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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페라로 부른다…브람스의 순애보

    오페라로 부른다…브람스의 순애보

    스승 슈만 아내 짝사랑한 삶 노래아리아·합창·무용·심포니 등 다채 뮤지컬 연출 장인 한승원 첫 도전“공연 이후 절로 흥얼거리게 될 것”‘클라라의 장례식장에 선 브람스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한참 동안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지 않았을까.’ 스승 슈만의 아내를 마음에 품고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브람스의 사랑이 오페라로 처음 그려진다. 브람스의 순애보는 물론 슈만과 클라라가 각자의 방식으로 지켜 낸 사랑을 이들의 음악으로 다각도로 풀어낸다. 국립오페라단이 13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서정오페라 ‘브람스…’를 처음 선보인다. 브람스가 클라라를 떠나보낸 순간 어떤 마음이었을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해 세 음악가의 첫 만남으로 돌아가 그들의 삶과 사랑을 비춘다. 연출을 맡은 한승원 HJ컬처 대표는 “오페라의 기존 틀을 벗어난 작품을 통해 전형적인 사랑이 아닌, 관객들이 각자 정서에 따라 기억 속에 있는 다양한 사랑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시간 30분 동안 다채로운 음악이 이어진다. 브람스의 ‘오월의 밤’, ‘네 개의 엄숙한 노래’, ‘나는 어두운 꿈속에 서 있었네’ 등과 슈만의 ‘헌정’, ‘오래되고 몹쓸 노래들’, 클라라의 ‘사랑의 노래’ 등 각 작곡가의 주요 선율이 리트(가곡)와 아리아, 이중창, 합창 등으로 꾸며져 각자의 서사를 다양하게 읽을 수 있다. 레치타티보(대사)는 우리말로 좀더 쉽게 전달되고 아리아는 독일어로 원어가 갖는 의미를 살렸다. 작·편곡을 맡은 전예은 작곡가는 “브람스의 결을 해치지 않으려고 선율은 거의 바꾸지 않았고 그 안에서 고전 기법부터 현대적인 시도까지 다양한 색채를 두고 싶었다”면서 “음악가가 아닌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며 서사를 따라가면 브람스 음악이 더 와닿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살리에르’, ‘라흐마니노프’, ‘파리넬리’ 등 음악가들의 삶을 다룬 여러 뮤지컬을 제작하기도 했던 한 연출은 ‘브람스…’로 처음 오페라에 도전했다. 그는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큰 차이가 없지만, 드라마가 중요한 뮤지컬보다 오페라는 음악을 잘 전하는 게 관건인 것 같다”면서 “익숙하고 좋은 선율들이 많아 이 작품도 뮤지컬처럼 공연이 끝나도 입가에서 저절로 아리아와 합창곡들을 흥얼거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짙은 사랑을 노래할 브람스는 베이스 박준혁과 바리톤 양준모가 맡았다. 클라라는 소프라노 박지현과 정혜욱, 슈만에 정의근, 신상근이 각각 무대에 오른다. 여자경 강남심포니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아 클림챔버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위너오페라합창단, 노이오페라합창단이 하모니를 더욱 풍성하게 꾸민다. 무용가 김용걸, 홍정민이 애절하고도 깊은 사랑의 몸짓을 선보이고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젊은 브람스’로 맑은 피아노 선율을 전달한다. 15일 공연은 국립오페라단 온라인 영상 서비스 ‘크노마이오페라’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부산한 비탈길 골목길 하늘길…테스형 경규형 맛있는 이바구

    부산한 비탈길 골목길 하늘길…테스형 경규형 맛있는 이바구

    서울신문은 13일부터 ‘이우석의 미시(微視)여행’을 3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국내 여행지를 매우 좁게 설정해 현미경처럼 샅샅이 훑어보자는 취지의 코너입니다. 연재를 담당할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은 ‘언어유희의 달인’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여행전문가입니다. 글 곳곳에 심어 놓은 저자 특유의 ‘유머 코드’에 즐겁고 놀라운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부산에 초량동이 있다. 부산역 바로 앞이다. 서울로 따지면 서울역 앞 청파동, 아니 산비탈로 올라서야 하니 후암동쯤 되겠다. 가파른 건 비슷하다. 생각해 보니 목포역 앞에도 유달산이 있다.(왜 역 앞엔 늘 산이 있을까.) 아무튼 초량에 올라가면 부산 역사를 볼 수 있다. 부산역 역사(驛舍)도 보인다. 지명에 산(山)자가 들어가는 부산의 속살이 초량이다. 목포가 항구라면, 부산은 산이다. 부산은 도시 곳곳이 바다에서 수직으로 치솟은 산들이 빼곡하기 때문이다. 부산 산복도로는 그 산(山)의 배(腹)를 가른다. 천국의 계단(stairway to heaven)이랄까. 고개를 들고 엉덩이는 빼고 하늘을 향한 계단을 딛고 하염없이 걸어야만 오를 수 있던 동네에 차로 오르내릴 하늘길이 생겨났다. 산복도로는 멀리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산을 휘휘 감으며 마을을 가르고 하늘과 땅을 나누고 있다. 약 반세기 전 생겨난 부산의 허리띠 산복도로, 그중에서도 초량의 이야기다. ●왜구 침입 잦던 목초지서 19세기말 개항도시 초량은 부산의 원도심이다. 근대도시 부산이란 곳이 생겨나면서 가장 먼저 발달한 마을이다. 지금이야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국제도시로 위용을 당당히 과시하고 있지만 부산은 확실히 조선시대까지는 변방이었다. ‘가마메’란 이름의 부산이 조선 성종 때 부산(釜山)이란 이름으로 문헌에 처음 등장했고 동래(동래, 해운대, 수영 등)와 동평(지금의 부산 도심), 기장현으로 나뉜, 그야말로 촌구석 취급을 당했다. ‘왜구’랬을까? 잦은 왜구의 침입 탓이었다. 16세기 동래도호부로서 경상좌수영과 왜관이 부산포에 설치된 다음에야 부산(사실은 동래)은 뭔가 그럴싸한 도시 기능을 하게 됐다. 조선 후기 들어 조정은 사중면 초량에 왜관과 객사를 세웠고 이곳에서 왜와 외교를 했다. 초량은 그저 교통이 좋은 목초지대일 뿐이었지만 19세기 말 갑자기 주목받았다.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개항장에 속했던 까닭이다. 일제(메이드 인 재팬이 아니다)와 청(효녀 아니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초량은 국제도시의 이미지를 줄곧 지켜오고 있다. 팽창을 노렸던 일제는 철도와 선박편으로 한반도, 대륙과 연결하기 위해 부산을 주목했고 교통 주거 인프라 등 도시개발을 서둘렀다. 간척을 통해 넓어진 초량 일대는 항만(북항)과 철도를 연결하는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가 됐다. 청 역시 중앙부두와 철도 건설로 생겨난 일자리를 찾아온 자국민 ‘쿨리’(苦力)를 위해 청관을 세웠다. 지금도 초량 부산역 앞에는 차이나타운이 남아 과거 조계지 시절의 근대사를 엿볼 수 있다. 처음엔 ‘남의 문화유산답사기’였지만 지금은 우리 역사가 됐다. 한국전쟁은 부산에 인구가 대거 유입되는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 10만여명에 불과하던 부산에 피란민이 몰려들며 무려 140만명이 모여 사는 대한민국 임시수도가 되니 당장 거주지가 태부족이었다. 산기슭밖에 없었다. 너도 나도 산에 올라가 판잣집을 지었다. 물론 초량 뒷산에도 올라갔다. 하늘까지 층층 이어진 달동네가 생겨나게 된 사건이다.●백제병원·남선창고… 사람·돈 돌던 이바구길 높이 올라가면 그 역사가 자세히 보일까 싶어 초량을 올랐다. 해발 0m 근처인 부산항, 부산역에서부터 400m 남짓한 구봉산으로 오르는 길. 그 옆이 초량(草粱)이다. 부산역에서 길을 건너면 ‘초량 이바구길’이 시작된다. 부산시와 동구청이 부산의 옛 ‘이바구’(이야기의 사투리)를 들으며 시티투어를 하는 관광 코스로 지정했다. 재미나고 놀라운 이야기가 많이 숨어 있다. 지금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가 득실한 해운대와 비교하자면 낡은 원도심 마을이겠지만 애초 초량은 사람도 돈도 돌던 곳이다. 한국전쟁 전에는 함흥과 원산 바다에서 내려온 배가 초량(그때는 이 일대가 바다였다) 앞에 대고 명태며 고등어를 쏟아냈다. 그래서 이곳에 있던 수산물 창고를 북선(北船) 창고라 불렀다. 선창 일거리만 해도 넘쳐났다. 전국에서 생선 장수들이 몰려들고 청요릿집엔 손님들로 바글바글했다. 전쟁 후 북선 창고는 남선 창고로 이름이 바뀌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최대 수산물 유통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제가 물러가고 미군이 상륙하면서 ‘빠’니 ‘비어-홀’이라고 부르는 술집들이 가득한 ‘텍사스촌’이 초량에 생겨났다. 말하자면 서울 이태원 격이다. 이곳을 통해 나온 달러와 군수물자가 부산 국제시장은 물론 전국을 돌았다.‘이바구길’은 초량 외국인 골목에서부터 출발한다. 차이나타운 아래로 러시아 키릴문자와 필리핀 간판이 가득한 유흥가를 그냥 지나치려고(정말이다) 했지만 이곳에 ‘이바구’가 숨어 있다. 1927년 최용해가 지은 첫 근대식 개인종합병원 구 백제병원(국가등록문화재 제645호)이 초량 외국인 거리에 있다. 김해 출신인 최용해는 일본에서 의대를 나와 일본인 아내와 함께 부산으로 건너왔다. 동양척식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당시 부산에서 최고 높은 5층 벽돌건물을 짓고 백제병원(그런데 왜 신라병원이 아닐까?)을 열었다. 처음엔 병원이 잘됐지만 돌연 사건이 터졌다. 관리들이 데려온 행려병자 시체를 병원 4층에 보관했던 것이 들통났다. ‘돈 없는 환자가 가서 죽으면 시체를 병원에 두고 표본으로 쓴다’는 소문이 돌았다. 겁을 먹은 환자들이 외면하며 급격히 상황이 어려워졌다. 결국 최용해는 일본으로 야반도주했다. 이후 백제병원은 대형 청요릿집과 예식장 등으로 바뀌었지만 모두 사라졌다. 그나마 여지껏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차라리 다행이다. 현재는 1층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건물은 일부 허물어진 역사의 잔흔 그대로이지만 그 안을 채우는 커피향만큼은 세련되고 파릇하다. 부산시는 백제병원을 문화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때 부귀영화를 누렸던 남선 창고는 현재는 사라지고 없다. 창고를 가득 채웠던 명태처럼 온데간데없지만 상업과 물류의 지력(地歷)만큼은 여전하다. 우연인지 그 자리엔 현재 할인마트가 생겼는데 옛 창고의 담벼락 일부만 남았다. 1900년대 생겨난 국내 최초의 근대 물류 창고였던 남선창고는 노르웨이 베르겐의 ‘브뤼겐’(한자동맹 중심지)처럼 당시로선 엄청난 규모의 물류조합을 운영하며 명성을 떨쳤다. 전국에 명태를 공급하던 곳이지만 직접 명태를 서울로 공급하는 경원선이 개통되고, 초량 앞바다가 매립된 후 해운 물류 중심이 부산항으로 옮겨가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 누가 알았으랴, 바다가 사라질 줄은.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반대가 되니 좋은 뜻만은 아닌 듯하다. 여기까지만 평지다. 이제 산길을 올라야 한다. 초량초등학교 담벼락에는 옛 마을의 서정성을 노래한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다. 초량초교는 전통이 오랜 곳이다. ‘소크라테스의 아우’인 가수 나훈아와 코미디언 이경규, 음악감독 박칼린이 이 학교를 다녔다. 아, 나훈아의 ‘테스형’은 다른 곳을 나왔다. 아테네 아고라에서 토론을 통해 공부했다. 초량초교 동문 선후배인 이들은 각각 1947년생, 60년생, 67년생이니 시대는 달랐지만 초량의 변화 속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내려다보며 꿈과 재능을 키웠을 것이다. 대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초량에는 ‘명태 눈깔을 빼먹으면 노래를 잘한다’는 말이 전해진다. 남선 창고가 있던 곳이니 예능인을 많이 배출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노래를 잘 부르는 미래의 가수를 위해 누군가는 눈깔이 없는 명태를 먹었다.●168계단 줄기 삼아 작은 골목 가지처럼 연결 길가에는 1893년 지어진 초량교회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신사 참배 반대를 이유로 죽임을 당했던 주기철 목사가 있었던 교회로 개신교에선 뜻깊은 장소로 알려졌다. 한강 이남 최초의 교회로 무려 130년 가까이 됐다. 초량은 얼마나 신식 문물이 빨리 들어온 곳이었나. 길은 가파르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다. 이따금씩 부는 바닷바람이 땀을 식혀 준다. 제주 올레길처럼 이바구길에는 곳곳에 쉼터가 있다. 쉼터 역시 옛 분위기가 오롯이 남아 있다. 딱 추억 속 ‘점빵’ 풍경이다. ‘이바구 정거장’에선 국수나 음료를 팔고 ‘168 도시락국’에선 시락국밥과 추억의 도시락을 판다. 쉬어 가며 감성도 충전할 수 있다. 168이란 숫자의 의미는 가게에서 나오면 바로 알 수 있다. 하늘까지 뻗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높은 계단길이 쉼터 앞에 펼쳐진다. 고개를 끄덕여야 할 만큼 눈에 꽉 들어찬다. 우물가부터 산복도로까지 이어진 계단이 아찔하다. 168개의 계단이다. 페루 마추픽추의 계단과 닮았다.계단을 큰 줄기 삼아 양옆으로 작은 골목이 가지처럼 이어진다. 초량사람들이 물을 긷기 위해 오르내리던 168계단은 초량 마을을 이어 주는 동맥이며 소통의 통로다. 지금은 모노레일이 생겨나 ‘도가니’에게 미안하지 않다. 기계 레일 탓에 정취는 덜하지만 인정은 여전하다. 이곳에서 만나는 이웃들은 어김없이 인사를 나눈다. 관광객들도 인사를 하지 않으면 어색할 만큼 모노레일 캐빈 속 공간은 따스하다. 소통이란 이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 중간에 내리면 168빵카페가 있다. 고소한 빵과 커피 향에 이끌려 저절로 내리게 된다. 일명 ‘홍신애빵집’이라 불리는 곳이다. 요리연구가 홍신애씨가 차렸다. 홍씨는 초량 여행을 많이 다닌 듯하다. 테라스에 의자를 놓고 갓 구워 낸 빵 조각을 씹는 그 순간이 초량 이바구길 여행의 딱 중간쯤 된다. 영락없는 전망 휴게소 역할이다. 옆길로 새면 김민부 전망대가 나온다. 고교 1학년 때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천재 시인 김민부를 기린 이름이다. 그는 이 집에 살았다. 전망대는 실로 근사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푸른빛을 띠는 바다를 두고 아래에 다닥다닥 이어진 작은 집들의 지붕을 통해 ‘부싼 싸람’의 진면목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는 지금 보이는 저 바다를 그리며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라고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했을 것이다.●블록 쌓아 올리듯… 만화같은 산동네 지붕들 옥상마다 놓인 파란색 물탱크, 허공을 가르는 목욕탕 기둥들 사이로 하늘을 향해 난 계단, 블록을 쌓아 올린 듯 차곡차곡 이어진 집들이 만화 같은 산동네 풍경을 이루고 있다. 우리 집 지붕이 남의 집 마당이 되고 또 우리 마당은 아랫집 지붕으로 이어진 길이 되는 반도체처럼 집약된 집 더미. 전란을 피해 내려와 산에 살기 시작한 사람들, 반세기가 지나니 말씨도 마음씨도 진짜 부산 사람이 되었다. 높이 오르니 부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보였다. 여기서 좀더 오르면 산복도로가 나온다. 수직적인 길로 이뤄진 산동네를 모두 수평으로 꿰는 넓은 신작로. 비행기처럼 높은 길을 달리는 버스는 뒤뚱뒤뚱거리며 부산의 허리를 연결한다. 산복도로 곳곳에 수려한 전망이 펼쳐진다. 산복도로에서 바라본 경치란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하다. 바다와 항구, 마을과 철도, 교량과 배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란 것은 어디서 또 찾을 수 있을까. 여기다 ‘유치환의 우체통’ 등 곳곳에 깃든 이야깃거리는 서정성과 낭만까지 곁들여 있다. “여봐요, 백신은 맞았나요?” 1년 후 나의 미래로 보내는 편지를 썼다. 과거 추억이 서린 풍경을 바라보며 현실 속 걱정을 함께 적었다. 세상을 내려다보며. 좀더 눈을 가늘게 뜨고 보면 마음속 무엇이 현실에 투영돼 겹쳐 보인다. 산복도로에서 보는 세상은 초고층 마천루 호텔방에서 담는 ‘근사한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우체통 앞에선 상상의 나래가 활짝 펴진다. 늘 힘들게 오르내리지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먼 바다를 바라보며 꿈을 키웠을 어느 이름 모를 초량의 아이를 떠올려 본다. 그 아이는 어떤 감상을 마음속에 쌓아 가며 자랐을까. 부산에 대한 추억이란 것이 전혀 없다 할지라도, 무슨 영화 속 이야기일지라도 상관없다. 연인과, 가족과 함께 이곳 이바구길을 함께 걸으며 초량이 지켜온 반세기의 이야기들을 듣고 살며시 뭔가를 상상해 본다면? 그 포근한 이야기란 차가운 유리투성이 도시의 것보다는 썩 좋을 듯하다. 바다로 열린 청마의 우체통에선 많은 상상들이 미래로 전송되고 있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초량 여행 체크리스트 뭘 먹지? 50년 부산 중심지 초량엔 먹거리가 많다. 부산에 사는 이도 부산을 오가는 이도 초량을 찾아 대선 소주잔을 기울여 온 세월이 켜켜이 쌓인 까닭이다. 산복도로에서 더 올라가면 360도 전망의 구봉산 초량공원, 길을 따라 내려오면 돼지불고기를 파는 기사식당 거리와 만난다. 일명 ‘불백거리’인데 값싸고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택시 기사뿐 아니라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는다. 좀더 내려오면 이름난 초량 돼지갈비 골목도 있다.은근히 잘하는 고깃집이 많은 곳도 부산이다. 그렇다. (서울 사람들이 생각하듯) 부산 사람은 아침에 회를 먹고 점심에 생선구이, 저녁에 곰장어 등 생선만 먹고 살진 않는다. “집이 부산이세요? 그럼 집에 배 있겠네요?” 식으로 사고하는 것에 대해 부산 시민들은 매우 어이없어 한다. 구석구석에는 돼지국밥집, 시락국밥집, 유명한 밀면집도 있다. 전국 민물 양식장에서 ‘부산 갈메기’들을 죄다 쓸어 왔는지 문전성시를 이루는 메기탕집도 있다.168빵카페=부산 동구 영초길 191번길 8-1. (010)9330-8544. 168도시락국=부산 동구 영초길 191. (051)714-2619 소문난불백=부산 동구 초량로 36. (051)464-0846 초량밀면=부산 동구 중앙대로 225. (051)462-1575. 은하갈비=부산 동구 초량중로 86 (051)467-4303. 우리돼지국밥=부산 동구 초량로 27-1번길 (051)468-5623. 초량메기탕=부산 동구 초량로 15. (051)464-3398. 어딜 가지? 초량은 범일동, 보수동, 중앙동 등과 이어진다. 영화 ‘아저씨’ 촬영지로 유명한 범일동 매축지 마을은 좌천역에서 나와 육교를 건너면 된다. 격렬하게 매운 떡볶이와 조방낙지로 유명한 곳도 범일동이다. ‘범죄와의 전쟁’ 촬영지인 중앙로는 부산역 쪽으로 건너면 나온다. 어쩐지 익숙하다 할 거다. 맞은편에는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등장한 보수동 계단이 있다. 헌책방 거리와 자그마한 카페들이 있어 요모조모 둘러볼 것이 많다. 여행상품은? 반값 할인을 뜻하는 ‘반할부산’은 열차와 연계한 다양한 부산여행상품 ‘진짜부산트레킹’을 판매한다. 원도심투어를 비롯해 흰여울마을과 달맞이고개, 황령산 등 다양한 지역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1899-2550. 초량 이바구길 투어는 부산여행특공대(busanbustour.co.kr)에서 당일(반나절) 버스투어 상품으로 판매한다. 일정은 오전 9시 50분 부산역 이바구버스 정류소 앞 집결 후 증산전망대, 유치환의 우체통, 초량 168계단&모노레일 탑승, 초량 1941, 초량전통시장(불백골목) 경유 낮 12시 30분 부산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2만원. (051)469-4113.
  • “의료진에 박수 대신 임금 인상을” … 英 팝스타 두아 리파의 일침

    “의료진에 박수 대신 임금 인상을” … 英 팝스타 두아 리파의 일침

    “의료진에게 박수를 보내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제대로 보상해야 해요.” 11일(현지시간) 영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상 ‘브릿 어워즈’ 시상식이 열린 런던 오투(O2) 아레나. 이날 올해의 앨범상과 영국 여성 솔로 아티스트상을 받은 가수 두아 리파가 이렇게 소감을 말하자 장내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올해 브릿 어워즈는 영국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대면 개최된 대규모 실내 공연이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알아보는 연구의 일환으로 관객 4000명이 참석할 수 있게 했는데, 입장권 2500장이 봉쇄 조치 이후에도 현장을 떠나지 않았던 런던 지역 의료진 등 필수인력에게 돌아갔다. 두아 리파는 수상 소감에서 방역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의료진을 언급하며 70대 흑인 여성 간호사 엘리자베스 애니유에게 트로피를 바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영국에서 최초로 겸상적혈구빈혈증(SCD) 상담 센터를 세운 간호사이자 웨스트런던대 명예교수인 그는 대영제국 훈장까지 받은 인물이다.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영국에선 정부의 의료진 대응 방식과 처우 문제가 계속 도마에 올랐다. 영국 의사협회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1758명 중 65%가 3년 이내에 NHS를 떠나 외국에서 일자리를 찾거나 민간 병원으로 이직하겠다고 답했는데, 코로나 사태 최전선에 있는 의사들에 대한 낮은 임금이 주요 이유였다. 최근엔 정부가 올해 예산안에서 NHS 의료진 임금 인상률을 1%로 책정한 뒤 반발이 더욱 커졌다. 애니유는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영국 정부는 병원 장비와 인원 수용을 늘리는 데 돈을 투자했다. 그 돈은 왜 간호사와 조산사에겐 쓰이지 않느냐”며 의료진 처우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리파는 “애니유는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며 간호사로서 뛰어난 경력을 쌓았다”며 “일선 간호사, 의료진을 보호하는 데 오랜 세월 힘쓴 강한 옹호자”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그는 또 최전방의 의료진에 대한 감사와 존경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 모두는 의료진에게 아주아주 큰 박수를 보내고,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공정한 임금 인상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외쳤다. 이에 애니유는 트위터를 통해 “정말 충격을 받았다. 일선 의료진의 급여 인상과 처우 개선을 지지해 준 두아 리파에게 너무 고맙다”고 화답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카카오엔터, 유희열이 이끄는 ‘안테나‘ 지분 인수…협업 강화

    카카오엔터, 유희열이 이끄는 ‘안테나‘ 지분 인수…협업 강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가수 유희열이 이끄는 음악 레이블 안테나와 손잡고 음악·영상 콘텐츠 사업을 이어간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엠컴퍼니는 안테나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두 회사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를 함께 발굴·육성하며 음악·영상 콘텐츠 사업에서 긴밀하게 협업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고 있는 드라마, 영화,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및 드라마 등에도 안테나 소속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안테나에는 유희열을 비롯해 정재형, 루시드폴, 정승환, 권진아, 샘 김, 이진아, 페퍼톤스, 박새별 등 싱어송라이터들이 소속돼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을 비롯해 영화, 음악,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 전반에 걸쳐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스타쉽, 플레이엠, 크래커, 플렉스엠 등 음악 레이블을 뒀다. 안테나 측은 “이번 파트너십이 대중음악 산업을 탄탄하게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좋은 사람, 좋은 음악’을 추구하는 안테나의 고유한 정서를 살리면서 적극적으로 콘텐츠 사업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엔터 측도 “더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음악과 영상 콘텐츠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 장애인과 함께 사는 경기도를 위한 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 장애인과 함께 사는 경기도를 위한 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최만식 도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1)는 지난 11일 ‘장애인과 함께 사는 경기도를 위한 토론회’를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와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주관하며, 1부(장애인 문화예술 육성 및 지원)와 2부(장애인 건강 및 체력증진과 장애인체육 지원방안)로 각 주제별로 나눠 진행됐다. 본격적인 토론회에 앞서 박정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김승원 국회의원, 임오경 국회의원, 최만식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영상으로 인사말과 축사를 전했다. 1부 주제는 ‘장애인 문화예술 육성 및 지원’으로, 주제발표는 배은주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가 창작자로서 장애예술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일자리 지원 확대 등 미래지향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첫 번째 토론자인 조진아 강남장애인복지관 문화예술팀장은 발제 내용에 동의와 공감을 표하며 장애를 넘어, 누구나 문화예술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최영환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 예술정책과장은 장애예술인의 문화예술활동 촉진을 위해, 비교적 장애와 무관하게 접할 수 있는 영상·미디어 분야와 음악·미술·문학 등에 대한 교육 지원의 필요성을 전했다. 2부 주제는 ‘장애인 건강 및 체력증진과 장애인체육 지원방안’으로, 주제발표는 조재훈 나사렛대학교 특수체육학과 교수가 기존의 장애인 체력인증센터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며,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장애인의 초기접근을 향상을 위해 시도 및 시군구 단위별 장애인 체력관리지원센터(가칭) 사업을 제안했다. 첫 번째 토론자인 김창현 서울곰두리체육센터 체육증진팀장은 센터의 운영현황을 설명하며, 장애인 재활 체육 사업의 중심으로서 앞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지역사회 재활체육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용필성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 장애인체육과장은 장애인들의 체육시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부처 간 협의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생활권역 장애인 체육시설 조성의 필요성을 전했다. 세 번째 토론자인 이인용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 체육과장은 경기도의 장애인체력인증센터 설치와 전용 운동기구 지원사업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좌장을 맡은 김경희 의원은 “토론회에 나온 좋은 의견들은 도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며, 국회와 문체부에 건의해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경기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 생활수칙에 따라 무관중,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경기도의회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도민들과의 소통을 이어나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브릿 어워즈’ 두아 리파가 “간호사 임금 인상” 외친 이유는

    ‘브릿 어워즈’ 두아 리파가 “간호사 임금 인상” 외친 이유는

    “의료진에게 박수를 보내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제대로 보상해야 해요.” 11일(현지시간) 영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상 ‘브릿 어워즈’ 시상식이 열린 런던 오투(O2) 아레나. 이날 올해의 앨범상과 영국 여성 솔로 아티스트상을 받은 가수 두아 리파가 이렇게 소감을 말하자 장내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올해 브릿 어워즈는 영국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대면 개최된 대규모 실내 공연이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알아보는 연구의 일환으로 관객 4000명이 참석할 수 있게 했는데, 입장권 2500장이 봉쇄조치 이후에도 현장을 떠나지 않았던 런던 지역 의료진 등 필수인력에게 돌아갔다. 두아 리파는 수상 소감에서 방역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의료진을 언급하며 70대 흑인 여성 간호사 엘리자베스 애니유에게 트로피를 바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영국에서 최초로 겸상적혈구빈혈증(SCD) 상담 센터를 세운 간호사이자 웨스트런던대 명예교수인 그는 대영제국 훈장까지 받은 인물이다.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영국에선 정부의 의료진 대응 방식과 처우 문제가 계속 도마에 올랐다. 영국 의사협회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1758명 중 65%가 3년 이내에 NHS를 떠나 외국에서 일자리를 찾거나 민간 병원으로 이직하겠다고 답했는데, 코로나 사태 최전선에 있는 의사들에 대한 낮은 임금이 주요 이유였다. 최근엔 정부가 올해 예산안에서 NHS 의료진 임금 인상률을 1%로 책정한 뒤 반발이 더욱 커졌다. 애니유는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영국 정부는 병원 장비와 인원 수용을 늘리는 데 돈을 투자했다. 그 돈은 왜 간호사와 조산사에겐 쓰이지 않느냐”며 의료진 처우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리파는 “애니유는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며 간호사로서 뛰어난 경력을 쌓았다”며 “일선 간호사, 의료진을 보호하는 데 오랜 세월 힘쓴 강한 옹호자”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그는 또 최전방의 의료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 모두는 의료진에게 아주 아주 큰 박수를 보내고,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공정한 임금 인상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외쳤다.이에 애니유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말 충격 받았다. 일선 의료진의 급여 인상과 처우 개선을 지지해준 두아 리파에 너무 고맙다”고 화답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에 핀란드 잉키넨… “한국 관객들 가장 열정적”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에 핀란드 잉키넨… “한국 관객들 가장 열정적”

    KBS교향악단이 차기 음악감독에 핀란드 출신 지휘자 피에타리 잉키넨(41·사진)을 선임했다. 지난 2019년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된 요엘 레비 전 음악감독 이후 2년 만에 공석을 채우게 됐다. 잉키넨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3년간 KBS교향악단을 이끈다. KBS교향악단 박정옥 사장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음악감독 선임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면서 “뜻하지 않은 팬데믹으로 인해 지켜야 하는 절차들이 순연되고 어려워지면서 (음악감독이 공석이 된 지) 1년 5개월이 걸린 것을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잉키넨은 최근 클래식 강국으로 꼽히는 핀란드 태생으로 세계적인 지휘자들을 배출한 헬싱키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바이올린과 지휘를 전공했다. 15세에 처음 포디움에 설 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지닌 그는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함부르크필하모닉, 슈투트가르트심포니, BBC 필하모닉 등 세계 무대를 누볐고 체코 프라하 오케스트라, 뉴질랜드 심포니 음악감독 등을 지냈다. 현재 도이치방송교향악단 수석지휘자, 재팬 필하모닉 수석지휘자를 맡고 있기도 하다. 뉴질랜드 심포니와 재팬 필하모닉을 통해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음반을 두 차례나 발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피에르 불레즈, 다니엘 바렌보임, 크리스티안 틸레만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발탁됐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겐’ 지휘도 맡을 예정이다.KBS교향악단과는 20대였던 2006년과 2008년 정기공연 연주를 통해 인연을 맺었고 지난해 10월 다시 무대에서 호흡을 맞췄다. 잉키넨은 “최근 연주에서 단원들의 헌신과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상당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 관객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따뜻한 관객들이었고, 항상 한국에서 매우 환영받는다고 느꼈다”면서 “국내 대표 교향악단으로서의 명성을 더욱 굳히고 싶고 서울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멋진 음악을 들려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교향악단 남철우 사무국장은 “평균 연령 42세인 단원들과 젊은 감각의 차세대 지휘자가 65년 전통의 교향악단이 좀더 새롭고 진취적인 오케스트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고, 특히 잉키넨은 젊지만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신성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덕수궁에서 즐기는 클래식과 시낭송

    덕수궁에서 즐기는 클래식과 시낭송

    봄밤 고궁에서 클래식 음악과 시의 향연이 펼쳐진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덕수궁 함녕전 앞에서 ‘퇴근길 토크 콘서트-음악과 문학, 이렇게 봄의 손을 맞잡고’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시 낭송과 인문학 해설이 가미된 클래식 공연으로, 차이콥스키의 발레 모음곡 ‘호두까기 인형’ 중 ‘꽃의 왈츠’와 드뷔시의 ‘렌토보다 느리게’ 현악 연주, 이문재 시인의 ‘정말 느린 느림’ 등이 낭송된다. ‘퇴근길 토크 콘서트’는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편안하고 친숙하게 클래식 명곡을 들을 수 있도록 서울시향이 2016년부터 서울 도심에서 진행해 온 연주회다. 이번 공연을 위해 덕수궁관리소와 서울시향은 지난 10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고려해 공연 관람은 전 좌석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13일 오전 11시부터 서울시향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당일 현장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문화재청과 서울시향 유튜브 채널에서 공연 실황을 생중계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브릿어워즈 깜짝 등장…BTS는 수상 불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브릿어워즈 깜짝 등장…BTS는 수상 불발

    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영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상인 ’브릿 어워즈‘(Brit Awards) 오프닝 무대에 밴드 콜드플레이와 함께 깜짝 등장했다. 이들은 11일(현지시간) 전 세계로 중계된 브릿 어워즈에서 콜드플레이의 신곡 ‘하이어 파워’(Higher Power) 무대를 함께 꾸몄다. 콜드플레이는 런던 템스강에 설치된 수상 무대에서 시상식의 포문을 열었고,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무용수들의 댄스 영상은 홀로그램을 통해 합성돼 동시에 무대를 펼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1977년 시작한 브릿 어워즈는 영국음반산업협회에서 주관하며 영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측은 “영국에 건너가 콜드플레이와 같이 무대에 서는 것을 협의했으나 코로나19로 홀로그램으로 실연을 대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에 맞춘 독창적 안무로 세계적 관심을 받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지난 7일 공개된 ‘하이어 파워’ 퍼포먼스 영상에 홀로그램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앞으로도 콜드플레이의 신곡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한국 가수론 처음으로 후보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의 수상은 불발됐다. 방탄소년단이 올랐던 인터내셔널 그룹 부문 트로피는 미국의 3인조 자매 밴드 하임에게 돌아갔다. 올해 시상식은 관객 4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면으로 열렸다. 영국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 개최된 대규모 실내 공연으로, 영국 정부가 대규모 공연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이벤트 연구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정민이 친구 조사 너무 늦어” 지적에… 경찰의 반박

    “정민이 친구 조사 너무 늦어” 지적에… 경찰의 반박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22)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친구 A씨의 조사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정민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열흘만인 9일 A씨와 그의 아버지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A씨는 변호사를 대동했고 10시간 가량 조사가 이뤄졌다. A씨가 정민씨의 휴대폰을 소지한 점, 홀로 귀가한 A씨가 신고 온 신발을 가족이 버린 점이 알려지며 경찰 수사에 대한 의혹은 증폭됐다. 경찰은 이 사건에 서초경찰서 강력팀 7팀 전체를 투입했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기초 자료가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에서 조사해야 하는데, 수사 전환 시점으로부터 (A씨 조사까지) 일주일”이라며 “(수사가) 늦었다는 부분에는 동의할 수 없다.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정민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오전 3시 30분쯤 A씨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진 A씨 어머니의 휴대전화도 임의 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하고 있다. A씨는 당시 오전 3시30분쯤 자신의 휴대전화로 어머니와 통화하며 ‘정민이가 잠이 들었는데 취해서 깨울 수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시 잠이 들었다는 A씨는 약 1시간 뒤 정민씨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혼자 귀가했다. 정민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마지막 동영상에서 A씨는 정민씨에게 큰절을 하고, 정민씨는 A씨에게 “골든 건은 네가 잘못했어 솔직히”라고 말한다. 경찰은 “골든이라는 가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동영상에서 제이팍, 레이블 등 힙합 음악에서 사용되는 가수나 용어가 언급된 걸로 봤을 때 그렇다”면서 “(정민씨와 A씨가) 굉장히 우호적인 상황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수사 비공개 원칙… “방구석 코난에 빙의” 지방경찰청 소속의 한 경찰관은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에서 ‘수사 비공개 원칙’을 언급하며 “의대생 한강 실종 같은 안타까운 사건들은 매일 몇 건씩 일어난다. 수사는 비공개가 원칙인데 언론에 노출이 됐다고 해서 국민에게 일일이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2019년 12월부터 시행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기소돼서 재판을 받기 전까지 사건 관련 내용은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할 수 없으며, 기소 이후에만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제한적인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경찰관은 “다들 ‘방구석 (명탐정)코난’에 빙의했는데 이 사건 때문에 본인 사건이 밀린다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은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데 일부러 수사를 안 한다는 개소리 하는 것 보면 웃긴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20대 남성의 실종 신고를 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처음부터 타살 혐의점을 배제하지 않고 좀 더 일찍 수사로 전환했으면 좋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는 사건의 진상을 밝힐 주요 증거인 친구 A씨의 휴대전화 수색도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특별한 물품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는 이르면 다음 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음원시장 ‘두근’… 역주행 멈추고 정주행 달릴까

    음원시장 ‘두근’… 역주행 멈추고 정주행 달릴까

    방탄소년단 영어 신곡 ‘버터’헤이즈 미니앨범 ‘해픈’ 발매성시경은 10년 만에 정규 8집 NCT드림·오마이걸도 컴백에스파·샤이니 태민 등 신곡브레이브걸스, SG워너비 등 역주행 가수가 점령한 대중음악계에 굵직한 아티스트들이 컴백 출사표를 던진다. 검증된 음원 강자부터 아이돌 그룹까지 음원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미국 그래미어워즈 무대를 달군 뒤 공백기를 가졌던 방탄소년단은 오는 21일 ‘버터’(Butter)로 돌아온다. 지난해 11월 미니앨범 ‘비’(BE) 이후 6개월 만이다.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에 이어 두 번째 영어 신곡으로, 신나고 경쾌한 서머송이라고 소속사는 예고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미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방탄소년단의 미국 레이블인 컬럼비아 레코즈는 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며 라디오 DJ들에게 신곡을 먼저 들려주는 ‘버터 버스 투어’ 중이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라디오 방송 횟수가 중요한 만큼 일찌감치 현지를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음원퀸’ 헤이즈도 20일 일곱 번째 미니앨범 ‘해픈’(HAPPEN)을 발매한다. 11개월 만에 음반을 내며 소속사 대표인 싸이는 “작사, 작곡 등 앨범 전체를 홀로 훌륭히 만들어 내는 친구”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발라드 왕자’ 성시경도 2011년 이후 약 10년 만에 정규 8집을 오는 21일 공개한다. ‘ㅅ(시옷)’이라는 제목으로 사람, 사랑, 삶, 시간, 상처, 선물 등 다양한 단어에 담긴 의미를 풀어 낼 예정이다. 그는 지난 6일 유튜브 방송에서 “내가 노래하는 것 중에 시옷으로 시작하는 단어가 많더라. 사람 인(人) 같기도 하고 ‘8’을 뜻하는 한자와도 비슷하다”고 했다.아이돌도 빼곡히 라인업을 채운다. NCT드림은 지난 10일 7인 체제로 첫 정규앨범 ‘맛’(Hot Sauce)을 내놨다. 소속사에 따르면 전작인 미니 4집 ‘리로드’(Reload)보다 선주문량이 약 243% 많은 171만장을 기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지난해 ‘살짝 설어’, ‘돌핀’으로 최고의 해를 보낸 오마이걸도 같은 날 미니 8집 ‘디어 오마이걸’(Dear OHMYGIRL)을 선보였다. 7년간 꾸준히 인지도를 넓혀 온 오마이걸의 자기소개서 같은 앨범이라는 게 멤버들의 설명이다.지난해 멤버들의 아바타와 함께 데뷔해 화제를 모은 걸그룹 에스파도 17일 새 싱글을 낸다. 힙합 댄스곡 ‘넥스트 레벨’에서 아바타와의 연결을 방해하는 블랙맘바를 찾기 위해 떠난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녹였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오는 31일 발매하는 정규 2집이 선주문량 52만장을 넘기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입대를 앞둔 샤이니의 태민은 18일 미니앨범 ‘어드바이스’(Advice), (여자)아이들의 우기는 13일 첫 솔로 디지털 싱글 ‘어 페이지’(A page)로 팬들을 만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단절의 시대, 고뇌의 소리 무대 오른다

    단절의 시대, 고뇌의 소리 무대 오른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비대면 시대 홀로 된 예인들의 예술혼을 엿볼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이 13일부터 15일까지 예악당 무대에 올리는 민속악단 정기공연 ‘홀로, 독(獨)’은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홀로 된 예인들의 깊이 있는 독공(獨工)의 시간과 그 고뇌를 담았다. 13일은 민속악단 조정희, 염경애, 이주은, 유미리, 양명희, 정회석 명창이 판소리 주요 대목인 눈대목이 아닌 소리꾼으로 각자 가장 잘할 수 있는 ‘장기 대목’을 선보인다. 시대를 넘나들며 희로애락을 나누고 눈물과 웃음을 선사하는 판소리를 통해 소리꾼이 자신의 삶을 다양한 인물들에 투영하고 관객들에게 내보인다. 14일에는 민속음악의 기악 독주 장르인 산조로 민속악단 연주자들의 음악적 색채를 엿볼 수 있다. 가야금산조(문경아)를 시작으로 거문고(한민택)와 해금(김정림)의 산조 병주, 대금(원완철), 아쟁(배런), 거문고(이선화)의 산조 삼중주, 아쟁(윤서경), 거문고(이재하), 가야금(이여진·백다솜)의 산조 사중주에 이어 기악단원 15명의 산조 합주 등 다채로운 울림이 무대를 채운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고요히 앉아 세속의 괴로움을 벗어나 평온한 마음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는 ‘좌망’(坐忘)을 주제로 삼았다. 앉아서 연주하는 가야금병창과 민요, 연희 장르의 음악으로 꾸렸다. 취임 후 첫 정기공연을 여는 지기학 민속악단 예술감독은 “단절된 홀로가 아니라 ‘나’의 진정한 확장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단원들의 고뇌를 담은 무대”라고 소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교과서 밖 선거교육

    교과서 밖 선거교육

    ‘만 18세 선거권’ 시대… 평택 청북중 특별한 학생회장 선거“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 쓰레기가 많아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시청에 건의해 쾌적한 버스 정류장을 만들겠습니다.” “갑자기 내리는 비를 맞으며 집에 돌아가지 않도록 학교 예산을 활용해 ‘우산 대여제’를 실시하겠습니다.” 여느 학교의 학생회장 선거에나 등장할 법할 공약이지만 경기 평택시 청북중학교의 학생회장 선거는 특별하다. 이 학교는 지난 2019년부터 학생회장 선거를 정규 교과 수업으로 끌어와 실시해 오고 있다. 학생회장 선거는 창의적 체험활동 중 ‘자율활동’으로 편성돼 있지만, 이 학교는 사회 교과를 중심으로 국어와 영어, 수학, 미술, 음악 수업에 걸쳐 선거의 모든 과정이 진행된다. 학생회장 선거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선거교육의 장(場)’이라는 취지에서다.●학생들 스스로 ‘정책 선거’ 실현 자부심 청북중에서는 학생들이 정당을 만들어 후보를 내고, 학교 곳곳의 문제점을 찾아 공약을 제시하며 선거운동을 벌이는 일련의 과정이 교과 수업과 맞물려 있다. 사회 시간에는 정치와 민주주의의 의미에 대해 학습한 뒤 민주주의의 이념을 담은 정당을 만들고, ‘매니페스토’의 조건에 맞는 선거 공약을 만든다. 미술 시간에는 선거운동을 위한 피켓을 제작하고 음악 시간에는 ‘선거송’을 만들며 국어 시간에는 각 정당의 강령을 만든다. 전교생이 60명이 채 되지 않는 소규모 학교의 특성은 학생회장 선거에 모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만 18세 미만에게는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지만 예비 유권자로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선거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엄윤정 청북중 사회교사는 선거교육을 “자신이 주인임을 깨닫고 주인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학교의 주인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을 심어 주기 위해 선거교육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학생들은 학교 안팎에서 구성원들이 겪는 문제점들을 탐색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인터뷰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구체화한다. 교장과 행정실장 등을 만나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지난해 선거에서 “학교에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실용적으로 바꾸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학생은 학교가 실행하던 ‘공간혁신 프로젝트’와 연계하겠다는 계획까지 제시했다. “겨울에 핫팩 대여제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학생은 “학생 자치회 예산을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허한 구호 대신 공약 하나하나에 책임감을 싣고 있는 셈이다. 엄 교사는 “‘이미지 선거’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학생들이 선거를 통해 학교 안의 문제를 탐색하고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하는 데 집중하도록 했다”고 말했다.청북중 학생회장 선거에서는 2학년 후보 중 회장과 부회장 각각 1명과 1학년 후보 중 부회장 1명을 선출한다. 지난해 선거에서는 ‘미사용 공간의 실용적 활용’을 공약으로 내건 학생이 회장으로, ‘학교 앞 버스 정류장 환경 개선’과 ‘핫팩 대여제’를 제안한 학생이 각각 2학년과 1학년 부회장에 당선됐다. 선거가 끝난 뒤 수학 시간에는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블라인드 선호도 조사’를 하고 통계 기법을 활용해 ‘공약의 채택 확률’과 ‘당선 가능성 순위’를 매겼다. 실제 회장에 당선된 후보가 당선 가능성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서 학생들은 스스로 ‘정책 선거’를 실현했다는 자부심을 얻었다.선거가 끝나도 선거 교육은 이어진다. 선거 과정에서 학습한 ‘매니페스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선거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까지 수업에 담는 것이다. “학교 앞 버스 정류장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한 부회장은 사회 수업 시간을 활용해 시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답변을 받아냈다. 공약 이행을 위해 교직원회의와 행정실도 함께 머리를 맞댄다. 학생 자치회가 운영하고 있는 ‘우산 대여제’와 ‘휴대전화 충전제’도 선거 공약이 실제 이행된 사례다. “중학교 사회 과목에 정치와 민주주의, 시민 참여를 다루는 단원이 있어요. 학생들이 학생회장 선거를 통해 가치 있는 경험을 하고 성장하게 하고 싶습니다.” 엄 교사는 “학생이 주체가 돼 변화를 만드는 것”을 선거교육의 가치로 꼽았다. ●유권자 역량 키워주는 선거교육의 필요성 매년 5월 10일은 ‘유권자의 날’이다. 유권자의 날부터 1주일 동안은 ‘유권자 주간’으로 지정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여러 기관과 단체가 유권자 의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지난해부터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되면서 학생들에게 유권자로서의 역량을 심어 줄 선거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만 18세 선거권’ 시대가 열렸으나 학교 현장의 선거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선거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쳐내기에는 수업 시수에 한계가 있는 데다 코로나19도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선거권 연령 하향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면서 선거교육의 방향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고 개학이 미뤄지며 관련 수업조차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선거교육이 교과서에 담긴 선거제도를 이해하고 선거법을 숙지하는 단계를 넘어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함양하는 적극적인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성훈 선거연수원 교수는 “공동체의 문제를 고민하고 자신의 가치와 생각을 정립한 뒤 나의 가치를 대의할 후보와 정당, 정책을 선택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선거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강대현 전북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치권이 주어져 자율과 책임을 가지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활동들도 살아 있는 선거교육”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교육이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보다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 장 교수는 “선거교육이 초·중·고등학교에 걸쳐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접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능력과 공동체의 이슈에 대해 자신의 가치를 정립하는 능력, 선진화된 선거 문화에 기여하는 시민의식 등을 종합적으로 함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교육의 의미와 방향을 먼저 정립하고 학교와 학교 밖 기관과의 체계적인 연계가 필요하다고 장 교수는 강조했다. 청북중 사례처럼 다양한 선거교육 모형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얼마든지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선거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현행 선거구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분석하거나 ‘선거권 연령 추가 하향’에 대해 토론하는 등 선거제도 자체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선거교육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 관계자는 “교육계와 일선 학교가 선거교육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교육의 중립성’이라는 원칙 아래 선거교육을 체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선거교육과 더불어 학생들이 권리와 책임의 주체로서 선거권을 행사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선거교육이 활성화되도록 교육 방향과 자료 등을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있지, 데뷔 2년 만에 ‘빌보드 200’ 입성

    있지, 데뷔 2년 만에 ‘빌보드 200’ 입성

    걸그룹 있지가 데뷔 후 처음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입성했다. 빌보드는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있지 미니 4집 ‘게스 후’(GUESS WHO)가 이번 주 ‘빌보드 200’에서 148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정식 차트는 오는 11일 공개되며 순위의 변동 가능성은 있다. 순위가 확정되면 있지는 2019년 2월 데뷔한 지 2년 3개월 만에 ‘빌보드 200’에 처음 이름을 올리게 된다. 국내 여성 가수로는 일곱 번째다. 블랙핑크가 데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진입했고 앞서 보아, 투애니원, 소녀시대, 트와이스, 이달의 소녀도 이 차트에 올랐다. 있지는 데뷔 초부터 미국에서 쇼케이스 투어를 하고 현지 매체에 출연하며 미국 음악 시장 문을 두드렸다. 지난 1월에는 지금까지 발표한 타이틀곡을 영어 버전으로 실은 앨범을 내고 글로벌 행보에 나섰다. ‘게스 후’도 미국 동부 시간 0시에 맞춰 전 세계 동시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미국 롤링스톤 ‘톱 200 앨범’ 차트에서도 164위로 진입했고 타이틀곡 ‘마.피.아.인 더 모닝’은 지난 3일 세계 최대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 200’ 차트에서 자체 최고인 5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피지컬 앨범 판매량 역시 한터차트 기준 초동(첫 주 판매량) 20만 130장을 넘어 자체 최다 기록을 세웠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성남 판교대장초에 전국 첫 ‘학교돌봄터‘ 내달부터 운영

    경기 성남시는 내달1일 개교하는 분당구 대장동 판교대장초등학교에 방과후 돌봄시설인 ‘학교돌봄터 1호’를 설치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학교돌봄터는 초등학교가 자체 설치·운영하는 돌봄교실과 달리,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국 처음 추진하는 사업이자 성남시가 지자체로는 첫 운영을 맡는 초등학생 돌봄 지원시설이다. 운영시간도 오후 8시까지로 오후 5∼6시까지인 돌봄교실에 비해 길어 맞벌이 부부 등이 아이를 맡기기가 수월하다. 판교대장초등교의 학교돌봄터는 체육관 1층 358㎡에 40명 수용 규모로 마련되며 성남시가 리모델링비 6000만원을 지원하고 5년간 무상 임대한다. 방과후(오후 1∼8시)와 방학중(오전 9시∼오후 8시)에 급식과 간식을 챙겨주고 생활교육,독서지도,음악·미술·체육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모를 거쳐 민간에 위탁되며 센터장과 돌봄종사자,조리사 등 4명의 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운영비는 성남시가 8월까지 3개월간 전액 부담하고 이후 보건복지부(25%),교육청(25%),성남시(50%)가 분담한다. 시는 11일 시청 2층 회의실에서 은수미 시장과 이범희 경기도성남교육지원청 교육장, 권영선 판교대장초등학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돌봄터 설치·운영에 관한 업무 협약’을 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손정민씨 친구 참고인 조사…“근접 목격자 진술 확보”

    손정민씨 친구 참고인 조사…“근접 목격자 진술 확보”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당시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와 그의 아버지를 불러 조사했다. 이에 더해 유의미한 진술을 추가 확보하고 목격자들과 현장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0일 “지난 주말 A씨와 그의 아버지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며 “또 어머니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 받아 포렌식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9시간 넘게 진행됐으며 A씨와 그의 아버지는 별도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다만 현 상황에서 이들이 진술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 어머니의 휴대전화와 관련해서는 “(실종 당일) 오전 3시 30분 전후로 A씨와 통화한 내역 등이 있어 지난주 후반에 임의제출을 받았고, 주말 전 포렌식 작업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최근 실종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도움 될 만한 제보를 받아 정밀 분석 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력한 목격자 3명과 현장조사를 진행했으며 이들은 “누군가 구토를 하고 깨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한편 손씨의 휴대전화에 있는 동영상에 언급된 ‘골든’이라는 단어는 취미생활인 음악에 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손씨의 아버지 손현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민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마지막 동영상에서 정민씨가 A씨에게 “골든 건은 네가 잘못했어”라고 말했다며 이를 결정적 단서로 주목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하기로는 ‘골든’이라는 가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레이블’ 등 힙합 용어들이 나온 것을 봐서 서로 우호적인 상황에서 공통 관심사를 이야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경찰은 앞서 손씨가 실종될 당시 목격자 6명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추가로 현장에 있던 목격자 한 명을 더 찾아냈다. 아울러 손씨와 불과 10m 떨어진 곳에서 손씨와 손씨 친구가 함께 있던 모습을 본 목격자도 있다며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면서도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친구 A씨를 늑장 조사했다는 지적에 “기초 자료가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에서 조사해야 하는데, 수사 전환 시점으로부터 (A씨 조사까지) 일주일”이라고 해명했다.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쯤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실종 현장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손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사인은 정밀검사 결과는 다음 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상업예술’로 돌아온 테이크원...릴보이·버벌진트 피처링 [EN스타]

    ‘상업예술’로 돌아온 테이크원...릴보이·버벌진트 피처링 [EN스타]

    ‘래퍼들의 래퍼’ 테이크원이 컴백했다. 지난 4일 테이크원은 두 번째 정규 앨범 ‘상업예술’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 2016년 1집 ‘녹색이념’ 이후 5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테이크원은 새 앨범 ‘상업예술’을 통해 사랑을 중점으로 지금까지 겪었던 기억들을 정교한 서사적 구조로 풀어냈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내면의 가치관과 감정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담아냈다. 앨범명인 ‘상업예술’은 폄하의 의미가 아닌 대중성과 공감성 측면에서 상업적인 주제인 사랑을 중점으로 다루면서도 기존의 자신만의 아이덴티티와 음악적 예술성을 함께 가져가고자 하는 의미로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테이크원의 포부가 잘 드러나는 제목이다. 이번 앨범은 ‘개화’, ‘당산’, ‘홍대’, ‘이수’, ‘강남’, ‘녹색이념’, ‘청담’, ‘정자’, ‘가좌’, ‘종착역’, ‘사랑’, ‘평화’, ‘자유’, ‘다시 제자리’, ‘상업예술’로 총 15트랙이다. ‘상업예술’을 위해 유명 래퍼들이 대거 지원사격에 나서 눈길을 끈다. 3번 트랙 ‘홍대’에는 손심바, 9번 트랙 ‘가좌’에는 릴보이 그리고 15번 트랙 ‘상업예술’에는 버벌진트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 외에도 프로듀서로는 컨퀘스트와 하인애, 연주자로는 피아니스트 전용준, 가야금 박연희, 믹스와 마스터링은 부스트놉의 박경선과 미국의 세계적인 마스터링 스튜디오 더 마스터링 팔레스의 케빈 피터슨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편견과 한계 깬 완벽한 ‘현의 여인들’

    편견과 한계 깬 완벽한 ‘현의 여인들’

    독일·영국 콩쿠르서 잇단 수상완벽한 테크닉 넘어 완벽한 합오늘·16일 롯데콘서트홀서 무대“‘너희는 너무 완벽하기만 해’라는 혹평을 듣고 충격을 받았죠.” 동양인, 아시아, 여성. 클래식 안에서 비주류로 속했던 모든 조건들을 갖춘 네 명의 현악사중주는 매우 드문 존재인 만큼 편견과 싸워야 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솔로 연주자들은 많지만 꾸준히 오랫동안 활동한 실내악 팀이 흔치 않은 까닭에 클래식 본고장 유럽은 여전히 이 장르에서 콧대를 세운다. 기술적으로,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는 데만 능숙한 연주라며 한 수 내려다보는 시선도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제1바이올린), 하유나(제2바이올린), 비올리스트 김지원, 첼리스트 허예은이 2016년 꾸린 에스메 콰르텟은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위해 눈빛과 호흡을 맞추고, 부던히 존재 의미를 증명해 왔다. 에스메 콰르텟이 11일과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그간의 시간들을 한번에 보여 준다. 결성한 지 1년 반 만인 2018년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고 지난해 독일 한스 갈 프라이즈도 수상하며 클래식계를 깜짝 놀라게 한 선율을 한데 모은다. 11일 선보일 첫 곡인 모차르트 현악사중주 19번 C장조 ‘불협화음’은 그들의 시작이자 지금을 보여 준다. 독일 쾰른 음대에서 실내악 수업을 위해 꾸린 팀이 처음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위그모어홀 콩쿠르에서 ‘알랜 브란들리 모차르트상’을 안겨 주기도 했다. “지금 듣기엔 불협화음으로 느껴지지 않지만 모차르트 시대엔 굉장히 충격적이었을 것”(허예은)이라는 설명은 아직은 낯선 에스메 콰르텟의 존재와도 어울린다. 독일이 주인공이었던 현악사중주에 도전장을 내민 드뷔시의 현악사중주 g단조와 차이콥스키 현악사중주 1번 D장조도 연주한다. 16일에는 위그모어홀 콩쿠르 결선에서 우승을 거둔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15번 G장조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함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오중주 g단조를 선보인다. 섬세한 현들이 어우러져 웅장하고도 깊은 울림을 내는 현악사중주에 대해 배원희는 “새로운 악기를 연주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각자 잘해서 합을 맞추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함께 색깔을 칠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쉽지 않은 길에 뛰어든 것도 모자라 “콰르텟을 평생 직업으로 삼겠다”고 입을 모을 수 있는 것은 장르에 대한 사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현들이 합을 딱 맞췄을 때 주는 희열감”(하유나)과 “그야말로 하늘로 날아오르는 느낌”(허예은)이 이미 깊숙이 파고들어 이 짜릿함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도 했다. ‘사랑스럽다’(옛 프랑스어 Esm?는 팀 이름대로 밝고 생기 있는 네 사람은 무대 위에선 국적, 성별 가리지 않고 모든 벽을 뚫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스스로 ‘마라맛’이라고 표현할 만큼 욕심 많고 힘이 넘치는 넷의 연주에 더 많은 관객들을 물들이며 색을 칠해 가고 싶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음악공연예술 인력지원사업 3450여명 신청 성황

    음악공연예술 인력지원사업 3450여명 신청 성황

    (사)한국음악협회(이사장 이철구)가 주관한 ‘2021 공연예술분야 인력지원사업’에 작년 대비 140% 증가한 총 1030여개 단체 및 개인 그룹 등 총 3450명이 신청하는 등 공모접수가 성황리에 완료됐다.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공연예술분야 긴급 일자리 지원을 통해 공연계 폐업 및 실업 사태를 방지하고 공연예술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예술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음악협회는 지원심의 기간을 거쳐, 오는 5월 25일(화), 한국음악협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후 선정된 단체 및 개인그룹이 예술인력 채용후보자를 선발해 협회로 채용을 의뢰하면 협회는 예술인력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7월부터 11월까지 급여를 지급한다. 채용된 공연예술인력은 지원 기간 동안 상근으로 근무하며 근태 및 활동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서울컬처 culture@seoul.co.kr
  • 현으로 무수한 ‘벽’ 깨는 에스메 콰르텟… “이젠 눈빛만 봐도 다 알아”

    현으로 무수한 ‘벽’ 깨는 에스메 콰르텟… “이젠 눈빛만 봐도 다 알아”

    “‘너희는 너무 완벽하기만 해’라는 혹평을 듣고 충격을 받았죠.” 동양인, 아시아, 여성. 클래식 안에서 비주류로 속했던 모든 조건들을 갖춘 네 명이 꾸린 ‘젊은’ 현악사중주는 매우 드문 존재인 만큼 늘 편견과 싸워야 했다.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솔로 연주자들은 많지만 꾸준히 오랫동안 활동한 실내악 팀이 흔치 않은 까닭에, 클래식 본고장 유럽은 여전히 이 장르에서 콧대를 세운다.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제1바이올린), 하유나(제2바이올린), 비올리스트 김지원, 첼리스트 허예은이 2016년 꾸린 에스메 콰르텟은 부던히 존재 의미를 증명해 왔다. 기술적으로,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는 데만 능숙한 연주라며 한 수 내려다 보는 시선부터 깨고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위해 눈빛과 호흡을 맞췄다. 에스메 콰르텟이 11일과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그간 유럽 무대를 깜짝 놀라게 했던 시간들을 한번에 보여 준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 무대를 연달아 선보이며 결성한 지 1년 반 만인 2018년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고 지난해 독일 한스 갈 프라이즈도 수상하며 ‘테크닉만 완벽할 것’이란 선입견을 깨뜨린 선율을 한데 모은다. 11일 연주할 첫 곡인 모차르트 현악사중주 19번 C장조 ‘불협화음’은 그들의 시작이자 지금을 보여준다. 독일 쾰른 음대에서 실내악 수업을 위해 꾸린 팀이 처음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위그모어홀 콩쿠르에서 ‘알랜 브란들리 모차르트상’을 안겨 주기도 했다. “지금 듣기엔 불협화음으로 느껴지지 않지만 모차르트 시대엔 굉장히 충격적이었을 것”(허예은)이라는 설명은 아직은 낯선 에스메 콰르텟의 존재와도 어울린다. 독일이 주인공이었던 현악사중주에 도전장을 내민 드뷔시의 현악사중주 g단조와 차이콥스키 현악사중주 1번 D장조도 연주한다. 16일에는 위그모어홀 콩쿠르 결선에서 우승을 거둔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15번 G장조와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함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오중주 g단조를 선보인다.섬세한 현들이 어우러져 웅장하고도 깊은 울림을 내는 현악사중주에 대해 배원희는 “새로운 악기를 연주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각자 잘해서 맞추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함께 색깔을 칠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쉽지 않은 길에 뛰어든 것도 모자라 “콰르텟을 평생 직업으로 삼겠다”고 입을 모을 수 있는 것은 장르에 대한 사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현들이 합을 딱 맞췄을 때 주는 희열감”(하유나)과 “그야말로 하늘로 날아오르는 느낌”(허예은)이 이미 깊숙이 파고들어 이 짜릿함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도 했다. “콰르텟은 네 명의 연주자가 결혼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들은 연주를 하지 않을 때도 늘 함께하며 끊임없이 대화를 나눠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모두 읽을 수 있게 됐다고도 자부했다. 팀 활동을 오래 할 수 있도록 결혼과 육아, 장래 계획까지 수다도 구체적으로 나눴다. ‘사랑스럽다’(옛 프랑스어 Esmè)는 팀 이름대로 밝고 생기 있는 네 사람은 무대 위에선 국적, 성별 가리지 않고 모든 벽을 뚫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스스로 ‘마라맛’이라고 표현할 만큼 욕심 많고 힘이 넘치는 넷의 연주에 더 많은 관객들을 물들이며 색을 칠해 가고 싶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데뷔 무대에서 작곡가 진은숙의 ‘파라메타스트링’을 연주한 것처럼 훌륭한 여성 작곡가들의 작품들도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에스메 콰르텟은 22일 현악사중주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마스터클래스도 연다. 벌써 많은 후배들이 현악사중주 팀으로 활동하는 데 관심을 갖고 물어보기도 한다는데, 이들이 꼭 해주는 조언은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혼자서만 돋보이는 솔로 연주가 아닌 나를 내려놓고 귀와 마음을 열어 다른 이의 소리를 받아들이고 감싸주는 실내악 만의 ‘센스’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내내 호흡이 척척 맞고 웃음이 멈추질 않는 네 사람의 모습에서 그동안 얼마나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나눴는지 엿볼 수 있게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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