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음악소리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교섭단체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마일리지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황대헌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탐정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7
  • 장난감도 AS시대…완구업체 경쟁

    장난감도 AS시대…완구업체 경쟁

    ‘5000원짜리 장난감도 AS 받으세요.’ 냉장고·TV 등 대형 가전제품만 AS를 해주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갖고 놀다 고장난 장난감도 공짜로 고칠 수 있다. 잃어버린 부품도 그냥 보내준다. 값싼 중국산 장난감에 맞서기 위해 완구업체들이 서비스를 강화한 덕택이다. 백화점이나 할인점,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주요 완구 제조업체들의 AS전략을 살펴본다. ●손오공,AS센터 운영 장난감 배틀비트맨으로 유명한 손오공은 소비자의 잘못으로 상품이 고장났더라도 무상수리를 원칙으로 한다. 장난감이 3분의1 이상 부서졌을 때만 부품비를 받는다. 그 비용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 장난감이라도 문의해 볼 만하다. 부속품을 많이 비축한 터라 수리할 수 있을 때가 많다. AS접수는 전화와 인터넷으로 받는다. 소비자 상담실에서 가까운 매장을 안내해 주면 고장난 장난감을 그곳에 맡긴다. 직원이 장난감을 수거, 고친 뒤 택배로 보내준다. 택배비는 회사가 부담. 빨리 고치고 싶다면 서울 강동구 천호동과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AS센터를 방문해도 좋다. 대부분 현장에서 수리 가능하다. 무선 자동차 등 전문기술이 필요한 장난감은 인천 남동구 논현동 공장으로 보낸다. 요즘은 5000원짜리 장난감, 요요를 고쳐달라는 주문이 많다. 매장이나 A/S센터를 방문할 시간이 없다면 직접 소비자 상담실로 제품을 보내면 된다. 이때 택배비는 본인이 내야 한다. ●미미월드, 작은 부품까지 챙겨 패션인형 미미를 생산, 판매하는 미미월드의 AS는 직접 수리보단 부서진 부품을 보내주는 일이다. 수리가 어렵지 않아 부품을 보내주면 소비자가 직접 고칠 수 있다.‘미미 공주의 침실’에서 현관문이 부서지면, 새 문을 보내주는 식이다. 잃어버린 작은 소품도 제공한다. 택배비만 내면 부품은 공짜다. 그러나 수량이 많으면 비용을 받기도 한다. 서비스 기간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지나월드,6개월 무상 서비스 지나월드는 푸 등 봉제완구를 생산하고 바비인형으로 알려진 미국 마텔사 제품을 수입, 공급한다. 이 회사는 6개월 무상 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집어 던지거나 떨어뜨려 장난감이 완전히 깨졌다면 부품비를 내야 한다.2000∼8000원 정도. 전화나 인터넷으로 AS를 접수하면 택배 직원이 물건을 수거하러 방문하고, 고친 뒤 배달해 준다. 소요기간은 5∼10일. 고객 과실이 아니라면 택배비도 회사가 모두 낸다. 일부러 파손시킨 경우엔 택배비를 고객과 회사가 반반씩 부담한다.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엔 새 제품으로 교환해 준다. 정해용 과장은 “펭귄, 강아지똥 등 봉제완구는 AS요청을 거의 받지 않는다.”면서 “가끔 실밥이 뜯어진 경우 꿰매서 보내거나 교환해 준다.”고 말했다. ●옥스퍼드,100% 서비스 블록완구 ‘임진왜란 불멸의 이순신’을 만드는 옥스퍼드는 주요 블록을 무상으로 보내준다. 블록은 쉽게 분실할 수 있는 장난감이라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 때만 AS를 해준다. 예를 들어 자동차라면 지붕 부품은 제공하지 않지만, 자동차 바퀴는 보내준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접수한 후 5일 정도면 도착한다. 제품을 구입한 지 1년이 넘지 않았다면 택배비만 내고 부품을 받을 수 있다.1년이 넘었다면 택배비와 부품비를 모두 내야 한다. 블록을 직접 생산하기에 5년전 제품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그러나 모든 AS기록을 전산으로 처리, 블록을 지나치게 많이 받는 걸 방지하고 있다. ●레고, 주요 부품만 제공 덴마크 블록완구 제조사인 레고도 인형·동물 등 캐릭터 부품을 제외한 주요 블록만 1년 동안 공급한다. 동일 제품에 대해 두차례, 한 구매자에게 세 차례까지만 보내준다. 기차나 자동차가 고장났을 때 고객이 회사까지 장난감을 보내주면 수리해서 돌려준다. 수리가 어려우면 새 제품으로 교환한다. 제품을 수입할 때 AS를 대비해 추가 부품을 챙긴다. 그러나 구입한 지 5년이 넘은 제품은 부품이 떨어져 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택배비는 고객과 회사가 반반씩 대성유통, 올리버토이, 구니카, 아이큐이큐코리아 등도 택배비만 내면 대부분 장난감을 공짜로 수리해준다. 유아용 승하물을 판매하는 대성유통은 무상서비스 기간을 1년으로 정했다. 자동차 바퀴(4000∼5000원)나 차문(6000∼1만원) 등은 택배비만 받고 보내준다. 음악소리가 나는 제품이 고장나면, 회로를 보내 고객이 직접 고치도록 돕는다. 올리버토이도 부품비가 1만원 이내면 무상 AS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기차세트에서 레일은 괜찮은데 기차(1000∼2000원)만 고장나거나, 낚시놀이에서 낚싯대(1000원)가 부러지면 운송비만 받고 언제든지 공급한다. 어린이용 침대 등을 판매하는 구니카도 직원이 고객의 집을 방문해 제품을 고치도록 한다. 출장비는 지역에 따라 2만∼5만원. 공용 부품이 많아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제품이라도 대부분 수리가 가능하다. 손오공 나용인 고객지원팀장은 “장난감 값이 비싸지고 경쟁이 치열해져 업체들이 고객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AS를 요청하면 대부분 공짜로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6개월까지는 대부분 공짜 포장박스·영수증 보관을 장난감 AS를 잘 받으려면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가상주부 짠순이(35)씨는 이 분야에 전문가다.6개월 전에 아들(7)과 딸들(5살·2살)에게 사준 장난감이 잇따라 고장났는데, 그녀가 수리받는 과정을 지켜보자. 짠순이씨는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창신동 완구거리에서 블록완구와 기차세트, 인형놀이, 멜로디 건반을 구입했다. 제품을 열어보니 고장나거나 부품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러나 짠순이씨는 나중에라도 AS를 받기 위해 몇 가지를 체크해 뒀다. 우선 정확한 상품명과 제조일자를 남기기 위해 포장박스를 버리지 않았다. 영수증도 보관했다. 구입일자가 써 있어 무상 AS기간을 따질 때 유용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상담실 전화번호가 적힌 제품설명서도 챙겼다. 특히 블록완구의 경우 블록이 100개가 넘어 설명서가 없으면 정확히 어떤 부분을 잃어버렸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지난달에 기차가 고장났다. 레일이 멀쩡한 상태라 새 제품을 사지 않고 AS를 받기로 했다. 이 제품은 소비자상담실이 따로 적혀 있지 않은 수입제품. 이런 경우 판매업체에 전화를 걸면 된다. 제품명을 말하고, 건전지를 바꿨는데도 기차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체는 새 제품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택배비 3000원은 짠순이씨가 내기로 했다.5일 후 새 기차를 받았다. 딸이 갖고 놀던 인형 세트의 싱크대 문이 떨어져 나갔다. 자주 열고 닫다 보니 망가진 것이다. 소비자 상담실로 전화했더니 문을 공급한다고 했다. 나사를 풀면 짠순이씨도 손쉽게 바꿀 수 있단다. 냄비·솥 등 잃어버린 소품도 주겠다고 알려왔다. 구입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아 택배비도 회사가 부담했다. 이번엔 막내가 갖고 놀던 멜로디 건반이 소리를 멈췄다. 아이 침이 많이 흘러들어가 고장난 모양이다. 완구업체에 연락했더니 장난감에 들어가는 회로를 교체하면 된단다.4일 후 부품이 도착했다. 상담실 직원과 통화하며 장난감 뒤쪽을 열어 회로를 바꿨다. 곧 음악이 흘러나왔다. 짠순이씨는 “경제적으로도 이익이지만, 고장난 물건은 버리지 말고, 고쳐 써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기회가 됐다.”고 만족해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영부인이 신문기자 폭행

    루시 키바키 케냐 대통령 부인이 3일 새벽(현지시간) 신문사를 찾아가 기사에 항의하며 사진기자를 때렸다고 BBC가 이날 보도했다. 키바키 여사는 자정쯤 네이션 미디어 그룹 사무실로 찾아가 본인에 관한 기사에 항의하며 사진기자를 때리고,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뺏으려 했다. 그녀는 지난달 29일 이웃집 송별 파티의 음악소리가 너무 크다며 전기를 끊으려 했고, 무장경호원을 대동한 채 경찰에게 파티 주인공인 세계은행 케냐지점 이사를 체포하라고 요구했다. ‘세계 언론 자유의 날’에 대통령의 부인으로부터 얻어맞은 사진기자는 “카메라를 내놓으라기에 거절하자 세게 때리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랐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편히 가소서 또 만납시다 -요한 바오로2세 교황님 영전에/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교황 성하의 영전에 삼가 평화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죽음 앞에 선 인간은 가장 아름답고 솔직하다 하였는데, 교황이란 누구인가요? 제몸을 가지고도 마음대로 살 수 없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접견과 회의, 결정과 무한책임의 고독, 자신의 궤적을 돌아보기조차 피곤한 육신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부르심에 응답한 것 이상 아무것도 아닌 그 희생과 헌신의 세월이 제단의 예물일진대 어찌 헛되고 무상하다고야 하겠습니까? 당신의 삶에 감사와 존경을 드릴 뿐입니다. 사랑합니다. 이른 아침 누군가 홀로 걸어간 눈길은 발자국마다 꽃이 피어난 듯합니다. 불편한 몸으로 지구촌을 돌던 당신의 순례는 발자국마다 평화의 꽃잎을 피워냈습니다. 순교자의 손에 들린 월계수처럼 꽃잎 하나마다 하늘로 향한 걸음이 될 것이매 향기로 가득할 것입니다. 그렇게 중세기 성좌로부터 현대 세계를 향해 창을 열었으니 그것 하나만으로도 사도좌의 소명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성하의 죽음을 애도하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유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언론들이 당신께 ‘비(非)이탈리아계’란 수식어를 즐겨 붙이지요. 저는 당신의 이른바 비주류 출신성을 사랑합니다. 스승 예수께서 마구간 구유에서 태어나셨으며 변방 갈릴레아 출신이었듯이 말입니다. 빈곤과 전란의 시대 속에 야생화처럼 성장했던 사람, 공장 노동자로 밥벌이를 하면서 연극 연습을 쫓아다니던 열정적인 청년, 환경이 그러하였으되 “예수 선생님, 제가 어떻게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하고 질문했던 사람처럼, 늘 길을 찾는 젊은이였고 하느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청년 신도에 불과한 몸으로 임종을 앞둔 본당 사제의 고해를 들어줘야 했던 참 사제였습니다. 당신은 태생적으로 변방과 비주류의 삶에 대한 애정이 깊을 수밖에 없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오직 ‘사람’과 ‘평화’만을 창조하셨으되 인간들은 성골-진골, 양반-상놈, 계급과 지배와 소유권을 창조합니다. 우리 시대의 비극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아 살아가던 땅을 신대륙 발견이라며 짓밟지 않았습니까? 순종치 아니한 이들을 ‘악의 화신’이라 규정하지 않았습니까? 성서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고서도 침략 전쟁을 일삼고 불평등 조약으로 무역을 강제하는 강대국, 여성과 이주노동자·무능력자를 핍박하는 사회, 우리 시대의 갈등과 고통이 바로 주류를 자처하는 오만과 비주류의 저항에서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성하, “전쟁만이 해답은 아니다.”라는 당신의 충고를 비웃으며 대량 살상을 자행하고서도 “우리는 큰 별을 잃었다.” “위대한 성자를 잃은 슬픔에 빠졌다.”는 저들의 조롱과 무지를 용서하소서. “주님,…교황 요한 바오로와 우리 주교 니콜라오와…” 사제들이 미사 때마다 교황과 주교 성직자의 돌봄을 청원하는 것은 사랑의 공동체를 위해 지도자들에게 진리의 눈이 필요하다는 뜻 아닐까요? 인간이라면 누구도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유한한 존재임을 뜻하기도 하고요. 이제 미사봉헌 중에 당신의 이름은 물러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야말로 당신은 육신의 옷을 벗어버리고 인간의 경계를 넘게 될 것입니다. 빌라도가 묻던 진리가 무엇인지 보게 될 것입니다. 그 명오의 눈을 당신의 형제 사제들이 지니게 해 주소서. 파견 강복이 끝나고 복사와 신자들은 돌아가고 성전의 불도 꺼진 시간, 우리는 교회를 위해 희생하신 당신의 몸에 영혼의 자유를 선언합니다. 금빛 제의도 손에 들린 십자가 지팡이도 모관도 모두 내려놓고 훨훨 날아가십시오. 그처럼 가벼운 걸음 얼마만이겠습니까? 항상 어린이처럼 미소 가득한 그 얼굴로 휘파람 불면서 가옵소서. 유독 젊은이들을 사랑하셨으니 음악소리 요란스럽거든 랩 댄싱도 함께 추시고, 주막 나타나거든 막걸리도 한잔 걸치며 편히 가소서. 우리 또 만나겠지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박사

    “난청을 그냥 소리를 잘 듣지 못해 불편한 질환쯤으로 여기는 것은 정말 위험한 생각입니다. 난청은 세상과의 소통을 막는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안팎에서 ‘난청 박사’로 불리는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 소장 겸 이비인후과 교수 이광선(55) 박사는 진지하게 난청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예컨대 태어날 때부터 듣지 못한 사람은 말을 배우지 못하고, 말을 모르니 글을 익히지 못해 자신 외에 누구하고도 교감을 나누지 못한 채 고립된 삶을 살게 되지요.” 그를 만나 난청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난청은 세상과의 소통 막는 벽” 난청이란 어떤 상태이며, 이를 질환으로 봐야 하는가. -귀의 기능적 장애로 의사소통이나 소리 감별이 어려운 상태로 통상 청력검사에서 25㏈(데시벨) 이상의 손실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물론 중요한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난청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간단하게는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눈다. 선천성의 경우 신생아 질환중 발병률이 가장 높아 해마다 1000명 이상이 새로 발생한다. 물론 절대수로 보면 후천성이 단연 많다. 난청의 원인은 어디에 있나. -선천성은 유전, 임신기의 풍진이나 바이러스 감염, 산모의 약물 복용, 분만 손상 등이 원인이며, 후천성은 4∼15세 소아기의 경우 중이염, 이관염, 아데노이드 증식증, 비인두염 등이, 성인이 되어서는 감기나 급성전염병, 소음 외상, 약물중독, 메니에르병, 내이염, 청신경 종양 등이 주요 원인이 된다. 또 노화에 따른 노인성 난청도 많다. 주요 원인질환의 특성은 무엇인가. -급성 및 삼출성 중이염은 학령기 아동에게 흔한 청력장애 원인으로, 감기를 자주 앓는 어린이가 텔레비전 앞에 바짝 다가앉거나 부르는데 반응하지 않는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만성 화농성 중이염도 난청의 중요 원인으로 급성 및 삼출성중이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생긴 경우가 많다.40세 이후에 나타나는 노인성 난청은 처음에는 고음 영역에서 시작해 점차 대화가 어렵게 된다. 이 경우는 감각신경성 난청이어서 치료가 쉽지 않다. 소음성 난청도 빼놓을 수 없다.90㏈ 정도의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오기 쉽다. 이 박사는 특히 생활환경이 초래하는 난청을 우려했다. 도시의 경우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소음이 많아져 우리가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새 귀가 엄청난 혹사를 당한다는 것.“지하철 내의 소음이 보통은 80㏈ 안팎인데,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음악소리를 들으려면 적어도 90㏈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걸 매일 되풀이하면 청력 손상을 피할 수 없지요. 청력 신경은 무리하게 사용할수록 많이, 그리고 빨리 망가진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지하철서 음악청취, 청력손상 소지 난청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급증하고 있다. 고도난청 유병률은 전국민의 1% 정도지만 60세를 기준으로 40㏈의 기준을 적용하면 유병률이 10%로 크게 늘어난다. 특히 MP3 등을 선호해 소음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 상당수가 잠재적 난청 환자여서 유병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난청의 진단은 어떻게 하며 진단기준은 무엇인가. -진단은 다양한 청력검사로 이뤄지며, 진단을 통해 병소와 원인을 파악한 뒤에야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유아와 노약자는 청력 저하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진단 기준은 일반적으로 25㏈, 즉 새소리나 시냇물 소리 정도를 못들으면 난청 소지가 높다고 본다. 물론 노인성은 이 기준을 넘는 경우가 많다. 난청도 자가검진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그 유효성은 어느 정도인가. -난청의 최초 증상은 이명증으로 이 정도는 자가검진이 가능하지만, 사람마다 장애 음역이 달라 일률적으로 기준을 적용하기가 쉽지는 않다. 즉, 자가검진이 난청을 거르는 방법이지만 증상이 있다고 모두 난청은 아니다. 이 박사는 흔히 가는 귀가 먹은 경우도 난청이라고 정리했다.“고음 청력이 떨어지면 1대1 대화는 가능하지만 주변이 조금만 시끄러워도 상대방의 얘기를 못듣게 됩니다. 즉, 고음 청력에 문제가 있어 흔히 고음으로 발성되는 단어의 받침을 알아듣지 못해 상대방이 ‘밥’이라고 말하는데 ‘밤’이라고 알아듣는 등 사오정식 대답을 하기 일쑤인 경우지요.” 난청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에 생긴 문제는 치료가 어렵지 않지만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기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일단 손상된 신경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보청기나 달팽이관 기능을 대신하는 인공와우를 사용해야 하는데, 다행인 것은 올해부터 보험이 적용돼 종전보다 훨씬 저렴하게 인공와우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난청의 조기발견이 갖는 의미를 설명해 달라. -선천성인 경우 3세 이전에 발견되면 80∼90%가 정상화되지만 7살을 넘기면 정상화 가능성이 20∼30%대로 낮아진다. 뇌가 3세까지 급속하게 자라 그 후에는 말을 배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후천성인 경우에도 거의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렵고, 그럴수록 치료 또한 어렵다. ●‘난청 조기발견’ 국가적 관심 절실 그는 우리도 미국처럼 갓 출생한 유아들의 청력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때 발견하면 대부분 정상인으로 살 수 있는데도 간단한 검사를 안해 수많은 사람들이 평생 농아가 되는 것은 국가적인 불행이라는 것. 그는 이어 현재 보청기에 적용되는 정부보조 외에도 난청 환자들이 대부분 노동력을 상실한 소외계층인 점을 감안, 인공와우 수술 후의 언어치료 비용을 보험대상에 포함시키는 것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난청 예방법을 묻자 그는 정색하고 이렇게 답했다.“소음으로부터 귀를 지켜야 합니다. 청력이 소모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 이광선 박사는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고려대의대 교수▲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메사추세츠안이비인후과 연구원▲대한이비인후과학회 간행이사·학술이사·섭외이사▲대한두개저학회 특별이사▲인공와우 수술 300례 및 만성중이염 수술 3500례 수행▲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 소장 겸 이비인후과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통신혁명’ 중국이 바뀐다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통신혁명’ 중국이 바뀐다

    중국에서 광범위한 ‘통신혁명’이 일어나고 있다.3억 3000만대의 휴대폰과 1억대의 컴퓨터 보급 등으로 빠른 시일내에 정보화 사회로 진입한 중국에서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은 이제 필수적인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중심의 정보화 사회 진입은 공산당 일당체제의 언론통제와 폐쇄적인 행정시스템을 급격히 허물어뜨리면서 중국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 춘절 연휴기간 문자전송 100억건 돌파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현대사의 풍운아 자오쯔양(趙紫陽)의 사망이 처음 외부로 알려진 것은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를 통해서였다. 지난달 17일 자오쯔양의 사망 직후 딸 왕옌난은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버지가 오늘 아침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아주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그는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됐다.”며 친구들에게 짤막한 소식을 전한 것이다.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자오의 사망 소식을 감추기 위해 극도의 보안을 취했던 중국 당국도 문자 메시지 ‘한방’에 ‘KO패’를 당한 셈이다. 2003년 초 광저우(廣州)에서 임시 거주증을 휴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안(公安·경찰)에게 맞아 죽은 ‘쑨즈강(孫志剛) 사건’은 중국 언론들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이 폭로해 진실이 밝혀진 사례다. 결국 중국 당국은 그해 ‘무의탁 도시 유랑자와 구걸자 구호 관리법’이라는 새로운 법을 제정, 중국 인권보호의 기폭제가 됐다. 이외에도 지난해 헤이룽장(黑龍江)성 고위관리의 며느리가 고의로 사람을 치어 죽였던 ‘BMW 사건’도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로 경찰의 은폐 의혹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최근 베이징내 대학생들이 당국의 감시를 피해 오는 4월 5일 청명(淸明)절을 맞아 자오쯔양 추모대회 소집을 공고할 수 있었던 것도 익명성을 보장한 컴퓨터 온라인의 힘이었다. ●사회 변혁 이끄는 엄지족(拇指族) 엄지족의 출현은 중국 사회의 광범위한 변혁을 알리는 신호탄이다.‘엄지족’은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가 주요 통신수단인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올 춘제(春節·설) 연휴 7일 동안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발송이 100억건을 돌파했다. 엄지족들은 문자 메시지로 중국대륙의 친지들에게 새해 건강과 다복(多福)을 기원하는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문자 메시지가 급증한 이유는 값싼 발송료 때문이다. 중국은 휴대전화로 시내전화를 걸 경우 전화료가 0.25∼0.5위안이지만 문자 메시지는 건당 0.1위안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은 지난해 말 휴대전화 서비스 가입자가 3억 3000만명을 돌파했고, 문자 메시지는 총 2177억건이 발송됐다. 중국에서 문자 메시지 발송은 2000년 10억건에 불과했으나,4년새 217배나 늘었다. 베이징 이공대학에 재학중인 왕강(王剛·21)은 이번 춘제 기간 100여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전화비보다 5배나 싸고 일일이 연하장을 보내는 수고도 필요없는 문자 메시지가 젊은이들에게 인기 짱”이라고 말했다. 산시(山西)대학 싱웬(邢媛·사회학) 교수는 “문자 메시지가 중국인들의 생활속에 자리잡은 것은 현대인들의 활동 범위 확대와 빠른 생활 리듬이 휴대폰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년 전부터 문자 메시지를 이용했다는 직장인 루하오(盧浩·24)는 “이메일보다 기동성이나 편리성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며 “전화로 하기에는 쑥스러운 이야기도 문자 메시지를 통하면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어 좋다.”고 예찬론을 늘어 놓았다. ●‘유머·위트’ 활력 불어넣는 통신혁명 ‘회색적인 중국사회’에 유머와 위트를 불어 넣어 활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간결함을 추구하는 문자 메시지 속성상 ‘취추취징(去粗取精·찌꺼기를 버리고 정수만 취득함) 문화’가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동음어’를 이용한 유머나 동물을 비유한 장난이 유행이다.‘너에게 복권을 터우주(投注·사다)하지 말라고 했는데…, 너는 정말 구제할 수 없는 터우주(頭猪·돼지 한마리)’ 등이 대표적이다. 또 ‘당신의 초롱초롱(水靈)한 두 눈, 내 심장을 멎게 하는 개구리(靑蛙) 눈’과 같은 표현이다. 중산(中山)대 리정민(李正民·문학) 교수는 “메시지 통신방식이 점차 성숙해짐에 따라 독특한 언어감각을 이용한 언어 전달방식이 유행하고 있으며 이는 일종의 신흥 ‘캐주얼 문화’”라고 지적했다. 문자 메시지 문화는 다양한 광고수단으로 활용돼 최근에는 ‘엄지경제’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하지만 점차 대중적인 광고보다 은밀하고 탈법적인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중국 당국의 새로운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다. ‘가짜 증서, 가짜 인민폐 바꾸기, 고리대, 이상 수요자들은 13220808661로 전화 주세요. 장쥔(張軍)’,‘본사는 최단기간내 가짜 증서를 만드는 회사임. 각종 신분증과 자동차 허가증, 도장, 기타 증서 가능. 리(李娟) 전화 13786184918’ 등이다. 지난해 6월 7일에 실시된 중국 대학입시에서 문자메시지와 디지털 카메라 등 첨단기기를 동원한 부정행위가 발각돼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중국 동북부의 산둥(山東)성과 중부의 후베이(湖北)성, 허난(河南)성 등에서 광범위한 부정이 확인됐다. 가라오케 등 술집 광고는 물론 매춘 광고도 쏟아지고 있어 단속에 애를 먹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신용사회 선도하는 휴대폰 결제 ‘현금 지상주의’ 중국에서 휴대폰 결제 서비스가 급증하는 것도 새로운 풍속도다. 지난해 초부터 ‘스마트페이’,‘루이페이’ 등 간단한 문자 메시지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휴대폰 결제 서비스가 선보이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스마트페이는 중국건설은행 등 7개 은행 계좌와 연동되는 휴대폰 결제를 5개 성(省)에 제공, 지난해까지 1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또 ‘차이나 모바일’과 ‘차이나 유니콤’은 각각 1억 9400만명과 1억 7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지난해 9월부터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페이 공동창업자인 데릭 설거는 “중국에 휴대폰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차가 1대도 안 다니는 곳에 거대한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과 같지만 수요자들이 서서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루이페이는 음성인식 기술과 결합된 휴대폰 결제서비스를 차이나유니콤과 협력해 오는 5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사회가 현금을 워낙 선호하는 만큼 휴대폰 결제의 성공 가능성에 부정적이지만 통신 컨설팅업체인 BDA차이나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이 휴대폰 결제서비스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어 향후 전망은 무척 밝다.”고 내다봤다. 문자 메시지의 폭발적인 증가는 IT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휴대폰 업체인 모바일과 옌통(聯通) 텔레콤 등은 차이링(彩鈴·음악소리), 언어메시지, 휴대폰 온라인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로 호황을 맞고 있다. 중국에선 구매 패턴도 온라인 쇼핑으로 바뀌는 중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3분의 1이 온라인 쇼핑을 경험했으며 매일 300만명 이상이 3만 5000여개의 물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oilman@seoul.co.kr ■ 중국의 정보화 어디까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정보화 사회 진입 속도는 가히 폭발적이다. 중국 신식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휴대전화 가입자는 3억 3000만명으로 전년보다 6600여만명이 늘었다. 한달 평균 550만명이 신규 가입하고 있으며 중국인 100명 중 24.8명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셈이다. 휴대전화 보급 확대에 따라 문자메시지 이용 건수도 급증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1760억 6000만건이 보내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 유선전화 신규 가입도 4794만건이 늘어나 전체 가입 대수는 3억 1000만대이다. 휴대전화 가입자 수보다 약간 적다. 인터넷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는 9400만명이다. 올해안에 1억 1000만명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터넷 접속 컴퓨터 수는 4160만대이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6% 늘었다. 등록 도메인과 웹사이트 수는 각각 43만개와 67만개로 조사됐다. 인터넷의 폭발적 증가는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정보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이유로는 ‘(일반)정보를 얻기 위해’가 29.3%로 가장 많았고,‘구인·구직정보를 얻기 위해’가 24.2%, 교육 활용이 13.8%를 차지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이메일, 검색엔진, 인터넷뱅킹, 온라인 쇼핑, 인터넷 광고, 네트워크 뉴스, 온라인 게임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발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메일은 가장 활용도가 높은 분야이다. 중국사회조사소(SSIC)의 최근 조사(복수 응답 인정)에 따르면 올 춘제(설) 축하 인사 방법에서 79%의 응답자가 전화를 이용했고,61%의 응답자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사용했다.47%가 직접 방문이었고 22%가 우편물 또는 비디오 방식이었다. SSIC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이용이 전화 통신과 맞먹을 정도로 급성장했다.”며 “휴대전화의 급속한 보급속도에 비춰볼 때 머지않아 문자메시지가 중국의 주류 통신수단으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oilman@seoul.co.kr
  • ‘천호동의 얼굴’ 로데오거리에는…

    ‘천호동의 얼굴’ 로데오거리에는…

    한때 서울의 주요 상권중 하나로 손꼽혔던 강동구 천호동 일대. 잠실 등 인근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천호동에 최근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형적인 도로 구조로 정체가 심했던 천호구(舊)사거리가 지난해 말 ‘로데오 거리’로 새출발하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어 활기를 찾은 것이다. 천호동은 ‘과거의 영광’을 찾을 수 있을까. 강동 상권 활성화의 견인차로 주목받고 있는 ‘천호동 로데오거리’를 찾았다. 천호사거리의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을 지나 150m 정도 내려가다 보면 왼쪽으로 소뿔 모양의 조형물과 함께 천호동 로데오거리가 시작된다. 묵직한 쇼핑주머니를 들고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던 천호사거리 백화점·할인점 앞 풍경과는 달리 양 손이 가벼운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거리는 쿵짝거리는 음악소리와 함께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 의류매장 ‘크렌시아’를 운영하고 있는 박점준씨는 “아직 장사가 잘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로데오거리’로 조성된 이후 오가는 사람이 약 30%는 늘어난 것 같다.”며 “특히 주말에는 젊은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져서 거리가 활기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300여m 2차로를 보행자 우선으로 불황이라 시민들의 주머니는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로데오거리 조성이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데 한몫했다는 것. 로데오거리는 천호구사거리에서 천호대로로 연결되는 300m 길이의 천호동길로, 천호동 일대의 환경개선과 상권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와 강동구에서 약 13억원을 들여 보도폭을 넓히고 왕복2차선이었던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꿔 보행자 위주의 거리로 만들었다. 김선아(21·여)씨는 “예전에는 늘 차가 막히고 좁은 데다 노점상이 많아 복잡해서 불편했다.”며 “걸어다니기 편해져서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함께 온 김현진(23·여)씨는 “쇼핑할 만한 매장들이랑 음식점이 골고루 섞여 있어서 친구들이랑 쇼핑도 하고 먹으면서 놀 수도 있어서 좋은 것 같은데, 문정동이나 압구정동 같은 로데오거리에 비해 매장의 수가 적고 길이 짧은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말처럼 이곳의 가장 돋보이는 매력은 보행로가 넓어 여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다는 점.300m에 불과하지만 의류·신발·화장품 매장들과 패스트푸드점·디저트 전문점·토스트가게 등 다양한 종류의 매장들이 알차게 들어서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다양한 매장에 휴식공간 알차게 현재 나이키·예츠·조이너스·체이스컬트·크렌시아·스프리스·뱅뱅·TBJ 등 브랜드 매장들은 평균 30∼50% 정도의 할인행사 및 균일가행사, 겨울상품 가격인하를 진행하고 있어 구석구석 찾아보면 싼 값에 괜찮은 물건들을 살 수 있다. 겨울이 끝나면 봄맞이 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상가번영회 양점모 회장은 “2월 말쯤 2∼3일에 걸쳐 공연장을 이용해 다채로운 행사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축제를 즐기면서 쇼핑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상권 회복을 꾀하려 한다.”고 밝혔다. 로데오거리 조성을 적극적으로 찬성했던 이곳 상인들은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다. 태어나서부터 천호동을 떠나본 적이 없다는 ‘천호동 토박이’ 박점준씨는 “1980∼90년대에는 이곳이 서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정말 ‘잘 나가는’ 동네였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다가 “겨울인데도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보면 봄에는 숨통이 좀 트이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연말 영화 볼까 공연 볼까

    연말 영화 볼까 공연 볼까

    [영화] 올 연말 극장가의 강자는 어떤 작품이 될까. 스펙터클, 팬터지, 액션, 어드벤처가 그 충족조건이라면 올해도 어김없이 이를 모두 갖춘 작품 두 편이 대격돌을 앞두고 있다.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24일 개봉)와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15일 개봉). 모두 애니메이션이지만, 블록버스터 실사영화 못지않은 규모와 재미로 전연령대의 관객을 무장해제시킬 채비를 갖췄다. #1 스토리-X마스의 꿈 vs 슈퍼영웅 가족 크리스마스하면 산타, 눈, 선물꾸러미 등이 떠오른다면 ‘폴라‘는 최고의 선택이 될 듯. 크리스마스 이브 북극행 열차에 몸을 실은 소년의 모험과 환상을 그린 이 작품은 어른에게는 잊고 살던 부푼 동심을 일깨우고, 아이에게는 크리스마스만의 환상여행을 선사할 만한 작품이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기차의 움직임에 따라 몸이 저절로 움직여질 정도로 실감나는 화면이 재미의 핵심. 하지만 산타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던 한 아이의 여행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그 바탕에 깔았다. ‘폴라‘의 주제가 다소 뜬구름처럼 느껴진다면,‘인크레더블’의 슈퍼영웅 가족에 눈을 돌려보자. 무적의 힘을 가진 밥과 몸이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헬렌. 초능력으로 약자를 구하는 영웅이 됐지만 영웅을 원하지 않는 여론에 밀려 평범한 가장과 주부로 15년을 살게 된다. 초스피드로 달리는 아들과 투명인간으로 변하는 딸에게도 평범함을 강요한다. 하지만 밀려드는 공허함으로 밥은 딴생각을 품고, 악당의 음모에 걸려들자 이젠 온가족이 힘을 모은다. 전형적인 슈퍼영웅 스토리지만, 가족을 위해 열정을 포기해야만 하는 아버지나 특별함보다는 다수에 맞춰 살아가길 강요하는 사회의 모습 등은 현실과 비춰 다양하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2 캐릭터-진짜 사람같네 vs 개성 톡톡 ‘폴라‘를 보는 동안엔 내내 마치 실사영화를 보는 듯한 입체감과 사실성에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이나 눈꺼풀의 움직임 등은 진짜 사람과 마주하고 있는 느낌을 줄 정도. 캐릭터나 사물의 과장보다 실물의 느낌이 강조된 이유는, 실사영화로 그릴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애니메이션을 활용했기 때문이다.“실사영화로 만든다면 거대한 빙판 길을 미끄러지는 기차 등을 어떻게 표현하겠느냐.”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말은 이 작품의 의도를 잘 설명해 준다. 반면 ‘인크레더블’은 애니메이션만이 가지는 과장된 표현을 십분 살렸다. 캐릭터의 생김새는 말할 것도 없고 밥의 불뚝한 배나, 헬렌의 기다란 팔 등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한 캐릭터들은 개성이 넘친다. 하지만 머리카락의 출렁임이나 인물의 움직임은 ‘폴라’ 못지않게 사실적이기도 하다. #3 테크닉-퍼포먼스 캡처 vs 3D애니메이션 이같은 시각적 차이는 두 작품이 각각 끌어다 쓴 기술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폴라‘의 모든 캐릭터는 퍼포먼스 캡처라는 기술을 이용해 배우들이 직접 연기했다. 다이버 복장 같은 수트에 광반사 물질로 된 60개의 표식 장치를 달고 얼굴과 머리에도 150여개를 달아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돼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재창조되는 과정을 거쳤다. 배우 톰 행크스가 소년, 차장, 소년의 아버지, 떠돌이, 산타 등 1인 5역을 맡았고, 소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의 목소리를 변조해서 사용했다. 기차안에서 핫 초콜릿을 나르며 화려한 춤을 보여주는 장면 역시 전문 뮤지컬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것이다. 인간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폴라‘와 달리 ‘인크레더블’은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3D애니메이션이 창조해낸 세계다. 하지만 애니메이터들이 몸속 골격의 움직임을 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개성적인 얼굴에 사실적인 움직임을 덧입혔고, 보통의 애니메이션보다 3배나 많은 100여개의 세트와 ‘몬스터주식회사’보다 600개나 많은 쇼트는 속도감과 스케일을 살려냈다. 목소리 연기는 크레이그 넬슨, 홀리 헌터, 사뮤엘 잭슨이, 감독은 ‘아이언 자이안트’와 TV물 ‘심슨 가족’을 연출한 브래드 버드가 맡았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이런 영화도 있어요 올 연말엔 크고 작은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온가족이 함께 볼 만한 크리스마스용 영화가 많다. 미리 계획을 짜서 ‘찜’해 두자. ● 온가족이 함께 요정들이 사는 북극에서 성장한 주인공이 부모를 찾아 뉴욕에 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엘프’(15일 개봉)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어릴 적 살던 집에 찾아가 크리스마스 빌붙기를 시도하는 밴 애플렉 주연의 ‘서바이빙 크리스마스’(24일) 역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코미디. 마법에 걸려 할머니가 된 소녀가 마법사 하울의 성으로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모험과 사랑을 담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24일)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연인 혹은 친구끼리 우아한 뮤지컬의 선율에 푹 젖고 싶다면 ‘오페라의 유령’을, 사소한 일에 토닥거리는 연인들에겐 ‘브리짓 존스의 일기:열정과 애정’(10일)을 추천한다. 자기밖에 모르는 작가 아버지와 불만투성이인 딸의 갈등을 진지하고도 유쾌한 시선으로 담은 프랑스의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룩앳미’(24일)도 기대할 만한 작품. 조선인이지만 일본의 영웅으로 살아간 역도산을 그린 한·일합작영화 ‘역도산’(15일)은 이 즈음 스크린에 걸려 있을 유일한 한국의 블록버스터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공연] ■ 기다렸던 콘서트 vs 色다른 공연 서서히 매서워지는 추위, 그보다 더 혹독하게 느껴지는 경제한파. 악조건 속에서도 연말은 어쨌든 공연계의 대목이다. 바쁘게 사느라 변변한 추억거리 하나 만들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많은 이들이 볼거리를 찾아 두리번거리기 일쑤다. 이에 편승해 이번 주말부터 웬만한 공연장에는 음악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힙합-분위기 업에는 역시 힙합 한국적 힙합의 대명사가 되고픈 ‘무브 패밀리’가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11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파티를 겸한 콘서트를 연다.‘힙합계의 대부’ 바비 킴에서부터 드렁큰 타이거, 다이내믹 듀오,t(윤미래) 등이 1부 콘서트를 맡고 오후 10시부터 시작되는 파티에서는 양동근, 에픽 하이,PK커넥션이 실력파 DJ들과 함께 열광적인 무대를 선사한다.(02)784-5118. 한 주 뒤인 17∼18일,‘한국 힙합의 선두주자’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JK가 홍대 롤링홀에서 독상을 차린다.5집까지 낸 힙합 가수로서의 내공을 아낌없이 보여줄 듯.‘무브 패밀리’도 이번 콘서트에서 다시 한번 뭉친다.(02)333-0305. ●포크-포크 그룹…어쿠스틱한 향기 일본 내 한류 확산에 일조를 하고 돌아온 3인조 포크 그룹 자전거 탄 풍경이 17∼19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오랜만에 팬들과 만난다. 지금까지 했던 공연 가운데 ‘베스트5’를 선정, 앙코르 무대로 선보일 예정이다.(02)567-1318. 감미로운 멜로디와 정곡을 찌르는 가사로 귀를 즐겁게 해온 여행스케치는 현재 대학로 질러홀을 ‘전세’냈다. 내년 1월2일까지 기간별로 ‘송구영신’‘크리스마스’‘근하신년’ 등 세 가지 테마로 공연을 진행한다.(02)741-9700. ●7080-노장들의 힘…추억은 끝나지 않았다 올 한해 콘서트 현장을 휩쓸었던 ‘7080바람’ 아래 송창식 최백호 윤시내 정태춘&박은옥 한영애 등 빛깔 다른 가수들이 뭉친다. 타이틀은 ‘오색오감’ 콘서트. 긴 세월을 무대와 함께 해온 노장들의 저력이 빛날 듯.14∼15일 오후 7시30분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02)454-6114. 데뷔한 지 어느덧 18년, 하지만 언제나 젊은 오빠인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전태관이 29∼31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유쾌한 콘서트를 연다.5년째 팬들과 공연장에서 새해를 맞아온 팀답게 ‘한잔의 추억’‘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주옥같은 노래와 연주로 올 한해 마지막 밤을 화끈하게 책임진다.(02)522-9933. ●女風-여성 보컬들의 활약 발라드 가수 린은 11∼12일 오후 7시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감성적인 무대를 연다. 사랑과 삶, 추억에 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풀어낼 예정. 그녀의 파격 변신이 기대된다.(02)874-8707. 변진섭의 노래 ‘너에게로 또다시’를 절절한 음색으로 리메이크해 사랑받았던 서영은.30∼31일 삼성동 섬유센터에 가면 그녀의 섹시한 춤까지 볼 수 있다. 소니뮤직과 정식 계약을 맺고 일본에서 영역 확장 중인 박화요비는 24∼25일 장충체육관에서 분위기를 한껏 잡는다.4집 앨범 타이틀곡 ‘당신과의 키스를 세어보아요’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업’시키기에 딱이다. ●이밖에-색다른 걸 원한다면 젊은 마술사 최현우의 ‘사랑을 부르는 매직콘서트’에 가보자.17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콘퍼런스룸. 최현우는 드라마 ‘매직’에 출연하면서 귀여운 외모와 화려한 마술 기술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인물. 지난 9년간 쌓아온 마술 비법을 이 무대에 쏟아붓는다.(02)3444-3480. CCM 아티스트 송정미는 18일 오후 3시·7시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메마른 감성을 자극하는 콘서트를 연다.CCM 공연이 기독교인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해줄 듯.(02)333-0305. 유영석과 노영심은 나란히 신촌에서 피아노 선율을 퍼뜨린다. 유영석은 31일 서강대 메리홀.(02)588-5474. 노영심의 무대는 24∼25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이다.(02)522-9933. 이밖에 얼마 전 전역한 가수 홍경민이 18∼19일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화려한 복귀 공연을 펼친다. 군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 애인과 함께 오는 국군장병들에게 할인혜택도 준단다. 또 스포츠와 콘서트의 접목을 시도한 새로운 컨셉트의 공연으로 전국을 휩쓸었던 김건모도 24∼25일 같은 장소에서 ‘연장전’ 공연에 들어간다.(02)522-9933.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크리스마스를 들어요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캐럴 음반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재기발랄한 인디 밴드들과 ‘오버’무대를 주름잡는 가수들이 각각 뭉쳐 비슷한 컨셉트의 음반을 냈다. 비교해서 들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크리스마스 미츠 카바레 사운드(Christmas Meets Cavare Sound) 인디 레이블 카바레사운드 소속 가수들이 참여한 크리스마스 캐럴 컴필레이션 음반. 여성 2인조 메리고라운드가 ‘크리스마스 스페셜’로 상큼하게 첫 트랙을 돌면 로큰롤 밴드 오!부라더스의 장난기 넘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뒤따르고, 이어 플라스틱 피플의 안재한이 포근함을 선사하는 기타 연주(Wish Me A Merry Christmas)로 긴장을 풀어준다. 이밖에 다방밴드, 갑균이네, 미스터 펑키 등 실력 짱짱한 밴드들이 ‘조이 투 더 월드’‘루돌프 사슴코’ 등을 들려준다. 총 13곡. ●크리스마스 스토리(Christmas Story) 윤도현 성시경 토니안 바다 김조한 버즈 이정 서문탁 에즈원 앤 제이 페이지 솔플라워 나윤권. 이질감 강한 14명의 가수들이 그리는 크리스마스는 이들이 부른 캐럴만큼 다를 것이다. 윤도현은 ‘실버 벨스’를 보다 강하게 울리고, 서문탁은 ‘블루 크리스마스’에서 우울한 감성을 선보인다. 록 사운드에 실려 재해석된 버즈의 ‘징글 벨 록’ 등 기존 캐럴의 변주가 듣는 맛을 꽤 느끼게 해준다.‘아틀란티스 소녀’‘휠릴리’ 등을 만든 히트 제조기 황성제가 만든 ‘세상 가득 사랑을’에서 참여 가수들의 돋보이는 하모니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캐럴을 새롭게 편곡한 13곡과 신곡 3곡 등 총 17곡이 수록돼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i센터]레저 + α

    ●스키시즌권+놀이동산 이용권 기획상품 양지파인리조트는 저렴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시즌권과 놀이동산 연간 자유이용권을 결합한 기획상품을 마련했다.2004∼2005년 시즌 동안 리프트를 언제나 이용할 수 있으며 롯데월드의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연간 이용권을 합쳐 대인은 33만원,소인 24만 5000원이다.그 외에도 반일권,야간권 등 다양한 시즌권을 판매하며 선착순 1000명에게는 시즌 동안 스키와 보드를 무료로 보관해 준다.(02)544-0546 ●매일 오후 4시 동물원서 음악회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는 10월30일까지 동물원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동물원으로의 추억여행’이란 특별프로그램을 마련했다.매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하는 음악회는 추억 속의 노래를 다시 들어보는 ‘가을빛 음악소리 통기타 페스티벌’(평일)과 유명 통기타 가수와 함께하는 ‘작은 가족음악회’(주말),그리고 인기 가수들과 개그맨이 진행하는 이벤트와 레크리에이션음악회 ‘가족사랑 동물사랑 레크리에이션 음악회’ 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회를 진행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02)500-7241. ●추석맞이 ‘펭귄 한복나들이’ 추석에 63빌딩 수족관에 가면 한복을 입은 꼬마펭귄 2마리의 환영을 받을 수 있다.‘꼬마 펭귄 한복나들이’행사는 관람객들에게 펭귄들과의 이색적인 추석 인사와 사진 촬영도 제공한다.(02)789-5663.www.63.co.kr●‘로마제국의 인간과 신’ 특별전 서울역사박물관은 한국·이탈리아 수교 120주년을 맞아 24일부터 ‘로마제국의 인간과 신’이란 주제로 특별전을 한다.역사박물관과 이탈리아대사관 공동 주최로 11월14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이탈리아 토스카나박물관 소장 유물 가운데 엄선한 대리석 조각상과 공예품,보석류 등 390여점이 선보인다.(02)724-0274. ●11월30일까지 황순원 문학제 제1회 황순원 문학제가 11월30일까지 경희대와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열린다.황순원문학촌-소나기마을 건립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문학제는 황순원 소설 다시 쓰기와 그림 그리기,황순원 문학 다시 보기 등의 행사로 이뤄진다.(02)961-0991. ●中해남도 전세기 골프투어 인터넷 여행사 넥스투어는 추석 연휴 기간에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하는 중국 하이난다오 골프투어를 진행한다.24·26·29일에 각각 한 차례 출발한다.‘중국의 하와이’라 불리는 하이난다오는 남국의 정취가 가득한 곳.또 중국 최대의 경제 특구로 특급호텔과 리조트시설,골프장이 많아 추석연휴를 이용해 휴식과 골프를 즐기기에 그만이다.24일 출발하는 여행은 3박4일에 79만 9000원,26일은 4박5일에89만 9000원,29일은 5박6일에 69만 9000원이다.www.nextour.co.kr,(02)2222-6666.
  • 성북구 돈암1동 ‘뜨락음악회’ 가보니

    성북구 돈암1동 ‘뜨락음악회’ 가보니

    지난 1일 오후 8시 성북구 돈암1동 범양아파트 단지 놀이터에는 맑은 피아노 선율이 은은하게 퍼졌다.이어 대나무 목관악기인 팸플루트으로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과 ‘베사메무초’ 등 귀에 익은 팝 음악이 연주됐다.빼곡하게 모인 주민 500여명은 숨소리 마저 죽인 채 이를 경청했다. 돈암1동 사무소가 야심차게 내놓은 ‘뜨락 음악회’는 이달 동안 매주 수요일 아파트 단지를 순회하며 열린다. 저녁식사를 마친 아파트 주민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무대에는 지하철공사의 오디션까지 통과한 준(準)프로급 연주가들이 등장한다. 인근 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정민경(31·여)씨는 “며칠 전 아파트 입구에 내걸린 현수막을 보고 음악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다.”면서 “애까지 업고 나와서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이미숙(36·여)씨는 “저녁식사를 하다가 음악소리가 들려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면서 “옆집과 아랫집 등 아파트 주민들이 대거 나왔기 때문에 모처럼 이웃끼리 인사하며 얼굴을 마주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음악회를 기획한 김재봉 돈암1동장은 “아파트 주민이 전체 인구에서 85%이기 때문에 단지내에서 할 수 있는 음악회를 구상했다.”면서 “정장을 입고 진지하게 듣는 것이 아니라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도 즐길 수 있는 소규모 음악회”라고 밝혔다. 그는 빈약한 동사무소 예산으로 유명 연주가를 섭외하기는 어려워 실력은 좋으면서도 출장비가 비교적 저렴한 공연팀을 모셨다고 귀띔했다. 첫날 공연자는 팸플루트를 부는 장선희(41·여)씨와 재즈 피아니스트 차경찬(38)씨.두 사람 모두 몇 년째 구민회관이나 지하철역에서 공연하며 문화센터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베테랑.장씨는 “팸플루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쳐다보지만 가냘픈 선율이 목가적으로 연주되면 금세 빠져든다.”면서 “오늘 공연은 주민들의 호응이 좋아 어떻게 연주했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뜨락 음악회는 8일과 15일 동부아파트내 분수광장과 삼성아파트내 테니스장옆 공터에서 각각 열린다.22일에는 풍림아파트 배드민턴장에서 10∼30대를 위한 잔잔한 발라드가 준비됐다. 돈암1동 사무소는 날씨가 추워지는 연말 쯤에는 실내 음악회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10년째 재활원 순회음악회 우광혁 한국종합예술대 교수

    18일,성남의 한 재활원에 갑자기 꿍짝짝 꿍짝짝 음악소리가 퍼졌다.재즈드럼,신시사이저,콘트라베이스 등과 멋진 턱시도를 입은 중년의 남자가 앞에서 백파이프를 불며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민요를 연주했다.순간 리듬이 신나게 바뀌는가 했더니 ‘엿장수 가위’를 들고 리듬에 맞추어 몸을 흔들어 댔다.‘곰 세마리가 한 집에 있어‘오카리나 연주에 맞춰 좀체 움직이기 쉽지 않은 재활원 아이들도 힘겨운 몸짓으로 춤추기 시작했다. 턱시도를 입은 채 아이들과 춤을 추는 사람은 우광혁(42) 한국종합예술대학 교수.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통파 예술가인 그가 예술의 전당처럼 근사한 콘서트홀이 아니라 음향,조명 시설이라곤 없는 방에서 이렇게 망가(?)진다. “망가지면 어떻습니까. 저를 반갑게 맞아주고 음악을 듣고 즐거워해 주고 힘겨운 웃음을 지어주는 아이들이 있는데….”호탕한 웃음에 그가 얼마나 이곳에서의 연주를 즐기는지 단번에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이 좋은 음악이란 혜택을 나를 위해서만 쓴다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당연히 나눠야지요.”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그는 1995년 의정부 교도소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고아원,소년원,재활원 등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다녔다.1인 음악회는 어디서든 환영이었다. 그러던 중 그는 당시 근무 중이던 서울시립대 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했다.‘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자.언제까지 이렇게 이기적으로 살 수 없지 않으냐.’그때 합류한 학생들이 6명이었고,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뜻을 같이하는 제자들과 연극,무용인 등 50여명의 단원들과 함께 ‘앙상블,빛소리 친구들’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그는 단장이다. 우교수는 ‘음악’을 ‘밥’에 비유한다.“음악에 가장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악이라는 밥을 퍼주고 싶습니다.그것도 최고 좋은 쌀로 지은 밥으로 말입니다.”그래서 그는 10평도 안 되는 조그만 재활원의 방에서 공연을 할 때조차도 턱시도를 차려 입고 제대로 악단을 구성한다.예술의 전당을 통째로 옮긴다는 생각이다. 전국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280여차례 공연을 한 그는 가장 음악이 필요한 곳은 재활원이란 생각이 들어 3년 전부터는 재활원에만 순회공연중이다.“움직이기 쉽지 않고 행동이 통제 안돼 공연장으로 가서만 음악을 들어야 한다면 평생 들을 수 없거든요.”그의 재활원 순회에는 또다른 뜻도 있다.“그곳에서 봉사하는 선생님들을 위로하기 위한 연주회이기도 해요.정신적,신체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느라 선생님들은 늘 피곤하고 외롭거든요.‘힘드시지요’,한 마디만 건네도 눈물을 왈칵 쏟을 정도입니다.” 거창하게 음악가의 사회적 역할을 논하지 않아도 인간적으로 자신의 것을 나누어줄 줄 아는 마음을 가진 넉넉한 음악가로 살고싶다는 우 교수,헤어지면서 그는 당부의 말을 했다.“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과 인내의 대상입니다.”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지금 모란시장엔…

    모란시장을 다녀왔다.전국 최고 규모의 5일장인 모란시장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먹을거리의 마당터이다.70년대의 풍경을 그대로 담고 있는 모란시장은 물건 파는 사람이 절반,음식 파는 사람이 절반이다.“사람 닿는 곳에는 술잔 비어 있을 날이 없다.”는 옛말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 아직 입김이 배어 나오는 초봄 오후.참새 꼬치구이를 들고 막걸리 한사발을 털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제법 눈에 띈다.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 걸어가는 동안 봄의 전령사들을 알현한다.흙냄새 폴폴 풍기는 냉이,달래,푸른 빛의 아삭거림이 들리는 듯한 봄동의 모습이 푸르다.매월 끝자리 4와 9가 들어가는 날에 들어서는 모란시장은 또한 ‘만물시장’이기도 하다.발품 따라 올라온 전국의 희한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들이 즐비하니 눈으로 즐기는 쇼핑에 이보다 더한 즐거움은 없다.광약(光藥)장수의 마술같은 손놀림에 번쩍번쩍 빛을 발하는 수저와 그릇들,굼벵이·말린 지네를 보고 놀라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혼비백산 정신을 빼어놓는 리어카 뽕짝 테이프의 음악소리는 노인들의 어깨들 들썩이게 만든다.엿장수의 품바소리도 한몫한다.차력사의 기합소리가 매우 단단하다.이렇듯 모란시장에는 잊고 지내고 있지만 잊혀질 수 없는 추억의 소리들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발길을 붙잡는 곳은 역시 먹을거리 장터이다.가마솥에 끓고 있는 장국이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는 대강 썰어 다대기 곁들여 후루룩 말아 먹어도 그맛이 일품이다.통째로 돼지 한마리를 굽고 있는 바비큐의 먹음직스러운 모습은 식도락가들의 눈길을 끌기에 제격이다.팔꿈치를 붙잡는 아주머님들의 호객도 적당히 흥정할 수 있다.철판에 돼지기름 두르고 모둠접시 한판 구워 내면서 서비스로 소주 한병 받아 즐기는 아저씨들의 능청은 아주머님 못지않다.5000원에 한 바가지 성게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서는 사람들,모처럼 몸보시하시겠다며 시장 바닥을 통통 튀고 있는 잉어,가물치,붕어들의 날랜 놀림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움츠렸던 마음속의 온기를 느껴본다. 오랜 불경기 탓에 시장경기 역시 만만찮다.사람은 많지만 쉽게 호주머니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 상인들의 한숨섞인 목소리다.1500여 상인들의 물건중에 토종품이 줄어들고 중국산 등 수입 농산물이 현저하게 늘어난 것도 안타깝다.골목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기름집의 고소함에는 중국산 참깨가 그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어쩐지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지만 그래도 모란시장에는 넉넉한 우리네 인심과 우리 먹을거리들이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봄길,햇볕이 닿는 풍경중 가장 아름다운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시장일 것이다.모란시장에 가면 사람 사는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정신우 푸드스타일리스트˝
  • 80년대 추억속으로/’와이키키 브라더스’ 스크린서 무대로

    가끔 그럴 때가 있다.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 유행가 한 소절에 마음을 빼앗겨 순식간에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경험.서울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하는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연출 이원종)는 1980년대 초반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련하게 떠올릴 향수 짙은 가요와 팝송들로 추억여행에 빠져들게 하는 작품이다. ●1막에선 20년전 가요와 팝송이 주류 설 연휴와 함께 몰아닥친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연희동의 서울뮤지컬컴퍼니 연습실.문을 열기도 전에 강렬한 비트의 음악소리가 먼저 귀를 두드린다.밖은 추위로 꽁꽁 얼어 붙었는데 연습실 안은 뜨거운 열기로 달아 올라 있었다. “어때,기타소리가 끝내주지 않냐.”(성우)“내가 그걸 어떻게 해,발표회가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쉽게 할 수 있는 걸로 해.”(강수)“야,베이스의 생명은 폼이야.G코드의 떨림,긴머리 휘날리면서 빠져드는 연주,폭발적인 사운드.”(정석) 충주고 밴드부 ‘충고보이스’의 세 멤버가 고교 연합 발표회에서 선보일 연주곡을 두고티격태격하는 장면.그런데 새로 산 기타를 자랑스럽게 품에 안은 성우를 빼고,강수는 드럼 대신 세수대야를,정석은 베이스기타 대용으로 빨래판을 들고 있다.마음은 ‘레드제플린’‘딥 퍼플’인데 몸은 ‘송골매’에도 못 미치는 그들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들을 연기하는 배우는 윤영석(성우),추상록(강수),주원성(정석).연주하는 품새가 그럴듯하다 했더니 고교 밴드부에서 활약했던 경험을 자랑스레 털어놓는다.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으로 열연했던 윤영석은 고3때 성악을 하기 전까지 통기타 가수가 꿈이었고,주원성은 작곡가 최호섭 하광훈 등과 밴드를 결성해 기타 연주를 했었단다.추상록도 축제때 단골로 불려다니던 밴드부였고,97년에는 앨범을 발표해 가요순위에 오른 적이 있다고 했다. ●꿈 많던 고딩, 세월 흘러 떠돌이 밴드로 섬세한 감성을 지닌 성우,단순하고 우직한 성격의 강수,그리고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며 살 줄 아는 정석.개성은 달라도 음악에 대한 꿈과 열정 하나로 뭉쳤던 이들은 20년이 흘러 지방 밤무대를 떠도는 삼류밴드의 인생을 살게 된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무대로 옮긴 이 뮤지컬에서 원작과 가장 차이나는 부분은 ‘충주보이스’에 대적하는 여고생 밴드 ‘버진 블레이드’의 등장.인희(김선영),길주(김영주),영자(박준면)는 파워풀한 연주와 가창력으로 ‘충주보이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결국 트럭 야채장수와 라디오 진행자,보험설계사로 평범한 인생을 살아간다. 고교 시절을 그린 1막에선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로커스트의 ‘하늘색 꿈', 김수철의 ‘나도야 간다’,그룹 퀸의 ‘위 윌 락 유’ 등 80년대 유행했던 가요와 팝송이 주류를 이룬다.야간업소에서 일하는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2막에선 ‘상하이 트위스트’‘잘못된 만남’에서부터 ‘챔피언’까지 다양한 음악으로 역동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성우와 인희의 애틋한 감정을 다룬 듀엣곡 ‘내 마음속의 그대’ 등 3곡의 창작곡도 삽입된다. 주원성은 “386세대에겐 향수를,젊은 세대에겐 ‘저런 노래도 있었구나.’하는 신선함을 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윤영석은 “현실의 삶에 치여서 사라진 어릴 적 꿈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프리뷰 기간 티켓 30~50% 할인 서울뮤지컬컴퍼니 김용현 대표는 “수입 뮤지컬의 홍수속에서 우리 이야기를 우리 노래에 담은 창작뮤지컬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공연장 로비를 80년대 교실 풍경으로 꾸며 관객의 향수를 자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오는 30일부터 3월14일까지 뮤지컬전용극장 팝콘하우스에서 공연된다.2주간의 프리뷰 기간(2월13일까지)에는 티켓값이 30∼50%할인된다.(02)3141-1345. ●'와이키키 브라더스' 어떤 영화 임순례 감독이 2001년 발표한 영화.‘비틀스’를 꿈꾸던 고교시절의 밴드가 지방 나이트클럽 밤무대 밴드로 궁상맞게 살아가는 현실을 쓸쓸하면서도,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서울 낙원동에서 수안보 관광호텔까지 실제 밤무대 밴드들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들었다.성우역의 이얼을 비롯해 오지혜,박원상,류승범등 연기자들의 뛰어난 앙상블과 송골매의 ‘세상만사’,옥슨80의 ‘불놀이야’ 등 향수를 자극하는 가요들로 독특한 정서를 자아냈다.트럭 야채장사를 하던 인희가 성우를 만난 뒤 가수의 꿈을 되살려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를 부르는 마지막 장면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이순녀기자 coral@
  • [사라지는 것을 찾아] 학교종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우리 귀에 너무나 익숙한 동요다.몽당연필로 침을 묻혀 누런 공책에 꾹꾹 눌러 글을 쓰며 공부했던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학교 종소리. 이제 학교종은 역사가 오래된 학교에 간혹 기념물로 걸려있는 골동품일 뿐이다.학교 종소리도 동요가사에나 남아 있을까 실제로는 듣기 어렵다. 산골,섬마을에도 전기가 보급돼 학교들이 방송시설을 갖춰수업의 ‘시작’과 ‘마침’을 음악소리로 알리는 방식으로바뀌면서 학교종은 자취를 감추게 됐다.따라서 젊은 세대들은 학교종이 어떻게 생겼으며,무엇을 하는 데 썼는지 잘 알지 못한다. 지난 70년대까지만 해도 두메산골의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시작과 끝날 때를 종을 쳐 알려주었다.시계도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매일 정해진 때에 울리는 종소리는 어림짐작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구실도 했다.교무실 유리창문 밖가까운 곳에 매달려 있는 종이 전체 학생들의 움직임을 지휘하는 도구였던 셈이다. ‘땡땡땡 땡땡땡’‘땡 땡땡 땡 땡땡’종 치는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해 놓았고,학교 나름대로 조금씩 달랐다. 월요일 아침 교장선생님이 훈시하기 위해 전체 학생 모임을 알릴 때,수업시간 시작과 종료,당번학생이나 교사들의 모임을 전할 때,그때마다 다 다르게 종을 쳤지만 되도록 기억하기 쉽도록 간결하게 쳤다. 종소리는 학교 안에서 학생,교사들끼리 무언의 약속이었다. 학생들은 종소리를 들으면 무엇을 알리는 소린지 곧바로 알아채고 상황에 맞게 부리나케 움직였다. 아침 조회나 수업시간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는데도 노는 데 빠져 종소리를 듣지 못했다가 혼나는 학생들도 더러 있었다. 수업시간이 끝날 무렵 소변이 마려울 때,점심시간에 앞서배속에서 계속 쪼르륵 소리가 나는 4교시 끝날 무렵,그때 들리는 종료 종소리는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학교종을 치는 사람은 꼭 정해져 있지 않았다.기능직 직원이나 교무실에 남아 있는 교사,교감,누구든 종을 칠 시간이되면 교무실에서 창문을 열고 종에 달린 줄을 당겼다. 헐렁한 고무신을 신고 허리나 어깨에 책 보따리를메고 학교를 다녔던 세대들에게 학교 종소리는 학창시절의 아련한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동심에 젖게하는 추억의 소리다. 울산 옥동초등학교 성판술(成判述·60) 교장은 “학교에서종을 치던 시절 되도록이면 맑고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 좋은 종을 구하려고 무척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학교 주변에서 온갖 소음이 들려와 학습분위기가 어수선할때가 많은 요즘,조용하고 아늑한 시골 교정에 맑고 은은하게 울려퍼지던 학교종소리.땡땡땡,그 소리가 그립다. 강원식기자 kws@
  • 넘쳐나는 쓰레기 피서지 ‘몸살’

    올해 전국의 해수욕장과 계곡 등에는 계속된 무더위로 피서 인파가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피서객들이 떠난 자리에는 각종 쓰레기가 쌓여 생태계 파괴는 물론 전국적으로 처리비용만 수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피서 인파] 올해 강원도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강원도 환동해출장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강원도 95개 해수욕장이 개장한 이후 15일 현재까지모두 1,177만여명의 피서객이 찾아온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총 입장객 1,077만2,000여명을 이미 100만명이나 초과한 것이며 95년(627만1,000여명)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31개 해수욕장이 몰린 태안지역도 올해피서객 수가 825만명에 달해 지난해 814만명보다 11만여명이 늘었다. [쓰레기 투기]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매일 10여t의 쓰레기가 발생하는 등 95개 해수욕장에서는 하루 평균 180여t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온다.쓰레기 치우는데 600여명이매달리고 있다. 밤에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얌체족도 많다.이들은 밤중에술을마신 뒤 술병과 안주를 백사장에 그대로 남겨두거나 모래속에 파묻고 가버린다.경포대해수욕장에서 야간에 버려지는 쓰레기 양이 매일 1t이 넘는다. 행락지 쓰레기는 처리비용도 생활 쓰레기(t당 10만원)보다2배 이상 비싸 t당 20만∼24만원에 이른다.강원도는 쓰레기처리비용만도 14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더 큰 문제는 쓰레기에 국토가 오염된다는 점이다.환경부관계자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수질 오염 등으로 전염병 발생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무질서] 해수욕장 주변은 몰려든 오토바이 폭주족과 마구터뜨려 대는 폭죽 소음 등으로 피서객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대천해수욕장은 각종 놀이기구에서 나는 기계음과 음악소리 등의 소음에 인근 주민들까지 소음공해에 시달렸다.전북 부안경찰서는 관내 6개 해수욕장에서는 지난달 개장 이래 폭력 5건,경범죄 5건,자연공원법위반 14건 등 모두 42건의 범법행위가 적발돼 50명이 불구속 또는 즉심에 회부됐다. 전국 종합
  • 그늘진 이웃 돌보는 수녀님들 사랑

    구세군 자선남비가 등장할 무렵이면 방송사들도 어김없이 그늘진 이웃을 다루는 프로들을 한두편씩 쏘아올린다.21일 KBS 1TV ‘현장르포 제3지대’의 ‘수녀님과 소년오케스트라’편과 22일 MBC ‘MBC스페셜’의 ‘소피아 수녀와 평화계곡 사람들’.공중파 방송이 하룻사이로 렌즈를 들이댄 소외지대에는 공교롭게도 모두 수녀님들이 버티고계시다. ‘…소년오케스트라’는 지난해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공연무대에도함께 올랐던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 얘기다.천주교 마리아수녀회가 오갈데없는 아이들을 보듬기위해 마련한 이 보금자리에 음악소리가 흐르기 시작한 건 79년.미사를 위한 합주부를 조직하면서부터다. 그로부터 21년.70여명으로 불어난 오케스트라에선 음대 진학생들이나왔는가 하면 예술의전당 무대까지 정복했다. 이들의 가장 큰 ‘빽’은 불케리아 수녀님.아이들앞에 귀신처럼 나타나 잔소리를 해대 ‘잠수함수녀님’이란 별명이 붙었다.음악은 부자부모를 둔 친구들만 하는거라 체념하려는 아이들에 낡은 악기를 안겨주고,독립한 누나 형에 용돈을 쥐어주며 격려해온 수녀님.자식을 키우듯 가슴졸여온 수녀님 기도가 있었기에 아이들은 번듯한 오케스트라단원으로 자랐다. 그런가하면 ‘…평화계곡 사람들’은 부랑아들과 함께 해온 일곱수녀들 사연.왕초격인 소피아수녀는 94년 경북 성주 폐광지역 땅을 기증받자 이곳에 부랑아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꾸린다. 세상말단까지 내려간 이들이 속속 흘러든다.날건달로 한세상 풍미하다 알콜중독으로 죽을뻔한 정길,사고로 팔을 잃고 삶을 팽개쳤던 종혁….사랑할 기회를 주지않는 인생앞에서 거칠어져 갈수밖에 없던 이들은 맨처음 군말없이 시중을 드는 수녀님들을 험악한 시선으로 째려보다가,심기를 건드리며 왕초수녀와 대판 싸워도 봤다가,마침내 수녀들을 ‘엄마’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감동적 사연들임에도 불구하고 흘러내리는 시청자 눈물만으론 뭔가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칠수 없다.왜 그늘진 곳에는 항상 성직자들만있어야 하며,방송사들은 주기적으로 이런 프로를 만들어내 시청자 온정을 구걸해야 하는건지.어쩌면 사회 모두와 국가가 져야할 책임을우리는 그들에게만 지우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손정숙기자 jssohn@
  • 젊은 詩의 미학…詩壇 새지평 연다

    시를 읽는 사람들이 명백히 줄어든 상황에서도 우리 시에 온 몸을 바치는 젊은 시인들은 결코 전보다 줄어들거나 하지 않는다.시가 세계를 바꾼다거나,이제껏 시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을 감흥시키는 새로운 미학의 발견은 헛된 기대로 끝나곤 했다.그러나 우리의 젊은 시인들은 우주의 한자락 혹은 허공의 먼지 하나를 뒤집는 새로움이 있다는 자부심으로 시를 창작한다.젊은 시인들의 새로움은 한층 주목할필요가 있다. 30대의 문인들이 편집하는 문학 계간지 ‘문예연구’가을호는 ‘새 천년을 여는 젊은 시인’이란 기획특집을 통해 이들을집중 분석했다. 대상이 된 시인은 김선우,박정대,배용제,연왕모,이대흠등 5명.이들의 시세계를 분석한 5명의 비평가들도 이제 막 활동을시작한 신예들로서 새롭고 젊은 시선이 돋보인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을 중심으로 김선우론을 쓴 평론가 이성우는 “시인은 자신과 어머니를 포함한 여성들의삶을 투명하게 드러낼 뿐 다른 것은 의도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 뒤 “그의 시는 대자적여성으로서의 인식 내용을 즉자적 목소리에 담아 그 어떤 페미니즘 이론보다 더 설득력있게 독자의 가슴과 머리를 파고든다”고 평하고 있다. 특히 여성으로서 부대껴야 할 고된 현실을 여성의 몸을 통해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것을 김선우 시의 장점으로 꼽는다.시인은 여성성과모성의 현실적 모순을 극복하는 힘이 근본적으로 여성의 몸에 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고 현실의 허위 의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모티프로서 여성동성애를 활용하기도 한다. 평자는 작품 ‘운주에 눕다’에서의 ‘꽃을 벗어나고 있는 가시연꽃’이란 구절처럼 한 여성으로서,더 나아가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를 높이 사고 있다. 박정대의 시 세계를 분석한 평론가 이재복은 ‘촛불을 켠다/바라본다/고요한 혁명을’이란 ‘촛불의 미학’ 시편에 주목한다.어둡지도밝지도 않는 촛불을 켜는 것은 무한한 세계로의 입사식을 의미하며이는 알듯 모를 듯 애매모호한 세계를 들추어 낸다는 점에서 고요한시적 혁명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평자는시인의 이 ‘고요한 혁명’이 시간의 반추를 통해 이뤄진다고 분석한다. 시인이 이 반추의 형식을 술 담배 음악소리 달빛 등의 질료를 통해드러냄에 따라 기억과 추억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고 있다.평자는“기억과 추억이란 모두 존재론적인 아픈 상처의 기록이 아닌가”라면서 존재론적인 상처는 아플수록 의미가 있음을 박정대의 시가 잘일러준다고 말한다. 평론가 김춘식은 시집 ‘삼류극장에서의 한때’를 중심으로 배용제를 논했다.고도자본주의화의 환경에서 무생물과 생물의 차이와 간격을 사라질 뿐아니라 상호 위치와 특징이 뒤바뀌는 전도현상으로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가 나타나는데 시인은 이 병적 징후를 예리하게 진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계문명과 죽음,그리고 존재의 누수 현상은 시인의 핵심적인 시적화두인데 특히 시인의 시선이 냉소와 비판,의심으로 가득차 독자들을불편케 하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평자는 이같은 시선이 90년대의 다른 시인과 그를 차별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평론가 박수연은 기원의 기억을 망각한 상태로서의 이유없는 죽음을되살리는 등 그로테스크 미학이 강렬한 시인 연왕모를 논하면서 그의시는 지각된 이미지들로 잘 짜여진 성채라고 말한다. 그러나 직접적 감각의 재현에 바쳐지지 않고 언어의 밀도와 정황의구체성 사이에서 긴장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이 긴장이 그의 시로 하여금 90년대의 수다스러운 시들 사이에서 확연하게구분되는 절제의 목소리를 갖도록 하는 동력이란 것이다. “말과 사물의 행복한 일치가 깨져버린 시대에 홀로 유사성을 발견하며 살아간다는 점에서 시인은 돈키호테와 같은 광인을 닮았다”는말로 시인 이대흠론을 시작하는 이경수는 “이대흠의 시에서는 몸과우주를 동일시하는 사유가 다시 발견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유사성의 원리가 다시 작동하고 있는 그에게 모든 풍경은 몸의 은유이며 상투적일 수 있는 이러한 은유가 이대흠의 시에서는 강한 맥박과 다소 거친 호흡으로 역동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평자는 꿈틀대는 생명력과 함께 이대흠의 언어에서 새로운 수사학의가능성을 보고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독자의 소리/ 임진각앞 시끄러운 음악소리 견학 방해

    얼마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함께 임진각을 다녀왔다.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은 임진각으로 출발한 후부터 도착하기까지 북한과 6·25전쟁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은 듯 계속해서 질문을 했다. 그러나 막상 임진각에 도착하고 보니 유행가 노랫소리와 어릴 적 시골에서듣던 엿장수 가위소리가 쩌렁쩌렁 카세트를 통해 시끄럽게 울려 펴지고 있었다.그 소음의 제공자는 임진각 기념비 앞의 대로에 천막을 치고는 신이 나서 엿을 팔고 있는 상인들이었다. 주변에는 외국인을 비롯해 국토순례단 학생,모처럼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가족들,그리고 단체로 견학온 지방 여행객,질서 유지를 위해 근무중인 경찰등 많은 사람들이 기념비를 둘러보면서 오가고 있었다.특히 아이들은 한결같이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빛내며 진지한 표정으로 부모의 설명을 들으려 애쓰지만 거리 상인의 시끄러운 카세트 소음에 제대로 들리지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아이들의 방학을 맞아 안보교육 차원에서 찾아온 임진각은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의 시장터에 지나지 않았다.집으로 향하면서 어른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참을 수가 없었다.아이의 일기 내용이 걱정스럽다. 김규연[@hanmail.net]
  • [독자의 소리] 아파트거주자 공동생활 규범에 신경을

    아파트 주거 세대수가 단독주택을 훨씬 앞질렀다 한다.따라서 아파트가 갖고있는 공동생활 규범준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밤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이 뛰어놀고,음악소리가 밤새 쿵쾅거리는가하면 이른 새벽에 베란다에서 빨래를 해 물내려가는 소리가 단잠을 깨우고,부업으로 인한 소음도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 태도 등이다. 애완용 강아지가 끼치는 피해도 만만치 않다.키우는 사람이야 귀엽지만 어린 아이들을 놀라게 하고,개의 배설물이 주차장과 계단에 버려져 있다.베란다에 개를 키우는 경우는 베란다 홈통을 타고 올라오는 냄새는 또하나의 공해다.재충전의 장소인 집이 주위의 이기적인 이웃으로 침해받지 않도록 공중도덕을 준수했으면 좋겠다. 황성하[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 겉치레 카드 보내기/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거리에 자선냄비가 등장하고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지기 시작하면 각 백화점 로비와 대형서점은 카드판매가 성시를 이룬다. 한해를 보내고 맞는 시점에서 웃어른과 이웃, 외국에 나가있는 친지들에게 카드 한장에 마음을 실어보내는 풍속은 아름다운 인정의 향기랄 수가 있다. 기다리던 카드가 배달되고 기다리는 카드를 보낼때의 기쁨은 어떤 값진 선물을 받았을 때보다 더 큰 보람일 것이다. 그러나 사무실에 배달되는 카드의 대부분은 천편일률적으로 형식적이다. 누가 보냈는지도 모를 경우는 말할것도 없고 규격화된 내용에 자필서명만이 기재된 것은 허망하기조차 하다. 봉투를 뜯는 수고만했다는 불쾌감마저 든다. 아예 사인까지 남에게 시켜서 쓴것은 받자마자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이런 카드는 차라리 보내지 않느니만 못하다. 그렇게 귀찮은 일이라면 제발 하지 말아달라고 만류하고 싶어질 정도다. 최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1,200만명의 베이징 시민들이 성탄절과 음력설 사이에 보내는 카드는 3,000만장으로 카드제작을 위해 매년 1만그루이상의 나무를 벌목해야 한다고 전한다. 더구나 종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9,000t의 폐수가 발생하여 환경파괴를 가중시키는만큼 국민은 카드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니며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성탄카드와 연하장 우편량은 연간 약 6,400만t. 이에 드는 종이 사용량은 10년생 나무 1만2,800그루를 벌목해야 충당된다. 한 장의 연하장이 잃어버린 시간과 잊혀진 사람을 다시 찾게 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성이 담기지 않은 허례허식은 국력낭비일 뿐이다. 더구나 지금은 온나라가 긴장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시대다. 이런 불황이 아니더라도 카드발송은 통신수단의 발달과 함께 차츰 외면당하고 있다. 전화안부나 전자우편등 인터넷을 통해 음악소리까지 담긴 새로운 카드들이 얼마든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필도 육성도 담기지 않은 성의없는 카드는 쓰레기에 불과하다.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는 없겠지만 가장 실용적인 풍조를 자발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할때다. 카드를 안보내면 한 그루의 나무를 살린다는 의지로 모든 무모한 형식과 겉치레를 과감하게 떨쳐버릴 줄 알아야 겠다.
  • 이모저모/당 창건 보고대회 ‘충성’ 촉구

    ◎군·학생 등 동원 곳곳서 경축행사 【내외】 ○…북한은 9일 평양 평양체육관에서 노동당 창건 52주 기념 중앙보고대회를 열어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 제고를 촉구했다. 중앙방송에 따르면 이날 대회에서 당비서 김기남은 보고를 통해 김정일 당총비서 추대를 ‘우리 당의 역사적 사변’이라면서 “김정일을 영원한 수령으로 모시고 김정일의 영도따라 주체혁명위업을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회에는 김정일은 불참했고 부주석 이종옥 박성철,부총리 겸 외교부장 김영남,당비서 계응태 전병호 한성용 등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8일 김정일이 당총비서로 공식 추대된 이후 평양시 청년학생들,인민무력부,사회안전부,육해공군 장병들의 경축야회를 각각 개최했다.2만명의 청소년을 동원,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평양시 청년학생들의 야회에서 청년동맹1비서 최용해는 “김정일을 우리당 총비서로 높이 모신 영광스러운 시대의 첫 세대 청소년답게 경애하는 장군님에 대한 절대적인 숭배심을 지니고 김일성조선,김정일장군님의 나라를 온세상에빛내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무력부 육해공군 장병들과 사회안전부 군무자들도 이날 전승광장에서 경축야회를 갖고 “수령결사옹위정신,총폭탄정신,자폭정신을 지니고 우리의 미래이신 김정일 장군님을 결사옹위하는 제1근위병,제1결사대가 될 굳은 결심을 했다”고 중앙방송은 전했다.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의 노동당 총비서직 승계를 축하하기 위해 전날에 이어 9일에도 거리 곳곳에서 축제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통신은 평양 시내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김일성 광장과 북한 제1백화점,대극장과 거리,교차로 등 곳곳에서 춤판이 벌어지고 있으며 곳곳에서 오케스트라와 확성기를 통해 커다란 음악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곳곳에 경축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한 천막으로 만든 소매상점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김정일의 총비서직 승계를 축하하는 대형 포스터를 단 꽃차가 정기적으로 거리 곳곳을 운행하고 있다고 통신은 말했다. 평양 시내 곳곳에는 또 ‘우리 당의 최고위에 오른 위대한 지도자 김정일 동지를 뜨겁게 축하하자’,‘21세기는 김정일의 시대’라는 등의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