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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국악관현악단 ‘한·중·일+1’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창단 이래 처음으로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전통음악을 한자리에 모았다.10월5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음악제 한·중·일+1’. 국악을 월드뮤직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자리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내세우는 대표 작곡가들의 곡을 아시아 정상급 연주자들의 협연으로 들려준다. 최송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될 이번 연주회의 첫 무대는 젊은 작곡가 이경섭의 ‘멋으로 사는 세상’. 전통음악에 뿌리를 둔 창작작업을 해오고 있는 그의 곡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한다. 일본 작곡가 미키 미노루가 일본 전통악기인 고토(箏)의 음색을 살려 작곡한 협주곡 ‘소나무’가 두번째 무대를 장식한다.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활동하는 박범훈의 시타르협주곡 ‘동점(東漸)’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15살부터 인도에 거주하며 시타르를 배운 일본의 이시하마 다다오의 연주로 감상한다. 중국 작곡가 쉬쯔준이 신강 위구르족 음악을 소재로 작곡한 비파협주곡 ‘고도수상(古道隨想)’도 관심을 끈다. 마지막 무대는 김덕수사물놀이의 멤버로 원조 사물놀이패로부터 사사한 ‘사물광대’가 절정에 이른 기량을 선보인다.10대에 입문해 이제 30대가 된 사물광대는 박범훈 작곡의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을 연주한다.2만∼4만원.(02)399-176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굿음악제 ‘운맞이 대동굿’

    지난 14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 야외공연장에서는 경기문화재단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정통 황해도굿 양식의 대동놀이판이 벌어졌다. 굿을 하기 전 악을 울려 잡귀를 쫓아내는 의식인 ‘신청울림’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번 굿판은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300여명의 관중이 모여 만신들의 복을 받았다. 이번 굿판에서는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붙어 있는 부정을 물리쳐내는 ‘초부정’, 자손들의 명과 복을 발원하는 ‘칠성’, 운이 사나운 사람을 위해 돼지로 대수대명 시켜 나뿐 액운을 막아내는 ‘타살’ 굿 등이 7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날 굿판의 하일라이트인 ‘작두굿’은 우천으로 아쉽게도 연기되었지만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규정해줄 수 있는 원형질의 ‘굿’을 만신들과 함께 대운을 기원하는 진짜 굿이었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조국에서 평생 아픔만 당했던 남편의 한 풀어야죠”

    “조국에서 평생 아픔만 당했던 남편의 한 풀어야죠”

    “남편이 같이 고향에 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이번 방문길에 비행기 안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40년 만에 고국을 방문한, 세계적인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의 부인 이수자(80) 여사가 11일 서울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여사는 “바깥활동을 하지 않은 주부라 말을 잘 못한다.”고 했지만, 나이가 믿기지 않는 꼿꼿한 자세에 단호한 말투로 또박또박 질문에 답했다. 한국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로 남편의 고향인 경남 통영 방문과 선산을 찾아 조상들에게 인사드리는 것을 꼽았다. 하지만 고국에 정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외국생활 기간이 길어 오히려 고국이 아직 낯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여사는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 이후 고향땅을 밟지 못했다. 그는 “(고국 방문이) 40년간 간직했던 한을 푸는 자리라 생각한다.”며 “윤이상 선생은 차이코프스키나 베토벤처럼 인정받지 못하고 조국에서 평생 아픔만 당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남편이 조국의 아들로 임무를 다한 것에 긍지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여사는 독일 베를린과 북한의 평양을 오가며 지내고 있다. 이번 방문도 평양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아시아나 항공을 타고 입국했다. 윤이상음악연구소가 있는 북한에서는 윤이상 관현악단이 23년째 해마다 축제를 열고 있다. 이 여사는 “(북한에서 고국 방문에 대해) 기뻐하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충분히 보고 마음을 풀고 돌아오라며 나눠줄 선물도 많이 들려줬다.”고 전했다. ‘윤이상 페스티벌’동안 부산에서 초연되는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가 김일성 주석에게 헌정된 작품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군사독재 당시 민주인사들의 시를 담은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공연될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1987년 평양에서 연주했는데 주석이 살아있어 그 자리에 나왔다.”고 답했다. 어머니와 함께 입국한 딸 윤정씨는 “많이 떨렸는데 어머니가 너무 침착하게 잘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윤이상평화재단은 “북쪽이 먼저 인정한 윤이상 선생의 음악이 남쪽에서 꽃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 여사는 13일 노무현 대통령과 면담을 갖는 데 이어 14일에는 윤이상의 고향 통영을 찾아 미래사에서 열리는 추모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여사는 새달 3일까지 국내에 머물다 평양에서 열리는 윤이상 음악제(10월20∼22일)를 위해 떠난다. 글 사진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유엔의 날’ 뉴욕 음악회 빛낼 성악가

    오는 10월24일,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의 날’ 기념 음악회에선 한국인 음악가의 지휘와 연주, 노래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바로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한국인 테너 정의근이 무대에 서는 것이다. KBS 2TV ‘클래식 오디세이’는 28일 밤 12시45분 정의근의 음악세계를 살펴보는 ‘한국인 성악가, 유엔 본부에 서다!’를 방송한다. 테너 정의근은 2001년 스위스 신문 ‘루체르너 차이퉁’에서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되고, 독일의 오페라 매거진 ‘오페른벨트’에서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의 로돌포 역으로 ‘올해의 테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의근과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은 10월 유엔 본부 공연말고도 뉴욕 카네기 홀에서 또다른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클래식 오디세이’에서는 이와 함께 ‘클래식을 사랑하는 사람들’ 코너에서 클래식 음악 전문 음반매장 ‘풍월당’을 운영하며 오페라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박종호씨를 만나본다.클래식 음악이 좋아서 세계의 음악제를 직접 찾아다니고, 그 가슴 벅찬 경험을 나누기 위해 책을 쓰느라 본업이었던 의사 일을 몇 년째 중단하고 있단다. ‘정만섭의 클래식 카페’에서는 평생을 유엔의 인도주의적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인류애를 몸소 실천한 바이올리니스트 헨릭 셰링을 만나본다. 헨릭 셰링은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통역병으로 활동하며 수백 명의 폴란드인을 멕시코로 이주할 수 있게 돕고, 적십자 등 자선 단체의 기금모금을 위한 음악회를 수백 차례 열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Local] 정율성 음악제 10월 개최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 정율성(1914∼1976) 선생을 기리는 정율성 음악제가 10월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광주광역시에서 열린다.‘우정’을 주제로 한 첫날 행사는 중국 국영TV 민속악단과 시립국악관악단의 합동공연 등이 열리며 중국 CC-TV를 통해 전 세계로 방영된다. 둘째날은 ‘전진’을 주제로 광주시립예술단과 합창단, 중국 기예단 등의 공연이 준비된다.‘화합’을 주제로 한 셋째날에는 중국 합창단과 공동으로 ‘합창 페스티벌’이 열린다. 행사 시작에 앞서 9월에는 학술세미나와 토론회, 음악회 등이 광주와 중국에서 열린다.
  • 내 고장 피서지 ‘원정 홍보’

    내 고장 피서지 ‘원정 홍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의 지자체들이 서울 등 주요 도시의 지하철, 터미널, 휴게소 등에서 ‘고향 피서지 알리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해당 지역 공무원 등은 주요 도시의 도심과 지하철 입구 등에서 ‘내고향에서 여름을’이란 문구를 담은 팸플릿을 돌리며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을 찾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천리길´ 마다않고 대도시로 출동 전남도는 올해 도내 22개 시·군 공무원 등 25명이 4∼5일 서울 종로3가, 을지로4가, 왕십리 등 지하철 환승역에서 전남의 볼거리·먹거리 등을 소개한 책자를 시민들에게 돌린다. 신연호 도 관광마케팅담당은 “시·군별로 어깨띠를 두르고 4개 지하철역 출입구에서 시민들에게 피서지 홍보물을 나눠준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전할 홍보물만도 6만여부다. 치약, 칫솔 등이 든 깜짝선물 상자도 준비했다. 항구도시 목포시는 지난달 말 서울 인사동에서 시민들에게 ‘외달도 해수풀장’ 개장을 알렸다. 영화배우 오정해씨를 앞세워 새로 지은 한옥 숙박시설을 홍보했다. 경북 경주시도 7일 인사동에서 ‘경주관광 홍보전’을 갖는다. 행사에서는 경주국악협회 회원들이 가야금 병창 등의 공연을 선보이며 석가탑·첨성대 모형 만들기 코너도 운영된다. 경주시 홍보대사인 만화가 이현세씨와 영화배우 조상구씨의 팬 사인회도 마련된다. 홍보전에서는 기념품 등 경품도 준다. 서해안 지역인 충남 서천군 직원들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인천∼목포 서해안고속도로 휴게소들을 방문한다. 관광안내 책자를 나눠주고 이 자리에서 방문 약속을 다짐받는 게 목표다. 군은 해마다 5월에 열던 한산모시문화제를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면 도둔리 춘장대 해수욕장으로 옮겨 연다. 모시 패션쇼, 비치 카페, 청소년 음악제로 시원한 여름피서 무대를 연출한다. 서울 용산역∼춘장대역간 하루 한번의 관광열차도 운행된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마음의 고향, 전북으로 휴가 오세요.’란 편지를 출향 인사 2만여명에게 보냈다. ●야자수 식재 등 유인책 다양화 충남 보령시는 외국인 5명 이상이 관내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1인당 5000원씩 인센티브를 해당 여행사에 준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울산시는 지역 방송사와 함께 오는 28일∼8월3일 1주일간 울산지역의 해수욕장에서 ‘울산 서머 페스티벌’을 연다. 지난 2003년부터 해마다 행사를 개최해 일본지역 등에서 많은 해외 관광객이 찾아와 일본인 유인책을 마련 중이다. 제주시 공무원들은 달라진 관광안내 책자를 들고 제주공항과 여행사에 드나들고 있다. 제주시는 올해 2억원으로 함덕해수욕장 주변에 야외 텐트촌(7500㎡)을 만들고 야자수 41그루를 심었다. 숙박비 부담을 줄이려는 알뜰 휴가에 눈높이를 맞췄다. 제주시 관계자는 “고속철도(KTX)와 전남 목포항에서 크루즈를 타면 서울∼목포∼제주는 7만원(단체 10명 이상), 대전∼목포∼제주는 5만 2000원이면 된다.”고 강조했다. 쪽빛 바다, 하얀 모래사장, 이국적 풍취 등 여름 휴가철이면 가보고 싶은 제주섬을 보다 싼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강원도로 ‘음악피서’ 오세요

    강원도로 ‘음악피서’ 오세요

    해발 882m, 강원도 대관령 정상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올해로 4회를 맞았다. 8월3∼26일 평창, 용평 일대에서 열리는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올해 주제는 ‘비전을 가진 사람들’. 지난해 음악제가 수해로 축소돼 아쉬움을 남겼던 만큼 올해는 역사의 선각자와 이 시대 작곡가의 명곡을 소개하는 알찬 내용으로 꾸며진다. 현대음악가 탄둔의 ‘6월의 눈’이 국내에서 처음 연주되고, 고든 친의 ‘여름잔디’가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또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노만 페리먼(www.nor manperryman.com)은 새로운 공연예술을 소개한다. 페리먼은 클래식 음악에 맞춰 즉석에서 물감과 붓을 이용해 환상적인 추상화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대형스크린을 통해 바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알도 파리소, 지안 왕, 교코 다케자와, 정명화, 세종솔로이스츠 등 40여명의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것도 올해 음악제의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매년 3만명이 찾는 음악제와 함께 용평리조트에서 열리는 음악학교 역시 전세계 클래식 영재들의 꿈의 기회다. 올해는 19개국 207명의 지원자 가운데 연주녹음 심사를 통해 140명을 선발했다. 2004년부터 매년 음악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예일대 음대의 미하이 마르시아 로마니에이는 “첼로 선생님인 알도 파리소 교수님을 통해 처음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접했는데,150% 노력하는 관계자들의 피땀으로 점점 발전했다. 올여름도 너무 기대된다.”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특히 올해는 제1회 알도 파리소 첼로 콩쿠르가 같이 열려 우승자에게는 3만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참가비는 숙식비 150만원에 수업료 60만원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도심서 ‘반딧불 축제’ 즐겨볼까

    도심서 ‘반딧불 축제’ 즐겨볼까

    전북 무주로 대표되는 반딧불축제가 경기 성남 도심의 맹산에서도 즐길 수 있다.23일 하루 반딧불이자연학교 형태로 열린다. 지난 1997년 시작돼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이 축제는 국내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의 시작을 알린 행사다. 올해는 특히 ‘반딧불이가 살아 있는 숲을 지키는 것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테마로 숲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23일 오후 3시 자연놀이 마당을 시작으로 천연염색시범, 반딧불이에게 엽서쓰기, 반딧불이 가면 만들기 등의 행사가 이어진다. 오후 7시에는 반디음악제가 열리고, 슬라이드 상영에 이어 밤10시까지 반딧불이 체험교실이 진행된다. 맹산은 매우 드물게 세종류의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맹산반딧불이자연학교에서 초여름에 나오는 파파리반디와 애반디, 늦여름에 출현하는 늦반디 등 세종류의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 이번 축제기간에는 애반디 체험 행사도 갖는다. 참가비는 없고 사전에 홈페이지에 접수해야 한다. 분당환경시민의 모임(http://bandifestival.or.kr)으로 접속하면 가능하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통기타 40년 ‘산악자전거의 원조’ 가수 김세환씨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통기타 40년 ‘산악자전거의 원조’ 가수 김세환씨

    얼마 전 작고한 피천득 선생은 생전에 특별한 계절 찬미로 심금을 울렸다.‘6월’을 노래하면서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했다. 6월이 시작되는 지난주 서울 서초구 우면산 입구에서 가수 김세환(60)씨를 만났다. 우면산은 양재동 자택과도 가까운 곳. 올해로 가수데뷔 35년이기도 하지만 산악자전거로 전국의 산을 돌아다닌 지 20년째를 맞는 그와 싱그러운 얘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산악자전거’를 처음 도입한 주인공인 데다 매년 5000㎞ 이상 산길을 달려 ‘산악자전거의 지존’이라는 말을 듣는다. 게다가 스키, 승마, 골프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무엇이 산악자전거에 빠지게 했을까. 이날도 자전거를 타고 우면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이었다. 가파른 언덕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드럽게 오르내린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얼굴에는 ‘나 40대!’라고 씌어 있는 듯했다. 이에 “항상 30대처럼 살아간다.”며 오히려 숫자를 낮춘다. 안 좋은 것은 빨리 잊어버리는 긍정적인 천성 덕분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또 산악자전거를 타는 순간, 모든 잡념이 씻은 듯 사라진다고 했다. 봄에는 싱싱한 산소가 씹히고 가을에는 단풍과 코스모스들이 반갑게 떼지어 박수를 짝짝 쳐대는데 어떤 잡념인들 남아 있겠느냐는 것. 산을 오르내리는 데 힘들지 않느냐고 하자 “손가락 안 아프고 기타 칠 수 있나요. 넘어지기도 하고, 아픈 만큼 성숙해지죠.”라며 활짝 웃는다. 그러면서 “안 다치고 오래 타는 사람이 가장 잘 타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전거 쪽으로 잠시 눈길을 돌렸더니 “제일 좋은 부품은 안장 위, 즉 사람의 몸이죠.”라고 했다. 결코 비싼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는 격식을 차리는 자리가 아닌 경우 대부분 산악자전거를 이용, 약속장소에 간다. 여의도에서 동료 연예인들을 만날 때는 45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한다고 귀띔했다. 또 속초까지는 13시간 걸리는데 미시령과 대관령 99고개 등을 수십차례 다녀왔다고 했다. 지리산 노고단 또한 여러 차례 자전거로 오르내렸다. 같이 동참하는 멤버는 동호회 ‘한시반’ 회원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휴일날 오후 1시 30분에 만난다는 이유에서다. 매월 셋째주 주말에는 회원들과 5만분의1 지도를 들고 지방으로 떠난다.“양양 미천골은 옷을 홀딱 벗고 삼림욕을 즐길 정도로 아름다운 심산유곡입니다. 숲속을 달리면 심신이 깨끗해지고 하체근육이 단단해집니다. 주말 인근 산에 가서 ‘후∼’하고 심호흡만 해봐도 금방 몸의 컨디션을 읽을 수 있지요.” 20년 산악자전거 생활을 하다 보니 신체적으로 변하지 않은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아직도 “오빠, 오빠!”하고 부르는 아줌마들이 많다. 둘째 15년 전 입었던 바지를 그대로 입는다. 허리둘레 30인치,70㎏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최근 ‘인생이 아름다워지는 두 바퀴 이야기, 행복한 자전거’라는 책을 펴냈다. 우리나라에 산악자전거(MTB,Mountain Bike)를 들여온 1세대이자 선두주자로서 MTB를 즐기는 요령 등을 상세히 정리했다.1986년 미국에 갔을 때 현지에서 우연히 MTB가 멋져 보여 자전거 한 대를 구입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산악자전거는 골프처럼 라이를 잘 읽어야 합니다. 달리면서 평지, 오르막, 내리막 등에 따라 기어변속과 속도조절을 해야지요. 그 순간순간마다 짜릿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27단의 기어가 장착된 자전거를 보여주는 김씨는 “한강 고수부지를 고속도로로 여기며, 김포나 미사리까지 왕복하는 재미는 정말 그만이다.”면서 “갈 수만 있다면 자전거를 타고 개성까지도 낮시간대에 다녀올 수 있다.”고 말한다. 화제를 노래 이야기로 돌렸다. 김씨는 이날 저녁 안성공연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올해로 통기타 40년째가 된다는 그는 “통기타 음악은 여럿이 부담없이 즐겨 부를 수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그럭저럭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그럴 것이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걸/사랑받는 그 순간보다 흐뭇한 건 없을 걸∼’‘긴∼머리에 짧은 치마 아름다운 그녀를 보면 무슨 말을 하여야 할까, 오 토요일 밤에∼’로 시작되는 노랫말만 떠올려도 “아, 그때!” 하면서 여전히 찐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가 통기타 음악과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느날 닐 세다카의 ‘오케롤!’을 우연히 듣고 한글로 옮겨 중얼중얼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팝송을 즐겨 불렀으며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큰형의 친구로 집에 자주 드나들었던 정성조 전 KBS교향악단장한테 악기 다루는 법을 틈틈이 배웠다. 특히 연극인 아버지(지난해 작고한 김동원)와 여고시절 피아니스트 출신의 어머니, 그리고 형 둘이 노래와 악기에 취미를 가진 것도 그에게는 좋은 분위기였다. 그러던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친구들과 대천해수욕장으로 떠났다. 때마침 비가 와서 민박집 방안에서 틀어박히게 됐다. 이때 툇마루에 앉아 기타 치며 비틀스 노래를 부르는 한 청년을 보게 됐다. 이 모습에 반한 그는 집으로 돌아와 기타를 사달라고 어머니한테 졸랐다. 결국 생일날 기타를 받았고 이때부터 독학으로 줄을 튕기기 시작했다. 경희대학교 재학 중이던 1968년 같은 대학 선배 윤형주씨를 만난다. 이때 윤씨는 송창식씨와 함께 포크음악의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트윈폴리오’를 결성,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하루는 윤씨의 권유로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했다. 얼떨결에 김씨는 번안가요 중 비지스의 ‘Don´t forget to remember’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윤씨, 송창식씨 등과 함께 KBS 음악프로그램 ‘노래는 친구’의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또한 통기타 가수들의 고향과도 같은 서울 명동 한복판의 ‘OB´s Cabin’에서 노래를 불렀다. 당시 젊은이를 상징하는, 즉 청바지와 생맥주, 통기타가 잘 어울리는 곳으로 유명했다. 조영남, 이장희, 서유석, 송창식, 윤형주, 김민기, 양희은 등이 모이는 사랑방이기도 했다. 여기에서 송창식씨에게서는 ‘사랑하는 마음’을, 윤형주씨한테서는 ‘길가에 앉아서’ 등의 노래를 선물(작사·작곡)로 받기도 했다. “지금도 공연장이나 공공장소에서 당시 소녀팬이었다는 사람들한테 인사를 받습니다. 또 자신도 산악자전거를 즐긴다며 악수를 청하는 사람도 가끔 만나지요. 팬들이 있는 한 늘 고맙고 또 꼭 보답을 하려고 합니다. 올해가 통기타 40년째이기도 해서 여러 공연을 준비 중입니다.” 부인 이현숙씨와는 대학때 친구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알게 돼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결혼 30년째인 이들은 슬하에 아들과 딸 둘을 두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그가 달려온 길 ▲1948년 서울 출생. 보성고·경희대 졸업. ▲71년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가수활동 시작. ▲72년 TBC방송가요대상,MBC10대가수상 남자 신인상 수상. ▲74년 MBC 10대가수상과 TBC 방송가요대상 가수왕. ▲75년 TBC방송가요대상 가수왕. ▲97년 미 LA 빅 베어 MTB경기에 출전, 아마추어 마스트급 3위 입상. ▲2004년 포크 빅스리 콘서트. ▲05년 대한민국 포크음악제. ▲현재 산악자전거 동호회 ‘한시반’ 멤버로 활동. # 대표곡 토요일밤에, 좋은걸 어떡해, 오솔길, 사랑하는 마음, 목장길따라, 길가에 앉아서 등.
  • [HAPPY KOREA] 해외편 일본(하) 오이타현 유후인

    [HAPPY KOREA] 해외편 일본(하) 오이타현 유후인

    |유후인(일본 오이타현) 글 임창용특파원|‘연 400만명이 이 평범한 작은 마을을 찾아온다고?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일본 규슈 오이타현에 자리잡은 유후인(由布院) 거리를 처음 걷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의문을 갖기 쉽다. 하지만 인구 1만 2000여명의 농촌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유후인 관광종합사무소 요네다 세이지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오래전 잊고 살았던 정을 되돌려 주는 곳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한다.‘마을 만들기’ 정도로 정의될 수 있는 일본의 전통적 주민자치운동인 ‘마치 쓰쿠리’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유후인을 찾아보았다. ●연인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은 곳 뽑혀 유후인은 구마모토현 아소에서 벳푸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온천마을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천지인 벳푸가 지나치게 도시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벳푸와 다른 조용한 휴양지’를 만들자는 모토 아래 주민들이 주도하는 ‘공생공존형’ 지역개발로 자리잡게 됐다. 이곳은 유적이나 신사 등 전통적 소재보다는 농촌과 온천, 문화예술 등이 어우러져 누구나 기분 좋게 휴식과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따라서 잘 정리된 깨끗한 거리와 안내 표지판, 화분이 내걸린 상가,20여곳의 미술관과 갤러리, 독특한 모양의 공예품점, 쾌적하게 정리된 하천, 단아한 집들이 조화를 이루며 다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일본에서 연인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은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요네다는 “사람들이 1∼2시간 허둥지둥 둘러보고 기념품이나 사가는 ‘방문형’ 마을이 아닌 하루·이틀 푹 쉬며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는 마을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400만명 중 100만명 정도는 하루 이상 숙박을 한다고 했다. ●‘소 잡아먹고 소리지르기 대회´ 독특한 행사로 또 단순히 머무는 차원을 넘어 본인 취향에 따라 마을과 깊은 인연을 맺도록 했다. 매년 7월과 8월에 열리는 음악제와 영화제, 전통축제가 그 역할을 한다. 이 행사들은 단순히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이벤트가 아니다. 영화제든, 음악제든 행사가 시작되면 전국에서 마니아들이 오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순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어린이 음악제, 다큐영화제 등 파생행사도 점차 늘고 있다. 70년대 말 시작된 ‘소 잡아먹고 소리 지르기’대회는 도시와 농촌의 성공적 공생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도시인이 구입한 소를 5년간 키워서 잡아주고, 그 대가로 송아지 한 마리를 받는데, 행사기간 중 도시인들은 소리지르기 시합을 한다. 이때 전국의 유명 요리사를 초청해 다양한 쇠고기 요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 행사는 일본 전역에 안전한 음식, 최고의 상품이라는 인식을 제고하는 효과를 가져와 유후인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80%가 관광업 종사… 젊은이들 돌아와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유후인은 농촌마을임에도 1차산업 비중이 20∼3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음식 숙박 서비스업 등 관광업이 80%를 차지한다. 이곳 업소들은 모두 주민들을 고용하고, 필요한 농축산물도 이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쓰도록 마을 자치단체가 정해 놓고 있다. 외부인이 투자한 업소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의 고용창출과 농가 소득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 소득이 높아지고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도시로 나가기만 하던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있다. 요네다는 “70·80년대만 해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고령화가 심각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젊은이들은 물론 장년층도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sdragon@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등록 시라카와 ‘합장촌’ |시라카와 합장촌(기후현) 임창용특파원|기후현과 도야마현 경계 산악지역에 자리한 마을들을 지나다 보면 독특한 모양의 집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책을 반쯤 펴서 세워 놓은 듯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이곳에선 ‘합장’(合掌)가옥이라 한다. 불교에서 두 손을 모아 인사하는 ‘합장’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붕은 억새를 엮어 덮었다. 합장촌이 발달한 것은 이곳의 기후 때문이다. 마을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데다 기후현 북쪽이 바다와 가까워 눈이 엄청 많이 내린다. 마을을 방문했을 때가 4월 하순인 데도, 산 중턱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삼림이 마을의 93%를 차지해, 농경지가 절대 부족한 이곳 주민들을 먹여살리는 것은 순전히 이 합장가옥들이다.1995년 시라카와, 오기마치, 스기누마 등 3개 합장촌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밀려들고 있다. 이후 이곳 주민들에겐 ‘보전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100여년 전 1800여채에 달하던 합장가옥들이 인근 강의 댐 건설과 산업화로 급감,70년대 초반 300여채로 줄어들었던 것. 하지만 이후 주민들의 노력으로 더 이상 줄지 않고 있다. 시라카와 합장촌 교육위원회 사무국 히사요시 곤도 계장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보존회를 만들고, 조례까지 만들어 가옥은 물론 주변 수림, 돌담 등 자연경관을 철저히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전을 위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팔지 않는다’‘빌려주지 않는다’‘부수지 않는다’ 등 3대 원칙. 건물 신축이나 개·보수시 주민보존회가 이같은 원칙을 철저히 적용한다. 권유를 따르지 않고 억지를 부리자 보존회가 나서 새 건축물을 부숴버린 적이 있을 정도다. 신축건물은 반드시 보존지구 밖에 세우도록 하고,‘차량통행금지 지역’을 만들어 마을을 쾌적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붕 올리기 등 합장가옥 보수 비용, 화재 방지를 위한 첨단 스프링클러 설치 비용 등 보전에 필요한 비용은 전액 정부가 지원한다. sdragon@seoul.co.kr ■주민들 하나되어 ‘자연과 공생하기’ |유후인 임창용특파원|유후인의 성공은 순전히 마을 사람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주민들은 70년대 이후 유후인을 자연과 공생하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70년대 고원지대에 조성되던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던 운동을 계기로 구성된 ‘유후인의 자연을 지키는 모임’과 ‘내일을 생각하는 모임’ 등이 무분별한 개발을 철저히 막았고,‘자연환경 보호 조례’를 제정했다. 이후 주민들은 폭넓은 비전을 공유하면서 마을 만들기를 함께 추진할 수 있었다. 댐 건설 계획으로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마을 집단으로 댐과 리조트 반대운동을 펼쳐 정부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 윤택한 마을 만들기 조례를 제정해 주민들이 자발적인 개발을 할 수 있었다. 현재 유후인에서 일정 규모 이상 개발사업은 사전 환경조사 및 사업계획 30일간 공개설명회, 마을만들기 심의회의 심의, 공청회 개최 등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유후인 마을을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중심은 마을만들기(마치 쓰쿠리)심의회다. 주민들이 협의를 통해 뽑은 2명의 리더가 심의회를 이끌어간다. 유후인이 지금처럼 발전하는 데 이 리더들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주민들은 평가한다. 하지만 유후인도 한 가지 큰 고민을 안고 있다. 정부의 시·정·촌 합병 정책으로 인해 마을의 개성이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 것이다. 자칫 ‘평범한 마을’로 되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이타현의 경우 이 합병정책으로 총 56개 시·정·촌이 18개로 줄어들었다. 유후인도 인근 쇼나이정과 하지마정 2개 마을과 합쳐 최근 행정구역상으론 3만 3000여명의 소도시가 됐다. 두 마을은 1차산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유후인 주민들은 “마을 이미지와 경제수준이 맞지 않는다.”며 반대했지만 소용없었다. 유후인은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합병된 이웃마을과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유후인에서 생산되지 않는 1차산업 부산물들을 두 마을이 제공하게 함으로써 마을 전체의 자립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dragon@seoul.co.kr
  • ‘세상에 짓밟힌 남자’ 보체크의 아리아

    ‘세상에 짓밟힌 남자’ 보체크의 아리아

    국립오페라단은 올해부터 ‘마이 넥스트 오페라’라는 이름의 기획공연을 갖겠다고 일찌감치 공표해 놓았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현대 작품이나, 높은 예술성에도 불구하고 자주 공연되지 않는 작품을 해마다 한편씩 무대에 올리겠다는 약속이었다. 당연히 걱정도 많았다. 이태리 낭만파가 주류를 이루는 국내 오페라 무대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칼’을 뽑아들기는 했지만, 자칫 관객동원에 실패한다면 오히려 ‘시장’만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장고 끝에 선택한 작품이 현대음악에 선구적 역할을 한 오스트리아 작곡가 알반 베르크(1885∼1935)의 ‘보체크’이다. 폭력적 사회 속에서 억압받는 약자의 모습을 격렬하고, 불안한 불협화음으로 드러내는 작품인 만큼 뜻밖의 선택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오페라로는 한국 초연인 ‘보체크’가 표현주의의 선구자인 독일작가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의 원작으로, 연극으로는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보이체크’라는 사실을 알고나면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보체크’의 팬은 많지 않지만,‘보이체크’는 우리 문학도에게도 필독서로 자리잡은 지 오래인데다, 연극으로 접한 팬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립오페라단의 전략도 일단 뷔히너와 연극 ‘보이체크’의 팬들이 오페라 ‘보체크’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데 최대한 초점을 맞춘 듯하다. 연출자 양정웅은 연극배우로 ‘보이체크’에 두차례 출연한 적이 있다. 그는 “오페라 ‘보체크’는 연극보다 더 연극적”이라면서 “관객 개개인의 해석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비유와 상징을 통해 시적으로 표현할 것”이라고 연출의 방향을 설명했다. 현대무용가 홍승엽에게는 단순한 안무가 아니라 신체의 움직임으로 배역의 심리상태를 최대한 내보이도록 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장식을 배제하고 각각의 재질을 그대로 살려 사건의 진실과 직면토록 하겠다는 임일진의 무대미술 컨셉트도 스케일은 훨씬 커졌지만, 연극적이다. 정은숙 예술감독은 “‘마이 넥스트 오페라’는 마니아 층을 위한 기획으로 작품 선정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보체크 역에는 오승용·김종화, 마리에는 김선정·이지은, 군악대장에는 임제진·김경여, 대위에는 이인학·황태율, 의사에는 함석헌·김진추가 더블캐스팅됐고, 안드레스 역은 박웅이 맡는다. 정치용이 지휘하는 TIMF(통영국제음악제)앙상블과 국립오페라합창단이 나선다. 새달 14∼17일 LG아트센터.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1만∼9만원.(02)586-5282.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애국가 선율 너무 아름다워”

    “애국가는 선율이 동양적이며 아름다운 곡입니다.” 2003∼2005년에 이어 올해 4번째로 내한한 프랑스 출신 크로스오버계의 거장 클로드 볼링(77)이 23일 공연관련 소감을 밝혔다.19인조 빅밴드를 이끌고 한국을 방문한 클로드 볼링은 재즈피아니스트, 작곡가, 지휘자, 편곡자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클래식에 기반한 연주와 현악기와의 협연을 담은 소품집으로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했다. 특히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은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공연 도중 ‘애국가 연주 이벤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23일 경기도 용인 여성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25일 통영 국제음악제,27일 대구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투어를 펼친다. 공연에서는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에 있는 곡 및 빅밴드 재즈 곡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연합뉴스
  • 록·힙합·국악 리듬에 통영이 춤춘다

    오는 23일부터 7일 동안 펼쳐지는 ‘2007 통영국제음악제’는 미국의 현대음악 전문단체 크로노스콰르텟이 개막공연에 나서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한다. 25일 클로드 볼링 빅밴드처럼 알기 쉬운 공연이 아주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인구 13만 3000명 남짓한 전통적 어항의 시민들에겐 적지 않게 머리 아픈 메뉴들로만 채워져 있다. 그럼에도 음악제가 열리면 통영항에 줄지어 있는 ‘충무김밥’ 할머니까지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것은 ‘프린지 페스티벌’이 있기 때문이다. 변두리라는 뜻의 프린지(Fringe)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주변부에서 벌어지는 비공식 공연을 말한다. 공식 초청을 받지는 못했지만, 독창성을 인정받으면서 각광을 받는 공연이 많아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은 ‘난타’도 에든버러 프린지에서부터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정만 맞으면 제한없이 무대에 설 수 있는 통영 프린지 페스티벌도 젊은 예술인들이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이다. 올해는 클래식에서부터 국악, 크로스오버, 록, 재즈, 힙합까지 80개 단체가 100여차례 공연한다. 프린지 페스티벌은 도천동의 옛 통영시청 청사를 리모델링한 페스티벌 하우스의 프린지홀과 음악제의 공식 공연장인 시민문화회관에서 가까운 강구안의 야외무대에서 주로 열린다. 또한 해양공원과 해저터널, 충렬여중, 열방교회, 미수교회 등 곳곳에서 나뉘어 열린다. 토요일인 24일에는 무려 40개 공연이 펼쳐진다. 프린지홀에서는 한빛타악기앙상블과 듀레이트리오, 전국아카펠라동호회의 페스티벌, 한음퓨전국악그룹 등 9개가 오후 1시부터 공연한다.강구안에서는 중남미민속악기연주단체 바람소리앙상블, 힙합팀 LSI레이블, 경기 시흥시의 ‘초딩밴드 개구쟁이’, 연세대 록밴드 소나기 등 14개 공연이 밤 10시까지 쉬지 않고 열린다. 열방교회에서는 드림필오케스트라와 베누스토현악앙상블, 충북대 클래식기타 동아리 폴리포니 등 9개, 해양공원과 해저터널 등에서도 하늘소리오카리나앙상블과 대전기타오케스트라 등 8개 공연이 쉴 사이 없이 펼쳐진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연극대학에서 마리오네트 인형제작을 공부한 김종구 연출의 25∼28일 ‘목각인형콘서트’와 일본 피아니스트 야마기시 마유미의 28일 독주회도 눈길을 끈다. 야마기시는 도쿄음대와 베를린국립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발렌시아 국제콩쿠르에서 3위에 오른 실력파이다. 프린지 페스티벌은 특히 통영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음악제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마당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영청소년오케스트라와 통영플루트앙상블, 통영 충렬여중 록밴드 아이리스(IRIS), 통영중 모듬북, 통영동중 그룹 더샵의 공연이 그것이다. 나아가 프린지 페스티벌은 개막공연을 비롯해 상당수 공식공연의 티켓이 이미 매진된 상황에서 통영을 찾는 이들이 음악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관광자원이다.(www.timf.org)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봄과의 설레는 ‘만남’

    봄과의 설레는 ‘만남’

    ‘2007년 통영국제음악제’의 봄시즌 공연이 오는 23일부터 7일 동안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만남(Rencontre)’을 주제로 한 음악제에서 단연 주목되는 연주단체는 미국의 크로노스 콰르텟이다. 1973년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해링턴이 창단한 크로노스 콰르텟은 현악사중주의 연주범위가 과연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예술적 성과를 거둔 것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인기 있는 현대음악 연주단체로 성장했다. 크로노스 콰르텟은 23일 개막연주회에서 윤이상과 인도의 라울 데브 부르만, 중국 작곡가 탄둔의 작품을 연주한다. 한국 작곡가 이도희에게 위촉한 작품 ‘뉴욕’도 초연한다. 중국의 여성 비파 연주자인 우만은 2002년 음악제에 이어 다시 초청됐다. 크로노스 콰르텟은 24일에는 ‘선 링스(Sun Rings)’를 아시아에서 초연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미니멀리즘의 거장 테리 라일리에게 위촉해 2002년 처음 연주된 작품이다.1977년 발사된 우주탐사선 보이저호가 감지한 우주의 시그널을 이용해 작곡했다. 록그룹 U2와 롤링 스톤스의 비디오 작업에도 참여한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데이윌리 윌리엄스가 NASA의 비주얼 자료를 넘겨받아 창조한 이미지들도 연주 내내 무대에 영사된다. ‘선 링스’는 ‘우주경치(spacescapes)’라고 불리는 10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휴식시간 없이 90분 동안 연주된다. ‘외계인의 눈에 띄게 될지도 모르는 지구인들’을 상징하는 2개의 악장에선 합창이 등장한다. 이번 공연에는 박신화가 지휘하는 안산시립합창단이 나선다.‘선 링스’는 2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도 공연된다. 또 음악제 기간 동안 크로노스 콰르텟으로부터 지도를 받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 3개 학생 현악사중주단이 25일 현대음악으로 이루어진 워크숍 콘서트를 갖는다. 29일 폐막 연주회는 독일의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첼리스트 줄리 알버스가 장식한다. 알버스는 통영국제음악제 프로그램의 하나인 경남국제음악콩쿠르의 2003년 우승자다. 통영국제음악제의 가을시즌은 10월26일부터 11월4일까지 경남국제음악콩쿠르와 함께 펼쳐진다.(055)645-2137.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성남 아트센터 ‘예술의 전당 넘어서기’

    성남 아트센터 ‘예술의 전당 넘어서기’

    “예술의전당을 경쟁상대로 삼을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갈수록 경쟁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조성진 예술감독) 성남아트센터는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 있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까지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20∼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성남아트센터가 올리는 웬만한 공연에는 주민들이 썩 흡족해 하지 않는 이유이다. 하지만 예술의전당이라는 존재는 성남아트센터로 하여금 경쟁력을 갖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도록 만드는 몸에 좋은 보약이기도 하다. 지역문예회관 수준을 이미 넘어선 성남아트센터의 올해 공연계획에서도 예술의전당을 경쟁상대로 의식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성남아트센터는 올해 정명훈이 지휘하고 ‘피아노 스타’로 떠오른 김선욱이 협연하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자체 제작하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국내 초연 오페라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라 벨르’ 같은 대형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 바이올리니스트 나이젤 케네디와 타악기 연주자 이블린 글레니 초청공연도 눈길을 끈다. 오는 3월 작곡가 강석희를 감독으로 하는 ‘현대음악제’와 5월 한국과 독일, 중국의 5개 오케스트라가 참여하는 ‘제1회 국제 청소년 관현악축제’를 여는 것도 지역 문화행사의 한계를 넘어서는 의욕적인 기획이다. 예술의전당을 타깃으로 하는 성남아트센터의 전략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예술의전당이 올리는 공연은 자제하는 것이 상도의에도 맞는다.”는 조성진 예술감독의 말처럼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다. 예술의전당에서 볼 수 있다면 성남아트센터 공연은 그만큼 흥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울 강북의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이라면 부담없이 유치한다. 또 하나는 티켓값이다. 예술의전당에서 벌어지는 비슷한 공연보다 30%를 싸게 책정한다. 예술의전당에서 10만원이라면 성남아트센터에서는 7만원에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으로 ‘예술의전당 영향권’인 서울의 서초, 강남, 송파, 강동구 주민들까지 ‘역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성남과 주변도시의 성장도 성남아트센터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현재 성남시 주민은 100만명 남짓. 여기에 판교신도시가 완공되면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중산층이 대거 입주하게 된다. 성남아트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주변 용인 및 광주의 인구증가도 놀랍다. 한동훈 홍보실장은 “지난해 성남을 제외한 서울, 용인, 광주시민의 객석 점유율이 40%를 넘었다.”면서 “조만간 성남, 용인, 광주를 합친 인구가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실내악, 부산바다 적신다

    실내악, 부산바다 적신다

    부산은 이제 ‘영화의 도시’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음악제가 결정적 공헌을 했다. 외지의 문화예술 애호가들에게 부산은 가끔 한 차례씩 찾아보는 ‘영화의 도시’로 충분하다. 하지만 부산시민들 쪽에서 보면 오로지 영화만으로 문화적 욕구가 충족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가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블랙홀’처럼 각종 문화예술 지원금을 빨아들이는 동안 부산 음악인들은 외환위기 이전보다 음악회 숫자가 오히려 줄었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오는 23일부터 2월3일까지 열리는 ‘2007 부산국제음악제’가 의미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2005년 첫번째 축제는 ‘설익음 혹은 위태로움’이라는 지적이 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3회째를 맞는 올해는 ‘아시아 최고의 실내악 축제’라거나,‘화려한 스타 군단으로 이뤄진 실내악 드림팀’이라는 수식어가 그렇게 큰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음악제가 주는 신뢰감은 첫회부터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비올리스트 최은식과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의 한 사람이자 그의 부인인 백혜선으로부터 나온다. 이들이 있기에 첼리스트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 피에르 아모얄과 백주영, 피아니스트 올리비에 갸르동 같은 뛰어난 국내외 연주자의 참여도 가능했을 것이다. 피아노 클라우디오 마르티네즈 메너와 주희성, 바이올린 루시 스톨츠만과 교코 다케자와, 비올라 오야마 헤이치로와 폴 콜레티, 클라리넷 찰스 나이디히, 혼 김영률 등도 참여한다. 프로그램을 보아도 음악제의 수준은 간단치 않다.25일 ‘오프닝 콘서트’에선 헨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듀오’와 슈만의 ‘2대의 피아노,2대의 첼로와 혼을 위한 안단테와 바리에이션’, 도흐나니의 현악3중주, 브람스의 피아노5중주가 연주된다. 실내악의 깊이와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래밍의 기조는 27일 ‘가족음악회’와 30일 ‘축제음악회’,2월1일 ‘피날레 콘서트’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어느 날을 골라도 후회하지 않을 듯하다. 앞서 23일 열리는 부산신포니에타 연주회에는 클라우디오 마르티네즈 메너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3번을 협연한다.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31일 ‘떠오르는 별’ 시리즈에는 스트라빈스키 국제 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젊은 피아니스트 오현정이 나선다. 2월3일에는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식사를 즐기며 백혜선과 교코 다케자와, 정명화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3중주 ‘유령’을 들을 수 있는 ‘후원자를 위한 디너 콘서트’도 있다. 부산국제음악제는 부산문화회관 대극장과 중극장에서 나눠 열린다. 디너 콘서트를 제외한 티켓값은 2만∼6만원.(051)747-1536.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3) 서울맹학교·한빛맹학교 학생들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3) 서울맹학교·한빛맹학교 학생들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들이 있다. 눈이 아닌 귀와 손으로 세상을 듣고, 느끼지만 아이들에게 세상은 희망이다.15일 오후 시각장애 아동들의 배움의 요람인 서울맹학교와 한빛맹학교를 방문, 세계적인 음악가를 꿈꾸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시각장애 아이들을 만나봤다. ●“베토벤 같은 훌륭한 음악가가 될 거예요” “집도 보고, 자동차도 보고 싶어요. 그 중에서도 엄마 얼굴이 가장 궁금해요. 답답할 때마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려요.” 서울 종로구 신교동 서울맹학교 교실에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졌다. 이 학교 3학년생인 서인호(11)군이 빠르고 힘찬 손놀림으로 베토벤 소나타 15번 ‘전원’을 연주하고 있었다.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음악가가 된 베토벤을 존경해요. 엄마 아빠를 위해서라도 꼭 훌륭한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인호는 선천성 녹내장을 앓아 유치원 다닐 무렵부터 눈앞이 흐릿해졌다.8살 때 각막수술을 받았지만, 양쪽 시력을 잃고 말았다. 지금은 간신히 빛만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인호는 손으로 어머니 얼굴을 더듬어 만진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어머니 모습이 떠오를 거라 믿기 때문이다. 특히 인호는 빠듯한 살림에 늘 바쁘지만 인호의 등·하교만큼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챙기는 엄마·아빠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 실력도 예사롭지 않다. 올해 한 언론사가 주최한 ‘피아노 콩쿠르’에서 베토벤 소나타 15번을 연주해 당당히 3위에 입상했다. 같은 또래의 비장애 아이들과 겨뤄 거둔 성과이기에 더욱 뜻깊다. 인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오는 27일 열리는 학교 음악제에 나가 또 한번 실력을 뽐내볼 생각이다. 인호의 취미는 축구. 방과후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즐긴다. 축구공에 딸랑 거리는 방울이 들어 있다는 것을 빼고는 비장애 아이들과 다른 점이 없다. 승부욕에 넘치는 모습도 여느 아이들 못지않게 힘차다. 각막수술만 10여차례를 받았고, 모서리에 부딪혀 이마를 8바늘씩이나 꿰맨 적도 있지만 인호는 울지 않았다. 정작 인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이유없는 편견이다. 얼마 전엔 거리에서 “눈이 이상하게 생겼다.”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땐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이인희(51) 선생님은 “아이들의 순수하고 해맑은 모습에 교사인 내가 더 많이 배운다.”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장애아를 동정심과 거부감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장애아에 대한 편견은 분명 버려야 합니다.”라고 당부를 잊지 않았다. ●“소리로 세상을 보고 느껴요” “트럼펫은 저랑 성격이 비슷해요. 소리가 밝고 맑거든요.”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한빛맹학교 교실에는 안제영(11·5학년)군이 연주하는 은은한 트럼펫 소리로 가득했다. 제영이는 소안구증으로 선천적 시각장애 1급. 세상 풍경을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제영이가 연주하는 팝송 ‘마이웨이’ 선율은 그 어느 연주보다도 아름다웠다. 제영이는 ‘한빛브라스 앙상블’의 트럼펫 주자로 경력만 4년째인 베테랑이다. 한빛브라스는 2003년 만든 한빛예술단 소속 4개 단체 중 하나다. 성악과장 이기성(46) 선생님은 “제영이가 똑같이 배운 다른 아이들보다 실력이 좋다.”면서 “계속 전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영이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흔든다. “고생하시는 아빠가 뒷바라지하시는 게 부담스러워요.”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는 모습이 11살답지 않게 조숙하다. 제영이는 부산에서 태어나자마자 6개월 만에 창원에 있는 조부모에게 보내져 할머니 손에 자랐다. 같은 시각장애인인 아버지는 부산에서 안마사를 하다가 지금은 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행정사무일을 보며 생계를 꾸린다. 제영이는 ‘빛소리중창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조승우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감명 깊게 봤다는 제영이는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를 귀에 꽂고 지낼 만큼 노래를 좋아한다. 트럼펫 연습이 끝나면 중창단 연습실로 가 친구들과 손을 잡고 연습에 열중한다. 눈은 허공을 응시하고 있지만 얼굴빛은 진지하기만 하다. 서로의 눈빛을 볼 순 없지만, 잡은 손과 곁에서 느껴지는 숨결로 맞추는 화음은 그 어느 어린이 합창단보다도 아름답다. 중창단 지도교사 이명신(37) 선생님은 “아무래도 아이들이 귀가 예민하다 보니 음감이 대단하다.”면서 “제영이와 같이 음악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13일부터 창동에서 ‘음악제’

    서울시는 10일 도봉구 서울열린극장 창동에서 ‘서울 4계절 음악제’ 겨울공연을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사랑’‘화합’‘희망’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클래식 국악 비보이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사랑’이 주제인 첫날에는 최근 광고 음악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숙명여대 가야금 연주단’이 포근한 사랑의 선율을 들려준다. 둘째날 ‘화합’의 자리에는 퓨전 타악연주단인 들소리를 비롯해 서숙희발레단, 분당심포니오케스트라 등이 출연해 전통과 현재, 미래가 어우러지는 공연을 펼친다.‘희망’을 주제로 한 마지막날에는 코리아 재즈오케스트라, 뮤즈 벨리댄스팀이 새해의 희망을 춤과 음악으로 표현한다. 비보이팀 TIP의 폭발적인 댄스, 전자 현악팀 ‘샤인’, 여성 6인조 드러머그룹 ‘드럼캣’ 등의 수준높은 공연도 만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선착순 1000명씩 무료 입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강남, 종로지역에 비해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은 동북부지역 시민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994-1469,www.sotc.or.kr)
  • 中 혁명음악의 대부 정율성 탄생지 광주서 기념음악회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 정율성(1914∼1976)을 기리는 국제음악제가 그의 탄생지인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시 남구는 “‘기억과 행진’을 주제로 내달 12∼13일 광주 5·18 기념문화센터에서 이 음악제를 열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12일 열리는 전야제는 국악 실내악단 ‘도드리’와 크로스오버 앙상블, 소프라노 이수현과 테너 김백호 등이 ‘옌안송’과 ‘팔로군가’ 등 정율성의 대표곡을 부른다. 본행사는 KBS 관현악단의 연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정치용 교수의 지휘로 중국 출신 소프라노 오벽하, 테너 김영철을 비롯, 소프라노 민숙연과 전주시립합창단이 출연, 한·중합동 음악회로 꾸며진다. 또 국제학술세미나도 열려 근대 광주의 기독교 역사와 정율성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황일봉 남구청장은 “올해는 정율성 선생 타계 30주년으로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클래식과 국악이 만나는 색다른 무대로 시민이 함께하는 음악제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율성국제음악제는 정율성 선생을 기리기 위해 남구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개최해 4000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찾는 등 성황을 이뤘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北서 내년 5월 록음악축제 열린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북한에서 내년 5월 국제 록음악 축제가 열린다. 17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북한 관영 ‘조선의 소리방송(VOK)’은 록 음악제가 내년 5월1일부터 나흘간 평양에서 열린다고 웹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평양에서 록음제가 열릴 경우 서방의 음악그룹이 북한에서 공연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VOK는 “정치적 목적이 아닌 순수한 음악적 동기라면 누구라도 환영받을 것”이라면서 “노래가 전쟁이나 섹스, 폭력, 마약, 무정부주의, 제국주의, 인종간 갈등, 반사회주의를 고취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VOK는 현재 19개 국가,41개 그룹으로부터 등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음악그룹들이 대회 참가기간에 남북한 군사분계선 등을 포함한 관광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VOK는 해외를 겨냥한 북한의 라디오 방송국으로 영어, 아랍어, 독일어, 중국어, 일어, 스페인어 등으로 북한의 정책을 선전하고 있다.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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