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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린에서 만난 뮤지컬, 땀방울과 숨소리까지 생생…배우들은 “영광스런 경험”

    스크린에서 만난 뮤지컬, 땀방울과 숨소리까지 생생…배우들은 “영광스런 경험”

    “2013년 초연에 참여할 때만 해도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일이 이렇게 이뤄지고 영광스런 자리를 만나게 됐네요.”(차지연) “극장에서 제 얼굴을 가까이에서 클로즈업해서 보니 조금 쑥스러워요. 그래도 어려운 시기에 관객들을 만날 수 있으니 굉장히 영광이죠.”(김용한) 서울예술단이 창립 35주년을 맞아 2013년 초연 이후 네 번째 시즌 공연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은 창작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공연실황 영상을 24일부터 전국 40개 CGV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개봉에 앞서 16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가진 언론배급 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서 무대가 아닌 스크린을 통해 자신들의 연기를 마주한 소감을 묻자 우선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명성황후 역할로 초연부터 서울예술단과 함께하며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애절한 감정을 동시에 내보이며 작품을 만들어 온 차지연은 “조금은 낯선 시도여서 감사함과 함께 걱정도 됐다”면서 “무대예술은 그 시간 동안 한 장소 안에서 이뤄지는 마법같은 세계라 생각하고 배우와 스태프, 사람들 간 에너지와 땀, 숨소리가 다 어우러져서 공간을 가득 채우고 다른 세상으로 우릴 데려가주는 마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스크린을 통해서도 우리 감정이 하나하나 의미있게 전달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것은 기우였다”면서 “너무 섬세하게 손끝, 손짓, 눈빛을 모두 살려주셨고 실제 공연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정도의 퀄리티를 끌어내주셔서 배우들은 무한 영광”이라고 덧붙였다.고종을 연기한 김용한은 “친척들이 멀리 계셔서 공연을 못 보셨는데 (공연영상이 만들어져) 네이버 중계부터 잘 보셨다고 해서 좋았다”면서 “영상 퀄리티도 공연장에서 보는 것 만큼 모든 부분이 좋았다고 얘기를 들어 뿌듯하다”며 웃었다. 명성황후의 삶과 내면을 다각도로 그려낸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7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당초 예정된 공연기간보다 짧게 관객들과 만난 뒤 온라인 공연 시도를 여러 차례 해왔다. 네이버TV 후원 라이브를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담아낸 공연 영상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고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온라인 무대를 더욱 넓혔다. 스크린에서 펼쳐진 무대는 무엇보다 그동안 보여준 공연영상들에 비해 소리가 독보적으로 좋았다. 5.1채널 사운드 믹싱으로 완성된 음향으로 대사와 노래 가사가 매우 또렷하고 정확하게 들렸고 배우들의 미세한 한숨 소리는 물론 고종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는 커피잔 소리마저 극 중 캐릭터들의 감정을 더욱 깊이 전달했다.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뮤지컬 넘버 뿐 아니라 장면마다 작게 울리는 배경음악까지 모든 음악들이 더욱 세세히 귀에 닿아 울림이 곧 떨리는 감동을 만들어냈다. 민찬홍 작곡가는 “촬영에도 많은 공을 들였지만 특히 사운드에 굉장한 공을 들여 후반작업을 했다”면서 “현장에서 얻지 못할 수 있었던 정확한 전달력과 디테일, 현장에서 놓칠 수 있었던 부분적인 소리들이 잘 살아나 만족한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농도 짙은 연기는 물론 서울예술단의 화려한 군무와 퍼포먼스도 4K 카메라 9대로 더욱 생생하게 현장감 있게 담겼다. 무대 전체를 봐야할 때와 클로즈업을 해야할 때가 적절하게 분류돼 스크린에 전달됐다. 객석에선 잘 보이지 않았던 배우들의 떨림과 눈물, 땀이 고스란히 화면에 비춰져 더욱 공감을 불렀다.공연장과 달리 인터미션이 없이 140여분을 꼬박 앉아서 1막과 2막을 전부 봐야하지만 화면과 음향이 꽉 찬 느낌을 주고 탄탄한 스토리와 폭발적인 연기, 다채로운 음악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게 실감나게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서울 14곳 극장 뿐 아니라 경기 8곳, 인천 2곳을 비롯해 강원, 충청·대전, 전라·광주, 대구, 부산, 경상 등 CGV 40곳에서 동시 상영돼 수도권 위주 공연장을 찾기 어려웠던 관객들이 더욱 쉽고 가깝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도 공연영화의 큰 목표 중 하나다. 작품을 쓴 장성희 극작가는 “공연영상이 공연계에 도움이 될 것이냐가 아닌, 제3의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연 당시만 해도 뮤지컬 공연을 하면 작가 이름을 숨기거나 가리는 게 관례였는데 영화로 보니 내 이름이 처음에 나와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농담 섞인 말을 건네며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긍정적인 소감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댄스 가수, 대중적 로커, 그냥 이무진…‘싱어게인’ 톱3가 붙인 별명들

    댄스 가수, 대중적 로커, 그냥 이무진…‘싱어게인’ 톱3가 붙인 별명들

    이승윤·정홍일·이무진 기자 간담회“무명이라는 말 싫었지만 자신감 얻어폭발적인 응원과 사랑에 적응기 필요”콘서트 준비·쟁여둔 신곡 발표 계획도“무명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다 이름이 있는 가수들인데 빛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넌 이름이 없다’고 말하는 거니까요.” JTBC 음악 오디션 ‘싱어게인’의 우승자 ‘30호 가수’ 이승윤은 16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의 부제인 ‘무명가수전’에 대한 첫 느낌를 이렇게 밝혔다. 그러나 3개월 동안 치열하게 달리면서 이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오히려 무명 가수들을 자유롭게 모이라고 하니 오디션에 임하는 마음이 편해졌다”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정의도 “배 아픈 가수”에서 “사람들을 춤추게 할 수 있는 정통 댄스가수”로 자신감 있게 변화했다. 각각 2, 3위에 오른 정홍일과 이무진도 음악 활동에 힘이 붙었다고 했다. 단기간에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적응이 필요하지만, 쏟아지는 응원은 뮤지션으로서 더 열심히 해야 할 이유다. 방송 초반 ‘정통 헤비메탈 가수’로 소개한 정홍일은 이젠 “대중적인 록 보컬리스트”라 하고, 이무진은 “전엔 내가 가수인가 하는 것 자체에 의문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이무진”이라며 당당히 자기 이름을 외쳤다. 재야의 실력자, 비운의 가수에게 무대를 열어 준 ‘싱어게인’은 지난 8일 1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매회 출연자들의 무대도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무진이 부른 ‘여보세요’ 무대 영상은 1600만뷰를 넘었다. 다음달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톱10’ 서울 콘서트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총 71명에 달하는 출연자들의 강한 개성과 스토리, 음악적 실험이 반향을 일으킨 덕분이었다. 특히 서바이벌 방식임에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잃지 않는 모습과 1980~1990년대 옛 명곡을 재해석한 무대는 또 다른 재미였다. “매번 ‘0’에서 다시 무대를 만들며 어떤 메시지를 담을까 고민하다가 얼떨떨하게 톱3가 됐다”는 이승윤은 “기성 가수들과 명곡의 주인인 분들에게 노래를 빌려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화제성만큼 세 사람도 달라진 인지도를 매일 체감한다. 이무진은 “어머니의 높아진 집밥 메뉴 퀄리티와 적어진 잔소리에서 인기를 실감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홍일은 “70~80대 팬들이 삼행시를 지어 팬카페에 올려 주시는 것을 보면 놀랍고 감동”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승윤은 수많은 댓글 중 악플을 일부러 찾아 읽는다.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데 도움 되는 말을 분석하는 차원”에서다. 또한 “제가 그렇게 인맥이 넓은 줄 몰랐다. 잠깐 스쳤던 분들에게도 연락이 와서 이 정도면 출마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며 환하게 웃었다. 자기 이름을 재발견한 이들의 다음 행보는 아껴둔 곡들을 세상에 꺼내는 것이다. 정홍일은 “조금 더 진한, 대한민국에서 언제 이런 정통 록을 들어 봤나 싶은 곡들을 모아 뒀다”고 예고했다. “제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발표한 적이 없다”는 이무진은 “쟁여 둔 ‘내 새끼’들 중 몇몇 친구들을 세상 밖으로 최대한 빨리 내보내려 한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4개의 국적을 가진 사람

    [강남순의 낮꿈꾸기] 4개의 국적을 가진 사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자크 데리다는 “함께 잘 살아감”(living-well-together)이라고 한다. 너무나 당연해서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런데 이 당연한 듯한 말이 구체적인 우리의 현실 세계에 들어오면 복잡하고 심오한 의미를 지닌다. ‘함께 잘 살아감’이란 개인의 사적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종교, 생태 등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전히 남과 북으로 분리된 한반도에서 이 ‘함께 살아감’은 더욱더 커다란 도전을 받게 된다. ●코로나 시국, 모두의 삶이 연결되어 있더라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지구 온난화와 같은 생태위기의 문제가 더이상 정치가들이나 환경전문가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당연한 듯한 일상이 돌연히 중지됐다. 내 아이들, 친척들과 이웃 등 내가 아는 사람만이 아니라 알지 못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모두 나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경험하게 됐다. 나의 안전은 언제나 너의 안전과 분리불가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잘 살아감’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함께 살아감’의 과제는 낭만적인 구호가 아니다. 이 ‘함께’에 우리는 누구를 포함하고 배제할 것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 ‘함께의 원’은 얼마나 작거나 또는 큰가. 또한 ‘잘 살아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남북한 국적 모두 가질 수 있는 날이 올까 ‘만약 가능하다면, 언젠가 남한과 북한의 국적을 모두 가지기 원한다.’ 만약 어느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사람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을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번에 ‘종북’, ‘빨갱이’라는 주홍글씨가 붙고, 보수정치인들과 기독교인들은 광화문에 모여 탄핵을 외치며 성토대회를 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북한과 남한의 국적을 모두 가지고 싶다고 표현하는 교육자, 작가, 종교지도자, 언론인 또는 예술가가 있다면 단번에 학교에서는 직위 정지되고, 출판계약은 파기되고, 예정됐던 공연은 취소되면서 온갖 사회적 지탄과 공적 활동이 지극히 제한될지도 모른다. 이렇듯 가장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 끊임없는 폭력과 살상이 벌어지고 있는 두 나라, 그 두 나라의 국적을 모두 가지는 꿈을 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위험하고 불가능할 것 같은 질문을 현실로 옮긴 사람이 있다. 2020년 8월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UAE) 간 평화협정이 맺어지지 직전까지도 남한과 북한 이상의 적대관계를 가지고 테러와 폭력을 가해 오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 ‘원수’ 관계에 있는 두 나라의 국적을 세계 최초로 동시에 획득한 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이다. 그는 아르헨티나, 스페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명예 시민권을 포함해 모두 네 나라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유대인인 그는 많은 유대인이 여전히 ‘원수’로 생각하는 나라인 독일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다. 1999년 유대인인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 출신 학자이며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영문학 교수였던 에드워드 사이드는 이집트, 이란, 이스라엘,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시리아 그리고 스페인 배경을 가진 청년들을 단원으로 하는 오케스트라를 함께 창단했다. 사이드는 학자로서만이 아니라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음악 평론가이기도 하며 스스로 콘서트 피아니스트를 꿈꾸었던 사람이다. 바렌보임과 사이드는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괴테의 시에 등장하는 구절을 따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West-Eastern Divan Orchestra)로 명명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2012년 제9회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고, 2016년 유엔은 이 오케스트라를 ‘평화와 일치’를 추구하는 모델로 선정하기도 했다. 남한과 북한의 관계 이상으로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 지역의 청년들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바렌보임과 사이드는 어떠한 역할을 한 것일까. 바렌보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오케스트라는 사랑 이야기도 아니고 평화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것은 무지에 대항하는 프로젝트로서 태동했습니다.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서로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칼을 빼 들 필요는 없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1년 7월 7일 베를린 국립오페라단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순회공연 중이던 바렌보임이 바그너의 음악을 연주하기 전까지, 이스라엘에서는 반유대주의자로 알려진 바그너의 음악이 연주되지 않았다. 그는 앙코르곡으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일부를 연주하겠다고 하면서, 연주에 앞서서 청중에게 혹시 이 음악이 불편한 이들은 연주회장을 떠나도 좋다고 했다. 실제로 일부 청중은 연주회장을 떠났다. 이 사건 이후 바렌보임은 이스라엘의 문화부 장관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서 강력한 비난을 받았고, 지휘자로서의 바렌보임을 보이콧하는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바렌보임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지만 이스라엘에서 자란 유대인이며, 자신을 이스라엘인이라고 생각했다. 히틀러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알려진 바그너의 음악이 거의 금기시돼 온 이스라엘에서, 자신도 유대인인 바렌보임이 왜 바그너의 곡을 연주했을까. 바렌보임과 함께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던 에드워드 사이드는 “바렌보임과 바그너 타부”라는 글에서 이 세계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한 종류의 사람은 기존의 관습적 구조에 묻혀서 그대로 따라가는 다수의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견해나 행동방식, 사유방식을 가진 사람을 참지 못한다. 한국에서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종북몰이’는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견해를 악마화하는 이 ‘다수의 횡포’의 예증이다. 그런데 또 다른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들은 소수이지만, 다수의 입장이라 해도 그것이 평화로운 삶, 함께 사는 삶에 옳지 않다고 생각될 때 그 다수의 물결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문을 여는 이들이다. 바렌보임은 이들 소수에 속한다고 사이드는 평가한다. ●진정한 일치란 긴장관계 속 포용·포괄돼야 이러한 소수의 존재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상이한 입장을 지닌 이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이들이다. ‘일치’란 모두가 똑같이 행동하고, 똑같이 생각하는 ‘동질성의 늪’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일치’란 서로가 지닌 상이한 입장을 인내심 있게 듣고, 토론하고, 차이를 좁혀 나가는 지난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그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포용과 포괄의 원을 확장하는 ‘목적’에 동조하는 ‘일치’다. 이들 소수야말로 한 사회가 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데 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이다. 진영 논리에 따른 상대방 죽이기에만 몰두하는 정치가 판을 치는 한국 사회에,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들이 바로 바렌보임과 같은 창의적이고 용기 있는 소수들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류사회에 모든 분야가 이전과 전적으로 다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적인 장에서는 국가 간 지리적 영토를 넘어서는 북반구와 남반구 나라들 사이의 불균형 문제를 다루는 전 지구적 정의, 생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환경 정의, 젠더 정의,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을 넘어서고자 하는 성적 정의, 인종적 정의 문제 등 국제적으로 또는 국내적으로 산재해 있다. 2021년 한국의 정황에서 보자면 남북한의 긴장과 갈등 관계를 넘어서서 진정한 ‘함께 잘 살아감’의 긴급한 과제가 또한 있다. 인류의 역사는 ‘불가능한 질문’과 씨름하던 소수에 의해 새로운 장을 열었다. 바렌보임은 이스라엘과 대척 관계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청년들이 함께 음악을 연주할 수 있을까라는 ‘불가능한’ 질문을 가능한 현실로 바꾸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질문’을 하기 시작하던 소수에 의해 우리의 현실세계는 ‘함께 잘 살아감’의 의미를 확장하게 됐다. ‘불가능한 상상’을 ‘가능한 현실’로 만들어 간 것이다. 함께 잘 살아감의 세계를 위해 만들어진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처럼, 우리도 ‘남북한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언젠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남한과 북한이 식량을 함께 나누고, 코로나 백신을 함께 나눌 수 있을까.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불가능한 낮꿈을 꾸는 소수의 사람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포토] 미스맥심 고아라, 핫팬츠 완벽한 S라인

    [포토] 미스맥심 고아라, 핫팬츠 완벽한 S라인

    2019년 미스맥심 고아라가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재능을 뽐냈다. 고아라는 최근 자신의 SNS에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는 사진과 영상을 게시했다. 사진 속에서 고아라는 자신과 도플갱어라고 할 만큼 똑 같은 모습의 인물화를 그리며 매력을 뽐냈다. 완벽한 S라인이 핫팬츠와 어루러지며 더욱 섹시함을 뽐냈다. 고아라는 지난 2019년 미스맥심 콘테스트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섹시함과 귀여움 그리고 예술적인 감각까지 더해져 수많은 남성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고아라는 정식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모델로서 뿐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남성잡지 맥심과 정식 계약을 맺으며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24인치 잘록한 허리와 36인치 힙라인을 자랑하는 고아라는 필라테스와 웨이트를 병행하며 몸매관리를 하고 있다. 9만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파워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고아라는 패션을 비롯해 여행, 요리, 일러스트레이션, 음악, 미술 등 폭 넓은 콘텐츠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 1800원짜리 고둥에서 3억원대 희귀 ‘황금색 진주’ 또 발견…20만배 횡재

    1800원짜리 고둥에서 3억원대 희귀 ‘황금색 진주’ 또 발견…20만배 횡재

    태국의 한 트럭운전사 가족이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황금색 ‘멜로 진주’를 손에 넣었다. 지난달 현지 어부가 멜로 진주를 습득했다고 밝힌 지 보름 만이다. 연이은 횡재 소식에 태국 매체 관심도 높다. 11일(현지시간) 태국 일간 ‘타이랏’은 촌부리 지역의 한 가족이 시장에서 산 고둥을 까먹다 희귀 진주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트럭운전사 몬티안 잔수크(40)가 인근 시장에서 사온 해산물을 가족과 나눠 먹었다. 생선이며 새우, 조개를 뜨거운 불에 구워 먹던 그때 아들 입에서 ‘딱’ 소리가 났다. 돌멩이를 씹었나 했는데 아들은 웬 황금색 구슬 하나를 뱉어냈다. 다름 아닌 희귀 멜로 진주였다.잔수크는 “처음에는 달팽이 알인 줄 알았다. 가족 친지, 이웃까지 구슬을 보려 몰려들었지만 모두 전에 본 적 없는 물건이라고 했다. 그러다 지난달 어부 하나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황금색 멜로 진주를 주웠다던 게 생각났다”고 밝혔다. 멜로 진주는 육식성 홍줄고둥과(Volutidae) 멜로멜로가 만들어내는 진주로, 그 가치는 최고 1000만 바트(약 3억 6850만 원)에 달한다. 멜로멜로가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일부 동남아 국가에만 서식하는 데다 양식도 없어, 발견되는 멜로 진주는 모두 천연이다.더불어 보석으로서의 가치도 꽤 높다. 색상은 갈색, 황갈색, 황금색까지 다양한데 가장 희귀한 황금색이 값어치가 많이 나간다. 과거 크리스티 경매에 등장한 건 25만 달러(약 2억 8000만 원)에 팔려나갔다. 지난달 태국 나콘시탐마랏주의 30대 어부가 습득한 멜로 진주도 황금색이 두드러졌다. 단돈 50바트(약 1845원)를 주고 산 달팽이에서 20만배 더 높은 가치가 있는 황금색 멜로 진주를 얻게 된 트럭운전사 가족은 돈방석에 앉게 될 거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잔수크는 “이게 그 희귀한 멜로 진주인지 전문가 감정을 받으려 한다. 떼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런 횡재를 만나다니 정말 기쁘다. 진주 하나로 내 삶이 바뀔 것”이라고 흥분을 드러냈다.한편 30대 어부가 먼저 습득한 7.68g짜리 멜로 진주는 뜻밖의 악재로 아직 주인을 찾아가지 못했다. 7일 ‘사눅’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멜로 진주를 건져 화제를 모은 어부 하차이 니욤데차(37)는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5일 자택에서 친구들과 마약 파티를 벌인 그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수상한 냄새에 불만을 품은 이웃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어부의 자택에서 메타암페타민(속칭 필로폰) 상자를 발견한 경찰은 어부와 그 가족을 상대로 마약 투약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직장·교회·대학병원 등” 감염 이어져...순천향대병원 관련 30명 추가 확진

    “직장·교회·대학병원 등” 감염 이어져...순천향대병원 관련 30명 추가 확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꺾이지 않고 있다. 앞서 발생한 집단감염에서 확진자가 연일 속출하는 데다, 새로운 집단감염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직장·병원·체육시설 등” 기존 집단감염서 추가 확진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인천 서구 직장-전북 전주시 음악학원과 관련해 지난 10일 첫 확진자(지표환자)가 나온 뒤 현재까지 총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 서구 직장과 관련된 확진자가 5명이고, 전주시 음악학원 사례가 11명이다. 방대본은 직장 종사자를 통해 가족과 음악학원 등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됐다고 보고 있다. 경기 광주시 제조업체 2번 사례와 관련해서는 10일 이후 총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표환자를 비롯한 직원이 5명이고 이들의 지인이 2명, 기타 분류 사례가 4명이다. 수도권의 경우 앞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관련해 확진자가 연일 발생했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과 관련해 접촉자 추적관리 과정에서 30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117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환자가 51명이고 종사자가 17명, 보호자·가족이 28명, 간병인이 14명, 지인이 7명이다. 서울 강북구 사우나 사례에서는 8명이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42명이 됐다. 구로구의 한 체육시설과 관련해서는 7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감염자가 총 41명으로 늘었다. 서울 용산구 지인모임과 관련해선 4명이 더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가 총 68명이 됐다. 경기에서는 부천시 영생교-보습학원과 관련해 19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총 151명이 확진됐다. 남양주시의 한 주야간보호센터 및 포천 제조업체와 관련해선 3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었다. 고양시의 무도장 2곳 집단감염 사례에선 2명이 추가돼 확진자는 총 77명이다. 여주시의 시리아인 친척 모임과 관련해선 2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24명이 됐다. 비수도권서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 확인 비수도권에서는 충남 아산, 대구, 부산 등에서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충남 아산시 난방기(귀뚜라미보일러)공장에서는 지난 13일 이후 총 5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표 환자를 비롯한 종사자가 44명이고, 이들의 가족이 10명이다. 대구 동구의 감자탕집과 관련해서는 지난 14일 이후 10명이 감염됐다. 지표환자를 비롯한 가족이 3명이고 식당 종사자가 6명, 종사자의 가족이 1명이다. 부산 북구의 한 장례식장 사례의 경우 지난 11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0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 11명 가운데 지표환자를 포함한 장례식장 방문자가 4명이고 확진자의 동료가 5명, 지인이 1명, 기타 분류 사례가 1명이다. 앞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충남 당진시 유통업체 관련 사례에서는 6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52명이 확진됐다. 한편 어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환자 비율은 24%대를 유지했다.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 5482명 가운데 현재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1320명으로, 전체의 24.1%를 차지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1800원짜리 고둥에서 3억원대 희귀 ‘황금색 진주’ 또 발견…20만배 횡재

    1800원짜리 고둥에서 3억원대 희귀 ‘황금색 진주’ 또 발견…20만배 횡재

    태국의 한 트럭운전사 가족이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황금색 ‘멜로 진주’를 손에 넣었다. 지난달 현지 어부가 멜로 진주를 습득했다고 밝힌 지 보름 만이다. 연이은 횡재 소식에 태국 매체 관심도 높다. 11일(현지시간) 태국 일간 ‘타이랏’은 촌부리 지역의 한 가족이 시장에서 산 고둥을 까먹다 희귀 진주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트럭운전사 몬티안 잔수크(40)가 인근 시장에서 사온 해산물을 가족과 나눠 먹었다. 생선이며 새우, 조개를 뜨거운 불에 구워 먹던 그때 아들 입에서 ‘딱’ 소리가 났다. 돌멩이를 씹었나 했는데 아들은 웬 황금색 구슬 하나를 뱉어냈다. 다름 아닌 희귀 멜로 진주였다.잔수크는 “처음에는 달팽이 알인 줄 알았다. 가족 친지, 이웃까지 구슬을 보려 몰려들었지만 모두 전에 본 적 없는 물건이라고 했다. 그러다 지난달 어부 하나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황금색 멜로 진주를 주웠다던 게 생각났다”고 밝혔다. 멜로 진주는 육식성 홍줄고둥과(Volutidae) 멜로멜로가 만들어내는 진주로, 그 가치는 최고 1000만 바트(약 3억 6850만 원)에 달한다. 멜로멜로가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일부 동남아 국가에만 서식하는 데다 양식도 없어, 발견되는 멜로 진주는 모두 천연이다.더불어 보석으로서의 가치도 꽤 높다. 색상은 갈색, 황갈색, 황금색까지 다양한데 가장 희귀한 황금색이 값어치가 많이 나간다. 과거 크리스티 경매에 등장한 건 25만 달러(약 2억 8000만 원)에 팔려나갔다. 지난달 태국 나콘시탐마랏주의 30대 어부가 습득한 멜로 진주도 황금색이 두드러졌다. 단돈 50바트(약 1845원)를 주고 산 달팽이에서 20만배 더 높은 가치가 있는 황금색 멜로 진주를 얻게 된 트럭운전사 가족은 돈방석에 앉게 될 거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잔수크는 “이게 그 희귀한 멜로 진주인지 전문가 감정을 받으려 한다. 떼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런 횡재를 만나다니 정말 기쁘다. 진주 하나로 내 삶이 바뀔 것”이라고 흥분을 드러냈다.한편 30대 어부가 먼저 습득한 7.68g짜리 멜로 진주는 뜻밖의 악재로 아직 주인을 찾아가지 못했다. 7일 ‘사눅’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멜로 진주를 건져 화제를 모은 어부 하차이 니욤데차(37)는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5일 자택에서 친구들과 마약 파티를 벌인 그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수상한 냄새에 불만을 품은 이웃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어부의 자택에서 메타암페타민(속칭 필로폰) 상자를 발견한 경찰은 어부와 그 가족을 상대로 마약 투약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4개의 국적을 가진 사람

    [강남순의 낮꿈꾸기] 4개의 국적을 가진 사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자크 데리다는 “함께 잘 살아감”(living-well-together)이라고 한다. 너무나 당연해서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런데 이 당연한 듯한 말이 구체적인 우리의 현실 세계에 들어오면 복잡하고 심오한 의미를 지닌다. ‘함께 잘 살아감’이란 개인의 사적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종교, 생태 등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전히 남과 북으로 분리된 한반도에서 이 ‘함께 살아감’은 더욱더 커다란 도전을 받게 된다. ●코로나 시국, 모두의 삶이 연결되어 있더라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지구 온난화와 같은 생태위기의 문제가 더이상 정치가들이나 환경전문가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당연한 듯한 일상이 돌연히 중지됐다. 내 아이들, 친척들과 이웃 등 내가 아는 사람만이 아니라 알지 못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모두 나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경험하게 됐다. 나의 안전은 언제나 너의 안전과 분리불가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잘 살아감’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함께 살아감’의 과제는 낭만적인 구호가 아니다. 이 ‘함께’에 우리는 누구를 포함하고 배제할 것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 ‘함께의 원’은 얼마나 작거나 또는 큰가. 또한 ‘잘 살아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남북한 국적 모두 가질 수 있는 날이 올까 ‘만약 가능하다면, 언젠가 남한과 북한의 국적을 모두 가지기 원한다.’ 만약 어느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사람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을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단번에 ‘종북’, ‘빨갱이’라는 주홍글씨가 붙고, 보수정치인들과 기독교인들은 광화문에 모여 탄핵을 외치며 성토대회를 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북한과 남한의 국적을 모두 가지고 싶다고 표현하는 교육자, 작가, 종교지도자, 언론인 또는 예술가가 있다면 단번에 학교에서는 직위 정지되고, 출판계약은 파기되고, 예정됐던 공연은 취소되면서 온갖 사회적 지탄과 공적 활동이 지극히 제한될지도 모른다. 이렇듯 가장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 끊임없는 폭력과 살상이 벌어지고 있는 두 나라, 그 두 나라의 국적을 모두 가지는 꿈을 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위험하고 불가능할 것 같은 질문을 현실로 옮긴 사람이 있다. 2020년 8월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UAE) 간 평화협정이 맺어지지 직전까지도 남한과 북한 이상의 적대관계를 가지고 테러와 폭력을 가해 오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 ‘원수’ 관계에 있는 두 나라의 국적을 세계 최초로 동시에 획득한 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이다. 그는 아르헨티나, 스페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명예 시민권을 포함해 모두 네 나라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유대인인 그는 많은 유대인이 여전히 ‘원수’로 생각하는 나라인 독일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다. 1999년 유대인인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 출신 학자이며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영문학 교수였던 에드워드 사이드는 이집트, 이란, 이스라엘,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시리아 그리고 스페인 배경을 가진 청년들을 단원으로 하는 오케스트라를 함께 창단했다. 사이드는 학자로서만이 아니라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음악 평론가이기도 하며 스스로 콘서트 피아니스트를 꿈꾸었던 사람이다. 바렌보임과 사이드는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괴테의 시에 등장하는 구절을 따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West-Eastern Divan Orchestra)로 명명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2012년 제9회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고, 2016년 유엔은 이 오케스트라를 ‘평화와 일치’를 추구하는 모델로 선정하기도 했다. 남한과 북한의 관계 이상으로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 지역의 청년들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바렌보임과 사이드는 어떠한 역할을 한 것일까. 바렌보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오케스트라는 사랑 이야기도 아니고 평화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것은 무지에 대항하는 프로젝트로서 태동했습니다.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서로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칼을 빼 들 필요는 없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1년 7월 7일 베를린 국립오페라단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순회공연 중이던 바렌보임이 바그너의 음악을 연주하기 전까지, 이스라엘에서는 반유대주의자로 알려진 바그너의 음악이 연주되지 않았다. 그는 앙코르곡으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일부를 연주하겠다고 하면서, 연주에 앞서서 청중에게 혹시 이 음악이 불편한 이들은 연주회장을 떠나도 좋다고 했다. 실제로 일부 청중은 연주회장을 떠났다. 이 사건 이후 바렌보임은 이스라엘의 문화부 장관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서 강력한 비난을 받았고, 지휘자로서의 바렌보임을 보이콧하는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바렌보임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지만 이스라엘에서 자란 유대인이며, 자신을 이스라엘인이라고 생각했다. 히틀러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알려진 바그너의 음악이 거의 금기시돼 온 이스라엘에서, 자신도 유대인인 바렌보임이 왜 바그너의 곡을 연주했을까. 바렌보임과 함께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던 에드워드 사이드는 “바렌보임과 바그너 타부”라는 글에서 이 세계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한 종류의 사람은 기존의 관습적 구조에 묻혀서 그대로 따라가는 다수의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견해나 행동방식, 사유방식을 가진 사람을 참지 못한다. 한국에서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종북몰이’는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견해를 악마화하는 이 ‘다수의 횡포’의 예증이다. 그런데 또 다른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들은 소수이지만, 다수의 입장이라 해도 그것이 평화로운 삶, 함께 사는 삶에 옳지 않다고 생각될 때 그 다수의 물결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문을 여는 이들이다. 바렌보임은 이들 소수에 속한다고 사이드는 평가한다. ●진정한 일치란 긴장관계 속 포용·포괄돼야 이러한 소수의 존재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상이한 입장을 지닌 이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이들이다. ‘일치’란 모두가 똑같이 행동하고, 똑같이 생각하는 ‘동질성의 늪’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일치’란 서로가 지닌 상이한 입장을 인내심 있게 듣고, 토론하고, 차이를 좁혀 나가는 지난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그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포용과 포괄의 원을 확장하는 ‘목적’에 동조하는 ‘일치’다. 이들 소수야말로 한 사회가 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데 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이다. 진영 논리에 따른 상대방 죽이기에만 몰두하는 정치가 판을 치는 한국 사회에,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들이 바로 바렌보임과 같은 창의적이고 용기 있는 소수들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류사회에 모든 분야가 이전과 전적으로 다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적인 장에서는 국가 간 지리적 영토를 넘어서는 북반구와 남반구 나라들 사이의 불균형 문제를 다루는 전 지구적 정의, 생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환경 정의, 젠더 정의,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을 넘어서고자 하는 성적 정의, 인종적 정의 문제 등 국제적으로 또는 국내적으로 산재해 있다. 2021년 한국의 정황에서 보자면 남북한의 긴장과 갈등 관계를 넘어서서 진정한 ‘함께 잘 살아감’의 긴급한 과제가 또한 있다. 인류의 역사는 ‘불가능한 질문’과 씨름하던 소수에 의해 새로운 장을 열었다. 바렌보임은 이스라엘과 대척 관계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청년들이 함께 음악을 연주할 수 있을까라는 ‘불가능한’ 질문을 가능한 현실로 바꾸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질문’을 하기 시작하던 소수에 의해 우리의 현실세계는 ‘함께 잘 살아감’의 의미를 확장하게 됐다. ‘불가능한 상상’을 ‘가능한 현실’로 만들어 간 것이다. 함께 잘 살아감의 세계를 위해 만들어진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처럼, 우리도 ‘남북한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언젠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남한과 북한이 식량을 함께 나누고, 코로나 백신을 함께 나눌 수 있을까.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불가능한 낮꿈을 꾸는 소수의 사람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백건우, 26일부터 ‘슈만’ 앙코르 무대…코리안심포니 협연도 예정

    백건우, 26일부터 ‘슈만’ 앙코르 무대…코리안심포니 협연도 예정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오는 26일부터 슈만 앙코르 공연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소속사 빈체로는 백건우가 오는 26일 대전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다음달 4일 대구콘서트하우스, 6일 아트센터인천을 거쳐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백건우와 슈만’ 리사이틀을 갖는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아베크변주곡, 아라베스크, 어린이의 정경, 유령 변주곡 등 같은 프로그램으로 낭만주의의 절정으로 꼽히는 슈만을 연주한 뒤 뜨거운 호응을 받아 서울에 이어 지난해 공연하지 못했던 지역들까지 포함해 앙코르 무대를 갖기로 했다. 치열한 삶을 살면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았던 슈만의 처음과 끝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백건우의 깊이가 더해져 다양한 감정들을 더욱 짙은 색채로 만날 수 있다. 14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최희준 지휘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버르토크 협주곡 3번과 드뷔시의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협연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선 잘 연주되지 않았던 두 작곡가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새로우면서도 서로 상반된 두 작곡가의 음악세계를 접할 수 있다. 백건우는 최근 치매를 앓고 있는 부인 윤정희를 파리에서 방치했다는 주장을 윤정희 형제들이 내놓으며 논란이 불거졌다. 예정된 공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 11일 귀국한 그는 “윤정희가 평온하게 생활하고 있다. 우리에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美 “#프리 브리트니” 운동 확산…옛 연인 팀버레이크도 사과

    美 “#프리 브리트니” 운동 확산…옛 연인 팀버레이크도 사과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39)의 삶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가 최근 공개된 후 ‘프리(free) 브리트니’ 운동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일 훌루 등을 통해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브리트니를 프레임에 가두다)를 공개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쟁점이 된 부분 중 하나는 약 12년 동안 그의 자산을 대신 관리하는 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에 대한 내용이다.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앞서 2008년 브리트니의 정신적 불안정을 이유로 제이미를 그의 법정 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이때부터 브리트니는 아버지의 허락 없이 약 5900만 달러(약 650억원)에 달하는 자신의 돈을 쓸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직업이나 복지 등에 관해서도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없게 됐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미국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프리 브리트니’(브리트니를 자유롭게 하라)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브리트니 역시 지난해 로스앤젤레스(LA) 고등법원에 금융기관 베세머 트러스트가 자기 자산을 관리하기를 바란다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아버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LA 고등법원은 베세머 트러스트와 제이미를 ‘공동 후견인’으로 지정했다.이번 다큐멘터리는 브리트니에게 가해졌던 언론의 폭력적인 보도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2000년대 최고 전성기를 달리던 브리트니의 일상은 시시각각 수십 명의 파파라치에 의해 전해졌고, 기성 언론들 역시 그에게 성차별적인 질문을 던지거나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기사를 내보내는 등 무분별한 보도 행태를 보였다. 이혼과 재활원 입원 등을 겪고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브리트니의 모습도 여과 없이 보도됐다. 이로 인해 브리트니는 대중에게 과도한 질책을 들어야 했고 사생활 역시 보호받지 못했다. 다큐멘터리 공개 이후 대중의 비판에 직면한 일부 매체는 브리트니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여성지 글래머는 최근 SNS에 “브리트니에게 일어난 일은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에게 미안하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 블로거 겸 방송인 페레스 힐튼 역시 팟캐스트 방송 도중 “브리트니에게 미안하다. 내 말과 행동은 잘못됐다”며 “브리트니에게 공개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사과했다”고 말했다.과거 브리트니와 연인이었던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그녀에게 사과했다. 팀버레이크는 12일 SNS에 “내가 여성혐오와 인종차별을 용인하는 제도에서 수혜를 입었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브리트니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특권층에 있는 남성으로서 백인 남성이 성공하도록 설계된 음악 산업계에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무지 탓에 내 인생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다른 사람을 끌어내려서 얻는 혜택을 받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팀버레이크는 1999년부터 약 3년간 교제한 브리트니와 헤어진 뒤 그와 관련된 민감한 사생활을 방송에서 언급했다. 자신의 뮤직비디오에서는 브리트니가 마치 바람을 피운 것처럼 암시하기도 하는 등 새 앨범을 낼 때마다 브리트니를 홍보 수단으로 이용했다. 이 때문에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던 브리트니는 대중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반면 막 솔로 가수로 데뷔했던 팀버레이크는 최고의 톱스타로 성장해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한편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도 브리트니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계획 중이다. 다큐멘터리 영상을 전문적으로 제작해온 에린 리 카가 이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 블룸버그는 넷플릭스의 이번 다큐멘터리가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 방영 전부터 이미 작업이 진행됐다면서 아직 방영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브리트니 스피어스는 2000년 대 글로벌 팝 음악 시장을 호령했던 1세대 아이돌 스타다. 1999년 발매한 데뷔 앨범 ‘…Baby One More Time’은 2600만장 이상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으며, 2016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 빌보드 밀레니엄 어워드와 2015년 틴 초이스 어워드 캔디스 초이스 스타일 아이콘상 등을 수상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미술과 문학의 ‘브로맨스’… 암울한 시대 예술로 허기를 채우다

    미술과 문학의 ‘브로맨스’… 암울한 시대 예술로 허기를 채우다

    화가 구본웅이 그린 단짝 친구 시인 이상화가가 되고 싶었던 이상이 그린 삽화들 예술적 동지로 교류한 김용준과 이태준 일제강점·해방기 문학·미술인 관계 조명날카롭게 빛나는 눈, 창백한 낯빛, 파이프 담배를 문 선홍색 입술. 강렬한 색채 대비와 자유로운 필치가 인상적인 화가 구본웅의 대표작 ‘친구의 초상’(1935)이다. 그림 속 주인공은 동네 단짝 친구 시인 이상이다. 이상의 작품에도 구본웅이 등장한다. 소설 ‘봉별기’에서 ‘나와 농(弄)하는 친구’로 묘사한 ‘화우 K군’이 그다. 차분히 아래로 향한 시선과 단정한 입매, 우수 어린 표정. 근원 김용준이 1928년에 그린 근대 대표 소설의 대가 상허 이태준의 청년 시절 모습이다. 이태준은 미술학도를 꿈꿨을 정도로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 화가 김용준은 ‘근원수필’을 펴내는 등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다. 일본 유학 시기에 만난 두 사람은 평생 절친한 친구이자 예술적 동지로 자극과 영감을 주고받았다. 서양화를 그리던 김용준이 한국화로 전향한 배경도 전통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이태준의 영향이었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에도 이들이 있었기에 예술은 빈곤하지 않았다. 식민지 지식인의 비애와 고뇌를 무겁게 짊어진 채 시대정신을 공유하며, 새로운 길을 탐색하는 문인과 화가들의 끈끈한 교유와 창조적인 교감은 어둠을 밀어내는 한 줄기 빛처럼 척박한 토양에서도 풍요로운 예술을 꽃피웠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덕수궁에서 열고 있는 기획전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는 이처럼 일제강점기와 해방의 시기에 문학과 미술의 특별했던 관계를 조명한다. 미술 작품 140여점과 서지 자료 200여점을 펼치는 방대한 규모다. 전시는 1930년대 글과 그림을 넘나드는 융합형 예술가들의 실험적 시도를 살펴보는 ‘전위와 융합’, 1920~1940년대 문인과 화가의 만남을 매개한 신문소설과 책에 집중한 ‘지상(紙上)의 미술관’, 예술가들의 남달랐던 우정에 주목한 ‘이인행각’, 그리고 화가이면서 글솜씨도 탁월했던 작가들을 소개하는 ‘화가의 글·그림’으로 짜여졌다. 각각의 전시 공간을 주제에 맞게 구성한 노력이 돋보인다. 이를테면 ‘전위와 융합’ 전시실은 1934년 이상이 경성 종로에 열었던 다방 ‘제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이곳에서 박태원, 김기림 등 문인과 구본웅, 길진섭, 김환기 등 화가들은 문학과 미술, 음악과 영화에 대한 담론을 펼쳤다.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지상의 미술관’이다. 그림은 한 점도 없고, 진열대에 신문 자료와 책들이 빼곡하다. 도서관 같은 풍경이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라는 전시 주제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다. 신문소설의 삽화, 문인과 화가의 공동 작업인 화문(畵文), 아름다운 장정이 매혹적인 책들의 원본을 감상할 수 있다. 원래 화가가 되고 싶었던 이상은 박태원이 ‘소설 구보씨의 일일’을 연재할 때 삽화를 그려 주었다. 시인 정지용은 화가 길진섭과 평양과 안동현 등을 돌며 ‘화문행각’을 연재했다. 신문소설과 화문은 이처럼 문인과 화가를 이어 주는 만남의 장이었다. 백석의 유일한 시집 ‘사슴’은 아무런 꾸밈이 없어 오히려 가장 아름다운 장정으로 꼽힌다.화가 이중섭이 그린 ‘시인 구상의 가족’(1955), 시인 김광균이 사무실에 걸어 뒀던 김환기의 ‘달밤’(1951) 등은 예술적 동지애로 서로를 보듬은 문인과 화가의 절절한 우정을 엿보게 한다. 문학 애호가였던 김환기는 여러 시인들과 교유했는데 김광섭의 시 ‘저녁에’의 구절에서 제목을 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는 캔버스 전체를 점으로 채우는 ‘전면점화’의 완성을 알린 작품으로 꼽힌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초대장 있어야 ‘인싸’… MZ세대 ‘디지털 살롱’에 열광

    초대장 있어야 ‘인싸’… MZ세대 ‘디지털 살롱’에 열광

    기존 이용자에게 초대장 받아야 가입스타트업 대표 등 유명인사들과 대화고급 정보 얻고 경력 발판 쌓으려고 해‘사교의 장’ 18세기 살롱이 부활한 모습권력화된 소통·중세 귀족파티 비판도초대장이 있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에 평범한 대학생부터 작가, 연예인, 정치인 등 유명 인사까지 몰려들었다. 입장하면 한쪽에선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른 쪽에선 청춘들이 소개팅 상대를 구하는 진귀한 풍경을 엿볼 수 있다. 마치 학자, 예술가 등이 드나들며 토론과 사교의 장 역할을 했던 18세기 살롱이 부활한 모습이다. 최근 2030세대들이 푹 빠진 실시간 음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 이야기다. ●영화·주식 토론하고 연예인과 대화도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3월 미국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선보인 음성 기반 SNS다. 글과 사진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존 SNS와 달리 오직 음성으로만 대화하고, 대화 기록은 남지 않는다. 대화방은 모더레이터(방장 및 관리자)와 스피커(발언자), 청취자로 구성된다. 대화 주제는 영화, 주식, 정치, 친목 등 다양하다. 가입자는 누구나 원하는 주제의 대화방을 만들 수 있고 입장할 수 있다. 다만 클럽하우스에 가입하려면 기존 이용자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만 한다. 클럽하우스의 인기에 불을 지핀 것도 이 초대장 시스템이다. 클럽하우스 이용자 1인당 2장의 초대장이 주어지며, 초대를 받지 못한 사람은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려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 안드로이드OS 기반 휴대폰 이용자들은 이용할 수 없고, 아이폰 등 애플 iOS에서만 서비스되는 점도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에서 클럽하우스 초대장이 거래되고,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중고 아이폰을 다시 꺼내 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아무나 가입할 수 없다’는 폐쇄성은 사람들의 가입 욕구를 자극했다. 클럽하우스에 가입하면 ‘인싸’(인사이더), 가입하지 못하면 ‘아싸’(아웃사이더)라는 말도 나왔다. 직장인 김모(27)씨는 “클럽하우스에는 관심이 없지만, 친구들의 클럽하우스 후기를 듣고 있으면 괜히 박탈감이 느껴지고 나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클럽하우스가 자신만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의 일종인 포모증후군(FOMO·Fear of Missing Out)을 불러일으키는 셈이다. 스타트업 대표, 영화감독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거 가입하자 이들과 대화하면서 고급 정보를 얻고, 커리어 발판을 쌓으려는 사람들도 클럽하우스를 찾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를 공부하는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IT 업계 종사자, 실리콘밸리 근무자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클럽하우스를 비롯한 SNS의 미래에 대해 논하는 대화방에 자주 들어간다”면서 “대화방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내가 어디 가서 이런 사람들 대화에 껴볼 수 있겠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에 진지한 토론방만 열리는 것은 아니다. ‘눈 3개로 살아가기’와 ‘팔 3개로 살아가기’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를 토론하는 ‘무논리 방’부터 성대모사로만 대화하는 ‘성대모사방’, 서로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는 ‘자랑방’ 등 대화방의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반짝 유행할까, 포스트 페이스북 될까 늘어나는 인기만큼 클럽하우스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등장했다. 과도한 ‘인싸’ 문화에 피로감을 드러내는 이용자도 나왔다. 클럽하우스를 이용해 본 직장인 윤모(29)씨는 “막상 이용해 보니 유명세에 비해 특별한 점은 못 느꼈다”면서 “클럽하우스 자체의 특별함보다는 ‘인싸’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평했다. 클럽하우스가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자 일부 연예인들은 이를 ‘권력화된 소통’, ‘중세 귀족파티’라 비판했다. 초대장을 통해 입장하면서 가입자와 비가입자를 구분짓고, 일부 대화방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대화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우리가 말하는 것을 듣기만 하라’는 식으로 운영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출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서비스인 만큼 클럽하우스가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음악을 스트리밍하거나 책을 읽어 주는 대화방은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고, 음성 기반으로 이뤄지는 탓에 청각장애인의 참여를 배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클럽하우스는 기본적으로 내용이 기록되지 않지만 몰래 녹음하는 사람들을 막을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아직은 ‘청정’한 클럽하우스지만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혐오 발언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갑자기 혐오 발언을 외친 후 대화방을 퇴장해 버리면 해당 이용자를 신고하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초기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존의 텍스트 기반 SNS에 싫증을 느낀 이용자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차에 마침 오디오 기반 SNS가 등장한 셈”이라면서 “고급 정보, 신뢰할 만한 정보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모델에 대한 관심, 코로나19로 인한 인간에 대한 그리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클럽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단시간에 식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곽상도, ‘문준용 특혜’ 주장 대응할 가치도 없다” 서울문화재단(종합)

    “곽상도, ‘문준용 특혜’ 주장 대응할 가치도 없다” 서울문화재단(종합)

    곽상도 “최초 기준대로라면 문준용 탈락”주장에 “피해 사실은 필요 없어, 사실 아냐”서울문화재단(대표 김종휘)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 긴급 예술 지원 공모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재단 “지원여부 심사기준에 피해사실은 불필요해 공지 안 해” 재단은 14일 “곽상도 의원 측이 주장하고 있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4월 3일 지원사업을 공모하면서 ‘피해사실 확인서가 참고용’이라고 따로 공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애초 사업 공고대로 사업 절차가 진행됐다면 준용씨는 탈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단은 ‘피해사실 확인서가 참고용’이라고 따로 공지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심의기준에 피해사실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한 내용은 공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예술가들에게 ‘코로나 피해 긴급 예술지원’을 알리는 공고문을 공지할 때 심의기준 3가지를 명확히 밝혔다”면서 “심의기준은 사업계획(사업의 적정성 및 타당성), 사업내용(사업수행역량 및 실행능력), 사업성과(사업의 성과 및 기여도) 등 세 가지”라고 설명했다.곽상도 “최초 공고문 기준대로라면 28등 선발에 34등 문준용은 탈락” 곽 의원은 “문준용씨가 코로나 피해 긴급 예술지원 사업에서 정부 예산 1400만원을 지원받았다”면서 “해당 사업 최초 공고문에는 ‘작품당 2000만원 이내(시각 분야는 1500만원 이내), 총 150건 내외’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실제로는 254개 단체에 38억 6000만원 상당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의위원회에서 지원 인원(단체)을 늘리면서 시각 분야는 46등까지 선발됐다”면서 “애초 공고된 대로 150건 내외였다면 28등 정도까지 선발됐을 것이고 그러면 34등 준용씨는 탈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단 “선정 규모의 10배 많은 지원 접수로 선정 규모 늘렸을 뿐” 재단은 지원 인원이 늘어난 것에 대해 당초 선정 규모의 10배수가 접수돼 더 많은 예술가들이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선정 규모 늘렸다는 것을 지난해 4월 29일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이미 밝혔다고 해명했다.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 공모’는 접수 마감일인 지난 4월 20일을 기준으로 1770건이 접수됐다. 장르별로는 연극 527건(아동·청소년극 145건 포함), 음악 431건, 시각 281건으로 관객과 대면해 창작 활동이 이뤄지는 예술 장르의 접수가 높았다. 이에 재단은 “당초 계획했던 지원사업수와 예산을 재조정함으로써 더 많은 예술가에게 지원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했다”면서 “당초 계획인 45억원에서 15억 4000만원의 추가 재원을 투입하고 지원 건수는 500건에서 330건이 증가한 830건으로 늘이겠다”고 발표했었다.곽상도 “문준용 피해사실 4줄 쓰고1400만원 최고 지원액 받아” 앞서 곽 의원은 준용씨가 지원금 1400만원을 수령하는 과정에서 피해사실 확인서에 네 줄을 쓰고 지원 대상자에 선정됐다고도 지난 9일 주장했다. 곽 의원은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긴급 피해지원사업 피해사실 확인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준용 씨는 확인서에 “총 3건의 전시가 취소됐다”면서 “여러 작품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네 줄로 적었다고 밝혔다. 정작 전시 취소 사례가 훨씬 많고, 그래프와 표까지 첨부하면서 상세히 피해 사실을 기재한 다른 지원자들은 떨어졌다는 게 곽 의원의 주장이다. 곽 의원은 “전체 불합격자 중 4건 이상 피해를 호소한 사람이 31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준용씨는 전체 지원자 281명 중 34등(85.33점)을 했다”면서 “해당 사업은 46팀이 지원 대상에 선정됐고 1400만원은 대상자 중 최고 지원액”이라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궁지에 몰린 영세 예술가들은 피해사실을 빽빽이 쓰고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라면서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고 비판했다.문준용 “지원신청서 20여쪽 달해”“곽상도 거짓말, 심사점수 공개 만행” 그러자 준용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짓말”이라면서 “저의 지원신청서는 20여쪽에 달하고 실적, 사업내용, 기대성과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도 곽 의원은 지원서 내용 중 피해사실 부분만 발췌해 거짓말의 근거로 악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지원금은 예술가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유망한 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평가기준 역시 사업의 적정성 및 타당성(20점), 수행역량 및 실행능력(60점), 성과 및 기여도(20점)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곽 의원은 제가 선정된 이유가 피해사실 말고도 충분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를 숨겼다”면서 “뿐만 아니라 제 심사 점수까지 공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국회의원 권한의 남용”이라고 주장했다.곽상도 “우수자 지원사업 왜곡·비방 참 뻔뻔…피해 없으면 대상 안 돼” 재반박 곽 의원은 그러자 보도자료에서 “뭐가 거짓말이고 어떻게 비방했다는 것이냐”면서 “우수한 사람을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왜곡·비방하는 모습이 참으로 뻔뻔하다”고 준용 씨에 재반박했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준용 씨 관련 자료가 지원신청서 7장, 피해사실확인서 1장, 참여예술인 내역서 1장 등 9장이라고 밝힌 뒤 “지원신청서는 (준용 씨를 포함한) 대부분 지원자가 비슷한 분량을 냈고, 이를 문제 삼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피해사실확인서의 경우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라’고 돼 있고, 지원금을 지급한 서울문화재단도 피해 여부를 확인해 부적격자를 배제했다면서 “이에 주목해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한 것이다.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은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 페타바이트급 자기 테이프 나온다 지금 10대나 20대는 잘 모르지만, 40대 이상이신 분들이라면 비디오테이프나 카세트테이프라는 저장 장치에 익숙할 것입니다. 자기 테이프에 영상이나 음악을 저장하던 장치로 최근에는 복고풍 바람을 타고 다시 카세트테이프로 음반이 출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영상이든 음악이든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대세가 된 시대입니다. 설령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한다고 해도 자기 테이프는 거의 쓰이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기 테이프가 아직도 현역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센터입니다. 요즘은 서버 역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읽기 위해 기업용 SSD를 많이 사용합니다. 다만 모든 데이터를 SSD에 저장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여전히 하드디스크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대한 데이터를 여러 번 백업할 용도라면 하드디스크마저도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된 지 반 세기가 넘었지만, 아직도 현역으로 활약하는 저장 장치가 자기 테이프입니다. CD, DVD 같은 광미디어도 물론 저렴하지만,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를 저장하기 어려운 반면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는 10TB 이상 데이터도 거뜬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압축하면 더 많은 데이터 저장도 가능합니다. 물론 테이프를 감아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기 때문에 속도도 느리고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불러올 수밖에 없지만, 어차피 백업 용도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 테이프는 컴퓨터 기술의 태동기인 1950년대부터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600-1000m에 달하는 긴 자기 테이프에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라 초창기에는 하드디스크보다 월등히 저장 용량이 커서 사실 다른 대안도 없었습니다. 다만 회사마다 자기 테이프 규격이 달라 다른 컴퓨터에서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표준 규격인 LTO (Linear Tape-Open)는 2000년에 나왔습니다. 덕분에 어떤 회사에서 만든 자기 테이프이든 모든 기기에서 호환이 가능해졌습니다. 가장 최신 규격인 LTO-9은 압축하지 않은 데이터의 경우 최대 18TB, 압축 데이터는 45TB까지 지원합니다. 이런 대용량과 저렴한 가격 덕분에 현재도 많은 데이터 센터와 기업에서 자기 테이프를 사용합니다. 현재 낸드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인 SSD가 무서운 기세로 보급되고 있지만,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역설적으로 더 대용량 자기 테이프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제조사가 소니, 후지필름, IBM 세 곳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용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기술 개발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IBM에서 33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를 만들 수 있는 자기 테이프 기술을 공개했고 2020년에 IBM과 후지필름은 580TB 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개발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습니다.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가능한 이유는 후지필름과 IBM이 개발한 새로운 저장 물질 덕분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는 바륨 페라이트 (Barium Ferrite, BaFe)를 자기 저장 물질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데이터 기록 밀도를 더 올리기 위해 스트론튬 페라이트 (Strontium Ferrite (SrFe))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2029년까지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지필름은 그 이후 기술에 대해서도 공개했습니다. 스트론튬 페리아트를 대체할 엡실론 페라이트 (Epsilon Ferrite) 혹은 엡실론 산화철 나노입자 (epsilon iron oxide nanoparticles) 소재로 현재는 실험실 단계에 있는 기술입니다. 연구팀은 2035년까지 이 기술을 통해 1페타바이트 (PB)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데이터를 압축하면 카트리지 하나에 2.5PB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다만 작은 나노입자에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저장할 신기술도 같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기록 입자가 작아질수록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테라헤르츠 주파수 기반의 F-MIMR (focused‐millimeter‐wave‐assisted magnetic recording)로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 저장 능력과 저렴한 가격에서 아직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자기 테이프이지만, 경쟁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드디스크 역시 빠른 속도로 저렴해지면서 자기 테이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당장 백업용으로 사용하기에 너무 비싼 저장 장치이지만, SSD 가격 역시 무서운 기세로 떨어지고 있어 10-20년 후에는 대용량 저장 장치의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결국 자기 테이프가 저장 장치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추는 것밖에 없습니다. 1951년 유니박 I (UNIVAC I)에 처음 사용되어 올해 탄생 70주년을 맞이한 자기 테이프가 100주년을 맞이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고든 정의 TECH+] 21세기에도 죽지 않는 자기 테이프의 무한 진화

    지금 10대나 20대는 잘 모르지만, 40대 이상이신 분들이라면 비디오테이프나 카세트테이프라는 저장 장치에 익숙할 것입니다. 자기 테이프에 영상이나 음악을 저장하던 장치로 최근에는 복고풍 바람을 타고 다시 카세트테이프로 음반이 출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영상이든 음악이든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대세가 된 시대입니다. 설령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한다고 해도 자기 테이프는 거의 쓰이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테이프가 아직도 현역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센터입니다. 요즘은 서버 역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읽기 위해 기업용 SSD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를 SSD에 저장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여전히 하드디스크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대한 데이터를 여러 번 백업할 용도라면 하드디스크마저도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된 지 반 세기가 넘었지만, 아직도 현역으로 활약하는 저장 장치가 자기 테이프입니다. CD, DVD 같은 광미디어도 물론 저렴하지만, 테라바이트급 데이터를 저장하기 어려운 반면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는 10TB 이상 데이터도 거뜬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압축하면 더 많은 데이터 저장도 가능합니다. 물론 테이프를 감아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기 때문에 속도도 느리고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불러올 수밖에 없지만, 어차피 백업 용도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 테이프는 컴퓨터 기술의 태동기인 1950년대부터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600~1000m에 달하는 긴 자기 테이프에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라 초창기에는 하드디스크보다 월등히 저장 용량이 커서 사실 다른 대안도 없었습니다. 다만 회사마다 자기 테이프 규격이 달라 다른 컴퓨터에서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표준 규격인 LTO(Linear Tape-Open)는 2000년에 나왔습니다. 덕분에 어떤 회사에서 만든 자기 테이프이든 모든 기기에서 호환이 가능해졌습니다. 가장 최신 규격인 LTO-9은 압축하지 않은 데이터의 경우 최대 18TB, 압축 데이터는 45TB까지 지원합니다. 이런 대용량과 저렴한 가격 덕분에 현재도 많은 데이터 센터와 기업에서 자기 테이프를 사용합니다.현재 낸드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인 SSD가 무서운 기세로 보급되고 있지만,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역설적으로 더 대용량 자기 테이프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제조사가 소니, 후지필름, IBM 세 곳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용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기술 개발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IBM에서 33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를 만들 수 있는 자기 테이프 기술을 공개했고 2020년에 IBM과 후지필름은 580TB 급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 개발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습니다.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가능한 이유는 후지필름과 IBM이 개발한 새로운 저장 물질 덕분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자기 테이프는 바륨 페라이트(Barium Ferrite, BaFe)를 자기 저장 물질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데이터 기록 밀도를 더 올리기 위해 스트론튬 페라이트(Strontium Ferrite (SrFe))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2029년까지 580TB 자기 테이프 카트리지가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지필름은 그 이후 기술에 대해서도 공개했습니다. 스트론튬 페리아트를 대체할 엡실론 페라이트 (Epsilon Ferrite) 혹은 엡실론 산화철 나노입자(epsilon iron oxide nanoparticles) 소재로 현재는 실험실 단계에 있는 기술입니다. 연구팀은 2035년까지 이 기술을 통해 1페타바이트(PB)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데이터를 압축하면 카트리지 하나에 2.5PB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작은 나노입자에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저장할 신기술도 같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기록 입자가 작아질수록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테라헤르츠 주파수 기반의 F-MIMR(focused‐millimeter‐wave‐assisted magnetic recording)로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 저장 능력과 저렴한 가격에서 아직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자기 테이프이지만, 경쟁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드디스크 역시 빠른 속도로 저렴해지면서 자기 테이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당장 백업용으로 사용하기에 너무 비싼 저장 장치이지만, SSD 가격 역시 무서운 기세로 떨어지고 있어 10-20년 후에는 대용량 저장 장치의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결국 자기 테이프가 저장 장치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추는 것밖에 없습니다. 1951년 유니박 I(UNIVAC I)에 처음 사용되어 올해 탄생 70주년을 맞이한 자기 테이프가 100주년을 맞이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재즈 레전드 칙 코리아 80세로 타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재즈 레전드 칙 코리아 80세로 타계

    미국의 재즈 레전드 칙 코리아가 세상을 떴다. 80세.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희귀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그의 홈페이지가 11일 밝혔는데 왜 이렇게 시간이 걸려서 공표하는지, 어디에서 어떻게 죽음을 맞았는지나 공식 사망 원인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50년 넘게 재즈 무대를 빛낸 그는 지난해에도 공연 실황 가운데 자신의 솔로 연주만 모은 더블 앨범 ‘플레이스’를 발표했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했는데 왜 이렇게 일찍 세상을 떠나야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그는 죽음을 예감한 듯 페이스북에 팬들에게 띄우는 글을 남겼다. “나는 음악의 불꽃을 끝까지 밝게 태우는 데 도움을 주고 내 여정에 함께 한 모든 이에게 감사하고자 한다. 연주하고 작곡하고 공연하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당신 스스로나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이 세상은 더 많은 아티스트와 더 많은 즐거움을 필요로 한다.”  65차례 그래미상에 후보로 추천돼 23번을 수상해 63년 역사에 네 번째로 많은 노미네이트를 기록했다. 올 블루스‘(All Blues), ’트리올로지 2‘(Trilogy 2) 앨범이 다음달 14일 그래미 재즈 부문 후보에 올라 사후 수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1960년대 중반 블루 미첼, 윌리 보보, 칼 제이더, 허비 만과 함께 연주했으며 1968년 허비 행콕 대신 마일스 데이비스 그룹에 합류하며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데이비스의 명반 ‘인 어 사일런트 웨이’와 ‘비치스 브류’에 그의 피아노 선율이 실렸다. 스탠 게츠와도 호흡을 맞췄다. 1970년대에는 자신의 아방가르드 재즈 그룹 ‘서클’, 나중에 ‘리턴 투 포에버’를 이끌었다. 비브라폰 연주자 개리 버튼, 수많은 클래식 연주자, 라틴 재즈 등을 즐겼다.  빌 에번스, 호레이스 실버, 매코이 타이너 등을 이어받은 피아노 양식으로 1970년대의 젊은 피아니스트들에게 본보기가 됐고, 4도 음정을 사용해 독특한 왼손 음형을 구사했다. 칙 코리아의 많은 작품과 즉흥연주에서는 스페인 취향이 엿보인다. 신시사이저와 수많은 전자 건반악기를 사용해 경쾌하고 재미있는 선율에 록과 스페인 리듬을 결합해 청중들의 마음을 끌어 재즈를 넘어 폭넓은 청중에게 다가갔다.  그는 지난해 앨범 발매에 맞춰 AP 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달림이가 달리는 것을 좋아하듯 난 기분이 나아지기 때문에 피아노를 두드리는 것을 좋아한다. 기어만 바꾸면 다른 방향으로 옮겨 다른 노래를 만들고 내가 원하는 뭐든지 한다. 그래서 늘 실험”이라고 털어놓았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모차르트를 비롯해 텔로니우스 몽크, 스티브 원더 등의 작품도 실었다.  1941년 6월 12일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그는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컬럼비아 대학과 줄리어드 음대를 중퇴할 정도로 정규 교육 과정에 적응하지 못했다. 연주자로 활동하며 솔로 공연 때 손님을 불러 올려 함께 연주하는 것을 즐겼다. 2019년에는 뉴욕 필하모닉과 트롬본 공연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퍼커션 공연을 했다. 또 온라인 교습 프로그램 칙 코리아 아카데미를 만들어 질문을 받고 함께 수다를 떨곤 했다. 학생들이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즐기고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생각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AP 인터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이 행동해야 하는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 다르게 좋아하는 방식대로 세상이 굴러가게 만들어야 한다. 다만 우리는 어울리고 협업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사이언톨로지 신도였으며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서 살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게일 모란과 아들 태듀스가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조촐한 공연 한 편… ‘마음 에너지’ 충전

    조촐한 공연 한 편… ‘마음 에너지’ 충전

    길지 않은 연휴, 이달 초부터 다시 문을 연 공연장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가족들과의 모임도 조심해야 하는 때이긴 하지만, 조용히 보는 공연 한 편으로 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새해를 맞는 방법일 수 있다.#다시 열린 무대 우선 오랜 멈춤을 딛고 지난 2일부터 재개된 뮤지컬 작품들을 놓치기 아쉽다. 지난해 12월부터 무려 8주 동안이나 무대에 서지 못한 배우들이 어느 때보다 에너지를 쏟아내 관객들과 호흡하고 있다. 17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남성이 자신의 인생을 되찾는 동명의 소설을 웅장하게 그려낸 ‘몬테크리스토’(LG아트센터), 영화 ‘사랑과 영혼’ 속 애절한 사랑을 다채롭고 감각적인 효과로 더욱 실감 나게 만날 수 있는 ‘고스트’(디큐브아트센터)는 무대만의 매력을 톡톡히 느낄 수 있다.#배우들의 치열한 열정을 느끼다 가난한 삶을 살다 갑자기 귀족 가문 후계자로 인생이 뒤바뀌는 인물의 유쾌한 여정을 담은 ‘젠틀맨스 가이드’(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즐거운 작품이다. 플라멩코와 함께 강렬한 에너지가 돋보이는 ‘베르나르다 알바’(정동극장), 인생에서 차마 놓을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HOPE(호프)’(두산아트센터)도 볼만하다. 대부분 3월 전후로 막을 내리는 공연들이라 배우들도 더욱 뜨거운 열정을 무대 위에서 선사하고 있다. 백석 시인의 시를 모티브로 잔잔한 감동을 얻을 수 있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충무아트센터 중극장블랙)도 지난 2일부터 2주간 연장 공연이 결정돼 설 연휴까지 공연이 진행된다.#고민하는 순간 티켓 매진 최근 새롭게 여정을 시작한 대작 뮤지컬들도 기대를 모은다. 이미 오픈되자마자 치열한 티켓 전쟁으로 표를 구하기 어려울 만큼 화려한 캐스팅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난 2일 개막한 ‘맨오브라만차’(샤롯데씨어터)에서는 조승우, 류정한, 홍광호가 돈키호테로 변신해 꿈을 향한 용기와 도전을 노래한다. ‘초록마녀’ 옥주현·정선아와 함께하는 마법 같은 시간을 12.4m 거대한 타임 드래건과 나는 원숭이, 350여벌의 의상 등으로 꾸민 ‘위키드’는 당초 16일이 공식 개막일이었지만 설 연휴 5회 공연을 추가해 관객들과 먼저 만난다. #무대 선 브라운관 스타 최근 브라운관을 달군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연극 무대도 다양하다.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질투한 살리에리의 고뇌를 다룬 연극 ‘아마데우스’(광림아트센터)에선 카리스마 넘치는 차지연·김재범·지현준 살리에리와 함께 박은석·김성규·최재웅·백석광 모차르트가 함께 매력을 선보인다. 장진 감독의 연극 ‘얼음’(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선 정웅인·이철민·박호산과 김선호 등의 깊은 연기를 볼 수 있다. 신구·이순재와 박소담·권유리·채수빈의 호흡으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예스24스테이지)는 설 연휴 공연을 끝으로 14일 막을 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홈설족 ‘있지’랑 랜선여행 설설 떠나볼까

    홈설족 ‘있지’랑 랜선여행 설설 떠나볼까

    이번 설 연휴도 코로나19 탓에 이동량을 최대한 줄이며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여행 갈증은 가급적 집에서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다독여야 한다. 한국관광공사, 서울관광재단 등이 설 연휴를 집에서 보내는 ‘홈설족’을 위해 랜선 여행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부디 이번이 랜선 여행을 소개하는 마지막 설이 되길.한국관광공사가 준비한 이벤트는 두 가지다. 우선 설 연휴 기간 중 증강현실(AR) 3D 아바타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비대면 한국관광 홍보 이벤트를 벌인다. 한국관광명예홍보대사인 걸그룹 ‘있지’(ITZY)의 아바타가 출연해 가상의 한국여행지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광공사 측은 ‘제페토’의 주 이용층인 글로벌 Z세대뿐 아니라 아이돌 그룹 있지의 한류 팬덤 등 다양한 한류 관심층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있지 3D 아바타가 소개하는 한국여행 있지의 3D 아바타가 출연하는 가상의 한국여행 소개영상 ‘필 더 리듬 오브 버추얼 코리아’는 30초 분량이다. 영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제작됐다. 관광공사 유튜브 채널(@visitkorea)과 국내외 지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제페토 SNS 계정 등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벤트의 하이라이트는 13일, 14일 가상의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있지 아바타와의 팬미팅이다. ‘필 더 리듬 오브 버추얼 코리아’ 영상 감상 후 ‘팬 셀카회’가 진행되고 보트 타기와 스케이트보드 타기 등 다양한 가상체험들도 즐길 수 있다. 설을 맞아 한복을 입은 있지 아바타는 ‘역조공’ 푸드트럭에서 떡국과 외국인 팬들에게 익숙한 식혜를 제공한다. 두 번째는 설특집관 ‘2021 설 프라이즈! 당신의 오감을 만족시킬 여행 모았Zip’이다. ‘전통주와 함께하는 맛있는 여행’은 지역 특산물과 어울리는 음식별 전통주, 입문자를 위한 인기 전통주 추천, DIY 담금주 키트 정보 제공, 전통주 구독서비스 소개 등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로 꾸려졌다. ‘차창 밖 겨울여행 드라이브 코스 추천’에선 코로나로 늘어난 드라이브 여행 수요에 맞춰 설경, 맛, 야경, 겨울 바다, 한적한 수도권 드라이브 등 5가지 테마의 20개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한다. ‘함께 여행하개! 반려견 동반 여행 50’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가볼 만한 전국 50개 여행지를 추천한다. ‘360 VR 온택트로 즐기는 여행명소’에서는 관광 스타트업인 ‘NLC VR’과 함께 만든 무주 덕유산, 청송 얼음골 등의 설경 가상현실(VR) 영상을 즐길 수 있다. ‘겨울을 느껴봐! 힐링사운드 여행’에서는 바람소리, 눈 밟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ASMR로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집콕 문화생활 콘텐츠, 랜선으로 떠나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 여행 7선 등의 콘텐츠가 마련됐다.●팬 추천 서울명소 찾아가는 아이돌 서울관광재단의 공식 유튜브 채널 ‘비짓서울TV’에서도 다양한 랜선 여행 콘텐츠와 만날 수 있다. ‘서울 커넥트 유’(Seoul Connects U)는 아이돌 그룹 오마이걸, 데이식스 등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세계 각국의 팬들에게 과거 서울 여행 사진을 받은 뒤, 아이돌들이 그 장소를 다시 방문해 추억을 소환하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시너리 오브 서울 ASMR’(The Scenery of Seoul ASMR)은 서울의 풍경과 소리를 들으며 힐링할 수 있는 콘텐츠다. 경복궁, 한강 등의 특정 지점을 긴 호흡으로 촬영했다. ‘시네마틱 서울’(Cinematic Seoul)은 서울의 숨겨진 모습들을 편안한 음악과 함께 소개하는 콘텐츠다. 종로 백사실 계곡 등 숨겨진 명소와 서울 골목길 등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인 8K’에선 초고화질로 담은 서울의 풍경을 소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5일까지 온라인으로 벌이는 ‘2021 관광두레 전국대회’는 여행 갈증을 완화해 줄 프로그램들과 만나는 기회다. 주류 여행 상품과는 거리가 있지만, ‘관광두레’가 내놓는 프로그램들은 언제든 폭발적 인기를 끌 수 있는 개성 강한 상품들이다. 차후에 대면 여행이 가능해질 때 우선순위에 놓아도 손색없는 상품들을 만날 수 있다.●푸바오 보러 갈까 루미나리에 가 볼까 몇몇 놀이시설들도 조심스럽게 설맞이 이벤트를 내놨다. 에버랜드는 동계 운휴에 들어갔던 ‘티 익스프레스’를 연휴 첫날인 11일부터 재가동한다. ‘티 익스프레스’는 목재로 만든 국내 최초의 우든코스터로 최대 속도가 시속 104㎞, 낙하각도는 77도에 달하는 어트랙션이다. 판다월드에서는 지난해 7월에 태어난 아기 판다 ‘푸바오’를 직접 만나 볼 수 있다. 코로나19 탓에 매일 소규모 인원이 순차 관람하는 예약제를 실시 중이다. 예약은 에버랜드 애플리케이션 내 ‘레니찬스’를 통해 현장에서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롯데월드는 다양한 ‘언택트 이벤트’를 준비했다. 파크 곳곳을 화려하게 수놓는 빛의 축제 ‘루미나리에’, 별빛이 쏟아지는 야외 매직 아일랜드의 ‘스노 브릿지’와 ‘스노 캐슬’ 등이 펼쳐진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은 ‘집콕! 랜선 박물관’을 운영한다. 온라인으로 겨울의 세시풍속에 대해 알아보고 팥 주머니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랜선 박물관’ 수료증은 학교 방학과제로 제출할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댓글 이벤트 ‘설!프라이즈’를 진행한다. 오는 13일까지 댓글로 지인에게 설날 인사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커피 디저트 쿠폰을 증정한다. 경기 광주의 곤지암리조트는 투숙객에게 미니 윷놀이 키트를 제공한다. 소원 이벤트 ‘2021 행복하소’에서는 인스타그램으로 참여한 고객에게 디럭스 1박 숙박권 등의 경품을 준다. 객실 전용 채널을 통한 힐링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오전에는 의자와 수건을 활용한 ‘굿모닝 스트레칭’을, 저녁에는 싱잉볼 마스터가 들려주는 연주를 통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굿나잇 싱잉볼’을 진행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단독] ‘오스카 유력’ 미나리 못 미나…“미국 자본·미국인 감독이라…”

    [단독] ‘오스카 유력’ 미나리 못 미나…“미국 자본·미국인 감독이라…”

    131개 영화제 지명·61관왕 질주 이어아카데미 음악·주제가상 부문 후보영진위 선정 ‘남산의 부장들’은 탈락 “韓제작사가 만든 영화만 지원 가능윤여정 등 수상 행진에 아쉬움 가득”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2019년 9월 CJ ENM과 팀 플레이에 나섰다.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 릴레이를 달리던 영화 ‘기생충’을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로 추천하면서 전방위로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국제장편영화 부문은 국가 대항전이라는 성격이 짙어 더더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전 세계 영화제에서 61관왕을 달성한 ‘미나리’에 대해서는 이런 움직임이 없다. 미국에 정착한 한국인 이야기를 다루고 배우들 역시 대부분 한국인이지만, 아카데미 측이 “한국영화로 볼 수 없다”고 했기 떄문이다.영진위 측은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영화 ‘기생충’과 달리 ‘미나리’는 이번에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서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을 확률이 높고, 윤여정을 비롯한 한국인 배우들 수상이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영진위 내부에서도 다소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영화상으로 꼽히는 아카데미는 매년 전 세계 영화 관련 기관에서 후보를 추천받는다. 한국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진위가 이를 담당한다. 지난해 9월엔 한국 대표작으로 ‘남산의 부장들’을 정했다. 영진위 측은 이와 관련, “아카데미 기준에 따라 한국 추천·지원작은 한국 영화제작사가 만든 한국영화에 한한다”면서 “‘미나리’는 미국 영화제작사가 돈을 내고 미국인 감독이 만든 순수한 미국영화”라고 설명했다. 이 기준에 따른다면, ‘미나리’는 올해 하반기에 있을 국내 영화제 수상에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앞서 미국 유력 영화상인 골든글로브는 ‘영화 속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여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미나리’를 미국영화가 아니라 외국어영화로 분류했다. 영화는 이에 따라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고, 배우 윤여정의 연기상 후보 지명도 불발하며 논란을 불렀다. 영화 ‘미나리’는 1978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태어나 남부 아칸소 시골 마을에서 자란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자전적 영화다.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온 한국 가족의 여정을 담은 작품으로, 제목 ‘미나리’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채소 이름에서 따왔다. 농장을 시작한 아버지와 새로운 직장을 구하게 된 어머니를 대신해 남매를 돌봐 줄 할머니 순자가 온다. 그는 미나리 씨앗을 가져와 집 주변에 키우며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라고 말하는데, 이 대사는 한인들이 미국에서도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상징하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다. 그의 대사대로 ‘미나리’는 현재 국적 논란을 떠나 각종 영화제 수상을 이어 가고 있다. 10일 기준 131개 영화제에 지명돼 61개 상을 받았고, 순자 역의 배우 윤여정은 21관왕을 기록 중이다. 10일 발표에 따르면 ‘미나리’는 아카데미 음악상과 주제가상 부문에 우선 이름을 올렸다. 반면 ‘남산의 부장들’은 예비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MTV 언플러그드’ 꿈의 라이브 무대에 BTS 뜬다

    ‘MTV 언플러그드’ 꿈의 라이브 무대에 BTS 뜬다

    방탄소년단(BTS)이 유명 팝 가수들이 라이브 공연을 선보여 전설적 무대로 꼽히는 ‘MTV 언플러그드 프레젠트’에 출연한다. 미국 음악 매체 빌보드 등은 방탄소년단이 오는 23일 오후 9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음악 전문방송 MTV가 방영하는 언플러그드 특별무대에 선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시간으로는 24일 오전 11시다. 방탄소년단은 서울에 마련된 언플러그드 무대에서 공연하고 MTV는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전 세계에 방영할 예정이다. MTV는 “방탄소년단이 히트곡들과 앨범 ‘BE’ 수록곡들을 이전에는 결코 본 적이 없는 버전으로 팬들에게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발매된 BE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을 차지한 바 있다. 이 앨범에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인 ‘다이너마이트’, ‘라이프 고스 온’ 등이 수록됐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무대를 위해 곡을 새롭게 편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부터 시작된 MTV 언플러그드 프레젠트는 전자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 어쿠스틱 버전으로 공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엘턴 존, 폴 매카트니, 에릭 클랩턴, 너바나, 스팅, 오아시스 등 한 시대를 주름잡은 최고의 가수들이 이 무대에 섰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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