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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병원장 서창석 교수

    서울대 병원장 서창석 교수

    신임 서울대병원장에 서창석(55) 전 대통령 주치의가 임명됐다. 교육부는 23일 이달로 임기가 끝나는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의 후임으로 서 전 대통령 주치의를 임명했다고 서울대병원에 정식 통보했다. 서울대병원장은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교육부는 서 전 대통령 주치의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단독으로 임명 제청했다. 서울대병원 교수인 서 신임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분당서울대병원 기조실장과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과장을 역임했다. 지난 2월 말 대통령 주치의를 사임한 뒤 원장 공모에 참여했다. 서 신임 원장은 서울대병원이 1978년 특수법인화한 이후 임명된 원장 가운데 최연소다. 지금까지는 박용현 전 서울대병원장이 만 56세로 최연소였다.
  • 여·야·정, 구조조정 재정 역할 원칙만 공감했다

    여·야·정, 구조조정 재정 역할 원칙만 공감했다

    도시락 점심 함께하며 3시간 회의… 유일호 “일자리 창출 안 돼” 협치 요청 3당 “누리예산, 중앙정부가 더 책임져야” 회의 月 1회 정례화…새달 둘째주 열기로 여야 3당과 정부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차 여·야·정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갖고 기업 구조조정 문제에 있어 재정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하며 3시간에 가까운 회의를 가졌다. 유 부총리는 “수출도 안 좋고 투자 부진과 민간 부문의 활력 둔화로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하고 있고 청년실업률도 상승해 일자리 창출 여력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말씀을 솔직히 드린다”면서 “구조개혁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구조개혁은 정부 혼자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여야와 정부가 협치를 통해서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회의 뒤 새누리당 김 정책위의장은 “구조조정 문제에 있어서 이해관계자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현재의 부실과 잠재적 부실의 진단을 토대로 국민의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된다는 데 의견을 합치했고 재정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됐다”고 밝혔다. 여야 3당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 지난해 노사정 합의대로 도입 기준을 마련하고 노사 합의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정부에 대해 성과연봉제 도입 강압 등 불법 논란이 있는 점을 지적했고, 이에 대해 정부 측은 “불법과 탈법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 여야 3당은 올해 보육 대란이 예상되는 만큼 중앙정부가 좀 더 재정적 책임을 지고 대책을 마련해 다음 회의에서 보고하고 논의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가 “금년 예산은 시·도 간의 형평성 문제 등이 있으므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김 정책위의장은 전했다. 여야 3당과 정부는 앞으로 여·야·정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월 1회 원칙으로 정례적으로 열기로 합의하고 다음 회의는 다음달 둘째 주에 열기로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스마트폰 알림, ADHD와 유사한 부작용 초래(연구)

    스마트폰 알림, ADHD와 유사한 부작용 초래(연구)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20~30대를 보면, 주의력이 부족하고 행동이 안절부절못하거나 충동적인 성향이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편견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새로운 연구로는 이런 고정관념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미 캘리포니아주(州) 산호세에서 열린 미국 컴퓨터협회(ACM) 주최 ‘컴퓨터·인간 상호작용 학회’(CHI)에서 발표된 이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알림(소리·진동)이 일반 사용자들에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비슷한 증상’을 명백하게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ACM CHI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회로, 미국 MIT·카네기멜런대, 일본 도쿄대 등 세계적 대학들과 구글, 페이스북, 삼성전자 등 세계적 기업들이 참가해 최신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2주 동안 대학생 221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얼마나 이용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알림을 소리나 진동으로 설정해 놓은 학생 그룹은 무음으로 설정해놓은 그룹보다 “부주의와 과잉 행동 증상이 많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이런 증상은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하기 어려우며,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고, 차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코스타딘 쿠스레브 박사과정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빠르고 쉽게 혼란의 원천 역할을 해 이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ADHD는 단순히 이런 증상을 모아놓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ADHD는 생물학적인 요인을 지닌 신경발달 장애”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이 ADHD의 원인이며 스마트폰 알림을 줄이는 것이 ADHD를 치료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 결과는 끊임없는 디지털 자극이 오늘날 사회에서 문제 되고 있는 주의력 결핍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악영향을 보여준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은 스마트폰 사용이 ‘무주의 맹청’(inattention deafness)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스마트폰에 집중해 주위에 관심을 두지 않아 일시적으로 귀가 먹은 상태’(temporarily deaf)가 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2014년 중국 충칭시에 있는 제삼군의대학이 시행한 연구에서는 휴대전화 사용과 부주의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스마트폰 소리·진동, ADHD와 비슷한 증상 유발한다”(美 연구)

    “스마트폰 소리·진동, ADHD와 비슷한 증상 유발한다”(美 연구)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20~30대를 보면, 주의력이 부족하고 행동이 안절부절못하거나 충동적인 성향이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편견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새로운 연구로는 이런 고정관념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미 캘리포니아주(州) 산호세에서 열린 미국 컴퓨터협회(ACM) 주최 ‘컴퓨터·인간 상호작용 학회’(CHI)에서 발표된 이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알림(소리·진동)이 일반 사용자들에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비슷한 증상’을 명백하게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ACM CHI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회로, 미국 MIT·카네기멜런대, 일본 도쿄대 등 세계적 대학들과 구글, 페이스북, 삼성전자 등 세계적 기업들이 참가해 최신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2주 동안 대학생 221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얼마나 이용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알림을 소리나 진동으로 설정해 놓은 학생 그룹은 무음으로 설정해놓은 그룹보다 “부주의와 과잉 행동 증상이 많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이런 증상은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하기 어려우며,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고, 차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코스타딘 쿠스레브 박사과정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빠르고 쉽게 혼란의 원천 역할을 해 이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ADHD는 단순히 이런 증상을 모아놓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ADHD는 생물학적인 요인을 지닌 신경발달 장애”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이 ADHD의 원인이며 스마트폰 알림을 줄이는 것이 ADHD를 치료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 결과는 끊임없는 디지털 자극이 오늘날 사회에서 문제 되고 있는 주의력 결핍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악영향을 보여준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은 스마트폰 사용이 ‘무주의 맹청’(inattention deafness)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스마트폰에 집중해 주위에 관심을 두지 않아 일시적으로 귀가 먹은 상태’(temporarily deaf)가 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2014년 중국 충칭시에 있는 제삼군의대학이 시행한 연구에서는 휴대전화 사용과 부주의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포천 한탄강 홍수터에서 난데없는 악취 왜?

    가축분뇨처리업체가 지난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경기 포천시 한탄강 홍수터에 조사료 재배용 가축액비 수백t을 환경을 오염시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포천시가 이 업체에게 조사료 재배를 이유로 가축액비 살포를 허가해 특혜의혹 마저 제기됐다.19일 뉴시스에 따르면 농업법인 D업체는 지난해 4월 한탄강댐 홍수터인 포천시 관인면 중리 542필지 281만8431㎡에 대해 가축액비를 살포할 수 있도록 시로부터 가축분뇨(돼지) 재활용 및 조사료 경영체 신고허가를 받았다. D사는 포천시로부터 승인을 받은 후 홍수터에서 조사료를 재배하기 위한 임대계약을 관인면 중리마을 대표 등과 체결하고 지난해 8~9월 홍수터 일대에 300t가량의 가축액비를 살포하거나 매립했다. 그러나 가축액비를 살포한 한탄강 일대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영노교 인근에서는 해충까지 들끓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 업체는 수자원공사의 조치로 지난 3월 액비살포를 전면 중단했으나 악취는 계속 진동해 인근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한탄강물을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주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조사료 재배 전 토양환경 개선을 위해 살포한 액비가 오히려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 것이다. 가축 액비는 농가에서 수거한 가축분뇨를 고액분리기로 처리해 액상(液狀)으로 만든 액체비료의 일종이다. 일부 주민들은 업체가 부숙이 덜 되거나 가공이 제대로 안 된 분뇨를 대량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천시도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국가지질공원 한탄강 일대에 액비살포를 무리하게 허가하고, 후속 조치도 제대로 하지 않아 환경오염을 부추긴 것으로 밝혀져 ‘업체 봐주기식’ 행정을 집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홍수터를 조성한 한국수자원공사조차도 “친환경 액비인지 전문기관에 검증을 의뢰하고, 주변에 냄새와 벌레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한 뒤 액비를 사용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하지만 시는 이를 묵살, 업체 편의대로 액비살포를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강 주변의 경우 하천법에 따라 질소 화학비료와 축산분뇨 가공물질 살포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엄마 목소리는 아이 두뇌 발달 영양제

    최근 스마트폰 중독 증상을 보이는 아동 연령이 3~4세까지 낮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줬다. 실제로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빼앗고 엄마와 대화 시간을 더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행동과학 및 정신과 대니얼 에이브럼스 교수와 신경과학과 비노드 메논 교수는 엄마 목소리가 아이들 뇌의 다양한 부위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미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기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6일자에 발표했다. ●타인 소리보다 다양한 뇌 부위 자극 엄마 목소리가 영유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는 많았지만 신경을 자극해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직접 측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지능지수(IQ) 80 이상의 정신장애가 없는 건강한 7~12세 어린이 24명을 대상으로 엄마 목소리와 다른 사람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를 촬영했다. 일반적으로 같은 또래의 지능지수 분포와 비교했을 때 IQ 80~120 범위에 들면 ‘보통’으로 본다. 연구팀은 어린이에게 3가지 단어 조합을 녹음해 1분 동안 들려준 결과 97% 이상의 아이들이 엄마 목소리와 타인 목소리를 구분했으며 뇌 활성화 부위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타인 목소리를 들으면 뇌의 청각 영역만 자극받는 데 반해 엄마 목소리를 들으면 청각 영역뿐만 아니라 사고 영역, 정서 영역 등 다양한 부위의 뇌 영역이 자극된다는 것을 연구팀은 발견했다. ●성적·사회적 관계에도 긍정적 연구팀은 아이들이 엄마와 대화하는 시간과 학교 성적, 사회적 관계 등도 조사했는데 엄마와 대화 시간이 긴 아이일수록 학교 성적이 좋고 다른 사람과 사회적 관계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브럼스 교수는 18일 “목소리는 대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최근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대화가 줄었다”며 “특히 엄마와 상호작용이 중요한 영유아의 경우 대화가 줄면 아이들 두뇌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살균제 피해’ 키우고…감추고… 檢, 옥시 외국인 前대표 부른다

    ‘옥시 보고서’ 쓴 서울대 교수 月 400만원 석달간 자문 계약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외국인 전·현직 임원을 19일부터 불러 조사한다. 옥시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 준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된 서울대 수의대 조모(57) 교수는 석 달간 1200만원을 받기로 옥시 측과 계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9일부터 옥시 외국인 전·현직 임원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소환 대상은 영국 레킷벤키저가 2001년 3월 옥시를 인수한 이후 대표를 지냈거나 마케팅·재무 부문에서 일한 외국인 임원들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 외국인 임원을 먼저 부르고 외국에 머물고 있는 임원들도 연이어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옥시의 재무 담당 이사인 H씨와 살균제 판매의 법적 문제를 전담한 옥시 전 사내 변호사 김모씨를 19일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다. 옥시 전 대표로는 한국계 미국인 존 리(48) 현 구글코리아 대표가 우선 소환될 예정이다. 리 전 대표는 신현우(68·구속)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다. 그가 대표를 맡았던 시기에 살균제 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졌다. 검찰은 리 전 대표에 이어 2년간 경영을 책임지며 증거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인도 출신 거라브 제인(47) 전 대표도 소환할 방침이다. 그는 현재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006년부터는 외국인 대표 등을 조사하지 않고는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그러나 외국인 임원 소환과 영국 본사에 대한 수사는 다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검찰은 옥시가 제품 개발 전 가습기 살균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생활화학제품 제조업체 E사 대표 노모(55)씨로부터 “흡입 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듣고도 무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또 옥시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 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조 교수가 2011년 10월쯤 옥시와 ‘자문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시점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 독성 실험이 진행되기 직전이다. 제인 전 대표 명의로 작성돼 이메일로 전달된 계약서 내용에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는 인체에 무해함을 밝히고, 폐질환과의 연관성을 확인한 질병관리본부의 실험을 비판해 달라’는 취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문 대가로 옥시가 조 교수에게 3개월간 다달이 4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연구 결과를 왜곡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던 조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계약서의 존재를 시인했다. 조 교수는 이날 구속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재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감자 자주 먹으면 고혈압↑…안 튀겨도 같아”(연구)

    “감자 자주 먹으면 고혈압↑…안 튀겨도 같아”(연구)

    감자를 자주 먹으면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와 브리검영 여성병원 공동 연구진이 미국인 남녀 18만7000명을 대상으로 20년간 조사한 데이터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 자료는 미국 간호사보건연구 I·II(NHS I & II)와 보건전문요원후속연구(HPFS)라는 이름의 대규모 연구 3건이 사용됐으며, 이들 참가자 모두 처음부터 고혈압이 있지는 않았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1주 4회 이상 감자를 먹으면 고혈압 위험이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감자를 튀기지 않고 삶거나 굽고 또는 으깨 먹어도 위험이 커지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감자튀김은 조리 과정에서 더 많은 지방을 갖게 돼 고혈압 외에도 다른 건강 위험까지 키웠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감자는 어떤 조리 방법으로 너무 자주 먹게 되면 고혈압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원인은 감자 성분에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감자는 혈당 지수(GI)가 높아 섭취 시 감자에 함유된 탄수화물 성분을 빠르게 당분으로 전환해 혈당 수치를 급격히 높인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혈당 조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정기적으로 감자를 먹는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좀 더 고혈압이 생길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는 일주일에 네 번 이상 감자를 삶거나 굽고 으깨 먹은 남녀는 한 달에 한 번 이하 같은 방식으로 감자를 먹은 이들보다 고혈압 위험이 11% 더 높았다. 특히 주 4회 감자를 튀겨 먹으면 고혈압 위험은 17%로 높아졌다. 반면 하루 한 끼 식사에 반찬으로 먹던 감자를 전분이 없는 다른 채소로 대체하면 고혈압 위험이 7%나 떨어지는 것도 확인됐다. 단 이런 채소를 튀겨 먹으면 효과는 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고혈압 원인이 감자의 높은 혈당 지수(GI)에 있다고 말한다. 혈당 지수(GI)가 높은 음식은 에너지를 더 빨리 생산해 그만큼 혈당을 더 빨리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각 나라의 정부가 발표하는 건강 지침에서 감자를 더는 채소로 넣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저널(BMJ) 최신호(5월 17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메르스 그후 1년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나] 감염병 대응체계

    [메르스 그후 1년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나] 감염병 대응체계

    지난해 5월 20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첫 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서 우리나라는 의사도, 보건당국 공무원도 실체를 모르는 감염병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186명이 메르스에 감염됐고 그중 38명이 숨졌다. 정부가 자랑하던 의료체계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경영 성과를 내는 데만 급급했던 공공의료의 부실한 민낯이 드러났다. 메르스 사태 종식 이후 구멍 난 감염병 관리 체계를 메우는 작업이 이뤄졌지만 신종 감염병이 다시 닥쳤을 때 제대로 가동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내일이라도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다면 이보다 낫게 대응할 수 있을까. 메르스 이후 우리나라의 감염병 대응 수준을 진단했다. “어떤 나라든 감염병에 대비해 모든 병원에 음압격리실을 만들 수는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메르스 이전에 이미 2009년 신종플루를 겪었던 국가예요. 당연히 그때 음압격리실을 많이 만들고 체계를 갖췄어야 했는데 메르스가 터지기 전까지 제대로 준비를 안 했던 거죠. 민간 병원에서 환자를 진단하고 격리실이 있는 병원으로 보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초반에는 몇 명 보냈지만 나중에는 더이상 병실이 없어 아예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죠.” 메르스가 대유행한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감염 관리를 책임졌던 한 의사는 1년 전 상황에 대해 17일 이렇게 말했다. 감염병 관리는 법에 명시된 국가의 책임이고 어떤 나라도 민간 병원이 나서 감염병을 막는 곳은 없지만 메르스 사태 당시 민간 병원은 총알받이 격으로 메르스 현장에 내몰렸다.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을 겪으면서 정부는 공중보건 위기 대응을 위해 국가 지정 격리 병상을 구축하려고 노력했으나 메르스를 감당하기에는 시설, 인력, 장비가 모두 부족했다. 최보율 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민간 병원은 병원에서 발생한 환자만 돌봤지 노출자 시설 격리까지 책임지지 않았다”며 “수원의료원, 파주의료원, 포천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이 시설 격리를 도왔고 전국 33개 지방의료원을 모두 동원해도 격리 시설이 모자라는 위기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공공의료의 부실이 드러났지만 정부는 아직 이렇다 할 공공의료 보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복지부가 마련한 ‘제1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는 국립중앙의료원과 국립대병원 등 3~5곳을 감염병 전문 병원으로 지정해 감염 환자 치료 체계를 구축하고 음압격리병상을 2020년까지 현재 610병상에서 1434개 병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애초 감염병 전문 병원을 새로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예산 등의 문제로 폐기됐다. 정부는 감염병 전문 의료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별도 대학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19대 국회 임기 만료로 관련법은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효과적인 감염병 관리는 감시와 역학조사에서 출발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잇따른 공모 미달로 역학조사관 정원도 채우지 못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가급, 나급, 다급의 임기제 역학조사관을 다 뽑긴 했지만 다급 역학조사관 중에 나급으로 상향 지원한 사람들이 있어 다급을 다시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문 역학조사관을 계약 기간 2년의 ‘임기제 공무원’으로 뽑아 2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다 보니 10년 이상 일하기 어렵다”며 “이래서는 전문성이 쌓이지 못한다. ”고 지적했다. 메르스와 지카바이러스가 연이어 터지며 1차 의료기관 의료인에 대한 감염 관리 교육이 이뤄졌으나 아직도 일선 의원 의사들은 막상 감염병 환자가 병원에 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한다. 한 내과의원 의사는 “우리 병원에 온 환자가 메르스 환자임이 밝혀지면 환자들 발길이 끊기고 지원도 충분히 못 받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강원 영월 “망경대산 해치는 풍력발전소 NO”

    “주변 명상 센터·전시장에 소음… 검독수리 등 희귀 동식물 피해” 강원 영월 망경대산 생태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풍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고 나섰다. 16일 영월군에 따르면 해발 1088m의 중동면~김삿갓면에 있는 망경대산 능선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놓고 주민들과 인근 사찰에서 반대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망경대 풍력발전소는 민간업체에서 2.3㎿ 풍력발전기 14대(총 32.2㎿)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이달 산업통상자원부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놓고 있다. 6월쯤 허가되면 3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풍력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생태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건설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해 풍력발전소 건설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산업부에 풍력발전소 건설 반대 민원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망경대산은 청정한 자연환경으로 김삿갓면이 국제슬로시티에 지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망경대산 생태환경 보전과 산림자원을 활용한 주민소득 창출을 위해서도 풍력발전소 건설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망경대산 고지에 이미 조성된 종교 사찰, 명상센터, 박물관, 산채 전시장 시설 등 문화적 인프라와 시행 중인 청소년 명상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보호를 위해서도 풍력발전소 건설은 백지화해야 한다”면서 “풍력발전소와 만경사 간의 거리는 600m 안팎으로 사찰박물관, 명상센터, 전시장이 당장 피해를 입고 민가와의 거리도 800~900m 이내에 있어 주민들의 소음 등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망경대산에 서식하는 고산식물과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수리부엉이, 검독수리 등 희귀 동식물의 피해도 우려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망경대산 풍력발전소 건설이 백지화될 때까지 집회와 반대서명 등 대대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우리 동네 살리는 ‘반짝반짝’ 아이디어] 내 둥지 지키는 송파

    [우리 동네 살리는 ‘반짝반짝’ 아이디어] 내 둥지 지키는 송파

    서울 송파구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탓에 쫓겨나는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전방위 대책을 마련했다. 명소로 부각되는 지역의 임대료가 오르면서 기존 원주민이 내쫓기는 것을 젠트리피케이션 또는 백화 현상이라고 한다. 박춘희 구청장은 16일 “송파구에서는 아직 우려할 만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모든 상가건물에서 상생 협약을 맺도록 해 영세한 자영업자가 둥지를 잃고 내몰리는 일을 사전에 막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말 젠트리피케이션 예방대책안을 마련한 구는 다음달까지 관광명소화 거리인 석촌호수에서 석촌동 고분군 일대, 석촌호수 카페거리를 대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실태 파악에 나선다. 공무원과 민간 합동 조사인력을 투입해 임대인과 건물주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주민 홍보 안내문을 나눠 주고 임대료 실태도 살핀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민간 주체인 건물주와 임차인이 합심해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상생 협약을 체결하면 매력 있는 상권으로 자리잡고 서로 상생할 수 있다는 내용도 설명한다. 다음달 15일에는 문화기획자 김남균씨를 초청해 지역주민들에게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알린다. 홍익대 앞에서 활동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을 현장에서 지켜본 김씨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간담회 사회를 보기도 했다. 임대료 가격을 결정하는 골목경제 구조 등을 설명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송파지회는 적정 임대료를 유지하는 ‘상생 계약서’ 사용을 권장한다. 오는 7월 동별로 자정결의대회를 열고, 9월에는 송파구민회관에서 공인중개업소 대표 1500여명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정책 설명회에 참여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에볼라·인플루엔자 공포 끝?… ‘만능 항바이러스제’ 뜬다

    [사이언스 톡톡] 에볼라·인플루엔자 공포 끝?… ‘만능 항바이러스제’ 뜬다

    IBM연구센터 등 국제공동연구진 기술융합의 진수 보여 주는 ‘성과’반갑네. 나는 독일의 세균학자 파울 오토 막스 프로슈(1860~1928)일세. 1897년 베를린 전염병연구소에서 근무하던 나는 선배인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요하네스 뢰퍼(1852~1915) 박사와 함께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발견했다네. 베를린 전염병연구소는 결핵균과 콜레라균을 발견한 미생물학자 로베르트 코흐(1843~1910) 박사가 세운 감염병 전문연구기관이었어. 1921년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로 이름을 바꿨는데, 지금도 독일 연방보건부의 핵심연구센터 역할을 하고 있지. 당시 뢰퍼 선배와 나의 관심사는 소나 돼지, 염소 같은 동물들의 입과 발굽에 수포가 생겨 앓다가 죽는 구제역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데 있었어. 이전에도 많은 학자들이 구제역의 원인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밝혀내지는 못했지. 그러던 중 우리는 구제역 병원체가 세균 여과기를 통과하는 것을 보고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됐어. 물론 실제 바이러스의 모습은 전자현미경 기술이 등장한 다음에서야 볼 수 있었지만 말이야. 라틴어로 ‘독’이란 뜻의 바이러스는 다른 생물체의 세포에 들어가 기생하며 자기 증식을 하는 것이 특징이야. 흔히 ‘감염’이라고 하는 현상은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과정을 말하는 거야. 바이러스는 하나의 뿌리를 갖고 있더라도 생존 환경에 따라 자기를 변형시키기 때문에 치료제나 예방백신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감기 백신을 만들 수 없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지. 그런데 화학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매크로 몰레큘스’ 15일자에 아주 재미있는 논문이 실렸더군.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미국 일리노이대 미생물 및 면역학 교실, 일본 도쿄 치의대, 요코하마시립대 의대 연구진이 IBM 알마덴연구센터 연구자들과 함께 성질이 다른 여러 바이러스를 하나의 단일한 바이러스로 바꿔 주는 고분자 물질을 개발했다는 거야. 연구진은 뎅기열과 치쿤구니야, 인플루엔자, 에볼라 등 7가지 종류의 바이러스를 동물에게 감염시킨 뒤 이번에 개발한 고분자 물질을 주사하는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 바이러스 숫자가 현저하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면역세포를 감염시키는 것까지 막는다는 걸 확인했다는군. 연구진이 만능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한 방식은 기존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법과는 좀 다르더군. 보통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할 때는 유전물질인 RNA와 DNA를 타깃으로 하는데 이번에는 아예 그것들에 관심도 갖지 않았지. RNA와 DNA는 수시로 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거야. 대신 바이러스의 당단백질을 타깃으로 했더라고. 모든 종류의 바이러스 바깥쪽에 위치한 당단백질은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와 감염시킬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아주 영리한 전략이었어. 연구진은 여러 가지 바이러스에서 뽑은 항원으로 구성된 거대분자를 만든 거야. 이 거대분자는 전기장을 띠고 있어서 몸속에 들어가면 바이러스의 당단백질에 접근해 달라붙게 돼. 거대분자에 붙은 바이러스는 세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자기복제도 못하니 감염을 일으킬 수가 없게 되는 거야. 놀라운 것은 이번 연구를 주도한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알려진 IBM이었다는 거야. 요즘 IT, 생명공학(BT), 나노공학(NT) 등 기술융합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실질적 효과는 별로 나타나지 않아 정책당국이나 관련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같던데, 이번 성과야말로 기술융합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어.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영월주민, 망경대산 훼손 풍력발전소 건설 ‘NO’

    강원 영월 망경대산 생태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풍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고 나섰다. 16일 영월군에 따르면 해발 1088m의 중동면~김삿갓면에 있는 망경대산 능선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놓고 주민들과 인근 사찰에서 반대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망경대 풍력발전소는 민간업체에서 2.3㎿ 풍력발전기 14대(총 32.2㎿)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이달 산업통상자원부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놓고 있다. 6월쯤 허가되면 3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풍력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생태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건설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해 풍력발전소 건설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산업부에 풍력발전소 건설 반대 민원을 제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망경대산은 청정한 자연환경으로 김삿갓면이 국제슬로시티에 지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망경대산 생태환경 보전과 산림자원을 활용한 주민소득 창출을 위해서도 풍력발전소 건설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망경대산 고지에 이미 조성된 종교 사찰, 명상센터, 박물관, 산채 전시장 시설 등 문화적 인프라와 시행 중인 청소년 명상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보호를 위해서도 풍력발전소 건설은 백지화해야 한다”면서 “풍력발전소와 만경사와의 거리는 600m 안팎으로 사찰박물관, 명상센터, 전시장이 당장 피해를 입고 민가와의 거리도 800~900m 이내에 있어 주민들의 소음 등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망경대산에 서식하는 고산식물과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수리부엉이, 검독수리 등 희귀 동식물의 피해도 우려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망경대산 풍력발전소 건설이 백지화될 때까지 집회와 반대서명 등 대대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 송파구, 둥지 내몰림 현상 전방위 차단 나서

    서울 송파구, 둥지 내몰림 현상 전방위 차단 나서

    서울 송파구가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 탓에 쫓겨나는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전방위 대책을 마련했다. 명소로 부각되는 지역은 임대료가 오르면서 기존 원주민이 내쫓기는 것을 젠트리피케이션 또는 백화 현상이라고 한다. 박춘희 구청장은 16일 “송파구에서는 아직 우려할만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모든 상가건물에서 상생협약을 맺도록 해 영세한 자영업자가 둥지를 잃고 내몰리는 일을 사전에 막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말 젠트리피케이션 예방대책안을 마련한 구는 다음 달까지 관광명소화 거리인 석촌호수에서 석촌동 고분군 일대, 석촌호수 카페거리를 대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실태 파악에 나선다. 공무원과 민간 합동 조사인력을 투입해 임대인과 건물주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주민홍보 안내문을 나눠주고 임대료 실태도 살핀다. 특히 조사과정에서 민간주체인 건물주와 임차인이 합심해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상생협약을 체결하면 매력 있는 상권으로 자리 잡고 서로 상생할 수 있다는 내용도 설명한다. 다음 달 15일에는 문화기획자 김남균씨를 초청해 지역주민들에게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알린다. 홍익대 앞에서 활동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을 현장에서 지켜본 김씨는 박원순 시장의 정책간담회 사회를 보기도 했다. 임대료 가격을 결정하는 골목경제 구조 등을 설명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송파지회는 적정 임대료를 유지하는 ‘상생 계약서’ 사용을 권장한다. 오는 7월 동별로 자정결의대회를 열고, 9월에는 송파구민회관에서 공인중개업소 대표 1500여 명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정책 설명회에 참여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가정의 달에 생각나는 것

    [김일수 樂山樂水] 가정의 달에 생각나는 것

    나뭇잎이 푸르른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어린이와 어버이를 생각하는 절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5월은 가정의 달이라 일컬어지기에 지극히 합당하다. 왜 여기에 부부의 날과 같은 절기가 빠져 있는지 조금은 아쉽다. 오늘날 이혼은 급증하고, 혼외정사는 간통죄가 더이상 범죄가 아닌 상황에서 언제 범람할지 모르는 위험한 형편이다. 헌법재판소가 오랜 도덕과 양심, 법률에 새겨진 간통 금기를 최근 들어 자유라는 이름으로 걷어 낸 뒤 간통은 이제 형법상의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을 넘어 양심과 도덕에 반하는 죄라는 인식마저 훌훌 날려 보낸 것이다. 이젠 각자 자기가 알아서 할 일이 된 것이다. 우리네 가족과 가정은 지금 평안한가. 그렇지 않아 보인다. 헌법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돼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는 ‘성적 지향’을 인권목록화한 뒤 동성애자들을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경우에 따라 처벌하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유엔인권기구의 압력 탓이라고도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남미, 유럽 여러 나라들의 새로운 가정법제들이 무슨 유행처럼 점점 이를 강하게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성적 취향을 혐오하는 문제가 새로운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안전해 보이던 혼인과 가족, 가정의 개념이 일대 혼란의 파고 앞에 직면해 있다. 마치 인간을 ‘연고자 없는 개체’처럼 상정해 놓고 개인의 자유 앞에 일체의 도덕률이나 종교적 계명은 말할 것도 없이 가정, 민족, 국가로부터 어떤 구속적인 의무도 인정하지 않는 사상이 여기에 깔려 있다. 도덕적 허무주의, 가치무정부주의, 자유지상주의, 무신론적 실존주의 등이 혼인, 가족, 가정에 대한 전통적인 도덕관념을 배격하고 유일한 준거점은 공존자 상호 간의 의사 합치일 뿐이라는 것이다. 사회계약의 가설을 최상위의 정당성의 기준으로 끌어들여 결혼도 사회계약의 일환으로, 가정도 역시 사회계약의 산물로 본다. 이들 제도가 단지 사회계약의 일종에 불과하다면 계약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해약할 수 있는 자유 또한 부여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기로 결혼과 가족, 가정의 성격은 제도·전통·문화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들 성격은 공통적으로 결혼, 가족, 가정이 결코 우연성의 산물처럼 주기적으로 변하거나 개인의 취향대로 해체하고 변형시킬 수 있는 성질의 인간관계가 아니라 한번 형성된 제도적 틀을 확고히 하고 유지 발전시키려는 사회적 의지에 의해 질서 잡힌 인간관계임을 말해 준다. 문화와 전통, 윤리와 종교규범도 이 같은 지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 제도에 내포된 정신적 의미에 신성성과 존엄성과 같은 부가적 성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런 정신적 의미는 현대사회에서 다소 퇴색했지만 그 근본의 질서적인 내용까지 변질된 것은 아니다. 헌법이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을 기초로 성립할 혼인, 가족생활의 보장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한 것도 이런 의미다. 일찍이 헤겔도 혼인에 감정적 계기가 포함돼 있어 혼인이 동요, 해소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았다. 하지만 국가의 입법 단계에서 이 가능성을 최대한 저지해 인륜의 법이 임의대로 침범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오늘날 동성 간에도 사랑의 염과 합의에 의하기만 하면 결혼과 가족공동체의 형성이 가능하다는 해괴한 신개인주의가 우리의 문턱까지 밀고 들어와 있다. ‘개인이 원하는 대로 하게 하자’는 이 간교한 사상은 소리 없이 인류 공동체를 자멸로 이끌고 갈 사탄의 전략이나 다름없다. 만약 이런 전략이 이 땅에서 머지않은 장래에 성공한다면 출산의 고통과 즐거움, 모성애나 부성애, 효도 같은 언어를 까맣게 잊고 살 날도 곧 다가올 것이다. 어미의 품을 모르는 아이들, 아버지의 무게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이 이상한 동거 형태의 가족에서 사회 속으로 뛰어들 날도 곧 오리라. 게다가 정상적인 혼인과 가족, 가정의 규범이 무너지도록 방치한다면 짐승보다 문란한 혼거나 군집 형태의 가족 등장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고려대 명예교수
  • [부고]

    ●임동민(서울신문 시설관리부 차장)씨 장모상 15일 경기 파주 예담장례식장, 발인 17일 (031)959-4444 ●오세혁(제너럴모터스 연구원)경자(연세대 명예특임교수)세정(국민의당 국회의원 당선자·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씨 모친상 이영철(전 영진판지 대표)김기협(전 생산기술연구원장)이동걸(동국대 초빙교수)씨 장모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3410-3151 ●박승언(전 세승종합건설 대표이사)철언(전 체육청소년부 장관)종언(전 현대중공업 이사)길언(전 수성 대표이사)수언(박수언소아과 원장)창언(전 두남 대표이사)씨 모친상 현경자(전 국회의원)씨 시모상 15일 경북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53)200-6149 ●박환규(교보증권 부장)씨 부친상 김수섭(조세일보 회장·전 한경닷컴 사장)씨 장인상 14일 수원 성빈센트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30분 (031)249-8461 ●손재철(스포츠경향 생활경제부 차장)씨 부친상 14일 고양 명지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30분 (031)810-5444 ●손기원(미국 거주·사업)기수(캐나다 거주·사업)기동(대한항공 대외협력팀장)씨 부친상 하성룡(충북대 공과대학장)씨 장인상 15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31)787-1505 ●이재경(경향신문 광고국 부장)재원(태성닥트 대표)씨 모친상 15일 안산 동의성 단원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031)410-4444 ●김인규(김인규치과의원 원장)은홍(국민대 교수)옥희(한국체육대 교수)씨 모친상 강신화(전주우석대 한의대학 교수)씨 시모상 윤상인(서울대 교수)씨 장모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30분 (02)3010-2232 ●최종문(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씨 모친상 1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7일 낮 12시 (02)2258-5940 ●허언욱(울산시 행정부시장)씨 장모상 15일 울산 국화원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8시 (052)269-4444
  • 10년 내 인조인간 만든다?… ‘과학자 150명 비밀회의’ 시끌

    10년 내 인조인간 만든다?… ‘과학자 150명 비밀회의’ 시끌

    DNA 유전체 화학적 합성 논의 세계 생명과학계 윤리논쟁 촉발 미국 하버드대에서 복제 인간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인공 유전체(게놈)’ 생산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을 비밀리에 모아 회의를 가진 게 드러나 윤리적 논쟁이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버드 의대는 지난 9일 보스턴에서 과학자 150여명을 초청해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인간 DNA 유전체 전체를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계획을 논의했다. 주최 측은 이들에게 이 회의의 일차적 목표를 “10년 안에 세포 단위에서 모든 인간 게놈을 합성해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1990~2003년 진행된 ‘인간게놈계획’(HGP)이 인간 DNA의 30억개의 염기쌍 배열을 ‘해독’하는 데 목적을 뒀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30억개의 염기쌍을 인간이 직접 만드는 계획을 다루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현실화될 경우 생물학적 부모 없이도 게놈 합성을 통해 ‘인조인간’을 제조할 수 있는 첫 단추를 꿰게 된다. 당연히 전 세계 생명과학계에서 이번 회의를 두고 심각한 윤리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인 조지 처치 하버드대 유전학 교수는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인간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 아니라 생물의 세포 전반에 걸쳐 게놈 합성 능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최 측이 모든 관련자에게 언론 인터뷰를 불허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재도 금지하는 등 이번 회의를 극히 폐쇄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단순히 세포 전반에 걸쳐 게놈 합성 능력을 높이려는 순수한 취지의 회의였다면 이렇게까지 비밀리에 일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드루 엔디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부교수와 로리 졸로스 노스웨스턴대 의학윤리 교수 등은 초청을 받고도 참석을 거절했다. 이들은 이번 회의를 비판하는 내용의 공동 기고문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게놈을 배열하고 합성하는 것이 옳은가? 만약 그렇다면 누가 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엔디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당신들이 연구를 비밀리에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건 무언가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대한병원협회장에 홍정용씨

    대한병원협회장에 홍정용씨

    대한병원협회는 13일 홍정용(65) 대한중소병원협회장을 제38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홍 신임 회장은 현재 동부제일병원 원장과 서울의대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과학커뮤니케이터 이덕환 서강대 교수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과학커뮤니케이터 이덕환 서강대 교수

    이덕환(62) 교수의 연구실을 찾은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에 놀란다. 우선 ‘화학자’라고 하면 흔히 연상되는 흰색 가운 입고 비커나 시험관 만지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정말로 그의 연구실엔 컴퓨터와 책만 있다. 또 대화를 하다 보면 “정말 화학자가 맞나” 싶은 의문이 생길 만큼,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갖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의 세계를 연구하던 조용하고 내성적인 학자가 사람들에게 과학을 전파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로 나서게 된 건 정말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닥터 리, 계속 화학을 할 건가?” “교수님, 제가 배운 게 화학밖에 없는데 다른 걸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아. 난 닥터 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이상의 일을 했으면 해. 열흘 동안 한국을 돌아보면서 느낀 건데, 이 나라 사람들은 과학이 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더군. 그래서 난 자네가 일반 대중에게 과학을 알리고 확산시키는 일을 해주면 어떨까 싶네.” -미국 코넬대 유학 시절 나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이셨던 로알드 호프만(79) 교수님께서 1993년 10월 중순 한 대학 초청행사로 한국에 오셨다. 당시 교수님은 50대 중반의 정력적인 학자이셨고, 마흔을 목전에 두고 있던 나는 부교수로 막 승진을 했던 상황이었다. 존경하는 스승이긴 했지만, 나의 생각은 많이 달랐다. “과학의 대중화라고? 그건 과학을 어설프게 배운 사람들이나 관심 갖는 일 아닌가요?” 호프만 교수님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나는 아마 대놓고 이렇게 반박했을지도 모른다. -‘우드워드·호프만 법칙’으로 유명한 폴란드 출신의 호프만 교수님은 198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신 이론 화학의 대가였다. 몇 권의 시집도 낸 시인이자 철학자이면서 화학의 대중화에 관심이 많아 미국에서 ‘화학의 세계’라는 TV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계셨다. 한국을 오셨을 때에도 미당 서정주 선생을 만나고 싶다고 먼저 요청하셨고, 나중에 두 분의 대화는 월간 ‘현대문학’에 게재되기도 했다. -호프만 교수님과의 만남이 있은 이듬해(1994년) 대한화학회에서 ‘홍보간사’란 자리를 신설했는데, 어쩌다가 내가 그걸 맡게 됐다. 학회 회장대행이었던 채영복(2002~2003년 과학기술부 장관) 박사께서 뜬금없이 나를 지목하셨는데, 대선배의 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1년 전 호프만 교수님과 나눈 대화가 현실이 되는 출발점이었다. -2남 3녀 중 넷째인 나는 맏이인 큰누나와 열 살 차이가 나고 큰형과도 일곱 살이나 차이가 나 꽤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다. 공부하라는 채근도 거의 없었다. 서울에서 초·중·고교를 다 나왔는데 방학숙제도 거의 해 본 적이 없었다. 방학이면 아버지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내려가 산으로 강으로 뛰어다녔는데, 공부를 얼마나 안했던지 시골 내려올 때 가져온 연필을 한 번도 깎지 않고 개학 때 그대로 교실에 가져갔을 정도였다. 그렇게 연필 한 번 쥐어보지 않고 개학을 맞다 보니 학교에 가면 글씨를 쓸 수가 없을 정도였다. 지금도 악필인 건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TV, 신문 등 입시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채널들이 다양하지만 당시만 해도 TV는커녕 라디오도 흔치 않았다. 그래서 입시 정보라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때 다들 경기중·경기고를 최고로 쳤는데, 나는 우리 형들이 다니던 경복중·경복고가 더 좋은 줄 알았다. 별생각 없이 경복중에 지원했는데, 경기중에 갔더라면 똑똑하다는 소리를 더 많이 들었을 거란 사실을 입학을 하고서야 알게 됐다. 경복중에서 경복고로 직행을 했는데, 지금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과학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고 계신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 고등학교 1년 선배다. 최 선배가 재수를 해서 서울대 같은 학번 동기가 됐는데, 문리대 이학부 학생 수가 적다 보니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다.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에 할아버지께서 어머니와 함께 상경을 하셨다. 안동에서 큰 정미소를 운영하셨던 할아버지는 손주들 교육과 진로에 관심이 많으셨다. “덕환아, 대학에서 뭘 공부할지 결정했느냐.” “네. 저는 화학을 전공하기로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실망한 표정을 지으시며 의대나 법대는 어떠냐고 하셨다. “할아버지, 저는 법대 가서 평생 죄 지은 사람들 보며 살고 싶지 않아요. 의사가 되서 평생 아픈 사람들 보는 것도 싫고요. 저는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과학적으로 들여다보고 싶어요.” 할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다시 안동에 내려가시면서도 실망의 눈빛을 풀지 않으셨지만, 귀여운 넷째 손주의 고집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건 잘 아셨다. 얼마 후 수정 제안을 하셨는데, “화학과보다는 화학공학과가 어떠냐? 공대가 더 취직이 잘 된다는데….” 하지만, 공대 역시 처음부터 내 선택지엔 없었다. -화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고2 때부터였다. 화학 수업을 처음 듣는데 “바로 이거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부터 화학과에 가겠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둘째 누나가 농화학과를 다녔는데 누나의 전공서적에서 원자와 분자의 그림과 화학식들을 보면서 의지가 더 확고해졌다. “덕환아, 화학과는 너보다 성적이 한참 떨어지는 애들이 가는 데야. 좀 억울하지 않겠니?” 담임선생님도 날 의대에 보내려고 고3 내내 설득하셨지만, 내 귀에는 아무 말도 들어오지 않았다. -화학 공부를 하러 대학에 갔지만, 1973년 입학 첫 학기부터 석사과정을 마친 1979년 2월까지 6년 동안 한 학기도 처음부터 끝까지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박정희 유신체제에 항거하는 학생들의 집회와 시위로 거의 매 학기 휴교령이 내려졌다. 거의 독학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지경이었다. 그 와중에 화학에 대해 눈을 뜨게 해준 분을 만났다. ‘일반화학’ 수업을 하신 김호진 교수님이었다. 김 교수님을 통해 이론화학이라는 분야를 처음 만났고, 그게 평생의 전공이 됐다. -지금까지 번역서와 저서를 합해서 30권 가까운 책을 냈다. 그중 번역서가 20여권이 된다. “전문 번역가도 아닌데 왜 그렇게 번역을 많이 하느냐”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과학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번역가가 아닌 해당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이 번역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엄밀성과 정확성을 중요시하는 과학에서는 ‘어’ 다르고 ‘아’ 다른 법이다. 제일 먼저 번역했던 것은 1996년의 ‘그림으로 보는 분자 세계와 대칭성’이었는데, 삽화가 많은 화학입문서 비슷한 책이었다. 본격적으로 번역에 나서고 과학커뮤니케이터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호프만 교수님이 쓰신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라는 책부터다. 어려운 이론 화학을 쉽게 잘 풀어내 미국에 있을 때부터 꼭 번역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책이었다. -최재천 선배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인을 꿈꿨던 ‘문청’(문학청년) 출신이었지만, 사실 나는 글 쓰는 일을 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학교 다닐 때 가장 힘들었고 싫었던 숙제가 바로 작문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논문과 책을 빼고 신문, 매거진 등 대중매체나 인터넷 블로그 등에 쓴 글이 줄잡아 2300편 정도 된다. 1년에 평균 150~200편 정도 쓰는데 일주일에 3~4편꼴이다.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이 ‘잡문’이라고 배척하는 분위기가 강한 대중매체에 글을 쓰는 것은 ‘뒤늦게 터진 글솜씨’를 자랑하고 싶어서라거나 내 이름을 알리고 싶어서가 절대로 아니다. 호프만 교수님께서 부탁하셨던 것처럼 사람들이 좀더 과학에 친숙해지고 과학적 사고를 해줬으면 하는 책임감에서다. -나는 과학을 흥미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은 불과 100~150년 사이에 나온 지식들이다. 인류가 지구에 살아온 몇십만년과 비교하면 말도 안되게 짧은 시간에 나온 지식들이다. 그런 지식들을 대중이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역설적이지만 ‘재미있고 쉽게’란 흥미 위주의 과학, 신기술 개발 중심의 과학들이고, 나아가 그런 것들이 과학기피 현상을 불러온다. 재미있다고 하는 얘기만 들은 사람들이 실제로 과학을 공부하다가 어려움에 부딪히면 ‘과학은 쉽고 재미있다더니 어렵고 재미없네, 속았어’라고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과학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다음 과학을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쓸 때 항상 현실 문제를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우리 사회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정신이 확산되지 않는 이유는 기술 중심의 과학을 이야기하는 정부와 그런 주장에 은연 중에 동의하는 전문가들 때문이다. 나는 좀 배웠다는 사람들이 “기초과학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라고 말할 때 정말 화가 난다. 우주론이나 진화론을 100년 연구해 봐야 무슨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겠나. 기술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는 결과물인데 과학은 그 기술개발을 조직화, 체계화시켜 최종 산물까지 도출하는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것은 현대과학의 여러 역할 중 3분의1에 불과하다. 다른 3분의1은 사람들에게 정직성과 비판성, 합리성이라는 과학정신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나는 이게 과학의 역할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지식의 축적이나 과학정신 함양보다 경제적 가치와 기술개발이란 부분만 강조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기술이전 숫자’, ‘국제학술지 게재 논문 수’ 같은 무의미한 통계가 더 중시되는 것이다. -사회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목소리를 내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 교수가 다른 데 관심 있는 것 아니냐”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나는 사람들이 세상을 좀더 과학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밀알이 되고 싶을 뿐이다. 사회와 동떨어진 지식인이란 있을 수 없다. 더군다나 대학교수들은 사회적 명성뿐만 아니라 캠퍼스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사회를 위해서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목소리가 커졌고 눈총도 받았던 것 같다. 아내가 나에게 자주 하는 소리가 있다. “당신은 절대 학교 밖에 나가 다른 것 할 생각은 하지 마라. 당신처럼 성격이 모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 학교 밖에서 무슨 말 했다가는 정 맞는다.” 얼마 후면 정년을 맞는다. 그동안 썼던 나의 ‘잡문’들을 모으고 추려서 과학적 눈으로 우리 사회 문제 전반을 해석해보는 나름 거창한 시도를 해볼까 한다. 꽤나 방대한 작업이 될 것이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을 것이고,그래서 더 도전해 보고 싶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이덕환 교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다. 대학에서 화학과 과학커뮤니케이션을 함께 가르친다. 이 교수는 실험 중심인 화학 분야에서 ‘양자화학’과 ‘비선형 분광학’을 전공한 보기 드문 이론 화학자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만 잘은 모르는 과학 주제들에 대해 속시원한 해답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걸로 유명하다. 그래서 ‘언론사 기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과학자’로 통한다.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방송에 자주 출연하면서 20권 이상의 대중 과학서적을 번역했다. 특히 2004년에 번역 출간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과학 분야 최고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다. 자신의 대학원 지도교수인 로알드 호프만 미국 코넬대 교수의 저서를 번역한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1996년)는 많은 대학에서 ‘신입생이 읽어야 할 필독서’로 선정됐다. ▲1954년 서울 출생 ▲서울 경복중·고, 서울대 화학과, 미국 코넬대 박사(1983년) ▲서강대 화학과 교수(1985년~), 국제화학올림피아드 운영위원장(2009년), 대한화학회 회장(2012년),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 원장(2013년) ▲대한민국 과학문화상(신문·잡지 부문· 2004년), 과학기술훈장 웅비장(2008년)
  • “권리금 짬짜미 그만” 성북 공인중개사 ‘錢의 결의’

    “권리금 짬짜미 그만” 성북 공인중개사 ‘錢의 결의’

    집값이 올라 원래 살던 주민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성북구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성북동을 역사문화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이 지역의 임대료도 상승하자 성북구 공인중개사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성북구에 개업한 공인중개사 60여명은 지난 9일 성북동 주민센터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자정 결의문을 만들었다. 김영배 구청장도 함께한 결의문 낭독식에서 공인중개사들은 상가 임대료 및 권리금을 안정화하는 데 노력하고 짬짜미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그동안 임대료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공인중개사들이 협회를 구성해 자발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자정 결의를 맺은 것은 성북구가 전국 최초의 사례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근현대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성북동도 젠트리피케이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한 공인중개사는 “성북동이 역사문화지구로 지정된 후 임대료가 조금씩 올라 기대수익을 묻는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성북구는 인접한 대학로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겪는 것을 지켜보며 방지대책을 준비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성북구지회와 구청이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고 상가임대차 거래 때 임대료 및 권리금을 올리도록 건물주를 부추기거나 공인중개사들끼리 짬짜미를 하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공인중개사들은 임대료 안정화 외에도 임대료 상승을 부추기는 모든 행위를 거부하고, 건물주와 임차인이 함께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김 구청장에게 전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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