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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남미] 부동산사기꾼이 멕시코 카르텔 사칭인 만나 벌어진 일

    [여기는 남미] 부동산사기꾼이 멕시코 카르텔 사칭인 만나 벌어진 일

    역시 멕시코에서 가장 무서운 건 범죄카르텔이었다. 인터넷에 허위 매물을 올려놓고 사기행각을 일삼던 사기꾼이 범죄카르텔 조직원을 만나 혼쭐이 났다. 하지만 통쾌하게 사기꾼을 혼내준 사람은 진짜 범죄카르텔 조직원이 아니라 정의감에 불타는 멕시코의 유명 유튜버였다. 구스그리 브이로그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유튜버가 사기꾼을 찾아 나서게 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한 여성의 피해사실을 알게 되면서였다. 피해자는 주택을 임차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오른 광고를 보고 주인이라는 여자와과 접촉했다가 보증금 4000페소를 떼였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허위매물을 올려놓은 사기꾼은 "당장 입주가 가능하지만 물건을 잡으려면 1개월치 월세를 보증금으로 걸어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시세보다 싼 가격에 나온 임대물을 잡기 위해 피해자는 보증금을 입금하자 주인이라는 여자는 바로 연락을 끊어버렸다. 흔한 부동산 사기였다. 4000페소를 날린 피해자는 "급한 마음에 돈을 입금했다가 전부 떼었다. SNS에 이런 사기꾼이 활개치고 있으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유튜버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사기꾼에 분통이 났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피해자에게 돈을 찾아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피해자가 올린 글을 꼼꼼하게 분석한 유튜버는 문제의 사기꾼과 접촉에 나섰다. 사기꾼은 노르마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여자였다. 유튜버가 그에게 주택을 임차하고 싶다고 하자 문제의 사기꾼은 자신의 각본대로 보증금부터 서둘러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유튜버는 사기꾼이 알려준 계좌로 소액을 입금, 계좌정보를 알아냈다. 이어 추적 끝에 사기꾼의 실명, 거주지 등을 알아냈다. 공격(?)준비를 끝낸 유튜버는 사기꾼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범죄카르텔 조직원이라고 소개하며 4000페소를 돌려주라고 요구했다. "당신 이름 노르마 아니잖아, 마르셀라가 실명이잖아", "얼마 전에 4000페소를 입금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 우리 두목이야" 유튜버의 이런 말에 사기꾼은 등골이 오싹했다. "납치한 사람들 가둬두려고 집을 임차하려고 했는데 당신이 사기쳤잖아. 당장 돈 돌려주는 게 좋을 텐데" 유튜버가 결정타를 날리자 사기꾼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벌벌 떨면서 용서를 구했다. 사기꾼은 "선생님 진짜 죄송합니다. 계좌번호 주세요"라고 하더니 4000페소를 바로 입금했다. 통쾌하게 사기꾼을 응징하고 피해자의 돈을 찾아준 유튜버는 통화내용 등을 담은 22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하고 사건의 전말을 알렸다. 지난 7일 유튜브에 오른 영상은 조회수 121만 회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영상엔 1만3000개에 육박하는 댓글이 달렸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이재명, 이명박·박근혜 사면 반대 “나쁜 일 했으면 책임지는 것”

    이재명, 이명박·박근혜 사면 반대 “나쁜 일 했으면 책임지는 것”

    이재명 경기지사가 12일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형벌을 가할 나쁜 일을 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 지사는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인터뷰에서 “사면, 용서 이런 것들은 본인이 잘못했다고 하고 국민들이 ‘그래, 용서해주자’ 이럴 때 하는 게 맞다”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본인들이 잘못한 바 없다는 태도를 취하는 것을 용서해주면 ‘권력이 있으면 다 봐주는구나’ 할 수 있다. 예방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다른 사람이 ‘나도 돈 많고 힘세면 봐주겠네’하면 이 사회가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그런 측면에서 형평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응징의 효과, 예방 효과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에 대해서는 직격타를 날리기도 했다. 이 지사는 ‘선별 지급’에 무게를 두는 기재부를 향해 “조금 험하게 표현하면 게으른 것 아니냐”,“고도성장, 즉 경제가 선순환 하는 시대에 젖어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는 등의 말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부채라는 건 서류상 존재하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너무 지나치게 높아서 국가 신용에 문제가 될 정도가 아니면 결국 국가부채를 늘리느냐 가계부채를 늘리느냐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어 “경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하면 곳간을 지키는 게 능사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며 “재정 여력이 없다는 건 엄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문소영 칼럼] ‘초심’을 돌아봐야 한다

    [문소영 칼럼] ‘초심’을 돌아봐야 한다

    “나는 진작에 전향했다.” 늙은 작가는 낙담한 얼굴을 마른 손바닥으로 쓸어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지난해 11월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6가지의 이유로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하겠다고 밝힌 뒤 20일 가까이 법무부는 압박하고, 윤 총장은 저항하는 모양이 일일연속극 찍듯 하던 시절이라 “검찰개혁의 명분도 흩어지고, 이러다 다들 문 정부에서 마음이 떠나겠다”고 하자, 그는 비장한 어투로 그리 말했다. “전향할 곳도 없는데…”라고 덧붙이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해 대통령이 ‘조국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을 때지, 아마! 나는 문재인 정부는 아주 다를 줄 알았다. 조국이 불법까지는 아니더라도 편법을 써서 애들을 진학시키는 등 청문회에서 특권층의 반칙과 비상식을 보여 줘 국민 마음이 다쳤잖아. 문 대통령은 그 다친 마음을 쓰다듬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똑같은 거 같더라고.” 작가는 또 이제 80에 가까워지는 탓에 대지 100평의 단독주택을 팔고 서울 시내 아파트로 들어가 보려고 했더니, 40평대의 아파트 가격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2017년 문 정부 출범을 적극 지지했던 그는 조국 사태를 지나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 아파트값 폭등에 또 힘들어했다. 그는 딸이 운동권 출신의 사윗감을 데려왔을 때 ‘작가적 양심’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혈육의 안위’를 지킬 것인지를 고심하다가 “사랑의 끝에는 사랑이 있지”라며 작가적 양심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이제 그 마음이 어디에 자리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 늙은 작가처럼 문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으나 갈 곳을 잃은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2016년 10월에 시작된 ‘촛불집회’에 최소 한두 번은 참석하며, ‘최순실 국정농단’을 응징하여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겠다고 다짐하던 사람들이었다. 4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촛불정부’ 문재인 정부가 무엇을 했는가 자문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2월 28~30일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 10명 중 6명 가까운 사람들이 ‘촛불정신을 계승 못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런 여론은 한국일보·한국리서치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54.6%였다. 최근 대통령 국정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30대 후반의 낮은 지지율이 재차 확인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현 정부 지지 세력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 있다. 촛불정부의 시작은 ‘운동권 진보만’ 똘똘 뭉치지 않았다. 2016년 12월 10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을 때 찬성표 234표 중에는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소속이면서도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국회의원이 62명이 있었다. 찬성표의 26.5%나 된다. 이들이 현재는 독자적 정치세력이 못 된 채 흩어지고 일부는 국민의힘으로 흡수됐으나, 흔히 ‘건전보수’ 또는 ‘중도보수’는 진보세력 등과 힘을 합쳐서 새 정부를 세웠다. 직접적으로 말해서 이들을 반대세력으로 돌려세워서는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지난 1년간 추 장관이 윤 총장과 갈등하며 압박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국가도 개인처럼 한정된 자원을 잘 배분하는 게 중요하다. 코로나19 국난으로 모든 국민이 과잉 스트레스에 노출된 상황에서 블랙홀처럼 ‘추ㆍ윤 갈등’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 필수불가결한 분야의 자원 배분은 제한되기 마련이다.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16개월 된 아이 정인이 사건으로 연초부터 당정이 불난 호떡집같이 소란스러우나 이 사건이 처음 언론에 노출된 시점은 지난해 11월 중순이었다. 주요 언론 중 사설로 다룬 매체는 서울신문(11월 13일자)과 경향신문(11월 14일자)뿐이다. 어찌 보면 어젠다 설정에서 정치권도 언론도 실패한 것인데, 그 원인 중 하나는 추ㆍ윤 갈등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탓에 정인이나 코로나19로 생활고로 자살하는 가족들, 택배 물량에 치여 과로사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 산재 사망에 내몰리는 건설노동자들 옆에서 ‘힘을 주는 정치’가 사라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진보정권’이라면 최소한 이 시기에 한국사회가 후퇴한다고 인식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정권 획득의 목적이 무엇이었나 지금이라도 되돌아보고 새 각오를 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꼭 필요한 입법을 해야 한다. 180석을 낭비하지 말자. symun@seoul.co.kr
  • ‘못된 주먹’ 잡는 동네 어벤저스… ‘경이로운 주먹’ 속이 뻥!

    ‘못된 주먹’ 잡는 동네 어벤저스… ‘경이로운 주먹’ 속이 뻥!

    평범한 이웃인 줄 알았던 영웅들의 ‘사이다’ 활약을 그린 주말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기세가 무섭다. 1회 2.7%(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6회차에 OCN 최고 시청률을 넘더니 3일 10회 방송에서 9%를 넘기며 두 자릿수까지 넘보고 있다. 드라마는 다음 웹툰에 연재 중인 동명 원작을 토대로 한다. 낮에는 작은 국숫집 사장과 직원들이 가게 문을 닫고 나면 악귀 사냥꾼(카운터)들로 변신한다는 게 기본 설정이다. 이 과정에서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는 수사물의 요소도 적절히 버무려진다. 빨간색 트레이닝복에 운동화를 신은 이들은 인간적인 영웅의 모습을 갖고 있다. 각자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 저승 문턱까지 갔던 네 사람은 제각각 초능력을 가진 카운터가 돼 ‘생활밀착형’ 악귀를 퇴치해 나간다. 7년 전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다리에 장애를 입은 고등학생 소문(조병규 분)은 학내 괴롭힘에 시달렸지만, 카운터 입문 후 괴력을 갖게 된다. 도하나(김세정 분), 가모탁(유준상 분), 추매옥(염혜란 분) 등 다른 카운터도 센 악귀를 상대할 땐 두려움을 느끼고 죽을 고비를 맞지만, 가족처럼 서로 의지하며 함께 성장한다. 드라마를 연출하는 유선동 PD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작품의 인기 요인을 통쾌함으로 꼽았다. 그는 “‘어벤저스’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 가정 폭력, 직장 내 폭력 사건까지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면서 “그것을 ‘경이로운 소문’ 주인공들이 나서서 응징하는 걸 보면서 시청자들이 시원한 쾌감을 느끼는 듯하다”고 했다. 약자가 영웅이 돼 우리 주변의 악을 물리친다는 서사가 공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한국적이면서 가족과 인간애가 중심에 있는 작품으로 구상했다”고 밝힌 원작자 장이 작가의 의도 역시 잘 살아난 셈이다.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히어로물에 담기 위해 60분 한 회 안에서 웃음, 눈물, 분노, 카타르시스까지 느끼도록 톤을 빠르게 변주한 것이 연출 포인트이기도 하다. 특히 다양한 변주 속에서도 스토리의 설득력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는 유 PD는 “속 빈 강정 같은 블록버스터를 보면 아무리 비주얼이 훌륭해도 재미가 없다”며 “주인공 4명의 캐릭터 플레이가 중요한 드라마였기에 촬영장에서 리허설 시간을 충분히 갖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매회 역동성을 불어넣는 액션 장면 역시 “웹툰을 드라마로 잘 표현했다”는 반응을 얻어냈다. 권태호 무술감독은 “보통 사람의 2~3배 힘을 지닌 카운터들과 염력까지 쓰는 악귀의 액션을 기존 히어로물과 달리 디지털 캐릭터 없이 구현했다”면서 “사실감 있는 표현을 위해 과장된 액션보다 와이어, 특수소품, 지형지물 등을 적재적소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인기에 힘입어 시즌제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유 PD는 “(원작 속) 카운터 B팀의 존재는 남은 회차에서 맛보기로 다룬다”며 “시즌2가 제작된다면 B팀 이야기가 더 자세히 풀릴 거라 본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폭력에 날리는 통쾌한 한 방...‘경이로운 소문’, 경이로운 인기

    폭력에 날리는 통쾌한 한 방...‘경이로운 소문’, 경이로운 인기

    OCN 채널 최고 시청률 경신하며 상승세평범한 영웅들이 악귀 응징하는 데서 ‘쾌감’유선동 감독 “장르 변주·탄탄한 스토리 초점”시즌2 가능성…원작 속 ‘카운터 B팀’ 다룰듯평범한 이웃인 줄 알았던 영웅들의 ‘사이다’ 활약을 그린 주말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기세가 무섭다. 1회 2.7%(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6회차에 OCN 최고 시청률을 넘더니 8회와 3일 10회 방송에서 9%를 넘기며 두 자릿수까지 넘보고 있다. 드라마는 다음 웹툰에 연재 중인 동명 원작을 토대로 한다. 낮에는 작은 국숫집을 운영하는 사장과 직원들이 가게 문을 닫고 나면 악귀 사냥꾼(카운터)들로 변신한다는 게 기본 설정이다. 이 과정에서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는 수사물의 요소도 적절히 버무려진다. 빨간색 트레이닝복에 운동화를 신은 이들은 인간적인 영웅의 모습을 갖고 있다. 각자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 저승 문턱까지 갔던 네 사람은 제각각 초능력을 가진 카운터가 돼 ‘생활밀착형’ 악귀를 퇴치해 나간다. 7년 전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다리에 장애를 입은 고등학생 소문(조병규 분)은 학내 괴롭힘에 시달렸지만, 카운터 입문 후 괴력을 갖게 된다. 도하나(김세정 분), 가모탁(유준상 분), 추매옥(염혜란 분) 등 다른 카운터도 센 악귀를 상대할 땐 두려움을 느끼고 죽을 고비를 맞지만, 가족처럼 서로 의지하며 함께 성장한다.드라마를 연출하는 유선동 PD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작품의 인기 요인을 통쾌함으로 꼽았다. 그는 “‘어벤저스’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 가정 폭력, 직장 내 폭력 사건까지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면서 “그것을 ‘경이로운 소문’ 주인공들이 나서서 응징하는 걸 보면서 시청자들이 시원한 쾌감을 느끼는 듯하다”고 했다. 약자가 영웅이 돼 우리 주변의 악을 물리친다는 서사가 공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한국적이면서 가족과 인간애가 중심에 있는 작품으로 구상했다”고 밝힌 원작자 장이 작가의 의도 역시 잘 살아난 셈이다.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히어로물에 담기 위해 60분 한 회 안에서 웃음, 눈물, 분노, 카타르시스까지 느끼도록 톤을 빠르게 변주한 것이 연출 포인트이기도 하다. 특히 다양한 변주 속에서도 스토리의 설득력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는 유 PD는 “속 빈 강정 같은 블록버스터를 보면 아무리 비주얼이 훌륭해도 재미가 없다”며 “주인공 4명의 캐릭터 플레이가 중요한 드라마였기에 촬영장에서 리허설 시간을 충분히 갖는 편”이라고 덧붙였다.매회 역동성을 불어넣는 액션 장면 역시 “웹툰을 드라마로 잘 표현했다”는 반응을 얻어냈다. 권태호 무술감독은 “보통 사람의 2~3배 힘을 지닌 카운터들과 염력까지 쓰는 악귀의 액션을 기존 히어로물과 달리 디지털 캐릭터 없이 구현했다”면서 “사실감 있는 표현을 위해 과장된 액션보다 와이어, 특수소품, 지형지물 등을 적재적소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인기에 힘입어 시즌제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유 PD는 “(원작 속) 카운터 B팀의 존재는 남은 회차에서 맛보기로 다룬다”며 “시즌2가 제작된다면 B팀 이야기가 더 자세히 풀릴 거라 본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약한 자들의 연대, 복수를 넘다

    약한 자들의 연대, 복수를 넘다

    나이팅게일은 백의의 천사 혹은 현대 간호학의 체계를 정립한 인물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지저귀는 소리가 예쁜 자그마한 새를 가리키는 단어이기도 하다. 호킨스(샘 클라플린 분)는 목소리가 고운 클레어(아이슬링 프란치오시 분)를 나이팅게일이라고 부른다. 칭찬만은 아니다. 호킨스에게 클레어는 자기를 즐겁게 해 주는 애완동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심기를 거스르면 때리거나 심지어 죽일 수도 있다. 1825년 호주에서 영국 장교 호킨스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권력을 가진 남자다. 더구나 클레어는 형기를 마쳤다고 하나 죄수 신분이 아니던가. 아이를 낳은 유부녀라도 그녀가 호킨스의 새장에 갇힌 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아내를 이제 그만 놓아 달라고 호소하는 클레어의 남편과 울부짖는 아이까지 호킨스가 죽였다. 눈앞에서 참극을 겪은 클레어는 그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여기까지 들으면 ‘킬빌’이나 ‘친절한 금자씨’ 같은 핏빛 잔혹극을 떠올릴 듯하다. 그러나 클레어는 더 브라이드 같은 탁월한 검술 실력이 없고, 금자처럼 치밀하게 앙갚음 계획을 짤 여력이 없다. 이글대는 분노가 클레어가 가진 전부다. 영화 ‘나이팅게일’은 그래서 지극히 현실적인 복수담을 들려준다. 원수를 갚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길을 나서긴 했다. 한데 시간이 지나니 춥고 배도 고프다. 막상 호킨스와 대면하면 어떻게 그를 처단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처단할 수나 있을까? 클레어에게 동행이 있긴 하다. 길잡이로 고용한 빌리(베이컬리 거넴바르)다. 그렇지만 그를 믿지는 못한다. 빌리는 원주민이다. 18세기 후반부터 대규모로 이주한 백인들은 원주민을 살해하고 그들의 터전을 빼앗았다. 원주민은 백인이라면 이가 갈린다. 이런 까닭에 클레어는 빌리가 자신에게 해를 입히지 않을까 두려워하면서 여정을 지속한다. 이때부터 이 작품에 현실적인 복수담 외 한 가지 테마가 더해진다. 낭만적인 연대의 타진이다. 처음에는 경계했지만 빌리의 사려 깊은 행동에 클레어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빌리도 클레어가 오랜 세월 영국인에게 시달려 온 아일랜드인임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진심으로 도우려고 나선다.이들의 흥미로운 연결고리는 클레어의 별명이 나이팅게일(갈색 새)이고, 빌리의 본명이 망가나(검은 새)라는 데 있다. 자꾸 나빠지기만 하는 상황을 사람이자 새인 둘은 노래하면서 견딘다. 무력해 보이나 실제로는 유력한 아름다운 곡조의 가치다. 거기에 난관을 타개하겠다는 주술성이 가미된다. 그렇기 때문에 클레어와 빌리의 관계를 낭만적인 연대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식민지와 제국, 여성과 남성, 흑인과 백인의 위계가 중첩된 복잡한 사안. 이것을 제니퍼 켄트 감독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결속으로 접근해 풀어냈다. 단호한 응징보다 훨씬 다루기 어렵고 중요한 문제의식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지한파들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지한파들

    남북의 극한적 대립으로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었던 박근혜 정부에서 남북한 간에 대규모 교전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한마디로 기적이다. 그 당시는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하면 그 도발 원점을 타격한다는 비례성의 원칙, 도발의 지휘부까지 타격하겠다는 충분성의 원칙이 전방의 군에 이미 하달된 상태였다. 더군다나 교전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 지휘관이 교전수칙대로 대응하고 상부 보고는 나중에 하라는 선 조치ㆍ후 보고의 원칙도 하달됐다. 이를 시험할 결정적인 사건이 2014년 10월 10일 오후 4시쯤에 발생했다. 대북전단을 담은 풍선이 날아올라 군사분계선을 채 넘기도 전에 북한이 이를 조준해 14.5㎜ 고사총을 발사했다. 이 장면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군은 어디서 천둥 비슷한 소리를 듣기는 했으나 북한군의 사격이라고 판단하지 못했다. 만일 제대로 포착했다면 고사총을 발사한 북한 소초를 대응사격으로 응징했어야 했다. 이후 별다른 상황이 없자 비상경계 태세를 막 해제했는데, 뒤늦게 인근 중면 면사무소 앞마당에서 탄흔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그러자 군은 다시 비상 상황에 돌입해 북의 전방소초(GP)를 하나 골라 K6 중기관총 40여발을 대응사격했다. 갑작스런 사격에 놀란 북한군은 영문을 몰라 헤매다가 잠시 후 우리 쪽으로 개인화기로 응사했다. 그러자 아군 역시 K2 소총 9발로 북 GP에 다시 응사했다. 의미 없는 사격을 주고받는 순간에도 만일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충분한 대응’의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K9 자주포를 준비시켰다. 만일 포격전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그다음은 북한 소초를 초토화시키는 합동직격탄(GBU-39 JDAM)을 장착한 F15K 전투기 출동이었다. 당시 합참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F15K 전투기 두 대를 대구 공항에 준비해 두었다. 대북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6년 전의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당시에는 대포와 전투기가 얼마든지 동원될 상황이었다. 그나마 총만 쏘다가 상황이 종료된 것은 작은 실수들이 쌓여서 빚어진 우연의 결과일 뿐이다. 정확하게 상대방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원칙대로 응징했다면 북한군도 마찬가지로 대응했을 것이다. 시간이 지체되고 제대로 상황이 통제되지 않아 대포와 전투기를 사용할 기회를 놓쳤고, 그래서 평화가 지켜졌다. 전방에서 대북전단이 자유롭게 살포된다면 우리 군은 언제든지 분쟁에 휘말릴 수 있고 이를 정부가 통제하기 곤란해진다. 이 사건이 일어나고 112만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자 박근혜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강력히 단속했다. 6년 전 상황이 지금 재현된다면 방역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북한은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지도 모른다며 풍선이 휴전선을 넘기 전에 반드시 격추할 것이다. 북한에 대북전단은 심리전을 넘어 체제 수호를 위한 방역전이다. 이런 사정을 제대로 모르는 소위 미국의 ‘지한파 의원’들이 최근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남북관계발전법이 표현의 자유를 위반한다며 미 의회에서 청문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를 주도하는 지한파 의원이 누구인가 알아봤더니 버지니아 출신 하원의원인 제임스 코널리다. 코널리 의원이 특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가 북한에 대해 품고 있는 망상이 특이하기 때문이다. 2년 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나토 의원총회에 출석한 그는 북한의 악행을 죽 열거하다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로 민간인을 살상한 게 북한이라는 둥 이상한 주장을 마구 늘어놓았다. 너무 놀라서 휴식 시간에 코널리 의원을 만나 그 주장의 근거를 질문했지만 그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못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 대화가 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국내 언론이 무지한 코널리를 ‘대표적 지한파’라고 소개하는 걸 보면 또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코리아코커스(미 의회 한국협의회) 회원이기 때문에 지한파 의원이라고 부르는 것이겠지만, 한반도 실상을 제대로 알고 북한 인권을 말해야 지한파 의원의 자격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진실이 뒷받침되지 않는 자기 과시적이고 공격적인 도덕주의자들은 평화의 적이다.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공연한 내정간섭을 중지하고 자국의 전염병 사태부터 제대로 처리하기를 권고한다.
  • 조두순 관용차 부순 유튜버 과거 세월호 천막춤 ‘경악’

    조두순 관용차 부순 유튜버 과거 세월호 천막춤 ‘경악’

    지난 12일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이 탄 관용차에 올라타 차량 지붕과 앞유리 등을 훼손한 유튜버 ‘왕자’의 과거 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유튜버 왕자는 개인채널을 통해 ‘관용차량 부순 당사자입니다’라며 영상을 통해 “대한민국 1호 반공기업이며 수많은 집회와 데모를 주관해 왔고 각종 사회 이슈와 쟁점을 대중에게 여론화시키는 단체, 즉 이 분야의 프로”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제2, 제3의 조두순을 막기 위해” 관용차를 부쉈다면서 다른 인터넷 방송인들의 철수를 부탁했다. 그는 “대중의 손가락질, 차량에 대한 피해 보상, 그리고 법적 처벌은 여러분 대신 제가 안고 가는 부분”이라면서 “조두순이 방문했던 안산보호관찰소까지만 집회를 감행했고 마지막 피날레로 제가 총대를 짊어지고 차 위로 올라간 것이다. 여기서 끝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버 왕자는 지난 4월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추모관 앞에서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춤을 추는 등 희생자 가족을 조롱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지난 3월에는 5·18민주화운동 관련 허위 영상을 유포했다.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두순 호송 관용차 위에서 날뛴 유튜버의 과거”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린 작성자는 “정의는 개뿔이, 그냥 후원금 앵벌이다”라고 말하며 유튜버 ‘왕자’가 유튜버 ‘시둥이’와 함께 지난 4월 세월호 텐트 앞에서 노래를 틀고 춤을 추던 영상의 캡처 사진을 대거 올려놨다. 안산시는 유튜브 측에 공문을 보내 조두순 근황, 조두순 집 주변 상황, 조두순 응징 등 영상물에 대한 삭제 및 관련 영상물의 송출 금지를 요청한 상태다. 주거지 인근 주민들은 유튜버들의 실시간 방송과 관련 영상 촬영으로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 일부 유튜버가 밤새 상주하며 주민 접촉, 고성방가, 건물 침입, 폭력 행사, 경찰 조롱 등 소란을 피우며 주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안산시는 “대다수 영상에 모자이크 등이 이뤄지지 않아 동네가 특정되는가 하면 영상에 등장하는 주민의 모습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 주민들은 관할 경찰서인 안산단원경찰서에 주민 불안·불편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두순 소재로 민폐 방송… 유튜브 송출 금지 요청

    조두순 소재로 민폐 방송… 유튜브 송출 금지 요청

    지난 12일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의 주거지 인근 주민들이 유튜버들의 실시간 방송과 관련 영상 촬영으로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 안산시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튜버의 무분별한 방송으로 주민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유튜브에 조두순 거주지 관련 영상물에 대한 삭제 및 실시간 방송 송출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15일 밝혔다. 안산시는 전날 오후 유튜브 측에 ‘조두순 거주지 영상 관련 안산시의 요청‘ 이라는 공문을 보내 조두순 근황, 조두순 집 주변 상황, 조두순 응징 등 영상물에 대한 삭제 및 관련 영상물의 송출 금지를 요청했다. 조두순 출소 이후 거주지 주변에 일부 유튜버가 밤새 상주하며 주민 접촉, 고성방가, 건물 침입, 폭력 행사, 경찰 조롱 등 소란을 피우며 주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13일부터 주민 사생활 보호를 위해 거주자를 제외한 유튜버 등의 동네 진입을 차단했으나, 여전히 거주지 인근에서 유튜브 실시간 방송이 송출되면서 주민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 안산시는 “대다수 영상에 모자이크 등이 이뤄지지 않아 동네가 특정되는가 하면 영상에 등장하는 주민의 모습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 주민들은 관할 경찰서인 안산단원경찰서에 주민 불안·불편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조두순 7년간 심야 외출·음주 금지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15일 검찰이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라 조두순에 대해 청구한 특별준수사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조두순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기간인 7년간 외출(21:00∼익일 06:00) 금지, 음주 전면 금지, 교육시설 출입 금지, 피해자 200m 내 접근 금지, 성폭력 재범 방지와 관련한 프로그램 성실 이수 등 5가지를 지켜야 한다. 조두순은 지난 12일 출소해 귀가한 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조두순 집 주변에 경찰관을 배치한 상태이다. 조두순 거주지 인근의 A 초등학교는 15일 조두순 출소 이후 등하굣길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내부 협의를 거쳐 전교생에게 안심 호루라기를 나눠주기로 했다. 안산교육지원청은 조두순 거주지 인근 학교들을 순회 점검하고, 학교마다 1명씩 배치된 지킴이 등 보호인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원격수업과 겨울방학 기간 중 나 홀로 집에 머무는 학생 현황을 파악해 학교가 살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두순 “천인공노할 잘못…반성하며 살겠다”

    조두순 “천인공노할 잘못…반성하며 살겠다”

    조두순(68)이 12일 오전 형기를 다 채우고 출소한 뒤 안산준법지원센터에 출소 신고를 했다. 관용차로 조두순과 함께 이동한 보호관찰관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안산준법지원센터 앞에서 취재진에게 “조두순이 교도소에서 보호관찰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천인공노할 잘못을 했다. 앞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두순은 “오늘 이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일 줄 몰랐고 분위기도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취재진의 “반성하십니까”라는 질문엔 침묵했다. 조두순은 이날 오전 7시 50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준법지원센터에 도착했다. 그는 검은색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카키색 롱패딩에 청바지 차림으로 서울남부교도소에서부터 타고 온 관용차량에서 내렸다. 조두순이 모습을 드러내자 취재진이 “범행을 반성하십니까”라고 질문했지만, 그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준법지원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조두순은 준법지원센터에서 거주지 주소 등을 신고했다. 이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개시 신고서 등을 제출하고 준수사항을 고지받았다. 이러한 행정절차를 마치는 데 50분 남짓 걸렸다. 그는 행정절차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느냐”고 묻자 뒷짐을 진 채로 90도로 허리를 두 번 숙였다.아무런 말은 하지 않았다. 준법지원센터에는 새벽부터 취재진과 유튜버, 시민 등 50여명이 모여 조두순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그가 타고 온 법무부 관용차량에서 내리자 곳곳에서 계란이 날아들었다. “사형시켜라”, “거세해라”, “안산에서 추방하라” 등의 구호도 커지며 조두순의 거주지 앞 좁은 골목이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시민은 폴리스라인을 넘으려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유튜버를 중심으로 조두순에 대한 사적 응징 예고가 잇따른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력 100여명을 준법지원센터에 배치했다.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르면 피부착자는 형의 집행이 종료되는 날부터 10일 안에만 주거지를 관할하는 준법지원센터에 출석해 거주지 주소를 비롯한 신상정보 등을 서면으로 신고하면 된다. 조두순은 출소 당일 준법지원센터에 출석하길 원해 출소 직후 곧바로 이곳으로 이동했다. 앞서 오전 6시 45분쯤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한 그는 첫 목적지로 준법지원센터까지 법무부 관용차량을 타고 이동했으며 준법지원센터에서 행정절차를 마친 뒤 거주지까지도 같은 방법으로 이동했다. 동행한 보호관찰관은 조두순의 출소 과정에 관용차량을 동원한 데 대해서는 “조두순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조두순은 안산준법지원센터 관할 지역 내 거주지에서 아내와 함께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안산시 주민들은 조두순이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자 “죽일 놈. 마스크를 벗겨서 얼굴을 공개하라”고 소리쳤다. 일부는 “안산을 떠나라”고 외쳤다. 조두순 집 근처에 산다는 70대 주민 A씨는 “조두순 얼굴을 보려고 오전 4시부터 기다렸다”며 “동네 분위기도 흉흉한데 얼굴을 알아야 마주치면 조심할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일부 시민들은 “조두순이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자”, “사형시켜라”, “추방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또 일부는 “왜 범죄자에게 보호 관찰관과 관용차까지 제공해서 보호하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주민 B씨는 “중·고생 딸 두 명을 키우는 데 불안하기도 하고 애들을 생각하니까 너무 무섭다”며 “성범죄 대상이 아이가 될수도 어른이 될수도 있는게 아니냐. 이 근처에 어린애들이 얼마나 많이 지나다니는데 ”라며 불안해 했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아 형기를 마치고 이날 오전 출소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 내일 새벽 세상 밖으로 나온다”[이슈픽]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 내일 새벽 세상 밖으로 나온다”[이슈픽]

    보복 예고에 ‘첩보작전’ 귀가 전망“동네 분위기 가라앉아” 안산 ‘긴장’7년간 전자발찌 착용·5년간 신상공개거주지 근처 방범초소 24시간 운영 12년 전 등교하던 8살 어린이를 납치해 성범죄를 저지른 조두순(68)의 출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경찰 등이 조두순의 재범과 관련 사고를 막기 위해 방범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입을 모은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조두순은 오는 12일 출소한다. 출소 시간은 새벽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상에서 조두순을 향한 ‘보복 예고’가 이어지자 당국은 조두순의 귀가 방법 등을 고심 중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조두순이 일반 시민들이 사용하는 교통편으로 귀가할 경우 불필요한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에는 ‘조두순 응징’을 주제로 한 영상들이 속속 올라왔다. 출소 당일 현장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며 응징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한 유튜버가 올린 조두순 응징 관련 영상은 조회 수가 60만회를 넘는 등 인기를 끌기도 했다. 경찰은 사적 보복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두순이 흉악범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를 향한 폭행 등 범법행위는 처벌 대상”이라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치안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두순은 출소 후부터 7년 동안 전자발찌를 착용한다. 5년 동안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신상정보도 공개된다.경찰은 조두순이 머물 것으로 보이는 그의 아내 거주지 출입구가 보이는 곳에 방범초소를 설치하고 24시간 운영해 재범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방범용 폐쇄회로(CC)TV도 이 지역 5개소에 15대가 추가 설치됐다. 안산시는 조두순의 예상 거주지 주변 30곳에 야간조명 밝기를 대폭 상향하고, 무도 실무관 6명을 포함한 12명을 거주지 주변 24시간 순찰조로 투입하는 등 시민 불안을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조두순이 과거 피해자를 잔인한 수법으로 성폭행한 데다 이외에도 여러 차례 강력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어 조두순 예상 거주지 주변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안산시민은 “한 번 그런 짓을 저지른 사람은 잘못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 사람 때문에 동네 분위기가 말도 못 할 정도로 가라앉았는데 이제 곧 온다고 하니 두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국민 투표로 조두순 재심받게 하자” 국민청원도 조두순을 재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의 과반수가 동의하면 조두순을 재심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제 곧 조두순이 12년형을 모두 살고 나온다. 국민 모두가 위협에 떨고 있다”면서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지 못할 극소 형량만을 받고 나온 흉악범죄자를 국민 투표를 통해 재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 투표를 통해 재심 동의가 과반수 이상 나온 경우 재심을 시행하게 하자. 그리고 제대로 된 형량으로 처벌을 다시 받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 글은 11일 현재 5만 3000여명이 동의했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몇 대 때려야 하나” 조두순 출소 D-4…커지는 응징론[이슈픽]

    “몇 대 때려야 하나” 조두순 출소 D-4…커지는 응징론[이슈픽]

    온라인서 “응징하겠다” 예고 잇따라조두순 응징 시연 게임 영상도 등장“분노” 종합격투기 선수도 보복 예고 12년 전 등교하던 8살 어린이를 납치해 성범죄를 저지른 조두순(68)의 출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조두순을 응징하겠다”는 예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에는 ‘조두순 응징’을 주제로 한 영상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출소 당일 현장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며 응징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조두순 응징을 시연하는 게임 영상도 등장했다. 한 유튜버가 올린 조두순 응징 관련 영상은 8일 현재 조회 수가 60만회를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유튜버는 영상에서 “가서 몇 대 때려야 하나, 내가 맞더라도 때리고 와야지”라고 언급했다. 조두순 응징 예고는 조두순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제기돼 왔고, 그 때마다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렀다. 지난 9월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시된 ‘나 안산 산다. 조두순 출소를 기원한다’는 제목의 글은 8일 현재 13만 6000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추천 수는 2700여건, 응원 댓글도 480여건에 달했다. 해당 글 게시자는 “검도 4년, 복싱 5년, 유도 1년 배운 거 총동원해서 아픔을 당하신 가족분들이 조금이나마 속 시원해지길 바란다. 깜빵(감옥)가겠다”며 조두순에 대한 보복을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글이 게재돼 화제가 됐다. ‘조두순 출소일 환영 인사 가실 분’이라는 제목의 글로, 9만여 조회 수에 1100이 넘는 추천 수를 기록했다. 종합격투기 선수 명현만(35)도 조두순에 대한 응징을 예고했었다. 그는 올해 초 한 방송에 출연해 조두순에 대한 분노감을 표출하며, 조두순이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진 포항교도소에 면회를 갔던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법무부, 출소 방법 고심…12일 만기출소 법무부 교정당국은 이런 여론에 조두순의 출소 방법을 두고 고심 중이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 형 만료일 0시부터 출소 가능하다. 통상 대중교통 상황에 맞춰 출소를 한다. 보호자가 찾아올 경우 출소 당일 시간은 앞당길 수 있다”면서 “대중교통이 없는 청송교도소 같은 경우, 지역민 안전을 위해 터미널이나 역까지 후송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두순의 보호관찰을 담당하게 되는 안산준법지원센터나 안산단원경찰서 측에서 조두순 출소에 관여해 신변을 관리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두순은 현재 수도권의 한 교도소에 재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3일 출소로 알려졌지만, 실제 그의 만기출소일은 12일로 파악됐다. 조두순은 출소일부터 7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며 5년간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신상정보가 공개된다. 경찰은 사적 보복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랑제일교회 인근 소상공인들, 전광훈·교회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사랑제일교회 인근 소상공인들, 전광훈·교회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인근에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소상공인들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예정이다. 지난 8~9월 사랑제일교회를 연결고리로 한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경제적 피해를 보았다는 이유다. 25일 이들 소상공인의 소송을 지원하는 개신교계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두달 반에 걸친 지난한 준비 과정 끝에 오는 27일 서울북부지법에 소장을 내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평화나무는 “지난 두달 반 동안 매출자료를 포함한 피해 입증 자료를 다각도로 모았다”며 “객관적 자료와 정황증거로 법원이 사랑제일교회의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나긴 법정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시민들의 마음은 한결같다”며 “(이번 소송은) 지역 공동체에 큰 위해를 가하고도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경고와 응징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장위전통시장 상인회는 “교회 인근 장위동 지역이 오염지역처럼 인식돼 기피 지역이 돼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며 평화나무와 함께 소송에 참여할 상인들을 모집했다. 평화나무에 따르면 이번 소송에 참여하는 소상공인은 총 120명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두환 동상 철거 못하면 사죄하는 동상이라도 만들라”

    “전두환 동상 철거 못하면 사죄하는 동상이라도 만들라”

    5.18단체들이 청남대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 요구와 함께 현 동상을 활용해 사죄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방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충북도가 철거를 거부하자 한발 물러나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동상을 그대로 두고 사법처리 죄목 등이 적힌 안내판만 설치하기로 한 충북도가 이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5.18학살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은 24일 충북도청 서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상 처리방안 9가지를 제시했다. 동상 제거, 동상을 쓰러트려 눕힘, 현 동상을 그대로 두고 옆에 무릎꿇은 동상 설치, 몸을 15도 숙여 상반신 흉부만 설치, 현 동상 전신을 앞으로 15도 숙여 설치 등이다. 15도를 숙이는 것은 동상에 사죄의 의미를 담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동상을 처리하고 바로 옆에 전두환이 저지른 죄목 등이 적힌 표지판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충북 5.18민중항쟁40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정지성 공동집행위원장은 “충북도가 우리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청남대 관람 거부운동에 나서고 국회, 청와대 앞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18단체들은 사법처리로 예우가 박탈된 전직 대통령 동상을 설치하고 기념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지난 5월부터 도를 압박하고 있다. 도는 논의를 거쳐 수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동상철거 반대여론도 상당히 많다며 여전히 5.18단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도의 수용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5.18 국민행동은 이날 전두환 동상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황모(50)씨 석방도 촉구했다. 이들은 “학살반란 주범의 동상을 제거한 것은 무죄”라며 “정의로운 시민 황씨를 즉각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역사정의를 실현하기위해 응징의 본보기를 보여준 행동을 처벌하는 것은 반민주적인 일”이라며 “황씨를 지원하고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 19일 오전 10시20분쯤 청남대 안에서 전두환 동상의 목을 자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황씨를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 구속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불발…민주당, 법 개정 나서나(종합)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불발…민주당, 법 개정 나서나(종합)

    추천위, 사실상 활동 종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18일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종 2인 추천’ 마감 시한을 이날까지로 정해놓았던 더불어민주당이 향후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도록 공수처법 개정에 나설 전망이다. 추천위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3차 회의를 열고 10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약 4시간 30분 동안 검증 작업을 이어갔지만, 결국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한 채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못했다. ‘7명 중 6표’ 아무도 얻지 못해 ‘최종 2인’ 선정 불발 앞서 2차 회의 이후 추가로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추천위원 7명은 세 차례에 걸쳐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기 위해 투표를 시도했지만 모두 정족수인 6명을 넘기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 득표자 4명으로 범위를 좁혀 표결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역시 정족수에 못 미쳐 최종 2인 후보를 선정하지 못했다. 대한변협이 추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추천한 전현정 변호사가 가장 많은 5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야당 측 추천위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 추천위는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위원회 결의로 부결됐고, 이로써 추천위 활동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변협회장 “추가 회의? 의미 없어”…야당 측 “재추천해야”당연직 추천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은 “다시 회의를 한다고 해서 후보를 결정할 수 있을지 근본적 의문이 들었다”며 “다음 회의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희 변협 회장은 “결론 내지 못한 상태에서 추천위 자체가 정치적 대리 싸움이 되면 안 된다”며 “정치에서 시작했으니 정치로 돌아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추천위원장을 맡은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야당 측 추천위원이) 앞서 요청한 것을 또 확인하자고 하고, 직접 추천한 후보에 대해서도 자료를 요청해 회의를 지연하려는 의도 아닌가 위원들이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야당 추천위원들은 재추천을 해서 새로운 후보 심의 절차를 가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회의를 속개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며 “추천위가 일종의 행정기구인데 자진해 활동을 종료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야권 ‘2표’ 사실상 거부권 기능…민주당, 법 개정 수순민주당은 당초 이날까지 최종 후보 2인이 선정되지 않으면 여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공언해왔다.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찬희 변협 회장 등 당연직 3명에 국회 교섭단체가 4명을 추천해 총 7명으로 구성된다.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2명씩 추천위원을 선정했다. 각 위원당 5명씩 최대 35명을 공수처장 예비후보로 추천할 수 있는데,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총 10명의 예비후보가 추천됐다. 이들 중 추천위원 6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2명이 최종 2인의 후보가 되고, 대통령은 2명 중 1명을 지명하게 된다. 그러나 7명의 추천위원 중 국민의힘이 선정한 2명의 추천위원이 반대하면 누구도 6표 이상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국민의힘이 거부권을 가진 셈이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졸속 출범해서는 안 된다며 처장 후보를 신중히 검증해야 한다고 맞서 왔다. 민주당은 야당이 의도적인 ‘지연 작전’으로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할 태세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 측이 멋대로 테이블을 박차고 나갔다고 주장하면서 현 상태에서 추천위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고 맞섰다. 현재 법안소위에 계류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개정안은 추천위원을 여야 교섭단체 2명씩이 아니라 국회에서 4명 추천하도록 하고, 추천위 의결 정족수를 6명에서 재적 위원 3분의2로 바꾸도록 했다. 이 밖에도 백혜련 의원과 박범계 의원 등이 각자 추천위원 추천 기한과 후보자 추천 기한을 정한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민주당 “국민의힘, 지연전술로 공수처 무산 전략”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가 소수 비토(거부)권의 악용으로 아무런 진전 없이 사실상 종료됐다”며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국민의힘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이 좌절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넉 달이 넘는 동안 국민의힘은 일관된 지연전술로 공수처 무산 전략에만 매달렸다”면서 “권력기관 개혁을 바라는 국민 염원을 저버린 대가로 국민의힘은 ‘구시대 정당’으로 각인되고, 응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 앞에 천명했듯 대안의 길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면서 “법사위 중심으로 법을 개정해 올해 안에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추천위가 자진 해체한 꼴…논의 계속해야” 반면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고 제안했는데도, 법상 행정기구인 추천위가 자진 해체해버린 꼴”이라며 “민주당이 처장 추천을 마음대로 하도록 상납하는 법치 파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내대변인은 “삼권 분립에 따라 엄중히 중립을 지켜야 할 법원행정처장조차 자발적으로 정부 여당의 수족이 됐다는 사실에 경악한다”라고도 했다. 그는 “추천위원들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후안무치한 법치 파괴에 동조하는 것을 중단하고, 추천위 회의에 복귀해 논의를 속개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준엄한 국민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검찰 “김광석씨 부인 명예훼손한 이상호, 징역형 선고해달라”

    검찰 “김광석씨 부인 명예훼손한 이상호, 징역형 선고해달라”

    국민참여재판서 징역 1년 6개월 구형검찰 “서해순씨, 돌이킬 수 없는 피해”이상호 “실체적 진실 알아내려 했던 것” 검찰이 가수 고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고발뉴스 기자 이상호씨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양철한) 심리로 열린 이상호씨의 명예훼손 등 혐의에 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상호씨는 영화 `김광석‘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서해순씨가 김광석과 영아를 살해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서해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상호씨의 요청에 따라 사건을 12∼13일 이틀에 걸쳐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법관과 일반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형사재판으로, 시민이 배심원 자격으로 법정 공방을 지켜본 뒤 유·무죄 의견을 내면 재판부가 이를 참고해 판결을 선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검찰은 “피고인으로 인해 피해자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봤다”며 “피고인이 어떤 판결을 받든 피해자는 본인이 쓰고 있는 살인자라는 누명과 악독한 이미지를 벗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배심원을 향해 “피고인에게 형을 선고하는 것은 죄에 대한 응징의 의미도 있지만, 앞으로 이런 피해자를 만들어내지 않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반면 이상호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목적은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었다”며 “김광석의 어머니를 포함한 유가족들의 간절한 염원이 있었고 기자로서 양심에 따라 관련자를 만나 취재했다”고 반박했다. 직접 최후변론 기회를 얻은 이상호씨는 배심원을 향해 “만약 제가 국민의 의혹을 대신해 물었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돼야 한다면 만약 여러분 중 누군가가 앞으로 `제 가족 중 이런 일이 있다’고 제보하면 뛰어들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한 질문이 범죄가 된다면 저뿐 아니라 또 다른 이상호도 좌절하지 않을까 싶다”며 “부끄럽지만 그런 이유로 무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상호씨는 최후변론 중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은 오전 10시에 시작됐지만, 이씨와 검찰의 치열한 법정 공방으로 약 12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변론이 종결됐다.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서해순씨는 이날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공황장애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출석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히고 이틀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배심원들은 곧장 이상호씨의 혐의에 대한 평의에 들어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남미] “너 지금 뭐라고 했어?” 길거리 성희롱 응징한 여성

    [여기는 남미] “너 지금 뭐라고 했어?” 길거리 성희롱 응징한 여성

    조용히 길을 가던 여자가 무슨 영문인지 갑자기 방향을 바꿔 타이어가게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간다. 그리고 여자는 한마디 말도 없이 가게 안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모기약을 뿌리 듯 무언가를 뿌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길을 걸어간다. 잠시 후 남자가 괴로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달려간다. 콜롬비아 라플로라에서 최근 실제로 발생한 길거리 성희롱 응징 장면이다. 블로라디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상황을 유발한 건 가게 안에 앉아 길을 가던 여자에게 외설적인 농담을 던진 남자였다. 현지 언론은 "타이어가게에서 일하는 남자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그대로 전하기엔 낯뜨거운 농담을 했다"며 "성희롱을 당한 여자가 그냥 지나치지 않고 후추스프레이로 범인을 응징한 사건이었다"고 보도했다. 남미는 그간 길거리 성희롱에 관대한 편이었다. 길을 걷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거나 '쪽'하고 키스 소리를 내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심지어 수위 높은 외설적 농담을 던져도 묵인하는 문화가 뿌리 깊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문화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길거리 성추행을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현지 언론은 "길거리 성희롱에 관대했던 문화가 바뀌면서 최근 후추스프레이 판매가 부쩍 늘어났다"며 "성희롱범을 응징하겠다는 여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변화에 맞춰 길거리 성희롱을 처벌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페루는 2018년부터 길거리 성희롱을 범죄로 규정했다. 브라질도 같은 해 비슷한 법을 제정, 공공장소에서의 성희롱을 처벌하고 있다. 과테말라와 우루과이에서도 길거리 성희롱은 처벌 대상이다. 과테말라는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길거리 성희롱을 한 경우엔 징역 선고가 가능하게 법을 개정했다. 콜롬비아에서도 길거리 성희롱 추방을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9월 콜롬비아 의회에 발의된 길거리 성희롱 처벌에 대한 법안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성희롱을 한 사람에겐 최장 징역 4년이 선고될 수 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카터린 미란다 의원은 "성인지 감수성에 높아지면서 성희롱에 대한 개념도 바뀌고 있다"며 "이젠 길거리 성희롱을 완전히 근절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사진=영상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UAE 정부 “앞으로 명예 살인도 일반 살인 사건과 똑같이 응징”

    UAE 정부 “앞으로 명예 살인도 일반 살인 사건과 똑같이 응징”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슬람 율법의 일부를 개정해 여성을 살해한 가족의 처벌을 강화하도록 했다고 영국 BBC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나라 정부는 이른바 명예 살인을 저지른 남자 가족이나 친척이 율법에 따라 관대한 처분을 받으면 여성이 항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식으로 여성의 권리를 신장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아예 지금 이 순간부터 이런 범죄는 살인과 똑같이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권단체들은 전 세계 수천명의 여성이 가족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개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혼외 정사나 불륜을 저지른 것 같다는 의심을 샀다는 이유 만으로도 남자 가족이나 친척의 살인 행위가 정당화된다. 사실은 명예 살인과 같은 표현을 용인하는 것이 죽은 사람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끔찍하게 살해됐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일이라고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관영 WAM 통신은 UAE 정부가 이런 살인 행위를 엄벌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셰이크 칼리파 빈자예드 알나? 통치자(에미르)가 이날 승인한 일련의 개혁 패키지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혁 조치 중에는 해외에 거주하는 UAE 국적자가 상속과 유언을 남길 때 어느 나라 법률을 좇을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렇게 되면 UAE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재정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또 “다른 이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행위들”을 범죄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되는데 더 이상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WAM 통신은 다만 “우리 사회의 관용 원칙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BBC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지 얼마 안돼 나온 것이라며 군사력을 강화하는 UAE로 관광객과 해외 투자자들을 불러 모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독립 탄원… 항일투쟁 외교 전선의 선구자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독립 탄원… 항일투쟁 외교 전선의 선구자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8년 1월 윌슨 미국 대통령이 천명한 민족자결주의는 나라를 빼앗긴 약소국들을 독립의 희망에 부풀게 했다. 그런 배경에서 같은 해 8월 중국에서 민족지도자들이 발족한 신한청년당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강화회의에 대표를 파견해 한국의 독립을 청원하기로 했다. 파리에 대표로 간 인물이 김규식이다. 미국 유학을 다녀온 김규식은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국제 정세에 밝아 적임자였다. 김규식은 파리로 떠나기 직전 결혼한 김순애와 바로 이별해야 했다. 여운형과 김순애 등은 국내외 각지로 가서 파견 경비를 모으는 한편 한국 대표의 외교활동에 힘을 실어 주려면 대규모 독립운동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이런 활동은 3·1운동의 기폭제가 됐다.김규식이 파리에 도착한 것은 국내에서 일제의 탄압 속에 만세운동이 계속되던 1919년 3월 13일이었다. 김규식의 임무는 회의석상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고 비망록을 제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전승국인 일본의 방해로 애당초 불가능했다. 이를 예상한 김규식은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먼저 파리 샤토가 38호에 한국공보국을 설치했다. 각국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언론, 정당은 물론 사회주의 조직과도 접촉했다. 그를 통해 일제의 죄악상을 폭로하고 독립의 정당성을 홍보했다.●한국 독립 문제 국제적 부각… 동정 여론 형성 한국공보국은 공보국회보를 발간하고 ‘한국독립에 대한 탄원서’를 회의에 제출했다. 김규식이 만났던 미국 인사는 외교관이자 언론인인 스티븐 본잘이라는 사람이었다. 본잘은 한국에 호의적이기는 했지만 결정권이 없었다. 그의 대답은 “우리가 유럽에서 전범을 응징하면 나중에 국제연맹이 일본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였다. 김규식은 좌절하지 않았다. 조르주 클레망소 강화회의 의장에게 임정 대통령 이승만 명의의 서한을 전달했다. 김규식이 파리에 머물던 4월 11일에는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돼 대표단 지원사업은 임시정부로 이관됐다. 임정은 공보국을 임정 파리위원부로 개칭하고 김규식을 임정 외무총장 겸 파리위원부 위원장으로 임명해 힘을 실어 주었다. 김규식은 4월 26일에는 ‘통신국회보’를 발간해 3·1운동 등 독립운동 소식을 알렸다. 한일합병의 무효화 등을 요구하는 20개 항목을 담은 독립공고서를 비롯한 서한을 강화회의 이사회 위원들과 각국 정부에 여러 차례 보냈다. 달걀로 바위 치기 같았지만 김규식의 다각적인 노력에 침묵을 지키던 유럽 신문들이 움직여 기사를 싣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규식의 활동은 열강들의 외면으로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 문제를 국제적으로 부각시키고 동정적 여론을 형성하는 간접적인 성과는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사(尤史) 김규식은 1881년 1월 29일 부산 동래에서 김지성과 경주 이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구한말 선전관을 지낸 부친은 일제를 비난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누명을 쓰고 귀양을 갔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 김규식은 사실상 고아가 됐다. 큰아버지 집에 맡겨졌지만 형편이 어려워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로 어린 나이에 고난을 겪었다.●16세 美 유학… 박사과정 장학생 접고 귀국길 그를 구한 사람은 미국 선교사 언더우드였다. 그의 아내 릴리아스는 이런 글을 남겼다. “언더우드는 분유와 약을 들고 가마를 타고 아이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 아이는 너무 굶주려서 먹을 것을 달라고 울부짖으며 벽지를 뜯어내어 삼키려고까지 했다.” 언더우드는 병든 김규식을 극진히 보살피고 입양했다. 5세 때 김규식은 언더우드가 세운 고아학교(경신학교)에 입학했는데 영어를 대단히 빨리 익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어 1894년 한성 관립영어학교 1기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학교를 졸업한 김규식은 독립신문사에 입사하고 독립협회에도 가입했다. 김규식은 16세가 된 1897년 서재필의 권유와 언더우드의 후원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동부 버지니아주 로노크대학에 입학했다. 예과를 2등으로 마치고 본과에서도 전 과목 평균 90점 이상을 받았다. 외국어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전교강연대회에서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스스로 학비를 조달해야 했지만 1903년 전체 3등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다. 졸업한 해 가을 그는 프린스턴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 1년 만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장학생으로도 선발됐지만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귀국을 결심하고 조국으로 돌아왔다. 김규식은 은인인 언더우드 목사를 돕는 일부터 시작했다. 언더우드의 비서와 주일학교 교장직을 맡으면서 새문안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거기에 안주할 수 없었다. 1911년 조선총독부가 ‘105인 사건’을 일으켜 독립운동가와 기독교 지도자들을 대거 구속했을 때 투옥은 모면했지만 일제의 감시와 탄압은 심해졌다. 김규식은 해외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참여할 결심을 굳혔다. 일제의 추적을 따돌리고자 호주로 간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상하이로 향했다. 상하이에 도착한 때는 32세 때인 1913년 4월 중순이었다. 신규식, 박은식 등이 창설한 동제사(同濟社)가 프랑스 조계에 설립한 박달학원에서 일할 기회를 얻어 중국에서의 첫걸음을 떼었다. 파리강화회의에 파견돼 임무를 마친 김규식은 임정 구미위원부 초대 위원장으로 임명돼 1919년 8월 22일 미국으로 건너갔다. 구미위원부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외교 활동을 벌이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는, 사실상 정부 기능을 수행했다. 김규식은 미국 국무부 당국자들에게 독립운동 지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윌슨과 관리들로부터 말할 수 없는 냉대를 받았다. 구미위원부는 한국친우회를 결성하고 대중 연설이나 홍보물 배포, 신문·잡지 기고 등의 간접적 활동을 폈다. 이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영향을 미쳐 1920년 3월 미국 상원에 한국 독립안이 상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규식은 1921년 1월 상하이로 돌아가 임정에 합류했다. 그러나 임정의 내부 갈등에 염증을 느껴 구미위원부 위원장과 학무총장을 사임하고 한중호조사(韓中互助社)를 창립해 한중 합작으로 항일운동을 벌였다. 1921년 극동피압박민족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규식은 참가를 결정했다. 고비사막을 횡단하고 러시아 이르쿠츠크를 거쳐 1922년 1월 모스크바에서 개막된 회의에 참석했다. 50여명이 참가한 한국대표단은 레닌으로부터 지원을 약속받았다. 중국으로 돌아온 김규식은 복단·동방·북양대학 교수로 일하는 한편 삼일중학을 세웠다. ●독립단체 통합 참가, 민족혁명당 국민부 부장에 1925년부터 김규식은 독립운동 계파 통합을 위한 민족유일당운동에 참가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자 교육에만 열중했다. 1935년 7월에는 난징에서 한국독립당, 의열단 등 5당 통합으로 창당된 조선민족혁명당 중앙집행위원회 위원과 국민부 부장으로 선임됐다. 1942년에는 좌우익 세력을 대표하는 한국독립당과 광복군, 민족혁명당과 조선의용대가 임정을 중심으로 통합했다. 사천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김규식은 충칭 임시정부로 와서 국무위원과 선전부장으로 선임됐다. 1944년에는 임정 부주석에 취임했다.광복 후에도 그의 통합정신은 이념과 노선을 초월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으로 이어졌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란하지 않고 서울에 남아 있다가 9월에 납북당했다. 평북 만포진까지 끌려간 김규식은 그해 12월 10일 동상과 천식 등으로 고통받으며 69세를 일기로 비참하게 숨을 거두었다. 정부는 1989년 김규식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독립운동가 김마리아의 고모이기도 한 부인 김순애는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In&Out] 열병식에 선보인 무시 못할 北 재래식 무기와 정부의 대응/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In&Out] 열병식에 선보인 무시 못할 北 재래식 무기와 정부의 대응/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북한은 지난달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통해 신형 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최대급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4ㅅ’도 관심의 대상이었지만, 한국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재래식 무기는 더 관심이었다. 공개된 영상과 사진은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동안 한국은 북한의 재래식 무기를 한 수 아래로 봤다. 구식 무기인 데다가 수명 연한도 지났기 때문이다. 북한 재래식 무기의 임계점은 1990년대 말부터 확연히 드러났다. 북한 상어급 잠수함이 1996년 9월 강원 강릉 부근에서 좌초되고 유고급 잠수정이 1998년 6월 강원 속초 동해상에서 한국의 꽁치잡이 그물에 걸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1999년 6월, 제1차 연평해전이 벌어졌을 때 북한의 낡은 해군 함정은 한국 함정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북한군이 2010년 11월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을 했을 때도 낙후성을 드러냈다. 북한군은 두 차례에 걸쳐 포격도발을 자행했지만, 포탄 대부분은 연평도가 아니라 바다에 떨어졌다. 구형의 낡은 포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포탄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것이 북한 재래식 무기의 현주소였다. 이런 연유로 한국의 우수한 재래식 무기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해 어느 정도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에 나타난 북한의 신형 재래식 무기는 이런 생각에 찬물을 끼얹었다. 열병식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시험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 그리고 400~600㎜ 구경의 초대형 방사포 등이 공개됐다. 이 무기들의 특징은 고체연료를 사용하여 고도 50㎞ 이하에서 마하6 이상의 속도로 수평 및 변칙기동을 하며 400~600㎞를 비행하여 유도조종을 통해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한다는 점이다. 고체연료는 발사 소요 시간을 단축시켜 은닉성을 보장하고, 낮은 고도는 레이더 탐지 확률을 감소시키며, 가공할 속도와 변칙기동은 요격의 가능성을 줄여 준다. 이외에도 신형 전차와 북한판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공개되었고 한국군이 추구하고 있는 워리어 플랫폼도 선보였다. 특수전 병사는 중국제(QBZ95)와 유사한 신형 불펍(bullpup) 소총, 위장력과 적외선 차단이 뛰어난 멀티 캠 위장복, 야간투시경, 표적지시기(PEQ) 등으로 무장했다.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체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초대형 방사포를 비롯한 신형 전술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3K’(선제타격, 미사일방어, 응징보복)와 ‘한국형 아이언 돔’(Iron Dome) 개발사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 무기와 유사한 북한 무기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해킹에 대한 실체 분석과 함께 군 관련 기관의 사이버 방호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중국산과 유사한 무기가 많다는 점에서 대북제재의 허점도 적극적으로 메워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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