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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전태일 50주기 맞아 비정규직 대행진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전태일 50주기 맞아 비정규직 대행진

    고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맞아 ‘오늘의 전태일’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 위에서 노동단체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비정규직 이제그만)’은 “전태일 열사가 생애 못 다 굴린 덩이를 함께 굴려 나가자”며 행진의 포문을 열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은 “IMF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코로나19 경제위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덮쳤다”면서 “전체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마지막 사회안전망인 고용보험조차 들지 못한 채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태일, 김용균과 함께 죽음을 멈추고 차별을 없애고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향해 함께 나서자”고 촉구했다. 이날 행진에는 이달 파업에 돌입한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전주 비정규직지회가 발언에 나섰다.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서재유 지부장은 “코레일의 자회사라는 이유로,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똑같은 역무원이지만 평생 최저임금을 강요당하고, 언제 쫓겨나갈까 불안해한다”면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던 열사의 외침은 이제 비정규직들의 요구가 돼 있다”고 말했다.현대자동차 전주 비정규직지회 이대우 조합원은 회사가 지급한 마스크를 들어보이며 “현장에서 분진을 치우는 과정에 먼지 바람이 많이 일어나는데 회사는 코로나를 핑계 대며 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3M 마스크를 주지 않았다”면서 “열악한 작업환경은 마스크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최근 사측이 단가가 낮은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며 얼굴에 까만 분진이 묻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사내하청업체 노동자의 모습을 공개했다. 발언 후에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기준법’, ‘노동존중’이라 적힌 종이를 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분사하자 참가자가 이를 제지하는 등 고성이 오갔다. 행진을 시작하려는 참가자들과 100인 이상의 집회를 금지한다는 방역 수칙에 따라 행진을 가로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일기도 했다.행진에 앞서 이날 오전 비정규직 이제그만은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결의대회을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한극가스공사 비정규직지부,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한국산연지회, 전국대리운전노조,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지회 등의 노동자들을 비롯해 한국마사회 고 문중원 열사의 유족 오은주씨가 목소리를 냈다. 결의대회는 전태일 열사의 동상에 머리띠를 묶으며 마무리됐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하다고, 기운없다고 단 것 즐기다간 암 걸린다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하다고, 기운없다고 단 것 즐기다간 암 걸린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운이 없을 때는 달콤한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다. 달콤한 음식이 잠시나마 기분을 전환시켜주고 기운을 북돋우기는 하지만 많이 먹을 경우는 이를 썩게 만들고 혈당을 오르게 만들어 당뇨의 위험이 높아진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단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암이 더 쉽게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의대 의과학과 연구팀은 과당이 억제된 유전자를 발현시켜 암의 발병과 전이를 촉발시킨다고 15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과당은 과일이나 꿀 등에도 포함돼 있으며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 사용된다. 설탕도 몸 속에서 과당으로 분해되는데 각종 인스턴트 식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과당 섭취도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과당의 과도한 섭취가 당뇨,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유방암, 대장암, 폐암 같은 여러 암의 발병과 진행에 관련이 있다는 역학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렇지만 과당이 암으로 연결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과당을 대사시키는 효소(KHK-C)와 과당을 대사시키지 않는 과당인산화효소(KHK-A)가 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유방암 세포를 이식한 뒤 15% 농도의 과당액을 섭취시키고 KHK-C, KHK-A 활성화 정도에 따른 암의 성장과 전이 경향을 관찰했다. 그 결과 KHK-C 효소가 많은 생쥐는 암의 발생이나 전이가 잘 일어나지 않았지만 KHK-A 효소가 많은 생쥐는 유방암 세포가 더 커지고 폐를 비롯한 다른 장기로도 쉽게 전이되는 것이 확인됐다. 박종완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식재료에 많이 이용되는 과당이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 뿐만 아니라 암 전이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암환자가 영양보충을 위해 과당이 함유된 식단을 이용할 경우 어느 정도 과당섭취가 적당한지 파악하기 위해 추가연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마스크에 구멍 내고 담배 뻑뻑”…제주 신화월드 노조 화났다

    “마스크에 구멍 내고 담배 뻑뻑”…제주 신화월드 노조 화났다

    양이원영, ‘신화월드’ 행태 지적근로자 인권 침해 실태 심각“탈법과 불법의 아수라장” 제주 신화월드 노동자들이 고객의 갑질과 성희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12일 공개됐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신화월드 노조와 기자회견을 열고 “카지노 딜러와 노동자들 모두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고객 갑질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도 심각하다”고 밝혔다. 또 고객의 갑질과 성희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지노 노동자의 96.2%가 욕설·차별·비하 등을 당한 경험이 있고, 38.9%는 성희롱을 당해 봤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87.8%는 고객을 대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고 했고, 97.8%는 고객 응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장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객 갑질 사례 중에는 여성 직원의 특정 신체 부위를 지칭하거나 재떨이를 던진 사례가 있었다. 또 마스크 착용을 권유받은 고객이 욕설하면서 마스크의 입 부분만 찢은 뒤 그 틈으로 담배 연기를 내뿜은 경우도 있었다. 신화월드 노조 정효진 쟁의대책위원장은 “감정노동자 보호법이라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넘어가는데도 제주 신화월드 카지노는 탈법과 불법의 아수라장”이라며 “노동관계 법령의 준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사용자 측은 어떤 변화도 거부했고, 직장 내 갑질이 돌아오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신화월드는 이날 현재까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았고, 객장 내부 흡연도 허용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의협 “복지부 일방적인 협의체 구성에 유감...참여 거부”

    의협 “복지부 일방적인 협의체 구성에 유감...참여 거부”

    보건복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의약단체들과 마련한 협의체에서 보건의료 전반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에 반발하며 참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11일 최대집 의협 회장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의 일방적인 보건의료발전협의체 구성에 유감을 밝히며 참여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대응 의약단체 실무협의체’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의협을 포함한 6개 의약단체가 겪는 어려움을 정부가 청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올해 초부터 운영돼 왔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 이 협의체의 명칭을 갑자기 변경해 보건의료 전반을 다루는 기구로 바꾸겠다는 저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역 의료격차 등 보건의료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9월 4일 의정합의에서 의료계와 정부가 논의하기로 한 것인데도 타 의약단체를 포함하는 별도의 협의체를 또 구성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의체 구성 계획을 사전에 세우고 각 참여 단체의 승인을 받는 것이 그간 복지부의 관행이었다”며 “이번에는 당사자인 의약단체들과 사전협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정부가 의협과 일대일 논의구조를 회피하고 정부의 권한으로 각 단체를 움직이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의정 합의를 통해 구성하기로 한 협의체에 다른 의약단체들도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질의에 최 회장은 “의정합의는 의협과 복지부의 합의고, 다른 의약단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서 의협은 지난 8월 1일 전공과목, 지역, 종별 의료 불균형 해소와 미래의 적정의사 수 등을 논의할 의협·복지부 공동의 ‘보건의료발전계획협의체’ 구성을 정부에 제안했다. 같은달 5일 복지부도 의협·복지부의 소통을 위한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지역의료 개선 등 주요 보건의료정책 과제를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후 공공의료 등 사안을 놓고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심화했고 의료계는 전국의사 총파업(집단휴진)을 강행했다. 이후 의협과 정부는 지난 9월 4일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 협의체를 구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정합의를 타결했다. 합의문에는 복지부와 의료계가 의협이 문제를 제기하는 보건의료정책의 발전적 방안에 대해 협의체에서 논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민 교수 “지금 최순실 나오면 영웅됐을 것”

    서민 교수 “지금 최순실 나오면 영웅됐을 것”

    일명 ‘조국 흑서’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함께 쓴 서민 단국대 교수가 11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에 강연자로 나섰다. 서 교수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야당의 길’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하며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추천했다. 서 교수는 이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안 오르는 것은 국민 탓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잇단 악재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고, 이 지지율이 문재인 정권이 막 나가게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서울에서는 역전을 했을지 모르지만 전반적으로는 민주당에 뒤지고 있다”며 “정권교체의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고, 더 안타까운 것은 국민의힘의 대선후보가 사실상 없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3위를 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위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때도 30% 달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었지만 최순실 파동 때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지지율이 5% 이하가 됐다. 이것이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보수 지지자는 박 전 대통령 때문에 이 나라와 국민에게 부끄러워졌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런 사태가 이 정권에서 벌어지면 아마도 월급도 안 받고 그런 일을 하다니 좋은 것 아니냐며 그 사람(최순실)을 영웅시하는 일이 만들어지고 지지 철회도 안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관련해 “청와대의 개입이 확실해 보이고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이런 것이 민주주의 파괴 아니냐”며 “이런 사건에 대해 국민은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고 야당에 싸워보라고 하며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고 한탄했다.또 “국민 탓을 절대 안 하는 언론과 정치가 문제인 것 같다. 국민은 다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며 “국민이 진짜 주인이 되려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편의 잘못에 대해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은 민주주의 자체에 별 도움이 안되는 짓만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보수의 침체 요인으로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쇄신을 주장한 바른정당이 지지를 받지 못하고, 결국 산산이 흩어져 국민의힘에 합류한 사실을 들었다. 서 교수는 단기적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보로는 “개인적으로 한 명만 말한다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라고 추천했다. 그는 “금태섭 전 의원도 나오고 있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등이 떠오르는 이유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라며 “원칙을 지켜온 분이 제일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국민의힘의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는 “점수를 높게 드리지는 못하겠다. 지지율 반등이 없기 때문에 10점 만점에 5점 정도”라고 평가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최근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북 지역 공공 의대 설립에 협조하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민 여론이 별로 좋지 않다. 국민의힘이 갑자기 원칙을 안 지키는 모습을 보이면 ‘이래서 야당이 안 돼’란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광주 무릎 사과’에 대해선 굉장히 신선한 감동을 줬다고 호평하면서,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먼저 조사를 역제안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초선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이 원칙을 지키지 않을 때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라며 “부산이 야당의 텃밭이라 할지라도 민주당의 가덕도 신공항 등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민 단국대 교수에 이어 오는 18일에는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25일에는 유승민 전 의원이 연단에 선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우리 정확히 알려면 타 종교 제대로 알아야”

    “우리 정확히 알려면 타 종교 제대로 알아야”

    통일 위한 외교에 해외 조직력 보탤 것신학·불교학·퇴계학 공부 초종교적 활동경계 초월 ‘신통일 세계’ 기반 조성 목표“한국의 통일은 세계 평화의 초석이 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가정연합 구성원이 한국을 ‘신앙 조국’으로 여기지요. 통일 한국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운동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최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 조직 개편에 따라 통합된 한국본부와 세계본부의 총괄 책임자가 된 윤영호(43) 세계본부 본부장은 지난 9일 경기 가평군 설악면 가정연합 세계본부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열린 마음으로 세계 평화를 선도하는 가정연합을 잘 지켜봐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문선명 총재의 꿈은 단순한 통일 한국에 머물지 않고 평화로운 한국의 정착과 그 안정을 통한 세계 평화에 있었다”면서 “가정연합은 2022년까지 기독교와 불교 모두 이해할 수 있는 희망의 ‘신통일 세계’ 기반을 만들겠다”고 했다. 신통일세계 안착을 위해 건강한 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윤 본부장은 ‘참가정운동’을 꾸준히 벌여 나갈 것을 다짐했다. 윤 본부장은 가정연합에서 초(超)종교적 활동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선문대에서 신학·철학을 공부한 그는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에선 퇴계학으로 박사 과정을 거쳤다. 동국대 불교학과, 선문대 문화콘텐츠학·신학과 겸임교수를 지내면서 이웃 종교와도 원활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를 정확히 보려면 타 종교를 먼저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윤 본부장은 “초종교란 다른 종교에 대한 우월함의 주장이 아니라 종교의 근본이 같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전 초종교운동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문 총재의 유지를 이어 국내 다른 종교들과의 교류에도 더 힘쓸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지난달 가정연합의 조직 개편은 통일 한국을 위해 한학자 총재가 과감하게 단행한 조치다. 통일엔 외교가 필요한 만큼 해외의 조직력과 힘을 국내에 더욱 보태겠다는 의지에 따라 국내 5개 지부를 공동회장 체제로 재구성해 윤 본부장에게 총책을 맡겼다. 이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한 총재의 확고한 뜻도 담겼다. 오는 22일 열릴 제3회 ‘신통일세계 안착을 위한 100만 온라인 희망전진대회’는 그 디지털 플랫폼 구축 차원에서 특별한 관심을 모으는 행사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전 세계 100만여명이 참석하는 ‘세계평화 결의대회’라 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와 남수단, 케냐, 필리핀, 스리랑카, 호주 등 6개국 전·현직 정상을 비롯한 6·25 참전국 정상들이 연설하며 194개국에서 참전 용사, 정·재계 인사, 종교지도자들이 쌍방향 온라인 생중계로 동참한다. 당일 전진대회에서 사회를 맡는 윤 본부장은 “내년은 김일성 주석과 문 총재의 회담 30주년이 되는 해”라며 “북한 평양에서 신통일한국 안착을 위한 전진대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흘 연속 100명대 거리두기 격상되나

    사흘 연속 100명대 거리두기 격상되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지금 추세가 계속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조만간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충남 천안·아산, 강원 원주가 거리두기 1.5단계를 시행 중인데 이어 전남 순천시도 11일부터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00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지역 발생은 71명, 해외 유입은 29명이었다. 주말과 휴일에는 확진자가 줄어드는 게 보통인데 이달 들어 지난 주말부터 사흘 연속 1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고위험 취약시설인 요양병원·요양시설 등에 더해 가족·모임, 직장, 지하철역, 찻집 등 일상 공간에서도 소규모 집단발병이 잇따르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확진자 발생) 추이대로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계속 올라가기 시작하면 2∼3주 뒤에는 (거리두기) 격상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도 브리핑에서 “조금이라도 (방역을) 소홀히 하거나 다른 변수가 생기면 언제든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 접수는 이날 0시 기준 101건이며 97건은 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은 전체 응시 대상 의대생(3172명) 중 86%가 치르지 않은 채 이날 끝났다. 원래대로라면 이들은 실기시험 후 내년 1월 7∼8일 필기시험을 거쳐 의사면허를 취득하지만 내년에는 신규 의사 2700여명이 나오지 않게 됐다. 손 반장은 “의사 국시에 대해 의료인력 공백 등 여러 고민이 있다”며 “관련 대책을 마련하면서 해당 부서에서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결혼식도 실험실에서…” 화이자 백신개발 주역, 터키 이민2세 부부

    “결혼식도 실험실에서…” 화이자 백신개발 주역, 터키 이민2세 부부

    화이자와 공동 백신 개발 주역‘흙수저’ 터키 이민2세 부부“저학력·저소득층 여겨진 이민자의 쾌거”9일 바이오엔테크 주가 급등 9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함께 개발, 세계적 이목을 끈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터키 이민자 2세 출신의 독일인 부부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바이오엔테크는 2008년 우구르 사힌(55)과 외즐렘 튀레지(53) 부부가 공동 창업했다. 이들 부부 모두 1960년대 독일에서 일하려고 터키에서 건너온 이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자라난 전형적인 이민 2세로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다. 사힌은 터키에서 태어나 4살 때 독일로 이주했고 튀레지는 독일에서 태어났다. 독일 베를린 지역지 타게스슈피겔은 “이들 부부의 성공은 청과물 가게에서 일하는 저학력 계층 정도로 수십 년간 여겨졌던 터키 이민자의 쾌거다”고 평가했다. 의대를 졸업한 뒤 연구원으로 일하던 이들은 2002년 독일의 한 대학에서 만나 결혼했다고 한다. 결혼식도 실험실에서 실험복을 입고 올렸고, 결혼식 당일 관청에 혼인 신고를 한 뒤 다시 연구실로 돌아왔을 정도로 두 사람 모두 연구에만 몰두했다.바이오엔테크는 바이러스 백신이 아니라 항암 면역치료법 개발이 주력 분야인 회사지만 올해 초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병하자 ‘광속’이라는 이름의 개발팀을 500명 규모로 구성하고 재빨리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 최고경영자(CEO)인 남편 사힌은 독일 잡지와 인터뷰에서 “올해 1월 코로나19에 관한 기사를 읽었을 때 아내에게 ‘4월이면 독일도 학교 문을 닫을 거야’라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은 3월 휴교령을 내렸는데 바이오엔테크는 이미 20가지의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해 낸 때였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5500만 달러(약 616억원)를 투자하기도 한 바이오엔테크는 백신 개발 소식에 9일 주가가 23.4% 급등해 시가총액이 219억 달러(약 25조원)가 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들 부부가 억만장자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검소한 태도로 변함없이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단백질 독성의 새로운 병리기전 규명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단백질 독성의 새로운 병리기전 규명

    DGIST 뇌·인지과학전공 이성배 교수 연구팀은 퇴행성 뇌질환 발병에 기여하는 새로운 잠재 독성 인자로 ‘핵인자 카파비(NF-κB)를 발굴하고 이를 통한 신경병리 기전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새로운 약물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 연구팀은 헌팅턴병처럼 신경퇴행성 질환인 폴리글루타민 뇌질환과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의 병리기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평소 활성이 억제돼 있던 핵인자 카파비가 뇌질환 초기에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되며 신경독성을 유발하고, 신경세포의 형태 변화나 사멸과 같은 심각한 신경병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교수 연구팀은 퇴행성 뇌질환에서 신경 세포의 병증과 그 사멸에 기여하는 잠재 독성 인자인 핵인자 카파비를 발굴하며 추가적인 잠재 독성 인자들도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특정 잠재 독성 인자의 활성 억제 약물 개발과 이를 활용한 표적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 기존과 전혀 다른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강한 신경 독성을 가졌기에 평소에는 억제돼 있던 잠재 독성 인자가 질병상황에서 갑자기 비정상적인 활성화로 독성을 지니면서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킬 수 있단 것을 실험으로 증명한 것이 핵심”이라며 “핵인자 카파비 인자 외에도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다른 잠재 독성 인자를 찾는 후속 연구와 궁극적으로 독성 인자들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감소시켜 병 완화에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계속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美 록펠러(Rockefeller) 대학에서 출간하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Journal of Cell Biology(JCB)’ 온라인판에 지난 10월 22일 게재됐다. 또 하버드 의대 소속 권민지 박사후 연수연구원, DGIST 뇌·인지과학전공 한명훈, 고병수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기초연구실 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성과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의대생 86% 미응시” 국시 실기시험 오늘 종료...의료공백 현실화(종합)

    “의대생 86% 미응시” 국시 실기시험 오늘 종료...의료공백 현실화(종합)

    전체 응시 대상 가운데 86%가 치르지 않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오늘 끝난다. 지난 9월 8일부터 두 달간 분산 실시된 국시 실기시험은 응시대상자 3172명 중 446명만이 시험을 접수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 대다수는 올해 안에 국시 실기시험을 보지 못하게 됐다. 원래대로라면 이들은 실기시험 이후 오는 2021년 1월 7∼8일 필기시험을 치러 의사면허를 획득하지만, 이들이 실기시험을 거부하면서 내년에는 2700여 명의 신규 의사가 나오지 않게 됐다. 수련병원에서 인턴 의사를 모집 못 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공중보건의(공보의)나 군의관 등도 부족해질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런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국시 재응시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국시 실기시험 문제 해결은 지난 9월 4일 맺은 의정 합의의 기본 전제”라며 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주요 대학병원장 등 병원계는 코로나19 상황 속 의사 인력이 배출되지 못할 경우 의료의 질 저하가 심히 우려된다며 의대생들을 대신해 ‘대국민 대리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의대생들은 지난 9월 “국시 응시에 대한 의사를 표한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실기 응시대상자보다 많은 인원인 3196명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필기시험에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사실상 의사국시를 응시하겠다는 개별적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의대생들은 “국시 문제가 의정 협의체 구성에 발목을 잡거나 협의 유불리 요인이 되는 건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최근 “의료 수급이나 응급실, 필수 의료 문제 등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여지를 열어뒀다.그러나 올해 안에 이들이 국시 실기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방도는 없어 보인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관계자는 “올해 마무리를 하려면 촉박하다”면서 “시험을 보게 된다면 기존시험 종료 다음 날인 오는 11일부터 봤으면 했는데, 내일모레 공지를 해도 올해 안에 치르기는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보건 의료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시를 거부했다. 정부는 앞서 9월 1일 시작 예정이었던 실기시험을 9월 8일로 일주일 연기했고, 재신청 기한 역시 두 차례 연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의협과 정부, 여당이 해당 정책들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후에도 국시 접수를 거부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속보] 올해 의사 국가시험 오늘로 끝…의대생 86% 미응시

    [속보] 올해 의사 국가시험 오늘로 끝…의대생 86% 미응시

    전체 응시대상 의대생의 86%가 치르지 않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오늘 끝난다. 국시 실기시험은 지난 9월 8일부터 약 두 달 간 분산 실시됐으며, 응시대상자 3172명 중 446명만이 시험을 접수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 대다수는 올해 안에 국시 실기시험을 보지 못하게 됐다. 원래대로라면 이들은 실기시험을 보고 내년 1월 7∼8일 필기시험을 치러 의사면허를 획득하지만, 이들이 실기시험을 거부하면서 내년에는 2700여 명의 신규 의사가 나오지 않게 됐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올해 시험을 보게 된다면 기존시험 종료 다음 날인 이달 11일부터 봤으면 했는데, 내일모레 공지를 해도 올해 안에 치르기는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발해 의사 국시를 거부했다. 정부는 애초 9월 1일 시작 예정이었던 실기시험을 9월 8일로 일주일 연기했고, 재신청 기한 역시 두 차례 연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의협과 정부, 여당이 해당 정책들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후에도 국시 접수를 거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역사가 발전하려면 기득권 넘어선 새로운 미래 선택해야

    역사가 발전하려면 기득권 넘어선 새로운 미래 선택해야

    역사란 무엇인가? 이것은 영국이 낳은 역사학계의 거두 E H 카가 지은 책 이름이지만 또한 역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과연 역사란 무엇일까? 카는 오랫동안 유럽에 뿌리내린 실증주의 역사관을 부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사가와 역사의 사실은 서로에게 필수적이다. 사실을 갖지 못한 역사가는 뿌리가 없는 쓸모없는 존재다. 역사가를 갖지 못한 사실은 죽은 것이며 무의미한 것이다. 따라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대답은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의 지속적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그렇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왜 대화가 필요한가?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반드시 과거를 지배하려고 한다. 현재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의 지배자에게 과거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지배자의 시각으로 해석된 과거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과거가 지배자에 의해 오염되지 않도록 과거와 현재는 늘 대화해야 한다. ●기득권 유지 위한 낙관주의가 전쟁 초래 이러한 문제의식은 카가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시대를 다룬 또 다른 책 ‘20년의 위기: 1919~1939’에도 반영돼 있다. 그는 20세기 초반에 인류가 겪은 두 대전의 원인을 탐구하면서 지배자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전쟁을 초래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기득권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뜻이다. 사실 모든 인류역사는 투쟁의 역사다. 정의를 위한 투쟁이든 계급투쟁이든 인민의 자주성을 위한 투쟁이든 종류와 무관하게 투쟁의 역사인 것이고, 그 모든 투쟁은 기득권과의 투쟁인 것이다. 즉 모든 역사는 기득권을 둘러싼 투쟁의 역사다. 우리가 식민 지배를 벗어났을 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친일파 청산이었다. 식민 지배의 가장 큰 기득권이 친일파였기 때문이다. 그 후 군부가 기득권 집단으로 등장했다. 다시 그 후에는 재벌, 종교, 언론, 사학, 지역토호 등이 신흥 기득권의 범주로 재등장했다. 종교집단의 퇴행, 언론기관의 권력화, 만연된 사학비리에서 시대착오적인 기득권을 발견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자. 우리 사회는 32년간 군부독재와 치열하게 싸워 군부 기득권을 청산했다. 반면 사학비리와 30년 이상 싸웠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재벌, 종교, 언론의 기득권은 상호 연결돼 몸집을 불리고 있는 데다 드물지 않게 정치적 방어막까지 구축하고 있어 해결이 더욱 어렵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2019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조국 사태의 실체는 무엇일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권력의 힘을 빌려 국정농단을 자행한 사실을 미리 포착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오직 법치만을 생각하는 공직자의 엄정한 자세로 일벌백계의 준엄한 수사권을 행사한 사건일까? 그렇게 믿고 싶다. 만약 조 후보자에 대해서 일백 번의 압수수색을 감행했던 윤 총장이 자신의 장모와 아내가 연루된 사건에 대해서도 일벌백계의 준엄한 수사권을 발동한다면 말이다. 다시 이번 여름에는 의사 파업의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정부가 공공의료 확대를 추진하자 의사협회가 파업에 나섰고 전공의와 의대생이 가세해 응급실까지 비워 버렸다. 환자의 목숨이 투쟁의 수단이 돼 버린 것이다. 결국 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갔는데 의대생들이 의사 국시를 거부하다가 시험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렇게 되자 병원장 등 선배 의사들이 의사 수급 불균형을 강조하면서 시험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의사 증원에 반대하던 의사들이 의사 국시 거부로 인한 일시적인 의사 부족에 목을 매다니, 이것이 의료의 논리인지 돈의 논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교육과정으로 돌아가 보자.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은 문과와 이과로 나뉜다. 문과에서 공부 잘하면 법대를 지망하고 이과에서 공부 잘하면 의대를 지망한다. 다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그렇다. 그러니 적어도 대한민국 교육에서 법대와 의대는 적성이나 취향과는 무관하게 오직 성적만 좋으면 선택할 수 있는 무적성 비취향의 전공인 셈이다. 의대생은 국시와 전공의 과정을 거쳐 의사 선생님이 되고 법대생은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과정을 거쳐 판검사님이 된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5급 공무원 자격을 받는데 2년의 사법연수원 과정을 마치고 판검사로 임용되면 2급인지 3급인지 4급인지 아리송한 대우로 전격 점프한다. 이 파격적인 대우에 과거 군사독재의 지배 논리가 개입됐다. 그래서 묻고 싶다. 이 과정에 숭고한 법의 정신이나 법정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인용되는 형평성이나 공정성의 철학이 작용하고 있는가? 이 과정에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중에서 어떤 구절이 작용하고 있는가?지금도 여전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이 벌이는 실랑이가 국정을 압도하고 있다. 이 실랑이가 일견 지루한 것도 사실이지만 한 꺼풀 걷어내면 검찰개혁의 속살이 보인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무소불위의 특권으로 무장한 검찰의 기득권을 제거하는 것이다. 검찰의 기소독점권 폐지, 검찰권 남용에 대한 민주적 통제, 검사에게 주어진 각종 특혜의 폐지가 핵심이다. 그렇다면 검찰개혁으로 직행할 일이고 검찰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될 일인데 왜 이렇게도 시끄러울까. 과문의 소치인지 모르겠지만, 인류역사에서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집단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기득권은 속성상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내려놓도록 강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득권 집단의 힘이 강할 때는 기득권의 포기를 상상할 수 없다. 물론 그 집단의 힘이 가장 약한 경우에조차도 마찬가지다. 마르크스가 인류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말했을 때 그 본질은 기득권을 둘러싼 투쟁이며 기득권은 포기될 수 없는 것이기에 불가피하게 투쟁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기본권 신장·富 세습 통제도 진보의 흐름 기득권에는 권력적 기득권과 비권력적 기득권의 두 유형이 있다. 권력적 기득권에서 파생하는 파생적 기득권도 있다. 왕권 승계, 대통령선거, 군부독재 등이 권력적 기득권이라면 이에 기생하는 정보기구의 정보정치, 검찰기구의 무소불위의 권력행사, 권력과 재벌의 정경 유착은 파생적 기득권에 해당한다. 반면 종교와 언론, 검사와 의사의 특권은 비권력적 기득권에 속한다. 역사가 진보한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권력적 기득권의 핵심인 세습왕권의 소멸로 확인됐다. 대통령의 권력 행사가 지속적으로 통제되는 것도, 인권을 포함한 모든 기본권이 신장되고 제도화되는 것도, 상속과 증여를 통해서 부의 세습을 통제하는 것도 진보의 흐름이다. 권력적 기득권에 이어 비권력적 기득권 또한 제한되거나 소멸되는 시대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권력적 기득권인 군부독재가 사라지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권력의 진공상태를 검찰이 파생적 기득권의 기회가 도래한 것으로 오판하지 말기 바란다. 또한 식민지배와 군부독재에서 시민혁명이나 노동혁명의 과정이 없이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청산되지 못한 비정상적인 특권이 판검사나 의사에게 계속 보장될 것으로 오판하면 안 될 것이다. 기득권은 그것이 권력적이든 비권력적이든 시대착오적이고 반사회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했다. 인간은 창과 칼로 승부하던 삼국지 정치를 넘어 민주주의를 발견하고 의회정치를 발명할 정도의 지혜로 무장했다. 또한 인간은 체계적인 교육과 학습, 반성과 성찰을 통해 스스로 발전시켜 온 종족이다. 그러므로 기득권에 집착한 투쟁을 고집할지 아니면 그 역사를 넘어설지 선택해야 한다. 지혜로운 자라면 응당 기득권에 집착한 역사를 버리고 기득권을 넘어선 새로운 미래를 선택할 것이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한다. 상지대 총장
  • 안심 못하는 주말… 8주 만에 이틀 연속 세 자리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여일 만에 처음으로 주말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주말에는 진단검사 건수가 평일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데도 확진자 수가 100명대를 유지한 것이다. 방역 당국은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다고 보고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강원 원주시는 이날 충남 천안·아산에 이어 두 번째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26명 늘어나 전날(143명)보다 17명 줄었으나 세 자릿수를 이어 갔다. 주말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9월 두 번째 주말인 12∼13일의 결과가 반영된 13∼14일(121명, 109명) 이후 약 8주 만이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역사회 소규모 집단발생과 확진자 접촉을 통한 산발적 발생이 늘고 있다”며 “이런 소규모 유행은 감염원 규명이 어렵고 발생 환자 수 대비 조치 범위가 넓어 유행 차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도 “지난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가 5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 이 추세를 막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원주시는 천안·아산에 이어 자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원주시에 따르면 이날 확진자 10명이 추가로 발생했고 지난 5일 이후 닷새간 확진자는 32명에 이른다. 격상 시점은 강원도 및 방역 당국과 협의를 거쳐 빠르면 10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순천에서는 은행을 중심으로 지난 7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6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방역 당국이 우려하는 핼러윈데이(10월 31일)와 가을 단풍철 여행으로 인한 집단감염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단장은 “핼러윈으로 인한 집단발생은 보고되지 않았으나 지역사회 발생에 작게라도 영향을 미쳤을 요인이 있어 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10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감염병 환자의 성별과 나이 등 비공개, 방역수칙 3차례 위반 시설 20일간 운영 정지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 질병청은 또 지난달 25∼31일 1주간 인플루엔자(독감) 의사환자 발생 비율이 외래환자 1000명당 1.9명으로 독감 유행 기준(5.8명)에는 못 미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원의·전공의 등 전 직역이 참여한 범의료계투쟁특별위원회는 지난 8일 1차 회의를 열었지만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고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정부 투쟁 등 집단행동 계획을 내놓지 못한 채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이날 주장했다. 서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의료계 “의대생 국시 미응시로 인한 의료대란 대책 마련해야”

    의료계 “의대생 국시 미응시로 인한 의료대란 대책 마련해야”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범의료계투쟁특별위원회(범투위)는 1차 회의 결과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행동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국시 미응시로 인해 발생할 의료대란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 범투위는 전날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첫 회의를 열어 조직구성을 마무리하고 내년 신규 의사배출 관련 문제점을 논의해 이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범투위는 “범의료계 투쟁에 따른 의정 협의체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구성돼야 한다”며 “현 상황의 원인은 정부에 있으므로 협상 환경의 조성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투위는 “의사 국시 (미응시로 인한) 문제는 내년 한 해 2700여 명의 의사 배출 감소만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지역의료 취약성, 필수의료 문제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코로나19 사태 대응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는 이를 국민에게 명백하게 알리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도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내년 의료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한재민 대전협 회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직하는 안건과 향후 대전협의 행동방향에 관한 안건을 의결했다. 의대생들의 국시 응시에 관한 질의에 이호종 대전협 전임 공동비대위원장은 “국시 응시는 저희가 논할 이유가 없다. 단체행동 관련 사항은 의결됐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단체행동 방침이나 시기에 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폐허에서 피어난 ‘우물’… 하늘과 바람과 별이 드나든다

    폐허에서 피어난 ‘우물’… 하늘과 바람과 별이 드나든다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영감 얻어건물 자체가 하나의 우물로 다시 태어나 윤동주 생가서 그대로 옮겨온 ‘나무 우물’가만히 그 속 들여다본 사나이가 떠올라버려진 물탱크 개조해서 만든 ‘열린 우물’오래된 물때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하늘이 한결 더 높아지는 가을이 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시인이 있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마음을 앓던, 끝내 부끄러움을 몸에 지니고 떠난 시인 윤동주다. 1917년 만주 북간도에서 시작된 윤동주의 삶은 서울의 연희전문을 거쳐 1945년 2월 일본의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끝이 난다. 시인의 짧은 생을 이 한 줄로 요약하고 나니 더욱 그의 시가 읽고 싶어지는 까닭은 어쩌면 가을이 끝나가고 곧 겨울이 잇대어 오기 때문이 아닐까.만주와 일본, 서울의 어디쯤을 떠돌며 시인의 흔적을 따라 헤매지 않아도, 윤동주의 시가 고였다 흐르는 곳이 있다고 해 찾아갔다. 서울 인왕산 자락에 있는 윤동주문학관이다. 이곳은 윤동주 시인이 연희전문 재학 시절에 살았던 종로구 누상동 인근인 청운동에 자리했다. 인왕산 자락을 따라 이어져 있는 청운동과 누상동 일대를 산책하던 시인의 발자취를 따 만들어진 ‘윤동주 시인의 언덕’도 문학관과 이어진다. 의대나 법대를 가기 원했던 집안의 뜻과는 달리 문과로 진학해 아버지와 크게 불화했다는 시인의 서울살이는 어땠을까. 아마도 쓰고 싶었던 시를 마음껏 쓸 수 있는, 일견 숨통이 트이는 때였을 거라고 짐작해 본다. ●건물 곳곳에 불어넣은 시의 생명력 그런 그가 늘 걷던 길목에 자신의 이름을 단 문학관이 세워졌다는 것을 알면 어떤 마음일까. 시 ‘자화상’에서 천착했던 ‘우물’이 옮겨와 있고, 거대한 그 건물 자체가 하나의 우물이 돼 청운동의 푸른 구름을 되비추고 있다면 또 어떤 표정을 지을까 자못 궁금해졌다. 언덕을 걸어 올라가 작은 우물을 품은 커다란 우물 하나가 우묵하게 하늘을 응시하는 그곳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2008년에 운영이 중단된 수도가압장이 그 건물 그대로 문학관으로 재탄생하기까지 여정은 오롯이 ‘시’(詩)로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산 중턱에 있는 청운아파트에 수돗물을 올려 보내기 위해 지어졌다는 수도가압장은 아파트가 철거된 뒤로는 버려지다시피 한 건물이었다. 그 공간에 다시 물이 차오르고 흐르는 것처럼 시와 시인의 생을 다시 흐르게 한 가장 커다란 공을 세운 것은 역시 시가 아닐까. 명편들을 잊지 않고자 하는 사람들의 뜻이 모이고, 또 그것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여러 오브제와 손길들이 모여 버려진 건물에 시의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야말로 시가 아니었더라면 이 건물은 그저 오래전에 방치된 폐허에 불과했을 터.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닌 윤동주 시인의 시와 삶이 아닌가. 문학 작품 속의 문장이 마을을 만들고, 시의 구절들이 애틋하고도 특별한 장소가 되는 것을 여러 번 봐 왔다. 그중에서도 윤동주문학관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로지 ‘시’에 의한, ‘시’로 인해 만들어진 장소이기 때문이다. 스물여덟 해를 짧게 살다간 시인이 시로 생생하게 살아 있는 공간이기도 한 까닭에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곳이다.●시인의 순결한 詩心 느낄 수 있는 시인채 윤동주문학관의 제1전시실인 시인채는 시인의 순결한 시심(詩心)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윤동주 시인의 생애가 집약된 곳이다. 시인의 삶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배열한 9가지 전시대와 함께 친필원고 영인본을 전시해 두었다. 바로 그곳에 용정에서 온, 윤동주 시인의 생가에서 직접 옮겨온 ‘나무 우물’이 있다. 윤동주는 시 ‘자화상’에서 우물에 대해 이렇게 썼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중략)/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일생을 일제강점기에서 살다간 시인에게 우물이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통로이고 어쩌면 유일한 구원의 눈이자 모든 것을 비추는 반사경이 아니었을까. 외면하고 벗어나고 싶어서 멀찍이 돌아서 가다 결국은 돌아와 다시 얼굴을 비춰 볼 수밖에 없는 마음의 장소인 셈이다. 나무우물 옆에는 이런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이 우물 옆에 서면 동북쪽 언덕으로 윤동주가 다닌 학교와 교회 건물이 보였다고 합니다. 이 우물에 대한 기억은 오래오래 남아 그의 대표작 ‘자화상’을 낳습니다.’ 고작해야 우물을 들여다보는 일밖에 할 수 없던 시대에 우물의 표면에 가장 많이 비춰진 모습은 아마도 윤동주 자신의 얼굴일 것이다. ‘겨울철 꽃 같은, 어름(얼음) 아래 다시 한 마리 잉어와 같은 조선 청년’이라는 정지용의 서문이 유독 눈에 와닿는다. 차가운 얼음 아래에서 헤엄치는 잉어는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을까. 우물의 잉어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나 했을까. 잉어, 아니 윤동주가 들여다보고, 얼굴을 가두었던 우물을 오래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인 시인채다. 나무 우물의 우묵한 눈을 지나 제2전시실에 들어가면 물탱크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모습이 보인다. 제2전시실은 ‘열린 우물’로 제1전시실인 시인채와 닫힌 우물인 제3전시실을 잇고 있다. 벽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오래된 물때가 물이 차올랐던 시절의 흔적을 말해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문학관을 만들던 당시에 물때와 곰팡이가 많이 핀 이곳의 천장을 뜯어서 하늘을 보게 만들고 ‘열린 우물’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나무 우물을 통과해 열린 우물을 만나면 물이 고였던 자국들을 따라 돋아난 윤동주 시의 시원(始原)을 만난다. 아래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일을 선택할 수도 있어서 우물의 본질, 그곳에 비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는 공간인 셈이다. 조감도처럼 하늘에서 바라봤을 때 여기야말로 우물의 눈이 아닐까. 하늘에서 내려다본다면 이 건물은 시인이 그토록 천착해 마지않던 우물의 형상인 셈이다. 그리하여 윤동주문학관은 크고 작은 우물의 집합소다. 시인의 우물과 시의 우물이 만나 죽은 시인을 끝없이 되살려 내는 곳.●시간여행을 마무리하는 공간 ‘닫힌 우물’ 바로 옆 제3전시실이자 나머지 하나의 물탱크는 ‘닫힌 우물’이란 이름처럼 말 그대로 닫혀 있는 곳이다. 문학관 건물의 제일 안쪽에 위치해 가장 늦게 발걸음을 하게 된다. 우물의 뚜껑을 열듯이 굳게 닫힌 철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한때 물을 보관하던 실내의 모습은 여전히 휑뎅그렁하게 비어 있지만 어쩐지 무엇으로 꽉 차 있는 것 같은 공간이기도 하다. 윤동주가 마지막 숨을 거둔 후쿠오카 형무소의 독방을 형상화한 장소라고 했다. 네모 반듯하고 사방이 막힌 공간이 감옥을 연상시킨다. 천장의 네모난 통기창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면 감옥의 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과도 겹쳐진다. 벽면에 윤동주의 인생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고 있는데, 그곳에 오래 앉아 있으면 감옥에서 매우 쓸쓸하게 죽어간 젊은 시인의 마지막 시간들이 다가온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인상 깊은 장소로 꼽는 것도 이런 까닭이 아닐까. 시 혹은 숨으로 꽉 차올라 수위가 높은 물탱크다. 닫힌 우물로 들어오는 햇빛을 따라 나오면 건물 밖의 ‘윤동주 시인의 언덕’과 만나게 된다. 젊은 시절의 윤동주가 시와 삶, 그리고 시대의 엄혹한 칼날과 조국의 현실에 대해 고민하며 걷던 길이 나오는 것이다. 작은 우물과 큰 우물을 지나 만나는 길에서 윤동주가 남긴 시를 읊으며 걷다 보면 곳곳에서 시인을 만날 수 있는 산책로가 나온다.여기는 우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산 둘레를 따라 걸으며 별을 헤아리던 시인의 자리다. 유독 마음의 소리에 엄정했고, 그로 말미암아 모든 것들을 부끄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사람이 시를 썼던 공간이다. 물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윤동주가 남긴 시편들과 얼마 되지 않는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일뿐이다. 그러나 한 시대를 아프게 살다 간 젊은 시인이 시로서 이곳에 살아 있고, 시와 시를 둘러싼 마음들이 이 장소 자체를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 장소야말로 세상에 있는 모든 우물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시의 우물이 되는 셈이 아닐까. 그곳을 되살려 준 손길들이 하염없이 고마운 늦가을이다. 여기는 젊은 시인이 산길을 따라 걷고 시의 결을 매만지던 자리, 우물 안에서 별을 헤아릴 수 있는 장소인 윤동주문학관이다. 소설가 이은선
  • 학습·기억· 인지기능 ‘고삐’ 잡는 신경회로 유전자 발견

    학습·기억· 인지기능 ‘고삐’ 잡는 신경회로 유전자 발견

    국내 연구진이 학습과 기억, 인지기능과 관련한 새로운 신경회로와 유전자를 발견했다. 경희대 의대, 충남대 생명과학과, 한국뇌연구원 퇴행성뇌질환연구그룹 연구팀은 뇌에서 인지, 학습, 기억의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새로운 신경회로와 원인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과학’에 실렸다. 연구팀은 뇌 고삐핵에서 인지장애와 관련한 유전자 GNG8를 발견했다. 뇌 고삐핵은 정서나 혐오 같은 감정조절과 수면에 관여하는 부분으로 알려져 있었을 뿐 인지기능과 관련한 구체적인 관련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앞서 뇌 고삐핵에서 ‘삼돌이’라는 유전자가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자폐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삼돌이는 신경계에서 발현되는 사이토카인 유전자로 자폐증 관련 핵심인자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삼돌이처럼 뇌 고삐핵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GNG8라는 유전자가 인지장애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해 GNG8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를 대상으로 수동회피검사와 수중미로검사를 실시한 결과 장기기억과 공간학습 같은 인지관련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인지기능 저하가 뇌 고삐핵에서 기억과 학습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과 그 합성효소가 현저히 적게 생성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세틸콜린이 적게 합성되면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장기강화 효과가 눈에 띄게 감소한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치매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쌓이면서 아세틸콜린이 생성이 적어지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기억력 손상 완화를 위해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저해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아세틸콜린 신호전달을 강화하는 화합물을 투여할 경우 장기기억과 공간학습 장애가 회복되는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심인섭 경희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지결핍을 동반하는 발달장애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를 밝혀냈으며 기존의 중격-해마 기억회로 이외에 내측 고삐핵-대뇌다리사이핵 신경회로도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환다는 것을 새롭게 규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적장애, 발달장애, 정서장애 분야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시민 유튜브 재개에 진중권 “거짓말로 대중 선동한 분…당혹스럽다”

    유시민 유튜브 재개에 진중권 “거짓말로 대중 선동한 분…당혹스럽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6일 유튜브 방송을 다시 시작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안 돌아가시고 살아계셨다면 이런것(책 비평) 하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이 깨어있는 시민이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고 했으며, 깨어있고자 하는 시민에게 필요한 것이 책이라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재단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시즌 3’(알릴레오 북‘s)에서 “우리 사회가 권력을 가진 사람들, 다수 여론이 찬성하는 쪽과 다른 견해를 내놓는 사람을 핍박한다”고 주장했다. 알릴레오 시즌3는 교양서를 다루는 도서 비평 프로그램으로, 이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주제로 첫 방송을 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검찰이 계좌를 들여다 볼지도 모른다면서 유튜브 방송 출연료를 받는다고 알리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놓고 유 이사장과 대립각을 세워 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거짓말로 대중을 선동해 KBS 법조팀을 날려버리신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니 당혹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사람이 인격에 하자가 있는 양,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인 양 막말, 망언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덮어씌워서 사람들이 자기 내면의 의사 표현을 할 때 눈치 보게 만든다”는 유 이사장의 발언을 비판하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세력인 ‘대깨문’이 자신에게 일상적으로 하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와 함께 이른바 조국흑서라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필진으로 참여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유시민은 좌파라서 좋겠다. 고인의 존함 원없이 갖다쓸수 있어서”라고 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가수 고 신해철씨가 현재 문재인 정부 비판에 나섰을 것이란 글을 썼다가 비판의 뭇매를 맞자 사과를 한 바 있다. 또 고인이용권이 저쪽 진영의 권리인 것도 망각한 채 절대 언급조차 하면 안되는 고인을 소환해버렸다고 하기도 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다수와 다른 견해를 핍박한다는 유 이사장의 발언을 놓고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탈당 사태를 거론했다. 이 교수는 “금태섭 하나 못 거두는 정파를 위해 계속 웃음과 몸을 파시게나. 불쌍한 인간”이라고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영봉 의원, 미군공여지 반환지연과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 질타

    이영봉 의원, 미군공여지 반환지연과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 질타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영봉의원(더불어민주당, 의정부2)은 6일 경기도청 북부청사 별관 회의실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2020년 균형발전기획실 행정감사’에서 미군공여지 환경오염 문제와 반환 지연은 결국 북부 발전의 지체로 이어짐을 지적하며 도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이영봉의원은 “의정부에는 캠프레드클라우드. 갬프잭슨. 캠프스탠리, 동두천시에는 H-220. 캠프캐스어. 캠프호비가 현재 주둔하고 있거나 미군이 떠나서 도심 한복판이 흉물스럽게 남아있다”면서 “미군이 떠난 공여지 의정부시와 경기도의 위상에도 저해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히 반환된 도내 미군기지 20곳에서 중금속, 발암물질 등이 확인되어 환경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가 캠프부지 2만 3000평을 정화하는데 약 250억 원 정도가 소요됐지만 전체면적 중에 40%정도는 여전히 오염돼있다고 본다”면서 “2007년 반환된 미군기지 24곳에 투입된 비용은 2천 100억원이며 오염정화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들의 엉터리 작업으로 그 피해가 주민에게 돌아감에도 관계부처인 국방부와 환경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 게임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와 미군 사이의 협의가 늦어지고 있는 사이에 공여지 반환은 지연되고 있고 환경오염도 심각한 상태이다. 미군공여지 반환 지연은 결국 북부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면서 “도는 지자체와 TF를 만들어 정부와 논의해 환경오염 문제를 속히 해결하고 공여지도 신속반환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한규 균형발전기획실장은 “환경정화 문제에 대해서는 환경부가 주관해 미군과 처리해야하는데 미군 측에서는 전례가 없다는 입장으로 소극적인 상황이고 환경부는 당연히 환경정화해서 반환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환경오염, 공여지 반환과 개발에 관해서는 의원님 제안처럼 도가 지자체와 TF를 만들고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봉의원은 지난 제347회 임시회에서 ‘의정부 미군 공여지 신속 반환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였으며 제347회 제2차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0월 22일에는 기획재정위원들과 함께 ‘의정부 미군공여지 신속 반환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지엠, 노조 파업에 2100억 투자계획 보류… ‘철수설’ 재부상

    한국지엠, 노조 파업에 2100억 투자계획 보류… ‘철수설’ 재부상

    한국지엠이 노조의 부분파업 결정에 결국 2100억원대 규모의 부평공장 투자 계획을 전격 보류하기로 했다. 사측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악화일로를 걷게 될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됐던 부평 공장 투자와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지엠은 지난달 22일 19차 임단협 교섭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에 약 2150억원(1억 9000만달러)을 투자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사측은 정확한 투입 시점이나 구체적인 모델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신차 생산을 위한 신규 투자 의지는 강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이틀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고, 지난 5일에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이달 6·9·10일 등 3일간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잔업과 특근 거부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사측은 최근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와 부분파업으로 7000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번 추가 쟁의 행위 결정에 따른 누적 생산 손실은 1만 2000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미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등으로 6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입어 심각한 현금 유동성 위기를 한 차례 겪었고, 유동성을 확보해 회사 운영과 투자를 지속해 나가기 위한 강력한 비용절감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노조의 잇따른 쟁의로 회사의 유동성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2만 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과 부평2공장의 신차 생산 물량 배정 계획 등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29일 21차 단체 교섭에서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는 전제 아래 조합원 1인당 성과금 등으로 총 7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최종 제시했다.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에 대해서는 이미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을 연장하는데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지엠 노사가 ‘강대강’ 대치 상황으로 치닫자 한국지엠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노조는 10일 오후 다시 쟁의대책위를 열고 후속 투쟁 지침을 정할 계획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내 나이가 어때서”… 지구촌 지도자 ‘70대 시니어’ 전성시대

    “내 나이가 어때서”… 지구촌 지도자 ‘70대 시니어’ 전성시대

    네타냐후·스가·두테르테·수치 모두 70대77세 우드워드·90세 버핏 현장서 맹활약유럽은 젊은 편… 마크롱 등 30~40대 여럿 다양한 경험과 경륜이 위기 대처에 도움변화·혁신 약하지만 극단 안 치우쳐 장점세대 격차 줄여 조화로운 공존 여부 관건70대 지도자 전성시대다. 정치인뿐 아니라 기업인, 언론인까지 70대가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미국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이 거의 70대다. 더욱이 지난 3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민주당 후보 모두 70대여서 도널드 트럼프나 조 바이든 중에서 누가 당선되든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세우게 됐다. 민주당 경선에 나왔던 버니 샌더스(79)와 엘리자베스 워런(71)도 모두 70대다.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나이와 리더십의 상관관계로 관심이 옮겨 가고 있다. ‘나이 70이 세계 지도자들에게는 50세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는 학자들까지 등장했다. 70대가 50대처럼 아무 문제 없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2차대전 후 美베이비붐 세대 정부·의회 장기 포진 70대 정치 지도자는 미국만이 아니다. 베냐민 네타냐후(71) 이스라엘 총리, 스가 요시히데(72) 일본 총리,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 로드리고 두테르테(75) 필리핀 대통령도 모두 70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3년 뒤면 70대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한국의 야당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팔순이고, 2022년 대선 출마가 유력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년 뒤면 70세다. 이에 반해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은 확실히 젊은 편이다. 30대·40대 총리와 대통령이 여럿 있다. 또 51살에 총리가 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60대 여성 지도자 3명이 유럽의 정치와 중앙은행을 이끌고 있다. 20~30년 전에 비하면 건강상태가 좋아지고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평균수명이 늘어났다. 철저한 체력 관리에 교육수준까지 높아져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기가 길어졌다. 관건은 할아버지와 손주만큼이나 벌어진 세대 격차와 문화적·사회심리적 차이를 줄여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 지도자 평균 연령대가 1990년대와 비교하면 많이 올라갔다. 세대 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한국에 ‘386세대’가 있듯이 미국에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까지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포진하고 있다. 1992년 47세의 빌 클린턴과 45세의 앨 고어가 대통령과 부통령에 당선하면서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때보다 20년 이상 젊어졌다. 이어 빌 클린턴과 1946년생 동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50대에 대통령이 됐고, 이어 2008년에 1961년생인 버락 오바마가 48세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6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보다 한 살 적은 69세의 힐러리 클린턴과 70세의 트럼프가 맞붙어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로써 1946년에 태어난 미국 대통령은 세 명으로 늘어났다. 정치인이 제대로 활동하려면 체력과 판단력, 사고의 유연성과 포용력이 중요한데 과연 70~80대가 이런 자질을 유지하고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현실 앞에서 이 같은 추정은 힘을 잃었다. 트럼프는 현재 74세이고, 바이든은 78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959년생 61세로 젊은 축에 속할 정도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80세이고,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두 살 적은 78세다. 펠로시는 2년 전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8시간이나 쉬지 않고 발언한 기록도 세웠다. 젊은 의원들도 따라오지 못할 강한 체력을 보여 줬다. 지난 3일 선거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10월 말 현재 미 연방 하원의원 36명과 상원의원 14명의 나이가 75세 이상이라고 한다. 만약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신설할 ‘기후변화 차르’를 존 케리(76) 전 국무장관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힐러리 클린턴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72)가 맡을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美 70대 지도자 공통점은 고학력 백인 남성 경제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마하의 현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90세이고, 루퍼트 머독은 89세다. 임원급 헤드헌팅회사인 크리스트콜더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새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나이가 15년 전보다 20% 높아졌고, 주요 기업 CEO 중 40%가 60대 이상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국장은 77세로 50년 가까이 취재 현장에서 특종 보도와 책을 매년 펴내고 있다. 미 대선 후보 토론회를 진행했던 CBS방송의 레즐리 스탈도 79세다. 전문가들은 이들 70대를 베이비부머의 마지막 물결로 보고 있다. 유럽의 정치 지도자 평균 나이는 미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낮은 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43) 프랑스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49) 캐나다 총리는 40대다. 핀란드 여성 총리는 35세이고 테러와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리더십을 높이 평가받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갓 마흔을 넘었다. 미 테네시대학이 수집 분석한 세계 지도자 자료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들의 평균 나이는 1950년대 이후 꾸준히 높아진 반면 유럽 지도자들의 평균 연령은 1980년대를 지나면서 떨어지기 시작해 세계 평균에 크게 밑돈다.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의 총리나 대통령의 중간 나이값은 52세이고, 8명은 45세 이하라고 한다. 70대는 딱 한 명이다. 포린폴리시 최근호에 나이와 세계 지도자에 관한 글을 기고한 잭 골드스톤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미국의 70대 정치 경제 지도자들의 공통점으로 고학력의 백인 남성을 꼽았다. 미국 남성들은 확실히 윗세대보다 오래 건강하게 활동적으로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DC와 뉴욕에 거주하는 남성의 2015년 기준 기대수명은 1990년보다 13.7년 늘어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75세 이상 미국인들의 75%가 자신의 건강이 좋거나 매우 좋다고 답했다. 1991년에는 66%에 그쳤다. ●경험에서 나온 확신이 조직의 경직화 초래 우려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양호하지만 70대가 넘으면 가장 큰 걱정이 치매다. 트럼프나 바이든 모두 치매에 걸릴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미 하버드대 의대가 올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75세가 넘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1995년 25%에서 18%로 크게 낮아졌다.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조기진단과 예방활동 등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골드스톤 교수는 여러 근거를 종합해 볼 때 70대 고령의 대통령이라고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다양한 경험과 경륜이 현재 미국 사회가 맞닥뜨린 여러 위기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젊은 세대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결단을 내리고 변화와 혁신에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지만, 극단으로 치우칠 가능성은 낮은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적 차이가 있다지만, 최고 지도자의 고령은 주요 리스크 요소이고, 경험에서 나온 확고한 신념은 변화와 반대 의견을 수용하지 못해 조직을 경직되게 할 수도 있다. 인구 구성상 밀레니얼과 포스트밀레니얼 세대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젊음과 변화,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자연스럽게 지도층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과 포스트밀레니얼 세대는 나이나 성, 정체성보다는 개인 그 자체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또한 기존의 정당이나 정치 조직에 대한 불신이 강한 편이다. 정당보다는 시민 사회단체에 더 관심이 많고 이데올로기보다는 기후변화와 같은 특정 이슈에 천착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젊은 세대를 제대로 알고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70대의 기성 정치·경제·사회 지도자들이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경험을 공유할 때 간극을 좁힐 수 있다. 세대마다 전성기가 있고 역할이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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