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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부 불신이 낳았다”…디지털교도소 둘러싸고 쏟아진 환호와 우려

    “사법부 불신이 낳았다”…디지털교도소 둘러싸고 쏟아진 환호와 우려

    사법부 대신 사회적 처벌 나선 디지털교도소“범죄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처벌인 신상공개로 피해자를 위로하겠다.” 국내 성범죄·아동학대 등 각종 범죄자와 용의자들의 얼굴과 개인정보를 30년간 공개해 사법부 대신 ‘사회적 처벌’을 하겠다는 익명 사이트 ‘디지털교도소’(nbunbang.ru)의 소개글이다. 이 사이트에는 최근 미국 인도 불허 결정을 받은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의 신상도 게재됐다. 그간 공개되지 않은 손씨의 사진과 함께 주소, 출신학교 등이 적혀 있다. 개인이 범죄자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온라인에서는 디지털교도소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크다. “사법부가 못 한다면 개인이라도 범죄자를 응징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린다. 경찰은 디지털교도소 운영진에 대한 수사에 나섰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심의를 통해 사이트 차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해 벌어진 일이라며 사법체계 개혁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대한 처벌 내리는 사법부 대신 사회적 처벌“ 깊어지는 사법부 불신 디지털교도소의 등장 배경에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있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소개글에서 “대한민국 악성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해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 하려 한다”고 밝혔다.사법부에 대한 분노는 지난 6일 손씨의 미국 인도 불허 결정 이후 들끓고 있다. 8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손정우 미국 인도 불허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는 160여명이 검은 옷을 입고 참석해 ‘사법부도 공범이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주최 측인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의 리아는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고 그 처벌이 범죄자를 계도하는 효과가 있었다면 디지털교도소라는 것은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형사사법제도가 진정 피해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여성의당의 이진심 전략기획실장 역시 “성범죄·여성폭력의 피해자들은 이미 여러 경험들로 ‘사법체계와 법은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면서 “국민 법감정과 맞지 않은 판결들로 인해 디지털교도소가 탄생한 것이며, 그 자체로 사법부의 무능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기관·법조계 “디지털교도소 위법성 있다” 수사기관과 법조계는 디지털교도소의 위법성을 문제 삼는다. 운영자는 “동유럽권 국가에 설치된 방탄 서버에서 강력히 암호화되어 운영되므로 대한민국의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최근 이 사이트의 조력자를 특정해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접속을 차단해 달라는 민원이 이날 오전 기준 14건 접수됐다. 이 중 6건은 개인정보를 공개당한 당사자 또는 위임장을 받은 대리인이 제기했다. 양진영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에 해당할 수 있고 서버가 외국에 있어 압수수색이 어렵더라도 운영자가 한국인이라면 국내 처벌 가능성도 높다”면서 “사인에 의해 신상공개 등이 이뤄지는 것은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법 시스템 개혁 필요한 때라는 증거” 지적 나와사적 복수 대신 사법 시스템 개혁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성폭력 범죄 가해자들이 너무 가벼운 처벌을 받는 등 사법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누적되면서 시민 차원의 사회적 처벌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이라면서 “다만 사회적 처벌이나 사적 보복의 방식으로만 힘을 실어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이뤄질 수 없으며 이 책임 역시 사법부에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일본인 코로나19 사망자 적은 이유? 정부 말 잘 들어서!

    일본인 코로나19 사망자 적은 이유? 정부 말 잘 들어서!

    영국 BBC가 도발적인 질문 ‘일본에서는 왜 더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죽지 않는 걸까?’를 던지며 시작하는 기사를 4일 게재했다. 물론 방송도 소름끼치는 질문이란 점을 인정했다. 수십 가지 가설이 존재할 수 있고, 그 중에는 일본인에게 우월한 면역 체계가 존재한다는 엉뚱한 상상으로까지 이어진다. 사실 일본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 대만, 홍콩, 베트남에서는 유럽과 미국, 브라질, 인도 등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 아래 표를 참조하면 되겠다.한 발 나아가 일본의 전반기 사망자 수는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지난 4월에만 1000명이 코로나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한 해를 통틀면 그럴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 감염병은 우선 노인층을 먼저 숨지게 하고 많은 인구가 몰려 사는 지역일수록 빠르게 확산시켜 많은 인명을 빼앗는 것으로 인식됐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영국 등이 그런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노령 인구는 일본이 어느 나라보다 훨씬 많고 밀집된 인구 특징은 일본이 훨씬 더하다. 도쿄 광역시만 해도 3700만명이 다닥다닥 모여 살고 거의 모든 일본 도시가 그렇다. 열차나 지하철로 감염병이 옮겨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초기 일본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검사, 검사 또 검사하라”는 조언을 따르지 않다가 지금은 인구의 0.27%인 34만 8000명에게만 PCR 검사를 실시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유럽 만큼 엄격한 봉쇄정책을 펴지 않았다. 4월 초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재택 격리는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고, 비필수적인 기업들은 폐쇄를 권고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를 거부하더라도 법적으로 응징하지는 않았다. 뉴질랜드나 베트남이 한 것처럼 국경을 폐쇄하고, 엄격한 봉쇄, 대규모 검사, 엄격한 격리 조치 등을 일본은 거의 하지 않았다. 첫 환자가 보고된 지 5개월이 흘렀는데 확진자는 1만 9185명, 사망자는 977명이다. 비상사태는 철회됐고, 삶은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일본이 정말로 감염병을 통제하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들은 계속 쌓이고 있다. 정보통신기업 소프트뱅크가 4만명의 직원을 상대로 항체 검사를 했더니 0.24%만 바이러스에 노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와 다른 두 현의 주민 8000명을 무작위로 조사한 결과는 그보다 더 적었다. 도쿄시는 0.1%만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달 말 아베 신조 총리는 비상사태 철회를 선언하며 “일본 모델”을 다른 나라들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는 일본 사람들의 “우월한 질”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성공 요인을 묻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게 “민도가 다르다고 답하면 할말을 잃고 조용해지더라”고 털어놓았다. 일본인이나 일부 과학자들도 코로나19로부터 일본 국민을 보호하는 “X팩터”처럼 뭔가 특별한 게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만날 때 껴안거나 입을 맞추지 않는 일본인들의 태도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부합한다는 설명도 있지만 답이 되지 않는다. 타츠히코 고다마 도쿄대학 교수는 이전에 일본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다른 종류를 경험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면역 이력에 공통점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항체에는 IGM과 IGG 두 유형이 있는데 일본인은 IGM 반응을 먼저 했고 IGG 반응 단계에서 림프신경계가 이를 기억하고 있다가 빠르게 IGG 반응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환자들은 반대로 IGG 반응을 빠르게 보인 다음 나중에 IGM 반응을 그것도 약하게 하더라는 것이다. 마치 비슷한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더란 얘기다.이 지역에 먼저 유행했던 사스 같은 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런데 사스는 중국에서도 많은 환자가 발생했고, 한국, 대만, 홍콩, 서남아시아도 마찬가지였다. 반론도 적지 않다. 킹스칼리지 런던 공중보건 대학원장인 켄지 시부야 교수는 “그런 바이러스가 아시아에만 한정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도 지역에 따라 코로나19 면역이나 유전적 취약성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도 “X 팩터 같은 것이 치명률 격차를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의심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켄지 교수는 코로나19를 잘 막은 나라들은 감염을 최소한으로 막은 노력 덕분이라고 했다. 일본인들은 스페인 독감의 2차 파동을 겪으며 1919년부터 이미 죽 마스크를 써왔다며 자신들은 결코 그만 둔 적이 없다고 했다. 재채기를 하거나 감기가 들면 주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써왔다. 홍콩대학 공중보건 대학원 원장이며 감염병 전문가인 케이지 후쿠다 교수는 “내 생각에 마스크는 물리적 가림막도 되지만 모두를 조심하게 만드는 경고판 역할도 한다. 우리는 여전히 서로에 대해 주의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동선 추적 시스템은 결핵과 맞서던 1950년대까지 거슬러올라간다. 그리고 초기 감염 사례 3분의 1이 나이트클럽 등 한 장소에서 집단 감염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밀집된 곳에서 거친 호흡을 하는 파티나 식사, 바에서의 대화, 피트니스센터에서의 운동 등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엄격한 규제를 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보유한 이들 가운데 80%는 다른 이에게 감염시키지 않으며, 다른 20%는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 가지 C”를 조심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게 만들었다. 켄지 교수도 “타이밍 덕분”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가급적 집에만 머물러 달라고 호소했던 4월 7일이 아주 적절한 시점이었으며, “조금만 늦었더라도 뉴욕이나 런던 같은 상황으로 빠져들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컬럼비아 대학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뉴욕에서 2주만 일찍 봉쇄했더라면 수만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USCDCP) 연구는 심장질환, 비만,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여섯 배 높아지고, 사망할 확률은 12배 높아진다고 했다. 일본은 선진국 중에도 심장질환이나 당뇨 사망률이 가장 낮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런 수치만으로는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케이지 교수는 “이런 종류의 신체적 차이가 몇몇 결과를 가져왔을지 모르지만 내 생각에 다른 영역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코로나19에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어떤 현상이든 단순한 방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종적인 결과를 낳기에는 너무 많은 요인들이 작용한다”고 말했다.아베 총리의 “일본 모델” 얘기로 돌아가면 정부는 대중에게 협조를 부탁하면 잘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굳이 명령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잘 따라준다. 켄지 교수는 “운이 좋아서기도 하지만 놀랍기도 하다. 일본의 마일드(mild) 봉쇄는 진짜 봉쇄 효과를 낳았다. 일본인은 전제주의 수단을 동원하지 않아도 잘 따라준다”고 말했다. 케이지 교수는 “감염자와 미감염자가 접촉하는 일을 어떻게 줄일까? 대중의 어떤 반응을 원한다면 내 생각에 다른 나라들에서 결코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일을 일본은 해낸다”고 말했다. 일본은 사람들에게 조심하라고, 밀집된 장소에 가지 말라고, 마스크를 쓰라고, 손을 열심히 씻으라고 하면 대개 따른다, 이것이 허망하게 들릴 수 있는 BBC 기사의 결론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북한 “삐라 수습 얼마나 기분 더러운지 당해봐야”

    북한 “삐라 수습 얼마나 기분 더러운지 당해봐야”

    대남전단 1200만장 인쇄·풍선 3000개 살포 준비 북한이 대남전단 1200만장을 인쇄하고 풍선 3000개를 살포할 수단도 준비됐다며 조만간 대남전단을 뿌리겠다고 경고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1면에 ‘분노의 격류, 전체 인민의 대적 보복 열기’ 제목으로 “중앙의 각급 출판인쇄기관들에서 1200만장의 각종 삐라를 인쇄했다. 22일 현재 3000여개의 각이한 풍선을 비롯해 남조선 깊은 종심까지 살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살포기재·수단이 준비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응징 보복의 시각은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대적 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가 끝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삐라와 오물 그것을 수습하는 것이 얼마나 골치 아픈 일이며 기분 더러운 일인가 하는 것을 한번 제대로 당해봐야 버릇이 떨어질 것”이라며 “남조선은 고스란히 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해찬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측에 있다”

    이해찬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측에 있다”

    이해찬 대표가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측에 있다”며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북측 행동은 지난 3년간 평화 노력 우리 국민 평화염원 저버렸단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라며 이처럼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정부는 정찰자산 총동원해 북측 움직임 파악하고 있으며 철저 대응 태세 갖추고 있어 울 국민 안전 위협 도발 있다면 단호하게 응징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대표는 협상테이블로 오지 않고 있는 미래통합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미래통합당이 집권을 위한 정당인지 묻는다”라며 “이제라도 실기하지 말고 국회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안보 위기를 해소하고 추경을 빨리 통과시켜 국민들의 불안을 불식시키는데 함께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통합당의 도움 없이도 국정을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준비와 한국판 뉴딜 추진을 위한 K뉴딜 위원회 설치를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했다”며 “당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전당대회에서 상설위원회로 격상시켜 전당대회 이후에도 당의 핵심 과제로 중단없이 추진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사설] 군사도발 ‘협박’하는 北, 역사적 책임까지 감당해야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 해체해 버린 지 하루 만인 어제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와 병력을 다시 주둔시키고 서해상을 비롯해 모든 접경지역에서 군사훈련도 재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4·27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를 모두 무력화하겠다는 것으로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한반도 긴장 상태 또한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을 비공개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제의도 폭로하면서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청와대와 국방부, 통일부는 북한이 ‘서울 불바다설’을 거론하며 대남 군사도발 가능성을 고조시키자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한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화의 메신저’를 자임했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저급한 ‘말폭탄’을 쏟아내는 것은 유감이다. 어제도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축사를 겨냥해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담화를 내놓았다. 북한의 비이성적 말폭탄과 행태를 묵과하자니 인내심이 남아나지 못할 지경이다. 북한의 공언에 따라 최전선의 긴장은 극도로 고조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후 서해상을 비롯한 전방 곳곳에서 긴장을 고조시켜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다. 평화를 걷어차고 대결을 자초한 책임도 역사에 고스란히 기록될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북한이 군사적으로 도발한다면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강력한 응징에 나서야만 한다. 지난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로 북미 관계가 진전되지 않아 남북 관계가 불안해질 것으로 예견됐던 만큼 단시일에 남북 관계 개선의 여지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김 제1부부장이 “남조선 당국이 특사 파견과 같은 비현실적인 제안을 집어들고 뭔가 노력하고 있다는 시늉만 하지 말고 올바른 실천으로 보상하라”고 요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북정책의 전반적인 수정과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 각 부처의 유기적이고 적극적인 대처와 함께 초당적으로도 위기극복에 머리를 맞대야만 한다. 특히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어제 사의를 표명했지만, 남북 관계가 이 지경으로 악화된 데에는 국정원장과 안보실장, 외교부 장관에게도 책임이 있다.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된다면 외교안보라인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만 한다.
  • 유승민 “연락사무소 폭파는 ‘굴종’의 결말…이게 평화냐”

    유승민 “연락사무소 폭파는 ‘굴종’의 결말…이게 평화냐”

    미래통합당 유승민 전 의원은 17일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과 관련 “지난 3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한없이 ‘비굴하고 굴종적인’ 저자세 대북유화책을 쓴 결말”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18년 4월 28일 판문점선언 그리고 그해 9월의 9·19합의는 휴지조각이 됐다. 이게 평화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 북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시설 파괴, 비무장지대 군대 투입은 물론이고 핵과 미사일 도발,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포격 같이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더 위험한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 국민은 북이 이미 완성된 핵미사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더 험한 협박과 도발로 나올 거라는 안보의 현실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 사람들이 정신을 차릴 거라는 순진한 기대는 조금도 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지금도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이니 종전선언 결의안이니 전단금지법 같은 환각에 빠져 ‘대포로 폭파 안한 게 어디냐’라고 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 땅에 우리 국민의 돈으로 연락사무소를 짓고, 개성공단을 짓고, 금강산 호텔을 짓는다는게 얼마나 어리석고 황당한 짓인지를 깨달아야 한다”며 “북의 ‘최고존엄’에게 끝없이 아부하고 눈치를 살피는 비굴함과 굴종으로는 결코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없다는 진실, 진짜 평화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만 이룰 수 있다는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다. 문재인 정권의 가짜 안보, 가짜 평화가 그 밑바닥을 드러낸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 진실의 시간에 스스로의 힘으로 가짜 세력들을 척결하고 나라를 지킬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강력한 대북재제와 도발에 대한 확실한 응징만이 평화를 지킬 수 있다. 우리가 이 원칙을 지킬 때 진정한 평화를 향한 대화와 협상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윤상현 “북한이 마스크는 못 만들어도 욕설은 세계초일류”

    윤상현 “북한이 마스크는 못 만들어도 욕설은 세계초일류”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멍청이’라 부르고, 16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대남 공격 수위를 높이자 윤상현 무소속 국회의원은 북한에 강단있게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전날 소통과 협력으로 문제를 풀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담화가 있었지만 이날 노동당 기관지를 통해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징벌의 불벼락’ 등을 운운하며 막말 수위를 조금도 낮추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우리 인민을 모독한 죄값을 천백배로 받아낼 것이다’라고 엄포를 놓았으며, 논설을 통해 “세계는 우리 인민이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어떤 징벌의 불벼락을 안기고 인간쓰레기들을 어떻게 박멸해 버리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며 철저한 보복전을 다짐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독자감상글 코너를 통해 “문재인이 굴러들어온 평화번영의 복도 차버린 것은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인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 등의 댓글을 공개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조롱과 멸시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이 방역 마스크는 못 만들어도 욕설을 만들어내는 데는 세계초일류 급”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욕 잘하는 사람은 팔자가 사납다’는 뜻의 성어 ‘욕인박명(辱人薄命)’을 내세우며 험악한 욕지기는 정권의 수명을 재촉할 뿐이라고 전망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이 온갖 거친 욕을 다 감수해내는 것은 국가지도자로서 용기를 발휘하는 일”이라며 “하지만 대한민국 장관들은 북한에게 강단 있게 경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상회담은 언제나 정중하기 마련이다. 욕하는 것은 외무장관들의 몫이다’이라고 한 미국 외교관 W.에이브럴 해리먼은의 말을 인용하며, 북한이 군사 공격을 예고했으니 ‘감히 대한민국의 풀 한포기라도 건드리면 응징의 폭풍이 일 것이다’라고 분명하게 경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는 고양이들이 아닌 호랑이들이 있어야 위기가 닥쳤을 때 숨지 않고 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에 문을 연 연락사무소는 북한의 폭파로 19개월 만에 사라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트럼프 “먼 땅 갈등해결, 미군 책무 아니다”

    트럼프 “먼 땅 갈등해결, 미군 책무 아니다”

    “적들, 미국민 위협 땐 행동하고 싸울 것” 군사전문가 “北 10월 기습 도발할 수도”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많은 사람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머나먼 땅에서 벌어지는 오래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미국 병력의 의무가 아니다.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우선주의, 신고립주의 등을 바탕으로 전 세계 미군을 불러들이겠다는 기존 공약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주독미군 감축설에 이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이 불거졌고, 북한의 대남·대미 공세 강화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진 미묘한 상황과 맞물려 나온 발언이라 파장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임무는 다른 나라를 재건하는 게 아니라 미국을 지키는 것이다. 끝없는 전쟁의 시대를 끝내겠다”며 “(미군의 책무는) 미국의 필수적인 이익을 지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졸업식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대신 참석시켰지만 올해는 재선을 의식한 듯 직접 나와 미군의 운용 목적을 ‘자국이익’으로 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적들은 주의하라. 미국민이 위협을 받는다면 주저 없이 행동할 것이며 오직 이기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연일 대미 공세를 강화하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확실히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NBC방송은 ‘아름다운 친서에서 어두운 악몽까지 : 트럼프의 대북 도박은 어떻게 파산을 맞았나’ 기사에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2년 만에 양측이 원점 회귀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톱다운 외교가 실패하는 동안 북한은 핵무기를 더 보유해 차기 북미 협상은 더욱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그간 어쩌면 8개 이상의 핵무기를 추가로 구축했을 수 있다”며 “(대선 기간에 북한이 트럼프를 응징하려) 아마도 10월 기습 도발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 언론 “트럼프의 북한 도박 파산…2년만에 원점” 평가

    미 언론 “트럼프의 북한 도박 파산…2년만에 원점” 평가

    최근 북한이 남측을 향해 적대 관계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북미 관계가 2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대선을 앞두고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6·12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개최 2년을 막 넘긴 1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아름다운 친서에서 어두운 악몽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도박은 어떻게 파산을 맞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는 북한이 최근 남측과 미국을 향해 강경하고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을 언급하며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2주년을 맞은 북미 협상의 현주소와 전망을 짚었다. NBC방송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힘을 키우겠다고 선언한 리선권 북한 외무상의 6·12 북미정상회담 2주년 담화 등을 거론,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적 시간 낭비’에 대한 종지부를 공식 선언했다고 봤다.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달콤한 협상’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하지만 위험성이 큰 시도가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 정보 당국자들과 민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핵탄두와 이를 운반할 미사일 구축을 결코 멈춘 적이 없으며, 미국의 도시를 타격해 파괴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의 완성에 북한이 한층 더 다가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북한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협상 타결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대통령들의 이름이 적힌 기나긴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NBC는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법 정권’의 지도자와 직접 만난 유일한 대통령으로서 김 위원장에 합법성을 부여했다는 점이 다른 실패한 대통령들과 다르다고 NBC는 설명했지만, 실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김 위원장과 여러 차례 친서를 주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김 위원장에 대해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NBC에 “이른바 정상회담의 목표라는 관점에서 볼 때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상 간 톱다운 외교가 실패한 만큼 다음 대통령으로선 더 힘든 상황이 됐다”면서 “이미 가장 중요한 협상카드(정상회담)가 소진된 데다 북한이 그 사이 더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기 때문에 더더욱 포기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더는 북한의 핵 위협은 없다”는 트윗을 올렸던 것을 언급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그 뒤 정보당국의 평가와 상업위성 사진 등을 통해 파악한 것은 북한이 핵분열 물질과 미사일 생산 등을 확대하고 향상시켜왔다는 점이다. 그들은 어쩌면 8개 이상의 핵무기를 추가로 구축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제안한 것은 핵무기 축소가 아니라 제재 완화를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캠페인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뉴스를 주는 것이었다”라고까지 말하며 북미정상회담의 의미를 낮게 평가했다. NBC는 북한의 군사 훈련이 계속되는 동안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취소했다면서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향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더 지불하라고 압박했다고 비판했다.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정보기관 당국자들의 이견은 올해 ‘전 세계적 위협’ 관련 공개 청문회가 의회에서 열리지 못한 하나의 이유로 작용했다고 NBC는 보도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현 정보 당국자들은 청문회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이 또다시 연출되길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NBC는 북한이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대통령을 ‘응징’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가을에 도발적인 무언가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아마도 10월에 기습 도발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 대선의 판도를 뒤흔들려는 시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 공영라디오 NPR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 돌파구라고 평가했던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지 2년 뒤 북미 관계가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NPR은 평양이 추가 도발을 준비해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잠시나마 오랜 북미 간 적대 관계가 마침내 해방을 맞는 것으로 보였던 2년 전과 현 상황이 커다란 괴리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부겸 “이재용 기각 납득안돼…불법에 합당한 응징해야”

    김부겸 “이재용 기각 납득안돼…불법에 합당한 응징해야”

    “사회·경제적 민주주의 아직 멀었다”“부당이득 무게 그리 가벼울 수 있는가”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분식회계와 주가조작으로 취한 수조원 규모의 부당이득의 무게가 그리 가벼울 수 있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늘은 6·10 민주항쟁 33주년으로, 이후 정치적 민주주의는 성숙해졌지만 사회적 차원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멀었다”며 “특히 경제적 민주주의는 더 요원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세월호 이후 정부가 안전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노동 현장에선 최소한의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꽃 같은 생명이 스러져 가고 있다”며 “누군가는 불법을 저질러도 합당한 응징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는 결코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수도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6·10 민주항쟁이 씨 뿌린 정치적 민주주의에서 더불어 함께 살아갈 기회와 권리가 주어지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평화행진, 약탈 NO… “테러리스트” 비난에 품위 있게 맞선 시위대

    평화행진, 약탈 NO… “테러리스트” 비난에 품위 있게 맞선 시위대

    “평화 시위자가 훨씬 많습니다. 상점 앞에 양팔을 벌리고 서서 약탈자를 막아 주는 사람들도 있죠.”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이모(68)씨는 1일(현지시간) “1992년 LA 폭동이 떠올라 일터에 총기를 가지고 왔는데 아직은 시위가 예상보다 평화롭다”며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시민, 주방위군, 경찰 등을 믿어 볼까 싶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뒤 일주일째 폭력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대에서 ‘평화’를 강조하는 자정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위대를 극좌무장단체인 ‘안티파’로 규정하며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자 ‘보다 품위 있게’ 평화시위로 맞서자는 의미다. 전날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가 날이 저물면서 폭력적으로 변질돼 소호 지역의 샤넬, 롤렉스, 나이키 등 매장이 약탈당했다. 하지만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이날 낮 타임스스퀘어의 분위기는 크게 달랐다. 시위대는 플로이드가 사망 당시에 그랬듯 두 손을 뒤로 잡고 광장에 누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맞선 비폭력 메시지를 전했고 평화행진을 했다. 한 시민은 “폭력시위는 주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관들도 시위대와 함께 한쪽 무릎을 꿇고 연대의 뜻을 나타냈고, 브루클린의 흑인 시위자들이 대형마트 ‘타깃’의 정문 앞을 가로막고 약탈을 막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낮을 조명했다. 흑인과 백인이 섞인 자원봉사자들이 밤새 시위 진압을 위해 소방차가 뿌린 물을 쓸어 하수구로 흘려보내고 ‘BLM’(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등 건물 벽에 쓰인 그라피티를 지웠다. 플로이드의 동생 테런스 플로이드도 이날 ABC방송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약탈·방화)은 파괴적인 통합”이라며 “이는 내 형제가 대변하려 했던 것이 아니다. 그는 평화전도사였다”고 호소했다. 시위대의 평화시위 움직임은 폭력적이고 과격한 시위가 거세지면 자칫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대응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주로 민주당 주지사가 관할하는 지역에서 과격 시위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라도 강공으로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과 가진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며 이들을 응징하지 않는 주지사들은 “얼간이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폭력 지양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띄웠다. 그는 이날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한 글에서 “(시위) 참가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평화롭고 용감하며 책임감이 있고 고무적이었다. 비난이 아니라 우리의 존경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다만 “다른 한편 진실된 분노에서든 아니면 순전한 기회주의에서든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기도하는 일부 소수의 사람이 있다”며 폭력이 아닌 ‘투표’를 통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문 대통령 “군의 헌신, 바이러스와의 전쟁 일등공신”

    문 대통령 “군의 헌신, 바이러스와의 전쟁 일등공신”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군의 헌신이야말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김도균 수도방위사령관 등 중장 진급자 16명의 삼정검(三精劍)에 수치(綬幟)를 매어준 뒤 간담회에서 “오늘날 안보 개념은 군사적 위협 외에 감염병이나 테러, 재해 재난 등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위협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변화해야 한다. 전통적이지 않은, 포괄적 안보 위협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주역임을 인식하고 각오를 다져 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신임 간호장교·군의관까지 임관과 동시에 방역 최일선에 투입되고, 군 병원을 선별진료소로 제공하고, 장병들이 헌혈까지 나선 점 등을 거론하면서 “(정경두)국방장관과 전 군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를 만들어내는 안보’도 강조했다. 우리 영토·영해를 침범해서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협한다면 누구든 격퇴 응징하는 힘을 갖는 것은 기본이며, 누구도 도발하지 못하도록 억제력을 갖추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삼정검을 뽑아서 휘두를 때 힘이 더 강한 게 아니다”라면서 “칼집 속에서 더 힘이 강한 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을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해 G11(주요 11개국) 또는 G12 체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 한국이 감염병 대응에서 세계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제 국민도 비로소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군도 그런 나라의 군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삼정검은 장군을 상징하는 검이며, 검 끝에 매는 끈으로 된 깃발인 수치에는 보직과 계급, 이름, 그리고 대통령 이름이 새겨져 있다. 문 대통령은 진급자 16명에게 수치를 매어 준 뒤 진급 장성 및 배우자와 일일이 기념촬영을 했다.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당초 5월에 행사를 하려 했으나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 때문에 연기를 했는데, 이번에 배우자들까지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다시 한 번 진급을 축하드리고, 배우자들께도 감사드린다”면서 “승진 보직을 부여받았을 때의 가슴 떨리는 사명감, 그 느낌을 끝까지 지켜나가시면 훨씬 더 큰 성취로 이어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신이 아직 우리를 살려 두는 뜻은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신이 아직 우리를 살려 두는 뜻은

    중국 남부에 거주하는 먀오족이나 좡족, 이족 등 소수민족의 신화에 홍수 이야기가 종종 보인다. 우리가 아는 대홍수 신화가 그들에게도 똑같이 전승되고 있는 것인데 신이 홍수를 일으켜서 인간을 휩쓸어 버리는 이유를 보면, 대부분 인간의 탐욕이나 허영, 낭비 때문이다. 최초의 세상에서 인간은 자비로운 신의 도움으로 많은 것들을 누리면서 살았다. 신은 인간을 위해 곡식의 종자를 내려 주었고, 곡식은 기르지 않아도 저절로 자랐다. 조롱박처럼 큰 벼들이 다 자라면 사람들 집에 제 발로 찾아왔다고 하니, 그야말로 환상적인 세상 아닌가. 인간은 그 덕분에 배불리 먹고살 수 있었는데 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점점 게을러졌다. 급기야는 곡식이 집에 찾아와 문을 열어 달라고 두드리는데, 시끄럽다면서 막대기로 때려 쫓아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곡식은 분노하여 하늘로 돌아가 버렸다. 이족이나 라후족 등의 신화에서도 신은 많은 곡식을 인간에게 주었다. 그들이 사는 곳은 해발고도 2000m가 넘는 산지이기에 풍성한 곡식을 거둘 수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신이 곡식을 내려 준 것이다. 낟알 하나가 오리 알만큼 커서, 서너 알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그런데 곡식이 넉넉해지니 인간이 그것을 낭비하기 시작했다. 가루를 반죽해 밭 둔덕을 쌓았고, 아이의 엉덩이를 닦아 주기도 했다. 먹으라고 내려 준 곡식을 함부로 낭비하다니, 화가 난 신은 곡식을 거두어 가버렸다. 하지만 신은 결국 인간에게 살길을 터 주었다. 오리 알만큼 컸던 낟알을 지금처럼 작게 줄여 버리긴 했지만 스스로 농사를 지어 먹고살 수 있게 해 주었다. 이처럼 너그러움을 보여 준 신은 인간에게 선량함과 지혜, 나눔과 배려를 요구했다. 어느 날 이족 신화 속의 천신이 거지의 모습을 하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사람들은 그를 흘끗흘끗 쳐다보았다. 천신은 자신이 타고 다니는 말이 지금 아픈데 ‘당신의 피 한 방울’만 나눠 주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의 피 한 방울을 나눠 주지 않았다. “피는커녕 오줌 한 방울도 줄 수 없어”라고 말하는 자도 있었다. 오직 아푸두무라는 청년만이 “어려움이 있으면 도와야지요”라고 말하면서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자신의 피를 나눠 주었다. 신은 대홍수를 내려 선량하지 못한 인간들을 휩쓸어 버렸지만, 마음씨 착한 청년과 그의 누이만은 살려 두었다. 먀오족 신화에서도 신은 자신에게서 모든 것을 가져가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속이는 인간에게 분노해 홍수를 내린다. 하늘의 천둥신은 인간에게 적절한 비를 내려 주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래서 가을이 돼 곡식을 거두면 자신에게도 조금 나눠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간은 거듭 세 번이나 신을 속였다. 맛있고 부드러운 부분은 자기가 먹고, 신에게는 먹을 수 없는 부분만 주었다. 두 번이나 당했던 신은 마지막 세 번째에도 자신을 속이는 인간을 응징하기로 마음먹고, 대홍수를 내린다. 천둥신을 속였던 인간은 결국 죽지만, 신은 그 인간의 자식들인 남매만은 살려준다. 많은 신화에서 신은 인간이 탐욕스럽거나 선량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혹은 낭비를 일삼는다는 이유로 홍수를 내린다. 그런데 그 모든 홍수신화 속의 신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곡식을 거둬 가면서도 인간에게 살길 하나 남겨 주는 천신처럼, 홍수신화에 등장하는 천신도 그러하다. 홍수를 일으켜 모든 인간을 없애면서도 ‘남매’만은 반드시 살려 준다. 그리고 남매는 다시 인류의 시조가 된다. 수많은 홍수신화에서 남매를 살려 주는 그 신은, ‘자연’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번 코로나19의 치사율이 ‘100%’가 아니라는 점은 자연의 경고이다. 끊임없이 빼앗기만 해 온 우리가 이제 ‘자연’에게 많은 것을 돌려줘야 한다. 분노했으면서도 인간에게 살길을 터 준 자연의 너그러움에 우리가 응답할 때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 강력한 바이러스는 언제든 다시 올 것이니.
  • “남편과 바람을 피워” 파키스탄 여배우 집 덮친 ‘힘있는 여인들’

    “남편과 바람을 피워” 파키스탄 여배우 집 덮친 ‘힘있는 여인들’

    파키스탄 유명 여배우 집에 남편과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한 아내 등 여자 셋과 10명의 무장 경비원들이 들이닥쳐 행패를 부린 경위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여배우는 우즈마 칸으로 북부 라호르에 있는 자택에서 여동생 후마와 함께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경찰에 이들을 체포해 응징할 것을 요구했다고 영국 BBC가 29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피해자가 유명인이며 극적인 요소가 널려 있지만 이 사건은 이상하리만큼 파키스탄 주류 언론에 거의 소개되지 않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가해 여성으로 지목된 두 여인, 앰버와 파슈미나가 이 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부동산 재벌 말릭 리아즈의 딸들이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이들 가문을 잘못 건드렸다간 호되게 당할 수 있다고 봤을 수 있다. 이미 말릭 리아즈는 이번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발뺌을 한 상태다. 그의 두 딸은 아무런 공식 표명을 하지 않았는데 경찰의 사건 보고서에 아메나 우스만 말릭이란 이름으로 기재된 다른 여성은 다른 동영상을 통해 우즈마 칸이 남편 우스만 말릭과 바람을 피워 응징했을 뿐이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말릭 리아즈는 우스만 말릭이 자신의 조카라는 일부 보도를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사달은 이슬람의 금식 성월인 라마단 종료를 자축하는 이돌 피트르 축제를 앞둔 지난 23일밤 일어났다. 소셜미디어에는 여러 편의 동영상이 올라왔는데 경찰은 27일에야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한 동영상에는 우즈마 칸이 아메나 우스만 말릭에게 우스만 말릭과 어떤 관계인지 묻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다른 동영상에는 가해 여성들이 우즈마 칸 자매를 희롱하고 추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깨진 유리 잔과 가구집기 등을 마구 던지고 바닥에는 핏자국이 보이기도 한다. 한 여성이 악명높은 첩보기관 ISI 요원들을 시켜 자매를 납치해 혼내주겠다고 겁을 주는 목소리도 녹음됐다. 세 번째 동영상에는 망연자실한 우즈마 칸이 우스만 말릭이 이드 축제를 함께 즐기자고 전화를 걸어왔을 때 두 자매는 막 아이테캅(aitekaf, 라마단 종료에 즈음해 고립돼 3~10일을 보내는 일)을 끝낸 상황이었다고 말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 직후 여성들과 경비원들이 자택에 들이닥쳤다. 소셜미디어에는 불륜이 맞더라도 왜 여인들이 남자 쪽은 놔두고 우즈마 칸의 집을 찾아 분풀이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문제의 동영상이 사회 문제로 비화하자 아메나 우스만 말릭은 따로 동영상 성명을 발표, 그 집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가택 침입이나 절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가담한 이들의 이름을 확인해주지 않았다. 아울러 “관련된 누군가의 집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그 집은 그들의 집이 아니었다. 그 집은 우리 남편이 갖고 있는 다른 집이어서 나도 들어갈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이 집은 남편 집이었다. 난 거듭해 이 처녀에게 13년의 결혼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경고했다. 내가 그녀에게 접근한 것도 첫 번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우즈마 칸은 지난 28일 변호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가택 침입과 상해, 재산 훼손, 500만 루피(약 8190만원) 상당의 물품을 가져간 혐의로 세 여성과 사설 경호원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 미안 알리 아슈파크는 우스만 말릭과 우즈마 칸이 2년 정도 친구 사이로 지내다 지난해 12월 교제를 끝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스만 말릭이 걸핏하면 집을 찾아와 만나달라고 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아슈파크는 “우스만의 전화 통화나 메시지는 우즈마의 전화에 보관돼 있어 우리는 법정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홍콩! 어느새 먹구름은 가득하고…/이지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홍콩! 어느새 먹구름은 가득하고…/이지운 논설위원

    2008년 5월 쓰촨(四川) 대지진의 현장을 떠나며 ‘다난흥방’(多亂興邦)을 주제로 칼럼을 썼다. ‘많은 어려움을 겪은 뒤 나라를 일으킬 자극을 받게 된다’고. 실로 당시 중국은 그러했다. 칼럼은 ‘국가의 재발견’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국가의 이름으로, 생명을 구하러 달려온 모습을, 모든 구성원이, 처음으로 확인한 현장이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국가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 요인으로는 ‘공개성’을 꼽았다. ‘다난’(多亂)의 역사 가운데, 고통의 현장이 온 국민에게 그렇게 열렸던 적은 없었다. 그랬기에 그 효과는 더없이 극적이었다. 이 장면은 중국 현대사의 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한번 열린 ‘개방의 문’이 다시 닫히지 않았듯, ‘공개’도 역행은 쉽지 않으리라 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발견된 새로운 국가의 모습이 어떻게 진화·발전할 것인지 내내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2020년 중국 양회(兩會)의 1성(聲)은 홍콩이었다. 그리고 홍콩 말고는 없었다. 양회에 이렇게 뉴스가 빈약했던 적이 있었을까. 비전과 계획이 쏟아지고 의미를 부여하는 해설과 전망이 뒤쫓기 바쁜 행사다. 세계가 궁금해하는 경제성장 예상치나 코로나19 이후 대책 같은 것은 내놓지도 않았다. 우악스럽기까지 한 미국의 압박에 대한 결기도 없었다. 아마 ‘홍콩’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양회가 홍콩으로 묻힌 게 아니다. 홍콩으로 덮어버렸다. 중국 지도부는 홍콩 문제를 베이징에 가져다 놓고 ‘내 손’으로 다루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환받을 때부터 홍콩 정부를 유모 삼아 맡겼던 일이었다. 영국과의 약속도 있었거니와 세계는 홍콩이라는 렌즈를 통해 베이징과 중국 전체를 보려 했고, 베이징도 이 렌즈를 그렇게 활용했다. 게다가 홍콩에 이식된 ‘민주, 인권, 자유’라는 가치들은 너무 친서방적인 것들이어서 바로 현관 안으로 들이기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그런 가치들은 베이징을 너무 신경 쓰이게 했다. 때로는 손톱 밑에 깊이 박힌 굵은 가시처럼 통증도 컸다. 그래도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근원적 가치’라는 너무 심각한 지점에 박힌 것이어서다. 손대기엔 위험했다. 베이징이 그 가시들을 뽑아냈다. 어떤 출혈과 후유증에도 이제는 주먹을 꽉 쥐어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 같다. 먼저 홍콩 주민들을 떠올렸을까? 본토 중국인들이 1차 대상이었을 것이다. 베이징은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해 ‘국가’를 새롭게 보여 주려 한 것 같다. 요즘 유행 중인 ‘국가의 귀환’(the return of the State)인 셈인데, 전형적인 ‘중식’(中式)이다. 주먹은 점점 또렷하게 보일 것이고,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이해할 것이다. 미국과 세계는 좀더 심각하게 봐야 할지 모른다. “금융 중심지의 지위는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둥 협박 따위는 이제 호들갑 떠는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다. 화웨이 문제 정도는 이제 숱한 전장 가운데 하나쯤 될 수도 있다. 이전 같으면 난리가 났을 ‘위안화 기습 절하’ 같은 건 변변한 뉴스감도 되지 못한다. 한판 대결이 시작되면, 적어도 한동안은 ‘난타전’이다. 여기서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내놓지 못할 때 미국은 ‘아시아로의 귀환’은커녕 뱃머리를 댈 항구를 구하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 패자(覇者)가 신흥세력의 도발에 분명하고 확실하게 응징하지 못할 때는 패권이 위험해질 수 있다. 눈치 보던 주변국들이 패권을 패권으로 인정하지 않는 순간이 오면 새로운 정글이 펼쳐지는 법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고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동안 미국이 짐짓 눈감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학자들은 진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대결이 심상치 않아 보이는 이유는 두 나라 지도자들의 처지 때문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분위기도 크게 험악해졌지만, 국내 문제에는 견줄 게 못 된다. 중국인에게 2008년과 2020년의 국가는 너무도 달랐다. 산골 벽지에 파묻힌 ‘소수’를 구하러 사지로 달려온 국가를 봤던 기억과 감동이 뚜렷한데, 2020년의 중국은 ‘재발견’ 이전의 모습에 더 가까웠다. 2021년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2022년 시진핑의 3기 준비까지 이대로 갈 수는 없다. 미국의 지도자도 보통 다급한 게 아니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는 개인에게 사활의 문제이다. 그러니 피차 벼랑 끝 심정일 테고, 여기서 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손바닥만 한가 했던 먹구름은 어느새 머리 위를 덮었고, 뉴스에는 윤미향이 한가득이다. jj@seoul.co.kr2020
  • 밉상과 근성 사이… “오재원 같은 선수도 필요” vs “예의 지켜라”

    밉상과 근성 사이… “오재원 같은 선수도 필요” vs “예의 지켜라”

    두산 오재원이 지난 26일 SK전에서 보여준 스윙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평소 ‘밉상’과 ‘근성’ 사이를 오가는 그의 플레이로 인해 논란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오재원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2회 초 SK 투수 박종훈이 투구하려는 순간 타격 자세를 풀었고 박종훈의 공은 볼이 됐다. 가끔씩 타석에서 타격 의지가 없는 선수들이 비슷한 제스처를 보여준 사례의 일환으로 간주돼 심판과 상대 벤치는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팬들 사이에서 해당 행동이 스윙인지 아닌지 이슈로 떠오른 뒤 오재원이 27일 경기를 앞두고 “이슈가 되고 있어서 욕 먹는 것을 안다. 이유가 없진 않지만 내가 욕 먹는 게 낫다”고 말해 논란이 더욱 커졌다. ‘할많하않’(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의 줄임말)의 뉘앙스로 받아들여지면서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오갔다. 오재원은 경기 중 욕설 논란으로 ‘오식빵’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규정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플레이로 상대 팬들의 분노를 자아내 ‘밉상’ 이미지가 굳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재원은 2015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시원한 빠던(배트 플립)을 선보이며 ‘오열사’라는 별명을 얻고 “우리팀 선수라면 최고”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악착 같은 플레이에 ‘근성’의 아이콘으로도 떠올랐다. 일부 팬들 사이에선 “오재원이 상대 투수를 무시했다”며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상대는 약속된 플레이를 펼치는데 일방적으로 리듬을 깨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면 경기 중 상대를 교묘하게 자극하는 모습이 은근슬쩍 용인되면서 경기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문율’이 존재할 만큼 매너가 중요한 야구의 매너도 영향을 끼쳤다.한편에선 “오재원이어서 더 논란이 된다”는 반론이 나온다. 다른 선수였으면 가벼운 해프닝으로 끝났을 일이 오재원이어서 일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오재원 같은선수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피말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지나치게 매너를 중시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꼭 미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승엽 SBS해설위원의 현역 시절처럼 홈런을 치고 배트를 조용히 내려놓는 매너도 좋지만 시원하게 빠던을 선보이며 현장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승부를 위해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은 팬들에게 또다른 재미 요소가 될 수 있다. 과거 롯데 외국인 타자였던 카림 가르시아는 열받으면 그 자리에서 방망이를 부러뜨리며 화내는 모습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종목은 다르지만 현역 축구선수 시절 돌직구와 기행으로 유명했던 이천수도 상대 감독의 발언에 자극받아 여과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상대 선수의 비매너 플레이를 응징했던 행동들이 승부욕으로 재평가 받으며 팬들 사이에선 “저런 선수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투수 출신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오재원의 입장에서 타이밍이 안 맞아서 내린 거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투수 입장에선 최선을 다해 상대하기 위해 나섰는데 상대가 그런 행동을 보이면 진이 빠지고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타자 출신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0-0 상황이었고 초구에 타이밍이 안 맞아서 배트를 내린 것으로 타자 입장에선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면서 “보는 시각에 따라 매너가 없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볼이 돼서 그렇지 박종훈이 스트라이크를 던졌으면 오재원이 손해다. 박종훈의 폼이 타이밍 잡기가 어려워 공을 한 번 본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여객기 추락에 스러졌는데 “옷을 그렇게 입으니” 악플들

    여객기 추락에 스러졌는데 “옷을 그렇게 입으니” 악플들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남부 카라치 공항 근처 주택가에 추락한 파키스탄국제항공(PIA) 여객기에 탑승해 목숨을 잃은 모델 자라 아비드가 28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뒤에도 온갖 악플이 나돌고 있다. 생전 그녀의 옷차림이나 행실을 문제 삼고 이 때문에 죽은 것이란 얼토당토 않은 댓글들이 쏟아져 소셜미디어 계정이 폐쇄됐다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당국은 참사 나흘이 되도록 단 둘 뿐인 생존자 신원은 공개했지만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그녀가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는 일부 보도에 오빠(나 남동생)가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말라고 호소할 정도였다. 이제 가족과 친구들은 그녀가 참사에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페이스북 모두 폐쇄됐다. 이들 사이트 자체적으로 폐쇄 결정을 했는지, 가족들인지, 친구들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보수적인 파키스탄 사회에서 여성은 순종해야 하며 도덕적이길 강요받는다. 자라 아비드는 파키스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브랜드 몇 군데에서 모델로 활약했으며 지난 1월 흄 스타일 상 가운데 “최우수 여자 모델” 상을 수상했다. 유명 디자이너들은 그녀가 투철한 직업인이었으며 스타일이 빼어났다고 칭찬했다. 올해 안에는 여배우로 데뷔할 예정이었는데 불의의 사고로 꽃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했다. 그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퍼지자마자 그녀의 믿음이 부족했거나 이슬람 관습을 철저히 좇지 않은 것이 죽음으로 귀결됐다는 식의 교조적인 견해를 담은 글들이 잇따랐다. 내세에도 응징될 것이라고 적시하는 글마저 있었다. 그녀가 의상을 걸친 사진들은 그녀의 “죄 많은” 행실을 드러내는 예라고 지적한 이도 있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예지자 알라는 신체 일부를 모든 이에게 보여주는 이런 류의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잔낫(천당)은 순수한 남성과 정결한 여성에게만 주어진다”라고 적었다. 똑똑한 여성들은 도덕과 종교적 순수성을 되찾는다는 미명 아래 놀림을 당하거나 심지어 강간을 당할 수도 있고 온라인에서는 살해 위협에도 맞닥뜨린다. 물론 동료 모델들이나 디자이너들, 배우들은 “패션계의 비극”이라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긴다. 몇몇은 그녀의 구릿빛 피부가 관습적인 미의 기준을 바꿔놓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파키스탄도 남아시아처럼 하얀 피부를 아름다운 것으로 선망하고 우상화하는 경향이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나만 빠지면 안 되지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나만 빠지면 안 되지

    1년에 몇 번 전체회식을 한다. 회식은 가끔 할 만하다는 올드스쿨이지만 끝날 때쯤 풍경을 보면 씁쓸하다. 고깃집 테이블 위에 반쯤 먹다 남은 냉면, 고기 조각이 즐비해서다. 나중에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날 냉면 맛이 없었냐고. 모두 냉면을 시키고 다들 남긴 이유가 궁금했다. “안 먹으면 손해잖아요. 맛있었어요.” 그런 것이었다. 회식자리에선 맘껏 먹을 뿐 아니라 남들이 다 먹는 것에 나만 빠질 수 없었던 것이다. 맛이 아니라 평등의 문제였다. 재난지원금의 하위 70% 지급 여부 논란을 보다 떠오른 기억이다. 기획재정부는 재정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고 대중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냐며 100% 지급하라는 반응이 거셌다. 결국 정부는 100% 지급을 결정했다. 반응의 원천은 불평등에 대한 혐오(inequality aversion)로부터 온 것이었다. 바이러스로 힘든 것은 평등하니 재난지원금도 평등해야 한다는 심리. 최후통첩게임이 있다. A에게 10만원을 주며 B에게 얼마나 나눠 줄지 제안을 하라고 한다. A의 제안을 B가 받아들이면 그대로 나눠 갖고 거절하면 둘 다 한 푼도 갖지 못한다. 단돈 1만원이라도 공돈이 생기니 무조건 제안을 수락하는 게 이성적 판단이나 막상 현실의 결과는 달랐다. 5만원씩 나눠 갖자고 제안할 때 수락률이 제일 높았고 2만원을 제안하는 순간 거절률이 50%로 증가한다. 아무리 공돈이라도 공평하지 않다면 둘 다 못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3년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이 이때 뇌의 변화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불공평한 제안을 받은 사람의 뇌 앞섬엽이 활성화됐다. 고통, 분노, 혐오와 같은 부정적 감정이 생겼다는 의미다. 동시에 결정 과정에 인지적 노력을 반영하는 배외측전전두엽이 함께 활성화됐다. 이곳은 부당한 제안을 거절하거나 수락했을 때 모두 강하게 반응했다. 어떤 방향이든 부정적 감정이 생기고 나면 억제하거나 따르는 것 어느 쪽이건 결정하는 데 힘이 들었다는 걸 반영한다.한마디로 “너는 내게 모멸감을 줬어”라는 느낌이 드는 상황이 오면 불편한 감정적 반응이 뇌에서 솟구치는데 이걸 억제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들고, 대부분 감정에 따라 손해를 보더라도 거절하게 된다. 우리 뇌는 남보다 잘나기를 욕망하는 것에 앞서서 최소한 불평등한 것은 막아야겠다는 원칙이 우선권을 갖도록 본능적으로 세팅돼 있었다. 다른 실험을 하나 더 보자. 교실 청소를 하고 난 두 아이에게 3개의 지우개를 보상으로 주며 하나씩 나눠 갖고 세 번째 지우개는 아무 일도 안 한 다른 아이에게 줘도 되겠냐고 묻는 실험을 했다. 6세쯤부터는 차라리 쓰레기통에 버리자고 대답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모두가 하나씩 가지는 무임승차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청소를 더 열심히 한 아이에게 남은 지우개를 주자는 제안에는 쉽게 동의했다. 불공정한 공평보다는 공정한 불평등이 더 낫다는 걸 여섯 살 아이도 인식한다는 증거다. 오직 평등만 추구하는 프리라이더를 공동체가 응징해야 한다는 심리는 꽤 어릴 때부터 관찰된다. 이런 우선순위 덕분에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친사회적 행동을 하고, 순서를 지키고, 이기적 행동을 제재하며 그 상황을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었다. 정리해 보자면, 모두는 평등하게 배분받기를 원한다. 예민하게 남과 비교하며 손해 보지 않으려 애쓴다. 그렇지만 만일 과정만 공정하다면 더 노력한 사람이 많이 갖는 불평등한 배분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나도 나중에 더 많은 걸 가질 수 있다는 희망 덕분이다. 만일 과정마저 불공정하다면? 불평등은 참을 수 없는 혐오와 분노를 일으키고 만다. 그렇기에 정책을 계획할 때에는 최대한 공정하게, 불평등하다고 여기지 않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했던 것이다. 조국 전 장관 사태에 대한 분노, 공공 마스크의 요일제 분배의 정착에도 적용할 수 있다. 회식자리 냉면 남긴 것 가지고 열받았던 아저씨가 재난지원금 공방을 보면서 급기야 평등과 공정함에 대한 사유까지 가 버리고 말았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생각만 많아진 덕분. 냉면 남기고 일어나는 모습조차 그리워지는 나날이다. 어느새 냉면의 계절이 성큼 왔다.
  • 점점 드러나는 GP 총격 진실…軍 대응 적절했나

    점점 드러나는 GP 총격 진실…軍 대응 적절했나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남측 감시초소(GP)에서 지난 3일 발생한 북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이 사건 발생 약 20분이 지난 후에야 대응사격을 한 것으로 알려져 ‘늑장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전 7시 41분 남측 GP 근무자가 총성을 들은 이후 GP 외벽에서 4발의 탄흔을 확인해 상부에 보고했다. 그로부터 대응사격까지 약 20분이 소요됐다. 일각에서는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20분은 상황이 발생한 이후 너무 긴 시간이라 즉각 대응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군 당국은 적절한 대응이라는 주장이다. 군 관계자는 “짙은 안개로 시야가 1㎞만 확보되는 상황에서 총을 발사한 원점 등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며 “대응에 필요한 여러 과정을 고려하면 빠른 대응”이라고 반박했다. 2015년 8월 대북확성기 방송에 반발해 북한이 총격을 가했을 당시 대응사격에는 71분이 걸렸고, 2014년 10월 대북전단지 살포에 반발한 북한의 총격에는 105분이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 대응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당시 군이 ‘현장 지휘관’이라고 밝혔던 부분도 논란이 됐다. 군은 이번 대응사격을 두고 현장 지휘관의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GP의 책임자인 소초장(중위)의 판단으로 이뤄진 것으로 읽혔다. 하지만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대응은 사단장의 지휘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즉각 판단해야 할 소초장이 상급부대로 보고를 하느라 대응이 늦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엄밀히 따지면 소초장은 지휘관이 아닌 ‘지휘자’ 신분이라는 게 군의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현장 지휘관이란 표현은 지휘관 직책을 가지고 현장을 지휘할 수 있는 대위부터 사단장(소장) 급까지 포함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 상황이 발생하면 GP부터 사단까지 모든 정보가 같이 공유되기 때문에 대응이 지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의도성이 낮다는 군의 판단을 고려하면 ‘과도한 대응’이란 지적도 있다. 유엔군사령부 교전수칙은 확전 방지를 고려해 ‘비례성 원칙’을 따진다. 만약 북한이 10발을 쏘면 10발로 대응해야 한다는 식이다. 당시 북한의 14.5㎜ 고사총 탄두는 4개가 발견됐는데 군은 K6 기관총으로 2회에 걸쳐 약 20발의 대응사격을 했다. 3~4배로 응징해 확전 가능성이 높은 군의 기준을 적용했다. 또 남북 9·19 군사합의에 따른 대응매뉴얼에는 경고방송을 먼저 해야 하지만 군은 대응사격부터 했다. 사건을 조사 중인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확전 방지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만큼 대응 적절성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군이 시간대별 대응 과정을 자세히 밝히지 않은 것도 이런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코로나19로 중단된 안보견학 재개를 검토하기 위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시범 철거된 경기 파주 GP를 찾았다. 북한의 총격으로 DMZ에서 긴장감이 고조됐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남학생 협박 성 착취물 공유한 ‘중앙정보부방’ 운영자는 고교생

    남학생 협박 성 착취물 공유한 ‘중앙정보부방’ 운영자는 고교생

    텔레그램에서 10대 남학생들의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대화방인 이른바 ‘중앙정보부방’을 운영한 고등학생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인 고등학교 2학년생 A(17)군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달 중순부터 10여일간 10대 남학생 등을 협박해 동영상과 사진 등 성 착취물을 만들도록 한 뒤 ‘중앙정보부방’이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이를 유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인들의 사진을 합성한 음란물을 만들어주겠다고 광고한 뒤 제작을 의뢰한 10대 남학생 등에게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만들도록 협박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A군은 해당 대화방에서 자신을 ‘자경단’이라고 소개하며 성범죄자를 단죄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대화방과 관련한 의혹을 접한 뒤 실제 운영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화방에서는 10대로 보이는 남성들이 나체 차림으로 종이에 반성문 형식의 자필 메모를 들고 찍은 사진이나 영상들이 공유됐다. 이들의 사진·영상과 함께 이름, 나이, 연락처, 주거지, 직장 등 신상정보도 함께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의 사진을 음란 사진에 합성하는 ‘딥페이크’를 통한 이른바 ‘지인 능욕’ 역시 디지털 성범죄에 해당하지만, 이를 빌미로 나체 차림의 사진이나 영상을 만들어 공개하는 행위도 ‘정당한 응징’이 아닌 범죄에 해당한다. 경찰은 해당 대화방 참여자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자는 모두 6명으로 이 중 5명은 10대”라며 “현재는 해당 대화방이 ‘폭파’된 상태로 운영에 참여한 사람의 숫자는 정확하게 파악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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