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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단 산업·의료 접목… ‘국제 의료관광 메카’ 돛 올린 울산 남구

    첨단 산업·의료 접목… ‘국제 의료관광 메카’ 돛 올린 울산 남구

    근로자, 감독관, 바이어, 산업시찰단, 관광객 등 한 해 수십만 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산업도시 울산.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둔 울산 남구가 산업과 의료를 접목한 ‘울산표 의료관광산업’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2015년 517억 달러(약 55조 9032억원)에서 2022년 143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세계 의료관광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발 빠른 대응이다. 울산 남구는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단계로 나눠 ‘의료관광 경쟁력 강화사업’을 벌인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1차연도에는 울산 의료관광 프로그램 마련, 해외 유치 네트워크 구축, 해외 유치활동 전개 등 기초작업을 벌였다. 이어 올해 2차연도에는 해외 유치 활동 확대, 경상권 통합 홍보, 해외 의료관광 유치기업 확보 등을 진행한다. 내년 3차연도에는 울산(산업체험·기업연수·건강검진), 대구(첨단의료·한방), 부산(메디뷰티·크루즈·웰니스) 웰니스관광 벨트화와 지역별 특화프로그램 및 통합홍보 등을 추진한다.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의료관광 시장 규모는 2015년 517억 달러에서 2022년에는 1438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른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국가 및 지자체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외국인 환자가 지역에 머물며 쓰는 숙박, 식사, 관광 등의 비용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6년 광역단체별 외국인 환자 진료수입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8606억 5200만원 가운데 울산은 19억 3200만원으로 집계돼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광역단체 중 15위에 그쳤다. 남구가 산업과 의료를 접목한 의료관광에 나선 이유다. 사실상 지난해 첫발을 내디딘 남구는 외적으로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힘을 모으고 내적으로 의료관광 관련 산업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몽골과 중국 중심으로 진행했던 사업설명회 및 초청 팸투어를 올해부터는 러시아 등으로 대거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구는 지난해 12월 ‘울산 산업 및 의료관광 협의회’ 발대식을 했다. 협의회에는 울산대병원, 울산병원, 중앙병원, CK치과병원 등 14개 병원과 울산중소기업협회, 울산관광협회,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지사 등 총 30개 병원·기관·단체가 참여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외국인 기업연수 유치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양성 ▲진료지원을 위한 통역인력 양성 ▲의료관광 안내센터 운영 ▲홍보영상 등 산업 및 의료관광 기반 조성과 국제의료관광 컨벤션 개최 ▲타깃시장 공략 및 홍보 설명회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 초기 가장 큰 성과는 몽골 의료관광객 유치를 꼽을 수 있다. 남구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9월부터 몽골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마케팅을 추진한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전세기를 이용한 100여명의 몽골 의료관광객이 울산을 찾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9월 13명이던 ‘몽한의사협회’ 몽골 회원 수도 현재 4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남구가 몽골 의사협회, 의료기관, 관광협회 등을 대상으로 현지 설명회와 관계자 팸투어를 지속적으로 진행한 노력의 결과다.실제로 남구는 지난해 9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의료관광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몽골 여행사, 기업체, 의료기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울산 팸투어를 개최했다. 울산을 방문한 몽골 관계자들은 지역의 병원과 현대자동차, SK에너지 등을 돌아본 뒤 적극적인 의료사업 및 관광 교류 의사를 표시했다. 남구는 중국 의료관광객 유치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중국의 여행사, 의료관광 에이전시, 의료기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울산 팸투어를 진행했다. 이런 노력은 환자 유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남구는 올해부터 의료관광 마케팅 전문관을 채용해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로 의료관광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울산 지역의 첨단 의료시설 및 인프라가 방문 외국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울산을 방문한 ‘몽골 사립병원협회 시찰단’(종합병원 원장 등 8명)은 울산대병원 등을 둘러보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울산대병원과 남구 삼산동의 산부인과, 성형외과 병·의원을 돌아본 시찰단은 의료관광을 통한 불임시술 의료관광 등 의료서비스의 가능성 여부를 점검했다. 시찰단 관계자는 “울산은 훌륭한 의료시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환자뿐 아니라 의사들을 파견해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최근 울산을 찾은 중국 팸투어 참가자들도 첨단 의료시설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는 첫발을 내디딘 의료관광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달 중 ‘의료관광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공포할 예정이다. 이 조례는 의료관광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 자문위원회 설치, 전문 인력 양성, 의료관광 업무의 위탁, 의료 관련 기관 및 선도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재정 지원 방안 등을 담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산업과 의료를 접목한 차별화된 의료관광은 울산 남구가 전국에서 유일하다”며 “훌륭한 의료시설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의료관광 활성화를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구의 의료관광산업 도전에는 울산대병원이 한몫하고 있다. 울산대병원은 지난달 23일 병원을 방문한 몽골 사립병원협회와 국제교류 행사를 했다. 이 행사는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벤치마킹하려는 몽골 사립병원협회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울산대병원 수술실, 입원실, 응급실, 병원 감염관리 시설 등을 둘러본 뒤 의료정보시스템과 의료서비스 현황, 최신 의료기술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정융기 병원장은 “몽골이 한국문화와 의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울산의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몽골 내 네트워크 확대와 환자 유치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정학 울산과학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의료관광객은 체류 기간이 길고 1인당 소비지출이 굉장히 높다”며 “의료관광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뜨면서 국가 간, 도시 간 유치경쟁이 치열한 만큼 울산만의 특색을 살린 전략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안선영 “다이어트, 시간 많고 팔자 좋아서 한다? 나도 절박했다”

    안선영 “다이어트, 시간 많고 팔자 좋아서 한다? 나도 절박했다”

    방송인 안선영이 다이어트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23일 서울 마포구 북티크 서교점에서는 안선영의 ‘하고 싶다 다이어트’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안선영은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과거 쓰러진 적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선영은 “옆구리에서 불이 나면서 오한이 들고 구토를 했다. 응급실에 갔더니 요로결석이 콩팥을 막고 있었다더라. 잘못하면 콩팥을 제거할 뻔한 상황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살았다. 엄마니까 꼭 건강하게 아이와 오래 함께 살고 싶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선영은 최근 자신의 다이어트 영상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운동하는 영상을 SNS에 올렸더니 ‘시간 많고 팔자가 편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있었다”며 “저는 15시간 일하는 워킹맘이었다. 친정어머니나 남편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24시간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연예인도 어쩔 수 없이 산후우울증도 있고 모유수유하면서 몸이 늘어지기도 한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선영은 책 ‘하고 싶다 다이어트’를 통해 100일 만에 체지방 10kg 감량하고, 40대 몸짱의 아이콘이 된 새로운 도전과 노하우를 담았다. 사진=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뉴스를부탁해]세상을 살 만하게 만든 ‘평범한’ 슈퍼히어로

    [뉴스를부탁해]세상을 살 만하게 만든 ‘평범한’ 슈퍼히어로

    최근 극장가에서 가장 화제인 영화가 있습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영웅, 히어로들이 잔뜩 나옵니다. 우주에서 가장 힘센 악당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지요. 맞습니다.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지난달 25일 개봉했는데 벌써 1000만명이 넘게 봤더군요.영웅은 판타지 영화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얼마전 평범한 슈퍼히어로를 발견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을 앞에서 가로막아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한영탁(46)씨입니다. 그의 차량 모델 이름을 따 ‘투스카니 의인’으로 불리고 있죠. ●투스카니 의인 “그 정도는 누구나 다 하는 건데…부담스럽다” 지난 12일 오전 11시 30분 제2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조암IC를 3km 앞둔 지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코란도차량을 몰던 A(54)씨가 신음을 내며 쓰러졌습니다. 차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지만 A씨가 계속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 약 4분간 1.5km의 거리를 중앙분리대를 긁으며 계속 주행 중이었습니다. 사고 현장을 지나던 한씨는 A씨가 조수석 쪽으로 쓰러진 것을 본 뒤 경적을 울리며 그를 깨우려했으나 반응이 없자 코란도를 앞질러 자신의 차량과 충돌하게 한 뒤 차를 멈춰 세웠습니다. 한씨의 용감한 선행은 코란도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투스카니 제조사인 현대차는 그에게 2000만원 상당의 벨로스터 신차를 선물하기로 했고, LG복지재단은 ‘LG의인상’과 상금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한씨의 반응입니다. 그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이런 관심이 많이 부담스럽다. 그정도는 누구나 다 하는 거 아닌가. 그만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선행을 별일 아닌 일이라며 쑥쓰러워 했습니다.어벤져스보다 사람들에게 더 큰 울림을 주는 시민영웅은 한씨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을 희생해 위기에 처한 이웃을 구한 평범한 슈퍼히어로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2015년 LG복지재단이 제정한 ‘LG의인상’을 받은 71명의 일부입니다. 결말이 중요한 히어로 영화 기사 앞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가 붙습니다. 이 기사에는 가슴이 울컥하고 소름이 돋거나 눈물이 나올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피 흘리며 흉기범 제압한 남성 “피하면 다른 사람이 다칠 것 같았다” 지난해 4월 7일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출구에서 노숙자 김모(54)씨는 맞은편에서 내려오던 30대 여성을 따라가 주먹으로 마구 때렸습니다. 개찰구에서 나오던 곽경배(40·이하 당시 나이)씨는 여성의 비명소리를 듣고 김씨에게 달려 들었습니다. 곽씨는 김씨가 주머니 속에서 여행용칼을 꺼내 휘두르는 바람에 오른 팔뚝을 찔렸지만 도망가는 김씨를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붙잡아 경찰에 넘겼습니다. 응급실에 실려간 곽씨는 오른팔 신경과 근육이 끊어지고 동맥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어 2년간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는 “흉기를 보는 순간 두려웠지만 내가 피하면 다른 이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대응했다”면서 “누구에게나 선한 마음은 있고 그래서 사회가 유지된다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LG는 곽씨에게 치료비를 포함해 5000만원의 상금을 전달했습니다.또다른 흉기범을 제압한 80대 영웅도 있습니다. 지난해 6월 26일 역삼역 5번 출구 근처에서 60대 남성이 건물 밖으로 나가는 여성을 뒤쫓아 말다툼을 하다 흉기로 여성의 목과 가슴을 수차례 찌르기 시작했습니다. 여성은 피를 흘리며 살려달라 소리쳤지만 아무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범행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뿐이었습니다. 그때 현장을 지나던 김부용(80)씨와 김용수(57)씨가 범인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김부용씨가 범인의 목을 잡고 김용수씨가 팔을 비틀어 흉기를 빼앗았습니다. 출동한 경찰에게 범인이 체포되고 피해 여성은 응급수술을 받았습니다. ‘노장 히어로’가 없었다면 더 큰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는 이런 ‘묻지마 폭행’이 적잖이 일어납니다. 시민영웅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지난 2016년 6월 27일 교대역 근처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 남성이 30cm가 넘는 흉기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휘둘렀습니다. 이를 목격한 대법원 직원 송현명(30), 오주희(29), 변재성(26)씨와 서울중앙지법 직원 이동철(29)씨는 가방을 방패 삼아 범인에게 다가갔고 시민 조경환(30)씨도 가세해 흉기를 빼앗고 범인을 제압했습니다. 이들은 얼굴과 목에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5명의 영웅은 모범시민 표창과 함께 각 1000만원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아이언맨 부럽지 않은 ‘크레인맨’과 ‘포크레인맨’ 영웅들의 진가는 화재 현장에서도 발휘됩니다. 마블스튜디오의 영화에 ‘아이언맨’이 있다면, 우리에겐 ‘크레인맨’과 ‘포크레인맨’이 있습니다. 지난 2016년 11월 22일 오후 8시, 경기 부천 여월동 주택가의 한 빌라에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4층 베란다에서 엄마와 13개월 아들, 초등학생 두딸 등 일가족 5명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소방용 사다리차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전선에 걸릴 위험 때문에 사다리를 뻗지 못한 채 40분이 흐른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빨간 크레인차 한대가 나타났습니다. 간판가게를 하는 원민규(51)씨가 자신의 2.5t 크레인을 몰고 온 것입니다. 원씨는 크레인에 소방대원을 태워 4층에 올려보냈고 일가족은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원씨는 “저도 6살 딸 아이가 있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면서 “그러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2016년 12월 16일 경기 화성 방교초등학교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급식실 건물 1층 주차장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고 주차장에 있던 승용차 10대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연료통과 타이어가 연이어 터지고 있었습니다. 4층 건물이 30분만에 타버릴 정도로 불길이 거세 교사와 아이 20여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상태. 하지만 철문이 굳게 닫혀 소방차가 안으로 진입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굴착기 한대가 나타났습니다. 굴착기는 지체 없이 학교 철문을 부숴 소방차의 진입로를 확보하고 난간에 고립된 8명을 굴착기 삽에 태워 무사히 구조했습니다. 포크레인맨은 주변 택지조성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안주용(46)씨였습니다. 구조가 끝난 뒤 홀연히 사라졌던 그의 선행은 화성소방서의 수소문 끝에 알려졌습니다. 더욱이 안씨가 간 이식 수술로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용감하게 나섰던 것으로 확인돼 더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정작 당사자인 안씨는 “내 자식같은 아이들이 갇혀 있는데 그저 가서 도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겸손해했습니다. ●용감한 ‘시민의 발’ 버스 기사들 ‘시민의 발’인 버스기사들의 영웅적 면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2월 6일 전남 여수 학동을 시내버스 한대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퇴근길 40여명의 승객이 탄 버스 안에서 60대 문모 씨가 갑자기 시너 15ℓ를 바닥에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습니다. 운전기사 임정수(47)씨는 재빨리 앞뒤 출입문을 열어 승객들을 대피시켰습니다. 2~3분 만에 버스는 완전히 화염에 휩싸였지만 모든 승객이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내린 임씨는 달아나는 범인을 쫓아가 붙잡았습니다. 지난 1월 26일 전북 전주 완산구 효자동에서는 3중 추돌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로 튕겨져 나간 차량 한대가 인도턱을 들이받았는데 차에 연기가 나고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가 핸들과 시트 사이에 끼어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이때 사고 현장을 지나던 시내버스 기사 이중근(61)씨는 차를 세우고 달려가 한 시민과 함께 피 흘리는 운전자를 차량 밖으로 빼냈습니다. 2~3초 뒤 큰 폭발음과 함께 차량 전체에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이씨는 시민들과 함께 소화기로 불을 껐습니다. 한참 후에야 바지가 불에 타고 머리와 손목에 화상을 입은 것을 알게 된 이씨는 “누구나 다 그런 상황이 되면 사람부터 살리려고 할 거다. 그게 사람의 도리”라고 말했습니다. ●구조 요청에 2000만원짜리 그물 버린 ‘바다의 영웅’ ‘투스카니 의인’처럼 재산상 손해를 감수하고 위험에 처한 생명을 구한 영웅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1월 16일 오전 5시 강남역사거리를 마지막 야식 배달을 마친 오토바이 한 대가 달리고 있었습니다. 맞은 편에서 신호를 무시한 채 무서운 속도로 검은색 외제차가 달려와 오토바이와 부딪혔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 이모(48)씨가 도로 위에 나뒹굴었지만 외제차는 그대로 달아나버렸습니다. 신호 대기 중이던 운전자 이원희(32)씨와 류재한(27)씨가 사고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구입한지 일주일도 안 된 새차 생각에 이씨는 잠시 머뭇했지만 이내 비상등을 켜고 경적을 울리며 뺑소니 차량을 추격했습니다. 류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뺑소니범은 강남역부터 남부순환로까지 무려 13km를 질주했습니다. 새벽의 추격전 끝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합동 검거에 성공했습니다. 외제차에서 내린 곽모(25)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59%의 만취 상태였습니다. 추격전에서 곽씨는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류를 무려 26차례 위반했습니다. 곽씨를 멈춰 세우려던 이씨의 새차는 크게 파손됐고, 오토바이 운전자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뺑소니범을 검거한 두 사람에게 표창장과 포상금을 수여했습니다. 영웅의 선행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씨와 류씨는 “좋은 일을 해서 뿌듯하지만 사고 당하신 분이 돌아가셨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포상금 전부를 유족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바다를 지키는 영웅도 있습니다. 지난해 2월 22일 새벽 3시, 깜깜한 진도 앞바다에서 선박 화재 신고가 접수됩니다. 해경은 구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 인근에서 조업하던 ‘707 현진호’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 배의 선장인 김국관(49)씨는 지체 없이 선원들에게 조업 중인 그물을 칼로 잘라버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사고 현장까지 전속력으로 달린 김씨는 불이 난 배에 밧줄을 묶어 연결한 뒤 바다에 뛰어든 선원 7명을 25분만에 모두 무사히 구했습니다. 김씨는 이들이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도록 옷과 양말을 있는대로 꺼내 갈아입혔습니다. 김씨가 끊어버린 그물은 2000만원 상당이었습니다. 그가 해경의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면, 그물을 다 거둬들인 뒤에야 움직였다면 선원들을 구할 골든타임을 놓쳤을 것입니다. 알고보니 김씨는 2004년에도 전남 신안 소흑산도 남쪽 바다에서 난파된 어선의 선원 10명을 구조한 적이 있는 진짜 바다의 영웅이었습니다. LG 측은 김씨에 그물 수리비를 포함해 300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흙탕물에 침수된 차에 갇힌 일가족 구한 최현호씨 영웅들은 물불 가리지 않죠. 물에 빠진 시민들을 용감하게 구한 의인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7월 31일 전남 광주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로 도시는 마비 상태였습니다. 순식간에 불어난 비에 침수된 송정지하차도 주변을 지나던 최현호(39)씨는 물에 잠겨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은 차량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을 발견했습니다.함께 있던 아내에게 구조 신고를 부탁한 최씨는 싯누런 흙탕물에 뛰어들었습니다. 5분 만에 할머니와 3살짜리 아이, 아이의 엄마를 물밖으로 구조했습니다. 이들은 차안에 생후 7개월 아기가 갇혀있다며 발을 굴렀습니다. 최씨는 다시 물 속에 몸을 던졌습니다. 2m가 넘는 수심. 수압 때문에 뒷문을 열 수 없었습니다. 운전석 쪽으로 이동한 그는 가까스로 문을 연 뒤 손발을 휘저어 뒷좌석 천장에 떠 있던 아기를 발견해 구했습니다. 하지만 아기는 숨을 쉬지 않았습니다. 최씨와 주변의 시민들은 번갈아 가며 쉼 없이 인공호흡을 했고 아이는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딸 2명을 키우는 최씨는 “아기가 무사히 퇴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면서 “누구나 같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구조에 나섰을 텐데 뜻밖에 많은 칭찬을 받게 돼 쑥스럽지만 감사하다”고 수줍게 말했습니다.지난해 8월 13일 오후 3시, 강원 속초 장사항 해변에 유니폼을 입은 한 남성이 나타나 바다를 향해 달려갑니다. 해수욕을 즐기던 40대 남성이 거센 파도에 휩쓸려 나간 직후 였습니다. 의식을 잃은 피서객을 해변에 옮긴 이 영웅은 구조대가 나타나자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영웅의 정체는 뜻밖에 온라인에서 확인됐습니다. 출장 수리를 나온 LG전자 속초서비스센터의 서비스 엔지니어 임종현(35)씨였습니다. 임씨의 유니폼과 이름을 눈여겨 본 목격자가 LG서비스센터 미담게시판에 그의 선행을 칭찬하는 글을 올린 것입니다. ●호수에 빠진 차량 운전자 구한 10대 영웅들 어벤져스 멤버인 스파이더맨의 정체는 10대 고등학생 피터 파커입니다. 어린 영웅의 활약은 더 짜릿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에도 어린 영웅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강원체고 3학년이었던 김지수, 성준용, 최태준군입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1일 강원 춘천 의암호에 추락한 승용차를 발견합니다. 차 무게 때문에 무서운 속도로 물 아래로 가라앉은 차량에는 몸이 반쯤 빠져나온 여성 운전자가 타고 있었습니다. 호수 뚝방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들었지만 물이 깊고 차가워 구조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주변에서 운동을 하던 3명의 고등학생은 20여m를 빠르게 헤엄쳐 물에 빠진 여성을 침착하게 구조했습니다. 이들은 “주변에 위험하다고 말리는 어른들도 있었지만 우리가 아니면 구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물에 뛰어들었다”면서 “학교에서 평소에 생존 수영과 인명구조를 배워 그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어벤져스에서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를 연기한 스칼렛 요한슨처럼 용감하고 강력한 여성 영웅이 현실에도 있습니다. 지난 2016년 9월 6일 울산 중구의 도로 한가운데 경보를 울리는 구급차 한대가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습니다. 퇴근시간대였습니다. 호흡곤란 상태인 임신 7개월의 산모가 타고 있었습니다. 그때 ‘모세의 기적’처럼 차들이 양편으로 갈라졌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 최의정(31)씨가 길을 막은 차량들의 문과 트렁크를 일일이 두드리며 구급차가 갈 수 있는 길을 터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기적’으로 구급차 길 터준 30대 여성 최 씨는 교통상황을 살피면서 구급차를 호위했습니다. 덕분에 산모는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제때에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소방관의 아내였던 최씨는 “사이렌이 울리면 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차들이 조금만 비켜줘서 빨리 구급차가 병원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영웅도 있습니다. 스리랑카에서 온 니말(39)씨입니다. 지난해 2월 10일 경북 군위 산골마을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90대 여성이 불이 난 집에 갇혀 있었습니다. 니말씨는 망설임 없이 거센 불길을 뚫고 집안을 뒤져 할머니를 구했습니다. 얼굴과 폐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니말씨는 3주 동안 중환자실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치료비만 1300만원이 나왔습니다.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벌기 위해 5년 전 한국에 온 니말씨의 사정을 알고 있던 고용주와 소방서 직원들이 돈을 모아 치료비를 대신 내주었습니다. 니말씨는 “평소 마을 어르신들의 보살핌이 고마워 용기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지하철 선로에 발을 헛디뎌 추락한 시각장애인을 구한 군인, 큰 너울에 휩쓸린 근로자를 구하다 숨진 해경 특공대원, 800도가 넘는 불길을 온몸으로 막고 시민들을 구조한 소방관들… 영웅의 이야기는 이보다 더 많습니다. 2015년 제정된 LG의인상을 받은 사람은 지금까지 72명입니다. 의로운 선행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영웅들은 아마도 더 많을 것입니다. 여기에 소개한 영웅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두렵고 겁이 나서 못할 일인데도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담담히 얘기합니다. 영웅들은 공감능력도 남다른 것 같습니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에”, “나에게도 가족이 있기에”가 영웅들이 선행에 나선 동기였습니다. 이런 의인들이 각박하고 이기적인 이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주는 것 아닐까요.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내연녀 목졸라 살해한 40대 체포

    이성 문제로 다투다 내연녀를 목 졸라 살해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15일 살인 혐의로 A(46)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3시 6분쯤 전주시 완산구 한 초등학교 부근에서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B(57·여)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고, 아내는 “남편이 사람을 죽인 거 같다”며 119에 신고했다.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병원으로 출동한 경찰은 사실관계를 파악해 응급실에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는 “이성 문제로 말싸움을 벌이다 홧김에 목을 졸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그의 아내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한밤 아이 열이 펄펄… 옷 벗기고 몸 닦아야

    한밤중에 아이 몸이 갑자기 뜨거워지며 열로 펄펄 끓는다면 당황하기 쉽다. 그렇지만 아이 몸에서 열이 많이 난다고 해서 바로 응급실로 달려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병원 가기 전 열부터 내려줘야 13일 을지대병원에 따르면 아이의 체온이 38.5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우선 옷을 벗기고 열이 많이 나는 머리, 가슴, 배, 겨드랑이, 사타구니를 30도의 미지근한 물을 적신 수건으로 닦아 주는 것이 좋다. 찬물로 닦으면 피부 혈관이 수축돼 오히려 체온이 올라갈 위험이 있다. 초기에는 오한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옷을 입혀 주고 열이 다 올라 추위를 덜 타게 되면 다시 미지근한 물로 닦아주면 된다. 감기는 환자 스스로 치유하는 병이며, 약은 증상 완화를 위해 먹는다. 만 3세 이상 소아에게 가벼운 기침과 콧물, 미열 증상이 있어도 잘 놀고 잘 먹는다면 꼭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다. 다만 생후 100일 미만 신생아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수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생아가 감기 증상을 보인다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며 “당장은 크게 아파 보이지 않더라도 갑자기 상태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감기약보다 해열제 복용이 먼저 열이 있으면 감기약을 먹이는 것이 원칙이다. 종합감기약 등에 해열제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해열제를 따로 먹이면 복용량이 2배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감기약에 해열제가 있는지 성분을 꼼꼼히 확인한 뒤 해열제 성분이 없다면 감기약보다 해열제를 우선 먹여야 한다. 아이가 잘 먹지 않으려 하고 먹더라도 기침과 구토를 할 때는 소화가 잘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좋다. 몸 안에 충분한 수분이 있어야 열, 기침, 가래, 코막힘 등 감기 증상이 빨리 호전되기 때문에 보리차나 주스를 먹여 탈수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하루 정도 관찰했을 때 먹는 양이 급격히 줄고 잠만 자려고 하거나 몸에 힘이 없이 축 처지는 증상과 소변량이 줄어드는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 귀 통증, 중이염 의심 병원 꼭 가야 아이가 약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할 때는 눕힌 상태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잡고 엄지와 가운데 손가락으로 양 볼을 꽉 눌러 입안이 자연스럽게 벌어지게 한 다음 순간적으로 먹이면 된다. 이 교수는 “이때 약이 기관지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개를 약간 옆으로 돌리고 머리와 상체를 조금 높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귀 통증을 호소하면 중이염을 의심해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丁의장, 14일 본회의서 ‘의원 사직서 처리’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별검사 도입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공방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방선거 출마 의원들의 사직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야는 10일 협상 대신 날 선 장외 싸움을 이어 갔다.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8일째 단식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때 건강이 급속히 악화돼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5시간 만에 농성장에 복귀했다. 이날 원내대표 임기가 끝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드루킹 특검을 하자고 한 것이지 대선 불복 특검을 하자고 한 것이 아니다”라며 “더이상의 협상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퇴원 후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새로운 원내대표를 국회에서 기다리겠다. 꼭 특검을 관철시킬 것”이라며 “국회의장이 14일 국회를 소집하면 여야 간 합의를 통해 드루킹 특검 법안과 추경, 국회의원 사퇴 처리까지 패키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계속해서 단식 투쟁을 이어 가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정 의장은 현직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지역 4곳(충남 천안병·인천 남동갑·경남 김해을·경북 김천)의 의원 사직서 처리를 위한 직권상정 의지를 드러냈다. 정 의장은 이날 “대한민국의 모든 지역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있어야 하는데 정당이 정치적 문제와 섞어 기본적 민주주의 요소를 방해하는 것은 반민주적”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이 아니라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된 의원 사직서를 처리하고자 의장의 권한을 사용해 본회의를 소집하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일정을 감안하면 국회의원의 사직기한은 오는 14일까지다. 이 기간 안에 사직서가 처리되지 않으면 해당 지역의 보궐선거는 내년 4월로 밀린다. 지역구 주민은 1년 가까이 의원 공백 상태를 견뎌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 선진화법은 상임위 안건은 천재지변과 국가비상사태 등으로 직권상정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지만 본회의 직권상정 안건은 국회법 76조에 따라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의사 일정만 협의하면 가능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재적 과반인 147석을 확보해야 본회의 표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안건이 통과되려면 사직서 처리에 찬성하는 민주당(121석)과 정의당(6석) 외에 최소 20석을 더 확보해야 한다. 현재 한국당(116석)을 비롯한 바른미래당(30석), 민주평화당(14)은 원포인트 직권상정에 반대하고 있다.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만약 의원직 사직서를 직권상정한다면 야당으로서 국회 정상화와 특검 관철을 위해 더 극단적인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김 원내대표를 위로 방문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특검 범위에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한 것에 대해 “대선 불복과는 관계없다. 이는 특검을 피하기 위해 민주당이 꺼내는 이야기”라며 “문 대통령과 그 주변이 떳떳하면 특검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단식 입원’ 김성태 원내대표, 5시간 만에 농성장 복귀

    ‘단식 입원’ 김성태 원내대표, 5시간 만에 농성장 복귀

    수액 치료 거부 ‘단식 강행’ 입장…5시간 만에 농성장 복귀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5시간여 만에 농성장으로 복귀했다. 지난 3일 단식을 시작한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호흡곤란을 호소해 국회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는데, 가슴 통증까지 겹쳐 혈관 확장제 경구투여에 이어 심전도 검사 등을 받았다. 의료진은 이 과정에서 수액 치료를 강하게 권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끝내 국회 본관 앞 단식 농성장에 복귀했다. 부축을 받으며 병원을 나선 김 원내대표는 “오늘도 기다렸지만, 내일은 민주당 새 원내대표를 기다리겠다. 제가 있어야 할 곳은 국회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꼭 특검을 관철할 것이고, 5월 국회를 정상화하고 싶다”며 “14일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소집하면 여야 간 합의에 의한 드루킹 특검법안과 추경, 국회의원 사직안 처리를 패키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홍준표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김 원내대표의 농성 복귀를 만류했으나, 다시 협상에 임하겠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각오”라며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은 재발할 수 있어 알약을 처방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성태, 5시간 만에 단식 농성 복귀…“꼭 특검 관철시킬 것”

    김성태, 5시간 만에 단식 농성 복귀…“꼭 특검 관철시킬 것”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5시간여 만에 농성장으로 복귀했다.부축을 받으며 병원을 나선 김 원내대표는 “오늘도 기다렸지만, 내일은 민주당 새 원내대표를 기다리겠다. 제가 있어야 할 곳은 국회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꼭 특검을 관철할 것이고, 5월 국회를 정상화하고 싶다”며 “14일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소집하면 여야 간 합의에 의한 드루킹 특검법안과 추경, 국회의원 사직안 처리를 패키지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지난 3일 단식을 시작한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호흡곤란을 호소해 국회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후 가슴 통증까지 겹쳐 혈관 확장제 경구투여에 이어 심전도 검사 등을 받았다. 의료진은 이 과정에서 수액 치료를 강하게 권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단식을 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홍준표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김 원내대표의 농성 복귀를 만류했으나, 다시 협상에 임하겠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각오”라며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은 재발할 수 있어 알약을 처방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병원 이송 중 구급대원이 내려준 옷 다시 들어올리는 김성태

    병원 이송 중 구급대원이 내려준 옷 다시 들어올리는 김성태

    단식 8일째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후송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긴급한 상황에도 스스로 윗옷을 올려 배를 보이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연합뉴스TV는 10일 김성태 원내대표가 이동 침대에 실려 구급차로 이동하는 모습을 실시간 속보 영상으로 내보냈다. 구급대원은 흐트러진 김성태 원내대표의 옷매무새를 바로잡아주었지만 김성태 원내대표는 다시 윗옷을 들어올려 배를 내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구급대원이 내려주는 윗옷을 곧장 들어올리는 것은 단식으로 홀쭉해진 배를 ‘보여주기’ 위한 행동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이날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에서 피검사를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원내대표) 본인은 수액마저 강력하게 거부하며 단식농성장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면서 “사모님과 의료진이 강력하게 입원을 권하고 있다. 할 말이 없다.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병문안을 가서 “수액 맞고 (단식) 그만해라. 이제 국민들이 다 알지 않나”고 거듭해서 치료를 권했으나 김 원내대표는 “힘들어 죽겠다. (합의) 좀 해주고가”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우 원내대표는 응급실에서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특검은) 수사기관의 1차 수사에서 혐의가 나오면 필요할 경우 하는 것이 원래 순서에 맞다. 그렇게 가지 않고 특검 수사범위를 정하자는 건 쉽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호흡곤란’ 김성태 원내대표, 구급차로 응급실행

    [서울포토] ‘호흡곤란’ 김성태 원내대표, 구급차로 응급실행

    ‘드루킹’ 특검 등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8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거슨 전 감독 뇌출혈 수술 나흘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퍼거슨 전 감독 뇌출혈 수술 나흘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뇌출혈 수술을 받았던 알렉스 퍼거슨(77) 전 감독이 응급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응급 수술대에 올랐던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더 이상 솔퍼드 왕립병원의 응급실에서 치료받을 필요가 없어졌다며 맨유 구단이 9일 이를 알렸다고 BBC가 전했다. 구단은 “가족들이 엄청난 응원에 압도됐다”고 전한 뒤 퍼거슨이 회복의 다음 단계로 접어드는 데 여전히 필수적이라며 사생활 보호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올드 트래퍼드 구장에서 열린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의 이 구장 마지막 지휘 경기였는데 벵거 감독은 퍼거슨 감독에 대한 속보를 듣고 “환상적인 소식이다. 그는 열심히 싸웠고 삶을 오래도록 즐길 자격이 충분하다. 바라건대 금방 좋은 몸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밝혔다.이날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에 나서 브라이턴 호브 앨비언과 맞서기 전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 미드필더 야야 투레는 퍼거슨의 쾌유를 기원했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도 “놀라운 소식”이라며 반겼다. 앞서 퍼거슨 전 감독은 의식을 되찾은 뒤 가족들에게 아들이 감독으로 있으며 뇌출혈을 일으킨 그날 마지막 시즌 경기가 예정돼 있었던 “동커스터 경기는 어떻게 됐니?”라고 물었다고 대중지 더선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대런 퍼거슨(46)이 이끄는 영국 3부리그 팀 동커스터 로버스는 위건에 0-1로 져 24개 팀 가운데 15위로 시즌을 마쳤다. 애칭 ‘퍼기’는 아들 팀의 경기 결과를 들은 뒤 자신에겐 분신과도 같은 맨유 얘기로 넘어갔는데 자신이 수술대에 올랐고 회복 중이란 얘기를 듣더니 “FA컵은 안 되겠고, 그러면 키예프는 어떨까”라고 되물었다. 오는19일 잉글랜드축구헙회(FA)컵 결승에는 맨유와 첼시가 올라 있는데 웸블리 직관이 어렵겠다는 답을 들은 뒤 26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리버풀(잉글랜드)이 맞붙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인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가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낸 것이다. 이렇게 의식을 찾자마자 가족들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뇌출혈을 일으킨 5명 중 1명이 세상을 뜨고 다른 3명은 장애를 안고 여생을 살기 마련인 상황에 그의 빠른 회복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중환자실에서 옮겨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강남 피부과서 프로포폴 맞은 20명 패혈증

    강남 피부과서 프로포폴 맞은 20명 패혈증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세를 보여 경찰과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8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 피부과에서 시술받은 환자 20명이 패혈증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등 6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여성이 19명, 남성이 1명이다. 이들은 전날 해당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피부 리프팅 레이저, 홍조 치료 등을 시술받은 뒤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이 피부과에서 시술받은 환자는 모두 21명으로 1명을 제외한 전원이 패혈증 증세를 보였다. 경찰은 피부과 원장 박모(43)씨와 간호사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의료사고 및 프로포폴 관리 및 적정 사용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피부과 관계자로부터 프로포폴 변질이 의심된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전날 오후 8시쯤 환자 3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걸려온 112 신고를 접수한 뒤 해당 피부과에 대한 1차 감식을 진행했고 8일 오전에는 보건당국과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강남 피부과 집단 패혈증…프로포폴 주사 후 시술받은 20명

    강남 피부과 집단 패혈증…프로포폴 주사 후 시술받은 20명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미용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상을 보여 경찰과 보건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8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 피부과에서 전날부터 패혈증 증세를 보인 환자 20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여성 환자가 19명, 남성 환자가 1명이다. 전날 이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는 모두 21명으로 이 가운데 1명을 제외한 전원이 패혈증 증세를 보였다. 이들은 순천향대병원 등 6개 병원 응급실에서 저혈압 및 패혈증 증상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병원에 후송된 환자 가운데는 집으로 귀가했다가 증상이 나타나 직접 병원을 찾거나 피부과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패혈증 증세를 보인 환자들은 모두 시술을 위해 프로포폴을 주사 받았다. 이들은 피부 리프팅 레이저, 홍조 치료 등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의료사고 및 프로포폴 관리 및 적정 사용 여부 등에 관해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의료진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또 현재까지 피해자들을 조사한 결과 피부과 관계자로부터 프로포폴 변질이 의심된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피부과는 전날 오후 8시께 119에 신고해 환자 3명을 인근 병원에 후송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1차 현장 감식을 끝내고 오늘 오전 11시부터 해당 피부과에서 과학수사팀,질병관리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피부과 원장 박모(43)씨와 간호사 등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보건당국도 시술에 쓰인 주사제 변질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7년 꿈’ 이룬 이국종 교수…야간에도 닥터헬기 탄다

    ‘7년 꿈’ 이룬 이국종 교수…야간에도 닥터헬기 탄다

    5분 이내 최대 150㎞ 환자 이송 “야간에도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를 탈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해 온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의 바람이 7년 만에 이뤄졌다. 야간에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경기도 소방헬기에 의존해야 했던 이 교수에게 정부가 처음으로 주·야간 활용이 가능한 닥터헬기를 지원하기로 했다.보건복지부는 일곱 번째 닥터헬기 배치 지역으로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닥터헬기는 응급의료 취약지역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하고 응급처치 등을 할 수 있게 운용하는 전담 헬기다. 2011년 9월 처음 도입돼 전국에 6대가 배치됐고 누적환자 6000명을 이송하는 성과도 거뒀다.그러나 정작 전국에서 중증외상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에는 닥터헬기가 없었다. 경기도는 국내 인구의 25%가 모여 있고 응급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복지부가 지원하는 닥터헬기는 야간에 출동하지 않는다”며 “경기도 지원으로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소속 소방헬기를 이용해 겨우 야간에 출동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 1월 “야간에도 응급환자 이송이 가능하도록 닥터헬기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소방헬기와 권역외상센터 연계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이번에 아주대병원에 지원하는 닥터헬기는 이 교수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야간 상시운항은 물론 소방과의 협업도 가능하다. 이 교수와 손발을 맞춰 온 소방 구조·구급대원과 소방헬기 기장을 닥터헬기에 탑승하도록 한 것이다. 닥터헬기에 야간 환자이송 시스템과 소방 협업체계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닥터헬기는 5분 이내에 의료진을 태우고 100~150㎞까지 환자를 이송할 수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웃음 뒤에 그렇게 많은 스트레스가···” 눈물의 영결식

    “웃음 뒤에 그렇게 많은 스트레스가···” 눈물의 영결식

    “좋았던 기억과 아름다운 시간만 안고 가길” 구조하던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뒤 스트레스로 인해 한 달 만에 숨을 거둔 전북 익산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강연희(51·여) 소방경의 영결식이 3일 오전 10시 익산소방서에서 유족들의 오열 속에 엄수됐다. 전날 밤까지 내렸던 비는 영결식에 맞춰 그쳤지만 유족들에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강 소방경를 떠날 보낼 준비가 되지 않은 유족들은 연신 “연희야,연희야 어딨니”라며 애타게 그를 찾았다. 그의 남편과 두 아들은 아내 또는 어머니를 잃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지 붉게 충혈된 눈으로 영정사진을 응시하고 있었다. 19년 동안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은 눈가에 눈물이 고인 채 강 소방경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봤다. 폭행 현장에 같이 있었던 최낙술 소방장은 “강 소방경은 구급대원으로 20년 가까이 일을 했다”며 “최고의 구급대원이자 모범이 되는 구급대원이었다.항상 밝고 씩씩하셨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의 웃음 뒤에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을 몰랐다”며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영결식은 그의 남편과 두 아들 등 유족들을 비롯해 송하진 도지사와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약력 보고와 특진 추서,공로장 봉정,추도사,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추도사를 맡은 정은애 인화센터장은 “언제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껴두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시작도 못한 채,예기치 않게 찾아온 이별의 순간이 새삼 아프고 또 아픕니다”라며 눈물을 머금고 추도사를 이어갔다.  이어 “재난현장에서 당신은 언제나 자신보다 국민,동료,후배를 먼저 배려했던 진정한 소방인이었다”면서 “이곳에서 무겁고 아팠던 모든 것들을 훌훌 벗어버리시고 좋았던 기억과 따뜻한 온기와 아름다운 시간만을 안고 가시길 바란다”라며 추도사를 마쳤다.  이후 송 지사와 이 사무총장을 비롯해 50여명의 내빈들과 직원들의 헌화로 영결식은 끝을 맺었다.  영결식이 끝나자 동료들은 강 소방경을 태운 운구차 양옆으로 도열해 강 소방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운구차는 노제를 위해 고인이 근무했던 익산소방서 인화센터에 향했다.노제를 마친 뒤 강 소방경은 전주 효자추모관에 안치될 예정이다.  한편 강 소방경은 지난달 2일 오후 1시2분께 “익산 옆 앞에 취객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취객 윤모씨(47)에게 폭행을 당했다.  익산 한 종합병원 응급실 앞에서 윤씨는 자신을 부축하던 강씨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함께 머리를 5~6차례 가격했다.  이 같은 변을 당한 뒤 나흘 동안 어지럼증과 경련,딸꾹질이 멈추지 않던 강 소방경은 병원에서 ‘자율신경계 장애’ 진단을 받았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지난달 24일 뇌출혈로 쓰러지며 병원에 입원했다.  자발 호흡 불가로 인공호흡기 부착 치료를 받아 온 그는 결국 지난 1일 오전 5시9분께 숨을 거뒀다. 뉴스1
  • 이국종 교수 있는 아주대병원에 7번째 닥터헬기 배치

    이국종 교수 있는 아주대병원에 7번째 닥터헬기 배치

    중증외상 치료 분야의 권위자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국내 7번째 응급의료 전용헬기(이하 닥터헬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보건복지부는 3일 7번째 닥터헬기 배치지역으로 경기도를 선정하고, 헬기가 아주대병원에 배치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 병원의 외상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닥터헬기는 응급의료법에 근거해 응급의료 취약지역 응급환자의 신속한 항공이송과 응급처치 등을 위해 운용되는 전담 헬기다. 닥터헬기는 특정 의료기관에 배치돼 요청 즉시 의료진을 태우고 출동, 응급환자를 치료·이송하는 데 쓰이기에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린다. 정부는 2011년 9월 2대의 닥터헬기를 시작으로 2013년 2대, 2016년 2대를 추가 배치했다. 지금까지 누적 환자 6000명 이상을 이송하는 등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활약하고 있다.복지부는 경기도는 헬기 이송 수요가 많고, 기존 닥터헬기와 달리 주·야간 상시 운항 및 소방과의 적극적인 협업모델을 제시해 7번째 닥터헬기 배치 지역으로 뽑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인구의 약 25%가 사는 경기도는 모든 시·도 중에서 응급실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교통체증 등으로 신속한 육로 이송이 제한됨에 따라 헬기 이송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기도는 2011년부터 아주대학교병원 외상전문팀과 소방 간의 협조체계를 구축해 응급환자를 소방헬기로 이송하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 배치될 닥터헬기에 소방 구조·구급대원을 태우는 등 소방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만취男 구해놨더니 주먹질… 폭행당한 女구급대원 한 달 뒤 숨져

    119 여성 구급대원이 만취한 40대 남성으로부터 폭행당한 뒤 뇌출혈 증세를 앓다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1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일 낮 1시 2분쯤 술에 취한 윤모(48)씨가 익산역 앞 도로 위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가 119 구급대에 의해 구조됐다. 그런데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구급차에서 내린 윤씨는 구급대원들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고, 이를 진정시키던 강연희(51·여) 구급대원의 머리를 주먹으로 5~6차례 가격했다. 윤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돼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윤씨는 “술을 많이 마셨다. 홧김에 구급대원을 때렸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윤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강씨는 4일 뒤부터 심한 어지럼증을 동반한 구토 증세를 보였고, 병원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달 24일 집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1일 새벽 5시 9분 끝내 숨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윤씨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도 염두에 두고 추가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급대원이 윤씨 폭행으로 숨졌는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추가 수사를 통해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1999년 소방관으로 임용된 강씨는 직장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한 소방관 부부로,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소방기본법은 구급대원을 폭행·협박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구급대원 폭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167건의 구급대원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취객에 폭행당한 여성 구급대원,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끝내 숨져

    취객에 폭행당한 여성 구급대원,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끝내 숨져

    119 여성 구급대원이 술에 만취해 길 위에 쓰러져 있던 40대 남성으로부터 폭행 당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1일 전북소방본부와 익산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달 2일 오후 1시 2분쯤 술에 취한 윤모(48)씨가 익산시 평화동 익산역 앞 도로 위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가 119 구급대에 의해 구조됐다. 구급차로 옮겨져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던 윤씨는 갑자기 욕설을 하며 구급대원 박모(33)씨의 얼굴 부위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이어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구급차량에서 내린 윤씨는 구급대원들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이를 진정시키던 강모(51.여) 구급대원의 머리를 주먹으로 5~6차례 가격했다. 윤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돼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윤씨는 “술을 많이 마셨다. 홧김에 구급대원을 때렸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날 윤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구급대원 강씨는 4일 뒤부터 심한 어지럼증을 동반한 구토 증세를 보였다. 진단 결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급기야 지난 24일에는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1일 오전 5시 9분 끝내 숨졌다. 이에따라 경찰과 소방당국은 윤씨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도 염두에 두고 추가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급대원이 윤씨 폭행으로 숨졌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추가 수사를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99년 소방관으로 임용돼 19년째 구조·구급 활동에 전념해온 강씨는 직장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한 소방관 부부여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한편 소방기본법은 구급대원을 폭행·협박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솜방망이 처벌에 끝나는 경우가 많아 구급대원에 대한 폭언과 폭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전국적으로 2016년에 199건, 2017년 167건 등 366건의 구급대원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전북도내에서도 같은 기간 2016년 8건 2017년 6건 등 14건이 발생했다. 이에대해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구급대원을 상대로 한 폭행과 폭언은 법원이 무관용 원칙에 의해 무겁게 처벌해야 이같은 악순환을 방지할 수 있다”며 “주취자 구조는 경찰이 동시에 함께 출동해 폭행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고혈압보다 잘 낫는데…편견의 병 ‘뇌전증’

    [메디컬 인사이드] 고혈압보다 잘 낫는데…편견의 병 ‘뇌전증’

    불치병 아냐…20%만 난치성 환자 40% 2~3년 약물로 완치 복용 중단 땐 증상 되레 악화 10분 이상 발작 땐 응급실로 많은 환자들은 오해와 편견에 시달립니다. 사회적 낙인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특히 이 병은 그 정도가 심합니다. 얼마나 편견이 심했는지 2012년 의사들이 직접 나서서 병명을 바꿨습니다. 과거에는 ‘간질’이라고 불렸던 병, ‘뇌전증’입니다. 2017년 기준 뇌전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4만 3283명으로 적지 않습니다. 나폴레옹, 알렉산더 대왕, 시저, 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고흐, 노벨 등 많은 위인이나 영웅들이 뇌전증을 앓았지만 편견과 오해는 수천 년을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오해는 ‘불치병’이라는 인식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뇌전증은 난치병일 뿐 불치병이 아닙니다. 30일 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환자의 40%는 2~3년간의 적절한 약물치료를 한 뒤 재발 없는 완치를 경험합니다. 나머지 40%는 여러 차례 재발하지만 항경련제를 5~20년간 복용하면 마찬가지로 완치가 됩니다.20%만 난치성 뇌전증으로 평생 약물을 복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완치 효과를 놓고 보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만성질환인 당뇨병이나 고혈압보다 훨씬 잘 낫는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항경련제로 뇌전증을 조절할 수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고 이런 환자들은 약을 먹는 것 외에는 정상인과 다를 것이 없다”고 표현했습니다. ●약물 중단땐 용수철 튀어오르듯 악화 약물 부작용을 극도로 경계하는 부모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전문가들은 뇌전증 치료를 ‘용수철’에 많이 비교합니다. 현재 사용하는 약물들은 용수철을 눌러 탄성을 없애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용수철에 돌을 올려놨다가 초기에 떼면 반발력이 오히려 증가합니다. 따라서 약물 치료는 최소 2년을 꾸준히 진행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는 약물 용량을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약을 복용했다 안 하면 뇌전증 발작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뇌전증중첩증, 즉 뇌전증이 계속적으로 멈추지 않고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준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료부원장은 “뇌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심한 경련이 자주 일어나고 그 충격으로 인지기능이 나빠지고 그걸 다스리려니 다시 약을 더 쓰는 악순환에 빠진다”며 “약을 기피하기보다 규칙적으로 잘 복용해서 경련을 잡는 것이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뇌전증 발작이 뇌손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의식회복 없이 30분 이상 발작이 지속되면 뇌손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10분 가까이 발작이 이어지면 즉시 119 응급구조대를 불러 응급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이준수 부원장은 “연속성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며 “1~2분간 경련을 겪은 뒤에는 반드시 깨고 멈추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깨는 듯 마는 듯 증상이 이어지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단 경련이 시작되면 고개를 90도로 돌려 기도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몸을 주무르거나 손을 따는 것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발작은 눈알이 돌아가고 사지가 굳는 증상을 흔히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멍하게 있거나 소름이 돋고 구토하는 등의 경미한 증상이 훨씬 많습니다. ●유전병 오해…사실과 달라, 영향 미미 뇌전증 환자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또 다른 오해는 ‘유전병’이라는 인식입니다. 그렇지만 뇌전증은 유전병이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전적 영향은 미미합니다. 미국 뇌전증재단 조사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뇌전증 환자라 해도 자녀에게 뇌전증이 유전될 확률은 10%에 그칩니다. 사실 60%의 뇌전증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뇌손상, 감염, 뇌졸중, 저혈당증 등 고려해야 할 원인이 너무 많아 사실 원인을 하나로 단정짓기는 쉽지 않습니다. 뇌전증이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일부 환자가 환각을 보기는 하지만 치료를 하면 증상이 사라지고 발작으로 지능 저하가 일어나는 경우도 드뭅니다. 소아 뇌전증은 어른보다 빨리 심해지지만 빨리 낫는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소아의 약물대사 능력은 12세까지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약이 몸에서 빨리 빠져나가는 특징도 있습니다. 약물 부작용이 적지만 효과도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성인보다 많은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모유 수유도 가능할 정도로 부작용이 적은 약물이 많이 개발돼 있습니다. 뇌전증이 약물로 조절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이 너무 심각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이 많이 늘어나고 성과가 좋아 중요한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상암 교수는 “약물치료로는 4~9%만 발작을 완치할 수 있는 난치성 측두엽뇌전증 환자에게 수술을 시행해 5년간 관찰한 결과 60~80%에서 경련 발작이 완치됐다”며 “완치가 되지 않은 경우에도 발작 횟수가 크게 줄고 기존 약물의 용량과 부작용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TV 망가뜨려서”…2살 아들 때려 살해한 10대 아빠

    “TV 망가뜨려서”…2살 아들 때려 살해한 10대 아빠

    만 2살이 안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10대 아빠가 경찰에 체포됐다. 아빠는 "(월드컵을 앞두고) TV를 망가뜨린 게 너무 화가 나 나도 모르게 아들을 폭행했다"며 뒤늦은 후회의 눈물을 흘렸지만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허위사실로 사건을 은폐하려 한 연상의 부인도 공범으로 함께 체포했다. 아르헨티나 멘도사주의 마이푸라는 곳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세르히오 카르모나(19, 사진)는 지난 26일(현지시간) 911(우리나라의 119)로 전화를 걸어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카르모나는 "아들이 밤새 구역질을 하더니 이제는 의식이 없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달라"면서 앰뷸런스를 보내달라고 했다. 응급실에 도착한 아이를 본 의사들은 처음엔 기관지흡인을 의심했다. 하지만 아이의 몸을 살펴 보다가 생각이 바뀌었다. 아아의 몸 여기저기엔 폭행을 당한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아동폭행을 확신한 의사들의 신고로 카르모나는 병원에서 바로 체포됐다. 함께 병원에 간 6살 연상인 부인 안토넬라 리바스도 경찰서로 연행됐다. 곧바로 경찰은 남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집에선 엽총 1자루와 파손된 TV가 발견됐다.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본 경찰이 조사에서 바짝 추궁하자 남자는 "아들을 때려 죽였다"고 실토했다. 철없는 아들이 TV 주변에서 놀다 벌어진 일이었다. 22개월된 아들은 사건이 벌어진 날 TV 앞에서 놀다 쓰러지면서 TV를 넘어뜨렸다. TV는 쓰러지면서 박살이 났다. 아빠는 TV가 망가지자 불같이 화를 내며 아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현지 언론은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TV가 망가지자 갑자기 화가 난 남자가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아들에게 주먹을 휘두른 듯하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에선 월드컵이 열리는 해마다 TV 수요가 급증한다. 가격도 크게 오르는 게 보통이다. 경찰은 "엄마는 폭행엔 가담하지 않았지만 사건을 숨기려 한 사실이 드러나 공범으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트리부노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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