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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할래” 양치기 112 신고… 힘 빠지는 경찰

    “자살할래” 양치기 112 신고… 힘 빠지는 경찰

    허위 신고라도 외면할 수 없어 ‘민원전담반’ 운영해 강력 대응“나 자살할 거야.” 지난 3일 밤 서울 강북경찰서 관할 지구대에 ‘자살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경찰은 전혀 다급해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이미 그날에만 세 번째 접수된 신고였다. 신고자는 40대 진모씨로 알코올 중독자라고 했다. 경찰은 허위 신고인 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숨을 내쉬며 현장으로 출동했다. 같은 날 다른 지구대 경찰도 “친구가 죽기 직전”이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가 보니 과음으로 길바닥에 쓰러져 잠든 30대 남성과 일행만 있었다. ‘양치기 소년’ 같은 진상 신고자와 악성 민원인의 112 신고에 경찰이 헛심을 빼고 있다. 그렇다고 아예 무시해 버릴 수도 없어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2 신고 1895만 3131건 가운데 출동할 필요가 없는 신고 건수가 841만 3916건(44.4%)으로 나타났다. 긴급 신고는 338만 921건(17.8%), 비긴급 신고는 715만 8294건(37.8%)으로 집계됐다. 신고자 1명이 100회 이상 신고한 건수는 지난해 서울에서만 11만 4236건에 달했다. 허위·장난 신고가 많아질수록 112 신고에 대한 경찰의 판단은 흐려진다. 허위 신고에 대처하느라 인질극 등 실제로 위급한 상황에서 출동 인력이 없어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112 신고 말고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방법이 없다 보니 경찰로서도 출동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경찰은 ‘악성 신고’ 대응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을 비롯한 전국 9개 지방청은 최근 ‘112 장난 전화’에 대비하고자 민원전담반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폭언을 일삼거나 범죄와 무관한 내용을 신고하는 사람의 전화는 민원전담반으로 연결해 대응하는 방식이다. 허위 신고자에 대한 처벌도 엄격해졌다. 민원전담반은 지난 2월 서울 강북구에서 “누군가가 문을 때려 부순다”며 11차례 반복 신고를 한 사람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그는 한 달 사이에 400회 이상 허위 신고를 했다. 만취한 상태로 17차례 신고 전화를 한 음주자도 경범죄처벌법상 ‘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112 접수요원에게 상습적으로 전화해 욕설을 퍼부은 남성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됐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방경찰청 단위에서 신고 전화를 내용에 따라 알맞게 분류해 긴급한 신고와 허위 신고를 걸러내는 방식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면서 “일선 경찰들이 상황 판단에 따라 불필요해 보이는 민원 대신 다른 긴급한 현장에 출동했을 때 추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SNS 자랑용 사진 찍으려다…30대 인도 남성 추락사

    SNS 자랑용 사진 찍으려다…30대 인도 남성 추락사

    30대 남성이 소셜 미디어에 올릴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다 높이 약 52m 폭포에서 떨어져 숨졌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일간 더 뉴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인도 가트파라바 출신의 남성 람잔 우스만 카그지(35)가 카르나타카주 벨가움시에 있는 ‘고칵폭포’(Gokak Falls) 절벽 끝에서 갑자기 추락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3시~4시 사이에 불운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카그지는 몹시 취한 상태로 친구들과 함께 유명 관광지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더 나은 사진을 찍기위해 폭포 측면의 절벽 가장자리로 내려가는 아슬아슬한 행동을 보였다. 주위의 관광객들이 위험하다고 경고를 줬으나 그는 귀담아 듣지 않았다. 목격자 시바치 코카테는 “남성의 친구들이 휴대전화로 그의 무모한 행동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에게 포즈를 바꾸라고 손짓으로 재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감한 포즈를 취하려다가 결국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사고 후 그에게 달려갔을 때, 친구들의 대화를 우연히 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부추기지 않았다면 그가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고 덧붙였다. 인도 고위 경찰은 “사고 발생 이후 피해자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는 중이지만 수심이 깊고 유속이 심해 어려움이 있다”며 “피해자의 음주여부는 시신 발견 후 부검을 통해 밝힐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경찰은 폭포 주위에 경비를 강화해 관광객들이 근처로 가지 못하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한편 고칵폭포는 자살 장소로도 악명이 높은데 지난 5년간 이곳에서 19명의 사람이 자살 또는 사고로 사망했다. 사진=유튜브 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사설] 군산 홧김 방화, 분노조절장애 사회적 대처 필요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방화나 살인 등을 저지르는 ‘충동조절장애 범죄’(분노범죄)가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제 전북 군산시에서 이모(55)씨가 술값 시비로 유흥주점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3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가운데 전신 화상자가 있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참사의 원인은 자신은 술집 외상값을 10만원으로 생각했는데 20만원을 달라고 해 홧김에 방화한 것이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 분노 범죄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이웃을 해친다는 점에서 ‘묻지마 범죄’와 양상이 비슷하다. 지난 3월 서울에서는 김모(24)씨가 새로 산 침대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누나와 아버지를 살해하는 패륜도 있었다. 그는 이를 후회하며 자수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이달 초에는 인천에서 오토바이와 끼어들기 문제로 시비를 벌이던 승용차 운전자가 오토바이 운전자를 칼로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분노 범죄는 술과 만났을 때 더 난폭해지고 피해를 키운다. 지난 1월 서울 종로의 한 여관에서 유모(53)씨가 성매매 여성을 불러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불을 질러 모처럼 서울 나들이에 나섰던 세 모녀 등 5명을 숨지게 한 사건도 분노조절에 실패해 저지른 범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습관 및 충동장애’를 앓는 환자는 2015년 5390명에서 2017년 5986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가족 해체와 경쟁 격화, 경제적 양극화 등으로 우리 사회에 분노 범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분노 범죄는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나 사회적 불안감을 낳는다는 점에서 이제 ‘사회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지역이나 직장 건강검진 시 충동조절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를 조사할 항목을 추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를 통해 자신 스스로 충돌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족과 동료, 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처럼 심리치료 등의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직장과 사회에서의 부당한 갑질 등도 줄어야 한다. 또 주취 범죄를 우발적이라거나 과도한 음주로 인한 심신상실이라는 이유 등으로 죄를 경감하는 것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 [사설] 판문점 선언 착실한 이행으로 비핵화에 기여해야

    6·12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한 북·미가 이르면 이번 주 후속 협상을 시작한다고 한다. 합의 사항 실천을 위한 발걸음에 속도를 붙이는 모양새다. 북·미 공동성명으로 동력을 얻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남·북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냉전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한반도가 평화와 공존의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다. 바람직하고 희망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북·미는 후속 협상에서 핵과 미사일 시험 시설 가동 중단과 폐기, 폐기 대상 무기 리스트, 사찰단 방북, 종전선언 추진,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논의하게 된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 모두 한반도 비핵화와 이를 위한 여건 조성에 필수적인 내용들이다. 그중엔 한·미 훈련이나 종전선언 같은 한·미 간 조율이 꼭 필요한 것들도 적지 않다. 의제 하나하나가 평상시 같으면 메가톤급 파괴력을 지닐 만큼 중요하다. 그만큼 합의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양측 모두 열린 자세로 목표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남북은 지난주 장성급 군사회담을 연 데 이어 어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남북 체육회담을 열었다. 8월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와 남북 통일농구대회 개최 방안 등을 논의했다. 22일엔 금강산에서 8·15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개최한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와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관계자들의 방북도 예정돼 있다. 동해·경의선 철도 연결과 산림협력을 위한 분과회의는 다음주 열린다. 지난 10여년간 봉쇄됐던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마치 막혔던 ‘남북 교류의 혈’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양측이 지난주 군사회담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및 비무장지대 GP 폐쇄 등을 논의했다는 소식은 의미가 크다.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위해선 군사적 긴장 완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서로 지척에서 총을 겨누면서 어떻게 교류와 협력을 논의할 수 있겠는가. 차제에 군사분계선 일대에 대거 배치된 북한 장사정포를 뒤로 물리는 논의도 이뤄졌으면 한다. 사거리가 40㎞가 넘는 장사정포는 핵무기 못지않게 우리 수도권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재래식 무기다. 남북 관계 악화 때마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위협의 근거로 삼았던 무기다. 상호주의 차원에서 북한도 우리의 무기 배치 변경을 요구하겠지만, 충분히 타협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한반도 비핵화는 북·미, 남북 관계 개선이란 두 바퀴가 동시에 굴러가야 진행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북·미 회담 뒤 남북의 발빠른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민감한 의제가 많아 협상은 언제든 삐걱거릴 수 있다. 양측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판문점 선언을 착실하게 이행해 나갈 때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도 가까워질 것이다.
  • 여군 대위가 음주운전 사망사고 내

    여군 대위가 음주운전 사망사고 내

    여군 대위가 음주운전을 하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경남 진주의 한 공군부대 대위인 A(29·여)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A씨는 지난 13일 오전 2시55분쯤 청주시 상당구 청주시청 앞 도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B(83·여)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머리 등을 크게 다친 B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정치 수치인 0.091%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를 목격한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A씨를 검거한 뒤 바로 음주측정이 이뤄졌다”며 “친구를 만나기위해 청주에 와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현장 주변에 CC(폐쇄회로)TV가 없고 A씨의 차량에 블랙박스가 없어 정확한 사고경위 파악이 어려운 상태”라며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B씨가 길을 건너다가 또는 길가를 걸어가다 차에 치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씨는 새벽 일을 나가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 사건을 군에 넘길 계획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전라도 X들 다 죽여” 경남 함안서 트랙터로 이웃 들이받아

    “전라도 X들 다 죽여” 경남 함안서 트랙터로 이웃 들이받아

    6·13 지방선거 다음날인 14일 경남 함안군에서 한 남성이 트랙터로 이웃 주민을 들이받아 중상을 입혔다. 피해자 가족은 가해자가 “전라도 X들 다 죽여야한다”면서 고의로 사고를 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56)씨는 지난 14일 오후 6시 50분쯤 경남 함안군의 한 농로에서 자신이 몰던 트랙터로 B(65)씨를 들이받은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 사고로 B씨는 중상을 입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가 나기 얼마 전 B씨가 농로에 오토바이를 세워둔 문제를 놓고 트랙터를 몰던 A씨와 갈등이 빚어졌다. 이 때 A씨가 B씨를 향해 “전라도 X들 다 죽여버린다”고 폭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찰이 사건을 단순 교통사고 처리한 데 대해 피해자 가족들은 반발하고 있다. A씨가 지역감정 때문에 일부러 사고를 냈기 때문에 살인미수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사고 전 A씨가 술에 취해 트랙터를 몰았다면서,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온 경찰이 이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음주 측정도 하지 않고 몇 마디 묻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또 현장 사진을 전혀 찍지 않는 등 초동수사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A씨가 술을 마신 것을 확인했지만 현행법상 트랙터는 음주측정 대상이 아니라 현장 측정만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현장 사진 등 필요한 조처를 모두 진행했고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있지만, 수사 진행 상황을 피해자 가족에게 알릴 수 없어 생긴 오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인 B씨는 농로에 서 있다가 뒤에서 트랙터가 갑자기 덮치는 바람에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했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여서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목격자도 없어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기 힘들어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교통조사계에서 처리하던 사건에 대해 피해자 가족이 이의를 제기하자 형사팀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사건은 B씨 가족들이 ‘지역감정에 의한 살인미수…제발 좀 도와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B씨 가족들은 “가해자가 사고를 낸 뒤에도 태연히 트랙터를 수리하고 있었다”면서 “사고를 당한 아버지는 늑골이 부러지고 다리뼈가 산산조각 난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트랙터 바퀴 자국이 선명한 아버지의 상하의를 확보했다”면서 “트랙터 등 농기계로 인한 사고는 보험의무 가입이 아닌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18일 당초 적용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를 특수상해 혐의로 변경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미회담 모멘텀 이어가자” 한반도 해빙 숨가쁜 1주일

    “북미회담 모멘텀 이어가자” 한반도 해빙 숨가쁜 1주일

    폼페이오, 비핵화 후속 협상 北 미사일 시험장 폐기 가능성남북, 체육회담 등 잇단 접촉 文대통령, 21일 러 국빈 방문4·27 남북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공동성명으로 비핵화 로드맵의 큰 틀에 합의한 남·북·미가 한국전쟁 68주년인 오는 25일을 앞두고 이번 주 숨가쁜 후속 움직임에 나선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한·중을 방문한 뒤 귀국했기 때문에 이번 주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후속 협상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번 주는 남북 관계 논의와 북·미 비핵화 협상의 두 축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후속 협상은 이르면 이번 주 시작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로는 리용호 북 외무상이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거론된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동창리 대형 로켓엔진 시험시설 폐기, 사찰단 방북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한편 종전선언 추진, 영변 핵시설 가동 중단,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 제3차 한·미전략포럼(18~19일)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등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면담한다. 18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는 남북 체육회담이 열린다.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공동 참가와 남북 통일농구대회 개최 방안이 논의된다. 22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 적십자회담의 주된 의제는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다. 남측 적십자사는 이산가족의 고령화를 감안해 화상상봉, 상봉의 정례화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통일부,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현대아산 등 17명은 19일과 20일 출퇴근 방식으로 방북한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임시 사무소를 이달 중 열기 위한 준비 차원이다.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는 20일부터 3박 4일간 평양에서 민족공동행사 및 민간교류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과 ‘산림협력’을 위한 분과회의는 다음주에 열릴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부터 2박 3일간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북 비핵화 협조는 물론 남북경협을 기반으로 한 신북방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올해 들어 6자회담국(북·미·중·일·러) 수장을 모두 만나게 된다. 오는 26~27일에는 서울에서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제4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또 이달 말에는 한·미 간 연합군사훈련을 유예하는 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홍준표, ‘국비 세계일주’ ‘음주 의총’ 작심하고 쏟은 막말

    홍준표, ‘국비 세계일주’ ‘음주 의총’ 작심하고 쏟은 막말

    6·13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6일 작심하고 일부 한국당 의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을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내가 만든 당헌에서 ‘국회의원 제명은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이를 강행하지 못하고 속 끓이는 1년 세월을 보냈다”고 당내 인적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막말 한번 하겠다”면서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국비로 세계 일주가 꿈인 사람, 카멜레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변색하는 사람,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이라고 당내 일부 의원들을 비난했다. 이어 “친박(친박근혜)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을 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탄핵 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하고도 얼굴·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 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 속에서 내우외환으로 1년을 보냈다. 이런 사람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한국 보수 정당은 역사 속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대표는 “이념에도 충실하지 못하고 치열한 문제의식도 없는 뻔뻔한 집단으로 손가락질받으면 그 정당의 미래는 없다. 국회의원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념과 동지적 결속이 없는 집단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본질적인 혁신은 인적 청산. 겉으로 잘못을 외쳐본들 떠나간 민심은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나는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이 말로 페이스북 정치는 끝낸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글을 맺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정부 검찰 시즌2’ 운동권·참여정부 출신 뜨나

    24~25기 승진 발탁으로 쇄신 기류 운동권 출신 윤대진 차장검사 ‘1순위’ 참여정부 파견 조남관 검사도 물망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 발표가 임박하는 등 정부의 검찰 개혁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 중 검사장 승진 인사가 단행된다. 사법연수원 19~20기에서의 용퇴, 24~25기의 진입이 이뤄지며 본격적으로 ‘문재인 정부 검찰 시즌2’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검사장 6명이 줄줄이 사의를 밝혔다. 19기의 김강욱(60) 대전고검장, 공상훈(59) 인천지검장, 조희진(56) 서울동부지검장과 20기의 안상돈(56) 서울북부지검장, 신유철(53) 서울서부지검장, 김회재(56) 의정부지검장이다. 현재 검사장 2석이 공석이고 추가 사퇴 가능성을 감안하면, 다음주 중 10명 안팎의 검사장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권 2년차 검찰 조직을 가늠하려면 누가 새롭게 ‘검찰의 꽃’인 검사장 대열에 합류하는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25기 윤대진(54)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발탁될 가능성에 검찰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조기 대선 이후 문무일(58·18기) 검찰총장이 취임하기 전 청와대가 발탁한 윤석열(58·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이 지검을 지휘한 윤 차장검사는 검사 중 보기 드문 운동권 출신이다.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일 때 민정수석실에서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다. 승진 대상인 윤 차장을 제외하고 윤 지검장과 박찬호(52·26기) 2차장검사, 한동훈(45·27기) 3차장검사 등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은 유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적폐수사 공소유지를 이어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들어 검찰 내에 ‘윤 차장검사 승진은 변수가 아닌 상수’란 말이 돌면서 25기 발탁자를 늘려 쇄신 기류를 강화시키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김후곤(53) 대검 선임연구관과 조종태(51) 대검 검찰개혁추진단장 등이 검찰 내 신망을 근거로 승진 물망에 올랐다. 검찰 내 맏언니로 여성 검사 1호 역사를 써내려 간 조희진 지검장이 용퇴함에 따라 25기 중 노정연(51·여) 천안지청장의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24기 중에선 조남관(53) 국가정보원 감찰실장, 여환섭(50)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차맹기(53) 수원지검 1차장검사, 고흥(48)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등이 승진 대상자로 거론된다. 국정원 파견 중 승진 물망에 오른 게 이색적인 조 실장은 참여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법농단 후속 조치] 고발 14건… 檢 양승태·박병대 등 조사 불가피

    [사법농단 후속 조치] 고발 14건… 檢 양승태·박병대 등 조사 불가피

    靑과 거래활용 의혹 재판 법관도 대상 미공개 문건 312개도 들여다볼 듯 특조단 조사 미진한 부분 확인이 핵심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 거래 등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에 대한 협조 의사를 밝히면서 검찰도 미뤄 오던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이 권한 문제로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규명하는 게 관건이다. 다만 판사들로 구성된 특조단이 사법행정권 남용을 놓고 범죄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결론을 내놨다는 점이 고민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무일 검찰총장은 다음주 초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철도노동조합 KTX 열차승무지부 등이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14건의 고발이 접수돼 있다. 검찰은 공공형사부가 삼성 노조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만큼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수사를 18일 다른 부로 재배당할 계획이다. 수사가 시작되면 고발장에 피고발인으로 명시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은 검찰 조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청와대와의 거래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재판을 한 대법관과 전·현직 판사들도 직간접적인 수사 대상이다. 특조단이 관련자 컴퓨터에서 추출한 410개의 문건 중 조사 결과 발표 당시 공개되지 않은 312개의 문건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사법농단 의혹이 드러날 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 수사를 통해 특조단 조사의 미진한 부분을 확인하는 게 검찰 수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의 강제 수사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원칙대로라면 사상 초유의 법원행정처 압수수색은 물론 대법관들이 사용한 PC와 휴대전화 등에 대한 조사도 해야 한다. 그런데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이 발부한다. 검사장을 지낸 한 변호사는 “증거 자료가 없다면 영장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대상이 되는 조직의 허락을 받고 수사를 해야 하는 기묘한 상황”이라면서 “직권남용 등의 혐의 적용에 대한 법리 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재판 거래 의혹이 일었던 사건의 재심 가능성도 관심이다. 재판에 관여한 법관이 직무 관련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재심의 길이 열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 등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재판 거래 의혹 문건이 작성된 뒤 판결이 난 전교조 관련 재판은 재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법농단 후속 조치] “법관 13명 징계 회부”에도 실효성 의문

    징계, 정직·감봉·견책 가능… 파면 불가 임종헌 등 퇴직… 의혹 대법관 계속 재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법관 사찰·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며” 법관 13명을 징계 절차에 회부한다고 밝혔지만, 시효 등을 따졌을 때 실효성 있는 징계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동시에 김 대법원장이 고발·수사의뢰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이미 옷을 벗은 고위 법관에 대한 처벌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심의관급 법관들만 처벌받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대법원장은 15일 담화문을 통해 “고법 부장판사 4명을 포함한 13명의 법관을 징계 절차에 회부했고, 관여 정도와 담당 업무 특성을 고려해 징계가 완료될 때까지 일부 대상자(5명)에 대한 재판 업무배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위 법관 중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에 대한 징계 절차가 다음주 초부터 본격화된다. 하지만 법관징계법은 징계 시효를 3년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2015년 상반기까지 이뤄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책임을 묻기 어려운 실정이다. 징계가 이뤄져도 헌법이 신분을 보장하는 법관에 대해선 정직(최대 1년), 감봉, 견책 등이 가능할 뿐 해임, 파면 처분은 불가능하다. 이미 법복을 벗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 등에 대한 징계는 요원해 ‘역차별’ 논란이 제기될 여지도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 개입 의혹이 제기된 대법관들은 계속 재판을 하고, 일선 판사들만 재판에서 배제한 것은 부당한 처사라는 지적도 법원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 대법원장의 담화문이 법관들 사이에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경지법 소장 판사는 “징계라는 게 판사에게 엄청난 모욕인데 징계자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속 판사 역시 “문제가 된 행정처 문건을 영구 보관하고, 문건들이 수사 과정 등을 통해 공개된다면 일선 판사들에게 풀리지 않던 의혹들도 결국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韓기업 회식문화 싫어요”

    “韓기업 회식문화 싫어요”

    경직된 상하관계·야근도 지적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현지 인재를 채용하려면 음주·회식문화와 경직된 상하관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가운데 삼성이 선호도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는 지난 4월 ‘주중 한국 기업 채용 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 465명을 대상으로 구직자 성향을 분석한 결과 구직자의 27.7%가 중국 기업과 비교되는 한국 기업의 특징으로 ‘음주·회식문화’를 꼽았다고 14일 밝혔다. ‘경직된 상하관계’(27.0%), ‘연수·교육 등 자기계발 기회’(14.7%), ‘야근·주말근무’(12.4%)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기업에 취직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의 미래 발전 가능성’(21.7%)을 가장 많이 꼽았고, ‘회사 규모·브랜드 파워’(17.1%),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16.4%), ‘이직 시 좋은 경력으로 인정’(14.5%) 등의 순이었다. 선호하는 기업은 삼성이 19.1%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CJ(14.7%), LG(14.7%), 아모레(13.0%), 현대(10.3%) 등이었다. 민족별 기업 선호도를 보면 한족(22.3%)과 조선족(23.0%)은 삼성을 1위로 꼽았으나, 재중 한국 청년(19.4%)은 CJ를 가장 선호했다. 구직자들은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보다 경쟁 우위에 있는 분야로는 ‘모바일 결제·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40.0%), ‘유통’(15.9%), ‘전기·전자’(15.5%) 등을 선택했다. 박선경 무역협회 상하이지부 부장은 “다소 부정적 이미지가 한국 기업의 조직 문화로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중국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폼페이오 “남북정상, 비핵화 긴밀히 협의해 달라”

    폼페이오 “남북정상, 비핵화 긴밀히 협의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잇따라 접견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실질적 성과를 담보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문 대통령에게 향후 비핵화 과정의 ‘주도적 역할’을 공식 요청하면서 ‘한반도 운전자론’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나 남북 관계 발전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긴밀히 협의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주최하는 노력이 없었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성공적으로 회담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중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이란 대목이 빠진 것을 두고 미국 내 회의적 시선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이르면 다음주부터 본격화될 북·미 협상과 이후 이행·검증 단계에서 ‘디테일의 악마’를 극복하려면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미국이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도 주도적 역할을 자임했다.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는 바로 우리이며, 우리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핵 문제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되며 우리가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 가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흔들림 없이 꾸준히 전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일 관계 복원에도 적극 나설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고노 외무상을 접견한 자리에서 “일본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협력하자”고 언급했다. 이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구축을 위해 일본의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역할과 기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일 관계의 정상적 복원을 위해 도울 일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노 외무상은 “북한과 국교를 회복하기 위해 마주 앉아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마칠 타이밍의 시급성을 알고 비핵화를 빨리해야 함을 이해할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비핵화) 검증이 핵심적(central)”이라며 “완전히 비핵화가 증명될 때까지 유엔 대북제재 완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났을 때도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순서’가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면서 “완전한 비핵화 전에 경제적 지원을 해 준 실수는 다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방한일정을 수행 중인 미국 기자들과 만나 북·미 합의에 ‘CVID’가 담기지 않은 데 대해 “모든 것들이 최종 문서에 담긴 것은 아니며 암묵적 합의에 도달한 많은 부분이 있었다”며 ‘구두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을 진화하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속도내는 민주 “다음주부터 후반기 원구성 착수”

    속도내는 민주 “다음주부터 후반기 원구성 착수”

    文정부 민생·개혁 입법 드라이브 여소야대 여전… 협치 불가피할 듯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압승으로 원내 1당의 지위를 강화하자마자 20대 국회 하반기 운영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민주당이 범여권 의원만으로도 과반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지난 전반기 국회에서 묵혀 있었던 민생·개혁 입법을 속도감 있게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로 멈춘 국회를 재가동하기 위해 하반기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 선출과 상임위 구성 등 원 구성에 신속히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후반기 상임위 배정과 야당과의 원 구성 협상 전략 등에 대해 논의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를 정상화하는 원 구성 협상이 다음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야당을 더욱더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일하는 국회가 되도록 집권여당으로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고 내홍에 빠지면서 원 구성이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20대 국회 하반기에 한반도 평화·번영 정책은 물론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등 민생·개혁 입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의 삶을 더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경제정책을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점검하고 정책을 실현해 나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노력을 위해 경제정책 태스크포스(TF)를 조속히 구성해서 가동할 계획”이라며 “특히 당·정·청이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민생을 챙기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구체적 성과가 체감될 수 있도록 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선거 기간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 지방공약 실천 TF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범여권만으로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원 구성과 민생·개혁 법안 처리 등 국회 운영에 있어 범여권과의 협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11석을 추가했지만 과반에 21석이 모자란 130석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범여권으로 분류된 민주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 민중당(1석), 바른미래당 소속 이탈파 의원 3명,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 1명 등과 연대를 하면 산술적으로 155석으로 확장할 수 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14일 “바른미래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물밑으로 통합에 관한 노력이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제1당이 넘어가는 상황이 생겨 민주당 입장에서도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협력의 틀을 만들 것이냐 하는 문제가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분단 70년 만에 북미 관계정상화 큰 성과… 文, 더 적극 개입할 때”

    “분단 70년 만에 북미 관계정상화 큰 성과… 文, 더 적극 개입할 때”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담판을 통해 역사적인 ‘싱가포르 공동 성명’을 도출한 가운데 이날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다음주부터 북한과 후속 협상을 준비하는 등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이하 고),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양),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홍) 등 4명의 전문가에게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와 향후 과제’에 대한 분석을 구하고 이를 대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들은 분단 70년 만의 북·미 관계정상화가 가장 큰 성과라며 이번 공동 성명을 통해 남·북·미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을 추진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문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때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대담 내용.→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성공 혹은 실패 중 하나를 골라 설명해 달라. 고 분단 70년 만에 양 정상이 만난 것만으로 성공이다. 또 한반도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과정)의 큰 밑그림을 완성했다. 문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로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이 나왔는데 6월 12일 싱가포르 공동 성명으로 문 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하는 ‘남·북·미 평화 프로세스’가 완성됐다. 양 첫 만남에서 양 정상이 신뢰를 형성했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이다. 과거 모든 문제의 근원은 불신에서 시작됐다. 신뢰가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다. 특히 양 정상이 첫 만남부터 체제안전보장과 비핵화에 대해 확약하면서 상호 신뢰를 표시했다. 홍 저 역시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겠다. 무엇보다 북·미 정상이 직접 서명한 공동선언문이 나왔다. 물론 세기적인 회담이라는 높은 기대 때문에 구체성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이 포함됐고 실천력도 담보됐다. 신 아직 성공, 실패를 평가하기 어렵다. 기간을 두고 봐야 한다. 외교는 과정이 중요하지만 굳이 이번 정상회담만 평가하자면 합의문의 내용이 불충분하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후속 조치를 통해 실질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이행을 담보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보겠다. →과거의 북·미 합의와 비교해 싱가포르 공동 성명의 의미를 설명한다면. 홍 역사상 처음으로 북의 비핵화에 대해 북·미 정상이 직접 합의하고 공동으로 선언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2000년 ‘북·미 공동 코뮈니케’와 유사한 구성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용을 엄밀히 분석하면 이번 성명은 매우 방대하게 비핵화 전반의 실행을 담고 있다. 공동 성명 1항에서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양국 국민의 바람에 따라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한다’며 관계 정상화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 특히 의미 있는 진전이다. 양 같은 생각이다. 그간의 합의서는 고위급이나 실무자 간에 체결됐다. 이번은 양 정상의 합의문이다. 과거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향후 이번 정상 성명을 이행하는 고위급 회담이 열릴 텐데 그 결과를 과거의 합의서와 비교하는 것이 맞겠다. 남북도 2000년 남북 정상선언 이후에 후속 장관급 회담을 열면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싱가포르 공동 성명도 고위급 회담에서 내용을 얼마나 촘촘하게 담느냐가 중요하다. 고 과거의 합의는 특정 현안에 대해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식이었다. 예를 들어 제네바 합의(1994년)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협상이었다. 9·19 공동 성명의 경우 비교적 완성된 그림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 성명과 내용상 비슷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합의문 내용 외에 양측이 신뢰를 위한 선제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멈추겠다고 했고 북한은 이미 선제적으로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했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신 내 생각은 다르다. 공동 성명 문안을 보면 과거 합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으로 2000년 북·미 공동 코뮈니케와 내용과 구조 모두 비슷하다. 또 비핵화 문제는 제네바 협정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마도 제네바 합의를 기본으로 협상한 것이 아닌가 싶다. 미국 협상팀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향후 새로운 북·미 관계는 어떤 식으로 수립될까. 홍 싱가포르 공동 성명과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서 합의문 외에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관련한 이면 합의나 가이드라인이 잡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이면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핵심은 ‘자발적 조치’로 본다. 따라서 만일 향후 한두 달 내에 신속하게 북의 자발적 비핵화 조치가 가시화되면 이를 명분으로 삼아 관계 정상화 역시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7월이나 9월에 종전선언이 있을 경우 이를 모멘텀으로 북·미 연락사무소나 상주대표부가 개설될 것 같다. 또 양측이 올해 연말까지 비핵화, 체제안전보장과 관련해 자발적 선제 조치를 ‘의미 있게’ 주고받는다면 내년 초부터는 국교정상화 협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고 무엇보다 상설적인 대화 창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연락사무소나 뉴욕 접촉사무소 등을 통해 간헐적인 대화가 아니라 체계적인 상호 접촉이 이뤄지도록 할 것 같다. 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연락사무소 개설로 시작해 비핵화가 완료되면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순서로 진행될 것이다. →문 대통령의 향후 역할에 대해 제언한다면. 양 지금까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정책은 ‘함께’가 핵심이었다. ‘국민이 함께, 남북이 함께, 국제사회가 함께’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선순환돼야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끌 수 있다. 앞으로도 이 선순환을 유지하려면 남북 관계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간 남북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평화의 문을 열었다. 또 북·미 정상회담으로 평화의 문을 조금 더 넓혔다. 이제는 운전자,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다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주변국 관계를 강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하나하나가 이제는 다 중요하다. 지금까지도 ‘외교 강행군’을 했지만 더욱 심화해야 한다. 홍 그간 중재자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남·북·미를 실질적으로 결속하는 ‘당사자 역할’로 변화해야 한다. 우선 오는 7월 또는 9월에는 종전선언을 할 수 있도록 모멘텀을 만드는 작업에 총력을 다하길 제언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2일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에서 평화협정을 언급했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자연스레 평화협정이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신 비핵화가 우선이다. 비핵화가 안 되면 제재 해제도 안 되고 남북 관계 개선도 안 된다. ‘비핵화는 북한과 미국이 풀어가야 한다’는 그간의 입장에서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남한도 비핵화 문제의 당사자로서 의지를 보이길 바란다. →비핵화 국면이 과거와 완전 다르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예상 시기는 언제가 될까. 고 현재 상황이면 김 위원장이 비핵화 속도를 굳이 늦출 이유가 없기 때문에 종전선언은 빠르면 7월 27일(정전협정 기념일)에 할 수 있다. 사상·이론을 조정하고 정책적 전환을 통해 경제 발전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도 여유가 없다. 특히 경제발전을 막는 제재·압박을 해제하려면 비핵화 조치도 빨라져야 한다. 반면 평화협정은 외려 아주 늦어질 수 있다. 통상 평화협정 뒤에 북·미 수교 체결이 이어질 것으로 봐 왔는데 이번 공동 성명을 보면 외려 관계 정상화가 더 강조됐다. 신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평화협정은 법적인 합의 문서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평화협정에 대한 준비는 미리 할 수 있지만 서명은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된 다음에 할 것으로 본다. 양 싱가포르 공동 성명 3항(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작업을 할 것을 약속한다)에 명시한 대로다. 이미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연내 종전선언과 향후 평화협정을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곧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 간에 이를 토대로 협상을 시작할 것이다. →향후 비핵화 국면에서 중국이 변수라는 분석이 많다. 신 중국이 제재 이행을 하지 않으면 북한의 몸값만 높아지는 게 현실이다. 중국을 견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북·미 종전선언이 거론되는데 (정치적 합의인) 종전선언 자체는 의미가 크지 않다. 따라서 종전선언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 중국이 북의 비핵화를 위해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북이 비핵화를 거부하면 함께 제재를 강화하고 반대라면 북의 비핵화 단계에 따라서 함께 교류 확대와 경제 지원을 하면 된다. 양 한반도 문제는 국제적 성격이 있다. 당사자인 남북이 가장 중요하지만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주변국인 미국, 중국 등의 지지와 협조도 상당히 중요하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서로 분리돼 있다면 상관없지만 이 둘이 선후 관계로 연계돼 있다면 양쪽에 4자 모두 참여하는 게 현실적 해법이 아닌가 싶다. 고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중국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도착하는 장면을 그대로 보도했다. 고의적인 노출이라고 봐야 한다. 북 내부에서 미국을 신뢰하며 협상을 하는 것을 우려할 테니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보여 주며 안심시킨 것이다. 이런 북한의 입장을 볼 때 중국을 배제하기는 힘들 것이다. 홍 입장이 다소 틀리다. 지금까지 빠른 속도로 비핵화 국면이 지속된 것은 남한이 미국과 북한을 중재하는 남·북·미 3자 구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4자 구도가 되면 한·미 대 북·중의 대결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즉 속도감을 위해 종전선언까지 혹은 비핵화 및 체제안전보장의 초기 조치가 일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남·북·미 삼각체계를 보다 견고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란 문구가 공동 성명에 포함돼 논란이 불거졌다. 홍 ‘완전한 비핵화’는 CVID란 용어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북한을 배려한 ‘정치적 어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완전한 비핵화’를 CVID 중 CD만 충족시켰다고 보기도 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 ‘완전한 비핵화’는 CVID를 포괄할 뿐만 아니라 비핵화의 정치적 과정도 포함하는 보다 큰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양 그간 미국이 CVID가 목표라고 강조했지 정상회담 합의서에 명시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또 공동 성명에 명시된 ‘완전한 비핵화’가 결국 CVID다. 합의문과 그 이면의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이행 의지’를 CVID라고 받아들였으니 합의를 한 것 아니겠나. 일각에서 CVID를 충분히 논의하기에 회담 시간이 부족했다는데 그간 실무자들이 긴 시간 수많은 얘기를 나눠 왔다. 고 CVID는 원래 네오콘이 북한의 굴복을 위해 ‘선 비핵화’를 요구하며 내놓은 말이다. 북한이 이대로 받아들인다면 굴복을 의미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신 주체적 용어인 ‘완전한 비핵화’를 제시하고 CVID와 같은 의미라고 설명했을 것이다. 신 난 반대로 공동 성명에 CVID를 포함시켰어야 한다고 본다. ‘완전한 비핵화’의 의미는 모호하다. 반면 CVID는 검증을 받고 다시 핵개발을 하지 않는 조치라는 점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 모습’을 뜻한다. 북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CVID를 못받을 이유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언급하면서 일각에서 안보 우려를 제기했다. 양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을 위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괌에서 출발하는 4대 전략자산 동원 훈련은 북한에 안보 우려 사항이 될 수 있고 비용이 상당히 유발된다는 것이다. 즉 한·미 군사훈련 중단으로 비용도 안 들고 안보 우려 사안도 해소되고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원칙에도 부합한다. 다만 이런 문제는 북·미 간 논의 전에 한·미 간의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또 그 연장선에서 남·북·미 간에도 먼저 논의돼야 한다. 고 북·미 적대관계 해소의 상징적인 선행 조치라고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울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폼페이오, 北 김영철과 내주 후속 협상

    폼페이오, 北 김영철과 내주 후속 협상

    강경화·고노 장관과 3국 회담도 방중 왕이 만나 ‘패싱’ 논란 해소 지난 12일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개괄적인 비핵화의 큰 틀에 합의함에 따라 후속 조치를 위한 외교전이 숨가쁘게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4일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회담 내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뒤 다음주부터 북한과 후속 협상 준비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청와대 관계자는 13일 “폼페이오 장관이 내일(14일) 오전 9시 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고, 오후 3시에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을 예방해 ‘포스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주변국 공조를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의 ‘평화와 번영’ 및 ‘완벽한 비핵화’ 기조를 이었다고 명시되면서 한국의 중재자 및 조율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성명에 명시됐거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 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공개로 나눈 대화가 관심 대상이다. 남·북·미가 북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조치의 맞교환을 위해 한 배를 탄 상황에서 한·미 동맹 강화, 남북 관계 진전, 북·미 협상 순항 등이 선순환을 이루어야 한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문 대통령 예방 직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외무상 등과 함께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한다. 이어 오후에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과 북핵 문제는 물론 전반적인 미·중 관계 이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이 ‘패싱’(소외현상) 논란이 불거진 중국 및 일본과 정상회담 직후 공조를 강조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중국의 역할을 묻자 “중국은 위대한 나라이고 위대한 지도자를 갖고 있다. 시 주석은 아마 오늘 회담 결과에 만족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중·일과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논의한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주부터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를 위해 북·미 협상을 준비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협상팀이 다음주부터 공동성명 이행과 관련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맞상대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1차적인 관심사는 남·북·미 종전선언 시기 조율, 한·미 군사훈련의 조정 방안, 북의 첫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보상 방안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혼란이 빚어진 데 대해서도 한·미 간에 깊은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개설 관측 … 단계적 북·미 수교 가능성

    [6·12 북미 정상회담]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개설 관측 … 단계적 북·미 수교 가능성

    양국 정상 “새로운 관계” 천명 연락사무소 교류·소통 ‘상징’ 美, 北 비핵화 이행 감시 가능 北, 정상국가 발돋움 효과 커 ‘세기의 담판’이라고 불린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70년 적대관계를 유지해 온 양국이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서명한 공동성명 1항에는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성명에는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명시되지 않지만 전례로 봤을 때 연락사무소 설치가 첫 단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향후 북한의 비핵화 이행 정도에 따라 연락사무소를 대사관으로 격상하는 등 북·미 수교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데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못박지 않은 만큼 북·미 수교까지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상당히 오래 시간이 걸릴 것”라며 “북·미 수교는 가능한 한 빨리하기를 원하나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워싱턴·평양 간 연락사무소 개설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사무소 설치는 대립과 불신을 이어 온 북한과 미국이 교류와 소통의 채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북·미 간 긴밀한 연락 시스템이 구축되면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의 동력을 이어 나갈 수 있다. 미국은 리비아를 비핵화시켰을 당시 연락사무소를 통해 비핵화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다. 미국은 2004년 6월 리비아에 연락사무소를 먼저 설치한 뒤 2005년 10월 리비아 핵 프로그램 중단을 발표하자 2006년 이를 대사관으로 승격했다. 반면 북한은 미국 등과의 교류 확대를 통해 김 위원장이 지향하는 정상국가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27 정상회담에서 개성 지역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합의했다. 2000년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미국을 방문해 빌 클린턴 대통령과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를 논의했지만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서 좌초됐다. 만약 연락사무소가 개설된다면 북·미 관계 진전에 따라 대사관으로 격상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대사관 설치는 양국 사이 정상적인 국교가 성립됐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북한 평양에 성조기가, 미국 워싱턴DC에 인공기가 각각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다만 대사관 설치는 의회의 승인를 얻어야 하는 만큼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 미 대사관이 없는 국가는 북한과 부탄, 이란 등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평양 문수동 외교공관 단지 등에는 중국, 러시아 등 24개국의 대사관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대사관이 설치된다면 장소는 문수동 일대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미국 대사관을 세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비핵화를 전제로 평양에 미국 대사관 설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관계 정상화의 종착지는 북·미 수교다. 북한의 국가적 숙원 과제인 북·미 수교는 김정은 정권이 경제 협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식 외교 관계 수립까지는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과거 베트남, 중국 등 적대국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했을 때도 4~8년이 걸렸다. 북·미 수교 논의가 이뤄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의 마지막 해인 2020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한과의 후속 회담을 다음주에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김 의원장)는 여러 번 만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북·미 관계 정상화 논의가 진전될 여지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북·미 수교로 가는 단계를 밟을 것”이라면서도 “어느 시기에, 어떻게 되는지는 향후 실무 논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 핵폐기 시한·방법 명시 안 해

    [6·12 북미 정상회담]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 핵폐기 시한·방법 명시 안 해

    트럼프 “김정은 비핵화 확고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폐쇄 美·IAEA, 핵폐기 검증할 것” 비핵화 되돌릴 수 없는 시점 대북제재 해제하겠다고 밝혀북한과 미국이 합의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포괄적인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이 제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첫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명한 공동성명에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미측이 배수의 진을 쳤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에서 북·미는 ‘완전한 비핵화’(CD)에만 합의했다. 향후 양국 실무협상에서 사찰 대상 시설과 범위, 핵 폐기 절차와 방법, 시한 등이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북한에 돌아가자마자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에서 ‘완전한 비핵화’(CD)만 확인했다는 지적에 대해 “합의문에 아주 강력한 언어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쓰여 있다”면서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뿐 아니라 장거리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폐쇄하기로 약속했다”며 ‘CVID에 대해 양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검증에는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나설 것”이라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이르러야 경제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고 분명히 했다. 북·미 두 정상은 이날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한 외교가 소식통은 “이번 싱가포르 선언에 담긴 ‘완전한 비핵화’란 단어 자체가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미 외교가에서는 70여년 동안 적대적 관계를 유지했던 북·미가 이번 정상회담만으로 의미 있는 합의를 이루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전날 싱가포르 브리핑에서 “CVID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고 강조한 것 역시 실무협상이 꽤 진통을 겪었다는 걸 방증한다. 북한은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주도한 대북 고립·압박책의 상징적 표현인 ‘CVID’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에서 ‘완전한’이란 단어 자체에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고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성명에 ‘CVID’ 표현이 나오지 못한 배경이다. 미국은 첫 북·미 정상 간의 만남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실리적 판단을 하지 않았냐는 관측이다. 결국 양국이 차기 정상회담과 추가 실무협상 등을 통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겨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폼페이오 장관 등이 다음주부터 북한과 추가 비핵화 실무협의에 나선다”며 곧바로 실무협상 돌입을 예고했다. 또 ‘핵동결-신고-검증-폐기’의 로드맵으로 ‘비핵화’를 시도하다 ‘폐기’까지 가 보지도 못한 채 좌초했던 과거 합의를 ‘실패’로 규정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전략적 판단을 갖고 있는지도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일부 핵무기 반출, 폐기라는 성의를 보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워싱턴 정상회담 등 세기의 ‘이벤트’가 한 번 더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핵 반출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비핵화 조치 시점은 금방 다가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싱가포르 합의문을 보면 미국 측이 분명히 ‘비핵화’ 부분에서 북한의 진정성을 믿고 ‘통 큰’ 양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에 북한이 미국의 ‘양보’에 일부 핵무기 반출·폐기라는 성의를 보인다면 북·미 신뢰가 쌓이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 조야의 우려도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싱가포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비핵화·체제보장 맞교환 로드맵 제시”

    [6·12 북미 정상회담] “비핵화·체제보장 맞교환 로드맵 제시”

    “북·미 두 정상이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을 맞교환하는 비핵화 로드맵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서명한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반도 정전협정 65년 만에 첫 만남을 가진 것만으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데다 북·미 정상은 각각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체제 안전 보장’의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도 도출했다. “서명할 일이 없을 것”, “1분 안에 회담을 끝낼 수 있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발언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성과라 할 만하다. 합의문에는 관계 정상화(북·미 수교), 평화체제(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북 비핵화, 인도적 조치(유해송환) 등을 추진한다는 4개항만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 인권 문제, 한·미 군사훈련 재조정 문제, 비핵화 검증 방법 등에 대해서도 이번 회담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공동선언문 이면에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다는 것이다. 전날 밤까지 이어진 막판 의제 조율에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문구나, 핵탄두·핵물질·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초기 반출, 비핵화 완료 시점 등 미국 측 주장을 모두 담지는 못했다. 물론 정상회담은 ‘큰 그림’을 그리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 정도만으로도 성과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이 성과가 최종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향후 실무 협상에서 ‘디테일’이 순조롭게 마련돼야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주 북측과 실무 협상에 돌입한다. 북·미가 이번 회담에서 65년 만에 관계 정상화의 의지를 다진 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핵실험 중단 등 그간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인정하고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로드맵’이 탄력을 받게 됐고, 남북 관계도 속도감 있게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월드피플+] 장애인 아빠가 딸에게 전한 ‘작지만 큰 선물’

    [월드피플+] 장애인 아빠가 딸에게 전한 ‘작지만 큰 선물’

    미국 텍사스주(州)에 사는 여성 모건 포터필드가 지난 2일 트위터에 공유한 게시물에 많은 사람이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동전 몇십 개가 담긴 조그만 알약통과 구겨진 쪽지 하나가 찍힌 사진이 뭔 대수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는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사연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아버지 짐 포터필드는 후천적 장애인이다. 1981년 음주 운전자의 차에 정면으로 치어 크게 다쳐 의식이 없이 병원에 옮겨졌고 그 자리에서 9차례의 수술, 그리고 4차례의 추가 수술을 받았다. 그는 좀처럼 깨지 못했고 심지어 살아남을 가능성마저 거의 없었다. 가족의 기도가 통한 것일까. 그는 6주 만에 기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그런데 뇌 손상이 심해 왼손과 두 발을 생각한 대로 움직일 수 없고 최근 일을 기억 못 하는 단기 기억 상실증을 보였다. 심지어 가끔 발작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그는 다니던 직장에서도 해고됐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이 어린 네 아이의 아버지라는 사실만은 절대 잊지 않았다. 그는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았고 기관의 도움으로 새로운 직장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 30년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이에 대해 모건은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아버지는 시간을 내서 우리와 놀아줬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줬으며 항상 ‘사랑한다’고 말해줬다”고 회상했다. 그런 아버지의 사랑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난해 그는 직장에서 해고된 뒤에도 생활비를 버느라 고생하는 맏딸 모건이 안타까웠던 것 같다. 그는 틈틈이 동전을 모았고 커피를 좋아하는 그녀에게 선물한 것이었다. 그녀에 따르면, 알약통 속 동전은 총 11달러 19센트(약 1만 2000원)로 큰돈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무엇보다 큰 선물이라고 말한다. 그녀 역시 지난 몇 달 동안 아버지가 동전을 모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것이 자기 때문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녀는 선물을 받았을 때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모건은 아버지의 선물을 트위터에 공유한 이유로 “아버지가 얼마나 나를 미소짓게 하는지,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연에는 27만 5000회 이상의 ‘좋아요’(추천)가 전해졌다. 그리고 “당신 아버지만큼 사심 없이 겸허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훌륭한 아버지다”, “아버지에게 당신은 최고라고 전해달라” 등 수많은 호평이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돕고 싶다”는 의견이 이어지면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에 모금 페이지가 개설되자 한 주 만에 1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서 1만 5800달러(약 1700만 원)가 넘는 기부금이 전해졌다. 사진=모건 포터필드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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