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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古음악’이 몰려온다

    ‘古음악’이 몰려온다

    올해 음악계의 최대 화두는 고(古)음악이다. 작곡된 당시의 이른바 원전악기로, 당시의 연주법을 구사하는 음악가와 단체가 대거 내한한다. 세계적 명성을 지닌 대표급이 망라되어 있어 음악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2008년 고음악 붐을 선도하는 단체는 영국의 계몽시대 오케스트라(Orchestra of the Age of Enlightenment). 클레어 칼리지 합창단과 내한해 마크 패드모어의 지휘로 27일 예술의전당에서 바흐의 ‘요한수난곡’을 들려준다. 바로크 바이올린의 선주주자인 영국의 존 홀러웨이는 새달 2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 이어 24일에는 통영국제음악제에 참여하여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강당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바흐의 파르티타 2번 등을 연주한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새달 25일 통영시민문화회관과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이다. 리더인 고트프리트 폰 데어 골츠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지휘한다. 모든 프로그램이 바흐로,‘오보에와 바이올린, 현악오케스트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협주곡’ 등이 들어있다. 솔로이스트의 한 사람인 소프라노 캐롤린 샘슨은 이달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연주회에도 출연한다. 영국의 헨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5월4일 예술의전당이다. 헨델이 태어난 할레에서 헨델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단체로, 단원들은 모두 슈타츠카펠레 할레 소속. 슈테츠카펠레에서는 현대악기, 헨델 페스티벌에서는 고악기로 연주한다. 소프라노 신영옥이 협연한다. 원전연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 지기스발트 쿠이켄이 이끄는 라 프티트 방드는 같은 달 21일 같은 장소이다. 최근에 녹음한 비발디의 ‘사계’와 ‘라 폴리아’ 등을 들려준다. 영국의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앤드루 맨지와 하프시코디스트 리처드 이가는 6월14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1984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만난 뒤 악보와 연주기법을 함께 연구하며 아무나 넘볼 수 없는 파트너십을 이루었다. 맨지는 트레버 피노크에 이어 잉글리시 콘소트(English Consort)를 이끌고, 이가는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의 후임으로 고음악 아카데미(Academy of Ancient Music)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10월에는 바로 리처드 이가가 고음악 아카데미를 이끌고 다시 내한하여 23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29일에는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아노 카르미뇰라와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같은 장소에서 비발디의 ‘사계’ 등을 연주한다. 11월 2일엔 ‘사계’의 혁신적인 해석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끈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가 2004년에 이어 다시 찾아온다.LG아트센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첼로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비올라 다 감바 연주의 거장인 호르디 사발과 르 콩세르 나시옹은 12월 21일 예술의전당에서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 퍼셀의 ‘요정의 여왕’,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등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마련한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대관령 옛길 테마등산로 조성

    강원 강릉시 대관령 옛길을 테마 등산로로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17일 강릉시에 따르면 올해 3억원을 들여 대관령 국사서낭당∼반정∼제민원까지의 6㎞ 구간에 주막과 전망대, 등반 안전 편의시설, 신사임당과 율곡선생 모자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 대관령 옛길의 문화적 의미를 재조명해 단오 등과 연계, 스토리텔링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원도 차원에서도 대관령 주변의 자원인 알펜시아, 용평스키장, 대관령 풍력단지, 눈꽃축제, 대관령국제음악제, 감자 큰잔치 등과 연계한 4계절 관광 자원코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듯했던 대관령이 관광 명품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도는 대관령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 계획을 수립, 관광공사와 강릉·평창 등 기초자치단체와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4개 권역은 ▲대관령 휴게소권(휴게소, 전망대, 익스트림 스포츠, 곤돌라 등 레저 및 위락기능) ▲대관령 고원권(고원 체험, 등산, 트레킹, 생태 등 체험형 관광자원) ▲대관령 중정권(대관령 옛길 테마, 휴식공간 등) ▲강릉 어흘리권(웰빙 먹을거리타운, 자연생태 휴양촌) 등이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단체장 새해설계] 박광태 광주시장

    [단체장 새해설계] 박광태 광주시장

    광주시는 올해 역시 ‘경제 살리기’에 ‘올인’한다. 박광태 시장은 민선 3기부터 지역 살림살이를 챙기는 데 모든 행정력을 쏟았다. 그런 성과가 요즘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각종 경제 지표는 ‘생산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파란불을 켜고 있다. 수출 100억달러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수출 및 생산 증가율도 광역시 중 4년째 1위를 기록했다.5인 이상 사업체 증가율도 1위를 차지했다. 박 시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 벽두부터 각종 현안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줄곧 서울에서 살다시피 한다. 지역 일은 행정부시장이 도맡도록 했다. ‘201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준비가 당장 ‘발등의 불’이다. 그는 차기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이명박 사람들’과도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간접시설 확충 계기 박 시장은 U대회를 통해 광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세계속의 ‘광주’는 비엔날레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졌다. 하지만 체육계 등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게 사실이다. 3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집행위원들이 현지 방문실사를 편다. 숙박·교통·경기장 시설 등 모든 분야가 망라된다.5월31일 예정된 개최도시 결정을 위해 러시아·캐나다·스페인·폴란드 등과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그는 최근부터 지역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을 수차례 찾아가 U대회 지원을 요청했다. 박 회장도 “U대회가 반드시 광주서 열릴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이 대회가 광주로 유치되면 국비 등을 지원받아 각종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확충할 수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생산 유발 9500억원, 부가가치 4500억원, 고용 3만명을 창출할 수 있다. 그는 “그동안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국제대회 유치가 버거웠지만 최근 200실 규모의 특급 호텔을 착공했다.”며 “U대회를 반드시 유치해 도시의 위상을 한단계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올 가을 예정된 2008광주비엔날레와 정율성음악제 등 굵직한 국제대회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준비중이다. ●금융·유가·환율 파장 최소화 새정부가 출범하고 총선이 예정된 만큼 변화와 정치적 격랑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시장 불안, 고유가, 환율하락 등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둔다. 박 시장은 “미래 성장에 중심을 둔 첨단산업 지원과 투자유치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3대 주력 산업인 자동차·디지털 가전·광산업 등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최대 목표이다. 문화콘텐츠·첨단부품소재·디자인·신에너지 등 4대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또 가정내 초고속 광통신망(FTTH), 발광 다이오드(LED), 나노기술 등 5대 신기술 응용산업의 육성기반도 다진다. 투자유치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인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에 집중한다. ●문화로 먹고 사는 도시 조성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도 순항할 전망이다. 박 시장은 “문화로 밥먹고 사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이 사업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제정된 ‘특별법’과 관련 조례를 토대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종합계획’을 지역실정에 맞게 보완한다. 전문가 등으로 전담팀을 구성, 자체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거쳐 시민 공감대를 형성한 뒤 중앙정부와 협의에 나선다. 랜드마크 기능보완을 위한 상징 조형물을 설치한다. 음악·공예·디자인·게임·영상 등 문화콘텐츠사업 활성화에 나선다. 이 사업은 2004∼2023년 5조 2900여억원이 투입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도심내 7대 문화권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자리·건강 등 노인복지 강화 광주시내 노인은 현재 11만 3000여명으로 해마다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박 시장은 “노인에게 일자리를 주고 건강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래야 이들의 노후 생활이 안정된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2009년까지 남구 노대동 일대 41만여㎡에 ‘빛고을 실버타운’을 건립한다. 이곳엔 1855억원이 투입돼 노인복지회관, 문화센터, 종합체육센터, 노인요양원 등이 들어선다. 단계적으로 골프장과 퇴행성 전문병원, 치매병원, 재활전문병원 등도 건립된다. 시설과 규모면에서 전국 최대이다. 북구 효령동에도 2009년까지 11만여㎡ 부지에 ‘북부 노인복지타운’이 건립된다. 일자리 지원시설과 여가문화·평생학습·체육시설 등이 설치된다. 이밖에 1000만그루 나무심기, 제3순환도로 착공, 어등산관광단지 조성 사업 등도 추진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나나 무스꾸리 자서전-박쥐의 딸/나나 무스꾸리 지음

    열 살 소녀가 처음으로 극장에서 공연을 본 날. 소녀는 눈이 퉁퉁 부어서 집으로 왔다. 어머니가 놀라 묻자 소녀는 답한다.“이렇게는 살기 싫어. 난 관객 속에 있고 싶지 않아. 무대에 있고 싶어.” 그리고 15년여가 지난 1959년 소녀는 ‘그리스 음악제’에서 대상과 차상을 휩쓸며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 마이크를 잡은 소녀, 아니 여인은 더 이상 울지 않았다. 온 세계가 자신의 무대가 됐기 때문이다. ‘나나 무스꾸리 자서전-박쥐의 딸’(나나 무스꾸리 지음, 양진아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에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세상의 가슴을 파고들었던 그리스 출신 ‘뮤즈’ 나나 무스쿠리(74)의 고백으로 가득하다. 1950년대 후반부터 발라드 샹송 가스펠 등의 장르에 걸쳐 450여장의 앨범 발매,4억장 이상의 음반 판매,‘오버 앤드 오버’‘트라이 투 리멤버’‘사랑의 기쁨’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사람들의 영혼을 풍요롭게 했던 스타. 숱한 기록과 수사에 빛나는 여가수가 마침내 노래 속에 감춰뒀던 내밀한 추억을 하나하나 꺼내놓았다. 의외의 면모들이 적지 않다. 영사 기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많이 접했으며 그 때문에 시력이 나빠져 ‘안경 쓴 뚱뚱한 가수’라는 외모 콤플렉스를 갖게 된 기억, 실제로 외모 때문에 냉대를 당했던 경험 등이 흥미롭다. 또 ‘박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도박에 빠져 돌아다녔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클래식과 대중음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던 고민 등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본의 아니게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도 털어놓았다. 유명세로 가정을 소홀히 해 남편 조지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시도한 부분에 이르면 팬들은 숨이 막힌다. 하지만 이 모두를 극복하고 가정과 일 모두에서 자유와 행복을 찾은 여정에 새삼 ‘나나 무스꾸리의 힘’이 느껴진다.20일부터 그의 내한공연이 잡혀 있어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는 책이다.1만 3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소신과 자존심으로 똘똘뭉친 음악인

    소신과 자존심으로 똘똘뭉친 음악인

    유신은 부산에서 뿌리를 내린 작곡가였다. 그의 부산 생활은 낭만에 젖어 술잔에 넘치고 있었다. 본래 전공인 성악보다 작곡과 평론을 통해 그의 입지를 넓혀갔다. 그는 바른 소리 잘하는 기질에다 눈치 안 보는 평론 때문에 주위에 본의 아니게 적들이 생겨났다. 그는 동래중학 부산고 경남고를 거쳐 한성여대 음악과장으로서 부산대 동아대 등에 출강하는 동안 소신대로 살고 마음껏 자신의 고집을 살려 나갔다. 그는 작곡가 이전에 음악 교사로서 적잖이 화제를 불러모았다. 그의 음악 수업시간은 너무나 엄숙하고 까다로워 학생들이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었다. 교실 뒷자리에서 무슨 잡담 소리라도 들릴 지경이면 그날 수업은 난장판이 되기 일쑤였다. 쏜살같이 달려가 잡담의 주인공을 낚아채어서는 교단 앞으로 끌고 온다. 앞자리 학생의 연필통이 그의 머리에서 박살이 나고 발과 손이 잇달아 날아간다. 필통들을 모두 숨기면 다음은 교실 구석에 비치된 빗자루와 ‘바케쓰’가 학생의 머리통을 친다. 너무 심하게 학생을 다루니까 비교적 성적이 우수한 급우들이 선생을 뜯어말리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대체로 당시로서는 대학 입시에 반영이 안 되는 과목인데다 음악 교육 자체를 등한시 내지 무시하는 경향에 대한 유신다운 일종의 반발이자 감정풀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그의 음악에 대한 집념이나 자존심은 대단하여 음악 교과서를 스스로 프린트 한 책으로 엮어 배포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음악시험이 백지동맹으로 파행되고 반발 학생들이 교탁 옆에 변을 싸 골탕 먹이는 사태에까지 갔을까. 그는 1968년과 1973년 두 차례에 걸쳐 작곡발표회를 가졌다. ‘잊을래도’‘떠나가는 배’‘당신은’ 등의 시에 곡을 붙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 쉰이 넘어 ‘동아음악 콩쿠르’에서 ‘관현악을 위한 가락’‘5악기를 위한 풍류3장’ 등을 내 2년 연달아 수석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가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작곡가로서 지명도를 가진 그가 그 나이에 무슨 입상인가, 아니 그 나이에 대단한 열정이지, 하는 등 양면의 얘기들을 듣고 ‘사람은 제 나름대로 사는 것’이라고 웃어넘기기도 했다. 제2회 서울음악제에서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즉흥곡’이 연주돼 평판이 좋았다. 작품은 앞에 든 것 외에 ‘관현악을 위한 고담’‘민요주제에 의한 변주적 합창곡’ ‘국악관현악을 위한 산굿’ 등이 있다. 전통음악의 향상을 위해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었다. 유신은 본명이 유신종이다. 1918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에 뛰어난 재질을 보였다. 어릴 적부터 바이올린을 공부했다. 성장하여 일제 말기 오사카 음악학교로 진학, 세계적인 테너를 꿈꾸었다. 유신은 일주일에 한 번씩 도쿄에서 강의하러 오사카로 내려온 유명한 리릭 테너 오쿠다 료죠(奧田良三) 교수의 권유로 도쿄 음악대학 작곡과로 옮겼다. 그는 여러 가지 학업조건이 어렵고 힘든 유학생활을 용케도 극복하여 1944년 졸업과 동시에 귀국했다. 해방이 되고도 다시 수학하기 위하여 밀항을 기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궁리 끝에 부산에 머물기로 작정한다. 그에겐 너무나 낯선 땅이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곧이곧대로 사는 것이 신조였다. 그래서 그런지 성질이 괄괄했다. 이왕 부산 사람이 될 바에야 영남에서 제일 거센 학교로 알려진 동래중학(6년제)에 몸을 담기로 결심한다. 그는 음악 교사로서 어느 과목의 교사보다 학생들을 엄하게 다스리기로 소문이 나 버렸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예술가라면 저만한 자질과 성깔이 있어야 하고 얼마나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면 저렇듯 안하무인격이 될까, 라고 수군대기도 했다. 당시 동래중학교는 기질이 보통이 아닌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간파한 교사가 아니던가. 그는 대학으로 적을 옮기면서 성악보다는 작곡 쪽으로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기회가 닿는 대로 음악 평론에도 열을 올려 많은 평필을 휘둘렀다. 1980년대 그가 어떤 스캔들로 부산을 떠나 서울로 향하면서 부산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했다. 부산을 떠나기 얼마 전 단골주점인 대학촌에서 울먹이기도 했다. 서울에선 서라벌 예대를 비롯해 여러 대학에 출강하면서 평필을 쉬지 않았고 작곡에도 열성을 다하여 상당한 평가를 받았다. 음악평론가협회장도 맡는 등 부산 시절보다 그의 위상이나 활동이 두드러졌다. 1994년 1월 15일 76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했다. 작품으로 유신 예술가곡집(3집) ‘꽃노래 연가집’ ‘한국민요 합창곡집’‘보리피리’ 등과 저서로는 ‘국악통론’ 평론집 유신전집(전6권)을 남겼다. 글 김규태 시인, 전《국제신문》논설주간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바흐 스페셜리스트’ 자크 루시에 트리오 13일 내한 마지막 연주될듯

    ‘바흐 스페셜리스트’ 자크 루시에 트리오 13일 내한 마지막 연주될듯

    이번이 7번째 내한 공연이다. 프랑스 출신 73세의 노장 피아니스트 자크 루시에가 이끄는 트리오의 연주회를 사정이 여의치 않아 놓쳤다면 이번엔 단단히 각오를 해야할 듯 싶다. 통영국제음악제를 위해 내년 3월 다시 한국을 찾기는 하지만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그를 보는 것이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주최측의 귀띔이다. 자크 루시에 트리오는 바흐의 음악을 토대로 다양한 편곡을 시도, 재즈와 클래식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유려한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는 크로스오버 연주 단체다. 1959년 결성된 원년 멤버에 의해 발표된 첫 번째 바흐 연주 앨범은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자크 루시에는 이때부터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명망을 얻어 왔고 평생을 바흐 음악에 천착해 왔다. 이들의 연주는 재즈의 자유스러움과 클래식의 장엄함을 적절히 배합해 양쪽 진영의 애호가뿐 아니라 초보자들까지 달콤하게 사로잡아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피아노의 자크 루시에는 드럼의 앙드레 아르피노, 베이스의 베노이트 뒤느아 드 세공작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이번 공연에서 바흐의 음악 외에 에릭 사티의 ‘짐페노디’ 1번과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 등도 들려줄 예정이다. 연주회는 1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 공연에 이어 18일 오후 7시 30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도 열린다. 티켓값은 예술의전당 4만∼12만원,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1만∼5만원이다. 문의는 (02)586-2722/(042)610-2222.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국악의 變주곡

    국악의 變주곡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과거가 아니라 현재(contemporary)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국악의 살길은 옛 음악이 아니라 새로운 음악에 있다는 것이다. 현대음악에 바탕을 둔 새로운 작품을 잇따라 위촉하고, 초연된 신작은 현대음악제를 통하여 세계 무대에 소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오는 29일 신작을 초연하는 창작음악회를 갖는다. 작곡가 임준희, 백대웅, 백병동, 이해식에게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작품을 위촉했더니 공교롭게도 모두 협주곡을 내놓았다.‘협주동화(協奏同和)’라는 음악회의 제목도 자연스럽게 지어졌다. 파격적인 것은 협주 악기. 임준희의 ‘혼불Ⅲ-가도 가도 내 못 가는 길’은 18현 가야금, 백대웅의 ‘만파식적의 노래’는 퉁소 협주곡으로 전통적인 악기를 썼다. 김미경과 최민이 각각 협연자로 나서게 된다. 하지만 백병동의 ‘첼로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4장’과 이해식의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춤두레 제2번’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첼로와 피아노를 솔로 악기로 채용했다.‘협주동화’에는 국악기와 서양악기, 국악관현악단이 음악적 동화(同和)를 만들어간다는 뜻 또한 담겨 있는 셈이다. ‘4장’의 협연자로 세계적인 첼리스트 양성원이 나서는 것도 눈길을 끈다. 국악관현악에 대한 서양음악애호가들의 관심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춤두레 제2번’은 피아니스트 이항아가 협연한다. 파격적인 대목은 또 있다. 창작음악회의 지휘자로 서양음악 지휘자인 조정수를 초빙한 것이다. 조정수는 벨기에 브뤼셀 왕립 음악원과 프랑스 파리 말메종 국립음악원에서 지휘와 관현악법을 공부한 신예 지휘자이다. 당초 지휘를 하기로 했던 김홍재가 울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임명되는 바람에 새로운 지휘자를 물색할 수밖에 없었지만, 조정수를 초청한 것은 굳이 국악관현악과 서양음악관현악 사이에 경계를 둘 필요가 없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반영한 것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이렇게 만들어진 신작을 들고 세계적인 현대음악제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달 16∼17일 열린 ‘국가브랜드 연주회-네 줄기 강물이 바다로 흐르네’에서 초연된 신작 4곡의 연주실황이 담긴 영상 및 음향 자료는 이미 체코 프라하의 스프링뮤직페스티벌과 노르웨이의 컨템퍼러리뮤직페스티벌에 보냈다. 류상록 국립국악관현악단 프로듀서는 “‘국가브랜드 연주회’를 두고 민간전문가들로부터 평가를 받아본 결과 국립단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기획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면서 “새로 만들어진 창작곡과 기존 레퍼토리를 적절하게 구성하여 국악관현악의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국내외에서 적극 펼쳐보이는 등 앞으로도 국립단체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女心 흔드는 그의 멜로디

    女心 흔드는 그의 멜로디

    매력적인 외모와 빼어난 연주실력으로 소녀팬들을 몰고 다니는 인기 피아니스트들의 공연이 줄을 잇고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임동민(27)은 동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인 슬로박 필하모닉과 협연무대를 갖는다.11월1일 오후 8시,3일 오후 2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005년 동생 임동혁(23)과 함께 쇼팽 콩쿠르에서 2위 없는 공동 3위를 차지한 임동민은 올 3월 통영국제음악제에서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동생에 비해 ‘투명하고 선명한 사운드’‘학구적인 스타일의 피아니스트’란 평가를 받는 임동민과 협연하는 슬로박 필하모닉은 이번이 첫 내한 공연이다. 슬로박 필하모닉의 지휘는 레오스 스바로프스키가 맡고 있다.3만∼12만원.(02)599-5743.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준 피아니스트 김정원은 전국 12개 도시 순회공연에 나선다.28일 오후 5시 충무아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광주, 대전, 수원, 창원, 대구, 울산, 전주, 성남, 고양, 부산을 차례대로 돌 예정이다. 장장 2개월 동안 1만 6000여명의 관객에게 서정적인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와 러시아 음악 특유의 열정을 자랑하는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을 선사한다.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독집 발매 기념 연주회를 연 김정원은 일본의 인기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인공과 견줄 만하다는 현지 언론의 평을 받았다. 그가 영화에서 연주한 곡과 ‘노다메’의 남자 주인공이 연주한 곡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같았던 것.3만 3000∼7만 7000원.(02)2658-3546. 클래식과 대중을 잇는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강충모의 ‘인투 더 클래식’ 시리즈는 올해로 네 번째를 맞았다.29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강충모는 이번 공연에서 하이든, 스크리아빈, 바인, 쇼팽의 소나타를 연주한다.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연에 앞서 19일 오후 7시30분 모차르트홀에서 강 교수가 직접 음악에 대해 설명하는 강연도 마련된다.2만∼4만원.(02)3436-5222. 폴란드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표트르 안데르셰프스키는 30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에서 바흐의 영국모음곡과 슈만의 유모레스크,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를 연주한다.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유명한 안데르셰프스키는 1990년 리즈 콩쿠르에서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연주 도중 퇴장해버려 화제를 모으기도 한 인물이다.3만∼5만원.(02)751-9607.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휴식도 놀이도 절로절로

    휴식도 놀이도 절로절로

    전국의 유명 사찰들이 템플스테이를 겸한 이색 축제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추천한 10월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들을 들여다보면 각 사찰의 의미있는 행사에 얹은 참선·다도·다비식 등 불교 전통문화 체험의 기회가 도드라진다.10월중 열리는 이색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부산 범어사 ‘행복 참선으로의 초대’ 사찰 창건 1329년을 맞아 12∼14일 사흘간 진행하는 ‘범어사 개산(開山) 선문화 축제’. 이 사찰의 개산을 기념하는 법요식이 12일 오전 10시에 열린 뒤 불교전통 문화공연이 이어진다. 14일까지 열리는 사찰예절, 다도, 참선,108배 등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가족 단위의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다.(051)508-5728. ●김제 금산사 ‘추억의 템플스테이’ 지난 2002년부터 5년간 운영해온 템플스테이의 참가자들을 초청,13·14일 이틀간 마련하는 행사. 손님들이 스님과 차를 나누며 대화할 수 있는 다실 등을 갖춰 새로 문을 연 수련원 집들이 눈길을 끈다. 금산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놀이마당, 사진전, 탑돌이, 모악산 산행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063)548-4441. ●밀양 표충사 ‘호국문화축제’ 사명대사의 호국정신을 기려 13∼15일 사흘간 진행하는 이색 축제. 표충사 수장고의 유품 전시를 비롯해 사진전, 호국영령 추모제, 호국무예 시연, 풍물놀이와 밀양북춤, 불교합창단 공연이 이어진다. 행사기간중 ‘호국문화축제 템플스테이’를 함께 진행, 사찰예절 배우기와 온돌방 참선, 대나무숲 포행같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055)352-1150. ●영월 법흥사 ‘평화로운 세상 만들기’ 문화 다양성의 올바른 이해를 돕고 지구촌의 평화를 위한 불교 문화축제.18∼21일 4일간 평화음악회 위주로 진행한다. 도선사 주지 혜자스님이 진행하고 있는 ‘108산사 순례단’이 함께 참가해 농산물 직거래 장터도 운영한다. 특히 20·21일 이틀간 외국인 50여 명을 위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열린다.(033)374-9177. ●해남 미황사 ‘괘불재’, 공주 영평사 ‘장군산 예술제’ 27일 미황사 앞마당에서 괘불 탱화를 모시고 여는 작은음악제와 병행,27·28일 새벽 예불, 참선, 다도, 달마산 산행 등으로 짜인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061)533-3521. 한편 21일까지 진행하는 영평사 장군산 예술제는 8번째 구절초 꽃 축제. 산사음악회와 세시풍속놀이, 중년세대를 위한 음악공연을 진행한다. 특히 평일 오전과 토요일 오후, 일요일 오전 구절초 꽃길을 따라 걷는 명상 프로그램이 독특하다.(041)857-1854.
  • 10월, 광주는 축제로 물든다

    10월, 광주는 축제로 물든다

    ‘광주는 지금 축제 준비중.’광주시는 8∼14일 열리는 제88회 광주전국체전을 앞두고, 4일 디자인 비엔날레의 전야제를 갖고 축제분위기 조성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충장로축제, 김치축제 등 각종 문화 이벤트를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한다. ●위상 한층 높아진 체전 시는 이번 전국체전을 ‘시민체전’ ‘문화예술체전’ ‘빛의 체전’ ‘민주·인권·평화 체전’으로 치른다. 국립 5·18민주묘지·강화도 마니산·무등산에서 각각 채화한 성화를 합쳐 한민족의 화합과 평화 염원을 담아낸다. 상설 무대공연, 농특산물 전시 판매장, 팔도 향토음식장터 등을 운영한다. 이번 체전에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6명이 개회식에 참석한다. 이 기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5·18 광주항쟁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가 무료로 상영된다. ●세계적 조명 디자이너 잉고 마우러 참석 세계 최초의 ‘종합디자인 전시행사’인 ‘2007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전국체전 기간인 5일∼11월3일 열린다. ‘빛’을 주제로 한 디자인비엔날레가 4일 프레스 오픈과 전야제를 시작으로 공식일정에 돌입했다. 세계 45개국 디자이너 927명과 103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 모두 2007점의 디자인 제품을 선보인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이날 오후 김대중컨벤션센터 전시장에서 AP,AFP 등 내외신 기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스 오픈을 갖고 광주디자인 비엔날레의 전시구성과 행사 일정을 소개했다.‘빛(L·I·G·H·T)’의 영문 5글자를 이니셜화한 5개의 주제전으로 치러진다. 이밖에 ▲명예의 전당(10세기 디자인 발자취) ▲남도 디자인 자산 100선 등 2개의 특별전과 세계의 디자인 평화선언 등 각종 이벤트와 콘퍼런스 등이 마련됐다. 한편 이날 오후 7시부터 김대중컨벤션센터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 전야제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광태 광주시장, 독일의 세계적인 조명 디자이너 잉고 마우러 등 초청인사, 일반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전야제는 세계디자인평화선언 상징조형물인 ‘평화의 빛’ 점등식, 축하공연,‘평화의 빛’ 설계자인 잉고 마우러의 작품설명 순으로 진행됐다. ●김치테마 설치미술·추억의 동창회 등 눈길 올해로 14주년을 맞는 광주김치대축제가 17∼21일 중외공원 일대에서 열린다.‘브랜드 컨셉트’를 ‘한국 대표문화 김치를 세계인의 건강 지킴이’로 정하고 김치를 문화예술과 결합해 치르기로 했다. 김치오감박물관을 비롯, 전통김치담그기 경연, 김치테마 설치미술전, 김치아트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7080세대’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광주충장로축제가 체전 개막 다음날인 9∼14일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다. 추억의 동창회 등 체험행사와 전시·거리 퍼레이드 등 각종 이벤트가 마련된다. 광주가 낳은 한국 최고의 가객 임방울 선생을 기리는 제15회 임방울 국악제가 15∼18일 열린다. 중국 3대 음악인으로 추앙받는 정율성의 삶과 음악성을 재조명하는 ‘광주정율성국제음악제’도 19∼21일 이어진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시국악관현악단 ‘한·중·일+1’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창단 이래 처음으로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전통음악을 한자리에 모았다.10월5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음악제 한·중·일+1’. 국악을 월드뮤직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자리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내세우는 대표 작곡가들의 곡을 아시아 정상급 연주자들의 협연으로 들려준다. 최송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될 이번 연주회의 첫 무대는 젊은 작곡가 이경섭의 ‘멋으로 사는 세상’. 전통음악에 뿌리를 둔 창작작업을 해오고 있는 그의 곡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한다. 일본 작곡가 미키 미노루가 일본 전통악기인 고토(箏)의 음색을 살려 작곡한 협주곡 ‘소나무’가 두번째 무대를 장식한다.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활동하는 박범훈의 시타르협주곡 ‘동점(東漸)’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15살부터 인도에 거주하며 시타르를 배운 일본의 이시하마 다다오의 연주로 감상한다. 중국 작곡가 쉬쯔준이 신강 위구르족 음악을 소재로 작곡한 비파협주곡 ‘고도수상(古道隨想)’도 관심을 끈다. 마지막 무대는 김덕수사물놀이의 멤버로 원조 사물놀이패로부터 사사한 ‘사물광대’가 절정에 이른 기량을 선보인다.10대에 입문해 이제 30대가 된 사물광대는 박범훈 작곡의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을 연주한다.2만∼4만원.(02)399-176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굿음악제 ‘운맞이 대동굿’

    지난 14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 야외공연장에서는 경기문화재단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정통 황해도굿 양식의 대동놀이판이 벌어졌다. 굿을 하기 전 악을 울려 잡귀를 쫓아내는 의식인 ‘신청울림’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번 굿판은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300여명의 관중이 모여 만신들의 복을 받았다. 이번 굿판에서는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붙어 있는 부정을 물리쳐내는 ‘초부정’, 자손들의 명과 복을 발원하는 ‘칠성’, 운이 사나운 사람을 위해 돼지로 대수대명 시켜 나뿐 액운을 막아내는 ‘타살’ 굿 등이 7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날 굿판의 하일라이트인 ‘작두굿’은 우천으로 아쉽게도 연기되었지만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규정해줄 수 있는 원형질의 ‘굿’을 만신들과 함께 대운을 기원하는 진짜 굿이었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조국에서 평생 아픔만 당했던 남편의 한 풀어야죠”

    “조국에서 평생 아픔만 당했던 남편의 한 풀어야죠”

    “남편이 같이 고향에 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이번 방문길에 비행기 안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40년 만에 고국을 방문한, 세계적인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의 부인 이수자(80) 여사가 11일 서울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여사는 “바깥활동을 하지 않은 주부라 말을 잘 못한다.”고 했지만, 나이가 믿기지 않는 꼿꼿한 자세에 단호한 말투로 또박또박 질문에 답했다. 한국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로 남편의 고향인 경남 통영 방문과 선산을 찾아 조상들에게 인사드리는 것을 꼽았다. 하지만 고국에 정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외국생활 기간이 길어 오히려 고국이 아직 낯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여사는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 이후 고향땅을 밟지 못했다. 그는 “(고국 방문이) 40년간 간직했던 한을 푸는 자리라 생각한다.”며 “윤이상 선생은 차이코프스키나 베토벤처럼 인정받지 못하고 조국에서 평생 아픔만 당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남편이 조국의 아들로 임무를 다한 것에 긍지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여사는 독일 베를린과 북한의 평양을 오가며 지내고 있다. 이번 방문도 평양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아시아나 항공을 타고 입국했다. 윤이상음악연구소가 있는 북한에서는 윤이상 관현악단이 23년째 해마다 축제를 열고 있다. 이 여사는 “(북한에서 고국 방문에 대해) 기뻐하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충분히 보고 마음을 풀고 돌아오라며 나눠줄 선물도 많이 들려줬다.”고 전했다. ‘윤이상 페스티벌’동안 부산에서 초연되는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가 김일성 주석에게 헌정된 작품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군사독재 당시 민주인사들의 시를 담은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공연될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1987년 평양에서 연주했는데 주석이 살아있어 그 자리에 나왔다.”고 답했다. 어머니와 함께 입국한 딸 윤정씨는 “많이 떨렸는데 어머니가 너무 침착하게 잘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윤이상평화재단은 “북쪽이 먼저 인정한 윤이상 선생의 음악이 남쪽에서 꽃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 여사는 13일 노무현 대통령과 면담을 갖는 데 이어 14일에는 윤이상의 고향 통영을 찾아 미래사에서 열리는 추모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여사는 새달 3일까지 국내에 머물다 평양에서 열리는 윤이상 음악제(10월20∼22일)를 위해 떠난다. 글 사진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유엔의 날’ 뉴욕 음악회 빛낼 성악가

    오는 10월24일,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의 날’ 기념 음악회에선 한국인 음악가의 지휘와 연주, 노래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바로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한국인 테너 정의근이 무대에 서는 것이다. KBS 2TV ‘클래식 오디세이’는 28일 밤 12시45분 정의근의 음악세계를 살펴보는 ‘한국인 성악가, 유엔 본부에 서다!’를 방송한다. 테너 정의근은 2001년 스위스 신문 ‘루체르너 차이퉁’에서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되고, 독일의 오페라 매거진 ‘오페른벨트’에서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의 로돌포 역으로 ‘올해의 테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의근과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은 10월 유엔 본부 공연말고도 뉴욕 카네기 홀에서 또다른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클래식 오디세이’에서는 이와 함께 ‘클래식을 사랑하는 사람들’ 코너에서 클래식 음악 전문 음반매장 ‘풍월당’을 운영하며 오페라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박종호씨를 만나본다.클래식 음악이 좋아서 세계의 음악제를 직접 찾아다니고, 그 가슴 벅찬 경험을 나누기 위해 책을 쓰느라 본업이었던 의사 일을 몇 년째 중단하고 있단다. ‘정만섭의 클래식 카페’에서는 평생을 유엔의 인도주의적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인류애를 몸소 실천한 바이올리니스트 헨릭 셰링을 만나본다. 헨릭 셰링은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통역병으로 활동하며 수백 명의 폴란드인을 멕시코로 이주할 수 있게 돕고, 적십자 등 자선 단체의 기금모금을 위한 음악회를 수백 차례 열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Local] 정율성 음악제 10월 개최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 정율성(1914∼1976) 선생을 기리는 정율성 음악제가 10월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광주광역시에서 열린다.‘우정’을 주제로 한 첫날 행사는 중국 국영TV 민속악단과 시립국악관악단의 합동공연 등이 열리며 중국 CC-TV를 통해 전 세계로 방영된다. 둘째날은 ‘전진’을 주제로 광주시립예술단과 합창단, 중국 기예단 등의 공연이 준비된다.‘화합’을 주제로 한 셋째날에는 중국 합창단과 공동으로 ‘합창 페스티벌’이 열린다. 행사 시작에 앞서 9월에는 학술세미나와 토론회, 음악회 등이 광주와 중국에서 열린다.
  • 내 고장 피서지 ‘원정 홍보’

    내 고장 피서지 ‘원정 홍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의 지자체들이 서울 등 주요 도시의 지하철, 터미널, 휴게소 등에서 ‘고향 피서지 알리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해당 지역 공무원 등은 주요 도시의 도심과 지하철 입구 등에서 ‘내고향에서 여름을’이란 문구를 담은 팸플릿을 돌리며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을 찾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천리길´ 마다않고 대도시로 출동 전남도는 올해 도내 22개 시·군 공무원 등 25명이 4∼5일 서울 종로3가, 을지로4가, 왕십리 등 지하철 환승역에서 전남의 볼거리·먹거리 등을 소개한 책자를 시민들에게 돌린다. 신연호 도 관광마케팅담당은 “시·군별로 어깨띠를 두르고 4개 지하철역 출입구에서 시민들에게 피서지 홍보물을 나눠준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전할 홍보물만도 6만여부다. 치약, 칫솔 등이 든 깜짝선물 상자도 준비했다. 항구도시 목포시는 지난달 말 서울 인사동에서 시민들에게 ‘외달도 해수풀장’ 개장을 알렸다. 영화배우 오정해씨를 앞세워 새로 지은 한옥 숙박시설을 홍보했다. 경북 경주시도 7일 인사동에서 ‘경주관광 홍보전’을 갖는다. 행사에서는 경주국악협회 회원들이 가야금 병창 등의 공연을 선보이며 석가탑·첨성대 모형 만들기 코너도 운영된다. 경주시 홍보대사인 만화가 이현세씨와 영화배우 조상구씨의 팬 사인회도 마련된다. 홍보전에서는 기념품 등 경품도 준다. 서해안 지역인 충남 서천군 직원들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인천∼목포 서해안고속도로 휴게소들을 방문한다. 관광안내 책자를 나눠주고 이 자리에서 방문 약속을 다짐받는 게 목표다. 군은 해마다 5월에 열던 한산모시문화제를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면 도둔리 춘장대 해수욕장으로 옮겨 연다. 모시 패션쇼, 비치 카페, 청소년 음악제로 시원한 여름피서 무대를 연출한다. 서울 용산역∼춘장대역간 하루 한번의 관광열차도 운행된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마음의 고향, 전북으로 휴가 오세요.’란 편지를 출향 인사 2만여명에게 보냈다. ●야자수 식재 등 유인책 다양화 충남 보령시는 외국인 5명 이상이 관내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1인당 5000원씩 인센티브를 해당 여행사에 준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울산시는 지역 방송사와 함께 오는 28일∼8월3일 1주일간 울산지역의 해수욕장에서 ‘울산 서머 페스티벌’을 연다. 지난 2003년부터 해마다 행사를 개최해 일본지역 등에서 많은 해외 관광객이 찾아와 일본인 유인책을 마련 중이다. 제주시 공무원들은 달라진 관광안내 책자를 들고 제주공항과 여행사에 드나들고 있다. 제주시는 올해 2억원으로 함덕해수욕장 주변에 야외 텐트촌(7500㎡)을 만들고 야자수 41그루를 심었다. 숙박비 부담을 줄이려는 알뜰 휴가에 눈높이를 맞췄다. 제주시 관계자는 “고속철도(KTX)와 전남 목포항에서 크루즈를 타면 서울∼목포∼제주는 7만원(단체 10명 이상), 대전∼목포∼제주는 5만 2000원이면 된다.”고 강조했다. 쪽빛 바다, 하얀 모래사장, 이국적 풍취 등 여름 휴가철이면 가보고 싶은 제주섬을 보다 싼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강원도로 ‘음악피서’ 오세요

    강원도로 ‘음악피서’ 오세요

    해발 882m, 강원도 대관령 정상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올해로 4회를 맞았다. 8월3∼26일 평창, 용평 일대에서 열리는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올해 주제는 ‘비전을 가진 사람들’. 지난해 음악제가 수해로 축소돼 아쉬움을 남겼던 만큼 올해는 역사의 선각자와 이 시대 작곡가의 명곡을 소개하는 알찬 내용으로 꾸며진다. 현대음악가 탄둔의 ‘6월의 눈’이 국내에서 처음 연주되고, 고든 친의 ‘여름잔디’가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또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노만 페리먼(www.nor manperryman.com)은 새로운 공연예술을 소개한다. 페리먼은 클래식 음악에 맞춰 즉석에서 물감과 붓을 이용해 환상적인 추상화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대형스크린을 통해 바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알도 파리소, 지안 왕, 교코 다케자와, 정명화, 세종솔로이스츠 등 40여명의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것도 올해 음악제의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매년 3만명이 찾는 음악제와 함께 용평리조트에서 열리는 음악학교 역시 전세계 클래식 영재들의 꿈의 기회다. 올해는 19개국 207명의 지원자 가운데 연주녹음 심사를 통해 140명을 선발했다. 2004년부터 매년 음악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예일대 음대의 미하이 마르시아 로마니에이는 “첼로 선생님인 알도 파리소 교수님을 통해 처음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접했는데,150% 노력하는 관계자들의 피땀으로 점점 발전했다. 올여름도 너무 기대된다.”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특히 올해는 제1회 알도 파리소 첼로 콩쿠르가 같이 열려 우승자에게는 3만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참가비는 숙식비 150만원에 수업료 60만원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도심서 ‘반딧불 축제’ 즐겨볼까

    도심서 ‘반딧불 축제’ 즐겨볼까

    전북 무주로 대표되는 반딧불축제가 경기 성남 도심의 맹산에서도 즐길 수 있다.23일 하루 반딧불이자연학교 형태로 열린다. 지난 1997년 시작돼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이 축제는 국내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의 시작을 알린 행사다. 올해는 특히 ‘반딧불이가 살아 있는 숲을 지키는 것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테마로 숲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23일 오후 3시 자연놀이 마당을 시작으로 천연염색시범, 반딧불이에게 엽서쓰기, 반딧불이 가면 만들기 등의 행사가 이어진다. 오후 7시에는 반디음악제가 열리고, 슬라이드 상영에 이어 밤10시까지 반딧불이 체험교실이 진행된다. 맹산은 매우 드물게 세종류의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맹산반딧불이자연학교에서 초여름에 나오는 파파리반디와 애반디, 늦여름에 출현하는 늦반디 등 세종류의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 이번 축제기간에는 애반디 체험 행사도 갖는다. 참가비는 없고 사전에 홈페이지에 접수해야 한다. 분당환경시민의 모임(http://bandifestival.or.kr)으로 접속하면 가능하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통기타 40년 ‘산악자전거의 원조’ 가수 김세환씨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통기타 40년 ‘산악자전거의 원조’ 가수 김세환씨

    얼마 전 작고한 피천득 선생은 생전에 특별한 계절 찬미로 심금을 울렸다.‘6월’을 노래하면서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했다. 6월이 시작되는 지난주 서울 서초구 우면산 입구에서 가수 김세환(60)씨를 만났다. 우면산은 양재동 자택과도 가까운 곳. 올해로 가수데뷔 35년이기도 하지만 산악자전거로 전국의 산을 돌아다닌 지 20년째를 맞는 그와 싱그러운 얘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산악자전거’를 처음 도입한 주인공인 데다 매년 5000㎞ 이상 산길을 달려 ‘산악자전거의 지존’이라는 말을 듣는다. 게다가 스키, 승마, 골프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무엇이 산악자전거에 빠지게 했을까. 이날도 자전거를 타고 우면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이었다. 가파른 언덕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드럽게 오르내린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얼굴에는 ‘나 40대!’라고 씌어 있는 듯했다. 이에 “항상 30대처럼 살아간다.”며 오히려 숫자를 낮춘다. 안 좋은 것은 빨리 잊어버리는 긍정적인 천성 덕분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또 산악자전거를 타는 순간, 모든 잡념이 씻은 듯 사라진다고 했다. 봄에는 싱싱한 산소가 씹히고 가을에는 단풍과 코스모스들이 반갑게 떼지어 박수를 짝짝 쳐대는데 어떤 잡념인들 남아 있겠느냐는 것. 산을 오르내리는 데 힘들지 않느냐고 하자 “손가락 안 아프고 기타 칠 수 있나요. 넘어지기도 하고, 아픈 만큼 성숙해지죠.”라며 활짝 웃는다. 그러면서 “안 다치고 오래 타는 사람이 가장 잘 타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전거 쪽으로 잠시 눈길을 돌렸더니 “제일 좋은 부품은 안장 위, 즉 사람의 몸이죠.”라고 했다. 결코 비싼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는 격식을 차리는 자리가 아닌 경우 대부분 산악자전거를 이용, 약속장소에 간다. 여의도에서 동료 연예인들을 만날 때는 45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한다고 귀띔했다. 또 속초까지는 13시간 걸리는데 미시령과 대관령 99고개 등을 수십차례 다녀왔다고 했다. 지리산 노고단 또한 여러 차례 자전거로 오르내렸다. 같이 동참하는 멤버는 동호회 ‘한시반’ 회원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휴일날 오후 1시 30분에 만난다는 이유에서다. 매월 셋째주 주말에는 회원들과 5만분의1 지도를 들고 지방으로 떠난다.“양양 미천골은 옷을 홀딱 벗고 삼림욕을 즐길 정도로 아름다운 심산유곡입니다. 숲속을 달리면 심신이 깨끗해지고 하체근육이 단단해집니다. 주말 인근 산에 가서 ‘후∼’하고 심호흡만 해봐도 금방 몸의 컨디션을 읽을 수 있지요.” 20년 산악자전거 생활을 하다 보니 신체적으로 변하지 않은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아직도 “오빠, 오빠!”하고 부르는 아줌마들이 많다. 둘째 15년 전 입었던 바지를 그대로 입는다. 허리둘레 30인치,70㎏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최근 ‘인생이 아름다워지는 두 바퀴 이야기, 행복한 자전거’라는 책을 펴냈다. 우리나라에 산악자전거(MTB,Mountain Bike)를 들여온 1세대이자 선두주자로서 MTB를 즐기는 요령 등을 상세히 정리했다.1986년 미국에 갔을 때 현지에서 우연히 MTB가 멋져 보여 자전거 한 대를 구입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산악자전거는 골프처럼 라이를 잘 읽어야 합니다. 달리면서 평지, 오르막, 내리막 등에 따라 기어변속과 속도조절을 해야지요. 그 순간순간마다 짜릿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27단의 기어가 장착된 자전거를 보여주는 김씨는 “한강 고수부지를 고속도로로 여기며, 김포나 미사리까지 왕복하는 재미는 정말 그만이다.”면서 “갈 수만 있다면 자전거를 타고 개성까지도 낮시간대에 다녀올 수 있다.”고 말한다. 화제를 노래 이야기로 돌렸다. 김씨는 이날 저녁 안성공연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올해로 통기타 40년째가 된다는 그는 “통기타 음악은 여럿이 부담없이 즐겨 부를 수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그럭저럭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그럴 것이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걸/사랑받는 그 순간보다 흐뭇한 건 없을 걸∼’‘긴∼머리에 짧은 치마 아름다운 그녀를 보면 무슨 말을 하여야 할까, 오 토요일 밤에∼’로 시작되는 노랫말만 떠올려도 “아, 그때!” 하면서 여전히 찐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가 통기타 음악과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느날 닐 세다카의 ‘오케롤!’을 우연히 듣고 한글로 옮겨 중얼중얼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팝송을 즐겨 불렀으며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큰형의 친구로 집에 자주 드나들었던 정성조 전 KBS교향악단장한테 악기 다루는 법을 틈틈이 배웠다. 특히 연극인 아버지(지난해 작고한 김동원)와 여고시절 피아니스트 출신의 어머니, 그리고 형 둘이 노래와 악기에 취미를 가진 것도 그에게는 좋은 분위기였다. 그러던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친구들과 대천해수욕장으로 떠났다. 때마침 비가 와서 민박집 방안에서 틀어박히게 됐다. 이때 툇마루에 앉아 기타 치며 비틀스 노래를 부르는 한 청년을 보게 됐다. 이 모습에 반한 그는 집으로 돌아와 기타를 사달라고 어머니한테 졸랐다. 결국 생일날 기타를 받았고 이때부터 독학으로 줄을 튕기기 시작했다. 경희대학교 재학 중이던 1968년 같은 대학 선배 윤형주씨를 만난다. 이때 윤씨는 송창식씨와 함께 포크음악의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트윈폴리오’를 결성,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하루는 윤씨의 권유로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했다. 얼떨결에 김씨는 번안가요 중 비지스의 ‘Don´t forget to remember’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윤씨, 송창식씨 등과 함께 KBS 음악프로그램 ‘노래는 친구’의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또한 통기타 가수들의 고향과도 같은 서울 명동 한복판의 ‘OB´s Cabin’에서 노래를 불렀다. 당시 젊은이를 상징하는, 즉 청바지와 생맥주, 통기타가 잘 어울리는 곳으로 유명했다. 조영남, 이장희, 서유석, 송창식, 윤형주, 김민기, 양희은 등이 모이는 사랑방이기도 했다. 여기에서 송창식씨에게서는 ‘사랑하는 마음’을, 윤형주씨한테서는 ‘길가에 앉아서’ 등의 노래를 선물(작사·작곡)로 받기도 했다. “지금도 공연장이나 공공장소에서 당시 소녀팬이었다는 사람들한테 인사를 받습니다. 또 자신도 산악자전거를 즐긴다며 악수를 청하는 사람도 가끔 만나지요. 팬들이 있는 한 늘 고맙고 또 꼭 보답을 하려고 합니다. 올해가 통기타 40년째이기도 해서 여러 공연을 준비 중입니다.” 부인 이현숙씨와는 대학때 친구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알게 돼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결혼 30년째인 이들은 슬하에 아들과 딸 둘을 두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그가 달려온 길 ▲1948년 서울 출생. 보성고·경희대 졸업. ▲71년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가수활동 시작. ▲72년 TBC방송가요대상,MBC10대가수상 남자 신인상 수상. ▲74년 MBC 10대가수상과 TBC 방송가요대상 가수왕. ▲75년 TBC방송가요대상 가수왕. ▲97년 미 LA 빅 베어 MTB경기에 출전, 아마추어 마스트급 3위 입상. ▲2004년 포크 빅스리 콘서트. ▲05년 대한민국 포크음악제. ▲현재 산악자전거 동호회 ‘한시반’ 멤버로 활동. # 대표곡 토요일밤에, 좋은걸 어떡해, 오솔길, 사랑하는 마음, 목장길따라, 길가에 앉아서 등.
  • [HAPPY KOREA] 해외편 일본(하) 오이타현 유후인

    [HAPPY KOREA] 해외편 일본(하) 오이타현 유후인

    |유후인(일본 오이타현) 글 임창용특파원|‘연 400만명이 이 평범한 작은 마을을 찾아온다고?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일본 규슈 오이타현에 자리잡은 유후인(由布院) 거리를 처음 걷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의문을 갖기 쉽다. 하지만 인구 1만 2000여명의 농촌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유후인 관광종합사무소 요네다 세이지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오래전 잊고 살았던 정을 되돌려 주는 곳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한다.‘마을 만들기’ 정도로 정의될 수 있는 일본의 전통적 주민자치운동인 ‘마치 쓰쿠리’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유후인을 찾아보았다. ●연인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은 곳 뽑혀 유후인은 구마모토현 아소에서 벳푸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온천마을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천지인 벳푸가 지나치게 도시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벳푸와 다른 조용한 휴양지’를 만들자는 모토 아래 주민들이 주도하는 ‘공생공존형’ 지역개발로 자리잡게 됐다. 이곳은 유적이나 신사 등 전통적 소재보다는 농촌과 온천, 문화예술 등이 어우러져 누구나 기분 좋게 휴식과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따라서 잘 정리된 깨끗한 거리와 안내 표지판, 화분이 내걸린 상가,20여곳의 미술관과 갤러리, 독특한 모양의 공예품점, 쾌적하게 정리된 하천, 단아한 집들이 조화를 이루며 다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일본에서 연인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은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요네다는 “사람들이 1∼2시간 허둥지둥 둘러보고 기념품이나 사가는 ‘방문형’ 마을이 아닌 하루·이틀 푹 쉬며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는 마을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400만명 중 100만명 정도는 하루 이상 숙박을 한다고 했다. ●‘소 잡아먹고 소리지르기 대회´ 독특한 행사로 또 단순히 머무는 차원을 넘어 본인 취향에 따라 마을과 깊은 인연을 맺도록 했다. 매년 7월과 8월에 열리는 음악제와 영화제, 전통축제가 그 역할을 한다. 이 행사들은 단순히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이벤트가 아니다. 영화제든, 음악제든 행사가 시작되면 전국에서 마니아들이 오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순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어린이 음악제, 다큐영화제 등 파생행사도 점차 늘고 있다. 70년대 말 시작된 ‘소 잡아먹고 소리 지르기’대회는 도시와 농촌의 성공적 공생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도시인이 구입한 소를 5년간 키워서 잡아주고, 그 대가로 송아지 한 마리를 받는데, 행사기간 중 도시인들은 소리지르기 시합을 한다. 이때 전국의 유명 요리사를 초청해 다양한 쇠고기 요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 행사는 일본 전역에 안전한 음식, 최고의 상품이라는 인식을 제고하는 효과를 가져와 유후인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80%가 관광업 종사… 젊은이들 돌아와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유후인은 농촌마을임에도 1차산업 비중이 20∼3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음식 숙박 서비스업 등 관광업이 80%를 차지한다. 이곳 업소들은 모두 주민들을 고용하고, 필요한 농축산물도 이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쓰도록 마을 자치단체가 정해 놓고 있다. 외부인이 투자한 업소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의 고용창출과 농가 소득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 소득이 높아지고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도시로 나가기만 하던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있다. 요네다는 “70·80년대만 해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고령화가 심각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젊은이들은 물론 장년층도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sdragon@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등록 시라카와 ‘합장촌’ |시라카와 합장촌(기후현) 임창용특파원|기후현과 도야마현 경계 산악지역에 자리한 마을들을 지나다 보면 독특한 모양의 집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책을 반쯤 펴서 세워 놓은 듯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이곳에선 ‘합장’(合掌)가옥이라 한다. 불교에서 두 손을 모아 인사하는 ‘합장’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붕은 억새를 엮어 덮었다. 합장촌이 발달한 것은 이곳의 기후 때문이다. 마을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데다 기후현 북쪽이 바다와 가까워 눈이 엄청 많이 내린다. 마을을 방문했을 때가 4월 하순인 데도, 산 중턱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삼림이 마을의 93%를 차지해, 농경지가 절대 부족한 이곳 주민들을 먹여살리는 것은 순전히 이 합장가옥들이다.1995년 시라카와, 오기마치, 스기누마 등 3개 합장촌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밀려들고 있다. 이후 이곳 주민들에겐 ‘보전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100여년 전 1800여채에 달하던 합장가옥들이 인근 강의 댐 건설과 산업화로 급감,70년대 초반 300여채로 줄어들었던 것. 하지만 이후 주민들의 노력으로 더 이상 줄지 않고 있다. 시라카와 합장촌 교육위원회 사무국 히사요시 곤도 계장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보존회를 만들고, 조례까지 만들어 가옥은 물론 주변 수림, 돌담 등 자연경관을 철저히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전을 위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팔지 않는다’‘빌려주지 않는다’‘부수지 않는다’ 등 3대 원칙. 건물 신축이나 개·보수시 주민보존회가 이같은 원칙을 철저히 적용한다. 권유를 따르지 않고 억지를 부리자 보존회가 나서 새 건축물을 부숴버린 적이 있을 정도다. 신축건물은 반드시 보존지구 밖에 세우도록 하고,‘차량통행금지 지역’을 만들어 마을을 쾌적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붕 올리기 등 합장가옥 보수 비용, 화재 방지를 위한 첨단 스프링클러 설치 비용 등 보전에 필요한 비용은 전액 정부가 지원한다. sdragon@seoul.co.kr ■주민들 하나되어 ‘자연과 공생하기’ |유후인 임창용특파원|유후인의 성공은 순전히 마을 사람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주민들은 70년대 이후 유후인을 자연과 공생하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70년대 고원지대에 조성되던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던 운동을 계기로 구성된 ‘유후인의 자연을 지키는 모임’과 ‘내일을 생각하는 모임’ 등이 무분별한 개발을 철저히 막았고,‘자연환경 보호 조례’를 제정했다. 이후 주민들은 폭넓은 비전을 공유하면서 마을 만들기를 함께 추진할 수 있었다. 댐 건설 계획으로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마을 집단으로 댐과 리조트 반대운동을 펼쳐 정부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 윤택한 마을 만들기 조례를 제정해 주민들이 자발적인 개발을 할 수 있었다. 현재 유후인에서 일정 규모 이상 개발사업은 사전 환경조사 및 사업계획 30일간 공개설명회, 마을만들기 심의회의 심의, 공청회 개최 등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유후인 마을을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중심은 마을만들기(마치 쓰쿠리)심의회다. 주민들이 협의를 통해 뽑은 2명의 리더가 심의회를 이끌어간다. 유후인이 지금처럼 발전하는 데 이 리더들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주민들은 평가한다. 하지만 유후인도 한 가지 큰 고민을 안고 있다. 정부의 시·정·촌 합병 정책으로 인해 마을의 개성이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 것이다. 자칫 ‘평범한 마을’로 되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이타현의 경우 이 합병정책으로 총 56개 시·정·촌이 18개로 줄어들었다. 유후인도 인근 쇼나이정과 하지마정 2개 마을과 합쳐 최근 행정구역상으론 3만 3000여명의 소도시가 됐다. 두 마을은 1차산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유후인 주민들은 “마을 이미지와 경제수준이 맞지 않는다.”며 반대했지만 소용없었다. 유후인은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합병된 이웃마을과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유후인에서 생산되지 않는 1차산업 부산물들을 두 마을이 제공하게 함으로써 마을 전체의 자립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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