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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이야기’ 대응 여야 두 기류] 與, 연루인사 문책 ‘수세탈출’ 모색

    [‘바다이야기’ 대응 여야 두 기류] 與, 연루인사 문책 ‘수세탈출’ 모색

    열린우리당이 바다이야기 파문의 해법을 두가지 가닥으로 정리했다. 당내 연루 인사에게는 철저하게 책임을 묻되, 한나라당도 소속 의원에게 상응한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지원외유 의혹을 받고 있는 국회 문광위 소속 당내 의원을 ‘읍참마속’하는 선에서 의혹의 확산을 차단하고, 공을 한나라당에 넘기겠다는 전략이다. 우리당은 4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당내 사행산업대책위 진상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9월 한국전자게임사업자 협의회의 협찬으로 미국 게임박람회에 참석한 같은 당 김재홍 의원과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키로 결정했다. 우리당은 또 본인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김 의원의 소속 상임위를 환노위로 교체하고, 당 윤리위에서도 제외했다. 우리당은 자체조사 결과 이번 외유가 문광위 차원의 공식 출장이 아니었지만, 이해관계가 걸린 집단에게서 여행경비를 지원받은 것은 부적절했다고 결론내렸다. 대책위는 “공식출장 요건인 문광위 차원의 공문이 발송되지 않았고, 여야 간사간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정장선 위원장은 “금전문제도 조사했지만, 당사자들이 결백을 주장해 검찰에 맡길 수밖에 없지만, 게임협회 비용으로 시찰한 것은 국회 차원의 윤리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의원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부산디지털문화축제에 게임업체 등이 가입한 한국어뮤즈먼트협회가 1억원을 지원한 사안을 “외유보다 심각한 사안”이라고 규정짓고 “당에서 추가 조사후 검찰에 고발할지를 판단하겠다.”고 한나라당을 몰아붙였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한총리 “바다이야기 정부책임 통감”

    사행성 성인게임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 한명숙 총리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29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당시 주무장관인 정동채 의원이 열린우리당 지도부에서 사퇴하는 등 여권이 파문 수습에 일제히 나섰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관련 인사의 공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어 인책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 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내각을 총괄하는 총리로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행성 게임과 관련해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범정부 차원의 특별 대책기구를 통해 근본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며, 사행성 게임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당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직을 사퇴했다.김근태 의장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극적 사건을 만든 책임이 있는 만큼 집권 여당의 당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불가피하면 읍참마속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철저한 인책’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 의원은 형사상 책임이 있다면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기본 도리”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도박게이트’에 관련된 당·정·청 인사들을 살피고 모두 퇴출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최광숙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수뢰혐의로 영장 청구된 판사·검사·총경

    검찰이 어제 법조 브로커에게 거액을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판사·검사·총경은 우리 사회의 ‘영감님’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판사·검사·총경이 한 사건으로 영장이 청구된 것은 광복 이후 처음이고 앞으로도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들은 법을 적용하고 집행하는 권력기관으로서 우리 사회가 모두 부러워하는 ‘영감님’에 대한 기대를 저버렸다. 그 중에서 전 검사와 총경은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시인하고 있어 영장을 발부받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전 고법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법원에서 반발이 적지 않았다. 또 오늘 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고법부장은 대가성이 없는 적은 돈을 받았을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법원이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국민의 법감정이다. 물론 형사사건에서 불구속 수사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피고인이 검찰과 대등하게 다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경우가 다르다. 만에 하나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다면 국민들은 법 앞의 평등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법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수신(修身)이다. 자기 자신에게 엄중하지 않고서는 국민이 부여한 사법권을 행사할 수 없다. 자신에게 흠집이 발견되면 읍참마속하는 것이 당연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것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사법부로 거듭나는 길이다.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가는 국민의 불신과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김홍수 법조 비리 사건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1차 사법처리가 마무리된 뒤에도 관련자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 강대표, 한나라 기강잡기 ‘올인’

    강대표, 한나라 기강잡기 ‘올인’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악역도 마다하지 않겠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기강 세우기’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 강 대표의 모습에선 특유의 유머와 여유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다. 대표실 주변엔 비장감마저 감돈다. 강 대표는 3일 ‘호남 비하성 발언’에 이어 ‘성희롱 건배사’와 ‘전남 영암군과의 자매결연 일방파기’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효선 광명시장을 자진 탈당토록 하는 등 강경책을 구사했다. 강 대표는 전날 ‘호남 비하성 발언’으로 이미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은 이 시장이 반성 대신 잇따라 물의를 빚자 윤리위를 다시 열어 추가 징계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사실상 이 시장에 대한 ‘제명’ 지시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앞서 강 대표는 지난달 ‘골프자제령’에도 불구하고 ‘수해골프’로 물의를 빚은 홍문종 전 경기도당 위원장을 제명하고 도당 간부들의 당원권을 박탈하는 등 중징계했다. 홍 전 위원장 등은 지난 대표경선 때, 강 대표를 지지했던 핵심인사였다. 강 대표의 ‘읍참마속’은 당내에 상당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강 대표는 기자와 만나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당내에서 매정하다는 평가를 받더라도 국민만 보고 갈 것”이라며 “저부터 변하고, 당도 변해야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염치도 생기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강 대표는 또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에 대한 국회 교육위 소집과 관련한 원내 전략 부재와 교육위 소속 의원들의 준비 부족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질타했다. 그는 전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 제대로 대응한 의원이 누가 있느냐.”며 교육위원들의 준비 부족을 지적한 데 이어 “김 부총리가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교육위를 연 것은 사실상 요구를 수용해 준 것으로, 잘못된 전략이었다.”고 비판했다. 평소 “원내 문제는 원내대표에게 맡겨야 한다.”며 참견을 자제해온 강 대표였지만 ‘준비 안된 인사청문회’로 여론의 역풍을 맞은 데 대한 불쾌감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국회 교육위가 준비기간과 정보력 부족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앞으로도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을 바란다.”고 한발 물러났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가 교육위 소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현안이 있다면 여야가 합의해 상임위를 열어야 한다.”며 “이는 상임위 자율성에 관한 문제이고 이런 정신은 존중돼야 한다.”고 반박하자 강 대표도 이를 인정하는 ‘유연성’을 내보였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 ‘수해골프 제명’ 초강수

    한나라당이 24일 ‘수해골프’로 파문을 일으킨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을 제명했다. 그와 함께 골프를 친 김철기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5명에겐 1년간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렸다.‘전라도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효선 경기 광명시장은 강제력은 없지만 ‘탈당’을 ‘권유’ 받았다. 1999년 이후 처음이라는 제명 카드를 꺼내든 한나라당은 “읍참마속의 심경”이라고 말했지만 당장 코앞에 닥친 7·26재보선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제명은 말 그대로 당적에서 파내는 가장 강력한 제재조치로,5년 뒤에 복당을 신청할 수 있다고 해도 절차가 워낙 까다로워 사실상 영구 출당에 가깝다. 당원권 정지는 당적은 유지해도 1년 동안 당내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전면 중지된다.●재보선 위기감에 강력징계로 선회 당이 이런 초강수를 둔 것은 골프 파문이 보도되면서 당 지지율이 10%포인트 안팎이나 하락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선 민주당 조순형 후보에게 오차범위내 추격을 허용함으로써 ‘역전패’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이번 선거에서도 ‘4대0’ 압승을 기록해 ‘무패신화’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1∼2곳에서 승패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덕분에 처음에는 “탈당까지 시킬 사안은 아니다.”며 ‘뜨뜻미지근한’ 대응을 예고했던 당 분위기가 주말을 기점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김동성 충북 단양군수가 수해에도 불구하고 음주가무를 즐긴 것을 비롯,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줄줄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당 전체가 ‘나사 풀린’ 것으로 비쳐져 부담을 느꼈다는 설명이다.●제명놓고 親朴·反朴 감정싸움 소지도 더구나 한나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차떼기당’‘부자·웰빙 정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도 힘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시각도 있다.‘전라도 비하’ 발언을 한 이효선 경기 광명시장에게 당 윤리위원회는 1년간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당 최고위원회가 “사안에 비해 미흡한 처분”이라며 공개적으로 탈당을 권유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런 이유로 당초 관측보다는 강도 높은 대응책을 서둘러 내놓았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제명된 홍 전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표측과 가까운 사이라 당장 ‘친박’‘반박’의 감정싸움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당 윤리위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할 때도 강력하게 제재할 자신이 있느냐. 형평에 맞지 않는 결정이 나오면 원외 인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여·민노 “눈가리고 아웅식 처분” 혹평 외부 시각도 곱지 않다. 열린우리당 허동준 부대변인은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식 솜방망이 처분”이라면서 “오만방자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일벌백계가 아닌 일벌일계에 그친 것이고, 곤장 치는 소리보다 호령소리가 더 큰, 시늉만 요란한 행위”라고 깎아내렸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나사 빠진 한나라

    5·31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이 잇단 악재를 쏟아내며 또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경기도당 간부들은 수해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 정선에서 보란 듯이 골프를 쳐 수재민들의 가슴에 거푸 상처를 안겼다. 또 당 소속 일부 자치단체장들은 홍수로 범람한 강가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수해복구를 지시해놓고 해외 나들이에 나섰다. 이로 인해 당내에선 “당 기강이 완전히 무너져내렸다.”며 “정풍운동을 통해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잇단 악재…한나라당의 고질병?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17대 국회 들어 성추행 사건 등 각종 악재를 연발했다. 최근엔 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과 시·도당 관계자들이 사고를 쳤다. 경기도당의 홍문종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지난 20일 수해 피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강원랜드에서 골프를 즐겨 비난을 사고 있다. 앞서 당 소속 김동성 충북 단양군수는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복구 작업이 벌어지던 지난 18일 유관단체 관계자들과 노래주점에서 유흥을 즐겨 물의를 빚었다. 또 이영수 인천 남구청장과 이동희 경기 안성시장은 집중호우에 따른 복구대책을 지시해놓고 정작 자신은 지난 17일 4박5일 일정으로 외유를 떠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효선 경기 광명시장은 최근 전임시장의 지역편중 인사를 지적하며 “전라도놈들은 이래서 욕먹어”라며 특정지역을 비하, 빈축을 샀다. 당 고위 관계자는 최근의 잇단 악재와 관련,“5·31 지방선거 이후 또다시 고질병이 도지고 있다.”며 “보이는 곳만 멀쩡하지, 밑동은 썩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썩은 곳 도려낼 수 있을까?”…처벌수위 관심 강재섭 대표는 23일 “최근 일부 당직자와 지자체장의 몰지각한 언동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철저히 진상을 조사, 당의 기강을 세우고 국민의 멍든 가슴을 다독일 것”이라며 강도높은 처방을 예고했다. 당 윤리위원회도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수해 골프’에 대한 마지막 진상조사작업을 벌인 데 이어 24일 회의에서 징계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도부의 ‘읍참마속’ 방침에도 불구하고 비주류측 의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썩은 부위를 일찌감치 도려내지 않고는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징계수위를 지켜본 뒤 대응수위를 정하겠다.”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한편 강 대표는 23일 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 주요 당원을 대상으로 기강해이를 경계하는 내용의 이메일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에서는 ▲선공후사(先公後私:사사로운 일보다 공적인 일을 우선) ▲일일삼성(一日三省:하루에 세번 반성) ▲단사표음(簞食瓢飮:한 소쿠리의 밥과 표주박의 물로 소박한 생활)을 당부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생각나눔] VK부도 ‘읍참마속’

    [생각나눔] VK부도 ‘읍참마속’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대출을 회수했지만 아쉬움이 크다.” 시중은행에서 VK의 여신을 담당했던 한 심사역은 “승승장구하던 국산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사라지는 것을 누군들 바랐겠냐.”면서 “부도가 뻔히 보이는데 어떻게 대출금을 회수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386 운동권’의 휴대전화 신화로 불리던 VK의 부도가 은행권에도 큰 파장을 던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리스크(위험) 관리 향상과 저금리 기조, 대출 경쟁 등으로 견실했던 대기업이 순식간에 넘어진 경우는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업에 부실 징후가 나타나면 당연히 대출금을 회수해야 한다. 여신이 부실해지면 대출액의 100%를 대손충당금으로 고스란히 쌓아야 하고, 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으로 이어져 은행의 건전성에도 치명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저마다 “비 올 때 우산을 빼앗지는 않겠다.”고 장담하던 터여서 VK 부도에 떳떳할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었던 부도 현재 VK의 채권은행은 모두 10곳이다. 농협이 276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 232억원, 외환은행 79억원, 기업은행 66억원, 우리은행 37억원 등이다. 채권은행들의 대출 회수와 추가 여신 중단이 맞물리면서 만기가 돼 돌아온 어음을 막지 못해 VK가 부도를 맞았지만 근본 원인은 영업 외부환경의 악화,VK 내부 경영전략의 실패라고 채권단은 판단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하다 값싼 중국산 휴대전화에 역풍을 맞았고, 글로벌 거대 기업들의 물량 공세에 설 자리를 잃었다. 국내에서는 마침 보조금제가 도입돼 VK의 휴대폰은 ‘공짜폰’으로 전락했다. 원화 강세는 수출 채산성마저 크게 악화시켰다. 이런 와중에도 VK는 차입을 통한 ‘외형 확대’를 멈추지 않았다. 이상 징후를 발견한 은행들은 서서히 대출 회수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의 경우 2004년에 240억원에 이르던 대출금은 현재 37억원까지 줄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2·4분기 적자 이후 신용등급을 분기마다 한 등급씩 낮추다가 지난달 20일에 요주의업체로 지정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담보 없이 신용으로만 대출해 줬던 우리은행이 VK에 적용한 ‘조기경보시스템’은 여신 리스크 관리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은행은 책임 없나 그러나 은행의 대출과 회수에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채권은행은 담보 강화를 위해 VK로부터 적금을 예치토록 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돈 줄이 막힌 기업체 입장에서 보면 가혹한 요구일 수도 있다. 2004년 VK가 3839억원의 매출액을 올리자 은행들이 너나없이 대출을 늘린 것도 도마에 올랐다.VK의 회계감사 보고서를 보면 현금흐름(보유현금 잔액)은 2002년 168억원,2003년 57억원,2004년 26억원 등으로 급속도로 악화됐다. 표면적으로는 ‘은행 차입→투자 및 생산→매출 증대’라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었으나 내실은 악화된 셈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매출액만 믿고 경쟁적으로 대출을 확대해 갔다. 수출환어음매입 등 무역금융 대출이 대부분이었던 외환은행의 대출금이 2003년 130억원에서 2004년 91억원으로 준 것도 다른 은행들의 대출 경쟁 때문이었다. 당시 농협은 VK의 본사 이전 과정에서 대출 규모를 크게 늘려 주채권은행으로 부상하게 됐다. 이런 과정에서 VK의 은행 차입금은 2004년 1000억원,2005년 140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었다. 부실 징후를 일찍 눈치 챈 은행들은 지난해 중순부터, 다소 늦은 은행들은 올 초부터 신규 대출을 막고 기존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결국 VK는 내수와 수출이 막힌데다 은행의 자금줄까지 끊겨 부도로 치달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VK의 무분별한 차입 경영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이를 적절하게 제어하지 못하다가 결국 손실을 보게 된 은행들도 대출 행태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한나라 공천비리 끝은 어디인가

    한나라당 공천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도 비리의혹이 제기되지만 한나라당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당지도부가 당황할 정도로 곳곳에서 악취가 풍긴다. 엊그제는 클린공천감찰단원인 고조흥 의원을 한나라당 스스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곪을 대로 곪은 것을 미봉하는 식은 곤란하다. 전국적으로 공천 전반을 재점검한 뒤 읍참마속하는 용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실련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선거전문가는 최근 나타나는 공천비리 유형을 13가지로 분류했다. 공천헌금을 달러로 주고 받는 외환치기, 측근이나 가족의 공천헌금 대리 수수, 명의를 도용한 사기행각 등 다양한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리백태의 대부분은 한나라당 소속원들이 저지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영남권은 물론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이자 공천이 당선을 담보한다는 기대에 돈 보따리를 싸들고 공천을 받으려는 행태가 심해진 탓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말로만 환골탈태를 외쳐서는 안 된다.‘차떼기당’ 이미지가 남아있는 한 지방선거 결과는 의미가 없다. 강력한 정풍운동을 전개하지 않으면 내년 대통령선거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실명으로 제보된 의혹을 일괄공개한 뒤 문제가 있으면 당장 후보를 교체하는 것이 옳은 길이다. 무엇보다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제도개선에 응해야 한다. 앞으로는 공천심사위를 외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하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법을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돈을 준 사람을 내부고발자로 간주해 처벌을 완화하고, 공천비리 정당의 국고보조금을 삭감·환수하자고 제안했으나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노장진 딜레마’

    27일간 팀을 무단 이탈한 뒤 복귀한 롯데의 마무리 노장진(32)이 ‘속죄투’를 던질 수 있게 됐다. 롯데는 28일 이상구 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노장진에게 선수단의 사기를 꺾고 구단 이미지를 훼손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벌금 1000만원과 1달 동안 출전정지조치를 내렸다. 롯데는 이에 그치지 않고 노장진의 훈련 모습과 근신상태를 신중히 지켜보며 복귀 사흘 전에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어 복귀 여부를 재심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의 이런 결정은 팀이 마무리 부재로 인해 거푸 역전패를 당하는 어려운 팀 현실을 반영한 고육책으로 받아들여진다.롯데는 시즌초 확실한 마무리가 있었다면 28일까지 패배한 10경기 가운데 최소한 4경기는 건질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차원에서 롯데는 현실적인 방안을 선택했다. 노장진에게 내린 출전정지 1개월은 어차피 팀 복귀를 위해서는 필요한 기간이라는 점에서 징계성 조치와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노장진을 트레이드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해봤지만, 다른 구단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다시 한번 자숙의 기회를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팬들의 압력도 구단이 노장진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주는 쪽으로 몰고 갔다. 롯데구단 홈페이지에는 “어려운 팀을 위해 용서해 줘야 한다.”는 게 대세였다. 일부 팬들이 구단의 장래를 위해 ‘읍참마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구제론’에 묻혔다. 그러나 구단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노장진이 선수단에 합류해 정상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실제로 롯데 선수들은 노장진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강병철 감독은 “노장진이 복귀한 뒤에도 다른 선수들에게 속죄하는 차원에서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며 선수단의 분위기를 전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이 총리 사퇴 이후가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해찬 총리의 사의를 수용할 뜻을 밝혔다. 앞서 이 총리는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이 총리 골프 파문을 둘러싼 정경유착 의혹은 검찰 수사로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정황으로도 이 총리는 총리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노 대통령이 신속히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한 것은 국민여론에 부응한 조치로, 국정안정을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다. 참여정부는 분권형 국정운영을 내세웠다. 노 대통령으로서 이 총리에 버금가는 분권형 총리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이 총리를 껴안고 가기에 상황이 너무 나빴다. 이 총리 스스로 수차례 사과했듯이 3·1절에, 그것도 철도파업이 있던 날 골프를 친 자체가 잘못이었다. 골프상대가 비리의혹 기업인이며 내기골프까지 쳤음이 드러났다. 골프동참자들은 거짓말 퍼레이드로 국민을 실망시켰다. 사의를 수용한 것이 순리였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이 총리 사퇴 파문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는 자세를 갖기 바란다. 읍참마속의 본보기로 집권 후반기 자칫 해이해질 공직기강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물러난 뒤 노 대통령의 임기말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한다는 관측이 있으나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국민편에서 남은 2년 국정을 이끈다고 재다짐하면 지지율은 다시 오를 수도 있다. 이제 이 총리 사퇴 이후가 중요하다. 노 대통령이 지시했듯이 제기된 의혹의 진상은 엄정한 검찰 수사로 명백히 가려야 한다. 그리고 후임 총리 인선을 늦출 이유가 없다. 후임 총리는 개혁성과 업무능력을 갖춘 동시에 화합형이었으면 한다. 이 총리는 야당과 소모적 논쟁을 벌여 여권에 부담을 주었다. 참여정부 후반기는 정쟁보다는 주요 국가정책과제를 마무리짓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야당에서 걱정하는 대로 대통령 탈당이나 거국내각 등 충격적 조치는 자제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분권형 체제를 어느 수준에서 끌고 갈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비대해진 총리실을 정비하는 일도 시급하다.
  • ‘조세개혁안 유출’ 재경부국장 보직해임

    재정경제부는 중장기 조세개혁 자료가 외부에 유출된 것과 관련,7일 윤영선 조세개혁실무기획단 부단장을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또 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김용민 세제실장에 대해서는 엄중경고를, 실무책임자인 김형돈 과장에는 주의조치를 각각 내렸다. 이 같은 인사 조치에 재경부의 일부 국·과장들은 “말도 안된다.”며 술렁이고 있다. 김교식 재경부 홍보관리관은 “단장인 세제실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 자료를 외부(조세연구원)에 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부단장도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줬지만 책임을 그 쪽에만 뒤집어 씌울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조치를 ‘재경부의 최대 위기’로까지 해석한다. 국장을 보직해임해서가 아니다. 어차피 누군가 책임을 진다면 재경부로서는 재발 방지 차원에서 ‘읍참마속’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문제는 자료 유출을 발단으로 중장기 조세개혁안이 표류하고 경제 부총리까지 국회를 오가며 머리를 조아렸다는 점이다. 선거를 앞두고 ‘표밭’을 의식해 여권이 재경부를 질타하면 군소리도 못하고 ‘대외 과시용’으로 국장을 자를 만큼, 경제정책 총괄부서인 재경부의 위상이 추락했느냐는 것이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한다. 다른 관계자는 “책임을 묻는다면 대통령도 증세 논란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과장급 직원들의 반응은 더 노골적이다.“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윤 국장이 자료를 빼돌렸냐. 책임 소재를 가린 뒤 징계해도 되지 않나.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 희생양에 불과하다.” 김교식 홍보관리관은 “외부 요청에 의한 결정은 아니다.”면서 “자료 유출은 연구원을 포함해 재경부의 외부”라고 밝혔다.‘신상필벌’의 원칙이라고 하지만 다분히 정치권을 의식한 징계라는 게 재경부 안팎의 해석이다.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그같은 징계를 요구했더라도 장·차관이 몸으로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조직 기강도 중요하지만 이번 결정은 대중심리를 이용한 인민재판과 유사하다.”고 비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2005 재계 ‘말말말’

    올해도 재계는 부침의 굴곡수만큼이나 ‘말의 성찬(盛饌)’들이 쏟아졌다.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의 ‘말말말’을 통해 다사다난했던 재계의 한 해를 되돌아본다. ●‘철의 여인’ 현정은 회장, 올해 최고의 화술 선보여 ‘김윤규 파동’으로 대북사업 위기를 겪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고비마다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현 회장은 9월12일 현대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국민여러분께 올리는 글’에서 “16년간 대북사업을 보필했던 사람(김윤규 전 부회장)을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으로 물러나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북사업의 미래를 위한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이었다.”며 북측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는 강단을 보여 ‘철의 여인’ 대처 전 영국총리에 비유되기도 했다. 그의 “비굴한 이익보다는 정직한 양심을 택하겠다.”는 발언은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현 회장은 이어 10월10일 현대아산 임직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는 “우리는 얼마전 남에게 알릴 수 없었던 몸 내부의 종기(김 전 부회장)를 제거하는 커다란 수술을 받았다. 마취에서 깨어나 몸의 회복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오랜 친구(북측)는 우리의 모습이 변했다고 다가오기를 거부한다.”는 ‘절묘한’ 비유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 전 부회장은 연이은 현 회장의 초강수에 10월22일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귀국하면서 “오너가 아니면서 오너처럼 행동한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좌초한 ‘미스터 쓴소리’ 지난 7월 말 불거진 두산그룹 ‘형제의 난’은 숱한 말을 남긴 채 ‘4형제 불구속 기소’로 결론났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은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답게 화려한 수사로 형인 박용오 전 회장을 몰아붙였다. 박 전 회장은 박용오 전 회장이 ‘비리사건’을 고발한 다음날인 7월22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박용오 전 회장의 두산산업개발 경영권 탈취 미수사건”이라며 “100년 전통에 금이 갔다기보다는 열 손가락 중에 손가락 하나가 없어진 것일 뿐이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나 박 전 회장은 검찰 수사결과 비자금 조성 등이 사실로 드러나자 그룹 회장직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 등을 내놓으며 임직원들에게 ‘사과의 글’을 띄워야 했다. ●고삐 죄는 최고경영자들 올 한 해도 한 치의 긴장도 허용치 않는 총수와 CEO들의 질책과 주문이 이어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4월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가진 ‘디자인 전략회의에서 “최고 경영진부터 현장 사원까지 디자인의 의미와 중요성을 새롭게 재인식해 세계 일류에 진입한 삼성 제품을 품격 높은 명품으로 만들 것”을 강조하고 “명실공히 월드 프리미엄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디자인, 브랜드 등 소프트경쟁력을 강화해 기능과 기술은 물론 감성의 벽까지 모두 넘어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본무 LG 회장도 지난 3월 경기 이천 소재 LG인화원에서 열린 ‘연구개발 성과 보고회’에서 “무한경쟁 시대에 진정으로 고객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1등 제품이 아니면 안된다.”고 전제하고 “1등 제품의 핵심은 바로 R&D이며,R&D 인력은 글로벌 경쟁의 첨병인 동시에 LG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R&D를 통한 제품 및 사업 차별화와 R&D 인력의 주도적 역할도 당부했다. 올해 사상 최대의 경상이익을 기록한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은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명이 끊어진 기업이다. 기업이 이윤을 남기는 것은 죄가 아니다. 이윤을 최대한 창출하되 사회 환원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이다.”라며 자칫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있는 직원들을 독려했다. ●쏟아진 론, 론, 론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달 처음 열린 ‘삼성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프리미엄 전략 고수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강아지론’을 예로 들며 고가정책을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시골 장에서 강아지를 팔러 온 할머니도 가격이 안 맞으면 보자기에 싸서 도로 갖고 간다. 하물며 삼성전자 직원들의 땀과 정성과 기술이 녹아 있는 휴대전화를 어떻게 헐 값에 판매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도 ‘유목민론’을 들고 나왔다. 황 사장은 9월12일 세계 최초로 50나노미터(nm) 공정의 16기가비트(Gb) 플래시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동하는 자가 승리하고 성을 쌓는 자는 패배할 것이다.”라며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시대의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만 살아남는다며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남중수 KT사장은 “바람을 막기 위해 돌로 담을 쌓지 않고 풍차를 돌리겠다.”며 ‘풍차론’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남 사장은 지난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이는 피할수 없는 시대의 트렌드”라며 “KT의 경영환경을 거센 바람이라고 한다면 최고경영자(CEO)로서 바람이 불면 피하지 않고 풍차를 돌린다는 발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박해춘 LG카드 사장은 “LG카드는 겨우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긴 단계다.”라며 ‘병원’에 빗대 매각을 앞두고 있는 LG카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산업부 jrlee@seoul.co.kr
  • MBC 이번엔 ‘조기종영 살생부’

    MBC 이번엔 ‘조기종영 살생부’

    ‘과연 읍참마속(泣斬馬謖)일까?’ MBC가 가을 개편을 한지 불과 한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조기종영 ‘살생부’를 만들고 있어 시청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난자 의혹’ 보도 이후 뭇매를 맞고 있기에 MBC로서는 더욱 난감한 입장. 채널 전체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어 이를 타개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시청률 지상주의’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높은 시청률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호평받는 프로그램들이 조기종영 1순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우선 토요일 오후 5시55분 방영되는 추리 다큐 ‘조선과학수사대-별순검’이 있다. 조선시대 범죄 수사를 담당했던 기관 별순검을 소재로 했다.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우리 조상들이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꼼꼼한 재연드라마 형식으로 그려낸다. 예능프로그램이지만, 드라마 못지않다.‘별순검’은 특히 게시판에 악성 리플이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청자에게 수준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같은 시간대의 경쟁프로그램에 밀리고 있는 게 문제다.15∼20%의 오락 프로 틈바구니에서 부대끼며 평균 6∼7%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미스매치’를 피해 시간대를 심야로 옮겨달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있기도 했다. 조기 종영 사실은 지난 22일 작가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이후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MBC는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며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제작진에게는 다음주(6회분)부터 만들지 말라는 통보가 내려진 상태다. ‘별순검’ 연출자 김흥동 PD는 “‘별순교’라는 하부 조직도 등장시켜 추리는 물론, 액션도 강화해 나가려는 시점에서 폐지 이야기가 나와 안타깝다.”며 “어려움도 있겠지만 MBC가 재고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일요일 오전 9시55분에 방송되는 ‘부부일기’도 대상이다. 부부들의 삶과 사랑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교양물에다 감동까지 있는 프로그램이기는 하나, 평균 시청률 4%에 그치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최근 MBC본사와 프로그램 해외판권사업 문제로 마찰을 빚은 MBC프로덕션이 기획, 제작하는 작품이라 공교롭다. 일일연속극 ‘굳세어라 금순아’의 후속으로 기대를 모은 ‘맨발의 청춘’도 한 자릿수 시청률에 허덕이고 있다. 방영 석달도 안돼 새해 즈음 간판을 내릴 예정이다. MBC로서도 고충이 있다.MBC 고위 관계자는 “단순히 시청률 때문만은 아니다. 의견이 다소 엇갈리지만, 최고 경영진이 품질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별순검’의 경우 들어가는 제작비까지 고려하면 광고비가 얼마 되지 않는 심야시간 대에 편성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김윤규 파문’ 北달래기용?

    [재계 인사이드] ‘김윤규 파문’ 北달래기용?

    ‘또 한번의 읍참마속?’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최용묵 경영전략팀 사장이 27일 사퇴했다. 현대는 구조조정본부격인 경영전략팀을 해체하고 비서실을 강화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키로 했다. 현대그룹은 최 사장이 내부 감사보고서 유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했으며 현 회장이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현대아산 감사의 본질은 경영의 투명성과 합리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한 것이었는데 문건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남북협력기금 유용의혹 파문 등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내부감사를 총괄해온 책임자로서 경영정보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어려울 때마다 묵묵히 도와주셔서 늘 감사했다.”면서 “경영전략팀 사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그룹의 전문경영인으로서 항상 큰 힘이 돼달라.”고 당부했다고 현대는 전했다. 최 사장은 앞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사장과 현대U&I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게 된다.1976년 현대그룹에 입사, 주로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일해 온 최 사장은 현 회장 취임과 함께 현대엘리베이터가 그룹의 지주회사격으로 부상하면서 그룹내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최 사장의 사퇴는 북측이 지난 20일 담화문에서 “현대 상층부가 곁에 와 붙어 기생하려는 야심가들을 버리고 옳은 길에 들어선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금강산관광의 넓은 길을 열어줄 것이다.”고 밝힌 직후 일어난 일이어서 북측과의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북측이 지난 25일 전격적으로 현대와의 협상을 수용한 것도 현대에서 북측에 ‘성의’를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 사장의 사퇴와 북측의 ‘측근제거’ 요구는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최 사장은 감사보고서가 보도된 직후부터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수차례 밝혀왔으며 대북사업이 활로를 모색하게 되자 사퇴를 실행한 것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아직 감사보고서 유출자를 찾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최 사장만 물러난 것은 현 회장과 이종혁 북한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의 면담을 앞두고 북측에 보내는 ‘화해 제스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대는 그룹 공통업무와 구조조정, 감사 등을 담당하던 경영전략팀을 해체하는 대신 현재 차장급 직원과 여직원만 있는 비서실을 개편, 현 회장 보좌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외통수’에 빠진 현대그룹

    ‘외통수’에 빠진 현대그룹

    북측이 ‘김윤규 사태’를 내세워 현대와의 모든 사업을 전면 검토하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밝힘에 따라 현대의 대북사업이 난항에 봉착하게 됐다. 현대와 북한과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특히 북측은 개성관광 협상 불가는 물론 금강산관광의 전면 중단까지 시사하고, 관계회복 조건으로 현정은 회장의 측근 제거와 김 전 부회장 복귀를 요구, 현대와의 갈등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로써 취임 2주년을 맞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위기극복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서게 됐다. 현 회장은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비리를 적발한 뒤 고비를 맞을 때마다 정공법으로 맞서며 정면돌파를 시도했으나 결국 취임 2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북측의 최후통첩성 경고메시지를 받음으로써 높은 벽에 부딪혔다. 북측은 “김윤규를 죽인 것은 곧 정주영 명예회장을 죽인 것”이며 “현대는 정주영·정몽헌 선생들이자 곧 김윤규로 여겨졌다.”며 김 전 부회장의 복귀를 강력히 요구했다. 또 “원래의 얼굴이 하나도 없는 현대는 현대가 아니다.”면서 현 회장 체제와는 어떤 사업도 협력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때문에 현대가 개성관광 독점권의 이유로 주장하는 ‘7개 경협합의서’에 대해서도 “합의의 주체가 다 없어진 조건에서 이에 구속될 이유마저 없다.”며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현대와의 결별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구체적으로 개성관광에 대해 현대와 손을 끊겠다고 못을 박았고, 축소 운영되고 있는 금강산관광에 대해서도 전면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제는 현대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것. 북한 사업을 접거나 김 전 부회장을 복귀시키는 방안 가운데 양자택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측은 북한측의 메시지 발표 직후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측은 담화문 말미에 “현대에도 앞날은 있고 길은 있다.”면서 현대측에 대응할 여지를 줬다. 이는 현 회장 측근을 퇴출시키고 김 전 부회장을 복귀시켜야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 회장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라서 난감해하고 있다. 현 회장이 ‘읍참마속의 결단’으로 도려낸 ‘종기’를 다시 붙이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현대측의 생각이다. 따라서 북측의 요구와 이에 대한 현대측의 대응이 첨예하게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양측의 갈등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현정은 회장 대북사업 포기 시사

    현정은 회장 대북사업 포기 시사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퇴진과 북측의 ‘딴죽걸기’로 대북사업이 위기에 몰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강수를 두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김 부회장의 ‘문제’를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그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차단하고 최악의 경우 대북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북측을 압박했다. 북측은 이미 김 부회장 사퇴를 이유로 금강산관광을 축소한 뒤 개성관광, 백두산관광 협상 과정에서도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 회장은 12일 현대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국민여러분께 올리는 글’을 통해 “오랜 세월을 현대그룹에 몸담았고,16년간 대북사업을 보필했던 사람(김 부회장)을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으로 물러나게 했다.”면서 “이는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생긴 오만한 자신감이나 우쭐대는 경박함이 아니라 대북사업의 미래를 위한 ‘읍참마속’의 결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현 회장은 김 부회장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기도 싫은 비리 내용은 개인의 부정함을 떠나 기업 전체의 정직함에 치명적 결함이 된다.”면서 “지위를 이용, 사리사욕하는 경영인은 자신의 도덕적 해이가 기업과 사회에 얼마나 독이 되는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현 회장은 “국민들이 비리 경영인의 인사조치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면 비굴한 이익보다 정직한 양심을 택하겠다.”는 말로 김 부회장의 ‘사면’은 있을 수 없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북사업을 하느냐 하지 말아야 하느냐의 기로에 선 듯하지만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는 말에서는 최악의 경우 대북사업 중단 의지도 읽혀졌다. 현 회장은 “지난 금강산 방문 때 핸드백까지 열어보이는 모욕을 당했지만 고 정몽헌 회장은 목숨과도 맞바꿨는데 이 정도 모욕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다짐했다.”면서 “남북한 경제협력은 상호간의 정직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북한 당국도 현대아산 임직원의 정직한 열정을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과세 잘못한 직원 8명 문책

    국세청은 26일 세금을 잘못 매긴 직원 8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문책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김도형 법무심사국장은 “최근 납세자가 제기한 불복청구중 과세가 취소된 54건에 대한 부실과세 여부를 분석, 세금을 부과한 직원이 책임져야 할 8건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담당직원 8명을 징계위원회에 넘기고, 직원이 속한 부서의 실·국장 등의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세무공무원 A씨는 납세자가 2000년 4월 상속받은 연립주택을 2003년 3월 양도하고 기준시가로 양도세를 신고하자 상속주택을 포함해 3주택자라며 실거래가액으로 양도세를 잘못 부과했다.A씨는 상속을 할 당시 1가구 1주택자가 2002년 12월31일 이전에 상속받은 주택을 2004년 12월31일까지 양도할 경우 보유 및 거주기간에 상관없이 1주택으로 보아 양도세를 비과세한다는 소득세법 시행령 부칙의 경과규정을 어겼다. 김 국장은 “이번 조치는 애매한 경우 일단 과세하고 보자는 식의 행정편의적 태도에 대한 경고”라면서 “읍참마속의 각오로 부실과세 공무원들을 감사관실에 통보, 조사분야에서 퇴출시키거나 징계 등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속타는 은행장들

    속타는 은행장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겠다?’시중은행장들은 주택담보대출이 포기할 수 없는 자산 운용처이지만, 금융감독 당국의 지침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대출을 제한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강남 등 특정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거품붕괴 위험이 있다는 점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행장들이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가격의 거품에 관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지는 못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2일 8개 시중은행장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이메일 인터뷰를 시도했다.1주일 동안 장고를 거듭한 끝에 우리, 하나, 조흥, 외환은행장이 답변을 보내왔다.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답변을 고사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존 필메리디스 SC제일은행장은 해외 출장으로 답변하지 못했다. ●“거품붕괴 우려 있지만 은행은 위험하지 않다” 부동산가격 거품 붕괴와 관련,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노코멘트’했다. 답장을 보내지 않은 국민·신한은행장까지 포함하면 3명의 행장이 거품붕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셈이다. 이달 초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주최한 금융협의회에서 이구동성으로 “특정지역 아파트 가격의 거품이 꺼지기 직전 상황”이라고 의견을 모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반면 황영기 우리은행장과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강남, 분당, 용인 등의 아파트 가격은 버블(거품) 위험의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최동수 조흥은행장은 “거품에 대한 의구심이 크지만 쉽게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들 3명의 행장은 비록 거품이 붕괴되더라도 주택가격이 폭락하고, 은행이 부실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택담보대출 제한 당국 가이드라인 따를 것” 답변을 보내온 4명의 행장들은 은행의 여신 영업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중요성을 똑같이 인식했다. 수익률이 높고, 장기적으로 은행의 자산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의 대출 제한 의지가 워낙 강해 더이상 대출 경쟁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장들은 저마다 초기금리 할인제도 폐지, 대출 증가율 제한, 세대별 총량제, 상환능력을 감안한 대출, 다주택자 대출제한 및 가산금리 적용, 부채비율이 높은 고객에 대한 금리인상 등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관리해 나갈 뜻을 밝혔다. 우리은행장은 주택 투기수요 억제를 위해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 대폭 강화,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장치 확대, 공영개발 확대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외환은행장은 “금융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겠다.”면서 “주택가격 변동을 수시로 점검해 담보대출의 건전성을 관리할 수 있는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깊어가는 행장들의 고민 행장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대신할 새로운 돌파구를 어디서 찾을 것이냐.”는 질문에 우량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소호), 직장인 신용대출을 늘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블루오션’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중소기업·소호 대출은 리스크(위험)가 커 섣불리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나 직장인을 상대로 한 신용대출도 시장이 워낙 작고 제한돼 있어 이미 경쟁이 포화상태다. 이해찬 국무총리,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은행들이 필요한 곳에는 대출해 주지 않고 부동산담보대출로 재미를 보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정부의 압박도 은행장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국방장관 사의, 군 일신 계기돼야

    윤광웅 국방장관이 총기난사 참극에 책임을 지고 어제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단 사표수리 결정을 유보했지만 윤 장관의 책임은 면할 수 없다. 군은 꼬리를 물고 있는 의혹을 해소해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자식을 안심하고 군대에 보낼 수 있는 풍토를 확립해야 한다. 이번 사건 처리 과정에서 군이 보여준 태도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선임병의 언어폭력에 격분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섣부른 발표를 했다가 하루 만에 계획적 범행이라고 뒤집었다. 일부 병사들이 청소년 축구 TV중계를 시청했다는 사실도 유족들의 지적으로 밝혀졌다. 사건 발생 이틀 만에 부상자가 2명 더 있다고 밝힌 것도 선뜻 이해가 안 간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결과를 보면 사건이 난 부대에 구타와 병사들 간 금전 거래 등 군기문란 행위까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수류탄 투척과 총기난사 과정, 변칙적 병력 운용 등 사건 전반에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는 이유가 된다. 윤 장관은 사건 다음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대처를 했다. 그러나 사태 수습과정은 아직도 군이 뭔가를 감추려 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불신감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국방부가 사고 수사본부를 새로 구성해 철저한 보강수사를 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유족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군은 인분 사건, 자살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사과와 재발방지를 다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웬만한 약속으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게 됐다. 읍참마속의 결의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고 실효성있는 병영문화 개선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정면돌파 ‘외통수’

    유전개발 의혹과 행담도 개발 의혹 파문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말문을 열었다. 검찰과 감사원 조사를 지켜 보자는 신중론에서 벗어나 법과 원칙에 따른 처리를 강조하며 정면 대응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26일 “진실을 규명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법대로 원칙대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문희상 의장,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이 가혹할 정도의 수사와 진실 규명을 촉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재로선 당 지도부의 태도 변화가 여권 핵심의 ‘정리된’ 복안이 반영된 것이라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도마뱀 꼬리 자르듯 어느 선까지, 혹은 누구까지 정리하고 가자는 식의 전략적 고려가 작용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무슨 정보를 갖고 지도부가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오히려 지도부의 정면 대응론은 총체적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4·30 재·보선 참패의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비상국면에서 ‘전략적 고려’를 시도하는 자체가 ‘사치스러운’ 사고방식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서울시당 서영교 여성위원장은 “지난 재·보선은 명확한 현실 분석과 철저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인식 변화에는 연일 새로운 의혹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문정인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 위원장,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정태인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등이 행담도 개발 사업에 연루된 것으로 속속 확인되면서 위기감이 최고조로 증폭되고 있다. 게다가 유전개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광재 의원은 이날까지 두차례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 지도부급의 한 의원이 관급공사 수주를 둘러싼 건설업자 구속 사건에 연루됐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과 정체성은 도덕성”이라면서 “도덕성의 훼손은 엄청난 부담과 위기로 작용한다.”고 털어놨다. 오영식 원내대변인은 “진상규명 결과에 따라 의원이든, 관계자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 등 사활이 걸린 정치 일정도 정공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보인다. 야당이 현 정권의 ‘레임덕’까지 운운하는 마당에 일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검찰이나 감사원 조사 결과 여권 핵심이 읍참마속의 상황에 직면할 때 지도부의 정면 대응론이 여론의 뭇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면책카드’가 될 수 없다는 데 있다. 정반대의 상황이라도 일그러진 여론을 회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당 지도부의 진정한 위기는 ‘의혹 조사’이후에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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