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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라덴 어디에…오마르 운명은…

    탈레반의 칸다하르 포기 협상이후 아프카니스탄 최고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와 빈 라덴의 운명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탈레반의 항복으로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이은신중인 것으로 알려진 동부 산악지대 토라보라에 공격을집중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빈 라덴의 행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빈 라덴의 행방] 토라보라 일대 동굴요새 주변에서 알 카에다와 반탈레반군 사이의 접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영국의 한 언론은 빈 라덴이 수주 전 이미 파키스탄으로피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7일 보도했다. 이 언론은 북부동맹 대변인 모하메드 하빌의 말을 인용,“하즈라트 알리 사령관이 이끄는 병력이 밤새 치열한 전투를 벌여 토라보라 지역 대부분의 동굴들을 장악했으나빈 라덴을 봤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전했다.이 신문은 이어 빈 라덴이 ▲발루치스탄을 거쳐 파키스탄 남해안으로갔거나 ▲ 서쪽을 통해 이란 남동부로 들어간 뒤 지지세력이 있는 예멘 또는 소말리아,수단으로 피신했을 가능성 ▲이슬람 무장세력내에 견고한 기반이 있는 나이지리아 등으로 잠입했을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오마르의 운명] 아프간 과도정부를 이끌게 될 하미드 카르자이는 “만일 오마르가 테러와 연계된 혐의가 있다면반드시 법정에 서게될 것”이라고 7일 재차 강조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지난 6일 “오마르가 ‘위엄을 간직한 채’ 칸다하르나 다른 아프간 지역에 남아있게 하지는 않겠다”면서 “탈레반 지도부와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 수뇌부들은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영국 PA통신은 이날 고위급 탈레반 귀순자의 말을 인용,“오마르가 칸다하르를 떠나 피신했다”고 보도했다.또한 이 귀순자는 “다른 탈레반 지도자들도 탈레반이 무기를 반군들에게 넘겨주기 시작할 때칸다하르를 떠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하기자 lark3@
  • [대한포럼] 테러를 키우는 중동분쟁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유엔 안보리에 참석한 뒤 기자들로부터 테러라는 용어에대한 질문을 받았다.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은 북부동맹군에 함락되고 쿤두즈는 공방전이 한창일 때였다.그는 “한때 우리 가운데 테러범으로 묘사됐던 많은 사람들이 현재합당한 정부 대표로 대접받고 있다”며 테러에 대한 상대적 인식을 간명하게 정리했다. 테러범 출신 정부 대표 가운데 유명한 인물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있다.그 아라파트가 지금 곤경에 처했다. 이스라엘군은 3일 가자지구의 PA본부를 폭격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도 병력을 진주시켰다.지난 1일과 2일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의 자살폭탄테러로 예루살렘과 하이파 등에서 이스라엘 민간인 28명이 죽고 210여명이 중상을 입은 데 대한 보복이었다. 9·11 미국테러 참사로 팔레스타인인들이 크게 기뻐하고있을 때 72세의 아라파트는 부상자들에게 헌혈하고 싶다며신속하게 채혈 침대에 드러누웠다.그의 ‘늙은 피’가 실제 수혈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테러가 발생하자 그는 즉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테러를 자행했다고 선언한조직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조직원을 110명이나 검거하는 등 보복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는 안팎 곱사등이 신세다.이스라엘 내각에서는 공공연히 아라파트를 제거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미국 러시아 유럽은 테러 분자의 발본색원을 요구하고 있다.이들은 PA를 미더워하지 못하고 있다.말만 앞서지 행동은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팔레스타인 내부에서도 아라파트의 지도력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테러 사건을 일으킨 하마스조직은 비상사태는 아예 무시한 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최근 PA는 과격단체원 1명을 체포하는데2,500명의 과격시위대와 부딪혀야 했다. 반면 미국 방문중 테러 소식을 접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즉각 부시 미국 대통령을 흉내냈다.“우리는 전시 상황에 처했다.이것은 전쟁이다.인구비례로 따지면 미국인이 2,000명이나 살해당한 것과 같다”고 ‘테러와의전쟁’을 예고했다.샤론이부시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부시는 무력 사용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샤론은 이스라엘로 돌아오자마자 공격을 퍼부었다는 사실이다. 미국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두고 자위권 발동이라며 두둔하고 나섰다.9·11테러 사건 이후 이슬람권의 환심을 사기위해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왔지만 친이스라엘 노선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것이다. PA는 최근 정치적 입지가 점점 축소돼 왔다.독립국가 건설의 전망도 불투명한 데다가 경제 사정 또한 나아지지 않고 있다.과격파에 의한 테러도 빈발하고 있다.‘실패 국가’,‘실패 정부’가 테러의 온상이 된다는 말은 이 경우꼭 들어맞는다.설혹 아라파트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과격파를 제압하여도,내부에서 잃게 될 것과 외부에서 얻을 것을 비교하면 아라파트의 손에는 남는 것이 거의 없다. 민간인을 상대로 한 테러를 응징하는 것이 국제 사회의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해서 테러를 낳는 정치적·경제적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이나 열정,에너지가 식어서는 안된다.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지금 누리고 있는 유리한 입장도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더욱이 아라파트를 제거하게 될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은 아직 정부 대표가 되지 못한 군소과격단체·테러집단과 일일이 맞닥뜨려야 할 것이다. 테러 억지는 무력만으로는 달성되지 않는다.테러를 억지하기 위해서는 ‘평화적 상상력’이 함께 필요하다.미국과이스라엘이 PA와 함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로 나아가고 PA가 더 이상 ‘실패 정부’가 되지 않도록 도와야 서부 아프리카에서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이르는 이슬람 벨트의 테러 유혹을 억지할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에도 말이 아닌 행동이 요구되고 있다. 강석진 논설위원sckang@
  • 이 ‘테러와의 전쟁’ 선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와의 전쟁’ 선포로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압박하고 나섰다.3일(현지시간) 열린 내각회의에 앞서 샤론 총리는 “아라파트는 평화와 안정의 커다란 걸림돌이며 테러와의 길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5시간에 걸친 각의를 마친 뒤 아라파트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테러지원단체로 규정,군사작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군사조직인 파타운동 소속무장단체 ‘탄짐'과 경호부대 ‘포스17'은 테러단체로 규정했다. 내각은 성명을 통해 “잔혹한 테러 공격은 적들의 잔인함뿐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긴박한 조치가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밝히고 팔레스타인측이 테러기지를 해체할 때까지 군사작전뿐 아니라 정치·경제조치도 강화할것이라고 밝혔다.이를 증명하듯 이스라엘은 4일에도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을 계속했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일부에는 탱크와 장갑차를 진입시켰다. 이스라엘의 ‘테러전’에 미국은 일단 동참했다.미국은이스라엘에서 잇따라 자살테러를 자행한 이슬람 무장단체하마스에 재정지원을 해온 1개 이슬람재단과 2개 금융그룹에 자금동결 조치를 내렸다.자금동결 조치가 내려진 대상이 ‘구원과 발전을 위한 성지(聖地)재단'과 ‘알라 아크사국제은행'‘베이트 엘 말 홀딩사'다. 이스라엘의 보복응징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표적 온건파인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은 정부의 결정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사실상 파괴하기 위한것이라고 비난했다.페레스 장관은 샤론 총리가 이끄는 강경파의 대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내각 회의장에서 노동당각료들을 이끌고 퇴장했다. 유엔총회도 3일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모든 국가에 대해 공관을 다른 도시로 이전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를 포함,모두 6건의 이스라엘 비난 결의를 압도적 다수결로 채택했다. 아랍연맹이 9일 카이로에서 긴급각료회의를 열기로 하는등 아랍권의 움직임도 부산해지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이 보복공격 지지 안팎- 갈피 못잡는 美 중동정책. 팔레스타인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와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으로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미국의 중동정책이 시험대에올랐다. ‘9·11테러’이후 아랍권과의 국제연대 구축을 위해 팔레스타인에 유화적 입장을 취해왔던 미국이 자살테러를 계기로 결국 이스라엘 지지라는 기존 입장으로 되돌아왔다. 자국 이익에 따라 중동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있다. ●이스라엘 지지로 돌아선 미국= 미국은 3일 이스라엘의 테러전 선언을 ‘자위권 행사’로 인정하며 동조하는 입장을보였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정례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의 응징공격에 대해 “부시 대통령의 입장은이스라엘은 주권국가로서 자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테러를 응징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명분과 이슬람 대 비이슬람 구도에 대한 우려를 저울질하다 테러응징 명분을 지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테러와의 전쟁을수행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 ●미국의 고민= 미국은 이스라엘의 테러와의 전쟁 지지와중동평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미국은또자국을 대상으로 한 테러에 대해서는 무력을 동원,전쟁을 선포하면서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다른 기준을 적용할 경우 쏟아질 국제사회의 비난도 무시하지 못한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이번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중동문제에서 기선을 잡고 아라파트 제거 등 강경책을 밀어붙이는것을 경계한다.중동을 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고 이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까지 아라파트가 없는 중동정책은 고려하지않고 있다.그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 아니라 아라파트를 대신할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그러는 한편 아라파트에게는 테러 억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있다.따라서 아라파트의 대응 여하에 따라 미국의 입장도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김균미기자 kmkim@
  • 美 중동정책 ‘딜레마’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이스라엘에서의 잇단 자살폭탄 공격으로 미국의 중동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 미국은 9·11 테러공격 이후 팔레스타인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친(親)이스라엘 정책이 참사를 초래했다는 일부 지적에 따라 팔레스타인 국가창설까지 지지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을 강도높게 비난,이스라엘에 폭력사태의 책임을 묻기까지 했다.대테러 전쟁에서 아랍권의 지지를 얻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선택이다. 그러나 주말 일어난 예루살렘과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에서의 자살폭탄 테러는 미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이스라엘이 테러에 공습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서도 말릴 명분이없어졌다.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아프가니스탄에서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보복을 자제하라고 말리기에 앞서 테러는 무력으로 응징한다는 미국식 해법을 이미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팔레스타인을 테러세력으로 규정할 수도 없다.이는 아랍권 전체를 ‘적’으로 삼는 행위다.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돕는다는 기존의 인식만 재확인시킬 게 뻔하다.이경우 대테러 전쟁에서 필수적인 아랍권의 협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자살테러를 감행한 세력이 노린 효과일 수도 있다.지금으로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야세르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백악관에서 회동한 뒤 아라파트에게 구체적인 대응조치를촉구했다.샤론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보복을시사했지만 부시 대통령은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 부시 대통령은 앞서 성명을 통해 “이번 폭탄테러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살인행위”라며 “아라파트 수반은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CBS 방송에 출연 “아라파트 수반의 통제력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팔레스탄인 무장단체에 대한 아라파트의 통제력은이미 한계를 드러냈다.아라파트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폭탄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하마스는 즉각 인정할 수 없다고반박했다.1년간 유혈사태가 계속되면서 일방적으로 피해를당한 팔레스타인인들도 무장단체쪽에 더욱 신뢰를 주고 있다. 미국이 아라파트를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통제력 상실로폭력사태는 더 번질 수 있다.그렇다고 이스라엘의 자제를기대할 상황도 아니다.미국이 중동에 2명의 특사를 보냈지만 지금으로서는 뾰족히 활용할 방안이 없는 듯하다. 사고 직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무장단체 조직원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작전에 돌입하는 등 추가 테러 차단을 위한 신속한 조치에 들어갔다.2일 하루에만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조직원 75명을 체포했다. 이스라엘은 샤론 총리 귀국 직후 열릴 예정인 비상각료회의에서 구체적인 보복방법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mip@. ■자살테러 이후- 아라파트 최대위기. 지난 1·2일 이스라엘에서 잇달아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로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아리엘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아라파트 수반에게 이번 사태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아라파트 수반은 2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하마스와 이슬람지하드 등 무장단체조직원에 대한 일제 단속에 들어갔다.이에 대한 대내외 시각은 회의적이다. 최근 들어 급속히 영향력이 줄고 있는 아라파트 수반의 운신폭은 그리 넓지 않다.그가 체포·구금을 명령한 무장단체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그와 맞먹는 명성을 누리고있다.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부패와 실정으로 지지를 잃었다.무장단체 요원을 체포할 경우 주민들의 봉기를 유발,내전 가능성까지 있다. 아라파트 수반이 무장단체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인정이다.그러나 이번 테러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 등 온건파들도 아라파트에 대한 기대를 거둬들이고 있다. 샤론 총리도 강경파와 협상파 사이에 끼여 있다.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노동당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주장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반면 지난 총선에서 샤론 총리를 지지한 정착촌 주민들을 포함,강경파들은 강경응징을 주장하고 있다.내각조차 강·온건파로나눠져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자살테러 왜 계속되나. 미국에 대한 ‘9·11테러’에서 이스라엘에서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에 이르기까지 자살테러는 왜 계속되나.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살폭탄 테러는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절망감에서 비롯된 행위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팔레스탄인인을 포함해 이슬람 교도들은 자살테러를 가장숭고한 ‘순교’로 받아들인다.이슬람적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은 죄를 용서받고 곧바로 천국에 갈 수 있다고믿기 때문에 자살테러 지원자들은 끊이질 않는다. 어떤 테러방법보다 언론에 반영되는 효과가 크고 극적이라는 점도 자살테러가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다.자살테러범들은 대개 10대 후반이나 20대의 미혼 청년들이다.대부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소속이다. 공격시기가 다가오면 이들은 가족과의 시간을 줄이고 종교공부와 마음의 준비에 열중한다. 이들이 죽고나면유가족은 하마스나 이슬람 지하드 등 소속 단체들이 평생 보살펴 준다. 김균미기자 kmkim@. ■테러배후 하마스는. 이번 폭탄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는 하마스는 이슬람지하드와 함께 팔레스타인의 급진 저항단체다.1987년 인티파타(반이스라엘 봉기)후 원리주의자인 아메드 야신 주도 아래 결성됐으며 최근 수년간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의 주범이었다.특히 산하 군사조직인 에제딘 알 카삼은 지난 6월텔아비브의 나이트클럽 폭파사건, 지난 8월 예루살렘의 피자가게 폭탄테러 등 대규모 유혈테러를 저질러 왔다.이번테러도 이 군사조직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원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산하의 무장조직이었다.그러나 PLO지도부가 평화협상을 택하자 이에 반발,분리돼 나왔다.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에 반대하며 팔레스타인 땅에서 이스라엘을 완전히 쫓아내고 이슬람국을 세우는것이 목표다. 전경하기자
  • 임직원 통장내역 조사·법인통장 제출 요구 재계 부정척결 후유증

    재계가 구조조정과 부정·비리 척결의 후유증으로 홍역을앓고 있다. 일부 대기업들은 부정·비리 색출 과정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계좌추적을 하거나 통장거래 내역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 강압적인 행위를 일삼는다.해당 임직원들은 “인격모독과 사생활 침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다.연말인사를 앞두고 이래저래 재계가 어수선하다. [책상 서랍까지 뒤져] A사는 최근 3개월간 부정 혐의가 짙거나 비리 일부가 드러난 부서를 대상으로 강도높은 감사를벌였다. 영업 담당자들의 급여통장을 보여 달라거나 책상서랍을 뒤졌다.회사측은 “계좌를 추적한 것이 아니라 본인입회 아래 급여통장에 대한 입출금 내역을 확인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청업체까지 감사를 확대한 B사는 단지 공사 단가가 높으면 비리 소지가 있다고 보고 하청업체 법인통장을 제출토록하거나 현장사무소를 덮쳐 장부를 수거해 갔다. 하청업체관계자는 “새벽에만 공사를 해야하는 명동지역의 공사단가는 높기 마련”이라면서 “공사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공사비가 비싸다고 획일적으로 감사를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주말 저녁 카드사용 ‘유죄’] C사는 법인카드를 쓴 영업사원들로부터 카드 사용일이 토요일 저녁 또는 일요일인 경우,사용장소가 자택 근처 등일 땐 소명자료를 건네 받은 뒤일부 직원들에게 사표를 종용하기도 했다. [회사기밀 누출 초비상] 최근 회사기밀 유출사례가 잇따르자 대기업들은 이를 회사에 불만을 품고 퇴직한 임직원의소행으로 단정,기업주와 피고용자간에 불신의 골이 심화되고 있다.지난달 D사가 회사 내부문건이 외부에 공개되자 비리척결 과정에서 회사를 떠난 직원의 소행이라며 즉각 단정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D사는 기밀을 유출한 임직원은 끝까지 추적해 ‘응징’한다는 방침이지만 퇴직자수가워낙 많은 탓에 비슷한 일이 생기더라도 속수무책인 처지다. E사의 한 임원은 “인사를 앞두고 강제퇴직의 위험에 시달리는 직원들이 공공연히 ‘잘리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말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신(新) 모럴해저드’ 우려] 경영주의 무리한 비리척결작업과 퇴직사원들의 회사 흠집내기가 새로운 모럴해저드(도덕 불감증)의 전형이란 비판이 만만찮다.재계 관계자는“상시 구조조정체제의 정착으로 고용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조직에 대한 구성원들의 ‘충성심’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기업주와 고용주간의 흠집내기 풍토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면 비리척결에 대한 적법하고도 합리적인 기준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재계 일각에서는 “비리척결이 특정인의 경영권 조기장악을 위한 입지강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박건승·강충식기자 ksp@
  • [데스크 칼럼] 美 테러수습과 우리의 자화상

    나라가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다.대통령이 정치일선에서 한발 비켜서면 조용해질까 했더니 그것도 아닌 것 같다.교원정년연장과 ‘진승현 게이트’,‘수지김 피살사건’으로 야단법석이다.야당은 연일 검찰총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핏대를 세우고,여당은 말도 안된다고 목청을 돋운다.정보기관에서근무했어도 전직(前職)만 됐다하면 비밀이고 뭐고 없다.입이 열개 있어도 부족하다 싶을 만큼 줄줄이다. 미국의 ‘9·11 테러사건’에서 우리와의 차이를 읽는다.‘한국적인 가장 한국적인 것’에 대한 비판이 어쩌면 적절치않은 자기반성인지도 모르겠다.미국의 대(對) 테러방식에 동의하건,그렇지 않건 ‘이성이 지배하는 나라’라는 느낌을지울 수 없다.세계를 설득하고 응징을 위한 치밀한 사전준비에다 국민 동의까지…. 무엇보다 일만 터졌다하면 맨먼저 제기하는 우리의 책임론이 테러 100일이 지난 지금도 거론되지 않는 게 이채롭다.지난 28에는 뉴욕 록펠러센터 야외 아이스링크 주위에 성탄시즌을 알리는 형형색색의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 거행됐다고 하니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책임의식이 유별난’ 우리 같았으면 어땠을까.모르긴 해도 비슷한 사태가 터진 다음날 아침 TV화면은 유족들의 눈물로 넘쳐났을 것이다.군과 정보기관 책임자들이 줄줄이 옷을 벗는 사태가 속출했을 것이고,국정책임자인 대통령은 사과하라는 요구에 적어도 서너차례 특별 사과담화를 발표하고도 여지껏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여야의 ‘책임 공방’으로 현장에서 날밤을 세워야 할 관계자들은 국회로 불려나와 ‘문초’를 당하고 있을 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는 계속 책임질 일이 그칠 줄 모르고. 미국은 되풀이 되지않는다.과문한 탓인지 미 테러이후 군 고위장성이나 정보책임자가 물러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미국통인 한 지인은 “테러전쟁이 끝나면 미국도 책임자를문책할 것”이라고 말한다.우선순위가 아니어서 잠시 미뤄두고 있을 뿐 반드시 재발방지를 위해 책임을 가릴 것이라는얘기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자화상은 부끄럽다.정치권이 삿대질을해대고 있는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법사위 증인 출석의 본질은 무엇인가.또 수지 김 피살사건은 왜 문제가 되고있는 것일까.진승현 게이트를 수사하면서 국정원 간부들을 배제한 이유가,남편이 부인을 살해한 사건을 어떻게 은폐·조작했는지가 핵심이자 요체다. 그러나 그건 이미 관심권 밖이다.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한 ‘전례가 있다,없다’가 쟁점이고,전 경찰총수가 최근 이사건을 알았느냐,몰랐느냐가 사건의 초점이다.이쯤되면 사건의 진실규명이야 어찌되든 검찰총장이 물러나고,전 경찰총수가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아야 직성이 풀리게 되어있다. 재발방지 시스템 같은 것은 뒷전이다.책임소재부터 물으니진실은 기억속으로 사라지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진승현 게이트나 수지김 피살사건이 정상궤도를 찾기엔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정치권이 아옹다옹하고 있으니,‘윈윈 게임’이 아니라 ‘제로섬 게임’이다.그러면서도 미국의불행 치유를 지켜보면서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사실을 새삼 상기해본다. 양승현 정치팀장 yangbak@
  • [사설] 우려되는 부시 대북경고 파장

    미국의 테러전 확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6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대량 파괴무기 개발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검증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어떤 나라들이 다른 나라를 겨냥한 테러목적으로 사용될 대량 파괴무기를 개발한다면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앞서25일 뉴욕 타임스가 ‘미국의 제2단계 테러 응징목표가 북한이 될 가능성 있다’고 분석 보도한 것도 부시 대통령의발언과 궤를 같이한다.부시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근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의 확전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매우 주목되는 발언이며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우려되고있다. 부시 대통령 집권초기 대북 강경자세에서 최근 포용정책지지로 선회했던 미국이 다시금 북한에 대한 경고 수위를높인 것은 한반도에 긴장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미국의 경고는 아프간 테러전쟁 이후 또 다른 테러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의도에서 이라크와 북한 등 적대국가들에 경고한 것으로 볼수 있다. 또 북한과의 대화에 앞서 생화학무기 개발포기 및핵사찰을 받아들이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는 현재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대화가 계속되고 있으며,상당부분 진전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또 북한은 ‘9·11 테러참사’ 이후 미국에 애도의 뜻을 표하고반테러 국제협약 가입 의사를 표명하는 등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우리는 미국이 마치 북한을 2단계 테러응징 목표로 삼는 것처럼 오해할 만한 강경발언을 하는 것은 한반도 안정을 해치고 남북대화를 후퇴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물론 북한이 핵개발 문제 등에 있어투명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생화학무기의 테러사용가능성에 대해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명할 수는 있을 것이다.그러나 미국의 테러참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북한의 생화학무기나 핵사찰 문제는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하는 것이지군사적 위협이나 수단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나 국제기구를 통해 이들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기 바라며 북한도 대미 적대발언을 중단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핵사찰을 받아들이며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투명성도 높여 테러지원국이라는 오명을 하루빨리벗어야 할 것이다.우리 정부도 한반도의 안정을 위한 대미외교를 강화하고 북한과의 대화에도 적극성을 보여 한반도가 테러나 전쟁 위험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어떤 이유로든 한반도에 전쟁이 재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민족의 염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사설] 아프간 유혈참사 막아야

    대테러전쟁과 내전의 총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대량 유혈참극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탈레반 세력의 북부 거점인 쿤두즈에서는 탈레반군과 북부동맹군 사이에 항복협상이 22일 타결돼 탈레반군이 쿤두즈를 떠나고 있으며 이들과 외국지원병이 25일까지는 투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이곳에는 탈레반군과 외국지원병 등 1만명에서 3만명으로 추산되는 병력이 집결돼있다. 하지만 투항 부인 보도도 나오고 있어 상황이 유동적인 데다 수천명으로 추산되는 파키스탄·체첸·아랍 출신 외국지원병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있다.북부동맹은 아프간인인 탈레반 병사에 대해서는 사면을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해 왔지만 외국지원병에 대해서는 ‘어떤 거래나 협상도 있을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대규모 처형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탈레반은 유엔에 무조건 항복의 주선을 요청했지만 유엔은 ‘현실적으로 아무런 실행수단이 없다’면서손을 놓았고 파키스탄도 인도주의와 국제법에 따라 처리할것을 호소했지만미국은 ‘외국인 전사들이 쿤두즈를 떠나타국에 들어갈 경우 같은 테러행위를 유발할 것’이라면서협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국토의 대부분을 점령한 이후 포로를 처형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는북부동맹군이 미국의 태도를 처형에 대한 방조로 받아들일경우 유혈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다. 최근 미국은 대테러전쟁의 승세가 굳어지면서 테러범인알 카에다 조직원을 미국 군사법정에 세우겠다고 공표하고있다. 또 9·11 테러와 직접 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없더라도 대테러전을 이라크까지 확대하겠다는 시사도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다.이에 대해 국제사회에선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거니와 테러범들에 대한 응징이라는목적을 넘어 미국이 이번 전쟁을 자국의 국제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기회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제기되고 있다. 테러로 희생된 무고한 인명과 똑같이 아프간인과 아프간에 있는 외국인들의 인명 또한 존엄한 것이다.보복과 유혈참사는 또 다른 테러,또 다른 전쟁의 씨앗이 될수 있다. 아프간인들이 수염을 깎고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지만 유혈참극이 벌어지고 내전으로 발전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참극을 막기 위한 긴급 행동에 나서는 한편 모든 역량을 아프간 국민들의 비극종식, 이들이 동의하는 정치체제의 구성과 아프간 재건 작업에 투입해야 할 것이다.
  • “이 정착촌 평화협상에 걸림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의 중동정책이 균형감각을 찾는 것일까.친(親)이스라엘 정책으로 일관해 온 미국이 9·11 테러공격 이후 팔레스타인의 ‘실체’를 인정하는 쪽으로바뀌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아랍권의 지지를 얻으려는‘고육책’의 성격이 짙으나 중동평화의 기틀을 마련하는전기가 될 수도 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9일 켄터키주 루이빌대학에서중동평화 중재안을 밝혔다.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파월 장관이 개인적으로 ‘팔레스타인 국가창설’을 지지한 바 있으나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중동정책을 표면화하기는 처음이다. 당초 9월 유엔총회에서 미국이 선언하려던 팔레스타인 국가창설 지지안이 포함되진 않았으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을 강도높게 비난,팔레스타인을대하는 미국의 달라진 시각을 반영했다. 파월 장관은 특히 “이스라엘이 요르단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정착촌을 건설,팔레스타인의 신뢰와 희망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협상결과가 왜곡되고 실질적인 평화와 안보의 기회가 좌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는 아랍권이 주장해 온 유혈충돌의 이스라엘 책임론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이 전 상원의원 조지 미첼이 마련한 ‘미첼 보고서’에 입각한다고 강조했다.미첼보고서는휴전과 6주간의 냉각기, 유대인 정착촌 건설 유예, 다양한신뢰회복 이후 정치협상 재개를 평화중재안으로 상정했다. 그러나 파월 장관은 정착촌 중단을 요구했으며 이스라엘의반대로 무산된 국제감시단의 구축에도 찬성,사실상 중동평화 협상에서 이스라엘의 양보를 촉구한 셈이다. 팔레스타인에는 폭력을 종식하기 위해 100% 노력할 것과테러범에 대한 응징을 촉구했으나 팔레스타인으로서는 큰짐이 아니다.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환영했으며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측 협상대표는 이스라엘의 철수를 요구한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팔 협상재개를 위해 윌리엄 번즈 중동담당 국무차관과 앤터니 지니 전 중동주재 미군사령관이 미국의 중동특사로 임명돼 이번주 파견될 예정이다. mip@
  • 뉴욕 여객기 추락/ 국내 반응

    12일 밤(한국 시간) 미국 뉴욕 에서 에어버스 여객기가추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그동안 우려했던 ‘제2의 테러’가 현실로 나타난 게 아니냐며 경악을 금치못했다. 시민들은 아직 테러에 의한 추락인지가 확실히 드러나지않았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걱정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시민들은 “추락 사고의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지않은 만큼 섣부른 판단은 삼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여객기 추락 소식이 전해지자 테러일 가능성에 대비,주한 재외 공관과 주요 시설물에 대한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국내 항공사측은 미국행 항공기를 회항시키거나 캐나다등 이웃 국가에 착륙시키는 한편 13일 미국발 항공기 운항일정도 전면 취소했다. 국내 항공사와 여행사들은 이번 사태로 지난 9월 미국 세계 무역센터에 대한 항공기 충돌 테러 이후 극심한 불황을겪고 있는 항공·여행업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밤 서울 이태원에서 쇼핑을하거나 술을 마시던 미국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번 추락사고가 또 다른 테러가 아니길 바라며 TV를 지켜봤다. 미국인 존 메커리는 여객기가 “만일 테러라면 미국이 테러를 자행한 집단에 대해 반드시 응징을 가해야 한다”고말했다. 또 다른 미국인 짐 스퍼트는 “테러든 아니든 이번 사건은 지구촌을 또다시 공포로 몰아 놓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현진씨(40·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미국 테러 대참사이후 이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는데비극적인 상황이 재연됐다”면서 “어떤 말로도 희생자들을 위로할 수 없지만 미국에 대한 제2의 테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회사원 김만길씨(39)는 “우려했던 테러가 또 발생한 것”이라면서 “보복은 보복을 부를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밤 서울 용산 미군기지 정문 앞에는 육군 헌병대와경찰 중무장 병력이 긴급 배치돼 주변을 지나는 차량을 엄중 검색했다.세종로 미국 대사관 앞에도 경찰 경비병력이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이튿날 0시 15분쯤 뉴욕에 도착하려던 081편과 화물기 등 항공기 2편을 캐나다 토론토 공항에 착륙시켰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오후 7시 인천공항을 떠나 뉴욕으로가던 282편 등 여객기 2편을 인근 국가의 공항에 내리도록했다. 송한수 한준규 전영우기자 onekor@
  • 美, “테러응징 동참해라”국제연대확보 총력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테러응징에 대한 국제적인 연대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9·11 비행기 테러 이후 각국을 상대로 ‘반테러 연합국이냐 테러 지원국이냐’를 밝히라던 강요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연대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국제적 연대 필요성 증가= 부시 대통령이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나선 데는 전쟁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데 대한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공습초기 미국은 영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지상군 참여를 요구하지 않았다.1999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고 공습 당시 지휘체계의 혼란과 정책결정의 복잡성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습이 한달을 넘기면서 국제적 연대에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이에 따라 미국은 전통적인 우방들을 향해 보다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고 몇나라가 이에 화답하고 있다.영국이 지상군을 파견했고 독일이 3,900명의 병력파병을 결정했다.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등의 지원도 약속받았다. ◆미디어전이 관건=미국은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군사적 성공 외에도 여론전의 승리도 성공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지난 6일 바르샤바 동유럽 지도자 회의에 보낸 위성연설을 시작으로 연쇄 정상외교를 펼치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이미 만났고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10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부시 대통령은 첫 연설자로 나서 회원국들에 동참을촉구할 예정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사설] 장기화되는 아프간 전쟁

    연쇄 테러사건에 대한 응징으로 미국이 시작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난 10월7일(한국시간 10월8일 새벽)부터 한달 동안 공습을 퍼부은 결과탈레반에 심대한 타격을 가했다고 미국은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정권은 미국이 지상전을 벌인다면 장기 응전을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빈 라덴도 최근 공습후 두번째로 방영된 비디오 연설을 통해 “이번 전쟁은 기독교와 이슬람의 종교전쟁”이라면서 유엔을 격렬히 비난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북부동맹의 지배가능성과전투력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후 아프가니스탄 통치체제에 대한 그림도 잘 그려지지 않고 있다. 전후 체제에 관하여는 미국은 물론 이란 파키스탄 러시아의 생각이 제각각이어서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와 이란은 탈레반 세력의 배제를 선호하지만 파키스탄은 온건 탈레반의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아랍권은 물론 미국의 동맹국들로부터도 반전 여론이 점차거세지고 있다.뿐만 아니라 아직도 출처를 명확히 알 수없는 탄저균 테러가 미국인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으며독일 인도 파키스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 지상군이 수주일내 투입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뚜렷한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투는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 같다.라마단 기간중 지상군 투입에 대한 이슬람권의 반발과 반전여론이 고조될 우려도 있다.또 대테러전이 수개월간 지속될 경우 세계경제의 어려움도 그만큼 길어질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국은 대테러전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테러단체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군사행동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충분히 주지시켜동맹국들의 전열이 균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덧붙여 세계경제의 불황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경기부양책도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사설] 북한의 반테러협약 가입

    북한이 지난 3일 ‘테러에 관한 재정지원 금지 국제협약’과 ‘인질반대 국제협약’에 가입하겠다고 밝혔다.북한은반테러 관련 12개 국제협약 가운데 5개 협약에 가입했으며이번 발표로 모두 7개 협약에 가입하게 됐다.9·11 미국 연쇄테러사건 이후 북한이 여러차례 반테러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온 사실과 함께 이번 발표는 북한이 테러지원국의굴레를 벗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9 ·11 테러 이후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테러 응징과테러 자금원 차단이었다.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이 새로운 국제사회의 흐름에 적극 대응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는 북한의 조치가 한반도정세의 안정과 북한의 순조로운 대외개방,남북 및 북·미관계 개선 등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또 이같은 조치는북한 체제의 안정과 지속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은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이후 올해까지 14년동안 줄곧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게재돼 왔다.미 국무부는 북한이 1970년 발생한 일본 요도호 납치범을 계속 보호하고,국제 테러단체를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내세워왔다.북한은 이 때문에 국제금융기구의 지원을 얻기 어려웠고 미국의 경제 제재도 풀리지 않아 극심한 곤경을 겪어 왔으며 남북관계 진전에 있어서도 부담을 안아 왔다. 이제 국제사회의 대테러 포위망의 일원이 되겠다는 의사를분명히 함으로써 북한은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테러와 손을 끊겠다는 행동을 보다 확실하게보여야 한다.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아웅산 테러사건,피랍어부 귀환 문제,일본인 납치사건 등 미해결 과제가 적지 않다.물론 이들 사건 대부분에 대해 북한은 자신들과는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관계 당사국들은 성실하고 투명한 조사가 이뤄지고 억류자 등의 무사 귀환 조치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 북한이 이같은 결정에 이르기까지는 내부적으로 적지않은 진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의 결정 배경과 의미를 잘 헤아려 남북관계가 진전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길 바란다.
  • 美테러전쟁/ 美 “제2 베트남戰 없다”

    ■개전 한달 평가. 미국이 한달째 아프가니스탄에 맹폭격을 가했지만 가시적전과는 미흡한 채 전쟁은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아프간 집권 탈레반은 “그동안 미군의 공습과정에서 미군 95명이 전사했다”고 5일 주장,이번 전쟁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베트남전 악몽을 떠올리는 미 국민들에게 부시 행정부는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전에 대비,인내와 지원을 호소했다.대외적으로는 유럽 우방들과 아프간인근 이슬람국들로부터 대테러전쟁에 대한 지원을 재다짐받는 등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지난달 7일 아프간공습 직전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방문했던 도널드 럼즈펠드미 국방장관이 이번에도 확전에 앞서 중앙·서남아시아 5개국을 순방,장기전에 대비한 정지작업을 마쳤다. 미 정부·군 관계자들은 이슬람권의 우려에도 불구,라마단과 혹한에 상관없이 공습 강행을 기정사실화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4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라마단과 관련한 파키스탄과이슬람권 감정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공습을 중단할 만한 여유가 없다”고 공습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이날 NBC방송 대담프로에 나와 “대테러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중요한 전쟁”이라며 “군사작전이 마무리되려면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혹한과 라마단에도 불구, 장기전체제로 돌입한 것은 아프간처럼 지형이 험난한 곳에서 소규모의 기동성을 갖춘 테러범들을 찾아내기 어렵고,북부동맹 반군의 전력이 예상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미국의 개전목표는 9·11테러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라덴의 생포 또는 사살,아프간내 빈 라덴의 테러조직 색출및 테러기지 폐쇄, 그리고 빈 라덴을 비호하는 탈레반정권의 응징으로 요약된다.하지만 성과가 미미하자 작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럼즈펠드는 4일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평가했다.그는 “계속된 미군 공습으로 탈레반이 정부로서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마이어스의장도 “전쟁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주도권은 탈레반이 아닌 미군과 북부동맹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확전에 대비한 아프간내 미군병력 증강도 이미 시작됐다. 마이어스 의장은 지난 주말 아프간에서 작전 중인 특수부대 규모가 증강돼 북부동맹과 협력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미군 고위 관계자를 포함해 군사전문가들은 병력증강만으로 당장 빈 라덴의 생포 내지 사살 같은 가시적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득실 따져보면- 美 오래끌수록 ‘적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대한 손익계산표는 아직 미완성이다.그러나 현재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실(失)이 더많다. 현재까지 미국이 얻은 전과는 집권 탈레반의 군사 인프라붕괴와 몇 군데로 압축된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지 파괴등이다.미국은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해 수도 카불을 포함,마자르 이 샤리프,칸다하르 등의 공습에서 별 저항을 받지않고 있다. 탈레반은 통신체계도 심각한 타격을입었고 보급로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주변 아랍국들은 아프간 공습이 자국에 미칠 영향을 놓고 손익계산에 분주하지만 일단은 미국의 공습을 지지하고 있다.미국의 외교적 협상력이 늘어난 셈이다.그동안 소원했던 이란이 암묵적 지지를 보냈고 러시아의 영향아래 놓여 있던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등이 미국의작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민들의 일관된 지지 또한 조지 W 부시 행정부로서는 큰힘이다. 추가 테러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미국민들은 정부의 전쟁수행에 대해 80% 이상의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열의는 물론 세계 각국의 지지는 시간이지나면서 흔들릴 수 있다. 끈질긴 공습에도 빈 라덴과 그가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그리고 탈레반은 여전히 건재하다.전쟁수행 방식에 대한 회의가 미국 조야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전선이 넓어지면서 오폭과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는 것 또한 부담이다.미국은 그동안 국제적십자위원회 건물,민간인거주지 등을 오폭했다. 탈레반에게는 좋은 선전도구가 됐고 전쟁무용론과 반전론이 힘을 얻는 계기가 됐다. 갈수록 격렬해지는 반전 시위가 이슬람 국가는 물론 서방각국 지도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앞으로의 주 관심사다.미국은 그동안 이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경제원조를 약속했다.파키스탄에는 부채탕감 외에도 직접지원6억 달러,타지키스탄에는 수천만달러의 경제지원을 약속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이같은 경제적 지원도 점차 효력을 잃을 것이 분명하다.또한 8년만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원조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도 곱지 않다.국회의원들은 경제사정이 어려워진 지역구를 위해보호무역주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경제에 있어서도 머지않아 안팎의 상반된 입장에 직면하게될 것이다. 전경하기자 lark3@. ■떨고있는 美국민들. “가슴이 매우 아프고 숨쉬기가 힘들다.기침이 멎지 않는데다 등이 쑤시고 발진 증세가 나타났다.”팝의 황제라는마이클 잭슨은 4일 영국의 주간지를 통해 최근 자신의 몸상태가 좋지 않다며 탄저균 검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잭슨의 말은 미국민들을 사로잡고 있는 탄저병 및 테러에대한 끝없는 공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제까지 탄저병으로 4명이 숨지고 13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이같은 환자 수 만으로 보면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문제는 이것이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악의에 의한 테러이고 아무도 그 테러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다는 불안이다. 확률적으로는 극히 가능성이 적다 해도 누구나 그 불안에서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탄저병 뿐만이 아니다.천연두를 포함한 새로운 생화학 테러,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비롯한 교량을 대상으로 한 테러,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쇼핑몰 등 다중이 모이는 장소는어디든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미 국민들의 가슴 속에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연방수사국(FBI)이 발한 경고 메세지를 공개하면서 금문교 등 4개 교량에 최고 경계령을 발동했다. 언제 어디서 테러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미 국민들이 떨고 있다. 유세진기자. ■흔들리는 아랍권 反테러연대. 아랍을포함한 이슬람 국가들이 안으로부터 곪고 있다.테러에 반대한다는 명분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는 반테러 연대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한 이슬람국가 정부들과 ‘형제’국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에 반대하는 국민정서가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이들 국가의 명운을 뒤흔들 만큼 심각한 지경에는 이르지 않았다.그러나 이같은 정부와 국민간 괴리는언제든 국가의 존립에 위협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큰 파괴력을 안고 있다.상당수 아랍국가들이 내부의 시한폭탄을 뇌관을 제거하지 못하고 끌어안은 채 지내고 있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프간에 인접한 파키스탄.수많은 파키스탄 국민들이 오늘도 대미(對美) 성전에서 아프간편에 서기 위해 아프간으로 향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속수무책이다. 반미·반정부 시위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미국이 제공하는 경제지원과 제재 해제 등 당장은 이득을 보고 있지만 국민들의반미 감정을 다스리지 없다면 앞날을 기약하기 힘든 수렁속으로 발을 딛고 있는셈이다. 이슬람 국가들은 지금 반테러라는 명분과 반미라는 국민정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전쟁 시작 한달이 된 아직까지는 실족하지 않고 용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균형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게다가 미국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라마단 기간중에도 공습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라마단 때의공습이 억눌려온 반미 감정을 폭발시키기라도 한다면 정권유지에 힘겨워 하는 국가들이 생겨날 수 있고 이는 힘겹게유지돼온 이슬람내 반테러 연대를 무너뜨릴지도 모른다. 유세진기자 yujin@
  • ‘평화학’ 창시자 요한 갈퉁 교수 인터뷰

    평화학의 창시자로 지구촌 갈등과 분쟁 해결을 위한 이론을 전파해온 요한 갈퉁(Johan Galtung·71) 미 아메리칸대 교수는 30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9·11테러의 성격과 한반도 평화전망 등에 대해 깊이 있는 견해를 밝혔다. 동국대초청으로 방한한 갈퉁 교수와의 일문일답을 간추린다. ◆9·11테러 이후 국제질서가 급변하고 있다.이번 사태를문명간 충돌로 보는 견해가 있다. 난센스다.이번 테러사태는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간 경제격차 및 갈등에서 비롯된 ‘계급갈등’의 성격이 짙다.다시 말해 미국이 중동국가들에 대해 자행해온 제도적 폭력에 대한 보복 테러이다.그러나 아프간전쟁에서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거나 회교사원을 공격할 경우,그리고 이슬람인들의 금식월인 라마단 기간중 공습이 감행될 때는 문명간 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이슬람과 서방간 갈등 종식방안은 무엇인가. 중동문제는 미국의 외교정책에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이슬람인들은 자신들이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미군이 주둔하는 데 대해 큰 반감을 갖고있다.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미군 철수,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라크 제재 철회,하타미 이란 대통령과 미 정부의 대화 등이 이뤄지면 중동지역에서의 갈등은 잦아들 것이다. ◆그렇다면 9·11테러는 정당한가. ‘폭력에 대한 폭력적 응징은 결국 명분에 반하는 결과를초래한다’는 간디의 진실을 되새겨야 한다.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차라리 1억 이슬람인들이 인간띠를 만들어 뉴욕 유엔본부와 각국의 미 대사관을 둘러싸고시위하는 것이 더욱더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 북·미관계 및 남북관계가 후퇴하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조지 W 부시 미 정부는 출범이후 여러차례 대북 입장을 바꾸었다.현재 ‘조건없는’ 대화를 요구하고 있긴 하나 재래식무기의 비무장지대(DMZ) 철수 등을 의제로 내건 것은 사실상 조건을 단 것이나 다름없다.이것이 북한이 북·미대화에 나서지 않는 이유로 보인다.특히 북한은 대화의 주 상대로 미국을 상정하고 있다.북·미대화의 진전이 없는 한 남북관계 진전도 어렵다고 본다.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은.미국의 정책이 어떻든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은 지속돼야한다.나는 96년부터 남북한 철길 복구를 주장해왔다.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의선 철도복구는 아주 고무적이다.남북한 철길이 일본 해저터널로 연결되고 유럽까지 이어진다면 한반도 통일과 평화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평화로 확산될 것이다. ◆전쟁과 같은 직접적 폭력뿐 아니라 제도·문화적 폭력도없는 ‘적극적 평화’ 상태만이 진정한 평화라고 주장했는데 최근 테러와 반테러 전쟁으로 시끄러운 국제정세를 볼때 이는 요원한 것이 아닌가. 쉽지는 않다.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이 현재의 경제·군사정책을 고수하는 한 어렵다.더욱이 미국은 자신들의 정책을완전무결하다고 확신하고 있어 더욱 어렵다. 김수정기자 crystal@. ■약력. ▲1930년 노르웨이 오슬로 출생▲오슬로대학 사회학박사▲1964년 국제평화연구협회(IPRA)창립▲현재 미 아메리칸대 평화학교수,유럽 평화대학 및 일본리쓰메이칸대 교수▲제3세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올바른 삶을 기리는 상(Right Livelyhood Award)’ 등 수상▲저서 ‘평화를 위한 선택’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
  • 국내언론 문제점 시사포럼

    9·11 테러사건 및 뒤이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전쟁과 관련한 국내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 언론계 내외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 바 있다.요체는 대부분 국내언론의보도가 지나치게 미국편향적인 데다 선정적이라는 점이다. 최근 한국언론학회와 관훈클럽이 이와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 24일 한국언론재단(이사장 김용술)이 다시 이 문제를 주제로 ‘시사포럼’을 개최했다.이 자리에는 언론학자,현업 국제면 데스크,언론단체 관계자 등이 주제발표 및 토론자로 참석해 실태를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했다. ◆보도실태 및 문제점=사회를 맡은 서정우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장은 “모든 사건은 양면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 미국테러사건과 관련,국내 언론은 일면만 보도했으며,그나마 우리의 시각이 아니라 미국의 시각이었다”며 한국언론의 미국 편향보도 태도를 정면으로 본격 거론하고 나섰다.첫 주제발표자인 안민호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한국언론보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선정성·부정확성·과장성을 꼽았다.안 교수는 “전쟁보도는 그 자체가 선정적”이라고 전제,“미국은 물론 국내의 언론환경도 선정보도를 부추기고있다”고 분석했다.이어 안 교수는 “테러사건 초기 미국언론은 재난 참상을 집중보도했으나 상대적으로 한국언론은부산을 떨었다”고 지적했다. ‘외신 의존도’와 관련,박승준 조선일보 전문기자는 “현장취재 없이 미 국방성이 제공하는 자료를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CNN을 중계하듯 한 국내언론의 보도는 위험천만한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특파원과 아프간 인접국가의 보도내용 등을 취재해 보도했으나 조선일보 역시 미국편향 보도를 하는 데 그쳤다”고 자인했다.한국과 미국의 주요신문의보도태도를 분석한 박홍원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한국신문은 대부분 큰 활자의 제목과 사진으로 1면을 메워 ‘흥미끌기용’ 지면구성을 한 반면,뉴욕타임스는 정보위주의제목과 기사배치로 대조를 보였다”고 지적하고 “특히 한국 신문은 미국의 보복공격 시점을 미국 신문보다 앞서서점치는가 하면 정당성에 초점을 맞춰 보도해 결과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했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신현덕 국민일보 국제문제 대기자는 “국제부의 인력난,소수언어 구사자 희소 등이 지역편중 현상을 낳고 있다”며 국제문제 전문기자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으며,김광원 문화일보 편집부국장은 “전쟁보도 관련,‘보도준칙’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업 데스크들은 현실적인 문제를 토로했다.윤재석 국민일보 국제부장은 “여러 면에 걸쳐 많이 펼치려고(다루려고) 하다보니 질낮은 기사도 싣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털어놨으며,이인용 MBC 해설위원은 “절대량을 늘리다보니 정보소스인 미국편향 보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신명식 SBS 해설위원은 “전쟁지역 특파원의 경우 사건취재 경험이나 스케치기사 작성 능력 등에 초점을 맞춘 결과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밝혔으며,이기동 대한매일 국제팀장은 “미국의 보복전쟁의 성격을 ‘테러응징’으로 규정,미국언론을 많이 보도하는 과정에서 미국편향 현상이 빚어졌다”고 풀이했다. ◆개선책 및 대안=뒤이은 토론에서는 다양한 대안도 제시됐다.먼저 박원훈KBS 국제주간은 “KBS는 미국의 아프간 보복공격 취재를 위해 미국 항공모함 승선 시도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루지 못했다”고 소개한 뒤 “과도한 취재경쟁의 낭비를 막기위해 합동취재단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이인용 해설위원은 “그동안 다양한 논의가 있었으나 번번이 논의 따로,지면제작 따로였다”며 “종래의 발행부수,시청률경쟁 등의 양적경쟁을 지양하기 위해 질적 평가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승용 언론재단 수석전문위원은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고 “언론사가 질적,양적으로 언론인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구철 기자협회 편집국장 역시 “91년 걸프전 당시 제기됐던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며 “이제는 논의 차원을 넘어 구체적인 해결책의 첫걸음을 떼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씨줄날줄] 이런 간통죄

    성형외과 의사 A와 그에게 수술받은 B는 ‘금지된 사랑’을 나누다 B의 남편에게 발각됐다.B는 “당했다”면서 A를강간죄로 고소했지만 A가 강력히 부인하는 바람에 무혐의처리됐다.이에 B의 남편은 두사람을 간통 혐의로 고소했는데 그후 사태가 묘하게 진행됐다.A의 강간 사실 자백-B의고소 취하-A에 대한 공소기각 판결을 거쳐 A가 석방된 것이다.그러자 B의 남편은 둘을 간통 혐의로 또다시 고소했다. 마치 스릴러영화를 보는 듯한 이 사건은 실제로 우리사회에서 일어난 일이다.A와 B는 두번째 간통사건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지난 5월 열린 2심 재판에서 각각 징역 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처벌 의사가 없으면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 점을 악용,A가 강간사실을 자백하고 B가 즉시 소를 취하함으로써 결국 둘이 공모해 간통 혐의를 면하려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1996년 발생해 5년동안 끌어온 이 사건은 남녀 사이의 애증이란 얼마나 치열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도덕적으로나현행법상으로나 A와 B는 불륜을 저지른 자로서법의 심판을받아 마땅하다.그러나 인간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다른 해석을 내릴 수 있다.공소장에 따르면 두사람은 처음 관계를 맺은 뒤 한달여 동안 170여차례 전화통화를 하다 B의 남편에게 꼬리를 밟혔다.또 간통·강간 고소가 거듭되는데도 끝까지 상대방을 배려한 흔적이 남아 있다. 두사람의 만남이 ‘불장난’보다는 진지한 열정으로 짐작되는 대목들이다. 반면 두사람 또는 적어도 A를 꼭 처벌하려는 B의 남편에게서는,아내와의 사랑을 되살리려는 노력보다 ‘배신’에 대한복수 의지가 두드러져 보인다. 헌법재판소가 최근 간통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려 찬반논란이 상당하다.찬성하는 이들은 간통죄가 혼인의 순결과가정의 행복을 보호하는 장치로서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그러나 현실적으로 간통은 배신한 배우자를 응징하거나,인신구속 해제를 미끼로 이혼 위자료를 더 많이 받아내는수단으로서 대부분 기능할 뿐이다.한쪽이 간통죄 재판을 받은 뒤 부부간에 애정이 복원된 사례는 듣도 보도 못했다.반면 죄값을 치르고 떳떳이 재혼해 행복을 찾은이들은 적지않다.어차피 부부간 사랑이 형벌로써 보장받지 못하는 게인생이다.간통죄는 폐지돼야 한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美, 北에 테러응징 동참 촉구

    잭 프리처드 미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는 24일 “북한은국제사회에 유익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이 대테러 연대에 적극 동참할 것을촉구했다. 프리처드 특사는 이날 워싱턴에서 조지타운대와경남대가 공동개최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남북대화의 전망’이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북한이 테러공격 이후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으나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사건이 미국에 미치는 의미를 북한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 테러 국가와 거래한 점에 비춰북한은 이 국가들에 대한 과거 및 현재의 정보를 제공하는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프리처드 특사의 발언은 22일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대사에 이어 테러공격 이후 북한의 반응에 대한 미 행정부의첫 공식평가라는 점에서 북·미관계는 당분간 냉각될 것임을 시사한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종교간 화해의 길] (6.끝)전문가 대담

    뉴욕 비행기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의 아프간 공습이진행되는 가운데 탄저균 테러 공포가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로 퍼져가고 있다. 21세기를 맞아 화해와 공존의 화음이지구촌 곳곳에 울려퍼지는가 싶더니 분열과 무력충돌의 구습이 한층 심화되는 양상이다.이를 종교적 근본주의의 발호로 보는 시각도 강하다.이같은 상황에서 종교다원주의가 새삼 힘을 얻어가고 있다.대한매일은 이번 테러와 전쟁을 계기로 종교다원주의 사상을 펴온 성직자와 전문가들의 글을5회에 걸쳐 ‘종교간 화해의 길’이란 시리즈로 실었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정양모 성공회대 초빙교수와 오강남캐나다 리자이나대 교수의 대담을 마련했다. [정양모교수] 9·11 테러와 보복공격에 대한 우리 언론의보도는 응징 쪽에 초점이 맞춰져 원인 접근엔 소홀한 감이있다.테러가 미국을 겨냥한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1948년 이스라엘 독립전쟁 이후 무슬림들이 가슴에 쌓아온 한이문제다. 향후 테러 참사를 예방하려면 이 한을 풀어야지 응징 쪽으로 치닫다보면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오강남교수] 동감이다.원인에 대한 근본 치료가 중요한데도 밖에 드러난 결과만 이야기하는 것 같다.이번 테러와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의 마음,즉 종교적인 것이 아닌가. [정교수] 돌이켜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2차 세계대전 이후히틀러에게 박해당한 유태인들이 미국으로 대거 유입됐다. 역사적인 인물(아브라함) 논쟁이 있긴 하지만 아브라함 시대부터 살아온 땅에서 쫓겨난 아랍인들의 아픈 역사를 봐야한다.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일방적으로 유태인 편을 들어 아랍인들의 감정이 악화됐다. [오교수] 아랍인들의 위상에 관한 한 지금까지 불공평 지적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아랍 인구중 맹신 무슬림은 20%에 불과하다.이슬람이라는 종교적차원을 넘어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교수]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고 팔레스타인을 무시하는 것은 미국 내의 유태인들이 정치 경제를 장악하고 로비한 탓이 크다.미국의 행정·입법부 모두 아랍편들기가 거북한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오교수] 미국의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에 페어 플레이를못한 탓이 크다.그런 점에서 더욱 아랍인들의 원한을 사지않도록 해야 한다.이번 경우도 부시 행정부의 밀어붙이기정책이 주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교수] 보복 공격이 계속 된다면 테러 악순환이 계속될것이다.아랍권 국민들과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테러 발생후환호하며 춤을 추었던 상황을 서방 세계가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오교수] 이 전쟁에서 종교가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교수] 1948년 이후 지금의 이스라엘에서 쫓겨난 난민이400만을 넘어섰다.이 사람들은 이슬람을 안 믿었어도 기본적으로 한이 맺힌 사람들이다.공교롭게도 팔레스타인의 95%이상이 무슬림이고 미국은 기독교 국가다. 이번 사태도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문제인데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짙다. [오교수] 직접적으로 종교가 개입됐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종교가 제 할일을 못했기 때문이 이런 일이 생겨난 것 아닌가. [정교수] 유교나 도교처첨 아시아에서 생겨난 종교들은 비교적 부드러운데 중동 사막에서 태동한 3대유일신 종교는사막만큼이나 각박하다.3대 유일신 종교는 밀접하고 뿌리가같으면서도 아집과 배타로 똘똘 뭉쳐있다.레바논의 경우 지난 15년간 이슬람­기독교간 전쟁속에 쑥밭이 됐다. 아집과배타로 똘똘 뭉친 종교가 3개나 있으니 나라가 엉망이다. [오교수] 이 전쟁은 종교간 다툼보다는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근본주의자들간의 충돌이라고 본다.‘너죽고 나 살자식’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충돌이라는 것이다.불행한 일이지만 부시 대통령도 이분법적 논리에 희생된 사람이라고 본다.그런 사고방식이 극복된다면 분쟁이 해소될 것이라고 믿는다. [정교수] 타종교를 배척하는 배타주의나 한국에서 말하는포괄주의,혹은 포용주의 같은 것을 넘어서 종교학계와 신학계에 새로 대두된 화두가 종교다원주의라고 본다. [오교수] 종교다원주의는 내 종교에 대한 확신이 있어도 다른 종교가 남의 것이기 때문에 나쁘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그 근본일 것이다.‘내 것이 좋으니 남의 것은 틀렸다’는 ‘양립불가’ 태도를 지양하는 게 중요하다.다원주의란모든 종교에 구원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자기 것이 중요한 것처럼 남의 것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정신이라는것이다. [정교수] 신학적으로 이야기하면 하느님의 은총이 기독교울타리 안에서만 내린다는 입장을 버리고 기독교 울타리 밖에서도 구원의 은총이 내린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하느님의 은총을 인위적으로 제한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교수] 최근 나의 책 ‘예수는 없다’를 보고 ‘당신도기독교인인가’라며 거세게 항의해오는 독자들이 간혹 있다.기독교인이 되는 길은 하나만이 아니다.기독교 형태도 여러가지다.‘진리’를 몇 사람에게만 비춰주고 다른 사람을구렁텅이에 빠트린다는 믿음의 방식은 하느님을 옹졸한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드는 것이다.이제 종교다원주의 시각을가질 때가 됐다. [정교수] 오 교수도 국내에서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했다면출교처분 같은 극단의 조치를 당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웃음)[오교수] 놀랍게도 지금 한국에서도 감리교에서 출교당한변선환 목사 같은 분이 시련을 겪었던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정교수] 국내에서 종교는 해방 이후 줄곧 호황을 누렸지만차츰 불황으로 접어든 것 같다. 유럽처럼 성당과 예배당이텅텅 빌 정도는 아직 아니다.하지만 배타주의,포용주의에서종교다원주의로 옮겨가지 않으면 1∼2세대 후에 유럽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오교수] 미국의 경우도 40∼50년전까지는 종교가 호황을누렸지만 지금은 종교 건물을 유지하기가 힘들 정도다. 유럽이나 미국의 전철을 밟는다면 우리 교회도 반드시 위기에 처할 것이다. 기업들이 합병하듯 종교도 인류를 위한공동작업에 나설 때 미래를 낙관할 수 있을 것이다. [정교수] 지난 1981년 91세를 일기로 타계한 다석 류영모선생의 뜻을 이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류영모 선생은본인이 ‘종교다원주의’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일찍부터 종교다원주의에 혜안을 가졌던 분이다.종교다원주의를개척하고 자유롭게 ‘종교의 벽’을 허무는 활동을 했지만교회에선 인정받지 못했었다. [오교수] 감리교에서 출교당한 변선환 목사의 복권 움직임이 감리교내에서 일고 있다고 들었다. [정교수] 물론 변화의 조짐이 있긴 하다.LA에서 목회중인홍정선 목사 역시 종교재판을 통해 광림교회에서 내쫓겼다. 두 사람이 교수·목사직을 박탈당하고 출교처분당하는 3중처벌을 당할 때 대부분의 목사들이 동의했다.먼 훗날 두 사람은 복권 되겠지만 근본주의자들 때문에 지금 당장은 힘들것이다. [오교수] 종교간 대화는 당위성이 아닌 필요의 문제다.인류전체의 위기상황에서 각 종교가 대화를 통해 공동대처할 때다. 원칙적으로 남을 이해하며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종교적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도 종교간 대화는절대명제다. [정교수] 교황청 종교간 대화위원회는 네 가지 대화지침을하달한 적이 있다.만남의 대화,협력의 대화,학문적 대화,영성적 대화가 그것이다.우선 만남이 중요하다.전통적으로 불교와 개신교간 만남은 잘 안된다.반면 가톨릭과 불교 사이는 좋은 편이다.불교와 가톨릭도 ‘만남의 대화’는 되지만‘공동선’을 위한 협력의 대화수준까진 못갔다. 학문적 대화에서도 기독교 쪽에선 불교 연구가가 몇몇 있지만 불교쪽에서 기독교를 부지런히 연구하는 이가 별로 없다.종교간의 폐쇄적인 벽을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않은 상황에서 학문·영성적 대화가 숙제다. [오교수] 생태계와 인류가 겪고 있는 고통에 서로 협력해야한다.가장 큰 종단인 불교 기독교가 깊은 의미의 의식을 개변하는 일에 서로 협력해야 한다. [정교수] 제일 어려운 게 개신교 가톨릭 관계인 것 같다.특히 개신교 신학자들의 닫힌 마음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아집과 배타로 뭉친 개신교 보수파가 확산될수록 종교간 화해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오교수] 껴안고 화해하는 게 종교의 핵심 아닌가.이런 것을 배제한 채 어떻게 진정한 의미의 구원을 바랄 수 있는가. [정교수] 불행하게도 열린 꼴 아닌 닫힌 꼴의 개신교가 이땅에 들어와 전도된 것도 종교간 대화를 막은 주 이유중 하나다. [오교수] 적지않은 기독교인들 사이에 개방적이고 다원주의적인 태도가 기독교를 망하게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고 했다.지금처럼 힘위주의 종교관을 벗어버리고 협력과 화해로 나아가야 한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이스라엘장관 피격 사망

    극우강경파인 레하밤 지비 이스라엘 관광장관의 피살 사건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양측간 유혈분쟁이 촉발되는 것과 함께 대 테러 전선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중동으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졌다. 지비 장관은 17일 오전 동예루살렘내 팔레스타인 거주지역 부근 하얏트 리전시호텔에서 한명으로 보이는 괴한으로부터 머리와 목 등에 3발의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지비 장관이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을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극우강경파로 분류돼 팔레스타인 과격단체가 그를 암살하려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와 팔레스타인 비르 자이트 대학을 연결하는 도로에 차단시설을 다시 설치하는 등 보안도 강화하고 있다. 사건 발생후 강경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은 이스라엘군이 지난 8월27일 미사일 공격으로 알리 아부 무스타파 PFLP 지도자를 살해한 데 대한 응징 차원에서지비장관을 암살했다고 주장했다. 초강경 민족주의 성향 민족연합당 당수인 지비 장관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평화안에 반대,15일 샤론 총리가 이끄는 연립내각에 사직서를 제출한 골수 강경파이다. 장성 출신인 그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을 히틀러로 비유했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긴급각료회의를소집,“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으며 이전과 같은 일들은 결코 다시 없을 것”이라며 “오늘 우리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샤론 총리는 특히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이 암살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책임론을 거론,강경노선을 펼 것임을시사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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