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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시시대·울프·뱀파이어… 익숙한데 다른 맛이네

    원시시대·울프·뱀파이어… 익숙한데 다른 맛이네

    흥행이 보장된 외국산 라이선스 뮤지컬과는 조금 다른 맛이다. 다소 심심한 듯하면서도 소박하고 참신하다. 국내 제작진이 공을 들인 창작 뮤지컬 세 편을 만나 본다.① ‘더 트라이브’공연 끝나도 맴도는 ‘부족의 노래’ “임필로에넨 자불로 우쿠단사 나미~ 아시단세 이필로엠난디~”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족의 노래가 공연이 끝나도 며칠간 귀에서 맴돈다. 이야기의 전개는 살짝 진부하지만 그래도 귀여운 구석이 있어서 봐줄 만하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막을 올린 ‘더 트라이브’는 온 가족이 즐기기에 부담이 없는 편안한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의 배경은 원시시대 유물이 가득한 프랑스 케브랑리 미술관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유물복원사 조셉과 작가인 클로이는 억지로 성사된 소개팅에서 만난다. 장난을 치던 클로이가 그만 전시된 유물을 깨뜨리고 이후 두 사람에게는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일상에서 거짓말을 할 때마다 고대의 부족이 나타나 마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사회생활을 위한 작은 인사치레도 용납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강제로’ 진실만을 말하면서 점차 ‘나다운’ 것이 뭔지 찾아간다. 세종문화회관 창작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협동과정 졸업독해를 거쳐 2022년 공연예술창작산실 뮤지컬 대본 공모에 선정됐다. 신예 전동민(34) 작가가 연출을, 작곡가 임나래(36)가 음악감독을 맡는 등 MZ세대 젊은 예술가들이 꾸민 무대로도 주목받았다. 다음달 5일까지.②‘버지니아 울프’주체적 삶에 대한 교감과 고민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 1941)에게서 영감을 받은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도 지난 2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초연의 막을 올렸다.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해 세계관을 재창조했다. 실존과 허구를 넘나들며 작가인 애들린과 그의 소설 속 주인공인 조슈아가 서로 교감하며 주체적인 삶이란 과연 무엇인지 고민한다. ‘불길한 기대감’, ‘원고지 앞에 필요한 것’ 등의 넘버(노래)는 창작 뮤지컬만이 전할 수 있는 풋풋한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초연 대본과 작곡 등을 맡은 권승연 작곡가는 최근 프레스콜에서 “울프의 마지막 선택을 ‘온전한 자신으로 남겠다’는 열망으로 바라보고 작품을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오는 7월 14일까지.③‘카르밀라’여성 흡혈귀와 소녀의 사랑 그동안 흡혈귀 서사는 주로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가 워낙 유명한 탓이다. 그러나 여성 뱀파이어도 있었다. 19세기 아일랜드 조지프 토머스 셰리든 레 퍼뉴(1814~1873)의 동명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창작한 뮤지컬 ‘카르밀라’가 오는 6월 11일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드림에서 개막한다. 매혹적인 뱀파이어 소녀 카르밀라와 인간 소녀 로라의 사랑 이야기다. 이서영, 송영미, 민도희 등 배우들의 캐스팅이 최근 확정됐다.
  • 제 살 깎는 ‘치킨게임’ 그만… AI로 체질 개선 나선 이통 3사

    제 살 깎는 ‘치킨게임’ 그만… AI로 체질 개선 나선 이통 3사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치킨게임’을 벌였던 이동통신사들이 차세대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존 사업에 AI를 결합하거나 AI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자체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아예 기업의 체질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29일 KT는 서울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그룹사인 skyTV, KT스튜디오지니와 함께 ‘KT그룹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해 향후 AI로 영상을 제작·분석하는 종합 미디어 솔루션 ‘매직 플랫폼’으로 미디어·콘텐츠 혁신에 나선다고 밝혔다. 독서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 전자책에서 AI로 핵심 키워드를 추출해 더빙 목소리를 입히거나 지니뮤직이 생성형 AI로 만든 배경 음악을 더한 ‘AI 오브제북’이 매직 플랫폼의 첫 작품에 해당한다. 당장 올 하반기에는 특정 인물이나 노래, 춤 장면만 골라 볼 수 있는 ‘AI 골라 보기’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은 “미디어 가치사슬을 위해 독보적인 ‘AI 기술력’을 더해 시장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KT는 AI 기술을 미디어에 접목해 내년 5조원 매출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KT가 주력 사업인 미디어에 AI 기술을 결합해 추가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면 SK텔레콤(SKT)은 생성형 AI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다. SKT는 지난 2월 MWC 바르셀로나에서 대륙별 주요 통신사인 도이체텔레콤, 이앤(e&), 싱텔과 만든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출범식을 가졌다. GTAA는 SKT가 주축이 돼 통신사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 AI를 개발할 계획인데 SKT는 이를 위해 글로벌 생성형 AI 기업인 앤트로픽, 오픈 AI와 손을 잡았다. SKT는 AI 사업을 바탕으로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T가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제휴사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해 새로운 성장을 개척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유선과 모바일 핵심 사업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LGU+ 역시 AI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AI 에이전트 4종을 출시한 데 이어 올 상반기 내 통신 특화 소형언어모델(SLM)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황현식 LGU+ 대표는 올해 AI에 대한 투자를 지난해 대비 최대 40%까지 확대하고 AI 인재를 지난해 두 배 수준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 부산 게임 세계 무대로…부산시, 20개 콘텐츠 맞춤형 지원

    부산 게임 세계 무대로…부산시, 20개 콘텐츠 맞춤형 지원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역 기업이 개발한 우수 게임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도록 돕는 ‘게임콘텐츠 멀티부스팅 지원사업’을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역 게임 기업이 목표한 시장에 진출하도록 자유롭게 필요한 지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획했으며, 올해 처음 추진한다. 사업은 부산글로벌게임센터를 통해 추진한다. 부산글로벌게임센터는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 시 지원으로 부산경제진흥원이 위탁 운영 중이다. 신생기업 창업보육, 제작·마케팅, 해외 진출 지원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맡고 있다. 이 사업은 게임성 개선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게임 고도화’ 분야와 성공적 출시, 목표시장 공략을 위한 ‘게임 상용화’로 나눠 지원한다. 올해 총 20개 콘텐츠를 지원할 예정이다. 고도화 부문에서는 출시 1년 미만 콘텐츠 또는 상용화 단계 직전인 완성도를 갖춘 게임 콘텐츠에 기업당 최대 1300만원의 포인트를 지급한다. 상용화 부문에서는 출시를 완료했으나, 새로운 국가에 추가 출시를 희망하는 콘텐츠 또는 올해 8월 이내 출시가 가능한 콘텐츠에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한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사업 운영사가 지역 기업에 지원 금액 만큼 포인트를 지급한다. 선정 기업은 그래픽, 배경음악, 성우 녹음, 게임 품질 개선, 번역 및 현지화, 게임 마케팅 등 해외 시장 진출에 필요한 분야를 직접 선택해 전문 기업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게임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부산 게임이 세계 무대로 뻗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취업부터 창업까지 올인원 지원… 서초청년센터로 다모여라!

    취업부터 창업까지 올인원 지원… 서초청년센터로 다모여라!

    서울 서초구는 25일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종합지원 공간인 ‘서초청년센터’가 양재역 1번 출구 앞 ‘청년주택 양재 코네스트’ 2층에 문을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이곳은 청년들의 취·창업 준비, 진로상담, 정보습득, 공간대여, 모임까지 모두 한곳에서 가능한 서초구 청년정책의 구심점이 될 공간이다. 연면적 701.2㎡의 센터 내부는 청년들이 필요한 용도와 목적에 맞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채롭게 구성됐다. 센터에는 ▲다목적 활동이 가능한 ‘서리풀 청년홀’과 ‘오픈 작업공간’ ▲대규모 강연, 행사, 교육을 위한 ‘컨퍼런스홀’ ▲커뮤니티 활동, 그룹스터디, 소규모 회의 장소인 ‘워크룸’ ▲정책 안내 및 소통 공간 ‘커뮤니티룸’ ▲개인방송, 영상촬영, 화상회의가 가능한 ‘크리에이터룸’ ▲무료로 AI를 통한 면접을 해볼 수 있는 ‘AI 면접체험실’ ▲프리랜서 및 1인기업을 위한 ‘공유오피스’ 등이 마련됐다. 이곳에서 구는 청년 구직활동과 취·창업 활동을 지원하는 커리어 매니지먼트, 은둔 고립 청년 예방을 위한 커뮤니티, 청년 교류·활동 활성화를 위한 서초형 지역특화 프로그램, 청년 수요 기반 특강 등 다양한 청년 지원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개관식에는 신동욱 국회의원 당선인을 비롯해 서울시의회, 서초구의회 의원들과 서초문화재단 강은경 대표, 청년정책위원회 전수경 위원장, (사)청년여성문화원 홍승란 이사장 등이 참석해 청년 대표와 함께 현판 제막식을 진행했다. 시설 내부에는 다양한 체험부스들이 마련돼, 서초구에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청년들 400여명이 AI 면접체험, MBTI 심층검사, 모루인형 제작, LH주거컨설팅 등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청년들을 위한 음악공연과 토크콘서트 등이 이어지며 개관 첫날을 축하했다. ‘서초청년센터’는 서초구에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19~39세까지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www.seochoyc.org) 가입 시 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고,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서초청년센터가 서초구 청년정책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세심하고 꼼꼼하게 챙겨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최보기의 책보기] 오십, 예술은 치유이자 힘의 원천이었다

    [최보기의 책보기] 오십, 예술은 치유이자 힘의 원천이었다

    ‘1세대 정치평론가’라는 수식어가 이름 앞에 붙어 다니는 유창선은 사회학 박사(博士)다. 저잣거리에서 흔히 ‘박사와 일반인은 배틀(논쟁)이 안 된다’ 하는 말은 ‘공부’를 평생의 업으로 하는 사람이 박사라서 일반인이 말로 대적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물론, 언제나 맞는 말은 아니나 유창선 박사라면 그럴 수도 있다. 정치평론가가 전국 방송 등의 토론 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하려면 여론동향과 시대정신, 자신의 좌표를 잃지 않도록 적어도 하루에 책 한 권을 독파해야 할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수십 년 넘도록 정치평론가로서 ‘유명세’를 유지했다면 그 내공을 부정할 도리가 없다. “예술은 심연 속에 있었던 마음이 무엇이었던가를 꺼내서 알게 해준다. 연주를 듣다가 저절로 눈물이 나는 데는 그만한 내면의 이유가 있다. 예술은 내가 누구인가, 내 마음이 어떠한가를 알도록 해준다. 예술은 우리를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시킨다. 어떤 감정과 삶이 좋은 것이고 나쁜 것인가를 돌아보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다. 내면의 성숙을 다지는 시간을 갖게 한다.” –유창선- 왕성한 정치평론 활동을 벌이던 그는 5년 전 생사를 가르는 큰 수술과 오랜 투병, 재활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그 힘들고 고독한 병상에서 만났던 것이 음악이었는데 예술이 갖는 위로와 치유의 힘을 처음 실감했다. 그 순간의 깨달음이 퇴원 후 지난 몇 년 공연과 전시회를 찾아다니게 된, 오십대의 마지막에 예술에 푹 빠지게 된 계기였다. “예술은 또한 자유이다. 정치에서는 눈치를 보느라 감히 입에 담지 못했던 생각과 감정을 예술은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한다. 예술가들에게는 금기도 성역도 없었다. 내가 감히 못하던 것을 그들이 하는 것을 보니, 비겁하지만 그 또한 위로가 된다.” –유창선- 지난 5년, 그런 이유로 일삼아 찾아다녔던 영화, 노래공연, 음악회, 미술, 연극에 대한 감상을 『오십에 처음 만나는 예술』로 썼는데 정상의 정치평론가에게 쌓인 사회인문학적 식견이 어디로 도망가지 않고 빛을 발했다. 부록으로 붙인 <’자아’를 지킨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과 글을 읽은 후 대가의 ‘칼 같은 글쓰기’를 소개하는 원 포인트 코칭이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부록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문학이 아닌 글쓰기에 대해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번도 없다”고 밝힌 에르노가 독자를 끌어안는 힘은 ‘솔직한 글쓰기’에 있다고 한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죽었나요?” “곧 죽을 것 같다”…탈북자가 촬영한 ‘참혹한 北 현실’

    “죽었나요?” “곧 죽을 것 같다”…탈북자가 촬영한 ‘참혹한 北 현실’

    코로나19를 이유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했을 당시 주민이 길거리에서 굶어 죽는 등의 모습이 촬영된 참혹한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8일 일본 TBS는 지난해 5월 탈북해 한국으로 온 30대 김모씨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매체는 김씨가 탈북하기 전인 지난해 4월 북한의 황해남도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최초 공개했다. 영상에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수년간 봉쇄됐던 북한 사회의 상황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길가에 축 늘어진 채 쓰러져 있다. 김씨는 “근처 가게 주인에게 남자가 죽은 거냐고 물었다”며 “(가게 주인이) 전날 오후부터 쓰러져 있어 만져봤는데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곧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영상에는 구걸하러 온 한 남성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김씨가 “당신 작업반에도 굶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지 않나”라고 묻자 남성은 “굉장히 많다. 그래도 일하러 나간다. 어쩔 수 없이 나가는 사람도 많다”고 답하고는 한숨을 내쉰 뒤 “죽겠다”고 말한다. 영상을 촬영한 김씨는 지난해 5월 탈북해 한국으로 건너왔다. 많은 탈북자들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제3국을 경유하는 반면 김씨는 목조선을 타고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들어왔다. 임신 중인 아내와 어머니, 남동생 가족 등 일가족 9명이 함께했다. 어업에 종사했던 김씨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갈 때마다, 연평도가 눈앞에 보일 때마다 나 혼자라도 탈북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았다”면서 “하지만 가족과 떨어져 있는 고통을 안고 싶지 않았다. 온 가족을 데리고 갈 방법을 반년 내내 생각했다”고 털어놧다. 김씨가 탈북한 이유는 개인의 자유나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 사회에 절망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기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겠지만, 북한에서는 집 밖으로 한 발짝만 나가면 모든 걸 100% 의심해야 한다”며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걷고 있으면 누군가가 호루라기를 불고 무턱대고 붙잡아 신체검사를 하고 트집을 잡는다”고 했다. 청바지를 입었다거나 노동시간에 나돌고 있다는 등의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북한 정부는 국민 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했다고 한다. 북한은 2020년 1월부터 코로나 대응을 이유로 엄격한 출입국 제한을 실시해 사람과 물건의 왕래가 끊겼다. 식량 공급권은 국가가 독점했고, 사람들은 부족한 쌀을 암거래로 구입해야 했다. 어느 날은 김씨의 집에 단속기관 보안원이 수사 영장을 들고 찾아와서 모아둔 쌀을 가져가려 했다고 한다. 김씨가 “우리 돈으로 산 쌀이다. 가져가지 말아달라”고 항의하자 보안원은 “이 땅이 네 거냐. 네가 숨 쉬는 이 공기도 모두 당의 소유”라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여기에 희망은 없다고 생각해 도망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코로나19가 창궐한 시기를 두고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1990년대 대기근 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고난의 행군 때보다 힘들었다. 그때도 곡창지대인 황해도에서는 아사하는 일은 없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동안은 매일 ‘누구 아버지가 죽었다, 누구 아이가 죽었다’는 소문이 들려올 정도로 사람이 많이 죽었다”고 했다. 식량부족이 심각해지며 강력 범죄도 늘었다. 김씨는 “살인이나 강도가 일상다반사였다. 공개처형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처형을 봤냐는 진행자 질문에 “봤다. 2023년 4월 중순이었다. 대학생이 중년 여성을 죽이고 480만원을 훔쳐 달아나 처형됐다”고 회상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을 봤다는 이유로 처형되는 경우도 잇따랐다. 그는 “2022년 7월 26일이었다. 22살짜리였는데, 남한 음악이나 영화를 친구와 같이 봤다고 총살당했다”며 “처형을 앞에서 봐서 똑똑히 기억한다”라고도 했다. 다만 김씨는 코로나19 기간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정치적인 발언은 할 수 없다”며 “최고지도자가 하는 일에 이러쿵저러쿵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北 인권 개선 없어…공개처형 늘었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22일 발간한 ‘2023 국가별 인권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코로나19 이후 시행했던 국경 봉쇄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 고문, 즉결 처형 등 비인도적 행위가 만연하고 있으며 개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미 국무부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탈북했다가 강제 북송된 여성이나 기형아 출산 가능성이 있는 임부, 감옥 등에서 강간으로 임신한 경우 낙태가 강제된다고 전했다. 또 북한 정권은 민간인에게 공개 처형 참관을 강제하며, 탈북자들에 따르면 현장 학습의 일환으로 공개 처형 참관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구타와 전기고문, 물고문, 알몸 노출, 똑바로 서거나 누울 수 없는 작은 감방에서의 감금, 매달아 놓기 등 고문이 자행되며, 수용소 간수들의 물리적 폭력 및 여성 수용자에 대한 성폭행이 만연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 “BTS 음해하려는 조직적 움직임”…사이비 연관설에 소속사 ‘법적 대응’

    “BTS 음해하려는 조직적 움직임”…사이비 연관설에 소속사 ‘법적 대응’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관련한 앨범 사재기·사이비 연관설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소속사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지난 28일 BTS 팬 소통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최근 방탄소년단의 명예를 훼손하고 음해하려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다수 감지됐다. 이와 함께 아티스트를 향한 악의적인 비방과 루머 조성, 허위사실 유포, 무분별한 모욕, 조롱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이번 사안이 아티스트의 명예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기존 상시 법적 대응에 더해 별도의 법무법인을 추가로 선임해 엄중 대응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재 아티스트를 향한 악의적인 게시글들은 실시간 모니터링 및 수집을 통해 증거자료로 채증되고 있다”며 “혐의자들에게는 선처 및 합의 없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 강경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BTS의 사재기·콘셉트 도용 의혹이 불거졌다. 2017년 BTS 편법 마케팅 관련 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판결문 일부가 재조명된 것이다. A씨는 “불법 마케팅에 자료를 갖고 있다. 돈을 주지 않으면 관련 자료를 언론사에 유포하겠다”고 소속사 관계자를 협박, 8차례에 걸쳐 57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엔 A씨가 방탄소년단의 편법 마케팅에 동원된 인물이며, ‘사재기 마케팅’이 협박의 빌미가 되었다는 문구 등이 적혔다. 당시 빅히트뮤직은 “A씨 주장은 일방적이고, 편법 마케팅은 통상적인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을 뜻한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하이브가 사이비 의혹을 받는 한 단체와 연관됐다는 루머도 함께 퍼졌다.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은 하이브 소속 가수 음악에 단체의 상징이 있고 노래에 단체와 관련된 가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목숨 건 틱톡… “음란하다” 징역형에 연이은 의문의 피살

    목숨 건 틱톡… “음란하다” 징역형에 연이은 의문의 피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에서 인기를 끈 이라크 여성이 자신의 집 부근에서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온라인에는 총격범을 칭찬하는 글도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이라크의 소셜미디어 스타 구프란사와디는 전날 바그다드 자택 밖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소셜미디어에 확산된 감시카메라 영상에는 오토바이를 탄 한 괴한이 사와디에게 총을 쏴 살해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바그다드 경찰 소식통은 CNN에 “해당 영상은 진짜”라고 확인했다. 이라크 내무부 장관은 사건 당일 “소셜미디어에서 알려진 한 여성이 괴한에게 살해된 상황을 알아내기 위해 특별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움 파하드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사와디는 주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고 팝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으로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해졌다. 과거 이라크 사법부는 이들 영상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보고 그에게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라크 사법부는 당시 “공중 예절과 도덕에 위배되게 음란하고 외설적인 언어가 담긴 영상을 생산하고 게재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라크에서는 이전에도 소셜미디어에서 유명한 인물이 다수 공격당해 숨진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37만명의 팔로워가 있는 누르 알사파르가 바그다드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그는 패션, 헤어, 메이크업에 대한 영상과 함께 음악에 맞춰 춤추는 영상도 자주 올렸다. 무슬림이 다수인 이라크에서는 지난해에도 SNS에서 유명한 여성이 숨졌다. 지난해 9월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37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누르 알사파르 역시 바그다드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는 패션과 헤어, 메이크업에 대한 영상을 주로 올렸고, 종종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 어른들 싸움에도… 뉴진스 신곡 ‘버블검’ 조회수 1000만 돌파

    어른들 싸움에도… 뉴진스 신곡 ‘버블검’ 조회수 1000만 돌파

    “안녕? 난 혜인이야. 오늘은 내가 비눗방울을 만드는 법을 ‘아르켜’ 줄게.” 지난 27일 공개된 걸그룹 뉴진스의 신곡 ‘버블검’(Bubble Gum) 뮤직비디오 영상이 28일 오전 기준 유튜브에서 조회수 1000만회를 넘겼다. 소속사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 사이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오히려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버블검’은 뉴진스 특유의 세련된 레트로(복고) 감성을 담고 있는 노래다. 단순한 드럼 패턴에 시원한 신시사이저 소리가 더해졌다. 19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시티팝’을 떠올리게 한다. 캠코더로 찍은 듯 아련한 영상미와 함께 비디오테이프, 선풍기 등 복고적인 느낌을 주는 소품들이 영상에서 감각적으로 쓰였다. 뉴진스의 막내 혜인(16)이 영상의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장식했다. 어도어는 “듣기 좋은 ‘이지 리스닝’(편안하게 들리는) 음악으로 멤버들의 매력적인 음색이 귀를 자극한다”고 소개했다. 다음달 24일 발매되는 새 싱글 ‘하우 스위트’ 수록곡으로 앞서 일본 후지TV 아침 프로그램 ‘메지마시 8’의 테마송, 일본 샴푸 광고음악으로 삽입되기도 했다. 영상에는 ‘어른들의 싸움’으로 충격을 받았을 어린 아티스트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응원의 댓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어른들의 비겁함에 너희의 청춘이 아프지 않기를 바라”, “딱 우리 ‘딸램’ 나이대인 뉴진스 멤버…. 어른들 때문에 상처받고 마음이 힘들 텐데 여러분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존재인지 알려 주고 싶어요” 등의 글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댓글들이 언급하는 어른들의 싸움이란 하이브와 민 대표 사이의 ‘진흙탕 분쟁’을 의미한다. 하이브는 앞서 경영권 침탈 및 배임 의혹으로 민 대표 등을 내부 감사 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 여기에 민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2시간이 넘는 ‘분노의 기자회견’을 열었고, 그간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과의 갈등을 낱낱이 까발리며 맞불을 놨다. 민 대표도 하이브가 보도자료에 적시한 ‘주술경영 정황’ 등에 대해 “개인 사찰”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한 만큼 양측의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 “힙노시스 앨범 표지 보며 성장… LP는 가난한 사람들의 미술품”

    “힙노시스 앨범 표지 보며 성장… LP는 가난한 사람들의 미술품”

    힙노시스 ‘명반 제작 비화’ 공개4000점 넘는 시각 자료로 재현영화 속에도 음악·이미지 ‘조화’ “어린 시절부터 힙노시스의 앨범 표지를 보며 자랐어요. 그래서 작품 제안이 왔을 때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안톤 코르빈(69) 감독이 다음달 1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 연출을 맡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코르빈 감독은 28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힙노시스의 이야기는 너무 대단했다. 영화로 제작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네덜란드에서 태어난 그는 롤링 스톤스, 메탈리카, 더 킬러스, U2 등의 앨범 표지 사진을 찍은 유명 사진가이자 디페시 모드, U2, 너바나 등 유명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를 감독했다. 영화 ‘콘트롤’(2003), ‘모스트 원티드 맨’(2014), ‘라이프’(2015) 등을 연출했다. 영화는 디자인 스튜디오인 힙노시스가 만든 전설적인 명반의 뒤에 숨겨진 제작기를 인터뷰와 시각 자료 등을 통해 생생하게 들려준다. 1967년 오브리 파월과 스톰 소거슨이 영국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설립한 힙노시스는 핑크 플로이드를 시작으로 196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의 앨범 표지를 제작했다. 폴 매카트니, 레드 제플린, 10CC, 피터 가브리엘 등의 유명한 앨범 표지가 그들의 손에서 나왔다. 영화는 두 주역의 만남부터 그들의 독창적인 사고, 그리고 유명인들과의 일화 등을 담았다. 록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인 핑크 플로이드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1973)을 비롯해 힙노시스가 작업한 수많은 명반 가운데 20여개의 디자인 과정을 4000점이 넘는 방대한 시각 자료로 재현한다. 힙노시스는 당시 커버를 만들 때 ‘상품이 아니라 예술’을 내세웠다. 영화에서 ‘부자들은 미술품을 벽에 걸지만 가난한 이들은 바닥에 미술 작품을 쌓아 놓는다. LP는 가난한 이의 미술 소장품’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 대사를 실감할 정도로 근사한 작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앨범 표지와 함께 해당 노래를 삽입해 눈뿐 아니라 귀까지 즐겁다. 코르빈 감독은 “힙노시스는 앨범에 실린 음악이 주는 영감을 토대로 커버를 구상했다. 이 영화도 음악과 이미지가 매우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1980년대 들어 사람들이 텔레비전과 CD 등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LP 시대는 저물었다. 뮤직 비디오, 영화 등으로 눈을 돌렸던 힙노시스는 1980년대 중반 문을 닫았다. 특히 파월과 소거슨은 큰 갈등을 빚은 뒤 12년간 연을 끊었고 소거슨은 2013년 세상을 떠났다. 영화의 처음과 끝은 마치 관을 들고 가듯 LP 커버를 등에 지고 가는 파월의 모습을 보여 준다. 코르빈 감독은 이 마지막 장면에 대해 “파월이 자신의 과거, 자신이 후대에 남긴 유산을 무거운 짐처럼 등에 업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30년… 남아공 흑인 ‘경제 자유’는 못 얻었다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30년… 남아공 흑인 ‘경제 자유’는 못 얻었다

    1994년 극단적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하고 넬슨 만델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후 흑인들은 정치적 자유를 얻었지만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경제적 자유는 요원하다. 만델라 때부터 남아공을 통치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정당은 다음달 29일 총선에서 처음으로 다수당 지위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젊은이들의 경제적 불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28일 AP통신은 아파르트헤이트 종식과 민주주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한 전날 기념식에서 21발의 예포가 발사되고 흑인해방운동과 통합을 상징하는 6가지 색깔의 국기가 나부꼈다고 전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제 남아공은 영원히 바뀌었다. 1994년에 새로 쓰인 역사는 아프리카는 물론 전 세계에 기억될 것”이라며 “그날 남아공 모든 이들의 존엄성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아파르트헤이트란 서구세계의 백인 중심 인종차별 관행을 공식화한 것으로 1948년 피부색에 따라 남아공 주민들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법을 성문화한 것을 말한다. 소수의 백인을 가장 높은 계층에 두고 흑인과 원주민, 다인종 출신을 하층민으로 대우했다. 거주지와 학교도 피부색에 따라 구분됐다. 피부색이 다른 이와 결혼하는 것도 금지돼 아파르트헤이트 기간 동안 약 2만명이 ‘도덕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편의시설 분리법에 따라 대중교통, 공원, 해변, 극장, 레스토랑 등에도 ‘백인 전용’ 표지판이 불었다. 이런 전근대적 정책이 폐지된 지 30년이 흘렀다. 그러나 백인 위주의 경제적 불평등은 여전하다. 남아공의 공식 실업률은 32%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15~24살 청년 실업률은 60%가 넘는다. 이날 라마포사 대통령도 지난 30년간 정치적 자유는 얻었지만 빈곤과 불평등을 해결하지는 못했다며 “차질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흑인과 백인이 동등하게 대우받는 만델라의 꿈은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6200만명의 남아공 인구 가운데 81%를 차지하는 흑인은 여전히 극심한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 백인들은 전기가 흐르는 철조망을 두른 채 수영장이 딸린 주택에서 부유한 삶을 영위하지만 흑인들은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양철 판잣집에서 생활한다. 만델라 정부는 흑인들에게 주택과 전기, 물 등을 제공하고자 애썼지만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친다. 은행과 광산, 토지 등 핵심 자본에 대한 백인 독점을 타파하고자 여러 개혁 방안을 추진했으나 성과는 미미하다. 오늘날에도 인구의 7%를 차지하는 백인들이 남아공 경제를 장악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인구의 10%가 국가 전체 자산의 71%를 보유한 남아공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로 선정했다. ANC가 집권하면서 지금까지 성과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30년간 여섯 번의 선거가 무사히 치러졌고, 올해 총선에도 52개 정당이 참여한다. 식당이나 나이트클럽에서 남아공산 인기 음악 장르인 ‘아마피아노’를 즐기는 흑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30년 전에는 꿈도 못 꾸던 일이다.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이후 국가 경제 규모도 3배로 성장하는 등 거시적인 상황도 나쁘지는 않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한 ANC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다수 국민이 등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력을 얻은 소수의 ANC 지도자만 부를 차지한 것을 본 대다수 흑인들은 지도층의 부패에 분노했다. 아파르트헤이트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세계 최악의 실업률’을 체감하고 있는 청년세대의 불만이 집권당에 대한 반대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남아공 청년들은 “2024년은 우리의 1994년”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옷에 적힌 구호는 민주사회주의 정당(RISE)의 것으로 이 당의 지지자들은 “우리는 1994년 이전에 무엇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며 “다음달 총선은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 죽음을 대하는 산 자들의 몸짓…생의 의미를 깨우다

    죽음을 대하는 산 자들의 몸짓…생의 의미를 깨우다

    텅 빈 무대 위 삶과 죽음의 경계가 불분명한 공간. 허공을 부유하는 망자들이 심판을 기다린다.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죽음은 한꺼번에 삶을 압축하고 죽은 자는 그 압축된 서사로 생이 끝난 이후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승의 무대 위에 펼쳐진 저승의 세계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며 지켜보는 이들의 삶을 반추하게 만든다. 인류가 오랫동안 궁리해왔던 죽음의 문제는 다양한 유산을 창조해냈다. 티베트의 위대한 스승 파드마삼바바는 인간이 죽은 뒤 사후세계에서 헤매지 않고 좋은 길로 갈 수 있게 이끄는 지침서 ‘티베트 사자의 서’를 썼고, 대만 작가 차웨이 차이는 이를 바탕으로 영상 ‘바르도’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바르도’에서 영감을 얻어 망자가 고요의 바다에 이르는 여정을 춤으로 빚어낸 ‘사자의 서’를 탄생시켰다. 지난 25~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 ‘사자의 서’는 지난해 4월 취임한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부임 후 처음 선보이는 안무작이다. ‘사계-꼭두의 눈물’(2009), ‘굿바이 맘’(2013) 등을 통해 존재론적 질문에 천착해온 그가 다시 한번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호소력 있는 춤사위와 풍부한 감정선으로 그려냈다.황망히 떠난 영혼은 49일 동안 이승에 머물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고 저승으로 건너간다.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이 49일은 죽은 자에 대한 감정을 털어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 저승으로 가는 혼을 감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김 감독과 국립무용단 단원들은 춤으로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한국무용에 기반해 있으되 여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장르로 확장한 몸짓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말을 할 수 없기에 더 선명해지는 망자의 몸부림이 몸으로 빚는 선의 미학을 극대화했다. 죽음이라는 형이상학의 영역을 다양한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해내는 춤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사자의 서’에서 음악의 역할도 두드러졌다. 국악기 주법과 사운드를 변형해 연주·편집하고 앰비언트 사운드를 덧입힌 음악은 망자의 애절함과 사후세계의 신비로움을 극대화하며 작품의 서사에 힘을 실어줬다. 김 감독은 “삶과 죽음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 합쳐질 때 벼락, 천둥이 치는 것처럼 의미가 크다”며 “죽음을 바라보며 역설적으로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죽음에 대한 성찰이 담긴 삶의 몸짓은 아직 죽음과 거리가 먼 관객들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자의 서’를 마친 국립무용단은 6월 ‘신선’과 ‘몽유도원무’로 돌아온다. 나란히 달오름극장에서 하며 27·29일은 ‘신선’, 28·30일은 ‘몽유도원무’를 선보인다.
  • “어린이날 노들섬 서커스페스티벌 오세요”

    “어린이날 노들섬 서커스페스티벌 오세요”

    서울문화재단이 이달 4일 노들섬에서 열리는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아트페스티벌_서울’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 7개에서 2개 늘어난 9개 축제가 진행된다. 먼저 다음 달 4~5일에는 노들섬에서 ‘제7회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이 열린다. 또 6월 7~8일 노들섬에선 서울비댄스페스티벌이 개최된다. 8월 6~11일에는 노들섬에서 ‘문화가 흐르는 예술섬 노들’ 공연이 열린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추석 연휴인 9월 16일부터 18일 3일간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은 9월 2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다. ‘한강노들섬클래식’은 10월 12~13일 한강노들섬발레, 20일~21일 한강노들섬오페라로 진행되고, ‘서울스테이지 2024’는 한강 노들섬에서 사계절을 주제로 봄(3월 29일~30일), 여름(6월 28일~29일), 가을(9월 6일~7일), 겨울(11월 29일~30일) 연 8회의 인디음악 공연을 개최한다.
  • “들어올 거면 맞다이”…민희진 어록 담은 티셔츠 나왔다

    “들어올 거면 맞다이”…민희진 어록 담은 티셔츠 나왔다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 찬탈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도안으로 제작한 티셔츠가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다. 지난 26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민 대표의 전날 기자회견 모습과 그의 발언을 영어로 번역한 문구가 담긴 프린팅 티셔츠가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공개된 검은색 반팔 티셔츠에는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는 민 대표의 모습과 함께 그가 기자회견에서 남긴 원색적이고 거친 말들이 프린팅됐다. 티셔츠 상단에 붉은색으로 가장 크게 새겨진 ‘all eyez on me’(모든 눈이 내게 향해)라는 표현은 1996년 사망한 전설적인 미국 래퍼 ‘투팍 샤커’의 앨범 제목이다. 이는 모기업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 찬탈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나선 민 대표의 기자회견에 언론과 대중의 이목이 집중됐던 상황을 은유한 것으로 보인다. 또 가슴 부위에는 ‘And there are 2(too) many old jerks’(늙은 얼간이들이 너무 많다)와 ‘Tryna kill me’(날 죽이려 한다)고 적혀 있는데, 이는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하이브 경영진을 향해 “이 ‘개저씨’(언행이 사려 깊지 못하고 민폐를 끼치는 중년 남성을 속되게 이르는 말)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해가지고”라고 발언한 내용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티셔츠 중간에 적힌 ‘If you got beef, bring it straight up to my face’(불만 있으면 내 면전에서 얘기하라)라는 표현은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들어올 거면 맞다이(직접 대면)로 들어와. 뒤에서 ×랄 떨지 말고”라고 발언한 내용을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Old jerks와 (어도어 소속 걸그룹) New Jeans가 선명하게 대조된다”, “진짜 힙합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 듯”, “화제성으로 스타나 유튜버를 넘어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민 대표의 기자회견 장면을 그대로 프린팅한 것이 초상권 침해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 나왔다.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찬탈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모기업 하이브 경영진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을 겨냥해 욕설을 비롯해 정제되지 않은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 대중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기자회견 초반과 직후엔 “공식석상에서 보일 태도가 아니다”라는 비판이 상당했다. 지금도 “하이브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정작 해명한 것이 뭔지 모르겠다. 쇼맨십만 남은 것 같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젊은 세대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아이돌 음반시장의 문제점을 소신 있게 지적했다”, “무능한 경영진을 속 시원하게 비판한 대목에서 대리만족을 느꼈다”라는 반응도 상당하다. 민 대표가 기자회견 때 입은 티셔츠와 모자는 이미 완판돼 품절됐고, 민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에 비트를 얹어 ‘힙합 음악’으로 재탄생시킨 영상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 “어린이날 노들섬 서커스페스티벌 오세요”

    “어린이날 노들섬 서커스페스티벌 오세요”

    서울문화재단이 이달 4일 노들섬에서 열리는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아트페스티벌_서울’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 7개에서 2개 늘어난 9개 축제가 진행된다. 먼저 다음 달 4~5일에는 노들섬에서 ‘제7회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이 열린다. 또 6월 7~8일 노들섬에선 서울비댄스페스티벌이 개최된다. 8월 6~11일에는 노들섬에서 ‘문화가 흐르는 예술섬 노들’ 공연이 열린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추석 연휴인 9월 16일부터 18일 3일간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은 9월 2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다. ‘한강노들섬클래식’은 10월 12~13일 한강노들섬발레, 20일~21일 한강노들섬오페라로 진행되고, ‘서울스테이지 2024’는 한강 노들섬에서 사계절을 주제로 봄(3월 29일~30일), 여름(6월 28일~29일), 가을(9월 6일~7일), 겨울(11월 29일~30일) 연 8회의 인디음악 공연을 개최한다.
  • 中 로커 음반 산 블링컨, 윈난음식 대거 맛 본 옐런…中 어르고 달래는 美 ‘싸움의 기술’

    中 로커 음반 산 블링컨, 윈난음식 대거 맛 본 옐런…中 어르고 달래는 美 ‘싸움의 기술’

    미국의 중국 압박이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미 고위관료들의 ‘중국 민심 달래기’ 시도가 주목받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베이징의 레코드 가게에 불쑥 들러 ‘중국 록음악 대부’의 음반을 구입했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폭넓은 중국 음식 식도락을 뽐내 화제가 됐다. ‘두 나라가 전략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중국 문화는 존중한다’라는 신호를 발신하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지난 24~26일 방중 일정을 마무리한 블링컨 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다가 갑자기 베이징 798예술구에 있는 음반 판매점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거기서 테일러 스위프트(35)와 중국 유명 로커 더우웨이(55)의 앨범을 샀다”고 전했다. 스위프트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 최고 팝스타다. 중국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해외가수다. 더우웨이는 록그룹 ‘블랙팬서’ 리더 출신으로 1990년대 중국 록음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홍콩 영화 중경삼림(1995)에서 경찰인 양조위를 짝사랑하는 가게 점원 왕페이(55)와 이혼한 경력도 있다. 록음악 애호가로 기타 연주가 수준급이라는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음반 구입 이유를 묻자 “음악이야말로 지리에 상관없는 최고의 연결고리”라고 설명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일부러 미중 양국을 대표하는 가수의 앨범을 골라 화제성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앞서 ‘세계 경제 차르’로 불리는 옐런 장관도 지난해 7월 베이징을 방문하자마자 각국 대사관이 밀집한 싼리툰의 윈난음식 전문점을 찾았다. 옐런 일행은 저녁식사로 농어구이와 고추버섯볶음 등 12가지 메뉴를 주문해 맛있게 먹었다. 각각의 음식값을 더하면 우리 돈 18만원 정도였다. 그가 직접 젓가락을 써가며 음식을 즐겼다는 사실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가 먹은 메뉴를 맛보려는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졌고, 곧바로 식당은 이른바 ‘재물의 신(財神) 세트’를 내놔 대박을 쳤다. 옐런 장관은 또 톈안먼에서 멀지 않은 하얏트 호텔 내 중식당에 중국 여성 경제학자들을 초청해 베이징식 오리구이와 생선요리를 맛있게 먹어 화제가 됐다. 그의 행보를 두고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음식 외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들의 노력은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보여주기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비록 미중 양국이 패권을 주고 한 치의 양보 없는 ‘혈투’를 벌이지만 중국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며 중국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다. 늘상 경직된 태도로 미국을 대하는 중국의 고위관리들과 비교할 때 미국이 최소한 ‘싸움의 기술’에서만큼은 앞서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사례다.
  • “LP 커버는 가난한 이들의 미술품”…영화 ‘힙노시스’ 앤턴 코르빈 감독 인터뷰

    “LP 커버는 가난한 이들의 미술품”…영화 ‘힙노시스’ 앤턴 코르빈 감독 인터뷰

    “어린 시절부터 힙노시스의 앨범 표지를 보며 자랐어요. 그래서 작품 제안이 왔을 때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앤턴 코르빈(69) 감독이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 연출을 맡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코르빈 감독은 서울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힙노시스의 이야기는 너무 대단했다. 영화로 제작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그는 롤링 스톤스, 메탈리카, 더 킬러스, U2 등의 앨범 표지 사진을 찍은 유명 사진가이다. 디페쉬 모드, U2, 너바나 등 뮤지션들의 뮤직 비디오를 감독했고, 영화 ‘콘트롤’(2003), ‘모스트 원티드 맨’(2014), ‘라이프’(2015) 등을 연출했다. 영화는 디자인 스튜디오인 힙노시스가 만든 전설적인 명반의 뒤에 숨겨진 제작기를 인터뷰와 시각 자료 등을 통해 생생하게 들려준다.1967년 오브리 파월과 스톰 소거슨이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설립한 힙노시스는 핑크 플로이드를 시작으로 196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의 앨범 표지를 제작했다. 폴 매카트니, 레드 제플린, 10CC, 피터 가브리엘 등의 유명한 앨범 표지가 그들의 손에서 나왔다. 영화는 두 주역의 만남부터 그들의 독창적인 사고, 그리고 유명인들과의 일화 등을 담았다. 록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인 핑크 플로이드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1973)을 비롯해 힙노시스가 작업한 수많은 명반 가운데 20여 개의 디자인 과정을 4000점이 넘는 방대한 시각 자료로 재현한다.9명의 인물이 교도소 담벼락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으로 재치 있게 표현한 1971년 ‘폴 매카트니 앤 윙스’의 앨범 표지를 비롯해 아서 C. 클라크의 1953년 SF소설 ‘유년기의 끝’의 결말에서 영감을 얻은 레드 제플린의 ‘하우스 오브 더 홀리’(1973), 하와이의 해변에서 양 한 마리가 정신과 상담 안락의자 위에 있는 모습을 고생해서 찍었지만 정작 손톱만 한 사진으로 들어간 10CC의 ‘LOOK-HEAR?’(1980) 등이다. 영화 속 인터뷰나 내레이션 장면은 흑백이지만, 앨범 표지를 보여줄 땐 컬러로 표현했다. 코르빈 감독은 “그래야 앨범 표지를 도드라지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앨범 표지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힙노시스는 당시 커버를 만들 때 ‘상품이 아니라 예술’을 내세웠다. 영화에서 ‘부자들은 미술품을 벽에 걸지만 가난한 이들은 바닥에 미술 작품을 쌓아놓는다. LP는 가난한 이의 미술 소장품’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 대사를 실감할 정도로 근사한 작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동시에 해당 노래를 삽입해 눈뿐 아니라 귀까지 즐겁다. 코르빈 감독은 “힙노시스는 앨범에 실린 음악이 주는 영감을 토대로 커버를 구상했다. 이 영화도 음악과 이미지가 매우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1980년대 들어 사람들이 텔레비전과 CD 등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LP 시대는 저물었다. 뮤직 비디오, 영화 등으로 눈을 돌렸던 힙노시스는 1980년대 중반 문을 닫았다. 특히 파월과 소거슨은 큰 갈등을 빚은 뒤 12년간 연을 끊었고, 소거슨은 2013년 세상을 떠났다. 파월이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리는 마지막 장면은 핑크 플로이드의 ‘위시 유 워 히어’(Wish You Were Here·네가 여기 있다면 좋겠어)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영화 처음과 끝은 마치 관을 들고 가듯 LP 커버를 등에 지고 가는 파월의 모습을 보여준다. 화려하게 빛났지만, 지금은 역사로만 남은 이들의 모습니다. 코르빈 감독은 이 마지막 장면에 대해 ”파월이 자신의 과거, 자신이 후대에 남긴 유산을 무거운 짐처럼 등에 업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사기 의혹’ 작곡가 유재환 “고의 아니지만 죄송하다”

    ‘사기 의혹’ 작곡가 유재환 “고의 아니지만 죄송하다”

    작곡가 유재환이 작곡비 사기 의혹에 휩싸이자 “고의로 금전적 피해를 드리려 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유재환은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먼저 음악 프로젝트에 관해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장문의 사과글을 게재했다. 그는 “믿고 맡겨주신 신뢰를 저버리고, 일부의 많은 분의 실망과 상처로 남게 돼 다시 한번 죄송하고 용서 구한다”라면서 “개인적인 일들이 여럿 중첩해 생겼고, 그러면서 건강의 이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고의로 금전적 피해를 드리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곡 작업은 진행은 됐으나 마무리하지 못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자꾸 연락을 피하게 되었고 그 기간이 다소 길어지며 이렇게 불편하게 했다. 그동안의 환불은 어떻게서든 최선을 다해서 해드렸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어떤 이유에서도 질타받을 행동을 한 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 마음에 드시는 작업물을 전달해 드리기 위하여 다시금 최선을 다할 것으로 원하시는 방향에 맞춰 업무처리를 할 예정이므로 약속 지키겠다”라고 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셨던 연예인, A씨의 작곡 사기를 고발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에게 작곡비 130만원을 선입금한 뒤로 병원, 사고, 공황 등의 핑계를 대며 2년째 곡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메시지로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또 다른 피해자도 등장했다. 유재환은 자신이 A씨로 지목되자 소셜미디어를 비공개로 전환했다가, 모든 게시물을 지우고 사과문만 올렸다. 유재환은 작곡가로 ‘명수네 떡볶이’ 등 다수의 곡을 만들었다. 또한 MBC ‘무한도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명성을 얻었으며, 2015년에는 예명 유엘로 가수 데뷔를 했다. 최근에는 30㎏ 감량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23일 유재환은 SNS에 “저는 사랑하고 있어요. 그래서 결혼 준비 중이에요”라며 직접 결혼을 발표했다.
  • 한옥과 클래식이 만난 ‘낭만의 끝’ 자연도 쉬어가는 ‘고택음악회’

    한옥과 클래식이 만난 ‘낭만의 끝’ 자연도 쉬어가는 ‘고택음악회’

    “아직도 3분이나 남았군요. 쉽지 않네요.” 마이크를 잡은 비올리스트 김상진이 솔직하게 어려움을 토로하자 객석에는 웃음이 번졌다. 오후 6시를 5분 정도 남겨두고 그가 마이크를 잡은 이유는 6시에 옆의 교회에서 종이 치기 때문이었다. 그는 연주 도중 종이 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잘하면 말로 때울 수 있겠다”며 만담을 이어갔지만 허탈하게도 6시가 돼도 종은 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저 지금 뭐한 거냐”며 멋쩍게 웃어 보였고 관객들도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국내 클래식 음악 공연 중에서도 낭만의 끝판왕인 ‘고택음악회’가 올해도 가득한 설렘을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 윤보선(1897~1990) 전 대통령 고택에서 펼쳐지는 ‘고택음악회’는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를 상징하는 공연으로 꼽힌다. 윤보선 고택은 사적 제438호다. 한때 민족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산실이었다. 이상재, 한규설 등 애국지사들이 근대 교육을 꿈꾸며 설립한 ‘조선교육협회’가 발족한 곳이고 함석헌, 박형규 목사 등 재야·민주 인사들의 회합 장소였다. 서슬 퍼렇던 군부독재 시절엔 인권운동가들의 도피처였고 1980년 ‘서울의 봄’엔 윤보선이 김대중, 김영삼을 불러 단일화를 중재했던 곳이다. 격동의 현대사를 지난 지금은 해마다 봄이면 낭만적인 선율이 울려 퍼지는 공간이 됐다. 이날 공연에서는 쇼팽의 ‘로시니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오페라 신데렐라 중 더 이상 슬프지 않아’를 시작으로 푸치니의 현악 4중주 ‘국화’, 포레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엘레지’, 드보르자크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3중주’, 슈트라우스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안단테’, 스메타나의 현악 4중주 제1번 ‘나의 생애에서’가 연주됐다. 연주를 하기 전 연주자들은 마이크를 잡고 곡을 소개했다. 1부 마지막 순서로 드보르자크의 곡을 연주했던 김상진은 6시가 되기 전에 차례가 와서 곡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공연 중에 종이 울리면 어떻게 할지 묻기까지 했지만 종은 울리지 않았고 연주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플루티스트 윤혜리, 피아니스트 김다솔, 첼리스트 조영창,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바이올리니스트 양정윤, 비올리스트 김상진, 호르니스트 에르베 줄랭, 현악 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까지 모든 연주자가 각자 자신이 맡은 곡에 정성을 다하며 푸른 하늘 아래 모인 관객들의 마음을 봄날의 따뜻함으로 물들였다. 이날 이들이 빚어낸 환상적인 선율은 봄바람도 춤추게 했고 새들도 모이게 했다. 푸른 하늘을 가로지르며 음악을 듣던 새들은 가끔 나무에 앉아 자신들의 목소리로 연주에 화음을 넣곤 했다. 분주한 도심 속 고요한 고택은 이날만큼은 자연도 쉬어가는 특별한 장소가 됐다. 음악이 낭만이란 단어와 떼놓을 수 없는 예술이라면 한국에서 가장 낭만적인 연주회가 바로 ‘고택음악회’다. 실내악은 2~10명 안팎이 소규모로 연주하는 장르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평소 클래식 음악 공연에서 접하지 못한 작곡가와 곡은 물론 익히 알려진 작곡가의 몰랐던 면모를 발견하게 되는 보석 같은 행사다. 이날 공연으로 절반 정도 일정을 소화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5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과 아트스페이스3에서 클래식 음악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 생애 첫 독창회…봄밤 적신 천상의 목소리

    생애 첫 독창회…봄밤 적신 천상의 목소리

    소프라노 이상은이 생애 첫 독창회에서 천상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봄밤을 선사했다. 이상은은 26일 서울 강남구 국제아트홀에서 독창회를 열었다. 4년 전 듀오콘서트를 열었던 장소에서 이번에는 생애 처음으로 혼자 무대에 섰다. 피아노 연주는 국제아트홀 최윤정 음악감독이 맡았다. 한국 가곡을 주제로 이날 그는 1부에서 ‘님이 오시는지’(김규환), ‘얼굴’(신귀복), ‘엄마야 누나야’(김광수), ‘신아리랑’(김동진), ‘꽃구름 속에’(이흥렬)를 불렀다. 2부는 ‘길’(강한뫼), ‘잔향’(윤학준), ‘못잊어’(조혜영), ‘시소타기’(노영심), ‘내 마음에 아이가 산다’(김효근)로 채웠다. 1부는 전통 가곡, 2부는 현대 가곡이다. 1부에서 이상은은 한복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고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전통 가곡인 만큼 의상에도 특별히 신경 썼다. 고음이 이어지는 노래가 안 쉬고 계속됐지만 이상은은 흐트러짐 없이 공연장을 자신의 목소리로 꽉 채우며 실력을 뽐냈다. 서정적인 가사와 선율에 얹은 목소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깊은 감동으로 물들였다.2부에서 드레스를 갈아입은 그는 1부와 마찬가지로 가사 하나하나에 정성과 진심을 담아 노래했다. 가곡이 지닌 매력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타고 전해졌고 같은 한국 가곡이어도 다채로운 선곡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역량과 폭을 보여줬다. 객석에서는 노래 하나가 끝날 때마다 박수와 감탄이 터져 나왔다. 준비된 공연을 마치자 객석에서는 앙코르 요청이 쏟아졌고 그는 앙코르로 ‘꽃 피는 날’(정환호)을 불렀다. 이상은은 “무대 서는 직업이 사람들을 많이 마주하지만 외로운 날이 많은데 버거움과 힘든 것들을 위로해주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에는 그의 영혼의 파트너와도 같은 존재이자 JTBC ‘팬텀싱어2’에도 출연했던 테너 황현한, 주목받는 젊은 피아니스트 김명현 등을 포함해 적지 않은 관객이 찾아 자리를 빛냈다. 이상은은 “한국 가곡이 요새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데 한국 가곡으로만 진행한 게 자랑스럽다”면서 “온전히 혼자 프로그램을 짰는데 한국 가곡의 정서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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