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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스포티파이 최다 스트리밍 곡은 바로 ‘이 노래’

    2024년 스포티파이 최다 스트리밍 곡은 바로 ‘이 노래’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의 노래가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2024년 가장 많이 재생된 곡’으로 선정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 등에 따르면 빌리 아일리시의 노래 ‘버즈 오브 어 페더’(Birds Of A Feather)는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곡이다. 재생 횟수는 무려 17억 8100만 회다. 2위는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의 여름 히트곡 ‘에스프레소’(Espresso)가 차지했다. 두 음원의 재생 횟수 차이는 약 65만 회다. 이 곡은 빌리 아일리시의 새 앨범 ‘히트 미 하드 앤드 소프트’(HIT ME HARD AND SOFT)에 수록됐다. ‘버즈 오브 어 페더’는 발매 이후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2위를 기록했고, ‘글로벌 200’ 차트에서는 정상을 차지하는 등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빌리 아일리시의 섬세한 보컬과 ‘죽는 날까지 사랑하겠다’는 가사가 아름다운 멜로디와 어우러지는 인상적인 곡이다. 지난해 빌리 아일리시 북미 투어에서 이 곡으로 공연 마지막을 장식했고, 날리는 꽃가루와 함께 춤을 추는 관객들의 영상 등이 소셜미디어 틱톡 등에 게시되며 화제를 모았다. 명실상부 빌리의 히트곡으로 자리매김한 이 곡은 2025년 열리는 미국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드’에서 여러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최우수 팝 솔로 퍼포먼스’ 등에 지명됐다. 이 앨범 역시 ‘올해의 앨범’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빌리 아일리시는 총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강력한 경쟁자로 등극했다.
  • 로제 ‘아파트’, 영국 차트에서 역주행…2위 탈환 성공

    로제 ‘아파트’, 영국 차트에서 역주행…2위 탈환 성공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글로벌 히트곡 ‘아파트’(APT.)가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증명했다. 3일(현지시간) 공개된 오피셜 차트 ‘싱글 톱 100’을 보면, ‘아파트’는 전주보다 26위 상승, 2위에 올랐다. 로제는 이 차트에 입성한 K팝 여성 아티스트 중 최소 순위를 기록했다.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는 미국의 대표 음악 차트인 빌보드와 세계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권위 있는 차트다.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발매 이후 이 차트에 4위로 데뷔했고, 일주일 뒤 자체 최고 기록인 2위에 올랐다. 이후 30위권 내에 머물렀고, 크리스마스 캐럴 시즌이 이후인 발매 11주 차에 다시 2위로 역주행했다. 로제의 첫 솔로 1집 선공개곡인 ‘아파트’는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작업한 곡이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한국의 ‘술게임 문화’를 반영한 도입부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 ‘쇠맛’으로 케이팝 휩쓴 에스파, ‘골든디스크’ 음원 대상

    ‘쇠맛’으로 케이팝 휩쓴 에스파, ‘골든디스크’ 음원 대상

    지난해 ‘쇠맛’ 컨셉으로 주목받은 걸그룹 에스파가 히트곡 ‘슈퍼노바’(Supernova)로 ‘제39회 골든디스크어워즈’ 음원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에스파는 4일 일본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이 시상식에서 디지털 음원 부문 대상과 디지털 음원 본상을 받아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슈퍼노바’는 2024년 해외 매체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글로벌 히트곡이다. 영국 음악 전문 매거진 NME가 선정한 ‘2024년 최고의 노래 50선’에 9위에 올랐다.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스태프 선정 2025 베스트 K팝 노래 25’ 차트에서 1위로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 아마존뮤직과 애플뮤직 역시 연말 결산에서 이 곡을 ‘최고의 케이팝 노래’로 소개했다. 디지털 음원 본상은 에스파를 비롯해 뉴진스·데이식스·비비·아이브·아이유·아일릿·태연·투어스·(여자)아이들이 수상했다. 깜찍한 소녀 컨셉으로 ‘마그네틱’을 노래하던 걸그룹 아일릿과 청량한 소년미로 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를 소화한 보이그룹 투어스가 신인상을 품에 안았다. 골든디스크 인기상은 르세라핌, 플레이브가 받았다. 뉴진스는 본상과 더불어 코스모폴리탄 아티스트상을 수상해 2관왕을 달성했다. 골든 오너러블 초이스 지난해 10주기였던 고(故) 신해철에게 주어졌다. 이밖에도 베스트 그룹에는 르세라핌, 베스트 OST에 크러쉬, 베스트 밴드에는 데이식스가 주인공이었다. 한편 제39회 골든디스크어워즈는 4일 음원 부문, 5일 음반 부문 시상을 이어간다. 다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애도하기 위한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에 개최돼 녹화 방송으로 진행한다. 시상식 녹화 방송분은 6~7일 방영된다.
  • ‘불법 과외’ 음대 교수, 2심에서도 실형 선고

    ‘불법 과외’ 음대 교수, 2심에서도 실형 선고

    음대 입시생들에게 불법 과외를 하고, 입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자신이 과외로 가르친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준 혐의로 기소된 대학 교수가 2심에서도 실형을 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5-3부(부장 김지선·소병진·김용중)는 지난해 11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교수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한 대학교 음악학과 성악 교수로 일하던 2021년 5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수험생 6명에게 과외를 해주고 5885만원 상당의 현금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학원법 제3조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 교사 및 대학 교수·부교수·조교수 등의 과외교습은 금지돼있다. A씨는 또 2021~2022년 다른 대학교 음대 입시 실기시험에 외부 심사위원으로 참여, 자신이 교습한 학생 두명에게 최고점을 줘 해당 대학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입시가 끝나고 대학에 합격한 수험생의 부모들로부터 현금 600만원과 34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 등을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있다. 다만 이들 학생의 입시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학부모들로선 아무리 훌륭한 실력을 갖춰도 돈과 인맥 없이는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예술가로서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는 극도의 불신과 회의를 느꼈을 것”이라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 “돈 좀 있으세요?”…MBC ‘오늘N’ PD 무례 논란에 “출연자에 직접 사과”

    “돈 좀 있으세요?”…MBC ‘오늘N’ PD 무례 논란에 “출연자에 직접 사과”

    PD의 출연자를 무시하는 듯한 언행으로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은 ‘오늘N’ 제작진이 사과했다. 2일 MBC 교양 프로그램 ‘오늘N’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시청자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올렸다. 제작진은 “지난 1일 ‘오늘N-좋지 아니한가(家)’ 코너에서 산골로 귀촌한 할아버님의 일상을 방송했고, 이후 이 코너를 제작한 담당 PD의 언행 일부가 부적절했다는 시청자 의견이 많았다”며 “제작진은 이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출연자분께 바로 연락해 사과드렸으며 해당 영상은 즉시 수정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방송을 보고 불편을 느끼셨을 시청자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촬영 현장을 비롯해 후반 작업 과정에서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방송된 ‘오늘N’에서는 경주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다 경북 포항의 산골 마을로 귀촌한 노인의 일상이 전파를 탔다. 노인은 자신이 지은 세 채의 집을 소개하면서 황토방, 음악실, 직접 재배한 느타리버섯 등을 보여줬다. 이때 해당 모습을 촬영한 PD의 태도가 문제가 됐다. PD는 노인에게 “돈이 좀 있으신가 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황토방을 소개하며 “황토 찜질하러 많이 가지 않나”라고 말하는 노인의 말에 “저는 잘 안 가는데요. 저는 아직 황토방이 좋을 나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드럼을 치는 노인이 “나이가 들면 손과 발을 잘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자 “밭일하시면 되잖아요?”라고 다소 퉁명스러운 말투로 받아쳤다. 출연자가 직접 재배한 느타리버섯을 보여주며 “이건 서울에서 구경 못 하지 않나. 내가 서울 갈 때 싸주겠다”고 하자 PD는 “서울 마트에 다 있다”고 답했다. 촬영팀을 위해 닭 숯불구이를 준비한 출연자에게 PD는 “제가 닭은 치킨만 좋아한다. 튀긴 것만 좋아한다”고 말했다. 구운 닭고기를 보며 “이건 탄 거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직접 황토방에 눕거나, 닭 숯불구이를 먹을 때 PD는 기존의 퉁명스러운 모습이 아닌 만족하는 표현을 하기도 했으나, 시청자들은 PD의 태도와 이를 그대로 송출한 제작진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오늘N’ 시청자 게시판에는 해당 영상을 연출한 제작진을 교체하라는 요구와 함께 출연자에게 직접 사과하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해당 편의 다시보기와 VOD를 삭제했다. 한편 ‘오늘N’은 ‘생방송 오늘 아침’과 자매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정보, 생활의 지혜, 의식주, 대중문화, 사회 이슈의 현장을 생동감 있게 구성한 프로그램이다. 매주 월~금요일 오후 6시 5분 방송된다.
  • 英 음악축제 테러 계획한 17세 이슬람 개종자, 수감 생활 1년도 안 돼 교도관 10명 찔러 [핫이슈]

    英 음악축제 테러 계획한 17세 이슬람 개종자, 수감 생활 1년도 안 돼 교도관 10명 찔러 [핫이슈]

    영국에서 이슬람교를 모욕하는 불신자는 모두 죽이겠다며 수만명이 참석하는 한 음악축제에 대한 테러를 계획했다가 소년원에 간 17세 소년이 1년도 안 돼 교도관 10명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메일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적 이유로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 소년은 2022년 당시 영국 남단 와이트섬의 뉴포트에서 매년 6월 개최하는 유명 음악축제인 ‘아일오브와이트 페스티벌’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테러공격을 계획한 범죄로 지난해 4월 런던 법원에서 구금 7년형을 선고받고, 인근 소년원에서 수감 생활 중이다. 2021년 이슬람교로 개종한 소년은 이 음악축제 테러를 준비하기 위해 칼과 방검조끼, 픽업 트럭 등을 구하려고 시도했으며 현장 보안 인력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조사했으나, 차량을 끝내 구하지 못해 포기했다. 대신 그는 평소 이슬람을 모욕했다고 생각하던 한 특수교육기관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참수 계획까지 세웠지만, 범행 전에 체포됐다. 그의 배낭에서는 칼 뿐 아니라,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하며 무슬림이 돼 달라고 간청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지도 발견됐다. 영국 대테러 경찰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인스턴트 메신저 플랫폼인 디스코드를 통해 확산하던 테러 정보를 입수하면서 이 소년의 존재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소년은 2022년 7월 체포됐으며, 지난해 2월 유죄 평결을 받았다. 법원은 소년이 구치소에서 직원들을 공격하고 급조 무기를 사용하는 등 별도의 범죄 18건에도 연루됐다고 밝혔다. 모라 맥고완 판사는 “그는 종교적 신앙에서 교제와 위안을 찾던 고립되고 고민 많은 청년이었다. 자신의 신앙을 모욕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허용될 만하다고 믿게 됐다”고 지적했다. 소년은 소년원에 갇히 뒤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을 공격했다. 그는 한 교도관의 귀를 잘랐고 그후 다른 직원의 귀도 공격했으며, 매주 열리는 기도 모임에서는 동료 수감자들을 이슬람교로 개종시키려고 시도했다. 교도관들은 그에게 음식을 전달하거나 그를 샤워나 운동을 하러 데려나갈 때 모든 진압 장비를 착용한다. 한 소식통은 “교도관들이 그를 무서워하고 있다. 그는 플라스틱이나 칫솔 같은 것으로 만든 즉석 무기를 사용한다”면서 “최초 공격은 그가 펠텀에 오자마자 일어났는데 교도관에게 무슬림인지 묻고 아니다는 답이 나오자마자 그를 찔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내식당에서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는 데 프링글스를 좋아한다”면서 소년이 특혜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년은 현재 TV와 DVD 플레이어, 게임 콘솔, 책상, 전용 화장실 등이 갖춰진 개인 감방에서 편안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알려졌다.
  • “임신 준비부터 출산까지”… 마포 모자보건사업 서울시도 엄지척

    “임신 준비부터 출산까지”… 마포 모자보건사업 서울시도 엄지척

    “임신 준비부터 출산까지 원스톱으로!” 서울 마포구는 서울시에서 주최한 ‘모자보건사업 유공 시장 표창’에서 기관과 개인 부문 모두 ‘사업 으뜸이’로 선정돼 서울특별시장상을 수상했다고 2일 밝혔다. 마포구는 건강한 모자보건 기반 마련과 저출생 문제에 대처하는 한발 앞선 정책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았다. 마포구의 지난해 9월 출생아 수는 171명으로 전년 동월(138명) 대비 23.9% 증가했다. 특히 임신 준비에서 출산 후 산후조리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원스톱 통합 건강 서비스의 거점인 ‘햇빛센터’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포구는 보건복지부의 생애초기 건강관리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임산부와 영유아의 건강관리, 출산과 육아에 대한 교육, 정신건강 관리, 사회복지서비스를 하나로 연계하고 영유아 건강 간호사의 방문간호 서비스를 펼쳐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새 출발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혼인 외 임신을 한 여성들이 사회적 편견과 환경적 요인으로 출산을 포기하지 않도록 비혼모의 임신과 출산, 양육을 지원하는 ‘처끝센터’도 박수를 받고 있다. ‘처끝센터’에서는 임산부 등록을 통한 맞춤형 건강관리 외에도 마포애란원 등 지역 복지시설과 연계하여 대상자의 생활환경과 경제 여건 등에 맞는 종합 서비스로 비혼모의 출산과 양육을 체계적으로 돕는다. 구는 마포구보건소 2층 야외에 약 150㎡ 규모의 꽃길을 조성해 햇빛센터를 주로 이용하는 임산부의 태교를 지원하고 있다. 건강한 출산과 임산부 배려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임산부의 날 기념 음악회와 부모 강연 등을 개최해 큰 호평을 받았다. 박강수 구청장은 “임신과 출산, 양육은 더 이상 한 가정 내의 몫이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야 하는 고귀한 일”이라며 “마포구는 앞으로도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마포를 만들기 위해 선제적인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 양천구, 지역인재 발굴해 초교 30곳 강사로 파견

    양천구, 지역인재 발굴해 초교 30곳 강사로 파견

    서울 양천구는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지역인재를 협력강사로 발굴해 학교와 연계·지원하는 ‘2025 문화예술·창의체험 협력강사 지원사업’을 추진해 지역 초등학교 30곳에 전문강사를 파견한다고 1일 밝혔다. 올해 협력강사 모집기간은 오는 10일까지다. 학교의 강사 수요를 고려해 미래교육, 생태환경, 미술, 음악, 체육, 국어, 창의체험 등 총 7개 분야의 숙련된 전문 강사를 선발한다. 세부 운영 분야는 ▲코딩, 드론 ▲마을탐방, 생태전환교육 ▲공예, 디자인, 만화일러스트, 캘리그래피 ▲국악, 난타, 동요, 오카리나, 우쿨렐레 ▲방송댄스, 축구, 라인댄스, 스포츠스태킹 ▲연극, 동화구연 ▲전래놀이, 보드게임, 컵타, 손뜨개 등 60여개다. 협력강사 신청 자격은 모집 분야 관련 전공·경력자 또는 관련 자격증 소지자이면서 구에서 운영하는 필수 워크숍 및 역량강화교육 등 교육 연계 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 제한은 없으나 양천 구민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신청을 희망하는 경우 구 누리집 고시공고 게시판을 참조해 신청서를 작성한 후 증빙서류와 함께 담당자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본격 활동에 앞서 구는 선발된 협력강사를 대상으로 기본소양 함양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사전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다.
  • 사무치게 애틋한 그때 그 감성…누구에게나 그리운 시절이 있다

    사무치게 애틋한 그때 그 감성…누구에게나 그리운 시절이 있다

    살면서 누구나 두고두고 오래 간직하고 싶은 인연이 있다. 인생의 마지막이 찾아올 때면 그 간절한 이름들이 사무치게 생각나곤 한다. 함께했던 시간이 애틋할수록 더 그렇다. ‘그렇게 보고 싶던 그 얼굴을 그저 스쳐 지나며 그대의 허탈한 모습 속에 나 이젠 후회 없으니/ 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노래 ‘사랑이 지나가면’ 中) 음악과 함께 아련한 추억을 선물하는 ‘광화문연가’가 네 번째 시즌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광화문연가’는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둔 명우와 그를 추억 여행으로 이끄는 인연술사 월하가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들로 1980년대 덕수궁에서 만난 첫사랑에 얽힌 사연을 풀어냈다. 세대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남은 추억을 그때 그 시절의 감성으로 풀어내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좋아하는 마음만 앞서고 정작 서툴렀던 행동들, 영원할 것 같아도 결국 닿지 않았던 마음들,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을까 싶은 궁금한 안부들이 휘몰아치며 관객들을 아련한 시간여행으로 이끈다. 서정적인 작품이지만 중간중간 유머를 곁들여 너무 진지하게만 흐르지 않도록 환기하는 것도 매력이다. 작품이 품은 정서를 극대화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음악의 힘이다. ‘옛사랑’,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깊은 밤을 날아서’ 등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좋아하는 음악이 작품 곳곳에 배치돼 다른 작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감성을 자극한다. 노래를 억지로 꿰맞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게 함으로써 누구나 그때 그 시절에 간직한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떠나보내야 했던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광화문연가’는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도 일깨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인생을 그려냄으로써 극장을 나와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누구의 마음에나 영원히 빛나는 이야기가 한국어로 된 한국만의 정서로 전달됨으로써 더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번 시즌은 아쉽게도 배우들과 관련한 이슈가 있었다. 1일 윤도현이 A형 독감으로 남은 공연에 불참한다는 소식을 전했고,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차지연의 과호흡 문제로 공연이 중단되기도 했다. 5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서울 공연을 마치면 11~12일 부산, 2월 8~9일 경기 용인, 2월 15~16일 경기 고양으로 공연이 이어진다.
  • ‘2025년 41세’ 함지훈·‘뱀띠’ 박무빈 32점 합작…현대모비스, 가스공사에 농구영신 2연승

    ‘2025년 41세’ 함지훈·‘뱀띠’ 박무빈 32점 합작…현대모비스, 가스공사에 농구영신 2연승

    국가 애도 기간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농구영신’ 경기에서 41세가 된 울산 현대모비스 함지훈이 골밑 15점으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외곽에서 17점을 올린 ‘뱀띠’ 박무빈의 활약도 눈부셨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2월 3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정규시즌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88-81로 이겼다. 2위(17승7패) 현대모비스는 1위(16승6패) 서울 SK와 승차를 없앴다. 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에 실패한 가스공사는 창원 LG, 수원 kt와 공동 3위(13승10패)가 됐다. 지난해 농구영신도 대구체육관에서 두 팀의 대결로 진행됐는데 같은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매진(4702명)을 넘어 입석까지 올 시즌 최다 관중인 4806명이 동천체육관을 찾았다. 다만 평소와 다르게 음악 없이 농구 팬들의 육성 응원만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농구영신을 맞아 계획됐던 이벤트도 생략된 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승부가 펼쳐졌다. 박무빈이 1쿼터 10점 등 팀 내 최다 17점을 기록했다. 함지훈(15점)과 숀 롱(16점)도 제공권에서 상대를 압도했고, 게이지 프림은 감기 기운에 시달리는 가운데서 14점을 기록했다. 이우석은 6점에 그쳤지만 9도움 7리바운드로 팀에 공헌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한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조직력으로 승리했다. 좋은 기운을 받고 새해를 맞게 됐다”면서 “속도가 빠른 가스공사를 맞아 작전 시간을 한 박자 빨리 불렀다. 한호빈, 박무빈 가드 두 명이 뛰는 전술도 계속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샘조세프 벨란겔(23점)과 앤드류 니콜슨(19점 8리바운드), 김낙현(16점)이 분전했으나 4쿼터 집중력 대결에서 밀렸다. 유슈 은도예(3점)은 덩크 실패 등 공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강혁 가스공사 감독은 “1쿼터에서 실점을 많이 내준 수비가 아쉽다. 이를 보완하다 보니 체력이 떨어졌다. 끝까지 따라가는 힘이 생겼지만 집중력이 모자랐다”고 털어놨다. 경기 초반 프림이 박무빈에게 공을 받아 득점했다. 니콜슨이 외곽포로 반격했지만 박무빈이 연속 3점슛과 레이업 돌파로 우위를 점했다. 가스공사가 김낙현을 투입했으나 미스 매치를 이용한 함지훈의 포스트업을 막지 못했다. 이어 이우석, 미구엘 옥존까지 점수를 올리면서 현대모비스가 1쿼터를 28-18로 앞섰다. 2쿼터는 한호빈이 3점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가스공사는 공격이 풀리지 않자 김낙현, 벨란겔, 정성우까지 가드 3명을 내보냈고 전방 압박 수비로 상대 실책을 유발했다. 이어 김낙현, 벨란겔의 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숀 롱이 상대 골밑을 공략한 다음 한호빈과 이우석의 속공으로 다시 기세를 높였다. 하지만 벨란겔이 외곽포를 꽂아 전반에 5점 차까지 좁혔다. 후반엔 먼저 니콜슨과 벨란겔이 슛을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현대모비스에선 이날 처음 투입된 김준일과 프림이 차례로 득점했다. 가스공사는 박지훈이 상대 속공을 끊다가 비신사적인 반칙을 범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현대모비스도 연속 실책을 범했으나 가스공사가 3쿼터 막판 4분 넘게 침묵하면서 다시 7점 차로 벌어졌다. 4쿼터에도 가스공사가 곽정훈의 레이업, 벨란겔의 3점으로 맹추격했다. 하지만 함지훈이 자유투 라인 근처에서 침착하게 미들슛을 꽂은 뒤 속공 레이업을 올렸다. 그러자 김낙현이 8개 시도 만에 처음 3점슛을 림 안에 넣었다. 김낙현이 다시 3점을 꽂은 가스공사는 숀 롱, 함지훈을 막지 못해 고전했다. 게다가 박무빈이 종료 1분 전 공격 시간에 쫓기는 가운데 4점 차로 달아나는 슛을 터트렸다. 이어 가스공사가 공격에 실패하며 승기를 내줬다.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고통 넘어 희망, 예술이 그리는 미래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고통 넘어 희망, 예술이 그리는 미래

    ‘발코니 축제’를 기억하는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이탈리아의 아파트 발코니에서는 특별한 축제가 열렸다. 이웃들은 낚싯대를 이용해 잔을 부딪치고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와 춤으로 함께했다. 발코니에는 ‘안드라 투토 베네’(모든 것이 잘될 거야)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정해진 시간에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나누었다. 악기가 없는 사람들은 프라이팬이나 냄비 뚜껑을 두드려 창의적인 음악을 만들었다. 휴대폰 플래시를 밝게 비춰 서로를 향해 흔들기도 했다. 이러한 축제는 자가 격리와 이동 제한 속에서도 연대감과 희망을 표현한 중요한 의식이었다. 2024년 한국에서는 ‘촛불 축제’가 열렸다. 촛불 집회는 시민 주도의 평화롭고 비폭력적인 정치 참여 문화다. 과거의 차벽이나 물대포 같은 강경 진압 대신 연예인과 음악가가 참여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은 광장을 가득 채워 함성과 떼창으로 하나가 됐다. 특히 2024년의 촛불 축제는 K팝 음악과 결합해 팝 콘서트 같은 새로운 형식으로 발전했다. 10대·20대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나 로제의 ‘아파트’ 같은 곡을 기성세대도 배우며 함께 노래했다. 촛불 대신 아이돌 응원봉이 등장했지만, 분노를 넘어 희망을 노래하는 새로운 집회 문화는 촛불 축제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철학자 니체는 삶의 고통과 어려움을 견디게 해 주는 중요한 도구로 ‘예술’을 꼽았다. 그는 예술이 현실의 고통스러운 진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이를 직시하며 버텨 낼 힘을 준다고 보았다. 예술은 단순히 고통을 일시적으로 가리는 도피처가 아니라 진실을 마주하면서도 이를 극복할 용기를 북돋아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기 상황에서 예술의 치유적 가치는 늘 부각돼 왔다. 예술은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개인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내면의 평화를 되찾게 한다. 또한 혼란 속에서 잃어버린 중요한 것들을 깨닫게 해 준다. 예술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을 넘어 사람들을 연결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강력한 수단임이 분명하다.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찬 목표를 세우고 변화와 성장을 다짐해야 할 시점이지만, 최근 한국을 강타한 여러 악재는 국민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 위기에 더해 항공 사고까지 겹치며 많은 이들이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다. 더이상의 불행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대혼란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의 치유력을 믿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고통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게 하는 것이 예술의 특별한 힘이기 때문이다. 물론 예술이 상처를 어루만지고 희망을 줄 수는 있지만 그것을 삶의 변화로 연결하는 것은 결국 개인과 사회의 주체적 노력이다. 그럼에도 불안과 혼란이 가득한 이 시기, 예술이 주는 위로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텔레비전과 비디오가 결합된 제품이었다. 이름은 비디오 비전. 검고 매끈한 TV 수상기 밑에 VHS 투입구가 달린 모델이었다. VHS 투입구에 손을 넣었다 빼면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관문처럼 마구 펄럭였다. 나는 그게 마치 누구의 손짓 같아서 그 문이 금세 닫힐 것 같은 조바심에 손을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반복했다. 하지만 매번 편지 한 통 없는 우편함처럼 미지의 그곳은 텅 빈 공백으로 열렸다 닫힐 뿐이었다. 비디오테이프를 밀어 넣으면 어딘가 멋진 곳으로 안내받을 수 있을 텐데. 그러나 집에는 어린이용 비디오테이프는커녕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불량·불법 비디오테이프 하나 없었다. 그래도 나는 끈질기게 그 일을 멈추지 않았다. 집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었으니까. 그날은 평소에 뽑혀 있던 케이블이 비디오 비전의 본체와 콘센트 사이에 연결돼 있었다. 미지의 세계 관람권인 비디오테이프는 없었지만, 입장권을 들고서 문 앞에서 돌아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TV 전원을 켰다. 리모컨을 든 나는 놀이공원 앞에 서 있던 게 분명하다. 그러나 환해진 직사각 화면에는 기대와 다르게 회색의 담벼락이 펼쳐졌다. 황량한 공장의 경계를 드러내는 콘크리트 담. 공장 담벼락 같아서였을까. 소음이 들렸다. 치이이-익. 치이이—익. 11번으로 9번으로 7번으로 채널을 바꿔도 소용없었다. 방송이 송출되지 않는 낮 시간대였다. 실망을 금치 못한 나는 리모컨 버튼을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면서도 전원 버튼 근처는 누르지 않았다. 은밀한 일탈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색 소음이 진동하였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멍해져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들어 버렸다. 회색 소음과는 다른 소음을. 삐-------이. 삐—————————익. 회색 소음보다 높고 날카로운 소음이었다. 귀에 거슬려 TV를 끄려다 소음의 정체에 의문이 생겼다. 회색 소음은 회색 화면에 어울리는, 공중에 스크래치가 그어지는 소리였다. 그러나 높고 날카로운 소음은 회색 스크래치와 이질적이었다. 저 소음을 방송국에서 보낸 것일까. TV 스피커에 귀를 갖다 대고 나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TV 스피커에서 높고 날카로운 소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모기가 귓가를 스치는 정도로 시작되는 데시벨은 금세 한여름 매미 떼의 데시벨로 거세지고는 했다. 나는 당연히 아버지와 누나도 소음에 시달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은 TV를 볼 때 별다른 말이나 반응이 없었다. 소음을 듣지 못하는 건 수리기사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하게 생긴, 그리 크지 않은 귀를 스피커에 갖다 댄 수리기사는 고개를 몇 번 갸웃했다. 수리기사의 고갯짓에 아버지는 그것 보라는 눈빛을 나에게 던졌다. 나는 초조해져서 열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매미 떼가 맹렬히 힘줄을 튕길 때 지금이라고 외쳤다. 수리기사는 평범한 귀를 다시 스피커에 밀착했고 아버지도 그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소음을 듣지 못했다. 아버지는 나를 예민한 아이로 치부하며 미안하다고 말했고, 수리기사는 공구함 한 번 열지 않았다며 출장비를 사양했다. 거실에 혼자 남은 나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매미의 합주를 들었다. 이렇듯 분명히 울리는 소리를 나만 듣는다는 게 답답하거나 억울하기보다는 어쩐지 서글펐다. 그때였을 것이다. 나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명백히 혼자라고 느꼈다. 사운드 디자이너라고 하면 고민 없이 부풀어 오른 질문들이 날아든다. 음악하세요, 아니 디자이너니까 미술 쪽인가. 사운드를 디자인화하나요, 디자인을 사운드화하나요. 청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공감각의 예술인가. 나는 내가 하는 일이 고요한 공중에서 날개를 퍼덕이는 잠자리를 몰래 잡아채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포획의 목적은 잠자리가 아니다. 잠자리의 소리다. 그물망에 든 잠자리를 조심히 빼서 사각의 채집통에 넣어 두고 귀를 연다. 잠자리의 날개끼리 충돌해서 나는 타닥타닥 소리. 그 소리는 점점 허물을 벗어 잠자리에서 탈피한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잠자리의 소리를 다른 무언가의 소리와 연결하는 사람이다. 대개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그러니까 대체 뭘 어떻게 한다는 거예요. 사실 뭘 어떻게 인위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사물에 있는 것을 튀어나오도록 하면 된다. 숨어 있는 물성이 드러나도록 상황을 마련하는 게 나의 일이다. 적막한 설산을 걸을 때는 굵은 소금이 뿌려진 바닥을 밟으며 밀가루 포대를 손으로 주무른다. 수풀이 바람에 휘날릴 때는 릴테이프 더미를 양손 사이에 놓고 비빈다. 중세 시대의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열릴 때는 콘크리트 벽돌들을 포개어 놓고 두 벽돌을 맷돌 돌리듯이 간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 있는 것을 끄집어내면 된다. 채집하고 발견하는 셈이다. 순서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채집하려면 발견이 우선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일은 채집이 먼저이다. 채집한 후에야 발견할 수 있다. 조선시대 사극에 매달려 있던 때였다. 그 작업은 현대에서는 접하기 힘든 소리의 연속이었다. 그중 가장 힘든 것은 활시위가 당겨지는 소리였다. 적을 물리치겠다는 일념하에서 적장을 향해 팽팽해진 활시위의 탄력과 긴장을 어떻게 해야 소리로 튀어나오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활시위와 연결할 수 있는 사물이 떠오르지 않아 활 자체로 가능할지 시도해 봤다. 하지만 실제로 눈을 밟는 것보다 소금을 밟는 소리가 사람들 머릿속의 눈 발자국 소리에 더 가깝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수풀보다 릴테이프가 더 실감 나는 것이다. 활을 아무리 팽팽히 당겨도 소용없었다. 내가 당긴 활시위에서는 음률이 없는, 맥 빠진 거문고 줄 소리가 났다. 가죽가방과 고무장갑 따위를 비틀고 늘려도 소득은 없었다. 뭘, 그렇게 발길질당한 강아지마냥 낑낑대요? 고무장갑의 탄성 한계 때문에 경련을 일으키는 두 팔을 채아가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스튜디오에서 녹음과 믹싱 작업을 맡고 있는 채아는 내 입에서 난다는 소리를 자주 타박했다. 힘을 쓸 때나 뭔가에 몰두할 때나 밥을 먹을 때도 개 같다고 했다. 선배에게 개 같다니 참 맹랑한 말이지만, 나는 내가 소리를 낸다는 게 더 신경 쓰였다. 남의 소리는 그렇게 잘 들으면서 어떻게 자기 소리는 못 들을 수 있어요. 무슨 소리를 내냐고 반문했을 때, 채아는 내 직업적 소양이 의심된다며 따졌다. 가벼운 발길질이 아냐. 늘씬하게 얻어맞은 것 같아. 무심결에 또 어떤 소리를 냈을까. 궁금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금방이라도 숨 꼴딱거릴 것처럼 혀 내밀고 있지 말고 수분 보충 좀 해요. 선배를 계속 개 취급하는 못된 버르장머리에 대해 한마디 하려다가 채아가 건네는 맥주캔을 넙죽 받았다. 거절하기에는 맥주캔의 표면이 얼음장처럼 시원했다. 나는 모래가 쌓여 있는 바닥에 널브러졌다. 이게, 이럴 때는 백사장 같네. 나는 손으로 모래를 뒤적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모래 옆에는 나무 옆에는 대리석 옆에는 소금 바닥이 있었다. 왜요? 휴가 못 가는 삶이 처량해요? 채아가 자신의 맥주를 들고 옆에 앉았다. 채아는 엉뚱하게 넘겨짚는 구석이 있었지만, 캐묻지 않고 넘겨짚는 포즈를 취한다는 점에서 그리 나쁘지 않은 파트너였다.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맥주를 마셨다. 알코올의 독성이 빈속을 찔렀다. 불법을 저지른 듯한 짜릿함. 백사장이 아닌 모랫바닥에서라도 잠시 쉬고 싶었다. 나는 금세 침묵에 이르렀고 내 마음을 넘겨짚었는지 채아도 보조를 맞췄다. 창고라고 불리는 작업실에는 철가방, 문손잡이, 깡통, 톱, 바이올린 활, 구두, 로프, 용수철, 자동차 문짝이 나름의 질서 속에 존재했다. 스스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지만, 물성을 깨우는 힘에 연주하는 악기들. 악기들은 지휘자가 없다는 듯 고요했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에게 고요는 휴식 또는 죽음과 같다. 스르르 눈이 감겼다. 그러나 곧 수면의 문턱을 넘다 정강이가 쾅, 부딪혔다. 뭐야. 미안해요. 블루투스가 꺼진 줄 모르고 볼륨을 키웠네. 끌게요. 아니야, 끄지 마. 본능적으로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가가자 채아는 스마트폰 화면을 내밀었다. 채아가 무안할 만큼 거친 손길로 스마트폰을 뺏어 들었다. 화면 속 영상에서 판다 한 마리가 죽순을 맛있게 뜯고 있었다. 선배도 얘 알아요? 선배가 알 정도면 푸바오가 인기긴 인긴가 보네. 나는 스마트폰을 던지듯이 채아에게 떠넘기고 진열장을 뒤적였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것을 찾아 꺼낼 때는 낮게 탄성이 배어 나왔다. 갑자기 죽도는 왜 꺼낸 거예요? 나는 채아의 말에는 신경 쓰지 않고 샷건마이크 앞에 섰다. 대나무로는 텅텅, 비어 있는 소리만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판다의 날카로운 이빨과 단단한 턱은 예상치 못한 대나무의 물성을 깨우고 있었다. 판다가 씹는 게 죽순이 아니라 겉과 속이 단단한 뼛조각처럼 느껴졌다. 죽도를 두어 번 바닥에 내려쳤다. 탁탁. 대나무를 다른 사물에 부딪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죽도를 감싸고 있는 줄을 칼로 끊어 버리고 붙어 있는 네 쪽의 대나무에 칼집을 내어 서로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떨어진 대나무들을 한 손에 감싸고 가볍게 비볐다. 부드득. 귀가 열리는 기분이었다. 죽도를 샷건마이크에 더 가까이 대고 온 힘을 다해 두 손으로 대나무들을 비볐다. 부드드드드드드득. 대나무에서 소리가 튀어 올랐고, 활시위를 당기는 팽팽한 팔뚝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물의 성질은 마찰에 의해 드러난다. 우리가 외부와 마찰을 빚을 때 나를 인식하는 것처럼. 소리를 발견한 쾌감에 대나무를 비비는 나의 팔뚝은 한껏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사극 작업이 끝나고 몇 개월 뒤에 스튜디오를 그만두었다. 사극은 흥행에 성공했고 입소문이 났는지 작업 물량이 컨베이어벨트처럼 이어졌다. 줄지어 운반되는 의뢰를 수하물로 적재하고 물품을 의뢰서에 맞게 포장한 후에 다시 컨베이어벨트로 출하하는 기계적인 시간이 계속됐다. 과로나 질식이 원인은 아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소리를 단순 제조하는 업자가 되리라는 두려움이 찾아들었다.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기존에 녹음해 둔 파일들을 대강 믹싱하는 일들이 빈번해졌다. 나는 발자국 소리에도 캐릭터가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인을 만나러 달리는 그리움이 실감되도록 수십 번을 달리고 또 달리고, 도회적인 세련 아찔한 피로 흔들리는 일상이 전해지도록 하이힐을 신고 균형을 잡던 시간이 떠올랐다. 당분간 멈춰야 했다. 휴가를 가랬더니 휴식에 들어가네. 채아는 내가 내민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물끄러미 보았다. 채아의 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머뭇거림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뭔가를 넘겨짚었는지 다가와서는 자신의 두 손으로 내 손을 감쌌다. 나는 계획하지 않고 쉬는 계획을 세웠다. 눈이 감길 때 자고 눈이 떠질 때 일어나고 때가 이르거나 늦게 식사하고 술을 가볍게 또는 취하도록 마시고 느릿느릿 산책하고 레고 블록으로 별이 빛나는 밤을 조립했다. 집 근처를 돌거나 여행을 떠나서 풀벌레, 지하 터널, 경운기, 야적장, 항만, 오일장, 밤바다에 붐마이크를 갖다 댔다. 녹음 파일들을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았고, 녹음한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시간은 왜곡 없이 흘렀고 나는 날짜와 요일 감각을 잃었다. 일상에 파동이 없었다. 파동이 없으므로 외부에 닿는 주파수도 없을 터였다. 송신하지 않고 수신하지 않는 생활. 나는 자유로이 고립되었다고 느꼈다. 누나에게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돌아가셨다. 누나의 말에 잠시 정적이 돌았다. 누나와는 일 년에 한 번 연락할까 말까 하는 사이였으므로 액정 화면에 뜬 두 글자에 나는 이미 예감했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한 말은 고작 알겠다, 였다. 아버지의 장례식은 조촐했다. 친척은 남보다 못한 사람들이어서 코빼기도 볼 수 없었고, 아버지가 은퇴한 지 십여 년쯤 지나서 대표이사가 보내는 화환조차 없었다. 나는 주로 국화가 장식된 제단 옆에 앉아 있었고, 한 번쯤 봤거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과 맞절했다. 둘째 날 오후, 누나가 식탁으로 나를 불렀다. 주변 식장은 조문객들로 붐볐지만 장례 도우미를 제외하고는 누나와 나만 식장을 지키고 있었다. 누나는 대뜸 앉으라고 말했다. 누나는 군말하는 법 없이 할 말만 하는 사람이므로 나는 군말 없이 누나와 마주 앉았다. 일 미터쯤의 간격조차 어색한 사이였지만 누나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기억 속 어느 날에는 없었을 주름과 기미가 보여 열 살의 터울이 새삼스러웠다. 미처 상의하지 못한 장례 절차에 대해 말하겠거니 생각하고 있던 내게 누나는 구겨진 편지 봉투를 내밀었다. 반으로 접힌 편지 봉투는 살짝 불룩했다. 너한테 필요할 거다. 누나의 단정에 나는 편지 봉투에 든 것을 꺼냈고,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카세트테이프였다. 겉면 라벨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고 손때와 볼펜 얼룩이 낀 낡은 상태였다. 카세트테이프를 보자마자 나는 그게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었고, 누나의 말처럼 내게 필요하리란 것도 알 수 있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나는 일산으로 이사했다.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지 않은 땅에 창고가 딸린 농가주택이 비어 있었다. 창고를 작업실로 쓰면 되겠다는 심산에 덜컥 결정을 내렸다. 파동 없는 삶의 관성에서 벗어난 것이다. 벗어나려고 했다기보다는 벗어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아버지의 죽음이 빚은 진동이 나를 다시 작업실로 이끌었다. 나는 일산의 공사장, 분리수거장, 고물상을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물건들은 모두 채집하였다. 농기구와 농약, 비료 포대 등이 있었을 창고는 각목, 글러브, 밥솥, 스케이트보드, LP, 유리컵, 프라이팬, 사기그릇, 고무 팩 등이 있는 작업실로 탈바꿈되었다. 작업실의 윤곽이 자리잡힌 날, 양쪽에 테이프 플레이어가 장착된 더블 데크 카세트 플레이어를 진열장에서 꺼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발견한 괜찮은 매물이었다. 예상외로 쓸 일이 없다가 이사 오기 전에 쓰고 이번이 두 번째였다. 편지 봉투에 담긴 테이프가 자리를 바꿔 플레이어에 담겼다. 달칵, 버튼이 눌리면서 테이프는 돌아가고 슥삭슥삭, 과도에 사과 껍질이 벗겨지고 있었다. 큼큼. 부스럭 부스럭. 이게 맞나. 탕. 텅. 아, 아. 아버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통기타를 쳤다. 장롱 위에 뿌연 먼지를 덮어쓴 커버에 담겨 있던 통기타이리라. 나는 아버지가 통기타를 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어린 나는 연주되지 않고 진열되지 않은 채 장롱 위에 방치된 통기타의 존재성이 의아했다. 통기타의 쓸모를 알 수 없던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연주가 녹음된 테이프를 들으면서 나는 통기타는 방치되었던 것이 아니라 안치되었던 것이 아닌가 짐작하였다. 가슴에 묻어 둔 열망이 장롱 위에 놓이는 방식으로 드러난 게 아닐까. 눈에 보이면 마음이 근질거리고 눈에 안 보이면 마음이 서걱여서 대강의 형태로 보이게 놓아둔 것은 아닌지. 동그란 스피커에서 가리워진 길이 울려 퍼졌다. 아버지의 노래는 후렴에 이르러 그대를 애타게 불렀지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 길을 터 줄 그대를 더 호출하지 못했다. 장례식이 끝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는 여기까지 들었다. 나는 마음먹은 대로 더 듣기로 한다. 여보세요. 아버지의 음성이 저랬구나. 아버지가 스피커에서 멀리 떨어졌는지 통화 내용은 잘 들리지 않았다. 1분도 지나지 않아 통화는 끝났고 아버지는 다시 통기타를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줄 한 번 튕기지 못하고 통기타를 놓쳤다. 바닥에 나동그라지는 통기타는 소음을 일으켰지만, 뒤이어 터져 나온 소리에 소음은 배경음으로 밀려났다. 격렬한 기침 소리. 콜록콜록, 쿨룩쿨룩 따위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리가 진동하였다. 숨이 차고 흉통에 경련하는 병색이 선명하게 들렸다. 아버지의 생전에는 들은 기억이 없는 소리였다. 아버지의 기타 소리를 들었다면 아버지의 기침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아버지는 다감하지 않았고 나는 살갑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나는 왜 그리 아버지의 소리에 둔감했을까. 일시 멈춤 버튼을 눌렀다.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이 끝났고,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이 남았다. 휴지(休止)가 필요했다. 커피를 끓이러 싱크대 쪽으로 향하는데, 양은 주전자가 발에 차여 시끄러웠다. 주전자가 내게 말하는 것 같았다. 째그랑 일을 벌여 놓고, 뭐하는 거야 째쟁쨍. 작업실에 쌓인 도구들이 매립지에 버려진 고물처럼 낡아 보였다. 이대로 뒀다가는 달걀 썩는 듯한 매립지 냄새가 진동할지 모를 일이었다.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켰다. 아, 이게 누구신가요? 나를 헌신짝으로 만든 그분 아닌가요? 채아와 거의 일 년 만의 통화였다. 가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서로 생존을 확인하는 용도일 뿐이었다. 버려지긴 누가 버려져. 내가 도망친 거지. 그럼, 멀리 가버릴 것이지 웬일로 연락했어요? 나, 얼마 전에 일산으로 이사했어. 일산? 왜? 거기로 왜 갔는데요? 이제는 잭을 다시 만나 볼까 하고. 누구요? 잭? 아, 난 또 누구라고. 잭 폴리? 내 말뜻을 알아들은 채아는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이제는 도망가지 말아요. 나는 그럴 일 없을 거라고 답했다. 앞으로는 도망가지 않겠다는 것, 그것이 채아에게 연락한 첫 번째 이유였다. 채아에게 알리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 또 프리하게 때려치우지 말란 법이 없으니까. 두 번째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일감 때문이었다. 나는 일을 할 때 의뢰인과의 소통은 채아에게 맡겼었다. 소리만 잘 만들면 그만이라는 게 대외적인 사유였지만, 인맥이라든지 비즈니스적 관계에 반응하는 알레르기 때문이었다. 채아는 메신저로서 역할을 잘했고 사교적이어서 업계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 때가 묻은 것인지, 생계의 절박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채아를 통하면 일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다행스럽게 채아는 나를 넘겨짚었다. 채아의 주선으로 맡은 첫 복귀작은 돌침대 광고였다. 별 다섯 개가 돌침대에 박히는 효과음을 내 주세요. 광고 제작사 측에서 보내 준 영상에 등장한 돌침대 사장은 이마에 별 다섯 개를 달고 손가락 다섯 개를 좍 펴고 있었다. 별이 돌침대에 박히는 일은 당연히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사람들의 관념에 있을 법한 소리를 뽑아내야 했다. 별이라는 거대 물질이 흔들림 없이 단단한 돌침대와 부딪치는 상황이었다. 자동차 문짝을 해머로 치고 외날의 서양톱을 바이올린 활로 켜서 고음부를 녹음했고, 샌드백에 아령을 두들기고 대리석 바닥에 모래주머니를 떨어뜨려서 저음부를 녹음했다. 녹음된 고음과 저음을 믹싱하니 별이 우주에서 날아와 돌에 꽂히는 듯한 효과음이 완성되었다. 광고는 마케팅 비용의 한계로 공중파에서는 송출되지 못하고 케이블TV의 프리미엄 시간대가 아닌 아침과 낮에 방영되었다. 하지만 빨간 별 다섯 개를 이마에 박은 돌침대 사장이 인터넷상의 밈이 되어 제품의 매출이 대폭 올랐다. 그 덕분에 돌침대 하나가 작업실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광고 이후로 어린이 애니메이션과 단막극 등의 의뢰가 들어왔고, 지루하거나 지치지 않을 정도의 딱 알맞은 속도로 작업이 이어졌다. 내게 맡겨지는 작업이 폭설로 쌓이거나 진눈깨비로 흩날리지 않고 사람들이 오가는 길의 잔설로 덮이던 즈음의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스팸이겠거니 무시하려는데, 부재중 통화가 2건 찍히고도 벨은 멈추지 않았다. 광고성 전화라고 하기에는 상도덕이 없다고 할 정도의 집요함이었다. 보이스 피싱도 이렇게 한 번호를 공략하지 않을 텐데. 집 나간 가족을 찾는 연락인가. 죄송합니다. 이채아 디자이너님이 이렇게 해야 받으실 거라고 하셔서. 젊은 여자는 사과부터 했다. 문자는 언제 확인할지 모르니 받을 때까지 전화를 걸라고 하는 채아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럼, 채아를 통해 연락하면 되지 않나. 회장님께서 직접 연락드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회장이라는 말에 묘한 호기심이 일었다. 요새는 낯 모르는 아무 행인에게 선생님이라고 한다는데, 회장님이야 등산회, 친목회 등 각종 모임으로 인해 길거리에 널린 직위가 된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여자의 절제된 말투와 주변의 정제된 소음이 여자가 말하는 회장이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던 회장을 지칭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필, 왜 저인가요. 회장님은 사극 마니아이십니다. 사극이라면 영화든 드라마든 가리지 않는 회장이 내가 디자인한 활 소리에 감탄했고, 수소문한 끝에 내가 일하던 스튜디오를 알아내고 채아를 통해 나를 찾았다는 것이다. 사연의 개연성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있을 만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회장이 의뢰한 작업은 수긍하기 어려웠다. 회장이 투자하는 사극 영화에 사운드를 디자인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면 금세 납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회장은 사극과 관련이 없고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될 만한 사운드를 디자인하기를 바랐다. 작업은 간단했고 받는 금액은 과도했다. 이 정도의 일로 그 정도의 돈을 받는 건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 뭔가 대단한 꿍꿍이가 있지 않고서야 그런 제안을 할 리가 없을 텐데.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상상력이 많이 필요할 겁니다. 회장 비서의 말은 곧이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몇 차례 거절하다가 일을 맡기로 했다. 결국 회장이 거부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액수가 아니었다. 회장은 왜 그렇게 큰돈을 들여서까지 이 작업을 성사하려는 것일까. 회장에게 필요한 소리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진 게 문제였다. 영상은 3분 30초 정도로 짧았다. 그것은 20대 초반의 여자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브이로그처럼 보였는데, 별다른 촬영이나 편집 기술이 동원되지 않은 평범한 영상이었다. 여자의 브이로그는 시종일관 무성(無聲)으로 진행되었다.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촬영할 때 음소거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었을 것이다. 소거된 음(音)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이었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 아이섀도 브러시가 화장대에 떨어지고 헤어드라이어에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옷장 속 옷을 뒤적거리다 여러 벌에서 한 벌을 꺼내는. 실감 나게 소리를 입히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였고, 도대체 어디에서 상상력을 펼쳐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반나절 만에 작업을 끝냈고 바로 보내기가 민망해 이틀 묵혔다가 보냈다. 소리가 빈 부분이 있다고 하십니다. 비서의 말에 뭔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소리가 비어 있다? 알맹이가 드문 과자 봉지를 질소로 과포장했다는 비난처럼 들렸다. 사실, 과포장이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 비서를 통한 회장의 의사는 내가 과포장하는 성의조차 없이 볼품없고 납작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화가 났다. 화가 나지 않는다면 아티스트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만한 도발이었다. 몇 번이나 비서에게 연락해서 계약금을 돌려주려고 했다. 그러나 이대로 그만두는 건 어딘지 모르게 찜찜했다. 회장의 말은 자존심을 긁었지만,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마음을 돌려놨다. 다른 급한 작업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나는 이 일을 끝내기로 했다. 브이로그를 여러 번 돌려 봤다.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세부를 살폈다. 내가 놓친 게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췄지만, 어디가 비어 있다는 것인지 그 공백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영상에서 일어나는 충돌, 마찰 등의 물리 작용에는 그에 합당한 소리-내 판단으로는 그렇다-가 들렸다. 회장은 인식하는데 나는 인식하지 못하는 소리는 무엇일까. 내가 영상을 보고도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소리는 화면 밖에서? 의자에 앉아 있던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러나 곧 주저앉았다. 무성으로 촬영된 영상의 화면 밖 소리를 듣는 게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그럴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회장은 무엇을 지적한 걸까. 혹시 비어 있다는 것은 있어야 할 소리가 없다는 게 아니라 소리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 아닐까. 영상 속 여자, 누굽니까? 대뜸 던진 말에 비서는 평소와 다르게 뜸을 들였다. 질문하지 않는 데에 동의하신 것 아니었나요? 그랬다. 계약서에 있던 내용이다. 그랬죠.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어요. 제 소리가 실감 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소리의 주체를 모르고 만들었는데 소리에 어떻게 실감이 있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회장님의 뜻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빈 소리를 메꿀 방법은 없겠죠.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틀 후에 비서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내 질문에 대한 회장 측의 답은 이랬다. 그녀는 수백 개의 딤플로 뒤덮인 골프공 같습니다. 겉은 매끄러우면서 울퉁불퉁합니다. 속은 타이어를 만드는 고무처럼 질기고 튼튼합니다. 그녀는 가볍지만 단단합니다. 간단히 한 손에 올릴 수 있지만 그 세계는 견고해서 함부로 부술 수 없습니다. 그녀의 본질은 공이어서 굴릴 수 있고 던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닥에 부딪혀도 농구공처럼 통통 튀기지는 않습니다. 드라이버를 풀 스윙하면 그녀는 멀어집니다. 드라이버와 마찰을 일으키고 그 반발력으로 멀어지는 그녀는 딤플의 수만큼 더 멀리 날아갑니다. 수많은 딤플로 비거리는 늘어납니다. 주인공을 알고 싶다는데 웬 골프공 타령이람. 초보자를 위한 골프 교본도 아니고 무슨 저의로 알쏭달쏭하게 의미를 엮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계약서 조항을 어긴 데 대한 장난성 조롱으로 읽혔다. 그러나 몇 번씩 읽으면서 드는 의문이 있었다. 그녀는 왜 공일까. 많고 많은 공 중에서 왜 하필 골프공일까. 골프공을 뒤덮고 있다는 딤플이 무엇인지 찾아봤다. 딤플은 골프공 표면에 오목하게 파인 홈으로 일반적으로 골프공에는 300~500개의 딤플이 파여 있다. 드라이버 스윙으로 날아가는 골프공에는 공기 저항이 생기는데, 공기 저항은 골프공 앞뒤 표면의 압력 차에 의해 발생한다. 이때 딤플은 주위에 작은 회오리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공기가 뒤섞여 공 뒤쪽 압력이 떨어지지 않아 비거리를 늘린다. 흠집이 난 골프공의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나서 골프공에 흠집을 내어 사용한 것이 딤플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골프공의 겉과 속. 가벼움과 단단함. 딤플과 비거리. 비로소 나는 비서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상상력이 필요했다. 나는 그녀 캐릭터에 집중했다. 골프공 같은 그녀를 수없이 떠올렸다. 작지만 단단하고 가볍지만 통통 튀지 않는. 캐릭터가 머릿속에 그려지자 그녀에게 합당한 소리가 튀어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입에서 계속 딤플이 맴돌았다. 딤플은 보조개라는 뜻이 있지만 외모의 특징을 표현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흠집이 많다는 뜻일까. 하지만 딤플은 비거리를 늘린다고 했으므로 결함의 의미로 쓰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목하게 파인 흠집이 결함이 아니라면, 떠오르는 단어는 하나밖에 없었다. 상처. 나는 상처의 비거리를 생각했다. 그녀는 문을 (힘없이 덜컥 탁) 여닫으며 방에 들어선다. 암막 커튼이 처진 방에 (딸깍) 빛을 부른다. 그녀의 손이 화장대 의자를 (그윽) 끌어당기고 다른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이 흔들린다. 초점 없는 화면이 360도로 돌아가고-슬픔이 블랙홀로 빠져드는 것 같다-스마트폰을 (드득) 거치대에 고정시키고 다시 돌아온 화면에서 수건이 (스르르) 풀리면서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이 보인다. 그녀는 화장대의 거울을 응시하다가-그녀의 얼굴은 뒤통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헤어드라이어 버튼을 (틱탁) 누른다. (경쾌함 없이 심란하고 무거운 위이잉) 헤어드라이어는 돌아가고 그녀의 손길에 머리카락이 부서진다. 이윽고 헤어드라이어의 작동은 (탁) 멈추고 상반신을 거울 쪽으로 수그린 그녀의 손길이 분주하다. 그러다가 (툭) 아이섀도 브러시가 화장대에 떨어진다. 그녀는 브러시를 집다가 다시 (툭) 떨군다. 화장을 멈춘 그녀는 뭔가를 결심한 듯 (드윽) 의자에서 일어나 스마트폰을 (트특) 거치대에서 뽑아 손에 든다. 옷장을 (탕) 열고 (드르륵) 옷을 휘적이다가 고른 하나를 침대에 (툭) 던져 놓는다. 나는 그녀의 영상에 소리를 입혔고 소리에 그녀의 상처가 묻어나도록 노력하였다. 볼륨과 톤을 조정하여 모든 음은 낮고 둔탁하였다. 그녀가 찍은 영상에 대한 작업은 끝났지만, 작업이 모두 끝나지는 않았다. 회장 측에서 보낸 파일에는 부가 영상이 있었다. CH 02 2023/10/30 11:27:11 그녀가 잔디밭 위 돌길을 걷는다. CH 01 2023/10/30 11:27:15 ~ 11:28:07 그녀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CCTV 화면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모습일 듯한 장면이었다. 그런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지 나는 CCTV 화면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리가 있지 않을까, 궁리하였다. 특히, 대문의 화면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번 채널의 카메라에서 그녀는 잠깐 나타났다가 대문을 열고 나간 뒤로 볼 수 없다. 대문 위에 포치가 있어 그녀는 흔적 없이 사라진 것 같다. 여기에서는 그녀의 멀어지는 발소리만 남게 될까. 1분이 채 되지 않는 마지막 부분을 돌리고 또 돌려봤다. 그러다가 영상이 끝나기 몇 초 앞두고 그녀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멀어지는 것을 보았다.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온 건 작업을 마친 지 2주가 지나서였다. 이번에는 비서를 통하지 않고 직접 나와 통화하였다. 회장은 정중하게 집으로 초대하면서 감사의 의미임을 분명히 했다. 회장 집 대문 앞에 도착한 나는 벨을 누르려다가 경사진 이면도로로 내려섰다. 그러고는 몇 발짝 걸은 후에 뒤를 돌아 위를 올려다봤다. ㄱ자 형태 집의 가로획에 해당하는 곳 벽면에 CCTV가 부착되어 있었다. 노트북으로 봤던 1번 채널 화면의 각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CCTV 쪽에 고정한 시선을 아래로 내리는데, 옆으로 그녀의 멀어지는 그림자가 보이는 듯했다. 해의 시선이 거둬지는 시각이었다. 나는 그녀를 배웅하듯이 잠시 서서 그녀의 비거리가 얼마쯤이었을지 생각했다. 2번 채널 화면에서 그녀가 걷던 잔디밭 위 돌길의 끝에 현관문이 있었다. 일하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섰다. 회랑 같은 널따란 복도의 끝 오른편에 낮은 계단이 놓여 있었다. 아래로 깊고 편평하게 펼쳐지는 공간이 높은 층고와 어우러져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는 느낌을 자아냈다. 정면으로 보이는 통유리창을 왼편에 둔 소파에 회장이 앉아 있었다. 회장은 나를 통유리창을 마주 보고 있는 소파에 앉게 했다. 벨로드미코프, 좋아하시나요? 꽤 긴장했던 탓인지 실내에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회장의 말로 깨달을 수 있었다. 언젠가 들어 본 적 있는 운율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다. 클래식에는 문외한에 가깝습니다. 회장은 의외라는 듯 팔걸이에 올려 둔 손을 턱에 대고 입을 오므렸다. 입 주변의 주름이 엷게 도드라져 보였다. 그런가요? 나는 벨로드미코프를 들으려고 저런 짓도 한 사람이오. 회장은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정원의 구석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전봇대가 서 있었다. 나만을 위한 전봇대를 설치한 거요. 공동 전봇대는 남들과 전기를 공유하는 탓에 아무리 좋은 오디오에서도 이런저런 노이즈가 들리길래 정원에다 저렇게 세워 놨어요. 그랬더니 벨로드미코프가 내 앞에서 연주하는 것 같더구려. 화구 박스가 매립된 벽난로 옆에 오디오, 앰프, 스피커가 양쪽으로 놓여 있었다. 얼핏 봐도 고가의 장비임을 눈치채게 하는 것들이었다. 회장은 오디오와 벨로드미코프에 관한 말을 늘어놓았다. 사운드에 대한 회장의 마니아적 열성은 순수한 애호와 성공한 자의 과시 사이를 오고 가는 듯했다. 어색함을 눅이는 커피가 잔 바닥에 엷은 띠를 남기고 있을 즈음 회장은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그러나 나는 급한 작업이 있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의뢰인을 이런 식으로 만나는 게 나에게는 예외적인 일이었고, 차 한잔 마시는 정도가 예외의 한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장은 이번 초대의 메인을 거절하면 어떡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고 나서 사업가답게 상대방이 거절하기 힘들도록 다시 제안하였다. 그럼, 식사 후 대접하려던 위스키 한 잔쯤 구경하시는 게 어때요. 과실향이 은은히 퍼지다가 끝에 스모키향이 감도는 위스키였다. 회장은 위스키 애호가이기도 한 듯했다. 위스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설파하면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위스키를 마셨다. 어느덧 회장은 세 번째 잔에 접어들었고 내 위스키 잔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마지막 화면의 철 덜그럭거리는 소리, 덜그럭대다 쿵쿵거리는 소리, 그건 뭡니까? 굳게 닫혀 있던 가게 문에 철제 셔터가 열릴 때처럼 회장의 표정이 빗장을 푼 듯했다. 거래와 계약으로 묶여 있는 관계성을 술이 허물어뜨렸는지 말투도 다소 부드러워졌다. 마지막 영상 속의 여자는 대문을 나서는데, 화면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상의 49초 지점에서 그녀가 나타납니다. 그림자로 나타난 그녀는 3초 뒤 모습을 감춥니다. 대문을 열고 나가는데 2초, 대문에서 CCTV가 보이는 지점까지 3초, 그림자로 보이는 부분이 3초, 영상의 총길이가 52초니까 그녀는 대문 앞에서 44초를 머물렀을 겁니다. 회장은 들고 있던 위스키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유리들이 따깍, 울렸다. 그 머무름은 머뭇거림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멀리 떠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아마 미련이 조금 남았겠죠. 대문을 손으로, 발로, 툭툭, 그래서 덜그럭거리고 쿵쿵거리지 않았을까요. 회장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나 곧 느슨해진 상반신을 바로잡았다. 집의 창고를 수리하는 날이었소. 대문 앞에 시멘트 가루가 떨어져 있길래 인부 하나가 부주의했구나, 생각했지. 그런데 대문에 누가 시멘트 묻은 발로 찬 것 같은 자국이 있었소. 그것도 인부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업체 사장을 나무란 기억이 나오. 그 애의 흔적일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했소. 냉정히 떠난 줄 알았지. 머뭇거렸을 줄은. 이제부터 그 애가 집을 떠나기 전에 미련이 남아 머뭇거렸다고 생각할 거요. 그래야 나 자신을 더 나무랄 수 있을 거 아니오. 나는 소리에 예민한 사람이오. 하지만 그 애가 떠날 때까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는 그 애의 소리를 듣지 못했소. 마지막 위스키 잔은 다 비워지지 않았다. 회장 집을 나서려고 할 때, 각얼음들이 녹으면서 달그락. 달그락. 천장 높은 거실을 울렸다. 아버지가 남긴 카세트테이프의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을 들은 다음날,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의 다른 면을 들었다. 테이프에는 아무것도 녹음되지 않은 듯 한동안 테이프 감기는 소리만 들렸다. 그러다가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아버지, 지금 뭐하세요. 누나였다. 녹음하면 들릴까 해서. 아들내미 예민한 거 하루 이틀이에요. 걔가 지금 시위하는 거라니까요. 자기만 힘든 줄 아나. 그래도 혹시 모르잖니. 아버지와 누나의 대화는 거기에서 끝났다. 다시 테이프 감기는 소리만 들렸다. 아버지는 TV 스피커에 카세트를 대고 TV에서 나는지 모를 소리를 녹음한 것이다. 나에게 들렸던 TV 소음을 아버지와 누나는 듣지 못했다. 당시 인기 TV 프로그램에서 10대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 영역의 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만 들을 수 있었구나, 고개를 끄덕이다가 열아홉 살인 누나는 왜 못 듣나, 의아했다. TV 스피커에서 나오는 고주파 소음을 나만 들은 것일까, 아니면 아버지와 누나의 생각처럼 나의 마음이 단단하지 못해 환청이 들린 것일까. 나는 그때도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왜 하필 그날 이전에는 들리지 않던 소음이 그날부터 들렸을까. 그날은 어머니가 영영 집을 떠난 날이다. 나는 마치 들을 수 있기라도 한 듯 카세트 플레이어의 스피커에 귀를 가까이 댄다.
  • ‘발레’ 익숙하거나 더 힘차거나 매혹적이거나

    ‘발레’ 익숙하거나 더 힘차거나 매혹적이거나

    익숙하면서도 신선하게. 새해 다채로운 발레 공연이 더 힘차고 매혹적인 몸짓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공연계에 따르면 국립발레단은 새해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카멜리아 레이디’ 전막을 국내 발레단 최초로 무대에 올린다. 노이마이어의 대표 안무작인 동시에 국립발레단 단장이자 예술감독인 강수진이 현역으로 활동하던 당시 대표작이기도 하다. 강수진은 이 작품으로 동양인 최초로 무용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했다. ‘카멜리아 레이디’는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춘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주인공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의 비극적인 사랑을 프레데리크 쇼팽의 곡을 사용해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하게 풀어냈다고 평가된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 ‘드라마 발레’의 정수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섬세한 안무로 등장인물의 감정을 얼마나 깊이 있게 전달하는지가 핵심이다. 오는 5월 7~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컨템포러리 발레 작품도 준비 중인 국립발레단은 강남구 역삼동에 새롭게 개관하는 GS공연장에서 6월 26~29일 현대 발레의 거장 이르지 킬리안의 작품 세 편을 묶은 ‘킬리안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킬리안 프로젝트는 그의 대표작인 ‘포가튼 랜드’(잃어버린 땅), ‘폴링 에인절스’(타락 천사), ‘젝스 텐체’(여섯 개의 춤)로 구성됐다. 이 중 ‘폴링 에인절스’는 국내 처음 선보이는 안무로 스티브 라이히의 미니멀리즘 음악에 맞춰 8명의 여성 무용수가 당당함, 불안함, 취약함, 열등감, 유머 등의 다양한 감정을 동시에 무대 위에 펼친다. 이 밖에도 지난해 사랑받았던 노이마이어의 ‘인어공주’가 완성도를 높여 여름인 8월 13~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유니버설발레단은 6월 13~1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춘향’을 선보인다. 대한민국발레축제 공식 초청작으로 한국 고전문학 춘향전의 이야기에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덧댄 창작 발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7월 19~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고전 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도 공연한다.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쌍두마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이 겹치기도 하는데, 서로 비교하는 재미도 있겠다. ‘낭만 발레의 꽃’으로 불리는 ‘지젤’은 유니버설발레단이 4월 18~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국립발레단은 같은 공연장에서 11월 12~16일 각각 선보인다. 스테디셀러 ‘호두까기인형’은 올해도 연말을 장식할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은 12월 13~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은 12월 18~30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은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유니버설발레단은 바실리 바이노넨의 버전으로 관객과 만난다. 마포문화재단은 2월 14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프란츠 리스트의 밤’을 준비하고 있다. ‘발레 아이돌’로 불리며 세계적인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에 입단하는 발레리노 전민철이 리스트의 ‘사랑의 꿈’에 맞춰 안무를 펼친다. 그의 스승인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해설도 곁들여지며 발레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 더 다가가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새해 보고픈 얼굴들

    새해 보고픈 얼굴들

    2025년 새해를 맞아 향수를 자극하는 재개봉 영화들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MZ세대라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겠지만 아재들은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는 배우들이 등장해 반가움을 더한다. 지난 25일 개봉한 타셈 싱 감독의 ‘더 폴: 디렉터스 컷’은 스턴트맨 로이가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에게 전 세계 24개국의 비경에서 펼쳐지는 다섯 무법자의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의 영화로, 18년 만에 감독판으로 돌아왔다. 로이 역은 ‘브레이킹 던’, ‘파운데이션’ 시리즈와 영화 ‘호빗’,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으로 알려진 배우 리 페이스가 맡았다. 196㎝나 되는 큰 키에 선 굵은 얼굴로 주목받은 그의 이십 대 후반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다. 2024년 마지막 날인 31일 개봉한 ‘밀레니엄 맘보’는 대만 뉴웨이브 시네마를 대표하는 허우 샤오셴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24년 만에 다시 관객을 만났다. 밀레니엄 당시 방황하는 청춘 비키가 사랑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내용으로 비키 역은 배우 서기가 맡았다. 서기는 이 영화에서 발랄하면서도 때론 우울하고 사려 깊은 모습을 보여 줬고 이후 연기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1일 개봉하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는 어느 날 편지를 받은 한 여성이 학창 시절 첫사랑과의 추억을 더듬어 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홋카이도 오타루시의 설원을 배경으로 빼어난 영상미와 함께 얼마 전 불의의 사고로 숨진 배우 나카야마 미호의 청순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 같은 날 개봉하는 이안 감독의 ‘색, 계’는 1930년대 후반의 홍콩을 배경으로 한 스파이 영화로 대학 연극반 왕 치아즈가 친일파 핵심 인물이자 정보부 대장인 이를 암살하기 위해 막 부인으로 신분을 위장해 접근했다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2007년 개봉 당시 주연 배우 탕웨이와 양조위의 정사 장면으로 화제가 됐지만 역사적 흐름에 휘말린 이들의 미묘한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해 수작으로 꼽힌다. 1960년대 말, 혁신적인 음악으로 록의 역사를 새로 쓴 밴드 도어즈와 이를 이끈 록스타 짐 모리슨의 이야기 다룬 올리버 스톤 감독의 ‘도어즈’ 역시 24년 만에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히 모리슨 역을 맡은 발 킬머가 그의 복잡한 성격과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 ‘라이트 마이 파이어’, ‘디 엔드’ 등 주요 곡을 직접 소화하는 등 퍼포먼스까지 실감 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스트레스 심했나···종교행사 도중 조련사에 돌진한 코끼리

    스트레스 심했나···종교행사 도중 조련사에 돌진한 코끼리

    스리랑카 종교축제 현장에서 성난 코끼리가 난동을 부리다 조련사를 짓밟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는 성인뿐만 아니라 축제를 즐기러 나온 어린아이들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뉴스 플랫폼인 뉴스와이어는 “전날 해안도시인 도단두와에 있는 사원에서 주최한 종교행사 도중 코끼리가 난동을 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이 지역에서 열린 불교 축제인 페라하라(Perera)에는 코끼리와 악단이 함께 행진하는 퍼레이드 등 많은 행사가 열렸고, 이를 보기 위해 몰린 인파도 상당했다. 불교에서 매우 귀중하고 신성한 존재로 여겨지는 코끼리는 페라하라 축제의 핵심이었고, 조련사가 화려하게 치장한 코끼리를 이끌며 행진하는 중이었다. 이때 갑자기 코끼리가 머리를 돌려 옆에 있던 조련사를 향해 돌진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코끼리는 쓰러진 조련사를 짓밟았고, 현장은 끔찍한 사고 현장에서 도망치려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곧장 병원으로 이송된 조련사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사고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한 어린아이 등 구경꾼들은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코끼리의 나라’로 불리는 스리랑카에서 코끼리의 ‘반란’으로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스리랑카의 종교적 성지 중 하나인 카타라가마에서 열린 힌두교 종교 축제에도 코끼리가 등장했는데, 이 행사에 동원된 코끼리 한 마리가 갑자기 날뛰기 시작하면서 일대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코끼리 한 마리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자 다른 코끼리들도 ‘폭주’를 시작했다. 흥분한 코끼리들은 이리저리 날뛰면서 최소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8월 종교행사에서는 코끼리 5마리가 갑작스럽게 난동을 부리자 이를 피하려던 순례자 수십 명이 호수에 뛰어드는 사고가 있었다. 동물 전문가들은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데다 시끄러운 음악과 불꽃놀이 등으로 혼란스러운 축제 장소가 코끼리에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도 종교행사 등에 동원되는 코끼리들이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코끼리를 신성시하는 스리랑카가 동물학대 관련법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스리랑카에 서식하는 야생 코끼리는 약 7500마리, 종교 행사 등에 동원되는 길들여진 코끼리는 약 200마리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스리랑카에서는 무분별한 개발과 개간 등으로 서식지를 잃은 코끼리들이 인간과 충돌하면서 ‘코끼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영상)행사 동원된 코끼리의 ‘폭주’…아이들 앞에서 사육사 짓밟아[포착]

    (영상)행사 동원된 코끼리의 ‘폭주’…아이들 앞에서 사육사 짓밟아[포착]

    스리랑카 종교축제 현장에서 성난 코끼리가 난동을 부리다 조련사를 짓밟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는 성인뿐만 아니라 축제를 즐기러 나온 어린아이들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뉴스 플랫폼인 뉴스와이어는 “전날 해안도시인 도단두와에 있는 사원에서 주최한 종교행사 도중 코끼리가 난동을 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이 지역에서 열린 불교 축제인 페라하라(Perera)에는 코끼리와 악단이 함께 행진하는 퍼레이드 등 많은 행사가 열렸고, 이를 보기 위해 몰린 인파도 상당했다. 불교에서 매우 귀중하고 신성한 존재로 여겨지는 코끼리는 페라하라 축제의 핵심이었고, 조련사가 화려하게 치장한 코끼리를 이끌며 행진하는 중이었다. 이때 갑자기 코끼리가 머리를 돌려 옆에 있던 조련사를 향해 돌진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코끼리는 쓰러진 조련사를 짓밟았고, 현장은 끔찍한 사고 현장에서 도망치려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곧장 병원으로 이송된 조련사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사고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한 어린아이 등 구경꾼들은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코끼리의 나라’로 불리는 스리랑카에서 코끼리의 ‘반란’으로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스리랑카의 종교적 성지 중 하나인 카타라가마에서 열린 힌두교 종교 축제에도 코끼리가 등장했는데, 이 행사에 동원된 코끼리 한 마리가 갑자기 날뛰기 시작하면서 일대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코끼리 한 마리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자 다른 코끼리들도 ‘폭주’를 시작했다. 흥분한 코끼리들은 이리저리 날뛰면서 최소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8월 종교행사에서는 코끼리 5마리가 갑작스럽게 난동을 부리자 이를 피하려던 순례자 수십 명이 호수에 뛰어드는 사고가 있었다. 동물 전문가들은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데다 시끄러운 음악과 불꽃놀이 등으로 혼란스러운 축제 장소가 코끼리에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도 종교행사 등에 동원되는 코끼리들이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코끼리를 신성시하는 스리랑카가 동물학대 관련법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스리랑카에 서식하는 야생 코끼리는 약 7500마리, 종교 행사 등에 동원되는 길들여진 코끼리는 약 200마리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스리랑카에서는 무분별한 개발과 개간 등으로 서식지를 잃은 코끼리들이 인간과 충돌하면서 ‘코끼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서기, 탕웨이, 발 킬머...연초엔 그리운 스타들 만나볼까

    서기, 탕웨이, 발 킬머...연초엔 그리운 스타들 만나볼까

    새해를 맞아 향수를 자극하는 재개봉 영화들이 극장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MZ세대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겠지만, 아재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배우들이 등장해 반가움을 더한다. 25일 개봉한 타셈 싱 감독의 ‘더 폴: 디렉터스 컷’은 스턴트맨 로이가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에게 5명의 무법자의 환상적인 모험을 들려주는 내용의 영화이다. 18년 만에 감독판으로 돌아왔다. 전 세계 24개국의 비경에서 펼쳐지는 화면이 감각적이다. 특히 로이 역에 시리즈 ‘푸싱 데이지스’와 ‘브레이킹 던’, ‘파운데이션’, 영화 ‘호빗’,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에서 얼굴을 비춘 배우 리 페이스가 등장한다. 196㎝나 되는 큰 키에 선 굵은 얼굴로 주목 받은 그의 이십 대 후반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시 타셈 감독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전 제작진과 배우에게 그를 “실제로 걷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리가 12주 동안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서 연기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31일 개봉한 영화 ‘밀레니엄 맘보’는 대만 뉴웨이브 시네마를 대표하는 허우 샤오시엔 감독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밀레니엄 당시 대만에서 방황하는 청춘 비키가 사랑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내용이다. 특히 비키 역은 배우 서기가 맡았다. 배우 생활 초기부터 섹시한 이미지만 부각됐던 그는 이 영화에서 발랄하면서도 때론 우울하고 때론 사려 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이후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당시 ‘책받침 요정’으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던 그의 풋풋한 모습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 1일 개봉하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는 어느 날 편지를 받은 한 여성이 학창 시절 첫사랑을 떠올리면서 추억하는 내용의 영화이다. 1995년 일본에서 개봉한 뒤 우리나라 대학가에 불법 유통됐고, 1999년 개봉 당시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로 이와이 감독은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유명해졌다. 홋카이도 오타루시의 설원을 배경으로 빼어난 영상미를 감상할 수 있다. 얼마 전 불의의 사고로 타계한 주연 배우 나카야마 미호의 청순한 모습도 눈에 아린다. 같은 날 개봉하는 이안 감독의 ‘색, 계’는 1930년대 후반의 홍콩을 배경으로 한 스파이 영화다. 대학 연극반의 왕 치아즈가 친일파 핵심 인물이자 정보부 대장인 이를 암살하기 위해 막 부인으로 신분을 위장해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의도적인 접근에도 이와 왕 치아즈는 서로에게 빠져든다. 2007년 개봉 당시 왕 치아즈와 이를 맡은 주연 배우 탕웨이와 양조위의 정사 장면으로 화제가 됐지만, 역사적 흐름에 휘말린 이들의 미묘한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수작으로 꼽힌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록스타 짐 모리슨의 이야기 다룬 올리버 스톤 감독의 ‘도어즈’는 다음 달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1960년대 말, 혁신적인 음악으로 록의 역사를 새로 쓴 밴드 도어즈와 이를 이끄는 짐 모리슨의 폭발적인 무대, 그리고 뒷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모리슨과 ‘싱크로율 200%’로 화제가 됐던 배우 발 킬머의 신들린 연기가 눈에 띈다. 짐 모리슨의 복잡한 성격과 무대를 장악하는 압도적인 카리스마, 그리고 퍼포먼스까지 실감 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이트 마이 파이어(Light My Fire)’, ‘디 엔드(The End)’ 등 주요 곡을 직접 소화했는데, 당시 도어즈의 멤버들조차 킬머의 모창에 놀랐다는 후문으로도 유명하다.
  • [자치광장] 빵도 장미도 모두 구민의 것

    [자치광장] 빵도 장미도 모두 구민의 것

    2025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마주한 혹독한 지방재정의 위기에 서울 노원구도 자유롭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 예산 사정이 어렵다는 걸 주민들도 아는지 올해 재밌었던 축제나 행사를 내년에도 볼 수 있을지 물어오곤 했다. “노원구 축제는 다르다”, “오케스트라 공연을 슬리퍼 신고 나와서 아이와 함께 박수 치며 들으니 문화도시란 실감이 난다”던 주민들이었다. “걱정 마십시오. 새해엔 더 깜짝 놀랄 일들이 있을 겁니다”라고 답하며 ‘빵과 장미’에 대한 이야기가 뇌리를 스쳐 지났다. ‘빵과 장미’는 1911년 미국 시인 제임스 오펜하임의 “우리가 싸우는 것은 빵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장미를 위해서도 싸운다”에서 유래했다. 이듬해 매사추세츠주 로런스 파업 당시 여성 노동자들의 구호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빵이 생존이라면 장미는 존엄이다. 그중 장미는 역사적으로 여성의 지위 향상, 인권, 연대할 권리를 의미해 왔다. 생존, 그 이상의 가치다. 21세기 현재 한국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생존 이상의 가치로서 삶의 풍요를 줄 수 있는 것은 문화라고 확신한다. 그동안 복지 위주의 행정 수요 속에서도 ‘문화도시 노원’의 필요성을 설명할 때 문화야말로 전체 구민을 위한 복지라고 설명해 온 것도 그 때문이다. 자치구 단위에서 문화는 어떻게 생산하고 어떻게 수용돼야 하는가. 먼저 가깝고 개방된 곳에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명소인 ‘불암산 철쭉제’와 집 앞에서 누릴 수 있는 ‘찾아가는 오케스트라’다. 지자체가 주최하는 만큼 공공의 참여를 열어 둘 필요가 있다. 작품의 기획과 전시까지 어린이, 주민들이 참여한 ‘달빛산책’, 다양한 장르와 연령대의 창의적인 몸짓을 수용하는 ‘댄싱노원’이 그 사례다. 지역의 특성을 담는 것도 중요하다. 뜨는 상권 경춘선 공릉숲길에서는 ‘커피축제’와 1세대 수제맥주 브루어리를 모태로 한 ‘노원수제맥주축제’가 첫 개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단숨에 대표축제로 거듭났다. 이에 더해 우수한 품질까지 인정받고자 ‘수락산 선셋음악회’, ‘경춘선 가을음악회’는 매년 국내 최정상급 출연진과 시스템으로 주민들이 귀호강하는 연례행사로 자리잡았다. 계절마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문화 행사들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과를 거두었지만 여기 머무르지 않고 상설화된 무언가가 필요했다. 심혈을 기울인 노원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사업이 최근 완성됐다.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까지 가지 않아도 될 만큼의 명품 공연을 선사할 시설을 갖췄고, 부족했던 공공미술관을 새로 더했다. 회관의 재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앞서 주민들에게 말한 깜짝 놀랄 일을 마련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신년음악회와 잭슨 폴록을 포함한 ‘뉴욕의 거장들’ 전시가 새해 첫 달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구청장이 짊어진 지역의 과제 중 지역경제 활성화와 취약계층 자립을 위한 복지와 직주락 집약도시로의 도약이 ‘빵’을 위한 것이라면, 풍요로운 문화와 건강한 여가는 ‘장미’다. 빵도 장미도 모두 구민의 것이어야 한다. 빵이 엄중하다고 장미의 쓸모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빵과 장미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빵만 중요하다는 이분법적인 접근은 장미 외에도 모든 것들을 하찮게 만든다. 결국에는 우리 삶의 존엄성마저도. 생의 여러 난관 속에서도 구민들의 마음에 장미 한 송이씩을 품는 노원의 2025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
  • ‘한국 피아노 선구자’ 한동일 피아니스트 별세

    ‘한국 피아노 선구자’ 한동일 피아니스트 별세

    한국인 최초 해외 콩쿠르 우승의 기록을 남긴 1세대 글로벌 피아니스트 한동일이 지난 29일 세상을 떠났다. 83세. 고인은 우리나라 ‘음악 신동 1호’로 불린 연주자로 그의 연주를 듣고 감명한 주한미군 사령관의 도움을 받아 6·25전쟁 직후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1965년에는 리벤트리트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한국인 최초 국제 콩쿠르 우승이었다. 1941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교회 찬양대 지휘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세 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다. 노래를 들으면 바로 피아노로 옮겨 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다고 한다. 고인은 미국 인디애나 음대에서 1969년 가을부터 학생을 가르쳤고, 이후 37년 동안 텍사스 주립대, 일리노이 주립대, 보스턴 음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2019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했으며, 울산대·순천대에서 석좌교수 등을 지내며 최근까지도 연주 활동을 이어 왔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고인에 대해 “우리나라를 소위 피아노 강국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그에 있어서 가장 선구자적 역할을 하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1월 1일 마련될 예정이다.
  • 2025년 더 풍성해지는 서울신문… 오피니언 새 필진과 함께 엽니다

    2025년 더 풍성해지는 서울신문… 오피니언 새 필진과 함께 엽니다

    2025년 새해 서울신문 오피니언면이 새 단장을 합니다. 급변하는 국제질서에서부터 인문학적 통찰까지. 변혁의 시대를 어떻게 건너야 할지 새 필진과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외교, 안보, 경제 등 대내외 현안들을 집중 분석하고 전망할 필진이 쟁쟁합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최석영 전 외교부 경제통상 대사, 이백순 전 호주대사,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이 새로 참여합니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도 합류합니다. 다수 저술로 독자층이 탄탄한 박상훈 정치학자, 우석훈 경제학자,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 교수, 박남기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세상을 보는 시선을 더 다채롭게 열어 드립니다. 이종철 율촌 변호사,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박철완 로봇산업협회 부회장도 함께합니다. 내공 깊은 글꾼들이 많습니다. ‘나무의 시간’을 쓴 김민식 내촌목공소 고문, 주대환 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 이근화·김민정 시인이 지면의 운치를 더할 것입니다. 주영하 음식인문학자, 청년 논객 임명묵, 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 양창섭 음악칼럼니스트, 장신정 화가, 김충배 허준박물관장도 가세합니다. 윤태곤·노정태 칼럼니스트는 정치, 사회 이슈를 꿰뚫는 안목과 통찰로 지면을 활강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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