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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2015 프로야구 100배 즐기기] 부산 - 식당 메뉴판도 ‘구도의 열기’

    [커버스토리-2015 프로야구 100배 즐기기] 부산 - 식당 메뉴판도 ‘구도의 열기’

    지난해 팀 내 분열로 내홍을 겪었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제2의 도약을 다짐하며 올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대표와 단장을 비롯해 감독, 선수 등을 대규모로 교체하며 일찌감치 체제를 정비했다. 롯데는 올해부터 2만 7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직구장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입장권 발매 서비스를 시행한다. 기존 인터넷 예매와 달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발권 등 원스톱 서비스를 팬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또 팬 서비스 및 프로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가족 단위 관람객에 대한 이벤트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활용 발매서비스 시행… 가족 단위 관람객 이벤트 확대 특히 롯데는 울산 지역 팬 서비스와 프로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삼성과의 시범 경기 2연전을 포함해 정규시즌 12경기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인다. 롯데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은 ‘신문지 응원’과 쓰레기봉투를 활용한 ‘봉다리 응원’으로 유명하고 부산 특유의 사투리를 활용한 ‘마!’와 ‘아 주라’ 등의 다양한 구호로도 잘 알려졌다. ‘마!’는 경상도 말인 ‘인마’의 준말이다. ●어디서 주문해도 10분 만에 배달되는 치킨… 패스트푸드점 ‘아 주라 팩’ 인기 사직구장 주변은 ‘구도’ 부산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사직구장 주변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선 일명 ‘아 주라 팩’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변 맛집은 단연 치킨집이다. 이곳의 특징은 야구장 어디에서 치킨을 주문하든 10분 내에 배달된다는 점이다. 또 가족이 야구 경기를 관람한 뒤 오붓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중국요리집 ‘일품향’은 동네 주민을 상대로 영업해 야구장으로 배달은 하지 않지만 식당 내부가 깔끔하고 중국집 4대 메뉴인 짜장면, 짬뽕, 우동, 탕수육의 맛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사직야구장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길에 있는 ‘금강만두’는 만두보다 육개장 맛이 더 많이 알려졌다. 야구 경기에서 주전 선수보다 대타로 나선 선수가 홈런을 치는 것과 같다. 가게 벽면에 롯데 선수들의 사인이 장식처럼 붙어 있으며 예전에는 롯데 선수들을 상대로 배달했으나 지금은 방문 손님에게만 음식을 판매한다. ‘주문진 막국수집’은 평일에도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는 가게다. 주차장이 넉넉하다. 삼겹살 전문 ‘일해옥’과 해물 전문 ‘안양해물탕’ 등은 숨겨진 맛집이다. 글 사진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개를 훔치는 방법’ 제작사 대표, 대통령에 ‘대기업 수직계열화’ 폐해 호소

    ‘개를 훔치는 방법’ 제작사 대표, 대통령에 ‘대기업 수직계열화’ 폐해 호소

    “한국 영화 산업의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따른 몰아주기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법으로 동일 계열 기업 간에 배급과 상영을 엄격히 분리시키고, 상영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합리적으로 세워서 한국영화의 무궁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주십시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제작한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님께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쓰고 이같이 호소했다. 엄 대표는 최근 ‘개훔방’의 흥행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이 맡고 있던 배급사 리틀빅픽쳐스 대표직과 영화계 각종 직책 등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개훔방’은 미국의 여류작가 바바라 오코너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영화를 본 관객의 호평이 이어지며 SNS 등을 통해 꾸준히 상영관 확대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기준으로 스크린수는 30개다. 엄 대표는 “2주 전부터 예매가 가능하게 한 (대기업의) 자사 계열 배급 영화와 달리 중소배급사 영화는 개봉일에 임박해 예매가 가능하게 하는 등 처음부터 공정한 룰이 적용되지 않았다”면서 “상영관을 조조·심야 시간대 중심으로 배정해 좌석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예매율과 좌석점유율만 거론해 개봉관을 줄이는 기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애초 관객의 영화 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영화를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구축된 ‘멀티플렉스’라는 시스템이 수직계열화된 대기업 배급사의 ‘와이드 릴리즈 방식’과 함께 오히려 힘없는 영화와 중소 영화사를 사지로 모는 상황으로 악용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엄 대표는 “현재의 영화 산업은 초반에 상영관을 얼마나 확보했는가가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명량’과 ‘국제시장’,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최근 흥행작이 각각 CJ 계열인 CJ E&M과 CJ CGV 작품인 점을 예로 들었다. 엄 대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CJ CGV와 롯데시네마에 과징금을 부과했음에도 “상영관의 독과점 행태는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개훔방’ 사태는 한국영화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기업 수직계열화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 영화계는 지독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 대표는 “적어도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적용하고 약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이해와 배려가 있다면 영화 산업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배급과 상영의 분리 방안 등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엄용훈 대표의 글 전문. 박근혜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불철주야로 바쁘신 와중에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다는 죄송스러움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잘 알기에, 수없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망설이고 또 망설임을 반복하다가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이 서신을 올리오니 잠시 시간을 내시어 읽어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제작/ 배급한 삼거리픽쳐스 대표 엄용훈입니다. 2008년 8월에 ‘삼거리픽쳐스’라는 영화 제작사를 설립한 이래, 초저예산 장편 영화 5편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영화 ‘도가니‘, 2012년 ’러브픽션’을 제작하였고, 금번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영화를 제작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그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소설로 출판되어 스테디셀러 작품으로 검증 받은 미국 작가 ‘바바라 오코너’라는 저명한 원작의 영화화 판권을 구매하여, 국내에서 최초로 미국 소설 원작을 영화화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자고 김성호 감독과 함께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의기투합 하면서 개봉까지 달려왔습니다. 이 영화는, 어느 날 사업실패로 아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하루 아침에 살 집도 없어져 버리자 유일하게 남은 낡은 미니 봉고차에서 엄마랑 주인공 지소와 지석이가 지낸 지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차에서 생활하기를 딱 일주일만 있다가 이사 갈 거라는 엄마 말은 더 이상 믿을 수 없었고, 지소가 우연히 발견한 전단지에서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면 사례금으로 500만원을 준다는 것을 보고, 어린 지소는 집을 구하기 위해 ‘개를 훔친다→전단지를 발견한다→개를 데려다 준다→돈을 받는다→행복하게 끝!’이라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계획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어린 아이의 행동은 결국 자신이 개를 훔치는 것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나쁜 행동임을 깨닫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어른들도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집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된다는 휴먼코미디이자 성장드라마입니다. 저는 영화제작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실제로 가족들을 단칸 월세 방에서 3년여 시간 동안 지울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입혔던 아빠로서,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기 불황으로 애쓰는 세상의 모든 아빠의 마음을 생각하며, 이 영화를 통해 가족들이 이해와 공감 그리고 서로가 치유의 시간을 갖기를 희망하면서 정성껏 준비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그런 마음이 담겨 있음을 아는지 이 영화는 대한민국의 걸출한 배우 김혜자씨를 비롯해 최민수 강혜정 이천희 등 출연한 모든 배우·스태프들이나 영화를 보신 수많은 관객들이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영화라고 말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이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지난해 12월 31일 언론 및 시사회 관객의 높은 호평과 큰 응원을 받으면서 많은 기대를 안고 개봉을 하였지만, 개봉 첫 주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개봉관만을 확보하여 출발하였고, 그 다음 주부터는 조조 시간대와 심야 시간대가 주를 이루는 상영시간으로 배정 받음으로서, 아이들이 주인공이고 아이들과 함께 볼 가족영화가 상영관을 찾아서 지역의 경계를 넘어 다녀야 하는(볼 수 있는) 매우 안타까운 상항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결국 언론의 평가와 관객들의 개봉관 확대의 요구가 들불처럼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개봉 2주차가 지난 지금은 전국에 10여개 극장에서만 영화를 볼 수 있으며, 그나마 대기업 극장 체인점은 거의 사라져버린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 대해 극장 측에서는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이 낮아서 관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공정한 룰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자사 계열 배급 영화에 대해서는 영화 예매 오픈시기를 대부분 2주 전에 열어주었지만, 중소배급사 영화의 경우에는 개봉일 1주일도 이내로 임박해서야 열어주었으며, 그 예매 오픈 극장의 수도 지극히 작은 수에 불과했기 때문에, 예매율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으며, 이후 상영관이 조조 및 심야 시간대 중심으로 배정을 함으로서 좌석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 임에도 예매율과 좌석점유율만을 거론하고 개봉관을 줄이는 기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또한 극장은 “관객의 수요가 많으면 스크린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영화산업은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되어 버린 상영관 구조에서,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의 양이 수요를 결정”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애초에 관객의 영화 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영화를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구축된 ‘멀티플렉스’라는 시스템이, 수직계열화된 대기업 배급사의 ‘와이드 릴리즈 방식’과 함께 오히려 영화의 만듦새와 상관없이 힘 없는 영화와 중소 영화사를 사지로 모는 상황으로 악용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시간대가 많이 확보된 영화, 상영관이 많이 확보된 영화가 더 많이 팔리게 되어 있는.. 즉, ‘수요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이 관객에게 어떤 영화를 보여줄지 선택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물론 당연히 영화 자체의 만듦새가 객관적인 기준으로 별로인데 상영관을 많이 확보한다고 해서 잘될 리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영화 산업은 초반에 상영관을 얼마나 확보했는가가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합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예매사이트나 영화관에 가서 예매율이 높거나 상영 횟수가 많은 영화를 보면 “이 영화가 상영관이 많은 걸로 봐서 요즘 잘 나가는가보다. 다들 저걸 보나보네. 그럼 나도 볼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사실 천만이 들었던 영화들 대부분이 대기업 배급사의 것입니다. 예를 들면, ‘최근 천만이 넘은 영화 ‘국제시장’의 투자배급사가 CJ E&M. 그리고 독립영화 신화를 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역시 CJ CGV. ‘명량’도 CJ E&M이 배급한 영화라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라는 어느 언론의 리포터가 설명했던 것과 같습니다. 영화를 만든 사람으로서 자신의 영화에 대한 자부심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관객의 준엄한 평가에 대해서조차 인정하지 못할 정도로 아둔하고 이기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번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개봉에 관해서는 거의 모든 언론 매체나 SNS를 통해 볼 수 있듯이 대기업 상영관의 자사영화 밀어주기 횡포로 인한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상영관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온라인 청원과 개인들이 자비를 들여서 대관 상영을 하는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듯이 영화산업의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바, 대통령님께 간곡히 호소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산업의 불합리한 환경을 개선하여 건강하고 공정한 경쟁관계를 조성해 보자는 공공적 목적으로 몇몇 제작자들이 모여 2013년 6월에 설립하여 ‘소녀괴담’, ‘카트’를 개봉한 대안 배급사 리틀빅픽처스에서 배급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배급사의 대표직을 맡아 무보수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한없는 무기력감과 함께 일한 스태프·배우 그리고 무엇보다도 용기 있는 투자를 해주신 투자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영화산업은 한류 열풍을 견인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입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백지로 시작해서 수백억의 매출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산업으로서, 박근혜 대통령님의 ‘창조경제’ 정책의 취지가 가장 많이 담겨 있는 산업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렇기에 저처럼 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도 영화 제작자로서의 길을 걷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이렇게 엄격한 교육과 기술의 연마를 통해 자격증을 획득하여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창작의 욕구와 의지를 가진다면 종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다만 긴 시간 동안 인내해야 하고,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수년 간의 꿈과 희망이 불과 며칠 만에 사라지는 그 상실감과 무기력함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님께서는 지난해 3월 규제 개혁 점검회의를 개최하셨습니다. 당시 그 자리에 참석한 모 영화감독이 국내 영화시장은 투자부터 제작·배급·상영까지 한 기업에서 이뤄지는 수직계열화로 CJ, 롯데, 메가박스 등 대기업이 전체 시장 대부분을 독식하는 독과점 현상의 문제점이 있다는 것과 이 구조 속에서는 영세한 제작사만 공정한 소득분배에서 제외되는 소득 불균형 문제 등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통령님께서도 “양극화에 시달리는 영화 업체들에게는 (수직계열화 문제가)규제 이상의 엄청난 규제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조치들에 대한 실천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공감과 강력한 의지를 관계부처에 주문하신 바 있으셨으며, 이에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한국의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 문제에 대해 “대기업이 중소 독립 제작사의 시장참여를 박탈하는 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히게 되었습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의해 지난 12월 CJ CGV와 롯데시네마의 자사계열 배급사 차별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55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조치를 했습니다. 당시 저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인 동료들과 이 산업을 이해하는 많은 분들은 이러한 조치에 대하여 대통령님께 큰 감사와 희망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영관의 독과점 행태는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사태는 한국영화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놓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영화계는 지독한 쏠림현상과 대기업 배급사에 줄서기를 해야 영화인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을 중 가장 심각한 양극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사료됩니다. 대통령님, 한국영화산업의 역사는 늘 독과점과의 싸움의 역사였습니다. 과거에는 할리우드 영화의 독과점과의 싸움이었고, 그 다음엔 대기업 중심의 자본 독과점과의 싸움이었고, 이후엔 그것으로 인해 파생된 스크린 독과점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즉 지금의 이러한 독과점은 결국 ‘수직계열화’라는 어마어마한 괴물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영화 수출국인 미국도 수직계열화 문제로 골치를 앓았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파라마운트 법(1948년 미국 대법원은 메이저 영화사 파라마운트가 제작과 배급, 상영을 수직계열화한 것을 두고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에 의해서 규제되었습니다. 지금 세계의 모든 영화시장은 멀티플렉스 시스템으로 인한 스크린 독과점 현상의 폐해를 막기 위해 정부와 산업 스스로가 질서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트위터 뉴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올해부터 브라질의 극장에서는 어떤 영화도 같은 기간 35%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될 수 없다”라는 상영관 수 제한정책과 상당 수의 상영관이 그 제한에 동의 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영화라는 상품은 일반 소비재 상품과 달리, 제작 단계에서부터 작게는 몇백만 원에서 크게는 수백억원이라는 제작비 규모의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배급 상황도 빈부의 큰 격차를 보이며 차이가 보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적용하고 약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이해와 배려가 있다면, 영화 산업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대통령님께 바라옵건데, 한국 영화 산업의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따른 몰아주기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서, 법으로 동일 계열기업 간에 배급과 상영을 엄격히 분리시키고, 상영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합리적으로 세워서 한국영화의 무궁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주십시오. 극장은 배급과 독립적인 구조를 확보하여 영화에 대한 공정한 경쟁을 위한 원칙을 지키고,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정부 기관은 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 합리적인 지원을 하면서, 작지만 좋은 영화에는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와 공정한 룰을 세워 관리하고, 제작사는 이를 바탕으로 정직하게 영화를 제작하여 진정한 문화강대국으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님께서 산적한 국정을 돌보시느라 바쁘신 줄 알고 있습니다만, 잠시 시간을 내주시어 이 추운 겨울 마음 한켠을 따스하게 해 줄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꼭 관람해 주신다면, 대한민국의 문화산업을 더욱 융성케 할 우리 주인공 어린이들과 함께 우리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들고 찾아뵐 수 있기를 학수고대 하겠습니다. 꺼져가는 불씨를 바라보는 저와 그리고 함께 작업한 모든 배우·스태프 그리고 큰 손실로 시름에 젖어 있을 투자자들께 큰 힘이 될 것 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늘 평한 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삼거리픽쳐스 대표 엄용훈 배상
  • 해커스인강닷컴 ‘토익인강 0원’ 이벤트, 출석만 하면 100% 현금 환급!

    해커스인강닷컴 ‘토익인강 0원’ 이벤트, 출석만 하면 100% 현금 환급!

    2014 한국소비자만족지수 인터넷교육(토익) 분야 1위 해커스인강닷컴(www.HackersIngang.com)이 최근 출석 미션 하나만으로 수강료를 100% 환급 받을 수 있는 ‘토익인강 0원’ 이벤트를 오픈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해커스의 ‘토익인강 0원’ 이벤트는 매일 출석체크만 하면 수강료를 100% 현금환급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토익점수 달성, 성적표 제출, 카페 수강후기 작성 등의 미션없이 단순 출석체크를 통해 수험생이 꾸준히 토익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수험생의 목표점수 달성을 최우선으로 했다. 또 ‘토익 집중관리 시스템’으로 데일리 과제와 3회 평가를 무료로 제공해 단기간 고득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이번 이벤트에서 제공하는 해커스인강 토익강의는 ▲스타강사진 ▲베스트셀러 교재 ▲신규 업데이트 등을 통한 최신의 고품질 강의로 1월 토익시험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동영, 한승태 강사 등 2014년 20대 선정 토익/토스 학원 Top 브랜드 1위(대학내일 20대 연구소, 2014.11.21) 해커스 스타강사군단의 노하우를 반영했으며, 1,000만부 베스트셀러 교재(해커스토익 교재 총 22권 누적 출고량 기준, 2005년~2014년 6월)를 활용했다. 또 기초부터 토익 700점대 공부방법 등 단계별 학습법을 습득할 수 있는 해당 강의는 지난 토익시험 분석을 바탕으로 최신강의를 업데이트해 반복되는 핵심 출제경향과 최신경향을 완벽하게 반영할 예정이다. 해커스인강닷컴 전재윤 대표이사는 “수험생의 토익점수 달성과 꾸준한 학습의 응원을 위해 이벤트 환급기준을 과감히 출석체크 하나로만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수험생의 진정한 조력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커스인강닷컴은 ‘토익인강 0원’ 이벤트 외에도 기초영어ㆍ최신기출문제ㆍ취업 등 관련 풍성한 이벤트로 수험생의 1월 토익졸업을 응원한다. 오늘 밤 8시 선착순 500명에게 ‘해커스 토익 스타트 리스닝’ mp3를 무료 제공하고 오후 10시에는 선착순 300명 대상으로 ‘해커스 토익&취업 핵심자료집’을 증정한다. 해커스는 최근 시작된 2월 수강신청을 맞아 수험생의 열기가 뜨겁다. 수강신청 시작 후 곧이어 이미나ㆍ김동영ㆍ박영선 강사의 토익강의 ‘오전 정규종합반 E’, 한승태 강사의 ‘토익 정규 LC’, 김동영 강사의 ‘토익 정규 Part5,6 집중반’ 등이 줄줄이 마감돼 이번 수강신청도 경쟁이 과열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수강신청에서도 단 40분만에 마감된 이미나ㆍ김동영ㆍ박영선 강사의 토익종합반을 시작으로 잇따라 해커스 강의가 마감된 전력이 있다. 당시 박가은ㆍ한승태ㆍ표희정 강사 등이 진행하는 250명 이상의 토익 대형강의들이 연이어 마감되고 기초영어 문법강의 ‘그래머 게이트웨이(Grammar Gateway)’ 등 토플ㆍ아이엘츠ㆍ일반영어 강의까지 빠르게 마감돼, 이번 수강신청도 수험생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더욱이 해커스는 단과 강의 외 상대적으로 마감이 힘든 대규모 종합반 강의까지 고루 마감돼 해커스의 검증된 스타강사진과 고품질 강의에 대한 수험생의 신뢰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마감강의 개수는 매년 늘어나고 첫 마감강의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축돼, 수험생의 선택은 해커스로 더욱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2013년 여름방학 인기강의 234개 마감에 이어 지난 7,8월에는 339개의 강의가 마감됐다. 또 지난 여름방학에는 첫 토익종합반 강의 마감까지 3시간이 걸렸으나 올해 1월에는 단 40분만에 마감됐다. 해커스는 지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발표한 '2014년 20대에게 사랑받는 15개 브랜드-토익/토익스피킹 학원 분야 Top 브랜드'에 선정돼 최신 트랜드에 발빠르게 따라가는 신뢰받는 브랜드임을 보여준 바 있다. 구매경험, 선호도, 재구매 의향/추천의향 등 모든 평가지수에서 1위를 차지해 주목받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해커스인강닷컴, ‘토익인강 0원’ 이벤트 진행…출석만 하면 100% 현금 환급!

    해커스인강닷컴, ‘토익인강 0원’ 이벤트 진행…출석만 하면 100% 현금 환급!

    2014 한국소비자만족지수 인터넷교육(토익) 분야 1위 해커스인강닷컴(www.HackersIngang.com)이 최근 출석 미션 하나만으로 수강료를 100% 환급 받을 수 있는 ‘토익인강 0원’이벤트를 오픈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해커스의 ‘토익인강 0원’ 이벤트는 매일 출석체크만 하면 수강료를 100% 현금환급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토익점수 달성, 성적표 제출, 카페 수강후기 작성 등의 미션없이 단순 출석체크를 통해 수험생이 꾸준히 토익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수험생의 목표점수 달성을 최우선으로 했다. 또 ‘토익 집중관리 시스템’으로 데일리 과제와 3회 평가를 무료로 제공해 단기간 고득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이번 이벤트에서 제공하는 해커스인강 토익강의는 ▲스타강사진 ▲베스트셀러 교재 ▲신규 업데이트 등을 통한 최신의 고품질 강의로 1월 토익시험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동영, 한승태 강사 등 2014년 20대 선정 토익/토스 학원 Top 브랜드 1위(대학내일 20대 연구소, 2014.11.21) 해커스 스타강사군단의 노하우를 반영했으며, 1,000만부 베스트셀러 교재(해커스토익 교재 총 22권 누적 출고량 기준, 2005년~2014년 6월)를 활용했다. 또 기초부터 토익 700점대 공부방법 등 단계별 학습법을 습득할 수 있는 해당 강의는 지난 토익시험 분석을 바탕으로 최신강의를 업데이트해 반복되는 핵심 출제경향과 최신경향을 완벽하게 반영할 예정이다. 해커스인강닷컴 전재윤 대표이사는 “수험생의 토익점수 달성과 꾸준한 학습의 응원을 위해 이벤트 환급기준을 과감히 출석체크 하나로만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수험생의 진정한 조력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커스인강닷컴은 ‘토익인강 0원’ 이벤트 외에도 기초영어ㆍ최신기출문제 등 관련 풍성한 이벤트로 수험생의 1월 토익졸업을 응원한다. 오늘 밤 9시 선착순 300명에게 ‘토익 핵심 200제’ 무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밤 8시 선착순 500명에게는 ‘해커스 토익 스타트 리스닝’ mp3를 무료 제공한다. 또 오후 10시에는 선착순 300명 대상으로 ‘해커스 토익&취업 핵심자료집’을 증정한다. 해커스는 최근 시작된 2월 수강신청을 맞아 수험생의 열기가 뜨겁다. 수강신청 시작 후 곧이어 이미나ㆍ김동영ㆍ박영선 강사의 토익강의 ‘오전 정규종합반 E’, 한승태 강사의 ‘토익 정규 LC’, 김동영 강사의 ‘토익 정규 Part5,6 집중반’ 등이 줄줄이 마감돼 이번 수강신청도 경쟁이 과열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수강신청에서도 단 40분만에 마감된 이미나ㆍ김동영ㆍ박영선 강사의 토익종합반을 시작으로 잇따라 해커스 강의가 마감된 전력이 있다. 당시 박가은ㆍ한승태ㆍ표희정 강사 등이 진행하는 250명 이상의 토익 대형강의들이 연이어 마감되고 기초영어 문법강의 ‘그래머 게이트웨이(Grammar Gateway)’ 등 토플ㆍ아이엘츠ㆍ일반영어 강의까지 빠르게 마감돼, 이번 수강신청도 수험생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더욱이 해커스는 단과 강의 외 상대적으로 마감이 힘든 대규모 종합반 강의까지 고루 마감돼 해커스의 검증된 스타강사진과 고품질 강의에 대한 수험생의 신뢰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마감강의 개수는 매년 늘어나고 첫 마감강의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축돼, 수험생의 선택은 해커스로 더욱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2013년 여름방학 인기강의 234개 마감에 이어 지난 7,8월에는 339개의 강의가 마감됐다. 또 지난 여름방학에는 첫 토익종합반 강의 마감까지 3시간이 걸렸으나 올해 1월에는 단 40분만에 마감됐다. 해커스는 지난 달 21일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발표한 '2014년 20대에게 사랑받는 15개 브랜드-토익/토익스피킹 학원 분야 Top 브랜드'에 선정돼 최신 트랜드에 발빠르게 따라가는 신뢰받는 브랜드임을 보여준 바 있다. 구매경험, 선호도, 재구매 의향/추천의향 등 모든 평가지수에서 1위를 차지해 주목받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국내여행 | 제주를 사랑하는 6가지 방법

    국내여행 | 제주를 사랑하는 6가지 방법

    여행만 하기엔 제주는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그러나 사람과 살을 부대끼며 사는 일이 제주라고 다를까. 그곳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제주의 삶은 더욱 살뜰한 낭만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래서 들었다. 도심을 떠나 제주를 찾아왔거나, 제주를 사랑해 제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거나, 제주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1 소곤소곤, 제주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드는 밤 숙소가 ‘스토리’를 갖게 되면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제주에 4개의 숙소를 오픈한 ‘토리TORi’가 그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전국에는 수많은 프로방스풍 펜션이 있어요. 방 안에 들어서면 이곳이 여수인지 강릉인지 제주인지 알 수가 없죠.” 토리코티지 이창길 대표가 ‘공간의 스토리와 지역의 인포메이션’을 담은 토리를 기획하게 된 이유다. 토리는 제주에 총 4개의 숙소를 운영 중이다. 현재 제주에는 토리 게스트하우스, 토리코티지X카레클린트, 토리코티지X크리스토프 초이, 토리코티지X브라운핸즈 등이 있다. “브라운핸즈의 입구에는 현무암 돌무더기가 있어요. 사실 치울 수 있는 것이지만 과거 집 주인의 흔적이기 때문에 그 스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 남겨 뒀습니다.” 오픈을 준비 중인 토리코티지X어네이티브, 토리코티지X하시시박도 마찬가지다. 특히 하시시박의 경우, 이 대표가 제주에서 좋아하는 풍경인 농경지를 방 안에 가득 담을 수 있게끔 구도와 프레임에 신경을 썼다. 시간에 따라 풍경이 흘러가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고. 사실 이런 작업이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외지인들이 귤창고를 개조할 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육지것들이 와서 이상한 짓을 한다’고 술렁거렸다. 주민들의 이런 반응이 서운한 것은 아니다. “제주가 외부인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2~3년 정도로 짧아요. 처음엔 당연히 부딪힐 수밖에요.”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좋은 관계의 시작이란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공사가 끝나고 여행자들이 찾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오히려 이 대표가 우려하는 것은 문화적인 고자세를 갖는 이주민들이다. 도시의 삶에서 얻은 생활방식을 제주에 와서도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새것, 헌것을 나누는 것보다 오래 돼도 감정이 흐르는 곳이어야 해요.” 이런 토리의 철학이 바로 토리가 제주와 관계를 맺는 방법이었다. 토리 수백년 된 제주 옛집, 낡은 귤창고 등을 각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개조해 새로운 공간으로 빚어냈다. 옛 공간에 담긴 이야기가 밥 냄새처럼 솔솔 퍼지는 숙소다. 토리는 서귀포시 법환동에 토리 게스트하우스를, 제주시 애월읍에 토리코티지X카레클린트와 토리코티지X브라운핸즈를, 서귀포시 남원읍에 토리코티지X크리스토프 초이를 운영 중이다. www.staybrand-tori.com 2 우리, 내외하지 말아요 예술 작품을 호텔 객실에 전시하고 감상한다고? 전시 공간 중 이만큼 독특한 곳이 있을까. 제주시 관덕로에 자리한 비아아트센터는 원도심에 자리한 숙박업체 6곳과 함께 지난 11월7일부터 9일까지 올해 처음으로 ‘제주아트페어’를 열었다. 제주 작가들과 제주로 이주해 온 작가들 총 15개 팀이 참여해 침대 위, 탁자 위에 작품을 올려놓았다. 왜 전시장이 숙박업체가 된 걸까. 그 발자취는 비아아트센터를 품고 있는 43년 역사의 대동호텔에서 시작된다. 대동호텔 주인장의 딸인 비아아트센터 박은희 대표와 그와 오래 알고 지냈던 비아아트센터 이장희 대표는 3년 전부터 전시장인 비아아트갤러리와 편집숍인 비아오브제를 운영하고 있다. 과거 서울에서 기획자로 활동하던 이 대표는 제주의 편안함에 반해 눌러앉게 됐다고. 그런데 제주에 내려와 보니 아직 미술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더란다. “제주엔 제주 토박이 작가들도 많고, 지금은 이주해 오는 작가들도 많아졌어요. 하지만 시장이 없으니 서로 만날 기회도 적고 소통도 이뤄지지 않았죠.” 내외하는 이들이 안타까웠던 두 대표가 팔을 걷어붙이게 된 것이다. 이장희 대표가 찾아낸 제주에서 잘 사는 법은 ‘좋은 이웃을 만나려고 하지 말고 좋은 이웃이 되라’는 것이었다. “제주는 부조문화(남을 거들어 도와주는 문화)가 발달해 공유하길 좋아하죠. 무언가를 나누는 것은 이들에겐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다. 시끌벅적했던 원도심이 신도심에 밀려 조용해져 갈 때, 먼저 나서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고 한 것은. 과거 샛물골 여관길이라 불릴 정도로 여관이 많았던 관덕로. 대동호텔을 허브로 옐로우 게스트하우스, 동성장, 더포레스트 게스트하우스, 유성장, 이꼬이 & 스테이 등 숙박업소가 모여 지난 11월7일부터 9일까지 ‘제주 섬과 썸타는 삶’이란 뜻의 ‘섬 썸 삶’ 아트페어를 열었다. 아트페어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예술문화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고. 비아아트센터 갤러리와 편집숍을 운영하며 제주 미술 시장을 활성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매달 한 번씩 아트센터 앞에서 플리마켓도 연다. 제주시 관덕로 15길 6 대동호텔 1F www.artnobject.com 064-702-7022 3 발차기하는 화북동 기록자들 “발차기 대회에서 엄청 많이 뛰었어요.” 화북초등학교에서 열린 화북동 체육대회. 주변 마을들이 팀을 이뤄 운동회를 하며 단합하는 날이다. 제주도에 본격적으로 내려온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문화공간 양’의 김범진 관장과 김연주 기획자는 수십년을 제주에서 살아온 마을 주민들과 함께 운동장 한가운데에 있었다. 올해까지 두 번째 출전이다. “제주에 내려오는 사람들이 복잡한 도시를 피해 온 사람들이다 보니 마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우린 함께 어우러지고 싶어요.” 그래서 이들의 문화공간 이름도 ‘양’이 됐다. 보통 사람을 부를 때 쓰는 ‘여기요’가 제주말로 ‘양’이라는 것. 예술로 말을 건넨다는 의미다. 지난 6월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지원을 받아 김 관장의 외할머니가 사셨던 집에 문을 열게 된 문화공간 양은 화북동의 역사를 기록하는 공간이다. “화북동은 과거 포구가 있었고 유배지역이기도 해서 문화와 예술이 발달했던 곳입니다. 제주 어느 곳보다 정신적인 무형의 콘텐츠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기록하기로 했죠.” 말하자면 이들은 다양한 예술의 방법을 이용해 화북동을 기록하고 있는 셈. 관광객을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 마을단위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에 집중했다. 화북동에 대한 이들의 접근은 참 섬세하다. ‘섣부른 콘텐츠를 만들어 화북동 마을 사람들을 대상화하거나 재단하면 안 된다’는 것. 타자의 눈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문화다. 마을을 굽어보는 나무 주변에 타일 벽화를 만든 것은 문화공간 양의 대표적인 활동. 지금까지 64명의 마을사람들이 참여해 한 칸씩 채워 가고 있다. 오래된 제주 전통 가옥의 구조를 그대로 살려 전시장도 만들었다. 화북동 아이들이 모여 그림을 배우는 아카데미도 열고 토론회나 세미나도 연다. “먼저 손을 내미는 적극적인 문화공간이 되고 싶어요.” 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열정이라면 충분하지 않을까. 문화공간 양 무엇보다도 화북동이라는 마을에 집중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어떤 공동체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했다. 제주시 화북이동 3486-1 www.culturespaceyang.com 064-755-2018 4 지친 날개를 여기서 쉬게 하렴 제주를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생각보다 제주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여행자와 주민 사이의 사람들, 체류자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한때 유명 교육 기업의 임원이었던 서영석 대표가 대기업의 사회공헌사업에 회의를 느끼고 시작하게 된 것이 건강한 이주문화를 위한 셰어하우스 ‘제주愛 비빌언덕’이다. 1년 전부터 비빌언덕을 기획해 5개월째 운영 중이다. 동글동글한 꽃 전등이 달린 작은 가정집, 소박하지만 고단한 체류자에게는 더없이 안락한 공간이 된다. “제주에 내려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지금은 마치 제주라는 상품을 구매하고 그것에 나를 맞추는 식이죠. 직접 제주에 내려와 내가 제주와 맞는지 살아 보면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한번 훑고 지나가는 여행자의 시선으로 이주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말. 사실 제주는 이주자만큼이나 이주에 실패해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 작은 소도시인 제주에서 자영업을 하지 않는 이상 직업을 구하는 것부터가 어렵다고. 비빌언덕의 꿈은 소박하다. 체류자들이 서로의 시행착오를 교류하고, 더 좋은 방향을 찾아가는 등대가 되는 것이다. “제주의 좋은 도민으로 정착하는 것이 우리의 꿈이죠.” 셰어하우스 제주愛 비빌언덕 리셋앤리플레이는 사회공헌,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가치 지향적 프로젝트를 모색하고 있다. ‘제주愛 비빌언덕’은 리셋앤리플레이의 제주센터로, 제주의 꿈을 공유하고 당신의 꿈을 응원하는 공간이다. 서귀포시 신시가지 새서귀포고등학교 인근 010-7650-5367 5 제주의 맛이 여기에, 반짝반짝 착한가게 “제주의 특색이 담겨 있는, 제주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판매합니다.” 제주 장전리 해안가에 자리한 ‘카페 하루하나’는 매달 한 번씩 카페 앞마당에서 ‘반짝반짝 착한가게’를 연다. 제주에서 바람만큼 흔한 것이 외지인의 플리마켓이라지만 반짝반짝 착한가게는 조금 다르다. 농약을 치지 않고 생산한 유기농 귤, 항생제를 넣지 않은 유정란, 심지어는 직접 양봉한 꿀을 판매하는 판매자가 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것들이 마켓을 빼곡히 채웠고, 판매자들은 반 이상이 원주민들이다. 카페 하루하나를 운영하는 임휘 대표, 김꽃 프로듀서는 플리마켓을 열면서 “이 동네에서 왜 장을 열어야 하는지”를 고민했단다. 플리마켓은 제주에서 유행처럼 번져 가고 있지만 하나같이 비슷한 분위기에, 비슷한 상품이 대부분이었던 것. 제주만의 색을 찾기도, 제주 판매자를 찾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참가비를 받지 않는 대신 판매자를 직접 선정해 ‘반짝반짝 착한가게’만의 특색을 만들어 나갔다. 원주민들의 참여도 늘려 갔다. 물론 방문객도 늘었다. 제주의 먹거리를 판매하고, 어떻게 키우고 만들어진 것인지 직접 설명해 주니 멀리 서울에서도 주문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들이 플리마켓을 열며 마을과 어우러지는 데는 진짜 문을 여는 용기도 필요했다. 플리마켓이 마을에 불편을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마켓을 열기 전,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인사를 나누고 마켓의 의의를 설명했단다. 플리마켓이 낯설었던 마을 사람들, 지금은 달라졌다. 플리마켓을 찾아온 차로 도로가 복잡해지는 마켓 당일에는 마을 경찰이 교통정리를 해 줄 정도다. “착한 선의가 이어지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김꽃 프로듀서는 소박한 무채색의 앞치마에 손을 툭툭 털어내며 “마을에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고요” 하고 미소지었다. 카페 하루하나 진짜 제주의 마켓이 궁금하다면 찾아가자.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마켓을 잠시 쉬기도 한다. 곧 가족단위 장기여행자들을 위한 숙소 ‘더 노스텔지아’도 오픈할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장전로 155 Blossom@haruhana.me 6 제주 도민의 발, 카셰어링 서비스 쏘카 제주의 버스 노선은 한정돼 있고, 도시만큼 운행편도 많지 않다. 여행자들도 답답하지만 더 답답한 것은 제주 도민들일 터. 한 가정마다 차 한 대는 기본, 식구수가 많다면 두 대도 빠듯하다. 2011년 제주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한 김지만 대표는 만성적인 제주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카셰어링’에 집중했다. 최소 30분을 시작으로 10분 단위로 차를 공유하는 것. 하루 단위로 차를 빌려야 하는 렌터카보다 비용면에서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생활에 차가 필요한 제주 도민들에게 효율적이기도 했다. 30분~3시간 내외의 짧은 용무에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기 제주 대학에서 운영했던 쏘카 1대는 하루 이용자가 4명에서 7명이 나올 정도였다고. 그래서인지 제주에서 쏘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여행자들보다 주민들이 많다. 제주도 여행 성수기인 7~8월을 제외하면 제주 도민과 여행자 이용 비율이 7대3 정도다. 때문에 공항보다 공항 바깥 지역에서 이용자들을 기다리는 쏘카가 더 많다. 현재 제주공항 쏘카존에 약 50대가, 바깥에 120대가 운영 중이다. 기본적으로 여행객보다 제주 도민들을 위한 서비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제주에 뿌리를 둔 직원들을 고용하고, 제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는 등 제주에 녹아들기 위해 무던히 노력도 기울였다. 차량 종류도 경차부터 중형차, SUV를 비롯해 미니쿠퍼, 피아트500 등 다양하게 구비해 다양한 목적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성장은 더뎠지만 이런 노력으로 점점 인지도가 높아지고 이용자들도 늘어나면서 지금은 제주를 넘어 서울, 주요 광역시에서도 쏘카 서비스를 만나 볼 수 있게 됐다. 전국에서 총 1,400대가 달리고 있다고. ▶쏘카이용법 ❶쏘카 홈페이지(www.socar.kr)에서 운전면허와 결제카드를 등록해 회원 가입을 한다. ❷쏘카가 필요한 날,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 콜센터를 통해 지역과 차량을 예약한다. ❸예약한 쏘카존을 찾아가 예약된 차량을 확인한다. ❹쏘카 회원카드를 차량 앞유리에 있는 단말기에 접촉하거나, 모바일 앱을 작동시켜 차량 문을 열 수 있다. ❺반납 시간에 맞춰 지정된 장소에 주차할 것. 편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출발한 지역이 아닌, 다른 반납존을 이용할 수 있다. ❻차량 이용 비용은 가입할 때 등록한 결제카드로 청구된다. 쏘카 www.socar.kr 1661-3315 무게는 가볍고 성능은 묵직한 후지필름 X-T1 이번 제주 취재에서는 후지필름의 전문가급 렌즈교환식 카메라 X-T1을 서브 카메라로 사용했다. 무게가 450g이라 휴대하기에 좋고, 잡지용 사진촬영에 부족함이 없다는 강력 추천이 있었기 때문. 줄곧 비바람이 몰아쳤던 취재 당시의 악조건에서 생활방수를 지원하는 XF18-135m 렌즈의 장점은 빛을 발했다. 글 차민경 기자 사진 천소현 기자, 차민경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예술을 입은 홍콩

    해외여행 | 예술을 입은 홍콩

    홍콩에서는 천천히 걸어야 한다. 길을 걷다 수없이 마주치는 갤러리, 낡은 건물에서 만난 아티스트의 모습, 우연히 발견한 전시회. 어느 것 하나 놓쳐서는 안 된다. 그것이 홍콩 여행에서 예술을 발견하는 방법이다. ●Site 아티스트를 만나러 가는 길 홍콩은 여전했다. 어딜 그리 바삐 가는 것인지 횡단보도를 뛰듯이 건너는 사람들의 보폭에 맞추자니 마음이 급해진다. 버스도 택시도 복잡하고 좁은 골목길을 아슬아슬하게 질주했고 심지어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도 빨랐다. 어쩌면 내가 처음 홍콩을 만났을 때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도시 곳곳에서 느껴지는 힘찬 활기 때문이었던 것이 아닐까 자문자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여유롭고 싶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번잡한 도심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지하철로 몇 정거장만 이동했을 뿐인데 여기 이곳, 확실히 조용하다. 낡은 건물 자키 클럽 아트센터JCCAC·Jockey Club Creative Arts Centre에 들어서자 마음은 더욱 차분해졌다. 몇몇 방문객들만이 작은 광장을 조심스레 살펴보고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977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과거 인쇄소와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이 모여 있던 공장이었다. 1990년대 관련 산업들이 쇠퇴하면서 공장 소유자들이 중국으로 대거 이동했고 2001년 5월 이후부터 건물은 텅 빈 채 낙후되어 갔다. 그 후 2008년 홍콩 정부에 의해 예술 창작 센터 JCCAC가 문을 열었다. 낡은 공장이, 넓은 스펙트럼의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ㅁ’자 형태의 건물을 따라 찬찬히 1층을 둘러보니 이곳은 예술가들의 숨어 있는 아틀리에다. 가죽 공예부터 한 땀 한 땀 뜨개질로 스카프를 만드는 작가의 숍,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갤러리, 사진 스튜디오, 설치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공간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문을 열고 있었다. “Welcome to my atelier!내 작업실에 온 걸 환영해요!” 고개를 푹 숙이고 작업에 열중하는 그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했건만 내 시선이 좀 뜨거웠나 보다. 좀 구경해도 되겠냐고 조심스레 묻자 어두운 작업실의 불을 환하게 켜 준다. 아주 작은 나무와 집, 가로등과 같은 것들이 그의 섬세한 손끝에서 탄생했다. 그는 작은 금속을 두드리고 컷팅해서 만든 펜던트를 보여 주며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생각해 보니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이 세상에 하나뿐인 것들이었다. 한적한 곳을 찾아 잠시 들른 것뿐인데 유일무이한 작품들이 탄생하는 과정을 만나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이곳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길, 그래서 텅 비어 있거나 문을 굳게 닫은 아틀리에들이 생기를 되찾길 간절히 바랐다. JCCAC 30 Pak tin street, Shek kip mei, Hong Kong 프론트데스크 10:00~19:30, 입주한 아틀리에마다 상이 852-2353-1311 www.jccac.org.hk ●Street 예술의 힘이란 마음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 “페더빌딩Pedder Building이 어디에 있죠?” 지도상 페더빌딩은 센트럴역 D1 출구 가까이 위치해 있었는데 한참을 헤맸다. 같은 길을 몇 번이나 뱅글뱅글 돌았는지 모르겠다. 어떤 이는 나를 쇼핑몰로 안내했고 또 어떤 이는 페더빌딩이라며 정체 모를 회사 빌딩을 가리켰다. 가만히 있어도 후끈 달아 오르는 열기에 땀이 날 정도로 더웠던 빌딩 숲 사이에서 주저앉아 인상을 찌푸리던 찰나, 페더 스트리트Pedder St.에서 기다란 직사각형의 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리 더운 날씨에도 페더빌딩을 찾아 헤맸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한마디로 족하다. 세계에서 주목하는 갤러리들이 빌딩 하나에 모여 있으니까. 가고시안Gagosian, 사이먼 리Simon Lee, 하너트Hanart T Z 갤러리 등 현재 총 6개의 갤러리가 페더빌딩에 층층이 자리해 있다. 2009년, 영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서양 현대 미술의 트렌드를 보여 주는 벤 브라운 파인 아트Ben Brown Fine Arts 갤러리가 아시아 마켓으로의 영역 확장 차원에서 홍콩 페더빌딩에 입주했고 반대로 홍콩에서 중국을 비롯해 동양의 현대 미술을 알리는 펄렘PearlLam 갤러리도 매력 넘치는 작품들로 빌딩을 채웠다. 북적이지 않는 갤러리는 참으로 반가웠다. 그곳에서 나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하게 산책을 하면서 오로지 작품 감상에 몰두할 수 있었다. 건물을 나오니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더들 스트리트Duddell St.에 있는 스타벅스 콘셉트 스토어에 들러 아이스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나오던 길에 르 캐드리Le Cadre 가구 갤러리가 눈에 들어왔다. 굳게 잠긴 문 앞에서 벨을 누르고 신원을 밝히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1982년 가구를 비롯해 도자기, 인테리어 소품을 전시한 갤러리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대로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갤러리는 유럽의 고풍스러운 가구와 동양의 담백한 소품들로 예술과 인테리어의 간단명료함을 추구한다고. 돌아보니 이곳을 찾는 고객과 디자이너, 그 밖의 모든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독려하는 공간으로서 사진과 벽화, 조명까지도 세심하게 챙겼음이 갤러리 구석구석에서 느껴졌다. 갤러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느낌과 철학이 어찌나 강한지 그들은 오히려 알려지는 것이 별로 반갑지 않다고 했다. 갤러리 홈페이지를 폐쇄한 이유도, 사진 촬영을 딱 두 장으로 제한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르 캐드리 갤러리의 스타일을 모방한 갤러리들이 끊임없이 생겨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내린 선택이었다고. 약속대로 사진은 딱 두 장만 찍었고 멋진 공간을 친절하게 설명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 밖에 소호의 크고 작은 갤러리들도 돌아봤다. 타이청 베이커리의 에그 타르트를 손에 쥐고 할리우드 로드Hollywood Road 서쪽으로 뚜벅뚜벅 걸었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갤러리도 가 보고, 주얼리를 전시하는 aME 갤러리도 들렀다. 그 길의 끝에는 홍콩의 신인 예술가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 PMQ도 있었다. 발이 퉁퉁 붓도록 걸었지만 예쁘고 아름다운 예술품들을 마주하면 마냥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니 인간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동물이라는 말은 옳은가 보다. Pedder Building 12 Pedder St., Central, Hong Kong 입점 갤러리 | 가고시안Gagosian, 펄렘Pearl Lam, 사이먼 리Simon Lee, 하너트Hanart T Z, 리만 머핀Lehmann Maupin, 벤 브라운 파인 아트Ben Brown Fine Arts ●Exhibition 우리가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 전시회에서 작가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다. 예술작품들을 쇼핑몰 곳곳에 전시한 K11 아트 쇼핑몰에서 그 행운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날은 설치미술, 공예, 제품,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3명의 한국 아티스트들이 쇼핑몰 지하 1층 갤러리에서 <Design Feisty: 거침없이 한국 디자인>전을 선보이는 첫날이었다. 오프닝 행사가 한창이던 복잡한 전시장에서 두 명의 작가를 만났다. 의미는 완전히 다르지만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공통된 점이 있다면 모든 작품이 그들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바느질로 총과 칼, 방패의 형태를 만든 허보리 작가의 작품은 ‘허세무기’. 자세히 보면 그 조각보는 색색의 넥타이들로 이어져 있다. 정장을 입은 남편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녀. 마치 정장이라는 전투복을 입고 넥타이라는 무기로 장전한 모습이 수렵시대에 사냥을 나서는 남성들처럼 느껴졌다고. 그녀의 작품에는 명품 넥타이들의 상표가 유난히 눈에 띈다. 사람을 상대하며 비즈니스 경제 활동을 하는 현시대에 상표에 의해 자신감을 얻을 수도, 쉽게 무너질 수도 있는 남성들의 양면을 표현했다. 실용적 이유로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기력한 무기가 바로 넥타이라는 것이다. 둥글고 하얀 백자 도자기 위에 그래피티 아트 느낌의 자유분방한 그림과 함께 메시지가 적혀 있다. ‘I pray for you’. 작은 꽃이 꽂혀 있는 단아한 모습의 화병에는 ‘LOVE’라는 단어가 수줍어 보인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작품일까 살짝 궁금증을 가져 봤지만, 아니다. 강준영 작가의 작품에는 그의 과거가 반영되어 있다. 학창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면서 고향, 집에 대한 그리움을 늘 마음 한 켠에 간직하고 있었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반대로 외국 생활을 그리워했다고. 그리고 그 그리움을 도자기를 캔버스 삼아 그려내기 시작했다. 더불어 그의 작품에 기도와 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게 된 것은 바로 가족 때문이었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할머니와 아버지,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깊은 우울감에 빠졌던 그는 작품에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이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랑의 형태는 굉장히 다양한데 저는 그 사랑의 출발점이 바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가족을 위해 기도를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하는 것도 매우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했고 그것을 작품에 반영한 것이죠. 세상의 모든 이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저의 바람을 담았습니다.” 두 작가는 일상에서 얻은 작은 생각들과 심도 있는 깨달음을 작품으로 표현했고 많은 이들이 그에 공감하길 바랐다. 어쩌면 하나의 예술 작품이 세상을 평화롭게, 풍요롭게 만드는 커다란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한동안 전시장을 떠날 수 없었다. 그것이 바로 많은 이들이 예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K11 18 Hanoi Rd., Tsim Sha Tsui 10:00~22:00 852-3118-8070 www.k11concepts.com/en ●Interview 홍콩익스프레스 앤드류 코웬Andrew Cowen 부사장 완벽한 도시에 예술을 입혀 미각을 깨우는 다양한 음식과 지갑을 열게 만드는 수많은 쇼핑몰, 섹시한 클럽과 감동적인 야경. 아기자기한 골목과 유럽풍의 거리가 조화를 이루는 해변가 스탠리Stanley와 아이들의 천국 디즈니랜드. 여행지로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홍콩은 미술애호가들의 눈도 충족시켜 줄 만한 예술적 면모까지 갖췄다. 홍콩의 로컬 항공사 홍콩익스프레스도 이러한 멀티 컬처를 지지하고 응원한다. 홍콩익스프레스 앤드류 코웬Andrew Cowen 부사장을 만나 항공사가 예술 산업에 일조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홍콩의 갤러리들을 주말마다 방문하거나 전시회를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홍콩섬 엘리 웨이Alley Way라는 작은 골목길이나 스타의 거리와 같은 곳에서 감상하는 스트리트 아트를 더 선호한다. 스트리트 아트가 그에게 특별한 것은 우연히 만난 화가들,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팔고 있는 아가씨, 오래된 도자기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때로 홍콩 현지 느낌이 물씬 묻어 있는 작품들을 얻을 수 있는데 영국에서 온 그로서는 길에서 만나는 모든 작품들이 신선하고 인상적이라고. 그는 예술과 여행이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이 여행을 통해 지금껏 경험하지 않은 색다른 컬러와 디자인,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Design Feisty: 거침없이 한국 디자인>전을 지원하는 것은 항공사가 단순히 한국과 홍콩을 잇는 물리적인 역할을 넘어 예술가들의 작품에 좀더 도움이 될 만한 기회를 마련해 주는 작은 격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양국의 문화 교류와 관계를 독려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로컬 항공사로서 예술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와 이벤트를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여행지로서 다양한 매력을 가진 홍콩이지만 모든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는 없죠. 예를 들어 쇼핑에 관심이 없는 남자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도시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다양한 문화와 이벤트를 통해 더 많은 여행객을 유치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것 또한 항공사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이 들어서 있고 동양과 서양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지리적 위치가 아니더라도 홍콩에서는 예술 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다. 소더비와 크리스티를 비롯한 외국 경매회사들과 갤러리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고 미술품 거래에도 면세 혜택을 주고 있으며 해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크고 작은 예술 축제들을 이렇게 십시일반으로 응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홍콩익스프레스 www.hkexpress.com 홍콩 디자인센터 한국사무소(파이카) 070-8128-9735 ▶travel info Hong Kong Airline 홍콩익스프레스는 홍콩의 유일한 LCC 항공사로 인천-홍콩 노선을 매일 2회 운항하고 있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정기편은 07:25UO618과 12:55UO619가 있으며 귀국편은 04:20UO615, 21:50UO614에 홍콩을 출발하는 스케줄이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 지난 8월부터는 부산-홍콩 노선이 주 6회(월·화·수·목·토·일요일) 새롭게 추가됐다.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Art Place 아시아 소사이어티Asia Society 아시아 소사이어티는 뉴욕에 기반을 둔 비영리교육기관으로 홍콩센터에서는 미국과 아시아의 경제·정치·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위한 공연과 전시, 각종 세미나 등이 열리고 있다. 과거 영국군의 탄약고였던 건물의 모습이 구석구석 남아 있어 전시가 열리지 않아도 조용히 산책하며 둘러보기에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9 Justice Dr., Admiralty, Hong Kong 09:00~21:00(연중무휴) 852-2103-9511 www.asiasociety.org aME Gallery 홍콩섬 소호에 위치한 주얼리 갤러리로 세계 각국의 보석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aME’는 라틴어로 사랑과 영혼을 뜻하는데 정교하고 섬세한 보석과 인간의 감정을 조화롭게 만든다는 큐레이터의 이야기가 잘 들어맞는다. 재료는 금속부터 유리, 원석, 금 등 다양하며 때때로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다. 상설 전시 중인 액세서리는 구입도 가능하다. 12/F Tin On Shing Commercial Bd., 41-43 Graham St., Central, Hong Kong 화~토요일 12:00~19:00 852-3564-8066 www.ame-gallery.com PMQ 지난 8월 오픈한 PMQ의 역사는 훨씬 깊다. 1889년 최초의 공립학교 센트럴스쿨이었던 이 건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된 후 경찰들의 숙소로 모습을 바꿨다. 그러나 2000년부터 사용이 중지되었다가 얼마 전 홍콩의 젊은 아티스트들을 위한 공간으로 또 다른 변화를 이뤘다. 110여 개의 부티크숍, 갤러리, 디자인 스토어와 아틀리에까지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No. 35 Aberdeen St., Central, Hong Kong 07:00~23:00 852-2870-2335 www.pmq.org.hk Design Feisty: 거침없이 한국 디자인 한국의 공예적 특성이 묻어나면서도 개성 있는 디자이너 13명이 홍콩에 모였다. ‘In Art We Live’를 슬로건으로 쇼핑몰 곳곳을 미술과 디자인으로 장식하고 있는 아트 쇼핑몰 K11의 창립 5주년을 맞아 <Design Feisty: 거침없이 한국 디자인>전을 준비한 것. 설치미술, 공예, 제품, 그래픽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생각이 자유로운 좋은 물건’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홍콩 디자인센터 한국사무소에서 처음으로 홍콩에서의 한국 작품을 전시 기획한 것으로 한국 디자인을 보다 널리 알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K11 아트 쇼핑몰 지하1층 갤러리 홍콩디자인센터 한국사무소 070-8128-9735 전시기간 2014년 10월12일까지, 10:00~22: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도쿄에 한국·일본 교류하는 아지트 만들고 싶어요”

    “도쿄에 한국·일본 교류하는 아지트 만들고 싶어요”

    “한국과 일본이 교류하는 아지트를 만들고 싶어요.” 일본 유일의 한국서적 전문 출판사 ‘쿠온’의 김승복(45) 대표가 도쿄에 한국서적 전문 북카페 ‘책거리’(가칭)개점을 추진한다. 단순히 한국 서적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일 양국 예술인들과 팬들이 모이는 사랑방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현재 도쿄에는 대학이나 도서관 등을 주로 상대하는 ‘고려서림’을 제외하면 대중적인 한국서적 전문점이 전무하다. 40년간 고서점가인 진보초를 지켜온 ‘삼중당’이 있었지만 경영난으로 지난 3월 문을 닫고 지바현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대표는 내년 7월쯤 진보초에 북카페를 열어 작가와의 대화나 한국인 아티스트의 작품 전시, 한국문학을 좋아하는 일본 독자 초청 감상회 등을 연다는 계획이다. 2007년 출판사 설립 이후 한국문학 알리기에 앞장서온 쿠온이 2011년부터 내놓은 ‘새로운 한국문학 시리즈’는 한국문학이 범접하기 어려웠던 일본 출판 시장에 ‘문학 한류’의 싹을 틔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지난달 황인숙 시인의 장편소설 ‘도둑괭이 공주’가 11번째로 번역출간됐다. 한국에서는 1년에 약 1000권의 일본 문학이 소개되는데 비해, 일본에서 번역·출판되는 한국문학은 약 20권에 불과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군분투다. 문학뿐 아니라 ‘쿠온 인문·사회 시리즈’, ‘한·일작가 콜라보 시리즈’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김 대표는 또 2011년 ‘K-BOOK 진흥회’를 결성해 ‘일본어로 읽고 싶은 한국 책 50선’을 3번째로 펴냈다. 그는 “거창한 사명감 때문이 아니라 한국의 좋은 작품을 일본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겸손해했다. 지난 23일에는 도쿄 다이칸야마에 있는 대형서점 ‘쓰타야’에서 한국문학번역원과 다이칸야마 쓰타야 공동 주최로 ‘한·일 작가의 밤’을 열기도 했다. 은희경과 히라노 게이치로가 ‘문학은 왜 흥미로울까’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한국 작품을 즐기는 독자층은 5000명이 목표일 정도로 한정적이다. 때문에 앞으로 지속적인 활동으로 저변을 넓혀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에서 여러 도움을 받아 꾸려왔지만 더욱 많은 응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1교시 시험 앞두고 뇌경색 쓰러져 수능 포기

    매서운 ‘수능 한파’가 불어닥친 13일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시험장을 나오는 응시생들은 대체로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울상을 짓는 응시생도 있었지만 오전 시험장을 들어설 당시 긴장했던 모습은 사라진 분위기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에서 시험을 본 유동윤(18·진선여고3)양은 “시험이 끝나서 속은 후련하지만 국어가 생각보다 어려워 걱정이 많다”며 “일단 친구들과 함께 저녁밥을 먹고 곧장 집에 돌아가 푹 자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시험장에서 나온 최유림(18·덕성여고3)양은 “이제 다이어트를 시작해 대학 입학 전까지 10㎏을 빼겠다”고 다짐했다. 학부모들은 오전부터 수험생 자녀들을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김문선(45·여·서울 동작구)씨는 “아침밥으로 평소 좋아하던 두부조림을 해 줬는데 마음 편하게 잘 보고 오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압구정고 정문 앞에 서 있던 이미순(42·여)씨는 “우리 딸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면서 “학창 시절을 마무리하면서 사회로 나가는 첫걸음을 떼는 만큼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도 밑으로 내려가는 등 한파가 찾아왔지만 올해도 응시생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입실 마감 시간을 코앞에 두고 시험장을 착각하거나 경찰 순찰차 등의 도움으로 간신히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경기에서는 남자 수험생이 시험장을 착각해 여자 수험생 시험장에 찾아가 수능을 치르기도 했다. 한 남자 수험생은 원래 서울 강동구 광문고로 갔어야 했지만 오전 8시쯤 경기 광명시 광문고에 들어선 뒤에야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입실 시간(오전 8시 10분)을 고려했을 때 광명에서 강동구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결국 경기도교육청은 이 학생이 경기 광문고에 따로 마련된 시험장에서 홀로 수능을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기 수원시 화홍고에서는 한 수험생이 1교시 시험을 앞두고 뇌경색으로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일도 있었다. 이 응시생은 다행히 상태가 호전됐으나 안타깝게도 수능시험을 포기했다. 부천에서는 한 여학생이 집에서 넘어져 다치는 바람에 하마터면 수능시험을 치르지 못할 뻔했다. 다친 몸으로 고사장에 입실했으나 보건교사가 부모 동의를 구한 뒤 인근 병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서울 은평구 은평고에선 80대 수험생이 등장해 나이를 무색하게 했다. ‘백발 수험생’ 조희옥(81·여) 할머니는 아줌마부대 30여명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향했다. 이번 수능의 최고령 응시자다. 조 할머니는 “나도 수능을 치르게 되다니 꿈만 같다. 정말 고맙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앞서 서울 종로구 경복고 정문 앞에서 오전 5시부터 나와 응원전을 준비하던 강희범(17·환일고2)군은 “수능시험일 2주 전부터 고1, 2 학생들이 응원 연습을 할 만큼 수능 응원전은 학교에서 20여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이라며 “선배들의 합격 수기를 읽으면 학교 후배들의 응원으로 긴장을 풀 수 있었다고 한 만큼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종합·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2015 수능]한파 녹이는 응원열기 후끈…수능시험 현장 영상 스케치

    [2015 수능]한파 녹이는 응원열기 후끈…수능시험 현장 영상 스케치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의 각 수험장 앞은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선생님과 학부모, 후배들로 북적댔다. 당일 기온은 영하 2.4도까지 떨어지며 8년 만에 수능 한파가 찾아왔지만 선배들을 응원하는 후배들의 뜨거운 열기는 막을 수 없었다. 응원단들은 꽹과리와 확성기를 동원, “수능 대박”, “현역 대입 재수 없다!“ 등 각종 응원 문구들을 흔들며 수험생들의 기를 북돋았다. 제자들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무사히 시험을 치르기 바라는 선생님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입실 완료 시간인 8시 10분이 임박해오자 ‘수능 지각생’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경찰을 비롯 모범운전자 등 자원봉사자들은 ‘호송 대원’을 자청하며 수험생들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수능 시험에 지장이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 올해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216개 시험장에서 치러지며 시험은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까지 8시간 20분 동안 실시된다.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1만여 명 감소한 64만 600여 명이다.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장기하와 얼굴들, 전국투어 서울공연 성황리 개최 ‘티켓 전쟁’ 앙코르요청 쇄도

    장기하와 얼굴들, 전국투어 서울공연 성황리 개최 ‘티켓 전쟁’ 앙코르요청 쇄도

    록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매진을 기록하며 정규 3집 앨범 발매를 기념해 진행 중인 전국투어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달 23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마포구 롯데카드 아트센터 아트홀에서 ‘장기하와 얼굴들 정규3집 사람의 마음 발매 기념 전국투어’를 진행했다. 서울 공연은 총 8회에 걸쳐 열렸으며, 이 중 10월 25일부터 열린 6회 공연이 모두 매진되며 장기하와 얼굴들의 강력한 티켓 파워를 증명했다. 특히 장기하와 얼굴들 소속사 측에 따르면 공연 기간 중 현장에는 티켓을 구하지 못해 아쉽게 발걸음을 돌린 팬들이 있었을 정도로 티켓 예매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연을 관람하지 못한 팬들을 중심으로 앙코르 공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국투어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3년 4개월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진행되는 공연이다. 이는 3집 앨범 수록곡을 장기하와 얼굴들의 생생한 밴드 사운드 라이브로 들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뿐만 아니라 앞서 발표돼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장기하와 얼굴들의 히트곡 ‘우리 지금 만나’, ‘티비를 봤네’, ‘달이 차오른다, 가자’, ‘풍문으로 들었소’, ‘싸구려 커피’ 등등 주옥같은 곡들을 들을 수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서울 공연에 이어 오는 12월 6일까지 대구, 대전, 전주, 부산을 순회하며 ‘장기하와 얼굴들 정규3집 ’사람의 마음‘ 발매 기념 전국투어’의 열기를 이어간다. 이번 주 토요일인 11월 8일에는 대구 경북대학교 대강당, 11월 16일 대전 우송예술회관, 11월 22일 전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공연을 연다. 마지막으로 12월 6일 부산 센텀시티 소향씨어터 롯데카드홀을 끝으로 전국투어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대구, 대전, 전주, 부산 지역에서 열리는 ‘장기하와 얼굴들 정규3집 <사람의 마음> 발매 기념 전국투어’ 공연 티켓은 현재 온라인 티켓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서 예매 할 수 있다. 이번 장기하와 얼굴들 공연은 일반 관객들 뿐 아니라 동료 연예인들도 찾아가는 명공연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27일 공연에는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출연진인 에네스, 장위안, 줄리안, 타일러가, 지난 1일에는 알베르토가 각각 공연장을 찾아 장기하와 얼굴들을 응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편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 10월 15일 3집 앨범 ‘사람의 마음’과 동명인 타이틀곡 ‘사람의 마음’을 발표했다. 이 곡은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든 사람을 위로하는 내용의 가사로 ‘국민 퇴근송’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두루두루amc 제공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끝내준 임창우

    끝내준 임창우

    36년 만에 결승에서 만난 형제들의 우열을 가리는 데는 120분이 걸렸다. 남과 북 모두 의미가 다른 눈물을 그라운드에 쏟았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최고의 이벤트라 할 수 있는 남자축구 결승이 열린 2일 인천문학경기장. 하늘은 종일 찌뿌둥했고 비도 오락가락했지만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관중석 절반이 차는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4만 7120명이 ‘축구 이상의 축구’를 온몸으로 느꼈다. 한국대표팀의 공식 서포터 ‘붉은악마’와 한반도 응원단이 맞은편에 자리잡고 응원전을 벌였고 ‘8천만 겨레의 염원’, ‘원 코리아! 통일 슛 골인!’ 등의 현수막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1978년 방콕대회 결승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건 뒤 36년 만의 만남은 세월의 흐름을 무시하는 듯,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더 극적이고 짜릿한 승부로 귀결됐다. 잔인한 승부의 신은 연장 후반 추가시간이 시작되자마자 한국의 편에 섰다. 김승대가 차올린 코너킥이 수비수 머리를 맞고 뒤로 흐르자 이용재가 골문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북한의 리용직이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던 공을 손으로 쳐낸 데 이어 서현욱이 가까스로 골라인 바깥으로 차냈다. 주심이 핸드볼 반칙을 선언할지 아니면 어드밴티지를 인정할지 망설이는 순간에 임창우가 문전에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 그물을 갈랐다. 윤정수 북한 감독은 페널티킥을 선언했어야 한다고 부심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눈물을 쏟고 있는 선수들을 다독여 일으켜 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광종 대표팀 감독이 연장 후반 3분에야 김신욱을 투입한 게 적중했다. 리명국이 김신욱을 지나치게 의식해 뛰쳐나온 것이 패착이 됐다. 120분 내내 명승부가 펼쳐졌다. 한국은 전반 9분 박광룡의 코너킥에 이은 서현욱의 헤딩이 골문을 향해 위기를 맞았다. 17분에는 리혁철의 헤딩슛이 골문을 향했지만 조별리그와 토너먼트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승규가 잡아냈다. 대표팀은 전반 40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김승대가 오른쪽에서 올린 빠른 코너킥을 이종호가 몸을 틀며 머리에 맞힌 공이 골문을 향했지만 이번에는 5경기를 2실점으로 버틴 리명국이 걷어냈다. 북한으로선 후반 27분 코너킥 때 박광룡이 문전으로 뛰어들며 머리에 맞춘 것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온 게 뼈아팠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현장 블로그] 세월호 피로감?… 캠퍼스 간담회 ‘썰렁’

    [현장 블로그] 세월호 피로감?… 캠퍼스 간담회 ‘썰렁’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홍문관 앞.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김정해(단원고 안주현군 어머니)씨와 이지선(단원고 김도언양 어머니)씨가 캠퍼스를 방문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마련한 홍익대 학생들은 캠퍼스를 무심하게 걸어가는 학우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세월호 유족분들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안타깝게도 간담회를 찾은 학생은 수십 명 정도였습니다. 서늘해진 날씨 속에 야외에서 진행된 탓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이후 20개 대학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은 줄곧 100여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참사 직후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던 대학가의 열기를 떠올리면서 ‘피로감’이 확산된 것은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유족들은 “처음 2~3개월은 외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 응원이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청년들이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유족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두 어머니는 아이들을 언급할 때마다 애써 눈물을 참았습니다. 주현군 어머니는 “우리를 감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농성장 주변 커피숍도 쉽게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도언양 어머니는 “사고 발생 후 지금까지도 도언이 방의 불을 끄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어느덧 학생들도 눈물을 훔쳤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유족들이 보상을 바란다는 이야기가 사실인가’, ‘대리기사 폭행 사건과 일반인 유족과의 갈등이 부각돼 상황을 잘 모르겠다’는 등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두 어머니는 “학생들이 진실을 알기 위해 좀 더 노력해 줬으면 좋겠고, 말과 행동으로 이 세상을 바꿔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16일이면 참사 발생 6개월입니다. 누군가는 유족들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말하지만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여야가 특별법 제정에 합의했지만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오세진 사회부 기자 5sjin@seoul.co.kr
  • [열린세상] 광화문의 추억/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광화문의 추억/김정현 소설가

    광화문 언저리,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종문화회관에서 남대문에 이르는 가도 인근과 맺은 인연이 어느덧 40년이 되어간다. 사람을 만나고, 차를 마시고, 밥을 먹고, 술잔을 나누며 정을 쌓은 대부분이 그곳이었다. 지척에는 인사동과 무교동이 있고, 조금 더 걸음을 옮기면 북창동, 남대문시장, 명동도 있다. 개발 바람 탓에 피맛골을 비롯한 옛 정취가 많이 사라지니 그 서운함을 삼청동과 서촌, 북촌이 대신 달래준다. 집이나 직장과 같은 특별한 근거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광화문 일대는 무시로 걸음하는 곳이다. 책 몇 권을 사는 걸음으로, 전시장을 둘러보러, 공연을 관람하러. 어린 시절에는 아빠 엄마의 손을 잡고, 청년이 되어서는 연인의 팔짱을 끼고, 장년이 되어서는 벗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노년이 되어서는 추억을 가슴에 품고서.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꼭 광화문 언저리가 아니어도 이제 볼거리, 살거리, 먹거리 정도는 전국 어디에서나 넘쳐난다. 추억도 제각각 태어나고 자란 곳이 다르니 굳이 걸음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그럼에도 한 번쯤 그 언저리를 거닐어보지 않은 이는 거의 없고, 이문세의 노래 <광화문연가>라도 읊조릴 때면 마치 자신의 추억인 양 아련한 그리움에 젖는다. 그렇다. 광화문은 그런 곳이다. 이 나라의 중심이자 이 나라 모든 사람의 마음 바탕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두 번의 발걸음에도 그처럼 아련한 추억을 만들어 간직할 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광화문 일대를 지나자면 추억이 쌓일 수 없는 갑갑함이 어깨를 짓누른다. 하루가 빤하지 않게 길거리 양옆에 늘어서 장벽을 만드는 경찰버스. 새롭게 마련된 광장마다 빼곡히 늘어선 천막들. 몇 년째, 혹은 몇 달째 인도(人道)를 점령해 밤낮으로 드러눕기까지 하는 사람들…. 하긴 4·19혁명, 6·10항쟁, 심지어는 5·16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변혁을 이룬 분수령의 중심도 광화문이었다. 그러니 저마다 억울함과 분노를 품은 이들이라면 모두 광화문으로 모여들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광화문 언저리에 아련한 추억을 품어 다시 찾는 이들은 아무런 억울함도 분노도 없었을까. 아닐 것이다. 모두 저마다 품은 분노가 있고, 변혁의 분수령을 이룰 때는 함께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추억의 거리로 되돌려 아이의 손을 잡고 서점을 찾거나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을 것이다. 에둘러 말하자니 숨이 막혀 안 되겠다. 이제 그만 광화문 일대를 평화의 일상으로 돌려놓았으면 한다. 그곳은 대한민국의 심장이고 우리의 마음 바탕이다. 우리에게 분노가 아니라 평화가 가득해야 하지 않겠는가. 평화는 분노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제와 양보로 이루어가는 것이니 최소한 마음 바탕에서 분노를 일상화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언제나 소란한 가운데에서는 분노도 힘을 잃는다. 아무리 절절한 분노도 일상이 되어서는 폭발력을 잃는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에 한번 모이는 결집이 세상을 바꾸지 않았던가. 서울시청 앞 자동차 광장이 초록빛 광장으로 뒤바뀔 때 참으로 흐뭇했다. 2002년 월드컵 응원 열기가 초록광장을 붉게 물들일 때는 눈물까지 찔끔거렸다. 그래도 가장 보기 좋은 것은 그저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초록 광장 위를 제멋대로 뛰어노는 모습이었다. 소란하지 않은 그 평화로운 일상이야말로 모든 이들이 바라는 궁극의 꿈이 아닐 텐가. 언제부턴가 그 광장도 또 소음과 난장의 일상화로 바뀌고 있다. 무대가 설치되는가 하면 천막이 처지고, 스케이트장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장터가 되기도 한다. 이유야 매번 그럴 듯하고 그로 인해 이익을 보는 이들도 있으리라. 그러나 날마다 펼쳤다 접었다, 깔았다 거두는 그 비용은 모두 세금이 아니던가. 사람들을 들썩거리게 하면 그것을 주최하는 이의 지명도를 높이기는 한다. 그렇지만 이벤트의 진화는 광속이니 여간해서는 따라잡기 어려울 테고 결국은 돈을 퍼붓지 않으면 무리수가 되기 십상이다. 시청 앞 잔디광장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서울광장 아래 청계천변에서는 연인과 가족들이 산책하고, 광화문광장에서는 청년들이 제각각 놀이를 하는, 변하지 않는 오래된 모습이 추억으로 쌓였으면 한다.
  • [여기는 미추홀] 현장은 아직 예열중

    국제종합대회를 취재하는 기자들은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모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지난 17일 밤 인천시 남구 구월동에 있는 미디어빌리지 근처의 식당에 들어서니 손님들의 눈길이 쏟아진다. 기자 일행이 목에 두른 AD카드 때문이다. 그런데 눈길이 왠지 뜨악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판국에’ 하는 속마음이 그대로 읽힌다. 인천시와 중앙정부가 너무 오랫동안 재정 지원 비율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며 갈등을 빚었고 인천시 재정이 거덜난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최근에는 세월호의 아픔이 여전히 가시지 않았는데 무슨 스포츠 축제냐는 식의 곱지 않은 시선까지 얹어졌다. 지난 18일 북한과 파키스탄의 남자축구 경기를 취재하려고 찾은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축구장. 붉은색 옷을 차려 입은 응원단 50여명이 ‘한반도는 하나다’ 구호와 함께 열렬한 손뼉 응원을 보냈지만 공식 집계된 관중 수는 246명에 그쳤다. 일부 시민은 경기가 끝난 뒤 버스에 오른 북녘 선수들을 향해 연신 환호와 박수를 보냈지만 서쪽 하늘을 물들인 일몰만큼이나 쓸쓸한 구석이 많았다. 물론 한국 선수의 메달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남북 대결이 뜨거워지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대회 초반 열기를 지펴야 하는 취재진으로선 힘이 쑥 빠지는 일이다. 19일 아침 미디어빌리지에서 송도컨벤시아의 메인프레스센터(MPC)까지 이동하는 셔틀버스에서 보니 차량 2부제가 유명무실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날 쉬어야 하는 짝수 번호판 차량들이 승용차와 트럭 가릴 것 없이 거리에 넘쳐났다. 동사무소 등에서 원칙 없이 예외를 인정해주는 바람에 성공 개최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겠다고 마음먹은 이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시민들이다. 한 자원봉사자는 기자가 잃어버린 컴퓨터 마우스를 찾기 위해 새벽부터 동분서주했고 MPC 근처에는 밤을 새우고도 웃는 얼굴로 각국 취재진을 맞는 자원봉사자가 많다. 셔틀버스 기사는 오르내리는 모든 취재진에게 굿모닝을 외쳐댔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시작됐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골!……골! 골!… 후반 막바지에 웃었다

    골!……골! 골!… 후반 막바지에 웃었다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소속으로 유일하게 ‘이광종호’에 승선한 임창우(22·대전)가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임창우는 1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전반 26분 헤딩 결승골을 뽑아 3-0 완승을 이끌었다. 승점 3을 챙긴 한국은 앞서 라오스를 역시 3-0으로 제친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 1위가 됐다. 대표팀은 오는 17일 오후 8시 경기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차전을 펼치는데 조 1, 2위를 가리는 대결이 될 전망이다. 4만 9000여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에는 유료 관중 2만 7414명 등 3만 3000명이 입장,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는 등 사전 경기치곤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대표팀은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말레이시아를 맞아 ‘고공 폭격기’ 김신욱(울산)을 중심으로 윤일록(FC서울), 안용우(전남), 김승대(포항) 등이 연신 골문을 두들겼지만 소리만 요란했다. 측면 수비수 임창우는 안용우가 오른쪽에서 찬 코너킥이 골대 가까이로 날아들자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내며 가볍게 머리로 받아 반대편 골망을 흔들었다. 대표팀은 계속해 말레이시아 문전에 맹공을 퍼부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다 후반 막바지 연속 골을 터뜨려 낙승했다. 김신욱은 후반 32분 페널티지역에서 김승대와 일대일 패스를 주고받아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뒤 왼발로 슈팅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3분 뒤에는 김승대가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수비수 둘을 따돌린 뒤 오른쪽 골대를 맞히고 그물을 출렁여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7세 이하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유망주로 꼽혔던 임창우는 2011시즌을 앞두고 K리그 클래식 명문 울산에 입단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국가대표 이용에 늘 밀려 4시즌 동안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한 경기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 구단이 영입 의사를 비치자 그는 꾸준한 출전을 위해 용단을 내렸다. 올해는 22경기를 뛰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하며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한편 대회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위 여자축구 대표팀은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A조 1차전에서 태국(29위)을 5-0으로 물리쳤다. 앞서 50위 인도는 113위 몰디브를 15-0으로 격파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8시 같은 경기장에서 인도와 2차전을 벌인다. 한국은 전반 11분 정설빈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은 뒤 유영아(이상 현대제철)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박희영(스포츠토토)이 차넣어 2-0으로 달아났다. 후반 14분에는 유영아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세 번째 골을 터뜨렸고 35분에는 전가을(현대제철)이 한 골을 추가했다. 최유리(울산과학대)는 후반 추가시간에 교체 투입돼 다섯 번째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레이디스코드 ‘아임파인땡큐’ 1위에 “동정” 논란 우태운 사과 “경솔했다”

    레이디스코드 ‘아임파인땡큐’ 1위에 “동정” 논란 우태운 사과 “경솔했다”

    ‘레이디스코드’ 그룹 스피드 멤버 우태운이 레이디스코드 멤버의 죽음을 두고 일고 있는 추모 열기에 동정 발언을 하며 뭇매를 맞고 있다. 그룹 블락비 지코의 형이자 스피드 멤버 우태운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동정은 동정에서 끝을 내야 하는 거지. 감정에 북받쳐 실현되는 말도 안 되는 현상들. 그게 정말 그들을 위한 것일까. 화가 난다”라며 “관심이란 건 존재할 때 가져야 더 아름다운 건데 왜 이제야. 제발 좀 편히 보냈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특정인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지난 3일 빗길 교통사고를 당한 레이디스코드에 대한 추모 열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사고로 사망한 은비의 생전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레이디스코드의 ‘아임파인땡큐’의 음원을 구입했고 주요사이트 음원 1위를 만들어줬다. 우태운은 이 같은 열기를 동정으로 해석한 듯하다. 우태운은 파장이 일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5일에는 자신의 SNS에 “같은 동료로서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대한 표현 방법이 잘못되었던 점 죄송합니다”라며 “진심으로 빠른 쾌유를 기도하고 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사과글을 올렸다. 레이디스코드는 지난 3일 새벽 1시 30분쯤 대구 일정 소화 후 서울로 이동하던 중 차량 뒷바퀴가 빠지며 영동고속도로 수원 IC 지점 인근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고은비가 숨졌으며, 교통사고 당시 머리를 크게 다친 권리세는 수원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10시간 넘는 대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중 혈압이 떨어져 중단, 현재 권리세는 사경을 헤매고 있다. 우태운 사과에 네티즌들은 “우태운 사과, 발언 경솔했다”, “우태운 사과, 동정이 아니라 응원”, “우태운 사과, 황당해”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레이디스코드 ‘아임파인땡큐’ 1위에 “동정” 논란 우태운 사과 “표현 방법이 잘못됐었다”

    레이디스코드 ‘아임파인땡큐’ 1위에 “동정” 논란 우태운 사과 “표현 방법이 잘못됐었다”

    ‘레이디스코드’ 레이디스코드 멤버의 죽음을 두고 일고 있는 추모 열기에 그룹 스피드 멤버 우태운이 “동정은 동정에서 끝을 내야 한다”고 발언해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고 결국 사과했다. 그룹 블락비 지코의 형이자 스피드 멤버 우태운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동정은 동정에서 끝을 내야 하는 거지. 감정에 북받쳐 실현되는 말도 안 되는 현상들. 그게 정말 그들을 위한 것일까. 화가 난다”라며 “관심이란 건 존재할 때 가져야 더 아름다운 건데 왜 이제야. 제발 좀 편히 보냈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특정인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지난 3일 빗길 교통사고를 당한 레이디스코드에 대한 추모 열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사고로 사망한 은비의 생전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레이디스코드의 ‘아임파인땡큐’의 음원을 구입했고 주요사이트 음원 1위를 만들어줬다. 우태운은 이 같은 열기를 동정으로 해석한 듯하다. 우태운은 파장이 일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5일에는 자신의 SNS에 “같은 동료로서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대한 표현 방법이 잘못되었던 점 죄송합니다”라며 “진심으로 빠른 쾌유를 기도하고 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사과글을 올렸다. 레이디스코드는 지난 3일 새벽 1시 30분쯤 대구 일정 소화 후 서울로 이동하던 중 차량 뒷바퀴가 빠지며 영동고속도로 수원 IC 지점 인근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고은비가 숨졌으며, 교통사고 당시 머리를 크게 다친 권리세는 수원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10시간 넘는 대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중 혈압이 떨어져 중단, 현재 권리세는 사경을 헤매고 있다. 우태운 사과에 네티즌들은 “우태운 사과, 동정으로 치부해버리면 안된다”, “우태운 사과, 평소에 관심을 가져달란 말이지만 네티즌들의 응원을 매도해버리면 안된다”, “우태운 사과, 사과해야 할 발언이었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마당] 젊은 뮤지션들을 응원합니다/이애경 작가·작곡가

    [문화마당] 젊은 뮤지션들을 응원합니다/이애경 작가·작곡가

    많은 인디뮤지션들의 꿈은 언더그라운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수익을 높이고 지명도를 올리는 것도 목적이겠지만 보다 안정적으로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얼마 전 홍대의 한 카페에서 열린 라이브공연에 다녀왔다. 과거에는 공연을 목적으로 지어진 라이브클럽에서 록, 펑크 밴드 등 뮤지션들이 공연을 했었지만 지금은 카페에서 조그만 무대를 만들어놓고 공연을 하는 곳들도 많아졌다. 라이브 클럽의 메카라고 불리는 홍대에만 150개 이상 되는 카페와 라이브 클럽들이 인디뮤지션들에게 무대를 빌려준다. 라이브 클럽의 기획 공연일 경우 지명도 있는 인디뮤지션들은 일정액의 보수를 받고 연주를 하지만 카페와 뮤지션이 함께 기획해 공연할 때에는 음료 한 잔이 포함된 금액인 5000원에서 1만~2만원 정도의 입장료를 받고 수익을 나누는 형식으로 공연을 열기도 한다. 아예 신인이거나 라이브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는 오픈 마이크 형태로 공연한다. 오픈 마이크란 카페가 신인 뮤지션들에게 마이크를 쓸 수 있는 공간을 오픈해 주고 사전에 신청, 공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실내가 아닌 일반 보행자나 대중들을 대상으로 버스킹을 하는 뮤지션들도 많다. 전국에만 약 1000개 팀이 있다고 하는데 서울 홍대를 중심으로 청계천, 한강변, 선유도공원, 광안리 등 사람이 모여 있는 곳곳에서 마이크와 앰프를 놓고 음악을 연주한다. 이들 뮤지션들은 음악을 하기 위해 다른 일을 한다. 기타나 드럼, 피아노를 치는 뮤지션이라면 학생들에게 악기 레슨을 해서 수입을 얻는다. 다른 뮤지션들의 음반 녹음에 세션으로 요청을 받으면 수입이 생기지만 그것도 알음알음 품앗이 개념이기 때문에 얼마 되지 않는다. 한 뮤지션이 두세 팀의 멤버로 활동을 하며 수입을 벌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예 음악과 상관없는 일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최소한의 경비를 들여 음원을 발표해도 음악의 존재조차 알리지 못한다. 음원 수입이 한 달에 몇 백원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젊은 뮤지션들을 발굴, 지원하는 데 힘을 쏟고 있고 최근 한 포털사이트에서 ‘뮤지션 리그’라는 플랫폼을 통해 인디뮤지션들이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오픈 공간을 만들어 호응을 얻고는 있지만 여전히 젊은 창작인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인식이나 제도적 장치는 부족하다. 자생하고 있는 인디뮤지션들의 음악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신선한 음악들이 대중의 귀에까지 전달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양질의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방법들이 더 많이 고민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중들은 대규모 물량공세로 마케팅에 성공한 음악들만 접하게 되는 편식이 계속되게 된다. 버스킹의 대명사인 십센치나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에 대중들이 목말라 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은 히트곡은 있을지 몰라도 대중가요는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음악이 부족하다. 1980, 90년대 음악이 계속해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지금의 젊은 뮤지션들처럼 열정을 가진 음악인들이 존재했고, 그들이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연예인이 되고 싶어 가수를 하고, 대중들의 기호에 맞춰 기획되고 만들어진 음악이 아니라서 말이다.
  • [인천아시안게임 D-30] “스포츠는 정치 아냐… 北제안 폭 넓게 봐야”

    [인천아시안게임 D-30] “스포츠는 정치 아냐… 北제안 폭 넓게 봐야”

    9월 인천아시안게임의 북한 선수단·응원단 참가가 예정된 가운데 남북 간 체육교류 역사의 산증인인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을 만났다. 장 이사장은 1989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 체육회담과 1990~1991년 국제경기대회 단일팀 참가를 위한 남북 체육회담 대표단이자 수석대표로 참여했다.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체육회담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말해 달라. -과거에는 서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하고 서로 듣지 않고 같은 말만 되풀이했지만, 나는 회담의 성격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일단 북측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북한이 제안한 단가 ‘아리랑’을 수용하는 등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였다. 이런 성실감에 북한이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서로 오해도 있었겠다. -베이징아시안게임 이후 남북한 축구대회를 열기로 했다. 합의가 끝나고 발표를 하기로 했는데, 그 내용이 사전에 우리 언론에 ‘경평축구가 열린다’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보도가 났다. 당에서 북쪽 임원들에게 “일제시대 때 있었던 게 경평축구인데 왜 일제강점기를 재연하느냐”고 혼을 냈다는 거다. 그래서 북측 임원들을 달래고,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당시 김우중 대우건설 회장의 집무실을 빌려서 몰래 만나 축구대회 협의를 했다. →남북이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을 텐데. -포르투갈에서 교민들이 환영 만찬을 마련했는데, 북한 선수단이 안 가려고 했다. 포르투갈에 북한 사람은 대사관 직원뿐인데, 우리는 이미 교민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했으니 이를 본 북한 선수들의 기가 죽었기 때문이다. 선수끼리는 서로 생활상을 묻는데, 이미 프로에 진출한 우리 선수는 북한 당 간부들보다 월급이 많기도 했다. 북한 선수들이 보기에는 남한 선수들이 부럽고 위축도 됐을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는 다양성을 보장받는 사회이고 북한은 획일적이고 당의 이념 아래 간섭을 받는 사회다. 우리가 저들보다 여유가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닌가. 언론은 북측 비용을 우리가 부담하는 것을 비판하기도 하는데, 북한이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해서 그것을 비꼬듯이 바라보지는 말아 달라. 남북한 대화의 창을 열자는 궁극적인 목적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 그들의 ‘꼼수’가 뭔지 그런 데 관심을 갖기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하자. 정부 지도자들이 북한을 폭넓은 자세로 대해 주기를 바란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광복 69년, 남북 화해의 손 맞잡자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광복절 69주년 경축사를 통해 남북 간 화해를 위한 몇 가지 협력사업을 북측에 제의했다. 남북으로 연결된 하천과 산림을 공동 관리하는 사업과 내년 광복 70년을 맞아 남북 공동의 문화사업을 개최하는 방안,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민생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사업 등이다. 오는 10월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해줄 것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사업을 더욱 확대하자는 제의도 덧붙였다. 지난 3월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천명한 한반도 통일 구상에 담긴 3대 제안, 즉 ‘인도적 문제 우선적 해결’과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과 관련한 구체적 실천 방안의 성격을 담고 있다. 이를 두고 어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남북관계 단절을 해결할 대담한 제안이 필요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5·24 대북제재 전격 해제와 같은 과감한 대북 조치를 염두에 둔 평가로 보인다. 실제로 어제 박 대통령의 제의는 그간 남북관계와 관련해 굵직한 대북 제의를 내놨던 과거 광복절 경축사에 견줘볼 때 상대적으로 울림이 적은 듯 비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올 초 남북 이산가족상봉 이후 대화가 단절된 뒤로 전개돼 온 남북 간 신경전을 감안한다면 어제 제의는 함의가 적지 않다고 본다. 무엇보다 드레스덴 구상을 흡수통일론으로 간주하며 반발해 온 북한을 설득하고, 새로운 남북 대화의 계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포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통일부가 남북 고위급 접촉을 북측에 제의해 놓은 상태라는 점에서 북측의 호응 여부에 따라 남북 관계가 실질적인 변화의 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이미 우리 정부는 최근 인도적 차원의 민간 대북지원과 사회문화 교류를 잇달아 승인하며 5·24조치의 빗장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북측이 화환을 보내겠다고 밝힌 데 대해 통일부가 이를 수령할 야권 인사 3명의 방북을 승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북의 정파적 접근에 개의치 않고 남북관계 진전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봐야 할 것이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재개된다면 어제 제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남북 간 화해·협력이 추진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북한의 호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다음달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낼 채비를 갖춰가면서도 한편으론 쉼 없이 미사일 시위를 벌이는, 낮은 수준의 화전 양면전술만으론 자신들이 원하는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요원하다. 자신들이 해제를 요구하는 5·24조치만 해도 스스로 이를 해제할 명분을 찾아 제시하는 게 보다 현명한 접근이 될 것이다.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를 헤쳐갈 유일한 항로는 남북 화해뿐이다. 소모적 대치로 서로의 외교적 입지를 좁히는 뺄셈외교가 아니라 남북 간 협력 확대로 동북아 정세를 주도하는 덧셈외교가 요구된다. 경제만 놓고 따져도 북한 당국은 러시아와의 제한적 협력 확대만으론 글로벌 제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속히 깨달아야 한다. 내년 분단 70년을 맞는다 해서 서로의 대화 노력 없이 절로 한반도 해빙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지금이 남북관계 개선의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을 갖고 북한 당국은 지금 박근혜 정부가 내민 손을 맞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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