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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이 흐르는 지하철

    ‘지하철은 음악을 싣고∼’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음악 열차’가 올 가을 지하철 2호선에 편성된다.24일 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하철 2호선 한 편성(10량)에 음향기기를 설치, 오는 9월부터 차량 안으로 클래식을 내보낸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낮 동안 ‘음악 열차’의 모든 칸 안에서 클래식의 선율이 은은하게 울려퍼지게 된다. 이병두 서울지하철공사 검수팀장은 “스피커 음질이 좋은 신형 열차 한 대에 음향기기를 설치해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면서 “다음주 중 열차용 음향기기를 생산할 업체를 모집해 제작을 발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9월1일 방송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지만 설치가 빨리 끝나면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 ‘음악 열차’는 운전실에 오디오 기기가 설치되며, 각 차량당 6개씩 달려 있는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감상하게 된다. 공사는 시민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지하철 2호선 열차 89편성 중 올해 신형으로 교체되는 4편성에도 음악을 내보내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강경호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은 “지하철 역사에서 열리는 문화 공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차량 안에서도 즐길 수 있는 문화 서비스를 생각해냈다.”면서 “지하철 이용자의 연령대와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 클래식을 선곡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에 따라 가요·국악·팝송 등으로 음악의 종류는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또 “앞으로 음악 열차뿐만 아니라 차를 마실 수 있는 차량이 있는 열차 등 다양한 ‘테마 열차’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2005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삼성전자 ‘센스Q30’

    ‘센스Q30´ 블루오션은 방송을 이동 수신할 수 있는 ‘지상파 DMB 수신장치´가 내장돼 있다. 고화질·음질의 TV시청은 물론 60GB의 하드디스크에 200시간을 녹화할 수 있고 영상 캡쳐도 가능하다. 방송을 보면서 인터넷 검색, 파일 편집, 이메일 전송 등을 즐길 수 있다. 12.1인치 와이드 LCD를 갖췄고 18.5mm의 키보드간격을 유지했다. 무게는 1.15kg. 5가지의 플래시 메모리 카드를 별도 장치없이 연결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선랜 모바일 컴퓨팅과 방송을 결합한 지상파 DMB 노트북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며 “노트북 PC를 통해 진정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 [사설] 경제위기 아니라면 체감 왜 나쁜가

    경제도 세상만사처럼 이현령비현령이다. 관점이 달라 코에 걸면 코걸이요, 귀에 걸면 귀걸이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우리 경제는 정상적이며 성장 일변도인데 (일각에서) 총체적 위기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한 말을 충분히 이해한다. 누가 뭐래도 경제에 관한 한 부총리는 최고의 프로다. 그가 미시·거시경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언급한 것이어서 이견을 제기하는 게 주제넘는 일일 수도 있다. 경제의 실상과 체감은 다른 게 정상이다. 전문가나 가계·기업 등 여러 경제주체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입장을 부분이 아닌 전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경제를 종합적으로 볼 수 없으니 부분적인 문제에 함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일 경제상황을 두고 견해와 평가가 엇갈리는 건 바로 그런 점 때문이다. 그렇다고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현실을 무조건 부정하는 듯한 부총리의 발언에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경제주체들은 당장 자신에게 피해가 돌아오거나 불리하면 칭얼거리게 돼 있고 불만을 갖게 마련이다. 한 부총리는 바로 그런 점을 간과하지 않았나 싶다. 성장률이 ‘4% 언저리’로 후퇴한다면 목표치보다는 부족할지 몰라도 그렇게 낮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7∼8% 이상 고성장이어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에서 작금의 성장속도 둔화는 뒷걸음질치는 것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경제 전반은 괜찮은데 체감이 나쁜 것은 부분적 문제가 지나치게 침소봉대된 탓도 있다.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이 낮고, 자영업·재래시장 대책이 실제 이상의 위기로 부각되는 것은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여서다. 한 부총리도 그걸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 전반이 정상적으로 운용된다고 판단되더라도, 적어도 서민들의 체감과 동떨어진 발언은 그래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와 체감의 괴리를 좁히고 전체가 아닌 부분에도 신경쓰는 게 한 부총리가 할 일이다.
  • 영종도 구석구석 가족드라이브

    영종도 구석구석 가족드라이브

    여름의 길목인 6월은 시원한 햇살이 질주본능을 자극한다. 어디를 가도 푸른 신록을 마주할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탁 트인 도로에서 음악의 볼륨을 높이고 시원스럽게 내달리면 쌓인 스트레스는 저절로 사라진다. 우리나라의 관문인 영종도는 초여름을 즐기는데 더없이 좋은 드라이브 코스.6∼8차선의 넓은 공항전용고속도로로 운전하기 편하고,1년내내 교통체증이 전혀 없는 곳이다. 또 서울에서 1시간만 달리면 한적한 바다와 숲을 만날 수 있고, 인근 섬을 오가는 페리에 차를 싣고 10여분을 가면 인기 드라마, 영화 세트장이 반긴다. 여기에 영종도의 명물 바지락 칼국수와 영양굴밥 등 먹을거리는 물론 국내 최대 해수온천이 있어 더욱 즐겁다. 밤에는 화려한 영종대교의 조명이 드라이브의 운치를 더해준다. 해외로 떠나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영종도의 숨은 명소를 찾아 활주로처럼 곧게 뻗은 도로를 시원스레 달려보자. ●시원한 도로를 달려 탁트인 바다와 마주하다 오랜만에 누려보는 자유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서울 강변북로를 벗어나 인천공항고속도로 초입인 북로 분기점(JCT)에 들어서자 가슴이 활짝 열린다. 마치 비행기 활주로에 들어선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막힘이 없다. 시속 100㎞. 속도계의 바늘이 거침없이 올라가고 있지만 전혀 속도감을 느낄 수 없다.6∼8차선 공항 전용도로는 해외 여행객을 실은 차량들만 오갈 뿐 한적하기 그지없다.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나무들이 드라이브의 운치를 더해준다. 영종도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달려본 곳이지만 구석구석을 살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초록으로 물든 세상을 감상하며 20분쯤 달려 도착한 곳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통행료가 64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었지만 풍성한 자유와 비교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통행료를 아끼려면 북인천IC에서 진입하면 된다. 통행료 3100원. 첫 휴식지는 영종대교 기념관(032-560-6400).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교육장이고, 어른들에게는 초여름 시원함을 선사하는 곳이다. 영종대교를 건너기 전에 하부도로로 진입해야 하는데 이 곳에서는 4.4㎞에 이르는 영종대교의 탁 트인 전경은 물론 물때를 맞추면 광활한 갯벌도 볼 수 있다. 내부에는 영종대교 건설에 얽힌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소개해 놓았다. 입장료는 무료. 북로 JTC에서 공항까지는 40㎞로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쉬엄쉬엄 달려도 1시간 내에 도착한다. 도로에 무인단속카메라가 많고, 무엇보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과속은 금물. 본격적인 드라이브는 영종대교를 건너 공항터미널로 가기전에 공항입구 JCT를 빠져나와 시작된다. 영종도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방조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해변을 끼고 달리며 탁트인 해변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코스는 공항입구JTC→삼목선착장→북측방조제도로→을왕리해수욕장→용유해변→잠진도→남측방조제도로→영종도 선착장(구읍배터)으로 잡는 것이 좋다. 공항터미널은 남측방조제에서 호텔단지를 끼고 들어가면 된다. 굳이 공항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섬 곳곳에서는 항공기의 이착륙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는 북로JCT뿐만 아니라 올림픽도로 88JCT, 서울외곽순환도로 노오지JCT, 북인천 IC 등을 통해 들어 갈 수 있다. 섬 곳곳에는 낭만이 숨어 있다. 대표적인 명소인 을왕리해수욕장을 비롯해 왕산해수욕장, 선녀바위해변, 용유해변, 거감포해변 등을 스쳐 지나가도 좋고 잠시 쉬면서 초여름의 시원함을 만끽할 수도 있다. 을왕리해수욕장의 위치는 ‘용이 바닷물을 타고 흘러간다.’는 뜻의 용유도. 공항이 건설되면서 영종도와 연결됐다. ●페리에 차를 싣고 드라마 속으로 최근의 여행 트렌드인 드라마와 영화촬영지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KBS드라마 ‘풀하우스’와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촬영된 것을 비롯해 현재는 MBC소설극장 ‘김약국의 딸들’을 촬영하고 있다.1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실미도’의 실제 무대가 있다. 풀하우스 촬영지는 삼목선착장에서 세종해운(884-4155)에서 신도행 페리를 타면 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시간 페리가 운항하는데 요금은 왕복 3000원. 승용차를 가지고 갈 경우 2만원이다. 선착장에서 시도까지는 배로 10여분. 신도에서 버스를 타고 수기해수욕장인 시도에 가면 세트장이 있다. 전면 통유리인 거실과 해변까지 뻗은 목재테라스에는 영재(비)와 지은(송혜교)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감춰져 있다. 천국의계단 촬영지와 실미도는 잠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탄다. 무의해운(751-3354)에서 무의도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하나개해수욕장에 있는 천국의 계단 세트장은 대지 200평에 건평 60평 규모로 지상 2층의 목조 건축물. 서해에서 보기 드문 모래 백사장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인근에 등산 코스로 사랑받는 호룡곡산 등이 위치해 있다. 실미도 세트장은 썰물때 걸어 들어갈 수 있는데 실제 세트장은 철거됐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막사가 들어섰던 터, 부대원들이 사용하던 우물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멋진 밤길 드라이브로 마무리 섬을 돌아보느라 어느덧 밤이 깊었다. 공항 주변을 시작으로 숲속에 묻힌 건물 사이로 하나둘 불이 켜지자 낮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불이 켜진 인천공항과 영종대교의 모습은 이국적인 멋을 느끼게 한다. 곧게 뻗은 도로 위로 점점이 박힌 가로등 불빛과 영종대교의 주탑 조명, 주탑을 연결하는 3차원 케이블 곡선의 조명 빛은 환상적이다. 영종도의 야간 드라이브는 오히려 낮보다 더 운치가 있다. 먹을거리도 다양하다. 싱싱한 각종 횟감을 직접 사먹을 수 있는 영종선착장 회타운을 비롯해 해수욕장 주변에 횟집과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하다. 그렇지만 바지락 칼국수와 굴밥이 가장 대중적인 음식. 바지락으로 맛을 낸 칼국수(5000원)는 바다의 맛을 느끼게 한다. 돌솥위에 가득 올린 굴을 비벼먹는 영양굴밥(8000원)은 비린맛이 없고 고소하다. 어디를 가도 맛있지만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나와 잠진도로 갈라지는 길과 만나기 직전에 모여있는 굴밥집들이 유명하다.(은행나무집·746-3021). 식사를 끝내고 남측방조제를 따라 가면 나오는 국내 최대 해수온천인 해수피아(752-6000)에서 피곤한 몸을 풀며 여행을 마무리하면 좋다. ● 드라이브 환상코스 Best4 드라이브는 도심을 벗어나 주변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시원스레 도로를 달리는데 묘미가 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울창한 가로수길을 달려도 좋고, 오밀조밀한 산길을 따라 달려도 좋다.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면 더없이 시원하다.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에서 선정한 멋진 드라이브 코스 중 초여름에 가족들이 가볼 만한 4곳을 뽑아 소개한다. ●단양∼영월 남한강길 충북 단양군 고수대교에서 강원도 영월까지 남한강 상류로 이어 오르는 강변길은 빼어난 물경치와 길의 흐름이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완벽한 강변 드라이브 코스다. 많은 자동차 동호인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변모해 가는 물경치와 주변 자연풍광이 차를 멈추게 하는 장면이 한두곳이 아니다. 가는 길은 중앙고속도로 서제천IC에서 단양으로 가고, 단양에서 영월까지는 595번 지방국도를 타면 된다. ●의암 호반길 강원도 춘천시 의암 호반길은 춘천 의암댐에서 춘천댐에 이르는 의암호의 서쪽길 18.9㎞ 구간을 말한다. 바다같이 넓은 호수를 옆에 끼고 산허리를 굽이도는 물길이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초입인 삼악산 등산로 입구를 지나는 길은 깎아지른 벼랑이 병풍처럼 이어지며 긴장감마저 느끼게 해준다. 가는 길은 46번 경춘국도를 따라 춘천으로 향하다 강촌을 지나 의암댐 앞 삼거리에서 화천면으로 방향을 잡으면 의암댐에서 춘천댐까지 호반길이 이어진다. ●화성 제부도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제부도는 하루에 두번 바닷길이 열리는 곳. 물이 빠지면 바다 한가운데로 2300m의 시멘트길이 열린다. 제부도의 상징인 매바위는 물이 빠졌을 때만 걸어서 접근이 가능하고 주변 갯벌에는 굴과 조개, 맛 등 어패류가 수없이 많아 섬을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에서 빠져 송산과 서신을 거쳐 제부도로 가는 길의 경관은 초록으로 물들어 한폭의 그림이다. ●동해안 7번 국도 부산 영종대교에서 울진, 삼척, 동해, 강릉, 양양을 거쳐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는 대부분의 구간이 웅장한 백두대간의 산줄기와 망망한 동해의 쪽빛바다를 끼고 달려 눈을 시원스럽게 해준다. 이 국도에서는 시종 첩첩한 산들과 망망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백두대간 준봉들이 끊임없이 뒷걸음질치고, 동쪽으로 바투 다가선 비췻빛 바다는 손에 잡힐 듯하다. 영종도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생각나눔] 동북아 균형자론 ‘뒷걸음’

    [생각나눔] 동북아 균형자론 ‘뒷걸음’

    정부가 ‘동북아 균형자론’에서 자꾸만 뒷걸음질치는 인상이다. 특히 이번 주 들어 후진(後進)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어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 3월8일 노무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처음 동북아 균형자론을 꺼냈을 때 전적으로 군사력을 근간으로 한 세력균형자 역할로 해석됐다.“이제 우리 군은 동북아의 세력 균형자로서…”란 연설은 지금 봐도 호기가 느껴진다. 2주 뒤인 같은달 22일 노 대통령은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강도를 높이면서 ‘한·미동맹’에 관해서는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한·미 동맹을 뒤흔드는 위험한 망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등 정부측 인사들이 총출동,“힘(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 등 연성국력으로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톤을 낮췄다. 그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균형자론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오는 10일로 잡힌 최근 들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전과는 달리 정부쪽에서 얘기를 꺼내고 있는데, 균형자론 정의가 크게 달라졌다. 윤태영 대통령 제1부속실장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균형자론은 일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나오게 된 것”이라고 느닷없이 일본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이는 균형자론 논란이 불거진 지난 3개월간 전혀 거론되지 않은 논리다. 노 대통령도 약속이나 한듯 이날 ‘일본 원인론’을 꺼냈다.1일에는 아예 균형자론을 스스로 철회한 수준의 언급이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홍보실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그는 언론에 “동북아에는 역내 균형자인 우리나라와 세계적 균형자인 미국이라는 두 겹의 균형자가 있는데, 우리의 균형자 역할이 성공하면 미국이 개입할 필요가 없고 우리가 개입하지 않고 미국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동북아 역내의 ‘최후의 균형자’(ultimate balancer)는 미국”이라는 알쏭달쏭한 논리를 제시했다. 이는 우리의 균형자론 대상에서 미국을 완전히 뺀다는 것으로, 노 대통령이 처음 천명한 균형자론의 ‘유전자’ 자체가 바뀐 셈이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태도변화를 놓고, 외교가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균형자론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편한 심기를 누그러뜨리려는 유화 제스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경제 반짝 회복하다 뒷걸음?‘더블딥’ 악몽

    경제 반짝 회복하다 뒷걸음?‘더블딥’ 악몽

    한국 경제가 반짝 회복하려다가 다시 뒷걸음질치는 ‘더블 딥’이나 ‘일본식 장기불황’의 덫에 걸린 것일까. 30일 한국은행의 ‘4월중 국제수지 동향’과 통계청의 ‘4월중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이같은 우려가 ‘기우’만은 아님을 시사한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올해 5% 경제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4월 경상수지 9억 1000만달러 적자로 4월 중 경상수지는 3월의 11억 1000만달러 흑자에서 9억 1000만달러의 적자로 돌아섰다. 월별 경상수지 적자는 2003년 4월 2억 1000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12월 결산법인의 대외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으로 소득수지 적자가 3월 14억 1000만달러에서 4월 21억 4000만달러로 늘어났으며 과거에도 이같은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상품수지 흑자규모도 3월 31억 1000만달러에서 4월 24억달러로 둔화됐다고 덧붙였다. 서비스 수지는 특허권 사용료 지급감소로 적자 폭이 2억여달러 준 9억 1000만달러를 보였다. ●생산·내수·설비투자 감소 4월 중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3.8% 증가했으나 3월의 4.9%보다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계절조정치를 감안해 3월과 비교하면 산업생산은 1.7%나 감소했다. 수출용 생산출하가 7.7%로 지난 2월을 제외하곤 2년여만에 한 자릿수 증가를 보인 가운데 내수와 설비투자는 0.5%,0.3%씩 감소했다. 도·소매 판매는 1년 전 대비 1.2% 증가했으나 3월 1.4% 증가에는 못미쳤다.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1년 전보다 3.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가동률은 3월보다 2%포인트 감소한 78.9%로 떨어졌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5% 성장은 불가능 경기전환 시점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3월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1∼3월 증가세를 보이다가 4월에 꺾임으로써 경기회복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재 경기동행지수도 0.3%포인트 감소했다. 한 부총리는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밀레니엄포럼에서 “2·4분기 성장률이 1·4분기 2.7%와 비슷하거나 조금 나은 수준일 것”이라며 “이대로 간다면 정부 목표치 5%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연석회의에서 “경제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일본식 장기불황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전대월씨 구속…檢 ‘전·허씨 마지막 통화’ 분석 착수

    철도청(현 철도공사)의 유전사업 투자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27일 하이앤드 대표 전대월(43)씨를 구속, 수감했다. 전씨는 39억여원의 당좌수표를 부도내고, 지난해 8월 코리아크루드오일(KCO)을 설립하면서 사채업자로부터 주식대금 10억원을 빌려 납입한 뒤 곧바로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기소하기 전까지 전씨를 상대로 지난해 5월 쿡에너지 대표 권광진(52)씨로부터 유전사업을 제의받고,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으로부터 KCO 대표 허문석(71)씨를 소개받아 철도공사를 끌어들인 배경과 철도공사로부터 사례비 120억원을 받기로 한 경위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전씨가 26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제출한 허씨와의 마지막 통화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전씨는 “이번 사건을 허씨가 주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8분 분량의 통화내용이 녹음된 자신의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허씨가 감사원 조사를 받은 뒤 인도네시아로 출국하기 직전 전씨와 통화한 내용이다. 검찰 관계자는 “음질이 좋지 않아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에 의뢰해 녹취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길섶에서] 어린이 귀족/심재억 문화부 차장

    소싯적, 종아리가 터져라 회초리를 맞는 나를 감싸며 어머니가 “그만하면 알아 듣겠다.”고 말렸다가 “‘호로자식’을 만들려느냐.”는 아버지 호통에 그만 뒷걸음질치던 일이 생각난다. 그렇듯 천덕꾸러기와 다를 바 없이 자라 고작 농노와 다름없는 일을 할 뿐인 필자 같은 부류에게 “한국에도 머잖아 ‘어린이 귀족’이 나올 것”이라는 한 외국 기업인의 전망은 여간 입맛 쓴 것이 아니다.‘지금도 모자라서….’하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 그런 전망 이전부터 우리 주변에는 과잉보호 속에서 세상을 오로지 자기 눈으로만 보고, 자기 방식으로만 해석하려 드는 ‘귀족적 어린이’가 넘쳐났다. 그들은 ‘존경’보다 ‘냉소’에 익숙하고,‘배려’ 대신 ‘배제’를 택한다. 그렇게 자라 그런 것만 봐왔으니 도리가 없다. 그 ‘어린이 귀족’이란 바로 중국의 ‘소황제(小皇帝)’ 그것이다. 단언할 일은 아니지만, 귀족처럼 먹이고 입힌다고 다 귀족이 되는 건 아닐 것이다. 의무에는 애써 무관심하면서도 권리는 필사적으로 부풀리는 세태, 끓기도 전에 넘치기부터 하는 ‘얼치기 귀족’이 어떻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알겠는가.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MD의 훈수-DVD플레이어]VCR 기능도 갖춘 ‘콤보’가 ‘짱’

    요즘 들어 DVD 플레이어의 보급으로 비디오테이프보다 DVD디스크를 빌려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디오보다 화질과 음질이 훨씬 더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 영화나 몇년 전의 졸업식·결혼식 등 각종 기념일에 촬영한 영상들은 비디오에 담겨 있어 아직은 VCR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DVD와 VCR를 결합한 DVD복합기인 ‘DVD콤보’가 인기다. DVD와 VCR를 각각 구입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공간도 적게 차지하는 덕분이다. 복사방지 DVD를 제외하면 DVD콤보는 DVD를 비디오로 녹화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비디오를 DVD로,DVD를 비디오로 교차 복사할 수 있는 ‘DVD콤보레코더’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신혼부부처럼 가전제품을 새로 구입할 때는 DVD콤보를 구입하면 좋다.VCR가 있는 가정이면 DVD 단품을 추가로 구입하면 된다. 수험생이 있으면 교육방송을 녹화하는 DVD콤보레코더를 구입해 활용하는 것이 좋다. DVD를 구입할 때는 인터넷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동영상 압축기술인 MPEG4 방식을 재생하는 디빅(DivX) 동영상파일 기능이 있으면 활용 폭이 넓다. 교육용은 자막가림, 구간반복 등 학습기능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콤보를 구입해 TV와 연결하고 DVD를 재생해도 신호를 증폭해서 6개 스피커로 보내주는 디지털 앰프가 없다면 입체 음향인 5.1CH을 즐길 수 없다. 제품 사양에 5.1CH과 DTS(디지털 음성 트랙 재생 방식)를 지원한다고 돼 있어도 신호를 분리 해주는 디코더가 내장됐을 뿐, 앰프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5.1CH을 즐기기 위해 홈시어터를 구성하려면 홈씨어터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 DVD 콤보 레코더 ●LG LC-D504 MPEG4로 압축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JPEG(영상파일)와 MP3음악파일로 구성된 뮤직포토앨범 재생기능도 있다.5.1CH 돌비 디지털과 DTS를 지원한다. DVD 외에 MP3CD,WMA(음성데이터 압축기술)파일 CD,JPEG파일 CD 등을 재생할 수 있다.VCR는 6헤드 하이파이(고음질)를 채용했고 순간반복과 자막가림 등 학습기능도 있다.27만 9000원. ■■ DVD 플레이어 단품 ●삼성 SV-DVD451H 동시자막, 구간반복, 원어시청 등 학습기능이 있다.DVD 외에 음악·영화·CD 등 다양한 디스크를 재생할 수 있다.JPEG파일 형태의 포토앨범을 볼 수 있다. 128배속 탐색기능이 있어 원하는 장면을 빠르게 찾을 수 있고,2배·4배 줌 기능이 있어 화면 확대가 가능하다.VCR는 4헤드를 채용했기 때문에 모노 음향이어서 비디오를 스테레오 음향으로 시청할 수 없다. 프로그램 예약녹화를 9개까지 할 수 있다.26만 5000원. ■ ■ DVD콤보 ●대우일렉트로닉스 DC-S78D1 디빅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DVD, 디빅 CD,VCD 등 다양한 포맷의 디스크를 재생할 수 있다. 최고 32배속 화면 탐색기능,2배·4배 화면 확대 기능이 있다. 원어시청, 구간반복 등 학습기능도 있다.VCR는 6헤드를 채용했고 8개의 프로그램을 예약 녹화할 수 있다.24만 9000원(하이마트 4월 2000대 한정판매). ●LG LCR-6901 방송·비디오를 DVD로 녹화할 수 있고 DVD를 비디오로 간편하게 녹화할 수 있다. 플래시메모리와 메모리스틱 등 7가지 메모리카드를 읽을 수 있어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JPEG 사진도 볼 수 있다. 메뉴화면이 그래픽으로 돼 있어 조작이 편리하다.62만 8000원. ●삼성 SVDVR300T 최대 6시간 장시간 선택 녹화가 가능하다.128배 고속탐색 기능이 있고 화면 속에 작은 화면을 나타낼 수 있는 PIP기능이 있다.VCR는 6헤드를 채용했다.58만 4000원. ●롯데 LDV-8802DX DVD,MPEG4,MP3CD 등 거의 모든 매체와 포맷을 재생할 수 있다. 각각 7가지의 서라운드 사운드와 이퀄라이저(음성 변형보정 장치) 기능이 들어 있어 영화에 맞는 최적의 현장음을 되살려준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파일을 CD로 다운받아 재생시키면 항상 최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기능도 채용했다. 두께가 4㎝로 초슬림형이고 상단이 펄 코팅으로 처리돼 있어 디자인이 감각적이다. 14만 9000원. 하이마트 김기룡
  • [박은영의 DVD 레서피] 죽음에서도 삶의 참맛이 솔솔

    [박은영의 DVD 레서피] 죽음에서도 삶의 참맛이 솔솔

    우리나라에서 장례는 하나의 잔치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곡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조문객들을 위한 잔칫상이 벌어진다. 어디 장례뿐인가. 기일(忌日)을 기념하는 제사상 차림은 홍동백서, 좌포우해 등등 임금님 수라상 못지않다. 서양에서 죽음은 현실과의 단절이며 ‘메멘토 모리’라는 격언처럼 의식적으로 기억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죽은 자들의 영혼이 종종 공기 중에 떠돌고 있다고 생각할 만큼 가깝게 느낀다. 죽은 자에게도 이심전심이 통한다고 믿는 것이 우리네 정서기 때문이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와 ‘식스 핏 언더 시즌2’는 공통적으로 죽음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여고괴담‘는 세상으로 통하는 길을 발견하지 못한 한 소녀의 자살에 시선을 고정한다. 소녀의 돌발적인 행동을 비난하고 따돌렸거나, 동성애의 감정에 닿아 있던 친구 모두가 죽은 소녀의 분노와 초자연적인 현상에 공포를 느낀다. 학교가 폐쇄되고 아이들은 패닉상태에 빠지지만, 사랑하는 친구의 진심이 열렸을 때 분노는 사라지고 소녀는 모두를 용서한다. 장의사 집안인 피셔가의 에피소드를 다룬 ‘식스 핏 언더 시즌 2’는 죽음을 건조하고 유머러스하게 녹여낸다. 시체를 닦고 복원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고, 장의사들의 일상과 더불어 제각각의 사연이 있는 시체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UE 1999년에 개봉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가 무려 6년 만에 6개의 디스크로 재출시되었다. 창조적인 스타일로 마니아층을 거느린 컬트영화답게 그간 DVD 확장판에 대한 요구도 끊임없이 있었다. 기존판에 비해 화질과 음질이 월등히 업그레이드되었으며, 자연스러운 색감과 정확한 방향감, 응집력 있는 사운드가 돋보인다. 두 감독의 음성해설과 더불어 듀나와 파프리카의 텍스트 코멘터리는 밀도가 있다. 절판된 조성우 음악감독의 OST와 별도의 디스크로 수록된 가편집본도 주목할 만하다. ● 식스 핏 언더 시즌 2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의 일을 대물림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TV 시리즈, ‘아메리칸 뷰티’의 각본을 쓴 알렌 볼이 각본과 총감독을 맡았다. 이들은 ‘행복한 장의사’ 보다는 소박한 옷의 ‘아담스 패밀리’를 닮았다. 기괴한 구성원이라서가 아니라 죽음을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각자 별난 개성을 갖고 있으며, 종종 죽은 사람과도 대화하기 때문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누군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생몰연대가 뜨면서 피셔가 사람들의 분주한 일상이 전개된다. 별다른 부가영상은 없지만 디스크마다 1개의 에피소드에 감독 코멘터리가 수록되어 있다. 참고로 ‘식스 핏 언더’는 관을 묻을 때 파는 땅의 깊이를 말한다.
  • 中企도 경영환경지수 ‘봄바람’

    中企도 경영환경지수 ‘봄바람’

    경기가 ‘봄바람’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 수출업체들의 2·4분기 수출전망도 전분기보다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이번주에 각종 ‘경제 성적표’를 잇달아 발표할 예정이어서 경기회복 정도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중소제조업 경기국면 분석과 전망’에 따르면 지난 1월중 경기국면지수는 102.4를 기록, 지난해 12월 101.9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2월에는 102.3,3월 103.0,4월 103.1,5월 103.6,6월 103.9 등으로 중소기업들은 올 상반기까지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국면지수는 생산·출하·노동투입량·평균가동률 등을 근거로 산출되며, 지난 2000년을 기준(100.0)으로 기업 경기가 나아졌는지 여부를 나타낸다. 또 고용·생산성·재고·자금사정·채산성 등을 종합한 1월중 중소기업 경영환경지수는 전월보다 2.1포인트 상승한 101.0을 기록,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만에 100선을 돌파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주요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5년 2·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도 119.3으로 조사돼 수출경기가 전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회복을 자신해온 정부는 이번주에 2월 산업활동 동향,3월 수출입 동향,3월 물가 등 각종 경제 지표를 발표한다. 특히 지난 1월 산업활동 동향의 경우 생산·설비투자·수출 등은 전년 동월대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경제회복의 관건인 도·소매 판매 등 내수지표는 뒷걸음질쳤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수 회복이 지표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 만큼 내수지표 회복 여부가 주목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시대착오적인 KBS의 노조 도청

    국민에게서 시청료를 꼬박꼬박 거두는 공영방송 KBS에서 최근 잇따라 벌어지는 사태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노무팀 직원이 노조의 비공개 회의 내용을 몰래 녹음하다 현장에서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 노조가 급기야는 어제 정연주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불법 도청·녹음을 하다니. 노조의 성명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군부독재 정권 아래서나 있을 법한,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인 작태이다. 정 사장은 사과문을 발표해 노무팀 차원이 아닌, 담당직원 개인의 의욕과잉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 필요하면 검찰 수사를 벌여서라도 도청에 연루된 임직원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도청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도 KBS에서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들이 지난 열흘새 잇따라 일어났다. 일본 해역에서 강진이 발생했을 때는 50분이 더 지나서야 뉴스 특보를 냈고,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야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누드 패러디와 동해 대신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방영하는 등 거듭 물의를 빚었다. 이러니 KBS를 두고 나사가 빠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 아닌가. KBS는 지난해 638억원 적자라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다.2002년에 1032억원의 흑자를 낸 것에 견주면 2년새 1600억원이상의 뒷걸음질 경영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노사가 함께 국민 앞에 반성하고 경영개선을 위해 ‘제 살을 도려내는’ 특단의 노력을 해야 할 처지이다. 이번 도청 사건은 물론 엄중히 처리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최근 KBS의 위기 국면에서 노조가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KBS 노사는 이번 일을 신속히 마무리지은 뒤에는 힘을 합쳐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LG “120개 제품·기술 세계1위로”

    LG그룹은 16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자회사 CEO 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구개발 성과 보고회’를 열어 세계 1위로 키울 제품 및 기술 120여개를 발표했다. LG전자는 ▲차세대 단말기 및 멀티미디어 기술(WCDMA 휴대전화, 지상파·위성 DMB폰, 복합 PDA폰, 고화질 디카폰,MP3 음질기술, 지문인식 솔루션) ▲첨단 디스플레이(XGA급 싱글스캔 PDP 모듈, 슈퍼슬림TV, 초슬림형 LCD 모니터,OLED) 등을 1위 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차세대 2차전지,PDP 광학필터 등을,LG필립스LCD는 55인치 HD TV용 LCD,LG이노텍은 휴대전화용 LCD 모듈,LG마이크론은 3차원 디스플레이용 필터,LG실트론은 무결함 실리콘 웨이퍼 등을 중점 육성사업으로 결정했다. 또 LG생명과학은 인간성장호르몬 등 바이오의약품을,LG생활건강은 한방 소재 고부가 화장품, 데이콤은 인터넷 멀티미디어 전화서비스,LG CNS는 디지털미디어센터 등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LG는 이와 함께 이날 계열사 연구소장협의회를 열어 계열사간 공동연구를 통해 R&D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올해안에 R&D를 비롯, 계열사별 각 부문의 우수 인재에 대한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스톡옵션제도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LG는 이날 행사에서 LG전자 3세대 단말기 개발팀(대상), 포항공대 강봉구 교수가 참여한 PDP용 고속·고효율 구동기술연구팀(산학협동상) 등 21개 연구팀에 LG연구개발상을 수여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태권도 화끈해진다

    “재미없다.”는 여론에도 불구, 그동안 꿈쩍도 하지 않던 국기 태권도가 마침내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였다. 올림픽 정식종목 퇴출 논란까지 불러온 태권도가 개혁위원회(위원장 낫 인드라파나)를 통해 스스로 환부를 도려낸 것. 우선 아테네올림픽 결승전에 한해 실시했던 ‘서든 데스’를 전면 도입했다. 축구의 골든골처럼 3회전까지 동점일 경우 곧바로 연장에 들어가 먼저 유효타를 날린 선수의 손을 들어주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동점상황에서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우세승’으로 승부를 가려 판정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아울러 부심의 숫자도 3명에서 4명으로 늘려 판정의 ‘사각지대’를 없앴다. 화끈한 승부를 위해 주먹 기술도 인정했다. 물론 안전을 위해 글러브를 착용한다. 여기에 경기시간과 경기장에도 손을 댔다. 현재의 3분 3회전으로 치러지는 남자부 경기를 2분 3회전으로 줄이고, 매트 크기도 12mX12m에서 10mX10m로 좁혀 박진감을 더했다. 먼저 포인트를 올리고 뒷걸음질 치며 시간을 끄는 ‘지키는 태권도’는 설 자리를 잃게 된 셈. 세계태권도연맹(WTF)은 11일 스위스 로잔에서 임시 집행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개혁위원회 최종안을 확정, 다음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적용키로 했다. 다만 전자호구와 컬러 도복은 좀 더 논의한 뒤 결정키로 했다. 이날 집행위에는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정원 WTF 총재는 “이번에 의결된 사항은 태권도가 올림픽 영구종목으로 남기 위한 매우 의미있는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WTF는 이날 로잔에서 삼성전자와 오는 2008년까지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빗 2005] “고화질 카메라폰 놀라워라”

    [세빗 2005] “고화질 카메라폰 놀라워라”

    |하노버(독일) 정기홍특파원|“휴대전화로 찍은 것이라고 보기에는 사진 화질이 뛰어나다. 아내에게 바로 전송해주고 싶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세빗2005’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IT강국의 첨단 제품을 둘러 보고 연방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삼성 제품에 세계가 감동! 10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정보통신 전시회인 ‘세빗(CeBIT)’ 첫날. 슈뢰더 총리가 한국 전시관으로는 처음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슈뢰더 총리는 삼성전자의 700만 화소폰과 유럽형 메가픽셀 슬라이드폰(SGH-D500)을 들고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이기태 사장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연출을 한 뒤 선명한 화질에 놀라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SGH-D500으로 찍은 사진을 보고 감탄한 뒤 “아내에게 사진을 보내주고 싶다.”는 말로 제품 성능을 극찬했고, 전시된 다른 제품들을 돌아보는 등 한국의 IT산업 발전상에 큰 관심을 가졌다. 삼성전자도 “국가 정상이 한국기업 부스를 찾은 것은 처음”이라며 크게 고무돼 있다. 독일 기업을 제외하곤 최대(1036평) 전시관을 마련한 삼성전자는 410종의 제품을 전시했다. 전시관은 삼성의 ‘화려한 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컨셉트도 ‘찍고(Capture), 보고(Display), 저장하고(Store), 처리하고(Process), 연결하고(Link)’ 등 오감(五感)으로 정해 유비쿼터스 시대를 준비하는 글로벌기업임을 강조했다. 특히 700만 화소폰(모델명 SCH-V770)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노키아 등 주요 업체들의 디카폰이 최고 300만화소대에 머물러 있는 점에 견줄 때 휴대전화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제품으로 평가된다. 자사가 지난해 연말 내놓은 500만 화소폰을 6개월 만에 뛰어넘은 것. 보급형 디지털카메라 수준에 오디오급 음악기능,‘디카’에 지원하는 망원렌즈 장착, 동영상 ‘TV 연결’ 등 멀티미디어 기능이 있다. TV의 경우 LCD 화면으로는 세계 최대인 82인치 TV,PDP 화면으로 세계 최대인 102인치 TV, 그리고 71인치 DLP 프로젝션TV는 크기와 색상의 선명도에서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들은 크고 깨끗한 화면이 믿기지 않는 듯 “화면이 큰데도 선명도가 뛰어나다.”며 연방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국내에도 선보인 HSDPA(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 상용단말기도 모습을 드러냈다.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 단말기의 데이터 전송속도 보다 7배나 빨라 끊김없는 화상통화 품질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독일인 마이어(46)는 “유럽지역에는 인터넷도 제대로 안 되는데, 휴대전화로 이렇게 빠른 전송이 가능하다니 그저 놀랍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LG전자·팬택, 차기 주력시장 ‘유럽 올인’ LG전자와 팬택계열도 이번 행사를 3세대 및 3.5세대 휴대전화 최대시장인 유럽 공략의 전기로 삼고 있다.LG전자는 전시관 주제를 ‘명작’으로 정해 850평 규모의 전시관에 550여 제품을 출품, 삼성 못지않은 ‘명품 기업’임을 인식시켰다. 60여개 신모델을 전시하며 올해 ‘휴대전화 글로벌 톱3’ 비전 달성을 강조했다.LG전자는 지난해 4·4분기에 유럽형 3세대 휴대전화 시장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이 분야 최강자임을 강조했다. 또 지난달 세계적 산업디자인 협회인 독일 ‘iF’로부터 디자인상을 받은 IM폰(모델명 LG-F9100)은 세계 네티즌들이 이용하는 AOL,ICQ, 야후 메신저를 휴대전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세계 최초의 지상파DMB 휴대전화(모델명 LG-LT1000)도 이동 중에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또 양산 제품으로는 세계 최대 크기인 71인치 금장 PDP TV,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5인치 디지털 LCD TV를 내놓아 각국 바이어들의 인기를 모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참가한 팬택계열은 ‘앞선 생각, 앞선 행동’을 테마로 45평 규모의 2층 전시관을 설치했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 5위와 유럽시장 공략을 목표로 모두 29종의 멀티미디어 컨버전스(융합) 휴대전화를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세계 최고 권위의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 제품인 캠코더폰(모델명 PH-L4000V)과 목걸이형 MP3폰(PH-S4000)을 전시해 디자인이 뛰어난 업체로 각인시키는 데에도 주력했다. ●정보통신 향후 트렌드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비쿼터스’에서 앞선 한국 업체가 세계 통신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그룹으로 완전 편입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휴대전화는 유럽시장이 주도하는 3세대폰으로 시장이동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LCD,PDP 등 첨단 가전쪽의 규격 키우기 주도권은 일본 기업에서 삼성·LG전자로 넘어왔다. hong@seoul.co.kr ■ 눈길 잡은 첨단 디지털제품 ●삼성 슈퍼뮤직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GB의 하드디스크 메모리를 탑재한 슈퍼 뮤직폰(SGH-i300)을 선보였다.3분 기준 가요 1000곡까지 저장된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5GB 카메라폰에 비하면 6개월 만에 저장 능력이 두 배 늘어난 셈이다.‘디지털 파워 앰프’ 기능을 내장해 고음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팬택 UMTS폰 팬택계열은 최첨단 고기능 UMTS(유럽형 3세대) 휴대전화 3종(모델명 PN-7000,GU-1000,GU-1100)을 출품했다. 유럽 어느 지역에서든 자유자재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화된 음성, 비디오,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2Mbps 이상의 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어 끊김없는 화상통화도 가능하다. ■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하노버 정기홍특파원| “올해 유럽에서는 삼성의 ‘디지털 르네상스’가 본격 시작됩니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최지성 사장은 10일 정보통신 전시회인 ‘세빗(CeBIT)’이 열리고 있는 독일 하노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날로그 시대에는 일본기업 등에 밀렸지만 이제 ‘삼성 시대’가 시작된 만큼 세계 어디에서도 1등이 가능하다.”며 주력 시장 중의 하나인 유럽도 손아귀에 넣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현지에서 현지 법인장·품목별 책임자가 참석한 가운데 가진 구주전략회의에서 “지난해보다 50% 늘린 50억달러의 매출을 돌파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최근 몇년간 삼성전자는 북미지역과 함께 거점지역인 유럽에서 해마다 30% 이상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33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고화질 방송이 가시화되고 있는 유럽에서 중대형 LCD TV의 출시에 주력, 올해 100만여대의 LCD TV를 판매해 필립스·샤프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삼성 르네상스’의 주역은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82인치 LCD TV(최근 국내에서 LCD 패널 출시 발표),102인치 PDP TV(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에서 출시),71인치 DLP 프로젝션 TV 등이다. 세계 최대 크기의 디지털 TV ‘빅3’를 모두 보유, 신기록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덧붙여 유럽 각지의 연구개발(R&D)센터와 디자인연구소에서 국가 특성에 맞는 차별화한 제품 개발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회에서 첫 공개된 82인치 LCD TV는 첫 날부터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최 사장은 “삼성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초대형 TV의 한계를 깨뜨려가고 있다.”면서 “LCD TV 등 디지털미디어부문에서 올해 조(兆) 단위 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기술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가 된 만큼 유통 채널도 강화,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면서 “특히 브랜드 편향이 심하고 보수적인 유럽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통해 모든 제품에 ‘삼성 스타일’을 접목시켜 세계시장에 유행시킬 것임도 밝혔다.‘삼성 스타일’ 유행 방침과 관련,“MP3플레이어와 노트북PC, 디지털 캠코더 ‘미니켓’ 등으로 유럽의 ‘테키’(Techy·정보기술에 밝은 젊은층)를 파고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전시회 기간에 유럽 30개국에서 300여명의 게이머가 참여한 가운데 ‘WCG 2005-삼성 유로 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여기에 노트북PC와 MP3플레이어, 미니켓을 전시, 체험하는 행사도 갖는다. hong@seoul.co.kr
  • [길섶에서] 봄 빛깔/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유년의 봄은 연초록과 주황 빛깔로 기억된다. 쑥이며 냉이를 바구니 가득 캐서 내집처럼 들락거렸던 큰집 큰어머니께 갖다드리면 “아이구, 많이도 캤구나.”하며 탄성으로 반겨주는 칭찬이 좋아서 동무들과 또다시 논두렁으로 나가곤 했다. 아직 잡초는 싹이 덜 나와 덥수룩이 덤불을 이루고 있는 논두렁에 쑥과 냉이, 씀바귀 따위만은 연초록 잎을 숨기고 있었다. 덤불을 제치고 봄나물을 찾는 것은 연초록색 이파리 사냥 같은 것이다. 이럴 때 겨울잠에서 깨어나 따스한 봄볕을 즐기고 있는 꽃뱀 똬리는 경악의 대상이다. 화들짝 놀라 바구니도 못챙기고 뒷걸음질쳐도 징글맞은 주황빛 뱀살은 뇌리에 선명히 박혀 오랫동안 소름을 돋게 했다. 허옇게 말라가는 뱀허물도 혼을 빼기는 마찬가지였다. 남북 어린이 퀴즈대결 TV프로그램에서 동물과 풀 이름을 거의 맞히지 못하는 남쪽 어린이들을 본다. 저 어린이들은 자라서 어떤 유년의 기억을 갖게 될까에 생각이 미친다. 그래도 봄 빛깔 정도의 기억은 갖고 있는 내 경우는 다행이라고 할까. 어린이들에게 자연을 되돌려주는 방법이 이 시대엔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원高 여파’ 해외송금 급증

    지난해 10월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인 후 유학·연수 비용 목적의 외화유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환율이 해외유학에 유리해짐에 따라 해외로 유학·연수 등의 목적으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그동안 개인들이 미뤘던 유학·연수 비용의 송금을 대거 늘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달러당 1150원대에서 옆걸음질하던 환율이 본격적으로 추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넉달간 유학·연수 명목의 대외지급액은 9억 711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51.3%나 급증했다. 특히 환율이 1100원대가 무너지면서 급락세를 보였던 작년 11월 한달간에는 유학·연수 비용으로 2억 1310만달러가 유출돼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무려 80.9%에 달했다. 올해 1월의 유학·연수 비용 유출액은 2억 932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8.0% 증가하면서 역대 1월 유출규모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성덕대왕신종에 담긴 신비한 ‘소리과학’

    성덕대왕신종에 담긴 신비한 ‘소리과학’

    우리 선조들의 종 제조기술은 창조는 고사하고 모방하기조차 쉽지 않다.(서울신문 2월25일자 10면 참고) 특히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서기 771년 제작) 은 종 표면에 새겨진 그림의 예술성에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종소리의 아름다움이 포개지면서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변변한 과학기술 장비 하나 없이 귀에 의지해 만들어냈을 우리 선조들의 ‘소리 과학’ 속으로 들어가본다. ●울림의 미학 ‘맥놀이’ 종소리는 종 몸체에 외부 타격으로 만들어진 진동이 주변 공기를 진동시키고, 이 진동이 귀에 전달돼 들리게 된다. 타종 직후에는 수많은 부분진동음이 발생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본진동과 울림만 남게 된다. 일정시간이 지난 뒤 남는 소리가 바로 종 고유의 소리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타종 직후 곧바로 소멸되는 ‘탕’하는 타격음에는 종의 각 부문에서 발생하는 각종 진동수가 섞여 있다. 이어 먼 곳에서도 종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고음(원음)이 타격 후 10초 안팎까지 지속되며, 타격 후 1분 이상 계속되는 여음은 점차 줄어들면서 은은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울림 가운데 소리의 세기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맥놀이’는 성덕대왕신종을 비롯한 한국종에서만 들을 수 있다. 맥놀이는 선명하고 오래 지속될수록 아름다운 소리로 느껴진다. 다만 1초당 5∼6회 정도 반복되면 좋은 느낌을 주지만, 그 이상이면 불쾌감도 줄 수 있다. ●종 내부 쇠찌꺼기·종 아래 웅덩이에도 과학이… 성덕대왕신종도 타종 직후에는 여러가지 진동수의 음파들이 혼재하지만 차츰 64㎐와 168㎐ 가량의 기본진동수 음파만 남게 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김양한 교수는 “성덕대왕신종의 맥놀이는 종의 재질과 두께가 균일하지 않아 기본진동수에 미묘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면서 “종 구조 자체가 갖는 자연스러운 비대칭성이 아름다운 소리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즉 성덕대왕신종 내부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쇠찌꺼기가 과거에는 주조기술의 한계로 인식됐지만, 종의 비대칭성을 만드는 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종 윗부분에 속이 빈 파이프처럼 생긴 음관도 음질과 음색을 좋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관의 지름은 아래쪽 8.2㎝, 위쪽 14.8㎝의 나팔관 형태로 한국종에서만 볼 수 있다. 중국종과 일본종 등에는 없다. 김 교수는 “종을 칠 때 외부 진동은 멀리 전파되지만, 내부 진동은 서로 충돌하거나 반사돼 잡음이 나게 된다.”면서 “음관은 종 내부에서 형성되는 고진동수의 잡음을 신속히 방출,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종은 종 아래에 구덩이(음통)를 판 뒤 설치했는데, 음통은 종 안에 들어있는 공기의 진동수를 맥놀이 현상을 유발하는 진동수와 일치시켜 종소리가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젖먹이 아이를 희생양으로” 전설은 진실 혹은 거짓? 전설에 따르면 신라인들은 성덕대왕신종을 만들기 위해 30여년을 매달렸지만 실패를 거듭하자 젖먹이 아이를 희생양을 바쳐 결국 종은 완성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종을 치면 아이가 엄마를 부르는 것같은 ‘에밀레∼, 에밀레∼’라는 소리가 났다는 것. 전설이 사실이라면 성덕대왕신종에서는 사람의 뼈를 구성하고 있는 인(P)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197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성덕대왕신종을 복제한 ‘우정의 종’을 보내는 과정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 정밀조사를 벌였다. 당시에는 성덕대왕신종에서 어린아이에게서 검출될 수 있는 인이 나왔다고 발표된 바 있다. 반면 1998년 당시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성덕대왕신종 성분 분석을 한 결과, 인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다만 인의 비중은 구리보다 가벼워 쇳물 위로 뜨기 때문에 ‘불순물’로 여겨져 제거됐다면 인이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단서를 덧붙였다. 결국 성덕대왕신종에 얽힌 전설은 13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진위 여부를 밝힐 수 없는 신비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졸업과 입학 선물로 ‘최고’ 전자사전 업계 이벤트 풍성

    한 설문조사에서 대학생들이 꼭 마련하고 싶은 제품 1위로 꼽힌 전자사전 업계가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바빠졌다. 외국어 학습에 필수적이라는 ‘교육용’ 외에 MP3플레이어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더해진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어에 관심이 있는 학생에게는 카시오의 ‘EW-K3500’(29만 5000원)이 제격이다. 일본 최대의 사전인 ‘코지엔(KOJIEN)’을 국내 최초로 전자사전에 탑재했다. 카시오의 ‘EW-K2500’(23만 9000원)은 다양한 영어표현을 익힐 수 있는 콜로케이션(collocation) 기능과 유의어 기능을 갖고 있다. 20일까지 졸업·입학 기념 이벤트에 참여한 네티즌 100명에게 28일 대학로 갈갈이홀에서 진행되는 개그콘서트 초대권을 2장씩 증정한다. 홈페이지에서는 카시오의 ‘EW-K2500’과 삼성전자 MP3 ‘YEPP YP T5H’를 패키지로 27만 5000원(정가 40만 7000원)에 할인 판매 중이다. 샤프전자는 영어·국어사전 등 14권의 사전을 기본으로 내장하고 있으며,MP3플레이어 기능도 갖춘 리얼딕 ‘RD-CX1’(38만원)을 최근 선보였다. 컬러 디스플레이를 사용했고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할 수 있다. 새로운 음성기술인 복스웨어(Voxware)를 채택해 영어회화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리모컨을 이용해 고음질 MP3 음악을 감상할 수 있으며, 내장된 이미지 뷰어를 통해 가족이나 친구의 사진을 보거나 간단한 편집까지도 가능하다. 이밖에 2679건을 저장할 수 있는 주소록, 메모, 웹메모, 기념일, 달력, 스케줄, 계산기, 일수계산, 양음력변환, 자동절전, 암호기능 등을 갖췄다. 두산동아는 최근 국내 전자사전 업체 에이원프로와 함께 ‘프라임 AP350’(30만원대 초반)을 내놓았다. 라디오나 MP3를 켜고도 사전 검색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28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통해 졸업식·입학식 때의 재미있고 의미 있는 사진을 사연과 함께 올리면 추첨을 통해 전자사전, 파고다어학원 수강 할인권, 정토익 교재, 피자상품권 등 다양한 선물을 증정한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여담여담] 불법복제시대의 예술/김소연 문화부 기자

    학창시절, 학교 근처엔 중고 희귀 LP 음반을 팔던 가게가 있었다. 하굣길마다 총총걸음으로 들른 그 곳엔 수입 원판들이 유리창 너머로 저마다 멋진 표지를 자랑하며 진열돼 있었다. 당시 기자는 미지의 땅을 처음 밟는 탐험가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음반들을 하나둘 훑어보며 행복한 상상에 젖어들곤 했다.10여년전 만들어졌을 음반에는 누군가의 정성스러운 손때가 묻었을 테다. 여러 사연을 품은 채 바닷길을 건너왔을 테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살펴보는 눈빛은 ‘원본’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빛났다. 하지만 한 장에 5만원을 훌쩍 넘겼던 그 음반들은 ‘그림의 떡’이었다. 그러다 욕심이 나는 원판이 생겼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던 데다 두 장짜리 표지가 무척이나 탐이 났다. 힘들게 용돈을 모아 그렇게 처음으로 구입한 원판이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이었다. 몇개월 뒤 라이선스로 발매가 됐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내 건 원판이었으니까.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이 모든 것은 아스라한 추억속으로만 남았다. 아마도 컴퓨터로 다운받아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세대들은 당시 기자의 노력과 마음을 이해하기 힘들 듯싶다. 이미 1930년대에 발터 벤야민이 논문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원본이 사라지는 시대의 변화를 정확히 감지했지만, 예술 마니아들은 자신들이 수집하는 복제 예술품에도 원본의 흔적을 새기려고 애써왔다. 하지만 화질이나 음질의 손상이 거의 없는 디지털 무한 불법복제는 이같은 원본의 흔적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극장이나 음반가게에 찾아가 정품에 돈을 지불하는 것조차 귀찮고 불필요한 일로 여긴다. 얼마전 회사 근처를 지나가다 최신 개봉작을 총망라한 불법 DVD를 파는 걸 본 적이 있다. 같이 있던 회사선배들은 영화담당인 기자에게 재미있는 영화의 추천을 부탁했다. 웬만하면 극장에 가라는 기자의 말에 “애가 있어서”라는 ‘편리한’ 이유를 대면서…. 문득 오래전 원판가게 앞에서 서성이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불법복제의 편리함이 감동과 경이로움이라는 소중한 감정들을 빼앗아가 버렸다는 사실에 새삼 가슴이 저릿해왔다. 김소연 문화부 기자 pur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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