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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대 전·의경어머니 폭행 논란

    해고된 비정규직 근로자의 복직 문제를 놓고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전·의경 어머니를 폭행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집회 주최측은 폭행은 없었으며, 경찰이 먼저 시위대를 자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참관하던 ‘전·의경 부모모임’ 소속 A(51·여)씨의 머리채를 낚아채 바닥에 쓰러뜨렸다.A씨는 땅에 머리를 부딪쳐 10분 정도 정신을 잃었으며 인근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마이크를 잡은 시위대원이 ‘일당을 받고 동원된 사람들이다.’라고 소리지르자 갑자기 여러 명이 달려들었고, 이 과정에서 참관인들을 인도하는 경찰관 1명도 다쳤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주최측에서 먼저 그만하라고 수습을 해 소동이 멈췄다.”고 말했다. 전·의경 부모 모임측은 “부상자는 모두 3명으로 얼굴을 맞아 입술이 터진 사람도 있고, 넘어지면서 손목에 타박상을 입은 회원도 있다. 이 외에도 당시 현장에 있던 24명 거의 모두가 경미하게나마 다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광주전남지부는 전적으로 경찰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전남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관제 데모대가 무리지어 시위대 쪽으로 행진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촬영을 제지하기 위해 관제 데모대를 밀어내다가 1명이 격앙된 분위기에 떠밀려 혼자 땅바닥에 드러누웠고, 오히려 집회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경찰쪽에 넘겨주었다. 경찰이 지휘 형사까지 보내 우발적인 충돌을 유발시켰다.”고 밝혔다. 전·의경 부모모임은 지난해 5월 개설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cafe.daum.net/ParentsPolice)를 기반으로 하는 현직 전·의경 부모들의 모임으로 지난해 11월 농민 2명이 사망한 시위에서 전·의경들도 심한 부상을 당하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시위참관단으로 경기도 평택 반미시위에 나가는 등 평화시위를 정착시키겠다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모임측은 이번 사건에 모든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에 강력한 시위진압도 요구할 계획이다.현역 전경 아들을 둔 운영자 이정화(51·여)씨는 “구호를 외친 것도 아니고 그저 소속을 나타내는 띠를 두르고 참관을 한 것뿐인데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소리를 지르자마자 사방에서 수십명이 달려들었고, 머리를 부딪친 어머니는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선량한 시민을 폭행한 엄연한 불법행위로 민사·형사상으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나눔 세상] 백혈병 동료 돕는 ‘의리의 경찰’

    “건강한 몸으로 부대에 돌아가 모두에게 보답할게요.” 급성백혈병으로 쓰러져 힘겹게 투병하고 있는 의경 동료를 위해 일선경찰서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은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따뜻하게 하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김희용(22) 일경은 지난해 5월 의경으로 입대하기전 경희대 우주과학과에 다니며 천문학자를 꿈꿔온 ‘우주 청년’이었다. 직접 천체망원경을 제작해 별과 함께 노는 것을 좋아했고 대학 친구 7∼8명을 모아 ‘별로’라는 천체관측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김 일경은 경북 경주시 현곡면에서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아들을 뒷바라지하는 부모를 잊지 않는 ‘효자 청년’이기도 했다. 입대 전 말도 통하지 않는 일본에서 두달동안 막노동을 하며 모은 500만원과 넉달동안 보충수업 학원에서 과학 강사로 일해 모은 400만원으로 송아지 세마리를 사드리며 제대 뒤 학자금 걱정을 덜어드렸다. 김 일경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온 건 지난해 12월.2달전 관내 집회 경비 근무를 나갔다 다친 허리를 치료하기위해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평소 들어보지도 못했던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통보해왔다. 축구와 농구 등 운동을 즐기고 잔병치레 하나 없었던 김 일경이기에 주위에선 모두 이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김 일경의 항암 투병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몸무게는 8∼9㎏정도 빠졌고 다리 근육은 급격히 쇠약해졌다. 항암 치료제의 독성을 이기지 못해 남은 머리칼도 거의 없다. 병원비도 만만치 않았다.2차례의 항암치료에만 800여만원이 들었다. 아직 항암치료는 4차례 남았다. 김 일경 불행에 경찰서 동료들이 가만있지 않았다.9일 현재 430여만원이 모였다. 김 일경이 속한 방범순찰대 제1중대 1소대 선임 이상(22) 수경은 “얼마전 동료들과 함께 병원을 찾았는데 항암 치료에 힘들어하고 있는 희용이를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파 미력하게나마 모금에 참여했다. 희용이가 얼른 나아서 평소처럼 함께 축구장을 누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국민 1000명당 보건공무원수-한국 0.11명·OECD 12.87명

    국민 1000명당 보건공무원수-한국 0.11명·OECD 12.87명

    우리나라의 보건 공무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100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복지 분야도 60분의1 이하로 나타났다. 반면 경찰공무원 수는 전·의경을 포함할 경우 선진국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획예산처는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직무 분석결과가 올 상반기 안에 나오면 이를 토대로 규제 부문의 공무원들을 수요가 늘고 있는 사회복지·보건·행정서비스 분야로 전면 재배치할 계획이다. 기획처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열린 2006∼2010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일반공공행정분야 토론회에서 OECD와 국제노동기구(ILO) 자료를 근거로 주요 국가의 분야별 공무원수 비교 통계를 발표했다. 작업반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보건분야 공무원수는 인구 1000명당 0.11명으로 OECD 평균인 12.87명의 100분의1에도 미치지 못 했다. 사회복지 분야도 인구 1000명당 0.22명으로 OECD 평균인 12.24명의 60분의1도 안 됐다. 교육분야는 한국이 인구 1000명당 12.67명으로 OECD 평균 24.12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반면 치안 분야는 6.47명으로 OECD 평균 6.57명과 거의 비슷했다. 이 수치는 정부 인건비의 분야별 지출 비중에 총 공무원 수를 곱해 환산한 것으로 실제 인원과는 차이가 있다고 작업반은 설명했다. 작업반은 지난해 3월 한국갤럽이 전국 20세 이상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공무원을 늘려야 할 정책분야를 묻는 조사에서 사회복지·보건서비스 분야가 30.3%로 가장 높게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 1월 KDI가 일반인 10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우선해결과제 설문 결과에서도 노후생활보장과 고용안정이 22.6%와 22.1%로 가장 높게 나타나 앞으로 행정 수요가 늘어날 분야를 가늠케 했다. 반면 경찰 1인당 담당인구는 한국이 519명으로 일본의 520명, 프랑스 277명, 독일 411명 등에 비해 대체로 많은 편이지만 전·의경을 포함하면 337명으로 낮아진다. 기획처는 상반기 중에 공무원들에 대한 직무분석 결과가 나오면 업무의 전산·자동화로 수요가 줄어든 단순 집행 및 규제 분야 인력 등을 업무 수요가 늘어난 사회복지, 식·의약품 안전, 질병관리, 고용지원 등 대국민 서비스 분야로 과감하게 재배치해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수(국가+지방)는 18.5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적은 규모이며,OECD 평균은 51명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전·의경도 복무중 학점 딴다

    이르면 내년부터 전·의경들도 복무기간 동안 대학 학점을 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1일 군 복무기간 동안 입대 전까지 재학 중이던 대학의 학점을 딸 수 있도록 한 ‘군 인적자원개발 종합계획’을 경찰에까지 확대해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관복 정책총괄과장은 “오는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군 인적자원개발계획에는 또 다른 군 복무 형태인 전·의경이 빠져 있다.”면서 “전·의경처럼 군 복무를 경찰로 대체하는 경우에도 군 복무자와 동일하게 자기계발 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경찰 인적자원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와 함계 두 부처 공동으로 ‘군 교육훈련 평가인정위원회’를 구성해 군에서 받은 교육훈련 가운데 일부를 대학 학점으로 인정해줄 계획이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서울경찰청 악대 실력·인기 ‘짱’

    경찰악대가 뜨고 있다. 특히 서울경찰청 악대는 8개 경찰 악대 가운데 최정예로 꼽힌다. 1954년 창단한 서울청 악대는 경찰공무원 32명과 의경 33명 등 65명으로 구성돼 있다. 경찰공무원 가운데 11명이 음악대학 출신이고 의경은 전원 음대 재학중 입대했다. 음대 출신이 아니라도 고교 관악대나 군악대 출신으로 인정받는 실력파들이다. 튜바 주자인 이동주(42) 순경은 유학을 다녀온 뒤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던 중 경찰서 앞을 지나다 경찰악대 모집 공고를 보고 입문한 케이스. 이 순경은 “음악으로 딱딱한 경찰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친근하게 바꿔 가는 것이 우리 임무”라고 강조했다. 한기원(26) 수경은 서울대 기악과 3학년을 마치고 입대해 경찰악대에 합류했다. 색소폰을 부는 한 수경은 “입대 전엔 클래식만 했는데 이 곳에서 재즈를 익혔다. 일본과 함께 아시아권에서 최고 수준의 실력이라고 자부하는 서울 경찰악대는 국제무대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도 10월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 경찰악대 콘서트’에 참가한다. 경찰악대와 공연하게 된 유명 가수가 처음엔 “악대를 못 믿겠다.”며 녹음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는 앙코르 요청에 어쩔 수 없이 경찰악대와 호흡을 맞췄다가 뛰어난 반주실력을 극찬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한 해 250여차례의 연주를 소화하는 경찰악대는 각종 의전 행사는 물론 경찰관과 장애인, 노인, 환자 등 문화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계층을 위한 자선공연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새달부터는 청와대 앞 무궁화 동산에서 기마대와 매주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악대장 박대관(56) 경위는 “지난해 농촌 순회 공연 때는 매일 새벽이 돼야 일이 끝났지만 즐거워하는 어르신들 표정에 피로가 싹 가셨다.”면서 “고3 수험생을 위한 연주회 등 시민과 함께하는 공연을 계속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구정 이삭]

    ●영등포구 구청 조직도를 뒤바꿨다. 구청장이 맨 아랫자리를 차지하고, 국장, 과장, 직원이 차례로 윗자리에 놓인다. 맨 꼭대기는 고객이다. 구민을 최우선으로, 고객이 만족하는 행정서비스를 실현하겠다는 공무원의 의식변화를 상징한다. 또 민원인 방문이 많은 민원여권과, 세무관리과 등 6개 민원부서 팀장 사무실을 전방에 배치했다. 팀장들이 축적된 경험과 실무능력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대민 서비스를 실시하라는 뜻이다.1부서 1친절운동, 사이버친절 홈페이지 운영, 친절도 자기 진단, 직원상호간 칭찬릴레이 운동 등도 진행하고 있다. ●성북구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했던 개운산길 주변에 마을버스 노선을 신설,2일부터 운행에 들어갔다. 노선번호는 20번. 돈암동, 정릉동 주변 아파트 단지 4500가구 입주민의 출퇴근 교통과 개교한 개운중학교 학생들의 통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노선은 총연장 10.2㎞(편도 5.1㎞)로 주요 경유지는 4호선 성신여대역→아리랑고개→이수아파트→고명중·고교→풍림아파트→성신여중→개운중학교→개운산공원 입구→고려대 아이스링크→6호선 고려대역 등이다. 중형버스 5대가 8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동대문구 우수보육사례집 ‘날마다 크는 희망나무’ 창간호를 발간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지정한 우수 보육시설을 탐방, 장·단점을 분석했다. 주말농장과 수목원을 체험하고, 예절교육, 민속놀이, 다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보육시설 36곳이 소개됐다. 사례집은 연간 정기간행물로, 보육시설, 보육 관련기관, 동사무소 등에 배포되며 구 홈페이지에도 게재된다. ●성동구보건소 지난 2일부터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생활습관병의 하나인 당뇨에 대한 관심의 제고와 질병에 대한 지식 및 질병의 관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당뇨병 환자의 자기관리를 돕기 위해 당뇨교실을 5층 보건교육실에서 마련한다. 교육은 3월 한달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한시간동안 진행되며 매회 혈당 무료 측정을 실시한다. 오는 23일은 ‘고지혈증의 관리’로 특강이 마련되어 있다.▲2일 당뇨병의 치료와 합병증 ▲9일 당뇨병의 식이요법 ▲16일 당뇨병의 운동요법 ▲23일 고지혈증의 관리 ▲30일 당뇨병의 발관리 ●양천구 이달부터 성인 및 청소년 흡연자를 대상으로 연중 금연 클리닉을 운영한다. 금연클리닉에는 의사와 간호사 3명, 금연 상담사 5명을 배치해 상담과 교육, 약물 투입 등 6주 과정으로 운영한다. 이후 6개월 동안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금연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매주 1차례 목 3동, 신월1·5동, 신정 7동 및 신월분소 등 5곳에서 이동 금연 클리닉도 실시한다. 아울러 민간 사업장과 전·의경,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금연교육사업 및 홍보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 [독자의 소리] ‘닭장차’ 표현에 전경사기 추락/오석근

    경찰청에서는 올해부터 전의경 버스 개선 및 보급을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 한다. 지금의 신세대 대원들의 신체조건을 고려해 버스 내부를 넓히고 쾌적한 환경으로 개선시킬 예정이어서 대원들의 사기진작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최근 각종 언론보도에서 누구보다도 공익성과 정당성을 우선시해야 할 일부 언론들의 전경 닭장차라는 거친 표현 사용은 많은 경찰관들에게 불쾌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굳이 경찰버스를 ‘닭장차’라고 거칠게 비하하여 표현해야 옳았던 것인지 하는 아쉬움 또한 남는다. 철망 씌워진 버스라고 하여 ‘닭장차’라고 한다면 그 안에서 날밤을 새워가며 국민의 재산과 생명 보호를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는 우리의 귀한 전·의경 자식들이 과연 ‘닭’이란 말인가?그나마 지난날 폭력시위로 지칠대로 지쳐있는 전경들에게 희망은 주지 못할지언정 이렇듯 거친 언어로 사기를 떨어뜨려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개구리에게는 작은 돌멩이도 생사를 가름하는 흉기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앞으로는 언어사용에 좀더 신중을 기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석근 <전북 군산경찰서 정보과>
  • [사설] 평택에서 싹튼 평화시위 희망

    엊그제 평택에서 미군기지 이전 반대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만 3000여명에 이르는 등 적지 않은 규모였다. 올 들어 최대규모라고 한다. 경찰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4000여명의 인원을 배치했다. 그러나 이전 집회와는 사뭇 달랐다. 그동안 시위때마다 등장했던 화염병이나 쇠파이프는 자취를 감췄다. 경찰의 진압봉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위대는 집회 내내 질서유지선인 폴리스라인을 벗어나지 않았다.“준법시위를 하겠다.”는 처음 약속을 끝까지 지킨 것이다. 평화적 시위를 갈망해온 터라 큰 박수를 받을 만하다. 이번 평택 집회는 국민 모두에게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도 평화적 시위를 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했다고 본다. 폭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자신들의 주의주장을 펼 수 있다. 지금까지 보아왔지만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수반하는 등 악순환을 거듭한다. 지난해 말 열린 여의도 농민집회만 보더라도 그렇다. 시위 진압과정에서 농민이 두 명이나 사망하고 경찰관도 수백명이 다쳤다. 그럼에도 실제로 얻은 게 무엇이 있는가. 우리는 전·의경 부모까지 나서 폭력시위에 반대하는 것을 목도했다. 그래서 준법시위 문화의 정착 가능성을 보여준 평택 집회가 더욱 뜻깊다 하겠다. 올해는 크고 작은 집회가 많이 열릴 것 같다. 당장 노동계는 2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 법안을 처리할 경우 대규모 투쟁을 벌이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막 움트기 시작한 평화시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된다. 노동계가 강성이미지와 실력행사를 통해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면 오산이다. 시위를 하더라도 과격행동은 삼가야 한다. 평택에서 싹튼 평화시위의 희망은 계속돼야 하며, 그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 쇠파이프·진압봉이 사라졌다

    “평화적인 시위문화 정착의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대추초등학교와 미군기지 앞에서 12일 오후 2시에 열린 평택미군기지 확장반대 시위가 충돌없이 끝났다. 이날 시위가 주목받은 이유는 시위대와 경찰 모두 평화적인 시위를 약속한 데다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참관을 나왔기 때문. 지난해 7월 이곳에서 열린 집회는 경찰과 시위대 양쪽에서 부상자 수십여명이 발생하는 등 폭력사태로 얼룩졌다. 오후 4시쯤 집회가 끝나고 미군 기지 주변 행진이 시작됐으나 시위대는 경찰이 만들어 놓은 폴리스라인을 넘지 않았고 황새울 벌판에서 문화행사를 벌인 뒤 오후 5시20분쯤 해산했다. 경찰은 2500여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 경찰 56개 중대 4000여명을 동원했으나 시위대와 직접 맞닥뜨리는 전방에는 교통경찰관 1개 중대만 배치했다. 인권위 5명, 경찰청 인권수호위원회 5명, 평택시민인권보호단 6명, 전의경부모회 모임 41명 등 57명으로 구성된 참관단이 상황을 지켜봤다.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농민집회 사망사건 이후 인권위에서 나온 권고안을 이행하려는 경찰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 앞으로도 모니터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관단으로 나온 최재경 침해구제1팀장은 “경찰도, 시위대도 오늘처럼만 한다면 앞으로 폭력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 “한 차례의 평화적 시위로 우리나라 시위문화가 변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오늘 시위는 변화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평택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노대통령 사돈 교통사고 은폐하려고 피해자 회유”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6일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인 배모씨의 교통사고로 피해를 본 경찰관 임모씨가 사고 후 ‘음주 뺑소니’를 은폐하기 위해 수차례 회유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날 이택순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임씨의 사건경위 진술서를 공개한 뒤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은 이 진술서를 임씨의 자택에서 확보했다고 말했다. 진술서는 “배씨가 사고 후 파출소에서 청와대, 경찰청 모 국장에게 전화를 한 뒤 파출소로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며 “현장에 출동했던 의경이 배씨를 파출소로 데려온 후 1회 10분씩 3차례 음주측정을 실시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진술서에는 임씨가 모 변호사로부터 2600만원에,2004년 12월에는 배씨로부터 1000만원에 합의하자는 제안을 받았으며, 이를 녹음해둔 테이프가 있다고 적혀 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전·의경 동료에 이 우승 트로피를”

    “시위농민 사망사건 등으로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전·의경 동료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칩니다.” 현역 전경이 쟁쟁한 전업 복서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프로복싱 신인왕을 차지했다. 서울 용산경찰서 112타격대 소속 진정식(24) 수경은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에서 열린 제33회 MBC 프로복싱 신인왕전 밴텀급 결승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우승했다. 신인왕 첫 도전에서 우승을 따낸 진 수경은 전 체급을 통틀어 시상하는 대회 우수선수상까지 받아 기쁨이 두 배가 됐다.전북 전주가 고향인 진 수경은 중학교 1학년 때 복싱에 입문,20세까지 챔피언의 꿈을 가지고 꾸준히 운동을 했다. 그러나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군에 입대하게 되면서 평상시 훈련은 물론 대회가 코앞에 닥쳐도 연습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용산서 112타격대는 강력범죄 대응뿐 아니라 기습시위 초동진압, 항의방문 대응 등 많은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다. 진 수경은 “군인 신분이라 체육관 이용도 제한돼 있고, 혼자 운동해야 한다는 것도 어려웠다.”면서 “지난해 10월 프로선수로 등록한 뒤에도 근무와 훈련 때문에 체육관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밖에 못갔다.”고 말했다. 대회를 한달쯤 앞둔 지난해 11월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비상이 걸려 외출이 전면 금지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운 고비 때마다 진 수경을 도와준 것은 용산경찰서 직원들이었다.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김광호(보안과) 경사는 50대 나이에도 미트 훈련(미트를 손에 끼고 펀치를 받아주는 것)을 직접 해주며 진 수경이 경기 감각을 잃지 않도록 도와줬다. 오창교(경제팀) 경사도 진 수경을 시내 체육관에 데리고 다니며 스파링을 주선하고 보양식까지 사주는 등 물심양면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진 수경은 “몇몇 언급한 분들 외에도 일일이 다 이야기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면서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군 생활의 유일한 낙인 휴가마저 연기하며 대회에 전념했던 진 수경은 22일 챔피언의 영광을 안고 휴가를 떠난다며 좋아했다. “경찰서 직원들의 도움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4개월 후 제대하면 더욱 노력해 꼭 한국챔피언이 돼 보이겠습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전·의경 시위진압복에 명찰

    경찰청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위진압에 나서는 전·의경 기동대원의 진압복에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달게 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전·의경들이 책임감을 갖고 시위진압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서다.경찰은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시위대에도 법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모든 시위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어기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경찰, 대통령에 조직적으로 항명하나

    경찰의 조직적인 행동이 심상찮다. 얼마 전 한 경감이 승진 때 받은 모자를 청와대로 보냈다가 돌려받은 적이 있다. 이어 일선 경찰서에 근무 중인 경사도 최근 고충담을 담은 책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등기우편으로 보냈다고 한다. 경찰관도 시민의 입장에서 청와대에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다고 본다. 청와대는 인터넷에 참여마당 ‘신문고’를 만들어 각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다. 이런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경찰관들의 이번 행동은 항명으로 비쳐질 수 있어 심히 우려된다. 경찰관들이 고생하는 것은 전 국민이 다 안다. 순직 경찰관 가족이나 시위 진압 도중 다친 경찰관들의 아픔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7일 경찰청사 앞에서 가졌던 전·의경 부모의 시위 역시 이유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렇더라도 두 경찰관이 상명하복을 무시한 채 돌출행동을 한 것은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사기 어려울 듯하다. 우선 시기적으로 그렇다. 농민 사망사건으로 허준영 전 청장 등 경찰수뇌부가 물러난 뒤 잇따라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뜻이 없다고 하겠지만 누가 순수하게 보겠는가. 경찰이 대통령에게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는 인상을 씻기 어렵다. 이런 사태가 계속 벌어지면 어느 누구에게도 득될 것이 없다. 따라서 경찰 지도부가 나서 내부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불만이 있더라도 구성원들의 의견은 반드시 지휘계통을 밟아 개진하도록 해야 한다. 유사한 행동이 또 생길 경우 경찰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조직에 더 큰 상처만 안겨줄 것이다. 아울러 정부도 경찰관의 사기진작책을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 특히 경위까지 근속승진을 골자로 한 개정 경찰공무원법령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을 거듭 당부한다.
  •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프리드리히 리스트. 최근 각광받는 경제학자다.19세기적 독일 경제학자가 관심을 받는데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공이 크다.‘사다리 걷어차기’와 ‘쾌도난마 한국경제’(정승일 국민대 교수 공저)를 잇따라 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참모진에게 권할 정도였다. 리스트는 흔히 말하는 주류 경제학, 그 가운데서도 한계효용학파의 학설만 나열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보호무역주의자’로 기록됐다. 그러나 장 교수가 부활시킨 리스트는 정반대다. 거짓과 위선에 찬 영국식 자유무역주의를 비판하고 독일의 발전을 고민한 경제학자다.IMF 뒤 신자유주의에 휘청댄 한국으로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정완 성공회대 경제학과 교수가 리스트를 ‘2등의 철학’으로 평가절하하는 주장을 내놨다. ●리스트,‘2등 철학’의 한계 2등의 철학이라는 이유는 리스트가 당시 1등국가였던 영국 따라잡기(catch-up)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있다. 긍정적인 면이라면 영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세운 자유무역주의를 독일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식 자유주의경제학에 젖은 정부관료와 경제학자들을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서울신문 9일자 1면) “리스트는 영국의 시장개방 압력 아래 독일의 통일과 번영을 고민했습니다. 세계화와 분단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리스트의 최종목표가 ‘독일민족의 1등화’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점은 문제다. 독일 사회 내부 갈등이나 식민지 문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민족주의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할 지 모르지만 계급·계층적으로는 문제가 많은 이론”이라는 것이다. 훗날 히틀러가 ‘리스트 부활운동’을 벌였던 것이 단적이 예다. 요컨대 2등의 철학이었기에 1등철학에서 볼 수 있는 여유도, 꼴찌의 철학이 내세우는 변화의 가능성도 없었다는 얘기다. 오직 ‘1등을 향한 채찍질’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로서는 어렵지 않게 ‘박정희 모델’을 떠올릴 수 있다.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신 교수는 무분별한 ‘리스트 열풍’을 경계했다. 예컨대 장 교수 논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혁한답시고 주주자본주의로 재벌을 때릴 것만이 아니라 경영권을 보호해줘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대신 노조와 정부가 얻을 것은 얻자는, 유럽식 ‘사회적 대타협’이 장 교수 주장의 핵심이다. 언뜻 재벌도 뭔가를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라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의 현실과 맞지 않다.“솔직히 한국의 여러 정치사회적 여건을 보면 재벌을 통제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뒤집어 얘기하자면 재벌로서는 굳이 대타협에 나설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사회적 대타협이 이룩된 국가들의 경우 평등주의적 지향이 강하고 노조와 사회단체의 힘이 강력했었다는 것. 우리에게 ‘평등주의적 경향=능력없는 자들의 시기심’이요,‘노조·사회단체=발목만 잡는 빨갱이 집단’이라는 등식이 강력하다. 신 교수는 또 독일과 달리 한국에서는 외국자본과 국내기업(재벌)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봤다.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주주의 권리가 강조될수록 재벌은 노조나 시민사회단체의 사회적 요구나 국가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한마디로 장 교수 주장은 한국에서 ‘실현’이 아니라 ‘악용’되리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리스트에게 배울 것은 그 내용보다 바로 주체적으로 학문을 하는 자세입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공무원 정치활동 확대 논란

    공무원 정치활동 확대 논란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는 9일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활동 범위 확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제한적 고용, 쟁의행위에 대한 규제완화,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제도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tional Action Plans·인권 NAP)을 전원위원회에서 의결했다. 인권위는 오는 20일 인권 NAP를 정부에 공식 제출하며 정부는 ‘인권 NAP 조정기구’(가칭)를 설립해 최종안을 확정, 올 6월까지 유엔에 보고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관련부처간 세부계획을 세워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이행하게 된다. 그러나 인권 NAP는 인권정책의 가이드라인으로 각 부처가 반드시 수용할 의무가 없는데다 일부 권고안은 관련 부처에서 벌써부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실제 이행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또 정부가 수용을 하더라도 법률 제·개정 및 폐지 등 국회 입법과정에서 여야간 충돌로 관련법안이 표류할 가능성도 많다.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에는 ▲사회적 약자 소수자 인권보호 영역 11개 분야 ▲시민 정치적 권리보호 9개 분야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증진 7개 분야 등 27개 분야별로 인권위의 권고 사항이 담겨 있다.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활동 범위 확대 말고도 인권 NAP는 반인도적 범죄 공소시효 배제, 주민번호 무분별 수집·사용 방지, 정부에 의한 일률적 인터넷 내용 규제 최소화 등을 권고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사형제 폐지, 대체복무제 도입 등 이미 인권위가 입장을 밝힌 사안도 들어있다. 또, 장애인을 위한 관련법을 정비하는 등 장애인 인권도 핵심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성적 소수자 보호를 위해 성전환 수술을 건강보험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을 검토하라고 제안하고, 동성간 강간 방지를 위해 강간죄의 객체와 행위의 범주를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형법을 개정할 것을 주문했다. 전의경 인권 개선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정복 경찰로 구성된 경비경찰 조직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의경어머니의 애끓는 하소연

    “병역을 일찍 마치라고 의경으로 보냈는데 결국 사지로 내몬 꼴이 됐습니다. 우리 애가 이렇게 고생할 줄 알았더라면 절대로 의경으로는 보내지 않았을 텐데….” 김진미(48·여·서울 은평구)씨는 길거리에서건 TV에서건 방석복에 방석모를 쓴 전의경들을 보면 공연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서울 시내 한 경찰서에서 의경으로 복무하고 있는 아들(24)이 떠올라서다. 아들은 육군에 입대하려면 1년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지난해 4월 대학 2학년을 휴학하고 의경에 자원했다. 아들은 입대한 지 석달쯤 되던 7월 어느날 불쑥 집으로 돌아왔다. 첫 시위진압에 나갔다가 온몸에 멍이 들고 상처투성이가 되자 지휘관이 하루 휴가를 줬다고 했다.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아픈 기색을 숨기지도 못하면서 “이것 봐, 멀쩡하잖아.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하나도 안 다친 거야.”라는 아들의 ‘거짓말’은 엄마를 두 번 울렸다. 김씨는 “팔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자기가 빠지면 동료들이 더 고생한다며 일찌감치 집을 나서던 뒷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들을 돌려보낸 뒤 김씨는 인터넷포털 다음에 ‘전의경 우리 고운 아들들’(cafe.daum.net/arbang1003)이란 카페를 만들었다. 자기와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부모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혼자 속앓이를 하다 이곳을 알고 찾아오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요. 부모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서로 많은 위로가 됩니다.” 김씨는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은 고생한다는 얘기나 듣지만 우리 아이들은 시위 현장에서 속수무책으로 맞으면서도 폭력 경찰로만 몰리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대부분 부모들이 말한다.”고 전했다. 농민이 경찰의 과잉진압에 사망한 것도 안타깝지만 전·의경들 역시 피해자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농민시위 때에는 아들의 절친한 동료가 시위대의 죽창에 오른쪽 눈이 찔려 병원에 실려갔다. 집이 지방이라 외출 허락을 받으면 자주 아들과 함께 찾아와 밥을 먹고 돌아갔던 친구였다.3차례 수술을 받아 겨우 실명 위기는 면했다. 하지만 한쪽 눈은 평생 시력을 되찾기 힘들다고 한다. “농민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농사꾼의 자식이니까요. 하지만 의경들도 정복을 벗고 방패만 내리면 옆집 사는 동생과 마찬가지입니다. 내 아들이라 생각하시고 쇠파이프와 죽창을 제발 그만 거둬주세요.”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전·의경 부모의 분노 이유있다

    전경·의경의 부모들이 폭력시위에 항의하는 집회를 오는 7일 경찰청사 앞에서 갖기로 해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이 집회를 계획한 까닭은, 여의도 농민시위에서 비롯된 농민 2명의 사망과 그에 따른 경찰청장 등의 문책성 사퇴 과정에서 드러난 일련의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곧 농민 사망은 있어서는 안 될 비극적인 사건이지만, 그렇다고 진압 일선에 나선 전·의경을 가해자인 것처럼 폄훼하는 현실은 부당하다는 항의인 것이다. 우리는 전·의경 부모들의 분노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우리 사회가 그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한다. 전투경찰과 의무경찰로 복무하는 젊은이들은 최전방 GP에 근무하는 사병들과 마찬가지로 병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이땅의 자랑스러운 아들들이다. 그들이 군복 대신에 진압복을 입고 시위 현장에 나서는 일은 치안질서 유지라는 국가적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는 행위일 뿐이다. 그런데도 시위진압 과정에서 전·의경들이 입은 피해는 상대적으로 외면받아 왔다. 문제가 된 여의도 농민대회에서만 전·의경 218명이 부상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중·경상을 입은 전·의경은 747명이나 됐다. 나라의 부름을 받아 병역의무를 수행 중인 젊은이에게 폭력을 휘둘러 평생 짊어져야 할 장애를 입힐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우리는 농민 시위대의 폭력도, 희생자를 낳은 경찰의 과잉진압도 모두 용납할 수 없음을 누차 밝혀왔다. 이제 폭력시위는 사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폭력을 준비해 먼저 행사한 쪽에 원천적인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전·의경 부모까지 항의집회에 나서는 일이 더이상 없도록 우리 사회가 폭력시위 근절에 온힘을 모아야 한다.
  • 전·의경 부모들 폭력시위 항의 집회

    전·의경 부모들이 폭력시위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포털사이트 다음 내 ‘전·의경 그들의 삶’과 ‘전·의경 부모의 모임’ 카페회원인 전·의경 부모들은 폭력시위에 항의하는 집회를 7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이날 집회신고서를 경찰에 접수했다.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전투경찰로 입대한 아들을 둔 이정화(50·여)씨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살인마’ 소리까지 듣는 전·의경 아들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부모들이 나서게 된 것”이라면서 “이 나라는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이 반영된다고 판단해 아들들의 인권을 위해 집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전·의경 어머니회 회장 최우정(61)씨도 “쇠파이프가 난무하고 머리크기만 한 돌덩이가 오가는 시위현장이 중계될 때마다 우리 부모들은 피눈물을 흘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주최측은 해당 카페의 전체회원 1600여명 중 1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부모들은 이 자리에서 허준영 경찰청장의 사퇴에 유감의 뜻을 밝히고 전·의경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폭력시위 추방을 요구하는 전단지를 돌리는 한편 상습적으로 폭력시위를 해온 일부 농민·시민단체 등에 대한 항의방문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폭력시위 추방 사회협약 만든다

    정부는 ‘폭력시위’ 문제가 농민 사망에 이은 경찰청장 및 서울경찰청장의 동반사퇴, 시위진압에 나서야 하는 전·의경 부모의 항의집회 등 사회적 갈등 양상으로 번짐에 따라 정부위원회를 구성해 대처하기로 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폭력시위가 사라지도록 하겠다.”면서 “관련 위원회를 구성해 폭력시위가 사라지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협약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평화적 시위문화 정착을 위한 민관합동 논의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현실과 동떨어진 각종 시위 관련 규제내용도 체계적으로 개편한다는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부처에서 먼저 의견수렴을 거친 뒤 구체적인 추진방향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또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일부 학교에서 일고 있는 신입생 배정 거부 움직임을 우려하고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허경찰청장 사퇴

    허경찰청장 사퇴

    농민 사망을 부른 과잉진압을 이유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허준영 경찰청장이 29일 오전 사표를 제출했다. 청와대는 이날 허 청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허 청장이 제출한 사표가 행자부장관과 국무총리를 거쳐 청와대로 올라왔고, 절차에 따라 수리됐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사퇴의 변을 통해 “연말까지 예산안 처리 등 급박한 정치 현안을 고려해 자신의 거취 문제가 국가경영에 부담이 돼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 청장은 그러나 “(농민 사망이)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청장이 물러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에는 변함없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또 “새해에는 목소리 큰 사람이 국민의 고막을 찢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자신을 향한 사퇴 압력에 불만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자신을 경찰총수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한 집회시위 관리에 대해 허 청장은 “바뀌어야 할 것은 결국 문화”라면서 “경찰장비 보강이나 관련법규의 강화는 오히려 과격 시위를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난 농민들의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 중 우발적으로 발생한 불상사지만 결과적으로 농민 두 분이 돌아가신 데 대해 비통하게 생각한다.”면서 “병상에 있는 전ㆍ의경, 농민의 쾌유를 빈다.”고 덧붙였다. 수사권 조정 문제와 관련해 허 청장은 “검경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영시스템상 견제의 원리가 작동되지 않는 성역을 없애자는 것이므로 국민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외무고시 출신 1호로 1984년 경찰에 입문한 허 청장은 서울경찰청장을 역임한 뒤 올 1월 경찰 인사권과 관련해 사표를 낸 최기문 전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경찰총수에 올랐다. 박홍기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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