승태의 해명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 “재판거래 의혹은 비약…물의야기 법관은 관행“ 양승태의 해명

    피고인으로 법정에 들어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꼿꼿하다. 빳빳한 흰색 와이셔츠의 깃이 그의 목을 가려 더욱 고개가 꼿꼿해 보인다. 혼자 구속 피고인 대기실에서 나와 미리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옆에 앉는다. 아주 가끔씩 세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이긴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세 사람의 모습은 그야말로 제각각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자주 눈을 질끈 감고 두 손을 모아 얼굴을 괴는 모습을 보인다. 세 사람 중 가운데 앉은 박 전 대법관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앞에 놓여진 서류들을 살펴본다. 고 전 대법관은 특유의 엷은 미소 띤 얼굴이다. 미세하게나마 다른 자세와 표정들이 다른 세 사람은 한 자리에 모여 재판을 받고 있지만 사건에 관여한 정도나 역할, 입장이 모두 다르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세 사람의 5회 공판에서는 지난 재판에 이어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일부가 공개됐다. 지난 재판에서는 검찰이 피의자신문조서 가운데 혐의와 관련된 핵심 부분들을 설명하며 증거조사를 했고, 이날 재판은 변호인들이 검찰의 증거조사에 대한 의견을 반박하거나 피의자신문조서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설명하는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인 변은석 변호사가 먼저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검찰 증거는 외교부에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공관에서 회의를 갖고 있다는 점과 법관의 재외공관 파견을 연결시켜 묻고 있는데 피고인(양 전 대법원장)의 답변은 ‘이건 지나친 비약’이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해외 공관에 법관들을 파견시키기 위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상고심을 이른바 ‘거래‘라고 지적했다.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이 작성한 문건에는 ‘BH(청와대) 협조요청사항. 재외공관 법관 파견에 적극 협조, 외교부의 긍정적·전향적 태도 유도’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2010년 중단된 해외공관 법관 파견은 2013년 주 유엔 대표부와 네덜란드 대사관 등에서 재개됐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해외공관 파견하는 걸 어떻게 재판으로 연결시키겠느냐. 법관의 자질이나 인격을 모욕하는 것이다. 안 보냈으면 안 보냈지 어떻게 재판을 가지고…(그런 거래를 하느냐)”라며 혐의를 부인했다는 것이다. ●양승태 “법관 해외공관 파견 안 보내면 안 보냈지 어떻게 재판을” 앞서 지난 4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서도 임 전 차장은 검찰 쪽 서류증거 의견을 반박하며 관련 혐의에 대해 “저와 외교부 관계자 모두 강제동원 사건과 법관 재외공관 파견 문제를 대가관계로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두 가지를 연계해서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외교부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주장은) 남녀 간에 썸만 타고 있는데 확대해석해서 불륜관계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4회 공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양 전 대법원장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임 전 차장이 청와대와 외교부 관계자들과 접촉한 것은 그가 ‘유능한 사람’이어서, 알아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관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 조치에 대해서도 양 전 대법원장은 거듭 부인하는 입장을 반복했다. 2015년 9월 지금은 헌법재판관이 된 김기영 당시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대법원 판례와 달리 긴급조치 피해자에 대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자 징계가 검토됐다. 이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짧게 축약을 하니 전체 뜻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것 같다. 내 취지는 당시 이런 사안에 관한 여러 하급심 판결이 엇갈려 혼선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쪽으로 통일하는 대법원 선고가 되고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이어지고 있었다. 하급심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대법원 판결 취지에 반하는 선고를 한다면 혼선은 여전히 계속되어 법적 안정성이 위협받고 법령 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기능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대법원의 일방적 기능은 법적 안정성을 위한 통일 등 기능적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지 간섭한 것은 전혀 아니다. ”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이렇게 반박했다. “물의야기 법관 인사 방침은 제가 취임하기 전부터 내려오던 관행이었다. 처음에는 저는 물의야기 법관이라고 해서 인사심의관이 인사안을 만들어온 것을 보고 ‘인사는 일방적으로 행정처에서 다 하면서 이렇게 어려운 것은 나보고 다 하라는 것인가’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지난 공판에서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 강조한 양 전 대법원장의 답변은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방안에 대해) 설명을 듣고 결재는 내가 한 게 맞다”면서도 “결재를 했다고 해서 (내용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었다. ●“물의야기 법관은 취임 전부터 내려오던 관행” 변호인은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에 대한 양 전 대법원장의 설명을 덧붙였다. “인사안에 대해서는 제가 거의 다 행정처에서 올린 의견대로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은 이런 문서가 있으니까 전부 대법원장이 결정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런 내용은 행정처에서 제가 이렇게 만들어오라고 지시하거나 행정처가 만들어온 안에 제가 고치라고 지시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인사안에 대해 대법원장이 실질적으로 강행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전혀 없다. 제가 관여한 게 거의 없다”, “어떤 사람을 이 자리에 배치하느냐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대법원장이 하나 하나 알아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행정처에서 만들어 오는 것이지 어떤 사람을 특정해서 한 적이 없다.”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사건의 재상고심과 관련, 일본 전범기업의 소송 대리를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한상호 변호사에 대해서도 다른 언급이 공개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한 변호사와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면서도 한 변호사가 이 사건의 소송대리를 맡은 것은 몰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2016년 말쯤에는 사건 대리를 한다는 걸 알았겠지만 그 전에는 언제 알았는지 기억할 수 없다. 처음에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은 사건 접수 후 상당 기간 동안은 몰랐고 적어도 2016년 말쯤 전원합의체 들어갔을 때는 알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바꿨다. 다만 한 변호사와 사건과 관련된 협의를 했다는 의혹은 여전히 부인했다. “그러면 한 변호사는 전원합의체로 회부하는 데 대법원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닌지 저는 되묻고 싶다. 전원합의체 회부는 대법원장 권한이 전혀 아니다” 변호인은 이게 양 전 대법원장의 일관된 주장이라며 만약 전원합의체 회부가 대법원장의 권한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얼마나 대법원의 사건 처리 방향을 모르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어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차례로 검찰 측 증거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오전 재판이 더딘 속도를 이어갔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의견서를 토대로 검찰에 석명을 요구했다. 변호인은 검찰의 기준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에 넘겨진 범행의 수가 129개라며 이게 맞는지 검찰에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변호인들 “휴정기엔 재판 하지 말아달라…재판부도 쉬셔야” 박 전 대법관은 증인신문 일정에 대한 재판부의 검토를 요청했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휴정기에도 재판을 할지 검찰과 변호인들에 의견을 물었다. 법원은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째 주 2주간 휴정기를 갖는다. 이 기간 동안 재판은 진행하지 않지만 일부 시급한 사건이나 중요한 경우 재판이 열리기도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은 휴정기에도 재판을 이어갔다. 검찰은 “저희가 알고 있는 전례로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하계 휴정기에도 공판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판이 많이 늦어졌다는 생각을 저희는 누누이 말씀드렸고 휴정기에 만약 재판을 진행하기 어렵다면 그 전에라도 보충해서 재판을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재판을 쉬지 않고 열어 달라고 호소했다. 오는 8월 10일이면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간이 끝나는 만큼 검찰은 재판이 늦어지는 데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변호인들은 휴정기에 재판을 하지 말아달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구속된 피고인이 있는 경우에 구속기간을 어느 정도 존중해서 재판을 하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감안이 되는 게 맞지만, 구속 기간 안에 기일 진행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사건이 끝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다시 일반 원칙으로 돌아가 휴정기 지침에 따른 기일 지정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 “여름에 하계 휴정기를 갖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의 오래된 관습법에 해당한다. 재판부도 쉬셔야 되고 증인도 쉬어야 한다. 일주일에 두 번 재판하는 게 고군분투, 악전고투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다가 좀 기간을 주시면 저희가 정리할 시간도 가질 수 있다”(박 전 대법관 변호인), “증인신문에 들어간 뒤에는 3~4주 일정을 소화한 뒤 한 주 쉴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재판부도 좀 쉬시고 정리하실 필요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 대법관 변호인) 매주 두 차례씩 온종일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부에 대한 걱정도 새삼스레 잇따랐다. 그러나 정작 이날 재판은 오후 9시 23분이 돼서야 끝이 났다. 임 전 차장의 이동식 저장장치(USB)에서 확보된 각종 파일들과 검찰이 증거로 낸 출력물이 같은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박 전 대법관 변호인 측 요구에 따라서다. 오후 2시 20분부터 시작된 검증기일이 7시간 이어져 1142건의 파일을 일일이 열어 임 전 차장의 USB 속 파일과 검찰의 출력물과 내용과 형식이 같은지 확인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미성년 졸피뎀 먹여 성폭행…前 한화 엄태용 중형 선고

    미성년 졸피뎀 먹여 성폭행…前 한화 엄태용 중형 선고

    10대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선수 엄태용(25)에게 항소심이 형량을 더 높여 징역 4년 6월을 선고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이준명 부장)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법률위반(강간치상) 혐의를 받고 있는 엄태용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4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다른 약을 먹었을 거라는 엄태용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의도적으로 졸피뎀 성분이 들어간 약물을 복용케 했다는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범행을 극구 부인하고 반성도 하지 않는다. ‘형이 가볍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도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징역형을 선고했지만 검찰은 형량이 적다고 봤다. 한화이글스 포수로 활약한 엄태용은 지난해 7월 충남 서산 자신의 집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안 10대 청소년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8]임재성 “강제동원 日 기업, 피해자 화해하도록 정부가 외교력 발휘해야”

    [2000자 인터뷰 18]임재성 “강제동원 日 기업, 피해자 화해하도록 정부가 외교력 발휘해야”

    일제 시기 강제동원 피해자 측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매각 신청(5월 1일)을 법원에 낸지 한 달 반 가량 지났다. 또한 일본 정부가 5월 2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2018년 10월 30일)과 관련해 제3국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요구한 기한(6월 18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악화된 한일관계의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6월28, 29일)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대리인으로 일본제철과 후지코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온 법무법인 해마루의 임재성 변호사는 “정치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일본 기업이 과거 행위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2015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일제 시기 강제동원 일본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 참가했다. 제주 4·3 사건 군사재판 생존자 18명을 대리해 재심, 형사보상 청구,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다음은 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매각신청->감정->매각명령->송달->집행에 3개월 이상 Q: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들은 대구지법 포항지원과 울산지법에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과 후지코시로부터 압류한 자산을 매각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 한 달 이상 경과됐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이고, 실제 자산 매각까지는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며, 시간은 얼마나 소요되는가. A: 5월 1일 보도자료를 냈을 때 ‘최소 3개월’이라고 했다. 법원이 매각 명령을 내리고, 일본 기업에 송달되어서 그 명령이 확정되는 순간까지를 계산한 것이다. 실제 현금화는 그 이후에 이루어진다. 절차를 얘기하자면 먼저 압류한 자산에 대한 감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압류된 일본제철과 후지코시의 자산은 비상장 주식인데, 액면가만 있을 뿐 시장 거래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법원은 감정을 통해 이 주식을 매각하면 집행 비용을 빼고서도 채권자(원고측)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를 판단한 이후, 매각명령결정을 일본 기업에 송달시킬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법원행정처가 매각명령결정서를 일본 외무성으로 보내고, 일본 외무성이 일본 기업에게 송달시키는 방식인데, 일본 외무성이 사인 간의 민사소송에서 이 송달절차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 일본 기업들은 매각명령결정서를 송달받고 즉시항고 절차를 통해 다툴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유효한 이의제기 사유가 없는 상황이기에 매각명령결정이 그대로 확정될 것으로 본다. 이후 절차에서는 집행관의 재량권이 큰데, 집행관이 일본제철에게 자신의 주식을 사갈지 의사를 물어볼 수도 있고, 경매에 부칠 수도 있다. 법원, 일본제철에 의견서 기회 줘 기간 늘어날 듯 최근 법원으로부터 대리인 측에 통보가 온 게 있다. 민사집행법에 따라 매각명령 과정에 심문기일이 필수적이지만 채무자(일본 기업들)가 외국에 있는 경우라면 심문기일을 생략할 수 있다. 그런데 포항지원에서 심문기일을 열지 않으나, 일본제철에게 의견서를 제출할 기회를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주목을 많이 받는 사건이라 법원으로서도 방어권 행사를 꼼꼼하게 보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쁜 일은 아닌 듯하다. 일본 기업들의 의견서 제출 절차가 이루어지게 되면, 매각명령결정이 확정되기까지의 기간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 Q: 그렇다면 여전히 시간이 남아 있다. 이들 일본 기업 자산(일본제철 소유 PNR 주식 19만 4794주 9억 7400만원 상당, 후지코시 보유 대성나찌유압공업 주식 7만 6500주 7억 6500만원 상당)이 실제로 매각되기 전까지 대리인단이 그간 시도해 온 일본 기업과의 협의를 통한 화해 가능성은 있는가.이춘식 할아버지, 연내 해결 희망 A: 대법원 판결 이후 소송대리인단, 지원단은 일관되게 일본 기업에게 합의를 요청해왔다. 일본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의사표시를 하고, 자발적으로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요청이었다. 현실적으로 지금 국면에서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 기업들 본사에 수차례 방문하였지만 면담은커녕, 책임있는 답변도 듣지 못했다. 그 상황에서 법이 정한 집행 절차를 계속 늦출 수 없었다. 그동안 피해자분들에게 ‘일본 기업으로부터 사과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씀을 드리면서 집행 절차를 미루는 것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피해자분들 역시 일본 기업들로부터 사과를 받고 싶어 하셨기에 우리를 믿어주셨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이 사과는커녕 판결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고령의 피해자분들에게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드릴 수 없었다.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께서는 연내에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신다고 명시적으로 말씀하셨다. 대리인으로서 당사자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Q: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이전까지 대리인들은 일본 기업과 화해를 위한 어떤 일들을 해왔는가. A: 광주 근로정신대 소송대리인단과 미쓰비시중공업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도쿄와 나고야에서 16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일본제철도 일본 내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리인과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다. 물론 이들 협상에서 어떤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일본 기업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에 나섰던 역사가 존재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2010년을 전후로 일본 사회가 그래도 유연성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월급조차 주지 않고 노동을 강요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확정 이후 일본 기업의 태도는 강경 일변도이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일본 기업 강경한 태도 배후에 일본 정부 있는 듯 Q: 일본 기업의 강경한 태도의 배후에는 일본 정부가 있다고 보는가. A: 그럴 것으로 추측한다. 판결 전에도 16차례 협상을 했던 기업이 판결 이후에는 일절 만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2012년 일본제철 주주총회에서는 한국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발언도 나왔다. 화해 통해, 사과와 배상 받는 게 최선의 길 Q: 지금의 한일관계는 사상 최악이라고들 한다. 그 배경에는 강제동원 판결을 꼽는다. 한일관계 타개책으로서 1)피해자 구제를 위한 2+2(한국 정부·기업+일본 정부·기업) 혹은 2+1(한국 정부·기업+일본 기업) 등에 의한 기금 방식 2)국제사법재판소(ICJ)에 대법원 판결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어겼다는 일본 주장이 맞는지를 가려보자 3)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한국 정부가 일본과의 전면적인 외교전쟁을 선언하고 국민들에게도 피해를 감수해 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이런 논의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 ICJ에서 가리자는 방안은 부적절 A: 2, 3번은 정치가 없는 방식이다. 2번은 제3자에게 사법적 판결을 하라는 것인데 정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피해자의 권리구제에도 효과적이지 않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쪽 정부는 감당할 수 없는 결과일 것이다. 일본에서도 강제동원이라는 역사적 사실 자체에 대해 인정한 것은 드물지 않다. 일본 내 소송에서 하급심 법원들은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를 인정했다. 후지코시 사건의 경우 “면학 기회가 있는 것처럼 기망하고 근로정신대로 권유해서 참가시킨 행위는 충분한 판단능력을 가지지 못하고 진학 기회가 제한돼 있던 어린 나이의 여성에 대해 이른바 그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고, 더불어 10대 여성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메이지헌법 하의 법제에서도 위법이라고 평가되는 권유방법”이라고 판시했다. 식민지 조선사람들을 속여서 일본으로 끌고 가 노예와 같은 강제노동을 시켰다는 점에 대한 양국의 공통된 인식이 존재한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ICJ로 가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양국 사회의 합의를 증진시키는 것이 아닌, 사법적 판단에만 목을 매달게 할 것이다. 판단을 받기까지 시간과 비용 역시 상당할 수밖에 없다. 외교전쟁 불사 주장은 이해 안돼  3번 같은 외교적 전쟁 주장은 그 자체로 의문이다. 일부 전문가의 주장으로 알고 있는데, 수사에 불과할 뿐이다. 민주화 이후 어떤 정권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일본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나. 사실상 한국의 민주화 이후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조직해가면서, 식민지 시기 과거사 문제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외교적 전쟁을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공방 속에서 결국 피해자들의 권리실현은 또다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싸울 필요가 있다면 싸워야겠지만, 목적이 무엇인지는 명확해야 하지 않겠나. 화해 통한 기금 조성, 초창기부터 논의된 방식  1번은 새로운 방식이 아니다. 강제동원 문제가 등장하였던 초창기부터 이야기되어 왔다. 독일 정부와 독일 기업들이 2차 대전에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게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 재단’을 설립하여 보상한 사례가 존재하며, 일본 기업이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중국 적십자 등을 통한 기금방식으로 배상금을 지급한 전례도 있다. 2010년 12월 11일 대한변협과 일본변호사연합회가 공동선언을 내고 기금방식의 해결에 대한 선호를 천명한 적도 있다. 기금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일본 기업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의사표시를 하고, 배상금을 출연하는 것이다. 이 원칙이 지켜진다면, 기금에 다른 주체들의 참여는 탄력적일 수 있을 것이다.  소송이 아닌 기금을 통한 해결이 더욱 적절한 이유는, 소송에 참여하기 어려운 많은 피해자들의 권리까지 구제할 수 있으며, 강제동원이라는 역사적 불법행위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의사표시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송에서는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연금기록 등 관련 자료가 대부분 일본에 있는 상황에서 엄격한 사법적 입증 책임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피해자가 많지 않다. 또한 판결을 통해서는 손해배상금 지급만을 강제할 수 있을 뿐인데, 피해자들께서는 자신을 끌고 갔던 기업들의 사과를 원하신다. Q: 중국에서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일본 기업이 개별 사안에서 화해를 했는데 왜 다른가. A: 남한과 일본, 중국와 일본이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각 체결한 협정이 다르다.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였고, 중국은 일본의 교전국이라는 차이도 존재한다. 그러나 피해자 규모로 인하여 일본의 대응이 다른 것이 아닌가 의심도 있다. 한국은 피해자 숫자는 강제동원위원회에서 파악된 것만 17만명이고 범위를 넓히면 104만명까지 된다는 통계치가 있다. 화해 없으면 강제동원 소송 꾸준히 늘어날 것 Q: 현재 진행 중인 강제동원 피해 관련 소송은 몇 건 정도이고, 향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가. A: 2018년 10월30일 판결 이전까지 제기됐던 것과 그 이후를 비교해보면, 판결 이전까지 소송 건수로는 16건이었다. 소송 1건에 피해자 숫자는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이 경우도 있으나 모든 소송을 대리하는 것이 아니어서 정확한 확인은 어렵다. 판결 이후에는 피해자 기준으로 광주 대리인단이 54명, 서울 대리인단이 30여명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日, 협정 아닌 인권 시각으로 강제동원 봐야 Q: 대리인으로서 일본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A: 1965년 협정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청구권협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라고 반복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도, 일본 기업들에 의해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청구권협정 당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양국 정부가 온전히 인식하고, 이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적절한 합의를 체결하지 못했다는 정황들이 다수 확인되었다. 또한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는 청구권협정에도 불구하고 식민지시기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사법부 역시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는 존재했고, 청구권협정을 통해서도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다만, 소송을 제기할 소권이 소멸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배보다 배꼽 더 큰 日기업 소송비용  그렇다면 일본 정부로서는 1965년의 협정만을 주문처럼 되뇌일 것이 아니라, 1990년 이후 비로소 자신의 피해를 증언하며 사회적으로 등장한 식민지 시기 여러 조선인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졌는지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청구권에서 인권으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청구권협정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존 해석을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식민지시기 피해자에게 온전한 배상과 사과가 이루어졌는지를 살피는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들의 자산을 압류하는 등의 집행절차로 나아가면서 한일관계가 파탄나고 있다고 보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그렇다면 20년 가까이 소송에서 싸워 비로소 승소한 피해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침묵해왔던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 무너지는 양국관계라면, 그 관계는 문제다.  우스개소리를 하나 하자면 일본 기업들이 강제동원 소송에 대응하면서 국내 대형 법무법인에 막대한 변호사비용을 지불했을 것인데, 이 돈이 실제 피해자들이 청구한 손해배상금보다 클 것이다. 일본 정부든, 일본 기업이든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손해일 수 있다. ‘국제법 무시한 대법 판결 잘못’ 日 시각이 잘못 Q: 일본에서는 한일협정이란 국제법이 한국 법률보다 상위에 있는데 한국 대법원이 그걸 무시한 판결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A: 비법률적인 주장이고, 사실 왜곡이기도 하다. 한국이나 일본은 국제법, 즉 국가 간 협정이나 조약을 체결하면, 그에 따른 별도의 국내법을 제정해야 하는 이원론적 법체계가 아니다. 협정을 맺고 국회 비준이 이루어지면 곧바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니는 일원론을 취하고 있다. 즉,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1965년 청구권협정은 그 자체로 국내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닌다. 국제인권법의 경우 국내법보다 상위 효력을 지녀야 한다는 논의가 있지만, 청구권협정은 인권협정도 아니다.  청구권협정이 법률의 효력을 지닌다면, 법률에 대한 최종해석의 권한이 사법부에 있다는 3권 분립의 원칙에 따라 청구권협정의 해석권한 역시 각 국가의 법원이 가진다. 즉 한국 내에서 청구권협정에 대한 배타적이고 최종적인 해석권한은 한국 대법원이 가진다. 한국 대법원은 그 권한을 행사하여 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반인도적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해석한 것이다. 해석권한을 가진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를 통해 13명 대법관 모두가 의견을 내며 치열하게 해석한 판결에 대해, 일본이 “한국 대법원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라는 부당한 비판을 하고 있을 뿐이다. 서울, 대구, 광주 3개 지역에서 소송 진행돼 Q: 대리인단 구성은 어떻게 돼있나. A: 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서울과 대구, 광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법무법인 해마루가 대리인으로,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보추협)가 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법무법인 삼일의 최봉태 변호사님이 이 소송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등이 지원단체로, 이상갑, 김정희 변호사님들이 대리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8년 10월 대법원 선고 이후 추가소송을 위해 대리인단 규모가 확대되었는데, 서울에서는 민변 공익변론센터, 광주에서는 광주 민변지부를 중심으로 대리인단이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일본서 소송 이끈 일본인 지원에 감사 Q: 일본 측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A: 한국에서의 소송 이전, 1990년대 일본에서 강제동원과 관련한 소송이 있었다. 모두 패소하고 2000년대에 한국에서 소송이 제기되어 결국 대법원 판결까지 내려진 것이다. 일본 소송 당시 결합하였던 일본 변호사들과 시민단체들은 한국 소송 과정에서도 많은 조력을 보냈다. 대법원 판결 이후의 방향에 대해서도 한일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 중이다. 특히 일본 측 활동가들은 강제동원 문제를 일본 내에서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금요행동’이 대표적이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 앞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인데,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많이 알지만, 정작 일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금요행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일본에서 일본 기업의 책임을 묻는 활동을 그 오랜 시간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 상상해보면 고개가 숙여진다.피해자 목소리 누군가 대변해야 Q: 대리인으로서 이번 소송에 임하는 자세라고 할까, 마음가짐은. A: 중압감이 크다. 같은 사무실에서 강제동원 사건을 같이 대리하고 있는 김세은 변호사는 ‘살얼음을 걷는 것 같다’고 한다. 집행절차에 나가가는 과정이 특히 그러했다. 일본 정부의 맹공격과 거대한 일본 기업들의 의도적인 침묵이 있다. 우리 대리인의 역할은 거대한 주체들이 서로 소리지르는 판 속에서 또 다시 배제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한일관계 파탄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여기 피해자의 고통도 좀 보아달라고 이야기하는 역할 말이다. 피해자분들이 정말 고령이시다. 판결에 이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죽기 전에 일본 기업에게 사과를 받고 배상을 받으시는 것, 누군가는 그걸 목표로 삼아야 하지 않겠나.   [강제동원 소송 관련 일지]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강제동원 근로자 1인당 1억원 배상 판결  12월 31일: 피해자 대리인, 일본제철 한국 자산 강제집행 신청 -2019년-  1월 3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일본제철 한국 자산 압류 신청 승인  1월 9일: 일본 정부, 한일청구권협정에 근거, 한국에 협의 요청  3월 7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전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 압류 신청  3월 15일: 울산지법, 후지코시 소유 국내 자산 압류 신청 승인  3월 22일: 대전지법,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 압류 신청 승인  4월 4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서울중앙지법에 일본제철, 후지코시,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코크스공업을 대상으로 추가 손해배상청구소송  5월 1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각 지방법원에 일본제철, 후지코시 국내 자산 매각 신청  5월 20일: 일본 정부, 대법원 판결과 관련한 제3국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설치 한국에 요청 6월 28, 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한일정상회담 불투명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김태호 서울시의원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잘못을 알고도 떠넘기기 급급”

    서울특별시의회 김태호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남4)은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보고서와 도면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개포8단지 민영주택 건설사업(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건축심의를 통과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남구 영동대로4길 17에 위치하고 있는 이 아파트는 지하 4층, 지상 최고 35층, 15개 동, 총 1996세대가 2021년 7월 입주 예정으로 현재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이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2016년 6월 세부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수서경찰서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업지 동측 출입구에서 개포로110길의 진출입 좌회전을 금지하고 우회전 진출만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건설사는 2017년 교통영향평가를 진행하면서 사업지 동측 출입구에서 좌회전 진출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포로110길과 영동대로4길의 교통흐름과 혼잡도를 검토함에 따라 건축심의를 아무런 문제없이 통과하였다. 또한, 영동대로4길을 증설하라는 의견에 허위 교통량을 제시하기까지 하였다. 개포8단지는 사업지 동측과 남측 출입구에서 나오는 모든 차량이 남측 출입구 앞 영동대로4길로 집중되는데도 불구하고 허위 자료로 인해 건축심의가 통과됐다. 급기야 그 자료를 인용한 개포9단지의 출입구 설계가 변경되어 3700여 세대에 달하는 2개 단지의 모든 차량이 영동대로4길로 쏟아지게 되었다. 김 의원은 “이는 2개 아파트 단지에 그치지 않고 7000여 세대에 달하는 사업지 주변 대규모 주택단지는 물론 영동대로와 개포로 등 권역 내 모든 도로에 심각한 교통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현대건설이 허위 보고서를 제출하고 거짓 해명으로 건축심의를 부적절하게 통과되었음이 입주 예정인 주민들에 의해 밝혀졌다.”라고 주장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김 의원과 1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장시간 회의에서 직접 시인하였음에도 아직까지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개포8단지의 교통문제를 보면 현대건설은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고도 선분양제를 십분 활용하여 주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문제를 알고 있는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서로 자기 일이 아니라고 떠넘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공사는 계속 진행됨에 따라서 입주예정 주민들은 입주 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교통불편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안타까워하며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서로 자기 일이 아니라고 떠넘길 것이 아니라 건축심의를 담당했던 서울시, 공사 착공과 준공을 담당하는 강남구청이 서로 자기 일처럼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개포8단지 입주예정 주민들은 공사를 중지하고 사업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만, 아직까지 공사 초기 단계인 만큼 잘못 된 부분에 대해서는 공사 중에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공사지연과 준공지연 등을 빌미로 입주예정 주민들을 압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현대건설에게 수정된 교통영향평가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관련 교통개선대책을 다시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현대건설은 아파트 공사 이후 주민불편에 대해서는 주민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입장인지 묻고 싶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자신들이 보고서와 심사서류를 꼼꼼하게 확인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태만히 하고 이를 지적한 주민들의 의견을 언제까지 무시할 것인지 답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다 실수하는 부분은 충분히 납득하고 이해할만한 경우 크게 나무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수했음을 알고도 모른척하고 그 결과가 시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야기하는 것이라면 이는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다. 이러한 공무원은 크게 징계하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에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개포8단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통령 관광지 방문 잦다’ 칼럼에 靑 “심각한 외교적 결례”

    ‘대통령 관광지 방문 잦다’ 칼럼에 靑 “심각한 외교적 결례”

    청와대는 11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외국 순방 중 관광지 관람이 잦다고 지적한 한 언론 칼럼에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최근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문 대통령의 이번 북유럽 3개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을 놓고 ‘천렵질’ ‘피오르 해안 관광’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의도적 왜곡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중앙일보 칼럼의 정정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서면브리핑에서 “방문국 요청과 외교 관례를 받아들여 추진한 순방 일정을 ‘해외 유람’으로 묘사하는 것은 상대국에 심각한 외교적 결례로,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 부대변인은 ‘이번 순방의 두 번째 방문지인 노르웨이 공식일정 중 하루를 풍광 좋은 베르겐에서 쓴다’는 칼럼 내용에 대해 “베르겐 방문 일정은 노르웨이의 요청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부대변인은 “수도 오슬로 외의 제2의 지방도시를 방문하는 것은 노르웨이 국빈 방문의 필수 프로그램이자 노르웨이의 외교관례”라며 “2017년 아이슬란드 대통령도 2018년 슬로바키아 대통령도 베르겐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르겐 방문은 노르웨이 국빈 방문 일정 대부분을 동행하는 국왕의 희망이 반영된 것으로, 노르웨이 측은 노르웨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군 함정 승선식을 대통령 내외와 함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희망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가 살던 ‘그리그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서도 “노르웨이 측이 일정에 반드시 포함해줄 것을 간곡히 권고해 이뤄진 외교 일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리그는 노르웨이 국민이 사랑하고 가장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베르겐 출신의 국민 작곡가임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청와대는 해당 칼럼이 지난해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에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1월 3박 4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면담하고 아요디아에서 열리는 허황후 기념공원 착공식 등에 참석한 바 있다. 칼럼에서는 ‘청와대가 인도 총리 요청으로 (김 여사가 인도에) 가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인도 대사관은 ‘한국 측이 김 여사를 대표단 대표로 보낸다고 알려와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한 부대변인은 “김 여사의 방문은 모디 총리가 한·인도 정상회담 계기에 대표단 참석을 요청하고 지속해서 우리 고위 인사 참석을 희망해옴에 따라 성사된 것”이라며 “허위를 기반으로 김 여사를 비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도에서 김 여사가 수행한 일정 일부가 칼럼에 빠졌다는 사실을 지적한 한 부대변인은 “일정을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중앙일보에 칼럼을 정정해줄 것을 엄중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헬싱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보훈처 ‘김원봉 서훈’ 안 한다는데… 국민청원 등 논란 재점화

    보훈처 ‘김원봉 서훈’ 안 한다는데… 국민청원 등 논란 재점화

    독립운동단체 8월부터 대국민 서명운동 ‘독립유공자 인정’ 청원 동의 6000명 넘어 일각선 “야권이 의도적으로 정쟁 만들어”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일제강점기 무장독립운동을 이끈 김원봉(1898~1958)을 언급한 것을 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또다시 그에 대한 서훈 논란이 불붙었다. 일부 독립운동 단체들이 김원봉 서훈을 위해 서명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그의 서훈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머지않아 김원봉 독립유공자 지정 여부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9일 “현재로서는 김원봉에 대한 서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북한 정권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자는 독립유공자 서훈이 안 된다’는 단서 조항에 따라 그가 서훈 대상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앞서 보훈처 자문기구인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는 지난 2월 김원봉과 홍명희(1888~1968) 등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하라고 권고했다. 그러자 피우진 보훈처장은 올해 4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김원봉 서훈이) 현재 기준에선 해당되지 않지만 여러 의견을 수렴 중이며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보훈처는 곧바로 “그의 서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심사 기준을 개선하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하던 김원봉 서훈 논란은 문 대통령의 현충일 발언으로 재점화됐다. 서훈을 찬성하는 쪽은 “남북 간 체제 경쟁이 사실상 끝난 지금 북에서 버림받은 김원봉을 끌어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통합이자 포용”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그가 해방 직후 친일파와 우익세력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월북했다는 것과 김일성에게 비협조적이었다는 사실이 감안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와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 등 국내 7개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은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올해 11월 9∼10일)을 맞아 오는 8월부터 전국을 돌며 ‘약산 김원봉 서훈 대국민 서명운동’을 펼친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원봉에게 독립유공자 서훈을 수여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도 올라와 6000명 넘게 동의했다.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북한 주민을 ‘주체 사상의 포로’로 만든 황장엽(1923~2010)도 우리나라에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김원봉이 훈장을 받지 못할 이유가 뭔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그의 서훈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학계의 논의를 거쳐 이뤄져야 할 과제를 대통령이 성급하게 언급해 논란만 커졌다”고 지적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에도 “김원봉 선생에게 마음속으로나마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 드리고 술 한 잔을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야당과 보수 성향 단체에서 이번 발언이 ‘김원봉에게 서훈을 주려는 정지 작업’에서 의도적으로 나왔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 대통령의) 이번 추념사는 김원봉 서훈을 위한 고도로 기획된 작전의 시작이다. 김원봉을 내세워 국가정체성의 재정립 작업이 시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야권이 정쟁을 만들고자 의도적으로 대통령 발언을 부풀렸다고 지적한다. 2015년 8월 김원봉이 주요 인물로 나오는 영화 ‘암살’의 국회 시사회 때만 해도 김무성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대표를 포함해 당시 여당 주요 인사들은 영화가 끝난 뒤 만세 삼창을 하는 등 그에 대해 어떤 거부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김주용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교수는 “김원봉은 최고의 독립운동가지만 동시에 대표적 월북인사이기도 하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그의 서훈에 대해) 우리 사회가 차분하고 냉정하게 공론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서울시 체육단체 조사특별위원회 긴급 기자회견

    서울시 체육단체 조사특별위원회 긴급 기자회견

    서울특별시의회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김태호, 이하 조사특위)가 5일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1층 기자회견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태권도협회의 의도적인 감사·조사권 침해 의혹을 제기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해줄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김태호 조사특위위원장은 금번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조사한 서울시태권도협회 관련 비위·비리 의혹을 간단히 설명하고, 각종 체육단체 비위 관련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 요청과 함께 조사특위의 활동 방향과 목적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태호 조사특위 위원장을 비롯하여, 김인호·이병도·이승미·정진철·조상호·홍성룡·이성배 의원 등 조사특위 위원들이 함께했다. 일부 체육계의 불법과 특혜 의혹, 비리와 잘못된 관행을 조사하고 공정과 신뢰에 기초한 체육환경 조성 목표로 출범한 조사특위는 현재 승부조작과 승단심사 부정, 일부 인사에 의한 파행 운영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서울시태권도협회에 대한 조사를 실시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감정 대리 그림말, 이모티콘

    [배민아의 일상공감] 감정 대리 그림말, 이모티콘

    소소한 문제로 서로의 생각이 맞지 않아 다툴 때가 가끔씩 있다. 아니, 자주다. 신혼 초에는 싸움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정석만 믿고 무조건 대화를 시도하다가 대화가 아닌 푸념과 불평만 늘어놓게 되고, 때로는 넋두리나 화풀이로 발전해 오히려 싸움에 불을 지른 격이 된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남자는 여자의 눈물에 약하다는 누군가의 조언을 참고해 신파극으로 다툼을 종료한 적도 몇 번 있지만, 여자의 경험상 그건 몇 년에 한 번씩 총 세 번 이상은 절대 안 통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다투고 난 후 SNS 메신저를 이용해 텍스트로 대화한다. 분노의 텍스트를 작성하며 오자나 탈자가 나기도 하고, 가끔은 깐죽대기나 의도적으로 약 올리는 텍스트를 전송하기도 하지만, 점차 각자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며 글도 차분해지고 마음도 조금씩 누그러지다가 몇 번의 고민으로 신중하게 선택했을 엉덩이로 탬버린 치면서 씰룩거리는 이모티콘 하나를 받고 모든 상황이 종료된다. 칼로 물 베기의 싸움은 한마디의 애정 어린 말이나 살포시 손 한번 잡아 주는 것으로도 원래로 돌아오는 것이 부부라는 것인데, 막상 얼굴 맞대고 닭살 멘트나 행동을 하기에 아직 쑥스러울 때 이모티콘 대리를 출동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그림말, 이모티콘이 열일하는 시대다. 손 글씨 편지를 흔하게 주고받던 오래전 고향에 다니러 간 친구에게나, 입대한 남자 친구, 때로는 스승이나 부모님께도 전달할 용건이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손 편지를 작성하고, 글로만 표현이 아쉬운 문장 끝에 수줍게 그려 넣은 하트 몇 개와 스마일 미소가 그 시절의 수제 이모티콘이었는데, 이제는 이모티콘 작가라는 직종이 생길 정도로 무수한 그림말과 그림 문자들이 넘쳐난다. 미혼인 후배에게 이상형을 물었더니 ‘리액션이 좋은 사람’이라고 답한다. 리액션이 좋은 사람이란 결국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할 줄 알고, 배려와 소통을 아는 사람일 테니 평생지기로 살아도 된다는 의미일 거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상대와 시선도 맞추고, 열심히 듣고 있다는 표시도 내며, 적당한 타이밍에 맞장구를 치거나 고개의 끄덕거림, 적절한 희로애락의 표정을 보내며 대화에 참여하듯이 온라인 만남에서도 우리는 ‘감정 대리’인 그림말, 이모티콘으로 리액션을 보낸다. 지금 이 시간에도 스마트폰의 여러 애플들을 열면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수없이 넘쳐나고 있다. SNS 속 허세 사진과 허언증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고, 타인의 공감과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망의 다른 표현이기에 너무 지나치지만 않다면 애교로 봐줄 만하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넓어지고 있는 온라인 대화의 세상 속에서 소통을 잘하는 방법, 그것은 그림말과 이모티콘으로 공감을 표현하고, 실제 나의 마음과 감정을 담아 리액션하는 것이다. 문자나 기호, 그림말과 이모티콘에도 인격이 드러나고 성품이 엿보이며, 그 사람의 표정과 감정이 연상된다. 그래서 단순한 이모티콘 하나로도 상대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고, 혼자서 빵 터지는 웃음을 짓게 하는 힘이 있다. 재치 넘치는 무수한 종류의 이모티콘을 주고받으며 감정의 다양함을 새삼 느끼고, 적절한 리액션을 위한 이모티콘을 고르며 마음과 감정의 풍부한 표현 방식도 배운다. 엉덩이로 탬버린 치는 이모티콘을 받고 화를 가라앉힌 여자가 노래방에 있는 탬버린을 건네며 남자에게 이모티콘의 재현을 권한다. 현실은 이모티콘의 캐릭터와 참 많이 다르다.
  • 숙청됐다던 김영철 건재… 또 반복된 ‘北 악마’ 프레임 씌우기

    숙청됐다던 김영철 건재… 또 반복된 ‘北 악마’ 프레임 씌우기

    보수세력 이념 잣대로 오보 생산 되풀이 박지원 “김여정 근신설도 근거 없을 것”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지고 노역형에 처해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온 지 사흘 만인 지난 2일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 행보를 수행하며 건재를 드러낸 모습이 3일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과거에도 일부 언론이 북한 주요 인사의 처형설을 보도했다가 오보로 판명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의 잔혹한 이미지를 전파하기 위해 일부 보수세력이 ‘북한=악마’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조선인민군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관람했다”며 관람에는 부인 리설주 여사가 함께했고, 김 부위원장 등 당과 군 간부들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은 당 부위원장 중에서는 관람에 불참한 박봉주·태종수·오수용 부위원장을 제외하고 9번째로 호명됐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13일 보도된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2일 회의 기사에 마지막으로 등장했는데, 당시 당 부위원장 중에서는 12번째로 호명된 바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4월 당 부위원장과 국무위 위원으로 선출된 이후 직책과 직위의 변동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지난달 31일 일부 언론은 김 부위원장이 해임된 후 자강도에서 강제 노역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의 노역설 보도가 나온 당시에도 대다수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제기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실장은 보도 당일 “김영철은 당 부위원장과 장관급인 국무위원이 임명됐고 김정은하고 사진도 같이 찍었는데 혁명화까지 보냈을지 근거가 희박하다”고 했다. AP 등 외신은 김 부위원장 숙청 보도에 대해 과거 오보 사례를 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의 노역설과 함께 보도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근신설에 대해서도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자 백두혈통인 만큼 아무 문제가 없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 처형 보도에 대해서도 “한국과 미국의 정보당국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했기 때문에 저는 한미 정부의 발표를 믿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 현송월 당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장도 2013년 음란물 영상을 봤다는 혐의로 처형됐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지만, 이듬해 조선중앙TV를 통해 현 부부장의 건재가 확인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2월 리영길 총참모장이 처형됐다고 일부 언론에 흘렸으나 그가 석 달 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대규모 오보를 야기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관련 오보의 경우 북한 정보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속성을 오히려 역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공포정치를 일삼는 김정은과는 대화와 협력해서는 안 되고 굴복시키고 붕괴시켜야 한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특정 북한 인사들이 한동안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신뢰하기 어려운 ‘대북 소식통’에 의존해 그들이 숙청 또는 처형되었다고 성급하게 단정 보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시매쓰출판, 11기 서포터즈 모집

    시매쓰출판, 11기 서포터즈 모집

    초등 수학 전문 브랜드 시매쓰출판이 6월 3일부터 6월 27일까지 11기 서포터즈를 모집한다. 이번 서포터즈는 총 40명을 모집하며 블로그, SNS를 활용할 줄 아는 초등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시매쓰출판 서포터즈로 선발되면 시매쓰출판의 다양한 교재를 무료로 체험함은 물론, 현재 초등수학 교육에 대한 정보와 자녀 학습법에 대한 고민을 또래 학부모들과 나누고 전문가와 직접 상담할 수 있는 오프라인 모임에도 초대된다. 이 외에도 활동 결과에 따라 우수 서포터즈에게는 추가적인 혜택이 제공된다. 특히 이번 11기 서포터즈는 앞 기수들과는 달리 ‘개념이 쉬워지는 생각수학’, ‘유형이 편해지는 생각수학’뿐만 아니라 초등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기초 연산 대표 교재인 ‘빨강연산’과 사고력 연산 대표 교재 ‘상위권연산 960’도 함께 체험하게 된다. ‘개념이 쉬워지는 생각수학’과 ‘유형이 편해지는 생각수학’은 개정 교육 과정에서 강조하는 핵심 역량을 완벽 반영해 사고력 및 서술형 문제를 효과적으로 학습 가능하며 아이가 주도적으로 학교 평가에 대비할 수 있는 교과 기본서이다. 또 체험 교재인 ‘빨강연산’은 연산 원리를 스스로 찾는 자가 학습 시스템을 통해 탄탄한 원리 이해가 가능하게 하고 의도적인 장치를 가미한 문제 구성으로 집중력, 속도, 정확도를 길러준다. ‘상위권연산 960’은 기존의 반복적이고 지루한 연산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구성해 흥미를 유발하고 연산의 원리를 이해, 응용해 연산과 사고력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11기 서포터즈의 신청 방법과 혜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시매쓰출판 홈페이지와 네이버 공식카페 ‘수학이 좋아!’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효주 측 “‘그알’ 제작진, 버닝썬 여배우 한효주 아닌 것 확인”

    한효주 측 “‘그알’ 제작진, 버닝썬 여배우 한효주 아닌 것 확인”

    ‘클럽 버닝썬 여배우 A씨’가 배우 한효주가 아님을 최근 방송된 SBS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으로부터 확인받았다고 한효주씨 측이 31일 밝혔다. 한씨 측은 공문으로 이 사실을 확인한 만큼 자신을 근거 없이 악의적으로 비방한 네티즌들에 대해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한효주씨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한효주는 JM솔루션의 광고모델일 뿐, 버닝썬에 단 한 번도 출입한 적이 없다”면서 “방송에서 언급된 지난해 11월 23일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음을 명백히 밝혔는데도 허위사실이 무분별하게 퍼져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법률대리인은 “그 결과 제작진으로부터 ‘해당 방송에 언급된 여배우 A씨는 한효주씨가 아니다’라는 내용을 공문으로 확인받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게재하거나 악의적인 비방행위가 있을 경우 추가 고소를 포함하여 어떠한 선처나 합의 없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달 4일 ‘황하나와 버닝썬’ 편에서 클럽 버닝썬에서 한 화장품 브랜드 행사가 열렸으며, 그 자리에 30대 여배우가 참석해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행동을 보였다는 제보를 방송했다. 이후 해당 브랜드가 JM솔루션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해당 브랜드의 모델 중 한 명인 한효주가 A씨가 아니냐는 루머가 퍼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상대 전 검찰총장, 과거사위 상대 5억원 민사 소송 제기

    한상대 전 검찰총장, 과거사위 상대 5억원 민사 소송 제기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관련 검찰과거사위원회 관계자를 대상으로 5억원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한 전 총장은 31일 오후 정한중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장 직무대행, 김학의 전 차관 주심위원인 김용민 변호사,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서 실무를 담당한 이규원 검사를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한 전 총장은 소장에서 “2011년 윤중천이 고소당한 사건에 대해 본인이 수사관을 교체하는 등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면서 과거사위가 검찰에 수사를 촉구한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본인은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으므로 과거사위 발표는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윤중천 사건에 대해 수사관을 교체했다는 2011년 7∼8월은 본인이 검찰총장으로 내정받아(2011년 7월16일) 국회 인사청문회(2011년 8월4일) 준비하던 중으로 사건에 관여한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장은 “당시의 수사담당자들에게 사실확인을 하는 등 가장 기본적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추측만으로 사건에 관여했다고 발표하고 수사를 촉구한 것은 의도적으로 명예를 훼손하겠다는 고의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검찰과거사위는 지난 29일 김 전 차관 사건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상대 전 검찰총장, 윤갑근 전 고검장 등이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유착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수뢰죄·수뢰후 부정처사죄(뇌물)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과 윤 전 고감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갑근 전 고검장은 전날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 관계자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제국의 역습 - 인텔 아이스 레이크 프로세서 공개

    [고든 정의 TECH+] 제국의 역습 - 인텔 아이스 레이크 프로세서 공개

    올해 컴퓨텍스에서 AMD는 12코어 라이젠을 선보이면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심지어 많이 이들이 기대했던 16코어 라이젠을 보여주지 않은 것도 12코어 제품만으로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인텔 역시 제국을 지키고 도전자를 물리치기 위한 비장의 무기가 있습니다. 3세대 라이젠 공개 이후에 역시 컴퓨텍스에서 공개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아이스 레이크(Ice Lake)가 그것입니다. 아이스 레이크는 인텔의 최신 10nm 공정 도입 이외에도 새로운 CPU 아키텍처인 서니 코브(Sunny cove)와 역시 새로운 GPU인 Gen11이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인텔 CPU는 지난 10년간 아키텍처와 미세 공정 모두에서 경쟁자인 AMD를 크게 앞서갔습니다. 유일한 예외는 그래픽 감속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내장 그래픽인데, 이것도 고사양 게임을 위해서는 대부분 별도의 고성능 그래픽 카드가 필요한 점을 생각하면 그렇게 큰 단점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AMD가 라이젠을 출시하면서 상황은 크게 변했습니다. 여전히 인텔 CPU 대비 싱글 코어 성능은 떨어지지만, 이제는 많이 따라잡은 데다 같은 가격의 인텔 CPU보다 넉넉한 코어 숫자 덕분에 많은 소비자가 라이젠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인텔 CPU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과 인텔 CPU 보안 이슈 역시 소비자들이 AMD CPU를 선택한 이유일 것입니다. 여기에 새 내장 그래픽을 포함한 라이젠 CPU는 인텔 내장 그래픽 대비 높은 성능으로 그래픽 카드를 사기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소비자들을 끌어모았습니다. 인텔은 이 상황을 뒤집기 위해 AMD에서 핵심 기술 인력을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첫 결과물을 내놓을 때가 됐습니다. 컴퓨텍스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아이스 레이크는 6세대 이후 인텔 코어 프로세서 아키텍처인 스카이레이크 대비 최대 18%의 IPC (instruction per cycle) 향상이 있습니다. (사진) 같은 클럭의 기존 인텔 CPU 대비 18% 정도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클럭을 더 올릴 수 있다면 성능은 그만큼 더 올라갈 것입니다.인텔의 주장은 실제 제품이 나오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것입니다. 아무튼 이 내용을 신뢰한다면 아이스 레이크는 과거 가장 큰 폭의 성능 향상을 보여줬던 코어 마이크로프로세서 아키텍처 정도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마이너 아키텍처 업그레이드보다 훨씬 높은 성능 향상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코어 마이크로프로세서나 AMD의 젠(Zen) 아키텍처의 성능 향상 폭이 유별나게 컸던 이유는 기존의 넷버스트 (펜티엄 4) 아키텍처나 불도저 아키텍처의 성능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18%는 결코 작지 않은 수치이며 3세대 라이젠으로 인텔을 바짝 추격하는 AMD와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AMD는 더 많은 코어로 반격할 수 있는 여지가 크고 실제 길고 짧은 건 직접 비교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실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인텔은 아이스 레이크의 내장 그래픽인 Gen 11에서 이전 Gen 9 대비 최대 2배 성능 향상을 이뤘다고 주장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인텔이 아이스 레이크 모바일 CPU가 AMD 라이젠 7 3700U 모바일 CPU보다 그래픽 성능이 우수하다는 벤치마크 결과를 제시한 것입니다.과거 인텔은 경쟁사인 AMD의 존재를 상당히 의도적으로 부정해왔습니다. 인텔 CPU의 경쟁 상대는 이전에 출시된 인텔 CPU라는 것이 인텔의 생각이었고 인텔의 프리젠테이션에서는 AMD의 모습을 보기가 거의 어려웠습니다. 그런 인텔이 AMD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AMD가 라이젠 출시 이후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물론 인텔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이렇게 크게 향상되었다면 소비자에게는 좋은 일입니다. 아이스 레이크 CPU는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로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입니다. 초기에는 노트북과 태블릿 PC를 위한 모바일 CPU부터 먼저 나오는데 컴퓨텍스에서 공개된 제품 역시 4코어 8스레드의 모바일 CPU 제품군인 U 및 Y 시리즈입니다. 인텔 CPU가 노트북, 데스크톱, 서버까지 AMD 제품에 비해 수요가 많은 반면 인텔 10nm 공정 생산량은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최신 공정으로 제조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데스크톱 제품의 출시는 좀 더 이후가 될 것이고 서버용 아이스 레이크 CPU는 내년 출시가 확정된 상태입니다. 적어도 데스크톱 시장에서는 3세대 라이젠을 먼저 투입할 AMD가 유리한 셈인데, 인텔이 늦지 않은 시기에 강력한 역습을 펼치기를 기대합니다. 최근 AMD의 약진은 반가운 일이지만, 소비자에게 가장 유리한 상황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는 경쟁 구도입니다. 인텔이 준비한 회심의 반격 역시 반가운 이유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생명 탄생에서 문명 진화까지… 결정적 순간을 좌우한 ‘느낌’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생명 탄생에서 문명 진화까지… 결정적 순간을 좌우한 ‘느낌’

    느낌의 진화/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임지원, 고현석 옮김/아르테/392쪽/2만 8000원좋지 않은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바람은 뿌리 깊다. 인간은 이성과 합리성으로 특화한 존재라고들 하는데, 어째서 결정적인 순간을 좌우하는 것은 느낌과 감정일까. 느낌에 의지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나면 내가 덜 진화된 인간인가 하는 찜찜함이 남는다. 그렇지만 이제는 찜찜해하지 않아도 되겠다. 이 책은 ‘느낌’이 어떻게 우리를 살리는지 치밀하고 꼼꼼하게 증명한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부터 현재 인간의 문명에 이르기까지의 오랜 시간 동안 생명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은 느낌과 감정이다. 책을 읽고 돌이켜 생각해 보니 느낌과 감정이 나를 살렸던 순간에 대한 기억이 적지 않다. 누구나 있지 않은가. 쎄한 느낌, 도망치고 싶다는 감정 덕분에 위험을 피했던 경험이. 책의 원제는 ‘만물의 놀라운 순서: 생명, 느낌, 그리고 문화의 형성’이다. 3부에 걸쳐 우리가 아는 것과 실제의 ‘순서’는 다르다는 것을 설명한다. 1부 ‘생명활동과 항상성’에서 저자는 항상성은 중립적인 상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생명체는 균형과 안정을 추구한다고 알려졌으나 저자는 “열역학적 측면에서 평형 상태란 어떤 계와 주위 사이에 열의 차이가 0인 상태, 즉 죽음의 상태”라고 잘라 말한다. 항상성은 좀더 좋은 상태를 향해 자신을 조절하는 생명의 작용이다. “환경이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생명이 그 상태를 유지하고 미래로 뻗어 나가고자 하는, 비의도적이고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욕망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일련의 잘 조율된 절차가 바로 항상성”인 것이다. 이러한 항상성이 진화의 맨 앞에 놓인다. 기존의 ‘진화’의 순서가 재조정된다. 느낌은 항상성의 대리인이다. 항상성이 부족한 경우 부정적인 느낌이 일어나고, 반대로 항상성이 적절하게 유지될 때 긍정적인 느낌이 생겨난다. 복잡한 신경계의 탄생은 순서상 그 뒤다. 2부 ‘문화적 마음의 형성’에서는 신경계와 뇌의 작용을 다루는데, 저자는 이 부분에서도 전통적인 시각을 뒤집는다. 우리의 몸과 신경계는 서로 얽히고설킨 채 복잡한 과정을 거쳐 지도를 만드는데, 이것이 곧 ‘마음’이라는 것이다. 3부 ‘문화적 마음의 작용’에서는 문화적 현상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다. 고도로 발달한, 정교한 문화 또한 느낌과 항상성의 연장선에 있다. 이것을 이해해야 현재 부딪친 문화의 위기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해, 우리는 생물학을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무엇이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는지.
  • 한미정상 통화 유출한 K참사관 파면… 최고 중징계

    한미정상 통화 유출한 K참사관 파면… 최고 중징계

    K측 “의도적인 유출 아닌데 징계 과중” 통화록 출력 대사관 직원은 감봉 3개월외교부는 30일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유출한 혐의로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K공사참사관에 대해 파면을 결정했다. 외교부는 이날 조세영 1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K참사관에 대해 이같이 의결했다. 파면은 최고수위의 중징계로 파면 처분을 받으면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으며 퇴직연금이 2분의1로 감액된다. K씨는 총 세 차례 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징계위에서는 정상 간 통화유출 건만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K참사관이 통화 내용을 열람할 수 있도록 내용을 출력한 주미대사관 직원 A씨는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내렸다. 외교부 보안심사위원회는 지난 28일 K참사관과 A씨, 감독관리 책임을 지는 고위공무원 B씨 등 세 명에게 중징계 결정을 할 것을 징계위에 요구했다. 보안심사위의 중징계 요구가 징계위에서 경징계로 바뀐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보안심사위는 외부인사가 포함되는 징계위와 달리 외교부 직원으로만 구성돼 보안 위반에 대해 엄격·엄중하게 심사했던 것”이라고 했다. K참사관 법률대리인은 “잘못은 있지만 의도적이지 않은 유출 한 건에 대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주장했다. K참사관은 결과에 불복해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할 계획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미정상 통화 유출한 K참사관 파면… 최고 중징계

    K측 “의도적인 유출 아닌데 징계 과중” 통화록 출력 대사관 직원은 감봉 3개월 외교부는 30일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유출한 혐의로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K공사참사관에 대해 파면을 결정했다. 외교부는 이날 조세영 1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K참사관에 대해 이같이 의결했다. 파면은 최고수위의 중징계로 파면 처분을 받으면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으며 퇴직연금이 2분의1로 감액된다. K씨는 총 세 차례 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징계위에서는 정상 간 통화유출 건만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K참사관이 통화 내용을 열람할 수 있도록 내용을 출력한 주미대사관 직원 A씨는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내렸다. 외교부 보안심사위원회는 지난 28일 K참사관과 A씨, 감독관리 책임을 지는 고위공무원 B씨 등 세 명에게 중징계 결정을 할 것을 징계위에 요구했다. 보안심사위의 중징계 요구가 징계위에서 경징계로 바뀐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보안심사위는 외부인사가 포함되는 징계위와 달리 외교부 직원으로만 구성돼 보안 위반에 대해 엄격·엄중하게 심사했던 것”이라고 했다. K참사관 법률대리인은 “잘못은 있지만 의도적이지 않은 유출 한 건에 대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주장했다. K참사관은 결과에 불복해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할 계획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공개된 베네수엘라 실제 경제 성적표…물가 13만% 폭등

    공개된 베네수엘라 실제 경제 성적표…물가 13만% 폭등

    극심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4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 지표를 공식 발표했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무려 13만 6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추산치(92만 7790%)와는 큰 차이가 보였다. 이전 물가상승률은 2016년 274.4%였고, 2017년에는 862.6%였다.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18.7%나 기록했고, 공공부문 소비는 9% 감소됐다. 제조업 경기는 22.5%, 소매업 경기는 34.1%나 곤두박질쳤다. IMF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는 25% 축소되고, 물가상승률은 100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은행은 또 주요 수출품목인 원유 수출액도 공개했다. 원유가격 하락과 정치적, 경제적 혼란 속에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액은 2014년의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치는 298억 달러(약 35조 6000억원)에 그쳤다. 2014년 수출액은 717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4월 기준 하루 평균 103만 배럴로 10년 전(320만 배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알레한드로 베르너 IMF의 국장은 앞서 지난 4월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일 것이라면서 “비슷한 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전 생활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10년 또는 수십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정권의 검열을 받아온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갑작스레 경제 지표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베네수엘라는 그동안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에 의해 경제 지표를 발표하지 못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식량난과 정전사태, 의료 붕괴 등 인도적 위기를 보여주는 지표를 의도적으로 숨겨왔다. 2017년에는 보건부가 세계가 놀랄 만큼 급증한 영아 및 산모 사망률을 공개하자 마두로 대통령은 보건부 장관을 즉시 해고하기도 했다. 때문에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2017년 지표를 포함한 경제지표를 발표하자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베네수엘라의 한 경제학자는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실제로 데이터를 업데이트했다”며 “그들이 지금 왜 이를 모두 공개하는지 우리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벙커만 99개… ‘사자의 입’ 16번홀에서 실수 줄여라

    벙커만 99개… ‘사자의 입’ 16번홀에서 실수 줄여라

    우승 상금 역대 최대 100만 달러 책정 최근 11년간 7번 한국 선수 우승 ‘텃밭’ 많은 벙커·심한 경사로 최고난도 코스또 다른 한국여자오픈이라 불릴 만한 제74회 US여자오픈의 우승 상금이 역대 최대인 100만 달러(약 11억 9000만원)로 책정됐다. 총상금액도 지난해 50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를 증액해 여자 프로골프 메이저대회 최고액을 자부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컨트리클럽(파72, 6732야드)에서 개막하는 여자골프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은 한국 선수들의 존재감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대회다. 1998년 박세리가 ‘맨발의 투혼’으로 정상에 선 이후 김주연(2005), 박인비(2008·2013), 지은희(2009), 유소연(2011), 최나연(2012), 전인지(2015), 박성현(2017)까지 최근 11년간 한국 선수가 7번이나 우승했다. US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선수도 5명이다. 29일 현재 최종 출전이 확정된 156명 중 한국 선수는 21명이다. US여자오픈 무대인 찰스턴컨트리클럽은 의도적으로 난도를 높여 설계된 악명 높은 코스로 이뤄졌다. 18개홀에 총 99개 벙커가 지뢰밭처럼 포진해 있다. 4번홀(파4)은 벙커 6개가 그린 주변을 둘러싸고 있고, 15번홀(파5)의 벙커는 10개나 된다. 일명 ‘사자의 입’으로 불리는 16번홀(왼쪽·파4) 그린은 앞에 벙커 3개가 놓여 말발굽 형상으로 세팅돼 있다.양옆에 벙커를 둔 그린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약 45도 경사로 기울어진 11번홀(오른쪽·파3)은 대회의 상징적인 홀이다. 웬만한 프로선수들도 보는 순간 화들짝 놀란다고 한다. 대부분의 홀이 평지이지만 이 홀만 알파벳 ‘U’자를 뒤집은 형태로 그린이 높은 언덕 위에 있다. 코스 난도를 보면 누가 더 스코어를 잘 내느냐의 승부가 아닌 누가 덜 실수를 하느냐가 관건이다. 대회 연습라운딩에 나선 박인비(31)는 “US여자오픈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많은 건 어려운 코스에서 한국 선수들이 강했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코스가 어려운데 한국 선수들이 어려운 코스에서 잘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가 정상에 서면 10번째 한국인 대회 우승자가 탄생한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으로 2연패에 도전하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한국계 호주선수 이민지, 첫 메이저 우승 사냥에 나선 하타오카 나사(일본), 제시카·넬리 코르다(미국) 자매 등 강력한 선수들과의 접전도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고] 종교인과세법은 폐지해야/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

    [기고] 종교인과세법은 폐지해야/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

    대한민국 최초의 종교인 소득세 신고는 언제부터일까? 해외 선진국에는 종교인과세법이 있을까? 정답은 ‘모른다’와 ‘없다’이다. 우리 세법에 종교인 비과세 규정이 없기에 일부 종교인들은 지난 수십 년간 근로소득신고를 해 왔다. 사실 근로소득에서 종교인 소득을 구분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니 언제부터 신고했는지 알 수 없다. 해외 선진국에서도 별도의 종교인과세법이 있는 게 아니어서 종교인도 일반인처럼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으로 신고한다. 많은 종교인들이 세금을 안 냈던 건 그냥 몰랐기 때문이다. 몰라서건, 의도적이건 엄연한 탈세다. 종교인들도 평범한 우리 이웃이다 보니 세법에 무지할 수 있다. 탈세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다. 이 중 얼마만큼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양지로 끌어낼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게 정부의 일이다. 종교인 과세도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선거철마다 종교계와 정치권이 엮이다 보니 이상한 양상으로 흘렀다. 근로자가 아니니 기타소득이라 고집하고, 한도 없는 비과세, 세무조사 금지를 관철시키더니 이젠 근로장려금은 받고 싶다고 한다. 국민들은 종교계도 세금 좀 내자고 요구한 것뿐인데, 세법을 모르는 종교인들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안은 정치권이 거꾸로 종교인특혜법을 통과시킨 것이다. 기획재정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종교인은 근로자나 자영업자로 분류돼 일반 납세자 수준의 세금을 낸다. 영국, 독일도 다르지 않다. 기타소득 분류, 무제한 비과세, 세무조사 면제 등의 특혜는 없다. 이런 조사에도 종교계를 설득하지 않은 기획재정부도 문제지만, 개신교는 무엇을 근거로 특혜들을 요구했던 걸까? 곧 총선이다. 종교인과세법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을 보듯 뻔하다. 종교인 과세 논의를 주도하는 개신교의 아우성에 수차례 또 개정될 것이다. 기왕에 종교인과세법의 이름하에 온갖 특혜를 나열해 놨으니 특혜 추가는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종교인과세법은 지역 정치인의 당선 보증수표로 재활용되고 있다. 우리는 불교, 유교가 국가와 결탁한 특혜로 발생했던 폐해들을 분명히 배웠는데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내가 종교인이라면 일반 납세자와 나란히 서서 세금신고를 하면서도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 것 같다. 종교인과세법은 폐지해야 한다. 특혜법을 없애고 일반세법을 적용하는 게 세계 표준이다. 종교인과세법을 유지하거나 개악하려는 정치인들은 표로 심판해야 한다. 이웃 종교에도 실상을 알려 함께 특권을 내려놓도록 요구하자. 또 하나의 부끄러운 구체제로 뿌리내리기 전에 일상에서 납세자들이 행동해야 한다.
  • ‘반성 없는’ 신경숙… 반길 수 없는 복귀

    ‘반성 없는’ 신경숙… 반길 수 없는 복귀

    ‘방심에 따른 실수’ 해명에도 여론 싸늘 권력 비호 받는 모양새에 설득력 잃어지난해 11월 20일, 북한산 중흥사. 먼 타국에서 돌아간 허수경 시인의 49재가 있었다. 시인의 문우들과 독자들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눈에 띄는 얼굴이 있었다.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소설가 신경숙(56)이었다. 동갑내기 문우의 제단 앞에 조용히 합장한 그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신경숙이 돌아왔다. 최근 발간된 계간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는 작가의 신작 중편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가 실렸다. 소설은 절친에게 닥친 비극에 절망하는 주인공 ‘나’와 친구의 교감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본다. 아무래도 허 시인과 작가를 연상케 한다. 작가는 앞서 공개한 글 ‘작품을 발표하며’에서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서 “작가로서의 알량한 자부심이 그걸 인정하는 것을 더디게 만들었다”고 썼다. 2015년 6월 단편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후 작가가 이렇게 긴 소회를 털어놓은 것은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좋지 못하다. 독자들은 ‘방심에 따른 실수’라는 해명이 여전히 부족하다 느낀다. 문단에서는 창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다. 문학평론가 김명인 인하대 교수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돌아온 신경숙’에 대해서는 이제 더 말할 게 없다”면서도 “하지만 창비와 백 선생(창비 명예 편집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용서가 안 된다. 반성하지 않는 모든 것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백낙청은 멀고, 신경숙은 가까운 기자는 작가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그의 말마따나 글로서 존재 증명을 하는 것이 작가라지만, ‘그때 그 지면’으로 그렇게 돌아오면 안 되는 거였다. 작가는 창비에서 밀리언셀러 ‘엄마를 부탁해’를 출간했고, 문제의 단편 ‘전설’도 창비에서 낸 소설집 ‘감자 먹는 사람들’에 실렸다. 당시 백 명예교수 등은 작가 편에 서서 “의도적인 베껴 쓰기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이는 곧 ‘문단 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작가는 “글을 써서 많은 실망과 염려에 대한 빚을 갚아 나가겠다”고 했지만, 권력의 비호를 받는 듯한 지금의 모양새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등단한 지 얼마 안 된, 한 어린 시인은 말했다. “글 쓰는 이에게 문예지는 무대이다. 무대에 서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에 늘 시달렸다”고. 문예지는 그런 공간이고, 창비 같은 메이저 출판사의 문예지는 더욱 그렇다. 작가가 오른 무대에,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서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의 작가는, 그 무거움을 알까. 소설 말미, ‘작가노트’에 그는 적었다. “젊은 날 내게서 멀리 떠난 친구가 더 멀리 떠났다.” 소설 ‘외딴방’을 읽고 고등학교 문학 시험을 쳤던 기자에게는 표절 논란이 그랬고, 이번 일로 작가가 더 멀리 떠난 것만 같다. 여전히 그의 글을 보고 싶지만, 이렇게는 아니다.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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