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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상 통화에 언급된 외교관 성추행, 관련자 책임 물어라

    국가 정상 간 통화에서 개별 성추행 사건이 언급되는 극히 이례적 사태가 발생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그제 저녁 통화에서다. 청와대 측은 “두 정상이 외교관 성추행 의혹 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공개했고, 공개 브리핑 자료에서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고위 외교관이 뉴질랜드 국적 현지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적시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며칠 전 뉴질랜드 한 방송사가 심층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이름과 얼굴까지 화면에 공개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외교관이 대사관 남자 직원을 상대로 세 차례나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2월에는 웰링턴 지방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상태다. 하지만 해당 외교관은 필리핀 주재 총영사로 전보됐다. 뉴질랜드 언론은 한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됐다. 성추행이 사실이라면 그 자체로도 나라 망신인데, 외교부가 2년 전 해당 외교관에게 ‘감봉 1개월’의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혐의 자체는 한국 외교부가 인정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우리 외교관들의 성추문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의 성추문은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국민 모두의 치부가 된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그동안 외교부는 성폭행 등과 관련해 여러 차례 기강문란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했지만 성추문은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부처 보호 차원에서 처벌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정상 간의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된 만큼 면책특권을 방패막이로 삼거나 쉬쉬하며 덮어선 안 된다. 피해자 측이 이번 사안을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고 한다. 인권위가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조사해 결과를 공개하길 바란다. 더불어 외교부도 환골탈태하려면 스스로 조사 결과를 내놓고 축소·은폐 의혹과 솜방망이 징계 관련자 전원에 대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G7 수준이 되려면 한국 정부가 결자해지해야 한다.
  • 이스타항공 노조, 이상직 의원 고발 “딸 포르쉐 타는데…”(종합)

    이스타항공 노조, 이상직 의원 고발 “딸 포르쉐 타는데…”(종합)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의 인수 계약 무산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세포탈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29일 오후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와 함께 서울남부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직 의원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박이삼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이 의원에 대해 사법적 책임을 묻는 한편 불법적으로 사익을 편취한 부분이 있다면 내려놓게 해 이스타항공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노조는 박 위원장 명의의 고발장에서 이 의원이 페이퍼컴퍼니인 이스타홀딩스에 사모펀드를 통한 자금 대여, 선수금 지원 등으로 자금을 지원해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2015년 10월30일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됐으며, 이 의원의 아들(66.7%)과 딸(33.3%)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상속세와 증여세법을 교묘히 빠져나간 조세포탈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영업실적이 없는 이스타홀딩스가 설립 2개월 만에 자금 100억원을 차입해 이스타항공의 주식 524만주(당시 기준 지분율 68%)를 매입한 것을 두고 자금 출처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사모펀드에서 80억원을 빌려 주식을 취득했다”고 해명했지만, 노조는 당시 주식평가보고서상 주식 가치가 1주에 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런 해명이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이와 같은 취지의 탈세제보서를 국세청에도 제출할 계획이다.노조는 이와 함께 이 의원이 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 당시 공개한 재산에 대해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배우자의 재산, 자녀의 재산 일부를 의도적으로 누락 신고해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근거로 딸 이수지 대표가 1억원을 호가하는 ‘2018년식 포르쉐 마칸 GTS’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산 공개 당시 직계비속 재산으로는 4150만원만 신고된 점을 들었다. 또 이 의원의 전 부인이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배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알려진 점 등을 근거로 사실상의 혼인 관계가 인정되는데도 재산을 신고하지 않은 점도 문제삼았다. 이 의원의 형이 대표로 있는 비디인터내셔널과 비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도 이 의원의 차명재산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이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도당위원장에 추대될 가능성이 커지는 데 대한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도덕적 책임에 대한 얘기를 수차례 했는데도 책임이 없는 것처럼 하는 사람이 민주당 전북도당 대표로 나오고 민주당 내에서 공공연하게 인정받는 것은 정말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스타노조, 이상직 의원 고발…조세포탈 등 혐의

    이스타노조, 이상직 의원 고발…조세포탈 등 혐의

    이스타홀딩스 자금 출처·재산 누락 신고 의혹 제기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의 인수계약 무산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29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조세포탈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오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서울남부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조종사노조는 박이삼 위원장 명의의 고발장에서 이 의원이 자신의 자녀가 소유한 페이퍼컴퍼니인 이스타홀딩스에 사모펀드를 통한 자금 대여, 선수금 지원 방식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해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상속세와 증여세법을 교묘히 빠져나간 조세포탈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2015년 10월30일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됐으며, 이 의원의 아들(66.7%)과 딸(33.3%)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설립 당시 아들은 17세,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는 26세였다. 영업실적이 없는 이스타홀딩스가 설립 2개월 만에 자금 100억원을 차입해 이스타항공의 주식 524만주(당시 기준 지분율 68%)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된 것을 두고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노조는 “이스타홀딩스가 인수한 주식 524만주는 원래 이 의원 소유였던 지분이 형인 이경일 현 비디인터내셔널 대표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자녀에게 귀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와 관련해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사모펀드에서 80억원을 빌려 주식을 취득했다”고 해명했지만, 노조는 당시 주식평가보고서를 토대로 주식 가치가 1주에 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해명이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이와 같은 취지의 탈세제보서를 국세청에도 제출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와 함께 이 의원이 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 당시 공개한 재산에 대해서도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배우자의 재산, 자녀의 재산 일부를 의도적으로 누락 신고해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근거로 이수지 대표가 1억원을 호가하는 ‘2018년식 포르쉐 마칸 GTS’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산 공개 당시 직계비속 재산으로는 4150만원만 신고된 점을 들었다. 다만 노조는 당초 이수지 대표도 함께 고발하려고 했으나 법리 검토 과정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엄빠 찬스’ 정당화하려는 사회/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엄빠 찬스’ 정당화하려는 사회/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불합격 소식에 낙담했을 15명은 자신들의 미래를 도둑질한 당사자가 스승들이었다는 걸 알고 절망했을까 혹은 분노했을까. 교육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연세대 종합감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국내의 대표 명문사학 교수들이 조직적으로 입학 부정을 공모한 정황뿐 아니라 개교 이래 첫 감사였다는 점, 부정행위가 86건이나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점에서다. 2016년 4월 단 1명을 뽑은 연세대 경영대학원 후기 입학전형 지원자 16명 중에는 이경태 당시 국제캠퍼스 부총장의 딸도 있었다. 1차 정량평가(학점·영어성적) 성적이 공동 9등으로 커트라인 밖이던 딸 이씨는 정성평가(학업계획서·자질·추천서) 만점(95점)을 받고 8명으로 압축된 2차 구술시험 대상자가 됐다. 기적 같은 반전은 마지막까지 일어났다. 평가위원 5명 전원이 경영학 전공자도 아닌 이씨의 전공지식(40점)과 적성(30점), 태도(30점) 모두 만점을 준 것이다. 공개된 심사 점수표에는 각 단계마다 부총장 딸의 경쟁자들을 의도적으로 솎아낸 듯한 ‘조작 흔적’이 남아 있다. 정량평가 점수가 이씨보다 근소하게 앞선 6·7·8·9번 지원자들 모두 정성평가 점수가 이씨보다 낮아 탈락했다. 서류심사 총점이 이씨보다 높았던 1·2·3·4번 지원자들은 구술시험에서 낮은 점수대(31~63점)에 분포했지만 이씨만 유일하게 만점(100점)을 받았다. 교육부는 평가위원 6명과 부총장이 점수 조작을 공모했다고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2017년 2학기 회계 과목을 강의한 교수는 식품영양학 전공자인 딸에게 자신의 수업을 듣게 하고 A+ 학점을 줬다. 교수는 집에서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딸에게 정답지를 쓰게 했다고 한다. 또 다른 교수는 본인 강의만 두 차례 수강한 아들에게 A+ 학점을 안겼다. 이들 자녀는 어떤 감시도 받지 않은 ‘엄빠 찬스’(엄마·아빠 지위를 이용한 특혜)를 자신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여기지 않았을까. 왕의 아들만 왕이 되는 세상보다 더 끔찍한 건 선생들이 왕과 한패가 되는 세상이다. 빈민가 학생들을 인도 최고 명문대학에 입학시킨 인도 교사의 실화를 다룬 영화 ‘슈퍼 30’(2019)는 “부자들은 자식들을 성공시키려고 무슨 짓이든 하지. 오늘날에도 선생들은 왕과 한패야”라는 분노 어린 독설을 쏟아낸다. 가장 좋은 일자리를 가장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 차지하는 현실이 당연시되다 보니 부모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한 특권 행위마저 정당한 듯 인식하는 ‘착시 현상’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가 비판받는 건 “남의 집 애들은 개천에서 붕어·개구리·가재로 살라더니 자기 애들은 용 비스름한 거라도 만들어 보려고 했구나”(페이스북 댓글)와 같은 위선 때문일 게다. 주 1회 등교 수업을 하는 초등학교 2학년생 딸은 매일 맞벌이 가정을 배려한 긴급돌봄교실에 간다. 하지만 돌봄은 교육이 아니다. 공부를 봐줄 어른이 부재한 아이들은 EBS TV를 시청하거나 대충 시간을 때운다. 교총이 지난 14~18일 전국 초중고교 교사 19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교사의 60.4%가 현재 학력 격차 상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시대의 아이들은 상위권과 하위권만 존재하는 극단적 양극 세대로 기록될지 모른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의 엄마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기회라고는 등골 휘는 사교육비 부담일 뿐이다. 이는 공정이나 기회 균등 같은 민주주의 가치를 농락하는 특권층의 엄빠 찬스와는 본질이 다르다. 교육부가 이참에 전국 사립대를 전수조사해 숨은 부정과 반칙을 엄벌해야 한다. ipsofacto@seoul.co.kr
  • 美 “지재권 보호”… 코로나 백신 해킹 시도 中에 초강수 보복

    美 “지재권 보호”… 코로나 백신 해킹 시도 中에 초강수 보복

    수교 이후 ‘1호 영사관’… 상징성 노린 듯AP “트럼프, 中협력자들에 공포감 조성”美국무부 “주재 외교관, 내정 간섭 말아야”中 “美, 일방적 정치 도발로 국제법 위반”미중 갈등이 외교 전면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이 텍사스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인 해커들이 미국의 주요 정보를 빼돌리려다가 체포돼 기소된 사건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 정부와의 연계 가능성을 의심해 보복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넓게 보면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중국 위구르족 탄압, 남중국해 문제 등을 빌미삼아 미 행정부가 사상 유례없는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는 데 이견이 없다. 22일 신화망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휴스턴을 비롯해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5곳에 중국 총영사관이 있다. 이 가운데 휴스턴 총영사관은 1979년 미중 수교 뒤 가장 먼저 설치돼 남부 지역 8개 주(텍사스·오클라호마·루이지애나·아칸소·미시시피·앨라배마·조지아·플로리다)를 관할한다. 앞서 휴스턴 영사관 측은 21일(현지시간) 퇴거 이유를 묻는 현지 언론매체의 질문에 “(우리는 이유를 모르니)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 국무부에 직접 물어보라”고 답했다. 그러자 국무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지식재산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이어 “국제협약에 따라 외교관은 주재국의 법과 규정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대사관·영사관 직원들이 미국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본국으로 보냈다고 의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법무부는 21일 중국인 해커 리샤오위와 둥자즈 두 명을 11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첨단기술과 제약,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과 중국, 홍콩 등지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와 인권활동가도 표적이 됐다. 이들은 10년 넘게 해킹을 지속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검사기술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생명공학 기업들을 노렸다. 휴스턴 총영사관 퇴거 조치는 중국 정부가 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고 외교적으로 응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중국 외교관과 언론인, 학자들에게 겁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정부는 홍콩보안법 제정 뒤로 연일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국영 언론사를 외교 기관으로 등록하게 해 미국 내 활동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들의 미국 여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미국을 배신하고 중국을 도우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무언의 경고’라는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영국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전 세계가 힘을 합쳐 중국과 맞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중국이 미 대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지식재산 관련 범죄를 응징하고자 대표적 기술 도시인 휴스턴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의견도 있다. 휴스턴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와 의학·제약 연구기관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곳 총영사관을 폐쇄해 상징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상대국과의 외교 관계 악화를 이유로 영사관을 철수시킨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이유로 러시아와 갈등을 겪다가 2017년 러시아가 미 외교관을 추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의 러시아 총영사관 등을 폐쇄했다. 중국도 가만 있지 않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조치에 대해 “일방적인 정치적 도발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 관계를 의도적으로 훼손했다. 중국은 미국의 난폭하고 부당한 행동에 강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에도 중국 외교관에 대해 제한 조치를 내렸다”면서 “미국 측이 여러 차례 외교 행낭을 동의 없이 열어 보고 중국 공무 용품을 압수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미국 내 중국 유학생에게도 “미 사법 당국이 불시에 검문이나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복심’으로 평가받는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은 22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서 “미국이 중국 휴스턴 총영사관을 72시간 안에 폐쇄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이는 미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중국 영사관 퇴거에 대한 맞불 조치로 중국 내 미국 총영사관 가운데 어디를 먼저 폐쇄하는 것이 좋을까”라며 투표에 부쳤다. 현재 중국 본토에는 청두와 광저우, 상하이, 선양, 우한 등 5곳에 총영사관이 있다. 안 그래도 어려운 미중 관계가 이번 사건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유권자를 잡고자 중국 압박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이 미 대선이 끝나는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는 “중국이 강하게 반격하기 위해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겨냥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국 ‘영사관 폐쇄’ 요구에…중국 “우리도 폐쇄” 맞대응

    미국 ‘영사관 폐쇄’ 요구에…중국 “우리도 폐쇄” 맞대응

    중국 외교부가 미국으로부터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72시간 안에 폐쇄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면서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우한 주재 미국 영사관을 폐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21일 미국이 갑자기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잘못된 결정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이 고집을 부린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영사관 폐쇄 조치는) 일방적인 정치적 도발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 관계를 의도적으로 훼손했다”고 규정하면서 “중국은 미국의 난폭하고 부당한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는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한 이유는 미국의 지적 재산권 및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는 중국 총영사관이 미국에서 불법 정보를 수집한 정황을 포착해 폐쇄 조처한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덴마크 방문을 수행 중인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은 중국이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이 보도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최근 중국이 미 대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악의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미 법무부는 중국 국가안전부와 관련된 해커 2명을 무기 설계도 등 민감한 정보를 해킹한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국 측의 통보를 받자마자 주요 문서를 소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저녁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뜰에서 서류가 소각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폐쇄 조치는 중국의 홍콩보안법 시행과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으로 미중 양국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은 미국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우한 주재 미국 영사관을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면상이 재떨이” 단톡방 성적 모욕 대화 대학생 벌금형

    “면상이 재떨이” 단톡방 성적 모욕 대화 대학생 벌금형

    단톡방에서 여학생들을 성적으로 조롱한 대학생 2명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남성우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청주교대 학생 A(23)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함께 약식기소된 B(24)씨는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벌금 100만원이 확정됐다. 남 부장판사는 “피해자들 외모를 평가하면서 성행위를 간접적으로 지칭하거나 이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피해자들을 성적 대상으로 폄훼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이 없다”며 무죄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인격가치를 훼손할수 있는 의도적 표현으로 판단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청주교대 같은 과 남학생 6명이 참여한 단톡방에서 특정 여학생들의 외모를 비교하거나 비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11월 교내에 붙은 대자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대자보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다른 과 여학생 사진을 올리고 “면상이 도자기 같다. 그대로 깨고 싶다”, “재떨이 아닌가“ 등 막말을 주고받았다. “엉덩이를 만지고 싶다” 같은 성희롱 대화도 나눴다. 돈을 걸고 ‘외모 투표’도 벌였다. 피해자들은 A씨 등 2명을 고소했다. 청주교대는 진상조사를 벌여 관련 학생 5명을 중징계 처분했다. 정학과 제적 등이 중징계에 해당된다. 청주교대는 2차피해를 우려해 구체적인 징계내용은 함구하고 있다. 앞서 인천지법도 단톡에서 동기를 성희롱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3명에게 모욕혐의를 적용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스라엘 법원, 세금 회피 슈퍼모델 라파엘리에 선고한 형량은

    이스라엘 법원, 세금 회피 슈퍼모델 라파엘리에 선고한 형량은

    이스라엘의 슈퍼모델 바 라파엘리(35)는 2015년 자신의 결혼식장 상공에 비행기들이 날지 못하도록 항공당국에 요청해 입길에 올랐다.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와도 데이트를 즐겼고, 지난해 유로비전송 콘테스트 사회를 봤다. 남녀 모두 군 복무를 해야 하는 이 나라에서 복무 기간을 다 채우지 않아 엄청난 비난을 들었다. 2018년에는 무슬림들이 쓰는 니캅(두 눈만 드러내는 머리 두건)을 두른 채 광고에 출연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런 라파엘리가 20일(이하 현지시간) 텔아비브 법원에 유죄 취지로 인정하고 9개월의 사회봉사 명령과 함께 250만 셰켈(약 8억 7600만원)의 벌금과 함께 연체된 세금을 납부하라는 판결을 받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사실상 에이전트 역할을 한 어머니 치피 라파엘리에게는 징역 16개월형과 함께 같은 벌금과 연체된 세금을 완납하라고 선고했다. 앞서 이스라엘 검찰은 부정확한 세금 정보를 기재한 혐의로 라파엘리를 기소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720만 달러(약 86억원)의 수입을 올리고도 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해외에 거주했다고 봤다. 라파엘리는 이스라엘 세법에 따라 해외에 거주하면 소득세를 적게 내도 된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당시 라파엘리가 함께 지낸 디캐프리오와 가족이 아니었기 때문에 미국에 거주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어머니 치피가 딸의 임대차 계약에 친척들 이름을 서명하게 해 자금 출처를 모호하게 만들려고 한 것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달 검찰과 변호인단의 유죄협상 결과물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라파엘리의 변호인단은 “의도적으로 탈세를 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연일 中 때리는 英… 이번엔 “홍콩과 범죄인인도조약 중단”

    연일 中 때리는 英… 이번엔 “홍콩과 범죄인인도조약 중단”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으로 미중 대결 구도가 격화하는 가운데 영국도 미국을 도와 ‘중국 압박’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이민법 개정과 화웨이 퇴출 결정에 이어 홍콩과의 범죄인인도조약도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주미 대만대사 격인 대만 대표처 처장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미 국무부 건물로 들어올 수 있게 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의도적으로 훼손했다. 일각에서는 서구세계가 2022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를 보이콧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더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중국 소수민족 탄압을 이유로 홍콩과의 범죄인인도조약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중국이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데 대한 제재안 가운데 하나로 이같이 결정했다. 영국 정부는 중국의 기관과 개인에게 ‘마그니츠키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제재는 러시아에서 권력층의 부패를 폭로했다가 의문사한 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1972~2009)를 기려 인권 유린국에 자산 동결이나 여행 제한, 비자 발급 제한 등 조치를 내리는 것을 말한다. 영국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하자 이민법을 개정해 홍콩 주민들을 정치적 난민으로 받아들이고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퇴출시키기로 하는 등 연일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라브 장관은 이날 BBC방송 인터뷰에서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협력 중”이라고도 했다. 영어권 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스’(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가 중국에 공동 대응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와 호주가 최근 홍콩과의 범죄인인도조약을 중단했다.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은 가오숴타이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장이 이임을 앞둔 지난 8일 미 국무부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면담했다고 20일 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대만 교류 준칙’을 통해 주미 대만 대표처 직원이 미 국무부 빌딩에 출입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가오 처장의 방문은 이 규정이 해제됐음을 뜻한다. 미중 관계가 갈수록 나빠지자 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980년대 미소 냉전 시기 양 진영이 상대국에서 열리는 올림픽(1980년 모스크바·1984년 로스앤젤레스)에 불참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보이콧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지난 17일 “보이콧은 선수들에게 해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선 넘는 일요일] 짝사랑 때문에 유치장에만 ‘12번’…9년간의 이야기

    [선 넘는 일요일] 짝사랑 때문에 유치장에만 ‘12번’…9년간의 이야기

    ‘선데이서울’ 속,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컬러사진 못지않게 화제를 모았던 기상천외한 사건들. 그 중 제27호 (1969년 3월 30일자)에 실린 ‘짝사랑 9년 감방인들 어떠리오’에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당시 기사에 따르면, 1961년 초가을 고향에서 농사를 짓던 권 모 씨(35)가 돈벌이를 위해 결혼한 지 4개월 된 부인 손 모 씨(34)와 함께 서울에 올라왔다. 직장도 없이 셋방을 얻어 어려운 생활을 하던 권 씨는 그해 11월 고향 선배의 소개를 받아 창신시장 경비원으로 취직이 됐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장 구석구석을 살펴야 했던 권 씨는, 취직 한 달 만인 1961년 12월 초 어느 날 시장 안 M미장원에 새로 온 이 모(당시 20) 양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다. 그날부터 권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미장원 앞을 서성거렸고 이 양이 출퇴근할 때면 멀리서 속을 태웠다. 그 뒤 1년 동안 권 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미장원을 쳐다보는 일을 일과로 삼았고, 참다못해 미장원 안으로 뛰어들어 이 양에게 통사정도 해보았으나 이 양의 반응은 언제나 냉담했다. 권 씨는 이 사실을 알게 된 부인과 시비가 잦아졌고, 시장조합에는 마음을 돌리겠다는 각서를 세 번이나 쓰기도 했다. 하지만 권 씨는 이 양에 대한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1962년 크리스마스, 권 씨는 이 양에게 담판을 질 생각으로 M미장원 안으로 뛰어들어 소란을 피웠다.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되어 동대문경찰서 유치장으로 직행했다. 1주일 만에 유치장을 나온 권 씨는 갈 곳이 없었다. 직장에선 해임 통보가 와 있었고 그간 들어가지 못한 집엔 들어갈 체면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 양의 마음을 돌릴 수도 없었다. 하루라도 이 양을 보지 못하면 살 수 없을 것 같던 권 씨는, M미장원 근처의 일터를 찾아 날품팔이로 생계를 이어갔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는 4년 동안 권 씨는 인천 모 대학에 다닌다는 이 양의 남동생을 찾아가기도 했고, 이 양의 고향인 온양에 가 이 양의 부모도 만나보았으나 번번이 퇴짜만 맞았다. 그러나 1967년 7월, 그동안 권 씨의 시달림 속에서도 직장을 옮기지 못했던 이 양이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다. 권 씨는 이 양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고 수소문 끝에 있을 법한 부산, 온양 등지를 수없이 뒤졌으나 찾을 길이 없었다. 결국 권 씨는 부인과의 이혼 수속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이 양을 찾는 일을 계속했다. 권 씨의 판단으로는 이 양이 서울의 미장원에서 일하고 있을 것 같아 화장품 외무사원을 하면서 서울의 모든 미장원을 뒤져보기로 했다. 화장품통을 메고 골목 골목의 미장원을 하나도 빼지 않고 찾아다니던 권 씨는 1967년 10월 단성사 옆 N미장원에서 이 양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이 양은 권 씨를 피해 직장을 자주 옮겼으나 그때마다 권 씨는 이 양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그러다 보니 권 씨는 동대문서, 성동서, 종로서 등의 유치장에 계속해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여러 곳의 직장을 옮겼으나 피할 길이 없다고 체념했던 이 양은 Y미장원에 와서는 그대로 머물러 버렸다. 권 씨는 계속해서 Y미장원을 찾았고, 그때마다 이 양은 경찰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1969년 3월 20일, 결국 권 씨는 12번째 유치장 문을 들어서게 되었다. 특히 Y미장원 관할서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만 8번째였다. 당시 유치장에 구속되어 있던 권 씨는 “나가면 또 이 양을 찾아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기사에는 ‘짝사랑 9년간의 절절한 순애보’로 그려졌지만, 권 씨의 행동은 엄연한 ‘스토킹’이라고 볼 수 있다. ‘스토킹(Stalking)’이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의도적으로 계속 따라다니면서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히는 행동을 말한다.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도 폭력행위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범죄’에 해당한다. 권 씨의 9년간의 이야기는 ‘짝사랑’이 아닌 ‘범죄’였던 것이다. 글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seungbeom@seoul.co.kr
  • [핵심은] 이젠 박원순이 남긴 의혹들을 풀어야 시간

    [핵심은] 이젠 박원순이 남긴 의혹들을 풀어야 시간

    죽은 자를 향한 애도의 시간은 지나고, 이젠 산 자를 위한 진실을 규명할 때입니다. 서울특별시장(葬)으로 5일간 치러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장례 절차는 지난 13일로 끝났습니다.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A씨 측은 발인까지 마친 시점인 이날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용기를 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다” A씨는 자신이 경찰 조사를 받은 다음 날 실종되고 그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된 박 전 시장에 대해 이 같은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용서하고 싶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고도 했습니다. ■ 핵심 ① 박원순 죽음으로 안갯속 묻힌 진실 “무릎에 나 있는 멍을 보고 자신의 입술을 접촉했다”“집무실 안 내실이나 침실로 불러 ‘안아달라’고 했다”“지속적으로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했다” A씨가 주장하고 있는 피해 사실 중 일부입니다.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을 성폭력특례법 위반(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습니다. 그는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이 쓰던 휴대전화도 함께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직 공무원인 A씨는 서울시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다 서울시의 요청을 받고 4년간 시장 비서직을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박 시장이 텔레그램을 통해 A씨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을 자주 보냈고, A씨는 그 내용을 지인과 동료들에게 보여주며 고통을 호소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서울시청에 관련 사실을 알리고 부서 이동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특히 “범행은 피해자가 비서직을 수행하는 4년 동안, 그리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이후에도 지속됐다”는 점을 들어 그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진실을 밝힐 도리가 없어졌습니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성추행 사건은 이대로 종결됐습니다.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됩니다. ■ 핵심 ② ‘2차 가해·성추행 방조’ 책임 묻는다 피해자의 절규에 돌아온 건 손가락질이었습니다. 박 전 시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고소인이 존재하기는 하나’, ‘비서야, 그동안 뭐 하다가 지금 나타났냐’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습니다. 나아가 ‘미투 공작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미투 운동 자체를 폄훼하는 표현까지도 등장했습니다. 일부 이용자는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들의 명단을 뒤져 고소인을 색출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습니다. 또 특정 인물을 고소인으로 지목하고 확인되지 않은 신상정보를 유포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에 A씨 측은 “피해자가 2차 피해로 더한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온·오프라인상으로 가해지고 있는 2차 가해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14일 2차 가해와 관련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침묵하며 방조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16일 허영, 김주명, 오성규, 고한석 등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실장들과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수사에 힘을 싣고자 전담 TF를 격상하고 서울시 관계자들의 피해 사실 묵인과 2차 가해 관련 수사에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할 방침입니다. ■ 핵심 ③ 박원순 피소 사실 누가 귀띔해줬을까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는 지난 8일 오후 3시쯤 박 전 시장을 찾아가 ‘최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냐’고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저녁에는 다른 일정을 마친 뒤 비서진 2명과 함께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대책 회의를 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은 같은 날 오후 4시 30분쯤 접수됐습니다. 임 특보는 그보다 1시간 30분가량 앞선 시점에 관련 내용을 박 전 시장에게 알린 셈입니다. 피소 사실은 서울경찰청에서 경찰청을 거쳐 8일 저녁 청와대에 보고됐습니다. 그리고 박 전 시장은 다음날인 9일 실종돼 10일 자정쯤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이 사이에 정보를 입수한 누군가 박 전 시장 측에 흘렸다는 게 의혹의 핵심입니다. 청와대와 경찰은 모두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알린 적 없다며 부인했습니다. 서울시는 피소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입장입니다.대검찰청은 경찰청·청와대·서울시청 관계자들을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 4건을 16일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지검은 담당 부서를 지정하고 직접 수사할지, 경찰이 수사하도록 지휘할지 곧 결정할 계획입니다. 의혹을 풀 결정적 단서는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속에 담겨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경찰은 박 전 시장이 숨진 현장에서 나온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증거 분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잠금장치 해제가 까다로운 아이폰인 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통화내역도 확인하기 위해 박 전 시장이 숨진 장소에서 나온 1대와 개인 명의로 개통된 다른 2대 등 휴대전화 3대에 대해 통신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 핵심 ④ 왜 ‘피해자’ 아닌 ‘피해 호소인’인가 고소인을 두고 ‘피해자’와 ‘피해 호소인’ 중 어떤 용어가 더 합당한지 논쟁도 일었습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5일 민주당 내 연이은 성 추문과 관련해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 대표로 다시 한번 통절한 사과를 말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10일 박 전 시장 빈소 조문을 마친 뒤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청와대와 박 전 시장의 장례위원회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며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정치권이 양분된 여론을 의식해 부담감을 덜고자 의도적으로 ‘피해 호소인’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쓴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변형된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15일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피해 고소인’이라 불렀습니다. 서울시는 같은 날 입장 발표를 하면서 ‘피해호소 직원’이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형사 절차상 주의해야 하는 것은 범죄자(가해자)를 확정 판결 전에 유죄추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죽음은 생의 모든 가능성을 차단합니다. 자신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잔인한 선택입니다. 죽음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있었던 일을 없었던 것처럼 되돌릴 수 없으며 하지 않은 사과를 한 것처럼 여길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떠나간 이를 애도하되,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피해자를 비롯해 남겨진 이들은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또다시 삶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토요일 아침, 한 주간 가장 뜨거웠던 이슈의 핵심을 짚어드립니다.
  • 檢, ‘검언유착’ 제보자 지모씨 소환조사…이동재 전 기자, 오늘 구속 기로

    檢, ‘검언유착’ 제보자 지모씨 소환조사…이동재 전 기자, 오늘 구속 기로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의혹을 폭로한 제보자 지모(55)씨를 지난 16일 소환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는 17일 오후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1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전날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전 대표의 대리인이자 이 전 기자의 협박성 취재를 언론에 제보한 지씨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제보자 지씨가 이 전 기자와 접촉한 배경과 이후 MBC 취재진에 이를 제보하게 된 과정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씨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던 이 전 기자가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의 최측근 한동훈(47·27기)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에 대한 비위를 제보하지 않으면 이 전 대표의 가족까지 수사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는 내용 등을 MBC 측에 제보했다. 최경환(65) 전 경제부총리가 신라젠 측에 65억원을 투자했다는 의혹도 제보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에 고발전문 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는 지씨가 먼저 정치권 로비 장부가 있는 것처럼 이 전 기자를 속여 취재를 방해했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지씨는 소환조사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검·언공작 사건과 관련해, 검사장급 한동훈이 ‘왜 제보자X(지씨)는 조사를 한 번만 하느냐고 해서 제보자 보호재단 ‘호루라기 재단’의 변호사 입회하에 서울지검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전 기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심리한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유 이사장 등 여권 인사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한 검사장과 협박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 2월 13일 이 전 기자가 부산고검 차장 차장검사실에서 한 검사장과 만나 나눈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 등을 핵심 물증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 전 기자는 지씨가 ‘정치권 로비 장부’를 언급하며 의도적으로 함정을 팠다며 반박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재명 재판에 정치생명 판가름…“겸허히 결과 기다리겠다”(종합)

    이재명 재판에 정치생명 판가름…“겸허히 결과 기다리겠다”(종합)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16일 오후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운명의 날’ 출근하며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집무실서 TV로 재판 생중계 볼 듯 평소와 다름없이 짙은 푸른색 양복과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관용차에서 내린 이재명 지사는 청사 현관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에게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제게 주어진 최후의 한순간까지 도정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평소처럼 코로나19 상황과 각종 서면 업무보고 등을 보면서, 오후 대법원 선고 시각에는 집무실에서 TV 등으로 중계되는 판결 과정을 지켜볼 예정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지사의 선고기일을 진행한다.2심 “강제입원은 없어…그러나 사실 왜곡해 허위사실 공표”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로 기소됐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도 받는다. 1심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같은 해 9월에 진행된 2심에서는 일부 사실을 숨긴(부진술) 답변이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판단돼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받았다. 1, 2심 법원 모두 이 지사가 실제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관련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직권남용은 미수죄가 없기 때문에 시도 만으로는 처벌을 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시키려 한 적이 없다”라고 말한 것이 이 지사의 발목을 잡았다. 2심 재판부는 “이 지사가 2018년 6월 제7회 동시지방선거 KBS 토론회 당시, 김영환 전 후보가 ‘(친형인) 재선씨를 강제 입원시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소극적으로 부인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사실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발언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강제입원 절차 지시 사실을 일반 선거인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이를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봐야 한다”라고 판단한 것이다.유죄 확정이냐 파기환송이냐…지사직은 물론 정치 생명 달려 이재명 지사 측은 허위사실공표죄를 위헌적으로 해석해 직위상실형을 선고한 것은 헌법원칙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곧바로 상고했다. 검찰도 직권남용 등 3가지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한 것은 부당하다며 상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이를 2부에 배당했으나 대법관들 간 의견이 엇갈리며 전원합의체 회부를 결정했다. 대법원이 이날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할 경우 이재명 지사는 당선무효형이 인정돼 지사직을 잃게 된다. 대법원은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되는 선고 공판을 이례적으로 TV와 대법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왜 ‘피해자’ 아닌 ‘피해 호소인’인가…박원순 고소인 지칭 논란(종합)

    왜 ‘피해자’ 아닌 ‘피해 호소인’인가…박원순 고소인 지칭 논란(종합)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를 두고 ‘피해 호소인’과 ‘피해자’라는 용어가 혼재하는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서울시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여성단체들은 ‘피해자’가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반박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박 전 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민주당 내 연이은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 대표로 다시 한번 통절한 사과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지난 10일 박 전 시장 빈소 조문을 마친 뒤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박 전 시장의 장례위원회, 한국여기자회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며 고소인을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했다. 이 밖에 변형된 표현도 등장했는데 15일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피해 고소인’이라 불렀다. 서울시는 같은 날 입장 발표를 하면서 ‘피해호소 직원’이라는 용어를 썼다. 서울시는 피해 사실이 내부에 접수되고 조사 등이 진행돼야 ‘피해자’라고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반면 여성단체들은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13일 기자회견에서 고소인을 “위력 성추행 피해자”로 부른 바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10일 입장문에서 “피해자의 용기를 응원하며 그 길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양분된 여론을 의식해 부담감을 덜고자 의도적으로 ‘피해 호소인’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피해자를 피해자라 부르고 싶지 않아 집단 창작을 시작했다”며 “의혹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우아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형사절차상 주의해야 하는 것은 범죄자(가해자)를 확정 판결 전에 유죄추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썼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고소인을 피해 호소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성추행 피해를 부정하는 2차 가해라며 이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해 달라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했다. ‘피해호소인’이라는 용어는 2011년 서울대에서 발생한 이른바 ‘담배 성폭력’ 사건을 두고 학생들이 논쟁하는 과정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다. 당시 학생들은 피해와 가해 여부를 단정하지 않기 위해 ‘피해 호소인’과 ‘가해 지목인’ 등 중립적 용어를 사용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트럼프의 ‘CDC 패싱’… 코로나 정보라인서 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코로나19 환자 정보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거치지 말고 직접 보건복지부에 전송하라는 지침을 일선 병원에 전달해 이른바 ‘CDC 패싱’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보건복지부는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15일부터 코로나19 정보를 ‘국립의료안전네트워크(NHSN)’ 사이트에 보고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NHSN은 CDC가 전국 2만 5000여개 의료기관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면서 NHSN 대신 보건복지부가 새롭게 도입한 중앙시스템에 직접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일선 병원이 매일 보고하는 이 정보는 병원에 남은 병상과 인공호흡기 수를 포함해 코로나19 추적에 필요한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정보 수집 기관 변경을 통해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가 치료제나 보호장구 등 부족한 자원을 좀더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정보는 대중에 공개되지 않아 기존 CDC 자료를 토대로 코로나19 전망을 내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던 보건당국 관계자들과 예측 모형을 개발하던 연구자들의 연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영리 민간 건강재단인 카이저 가족재단의 젠 케이츠 세계 보건 담당 소장은 “과거부터 공공 보건 정보는 CDC로 먼저 보내졌다”며 “이번 공지는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대중이나 기자들의 접근성을 약화시킨다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학교 정상화와 관련해 CDC를 공개 질타하는 등 최근 CDC와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CDC를 패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CDC로부터 코로나19 정보의 통제권을 빼앗았다”면서 “일선 병원은 CDC를 ‘무시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보건 전문가들도 트럼프 행정부가 과학을 정치화하려 하고 보건 전문가들을 폄훼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 전직 CDC 국장 출신 인사 4명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어떠한 대통령도 트럼프가 한 것처럼 과학을 정치화한 바 없다’는 공동 기고문을 내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여권 입장문, ‘피해자’ 없고 ‘피해 호소인’ 있다(종합)

    여권 입장문, ‘피해자’ 없고 ‘피해 호소인’ 있다(종합)

    여당 입장문 이어 서울시 발표에도 ‘피해 호소인’“공식적으로 피해 접수되면 ‘피해자’ 용어 사용”서울시와 여권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혐의 고소와 관련해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를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은 15일 ‘직원 인권침해 진상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오늘 입장문에 피해자라는 표현이 없다’라는 지적에 “해당 직원이 아직 시에 피해를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피해 호소인이 여성단체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며 “시 내부에 공식적으로 (피해가) 접수되고 조사 등 진행되면 ‘피해자’라는 용어를 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도 ‘피해 호소인’이란 표현을 쓴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황 대변인은 “초유의 사태이기 때문에 이전에는 이런 말을 쓴 적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성폭력 혐의가 드러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 당시엔 지자체나 민주당 역시 피해자란 표현을 사용했다. 안 전 지사와 오 전 시장은 즉각 가해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의혹이 드러나기 전에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해 이 같은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민주당 여성의원들도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해찬 대표도 15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사과하며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진중권 “얄팍한 속임수 아주 저질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사건을 프레이밍 하기 위한 새로운 네이밍”이라며 “민주당 인사들이 조직적으로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게 우연의 일치일리는 없고, 이거 처음으로 네이밍한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분들, 프레이밍 장난치는 거, 짜증난다”며 “민주당에선 이참에 아예 성폭력 피해자를 지칭하는 명칭을 변경한 모양인데, 그럼 앞으로 위안부 할머니들도 ‘피해 호소인’, ‘피해 고소인’이라 부를 건가? 일본 정부가 인정을 안 하니…”라고 했다.앞서 진 전 교수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사과를 맹비난하며 “속지 말라. 저 인간들, 사과하는 거 아니다. 지지율 관리하는 것”이라며 “한편으로 ‘피해 호소인’이라 부르고, 다른 한편으로 ‘진상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결국 당의 공식입장은 ‘피해자는 없다, 고로 가해자도 없다. 있는지 없는지 알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사과, 다시 하라. ‘피해자’는 없고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만 있는데, 왜 사과를 하나?”라고 물으며 “사과를 하려면 사과할 근거부터 마련한 다음에 하라. 사과는 ‘피해자’에게 하는 것이지, ‘피해 호소인’에게 하는 게 아니다”며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 그분 이름 공개하라. 사회에서 매장을 시켜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서울시에서도 ‘피해 호소 직원’이라는 표현을 쓴다. 저 사람들, 짜고 하는 짓”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얄팍한 잔머리로 국민을 속이려 해? 아주 저질이다. 매사가 이런 식이다. 그 표현을 ‘2차 가해’로 규정하고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야권 “피해 사실을 부인하거나 축소하려는 의도”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YTN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사과문은) 피해 여성을 여전히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하며 벼랑으로 몰면서 끝내 자기 편만 챙기겠다는 대국민 선언이었다”고 말했다. 유의동 통합당 의원은 역시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를 ‘피해 호소 여성’이라고 하는 것은 혐의 사실이 확정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일부러 의도적으로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와우! 과학] 140만 년 전 고인류가 ‘하마 뼈’로 만든 주먹도끼 발견

    [와우! 과학] 140만 년 전 고인류가 ‘하마 뼈’로 만든 주먹도끼 발견

    약 140만 년 전 한 솜씨 좋은 고인류 장인이 하마의 뼈를 이용해 정성들여 만든 주먹도끼 한 점이 아프리카의 한 지역에서 발견됐다. 에티오피아와 일본 그리도 홍콩의 고고학·고인류학자로 이뤄진 국제연구진은 에티오피아 남서부 콘소에 있는 콘소지층에서 발굴된 뼈 한 개가 전기 홍적세(플라이스토세)에 한 호모 에렉투스가 하마의 넙다리뼈를 가지고 만든 주먹도끼임을 밝혀냈다.길이 12.8㎝의 이 주먹도끼에서 연구진은 최소 44개의 2차 박리흔(도구 제작 시 타격으로 생긴 흔적)을 발견했다. 그 길이는 1~3㎝ 사이다. 이들 연구자는 연구논문에 “박리흔의 분포 패턴과 원추형 깨짐(cone fracture)의 높은 빈도는 모두 의도적인 박리의 강력한 지표”라고 명시했다. 이들은 또 “이 주먹도끼는 겉면에 작고 정교한 박리흔이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 증명하듯이 상당히 정교하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발굴지의 이름을 따서 콘소 주먹도끼라고도 불리는 이 도구는 190만 년 전부터 10만8000년 전까지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가 만들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당시 콘소에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의 도구 제작자는 석기뿐만 아니라 뼈를 도구로 만드는 첨단 기술을 보유한 숙련자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에 나온 뼈 주먹도끼는 지금까지 발견된 뼈로 만든 도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그리고 뼈 주먹도끼는 이번 발견 이전에 단 한 차례 만이 발견됐을 뿐이다. 기존에 발견된 유일한 뼈 주먹도끼는 탄자니아 북부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견된 것으로, 최소 130만 년 전 코끼리 뼈를 가지고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6월1일자)에 실렸다. 사진=에티오피아 고인류학자 베르하네 애스포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중 동시 남중국해서 대규모 군사훈련 … “신냉전 이미 시작”

    미중 동시 남중국해서 대규모 군사훈련 … “신냉전 이미 시작”

    美 6년만의 항모 두척 동원…中 미사일 발사 훈련중국이 바다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지난주 미국 해군과 공군이 합동 군사훈련을 벌였다. 미국 항공모함 두 척이 동시에 남중국해에 동원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자 2001년 이후 두 번째다. 같은 시기 중국도 남중국해 등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 등을 실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대규모 군사력이 동시에 남중국해에 집겨한 것으로 매우 드문 사례로, 이미 신냉전이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홍콩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홍콩 문제’를 정리한 중국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베트남과 필리핀 등 이웃 나라에 군사적 압박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를 통한 국내 물동량도 적지 않은데다 우리나라와 접한 서해에서 중국 어선들이 심심찮게 우리 영해를 침범해 싹쓸이 고기잡이를 일삼아 남중국해의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만은 없다.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통항의 자유 작전을 그만두면, 남중국해뿐만 아니라 동중국해를 거쳐 서해까지 중국 손아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美정찰기 3일 연속 비행 … 中 “방공 훈련” 맞대응이와 관련해 미군 EP-3E 정찰기 1대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3일 연속 대만과 필리핀 사이 바시해협을 통해 남중국해로 비행했다고 홍콩 명보 등이 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남부 광둥성 연안을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EP-3E는 신호정보(시긴트) 수집 및 정찰을 담당하는 군용기로, 미사일 발사 전후 방출되는 전자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 이에 맞대응에 나선 중국은 9일 광둥성에서 실전 방공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런궈창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군 당국은 이미 이번 훈련에 대해 지난달 27일 연례 훈련이라는 내용의 소식을 대외에 공포했다”며 “중국은 일관되게 역내 국가들과 아시아 운명공동체 건설을 위해 한결같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도발하는 것은 역내 안보와 안정을 훼손한다”고도 했다. ‘하늘 요새’ B-52H, 28시간 비행해 훈련 합류앞서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진행된 훈련에서 7함대 소속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와 니미츠호가 랑데부했다고 미군이 밝혔지만, 항모 두 척이 근접한 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훈련에는 미 공군도 참가, 항모 함재기인 F/A-18 슈퍼호넷 전투기 등의 전략 전개 및 장거리 해상 타격 시뮬레이션 등의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인근 필리핀해에는 또 다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가 대기했다. 각각의 항모에는 함재기가 60대가량이 대기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 루이지애나 박스데일에서 발진한 B-52H 폭격기도 28시간을 비행해 작전에 참가했다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로 돌아갔다고 미공군이 밝혔다. B-52H의 별칭은 스트래토포트레스, 즉 ‘하늘의 요새’로 불리는 장거리 전략폭격기다. B-52H를 동원한 것은 미국이 전세계 어디든지 즉시 이동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미군 분석가 칼 슈스터는 CNN에 “항모 2척이 훈련에 참여하고, 1척이 백업하는 것은 미군이 훨씬 더 고도의 작전을 전개할 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군에 전투력 차이를 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완전한 작전 능력을 갖춘 항모는 1척뿐이고, 또다른 한척은 건조가 완성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美항모는 중국군 먹잇감”… “우린 겁먹지 않아”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파라셀 제도에서 1일부터 5일까지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에 대응 차원에서 미국도 군사훈련에 나선 것이다. 중국은 동중국해와 서해에서도 미사일 발사 훈련 등을 실시했다. 파라셀 제도는 베트남과 대만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남중국해 섬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군사시설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중국은 활주로와 대함미사일 기지 설치 등 군사력을 증강했다. 중국과 미군은 근접했다. 항공모함 니미츠호를 이끄는 제임스 커크 해군소장은 6일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이 우리를 지켜봤고, 우리도 그들을 보았다”고 말했다. 미군 훈련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6일 정례브리핑에서 “의도적으로 군사훈련을 통해 무력을 과시한 것”이라며 “남중국해 지역 국가들의 관계를 이간질하는 것이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한다”고 비난했다. 특히 관영 환구시보는 4일 “남중국해에서 항해하는 미군 함정은 인민해방군의 항모 킬러인 대함탄도미사일(ASBM)의 먹잇감”이라며 탄도미사일 DF-21D와 DF-26 등을 언급해 긴장을 부추겼다. 이에 대해 미 해군 최고정보담당관인 찰리 브라운 해군소장은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겁먹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종이 호랑이 아냐”vs“약하지 않아”… 오산 위험미군이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동원하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올해 훈련은 중국의 홍콩 국가안전법(일명 홍콩보안법) 시행과 코로나 19 대유행에 따라 미중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 진행되면서 긴장을 더했다. 특히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의 90%가량에 대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면서 인접 국가들의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선 반면 코로나19로 미군 전력이 약화됐다는 루머를 중국이 확산시키는 가운데 시행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아시아 해상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의 그레고리 폴링 소장은 CNBC에 나와 “미국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항공모함을 운용할 수 없다는 ‘나쁜 보도(bad press)’가 중국에서 많았다”며 “이번 작전은 우리가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그 지역에 있다는 것을 동맹들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링 소장은 “현대전에서 항공모함이 크게 가치는 없을지라도 깃발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오산 가능성에 대해 그는 “미국이나 중국이 전쟁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하는 통항의 자유 작전을 중단시키려는 중국이 점점 더 공격적이고, “코로나19 이후 약하게 보이는 것에 중국 지도부가 매우 민감해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으론 미국은 ‘종이 호랑이’로 보이고 싶지 않기에 우연한 충돌이 작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중국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미·중 양국의 군사적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응답도 27%에 달했지만, 응답자의 58%는 미·중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그리움과 두려움의 이름 가족, 그 폭력의 상흔

    그리움과 두려움의 이름 가족, 그 폭력의 상흔

    한국전쟁은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냉전 세력이 벌인 갈등이자, 미국과 중국 간의 국제분쟁이기도 했다. 조금 더 시야를 좁혀 보면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서로를 부정하는 두 정치세력이 각자의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1950~1953년 민간인 학살이 200만명이나 된 배경은, 세력 간 교전이라는 관습적인 전쟁사의 시각으로는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권헌익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의 ‘전쟁과 가족’은 이를 설명한다. 냉전체제 연구의 권위자로서 지난해 최고의 인류학자에게 수여하는 프랑스 레비스트로스상을 받은 그는 한국전쟁 당시 가족과 친족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폭력이 가해졌는지, 그리고 이후 긴 세월 동안 어떻게 국가적 규율 행위의 핵심이 됐는지를 좇았다.해방 이후 양쪽에 각각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긴장감이 높아진다. 남한 정부는 계엄령으로 자신의 국민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전쟁을 일으킨 북한은 남한의 점령지에서 민족 해방의 대의를 내걸고 노동력을 착취하고 린치를 하기도 했다. 북한군이 밀려난 뒤 일어난 일은 적군에 협조했다고 지목된 자들에 대한 응징이다. 한쪽의 공격에 대한 상대편의 보복이 반복되면서 양민을 향한 폭력은 규모와 정도가 심해지고, 폭력의 악순환으로 지역 공동체가 초토화됐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이념 때문에, 누군가는 그저 살기 위해 고향을 버리고 남으로 혹은 북으로 이동했다. 이산가족이 생겨났고, 이후에도 ‘연좌제’라는 이름으로 연대책임을 져야 했다. 이들은 헤어진 가족과의 결합을 간절히 바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그 때문에 죄인 취급을 받을까 두려운 마음으로 평생을 살았다.저자는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가족과 친족이 공적인 공간에서 해체되는 현상과 전혀 다른 일이 한국전쟁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기존 사회학·인류학 담론이 ‘시비타스’(civitas·공민사회)와 ‘소시에타스’(societas·민간사회)를 구분하고, 현대의 정치에서는 가족과 친족이라는 환경이 사적 영역에 불과하다고 가정해 온 관념을 반박한다. 한국전쟁에서 가족과 친족은 공적세계에서 독립해 존재하는 사적 영역도 아니었고, 공적세계에서 물러나 찾을 수 있는 온전한 은신처도 아니었다. 저자는 우리가 그동안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가리느라 급급했다고 역설한다. 연좌제가 폐지된 1980년 이후에도 누군가에게 가족과 친족은 그리움이자 두려움·혐오의 대상이었다. 저자는 그러나 2003년 초 마을 위령비를 새롭게 완공한 제주 애월의 하귀리 사례를 들어, 공동체를 사회와 분리하는 근현대 세계의 경향을 이겨내고 한국에서 시비타스와 소시에타스가 겹쳐지는 놀라운 일이 이어진다고 봤다. 이곳은 4·3사건 당시 반란 진압작전에 동원돼 전사한 경찰과 반공청년단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가 서 있던 자리다. 자신의 가족과 마을에 폭력을 자행한 자들을 묻은 묘지와 추모비에 이를 바로잡는 위령비를 세운 이들을 통해 저자는 전쟁의 감춰진 상흔을 용기 있게 대면하는 노력을 유가족의 발언을 따 ‘소리 없는 혁명’으로 지칭한다. 어쩌면 우리는 고속성장이라는 그늘에 가려 억지로, 혹은 의도적으로 한국전쟁의 상처를 잊은 것은 아닐까. 참상을 온몸으로 겪은 이들의 세대가 지나가는 지금, 저자는 우리에게 ‘그들의 죽음은 과연 어떤 의미였느냐?’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와우! 과학] 죽은자 추모…요르단서 1만 년 전 ‘인간모양 석기’ 대거 발견

    [와우! 과학] 죽은자 추모…요르단서 1만 년 전 ‘인간모양 석기’ 대거 발견

    기원전 8500년 신석기 시대 초기부터 인류의 예술 동기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변해갔다. 그전에는 벽화든 조각이든 동물이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그때부터 인간에 중점을 둔 작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일종의 예술 혁명이었지만, 지금까지 이런 극적인 변화가 왜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중동 국가인 요르단에서 대거 발견된 인간 모양의 석기를 통해 당시 예술 혁명이 일어난 이유가 처음으로 시사됐다. 거기에는 당시 사람들이 죽은 자를 추모하고 정성을 들여 장례의식을 거행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등 고고학자들이 새로운 연구를 통해 밝혔다.이번에 인간 모양의 석기가 발견된 지역은 요르단 서부 자르카 계곡에 있는 카라이신 유적이다. 이들 석기는 이곳에 매장된 유골 7구, 돌로 만든 칼·그릇과 함께 나왔다. 유골 중에는 장례 또는 매장 의식의 일부분으로 일부 골격이나 두개골이 제거된 것이 있고 다른 곳에서 이곳으로 이전된 것도 확인됐다. 심지어 이런 과정은 몇 년에 걸쳐 여러 번 반복된 것으로 추정돼 장례 의식이 복잡하게 변했을 가능성이 있다.또한 이곳에서 나온 인간 모양의 석기는 화살촉이나 부싯돌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어 이들 연구자는 석기의 형태와 표면을 자세히 살폈다. 그 결과, 이들 석기는 모두 기원전 8000년에 만들어졌고 의도적으로 인간 모양이 됐으며 도구로 쓴 흔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후안 이바녜스 박사는 “이는 이들 석기가 매장을 위한 제물로 제작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인간 모양으로 만든 부장품과 정교한 매장 의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 죽은 자를 추모하는 마음이 강해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 마음의 표면화로 인간 모양을 본뜬 장식품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이 늘어난 것은 당시 죽은 자를 추모하는 생각이 커지기 시작한 것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카라이신은 약 25만 ㎢에 달하는 광활한 유적으로, 지금까지 발굴된 면적은 겨우 1%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직도 많은 예술 작품이나 역사적 유물이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커 앞으로 발굴 조사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영국 고고학 학술지 ‘앤티쿼티’(Antiquity) 최신호(7월 7일자)에 실렸다. 사진=카라이신 고고학 연구진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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