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읍참마속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강병철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헌재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유공자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동성애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1
  • 靑 “문건 유출 몇 사람 사심 갖고 한 일” 野 “어처구니없어… 민심 모르는 발언”

    청와대의 윤두현 홍보수석은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파문에 대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 6일 기자들과 만나 “늦었지만 다행으로 보고, (문건을) 보도하기 전에 한 번의 사실 확인 과정만 거쳤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매우 안타깝다”면서 “앞으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고, 이제는 경제 도약을 위해서 매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안의 성격에 대해서는 “몇 사람이 개인적 사심으로 인해 나라를 뒤흔든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것이 밝혀졌다”고 정리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어처구니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면서 “또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했다는데 검찰 수사로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국민들의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와대 비서진을 이끄는 수장이자 공직기강비서실 문건을 둘러싼 총괄적 관리 책임을 져야 할 김기춘 비서실장의 문책은 너무도 당연하다”며 ‘읍참마속’(泣斬馬謖)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윤 수석의 언급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권은희 대변인은 “검찰 수사 결과를 존중하며, 남은 수사도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반응만 내놓았다.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입장을 강하게 동조하고 나설 경우 야당에 불필요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대응을 자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7일 청와대 소관 국회 상임위인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쓸데없이 야당을 자극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윤 수석은 최근 공직기강 확립을 강조한 김 비서실장의 시무식 발언 내용 공개에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인지에는 “공개는 늘 하지 않았는가”라면서 “대변인이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공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인식의 대전환 없이 위기 극복 없다

    [김형준 정치비평] 인식의 대전환 없이 위기 극복 없다

    청양(靑羊)의 해가 시작됐다.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올해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통일 기반 구축, 경제 재도약, 국가 혁신 등 중대한 국정과제에 몰입할 수 ‘골든타임’이라는 게 집권 세력의 대체적 인식이다. 문제는 대통령 어젠다의 과잉으로 말미암은 국민의 혼돈과 피로감, 반복되는 인사 참사, 대통령 핵심 공약의 파기, 대통령 최측근들의 권력 투쟁, 지속적인 경기 침체 등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집권 초기 70%대에 이르렀던 대통령 지지도가 40% 초반까지 떨어졌다. 더 심각한 것은 집권한 지 2년이 다가오는데 이렇다 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은 무너지고 정부 신뢰는 크게 흔들리면서 국정 운영의 위기를 맞고 있다. 박 대통령은 풍부한 정치 경험, 투철한 국가관, 절제된 언어, 원칙과 신뢰 존중, 흔들림 없는 소신, 약속을 지키는 진정성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애석하게도 이런 소중한 장점들이 지난 2년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 이유는 박 대통령의 인식이 정치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모든 것은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한다. 우리 정부는 사심 없이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국민은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다. 따라서 여론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등의 사고가 대통령의 인식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것 같다. 이런 착각과 과신이 결국 ‘만기친람(萬機親覽)의 불통 리더십’으로 표출돼 대통령의 위기대처 능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 것 같다. 정치로 풀어야 할 것을 정치로 풀지 못하고,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 적기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만시지탄(晩時之歎) 리더십’으로도 이어졌다. 역대 정부의 집권 3년차 때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 있다. 대통령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 시작되고, 반대층의 저항과 불만은 고조된다. 집권 초기와 달리 통치 환경의 강점과 기회보다 약점과 위험 요인이 급부상한다. 이념 갈등과 지역 갈등을 매개로 한 정치 갈등이 증폭된다. 대통령이 민심 이반을 막고 통치 위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정치 승부수를 던지는 유혹에 빠진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런 현상들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위기를 극복하고 실패한 역대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인식의 대전환과 자신의 장점이 국정 운영에서 빛을 발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집권 3년차의 시작을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청와대를 전면 쇄신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현재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힘에만 의존하는 통치 대신 소통 확대를 통한 정치 복원에도 주력해야 한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인 아몬드 교수는 선진국들은 민족 통합→건국→경제성장(산업화)→참여(민주화)→분배라는 5단계를 거쳐 발전했다고 분석한다. 대한민국은 광복 70년 동안 건국과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를 이룩했지만 분단 70년에서 보듯이 민족 통합을 이룩하지 못했다. 한편 공정한 분배를 토대로 한 선진 복지 국가를 향한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아몬드 교수는 이러한 정치 발전 단계가 성공하려면 ‘역할 분화, 문화적 세속화(의식 변화), 하위체제의 자율성’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집권 3년차를 맞이하는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적용하면 대통령은 만기친람 리더십에서 벗어나 총리와 장관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퇴임 직전의 지지도가 취임 직후보다 높았다. 그는 집무 시간의 70% 이상을 야당과 만났다. 박 대통령도 집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야당과 만나 대화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더불어 집권 여당이 더는 대통령의 눈치만 보고 하명만 기다리는 초라한 존재가 아니라 자율성을 갖고 야당과 당당히 대화하고 협상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변화의 시작은 성찰이다. 박 대통령이 분단 70년의 아픔을 극복하고 통일 시대를 열어 가기 위한 집권 3년차를 만들려면 권력의 유한함과 지난 집권 2년간의 행로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 與 ‘자방 국조’ 내주고, 野 부동산법 양보했다

    與 ‘자방 국조’ 내주고, 野 부동산법 양보했다

    “오랜만에 ‘정치가 참 멋있다’란 말을 듣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겠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작은 신뢰부터 쌓여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무신불립’의 마음으로 임하겠다.”(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의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여야 당 대표·원내대표는 10일 첫 연석회의를 덕담과 함께 시작한 지 한 시간 만에 10일 국정 현안 일부 타협안을 내놓았다. 새누리당은 민생 법안 중 부동산 관련법 처리만 명시했음을, 새정치연합은 정윤회씨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합의 논의를 못한 점을 한계로 꼽았지만 이날 합의만으로도 연말까지 분주한 국회가 예상된다. 여야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 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원칙 폐지 등 부동산 관련 3법을 처리하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 대타협기구를 올해 안에 구성하고 ▲4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 비리) 중 자원외교에 대한 국정조사 특위와 공무원연금 특위를 올해 안에 구성하고 ▲방산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 새정치연합은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 구성과 선거구 재획정 등을 위한 정치개혁특위 구성 등도 요구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일단 새정치연합 요구안인 4자방 국정조사 중 ‘자방 국정조사’가 가시화된 데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 대타협기구 제안을 새누리당이 전격 수용, 양적으로는 여당이 ‘통 큰 양보’를 한 모양새다. 공무원연금법 연내 개정은 어려워진 기류다. 그러나 민생경제 활성화 법안의 핵심인 부동산 3법 연내 처리에 청신호가 켜진 데다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를 본궤도에 올렸다는 점에서 야당 역시 전향적 태도를 취했다는 평가다. 야당은 비선 실세 의혹의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을 강하게 요구하면서도 “수사를 지켜보자”는 여당 입장을 존중해 국정조사 카드는 내밀지 않았다. 문 비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전광석화처럼 읍참마속을 해야 한다”면서도 “국조를 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총론에서는 양당 지도부가 합의를 봤지만 각론에서는 여야 간 샅바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절차적 합의만 이뤄졌을 뿐 내용상의 구체적인 후속 합의가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 의혹도 활화산 상태로 정국을 주도할 뇌관으로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새누리당이 검찰 수사 중임을 이유로 여야 안건에서 제외하고, 야당도 전략적 유연성을 보였지만 비선 실세 논란과 관련해 새로운 이슈가 떠오른다면 모처럼 순항하고 있는 여야 간 대화 분위기가 와해될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朴대통령 “정윤회 연락 끊겨…실세는 진돗개”…문희상 “무슨 ‘찌라시’ 타령?”

    朴대통령 “정윤회 연락 끊겨…실세는 진돗개”…문희상 “무슨 ‘찌라시’ 타령?”

    박근혜 대통령이 7일 ‘비선 실세 국정 개입’ 논란과 관련해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및 당 소속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에서 “우리 경제가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소모적인 의혹 제기와 논란으로 국정이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여당에서 중심을 잘 잡아 줬으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문서 유출을 ‘국기 문란’으로 규정하고 문서의 내용을 ‘사실무근’으로 규정했던 것을 재확인함으로써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와 자신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갈등을 빚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당사자들을 모두 실명으로 언급하며 “정씨는 이미 오래전에 내 옆을 떠나 연락이 끊긴 사람이고, 지만 부부는 역대 정권의 친인척 관리를 보고 청와대에 얼씬도 못 하게 하고 있다”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부정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오래전에 곁을 떠난 사람과 청와대에 얼씬도 못 하는 사람이 갈등을 빚고 국정을 전횡하는 게 말이 되느냐. 그런 일은 없으니 새누리당에서 자신감을 가지라”며 지도부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나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누가 뭐라 해도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온 평생을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라면서 당 지도부에 “한 언론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한 후에 여러 곳에서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런 일방적인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하고 한 점 의혹 없는 진실 규명에 착수하지는 못할망정 의혹 자체를 부정하는 가이드라인을 검찰에 또다시 제시한 것”이라면서 “국민은 비선 실세에 의해 나라가 흔들린 게 부끄럽다”고 논평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朴대통령 “권력 3인방? 일개 내 비서관”… 문건 정국에 선긋기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의 7일 청와대 오찬은 비선 실세 의혹 관련 검찰 수사 등으로 무거운 정국 속에서도 밝은 분위기로 진행됐다. 오찬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및 이완구 원내대표와 30여분간 사전 회동을 가졌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이 배석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예산안의 법정 시일 안 통과에 감사하고, 수고 많았다”며 “앞으로 공무원연금 개혁 등 할 일이 많은데 힘을 합쳐 노력하자”고 말했다고 권은희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정윤회씨와 더불어 국정 개입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에 대해 “이들이 무슨 권력자냐. 말이 되느냐”며 “그들은 일개 내 비서관”이라는 취지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는 국정 개입 의혹 해법,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 비리) 국정조사 ‘빅딜’ 등을 놓고도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밝고 확신에 찬 어조였다고 한다. 헤드 테이블에 앉았던 한 참석자는 “대통령이 ‘시중에서 청와대 실세 얘기를 많이 하는데 실세는 없다. 검찰 수사를 하면 다 나올 것’이라면서 ‘실세가 있다면 그건 (청와대) 진돗개다’라고 해서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고 말했다.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발언을 빗대 박 대통령이 농담했다는 것이다. 유출 문건에서 정씨가 ‘퇴출 대상’으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진 이정현 최고위원은 별 말 없이 식사만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대통령과 우리 새누리당은 한 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정권에 일대 위기가 온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이런 기회에 잘못된 것을 시정하고 잘못 알려진 부분은 국민께 속 시원히 알려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박 대통령에게 힘을 실었다. 또 식사 도중 일어나 승마협회 문제와 관련한 문화체육관광부 실·국장 교체건에 대해 “이 문제는 태권도 비리에서 시작됐는데 (정윤회씨 딸 관련) 승마로 와전됐다. 왜 청와대 홍보라인에서 그냥 방치했느냐”며 윤두현 홍보수석을 겨냥했다. 윤 수석은 지난 10월 김 대표의 개헌 발언을 나중에 정면 비판했던 당사자다. 김 대표의 권유로 오찬 끝머리에 마이크를 잡은 친박근혜계 서청원 최고위원은 “청와대 중요 문건을 함부로 누설하는 것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누가 정권을 잡든 그런 기강 문란 행위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청와대에 오려고 이발소에 갔는데 대통령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오늘 이렇게 밝은 모습으로 활기찬 말씀을 해 주셔서 우리도 활기차게 잘하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앞서 윤영석 원내대변인이 “대통령이 흔들리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담담한 어조로 “내가 흔들릴 이유가 뭐가 있나. 나는 욕심도 없고 국민만 보고 간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하게 되는 것이 나의 꿈이고 그 외에는 다 번뇌다. 365일 바람은 그것뿐”이라며 “여러분도 모든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야당은 이날 회동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비선 실세에 의해 나라가 흔들린 게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대통령님, 그렇게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시면 안 된다”며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사건 수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일갈했다. 당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장인 박범계 의원은 “국정 농단 의혹은 권력을 사유화한 반헌법적 폭거”라면서 “비선의 문체부 인사 개입 건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사퇴 개입 의혹 등에 대해 관련자를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문희상 “무슨 ‘찌라시’ 타령이냐…靑회동 부끄러운 일”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여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비선실세 개입 의혹을 정면반박한데 대해 “누가 봐도 찌라시(증권가 정보지)가 아닌 공공기록물인데 무슨 ‘찌라시 타령이냐”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전날 청와대 회동을 “국민 앞에 매우 부끄럽고 잘못된 만남”이라고 규정하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최소한 유감표명도 없었고, 검찰에 대한 수사지침에 이어 여당에까지 ‘흔들리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며 “여당은 늘 그랬듯 ‘아니요’라고 당당하게 말한 자가 단 한 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국가권력의 총화로, 그 권력이 소수 비선실세에 의해 사유화된 게 현실이 됐다”며 “문제의 핵심은 비선개입이며, 국민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의 각종 인사참사 배후가 이제야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번 국정농단 사태는 전광석화처럼 해결해야 한다. 유야무야하거나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줘 끝내려 한다면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것”이라며 “무소불위 권력이라도 진실 그 자체를 감출 수는 없다. 반드시 정권의 명운을 걸고 초장에 제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대 대통령들이 순식간에 레임덕에 빠져든 것도 모두 비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박 대통령의 실패를 원하지 않는다. 과감히 읍참마속하고 쾌도난마처럼, ‘고르디우스의 매듭’ 내려치는 것처럼, 결단 내릴 때가 왔다”며 “만일 그게 안 되면 새누리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논의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관저 문턱 낮추고 읍참마속을”

    “朴대통령 관저 문턱 낮추고 읍참마속을”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의혹이 대통령 측근 간 권력 투쟁 및 기강해이 논쟁으로 일파만파 번지는 상황을 지켜보는 청와대의 심정은 참담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태를 보는 정치·행정·법률 전문가들의 인식은 더욱 가혹했다. 정씨의 국정개입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이 출두,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4일 서울신문은 과거 청와대 근무자를 비롯해 전문가 10명을 상대로 긴급 현안조사를 벌였다. 전 청와대 참모(김희상·박범계·익명 2명)와 정치 평론가·교수(신율·윤평중·전원책·최창렬·태윤정·한상희) 등이 현 정국을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문제는 리더십과 측근, 그 자체”라는 데 전원 동의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역대 정권과 다르게 청와대 내 권력투쟁 양상이 표출된 것은 조직을 장악할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방증”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조직 장악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희상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도 “청와대 내부 알력 다툼을 이렇게 밖으로 끄집어내는 경우는 없었다”면서 “검찰 수사를 봐야겠지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총평했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박 대통령 측근 비서관(안봉근·이재만·정호성)이 비선인 정씨와 결부돼 인구에 회자되는 것 자체로 청와대 리더십이 회복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는 혹평도 쏟아졌다. 태윤정 선을만나다 대표는 “정씨가 박 대통령과 관련된 공식 직함을 갖고 있었던 것은 2000년대 초반까지로, 기본적으로 옛날 사람”이라면서 “2014년에 안 맞는 인물인 정씨가 언급되는 자체로 박 대통령이 과거 시대에 묶여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 정무비서관을 지낸 인사는 “청와대엔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데, 관저의 문턱이 너무 높아 수석비서관들도 대통령 보고 사항이 있으면 이메일을 통해 부속실로 보낸다고 들었다”면서 “비서실도 작은 정부인데,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건 의혹이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과 정씨 간 권력암투로 비화되며 김 비서실장이 무풍지대에 서는가 했지만, 전문가들의 아픈 지적은 김 비서실장에게 집중됐다. 10명 중 8명이 김 비서실장의 즉각 퇴진을, 7명이 김 비서실장과 측근 비서관 3명의 동반 퇴진을 촉구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대통령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비서관들이 민간인 신분에서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문건 유출 사건만 꼬리 자르듯 처리하고 넘어가면, 사태는 무한히 증폭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박 대통령은 읍참마속의 고사를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참에 청와대 조직과 행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비서실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대통령과 장관 간 독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캐나다 등지에는 ‘선샤인(햇살·sunshine)법’이 있어 참모들의 의사결정 과정까지 모두 기록되고 공개된다”면서 “박 대통령이 보고 읽는 수첩에 들어간 내용이 어떤 경로로 포함됐는지 밝힐 정도로 청와대 행정에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정윤회 문건 파문] 與 일부 “문고리 3인방 정치적 책임 져야” “개각 타이밍 온 것 같다”

    청와대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의혹 수사를 계기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비서진 3인방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검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이번 사태가 그동안 청와대 내부의 권력 갈등 문제를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중반기 국정운영에 부담이 배가됐기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비서진 3인방이 법적 책임은 없다 하더라도 이런저런 문제가 노정된 만큼 정치적 책임은 없을 수 없고, 누군가 그런 책임을 지지도 않고 일이 마무리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비서실장을 포함해 한두 명 정도는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부 인사들은 “책임지는 모습 없이 청와대가 추동력을 이어가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다른 여권 인사는 “3인방은 과거 ‘문고리 권력’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대통령 당선이 중요할 뿐 우리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언제든 물러날 수 있다’는 심경을 자주 내비쳤다”고 전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사태와 관계없이 세월호 국면 이후 미뤄온 개각의 타이밍은 온 것 같다”면서 “특히 총리·해양수산부 장관 등은 이미 사임 의사를 밝혔던 만큼 교체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비서진 3인방과 정윤회씨의 연계 혹은 불법적인 권력개입 의혹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 한 이들을 ‘읍참마속’하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친박계 여권 인사는 “박 대통령의 3인방에 대한 국정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들을 대체할 비서진 인력도 마땅치 않을뿐더러 혹여 3인방 퇴진을 거론한다고 해도 이를 박 대통령에게 직접 진언할 사람이 없는 게 문제다. 그야말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다”고 말했다. 친박계 다른 의원은 “국정 쇄신 차원에서 건의한다고 해도 비서진 생사여탈권은 그야말로 대통령 본인의 결단 문제다. 김기춘 비서실장도 섣불리 말할 수 있는 차원도 아니다”고 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3인방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대통령은 필요하면 본인이 언제든지 직접 청취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최근에도 여당 초선 의원을 그룹별로 두 차례 청와대로 불러 각종 현안을 들은 사례를 소개했다. 한편에선 이번 파문으로 인해 오히려 개각 가능성이 물 건너갔다는 반론도 나온다. 야권 공세에 굴복하는 듯한 인상을 안겨줄뿐더러 공무원 연금 개혁 등 국정 과제가 산적한 마당에 인사 청문회 정국이 부실 검증 논란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조기 레임덕만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제 블로그] 사외이사제 수술… 모범 규준 될까

    금융위원회가 사외이사 제도를 뜯어고치겠다며 지난 20일 발표한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임기가 1년으로 줄어든 만큼 사외이사들이 자리 보존을 위해 지금보다 더한 ‘거수기’가 될 수도 있고, 당국의 지나친 간섭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금융 당국은 ‘읍참마속’이라며 “눈물을 머금고 선배(퇴직 관료)들을 쳐낸 것”이라고 항변합니다. 경영, 회계 등 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사외이사를 맡도록 ‘장벽’을 쳐 놨으니 실무 지식이 없는 교수, 공무원이 판치는 사외이사 제도의 폐단이 줄어들 것이라고도 자평합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회의에서 “앞으로 나는 뭐 먹고 살아?”라고 농담을 던질 정도였답니다. “인력 풀(pool)이 되겠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당국은 이 제도 덕에 앞으로 ‘퇴직 금융인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인력 구조조정 등 일찍 자리를 떠난 금융권 실무 경험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금융권의 말은 좀 다릅니다. 금융사를 떠난 지 2년이 안 됐거나 해당 금융사에 1억원 이상 거래가 있는 사람은 사외이사가 안 되는데 이런 수십 가지의 결격 사유를 다 따지다 보면 대상자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금융사 직원들의 업무량만 폭주할 것이란 자조도 나옵니다. 가뜩이나 ‘은행 혁신성 평가’까지 당국에 내놔야 하는데 이제는 사외이사 추천 사유부터 활동비 내역, 재평가 등의 공시 항목이 산더미 같다고 합니다. 당국은 “그만큼 사외이사들이 망가졌기 때문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물론 사외이사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합니다. 공시 목록이 대폭 늘면 투명성 제고는 될지 몰라도 개별사의 운영과 관련된 자율성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독립성을 잃고 정부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지요. 특히 규준에 맞추려고 형식적인 공시를 하다 보면 현실을 왜곡하거나 표면적인 보고만 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외이사 평가를 할 만한 전문성을 갖춘 외부 기관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일감이 몰리면 그 평가기관에 누가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될 수도 있지요. 또 다른 ‘옥상옥’이 생겼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금융위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보완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현장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정말 ‘모범적’인 규준을 만들기 바랍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앙숙’ 조경태 vs 정청래…김현 출당 놓고 또 충돌

    ‘앙숙’ 조경태 vs 정청래…김현 출당 놓고 또 충돌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왼쪽) 의원이 29일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 사건으로 조사받고 있는 같은 당 소속 김현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를 당에 요구했다. 이에 같은 당 소속으로 앙숙관계로 알려진 정청래(오른쪽) 의원이 “(오히려) 조 의원을 출당시켜야 한다”고 비난하는 등 난타전이 벌어졌다. 먼저 조 의원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가 귀를 막고 제 식구 감싸기만 한다면 결국 국민과 멀어질 뿐”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김 의원에 대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안전행정위원회 위원 사퇴와 출당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을 향해서도 “변명하고 회피하려 들수록 국민의 공분은 높아질 것”이라며 “더는 유가족과 당원, 국민을 부담스럽게 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요구한다”며 “사사건건 새누리당의 정신적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탈당·분당 운운하는 조경태 ‘최저의원’을 당 지도부는 출당제명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조 의원과 정 의원은 그동안 각종 현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보이며 잦은 충돌을 빚어 왔다. 한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세월호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 대변인 등 연락 기능과 같은 꼭 필요한 직책만 남기고 해산하는 게 유족들을 위해서 좋지 않나 생각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당내 초·재선 개혁모임 ‘아침소리’ 회원인 하 의원은 이날 아침 국회에서 열린 모임 정례회의에서 “대책위가 그동안 유족을 위한 게 아니라 사실상 좌파를 대변한다는 이미지를 스스로 자초했다”면서 “그래서 대책위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좌우 프레임에 빠져서 국민적인 호소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새누리 “혁신 또 혁신”

    새누리당이 ‘혁신’을 부르짖고 있다. 그 배경에는 최근 국무총리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 등의 여파로 박근혜 대통령과 여권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데 대한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30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과 정부에 고언을 드린다”고 운을 뗀 뒤 “우리는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고 민심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새누리당은 민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자성했다. 이어 “치열하게 반성하고 당의 운명을 걸고 전부를 혁신해야 한다”며 “첫째도 혁신, 둘째도 혁신, 셋째도 혁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혁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를 이날 출범시켰다. 이에 대해 조해진 비대위원은 “혁신위가 선거에서 적당히 승리하면 소멸하고 다음 선거 때 또 만들어지는 이벤트성이라는 관성적인 측면을 이번에는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6·4 지방선거 때도 ‘혁신론’을 들고나왔지만 선거 막판 결국 ‘박근혜 마케팅’에 호소하며 취지가 퇴색됐다. 친박근혜계 핵심인 윤 총장이 이날 ‘자성론’과 함께 다시 ‘혁신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기존 전략으로는 추락하는 여당의 지지율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여권 내에 짙게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그간 위기 때마다 필승의 카드로 써 온 ‘박근혜 카드’만으로는 다가오는 7·30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원내 과반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읽힌다. 새누리당은 이날 혁신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7·14 전당대회 당권 주자 간 과열 경쟁 단속에도 나섰다. 김수한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양강 주자인 서청원, 김무성 의원을 향해 “상호 비방 등 당내 화합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읍참마속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 선관위 조치 가운데 ‘경고’ 3회 누적 시에는 후보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朴정부 리셋…그에게 쏠린 눈

    朴정부 리셋…그에게 쏠린 눈

    일부 여당 의원들이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등에 따른 책임을 지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29일 평화방송에 출연해 안 후보자의 낙마와 관련, “청와대나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어떤 변명도 늘어놓아선 안 된다”며 “야권에서 인사 검증 시스템에 오류가 있고 검증 시스템이 자의적인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책임론이 나오는데 일정 부분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에서도 야권의 그런 주장을 피해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 개편에 김 실장이 포함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인적 쇄신에 있어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며, 읍참마속의 전면적이고 철저한 인적 쇄신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국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김 실장 책임론과 관련해 “일을 하는 데 있어 누군가는 중심을 잡고 일을 한 다음에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실장에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총리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할 정도가 됐는데 인사위원장은 스스로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하는 건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본인도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김 실장의 퇴진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 24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대구에서 열린 선거 지원 유세에서 “무능하고 소신 없는 청와대 비서실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새누리당 내 초·재선 의원 모임인 ‘혁신연대’를 이끌고 있는 재선의 김영우 의원도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가 개조를 얘기하는 마당에 총리 후보자 낙마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넘어간다면 국민들이 등을 더 돌릴 것”이라며 “김 실장 사퇴는 개혁에 대한 의지의 문제”라고 가세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기춘 책임론’ 與 권력투쟁 비화 조짐

    ‘김기춘 책임론’ 與 권력투쟁 비화 조짐

    29일 새누리당 내 일각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책임론이 여당 전체로 확산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아직은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책임론이 제기되는 양상이다. 이날 김 실장을 읍참마속해야 한다고 주장한 김성태 의원은 비주류 좌장 중 한 명인 김무성 의원의 측근으로, 이철우·김영우 의원은 과거 친이명박계로 분류된다. 앞서 김무성 의원이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이전인 지난 24일 청와대 비서실 책임론을 이미 제기한 바 있다는 점에서 김성태·이철우 의원 등의 이날 발언은 김무성 의원과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반면 주류인 친박근혜계에서는 김 실장에게 책임을 묻는 데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도부의 친박 핵심들은 야당의 김 실장 사퇴 주장을 ‘국정에 대한 태클’로 규정하고 있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야당은 지난 1년반 동안 대통령 하야하라, 국정원장 물러나라, 청와대 비서실장 물러나라, 대통령부터 총리·장관까지 족족 물러나라고 했다”며 “이런 거대 야당, 슈퍼 야당을 모시고 어느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실장 퇴진 여부를 둘러싸고 여당 비주류가 야당과 같은 주장을 하며 여당 주류와 대립하는 묘한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최고위원 출신의 한 친박 3선 의원은 “여당 옷을 입고 야당과 똑같은 말을 하면 되느냐”며 “대통령이 힘든데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이 기회에 자기 마케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주류 측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른 친박 중진 의원도 “김 실장 사퇴를 얘기하는 사람들은 이번 인사 문제가 아니라 평소 김 실장에게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의 핵심 관계자는 “책임론에 휩싸인 김 실장이 지방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하는 터에 친박 의원들이 퇴진론을 대놓고 할 수 없지만 이심전심으로 선거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영우 의원은 “모임 내에서 김 실장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선거 국면이다 보니 속시원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면서도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 실장을 안고 가는 게 지방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판단이 강해지면 퇴진 목소리가 여당 전체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다분한 대목이다. 정가에서는 새누리당 내 김 실장 책임론이 김무성 의원과 김 실장 간 권력투쟁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실장이 당 대표를 노리고 있는 김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같은 부산·경남(PK) 출신인 안 전 대법관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실장 사퇴 여부가 다음달 전당대회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당내 쇄신의 목소리가 계속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광장] 현오석 경질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현오석 경질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최광숙 논설위원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국민들은 두 번 놀랐다. 처음에는 2000여만명이나 되는 국민들의 금융 및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털렸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이어 터져 나온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어리석은 국민 탓” 발언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 뒤통수를 때렸다. 그렇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현 부총리의 경제팀을 재신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공직자가 없기를 바란다”며 현 부총리 경제팀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면서도 “이런 일이 재발될 시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해 당장 문책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로 국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미덥지 않던 현 경제팀이 이미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본다. 다시 사고칠 때까지 기다릴 것 없이 즉각 경제팀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정부의 경제팀 수장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다, ‘대형 사고’까지 친 그를 국민들은 더 이상 인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일로 당장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았을지 몰라도, 가슴 졸이며 은행 잔고를 체크하고 카드 거래를 중지하거나 카드 재발급을 한 수백만명의 국민들은 이미 엄연한 심리적 피해자다. 현 부총리를 즉각 교체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이번 사고가 단순한 일회성 금융사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도난된 정보 규모가 엄청난 사실은 한국의 금융정보 분야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듯, 이번 일로 한국은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금융은 신용과 신뢰를 바탕으로 굴러간다. 이번 일은 그런 신뢰의 경제질서를 무너뜨린 것이나 다름없다. 신뢰의 한국 사회를 일순간에 유린한 엄청난 대참사인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국민경제를 불안에 빠뜨리고 국민들을 동요하게 한 현 부총리를 경질하지 않을 경우, 관료사회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사고를 치고도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면 공직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묻지 않는 조직이 제대로 된 조직인가. 더구나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기치를 내걸고 규제 혁파와 공공부문 개혁에 매진하고 있다. 역대 정부에서도 이런 개혁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은 개혁의 주체인 관료들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만한 이는 다 안다. 그런 만큼 이번에 문제의 관료를 경질해 추상같은 영(令)을 세워 공직사회를 다잡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개혁은 물건너갈 수밖에 없다.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이 엄격한 군율이 살아 있다는 것을 전군에 알리기 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마속의 목을 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얘기가 아직도 회자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현 부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새누리당과 청와대 분위기를 보면 현 부총리의 경제팀을 신임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경제팀 경질을 바라지도 않는 것 같다. 무엇보다 발등의 불인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임 부총리나 장관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을 고려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현 부총리 경제팀의 성과나 책임 소재 등이 아니라,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그들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박 대통령은 인사에서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보여줘야 한다. 박 대통령은 현 부총리 경질 시 오는 정치적 부담보다 지방선거까지 안고 갈 경우 오히려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에 박 대통령이 단호하게 현 부총리를 사퇴시키지 않고 6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그 정치적 책임은 고스란히 박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인사 단행을 실기한 데 따른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가는 법이다. 이쯤 되면 카드 사태는 경제 문제를 넘어 정치 문제다. bori@seoul.co.kr
  • 北 장성택 실각… 권력지형 ‘요동’

    北 장성택 실각… 권력지형 ‘요동’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핵심 후견세력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실각했다고 국가정보원이 3일 밝혔다. 국정원 측은 장 부위원장의 측근들도 공개 처형되는 등 북한에 심각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원들에 대한 긴급 대면보고를 통해 “11월 중순 장성택의 오른팔과 왼팔인 리용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 처형됐고 장성택은 지난달 6일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면서 “장성택도 모든 직위에서 해임되며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처형 사실이 이미 북한 내부에 공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올해 초부터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정원)가 장성택 심복에 대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내사에 들어갔었다”고 설명했다. 장성택 측근 인사들의 비리 혐의 포착과 처형 과정에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외에도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 제1부부장과 장 부부장은 반당(反黨) 혐의로 처형됐으며 노동당 행정부 기능도 사실상 화해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북한이 두 사람을 공개처형한 이후 장성택 소관 조직과 연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숙청 범위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성택과 함께 부인 김경희 당 비서의 동반 몰락도 예상된다. 김경희는 조카인 김 제1위원장에게 장성택의 실각을 만류했으나 김 제1위원장은 이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김경희의 거취에 대해 “현재 특별히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경희는 현재 와병 중이며 최근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북한은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절대 충성을 강조하는 사상교육을 실시하는 등 내부 동요 차단에 부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자 노동신문이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며 세상 끝까지 김정은과 운명을 함께할 것’이란 기사를 내보낸 것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읍참마속’(泣斬馬謖) 격으로 장성택을 숙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의 실각은 김정은의 권력이 현재 매우 공고함을 보여 주는 것으로 향후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 당국은 “현재 북한군에 특이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檢에 허 찔린 경찰… 이중수사 현실화

    檢에 허 찔린 경찰… 이중수사 현실화

    부장검사 비리 사건에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나서면서 검경 충돌은 물론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도 가중되고 있다. 김수창 특임검사는 지난 10일 수사팀을 꾸린 지 하루 만에 서울고검 김 부장검사 등 비리 연루자들의 주거지·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의 허를 찌른 ‘속공’이다. 관련 증거물을 선점해 경찰 수사의 확대를 막고 수사 의지 자체를 꺾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특임검사는 “검사도 잘못할 수 있는데, 검사 비리를 검사가 수사해 비리 전모를 밝혀내면 제일 좋은 것 아니냐.”고 따졌다. 대검 관계자도 “검사 비리를 더욱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수사에 나섰을 뿐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려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경찰은 “특임검사 임명 때부터 예정된 수순으로 수사를 선점하는 것이자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출석 요구에 응한 주요 참고인을 자기들이 아침에 데려가서 조사하고 경찰에는 나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더라.”라는 말도 했다. 특임검사 수사로 경찰은 사실상 수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한 검찰 인사는 “검찰이 경찰 수사를 지휘하게 되면 경찰은 따라야 하기 때문에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하기는 어렵다.”면서 “특임검사가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를 하기 때문에 경찰로서는 사실상 수사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 계좌추적, 체포영장, 압수수색, 구속영장 등 강제 수단의 전권을 검찰이 쥐고 있어 경찰이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것이다. 경찰도 “검찰이 영장 청구권을 갖고 있는데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면 받아주겠느냐.”며 독자 수사의 한계를 인정했다. 김 부장검사 등 현직 검사 비리 수사가 특임검사로 일원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 특임검사도 “경찰청을 수사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의 결정에 따라 (사건이 특임검사로) 합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핵심 피의자인 김 부장검사도 경찰 소환에는 불응하고 특임검사 조사만 받을 공산이 크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검사의 경찰 출석은 수사 지휘 기관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아 김 부장검사 스스로 경찰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특임검사는 경찰의 인권침해 지적을 의식한 듯 “두 번 부를 때 인권침해가 생기는 것”이라고 밝혀 김 부장검사 등 관련자들이 특임검사로부터만 조사받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경찰은 “김 부장검사 등의 대가성을 입증할 만한 별도의 수사 방안을 갖고 있지만 현재로선 수사 기밀이라 말하기 어렵다.”면서 ‘역공 카드’를 시사했다. 경찰이 특임검사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오른팔’의 퇴진… 與 내홍 봉합될까

    ‘오른팔’의 퇴진… 與 내홍 봉합될까

    최경환 새누리당 대선 후보 비서실장이 7일 사퇴함에 따라 ‘새누리당 내홍’이 봉합 수순을 밟을지, 아니면 또 다른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경환 “저 하나로 끝내길…” 사퇴 최 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 이상 우리끼리 ‘네 탓, 내 탓’ 할 시간이 없다.”면서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당내 불화와 갈등이 끝나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 하나로 끝내기를 바라며 다른 분들은 흔들리지 말고 반드시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 달라.”고 거듭 당내 화합을 요청했다. 하지만 최 실장의 사퇴로 지난 4일 의총에서 확인된 강력한 새판 짜기 요구가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당내 인적 쇄신과 관련, “자꾸 인위적으로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을 나눠서 당 또는 국민께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각자 선 자리에서 (대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될 때”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박 후보가 최 실장의 사퇴를 받아들인 배경에는 대선을 앞두고 내홍이 더 이상 확대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른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당내 인적 쇄신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모양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친박 관계자는 “대선이 80일도 채 안 남은 시점에서 모두 자르면 선거는 누가 치르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후보 빼고 다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는 의원들 상당수가 인적 쇄신의 다음 타킷으로 당 지도부를 겨누고 있다.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으로는 대선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선 거센 인적 쇄신 요구를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카드로 박 후보의 지지율 반등이 꼽힌다. 추석 민심 이반과 지지율 하락으로 ‘총사퇴론’이 불거진 만큼 최 실장의 사퇴와 비박(비박근혜) 끌어안기, 이번 주초 중앙선대위 인선 마무리로 의미 있는 반등이 나타날 경우 총사퇴론이 급격히 사그라질 수 있다고 분석된다. ●박근혜, 인적쇄신 요구 일부 수용 ‘가닥’ 영입 인사의 갈등도 내홍의 또 다른 화약고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한광옥 전 민주당 고문 영입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거취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쇄신특위 위원들은 지난 6일 긴급 회동을 갖고 한 전 고문의 영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박 후보가 안 위원장을 ‘삼고초려’해 영입했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더 클 수도 있다. 한편 조원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안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 각각 20여 건과 10여 건의 의혹을 검증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센 검증 공세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경두·이재연기자 golders@seoul.co.kr
  • ‘책임론’ 압박하는 유·심… 버티는 이

    대리 투표, 불법 기표, 온라인 투표 시스템 불법 변경 등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 선거 의혹이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2일 당내 진상조사 결과 밝혀지면서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심 대표는 당권파인 이 대표에게 당권 불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기 사태 수습을 위해 전원이 당권 선거에 동반 불출마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진보당의 홈페이지에는 탈당하겠다는 당원들의 글과 대표단을 비롯한 진상조사단의 뭉뚱그린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대표단은 3일 대표단 회의를 열고 최종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기로 했다. 대표단은 예상 외로 비례대표 경선 과정의 불법 행위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되자 전날 밤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와 자신들의 거취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심지어 이날 오전 예정됐던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도 개최 직전 비공개로 바뀌었다가 급기야 취소되는 소동이 연출됐다. 대표단 전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에서 당선자 및 당원들이 의혹과 관련된 문제 제기나 비판을 쏟아낼 경우 난처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 대표 측근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다. 읍참마속해야 한다.”며 지도부 전원 사퇴 및 불법 경선 연루자 처벌을 강조했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다음 달 3일로 지도부 선출대회를 잡아 놓은 상태다. 심 대표 측도 “총체적 부실에 대한 근본적인 쇄신이 불가피하다.”며 당권파를 압박했다. 대권을 구상 중인 두 사람은 앞서 서울 관악을 여론조사 불법 사건에 이어 또다시 터진 비례대표 부정 선거에 대해 이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대표는 “조사가 일부 잘못된 것 같다.”며 거취 표명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3주간 휴가를 다녀온 이 대표는 지난 1일 트위터에 “스스로 뼈아프게 돌아보며 조금 더 강건해졌다. 죄송하고 고맙다.”고 밝혔다. 한 측근은 “이 대표가 많이 힘들어했다.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 그러나 (변호사 등) 현업에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며 계속 정치권에서 적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류인 당권파와 비주류인 옛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의 권력 교체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복잡하게 얽힌 정치적 역학구도 속에서 이 대표가 당권 불출마 등의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 조직 기반이 와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만약 대표단이 당권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실무 책임자들만 처벌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할 경우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어떻게 이 사태를 수습하고 통합진보당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 주는 게 시급하다.”면서 “부정 선거로 정당성을 상실한 비례대표의 당선을 무효화하고 지도부는 전원 사퇴한 뒤 비상대책위 체제로 가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올 9급 공무원 시험, 왜 그리 쉽게냈나 했더니

    올 9급 공무원 시험, 왜 그리 쉽게냈나 했더니

    지난 7일 전국 194개 시험장에서 국가직 9급 공채 필기시험이 치러졌다. 지원자 15만 7000여명 가운데 72%인 11만 3000여명이 응시했다. 지난해(73.3%)보다 조금 낮아진 72.0% 응시율이었다. 출제수준은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쉬웠다는 것이 수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년부터 일부 시험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바뀌기 때문에, 출제 측이 문제유형·난이도에 변화를 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무원단기학교(학원)와 함께 ‘인책형’ 문제지를 기준으로 과목별 주요 경향과 눈에 띄는 문제를 짚어봤다. 국어, 어문규정·어휘 문제 11개 출제 국어는 한자 독음이나 표기 등 한자 문제가 많이 출제되지 않았고, 수험생들이 까다로워하는 고전문학 작품이 한 문제도 출제되지 않아 난도가 낮았다는 평이다. 김영준 강사는 “기본서를 중심으로 착실히 준비했다면 2문제 이상 틀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역별로 어문 규정 7문항, 어휘 4문항이 출제되었고, 비문학은 5문항, 문학은 4문항이 출제되었다. 어문 규정에서는 9번이 대표적이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틀릴 수 있는 부분인데, ‘죄다’에 연결어미 ‘-어’를 연결하면 ‘죄여’가 아니라 ‘죄어’가 맞다. 10번의 사전 등재순서 역시 무조건 내는 문제로, 모음의 순서에서 ‘ㅘ-ㅙ-ㅚ’, ‘ㅝ-ㅞ-ㅟ’의 순서만 알면 풀 수 있다. 17번은 어휘 영역문제다. ①견마지로 ②읍참마속 ③풍수지탄 ④불치하문 등의 보기가 제시됐다. 보기②의 ‘조직의 발전을 위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감싸 안아줘요.’가 틀린 사용으로, 읍참마속은 ‘큰 목적을 위해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버린다.’는 뜻으로 ‘감싸 안아’줄 때 사용할 수 없다. 13, 14번은 한용운의 ‘나룻배와 행인’, 김수영의 ‘눈’ 등 운문 문제다. 한용운, 정지용, 김소월, 백석, 신동엽, 김수영 등 출제 가능성이 큰 작품은 평소 잘 정리해 둬야 한다. 영어, 어휘수준 높아져 영어는 영역별로 어휘 4문항, 생활영어 2문항, 문법 및 영작 4문항, 독해 10문항으로 출제됐다. 어휘 수준이 높은 문제들도 눈에 띈다. 난이도는 평이했다. 1번은 complacent(자기만족의)라는 어휘의 뜻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유의어를 찾는 이 문제의 답은 ‘self-satisfied’다. 3번의 ‘pass on’, ‘snuff the candle’, ‘go aloft’ 등 ‘죽다.’는 뜻이 있는 숙어를 제시했다. 이들의 뜻을 물어 빈칸을 채우는 이 문제의 답은 ‘death’다. 8번 영작문제는 ‘with와 by’라는 전치사의 쓰임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벽돌로 유리창을 깨다.’라고 하려면 ‘smash a window with a brick’이라고 해야 한다. 독해는 대체로 평이했으나, 오스카 와일드의 명언으로 시작, 빈칸을 추론하는 14번 문제는 비교적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한국사, 문화사·정치사 출제비중 높아 한국사는 주제별로는 고대 사회의 발전과 근대 사회의 태동 시기 부분에서, 분야별로는 문화사·정치사 부분에서 많이 출제됐다. 강민성 강사는 “이해만 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고 평가했다. 10번 이동휘와 관련된 문제는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힌다. 보기 ③의 ‘대동보국단을 조직하고 진단이라는 잡지를 발간한 사람’은 박은식·신규식이다. 8번 다산 정약용 당시 농민들의 실태에 대한 문제로 최근 자주 출제되고 있다. 조선 후기에는 양반은 늘고 상민과 노비가 줄어들었다는 특징이 있다. 18번 조선후기 과학문화에 대한 문제는 실수를 유도하는 문제다. 보기 ②번 지석영은 종두법을 최초로 ‘소개’한 인물이 아니라 ‘실시’한 인물이다. 행정학, 정부 조직 관련 암기문제 3문제 행정학개론에서는 정부 조직이나 법과 관련한 문제가 예년보다 많았다. 정부 산하 기관의 조직도와 각 기관의 기능에 대한 암기 문제도 총 20문항 가운데 3문제나 출제됐다. 1번은 국무총리 소속기관이 아닌 것을 고르는 문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 소속기관이다. 9번은 ‘공기업 평가’가 ‘국무총리실’이 아닌 ‘기획재정부’의 기능인 점을 알아야 풀 수 있다. 11번은 기구와 그 법적근거의 연결을 고르는 문제다. 보조사업평가단은 ‘지방공기업법’이 아닌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에 근거한 기구다. 4, 5, 12번 문제는 여러 이론에 대한 지식을 응용해야 풀 수 있는 문제다. 행정법, 판례 문제 80% 행정법총론은 이번에도 판례문제가 대다수인 80%정도 출제됐다. 12번은 2010년 개정된 ‘행정심판법’의 주요 개정 내용을 묻는 문제다. 이 법으로 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에 이의신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15번은 행정형벌에 대한 문제다. 의료법 제87조의 규정을 예시로 들었다. 면허증 대여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고, 위반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행정형벌에 처할 수 있다. 전효진 강사는 “행정법총론의 기본 쟁점을 이해하고, 중요 법령의 조문과 판례를 숙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내년부터 9급 공무원 시험 선택과목으로 포함되는 사회·과학·수학 과목의 출제범위 및 해당되는 직렬을 오는 13일 발표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내년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험생들의 수험기간 등 편의를 고려해 대략적인 시험범위를 일찍 결정해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씨줄날줄] 참모와 주장(主將)/최용규 논설위원

    촉(蜀)의 마속은 나관중의 작품 삼국지연의에서 무능한 인물의 대명사로 묘사돼 있다. 북벌의 승패가 달린 가정(街亭·간쑤성)전투에서 한낱 책에서 배운 병법을 고집하다 위(魏)의 선봉장 장합에 대패해 촉을 사지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주인공 마속, 그는 정말 무능한 인물일까. 그렇다면 제갈량은 촉군의 목구멍과 같다던 요충지 가정의 수비를 왜 마속에게 맡겼을까. 중국의 작가 왕우는 자신의 저서 ‘사마의’에서 “마속은 참모로서는 인재였지만 주장(主將)으로서는 범재에 불과했다.”고 색다르게 해석했다. 사실 마속은 가정전투 이전 수년 동안 제갈량을 보좌하며 탁월한 계책으로 공을 세웠다. 제갈량이 맹획을 일곱 번 놓아주고 일곱 번 사로잡았다는 칠종칠금(七縱七擒) 계책은 마속한테서 나왔다. 맹획이 대군을 이끌고 국경을 침범하자 계책을 묻는 제갈량에게 맹획을 죽이지 말고 마음을 사로잡을 것을 제안한 책사가 마속이다. 이처럼 계략에는 능했지만 장수의 기본 덕목인 실전경험이 없는 마속에게 대사를 맡긴 게 제갈량의 실수였다. 왕우는 “실전경험이 없는 참모가 선봉군 총사령관을 맡아 전략과 대세 파악 능력이 탁월한 위의 사마의와 맞섰으니 이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다름없었다.”고 갈파했다. 박근혜와 한명숙의 총선전쟁이 점입가경이다. 파상공세를 취하는 한명숙, 숨을 죽이며 때를 기다리는 박근혜. 시공은 다르지만 1870여년 전의 한판 승부를 떠올리게 한다. 민주통합당의 주장(主將) 한명숙을 보자. 그녀의 세(勢)는 질풍노도와 같다. 마치 벼랑에서 통나무가 굴러떨어지는 듯한 형세다. 당권까지 장악한 그녀의 언사엔 거침이 없다. 정신차리기 힘들 정도로 쏟아내는 속사포는 전략과 전술의 혼돈을 가져온다. ‘집권 후 한·미 FTA 폐기’ 발언이 대표적이다. 엉뚱한 데 영채를 세워 퇴로가 끊긴다면 그 좋던 형세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한명숙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박근혜는 어떤가. 한명숙의 집요한 공격에 쉽게 대응하지 않는다. 지금의 세가 한명숙 편인 걸 그녀가 모를 리 없다. 건괵(巾?·여자 머릿수건)과 소복을 보내 조롱하는 제갈량에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해 대승을 한 사마의를 염두에 둔 걸까. 그런 그녀가 “FTA 폐기를 주장하는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살며시 ‘잽’을 날렸다. 박근혜는 전면적인 반격의 시(時)를 엿보고 있는 것일까. 싸움의 끝이 궁금해진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구원 등판 초읽기 박근혜가 넘어야 할 ‘3대 준령’

    구원 등판 초읽기 박근혜가 넘어야 할 ‘3대 준령’

    내년 총선을 4개월 앞두고 한나라당이 걷잡을 수 없는 쇄신풍에 휩싸이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구원 등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2004년 탄핵 역풍으로 난파 위기에 직면했던 당을 구했던 박 전 대표가 다시 한 번 구원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을 구원하기 위해 그가 당장 넘어야 할 3대 준령인 친박계 및 소장파와의 관계 설정,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 여부,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 당내 잠룡 그룹과의 관계 개선 여부 등을 짚어봤다. 1 친박·소장파와 관계 설정 ‘우군’ 친박 위에 설까? 친박 버릴까?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 중심으로 체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서 핵심 관전 포인트는 자신의 ‘정치적 우군’인 친박(친박근혜)계 및 쇄신파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다. 극단적으로는 ‘친박 위에 설 것인가, 친박을 버릴 것인가’의 문제다. 한나라당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친박계 홍사덕 의원 주도로 12일 조찬 회동을 갖는다. 박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에는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도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황우여 원내대표 등이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계와 개혁 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수도권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재창당 모임’ 등도 이러한 비대위 체제에 동조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비대위 구성 방식 등을 놓고 진통도 예상된다. 당장 박 전 대표에게는 ‘계파 해체’부터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친박계 의원들의 구체적인 움직임도 뒤따라야 한다. 비대위가 친박계 위주로 구성될 경우 쇄신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고 계파 갈등의 새로운 진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본21은 이미 박 전 대표에게 “기득권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친이 진영 내부에서도 박 전 대표에 대한 경계심이 갈수록 짙어지는 양상이다. 박 전 대표 중심의 당 운영에는 동의하면서도 친박 중심의 당 운영에는 결코 동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당내 기류를 감안할 때 비대위 구성은 박 전 대표로서 1차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를 어떤 인사들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친박계·쇄신파 연대’나 친이계의 동조 등이 판가름 날 것으로 여겨진다. 친박계와 쇄신파 사이에서는 비대위원장을 박 전 대표가 단독으로 맡느냐, 외부 명망가 등과 공동으로 맡느냐를 놓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이는 당내 대선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각각 요구하는 조기 전당대회 소집, 비상국민회의 구성 등과도 맞물린 문제다. 한 쇄신파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비대위를 맡아 당을 운영하되 외부 인사가 참여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총선까지 가야 한다.”면서도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 ‘새로운 정책’으로 신뢰성 확보 과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을 재창당하고 차기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넘어야 한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년 동안 ‘여당 내 야당’으로 인식돼 이 대통령과 어느 정도 차별화가 돼 있지만, 탈당을 하지 않는 한 국민들은 그를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로 볼 뿐이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대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콘텐츠와 소통 두 부분 다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는 옳지 않다. 국민 뜻에 맞춰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고 발전시키면 자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 정권의 민심 이반이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정치적 차별화’보다는 ‘정책적 차별화’를 통해 민심을 회복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당을 이끌면서 대통령과 정책 차별화를 하기가 쉽지 않다. 한나라당이 예산국회를 주도한다고 해도 이를 집행하는 정부의 의견을 무시하고 야당처럼 마냥 자신만의 주장을 되풀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 전 대표는 최근 주요 현안이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와 소득세 과세구간 신설 및 최고세율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과 뜻이 같았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박 전 대표냐 이명박 대통령이냐의 문제와 별도로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주장을 아예 믿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궁극적으로 이 대통령과 정치적 차별화를 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친이(친이명박)계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뜻하는데, 현재 친이계 대부분은 수도권에 포진하고 있다. 수도권은 영남권과 달리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수도권 친이계를 물갈이하려면 영남권 친박계부터 ‘읍참마속’해야 하는데, 박 전 대표가 이를 결심할지 미지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3 ‘反朴’ 3人 포용과 극복 朴 대세론 경계… “쇄신·全大” 압박 한나라당 내 반박(反박근혜) 세력들은 당의 권력구도가 박근혜 전 대표 쪽으로 급속히 쏠리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쇄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는 등 ‘박근혜 비상대책위’에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정몽준 전 대표는 11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전당대회 개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나라당이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뜻에 공감한다.”면서도 “오늘의 비상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도부 구성을 위한 임시적 조치를 취하더라도 곧바로 정상의 절차를 밟아야 지도부가 권위를 갖고 근본적인 개혁을 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는 단순히 지도부를 선출하는 요식 행위가 아니라 우리 모두 새롭게 태어나는 재창당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박근혜 대세론’은 곧 죽음이다.”라며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홍준표 대표가 사퇴를 선언하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녹화된 뒤 이날 보도된 인터뷰에서 김 지사는 “박 전 대표의 대세론·독주론은 독배인데 축배처럼 볼 수 있다.”면서 “혼자 뛰다 보면 땀을 흘리지만 넘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의 당헌·당규를 뛰어넘는 상위 개념의 비상국민회의를 소집하는 식으로 당 바깥의 정치세력을 모으고 박 전 대표와 외부인사가 공동의장을 맡아 꾸려 나가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이들과 달리 박 전 대표 중심의 비상체제에는 동의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측근은 이날 “이 의원이 내일 홍사덕 의원이 주최하는 중진모임에는 다른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지만 비상대책위원회든 뭐든 박 전 대표 주도하에 현재의 비상 상황을 이끌어가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이 위기에 놓인 마당에 비상 체제를 놓고 박 전 대표와 불필요하게 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장관은 다만 이에 앞서 9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모두가 앞장서거나 따라가면 그 조직은 점점 위기가 증폭돼 끝내 망한다. 특히 앞서는 사람들은 개인적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언급,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전면등판 앞둔 박근혜, 난파선 한나라 구할 ‘카드’ 뭘까

    전면등판 앞둔 박근혜, 난파선 한나라 구할 ‘카드’ 뭘까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사퇴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재창당 작업을 주도할 전망이다. 끝까지 버티던 홍 대표의 퇴진 결심을 이끌어 낸 것도 박 전 대표이고, 탈당설이 나돌던 몇몇 쇄신파 의원들을 설득한 것도 박 전 대표인 만큼 이제 전면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박 전 대표의 ‘전면 등판’은 2007년 7월 대선 후보 경선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박 전 대표가 어떤 위치에서 당을 이끌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당장 새 대표를 뽑을 환경이 되지 않는 만큼 과도체제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친박(친박근혜)계는 물론 쇄신파도 “박 전 대표가 전권을 갖는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는 ‘재창당 준비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비대위나 ‘재창당 준비위원회’나 내용상 큰 차이가 없다. 한나라당 당헌에 따르면 궐위된 대표의 잔여 임기(2012년 7월)가 1년 미만일 경우에는 최고위원 선거 득표 순으로 대표직을 승계해야 한다. 현재 선출직 최고위원 중 나경원 최고위원(3위)만 사퇴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어 대표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비록 임시기구이지만 권한이 막강한 비대위를 꾸리고, 황우여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뜻을 황 원내대표가 집행하는 형식이다.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 박 전 대표와 대립해온 인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외부 인사가 비대위원장에 오를 수도 있다. 또 비대위가 총선준비위원회로 전환돼 공천까지 주도할지, 아니면 비대위 기간을 최소화한 뒤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고쳐 대선 주자들이 총출동하는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새 대표를 뽑을지 미지수다. 가장 큰 관심은 박 전 대표가 어떤 쇄신책을 들고 나오느냐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기득권 포기 및 재창당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천 불개입 원칙을 천명하고, 계파를 실질적으로 해체할 것으로 보인다. 계파 해체 과정에서 친박계 일부를 ‘읍참마속’할 가능성도 있다. 당의 주요 포스트에는 친박계가 아닌 쇄신파를 전면에 내세워 이미지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 매진하기 위해 지역구 불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정두언·김성식·정태근 의원 등 쇄신파들이 주장해온 개혁 정책을 과감하게 수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반발하는 이들이 나올 게 뻔하다.”면서 “최대한 포용하겠지만, 끝까지 반대하면 갈라설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친이계 일부가 탈당하려고 하면 굳이 잡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