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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객기 4대 동시납치 어떻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동시 다발로 4대의 항공기를 납치해감행한 끔찍한 자살 공격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미국 수사당국은 동시다발 테러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과 그 지지자들간의 통화내역 및 사고 비행기 승객들이 폭발 직전 통화한 내용들을 종합하면서 사건 실체를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들은 나머지 3대의 비행기가 각각워싱턴과 뉴욕에서 추락하기 직전에 최소한 승무원 1명과승객2명이 전화를 걸었는데 각 통화내용은 유사한 상황을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화를 건 승객들은 납치범들이 칼로 무장했으며 일부의경우 승무원을 찔렀고 비행기를 장악한 뒤 지상으로 추락하기를 강요했음을 시사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한 희생자의 아버지는 FBI의 조사에서 아들이 첫 통화에선스튜어디스가 칼에 찔렸다고 말했으며 두번째 통화에선 비행기가 추락중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1일 FBI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테러범들이 항공보안을 피할 수 있도록 고도의 훈련을 받은 자들로 보여진다며 공항의 금속탐지기에 의존하는 소수의 보안요원들로는테러를 막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수사 당국은 미 정보시스템을 쉽게 돌파할 수 있었던 점등을 들어 테러분자들이 공항 지상관제요원들의 도움을 받았고 테러 항공기로는 연료를 가득 채웠을 대륙횡단(동부에서 서부로) 비행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고위 관리는 “이런 테러가 가능했던 음모 공조 정도에놀랄 뿐”이라며 “음모가 치밀할수록 미 정보기관들이 그것을 파악하려면 더 많은 단서를 포착했어야 했다”며 보안에 허점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mip@
  • 美 테러참사로 개막준비 ‘비상’

    미국의 테러 대참사로 부산국제모터쇼 개막을 하루 앞둔 12일 모터쇼 관계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안상영(安相英)부산시장은 이날 오전 대책회의를 가진 뒤 전 직원들에게준 비상근무와 공항 철도 등 주요 시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하며 부산모터쇼의 차질없는 준비를 강조했다. 특히 부산모터쇼와 같은 기간에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이날 오전 폐장된다는 소식이 한때 알려지면서 부산모터쇼의 행사 차질이 우려되기도 했다.프랑크푸르트모터쇼 조직위는 개막식을 취소하는 등 행사 규모를 축소했다. 부산모터쇼에는 자동차부품 및 용품업체들의 수출확대를위해 26개국 313개사에 바이어 409명을 초청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바이어들을 많이 초청했으나 초청을 수락한 바이어는 생각보다 적었다.이들 대부분은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참가하는 바람에 디트로이트와 시카고에서 4개사 5명만이 참가할 예정이었다.이들의 부산모터쇼 참석은 어려울 전망이다. 또 미국을 거쳐 부산으로 입국할 것으로 알려진 남미지역바이어의경우 미국내 모든 공항이 폐쇄되면서 참관 여부는 불투명하다. 부산모터쇼 관계자는 행사준비 단계에서는 미국의 바이어가 너무 적어 아쉬웠지만 지금은 오히려 적게참석해 천만다행”이라며 “미국 바이어가 대거 참석하기로 됐었다면 구매 상담회가 완전히 빛을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부산 이기철기자
  • 美 동시다발 테러/ 부시행정부 초강력대응 선언

    미국은 뉴욕 무역센터와 워싱턴 국방부 등에 대한 비행기충돌 사건을 ‘명백한 테러행위’로 규정하며 긴급 안보태세에 돌입했다. 플로리다에서 교육개혁 방안을 연설하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1일 오전 “미국을 겨냥한 테러가 분명하다”며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한 뒤 워싱턴으로 즉각 귀환했다. 특히 뉴욕과 워싱턴 등 미 전역을 겨냥해 동시 다발적인폭발사고가 잇따른 것으로 미뤄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반발하는 테러세력의 계획적인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 “지금으로서는 누가 테러를 감행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그러나 단순한적들의 소행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국제회의를 둘러싼 비정부기구(NGO)의 반세계화 시위 등과는 차원이 다른 군사적 위협임을 의미한다. 부시 행정부는 비행기 사고가 ‘자살공격’의 형태를 띄고 있는 점과 연방정부와 뉴욕 맨허턴의 무역센터 등 미국의 주요 건물들을 겨낭한 점에 주목한다. 비행기 공중납치와 주요 건물에 대한 폭탄테러는 과거 아랍계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하던 수법이지만 연방수사국(FBI) 등 관련 당국은 아직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국가적인 재난’으로 규정,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위협으로만 간주하던 미국에 대한 위협이 현실로 닥침으로써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 온 안보정책은 더욱강경한 논조를 띌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착상태에 빠진 중동평화 협상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예상되며 군사적 개입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불량국가’로 지목해 온 이라크나 이란 북한 등에 대한 외교·안보 정책도 ‘대화’보다는 ‘군사력’을바탕으로 한 ‘힘의 외교’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외에서 반발을 산 미사일 방어(MD) 계획 뿐 아니라미군사력의 현대화 계획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백악관은 뉴욕과 워싱턴 뿐 아니라 시카고,로스앤젤레스등 주요도시도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소개령과함께 군 당국의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2차세계 대전 이후 처음으로 맞는 비상경계령이다. 이번 비행기 폭발사고는 외교·안보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해 동반 침체를 맞고 있는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는 거래가 중단됐고 금융기관이 밀집한 뉴욕 맨허턴도 당분간 제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이는 세계금융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등의경제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다. 경제문제에 전력할 예정이던 부시 행정부도 사상 초유의집단 테러에 맞서 군사·안보 위주의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경남 자치단체장들 해외출장 “너도나도”

    경남도 자치단체장들의 해외출장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10일 경남도가 국회 행정자치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7년부터 지난 6월까지 김혁규(金爀珪) 지사를 비롯한 20개 시장·군수들의 해외출장횟수는 131회로 평균 6.2회다. 개인별로는 김 지사가 20회로 가장 많았고,송은복(宋銀復) 김해시장과 김병로(金炳魯) 진해시장이 각각 14회,이상조(李相兆) 밀양시장 11회 등으로 왕성한 해외활동을 벌였다. 반면 강석정(姜錫廷) 합천군수가 2회,정구용(鄭九鎔) 하동군수와 권순영(權淳英) 산청군수는 한차례씩 해외출장을 다녀왔으며,특히 정용규(鄭瑢圭) 함양군수는 재임 7년간 한번도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다. 단체장의 해외출장횟수는 대체로 시·군의 세(勢)와 비례하지만 단체장의 성향에 따른 측면도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비교적 형편이 나은 진주시장과 사천시장이 4회로평균 이하였고,재정상태가 열악한 군단위에서는 김진백(金鎭伯) 창녕군수가 6회나 다녀와 눈길을 끌었다.함양군수의경우 “군세가 미약하다 보니 외국도시와의 자매결연도 전혀 없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해외출장계획을 세우지않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비사용은 마산시장이 10회를 다녀오면서 3억7,200만원을 지출,가장 많은 돈을 썼으며,출장인원도 160명으로 가장많았다.시장·군수 가운데 14회로 가장 많았던 김해시장은1억3,000만원을 썼지만 진해시장은 7,900만원으로 같은 횟수를 다녀왔다. 마창진 참여자치연대 조유묵 사무처장은 “단체장들의 해외출장은 양적인 문제보다 질적인 문제가 중요하다”며 “과연 출장성과가 어느 정도인지,지역민에게 어떤 형태로 되돌아 올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지저분한곳 찾아가는 ‘불청객’ 콜레라

    콜레라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등 ‘콜레라 비상’이 걸렸다. 최강원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콜레라는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오염된 물을 마심으로써 감염되는 질환으로 주된 증상은 통증이 없는 설사이고 대개 발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균이 체내로 들어 오면 소장의 장점막에 붙어 증식해 독소를 만들어 내고 이 독소에 의해 설사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의사 출신인 국립보건원의 이종구 방역과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콜레라 균이 섭씨 17도 이상의 해수 중에서 서식하며,특히 여름철에 균에 오염된 조개·새우·게 등 어패류를 생식했을 때 감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국민위생수준이 낮은 시기에는 상가나 결혼식후 식당 등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먹고 집단 발생하는 예가많았으나 90년대 이후에는 오염된 음식물을 먹은 사람에 한해 산발적으로 감염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콜레라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2∼3일이 지나면 쌀뜨물과 같은 설사와 구토를 하게 된다”면서 “치료하지 않으면 급속하게 탈수증이나 순환기계에 이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의 경우 저혈당,신부전으로 진행하고 잠복기가 지나도 발병하지 않는 불현성(不顯性) 감염이 많다”면서“특히 소아는 설사만 나타나는 경증인 경우가 흔하다”고덧붙였다. 이 과장은 “치료하지 않을 경우 보통은 설사 발생후 4∼12시간만에 쇼크 상태에 들어가고 18시간∼수일뒤 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에서 치료하지 않으면 수시간뒤 사망에 이르고 사망률은 50%이상에 달하지만,적절히 치료하면 사망률은 1% 이하”라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기간은 발병후 1주일간 전후이다. 최 교수는 “치료는 상실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는수액 요법이 가장 중요하고 항균제를 사용함으로써 균의 배설과 설사의 양 및 기간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유상덕기자 youni@. ■콜레라 효과적인 예방 이렇게.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콜레라를 예방하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손을 자주 씻는 것이다.콜레라 예방법을 알아본다. ◆개인 및 가정의 위생 수칙=첫째 음식물 조리 및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다. 둘째 안전한 음용수 마시고 음식물은 충분히 가열하며,조리한 음식은 바로 먹거나 청결을 유지할 수 있는 장소에 보관한다. 셋째 도마 등 조리 기구는 매일 소독하고 잘 말려서 사용한다. ◆음식점이나 집단급식소=음식을 조리할 때에는 먼저 손을깨끗이 씻는다.다음으로 행주·칼·도마 등은 반드시 아침·점심·저녁용으로 분리,교체 사용한다. 손님에게 대접하는 음료수는 끓여서 냉각한 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상가집이나 결혼식장 등에서 손님을 접대할 때에는 날음식을 내놓지 말고 안전이 확보된 음식이나 다과류만을 제공한다. ◆설사를 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설사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즉시 보건소에 신고하고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최강원 서울대 교수는 “설사하고 있는 사람은 조리 업무를 하지 않는 등 일반적 주의 사항을 지키고 중증 환자의경우 입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전염병이라고 하더라도 환자를 엄격하게 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혼잡한 병동에서 보통의 손씻기만으로도 의료 종사자나 보호자·문병객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 교수는 “환자의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은 석탄산이나 다른 소독약 등으로 철저히 소독해야 하고 하수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면 직접 흘려 내려 보내 종말 처리하면 좋다”고덧붙였다. 특히 환자와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은 감염 여부에 신경을써야 한다.감염이 의심되면 즉시 병의원을 찾는 것이 좋다. 유상덕기자
  • 호세 34호 ‘선두’·우즈 31호 ‘추격’

    펠릭스 호세(롯데)가 이틀 연속 홈런포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고 양준혁(LG)은 시즌 첫 타격 선두에 나섰다.삼성은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호세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현대와의경기에서 1-1로 맞선 5회 2사2루에서 마일영의 초구 직구를통타, 중월 2점포를 뿜어냈다. 이로써 호세는 시즌 34호를기록,이승엽(삼성)을 2개차로 제치고 홈런 선두 굳히기에나섰다.롯데는 13안타씩을 주고받는 치열한 공방끝에 현대를 7-6으로 힘겹게 따돌렸다.롯데는 한화에 승률에서 앞서며 4위 기아에 1경기차로 5위. 두산은 광주에서 빅터 콜의 역투와 우즈·심재학의 홈런등 장단 16안타를 퍼부으며 13-2로 승리,파죽의 6연승을 달리던 기아의 발목을 잡았다.우즈는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점포로 시즌 31호 홈런을 마크,호세를 3개,이승엽을 1개차로 추격했다.콜은 7이닝동안 6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막아 시즌 6승째를 챙겼고 김동주는 5타수5안타 2타점의 맹타를 터뜨렸다.기아의 장성호는 2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두산은1회 상대 투수의 난조를 틈타 볼넷 4개와 3안타를묶어 대거 7득점,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잠실에서 3-3으로 맞선 9회초 1사후 터진 김한수의결승 1점포로 LG에 4-3으로 역전승했다. 삼성은 5위 한화가남은 경기를 전승해도 승률에서 앞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LG는 기아에 2.5경기차로 7위. 이승엽은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지난 1일 수원 현대전이후 6일,4경기째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LG 양준혁은 5타수 2안타로 타율 .349를 기록, 심재학(.3482)·호세(.3480)를 제치고 시즌 첫 타격 선두에 올랐다. 김민수기자 kimms@
  • 국민의 소리 귀막은 검찰

    검찰의 인터넷 홈페이지 운영이 부실해 국민들의 목소리를귀기울여 듣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검찰청 홈페이지가 있지만 민원이나 의견을 올릴 수 있는 자유게시판이 없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검 홈페이지 주소(www.sppo.go.kr)로 들어가면 검찰 안내,검찰 활동,생활 법률 코너가 있고 민원을 접수하는 ‘국민의 소리’라는 창도 있다.그러나 다른 행정·수사기관과비교하면 내용이 부족하고 손쉽게 의견을 전달하기 어렵다. ‘국민의 소리’ 코너를 통해 글을 보내려면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주소를 모두 적어야 한다.실명 또는 익명만 쓰고의견이나 불편을 올려 활발히 토론하고 공론을 조성할 수있는 공간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대검 산하 5개 고검과 13개 지검,40개 지청 가운데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곳은 광주지검,대구지검 뿐이다. 고검과 지청은 한 곳도 없다. 지난 7월 휴양지 콘도 예약 청탁으로 물의를 빚었던 춘천지검 속초지청에 대해 네티즌들이 비판의 글을 올리려 했으나 속초지청은 아예 홈페이지가 없고 대검 홈페이지에도 게시판이 없어 시민단체 등 다른 인터넷 게시판에 비난의 글을 쏟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홈페이지 운영 초기에는 게시판이 있었는데 수사 중인 사건 등에 대해 실명으로 비방성글을 많이 올려 없앴다”면서 “지검·지청은 해킹을 당할우려가 있어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고 있지만 기술적인 부분이 해결되면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참여연대 하승수(河昇秀) 변호사는 “근거없는 비방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이해가 가지만 역기능만을 걱정해 순기능을 막는 것”이라면서 “게시판이 갖고 있는 공론 형성의 기능이 무시됐다”고 지적했다.그는 “특히 민원인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일선 지청에 홈페이지가 없는 점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국민들이 직접 부딪힐 일이나 민원이 많은 국세청(www.nta.go.kr)도 대표 홈페이지에서는 자유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으나 산하 대부분의 지방 국세청과 일선 세무서는 홈페이지를 두지 않고 있다.국세청 관계자는 “대표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기 때문에 산하기관에서는 홈페이지를 운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 14개 시·도 경찰청과 230개 경찰서는 하나도빠짐없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한 주 평균 3만여회의 접속 건수를 기록하고 자유게시판에도 한 주에 200여건의 글이 올라온다.최근 ‘용산서 의경 자살’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게시판에 비판의 글이 폭주했다.자유게시판에는 경찰에 대한 가감없는 비판은 물론 선행 경찰관에 대한 칭찬,범죄 신고,의견등을 담은 글이 오르고 있다. 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계 한 관계자는 “비난의 글이 쏟아질때면 곤혹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이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외에도 핸드폰 요금 인하와 서비스 불량 등 국민들의 항의와 민원이 많은 SK텔레콤과 LG텔레콤 등 이동통신회사들도 게시판 기능을 두고 있지 않다.네티즌들은 이에‘안티 사이트’까지 만들어 소비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항의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국민·공무원 연금 재정고갈 위기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이 보험료는 적게 내고 보험금은많이 타가는 구조 때문에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경제부는 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당 정세균(丁世均)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국민연금은 아직 본격적인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 적립금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저부담-고급여’ 구조로 인해 장기적으로 기금 고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연금 등은 지난 98년이후 정부 구조조정으로퇴직자가 크게 늘어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국민연금의 수입은 보험료를 포함해 15조3,005억원,지출은 1조6,776억원으로 13조6,229억원의 흑자를 냈으며 적립금은 60조6,152억원이다. 공무원연금의 지난해 수입은 3조5,214억원,지출은 4조3,832억원으로 8,538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적립금은 1조7,752억원이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국민연금의경우 주로 국고채·채권·예금 등에 운용하기 때문에 최근의 초저금리로 인해 기금 운용수입이 크게 줄어 부실화될가능성이크다고 경고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그린벨트 해제 정부안 내용

    정부가 4일 발표한 7개 대도시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조정안은 국토연구원의 용역결과보다 크게 완화된 것이어서 환경단체 등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집단취락 해제대상이 수도권 100가구,부산 50가구,기타지역 30가구 등에서 일괄적으로 20가구 이상으로 완화된 것이 대표적이다. ●해제대상면적 확대 배경=그린벨트 조정작업은 대규모 집단취락·관통취락·산업단지 등 우선해제지역과 제주·춘천·청주·여수·전주·진주·통영 등 전면해제지역,7대광역도시권의 부분해제지역으로 나눠 진행돼왔다.우선해제지역의 대규모 취락기준이 주택 300가구 이상,인구 1,000명 이상으로 결정되자 7개 광역도시권의 대규모 취락은 해당 지역 그린벨트 내 주택가구수(16만5,000가구)의 9%인 1만5,000가구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해제 뒤엔 또다른 규제=정부는 그린벨트에서 해제된다고해서 곧장 개발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집단취락의경우 해제시 일단 보전녹지로 지정돼 단독주택이나 1종 근린생활시설만 건립할 수 있으며 정비계획이나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돼야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음식점·숙박시설 등 일상생활과 관련없는시설이 난립하지 못하도록 도시계획 조례 등을 강화하고개발행위 허가제도를 엄격히 운영키로 했다고 건교부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조정가능지역(집단취락외 신규개발가능지역)은‘선계획-후개발’ 원칙 아래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해 시가화 예정용지로 계획한 뒤 향후 20년간 개발수요가 있을 때도시계획결정 절차에 따라 공영개발방식으로 단계적으로개발할 예정이어서 난개발 우려는 없다고 장담했다.아울러개발제한구역 해제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조정가능 지역을 포함한 개발제한구역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계속지정,관리하는 한편 이미 해제된 지역이라도 투기우려가있는 곳은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다시 묶을 방침이어서 부동산 투기우려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난개발·환경파괴 우려=그러나 환경단체들은 “민원 해소를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만든 무분별한 개발계획”이라며 “개발제한구역이 하루아침에 개발촉진구역으로 바뀌게 됐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특히 환경보전가치가 높은 1·2등급 지역에 국책사업이나 지자체 현안사업을 무제한 허용하는 것은 정부가 앞장서서 환경을 파괴하겠다는 의도나 다름없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녹색연합 등과 공동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안은 개발제한구역 보전이라는 대원칙하에 부분 조정한다는 당초 국민과의 약속을저버린 것이며 개발제한구역 조정을 위해서는 광역도시계획에서 우선 조정가능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건교부 지침을 스스로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번 정부안은 투기목적의 토지취득을 합법화하는 부도덕한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주장했다.아울러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나눠먹기식으로 지역현안사업용 토지를 시·군별 총량의 10%내에서 별도 허용하고 국책사업용토지도 총량과 관계없이 허용토록 했다고 지적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서울시 담배·종토세 맞교환 재추진

    서울시의 담배소비세와 자치구의 종합토지세를 맞바꾸는세목교환이 4년여만에 다시 추진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2일 “서울시 자치구간 재정불균형 해소를 위해 시세(市稅)인 담배소비세와 구세(區稅)인 종합토지세의 세목(稅目) 교환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행정자치부와 합의한데 이어 최근 당정협의에서도 이번 정기국회에 의원입법 발의로 지방세법 개정안을제출키로 결정하고 서울지역 국회의원을 상대로 세목교환의필요성을 홍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목교환 문제는 15대 국회때인 지난 97년 7월 제기된 이래 지금까지 4년여 동안 법개정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자치단체간에 논란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자치구에 사업비나 특별교부금을 내려줄 때 금천,도봉구 등 재정이 열악한 자치구를 우선 배려하는데도 종토세 세수 규모가 제일 큰 강남구 등 이른바 ‘부자구’와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세목교환의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종토세 세수규모는 최고인 강남구 809억원,최저인 도봉구 66억원 등으로 자치구별로 최대 12배 이상 차이가 나는 반면,담배소비세의경우 강남,도봉구가 각각 393억원,127억원 등으로 많아야 3배 정도의 차이만 벌어지고 구별로 고른 분포상황을 보이고있다. 시는 세목교환이 이뤄지면 강남구 392억원 등 중구,서초,송파 등 4개구의 자체재원이 모두 합해 지금보다 653억원이줄어드는 반면, 관악구 145억원 등 21개구는구마다 평균 92억원씩 자체재원이 늘어나 시 전체의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강남구 등 일부 자치구는 “세목교환이 자율행정이라는 지방자치제의 기본정신에 어긋난다”며 세목교환에 대한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美 한국산 강관 수입제한 위법”

    [제네바 연합] 세계무역기구(WTO)는 1일 미국의 한국산 철강파이프 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가WTO 관련협정에 위배된다며 이의 시정조치 요구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WTO의 분쟁패널은 잠정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6월 미국의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상대로 한국이 공식 제소한데 대해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분쟁패널은 통상 제소한 사건에 대한 WTO 관련협정의 위법 여부만을 판정하는 것이 관례이나 이번 긴급수입제한의경우 조사 방법상의 오류 지적과 함께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도록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철강파이프 제품의 급격한 수입증가로 인해 국내생산업체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는 이유를 들어 3년에 걸친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 지난해 3월 1일부터 시행에들어갔다.
  • 집중취재/ 김포공항 상업시설 민자유치 활성화 시급

    김포공항 활성화의 관건은 민간자본 유치에 달렸다.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단은 정부 산하기관으로서 국유재산을 개발하는 데 상당한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김포공항을 인천공항의 예비용으로 묶어둔 정부 정책도 활성화를어렵게 하는 원인이다. 김포공항 부지 230여만평 가운데 효율적인 활용이 시급한 공간은 옛 국제선 2청사와 국내선청사 건물이다.국내 항공편이 오는 11월 옛 국제선 1청사로 이전됨에 따라 옛 국내선 청사는 텅 비게 된다.공항 내·외곽의 유휴 토지는 50여만평으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절반이 넘는다. 공단은 올 한해 3,000억원 이상의 적자(赤字)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수익성과 공익성을 함께 고려한 종합개발 계획안을 내놓았다. 지난 4월부터 122억원을 들여 대합실,탑승교 등 공항시설확장 공사가 한창인 1청사의 경우 패스트드푸드점, PC·인터넷방,택배점 등 입주자 선정이 마무리 됐다. 연면적이 1만4,780평인 현재의 국내선 청사에는 오는 2002년 6월까지 내부 개조공사를 거쳐 총면적의 90%에대형할인점,스카이 카페 등 상업시설을 유치할 방침이다. 문제는 연면적 2만여평에 이르는 국제선 2청사 건물이다. 상업시설을 유치할 수 있는 공간은 9,080평 뿐으로 이곳에쇼핑센터, 면세점, 복합 영상관, 공연장, 식당가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지만 지난 3월 6일과 16일 응찰자가 없어유찰됐다. 국제선 청사에 상업시설을 유치하지 못하면 내·외곽 토지 개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우선 오는 2005년까지 개발용지 30만평에 종합 컴퓨터몰,카트 경기장등 청소년 위락시설을 유치할 계획이지만 실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김포공항과 한 권역으로 분류되는서울 강서구 공항동,화곡동,가양동,경기도 고양시 일산,김포시 일대에는 115만 가구 346만명이 살고 있다.국제선 이전후 항공기 소음이 거의 사라지자 주택 매매가와 전세금가격이 1년 전에 비해 5% 상승했다. 공항동과 방화동에 연내 분양예정인 아파트 단지만도 4지역에 중소형 620여 가구다.내년까지 입주를 마칠 아파트도760가구나 된다.따라서 택지개발 붐과 하루 20만여명의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상권과 연계된 공항 개발계획은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전망이다. 교통 여건도 좋은 편이다.지방 도시와 연결되는 14개 노선 버스와 서울 시내버스 24개 노선,지하철 5·9호선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공단은 교통개발구원 등 5개 외부 전문기관에 여유시설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해청사진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김포공항은국유재산법상 ▲임대 기간 3년 ▲한차례만 계약연장 가능등의 제약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게다가 건설교통부는 당초 호언과는 달리 인천공항 운영의 불안정성을 이유로 김포공항 국제선 2청사의 절반에 가까운 면적을 국제선 예비 공간으로 묶어 놓았다. 투자를 희망하는 대기업들은 “온전하게 다 사용하면 매력적인 곳인데 기형적으로 절반만 상업용도로 쓰라면 청사에 손님이 몰리겠느냐”고 반문한다. 공단은 공항 유휴지 총면적의 70%나 되는 그린벨트의 해제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 역시 오리무중이다. 공단은 4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부동산과 각종 공항시설등을 출자금으로 전환하고 민간자본 차입이 쉬워지도록 공사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이렇게 되면 외부에 임대하는 상업시설에 대한 사용료 부과 등 각종 수익사업을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길이 트인다. 한서대 항공관리학과 이강석(李康錫) 교수는 “김포공항의 활성화는 인천공항의 ‘허브화 전략’과도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라면서 “국내선 전용인 일본 하네다 공항처럼 대규모 상업시설을 유치해 수익을 항공 부문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자율경영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김포공항 5년내 레저·쇼핑명소로 키우겠다”. “김포공항을 5년 안에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레저와 쇼핑의 명소로 만들겠습니다.” 윤웅섭(尹雄燮·60·전 서울지방경찰청장) 한국공항공단이사장은 취임 5개월만인 2일 이같이 강조했다.30년간의경찰생활을 마감하고 공단 이사장으로 변신한 그의 일성은“장사 한번 멋지게 해볼테니 밀어주세요”였다. ●그동안느낀점과 변화가 있다면. 취임 당시 공단의 노조가 경찰 출신이 이사장을 맡는다고취임을 반대했다.구조조정이나 하고 노조를 탄압하려고 취임한 것이 아니라 김포공항을 지금까지와 다른 시각에서전혀 다른 명소로 바꾸기 위해서 왔다고 설득했고 결국 노조가 이해한 것으로안다. 요즘 앉으나서나 돈버는 궁리만한다. ●김포공항 개발에 주안점은. 공항 부지는 교통이나 지역적인 면에서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분석됐다. 그대로 둘 곳이 아니다. 국내선여행객은 물론 인근지역 주민들도 가족끼리 와서 먹고 놀고 쇼핑을 즐기는 편안한 곳으로 변신해야 한다.국유 시설이라고 해서 그대로 두고 관리나 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개발의 걸림돌은. 공단이기 때문에 각종 개발에 제한을 받는다.공사화 하는것이 급하다. 한해 3,000억원 이상 되는 적자를 메우고 흑자를 내야하는데 이것저것 하지 말라고 하니 답답하다.정부,시민들에게 개발의 당위성을 알리는 노력을 하겠다. ●개인적으로 힘든 점이나 각오는. 서울경찰청장 시절에는 각종 정보를 한눈에 접했는데 요즘에는 공항 밖의 일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잃었다. 생소한 일을 하다보니 국회 건교위 위원들에게 자주 혼도난다. 그러나 김포공항이 내 자신처럼 대변신해야 한다는신념을 갖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사라지는 것을 찾아] 조상지혜 배어나는 ‘창호지’

    종이에 관한한 우리는 오래전부터 일류국이었다.우리 조상들은 한지(韓紙)라는 일류 종이를 발명,제작해 왔다. 한지는 보통 조선종이라고 한다.한지는 문방사우(文房四友) 가운데 하나로 불리며 우리 민족과 가장 가깝게 지내온 귀한 존재이다.한민족의 생활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한지는 용도에 따라 재질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문에 바르면 창호지,족보·불경·고서의 영인에 쓰이면 복사지,사군자나 화서를 치면 화선지,솜털이 일고 이끼가 박힌 채 연하장·청첩장 등을 만들면 태지 등등. 그 가운데서도 창호지는 우리 일상생활과 인연이 가장 깊고 한국인의 정서가 가장 많이 배어있는 종이다.‘문(門)종이’라고도 불리는 창호지와 얽힌 이야기나 설화는 우리 고전속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등장한다.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은은하게 실내에 끌어들이기도 하고휘영청 밝은 달빛에 매화꽃 나뭇가지 그림자를 드리워 수많은 사람들에게 시심을 절로 우러나게 했던 창호지. 신혼부부가 자는 신방의 창호지는 신랑신부의 행동을 엿보려는 동네 꼬마들이나 아낙들의 짓궂은 호기심으로 수난을 겪기도 했다.침을 발라 구멍을 뚫고 밤새 방안을 들여다봤기때문이다. 동지섣달 한겨울에는 매서운 찬바람을 막아내며 악기처럼울어대던 문풍지 소리….이같은 운치와 멋이 깃든 종이가 언제부터인가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다. 특히 주택구조가 한옥에서 양옥과 아파트로 바뀌면서 완자문,빗살문,격자문이 유리문,인테리어 도어 등으로 바뀌어 창호지의 필요성이 거의 없어졌다. 새봄이 오거나 명절을 전후에 온가족이 나서 문종이를 새로 바르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창호지를 만드는 공장은 더더욱 구경하기조차 어렵다.닥나무삼기-일광표백-티고르기-두드리기-씻기-뜨기-물빼기-말리기-다듬이질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탄생되는 창호지는 최근들어 중국산이 밀려 가격 경쟁력마저 잃었다. 전주 등 일부지역에서 한지공장을 집단화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지만 그나마 판로가 적고 업체가 영세해당국의 도움이 없이는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실정이다. 전주한지의경우 93년 전주시 팔복동에 22개 업체가 집단으로 이주했으나 10곳이 휴폐업하고 12곳만 남아있다. 창호지의 원료가 되는 닥나무 재배단지도 거의 없어져 중국등 외지산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 예술인과 한지공장들을 중심으로 한지공예,한지되살리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나 자금난에 부딪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남용 전북한지공업협조합장(42)은 “창호지의 사용처가별로 없고 화선지도 값싼 중국산이 밀려와 우리 고유의 한지가 갈수록 설자리를 잃고 있다”면서 “전통한지를 지키기위해 제품의 고급화,새로운 한지개발,안정적인 원료공급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직업안정소엔 구직자 북새통

    사상 첫 실업률 5%의 고실업 시대에 진입한 일본.완전고용은 옛 이야기가 된지 오래이고 일본식 종신고용의 원조 마쓰시타(松下)전기의 신화도 무너졌다.일본인들에게 이제 실업은 ‘나의 얘기’로 다가오고 있다. 30일 오전 도쿄 신주쿠(新宿)의 직업안정소(한국의 고용안정센터). 30층짜리 고층 빌딩의 23층에 자리잡은 이곳은 문을 연 오전 8시 30분부터 일자리를 찾으려는 실업자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30∼60대 남성들에서부터 고등학교,대학교를 갓 졸업한 20대 초반의 젊은 층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상담을 받기도 하고 손수 구직정보가 담긴 컴퓨터를 검색하고 있다.이곳 총괄직업지도관인 고바야시 히로시(小林博志)는 “하루 2,800명이 찾는다”고말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한창인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늘었다. 10년간 다닌 회사가 흡수·합병되는 바람에 지난달 일자리를 잃었다는 A씨(30·도쿄 거주)는 “비자발적 실업으로 인정돼 하루 9,800엔의 실업수당을 타고 있다”면서 “일주일에2∼3차례 와서 적당한 일자리가 있는지 찾고 있다”고말했다. 그러나 입맛에 맞는 일자리 찾기란 쉽지 않다.석유회사에서 45만엔의 월급을 탔던 그는 “어떤 일이라도 상관없지만월 40만엔 이하의 일이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20∼40대 초반은 재취업이 비교적 쉬운 편이나 40대 후반을 넘으면 임금,업종을 가려서 일자리를 찾기는 어려워진다. 10개월 전 의료기기 업체에서 일하다 회사가 도산해 길거리에 나앉은 B씨(60·요코하마 거주)는 ‘나이가 죄’인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그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처음부터 채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한숨을 쉬었다.실업자 등록을 하고 15차례 이력서를 냈으나 3차례 면접을 봤을 뿐 나머지 회사의경우 서류전형 단계에서 탈락했다. 9월9일이면 6개월간의 실업수당 급여 기한이 끝나는 B씨는초조한 마음에 경비원 같은 일자리도 알아봤지만 ‘체력이달려 보인다‘, ‘자위대 출신이 아니다’며 문전박대를 당했다. 그마나 저금이 있거나 딸린 식구가 적으면 다행이다. 부인과 단 두 식구인 C씨(54·도쿄 거주)는 18만엔의 실업수당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다.그는 “자식이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면서 “모자라는 생활비는 저축해둔 1,000만엔에서 조금씩 헐어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업의 높은 파도를 넘기 위해 자신을 개발하고 단련해 미래의 취업에 대비하는 사람도 많다.실업 6개월째인 D씨(58·도쿄 거주)는 현재 갖고 있는 부동산·여행 관련 2개의자격증이 취업에 큰 쓸모가 없자 행정서사 자격증을 따기위해 머리를 싸매고 틈틈히 공부를 하고 있다. E씨(52)는 직장인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날마다 ‘출·퇴근’하는 경우.오전 8시 집에서 나와 이곳으로 일단 출근,컴퓨터를 두들겨 보고 다른 실업자들과 정보를 교환한 뒤책방에 들러 최신 경제지식을 몸에 익힌다.하루 용돈 1,000엔인 E씨는 300엔 안팎의 고기덮밥 등으로 한끼를 때우고대기업이 몰려 있는 마루노우치(丸之內) 등에 들른다.그는“그곳은 공기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늘어가는 실업자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은 크다.E씨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가 경제를 알기는 하냐”고 반문하면서 “그의 구조개혁이나 정책에는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신랄히 비난했다. ■일본의 실업 실태와 대책= 지난 28일 총무성은 7월의 실업률이 5.0%라고 발표했다.완전실업자 수는 330만명으로 실업률과 함께 전후 최악을 기록했다.독일(9.3%),프랑스(8.7%)에 이은 수치로 유럽의 고실업형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 가을 1조∼2조엔 규모의 고용대책성 추경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나 가급적 국채 발행을 억제하려는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 지침과는 역행하는 것이어서 아직 정부의 정리된 구체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사설] 기후변화 대책 세워야

    기후가 변하고 있다.몇년 사이에 여름철 열대야,겨울철 온난화 현상이 심해지고 잦은 국지성 집중호우로 피해가 늘고있다. 전반적으로 ‘아열대성 기후’의 특성을 보이고 있는것이다. 기상청에 의하면 최근 30년(1971∼2000년)의 연평균 기온이 종전 30년(1961∼1990년) 연평균 기온에 비해 0. 1∼0.5도 가량 높아졌다고 한다.특히 산업화·도시화로 서울 등 대도시의 상승 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커 겨울철의경우 서울·대구·포항 0.9도,부산 0.8도,인천·강릉·광주·울산 0.7도씩이나 올라갔으며 제주도는 최저기온이 0도이하인 날이 20일이나 줄었다. 여름에는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열대야현상’이 더욱 많아졌다.농촌에서 공장지대로 변한 울산은열대야 기간이 10일이나 늘어났다.서울은‘최장 열대야 지속일수’가 6일에서 14일로 2배 이상이나 증가했다.강수량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예측불가의 집중호우도 기후 변화의특성중 하나다. 기후 변화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중국,일본,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전역에서 집중호우가 내렸으며 이같은 변화는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자체에 대해서는 우리만의 별도 대책이 있을 수없다.특히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우리는 우리대로 ‘지구촌 차 없는날’등 국제적인 캠페인에 적극 참여는 물론 승용차 부제운행,대중교통 이용 등 시민의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배기가스에 경계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노력한 만큼 우리의 하늘은 좀 더 맑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기후협약 등을 통해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지만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그 피해를 줄이는 것은 우리몫이다.가장 시급한 것은 기상예보 능력을 높이는 일이다. 보조댐 건설,도로 및 수로의 침투성 소재 개발,빗물을 가뒀다가 활용하는 생태친화적 도시설계 등 장기계획에 투자를아끼지 말아야 한다.
  • 대형택시 수입도 ‘대형’

    ‘대형택시는 수입과 인기도 대형’ 지난달 5일부터 서울시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대형택시가꾸준한 이용객 증가에 힘입어 빠르게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30일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법인 대형택시의경우 지난 1개월반 동안 대당 하루 운송수입(24시간 운행기준)이 18만원에 달하고 있다.특히 운행초기 운송실적을뺀 최근 1개월간의 수입은 대당 20만∼26만원에 이를 정도로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일반 법인택시의 대당 평균수입이 19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이미 대형택시가 일반택시 수입을 따라잡은것은 물론 수입격차를 점차 벌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형택시의 콜 운행횟수도 대당 하루 평균 2회에 달하며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조합 관계자는 “하루 평균 5회 정도의 콜을 받고 있으나 대기차량 및 빈차가 부족해 2회 정도만 콜에 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택시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12∼15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개인 대형택시는 대당 수입이 평균 10만원에 이르고 있다.서울시개인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최근 1달동안 대당 하루 평균수입이 모범택시와 비슷한 8만∼10만원 정도”라며 “그러나 여행사와 계약을 맺는 등 고정고객을 유치해 30만원이상 수입을 올리는 기사도 있다”고 귀띔했다. 콜은 하루평균 2회 정도 받아 1회를 운행,법인택시보다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체관광객이나 가족 단위 이용승객이증가하면서 대형택시로 면허전환을 원하는 업체들이 늘고있다”며 “10월 말까지 운행상황을 지켜보고 대형택시 증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아파트에도 에너지등급

    앞으로 아파트 등 건축물에도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공산품과 마찬가지로 에너지효율등급이 매겨진다. 산업자원부는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건물에 에너지효율등급을 부여하는 ‘건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에 관한규정’고시를 마련,2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이에 따라우수한 에너지절약설비를 채택해 효율을 향상시킨 건물의경우 에너지절감률에 따라 1∼3등급의 인증을 부여받게 된다.산자부는 이 제도를 우선 18세대 이상의 신축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시행한 뒤 단독주택과 업무용 건물에도 확대할 계획이다.인증받기를 희망하는 건설사업 주체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너지관리공단 등에 예비인증 신청을 하면 된다. 예비인증 결과는 아파트 분양홍보에 활용할 수 있고 2등급 이상의 효율등급을 받은 건설사업자는 신축건물의 에너지절약설비 등에 대해 연리 5.25%의 에너지절약 시설투자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이중섭 사랑·예술 무대에

    천재화가 이중섭의 사랑과 예술을 그린 서울시극단의 연극‘길떠나는 가족’(김의경 작,기국서 연출)이 지난 25일 일본에서 개막된 베세토연극축제에 진출했다. 베세토연축축제는 지난 95년 시작돼 서울 도쿄 베이징에서번갈아가며 열리는 한·중·일 삼국의 유일한 공연예술제.올해는 10월28일까지 토가 산방과 시즈오카,도쿄의 신국립극장에서 공연되며 한국에선 서울시극단과 극단 산울림이 참가했다.이 가운데 ‘길떠나는 가족’은 8월26·27일 도야마현 토가산방 공연에 이어 9월1·2일 도쿄 신국립극장 공연 등 총4차례에 걸쳐 무대에 오른다. 공연의 특징은 일제시대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갈등하다 6·25전쟁의 비극 속에서 40세의 젊은 나이로 사라져간 이중섭을 현실 속 인물로 풀어낸 점.다양한 다큐멘터리적인 기법과 객관적인 묘사를 통해 인공적으로 채색되지 않은 이중섭의 투명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식민지 치하에서 예술이 갖는 의미와 한계,일본인 아내와의 사랑과 이별을 주 내용으로 하면서 개별 장면들을 이중섭의 그림에 연극적 상상력을 입혀 공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이중섭 역엔 ‘세일즈맨의 죽음’과 ‘벚꽃동산’‘민중의적’을 통해 힘있는 연기를 인정받은 강신구가,마사코 역엔이번 공연을 통해 새로 발굴한 이은미가 캐스팅돼 호흡을 맞춘다. 국수호가 이중섭 그림의 오브제에 한국적 몸짓을 연결한 ‘환상무’를 안무했고 소리꾼 박윤초가 오상순의 시 ‘꿈이로다’를 판소리로 꾸며 이중섭의 혼을 강조한다.김벌래의 향토적인 효과음도 작품의 분위기를 더해주는 요소다. 김성호기자 kimus@
  • 기술주 “이젠 기펴자”

    국내 증시도 ‘시스코효과’를 볼까. PC시장 회복에 대한 희망이 반도체·통신 등 기술주의 상승세로 나타나면서 증시를 서서히 달구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의 세계 최대 네트워킹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으로 이날 하루동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6%,나스닥지수가 4% 이상 급등했다.미국과동조화된 국내 증시도 27일 삼성전자가 3.64% 상승해 20만원 가까이 다가갔다.SK텔레콤도 2.9% 오른 23만500원을 기록했다.이들 대형 반도체·기술주의 분발로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9.4포인트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 인텔의 긍정적 실적 전망으로 기술주가 상승하는 ‘인텔효과’가 있었다”면서 “이번엔‘시스코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술주,잇따른 회복신호=우선 통신·컴퓨터산업의 전방산업인 반도체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지난 2일 메릴린치보고서는 ‘반도체 경기 바닥론’을 제기해 전 세계 반도체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 22일에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7월반도체 장비주문수량대비 출하량의 비율(BB율:Book-Bill Ratio)이 0.64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이때문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5% 이상 상승했다. 24일에는 시스코효과에다,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XP 본격 출시(10월25일)를 앞두고 새로운 PC사이클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역시 반도체 관련주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나스닥지수는 1,900선을 회복했다. ◆9·10월 단기 반등 기대=전문가들은 반도체및 기술주의경기가 바닥에 접근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회복 속도는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보증권 김영준(金永埈)책임연구원은 “윈도XP 출시,타이완 D램 반도체 주문 증가,삼보컴퓨터의 수출주문 증가등 호재가 많은 편”이라며 “그러나 미국 거시경제지표의개선이 수반되지 않으면 회복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렇다고 해도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9·10월에는 반도체·통신주를 비롯한 기술주의 주가 상승이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595선에 머물고 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전고점인630선을 뚫고 올라간다면 단기적인 랠리(반등)도 기대해볼만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SK텔레콤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삼보컴퓨터 등컴퓨터 관련주, 주성엔지니어링·이오테크닉스 등 우량 장비관련주에 관심을 가져볼 시기다. 문소영기자 symun@
  • 쌀 너무 많이 남아돈다

    요즘 농촌 들녘마다엔 풍년농사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들리고 있다. 태산같이 남아도는 쌀로 대풍(大豊)이오히려 원망스럽기까지도 하다. 가장 큰 원인은 식생활 변화에 따른 쌀 소비량 감소.1인당연간 쌀 소비량은 80년의 경우 132.4㎏,90년 119.6㎏, 2000년 93.6㎏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올 연말에는 쌀 재고량이 1,000만섬(144만t)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고 누적은 쌀 가격 하락으로 직결된다.정부의 개입 없이는 쌀 중품의 80㎏들이 가마당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 15만 9,252원보다 2만원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게 농협 관계자들의 예상이다.쌀 가격 하락이 계속될 경우 농가소득이 1조원가량 줄어들 뿐만 아니라 유통 체제마저 무너져 부채 등으로 허덕이는 농촌이 자칫 붕괴위기로까지 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 수확기를 2개월 남짓 남겨둔 현재 전국의 정부미 보관창고와 농협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은 재고물량으로 가득차 있다.이중에는 97년산 쌀까지도 쌓여 있는 상태다. 경북 의성군 안계농협 미곡처리장의경우 800여t의 방출되지 않은 벼가 100평의 창고 3개동에 가득 쌓여 있다.지난해8월말 재고가 100여t 미만이던 것을 감안하면 사정은 크게악화된 것이다. 전국 199개 농협 미곡처리장의 벼 재고량은 39만 8,000여t으로 추산된다.연간 쌀 보관에 드는 비용만도 무려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올해 쌀 생산목표 3,550만섬(511만2,000t) 달성을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95년부터 발효된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 보조금금지 조치로 추곡수매 규모가 해마다 750억원씩 줄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0만섬(7만2,000t)이 준 575만섬(82만8,000t) 밖에 수매할 수 없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계절별 쌀 가격차도 99년 7.9%에서 올해는 1.3% 이하로 줄어들면서 민간 RPC의 경영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어 당장올 추곡수매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농협 등 민간 RPC의 수매량은 700만섬(100만8,000t)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연리 5%의 쌀 수매자금으로 추곡수매를하더라도 벼를 가공해 팔 때엔 이자와 보관료를 건지기는커녕 오히려 적자를 보기 때문이다. 상주농협미곡처리장의 경우 지난해 가을 40㎏들이 벼 한가마를 평균 5만 7,500원에 사들였다.그러나 가공비와 인건비등을 감안한 20㎏들이 쌀 한 포대의 원가가 4만 5,500원인데 반해 현재 쌀 값은 원가에 못미치는 4만 2,500원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 9개도 농협조합장들로 구성된 농산물수매대책위원회(위원장 李奉柱·68·충남 연무농협장)는 지난21일 성명을 내고 올 수확기에 가격폭락이 예상되는 쌀에대한 정부의 가격안정 긴급대책 수립을 정부에 촉구했다. 남는 쌀을 외국에 수출하려해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국내산지가격이 국제시세의 3∼5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윤석원(尹錫元·48)교수는 “계속되는 국내 쌀 재고량 누적으로 농촌경제에 엄청난 시련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단기 대책으로 정부가 ▲기존 재고량과 올 수매량의 처분을 내년 이후로 연기할 것 ▲유통주체인 농협 RPC 등에 대한 쌀 수매자금을 현행 1곳당13억원에서 20억원 이상으로 인상하고 금리를 5% 이하로 인하할 것 ▲연차적으로 논농업직불제를 확대해 쌀 생산 농가소득 안정을 유도할 것” 등을 제시했다. 의성 김상화기자 s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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