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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퇴직자가 단 ‘보수’ 댓글…‘감금 주장’ 동료 김하영 옹호도

    국정원 퇴직자가 단 ‘보수’ 댓글…‘감금 주장’ 동료 김하영 옹호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온라인 여론 조작에 가담한 전직 국정원 조직원이 단 ‘보수 진영 논리’ 댓글이 다수 공개됐다.1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직원은 “김대중이 미국에 숨겨둔 재산을 아는가”, “행동하는 양심은 모두 도둑”, “박원순은 완전히 또라이” 등의 댓글을 달며 당시 여권에 위협이 되는 주요 정치인을 향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흑색선전의 첨병’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18대 대선 직전 국정원의 사이버 여론조작 활동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이를 비난하는 당시 야권으로 비난을 돌리며 ‘물타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국정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의 전 기획실장 노모씨의 아이디(ID)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그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수천 건의 글을 올리며 여론조작을 감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진영 논리를 확대하는 데 주력한 노씨의 활동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2년 12월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올린 글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9∼10월 그는 박원순 당시 후보를 깎아내리는 글을 거듭 올렸다. 당시 안철수 후보와 박원순 후보가 단일화에 이른 직후 그는 “안철수는 결국 극좌(極左) 박원순의 바람잡이였다”, “대국민 사기극의 1막이 끝났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논객 조갑제씨의 글을 곳곳에 퍼다 날랐다. 또 당시 야권의 정치적 뿌리 중 하나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에 숨겨놓은 재산을 아느냐”고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는 이어 “박원순이 재벌들에게 빼앗은 돈은 얼마인지 모르느냐”고 연관 지어 유언비어를 유포했다. 그는 “행동하는 양심은 모두 도둑”이라는 등 정치적 냉소를 부추기는 표현도 사용했다. 박 후보의 공약 중 하나이던 공공주택 8만호 공급과 관련해서는 “나경원(당시 새누리당 후보)이 말한 5만채가 어렵다면, 8만채를 말한 박원순은 완전히 또라이라는 소리”라고 비난했다. 제18대 대선을 앞둔 9∼12월에는 문재인, 안철수 등 야권 주요 주자들을 겨눈 글을 집중적으로 게시했다. 안철수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자 “단일화 김칫국을 마시던 ‘놈현폐족’들에게 ‘빅엿’을 날렸다는 점에서 통쾌하다”고 썼다가, 이후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향으로 흐르자 “국민을 실험용 생쥐로 본 안철수”라고 비판했다. 국정원 예산을 받아 사실상 특정 정치 세력의 이익을 위한 불법 선거운동을 한 것이다. 아울러 노씨는 대선 막판 변수로 국정원 여직원이 대선 관련 댓글을 달던 것이 발각돼 이슈로 떠오르자 당시 여권 주장에 보조를 맞춰 ‘여직원 감금’을 부각했다. 그는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자료를 공유하면서 문재인 후보를 향해 “겁박당한 저 목소리가 농성 중인 앙칼진 목소리냐”고 묻는 글을 올렸다. 노씨는 “박근혜 후보를 음해하던 민주당이 급기야 국정원 직원의 집을 ‘여론조작의 아지트’라 한다”며 “민주당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7년 동안 18번째 대물림 원피스 입은 4살 꼬마

    67년 동안 18번째 대물림 원피스 입은 4살 꼬마

    새학기가 시작되는 날, 네 살배기 꼬마가 60년 넘는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원피스를 입고 등교해 화제가 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NBC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 콜로라도주 두랑고에 사는 캐롤라인은 유치원에 입학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지만 캐롤라인이 입을 옷만큼은 수십 년 전부터 미리 정해져 있었다. 바로 엄마 제니 허트가 등교 첫 날 입었던 보라색과 노란색의 원피스. 그 원피스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3대에 걸쳐 직접 만든 원피스가 대물림된 것이다. 캐롤라인의 할머니 케이티 피어스에게 그 옷을 물려받은 엄마 허트는 “그 당시에는 옷을 물려입는 게 대단한 일이 아니었어요. 그저 ‘오예, 엄마 원피스다!’라 생각했죠”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허트에 따르면, 그 옷은 원래 1950년에 미시간주 살린에서 캐롤라인의 할머니와 증조할머니가 이모인 마사 에슈를 위해 만든 옷으로, 67년 동안 7개의 주를 떠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딸 캐롤라인의 차례가 되어 돌아왔다. 그녀는 “제가 그 옷을 물려받은 다섯 번째 사람이었고, 큰 딸 앨리가 17번째, 18번째가 둘째 딸 캐롤라인이에요. 이번 주, 사촌 실비가 19번째가 될 예정이죠”라고 설명했다. 원피스 상태는 많은 시간이 흐른 것 치곤 여전히 훌륭했다. 하지만 허트는 몇 군데 구멍난 부분을 메우고, 한쪽 소매를 재부착해 마치 새 것처럼 수선했다. 허트는 “전체 가족에게 그 드레스에는 많은 정서적인 가치들이 있어요. 그러나 특히 엄마에겐 의미가 남다르죠. 엄마가 그 원피스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허트의 딸 앨리가 학교에 입학하는 날, 할머니는 손녀가 그 옷을 입은 모습을 보기 위해 미국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서부 콜로라도까지 날아오셨었다. 현지언론은 가족 모두 원피스에 애착이 있는 만큼 또다른 친척이 등교 첫 날 그 드레스를 입으면 다음해에도 그 전통은 계속 될 것이라며 가족의 전통을 따를 세대가 더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아동·청소년 여러분~, 구정에 참여해 봐요”…광진구, 이달부터 ‘광진구 아동·청소년 의회’ 운영

    “아동·청소년 여러분~, 구정에 참여해 봐요”…광진구, 이달부터 ‘광진구 아동·청소년 의회’ 운영

    서울 광진구는 아동·청소년의 자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광진구 아동·청소년 의회’를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광진구는 “올해 처음 의회가 꾸려진다”며 “아동·청소년들에게 정책 제안, 토론, 의회활동 등 민주적 토론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지역 내 거주하는 초등학생 5학년 15명과 중·고등학생과 청소년 30명 등 45명을 뽑는다. 선발 결과는 오는 13일 구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선발된 학생들은 이달부터 내년 2월을 1단계로, 다음해 3월부터 11월까지를 2단계로 나눠 의회활동을 한다. 1단계 ‘민주시민교육’에서는 학생자치활동의 이해와 조직 운영, 학생인권교육, 의회 구성과 기본 용어에 대해 배운다. 11월에는 주제별 토론을 통해 상임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도 의회를 구상하는 ‘원탁토론회’가 열린다. 아동권리 모니터링을 하는 ‘어린이 참여위원회’, 원탁토론회 결과를 바탕으로 자치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청소년 자치활동 활성화 프로젝트’도 운영하고 서울시의회·국회 등을 탐방하는 체험활동도 한다. 2단계 ‘아동·청소년 참여예산제’에서는 예산 사업을 검토·의결한 후 주민참여예산사업을 제출하는 활동을 한다. 의원모니터링, 찬반토론회, 캠페인 등도 한다. 오는 10월 구청 대강당에서 ‘의회 발대식’이 열린다. 의회활동 참가 학생들은 1365 자원봉사포털과 연계해 봉사활동시간도 인증해 주고, 활동 우수자 2~3명을 뽑아 ‘구청장 표창’도 수여한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청소년들이 이번 활동을 통해 자율적·민주적 역량을 키워 민주시민사회를 이끌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세계는 지금 新냉전시대] 美우선주의에 선명해진 ‘中 9단선’… 3810兆 해양굴기

    [세계는 지금 新냉전시대] 美우선주의에 선명해진 ‘中 9단선’… 3810兆 해양굴기

    남중국해. 암초와 산호초로 이뤄진 네 개의 군도다. 보잘것없는 이 섬 덩어리를 두고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 6개국은 70년 가까이 싸우고 충돌하고 서로에게 협박을 일삼았다. 중국과 다른 나라 간 분쟁이 거듭되면서 미국까지 개입, 미·중 간 힘겨루기로 비화됐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냉전 2.0’의 양상을 되짚어 봤다.갈등의 시작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맺어진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한 일본이 남중국해를 포기한 뒤 주변국들이 지리적 근접성 등을 이유로 이곳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남중국해가 가진 경제적·군사안보적 가치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서쪽으로는 말라카 해협을 통해 인도양으로, 동쪽으로는 대만 해협을 통해 동중국해와 서태평양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전 세계 해양 물류의 약 25%와 원유수송량의 70% 이상이 남중국해를 지난다. 이곳을 지나는 물류의 가치는 3조 4000억 달러(약 3810조원)에 달한다. 중요한 해상 교통로이자 군사적 요충지다. 중국은 남중국 해상에 가상의 선 9개로 이어진 ‘9단선’(Nine Dash Line)을 정해 이 지역 모두가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9단선은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정부가 1947년 제작한 11단선 지도가 원형이다. 2000년 전 한나라 시대 때 남중국해의 섬들을 발견해 개발했다는 문헌자료, 명나라 시절 정화(鄭和)의 남해원정 당시 남중국해 총독을 두어 관리했다는 사료 등이 11단선의 근거였다. 신중국은 1953년 11단선에서 하이난다오(海南島)와 베트남 간 통킹만에 있는 2개 선을 삭제해 9단선으로 수정한 새 지도를 반포했다. 9단선 안에는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파라셀(중국명 시사·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스프래틀리 군도는 필리핀·베트남·중국·대만·브루나이가 부분 실효지배를 하고 있고, 파라셀 군도는 중국과 베트남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이 실효지배 중이다.●中, 베트남·필리핀과 수차례 충돌 남중국해를 둘러싼 분쟁은 주로 중국과 베트남,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 일어났다. 중국과 베트남은 1974년과 1988년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무력 충돌했다. 중국은 1992년 2월 남중국해 대부분을 영해로 포함하는 영해법을 일방적으로 공포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과 필리핀은 1990년대 들어 스프래틀리 군도에 속해 있는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와 스카버러 암초를 두고 충돌했다. 1996년 유엔해양법협약 비준을 계기로 중국은 해양 문제를 국제법적으로 다뤄야 할 대상임을 인식했다. 여기에 2002년 11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남중국해 행동선언’을 채택하면서 분쟁은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듯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8년 뒤. 중국은 2010년 남중국해를 티베트와 대만 같은 ‘핵심적 이익’이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남중국해에 있어서 국제법 준수는 미국의 국익”이라고 표명하면서 국제적으로 남중국해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다음해인 2011년 5월 중국 해안순시선이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베트남 석유 탐사선 케이블을 절단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2012년 4월에는 스카버러 암초에서 필리핀 함정과 중국 해양감시선이 57일간 대치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국지적 무력 충돌이 다시 시작됐다. 결국 2013년 1월 필리핀은 유엔해양법 조약에 근거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중재를 신청했다. 설상가상으로 2014년 6월 중국이 스프래틀리·파라셀 군도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갈등은 본격화됐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에 7개, 파라셀 군도에 2개의 인공섬을 만들어 미사일 시설과 군수품 저장 목적으로 추정되는 지하 구조물도 들여 놨다. 분쟁국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데도 중국이 인공섬을 강행한 것은 ‘해양 강국’이 되겠다는 야심 때문이다. 중국은 2002년 제16차 당대회부터 경제대국 발전전략과 해양개발 추진을 연계하기 시작했고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는 ‘해양강국 건설’을 선포하고 해양굴기에 나섰다. 인공섬 건설은 중국 공산당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열쇠인 ‘굴욕의 세기’ 극복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오바마 ‘항행의 자유 작전’ 직접 개입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노골적인 세 확장에 나서자 그동안 직접적인 개입을 꺼렸던 미국이 나섰다. 2015년 4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다른 나라를 밀어제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고 그해 10월에는 ‘제1차 항행의 자유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에 만든 인공섬 수비 암초에서 12해리(약 22㎞) 이내에 이지스 구축함 라센을 파견했다. 지난해 7월에는 PCA가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스카버러 암초가 속한 해역이 필리핀의 200해리 EEZ 내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중국 인공섬의 권리를 부인한 것이다. 중국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듯했던 남중국해 정세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하며 또 한번 변화를 맞았다. ‘아시아 중시 정책’을 펼쳤던 전임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웠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포괄적인 전략이 부족했다.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거부한 것이 그 방증이다. TPP는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받았다. 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를 추진하며 TPP에 대응해 왔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TPP를 거부한 것은 아시아의 전통적인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지난달 17일 포린폴리시(FP)가 지적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치로 ASEAN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야금야금 확대해 가는 참이었다. 실제로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어 왔던 미국의 우방 필리핀과 베트남은 최근 무게중심을 중국 쪽으로 옮기는 모양새다. 특히 PCA 판결 직전인 지난해 6월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반미친중’ 노선을 선명히 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군의 필리핀 주둔 근거가 되는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폐기할 수도 있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그해 10월 처음 중국을 방문해 총 24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협력을 약속받는 등 선물 꾸러미를 한아름 안았다. 지난 5월 방문에서도 각종 지원을 얻어 왔다. 마지막 남은 우방 베트남도 최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9일 진단했다. 지난 7월 남중국해에서 스페인 석유회사인 렙솔과 벌이던 석유 시추 작업을 돌연 중단했는데, 베트남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동남아 석유업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 석유 시추를 중단하지 않으면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에 있는 베트남의 군사기지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뒤늦게 ‘항행의 자유 작전’을 확대 실시하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해군이 이 작전을 매달 2~3차례로 늘려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총 4차례, 트럼프 행정부 들어 3차례 실시했던 작전을 정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中 “11월 아세안 회의 후 COC 개시” 지난달 6~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SEAN+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ASEAN 10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비군사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2002년 채택한 ‘남중국해 행동선언’의 후속 조치인 ‘남중국해 행동준칙’(COC)의 법적 구속력 부여가 필요하다는 내용은 넣지 않았다. 베트남은 COC의 이행에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나머지 회원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ASEAN 회의 후 “남중국해 상황이 대체로 안정되고 외부의 큰 방해가 없다면 오는 11월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에 COC 협의의 공식 개시 선언을 고려할 것”이라고 조건부 협상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세를 과시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COC 관련 논의가 순탄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대 이은 절친…절친된 딸들 통해 16년 만에 재회한 두 엄마

    대 이은 절친…절친된 딸들 통해 16년 만에 재회한 두 엄마

    만날 사람은 만나게 돼 있다. 두 여성은 대학 때부터 절친으로 지내다 오랫동안 헤어져 소식조차 끊겼다. 하지만 각자 딸이 같은 대학에 들어가 역시나 절친으로 지내게 되면서 16년 만에 기적처럼 다시 만났다. 31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는 지난 28일 뉴욕시 센트럴파크에서 재회한 나이마 수이시와 사이다 첸보우니의 기적같은 만남을 소개했다. 수이시와 첸보우니는 서로 얼굴을 보자마자 포옹을 나누며 울고 웃었다. 두 친구는 “정말 보고 싶었어”, “온 가족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며 기쁨에 겨워 소리쳤다. 서로를 자매 혹은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족이라고 말하는 둘의 만남은 딸들의 우정을 통해 재연됐다. 지난해 그들의 딸 니스마 벤체이크(19)와 로아야 자나티푸어(18)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신입생으로 만났다. 각자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둘은 유사한 집안 배경과 의예과 전공 외에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빨리 친해졌다. 1년 내내 붙어다니며 특별한 유대관계를 쌓아온 니스마와 로아야는 다음해 룸메이트가 되어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새 아파트로 이사 가는 날, 두 친구는 놀랄만한 발견을 했다. 그들이 처음 만난, 친구관계가 아니란 사실이었다. 로아야는 “방에서 엄마와 영상통화를 하던 중, 우리를 도와주고 있던 니스마의 아빠를 소개시켜드리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두 분은 전화로 잠깐 동안 수다를 떠는가 싶었는데, 서로 이웃이었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엄마가 16년 전 가장 친한 친구로 지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니스마 아빠의 말에 따르면, 두 엄마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가장 절친한 사이였다. 대학에 함께 다니면서 항상 붙어지냈고, 집도 가까운데다 같은 시기에 임신까지 했다. 또한 니스마의 동생이 태어나던 날 분만실에서 탯줄을 자르고 이름을 지어준 사람도 로아야의 엄마였다. 아기였을 때 엄마들이 찍어준 사진을 가지고 있던 두 친구 역시 훌쩍 커버려 서로 알아보지 못했을 뿐 대학에서 처음 만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로아야의 가족이 캘리포니아 얼바인으로, 니스마의 가족은 버지니아로 떠나면서 연락이 끊어졌다. 헤어질 당시 핸드폰이나 컴퓨터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던 두 엄마는 최근 페이스북으로 상대를 찾으려 했지만 결국 운명적인 영상통화 한 통이 두 가족을 다시 예전으로 되돌려놓았다. 니스마는 두 엄마의 만남에 대해 “16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서로 늘 간절히 생각하는 걸 보면 친한 친구는 진짜 친한 친구인 것 같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를 잃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연락이 두절된 후 관계를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두 분은 매우 감상적으로 변하셨다”고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대한민국 명장 11명 선정

    대한민국 명장 11명 선정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29일 선정한 대한민국 명장 11인 중 한 명인 오정철(왼쪽·48) 현대중공업 기장은 기계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선박 기자재 국산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명장에 뽑힌 오 기장은 2010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2014년 국가품질명장에도 선정된 바 있다. 그는 경북기계공고 3학년이던 1986년 전국 기능경기대회 정밀기기제작 직종에서 입상한 뒤 다음해인 198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30년간 건설장비와 선박 기자재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며 4000여건의 품질·공정 문제를 직접 해결해 비용을 줄였다. 지금까지 특허 7건을 등록하고 실용실안 2건, 디자인 1건 등 총 21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했다. 이날 컴퓨터응용가공 분야 명장으로 선정된 배종외(오른쪽·51) 씨앤씨뱅크 대표는 삼천포 공업고등학교 기계과로 진학한 이후 꾸준히 기술을 익혔다. 배 대표는 1988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기계직종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의료용 레이저 정밀부품을 개발하는 등 오랜 시간 고품질의 장비를 개발했다. 2010년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부가 선정하는 기능한국인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기간산업인 공작기계 산업이 인력난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청년들이 현장실무를 제대로 배워 숙련기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명장’은 산업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1986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올해까지 31년간 모두 627명에게만 명장 타이틀이 주어졌다. 올해는 표면처리(장배순 공군 군사령부 주무관), 비파괴검사(도화식 한전KPS 차장), 화약취급(배상훈 에스에이치엠엔씨 대표) 등 11개 직종에서 1명씩 선정됐다. 명장에게는 대통령 명의의 증서와 휘장, 명패가 수여되며, 일시장려금 2000만원과 계속 종사 장려금 215만∼405만원(연 1회)이 지원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美경찰 시위 진압때 ‘소총·장갑차 무장’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경찰’에게 장갑차와 수류탄 발사기 등 군사장비를 지급하는 중무장 정책, 이른바 ‘1033 프로그램’를 2년 만에 부활시킨다. 미 현지 경찰들이 소총이나 장갑차 등으로 무장하면서 한층 강력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1033 프로그램’을 복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따라서 모든 경찰이 위장 유니폼과 방탄조끼, 시위 방패, 소총 등으로 무장할 수 있게 됐다. 1033 프로그램으로 모두 54억 달러(약 6조 458억원)어치의 장갑차와 폭동 진압용 장비, 소총, 컴퓨터 등의 군사장비가 군에서 경찰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테네시주(州) 내슈빌의 국립경찰공제조합 전국대회에서 “이번 행정명령은 여러분에게 필요한 보호장비를 보장하고 우리가 범죄와 폭력·불법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조치”라면서 “남는 군사장비의 경찰 유입을 되살리는 새 행정명령은 치안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션스 장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제한은) 너무 지나친 것”이라면서 “공공의 안전보다 우선순위에 둬야 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척 웩슬러 경찰간부연구포럼(PERF) 이사는 “평소 경찰들은 군사장비가 거의 필요하지 않지만, 그것을 사용해야 할 상황도 있다”면서 “시위 방패나 장갑차 등은 경찰에 꼭 필요한 장비”라고 말했다. 미 인권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CCP)는 성명에서 “매우 위험하고 무책임한 금지령 해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버지니아 샬러츠빌 유혈 사태를 계기로 이런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미국 사회에 인종 갈등을 조장하는 아주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1033 프로그램은 1990년 연방의회 입법으로 시행됐다. 시행 초기에는 연방 및 주(州)의 마약 단속기관만 군사장비로 무장할 수 있도록 한정했지만 1997년 군사장비 무장이 경찰 전체로 확대됐다. 2014년 8월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크 브라운의 경찰 총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033 프로그램 재검토를 지시했고 다음해인 2015년 경찰의 군사장비 무장이 대폭 축소됐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또 판 깨는 北…文대통령, 대화 기조 속 단호 대응 양면전략

    또 판 깨는 北…文대통령, 대화 기조 속 단호 대응 양면전략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29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화 기조를 이제 접을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대북 대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겠지만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겠다는 큰 틀은 유지하겠다는 뜻이다.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군은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켜 MK84 폭탄 8발을 태백 필승사격장에 투하하는 등 대외적으로는 단호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 기류는 조금 달랐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 문제에는) 작은 국면, 좀더 큰 국면, 더 큰 국면, 완전히 큰 전략적 국면이 있는데 이런 국면은 자꾸 바뀌는 것”이라며 “큰 전략적 목표를 이루려면 일관성 있게 한 길로만 갈 수는 없으며 다양한 전술적 변화가 모두 전략적 목표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외교적·평화적 해법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이 큰 전략적 목표라면 단호한 북핵 대응이나 대화 제의는 다양한 전술적 변화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기류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내용을 보고받고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그렇지만 이어진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 임명장 수여식에선 “오늘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지만 그럴수록 반드시 남북 관계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차를 두고 ‘동전의 양면’인 무력시위와 대화를 모두 강조한 것이다.청와대는 당초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NSC 전체회의 개최를 검토했다가 정 실장이 주재하는 NSC 상임위로 격을 낮추는 등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움직임을 좀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에 강력한 조치로 맞대응한 이후 대화 기조가 위축되자 참모에게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안보실 보고가 주로 압박·제재 쪽이다 보니 (대통령은) 대화를 강조하길 원했고 지난 14일 수석보좌관회의부터 기류가 압박·제재에서 대화에 더 무게를 싣는 쪽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며 평화 메시지를 발신하고 10·4 남북공동선언 기념일에 즈음해 8·15 광복절 경축사보다 진전된 대화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이었다. 북한의 도발로 대화 기조를 적극적으로 펴긴 어려워졌지만 당장 기조를 틀기보다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까진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더라도 중·저강도에 그친다면 대화 모멘텀을 살릴 수 있지만 9·9절에 맞춰 ICBM을 시험발사하는 등 고강도 도발을 하면 한반도 정세는 벼랑 끝에 서게 된다. 국가정보원은 9·9절 추가 도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을 방문 중인 테드 요호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과 만나 “미국은 괌 등의 미국 영토나 주한미군 기지에 대한 타격 등 직접적으로 공격받는 경우 미국 주도하에 보복 공격을 하겠지만 그 외에는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군사적 보복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의원 측이 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그 시절 공직 한 컷] 49.5㎡가 81만원짜리… 동부이촌동에 공무원 아파트

    [그 시절 공직 한 컷] 49.5㎡가 81만원짜리… 동부이촌동에 공무원 아파트

    1966년 8월 10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 공무원 아파트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 공무원연금을 재원으로 세워진 아파트는 4층짜리 건물 8개동으로 다음해 4월 완공됐다. 아파트값은 39.6㎡(12평)이 65만원, 49.5㎡(15평)이 81만원이었다. 입주자격은 공무원 무주택자로 입주금 50%를 일시에 내고, 나머지 50%는 연리 4%로 20년간 월부상환했다. 용산의 공무원아파트 규모는 계속 확대됐는데, 아파트가격의 50%에 이르는 입주금을 감당하지 못한 공무원이 전세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한강을 끼고 있던 공무원아파트는 1990년대 말 대부분 재건축됐다. 서울사진아카이브 제공
  • 추모객 울린 노무현 대통령의 ‘허공’

    추모객 울린 노무현 대통령의 ‘허공’

    26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노 전 대통령 출생 71주년 기념 봉하음악회가 열렸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봉하음악회는 노 전 대통령의 양력 생일인 9월 1일에 즈음해 열린다.이날 음악회에는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최근 만기 출소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참석했다. 지난 23일 새벽 만기 출소한 한 전 총리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한 전 총리는 방명록에 “노무현 대통령님, 안녕하셨어요. 저는 건강하게 사람 사는 세상과 다시 만나 행복합니다. 대통령님 걱정 놓으시고 편안히 쉬소서. 71세 탄신 축하드립니다”고 적었다. 이날 5000여명가량이 참석한 음악회에선 과거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부른 ‘허공’, ‘부산 갈매기’ 등이 처음으로 공개돼 참석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음악회 중간 ‘그 사람, 노무현’을 이야기하는 토크쇼에서는 방송인 김미화, 이해찬 이사장, 안희정 충남지사가 참석해 발언했다. 이 이사장은 “내년 지방선거 때 전국을 모두 다 이겨서 아주 튼튼한 기반을 만들어 내기 위한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 기념관을, 서울에는 노무현 기념센터를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의 시대를 원칙과 상식의 시대로 바꾸는 등 민주주의 ‘초벌구이’를 해주셨다”면서 “초벌구이가 끝난 다음 이명박, 박근혜 9년 동안 남은 때가 더 나와서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구이’를 하라고 여러분들이 문 대통령을 선택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연간 주행거리 짧고 블랙박스 장착땐 ‘할인 팍팍’

    연간 주행거리 짧고 블랙박스 장착땐 ‘할인 팍팍’

    30대 회사원 박지혜씨는 보험의 ‘1’도 모르는 ‘금융 문맹자’다. 자동차보험 만기 날짜마다 “귀찮은데 그냥 갱신하면 되지”라며 넘어가던 그다. 하지만, 지난해 사고를 많이 낸 탓에 보험료가 많이 오를까 봐 불안해졌다. 박씨가 직장 동료를 보니 한 푼이라도 보험료를 아끼려고 쉬는 시간마다 인터넷을 뒤지고 있었다. 자동차보험은 다른 보험상품과 달리, 그나마 상품 내용이 대동소이하고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다. 박씨처럼 자동차 ‘보험 초보’를 위해 아는 만큼 아낄 수 있는 자동차 보험료 절약 방법을 소개한다.가장 추천하고 방식은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보험 가입이다. 인터넷 가입은 설계사를 통한 대면 채널보다 최대 18.8% 저렴하다. 인터넷 채널은 사람의 손품이 들지 않는 만큼 설계사 수수료 등이 없어 사업비가 빠지기 때문에 보험료가 싸다. 대형 손보사들이 앞다퉈 15~18% 정도 저렴한 인터넷 전용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상품도 점점 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연령, 가입경력, 할인·할증 등 조건별로 보험료가 천차만별이다. 보험료 절약을 위해서는 보험 비교가 필수다.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 홈페이지(www.e-insmarket.or.kr)를 이용하면 국내 손보사별 자동차보험 상품과 보험료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다양한 할인 특약 활용은 기본 보험사들은 마일리지, 블랙박스, 자녀할인 등 각종 할인특약으로 고객몰이를 한다. 모든 보험사가 판매 중인 마일리지 할인 특약은 연간 주행거리가 짧은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이다. 보험사마다 기준과 할인율이 차이가 있지만, 연간 주행거리가 2~3000㎞ 이하이면 보험료를 최대 30~42%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차량에 블랙박스를 장착했다면 ‘블랙박스 할인 특약’을 통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 블랙박스 할인 특약 또한 모든 보험사에서 판매 중이며 보험료의 1~5%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자녀 할인 특약’ 상품도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영·유아 자녀가 있는 고객의 자동차보험료를 4~10% 할인해 주는 특약으로 업계 최초로 이 상품을 도입한 현대해상은 34만 건 이상을 팔았다. 현대해상 나욱채 자동차상품부장은 “어린 자녀가 있으면 당연히 안전운전을 하게 되므로 사고율이 낮아 보험사도 이득”이라면서 “서로 도움을 주는 윈윈 시스템의 상품 내용이 고객 만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 많아도 최대 8% 할인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특약도 있다. KB손해보험은 대중교통 이용이 잦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8% 할인받을 수 있는 특약 상품을 판매했다. 전기차 역시 일반 자동차보다 높은 할인율을 적용 중이다.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삼성화재 등 대형사들은 전기차를 대상으로 최대 10% 할인된 전기차 전용 보험을 판매 중이다. 현대자동차 블루링크(Blue Link), 기아자동차 유보(UVO), BMW 커넥티드드라이브 등 ‘사고통보장치 서비스 가입’ 차량이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보험사도 있다. ●안전운전·법규준수가 최선의 절약법 무사고 혜택도 있다. 사고를 내지 않으면 갱신 시 보험료를 깎아준다. 통상 무사고 경력 18년 유지 시 약 70%까지 보험료가 할인된다. 반면 사고경력이 있는 경우 사고의 크기 및 건수에 따라 다음해 보험료가 5~100%까지 큰 폭으로 할증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최근 보험회사는 자동차보험료 책정 시 안전운전을 유도하고자 음주, 무면허,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자에 대해 보험료를 할증하는 대신 그 할증된 보험료를 재원으로 교통법규를 잘 준수한 사람에 대해서는 최대 4~5% 할인해 주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차 보험료를 낮추려면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등 안전운전은 물론 보험다모아 등에서 보험료를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라며 “주요 손보사들이 최근 보험료 인하를 시행한 데다 마일리지, 블랙박스, 자녀할인 등 할인 특약까지 가입하면 자동차보험료 부담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KTX광명역세권에 700병상 대학병원 생긴다

    KTX광명역세권에 700병상 대학병원 생긴다

    2021년 개원… 3000억 투입 소하동엔 100병상 전문병원도 의료 복지·고용 창출 효과 기대경기 광명시가 ‘의료 복지 도시’로 거듭난다. 광명시의 숙원 사업이었던 700병상의 대학병원을 KTX광명역세권 일대에 유치하는 한편 소하동 광명SK테크노파크 의료시설용지에는 100병상 규모의 전문병원을 짓는다. 앞으로 3년 4개월 뒤에는 광명시민들도 가까운 첨단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광명시는 23일 중앙대병원, 하나금융투자, 광명하나바이온과 광명복합의료클러스터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중앙대병원(조감도)을 신설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협약에 따르면 KTX광명역세권지구 내 도시지원시설용지 2만 1500여㎡에 종합병원급인 중앙대병원을 신설한다. 연면적 8만 2600㎡ 규모로 3000억원이 투입된다. 뿐만 아니라 의약품과 의료용품 개발 관련 시설을 유치해 의료R&D센터를 조성한다. 이 병원은 응급의료센터를 갖추고 뇌신경계 질환을 비롯해 심혈관계 질환, 소화기 질환 및 암센터 등 주로 중증질환을 치료한다. 내과와 외과계 총 31개 과목을 진료하고 건강검진센터도 갖출 예정이다. 소하동 전문병원은 1만 9100여㎡ 부지에 바이오와 의료기기 개발, 의료·미용 R&D센터, 의료IT개발, 의료R&D센터 등 의료융합 첨단산업센터가 입주한다. 어린이도서관도 갖출 예정이다. 2018년 2월 착공, 2020년 11월 준공 후 다음해 2월 대학병원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의료복합클러스터 조성으로 생산유발 9100억원, 4000명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용인원 가운데 광명시민 2500명, 인접지역 인원 1500명을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광명 시민의 숙원이었던 대학종합병원을 유치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며 “중앙대병원이 차질 없이 건립되도록 모든 행정력을 모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효성 차남, 형과 법정다툼에서 패소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과 차장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사소송에서는 차남인 조현준 전 효성 부사장이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 부상준)는 조 전 부사장이 형 조현준 효성 회장이 대주주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주식회사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트리니티에셋은 부동산 매매·임대업을 하는 법인으로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에셋 주식의 10분의1을 보유한 주주다.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에셋이 지난 2009년 9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주식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시 트리니티에셋은 갤럭시아일렉의 주식 1주당 7500원을 주고 1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인수했다. 그러나 다음해 6월 홍콩의 한 투자회사가 1주당 1만 500원씩 142만여주를 인수했고, 같은 날 3년이 지난 후 인수 주식을 최대주주인 조 회장과 트리니티에셋에 1주당 1만 500원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2013년 트리니티에셋은 2013년 7월 투자사가 샀던 갤럭시아 주식 28만여주를 주당 1만 500원에 매입했다.  조 전 부사장은 당시 갤럭시아일렉의 재정이 좋지 않았고 성장 가능성이 불확실한데도 트리니티에셋이 면밀한 검토 없이 주식을 매입해 두 차례에 걸쳐 주식을 비싸게 사들이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트리니티에셋이 주식을 주당 7500원에 인수할 때만 해도 갤럭시아일렉이 LED 사업으로 매출액이 크게 늘고 있었고, 비상장 회사로서 향후 상장될 경우 주식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주식 매입을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트리니티에셋이 투자사의 주식을 사들인 계약에 대해서도 “해외 투자회사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갤럭시아일렉은 아직 상장을 못한 상태인데, 재판부는 이에 대해 “정부가 지난 2012년 LED 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해 갤럭시아일렉이 내수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외부적인 요인이 결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형인 조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전·현직 임원들을 횡령·배임 혐의로 2014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맞서 조 회장도 지난 3월 동생을 공갈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기고] 한·중 수교 25주년의 뿌리/이강국 주중 시안 총영사

    [기고] 한·중 수교 25주년의 뿌리/이강국 주중 시안 총영사

    시안(西安)은 주진한당(周秦漢唐) 등 고대 중국 왕조들이 도읍지를 정한 곳으로 발길 닿는 곳곳에 역사의 숨결이 서려 있다. 진시황 병마용, 양귀비가 노닐던 화칭츠, 시안비림박물관 등 경탄을 자아내고도 남을 만한 유적과 박물관이 즐비하다. 도교가 발생하고 불교가 융성했다. 따라서 시안은 역사의 뿌리, 종교 발전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근원이라 할 수 있다.시안은 한·중 교류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자주 쓰이는 ‘분수령’이란 말은 시안 주위의 친링산맥을 기점으로 황허(黃河)와 창장(長江)의 원천이 갈린다는 데서 시작됐고 ‘경위분명’(涇渭分明)은 관중평원을 흐르는 경수(涇水)는 탁하고 위수(渭水)는 맑아 뚜렷이 구별된다는 데서 나왔다. 국제적이고 개방적이었던 당나라 때에 한·중 간 교류가 빈번하게 전개되어 관련 유적과 유물들이 시안에 적지 않게 남아 있다. 당 고종과 측천무후의 합장묘인 건릉(乾陵)의 배장묘인 장회태자 이현(李賢)의 묘에서 발굴된 사신도에서 깃털 장식이 달린 모자(조우관)를 쓰고 흰색 도포를 입은 인물은 고구려 또는 신라 사신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릉에 있는 61개의 석인상(石人像) 중에 신라인 석상은 왼손에 한민족이 잘 다루는 활을 들고 있다. 또한 시안에는 우리 선현들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흥교사(興敎寺)에는 불경 번역 등에 많은 업적을 남긴 원측 스님의 사리탑이 현장, 규기의 사리탑과 나란히 있다. 인도, 서역을 순례한 후 장안에 와서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이라는 불후의 기행문을 남긴 혜초 스님은 당나라 황제의 명으로 선유사(仙遊寺) 옥녀담 거북바위에서 기우제를 주관하기도 했다. 선유사는 댐 공사로 인해 이전하여 복원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거북바위도 옮겨지고 혜초 기념비와 비정이 세워졌다. 최치원은 당나라에 유학하여 빈공과(賓貢科)에 장원 급제해 벼슬에 올랐으며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지어 황소의 난을 평정하는 데 기여했고 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한·중 양국은 수천 년 동안 이어진 관계 속에서 교류하고 협력해 왔으며 양국 관계는 수많은 사람의 열정으로 다져져 왔다. 일제 침략으로 고통을 당할 때에는 어려움을 나누면서 도왔는데, 시안시 두취전(杜曲鎭)에 세워진 광복군 제2지대 표지석이 하나의 상징이다.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시작된 인문유대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한·중 인문교류공동위원회가 출범된 후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안에서 2014년 11월에 동 공동위가 개최되었다. 요즘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인적교류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청소년, 학술, 대학 간 교류, 관광교류 등 다양한 형태의 인적교류는 민간교류의 근간이고 양국 관계발전의 밑바탕이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양국은 교류와 협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진정한 우호국가라면 국민 간 교류협력 촉진은 의무 사항에 해당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오히려 역사를 돌아보면서 선현들이 이루어 놓은 성과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즈음해 교류의 뿌리가 깊은 시안에서 양국 관계의 밝은 앞날을 그려 본다.
  • 충북 화장품 생산 3조 넘어 전국 2위

    지자체 첫 화장품 임상센터 세워 저렴한 가격에 시험·인증 대행 신소재 개발 등 지원책도 다양 충북도가 경제 규모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수도권 자치단체들과 경쟁하며 국내 화장품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21일 도에 따르면 국내 전체 화장품 제조업체 수는 2007개다. 경기도가 792개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서울 332개, 인천 227개다. 충북은 133개로 4위를 달린다.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충북의 업체 수가 가장 많은 것이다. 화장품 생산량을 따지면 충북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경기도가 연간 생산량 5조원을 넘어서며 1위를 기록 중이고 충북이 3조원을 돌파하며 그 뒤를 쫓고 있다. 충북이 서울과 인천을 앞설 수 있는 것은 국내 화장품 대기업들의 공장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충북에는 LG생활건강, 한국화장품, 한불화장품, 사임당 등의 공장이 가동 중이다. 화장품 업체들이 충북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준공되면서부터다. 오송단지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의료 및 화장품 관련 국책기관 6곳이 입주하고 KTX 오송 분기역이 개통하면서 접근성까지 좋아지자 업체들이 충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화장품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그해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를 개최하며 자신감을 얻은 도는 다음해부터 화장품산업엑스포를 열기 시작했다. 또한 뷰티산업 진흥 조례를 제정했고, 오송역에 중소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무료로 홍보하고 전시할 수 있는 뷰티갤러리를 만들었다. 지난 4월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국내 첫 화장품 임상연구지원센터를 준공했다. 이 센터는 176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돼 연면적 4200㎡ 규모로 지어졌다. 중소기업을 위해 민간·대학 연구기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험·인증을 대행하고, 화장품 신소재 개발을 통해 화장품 관련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박병호 화장품산업육성 담당은 “도내 화장품업체들의 국제박람회 참가를 지원하고 수출 컨설팅도 해 주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며 “2023년까지 오송에 화장품 전문산업단지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각박한 사회 속 추리 재미 풀무질한 ‘미스터리’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각박한 사회 속 추리 재미 풀무질한 ‘미스터리’

    재미있는 책이 없다. 시간도 없고, 골치 아프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는 책을 읽고 싶다는 강한 내적 욕구를 포기하고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기회만 닿는다면 누구나 책을 읽고 싶어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리하여 한 번 손에 든 이상 끝장을 보기 전에는 결코 팽개칠 수 없도록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시키면서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없는 유익한 책이 나와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호기롭게 독자들의 독서 욕구를 사로잡겠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는 이 글은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인 1983년 세상에 선보인 잡지 ‘미스터리’(MYSTERY) 창간호 머리글이다. 여전히 우리나라 독서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1980년대에도 사정은 비슷했던 모양이다.바쁘다는 이유로, 책이 재미없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독서를 멀리했다. 책보다는 텔레비전이나 영화가 더 재미있고 쉬는 날이면 가만히 앉아 책을 보느니 놀이동산에 가서 기구에 올라타는 게 더 짜릿한 경험이다.그래도 책만이 줄 수 있는 멋진 경험이 있다. 그건 아무리 설명하려고 해도 알 수 없다. 마치 문 안쪽에 쓰인 글자처럼 책이라고 하는 것은 직접 읽어 보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세계를 간직하고 있다. 그 놀라운 세계는 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서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이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더 많은 사람을 이 멋진 독서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어 한다. 그 노력은 곳곳에서 지금도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책이라도 다 같은 책이 아니라 그 내용에 따라 여러 장르로 나뉘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추리소설은 독자가 적다. 시간은 흘러서 밀레니엄도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미스터리를 포함한 소위 장르문학은 독자층이 얇다. 읽는 사람이 없으니 이런 작품을 쓰는 작가도 많지 않다. 악순환이다.서양은 산업혁명 시기를 즈음해 본격적으로 장르문학이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특히 사회가 복잡해지고 자본주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 범죄 소설이나 반유토피아 소설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작가 애드거 앨런 포(1809~1849)가 쓴 기괴한 작품에 몇몇 평론가들이 주목했다. 영국에선 명탐정 셜록 홈스를 탄생시킨 아서 코난 도일(1859~1930)이 활약했다. 그 뒤를 이어 나타난 불세출의 추리작가 애거사 크리스티(1890~1976)는 그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평생 동안 100권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고, 영국 여왕으로부터 남자의 기사 작위에 해당하는 ‘데임’ 작위를 받았다. 이들이 쓴 작품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고 연극, 영화, 텔레비전 등 수많은 매체로 변주돼 여전히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역사를 돌아보면 애석하게도 미스터리 장르가 들어설 만한 여유가 없었다. 산업화 물결이 세계를 뒤덮었던 1800년대 후반 조선은 일본의 간섭을 받았고 결국 강제로 주권을 빼앗긴 채로 자그마치 반세기를 흘려보냈다. 준비도 없이 갑작스러운 해방을 맞은 후에는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그 후로 1990년대가 될 때까지는 군사정권이 사회를 움켜쥐고 있었으니 국민들이 한가롭게 소설이나 읽고 있을 여유가 있었겠는가. 주인공이 수수께끼를 풀고 모험에 빠져드는 추리소설이라면 더욱 찬밥 신세였고 지금도 그런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추리소설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11년에 출판된 이해조의 ‘쌍옥적’은 본문 앞에 ‘정탐소설’이라는 말을 명기할 정도로 이 소설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장르임을 밝히고 있다. 그 외에도 몇몇 작품이 있었지만, 일제강점기였기에 제대로 된 추리소설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코난 도일의 작품이 일본을 통해 번안돼 소개되는 일도 있었지만, 도시인 경성을 무대로 한 추리소설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이때 느닷없이 등장한 작가 김내성(金來成)은 1939년 2월부터 조선일보에 추리소설 ‘마인’을 연재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셜록 홈스에 비견되는 탐정 ‘유불란’을 창조한 김내성은 이후에도 여러 작품을 펴내며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 추리소설 작가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그러나 김내성의 아성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 이름은 혼란스러운 역사 속에 잊혔고 몇 년 전 김내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펴낸 기념 소설들도 지금은 모두 절판된 상태다.이런 흐름 속에 우리나라 추리소설 장르가 다시 한번 발전을 꾀한 시기는 박정희 정권이 막을 내린 직후인 1980년대다. 1970년대 후반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 몇몇이 모여 ‘미스터리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친목회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발전시켜 1983년에 한국추리작가협회를 만들었다. 초대 회장은 국민대 대학원장 이가형 교수가 맡았다. 협회는 잡지와 신문에 추리소설을 제공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회장인 이가형 교수는 해문출판사에서 시리즈로 펴낸 애거사 크리스티 전집 번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앞서 소개한 잡지 미스터리도 이때 창간했다. 하지만 표제 위에 있는 ‘부정기간행물’이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잡지의 운명을 예측하기는 힘들었다.미스터리 창간호에 실린 목록은 상당히 눈길을 끈다. 김내성의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 ‘벌처기’(罰妻記) 전문을 실었고 대작 ‘여명의 눈동자’를 끝내고 이제 막 전성기를 맞은 우리나라 추리소설의 대부 김성종의 작품 ‘얼어붙은 시간’ 연재 1회분을 실었다. 그런가 하면 ‘금수회의록’으로 잘 알려진 작가 안국선이 쓴 과학소설 ‘비행선’을 발굴해 소개했고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쓴 범죄 소설 ‘트레일러가의 살인 사건’, 존 스타인벡의 ‘살인’을 소개하면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야심차게 써내려 간 창간사와 달리 잡지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스터리’ 2호는 다른 잡지의 부록으로 끼워 넣었을 만큼 위상이 떨어졌고 3호는 끝내 나오지 못했다. 잡지를 펴내던 소설문학사는 추리소설이라는 제목을 단 부록으로 몇 번 더 명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금세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한국추리작가협회마저 사라지지는 않았다. “추리소설은 인기 없는 장르”라는 오명을 완전히 떨쳐 버리지 못했지만 ‘계간 미스터리’ 잡지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2015년엔 격월간으로 펴내는 잡지 ‘미스테리아’가 새롭게 창간하면서 우리나라 장르문학 지평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인기 장르라는 오래된 숙제를 풀 수 있는 열쇠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지 모른다. 오늘도 여러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장르문학을 쓰고 있는 작가들, 그리고 추리문학을 사랑하며 응원하는 독자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 추리소설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살충제 계란’ 파동 식약처장 혼낸 김승희 의원은 朴정부 식약처장

    ‘살충제 계란’ 파동 식약처장 혼낸 김승희 의원은 朴정부 식약처장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처장을 호되게 다그쳤다.김 의원은 “정쟁(정치싸움)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다”면서 ‘살충제 계란’이 어디로 유통됐는지를 캐물었다. 질의시간이 끝나자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지만 들여다보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게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희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2015년 4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식약처장 직책을 1년간 맡았다. 이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이른바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 야당의 공세에 대해 “류영진 식품안전처장에 해임 요구한 자유한국당의 책임 떠넘기기 도가 지나치다”고 밝혔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자유한국당에 묻고 싶다. 살충제 계란 사태가 현 정부의 잘못을 물을 일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살충제 계란에 친환경 인증을 해준 민간업체들은 대부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으로 이른바 농(農)피아의 적폐 문제“라면서 ”농피아 문제는 물론, 지금까지 드러난 살충제 계란 파동의 원인을 굳이 찾자면 국민의 식품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이전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국민의 먹거리 불신 해소를 위한 범정부적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면서 ”야당도 문제가 터질 때마다 현 정부 탓으로 돌리는 적반하장식 태도에서 벗어나 대책 마련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핵보유국 지위’ 노리는 김정은 추가 도발 가능성

    협상 위해 수동적 자세 안 취할 듯 “김정은 옆 괌 사진은 6년전 것” 미국이 16일(현지시간) 북한과 대화 조건으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 역내 안정을 저해하는 언행 중단’을 내걸면서 최근 물밑에서 북·미 협상 가능성을 타진해온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이에 응한다면 한반도의 긴장은 크게 완화될 전망이지만 ‘괌 포위사격’까지 예고했던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위해 도발 중단 등 수동적 자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날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밝힌 3대 조건은 그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거론해온 북한과의 ‘올바른 조건하의 대화’가 무엇인지 구체화한 것이다. 핵·미사일 도발 중단이 ‘대화의 입구’라는 기조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북핵 2단계 접근법’에도 담겨 있다. 북한이 미국의 요구대로 도발 등을 중단할 경우 한·미 간 큰 이견 없이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이 이 같은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이 제시한 조건은 모두 객관적 계량이 불가능하다. 북한이 어떤 식의 도발과 위협성 언행을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중단해야 대화 조건이 충족되는지는 미국만 알고 있는 셈이다. 특히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한 미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을 이어 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날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21일부터 열리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나 다음달 9일 북한 건국기념일을 즈음해 도발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계속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주요 계기를 도발 없이 지나갈지가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4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전략군사령부 시찰 당시 노출된 괌 위성사진은 6년 전에 촬영된 것이라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에 나타난 사진은 괌에 있는 미군 앤더슨 공군기지로, 중앙 윗부분에 좌우가 뒤바뀐 ‘ㄴ’자 형태의 녹지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2012년부터 공사가 시작돼 더이상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 않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지방채 발행 권한 지자체로… 재정운용 자율성 확대

    지방채 발행 권한 지자체로… 재정운용 자율성 확대

    한 해 3조원가량 발행되는 지방채 발행 한도액 설정 권한이 중앙정부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간다. 정부 부처가 지자체 투자 사업을 직접 들여다보는 중앙투자심사 대상 사업 규모가 광역 시·도 300억원 이상, 시·군·구 200억원 이상으로 완화된다. 내년부터 지자체 예산 편성 자율권이 대폭 확대된다.행정안전부는 지자체 재정 운용 자율성을 확대하고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도 개선안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우선 행안부 장관이 갖고 있던 지방채 발행 한도액 설정 권한을 지자체장에게 넘기고 지방채무 관리도 지자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자율성을 부여한다. 지자체장은 2년 전 예산액의 10% 범위 안에서 연간 채무 한도액을 스스로 정하고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 한도액을 넘을 경우 지금까지는 행안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행안부와 지자체 간 협의를 거쳐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지방의회 경비와 기관 운영 업무추진비, 특정업무 경비 등 ‘기준 경비’를 풀어 지자체가 총액 한도 안에서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할 수 있게 된다. 기준 경비 항목이 지나치게 세밀해 지방재정 자율성을 막는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라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여기에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사업은 ‘지방보조금 총액 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일자리 발굴에 나설 수 있게 했다. 행안부는 또 기존 시·도 200억원, 시·군·구 100억원 이상 사업에 적용했던 중앙투자심사 기준을 시·도 300억원, 시·군·구 200억원 이상으로 완화했다. 지자체와 지방공기업이 함께 추진하는 사업은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지방재정법에 의한 타당성 조사 하나로 갈음해 효율성을 높인다. 심보균 행안부 차관은 “해마다 지자체 전체 채무액이 꾸준히 줄고 있고 부채가 하나도 없는 ‘채무 제로’ 지자체도 늘고 있는 점을 반영해 지방의 자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자체 재정 권한이 갑자기 커질 경우 현재 강원도가 겪는 ‘알펜시아 사태’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도가 두 번째로 올림픽 유치 도전에 나섰던 2006년 착공했다. 시행자인 강원개발공사가 1조원이 넘는 공사채를 발행해 2009년 리조트와 스포츠파크 시설을 완공했지만 분양 실패로 빚더미에 올랐다. 지금도 알펜시아로 인한 강원도 채무가 8000억원이 넘는다. 각 지자체장이 선거 등을 의식해 지방채를 남발해 동시다발적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일으킬 경우 국가적 재앙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행안부도 이런 부작용을 의식해 지자체에 책임성을 확보하게 했다. 과도한 지방채 발행을 막기 위해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25% 이상인 지자체의 경우 지방채 발행 한도액을 행안부 장관이 별도로 설정하게 하고 그럼에도 한도액을 넘어 지방채를 발행할 때는 반드시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채무 비율이 40%가 넘는 지자체는 지방채 자율 발행이 제한되고 50% 이상 지자체는 지방채 발행 자체가 금지된다. 지자체 재정 운용에 문제가 나타나면 ‘재정집행현장지원단’을 가동해 운영 상황을 점검·지원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지방교부세 감액 등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여기에 지자체가 의회 경비를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한 것 또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어서다. 이에 대해 이상길 행안부 지방재정정책국장은 “지자체 예산 편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검토하고 (시민 감시 등) 주민 중심 자율 통제로 균형을 잡아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희정의 컬처 살롱] 순성놀이

    [공희정의 컬처 살롱] 순성놀이

    한 번은 반 만 걸었고, 두 번은 다 걸었다. 서울 내사산(內四山)인 낙산, 남산, 인왕산, 북악산을 따라 나 있는 성곽길. 이 길엔 흥인지문, 광희문, 숭례문, 소의문, 돈의문, 창의문, 숙정문, 혜화문까지 사대문(四大門) 사소문(四小門)이 있다. 조선시대 한양 사람들은 봄이나 여름에 하루쯤 시간을 내 이 길을 걸으며 도성 안팎의 풍경을 즐겼다고 한다. 이름하여 ‘순성(巡城)놀이’. 꽤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는 걷기 모임에서 순성놀이를 해 보자 했을 때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성곽길의 총길이는 18.627㎞, 평지의 경우 한 시간에 5㎞ 정도 걸을 수 있으니 계산상으론 4시간이면 충분했다. 거기에 경사로 구간과 도로가 섞여 있는 일부 길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니 몇 시간, 중간에 점심을 먹고 짬짬이 약간의 휴식을 취해야 하니 또 몇 시간을 보탠다 해도 8시간에서 9시간이면 족할 것이라 생각했다. 첫 순성놀이는 봄이었다. 경쾌한 출발과 달리 성곽길은 만만치 않았다. 현기증이 날 만큼 아찔한 경사로도 있었고, 규사(硅砂) 때문에 미끄러운 곳도 많았다. 경치를 구경하려면 슬슬 걸어가야 하는데 이건 완전한 산행이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무릎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찌르는 듯한 통증은 그 강도를 더해 왔다. 얕잡아 보았던 첫 번째 순성놀이는 결국 중도 포기라는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름, 광복절 다음날인 16일에 다시 순성놀이를 했다. 꼭 3년 전 오늘이었다. 출발은 아침 7시. 숭례문에서 동쪽으로 길을 잡았다. 한여름의 열기는 출발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온몸을 땀에 젖게 했다. 입안은 마르고 살은 벌겋게 익어 갔다. 다리는 생각보다 빨리 무거워졌다. 중도 포기를 하지 않기 위해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며 걸었다. 가장 큰 고역은 더위였다. 성곽길은 그늘이 많지 않아 태양을 피할 방법이 없었다. 챙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지만 온몸을 포위해 오는 뜨거움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정신이 혼미해질 만큼 힘들 땐 한 번씩 가던 길을 멈췄다. 턱까지 차오른 숨을 가다듬고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리는 땀을 닦고 다시 걸었다. 오후 2시가 넘어서면서 정점에 이른 태양은 누가 이기는지 한번 겨뤄 보자는 듯 이글이글 타올랐다. 땅도 채 삼키지 못한 화기(火氣)를 마구 토해 냈다. 낮 기온이 31.8도라고 했지만 체감온도는 40도도 넘는 듯했다. 땀은 흐를 사이 없이 말라붙어 소금이 됐다. 그날 우리의 순성놀이는 12시간 만에 끝났다. 아는 길이 더 무섭다고 한 번의 중도 포기가 있었기에 시작부터 걱정이 앞섰던 순성놀이. 까마득한 성곽을 올려다볼 땐 막막했지만 가다 보니 성곽길 위에 올라가 있었고 또 가다 보니 어느새 종착점이 보였다.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같이 걷는 친구들은 손을 잡아 주었고, 멈추고 싶은 유혹이 꼬리칠 때마다 애써 먼 산을 바라보았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고행과 같은 놀이를 하겠다고 한 것은 도성 안팎의 풍경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 길에서 만난 바람 한 자락, 그늘 한 뼘은 덤이었다. 다음해 봄에도 나는 그 길을 한 번 더 걸었다. 처음 걸을 땐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보이고, 초행자에게 손을 내밀어 줄 여유가 생긴 것을 보면 순성놀이는 해 보면 알게 되고, 아는 것은 나눠야 하는 우리들 삶과 참 많이 닮아 있었다. 올해도 난 즐겁게 성곽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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