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의대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동생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사나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출동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나라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408
  • 자치 안테나/ 심의대상구역 내년부터 적용

    제주시는 제주도개발특별법 제47조(건축계획심의에 관한특례)에 따른 심의대상 구역 및 기준 등 후속조치를 확정,내년부터 적용한다고 26일 밝혔다.확정된 심의대상 구역은 ▲도시지역내의 경관·미관지구 및 보전녹지지역 ▲비도시 지역내의 경관·생태계 보전지구 및 절대·상대·자연환경 보전지역 ▲관광단지·지구 및 공원,유원지,문화재및 그 주변지역 ▲국도 및 지방도 등 주요도로 주변지역▲도시경관,해안경관 및 자연경관 유지가 필요한 지역이다.
  • 인권위 출범 첫날 진정접수 ‘봇물’

    “인권위 출범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제발 억울함을 풀어 주세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金昌國)가 공식 출범한 26일 서울종로구 수송동 이마빌딩 5층의 진정서 접수처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줄을 이었다.장애인,외국인노동자,동성애자,군사정권 시절 피해자,노동·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접수처에나와 ‘인권 문제 종합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진정인들은 오전 9시가 되기 전부터 접수처 앞에서 기다렸으며,자원봉사자들은 하루종일 전화기를 놓지 못했다.인권위는 방문접수 65건,전화접수 40건 등 122건의 진정을받았다. 경쟁이 치열했던 ‘제1호 진정인’은 새벽 6시 30분부터기다린 서울대 의대 김용익(49)교수로 기록됐다.김 교수는제자인 지체장애인 이희원씨(39)를 대신해 진정서를 접수했다.김 교수에 따르면 이씨는 91년부터 충북 J보건소에서근무해 오다 지난 7월 공석이 된 소장직을 지망했지만, “장애인은 곤란하다”고 거절을 당해 소장이 되지 못했다. 자신도 한쪽 다리를 저는 소아마비 장애인인 김 교수는 “소장 후보자 가운데 유일하게 자격을갖췄던 희원이를 배제한 것은 분명한 장애인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성우 양지운씨(53)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구속 수감된아들과 ‘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거부 수형자 가족’들을 대신해 진정서를 냈다.양씨는 “집총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27개월 이상을 군 교도소에서 복역하라는 법무부 기준은 인권 유린”이라고 주장했다. 동성애자들도 나섰다.99년 5월 군대에서 ‘커밍 아웃’을선언해 군 정신병원에 감금됐던 정모씨(25)는 “군의관이모멸감을 유발하는 언행, 강제 채혈,정신병자 취급 등으로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김모씨(45)는 “성전환 수술을 한 뒤 항공사로부터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했다”며진정서를 냈다.임금 체불,강제 출국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중국동포와 외국인 노동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독일인 요르크발트(41)목사는 “크레파스 회사가 상품에 ‘살색’이라고표시함으로써 한국 어린이들에게 한국인 피부색만 살색이고 다른 피부색은 살색이 아니라는 차별의식을 심어주고있다”면서 “제조업체들의 인종차별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단병호 위원장 등 구속 노동자 225명을 대신해 국가기관의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다.세계 61개국 노동단체,비정부기구(NGO) 지도자 725명을 비롯,시민 7만7,000여명이 서명한 ‘구속 노동자 석방촉구’서명 용지도 인권위에 전달했다.인권위 김창국 위원장은“부처간 이견으로 사무처 구성도 못한 채 출범해 유감”이라면서 “인권위가 인권수호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할 수있도록 관련 부처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음달1일부터는 전화(국번없이 서울·경기 1331,기타 지방 02-1331) 또는 이메일(hoso@humanrights.go.kr)로 접수한다.그이전까지 문의는 (02)3703-3000. 이창구기자 window2@
  • [2002관광 월드컵 현장을 가다] 이탈리아(下)

    [베로나·밀라노 전경하특파원] 나폴리 베네치아 피렌체. 이탈리아에서 로마를 포함,관광객들이 꼭 찾는 도시들이다.이들 도시에서는 주변 도시로의 이동도 쉽다.도시간 이동은 시속 120㎞까지 달리는 기차인 인터시티나 유로스타,인근 소도시까지는 버스나 전철 등의 대중교통이 연결돼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이들 주요 도시들보다는 작은 도시의관광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지방자치단체나 민간기구가 나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애쓰는 도시들도있다.이들은 “우리가 이탈리아에 있는 것이 행운이자 불행”이라고 입을 모은다.이탈리아에 있어 다른 나라 관광객이 찾아올 기회가 많은 것은 장점이다.반면 다른 나라에서는 훌륭한 유적으로 간주될 것이 이탈리아의 ‘뛰어난’ 유적들과 함께 있어 큰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다. ◇자기 색깔을 고집하는 베로나=베로나라는 지명보다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의 발생지이며 원형극장 아레나가 있는 곳으로 더 알려져있다.전체 인구가 2,700여명으로 도시라기보다는 조용하고 작은 마을이다.로마 시대 유물인 아레나 원형경기장에서는 매년 늦여름과 가을이면 야외 오페라가 열린다.아레나는 1세기 건축물로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베로나 시당국은 오페라 시즌전후로 복구작업을 하면서도 아레나를 이용하려고 애쓴다. 아레나가 베로나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1990년 월드컵 개최 당시 이곳 경기장에서 한국 대표팀이 벨기에와 경기를 치뤘다.작은 ‘마을’이지만 유적의 존재를 십분 활용,월드컵 유치에 성공하면서 ‘축구 도시’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베로나에는 헬라스 베로나와 키에보 베로나 두 개 프로축구팀이 있다.이탈리아가 축구 왕국이긴 하지만 연고팀이두개인 곳은 로마 밀라노 토리노 등 대도시뿐이다.특히 올해 처음으로 세리에 A(프로축구 1부 리그)에 진출한 무명의 키에보 베로나가 인터밀란,AS로마 등과 어깨를 나란히하면서 이탈리아 프로축구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오바니 루카 다르비 베로나시 관광진흥국장은 “스포츠와 각종 행사를 연계하는 것이 베로나에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축구경기가 열리는 주말이면‘로미오와 줄리엣’코스,중세시대 베로나를 지배했던 스칼리제레가(家)코스 등에서 다양한 축구관련 행사가 벌어진다. 다르비 국장은 2002년 월드컵을 치를 한국의 도시들에 대해서도 “모방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자신만의 색깔을가져야 작으면서도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도시가 규모가 큰 국제행사를 개최할 때는 ‘안전한투자,다양한 행사를 통한 광고효과’가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밀라노의 패션관광=이탈리아보다는 유럽에 속해있다는평가를 받고 싶어하는 패션과 상업의 도시다.밀라노에 관광객이 가장 많은 시기는 패션도시답게 매년 봄·가을의대형패션쇼 기간이다. 이동안 이탈리아패션상공회의소는 ‘잠재’관광객 유치에 최선을 다한다.두오모 성당 인근 아케이드에서는 대형TV로 패션쇼가 방송된다.방문객들에게 패션쇼 장소와 시간은 물론 음식점,호텔,부티크,헬스클럽 등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담은 소형 책자를 나눠준다. 밀라노의 유적지에 이르는 교통편 안내도 포함돼 있다.밀라노가 자랑하는 유적지로는 스칼라 극장과 두오모 성당,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중 하나인 ‘최후의 만찬’ 등을 꼽을 수 있다. 수백개의 첨탑으로 솟아 있는 두오모 성당은 1386년에 세워졌다.완벽한 대칭형으로 지붕까지 올라가 도시를 조망해 볼 수 있다. lark3@. ■이탈리아 유휴경기장 활용 방안. 시즌 기간동안에는 매주 축구경기가 열리는 이탈리아에서도 유휴 경기장의 활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경기장 하나에 막대한 건설·유지비용이 들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경기운영뿐이라는 것은 분명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경기장의 일부 전용에서 벗어나 다양한 목적으로 쓰일 수 있는 경기장 건설 노력도 진행중이다. 8만5,000명의 수용인원에 AC밀란과 인터밀란 등 두 프로축구팀의 홈경기장으로 운영되는 밀라노 운동장은 경기장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경기가 없는 날 단체 관광객들이 축구장을 둘러보고 경기장 한편에 약 50평 규모로마련된 축구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이다.소요시간은 50분 정도다. 박물관에는 밀라노에 연고지를 둔 두 팀을 포함,축구의 역사가 전시돼 있다.축구공의 옛 모습,빛바랜 흑백사진들,각종 유니폼,관련 기사 등을 시기별로 만날 수 있다.한쪽에는 기념품 판매공간도 있다.방문객은 연간 6,000명 정도로 이중 90%가 외국인이다. 밀라노 경기장의 휴식기는 보통 한달 반이다.일년에 두번 정도 잔디를 교체하는데 이때 드는 비용은 10만∼50만달러다.외부 충격에 민감한 잔디와 시즌 기간이면 매주 한번 이상 열리는 축구경기로 운동장의 전용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한국·일본에서 열리는 월드컵으로 경기장이 4개월의 휴식을 갖는다.피에르 파올로 벨로티 밀라노 경기장 운영이사는 “이탈리아팀의 경기일정에 맞춰 콘서트나 뮤지컬을 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들도 진행중이다.이탈리아에서 지난해부터 지어지는 경기장 인근에는 대형 쇼핑몰,사무실,호텔등이 건설되고 있다.로마 올림피코 경기장 설계에 참여했던 지노 자바넬라가 동료들과 함께 이런 시도를 시작했다. 자바넬라는 “경기장은 교통이 편리한 곳에 지어지고 큰규모의 주차장을 갖고 있다”며 “일주일에 한번씩만 이를 활용하는 것은 분명 돈의 낭비”라고 지적했다. 파도바에서 곧 완성될 경기장이 이 아이디어에 따른 첫모델이다.관람석 뒤쪽에 사무실 임대공간이 마련됐다.주말에만 열리는 축구 경기와 더불어 경기장 주변을 일주일 내내 사용할 수 있게 된다.현재 건설중인 베네치아의 경기장도 이 모델을 따르고 있다. 이탈리아가 이렇게 경기장 운영 수익에 골몰하는 것은 지역 도시뿐만 아니라 축구팀도 경기장에 일정 지분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전경하기자. ■밀라노 패션 엿보기. 밀라노에서 일년에 두번 열리는 대형 패션쇼 기간에는 곳곳에서 한국인을 만날 수 있다.패션을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 동대문과 남대문의 옷장수들도 밀라노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지난달 밀라노에서 2주동안 열린 ‘2002 봄·여름 콜렉션’을 보기 위해 밀라노를 찾은 한국인이 2,000여명에 달한다는 것이 밀라노에서 패션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교민들의 추산이다. 이들이 밀라노에서 보이는 모습은 두가지다.카메라를 들고 쇼윈도에 바짝 붙어서서진열된 상품을 찍고 있는 모습이 첫째.이 경우는 디자인과 진열방식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두번째는 쇼핑몰을 돌면서 요모조모 따져본 뒤 상품을 하나씩 사는 중년의 한국인이다.이들 대부분은 동대문이나남대문에서 온 상인들이다.상품을 한국으로 갖고 와서 뜯어본 뒤 완벽한 ‘모조품’을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적이다.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성공만 하면 ‘대박’이라고들 한다. 쇼윈도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가게 주인들이 인상을 찡그리거나 하지 않는다.미래의 패션일꾼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다.
  • 인간배아 복제…국내 연구동향

    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으로는 이번에 ACT사가 사용한 ‘체세포핵이식에 의한 배아복제’와 ‘냉동잉여배아를 이용하는 줄기세포배양’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한 국내 연구기술은 세계 수준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서울대 황우석교수가 사람의 귀에서 피부 세포를떼어낸 뒤 유전자가 담겨있는 핵만을 따로 뽑아내 핵을 제거한 난자와 융합시키는 방법으로 4세포기까지의 체세포 복제에 성공했다.마리아의료재단,미즈메디병원,차병원 등 국내 10여개 불임클리닉 등에서는 냉동배아복제를 통한 치료목적의 배아복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마리아의료재단 기초의과학연구소(소장 박세필)의 경우 시험관아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분으로 남아 4년이상 보관 중이던 냉동배아 6개를 실험에 이용,세계 처음으로냉동배아에서 줄기세포주를 배양했으며 여기에서 심근세포까지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박세필 박사팀은 인간배아 줄기세포주 배양조건,분화조건 등에 대해 국내 특허신청한데 이어 미국 호주 중국 등에 대해서도 지난 8월 특허출원한 상태다. 체세포핵이식에 의한 배아복제와 냉동잉여배아에 대한 윤리적인 논란 속에 성체(成體) 또는 태반 등에서 줄기세포를추출하는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가톨릭의대가 태아의 탯줄혈액에서 분리해 낸 줄기세포에서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추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배아복제 연구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원하는 장기의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얻으려면 배반포기 단계에서 떼어낸 세포덩어리를 줄기세포까지 분화시킨 뒤 배양해야하는데이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배아복제 연구의 허용범위를 어디까지 하느냐도 문제다.과기부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지난 10월19일 인간개체복제와 배아복제를 금지하고 냉동 잉여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연구는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을 마련했다. 내년 3월 국회상정을 목표로 과기부가 생명윤리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인 것과 별도로 보건복지부에서도 ‘생명공학보건안전윤리법’을 마련 중이어서 부처간 협의가 시급한실정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클린 증시](6)기업·애널리스트의 공생

    기업과 증권사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들의 관계는 흔히‘악어와 악어새’로 비유된다. 기업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서는 안 되는 고객 중의하나가 애널리스트라고 생각한다.반면 애널리스트는 기업으로부터 얼마나 정확한 자료를 제공받느냐에 따라 보고서의 신뢰도가 달라진다.그래서 양측은 적당한 거리를 두며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간다.하지만 서로의 필요에 의해밀착되거나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예도 적지 않다.주가조작에 직접 개입하는 등 위험수위를 넘나들기도 한다. 지난 5월 무역업체인 A사의 IR담당인 P씨는 평소 잘 알고 지내는 D증권사의 애널리스트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했다.“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작업(?)이 성사단계에 와있다”며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P씨는 주가부양에 고민하는 CEO(최고경영자)의 희망사항을 내비쳤고,애널리스트는 그만한 재료라면 가능할 것이란 대답을 줬다.주식브로커 등이 달라붙어 주가띄우기가시작됐다. ‘○○종목에 호재가 있다더라’는 소문이 순식간에 시장에 나돌면서 며칠동안 상한가를 쳤다.그리고는멈췄다.작업이 막판에 차질을 빚는 바람에 ‘부인공시’를냈기 때문. 기업과 애널리스트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큰 일’을 벌일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애널리스트의 공명심이 기업과 애널리스트의 공생관계를들춰낸 예도 있다.최근 M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특정 종목에 대한 리포트(보고서)를 쓰면서 자신이 전에 몸담았던회사로부터 건네받은 제조원가·자금흐름·투자동향 등 내부정보를 그대로 옮겨적는 바람에 혼쭐이 났다.애널리스트가 특정업체와 내부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의심을 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얘기도 있다.지난 여름 S증권의 한 애널리스트가H기업에 대해 자의적인 시각이 담긴 ‘좋지 않은’보고서를 내 파문을 일으켰다. H기업은 경쟁업체가 계열사인 S증권을 동원해 자신들을 죽이기에 나섰다며 발끈했다.경쟁업체의 의도된 훼방이라는 게 당시 H기업의 주장이었다. 애널리스트들끼리의 공생도 자주 도마 위에 오른다.증권가에는 이른바 ‘수요회’ ‘목요회’ 등 애널리스트들끼리의 정보모임이 많다.주로 학연·지연 등으로 얽히며,정보교류는 특정종목에 대한 분석이 태반이다.이러다 보면가까운 애널리스트들끼리 서로 짜고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추천 보고서를 돌아가며 쓰는 일도 생긴다.더러는주가조작으로 이어진다.이 경우에는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주식브로커 등으로 구성된 일당이 대주주에게 작전을권유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 현지법인의 파산설이 나돌아 하한가를 맞은 S기업은 현지법인의 인터넷폰이 M사의 소프트웨어에 탑재될것이라는 재료로 상한가를 쳤었다. 국내 G증권은 지난 9월S기업에 대해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L증권은 지난달 초 ‘매수’ 의견을 견지하는 등 각 증권사에서는 S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증권가에서는 결과적으로 호재성 재료를 이용해 주가장난을 친 꼴이 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코스닥업체인 J사는 99년 등록 당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매수’ 추천을 했고,국내 증권사도 ‘매수’추천에 동참했다. 당시 주가는 폭등했으나, 최근들어 최고가 대비 95% 가량 떨어진 상태다.당시 애널리스트들이 이주식으로 수억원을 챙긴 뒤 사라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매도’ 추천에는 몸을 사린다. 부정적인 자료를 내면 해당 기업은 물론, 개미군단(일반투자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기 때문이다. 올 초 G증권의 외국인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30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가 거센 비난에 부딪혀 결국 도중하차하고 말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처럼 기업과 애널리스트들이 드러내놓고 공생하는 예는 현저히 줄었지만, 그래도 이같은 고질적인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병철 문소영기자 bcjoo@. ■애널리스트 명암-연봉은 억대…퇴출 先순위. 국내에는 30여개의 증권사에 700여명의 애널리스트가 있다.이 가운데 종목이나 업종을 전담하는 애널리스트는 절반 가량 되며,나머지는 스트래티지스트(투자전략가),시황분석가 등이다. 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것 같지만,사실은 그렇지 않다.보수,근무여건 등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 중소형 증권사냐,대형 증권사냐에 따라 또 다르다. 규모가 작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급여는 통상적인 월급에다 성과급이 보태진 액수다.대기업에 다니는 동료들의봉급 수준보다 약간 많은 정도다.그래서 학연이나 지연을동원해 증권사를 자주 옮겨다닌다. 근무여건도 열악하다.칸막이 독서실처럼 한 사무실을 여러 명이 같이 쓴다.회사 경영이 어려울 때는 구조조정의대상에 포함된다.신분이 불안하다는 얘기다. 그나마 대형 증권사는 형편이 나은 편이다.대부분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어 누가 얼마를 받는지 모른다.‘잘 나가는 애널리스트’는 억대 이상도 받는다.외국증권사 애널리스트 못지않다.시장에서 평가를 받으면 클 수 있는 이점도있다. 외국 증권사는 우리와 다소 다른 문화를 갖고 있다.꽤나이름있는 애널리스트들은 통상 별도의 사무실을 제공받으며,출·퇴근도 자유롭다.대신 결과가 나쁘면 가차없이 퇴출된다. 철저한 연봉제인 만큼,보고서 내용이 충실하고 신뢰성이높은 편이다.중요한 기업에 대한 보고서는 적어도 2∼3개월이 걸린다.기업 탐방때 드는 비용은 회사가 전액 지원한다. 주병철기자
  • 집중취재/ 대학가 불법복제 실태

    “협조해 주세요. 입구를 막으면 어떡합니까.” “잘못도 없는데 왜 남의 영업점에 와서 방해하는거야.” 지난 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명륜동 S대 정문 앞.불법 복사·복제물을 단속하는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 직원들과 복사점 주인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10여분간 밀고당긴 끝에 겨우 들어간 복사점 안에는 비수기임에도 ‘Y영어교실’‘경제학원론’ 등 불법 복제책 20여권이 쌓여 있었다.주인은 불법 복제책들을 단속반 앞에서 찢은 뒤 ‘더러워서…’라고 욕설을 뱉으며 문을 걸어 잠겄다. 단속반장인 이모씨(41)는 “지난 8월에는 성남 K대 구내 복사점에 단속하러 갔다가 주인이 밖에서 문을 걸어잠근 뒤 휘발유를 뿌리며 위협한 적도 있다”면서 “사법권이 없는 센터 직원들로서는 단속이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학가의 불법 복사·복제 행위는 학기가 시작되는 3월과 9월에 성행한다.여러 대의 복사기와 제본기를 갖춘 대학가 복사점들은 전공과 교양서적을 가리지 않고 매일 수천권씩 복제한다.대학 강의실에 놓인 책의 90% 이상이 불법 복제품이다.서울 K대 인근의 복사점 주인은 “1년 장사는 학기초에다 한다”면서 “불법 복제가 다반사로 이뤄지는 마당에 학생들이 단체로 수십부씩 복사를 요구하면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낮에 학생들이 전공서적이나 원서의 복사를 맡기면 밤에 승용차나 택배로 배달하는 등 단속반과 복사점 사이에 숨바꼭질도 벌어지고 있다. 올 2학기 150명이 수강하는 서울 M대의 회계론 전공강좌.교재로 채택된 ‘현대 원가관리회계’를 간행한 D출판사는 150부가 필요하다는 전공교수의 말만 믿고 책을 찍었지만 실제팔린 책은 7부에 불과했다.나머지는 모두 복제품으로 대체된 것이다.지방 J대의 경우 300명이 수강하는 ‘미시경제학’의 교재도 30여부만 팔렸을 뿐이다.또다른 대학의 500명이수강하는 ‘취업과 진로’라는 강좌의 교재 역시 38부만 팔렸다. 책이 많이 팔리면 책값이 떨어지겠지만 불법 복제본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다 보니 출판 단가를 맞추기 위해 책값을 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인문·사회과학 등 학술서적 출판사대표 이모씨(54)는 “원본과 복제본이 2,000∼3,000원만 차이 나도 복제본만 유통된다”면서 “경찰이나 검찰에 신고해도 유야무야되거나 당사자끼리 합의하라는 식으로 팔짱만 끼고 있다”고 분통을터뜨렸다. 이 때문에 학술서적 전문출판사들은 요즘 존립의 기로에 서있다.반품률이 85%에 이르는 등 출판사의 손익분기점인 1,000부는 고사하고 500부도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원서의 불법 복제는 우려 수준을 넘어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학술출판사인 미국의 맥그로힐(McGraw-Hill) 한국 지사 이승주 대표(48)는 “한국이 세계적으로 지적재산권보호에서 최악의 국가로 낙인 찍혔다”고 주장했다. 맥그로힐측이 올해 각 의대와 병원을 대상으로 시장조사한끝에 1만부가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들여온 ‘해리슨 내과학’ 서적은 1,000여부밖에 팔리지 않아 창고에는 재고만 잔뜩 쌓여 있다.15만원인 책값은 8만원으로 떨어졌지만 복사본이 5만∼6만원에 나돈 탓이다. 지난 3월 전세계 출판사 310개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미국출판협회의 고소로 국내출판사 대표가 구속된 것은 불법복제의 천국인 한국을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표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출판협회가 한국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에 진출한해외출판사 중 일부는 불법 복제가 판치는 한국 풍토에 염증을 느껴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전문가 제언- “저작물 보호 특별법 제정을”. 전문가들은 불법 복사·복제 등 사회 전반에 성행하고 있는 저작권 침해 행위는 창작 의욕을 꺾는 등 우리 사회의 창의적 지식 생산활동을 위축시키고 국제적으로 통상 문제 등을야기할 수 있는 만큼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최경수 연구실장은 “저작물 불법 복제에 대한 친고죄 적용을 폐지하는 대신 불법 복제와 유통을 처벌하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면서 “특별법 제정이어렵다면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처럼 관계 공무원이 불법 복제물을 감시·수거·폐기할 수 있는 규정을 출판법이나 저작권 관련법에 추가하면 된다”고 말했다.그는 “불법 복제물로 인한 피해 당사자인 저자들이 저작권 행사에 무관심한 것도 문제”라면서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등 관련 단체의 감시·관리 능력이 취약한 만큼 ‘학술물 무단복제 관리기구’를 저자와 관련 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개혁시민연대 도정일 공동대표(경희대 교수)는 학술서적의 보호와 지적 생산 인프라의 유지 및 확대 방안으로 도서관 확충을 제안했다.도 대표는 “미국의 경우 수천개의 도서관들이 학술서적을 제도적으로 흡수해 지적 인프라와 학술출판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도서관들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학술서적 구입을 꺼리는데다,도서관 수도 600여개에 불과해 지식 인프라 기능을 제대로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학계에서도 기초학문의 위기에 대해서는 목청을 높이면서 정작 보다 기본적인 학술서적 출판과 보호에는 무관심하다”면서 “저작권 보호를위해 정부뿐 아니라 학계와 출판업계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저작권법에는 저작권 이용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영업행위를 한 복사업소 주인에 대해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그러나 지금까지 불법 복사업체가 물게 된 최고 벌금액수는 500만원에 불과하다. 안동환기자
  • 박정희 친필 삼일문 현판 기습 철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정문‘삼일문’ 현판이 23일 새벽 민족단체 회원들에 의해 철거됐다. 한국민족정기소생회 곽태영(郭泰榮·65·박정희기념관 반대 국민연대 공동대표)대표와 한국민족청년회 우경태(禹瓊泰·40) 집행위원장은 이날 새벽 2시 20분 쯤 3m 길이의장대에 낫을 연결해 현판을 떼어 낸 뒤 망치로 부수었다. 이들은 철거 뒤 정문 기둥에 “왜군 장교가 쓴 현판을 민족정기의 이름으로 철거한다”는 글을 써붙였다. 당초 삼일문에는 해방 직후 서예가 김충현씨가 쓴 현판이 걸려 있었지만 1967년 박정희 전대통령의 친필 현판으로교체됐다. 이들은 이어 오전 10시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1운동 발상지인 탑골공원 정문에 독립군을학살한 박정희가 쓴 현판이 계속 붙어 있는 것은 민족의수치였다”면서 “서울시 등 관계기관에 계속 현판 교체를촉구했으나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철거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기자회견 뒤 망가진 현판에 시너를 붓고 불을 지르려던 곽씨와 우씨를 긴급체포해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965년 김구 선생 살해범 안두희를 처음으로 제거하려했던 곽 대표는 지난해 서울 문래공원에 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을 철거해 불구속 기소됐었다.우경태 집행위원장 역시 지난달 26일 열렸던 ‘박정희기념관 완전 저지를위한 결의대회’에서 삼일문 현판을 떼려다 경찰에 연행됐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집중취재/ 대학가 논문표절 실태

    지난 2월 서울 S대 경영학과의 L교수는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시내 대형 서점을 찾았던 L교수는 자신이 쓴경영학 관련 논문을 3분의 1 이상 인용하고 짜깁기로 편집한 책이 신간 서적으로 출판돼 진열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해당 저자인 O대 교수에게 항의와 함께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통보하자 O대 교수는 L교수를 찾아와 ‘한번만 봐달라’며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부교수로 재임용 심사를 앞두고있던 O대 교수는 주요 심사항목인 교수연구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L교수의 논문을 표절해 출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논문이나 번역서,편저가 국내에서 단독 저서로 둔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해외에서 출간된 책을 번역해 자신의 저서인 것처럼 출간한 사실이 밝혀져 지난해 중도하차한송자 전 교육부장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정종진 사무국장은 “최소한의 인용 원칙도 지키지 않는 표절 행위가 저작권 관련 전반에 걸쳐서일어나고 있다”면서 “명백한 범죄행위임에도 관행으로 여기는 인식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외논문의 일부만 발췌하는 부분 표절과 실적을 올리기위해 공저자로 함께 등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이번에 국제적인 망신을 산 해외 논문 표절의 경우 지난 97∼99년 캐나다 빅토리아대 교수 등이 발표한 논문 중 29구절과 3개의도형·모델을 그대로 옮겼다가 문제가 됐다. 이공계의 경우 실험에 참여하지 않았으면서도 연구 논문에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교수들도 있다. 여러 교수들이‘팀’을 이뤄 한 교수가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할 때마다 함께 이름을 올리는 것은 교수사회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E대 의과대 P교수는 지난해 저서를 출간하면서 저술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동료 교수도 함께 저자에 올렸다.재임용을 앞둔 동료 교수가 기준 점수를 채우기 위해 P교수에게향응을 베풀며 간곡히 부탁했기 때문이다.P교수는 “또다른교수도 저자에 끼워달라고 매달렸지만 단독 저서에 비해 평가점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전했다. 1편의 논문을 2∼3편으로 부풀리거나 제자가 쓴 논문을 가로채 학회지에 발표하는 파렴치한행위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서울 A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C씨(34)는 최근 황당한 부탁을 받았다.지방대의 전임강사로 있는 선배가 자신이 쓴 200페이지 분량의 논문을 2개로 요약해 하나씩 나눠갖자고 제의했기 때문이다. 최근 지방의 B대에서는 석사과정 대학원생이 쓴 논문을 지도 교수가 자신이 쓴 것처럼 학회에 발표해 그 대학원생이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일도 있었다. 또 인천 I대학 경상학부 N교수도 대학원생의 석사학위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N교수는 지난99년 2월 대학원생 K씨의 재무관리 전공논문인 ‘IMF 구제금융을 전후한 부도기업의 재무적 특징에 관한 실증연구'를그대로 베껴 같은해 한국재무관리학회의 재무관리논총 5권제 1호에 ‘기업부실의 원인 변동'으로 제목만 바꿔 자신의연구논문인양 실었다. 이같은 일은 의대와 이공계 분야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해 K보건대의 한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 해외출판사가저작권을 갖고 있는 해부학 서적의 그림과 사진을 무단으로베껴넣었다가 말썽이 됐고, 어떤 교수는 실험수치까지 표절하기도 했다. 의학전문서적 출판사를 운영하는 정문각 김시동 사장(52)은 “의학서적이나 논문의 경우 원문을 번역해 자신의 논문에 삽입하거나 그림과 참고 사진을 그대로 베껴 해외 출판사로부터 소송을 당하거나 항의를 받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교수들은 대학사회에 만연된 표절문화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논문의 질적 수준보다는 물량으로 교수의 능력을 측정하는 현행 평가제도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대부분의 대학들은 재임용의 주요 기준인 교수업적평가를 국내외 학술지 논문 발표 건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서울대 이우일 교수(기계항공공학부)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삼고 있는 SCI의 경우 등재된 학술지의 32%가 의·약학,17%가 생물학이어서 두 분야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최상위 10개 대학의 교수 1인당 학술논문의수도 학문 분야에 따라 연평균 1∼4.2편으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문 분야와 대학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논문 게재 편수만으로교수들의 연구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외국선 어떻게-표절로 판명되면 스스로 학계 떠나. 최근 한국 교수의 논문 표절을 강력히 비판하며 사과문을요구했던 미국 통신학술지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표절과 지적재산’이란 제목의 글에서 ‘표절은 다른 사람의 창의력을 훔치는 추잡한 행위’라는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며비난했다. 미국과 유럽의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문장에서 6개 이상 같은 단어가 나오면 표절로 의심받는다.표절 가능성이제기되는 논문에 대해서는 표절 여부를 가리기까지 심사 자체가 거부된다.표절로 판명되면 해당 논문을 쓴 학자는 스스로 학문활동을 중단하고 학계를 떠나는 것이 관행이다.당사자가 적극적으로 항변하는 경우에만 학계 차원의 제재가가해질 뿐 법적 제재는 따르지 않는다. 저작권 관련 전문가들은 마구잡이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인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미국 등에서는 원저자나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출판사에 사전 동의를 구하지않고참고문헌으로 인용하는 행위도 저작권 침해로 규정되고 있다. 일본 등 동남아 주요국에서도 표절은 엄격하게 규제되고있다.한마디로 표절 행위는 학자로서의 길을 포기한 것으로간주된다. 경희대 유진식 교수(법학)는 “일본에서는 대학내 징계위원회를 통해 제재가 가해지나 표절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등 법적 조치까지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학자에게 표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기의 단어여서 표절이 문제시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서경대 정영화 교수(법학)는 “우리 교수사회의 경우 표절을 고발하면 ‘왕따’를 당하거나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취급받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열악한 연구환경,학생지도와행정 잡무에 시달리는 교수들에게 미국 등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의 도덕률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중앙대 강내희 교수(영문학)는 “표절 교수는 학자로서의양식과 양심을 저버린 만큼 학계에서 영구히 추방하는 등엄격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 한마디/ ‘교원 정년 연장’ 교장·교감만 혜택

    ■교원정년 1년 연장은 사실상 평교사 즉 교원수급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교장,교감에게 유리한 거 아닙니까? 평교사로 누가 63세까지 버틴답니까? 기업에서는 50세 넘기기도힘든 세상입니다. 거기다 교수들은 연구성과가 없으면 버티기 힘들구요.일반직은 정년이 57세로 교사와 무려 6년차이납니다.6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2억여원정도가 됩니다.교사직이 힘들다면서도 63세까지 일할 수 있는데 일반직은 어떤 논리로 57세까지밖에 못한다는지 모르겠습니다.(행정자치부 ‘여론마당’에 ‘jini’씨가 올린 글). ■정부는 포괄수가제를 해서 좋아지는 점을 몇가지 주장하고 있는데 전부 돈에 대한 것들이다.내가 학교병원과 파견나간 병·의원에서 실습하면서 느낀 것은 포괄수가제에 포함된 병들을 치료하는 데 있어 거품진료란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오히려 정해진 병원비 때문에 환자들에게 돌아갈혜택이 적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여론마당’에 한 의대생이 올린 글)
  • [비전 21세기 ‘우리 캠퍼스’] 중앙대

    ***학생중심 열린 교육 6년연속 '최우수대'. “새로운 비전,새로운 문화,새로운 행동으로 새로운 중앙을 창조하자” 한국 문화예술의 산실,농구계 스타의 배출,국내 최초의경영대 설립….개교 83주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학의 명문 중앙대는 내세울 것이 많다.하지만 중앙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새로운 도전의 발걸음을 내디뎠다.지난 2월 11대 총장에 취임한 박명수 총장이 내건 3대강령 아래 학생과 교직원이 모두 한마음으로 약동의 한 해를 보냈다. 새로운 도약의 씨앗은 이제 그 싹을 틔우고 있다.교육부에서 시행한 ‘2001년도 교육개혁 추진 우수대학 재정지원 사업’의 ‘교육개혁 실천분야’1위에 뽑혀 6년 연속 최우수 대학에 속하는 성과를 거뒀다.시행 첫해부터 연속으로 선정된 대학은 중앙대를 비롯 원광대와 포항공대 등 전국 4년제 200여개 대학 중 5개대 뿐이다. 박 총장은 “2018년 개교 100주년 때는 반드시 톱3에 들것”이라면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가진 학과들의 연결로‘문화와 예술의 산업화’에 주력해 미래형 대학을만들겠다”고 밝혔다. 중앙대가 이처럼 앞서가는 이유는 학생 중심의 ‘열린’교육을 실천했기 때문이다.95년에 전국 대학 중 최초로 대학 헌장을 제정,미래사회를 이끌어 나갈 인재 양성에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을 다짐했다.이와 함께 ‘학생 제일주의’를 선언,수요자 중심의 교육에 앞장서 왔다.교수 연구부문의 활성화를 위해 교수업적 평가에서 인센티브 제도를도입하기도 했다. 그 결과 ‘교육부 선정 최우수대학’ 뿐만 아니라 97년에는 국제대학원이 교육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전문인력 양성우수대학원으로 뽑혔다.또 지난해에는 BK21 특화분야로 첨단영상 전문대학원이 신설됐다. 캠퍼스도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지난 6월 법과대학이 증축됐고,공과대학 부속건물도 건설 중이다.7월에는 대학로의 우당기념관을 매입,공연영상예술원으로 개원했다.최근에는 분당에 디자인경영센터 교육원을 열었다.메디컬센터는 2004년 1학기중에 완공될 예정이고,서울캠퍼스의 대학극장 터를 재개발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국내 최초인 국악대학,창업보육센터도 대학에활력소가 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해외연수도 활발하다.올해 4∼5월미국 캘리포니아주 헤이워드 주립대학,국립 호주대학 등과학생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학기당 12학점씩 총 24학점을취득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이번 학기에만 재학생 120명을 연수차 해외로 보냈다. 대외협력사업은 중앙대의 또다른 자랑거리.올 가을 산업자원부가 디지털 콘텐츠 생산과 유통기반 사업에 5년간 65억원을,중소기업청이 산학연 컨소시엄 사업 추진에 4억여원을 지원했다.동문들의 모교 사랑도 남달라 지난 학기에만 약 37억원의 발전기금을 모금했다. 최첨단 도서관 시설은 학생들의 면학환경 조성에 한 몫을하고 있다.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은 2,000여석의 열람실과 70여만권의 장서를 소장했다.안성캠퍼스 도서관은 20만장서를 보유한 완전 개가식으로 2,200여석의 일반열람식과멀티미디어센터,민속박물관 등 각종 부대시설이 완비돼 있다.특히 도서관 정보시스템 칼리스(CALIS:Chung Ang Library Information System)가 개통되어 하나의 데이터 베이스로 두개 도서관의 모든 기능을 처리할 수 있다. 또한 해외학술자료 및 국내외 다른 도서관의 데이터베이스를 온라인으로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중앙대는 한강변 흑석동에 위치한 제1캠퍼스와 아름다운전원도시 안성에 둥지를 튼 제2캠퍼스에 총 18개의 단과대학과 일반대학원,2개 전문대학원,10개 특수대학원을 두고있다.그동안 11만여명의 학사,1만8,000명의 석사,2,500여명의 박사를 배출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우리 학교 최고학과/ '한국 약학계의 요람' 약학부. 48년동안 전국 5만 약사의 12%를 차지하는 6,000여명의졸업생을 배출한 중앙대 약대 약학부는 ‘한국 약학계의요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졸업생의 수에서만 우세한 것은 아니다.지난 97년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한 평가에서 약학계열 최우수대학으로 뽑혔다.사회로 진출한 동문들의 경력도 화려하다.현대한약사회장과 한미,일동,일양 등 유명 5개 제약회사의대표가 이곳 졸업생이다. 최근 졸업생의 취업률은 100%에 가깝다.의약분업 이후 ‘약사 모시기’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약회사나 약국 등에서는 졸업생을 못 구해 울상이다. 약학 전공 8명,제약학 전공 9명의 교수가 분야별로 학생들을 가르친다.입학 정원은 한 학년에 98명.재학생 가운데 20%는 장학금의 혜택을 받고 있다. 최근엔 바이오 테크놀로지(BT)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열중하고 있다. 개발 사업은 동문 제약회사와 산학협동으로 이뤄져 학생들에게는 생생한 현장실습의 기회도 주어진다.내년에는 의대,산업대,자연대와 합동으로 ‘생명의학연구원’을 설립할예정이다. 산업자원부가 추진하는 ‘2001년도 차세대신기술 개발사업’에 김대경 교수의 ‘차세대 식물체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단백질 생산기술 개발에 관한 연구’가 선정돼 3년동안124억원씩 10년간 4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박창순 입학처장 “학업적성평가가 당락 좌우”. “심층면접은 주관적이고 평가기준이 모호합니다.전공 학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객관적이고공정해야 합니다” 중앙대 박창순(朴昌純·48) 입학처장은 중앙대가 올해 초국내최초로 도입한 ‘학업적성평가’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학업적성평가는 통합교과형의 서술형 시험이다.논술이 정답이 없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것이라면,학업적성평가는 정답이 있는 지식을 표현하는 시험이다.수능 성적이비슷한 학생으로 3배수를 먼저 뽑고 2단계에서 이 평가를적용하기 때문에 합격의 당락을 가리는 데 절대적이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로 나누어 시험을 보며 시험시간은 2시간이다.3개의 지문을 주고 ‘공통으로 택하고 있는 관점의 유용성을 쓰라’는 문제 등 수시 모집 때는 인문계 8개,자연계 12개 문항이 제시됐다.영어 문제는 양쪽 다 나온다.답을 쓸 때 길이는 상관없다.잘 모르는 것을 장황하게늘어놓는 것은 오히려 감점요인이 된다. 중앙대 입시의 또다른 특징은 추천서,학업계획서 등 서류를 일체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원서와 학생부 성적만을 제출하면 된다.학생부 성적을 평가하는데도 고교간 우열을두지 않는다. 또 모집 기간 동안은 수험생들의 편의를 우선 고려한다. 국내 대학 중 최초로 예비소집을 폐지해 고사장을 인터넷과 신문광고로 알려준다. 홈페이지(www.cau.ac.kr)에는 학과별 모집요강도 싣고 있다. 김소연기자. ■중앙대 정시모집 전형일정. 중앙대는 정시모집만 남았다.11월 26일∼12월 13일 원서를 교부하고, 12월 11일∼13일에 접수한다. 원서는 우편과인터넷(www.uway.com)으로도 접수하며 지방 학생들을 위해부산,대전 등 9개 도시에서 출장 접수를 한다. 정시모집은 지난해와 같이 82% 이상을 ‘나’군에서 뽑는다.실기고사를 보는 한국화,서양화,공예,무용,조소,산업디자인 등 6개 학과만 ‘가’군이다.서울지역 대학이 많이몰려있는 ‘가’군보다는 서울대와 같은 ‘나’군에서 모집함으로써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복수지원 기회를 주고 있다. ‘다단계 전형’은 중앙대 정시모집의 특징.1단계에서는학생부(28%)와 수능 성적(72%)으로 모집인원의 300%를 뽑고,2단계에서는 수능(56%),학업적성평가(24%),심층면접(20%)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수능 성적 반영은 1단계에서는 인문계는 과탐,자연계에서는 사탐을 제외한 4개 영역을 각각 반영한다.2단계에서는인문계는 수리영역,자연계는 외국어영역을 제외한 3개영역만 반영한다.인문·예체능계는 외국어영역에,자연계는 수리영역에 10%의 가산점을 준다. 학업적성평가는 내년 1월 8일에,심층면접은 1월 9일∼13일에 실시한다. 예·체능계열의 실기고사는 ‘가’군의 경우엔 12월 19일∼22일에, ‘나’군은 내년 1월 4일∼7일에치른다.
  •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인호 국제교류재단이사장

    96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시절 우리 여성계를 고무시킨 ‘사건(?)’이 있었다.당시 이인호(李仁浩·65·서양사학과) 서울대 교수가 핀란드 대사에 임명된 것이다.우리나라 첫 여성대사 탄생이었다.이어 98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전문성과 핀란드 대사로서의 활약상을 높이 사 이씨를 러시아 주재 대사로 발탁했다. “대사직은 벗었지만 지금도 외교의 연장선에 서 있다고생각합니다.문화외교,이미지외교의 시대라는 점에서 국제교류재단의 활동도 더 없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에서 돌아온 뒤 곧바로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에 임명된 이인호씨를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 집무실에서 만났다.단아한 모습의 이씨는 인터뷰내내 국민 모두가 외교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우리나라의대외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이는 민간차원에서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지난 4년간의 핀란드 및 러시아대사 생활중 가장 인상에남는 일은 99년 5월 김대중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이사장은 “와병설과 정치내분에 휩싸인 옐친 대통령이 정상회담 나흘전 ‘의전상 있을 수 없는’ 회담취소 통보를 해왔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내 인맥을 풀 가동,26시간을 앞두고 극적으로 번복시켰다”고 피를 말리던 당시의 상황을회고했다. 1∼2개월에 한번씩 해외 출장을 나가야 하고 방한하는 외국 인사들을 접견하느라 책 읽을 시간,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이 이사장은 “이번 이사장직에서 퇴임하면 ‘필드(현역)’에서 아주 내려올 생각”이라고 말했다.본업인 글쓰기로 돌아가겠다는 것.‘지식인과 역사인식’ 등 대학생들의 필독서 저자로도 유명한 그의 저작 활동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씨는 “여성의 인력활용 정도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달라진다는 것을 핀란드 대사생활을 통해 눈으로 확인했다”면서 “정식 외교관 출신 여성대사가 2∼3년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과의사인 큰딸(민아·34·재미)은 아직 미혼이고, 둘째 딸(진아·32)도 국제변호사 일을 하느라 아이를 가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직 딸들을 둔어머니의 애처로운 마음을 내비쳤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데이비드 린치감독 신작 두편/ 현실과 비현실의 환상곡예

    ‘이레이저 헤드’,‘블루 벨벳’,‘트윈 픽스’ 등 기괴한 이야기 구도와 연출로 ‘컬트 마니아’층을 확보해온미국 할리우드의 대표감독,데이비드 린치의 신작 2편이 조만간 동시개봉돼 관객몰이에 들어간다.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을 받아 일찍부터 입소문을 타온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30일 개봉)와,잔잔한감동의 휴먼드라마 ‘스트레이트 스토리’(The straight story·12월1일 개봉).두 편이 장르나 분위기가 딴판이다. 부지런한 관객이라면 비교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 싶다. ◆멀홀랜드 드라이브=감독의 색깔을 다시 보여주는,어느모로 보나 ‘데이비드 린치’표.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툭툭 장난을 거는 식의 엉뚱한 전개방식이 그의 팬들에게는 낯설지 않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도로(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원인모를 교통사고가 일어나고,유일하게 살아남은 여자(로라엘레나 해링)는 기억상실증에 걸린다.그녀가 얼떨결에 붙인 새 이름은 리타.리타는 스타의 꿈을 안고 할리우드로찾아온 베티(나오미 왓츠)의 도움으로 기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기억의 미로를 더듬는 두 여자의 이야기는 배배 꼬인 퍼즐게임을 연상케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리타의 기억을 일깨우는 실마리는 영화속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다.‘다이안’이란 이름의 레스토랑 여종업원을 본 순간 리타가 뭔가를 떠올리자,베티는 자신을 스타로 키워줄 아담 케셔 감독(저스틴 테럭스)과의 약속도 무시한 채 다이안이란인물을 찾아나선다.이즈음부터 영화에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뭉개진다.판타지 드라마같은 초현실적 얼개 덕분에,잠깐이라도 한눈 팔다가는 이야기의 맥을 놓쳐버리기 십상이다. 베티의 추리과정에서 새로 등장하는 두 여자 다이안과 카밀라.한때 동성애까지 나누던 사이였으나,카밀라가 배신하자 다이안은 복수를 결심한다.다이안과 카밀라를 나오미왓츠와 로라 해링이 이중으로 연기했다.그들이 극중 실제동일인인지의 여부가 헷갈리는 건 그 때문이다.물론 그건감독의 의도된 계산이다.“지성이 아닌,직감으로 (영화를)받아들이라”는 것이 감독의 ‘특별주문’. 동성애의대담한 에로티시즘을 보여주는 두 신인 여배우의 연기와 미모가 인상깊다. ◆스트레이트 스토리=사전정보없이는 감독을 눈치채지 못할 영화다.평화로운 영상에 관조적 연출로 감독이 전혀 새로운 ‘끼’를 발산한 1999년작.언어장애가 있는 딸과 사는 73세의 노인 앨빈 스트레이트(리처드 판스워드)가 죽음을 앞둔 형을 찾아 화해의 길을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단순한 줄거리이지만,노인의 여행길에는 우화같은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임신으로 불안에 떠는 소녀와의 만남에서는 가족애의 메시지가,사슴농장에서 천연덕스레 죽은 사슴을 구워먹는 대목에서는 생생한 생의 유머가 읽히는 식이다. 자전거보다 느린 잔디깎이에 트레일러 박스를 매달고 달리는 노인의 모습 자체가 우화속 삽화같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라는 넉넉한 교훈이 곳곳에 넘실댄다.그를 위해 감독은 작정하고 전에 없던 시도를 했다.별이 쏟아지는 밤하늘,누렇게 물결치는 옥수수밭,길게 누운 흙길 등을 아련한 원거리 화면과 안정된 중간크기의 화면에 번갈아 담았다. 황수정기자 sjh@
  • [사설] 우려되는 의협의 정치세력화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8일 열린 ‘전국 의사 대표자 결의대회’에서 정치참여를 공식선언하고 나섰다.“의사가 주체가된 의료정책을 시행하게끔 하겠다”면서 ‘의사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특별위원회’와 ‘의약분업 전면 재검토를 위한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것이다.의협은 스스로 후보를내거나 정당을 만들지 않으며 특정 정당·후보에 대한 지지또는 낙선운동을 벌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다만 대선 후보를 초청해 공청회를 열고 의사들의 선거출마를 적극 돕는 정도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의사들도 우리사회의 일원으로서 정치적 의사를 구현할 권리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제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성도 느꼈을 것이다.그러나우리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이유에서 의사들의 정치참여 선언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의사들은,지난해 ‘의사파업 대란’이 두차례 발생한뒤로 의사집단이 국민의 신뢰를 상당히 잃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의사·약사 집단 간의 이해 충돌로 빚어진 일련의 사태에서,의사들은 결국 파업과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택했다. 그 결과 파업기간에 환자가 목숨을 잃는 사례들이 있었고,이를 파업 때문이라고 여긴 환자 가족들이 소송을 제기해 현재 여러 건이 재판에 계류돼 있는 실정이다.일반 환자와 그 가족이 받은 고통은 새삼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지난 4월 의협은 낙태와 안락사,대리모 출산,뇌사 등을 폭넓게 인정하는 ‘의사윤리 지침’시안을 공개했다.이후 현행법에 어긋나며 생명존중 의식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들이 사회 각계에서 속출했지만 의협은 며칠전 시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윤리지침을 확정,발표했다.이같은 일련의 과정이,많은 국민의 눈에는 집단이기주의의 발로이며 막강한 힘을 가진 전문가집단의 횡포로 비치고 있다. 이런 판국에 의사들이 집단적으로 정치에까지 나서겠다면 국민의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우리는 의사들의 정치참여가 약사들의 대응을 곧바로 불러올 것을 우려한다.의협 스스로 정치세력화의 목적에‘의약분업 전면 재검토’를 내세웠으므로 상대 당사자인 약사들 또한 비슷한 행동에 나서리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의사·약사 집단이 각기 정치세력화해 의약분업 내용을놓고 갈등을 재연한다면 우리사회는 지난해와 같은 극심한혼란과 고통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의협은 이밖에도 정치세력화가 설립 목적에 위반되며,가입의무를 가진 의사 개개인의 양심의 자유와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적 요소를 안고 있다는 법조계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 교총 이어 의협도 정치참여 선언“집단 이기주의 또 기승”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의료계가 의약분업전면 재검토를 내걸고 정치참여를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전국 시·군·구 의사회 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의사 대표자결의대회’를 갖고 의료계 정치세력화를 천명했다. [의협 정치참여 논란] 교총에 이어 의협이 공식적으로 정치참여를 선언함에 따라 내년 양대선거를 앞두고 각종 이익단체들의 정치참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교총과 의협 등 공공성이 강한 일부 전문가단체들이 집단의 이익보장을 위해 정치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대해 시민단체 등 각계의 비판적 목소리가 높다. 의협은 이날 대회에서 집행부 산하에 ‘의사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정치지원팀을 설치하는 등 구체적인 의료계 정치역량 강화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의 의약분업이 국민불편과 보험재정 파탄을 야기한실패한 의료제도라고 주장하며 국민과 의료계의 합의가 이뤄진 의료정책을 도출하기 위해 ‘의약분업 전면 재검토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이는 최근의 건강보험 재정 분리-통합 논쟁과 맞물려 현행 의약분업과 건강보험 제도의 근간을 흔들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행법 테두리서 할 것”] 의협 주수호 공보이사는 “정치활동특별위를 구성,현행법이 허용하는 테두리에서 정치활동을 하겠다”면서 “의협이 어떤 후보나 정당을 지지할 수없지만 대선을 앞두고 후보를 초빙,공청회 등을 거쳐 회원들에게 올바른 판단의 근거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앞으로 능력있는 의사들의 선거출마를 후원회 결성 등을 통해 적극 도와주겠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반응] 정치개혁시민연대 김석수 사무처장은 “의협의 정치 참여는 정치적 책임 또는 공익보다는 자신의 직종 업종 이기주의에 치우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 김호기 협동사무처장은 “이익집단과 정당들 사이에 상호견제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분업관계를 정착시켜야지 이런 식의 정치세력화는 정치에서 사적 이익들만 활개치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실련 신철영 사무총장도 “의사단체와 같이 영향력이 막강한 전문단체가 정치자금을 모금해 특정정당을 지원하거나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면 현행법에 저촉될뿐 아니라 정치 왜곡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또 의약분업을 백지화시킨다면 의약분업을 위해 여태껏 국민이 치러온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수 이창구기자 dragon@
  • 서울대 대학원 첫 미달

    고학력 실업 사태와 기초학문 외면의 여파로 서울대 대학원 박사 과정이 사상 처음으로 미달됐다.특히 기초학문 단과대인 인문대와 자연대는 거의 모든 학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대는 2002학년도 대학원 박사과정 정시모집 원서를접수한 결과,884명 모집에 798명이 지원해 전체 경쟁률이0.90대 1에 그쳤다고 15일 밝혔다.박사과정은 지난해에도1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석사과정도 1.87대 1을 기록,역대 최저치인 지난해(1.37대 1) 기록을 조금 웃돌았지만 여전히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미달된 단과대의 쟁쟁률은 약대 0.47,농생대 0.51,사회대 0.59,인문대 0.60,자연대 0.61대 1 등으로, 19개 모집단위 가운데 12곳이 미달됐다. 정원을 채운 단과대는 보건대학원 2.17,간호대 1.57,의대 1.50,생활과학대 1.38,사범대 1.14대 1 등 7곳에 불과했다. 한준규기자 hihi@
  • 김은성 사표수리 의미·공방/ 공직자에 강한 경고 메시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5일 수뢰의혹을 받고 있는 김은성(金銀星)전 국정원 2차장의 사표를 수리했음에도 이른바 ‘3대 게이트’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전은 수그러들지 않을 조짐이다. 김 대통령이 이날 김 전 차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한 것은 고위공직자로서 품위를 묻는한편 유사사건 발생시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강한 경고 메시지를 띠고 있다.사건이 처음 불거진 뒤 이틀만에속전속결(速戰速決)로 처리한 데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또 김 전 차장의 비리 의혹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음에도서둘러 처리한 것은 이를 그대로 덮어버릴 경우 여론이 악화되면서 파문 또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 의미가 김전 차장 문제로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풀이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3역 회의를 통해 이용호(李容湖)·진승현(陳承鉉)·정현준(鄭炫埈) 게이트 등 3대 의혹사건의 재수사를 거듭 촉구했다.필요하면 특검제와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배후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신건(辛建)국정원장을 공식 거명,국정원 일부 간부의 게이트 연루의혹을 보고 받았는지,보고 받았다면 왜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는지를 물고 늘어졌다.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검찰이 김형윤(金亨允)씨의 수뢰사건을 10개월이나 덮어왔고,김은성씨를 소환했다가그의 진술만을 토대로 내사 종결한 것은 의문투성이”라고지적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공세를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대선승리를 위해 공권력을 무력화하려는 정치공세”라며 반박했다.아울러 총풍·세풍·안기부자금 횡령 사건을 ‘3대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규정,이 총재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며 맞불공세를 폈다.이날 당 4역회의에서 당직자들은“야당의 대정부 공세 강화는 바람직하지도 않고,또한 앞뒤가 맞지 않는 일로 경각심을 갖고 대응키로 했다”고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이 전했다.이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가경제나 민생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이회창 총재의대권가도를 위해 정부여당의 흠집내기에 매달리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풍연 이춘규 박찬구기자 taein@
  • 내년 대입 정시모집 특징/ 112개大 교차지원 제한

    200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수험생들은 각 대학의 수능과 학생부,논술·면접 성적의 반영 비율을 꼼꼼히 따져최선의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수능 총점을 반영하지 않고 영역별 성적을 반영하거나 영역별 가중치를 두는 대학이어디인지,수능 성적의 표준점수와 원점수 중 어느 것을 반영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수능점수 활용=서울대와 연세대,고려대 등 29개 대학이수능 9등급제를 토대로 다단계 전형을 실시한다.수능 등급을 지원 자격으로 채택한 대학은 서울대(1·2등급)와 포항공대(1등급),서울교대(2등급) 등 22개다.이화여대와 경희대,포천중문의대,가천의대 등은 의학 계열에서만 1등급을요구한다. 수능 성적에 가중치를 반영하는 대학은 고려대,연세대,서울시립대 등 47개로 지난해보다 13곳이 늘었다.서울대와고려대,한양대 등 48개대는 3∼4개 영역 성적만 반영한다. 표준점수를 반영해 수능 점수 폭락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받는 대학은 고려대와 연세대,인하대 등 142개교다. 최종 단계 기준으로 수능 성적 반영 비율이 70%를 넘는대학은 경희대(다군),동국대,아주대 등 35개이며,69∼60%인 대학이 가천의대,홍익대 등 74개,59∼50%는 건국대,성균관대,숙명여대 등 51개,50% 미만이 38개다.경희대(가군)와 추계예술대 등 11개 대학은 수능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계열간 교차지원을 제한하거나 허용하지 않는 대학은서울대와 고려대,연세대 등 112개 대학이며,청주대와 용인대 등 80개 대학은 제한이 없다. ◆생활기록부 활용=수험생들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기본 점수를 뺀 실질 반영 비율이 1.35% 포인트 높아진 9.69%로비중이 높아졌다.최종 단계 기준으로 50% 이상 반영하는대학은 서울대(60%),숭실대(55%) 등 41개이며,고려대(40%)와 성균관대(40%) 등 99개 대학은 49∼40%를 반영한다. 평어(수·우·미·양·가)를 반영하는 대학은 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 등 86개로 지난해보다 줄어든 반면,과목이나 계열별 석차를 반영하는 대학은 서울대,중앙대등 92개로 늘었다. ◆논술과 면접=통합교과형 논술을 치는 곳은 고려대와 서강대,이화여대,부산대 등 7곳이며,연세대와 한양대 등 12개 대학은 일반형 논술을 친다. 면접·구술 점수를 총점에 반영하는 대학은 64개로 지난해보다 8곳 늘었으며 반영 비율도 높아졌다.서울대는 논술을 폐지한 대신 2단계에서 면접 반영 비율을 15%(공대·자연대 25%)로 늘렸다.경희대,성신여대 등 25개 대학은 10%를 반영한다.5% 이하 반영 대학은 17개,16% 이상 반영대학은 19개다. ◆특별전형=수능 영역별 우수자나 과목 담당교사 추천자,선·효행자,특정지역 연고자 등은 특별전형에 지원할 만하다. 수능 총점이 낮더라도 특정 과목의 수능 점수만 좋으면대학을 갈 수 있다.아주대는 재학생 중 수능 1개 영역 등급이 1등급인 학생 180명을 뽑는다.인하대도 수능 특정영역 성적이 뛰어난 학생 200명을 선발한다. 금오공대는 학교장이나 자치단체장에게 추천받은 70명을선발한다.충남대는 각 과목 교사가 추천한 89명을 특별 전형한다.단국대와 가야대는 지역할당제나 지역연고제로 각265명,13명을 뽑는다.한신대는 독립유공 및 민주화 유공자 자손 11명을 선발한다.군산대는 선행·효행상 수상자 21명을 포함,소년소녀 가장,봉사상 수상자,고교3년 개근자등에게 입학 기회를 준다.충북대,아주대,군산대 등은 토익(TOEIC)이나 토플(TOEFL) 성적 등 외국어 실력도 선발 기준으로 삼고 있다.광주여대와 영동대,진주산업대 등 10개대는 지난해 수능 성적만으로 지원할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에듀토피아/ 서울대병원 어린이학교 르포

    “이젠 정말 학교에 가고 싶어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어린이병원학교의 미술시간.오랜 항암 치료로 어린이들의 머리카락은 다빠지고 얼굴엔 핏기도 없었지만 눈빛은 파란 가을 하늘처럼 맑았다. 마냥 즐거운 표정으로 손을 놀리며 코스모스와 초록색,빨간색 나비를 그리고 있는 초등학생들 사이로 머리 하나는더 커 보이는 두 학생이 데생 연습에 열중해있다. 권숙주군(15)과 이예은양(15).컴퓨터 오락에 푹 빠져 살던 평범한 중3 학생이던 권군과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은꿈 많은 여고 1학년이었던 이양은 올해 초 ‘골육종’이라는 이름조차 낯선 병에 걸린 뒤 지금까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몸이 아프지만 두 학생은 그래도 학교를 대신해주는 곳이 있어 위안을 얻고 있다. “유명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거예요.”시간이 날 때마다 교실을 찾는다는 권군은 틈틈이 영어와 컴퓨터를 배우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빨리 병원을 벗어나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이양도 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하러 가끔 이 곳에 들른다.“좋아하는수학 책을 놓은 지가 오래예요.하지만 공부를 포기하진 않을 거예요.”이양은 다짐한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주는 병원학교지만 마음 한 구석은 우울하다.초등학생들과는 달리 중학생은 교과과정으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배우고 싶은 마음은 절실하면서도 정작 중학생 환자들이이 곳을 자주 찾지 않는 이유다. 교실도 초등학생을 우선 배려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교실에 들어서면 벽에 ‘빨리 완쾌해서 우리 같이 재미있게 놀자’라는 글이 적힌 둘리 그림이 아이들을 반긴다. 반대편에는 이빨을 들어낸 귀여운 고래 그림,초록 분홍 연두색의 알록달록한 꽃 그림 등 학생들이 직접 그린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병이 다 나은 뒤 정상적으로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병원 교육과정을 인정해주면 좋겠어요.공부를 하려는 아들이 대견스럽지만 마음은 아프죠.” 권군의 어머니 김수연씨(41)는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학원강사를 하며 이곳에서 1년 반 째 아이들을 가르치고있는 교사 이은주씨(38)는 ‘백발이 무성한’ 할머니가 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한다. 그는 “혈액주사를 맞으면서도 수업을 듣는 아이들을 볼때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운다”면서 “병을 극복한 아이들은 더 성숙한 사회의 일꾼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의료와 복지체계에 더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링거 주사 때문에 쓸 수 없는 오른손 대신 왼손에 연필을 꼭 쥔 채 하나하나 선을 그어가는 권군과 이양의 모습은‘희망을 그리는’ 아름다운 몸짓이었다. 지금은 비록 휠체어와 주사에 의지해 하루하루 힘겹게 살고 있지만,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상처 입은 날개를 잠시 접고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더 힘찬 날개짓을 하기 위해 맘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김소연기자 purple@. ■어린이 병원학교는. 정식으로 인가받은 학교는 아니다. 95년 문을 연 뒤 99년 7월15일 ‘어린이 병원학교’라는문패를 달았다.주로 소아암과 만성 신장질환,정형외과 질환을 앓는 어린이들이 찾는다.지금까지 4,000여명이 거쳐갔다.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생까지 한 교실에서 동시에 여러명의 교사로부터 개별지도 형식으로 수업을받는다. 국어와 수학,음악,한자,영어 등 10여개 과목이 개설돼 있다.매 시간 2∼4명의 교사가 수업에 참여한다.등록금은 없다.서울대 병원에서 치료받는 초중등 연령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교사는 모두 자원봉사자다.초중등 교사 45명과 전직 교사와 학원강사,대학원생들이다.시간마다 5∼10분씩 양보와예절 교육을 가르친다.아픈 것을 핑계로 버릇이 나빠지는것을 막기 위해서다. 초등학생은 교과서를 이용한 학년별 수업과 실습교육을함께 받는다.중등부에서는 수업 외에 같은 반 친구들이 병원을 방문,그날 학교에서 배운 것을 가르쳐 주고 사회봉사 점수를 인정받는 ‘학습-봉사 교환시스템’도 운영한다. 소풍과 야외 캠프,특별활동 수업,학예회 등도 연다.문의 (02)760-2917?외국에서는 일본은 어린이가 있는 병원에서는 학교를 운영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다.근처 학교의 분교 형태로 설립돼 정식교사가 파견된다.초등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일반학교와 똑같은 교육을 받는다. 99년에는 국립암센터 병원학교를 거쳐간 학생들이 일반학교 학생보다 성적이 좋았다는 보고도 나왔다.영국과 미국,호주는 자원봉사 교사 중심으로 어린이 병원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김소연기자. ■어린이병원 학교장 신희영교수. “아픈 아이들도 공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서울대 어린이병원학교장 신희영(申熙泳·46·서울대 의대) 교수는 어린이 병원학교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질병이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회복한다고 해도 또다른 ‘고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매우 어려운 탓이다.교과 과정을 따라잡지 못해 휴학 당시의 학년으로 복학하지만 따돌림을 당하거나 아예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병마와 싸우다가 1∼2년만에 학교로 돌아간 아이들은학교 적응에 실패,학교 밖을 전전하는 등 성장해서 취업할 때까지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소중한 생명을 어렵게 살려놓고도 사회에 필요한 사람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실정이지요.” 신 교수는 회복된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데 병원학교가 ‘다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학교를 대안학교로 인정해 병원학교의 수업을 교과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현재 초등학생은 초등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병원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수업 일수에 맞춰 일정한 교과 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지만,중학생의경우 병원학교의 수업 일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장기 입원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시설의 확충은 매우 절실한 문제다.현재 국내에서 소아암 판정을 받고 있는 어린이들만 매년 1,200여명에 이른다. 그래서 그는 조만간 병원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서울과 부산,광주,대구 등 대도시 국립병원 인근에있는 소아암환자 숙소를 어린이 학교로 활용하는 복안도추진하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사설] 한광옥 과도체제의 과제

    한광옥(韓光玉)총재 권한대행이 ‘당 발전과 쇄신을 위한특별대책위원회(특대위)’와 당지도부 구성을 마침으로써민주당의 비상과도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당총재직 사퇴 선언에 따른 당내 혼란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일안에 중립적인 과도체제를 구성한 한 권한대행의 노력을 평가한다. 한 권한대행의 과도체제는 ‘당체제의 정상화’와 ‘집권당의 책무’라는 두가지 힘든 과제를 안고 있다.정기국회가 열려 있는 상황이라 민주당은 우선 집권당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한나라당은 원내 과반수에 육박하는 의석을 무기로 그동안 정부가 힘들게 추진해온 남북관계 관련법과교육공무원법,건강보험법 등 각종 개혁입법들을 전면 후퇴시키려 하고 있다.이같은 야당의 공세에 대해 민주당은 경우에 따라서는 극력 저지로 맞설 수도 있겠으나,그러한 상황은 국민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어디까지나 야당과의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성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 점과 관련하여 한 권한대행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한 권한대행은그동안 여야간 마찰과 대립에 대해 “민주당의 책임도 적지 않음을 겸허히 반성한다”며 야당에 대해 김 대통령의 초당적 국정운영에 협력해주도록 촉구했다.그러면서 그는 여야협력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이미 발족은 됐지만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정치·경제·사회 등 분야별로 확대해 운영하는 정책협의회의 활성화를 제안했다.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총재도 “김 대통령이 초연한 자세로 국정에 전념하는 한 적극 협력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민주당은 여야간 대화와 타협에 집중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집권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당 지도부와 구성원 모두의 일치된 노력이 필수적이다.대선주자들도 ‘세몰이’를자제하고 당지도부에 힘을 보태야 한다. 다음은 당체제의 정상화에 관해서다.한 권한대행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모든 문제를 대통령에게 의존했던 역대 여당의 관행과 체질에서 탈피하려는 한국 정치사상 초유의 시도를 하고 있다”고 규정했다.민주당은 지금 민주적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무척 소중한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물론 이같은 엄청난 과업이 하루아침에 완벽하게 이뤄질 수는 없다.그러나 ‘특대위’의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적어도 그 기틀만은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한 권한대행은 ‘특대위’의 논의 과정에 ‘중립’을 선언했다. 대선주자들과 각 계파들도 자파이기적 목소리를 줄여야 한다.이것은 아직도 민주당에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들의 요구다.
  • 남북 힘겨루기로 ‘엇박자’

    ◇장관급회담 연장 배경. [금강산 공동취재단·진경호기자] 제6차 장관급회담이 마지막 순간까지 반전을 거듭했다.남북 대표단은 12일 그 동안의 협상 성과를 담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하며 회담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핵심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며 절충을 벌였다. 이번 회담의 주요 쟁점은 ‘9·11 미 테러사태’ 이후 취한 남측의 비상경계조치 문제 및 제4차 이산가족 상봉 재추진 문제,남북경제협력추진위 제2차회의 서울 개최 등. 남측은 북측이 비상경계조치에 대한 억지 주장을 철회하면 이산가족 상봉장소로 서울과 평양이 아닌 금강산을 수용할 수 있지만 2차 협력추진위만은 5차 장관급회담 합의대로 서울에서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북측은 그러나 비상경계조치에 따른 안전문제를 내세워 모든 남북행사의 서울 개최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협추진위 제2차 회의의 서울개최 문제가 남측의 비상경계조치 문제와 맞물려 회담 막바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북측은 앞서 지난 11일 오후 남측 홍순영(洪淳瑛) 수석대표가 이번 회담을 마무리하는 3차 전체회의에서 ‘종결 발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비상경계조치와 관련한 논란을 매듭짓자는 우리측 제안에 동의했다.이에 따라이산가족 상봉 등 다른 현안들을 푸는 물꼬가 트였다는 기대를 낳았었다. 그러나 밤샘 마라톤 협상 끝에 북측은 12일 새벽 태도를바꿔 홍 수석대표의 발언수위에 불만을 제기하며 협상을원점으로 되돌렸다.홍 대표가 하려 한 ‘표현’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남측의 입장을 설명하는 원론적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측 대표단의 경우 이산가족 상봉의 시급성과 대화의 판을 깨서는 안된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비상경계조치와관련,더이상 양보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자칫 내부적으로 야당 및 보수세력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우려해서다. 북한의 강경 입장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미 테러사태이후 전개되고 있는 국제정세,한·미관계,남북관계 전반에관한 북한군부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북한 군부가 주민들의 자본주의 경험 자체가 중대한 안보의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남북간 인적·물적 교류증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jade@. ◇남북 장관급회담 이모저모. [금강산 공동취재단·진경호기자] 11일 밤 타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던 제 6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12일 새벽 북측의갑작스런 태도변화로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져들었다. ■홍순영(洪淳瑛) 수석대표는 12일 밤까지 북측이 비상경계태세 조치를 계속 문제삼아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자 “(비상경계조치 문제가) 협상용인지 아닌지,북측의 진심을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수석대표는 “비상경계조치로 인한 남한 시민들의 불편이 전혀 없음을 누차 강조했고 이 내용이 ‘먼 데'까지전달됐을 것”이라며 북측 대표단에 훈령을 내리고 있는평양 당국의 ‘결심'을 간접 촉구했다. ■이산가족들이 내달중 금강산에서 만날 것이라는 서울의언론보도를 보고받은 홍순영 수석대표는 “회담이 오락가락하다보니 보도도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협상내용에 대해서는언급을 피했다. 그는 “북측이 저렇게 나오니 마지막 시도를 해보자.지난밤 수시로 보고를 받느라 서너번 깼다”며 까칠한 얼굴을쓸어내렸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