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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위기설’ 車업계 통상임금이 ‘뇌관’

    ‘8월 위기설’ 車업계 통상임금이 ‘뇌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8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밖으로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는 등 어려움이 크고, 안으로는 내수 침체 속에 노조 파업, 한국GM 철수설 등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7일에는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이 나온다. 최대 3조원의 임금 지급 여부가 이 판결에 달려 있어 결과에 따라 메가톤급 영향이 업계에 몰아칠 수 있다.국내 완성차 업계는 악재투성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내 불매운동으로 상반기 현지 판매가 47%나 감소했다. 이는 고스란히 실적 부진으로 이어져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조 7618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기아차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7일 재계에 따르면 ‘8월 위기설’의 핵심으로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이 지목되고 있다. 소송 금액이나 대상 인원에서 역대 최대 규모이고 향후 다른 대기업의 통상임금 판결에 미칠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기아차 생산직 근로자 2만 7458명은 2011년 “연 750%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고 연장근로 등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해 지급하라”며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노조가 승소하면 회사는 3조원에 이르는 추가 인건비 부담이 발생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소송에서 질 경우 산술적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적자가 불가피해진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플랫폼과 연구개발은 물론 계열사로부터 자재 및 부품 공급 등도 공유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왔지만 자칫 위기가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기아차의 적자 전환과 차입 경영이 이뤄진다면 현대차그룹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의 동반 파업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번 달 노조원들이 휴가를 마친 뒤 본격적인 ‘하투’(夏鬪)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장 현대차 노조는 오는 10일과 14일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하기로 했다. 8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여는 기아차 노조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GM은 이미 지난달 17일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국GM의 철수설도 다시 등장했다. 최근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GM의 철수 가능성을 거론했다. 산은이 한국GM 지분을 매각하는 올 10월 이후애는 사실상 철수를 견제할 세력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을 때마다 나타나는 것이 위기설이지만 이렇게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는 경우는 드물었다”면서 “8월 한 달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전체 국내 자동차 산업의 명운을 가를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비타민D가 뇌에 미치는 영향

    [김태의 뇌과학] 비타민D가 뇌에 미치는 영향

    요즘처럼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엔 시원한 에어컨이 돌아가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에어컨을 만든 사람에게 노벨상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다. 할 수만 있다면 하루 종일 더운 곳을 피해 실내에만 있고 싶다. 더위 때문이 아니더라도 현대인은 대체로 하루의 90%를 실내에서 생활한다. 이 같은 현대인의 생활 패턴이 건강에 특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추정은 ‘합리적 의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햇빛에 노출될 때 피부에서 합성하는 비타민D는 중요한 연결고리일 수 있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한국인의 93%가 혈중 비타민D 결핍 상태로 나타났다. 비타민D는 뼈를 튼튼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고, 암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뇌건강에도 영향을 미칠까. 비타민D 그 자체로는 인체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간과 콩팥을 거치면서 활성화돼야 한다. 그런데 호주 퀸즐랜드대 데릴 아일스 교수는 콩팥에서 비타민D 활성화를 조절하는 효소가 인간의 뇌 안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활성화된 비타민D는 세포막의 ‘비타민D 수용체’와 결합한 뒤 ‘레티노산 수용체’와 복합체를 형성하고 세포 핵 안으로 들어가 DNA에 결합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한다. 따라서 비타민D가 뇌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보려면 비타민D 수용체가 많이 발현되는 뇌 부위를 살펴봐야 한다. 비타민D 수용체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에서 많이 발현된다. 또 도파민 뉴런(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합성해 방출하는 신경세포)이 많은 ‘흑질’이라는 뇌부위에서도 많이 발현된다. 흑질 도파민 뉴런의 소실이 파킨슨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일본 지케이의대 미쓰요시 우라시마 교수는 1년간 비타민D를 투여하면 ‘파킨슨병’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임상시험에서 확인한 바 있다. 비타민D 결핍은 치매의 원인인 ‘알츠하이머병’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2015년 미국 럿거스대 조슈아 밀러 교수팀은 비타민D 결핍 정도가 심할수록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현저히 빨라지는 것을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다. 비타민D는 뇌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퀸즐랜드대 존 맥그래스 교수는 4229명의 산모와 신생아를 대상으로 임신 중기 혈중 비타민D 수치를 측정하고 주기적으로 ‘자폐증’ 관련 경향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임신 중기에 비타민D 결핍 증상이 생기면 일반 신생아와 비교해 자폐증 발생 위험이 2.42배 높아졌다. 비타민D 결핍이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기전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근골격계 통증 유발, 염증 유발 물질 발생, 하지불안증후군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채창호·손준석 성균관대 교수팀은 실내 작업자 1472명을 조사해 비타민D 결핍이 있는 사람의 수면 질이 낮고 잠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며 수면 시간도 짧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렇듯 비타민D는 파킨슨병, 치매, 자폐증, 수면장애 등 다양한 신경정신질환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비타민D는 비타민A·B·C와 달리 우리 몸에서 생산 가능하다. 현대인은 햇빛을 볼 기회가 점점 줄어 이런 자체 생산기능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더위도 이제 막바지다. 선선한 계절이 오면 뇌건강을 위해 야외로 나가 햇빛 속에서 비타민D 합성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다.
  • 부산대 등 부산지역 대학들도 내년 대입 입학전형료 일제히 인하-5~17%.

    부산지역 대학들이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부터 입학전형료를 5∼17% 내린다. 국립인 부산대는 정부의 입학전형료 인하 방침에 따라 올해 하반기 수시모집부터 입학전형료를 일제히 10% 인하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부산대는 지난해 논술전형 6만원,학생부종합전형이 3만5000원이었으나 이번 인하 조치로 올해는 전형료를 5만4000원,3만1500원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부경대는 학생부종합전형 및 학생부교과 전형료(면접기준)의 경우 4만5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조정하는 등 모두 11개의 입학전형료를 평균 5.9% 내린다. 역시 국립인 한국해양대는 4.9% 인하하는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사립대학들도 입학전형료 인하에 동참한다. 동아대는 학생부 종합전형료 15%, 교과전형 20%, 실기전형 17.5%로 낮추는 등 모든 전형에서 평균 17.5% 인하한다. 이에 따라 학생부 종합전형료는 5만5000원에서 4만6750원으로, 교과전형은 3만원에서 2만4750원으로 각각 내린다.평균 입학전형료가 12억원~13억원이었던 동아대는 이번 인하결정으로 전형료수입이 2억여원 줄어들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동의대가 11.1%,동서대 11.7%,경성대 13.5%,동명대 13.7%,신라대 11.5%,영산대는 17% 내리기로 했다. 동의대는 3만원이던 학생부 전형료는 2만7000원,실기 전형료는 7만원에서 12.9% 내린 6만1000원으로 책정했다. 부산지역 대학은 입학전형료 인하 정책으로 재정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부산의 한 대학 관계자는 “부산지역 대학 입학전형료 수입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 대학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며“ 전형료 인하로 당장 하반기 입시설명회 등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서울대가 2018학년도 대입 전형료를 15.5% 인하하기로 하는 등 수도권 지역 주요 대학들은 15% 안팎으로 전형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부고]

    ●이정호(인제의대 명예교수·전 대한노인정신의학회장)씨 별세 이원희(이원희안과 원장)씨 남편상 혁진(미국 텍사스여자대 교수)성민(이원희안과 원장)씨 부친상 김호정(변호사)씨 시부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2)3010-2262 ●김재환(전 삼성물산 전무)씨 모친상 최현섭(세무사)씨 장모상 유수영(경일중 교사)씨 시모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2)3410-3151 ●추인석(전 금융통화위원·전 한국은행 이사)씨 별세 현광(의정부 추병원 원장)현승(성균관대 교수)씨 부친상 공원영(수원대 교수)씨 시부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95 ●민경훈(서울한의원 원장)경삼(한국야구위원회 육성부위원장·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단장)씨 모친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410-3151 ●김인희(키애드 대표)씨 부친상 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2227-7500 ●서홍(한양 주택사업본부 부사장)씨 모친상 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2)2258-5940 ●양길식(파이낸셜뉴스 AD기획국 판매부 부국장)씨 부친상 5일 전남 구례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61)783-4344 ●김해룡(전 가톨릭의대 교수)씨 별세 경리(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씨 부친상 한광현(티에스아이텍 대표이사)씨 장인상 6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2)2258-5940 ●김영조(HMG 퍼블리싱 부국장)김영일(에이캐스트 대표)김완철(광양 나실인교회 목사)씨 장모상 5일 고려대 구로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70-7606-4166
  • 영화 ‘군함도’를 바라보는 4개의 시선

    영화 ‘군함도’를 바라보는 4개의 시선

    지난달 26일 개봉한 영화 ‘군함도’를 둘러싸고 동북아 국가들이 각양각색의 반응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8일 일본 산케이 신문은 “영화 ‘군함도’는 거짓, 날조되었다”, “소년 광부는 존재하지 않았다”, “‘군함도’는 하시마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반대하는 운동의 일환”이며 ”한·일간 재산 청구권 문제는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개봉 전인 영화 ‘군함도’를 두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에 류승완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군함도’는 철저히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만들었다. 일본은 과거사가 드러나면 불리해지기 때문에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밝은 것과 어두운 것 모두를 떳떳하게 드러냈을 때 문화유산으로서 정말 가치가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자 일본 산케이 신문은 영화 ‘군함도’ 개봉 바로 다음날인 27일, 1면 머리기사로 개봉 소식을 전했다. 산케이은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담지 않았다“고 뻔뻔한 반응을 내보냈다. 또 ”조선인 징용공(강제징용노동자)이 갱도 내부에서 사망하는 장면과 조선인 살해 장면이 극히 잔혹하게 묘사되어 있고, 조선인 여성이 유곽으로 강제로 보내지거나 욱일기(전범기)를 찢는 장면도 있다“며 ”반일감정을 강하게 자극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군함도’ 말미에 “현재 일본 정부는 2017년 12월까지 강제 징용을 포함한 각 시설의 역사적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유네스코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자막을 두고 정치적 호소가 강한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본정부까지 나섰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군함도’의 감독이 창작된 이야기라고 했다”며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 기록영화가 아니”며 “징용공 문제를 포함해 한·일간의 재산청구권 문제는 (1965년)한일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군함도에서 과거 수많은 한국인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 강제 노역을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조준현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 영화는 감독이 밝힌 바와 같이 실제 역사적 사실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는 일본 정부가 조치를 성실하고 조속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격화되자 류승완 감독은 일본 정부와 일부 언론 매체에 입장을 밝혔다. 류 감독은 지난달 2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일본 내 일부 매체와 정부 관계자까지 나서 영화 ‘군함도’가 사실이 아니고 마치 허구로만 이뤄진 창작물인 양 평가 받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제 발언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창작물’이라는 일부 워딩만 왜곡해 편의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한편, 중국 관영 매체인 CCTV에서는 ‘군함도’를 두고 ‘항일대작’이라고 극찬하며 집중 보도했다. CCTV는 지난달 28일 아침 뉴스에서 영화 ‘군함도’와 관련해 영화 줄거리, 출연진, 관객반응, 논평 등을 5꼭지에 걸쳐 심층 보도했다. 방송은 영화 내용에 그치지 않고 2차 세계 대전 독일과 일본의 태도를 비교하는 등 일본 정부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는 태도를 비판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개봉 전 24일, 논평을 통해 일본이 ‘군함도’에서 저지른 죄악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중∙일 3국이 영화 ‘군함도’를 둘러싼 반응을 내놓자 북한도 가세해 ‘군함도’를 논평에 이용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매체인 ‘메아리’는 지난 3일 ‘영화 군함도와 민족의 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영화 ‘군함도’ 흥행은 일본 반동들에 대한 민족의 분노”라며 “군함도와 같은 과거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으려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궤변을 펼쳤다. 이렇게 동북아시아 국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6일 개봉해 역대 최고의 오프닝 신기록(97만명), 최단 기간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씨줄날줄] 위르겐 힌츠페터/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위르겐 힌츠페터/이순녀 논설위원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택시 운전사’가 흥행하면서 영화 속 외신 기자의 실제 모델인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가 재조명되고 있다. 영화는 1980년 5월 19일 계엄령하의 광주에 잠입해 군부 독재가 저지른 참혹한 살상 현장을 카메라에 생생히 담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그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 ARD-NDR 동아시아 특파원으로 도쿄에 주재하던 힌츠페터는 녹음을 담당하는 동료 기자와 함께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광주로 가는 길목이 모두 차단된 상태에서 택시 기사는 기지를 발휘해 샛길을 찾아 이들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줬다. 21일 광주에서 빠져나온 힌츠페터는 필름을 과자 상자에 담아 도쿄로 돌아왔다. 이튿날 독일에서 영상이 방송되자 큰 파문이 일었고, 이후 CBS 등 다른 외신들도 광주 취재에 나섰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는 23일 다시 광주로 돌아와 계엄군이 철수하고, 시민 자치가 된 해방 광주의 모습을 촬영했다. 그해 9월 독일에서 ‘기로에 선 한국’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다큐멘터리는 1980년대 중반 ‘광주민중항쟁의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대학가 등지에서 상영되며 1987년 민주화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의대에 다니다 1963년 카메라기자로 입사한 힌츠페터는 1967년 홍콩 지부로 발령받아 베트남 전쟁 등을 취재했고, 1973년부터 1989년까지 동아시아 특파원으로 활약했다. 1986년 11월 광화문 시위 취재 중 사복경찰에 맞아 중상을 입기도 했다. 1970~80년대 한국의 안타까운 상황을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일까.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달랐다. 2004년 심장병으로 쓰러졌을 때 가족에게 “광주 망월동 묘지에 묻히고 싶다. 몸이 못 가면 사진과 위패라도 광주에 보내 달라”고 했다. 건강을 되찾아 2005년 5·18 2주년 때 광주를 방문했을 당시 5·18기념재단에 직접 손톱과 머리카락을 맡기기까지 했다. 지난해 1월 25일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이 유품은 망월동 5·18 옛묘역에 안치됐다. 힌츠페터는 광주까지 태워 준 택시 기사를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워했다. 그가 2003년 송건호언론상 수상 소감에서 “1980년 5월 나를 안내해 준 용감한 택시 기사에게 감사한다”고 말한 게 영화의 모티브가 됐다.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는 제작진이 생전에 인터뷰한 힌츠페터의 모습이 나온다. “당신을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말하는 힌츠페터의 떨리는 목소리가 큰 울림을 안겨 준다. 끝내 택시 기사를 만나지도, 영화의 완성을 보지도 못한 그를 대신해 부인이 오는 8일 방한한다.
  • 서울대 교수들 사회 취약계층 돕기 위해 뭉친다

    서울대 교수들 사회 취약계층 돕기 위해 뭉친다

    “국내외 취약 계층을 돕거나 빈민촌을 정비하는 데 의학, 농학, 공학 등 교수들의 다양한 전공 지식을 활용하면 좋겠다 싶어 하나로 뭉쳤습니다.”유영제(왼쪽)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식 출범을 앞둔 서울대 사회공헌교수협의회(공헌협)의 설립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공헌협은 서울대 교수들이 사회공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단체로, 유 교수와 안규리(오른쪽) 의대 교수가 공동 회장을 맡았다. 그동안 전공 분야별로 사회공헌 활동이 이뤄져 왔지만 교수들이 협의회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유 교수는 “사회공헌에 힘써 온 교수들 사이에서 협의회를 하나 만들자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실현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미네소타 프로젝트’로 서울대의 발전에 큰 도움을 주었듯 서울대도 개발도상국을 더 체계적으로 돕자는 취지에서 협의회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헌협은 오는 30일 관악캠퍼스 엔지니어하우스에서 출범을 기념하는 워크숍을 열고 향후 활동 계획을 논의한다. 서울대 교수 5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한다. 유 교수와 안 교수는 워크숍에서 각각 ‘서울대 공헌협의 역할과 비전’, ‘라파엘 활동과 서울대 교수로서의 사회공헌’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다. 유 교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면서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유 교수는 2009년 ‘국경 없는 과학기술자회’를 만들어 적정기술(특정한 지역의 정치·문화·환경적 사정에 알맞은 해법을 제시해 주는 기술) 보급에 앞장섰다. 안 교수는 약 20년 동안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료 진료소인 ‘라파엘클리닉’을 이끌어 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19개 국·공립대, 입학금 폐지…서울시립대·부경대·한국교원대 등

    19개 국·공립대, 입학금 폐지…서울시립대·부경대·한국교원대 등

    전국 각 지역의 19개 국·공립대학들이 입학금을 폐지한다. 전형료도 낮추기로 했다.지역중심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3일 대전에서 임시회의를 열고, 협의회 소속 대학들이 입학금을 없애고 전형료를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의회 회장인 김영섭 부경대 총장은 “학생 수가 줄고 등록금이 계속 동결돼 대학들도 사정이 좋지 않지만 국·공립대는 (사립대에 비해) 입학금이 높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폐지하기로 했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전했다. 협의회에는 부경대와 강릉원주대·경남과학기술대·공주대·군산대·금오공대·목포대·목포해양대·서울과기대·서울시립대·순천대·안동대·창원대·한경대·한국교원대·한국교통대·한체대·한국해양대·한밭대가 속해 있다. 2018학년도에 이들 19개 대학에 입학할 신입생들은 입학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미 군산대는 전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달 말 입학금 폐지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입학금이 폐지되는 대학은 총 20곳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학년도 기준 국립대의 1인당 평균 입학금은 14만 9500원이다. 교육부 소관 국립대 39곳의 2015회계연도 세입 자료를 살펴보면 입학금 수입(111억원)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지역중심 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최근 이슈가 된 입학전형료를 다음 달 실시하는 수시전형부터 5% 이상씩 낮추기로 했다. 구체적인 인하폭은 각 대학이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 정한다. 2017학년도 입시에서 국·공립대의 수시·정시모집 평균 전형료는 3만 3092원, 사립대 평균 전형료는 5만 3022원이었다. 한편 고려대를 비롯한 8개 대학 총학생회와 전한련(한의대·대학원학생회연합), 참여연대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입학금을 폐지한 군산대(국립)의 결정에 다른 대학들도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리 사학재단 폐교 땐 한 푼도 못 챙긴다

    비리 사학재단 폐교 땐 한 푼도 못 챙긴다

    재학생은 주변 대학 특별 편입… 교직원 고용 승계 등 구제책 없어 교육부가 비리 사학재단이 폐교할 경우 청산한 재산을 옛 재단 관계자들이 가져가지 못하도록 사립학교법 개정을 추진한다. 설립자의 교비 횡령을 포함한 각종 재단 비리로 논란을 빚은 전북 남원시 서남대에 대해 폐교 절차를 밟으면서 강력한 대학 구조개혁도 진행하기로 했다. 폐교 절차에 따라 재학생들은 주변 대학으로 특별 편입되지만 교직원들에 대한 구제책이 없는 데다 유일한 대학이 사라지는 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교육부는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삼육대)이 제출한 학교법인 서남학원 정상화 계획서(인수안)에 대해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두 곳 모두 서남대 정상화를 위해 각각 1000억원 이상씩의 재정투자를 담은 정상화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교비 횡령액 변제에 대해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 법원 판례는 설립자 횡령으로 발생한 교비 손실을 학교법인이나 학교 정상화에 참여한 재정기여자가 채우도록 돼 있다. 삼육학원은 서남학원 소속의 한려대를 폐지해 매각대금을 확보하고, 종전이사 측의 재산 출연으로 횡령금을 변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립대의 방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육부가 종전이사 중심 정상화를 우선 승인한 뒤 시립대가 서남대 남원캠퍼스를 매입하면 종전이사 측이 그 매각대금으로 횡령금을 갚도록 하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비리를 저지른 종전이사 측을 중심으로 한 정상화는 옳지 않다”면서 “의대 유치에만 주된 관심을 보여 교육의 질 개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폐교 절차에 들어가면 재학생들은 주변 대학으로 특별 편입돼 학습권을 보장받는다. 지금까지 강제 학교 폐쇄 명령을 받거나 자진 폐교한 아시아대, 명신대, 선교청대, 개혁신학교, 광주예술대, 경북외대 등 10곳으로 학생들 모두 주변 대학에 특별 편입했다. 서남대 의대 재학생 49명은 전북 지역에 있는 전북대와 원광대 의대 정원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역 의료인 양성을 목적으로 의대 정원에 대해 지역별 할당제를 적용한다.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들이 옮겨가면 전북 지역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순천대나 목포대가 있는 전남 지역도 의대 정원 확보를 염원하고 있어 의대 정원 확보를 놓고 각축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 정원은 교육부가 혼자서 결정할 수 없다”면서 “폐교가 진행되면 보건복지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폐교 이후 200여명의 교직원에 대한 고용유지 대책이 없는 점도 고민거리다. 현행 사립학교법 35조(잔여재산의 귀속)는 해산한 학교법인의 잔여재산을 ‘정관으로 지정한 자’에게 귀속하도록 규정한다. 이런 까닭에 교육부는 앞서 폐쇄된 대학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환수금을 제대로 징수하지 않아 교직원이 퇴직금도, 밀린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렸다. 한 서남대 교직원은 “서남대 폐교 후 재산을 처분하면 그 총액이 600억~700억원쯤 될 것”이라며 “설립자 이홍하씨의 횡령으로 변제해야 할 333억원과 교직원들 체납 임금 200억원을 청산해도 현재 이씨의 딸이 운영 중인 신경학원이나 서호학원으로 수백억원이 보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사학법 개정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영진 부정·비리로 대학이 폐교될 때 부정·비리 해당액과 교수 및 직원 체납 임금 변제에 필요한 금액을 국고로 귀속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비리 사학에 대한 구조개혁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생 여력이 없는 대학을 그대로 두기보다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게 대학의 미래를 위해 더 나을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교육부는 앞서 2014∼2017년 ‘1주기 대학 구조개혁평가’를 진행했다. 내년부터 이어질 2주기 구조개혁평가에서 비리 사학이 퇴출 1순위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편 서남대 정상화 촉구 전북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비롯한 전라북도의회, 남원시의회 등은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성명을 내고 “지역을 황폐화하는 ‘서남대 죽이기’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저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절박한 말기 암환자 등친 ‘돌팔이’ 의사 검거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말기 암 환자들을 ‘암 완치 신약’이 개발됐다는 말로 현혹해 수 억원을 가로챈 가짜 의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대부분 더이상 치료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환자들이었다. 가짜 신약으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환자도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일 말기 암 환자들에게 가짜 약을 주사한 김모(56)씨 등 3명을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한의사 오모(4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총 13명의 피해자들에게 가짜 약을 투약해 3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총책 역할을 한 김씨는 환자들에게 국내 명문의대를 졸업했고 필리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중국 유명 의대에서 중의학을 수료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모두 거짓이었다. 김씨가 암 치료제라며 투약한 ‘산삼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재생 신약’은 경기 남양주의 무허가 공장에서 만들어진 불법 약품으로 진통제와 국소마취제, 항생제, 비타민 등으로 된 혼합제제였다.  김씨는 말기 암 환자들에게 “3개월이면 암이 완치된다”고 거짓말을 했다. 김씨는 “국내에서 이 약을 투여하는 것은 불법이니 해외로 가자”며 환자들을 베트남 하노이로 데려가기도 했다. 현지의 한 아파트에서 1인당 400만원에서 최대 7500만원까지 받고 불법 의료행위를 한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절박한 환자들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거액의 돈을 김씨에게 낼 수밖에 없었다.  특히 김씨는 환자들의 의심을 지우기 위해 실제 한의사인 신모(45·구속)씨가 환자들에게 가짜 약을 주사하도록 했다. 환자 가운데 일부는 통증이 완화되는 등 증상이 호전되기도 했지만, 이는 가짜 신약에 포함된 스테로이드나 진통제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로부터 불법 시술을 받다가 세상을 떠난 환자도 2명 있었다.  경찰은 이들의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말 이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가짜의사 일당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시, 서남대 폐교 결정에 반발…“의대 인수하려 했는데”

    서울시, 서남대 폐교 결정에 반발…“의대 인수하려 했는데”

    서울시립대 통해 서남대 의대를 인수하려던 서울시가 교육부의 서남대 폐교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서울시는 2일 성명서를 내 “5년간 2070억원에 이르는 재정 투자를 통해 서남대를 정상화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을 교육부가 반려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삼육대)이 제출한 학교법인 서남학원 정상화 계획서(인수안)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서남대에 대해 ‘폐교’ 가능성을 포함해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인수안대로라면 서남대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비리재단 관계자를 경영에서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립대와 삼육대가 서남대 ‘의대’ 인수에 초점을 뒀기 때문. 이에 서울시는 “지역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교직원 고용 승계와 체불임금 보전, 의학교육 인증 등 정상적 학사운영을 위해 (서남대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었다”며 “교육부는 지난 2년여간 정상화 추진에 진척이 없었음에도 새롭게 정상화를 추진하려는 서울시의 제안을 반려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립대의 서남대 의대 인수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면, 대기업 유치보다도 훨씬 큰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폐교 조치가 현실화되면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서울시는 주장했다. 시는 서남대 폐교가 근본적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폐교가 비리 사학에 대한 강력한 징계처럼 보이지만, 학교 캠퍼스 등 재산이 횡령 행위자가 세운 재단에 귀속되어 실제로 사학이 불이익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교육부 “서남대 폐교”…부실사학 구조조정 신호탄

    교육부가 서남대 인수 계획서를 제출한 서울시립대와 삼육대에 계획 반려를 통보하기로 했다. 인수 불가가 결정되면 재단 이사장 비리로 5년 동안 논란을 거듭했던 서남대 사태는 폐교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서울시립대와 삼육대의 인수 계획을 검토했지만 정상화에 적합한 방안이 아니어서 반려하기로 했다”면서 “두 대학의 인수 계획을 돌려보낸 뒤 폐교를 포함해 서남대의 미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2일 계획 반려를 공식 발표한다. 이후 내릴 결정은 사실상 폐교 조치밖에 없다는 게 교육부 측의 설명이다. 교육부의 이 같은 결정은 부실이 심각한 ‘한계 대학’을 없애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학비리 척결을 강조한 현 정부의 공약과도 맞물려 있다. 서남대는 2012년 이홍하 당시 이사장이 교비 1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이후 재정 운영에 곤란을 겪고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서 폐교 위기에 놓였다. 학교법인 서남학원은 이와 관련, 지난 4월 이사회를 열어 대학 인수를 희망한 4곳 가운데 삼육대와 서울시립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사태 해결에 나섰다. 교육부는 5~6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서남대 정상화 안건을 올리고 두 곳 중 한 곳을 선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대학의 재정 기여 계획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교육부는 6, 7월 두 차례 보완을 요구했다. 삼육대가 10년간 1650억원, 서울시립대는 5년간 2070억원을 내고 서남대를 정상화하겠다고 했지만 교육부는 미흡하다고 봤다. 교육부는 두 대학 인수 계획을 돌려보내는 이유로 재정 지원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한 점을 꼽았다. 교육부는 구재단의 교비 횡령금 330억원 변제를 요구했지만 두 대학 모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의대 인수에만 집중하는 점도 문제가 됐다. 관계자는 “두 대학 모두 의대 외에 다른 학과들에 대해서는 대책이 거의 없었다. 이런 계획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폐교 절차가 진행되면 일반 학과 학생들은 주변 대학 유사 학과로 편입된다. 다만 의대에 한해서만은 교육부가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12일 서남대에 의대 신입생 100% 모집 정지를 통보했다. 서남대 관계자는 “학교가 폐교하면 1600명의 학생이 갈 곳을 잃게 되고 200여명의 교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교육부의 ‘구조조정 실적 쌓기’에 우리가 왜 희생양이 돼야 하느냐”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서남대 이번 주 운명 결정…폐교 절차 밟는다

    교육부가 서남대 인수 계획서를 제출한 서울시립대와 삼육대에 계획 반려를 조만간 통보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인수 불가가 결정되면, 재단 이사장 비리로 5년 동안 논란을 거듭했던 서남대 사태는 폐교 절차에 들어서면서 막을 내릴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서울시립대와 삼육대의 인수계획을 검토했지만, 정상화에 적합한 방안이 아니어서 반려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두 대학의 인수 계획을 돌려보낸 뒤, 폐교를 포함해 서남대의 미래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르면 이번주 내 계획 반려를 공식 발표한다. 이후 밟을 과정은 사실상 폐교 조치밖에 없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서남대는 2012년 이홍하 당시 이사장이 교비 1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이후 재정 운영에 곤란을 겪고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서 폐교 위기에 놓였다. 학교법인 서남학원은 이와 관련 지난 4월 이사회를 열어 대학 인수를 희망한 4곳 가운데 삼육대와 서울시립대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사태 해결에 나섰다. 교육부는 5∼6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서남대 정상화 안건을 올리고 두 곳 중 한 곳을 선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대학의 재정 기여 계획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교육부는 6·7월 두 차례 보완을 요구했다. 삼육대가 10년간 1650억원, 서울시립대는 300억원을 내고 서남대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교육부는 이마저도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 교육부는 두 대학 인수 계획을 돌려보내는 이유로 재정지원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한 점을 꼽았다. 교육부는 구 재단의 교비 횡령금 330억원 변제를 요구했지만, 두 대학 모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의대 인수에만 집중하는 점도 문제가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두 대학 모두 의대 외에 다른 학과들에 대해서는 대책이 거의 없었다. 이런 계획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수자가 나서야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 학교 정상화를 추진하지만, 반려하게 된 이상 남은 것은 폐교 절차밖에 없다. 폐교 절차가 진행되면, 일반 학과 학생들은 주변 대학 유사 학과로 편입된다. 다만 의대에 한해서만은 교육부가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12일 서남대에 의대 신입생 100% 모집정지를 통보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대상포진 고통, 72시간이 ‘치료 골든타임’

    [메디컬 인사이드] 대상포진 고통, 72시간이 ‘치료 골든타임’

    환절기나 추운 겨울에 갑자기 열이 나고 몸이 쑤신 듯 아프면 감기몸살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2~3일씩 통증이 이어지면 감기몸살이 아닐 수 있습니다. 특히 50대 이상 중·노년이라면 의심해야 할 질병이 따로 있는데요, 바로 ‘대상포진’입니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신경조직에 남아 있다가 몸의 면역기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하면서 생기는 병입니다. 감기몸살과 비슷한 오한과 발열, 붉은 반점과 수포가 띠 모양으로 나타나며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지요. 특히 여름철 심한 무더위에 시달리면서 면역력이 약해지면 발병 위험이 커집니다.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2~2016년 월평균 대상포진 진료인원을 분석해 보니 5월에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해 8월에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월에는 병원을 찾은 환자가 6만 2000명이었지만 8월에는 8만명에 이르러 격차가 1만 8000명이나 됐습니다. 환자는 중·노년층이 많습니다. 지난해 대상포진 진료인원 중 50대 이상이 72.9%였습니다. 또 여성 환자가 65.9%로 남성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민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대상포진이 50세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것은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며 “최근에는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로 젊은층에서도 대상포진 환자가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50세 이상이면서 폐경을 겪은 여성은 면역력이 급격하게 저하돼 대상포진을 앓을 위험이 높아진다”고 덧붙였습니다. ●극심한 통증 생긴 뒤 피부발진 증상 대상포진을 무리한 육체노동으로 인한 통증으로 여겨 파스를 붙이거나 피부 발진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극심한 통증이 생긴 뒤 피부 발진이 나타나면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합니다. 통증이 먼저 나타나는 이유는 수두 바이러스가 먼저 신경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신민경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증상이 없거나 가려운 수준의 일반적인 피부 발진과 달리 대상포진은 통증이나 이상감각이 먼저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증은 따가움, 찌릿함, 쑤시는 느낌, 피부가 타는 듯한 느낌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캐나다 맥길의대 분석에서는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이 수술 뒤 통증이나 출산 고통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극심한 통증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입니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따르면 백신 접종으로 60대 이상에서 대상포진 발생 위험은 50%, 신경통 위험은 60%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나이가 많을수록 예방 효과는 낮은 것으로 나타나 비용 대비 효과는 60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60세 이상 노인에게 접종을 권장합니다. 반면 50대 이하는 신경통 발생 빈도가 낮아 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번 접종하면 최소 3년 이상 효과를 봅니다. 박기덕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면역 억제 치료를 준비 중인 환자나 고령층처럼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운동을 해야 합니다. 박 교수는 “면역 세포 강화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D 합성을 위해 매일 20분 이상 햇빛을 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햇빛이나 운동이 몸에 좋다고 해서 체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운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 교수는 “60세 이상이라면 체력에 부담을 주는 강도 높은 운동이나 일, 여행은 피해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꾸준히 치료하면 3개월 이내 효과 대상포진은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가 어려워집니다. 신경 손상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도 커집니다. 박 교수는 “대상포진 치료 골든타임인 72시간 이내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신경통’입니다. 수포가 생긴 자리를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통증이 나타나고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나 머리카락이 닿기만 해도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이 생깁니다. 얼굴 부위에 대상포진이 생기면 안면 신경마비나 각막염, 시력 손상이 생길 위험이 있고 중추신경으로 침범할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신 교수는 “귀 신경을 침범해 이명이나 안면마비, 현기증, 난청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통증 치료는 쉽지 않지만 꾸준히 치료하면 3개월 이내에 절반 이상의 환자가 치료 효과를 봅니다. 이 교수는 “초기 진단과 항바이러스제 투여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출소 앞둔 조두순…나영이 아버지 “정부가 조두순 영구 격리 약속했는데…”

    출소 앞둔 조두순…나영이 아버지 “정부가 조두순 영구 격리 약속했는데…”

    2008년 8살 여아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저질러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흉악범 조두순(64)이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두고 있다. 조두순이 출소하게 되면 현행법에 따라 그의 얼굴과 실명, 나이, 거주지 등 신상정보가 5년 동안 공개된다.하지만 이렇게 조두순의 죗값은 사라져 가지만, 피해자와 그의 가족의 고통은 여전하다. 피해자 나영이(17·가명)는 그날 이후로 총 다섯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또 사건 발생 이후 3년 동안 해바라기센터에서 집중 심리치료를 받았다. 피해자 나영이(17·가명)의 아버지 A(64)씨는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그 이후가 시작이었다”고 털어놨다. 30일 보도된 인터뷰 내용을 보면 A씨는 ’나영이 몸이 불편한데 공부하느라 힘들어 하지 않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했다. “아이가 주변에 ‘꼭 의사가 돼서 사회에 받은 만큼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의대에 가고 싶어 한다. 학교도 빠진 적이 거의 없다. 몸이 아프면 어지간히 ‘쉴래’ 할 만도 한데 지난해부턴 밤샘 공부도 한다. 의지는 큰데 아무래도 아이가 영구 장애가 있으니 힘들다. 3년을 치료하고 뒤늦게 공부하다 보니 다른 아이들보다 처질 수밖에 없다. 자식을 지키지 못한 부모로서 가난만은 물려주고 싶지 않다. 성폭력 피해자라고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고 싶은데…. 좌절될까 봐 그게 걱정이다.” A씨에 따르면 나영이가 중학교 3학년 무렵 집안은 매일이 살얼음판이었다고 한다. 가족들과의 대화를 피하고 방에 불을 꺼놓거나 커튼을 치고 살았다. 작은 지적에도 예민해 하고 온 집안의 전기 코드를 뽑아 놓기도 했다. A씨는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걸 꺼리는 딸을 위해 무전기를 생각해 냈다. 주파수를 알면 얼굴도, 이름도 알릴 필요 없이 익명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취미활동이었다. A씨가 먼저 배워서 나영이에게 사용법을 가르쳐줬다. 어느 날 무전을 하던 나영이 방에서 킥킥,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나영이 가족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긴 조두순이 약 3년 뒤에 출소한다. A씨는 “워낙 인간이 아니다 보니 ‘법은 내 손 안에 있다’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나. 언론에 난리가 나니 법무부 장관이 교도소에 가서 조두순을 직접 만났다(2009년 이귀남 법무장관이 조두순이 수감된 청송교도소를 방문). 영구 격리시키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그 약속 지킬 수 있나”라면서 “이제 그분 장관이 아니지 않나. 정부에서 약속한 게 립서비스에 불과한 건지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다른 곳으로 이사할 경제적인 여유도 없을뿐더러 정부를 믿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조두순 사건 이후로) 성범죄자 형량도 늘고 좋아졌다. 해바라기센터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지만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는 전체의 10%도 안 될 거다”라면서 “우리 아이도 심리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는데 갈 수가 없다. 센터들이 평일 아침 9시에 오픈해 오후 5시면 끝난다. 너무 멀리 있다. 거기에 누가 가나. 아이들인데 학교 빠지고 가나. 공급자 마인드다. 피해자는 모든 게 조심스럽다. 상처가 있는 아이들은 최대한 남의 눈에 안 띄고 빨리 끝내길 바란다. 선생님들이 방문 진료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바라는 점’을 묻는 중앙선데이 질문에 답한 A씨의 말은 아래와 같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 가르쳐 놓고 우리 책임은 다 해주고 가야되지 않겠나. 부모 입장에선 험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고 싶다. 우리 아이가 앞으로 성인이 됐을 때 ‘과거에 내가 성폭력 피해자다’라고 할지라도 사회에서 손가락질받지 않도록 말이다. 성폭력 피해자든 아니든 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놓는 것이 자식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서 마지막 일이 아니겠느냐. 그걸 항상 생각할 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논란의 바다 위 ‘군함도’

    논란의 바다 위 ‘군함도’

    영화 ‘군함도’가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지난 26일 개봉 이후 배우들의 명연기에 호평이 쏟아지지만 동시에 역사 왜곡, 평점 테러, 스크린 독과점 등 각종 논란도 이어진다. 일단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영화를 보고 나온 김모(38)씨는 “영화가 조선인 강제 징용의 참상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저 총질만 해대는 전쟁영화였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대로 최모(37)씨는 “우리 조상이 겪었던 비극적 현실을 잘 묘사한 것 같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이렇게 반응이 엇갈리는 이유는 영화의 장르에 대한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흥행성을 강조한 ‘대중영화’로 보면 역사적 의미가 조금은 덜해도 충분히 후한 평가를 내릴 만하지만, 일본제국주의의 조선인 강제 징용이라는 역사적 상처를 폭로한다는 데 방점을 찍어 보면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주로 역사에 해박한 관람객일수록 영화 ‘군함도’에 혹평을 내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평가의 연장선에서 ‘네이버 영화 평점’ 조작설도 불거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군함도’의 네티즌 평점은 개봉 전 8점대를 기록하다 개봉 후 4점대로 뚝 떨어졌다. 일부 극우 성향의 네티즌들이 조직적으로 평점을 조작하고 있다는 풍문도 돈다. 인터넷에서 악평을 내놓는 이들 상당수는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상업성 영화’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한국과 일본 간 ‘역사 왜곡’ 논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일본 측이 “단순한 창작물에 불과하다. 허구이고 왜곡된 역사”라며 극렬하게 반발하고, 우리 외교부가 “군함도에서 강제 노역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반박하는 형국이다. 결국 영화를 만든 류승완 감독까지 나서 이날 입장문을 냈다. 그는 “일본이 저의 발언 중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창작물’이라는 워딩만 왜곡해 편의대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조선인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역사인식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또 영화가 일본의 만행 고발이 아닌 ‘탈출 영화’라는 비판에 대해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피맺힌 한을 ‘대탈출’이라는 콘셉트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흥행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개봉 첫날 사상 최대인 2027개의 스크린을 독점한 데 따른 ‘만들어진’ 흥행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서너 개의 대기업이 영화 제작과 배급, 극장을 장악해 특정 영화를 흥행 순위 1위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과도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덜 늙는 비결…뇌속 노화조절 세포 발견

    사람은 누구나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어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노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대 의대 둥성 카이 교수팀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줄기세포가 노화 속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계 과학자 김민수 박사도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28일자에 발표됐다. 뇌 시상하부는 체온 조절, 섭식 조절, 정서 조절, 내분비 호르몬 조절 등 성장, 발달, 번식, 신진대사 같은 신체의 중요 기능에 관여하는 인체기관이다. 연구팀은 생쥐의 뇌를 관찰하던 중 시상하부에 있는 신경줄기세포의 숫자가 나이를 먹을수록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평균수명이 2년인 생쥐들은 생후 10개월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해 사망하기 직전인 2살에는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사람으로 따지면 중년에 해당하는 생후 1년인 생쥐의 뇌에 바이러스를 주입해 시상하부 줄기세포를 파괴한 뒤 관찰했다. 그 결과 또래에 비해 노화가 급속하게 빨라지면서 기억력, 근력, 지구력 등도 감소하고 더 빨리 사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갓 태어난 생쥐에게서 시상하부 줄기세포를 채취해 생후 18개월 된 생쥐에게 주입할 경우에는 또래에 비해 노화 속도가 늦춰지고 인지능력이나 체력도 우수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이 교수는 “시상하부 줄기세포의 항노화 효과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miRNA)가 포함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사람에게서도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알아보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뇌 속에 노화 조절하는 세포가..미국 연구팀 발견, 네이처지 게재

    뇌 속에 노화 조절하는 세포가..미국 연구팀 발견, 네이처지 게재

    사람은 누구나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어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노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서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대 의대 둥성 카이 교수팀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줄기세포가 노화 속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계 과학자 김민수 박사도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28일자에 발표됐다. 뇌 시상하부는 체온 조절, 섭식 조절, 정서 조절, 내분비 호르몬 조절 등 성장, 발달, 번식, 신진대사 같은 신체의 중요 기능에 관여하는 인체기관이다. 연구팀은 생쥐의 뇌를 관찰하던 중 시상하부에 있는 신경줄기세포의 숫자가 나이를 먹을수록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평균수명이 2년인 생쥐들은 생후 10개월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해 사망하기 직전인 2살에는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이에 연구팀은 사람으로 따지면 중년에 해당하는 생후 1년인 생쥐의 뇌에 바이러스를 주입해 시상하부 줄기세포를 파괴한 뒤 관찰했다. 그 결과 또래에 비해 노화가 급속하게 빨라지면서 기억력, 근력, 지구력 등도 감소하고 더 빨리 사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갓 태어난 생쥐에게서 시상하부 줄기세포를 채취해 생후 18개월 된 생쥐에게 주입할 경우에는 또래에 비해 노화 속도가 늦춰지고 인지능력이나 체력도 우수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이 교수는 “시상하부 줄기세포의 항노화 효과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miRNA)가 포함돼 있기 때문 것으로 분석된다”며 “사람에게서도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알아보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중 양국 의료진 보완… 임상 결과 기대, 성공한다면 뇌질환 연구 불씨 다시 지필 것”

    “한·중 양국 의료진 보완… 임상 결과 기대, 성공한다면 뇌질환 연구 불씨 다시 지필 것”

    “이번에 공개된 뇌졸중 치료제 ‘뉴 2000’은 현존하는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이며 임상 진행 설계도 잘 이뤄진 것으로 판단됩니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을 지낸 데니스 최(한국명 최원규) 미국 뉴욕 스토니브룩의과대 신경학과 학과장 겸 신경과학연구소장은 지난 21일 중국에서 열린 ‘뇌졸중 치료제 임상실험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지켜본 소감을 27일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과 중국의 임상 2상은 앞으로 진행하면서 약간의 조정은 필요하겠지만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약의 기전이 좋고 양쪽 의료진이 상호 보완적인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뇌졸중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최 소장은 “뇌졸중에 대한 연구 방향이 잘못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면서 “뇌졸중은 여러 경로로 오는데 지금까지 연구는 한 가지 표적만으로 접근해 실패를 거듭했다”고 지적했다. 뇌졸중은 싱글타깃이 아닌 다중타깃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이번에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뉴 2000’이 바로 그런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신경과학회 회장과 다국적 제약사 머크사 부사장을 지낸 최 소장은 “머크사에서도 2006년 한국 기업이 개발한 ‘뉴 2000’의 기술을 이전받으려 했으나 당시 회사가 개발한 신약의 부작용으로, 피해보상에 엄청난 돈을 쓰는 바람에 포기했다”고 아쉬워했다. 최 소장은 “인류에게 큰 부담을 주는 뇌졸중을 정복한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번에 임상 2상이 성공하면 과거 실패하고 떠났던 많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회귀해 뇌질환 연구에 다시 힘을 쏟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부터 3년간 KIST 뇌과학연구소장을 지낸 동기에 대해 최 소장은 “조부와 선친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에 내가 갖고 있는 재능과 지식을 아버지 나라에 기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데니스 최 소장의 할아버지 최창식(1892~1957) 선생은 상하이 임시정부 설립을 주도하고 임시의정원 초대의원을 지낸 독립운동가이다. 일제 치하에서 황성신문 기자와 오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역사 저술물을 발간했다는 죄목으로 옥살이했다. 아버지인 최영화 박사는 1960년대 KIST 설립을 돕고 1970년 중화학공업 육성 계획을 만드는 등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데 초석을 다진 주인공이다. 그는 끝으로 “앞으로 뇌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학문과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실질적인 투자 등 두 가지로 병행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임상 네트워크를 구성해 플랫폼에 들어온 각종 아이디어들이 현실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지구촌 年1500만명 고통… 한·중 뇌졸중 신약개발 손잡다

    지구촌 年1500만명 고통… 한·중 뇌졸중 신약개발 손잡다

    한국과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양국 의료진들이 인류의 난제인 뇌졸중 치료제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뇌졸중은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신경세포가 죽는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연간 1500만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이 중 600만명이 사망하고 500만명이 영구 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치료 약물은 개발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었지만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에 들어간 220개 물질이 모두 실패했다. 안전과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국 의료진들은 “인류의 건강과 의료·과학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가 비슷한 이웃 국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의미를 더해 주고 있다.27일 경기도와 아주대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중국 저장(浙江)성 둥양(東陽)시 헝뎬(橫店)에서 ‘혁신적인 뇌졸중 치료제 임상실험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에는 국내에서 아주대병원·가천대 길병원·조선대병원·계명대 동산의료원·충북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 중국 측에서는 베이징 수도의과대 등 23개 병원 등에서 의료진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을 지낸 데니스 최(한국명 최원규) 미국 스토리브룩의과대 신경학과장 겸 신경과학연구소장과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앙헬 차모로 뇌졸중센터장 등 신경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들도 임상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양국 병원 의료진들은 국내 벤처기업인 ㈜지엔티파마가 정부와 경기도 등으로부터 연구 예산을 지원받아 개발한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 ‘뉴 2000’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각자 수행하고 있는 임상 결과와 연구 방향 등 각종 정보를 공유했다. ‘뉴 2000’을 개발한 지엔티파마는 아주대 의대 교수 출신인 곽병주 박사를 비롯한 뇌신경과학·약리학·안과학·세포생물학 분야 전문가 8명이 모여 설립한 신약개발업체이다.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승인받았으며 같은 해 9월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도 임상 승인을 받았다. 특히 중국 임상은 1·2·3상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만큼 승인 과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1상은 약물의 안전성을, 2상과 3상은 약효 및 부작용 등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한국 임상의 책임 연구를 맡고 있는 홍지만 아주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그동안 수많은 다국적 기업이 뇌 신경세포 보호제 개발에 나섰지만 실패를 거듭했다”면서 “한국과 중국의 이번 공동 연구가 뇌 질환 연구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들이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 실패한 원인은 약물의 부작용과 약효 미비 등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시도된 뇌졸중 치료제는 질환을 일으키는 하나의 표적만을 제거하는 ‘싱글타깃’으로 개발돼 왔다. 하지만 뇌졸중 발생에 따른 뇌 세포 손상은 한 가지 경로가 아니라 다중경로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최근 연구 결과 밝혀졌다. 이번에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임상 중인 ‘뉴 2000’은 한 가지 약물로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다중표적약물(멀티타깃)이라고 의료진들은 밝혔다. 뇌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글루타메이트의 독성과 활성산소의 독성을 동시에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뉴 2000’은 미국에 이어 지난해 중국에서 노인을 포함한 1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을 통해 약물의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이진수 아주대병원 신경과 부교수는 “한국과 중국의 의료진들은 경쟁자이자 협력자이다. 양쪽에서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임상 2상이 끝나면 서로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최고의 3상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는 중국 측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만 한 해 200만여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재발하거나 치료 중인 환자까지 포함하면 11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측 파트너인 헝뎬 그룹 아펠로아제약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발된 뇌졸중 신약 가운데 ‘뉴 2000’의 효능이 가장 좋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임상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의 한 의료진은 “같은 동아시아 민족으로,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데이터를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밝혔다. 신동훈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부교수는 “인류의 난제인 뇌졸중 치료제 개발을 위해 한·중 의료진들이 힘을 모았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뇌졸중 치료제 개발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첫걸음이자 양국의 우호를 증진시키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뇌졸중 치료제에 대한 한국의 임상 2상은 내년 초, 중국은 올해 말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중국 측 임상 3상을 내년 마무리하면 이후 5000억원 규모 이상의 중국 시장에 신약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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