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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 허물고 날아오른 ‘범’, 조선 힙합이 내려온다 ♬

    경계 허물고 날아오른 ‘범’, 조선 힙합이 내려온다 ♬

    202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3개 부문,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5개 부문 노미네이트. 2021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방탄소년단을 떠오르게 하는 이 이력에는 밴드 이날치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올라 있다. 여기에 국악 발전에 기여한 예술가를 꼽는 KBS국악대상 단체상(2020)까지 더하면 장르, 경계 같은 말은 무색해진다. 짧게는 17년에서 길게는 30년,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한 우물을 파던 일곱 뮤지션은 이날치라는 이름으로 뭉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밴드가 됐다. 최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그들은 “선을 넘어 자유롭고, 그 자유를 어떻게 잘 누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가끔 저희끼리 이런 농담도 해요. 이거 장난 아니지? 허언증 아니지?” 지난해 ‘1일 1범’(하루 한 번 ‘범 내려온다’ 영상을 보는 현상) 열풍을 일으키며 대중음악계를 휩쓴 이날치 멤버들끼리 건네는 우스갯소리다. 가장 ‘핫한’ 인물만 한다는 최신 스마트폰과 카드사 광고 모델에, 지상파 예능과 음악 방송까지 빽빽한 일정에 실감이 안 날 때도 많다. 밴드 결성 1년 남짓, 그간의 경험은 예상도 못한 것이다. “어릴 때 TV를 보면서 난 판소리를 하니까 아무리 잘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덴 못 나가겠지, 레드카펫은 못 밟아 보겠지 했는데 다 이뤄지고 있어요.” 소리꾼 신유진이 한껏 들떠 얘기했다. 에스토니아 같은 낯선 나라에서 ‘꼬부랑 글씨’로 달아 주는 댓글과, 판소리 ‘수궁가’를 노래방에서 불렀다는 청년들의 반응은 뿌듯함을 넘어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주변 반응은 말할 것도 없다. 밴드 어어부프로젝트와 퓨전 그룹 씽씽을 이끌었던 장영규와 드러머 이철희, 베이시스트 정중엽도 관심과 응원이 새롭다. 유명 음악인들의 세션도 해 온 이철희는 “난 항상 뒤에 있는 병풍 같은 사람이었는데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며 “저를 고양이 밥 주는 사람으로 알던 동네 주민들도 제 직업을 알게 됐고 아이들은 사인 요청도 한다”고 했다.소리꾼 신유진, 이나래, 권송희, 안이호도 반가운 연락을 많이 받는다. 20대인 신유진은 또래들이 플레이리스트에 ‘수궁가’를 추가해 외울 만큼 반복 재생하는 모습에, 권송희는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한 우물 파더니 출세했다”는 친구의 문자에 보람을 느낀다. 딸 걱정에 “(고향인) 전주로 내려오라”시던 엄마는 이젠 이날치의 스케줄을 모두 꿰고 실시간 모니터를 하신다. 이나래는 “제가 좋고 행복해서 판소리를 했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원활하진 않았다”며 “지금은 엄마가 장사가 안 돼도 살맛난다 하신다”며 활짝 웃었다. 이런 ‘격변’의 서막은 2018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올린 음악극 ‘드라곤킹’에서 열렸다. 판소리 ‘수궁가’를 재해석한 작품의 음악을 맡은 장영규를 중심으로 국악인과 대중음악인들이 모였고, 이듬해 홍대 클럽 공연과 지난해 5월 앨범 ‘수궁가’로 활동이 이어졌다. 베이스 둘, 보컬 넷에 드럼을 더한 구성은 고수와 소리꾼으로 이루어진 판소리 리듬을 살리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2020년판 이날치의 ‘별주부전’은 중독성을 더하며 강력해졌다. “범 내려온다” 같은 후크는 귀에서 계속 맴돌고, ‘좌우나졸’ 등에서는 속사포 랩이 뿜어져 나온다. “이것이 ‘국힙’(한국 힙합)이다”, “조선의 클럽에 온 걸 환영한다”는 댓글과 딱 맞아떨어진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권익도는 “자를 재듯 짜 맞추는 ‘아이돌 중심의 케이팝’과는 DNA부터 다르다. 진정한 음악과 문화란 이 노래처럼 자연스레 얽히고설키는 넝쿨 같은 것”이라며 “이 대안적 대중음악은 케이팝의 정형화된 틀을 다시금 찢어발긴 주머니 속 송곳”이라고 평했다.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안무가 더해진 ‘힙한’ 영상은 음악의 파급력을 증폭시켰다. 2019년 9월 함께 꾸민 ‘네이버 온스테이지’ 클립에 차츰 ‘좋아요’가 쌓이더니 이들이 출연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은 단숨에 누적 조회수 5억뷰를 넘겼다. 패러디와 커버 콘텐츠도 넘친다. 안이호는 “중요한 시기마다 산신령 같은 분들이 나타난 덕”이라고 했지만, 멤버들이 쌓아 온 협업 경험은 이날치가 날개를 다는 가장 큰 동력이었다. 각 멤버가 음악을 해 온 시간만 더해도 175년. 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에게 협업을 제안한 장영규부터 국악뮤지컬집단과 정가악회 등 여러 그룹을 거쳐 온 소리꾼들까지 모두들 자신의 영역에 골몰하면서도 타 장르와 섞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음계 정의나 박자 개념이 달라서 생기는 국악과 양악의 이질감은 줄고 합을 맞추는 센스와 눈치는 늘었다. 음악만큼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멤버들도 잘 섞였다. 서로 배려하면서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는 덕분에 “매일이 명절 같다”는 자평이 가능하다. ‘막내 라인’인 신유진, 이나래, 권송희는 “선배님들은 우리가 훨씬 어린데도 항상 존댓말을 하시고 늘 의견을 수렴해 준다. 음악에 있어선 세대 차이도 나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메이저와 마이너, 나이 구분 없는 작업은 뮤지션으로서 새 길을 열어 주었다. 국악과 대중음악이라는 장벽도 깨져 나갔다. “한 시장에서 다 른 시장으로 넘어가 봐야겠다거나, 내가 어디든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지만 이날치를 통해 가능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적벽가’를 완창한 안이호 역시 “어디 있든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게 좋다”고 덧댔다. “국악과 대중음악이 그렇게 특별히 다른가 싶다”는 그는 “완창을 하는 나와 클럽에서 노래하는 나, 모두 이날치의 보컬인데 이제 국악을 안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이젠 그런 질문을 받지 않는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경계를 넘는 사람들 덕에 음악의 장벽도 무너지고 있다. KBS국악대상에 이어 오는 28일 열리는 한국대중음악상 종합분야와 최우수 모던록과 크로스오버 음반 후보에 올랐다. 두 시상식에서 모두 트로피를 거머쥔 팀은 11년차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 정도다. 이날치가 지향하는 얼터너티브 팝은 “국악을 다시 부른다”는 접근이 아니라, 128bpm의 비트를 만든 뒤 베이스 루프를 짜고, 리듬을 탈 수 있는 곡을 만든 후 ‘수궁가’를 대입하는 방식이었다. 이 역발상은 춤추고 싶은 음악을 만들어 냈다. 국악 전공자들에게 더 넓은 활동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거칠지만 다채로운 요소를 담고 있는 판소리는 문학으로서의 힘도 가져 무궁무진한 재료다. “백화점 같은 음악”, “그림을 그리는 붓이 많아 다른 장르와 만날 때 여러 색을 낼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게 이날치가 표현한 판소리의 매력이다. 지난 3일 낸 새 싱글 ‘여보나리’ 역시 ‘수궁가’의 한 대목이다. 원곡 분위기는 구슬픈데, 한 술자리에서 권송희가 밝게 부른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댄스곡으로 탄생시켰다. 16일에는 이 곡과 ‘약일레라’를 합친 ‘완전체 수궁가’를 CD로 발매했다. 연결되는 하나의 이야기로서의 매력이 더 잘 살아 있다. 밴드 음악의 새 시장을 일구고 있는 이날치의 다음 발자국은 어디에 새겨질까. 올해 중반부터 작업할 계획이라는 2집 구상은 물론, 장기적인 고민까지 뻗은 답이 돌아왔다. 장영규는 “지금 우리가 유명인인가, 밴드인가 스스로 헷갈릴 정도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화제성은 사라질 것”이라며 “결국 밴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국악이 어느 순간 인격을 가진 말이 되었지만, 결국 음악에 사람이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음악을 하는 것”이라는 안이호는 “지금 우리가 재밌게, 잘할 수 있는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고 즐겨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경계 지우고 자유롭게 날다…‘조선의 아이돌’ 이날치의 1년

    경계 지우고 자유롭게 날다…‘조선의 아이돌’ 이날치의 1년

    202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3개 부문,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 5개 부문 노미네이트. 2021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방탄소년단을 떠오르게 하는 이 이력에는 밴드 이날치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올라 있다. 여기에 국악 발전에 기여한 예술가를 꼽는 KBS국악대상 단체상(2020)까지 더하면 장르, 경계 같은 말은 무색해진다. 짧게는 17년에서 길게는 30년,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한 우물을 파던 일곱 뮤지션은 이날치라는 이름으로 뭉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밴드가 됐다. 최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그들은 “선을 넘어 자유롭고, 그 자유를 어떻게 잘 누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이거 장난 아니지?” 뜨거운 반응, 실감 안날때 많아 “가끔 저희끼리 이런 농담도 해요. 이거 장난 아니지? 허언증 아니지?” 지난해 ‘1일 1범’(하루 한 번 ‘범 내려온다’ 영상을 보는 현상) 열풍을 일으키며 대중음악계를 휩쓴 이날치 멤버들끼리 건네는 우스갯소리다. 가장 ‘핫한’ 인물만 한다는 최신 스마트폰과 카드사 광고 모델에, 지상파 예능과 음악 방송까지 빽빽한 일정에 실감이 안 날 때도 많다. 밴드 결성 1년 남짓, 그간의 경험은 예상도 못한 것이다. “어릴 때 TV를 보면서 난 판소리를 하니까 아무리 잘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덴 못 나가겠지, 레드카펫은 못 밟아 보겠지 했는데 다 이뤄지고 있어요.” 소리꾼 신유진이 들뜬 목소리로 얘기했다. 에스토니아 같은 낯선 나라에서 ‘꼬부랑 글씨’로 달아 주는 댓글과, 판소리 ‘수궁가’를 노래방에서 불렀다는 청년들의 반응은 뿌듯함을 넘어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주변 반응은 말할 것도 없다. 실험적인 사운드로 주목받았던 밴드 어어부프로젝트에 이어 퓨전 국악 그룹 씽씽을 이끌었던 장영규와 드러머 이철희, ‘장기하와 얼굴들’ 출신의 베이시스트 정중엽도 관심과 응원이 새롭다. 유명 음악인들의 세션도 해 온 이철희는 “난 항상 뒤에 있는 병풍 같은 사람이었는데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며 “저를 고양이 밥 주는 사람으로 알던 동네 주민들도 제 직업을 알게 됐고 아이들은 사인 요청도 한다”고 했다. 소리꾼 신유진, 이나래, 권송희, 안이호도 반가운 연락을 많이 받는다. 20대인 신유진은 또래들이 플레이리스트에 ‘수궁가’를 추가해 외울 만큼 반복 재생하는 모습에, 권송희는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한 우물 파더니 출세했다”는 친구의 문자에 보람을 느낀다. 딸 걱정에 “(고향인) 전주로 내려오라”시던 엄마는 이젠 이날치의 스케줄을 모두 꿰고 실시간 모니터를 하신다. 이나래는 “제가 좋고 행복해서 판소리를 했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원활하진 않았다”며 “지금은 엄마가 장사가 안 돼도 살맛난다 하신다”며 활짝 웃었다. 날개가 된 협업…수궁가, 춤 추고픈 대중음악으로이런 ‘격변’의 서막은 2018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올린 음악극 ‘드라곤킹’에서 열렸다. 판소리 ‘수궁가’를 재해석한 작품의 음악을 맡은 장영규를 중심으로 국악인과 대중음악인들이 모였고, 이듬해 홍대 클럽 공연과 지난해 5월 정규앨범 ‘수궁가’ 활동이 이어졌다. 베이스 둘, 보컬 넷에 드럼을 더한 구성은 고수와 소리꾼으로 이루어진 판소리 리듬을 살리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조선 후기 명창인 이날치는 국악과 관련된 이름을 찾던 중 느낌이 가장 좋아 팀명으로 낙점했다. 2020년판 이날치의 ‘별주부전’은 중독성을 더하며 강력해졌다. “범 내려온다” 같은 후크는 귀에서 계속 맴돌고, ‘좌우나졸’ 등에서는 속사포 랩이 뿜어져 나온다. 사설, 아니리, 소리 등 판소리 요소들은 댄스, 힙합, 록이 섞인 음악에 속속들이 녹아있다. “이것이 ‘국힙’(한국 힙합)이다”, “조선의 클럽에 온 걸 환영한다”는 댓글과 딱 맞아 떨어진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권익도는 “자를 재듯 짜 맞추는 ‘아이돌 중심의 케이팝’과는 DNA부터 다르다. 진정한 음악과 문화란 이 노래처럼 자연스레 얽히고설키는 넝쿨 같은 것”이라며 “이 대안적 대중음악은 케이팝의 정형화된 틀을 다시금 찢어발긴 주머니 속 송곳”이라고 평했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안무가 더해진 ‘힙한’ 영상은 음악의 파급력을 증폭시켰다. 2019년 9월 함께 꾸민 ‘네이버 온스테이지’ 클립에 차츰 ‘좋아요’가 쌓이더니 이들이 출연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은 단숨에 누적 조회수 5억뷰를 넘겼다. 패러디와 커버 콘텐츠도 넘친다. 2018년부터 이들의 공연을 눈여겨 보고 함께 무대를 해보자고 제안한 게 제대로 통한 것이다. 안이호는 “중요한 시기마다 산신령 같은 분들이 나타난 덕”이라고 했지만, 멤버들이 쌓아 온 협업 경험은 이날치가 날개를 다는 가장 큰 동력이었다. 각 멤버가 음악을 해 온 시간만 더해도 175년. 영화음악을 비롯해 수많은 협업을 해 온 장영규부터 국악뮤지컬집단과 정가악회 등 여러 그룹을 거쳐 온 소리꾼들까지 모두들 자신의 영역에 골몰하면서도 타 장르와 섞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음계 정의나 박자 개념이 달라서 생기는 국악과 양악의 이질감은 줄고 합을 맞추는 센스와 눈치는 늘었다. 치열하게 한 우물 판 멤버들…경력 합치니 175년음악만큼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멤버들도 잘 섞였다. 서로 배려하면서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는 덕분에 “매일이 명절 같다”는 자평이 가능하다. ‘막내 라인’인 신유진, 이나래, 권송희는 “선배님들은 우리가 훨씬 어린데도 항상 존댓말을 하시고 늘 의견을 수렴해 준다. 음악에 있어선 세대 차이도 나지 않는다”고 치켜세웠다. 메이저와 마이너, 나이 구분 없는 작업은 뮤지션으로서 새 길을 열어 주었다. 국악과 대중음악이라는 장벽도 깨져 나갔다. “한 시장에서 다른 시장으로 넘어가 봐야겠다거나, 내가 어디든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지만 이날치를 통해 가능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적벽가’를 완창한 안이호 역시 “어디 있든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게 좋다”고 소감을 붙였다. “국악과 대중음악이 그렇게 특별히 다른가 싶다”는 그는 “완창을 하는 나와 클럽에서 노래하는 나, 모두 이날치의 보컬이다. 예전에는 이제 국악을 안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이젠 그런 질문을 받지 않는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경계를 넘는 사람들 덕에 음악의 장벽도 무너지고 있다. KBS국악대상에 이어 오는 28일 열리는 한국대중음악상 종합분야와 장르 분야 중 최우수 모던록 노래와 크로스오버 음반 후보에 올랐다. 두 시상식에서 모두 트로피를 거머쥔 팀은 11년차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 정도다. 이날치가 지향하는 얼터너티브 팝은 “국악을 다시 부른다”는 접근이 아니라, 128bpm(분당 박자 수)의 비트를 만든 뒤 베이스 루프를 짜고, 리듬을 탈 수 있는 곡을 만든 후 ‘수궁가’를 대입하는 방식이었다. 이 역발상은 춤추고 싶은 음악을 만들어 냈다. 국악 전공자들에게 더 넓은 활동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거칠지만 다채로운 요소를 담고 있는 판소리는 문학으로서의 힘도 가져 무궁무진한 재료다. “백화점 같은 음악”, “그림을 그리는 붓이 많아 다른 장르와 만날 때 여러 색을 낼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게 이날치가 표현한 판소리의 매력이다.지난 3일 낸 새 싱글 ‘여보나리’ 역시 ‘수궁가’의 한 대목이다. 원곡 분위기는 구슬픈데, 한 술자리에서 권송희가 밝게 부른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댄스곡으로 탄생시켰다. 16일에는 이 곡과 ‘약일레라’를 합친 ‘완전체’ CD를 발매했다. 하나의 연결된 이야기로서의 특징이 더 잘 살아 있다. 밴드 음악의 새 시장을 일구고 있는 이날치의 다음 발자국은 어디에 새겨질까. 올해 중반부터 작업할 계획이라는 2집 구상은 물론, 장기적인 고민까지 뻗은 답이 돌아왔다. 장영규는 “지금 우리가 유명인인가, 밴드인가 스스로 헷갈릴 정도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화제성은 사라질 것”이라며 “결국 밴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악이 어느 순간 인격을 가진 말이 되었지만, 결국 음악에 사람이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음악을 하는 것”이라는 안이호는 “지금 우리가 재밌게, 잘할 수 있는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고 즐겨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클래식부터 국악X인문학까지…무료 온라인 공연 ‘집콕’이 설렌다

    클래식부터 국악X인문학까지…무료 온라인 공연 ‘집콕’이 설렌다

    가족들과도 거리를 두며 ‘집콕’ 연휴를 보내야 하는 이번 설, 잠시라도 의미있는 시간을 갖고 알차게 새해를 맞고 싶은 싶다면,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예술 콘텐츠들을 추천한다. 영상으로 꾸며진 클래식과 국악, 무용 등 고전의 향기를 귀로는 물론 눈으로도 담으며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을 무료로 만날 수 있다.●정재형X서울시향…현진건 집터를 무대로 ‘미라클 서울’ 서울시립교향악단은 11일 오후 6시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72시간 동안 ‘미라클 서울’ 부암동 편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공개한다. 지난해 10월 9일 싱어송라이터 정재형과 서울시향 단원들이 서울 종로구 부암동 현진건 집터에서 미스트랄(Mistral), 라 메르(La Mer), 안단테(Andante), 편린 등 정재형의 피아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던 공연이다. 바이올린 김덕우·박진수, 비올라 안톤 강, 첼로 문태국, 더블베이스 장승호, 호른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한 차례 공개됐다. 연주 영상 외에도 현진건 집터 일대를 탐방하는 영상과 메이킹 필름, 비하인드 스토리 등도 볼 수 있어 더욱 친근하게 야외무대를 즐길 수 있다.●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공연 실황 안방에서 국립극장은 11일부터 국립무용단과 국립국악관현악단 공연 영상을 국립극장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인다. 코로나19로 공연예술계가 침체된 이 시기에 국립무용단이 관객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우리 춤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기를 바라며 꾸민 ‘무용영상: 희망의 기본’ 실황 공연을 13일까지 볼 수 있다. 송범 전 국립무용단 초대 단장이 무용수의 기초 훈련과 몸풀기 목적으로 만든 전통 춤사위 모음으로, 국립무용단원들이 60여년 이어온 전통인 동시에 매일 함께하는 일상과도 같은 ‘국립기본’을 재해석한 무대다. 지난해 11월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 ‘2020 마스터피스: 정치용’은 한국 창작음악에 대해 깊이 고민해온 지휘자 정치용(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의 시선으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창작 작품을 재조명한 무대다. 풍성하고 웅장한 국악관현악의 화음을 14일까지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다.●국립국악원 대표 공연 네 편… “매일 오후 3시 놓치지 마세요” 국립국악원은 11일부터 14일까지 매일 오후 3시 대표 작품 네 편을 선보이는 ‘랜선타고 설설설’을 준비했다. 처용무, 춘앵전 등 전통 무용과 성악, 국악 선율이 어우러져 궁중예술로 따뜻한 마음을 나누려 했던 효명세자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동궁-세자의 하루’(11일)를 시작으로 ‘꼭두’를 영화로 만든 ‘꼭두 이야기’(12일), ‘1828, 연경당-정재의 그릇에 철학을 담다’(13일), ‘종묘제례악’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 실황 공연(13일) 등이 차례로 국립국악원 유튜브 및 네이버TV 채널에서 공개된다. 이 가운데 둘째날인 12일 ‘꼭두 이야기’는 할머니의 꽃신을 찾으러 떠난 어린 남매가 저승세계로 빠져 꼭두 4명과 함께 꽃신을 찾는 이야기가 영상으로 그려져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다. 김태용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방준석 감독의 음악과 국립국악원 연주로 풍성해진 영화 ‘꼭두 이야기’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국악으로 꾸며진 동화…국악과 만난 인문학 ‘온통 페스티벌’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온통 페스티벌’도 14일까지 이어진다. 2011년부터 선보였던 베스트셀러 동화 애니메이션과 국악 라이브 연주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음악극 ‘동화음악회’를 12~13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유튜브 및 네이버TV 채널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거문고 연주자 이정석 음악감독을 중심으로 대금(이아람), 피리(성시영), 타악(전계열) 등 현재 국악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연주자들이 참여해 인물들의 심리를 국악 선율로 재미있게 표현한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과 최근 주목받는 그룹 상자루(권효창·남성훈·조성윤)가 순수하고 천진한 주인공의 마음을 독창적으로 그려낸 동화 ‘신고해도 되나요?’ 등 두 편이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다.국악과 함께하는 인문학 공연도 이색적이다. ‘전통음악X서양미술사’, ‘Film 정조와 햄릿’ 등 전문가들의 대담 및 강연과 함께 전통음악이 어우러져 더욱 깊이있는 인문학을 만날 수 있다. ‘전통음악X박물관’을 통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전통 창작음악과 무용을 풀어낸 공연 영상도 준비됐다. ●홈트부터 외국어 강좌까지…110개 영상 대방출 ‘골라 보세요’ 강남문화재단은 안방에서나마 ‘슬기로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상 콘텐츠 110개를 강남문화재단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 대방출한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강남합창단 공연 영상을 비롯해 강남구민들의 작품 전시회, 악기 연주, 외국어 등 취미 강좌, 어린이를 위한 구연동화, 골프, 헬스, 필라테스 등 홈트레이닝 강좌, 인문학 강연 등 다양한 주제로 남녀노소 누구나 원하는 영상을 찾아 볼 수 있도록 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코로나19로 지친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 ‘대학로와 안방 1열에서 만나요’

    코로나19로 지친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 ‘대학로와 안방 1열에서 만나요’

    코로나19로 오랜 집콕 생활에 지친 것은 어른들만이 아니다. 온라인 수업으로 유치원과 학교 대신 집에서 생활하고 친구들과 만나 놀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진 어린이들도 답답한 일상은 마찬가지다. 놀이시설이 마땅하지 않은 어린이들을 위해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들이 조심스레 열리고 있다. 띄어 앉기를 통한 공연 관람으로 온종일 집에서 부딪히는 부모와 어린이들이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대면 공연이 부담스러운 가족들을 위한 온라인 공연도 있어 안방 1열에서도 즐길 수 있다. 사단법인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아시테지코리아)는 지난 6일부터 2021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열고 있다. ‘I‘m still with you: 내가 너와 함께할게’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거리두기와 언택트, 격리 등으로 어린이들이 경험했을 수많은 단절과 고립감, 우울감을 보듬고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앞서 ‘수상한 외갓집’(문화예술협동조합 아이야, 1월 6~7일), ‘덤블링의 고수’(극단 진아언니, 6~7일), ‘벨벳 토끼’(타루, 9~10일), ‘탄생의 신, 삼신’(유쾌한 악당, 9~10일), ‘여우와 돌고래‘(고블린파티, 13~14일) 등이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온라인에서도 공개됐다.일주일 남짓 남은 축제에서는 넌버벌 댄스씨어터 공연 ‘네네네’가 16~17일 오후 4시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스웨덴 전문 댄스씨어터 지브라단스와 한국의 어린이 공연 전문 제작사 문화공작소 상상마루가 공동 기획, 제작한 공연으로 이상한 숲 ‘네네네’에서 세 친구와 함께 야생마 떼가 되어 달려보고 새와 물고기가 되어 무중력의 세상을 넘나들며 상상력과 오감을 넓히도록 한 작품이다. 17일 오후 4시 네이버TV 아시테지코리아 채널에서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다. 17일과 19일에는 ‘나무와 아이’(문화교육 더베프)가 서울 종로 아이들극장에서 공연된다. 프랑스, 스페인,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일본 등 해외 유명 페스티벌에 초청받은 넌버벌 인형극으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모티브로 한 스토리에 라이브 음악을 더하고 200여 점의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었다.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13명의 클라운들이 전하는 동화 같은 음악극 ‘더 클라운’(벼랑끝날다, 20~21일)과 한국의 전통음악과 서양 고전 이솝우화가 만난 전통연희극 ‘이솝우화’(공상집단 뚱딴지, 23~24일)도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오프라인 공연되고 온라인에서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아시테지가 운영하는 창작벨트 사업을 통해 창의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신작들을 선보이는 ‘뉴챌린지’ 공연도 준비됐다. 마음의 집을 가진 숲속 달팽이들의 이야기를 시와 노래로 들려주는 ‘달팽이 철물점’(나뭇잎배)이 20~21일, 기하학적 움직임과 폭발적인 에너지의 현대무용으로 끊임없는 상상을 자극하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상한댄스컴퍼니)이 22~23일 각각 종로 아이들극장 무대를 꾸민다. 아시테지코리아 방지영 이사장은 “사람의 기본 욕구인 사회적 욕구를 자라나는 아이들이 해소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 생각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소통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예술이 가진 소통의 힘을 믿어야 한다. 어느 때보다도 예술과 공연이 아이들의 곁에서 충실하게 그 역할을 다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극단 학전도 스테디셀러 작품인 ‘고추장 떡볶이’를 지난 9일부터 개막해 공연하고 있다. ‘고추장 떡볶이’는 자립적인 자아가 생기기 시작한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관계와 심리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엄마가 급성 맹장염으로 병원에 실려간 날 혼자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던 자신감과 달리 옷을 갈아입는 것도 서툰 비룡, 백호 형제의 모습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다양한 장소로 변하는 무대와 실제 주방을 떠올리게 하는 조리도구와 음식 재료가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1인 연주가가 선보이는 어쿠스틱 기타와 건반, 실로폰, 휘슬 등 6가지 악기 연주가 함께하며 감미로운 감성을 전달하기도 한다. 무대 위에서는 실제 요리가 펼쳐지며 객석을 넘어 풍기는 떡볶이 향기까지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해 친구 집에 놀러 간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준다. 학전 측은 어린이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소독 등을 비롯해 철저하게 방역지침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연은 다음달 28일까지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페스트에 맞선 소시민들의 헌신…연극 ‘2020 페스트’ 감동후불제 온라인 상영

    페스트에 맞선 소시민들의 헌신…연극 ‘2020 페스트’ 감동후불제 온라인 상영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와 희곡 ‘계엄령’을 각색한 연극을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다. 극단 걸판은 ‘2020 페스트: 온라인 리미티드 런’을 극단 걸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 16일부터 오는 31일 자정까지 감동후불제 형식으로 상영한다고 22일 밝혔다. ‘2020 페스트’는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의 도시 오랑을 배경으로 갑작스레 창궐한 페스트에 맞서 헌신적으로 싸우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다룬 작품이다. 재난과 공포의 사각지대에 놓인 외면당하는 사회적 약자의 생존과 자존을 위한 투쟁을 극중극 ‘계엄령’을 공연하는 배우들을 통해 보여준다. 코로나19로 당연했던 일상을 잃어버린 오늘날의 이야기와도 맞닿아 있다. 극단 걸판 최현미 대표는 “봄부터 계속 공연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 속에서 목표를 잃고 무기력해지기도 했지만 안전해질 때까지, 모두 끝이 날 때까지 우리의 작업을 포기한 채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6월부터 배우들을 모아 기획하고 8월부터 무작정 연습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18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무관중으로 촬영된 연극 ‘2020 페스트’는 빈 무대 위에서 배우에 집중해 대사와 감정을 더욱 깊이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다큐멘터리 제작팀과 연계해 75분짜리 연극 영상 콘텐츠로 제작됐다. 세 곡의 넘버를 비롯한 이슬람 선율, 앰비언스 사운드, 일렉트로닉 뮤직 등으로 창작된 음악들을 후반 믹싱 작업을 거쳐 보강하는 등 음악극적 요소도 밀도 있게 담겼다. 앞서 극단 걸판의 ‘페스트’는 2015년 소극장 산울림에서 ‘산울림 고전극장’으로 초연한 뒤 그해 10월 같은 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한 것을 비롯해 광주, 부산 등에서 초청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너무 사소해 그 소중함을 잊었는가… ‘곱슬머리 음악가’ 된 박상원의 외침

    너무 사소해 그 소중함을 잊었는가… ‘곱슬머리 음악가’ 된 박상원의 외침

    40여년 연기를 하면서 이토록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정리 안 된 곱슬머리에 뿔테 안경을 쓰고 평소보다 한 톤 올린 듯한 목소리로 대화를 한다. ‘단정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 박상원은 그렇게 확 달라진 모습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서 첫 모노드라마를 만들어 갔다. 작품 속 그는 국립오케스트라에서 제일 끝자리에 앉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다. 무대 위의 그는 주목받지 못하는 소외된 인물이고, 연주를 마친 뒤엔 코끼리 같은 콘트라베이스와 단 둘이 사는 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평범한 일상을 반복한다. 오페라 소프라노 세라를 흠모하지만 말도 못 붙여 봤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낮은 음을 맡으면서 절대 빠지지 않지만 썩 주목받진 못하는 콘트라베이스 같달까. 극 초반에 이 악기의 존재감을 열심히 알리지만 중반부터 배우는 이 애증의 악기와 단 둘이 놓인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듯 ‘콘트라바쓰’를 원망하고 질책한다. 다소 지질해 보이지만, 배우의 에너지와 지금 상황을 절묘하게 반영한 유쾌한 대사, 그리고 주인공의 마음을 적절하게 대변하는 클래식 음악들이 조화롭게 무대를 채우면서 극을 따뜻하게 완성해 간다. 무대 위에서 박상원은 다정하게 말을 걸다가도 좌절하고, 맥주를 마시며 만족스러워하다가도 견디지 못한 씁쓸함을 드러낸다. 가볍게 춤을 추고는 급기야 거친 작은 자갈밭을 하염없이 걷는다. “(소크라)테스형, (모차)르트형”부터 “그땐 코로나19가 없어서 마스크도 안 썼는데”, “마스크를 쓰고들 계시니 표정을 알 수가 없네” 등의 천연덕스러운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하며 관객들과 소통한다. 1시간 30분이 훌쩍 넘도록 무대는 물론 극장을 가득 채워내는 에너지는 오히려 더욱 커져만 간다. 이런 그의 감정을 음악이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음악극으로 불려도 손색 없을 만큼 브람스 교향곡 2번 1악장,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 나단조 1악장, 자유분방한 하드 밥 재즈, 말러 교향곡 1번,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 서곡,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 다양한 음악이 대사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놓여 무대에 흐른다. 미완성 교향곡과 함께 “그래요, 우리는 인생의 결과를 알 수 없이 인생을 여행하죠. 그래서 이 미완성 교향곡은 형식적으로는 미완성이지만 내용적으로 완성을 의미하죠”라는 대사가 녹아드는 식이다. 한 음악가의 쓸쓸한 독백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결국 누구나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사는 게 아닌가 깨닫게 된다. 너무 평범하고 사소해서 소중함을 인지하는 것이 오히려 낯선 많은 존재들을 돌아보게 하는 대사들은 하나하나 객석에도 와 닿는다. 무대 말미,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는 마침내 용기를 내기로 결심한다. 터무니없어 보일 수도 있는 이 기대를 안고 깔끔한 연미복을 입고 무대로 나가는 그를 어느새 응원하게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리뷰] 박상원이 풀어내는 소외된 삶과 사랑…맨 끝 자리 ‘콘트라바쓰’의 외침

    [리뷰] 박상원이 풀어내는 소외된 삶과 사랑…맨 끝 자리 ‘콘트라바쓰’의 외침

    배우 박상원은 40여년 전, 소극장에서 본 모노드라마에 매료돼 배우의 길을 들어섰다고 했다. 태어나서 처음 본 연극이 배우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며 무대를 가득 채우는 모습이었으니 아마도 시작부터 높은 기준을 갖고 연극과 연기에 발을 디뎠을 거다. 그런 그가 42년 만에 첫 모노드라마에 도전했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변신해 100분 이상 쉬지 않고 혼자 해설하며 연기하고 춤도 춘다. 지난 7일 막을 연 연극 ‘콘트라바쓰’로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 박상원은 잔뜩 흐트러진 덥수룩한 곱슬머리에 뿔테 안경을 쓰고 평소보다 한 톤은 올린 듯한 목소리로 관객들과 대화를 한다. 작품 속 그는 오케스트라 제일 끝자리에 앉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다. 음대를 나온 국립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무려 공무원 신분이지만 아무도 무대 위의 그를 주목하지 않는 소외된 인물이고, 연주를 마친 뒤엔 코끼리 같은 콘트라베이스와 단 둘이 사는 집에서 평범한 맥주를 마시는 일상을 반복한다. 오페라 무대에 서는 소프라노 세라를 흠모하지만 말도 못 붙여본 것은 물론이고 세라가 자신의 존재를 아는지조차 자신이 없다. 글로만 봐선 다소 찌질해 보일 수도 있는 이 캐릭터가 무대 위에서 멋드러지게 그려진다. 그간 보여준 이미지와 사뭇 다른 배우가 만들어내고 끌어가는 에너지와 지금 상황을 절묘하게 반영한 유쾌한 대사, 그리고 주인공의 마음을 적절하게 대변하는 클래식 음악들이 조화롭게 무대를 채운다. “(소크라)테스형, (모차)르트형”부터 “그 땐 코로나19가 없어서 마스크도 안 썼는데”, “마스크를 쓰고들 계시니 표정을 알 수가 없네” 등의 천연덕스러운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내며 관객들과 바로바로 소통했다.극 초반부터 박상원은 관객에게 열심히 ‘콘트라바쓰’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낮은 음을 내며 절대 빠져선 안 되는 중요한 존재감을 자랑하지만, 실상은 가장 말단에 놓여 눈에 띄지 않는 악기로 취급받지만 그래선 안 되는 존재라는 점을 열심히 알린다. 그러나 중반부턴 이 애증의 악기와 단 둘이 놓여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듯 ‘콘트라바쓰’를 원망하고 질책한다.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되는 일상의 허무함을 괴롭게 쏟아내기도 한다. 무대 위 박상원은 끊임없이 관객에게 말을 걸듯 다정하게 이야기하면서도 좌절하기도 하고, 맥주를 마시며 만족스러워 하다가도 씁쓸함을 견디지 못하기도 한다. 가볍게 춤을 추고는 급기야 거친 작은 자갈밭을 하염없이 걷는다. 한 시간 반이 훌쩍 넘도록 무대는 물론 극장을 가득 채워내는 에너지는 오히려 더욱 커져만 간다. 직접 연주하는 콘트라베이스의 울림은 대사를 읊는 것보다도 상징적으로 그의 마음을 전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러한 그의 감정을 음악이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음악극으로 불려도 손색 없을 만큼 브람스 교향곡 2번 1악장,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 나단조 1악장, 하드 밥 재즈, 말러 교향곡 1번,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 서곡,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 다양한 음악이 대사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놓여 무대에 흐른다. 미완성 교향곡과 함께 “그래요, 우리는 인생의 결과를 알 수 없이 인생을 여행하죠. 그래서 이 미완성 교향곡은 형식적으로는 미완성이지만 내용적으로 완성을 의미하죠”라는 대사가 녹아드는 식이다. 한 음악가의 쓸쓸한 독백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결국 그의 삶이 평범한 우리네와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한다. 너무 평범하고 사소해서 소중함을 인지하는 것이 오히려 낯선 많은 존재들을 돌아보게 하는 대사들은 하나하나 객석에도 와 닿는다. 무대 말미, 콘트라바쓰 연주자는 마침내 용기를 내기로 결심한다. 터무니 없어 보일 수도 있는 이 기대를 안고 깔끔한 연미복을 입고 무대로 나가는 그를 어느새 응원하게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우리 아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여 봐요

    우리 아이에게 색다른 경험과 좋은 볼거리를 선물해 주고 싶은 부모님들께 따끈따끈한 공간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노원구가 롯데백화점 인근 KT 노원지사 지하 1층에 208석 규모의 어린이 전용 극장을 만들어 지난달 30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는데요. 서울 동북권에는 처음 생긴 어린이 전용 극장이랍니다. 어린이극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공간이에요. 어린이의 앉은키를 고려한 소파형 관람석과 좁은 보폭까지 배려한 낮은 계단, 캐릭터로 재미를 더한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까지 모두 아이들 맞춤으로 준비해 어린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어요. 부모님들은 편의시설이 마음에 드시겠지만, 이곳에 온 어린이들은 다른 곳에 마음을 빼앗길 거예요. 먼저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천장을 수놓은 100여개의 입체 큐브 디자인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요. 관람 대기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놀이공간, 좋아하는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은 극장에서의 시간을 보다 특별하게 만들어 주겠죠? 어린이들을 위한 최고의 배려는 역시 좋은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겠죠. 노원 어린이극장의 역사적인 첫 공연은 ‘꼭 봐야 할 한국 어린이 연극’으로 꼽히는 ‘강아지똥’이었어요. 그리고 이어 음악극 ‘리틀 뮤지션’, 연극 ‘눈의 여왕’ 등이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노원구에서는 1년 내내 우수한 작품을 기획하기 위해 예술 감독제를 도입했어요. 이번 주말 온 가족이 함께하는 어린이극장 나들이 어떠세요?
  • [오늘의 서울 톡]

    음식물쓰레기 무상 수거 연장 강동, 3개월간 소형음식점 5000여곳 강동구가 소형음식점 음식물쓰레기 무상 수거 기간을 연말까지 3개월 연장한다. 구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소형음식점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을 지원해 왔다. 지원 대상은 200㎡ 미만 일반·휴게음식점 5000여곳이다. 지원 자격이 되는 해당 음식점은 납부필증을 붙이지 않고 음식물쓰레기를 수거 전용 용기에 담아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배출하면 된다. 구는 당초 이달 말까지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을 지원하려 했으나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기간을 연장했다. 판소리로 듣는 전래동화 ‘춘향’ 금천, 유튜브서 창작 음악극 선봬 금천구는 판소리로 듣는 전래동화 ‘춘향’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은 18일부터 기간 제한 없이 금천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창극 ‘춘향전’에 나오는 판소리 ‘적성가’, ‘사랑가’, ‘이별가’ 등을 서양밴드를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 음악극이다. 이도령과 성춘향의 사랑이야기를 담는 동시에 차별과 탄압에 맞서 싸우는 독립적인 여주인공 춘향의 모습을 그렸다. 관객에게 이야기가 쉽게 전달되도록 극을 이끌어가는 해설자를 두고 연극적 요소와 무용을 가미했다. 4차혁명 인재양성 프로그램 구로, 2개 과정 온라인 강의 전환 구로구는 4차 산업혁명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온라인 강의로 전환해 진행한다. 교육은 소프트웨어(SW)코딩 지도사와 3D모델링 지도사 등 2개 과정으로 이뤄지며, 다음달 12일부터 11월까지 매주 월·수요일 모두 15회에 걸쳐 진행된다. SW코딩 지도사 과정은 코딩의 핵심 프로그램인 스크래치 실습을, 3D모델링 지도사 과정은 3D프린팅에 대한 기본 이해 및 실습으로 구성된다. 복습이 가능하도록 VOD 서비스가 제공된다. 오는 21일부터 구로평생학습관 홈페이지에서 과정별 15명씩 선착순 모집한다. 수강료는 무료다. 노후 비상소화장치 신형 교체중구, 11월까지 관내 109곳 완료 중구는 지역 109곳의 노후 비상소화장치를 오는 11월까지 모두 신형으로 교체한다. 비상소화장치란 화재 발생 시 초기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누구나 쉽게 활용해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그러나 현재 비상소화장치는 사용이 쉽지 않아 화재 발생 시 골든타임 내 대응하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는 사전작업으로 연초부터 중부소방서와 함께 지역 비상소화장치 239곳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이 중 교체 대상을 109개로 확정하고 이달 말 시작한다. 걸그룹 CLC 성동 도시재생 홍보유튜브서 성수동·마장동 등 핫스폿 소개 성동구는 도시재생의 메카인 성수동 등 일대를 소개하는 홍보영상을 지역 기업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CLC와 함께 촬영해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위주의 홍보 방식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문화 인프라가 풍부한 큐브엔터테인먼트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도시재생 주요 장소를 유튜브로 감상할 수 있는 ‘성동 도시재생 핫스폿’ 영상을 제작했다. 해당 영상은 7인조 여자 아이돌 그룹 CLC가 성수동, 마장동 등 도시재생 지역의 주요 장소를 소개한다.
  • ‘국내 최초 전자음악 작곡’ 강석희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국내 최초 전자음악 작곡’ 강석희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한국 현대음악의 대가로 꼽히는 강석희 서울대 작곡과 명예교수가 1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86세. 1934년생인 고인은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나서 1966년 국내 최초의 전자 음악 ‘원색의 향연’을 작곡했다. 1969년에는 ‘현대음악 비엔날레’를 주관했다. 1970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하노버음대와 베를린국립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당시 독일에서 활동한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의 제자이기도 하다. 고인은 1982년 서울대 작곡과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하게 창작 활동에 매진했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 폐막식 음악감독을 맡아 혁신적인 음악을 선보였다. 성화 음악인 ‘프로메테우스 오다’도 그의 곡이다. 이 밖에 국악관현악곡 ‘취타향’(1987), 앨범 ‘부루’(1987), ‘디알로그’(1989), 오페라 ‘초월’(1997), ‘환시’(2002), 음악극 ‘보리스를 위한 파티’(2003), ‘평창의 사계’(2006), ‘지구에서 금성천으로’(2007)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서울대 작곡과 명예교수,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종신 명예회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에 이름을 올렸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8일 오전 5시 30분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강남 부동산 ‘큰손’이 오페라 무대로…국립오페라단 창작 ‘빨간 바지’ 초연

    강남 부동산 ‘큰손’이 오페라 무대로…국립오페라단 창작 ‘빨간 바지’ 초연

    1970~1980년대 서울 강남의 부동산 개발을 배경으로 욕망의 소용돌이를 그려낸 창작 오페라가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28~2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창작 오페라 ‘빨간 바지’의 초연을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버스 토큰 하나로 아파트 세 채를 만들어냈다는 강남 부동산계의 큰손, 일명 ‘빨간 바지’로 불리는 진화숙이라는 인물을 통해 1970~1980년대 서울 강남 부동산 개발을 둘러싼 빈부격차 문제를 풍자와 해악으로 풀어낸 블랙 코미디 오페라다. 복부인을 꿈꾸는 여성 목수정이 진화숙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겼다.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호모루덴스’, ‘비욘드 라이프’와 발레 ‘처용’, 오페라 ‘비행사’, ‘나비의 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나실인과 대한민국연극제 대상, 동아연극상 희곡상 등을 수상한 작가 윤미현이 협업해 작품을 만들어냈다. 연출가 최용훈의 연출로 소프라노 정성미가 진화숙 역을, 소프라노 김성혜가 목수정 역을 각각 연기한다. 어딘가 수상한 인물인 유채꽃 역은 메조소프라노 양계화가, 부두남 역은 바리톤 부두남이 맡았다. 빨간 바지의 기사인 최기사로 베이스 전태현도 출연해 정상급 성악가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독일 트리어 시립오페라극장 수석 상임지휘자 및 부음악감독을 지낸 지중배의 지휘로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모스크바 국립대 문화정책 인문경영학부, 한국대표부 신설

    모스크바 국립대 문화정책 인문경영학부, 한국대표부 신설

    모스크바 국립대학은 러시아 내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으로 유럽에서 손꼽히는 명문대 중 하나이다. 여러 단과대학들을 가지고 있는 이 명문대의 최신 학부가 한국에 대표부를 신설해 화제다. 2012년에 신설된 ‘문화정책 인문경영학부’는 정통 학문을 고집해 왔던 모스크바 국립대의 야심찬 행보이다. 미디어 시대로 접어든 현대 사회에 프로듀싱 및 문화정책, 인문경영 등의 학문을 다루는 단과대학을 신설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보다 전문적이고 국제적인 인력을 양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 단과대학의 신설은 국가적인 비전 및 향후 정책을 일부 보여주기도 한다. 학장 및 교수진과 프로그램은 이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법학박사이자 사회학박사인 옐레나 할리포바 박사와 더불어 이 단과대학을 설립한 미하일 슈브이트코이 박사는 예술학박사일 뿐만 아니라 전 문화부장관이자 현 국제문화협력부문 러시아대통령 특별대표로 재임 중이다. 이들이 이끄는 이 학부는 문화, 예술, 스포츠 전문가 및 프로듀서 양성 과정으로 관련 업종의 최고 권위자들이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를테면 드미트리 베르트만 헬리콘오페라 음악극장 예술감독, 이리나 체르노무로바 볼쇼이극장 기획부장, 예브게니아 카를로바 국립동양박물관 예술부장, 보리스 메즈드리치 프락티카 극장장 등 이 분야의 실무 권위자들이 포진되어 있다. 이 학부의 자랑거리는 학문적인 기초를 습득하면서 다양한 실무현장에서 실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볼쇼이극장을 비롯한 40여 개의 극장에서, 러시아국립역사박물관을 비롯한 14개 러시아박물관에서, 러시아 체육부 및 러시아올림픽조직위원회 등 다양한 스포츠 기관에서, 모스필름 영화제작사 및 여러 TV방송국에서 실습을 병행하며 진정한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다. 러시아 기업인 가스프롬미디어가 후원하는 이 학부는 2018년 한국연구교육센터를 신설하는 등 러시아 내 K-POP 확산과 더불어 러시아 내 한국전문가 양성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편 한국 유학생 유치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옐레나 할리포바 학장이 한국대표부를 러시아교육문화센터 뿌쉬낀하우스 내에 신설한 것도 이 학부의 정책적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한국 학생들이 모스크바국립대 문화정책 인문경영학부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학사과정 및 대학원 과정의 입학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옐레나 할리포바 학장은 “모스크바 국립대 및 러시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장하는 이 학부의 졸업생은 러시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미디어 및 문화정책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가로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학교로 오라고 말했다. 2020년 9월 입학을 위해서는 8월까지 접수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0년 9월 학기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 세워졌으며, 이로써 더 많은 세계의 전문가 및 인사를 초빙해 더욱 질 높은 강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땀 젖은 무대… 이달도 눈물 젖는다

    땀 젖은 무대… 이달도 눈물 젖는다

    5월 공연 매출 전달의 두배로 껑충 6월도 회복 기대했지만 다중시설 집합 금지에 뮤지컬 대작들 줄줄이 취소·연기 국립발레단·무용단 공연…오케스트라 연주까지뮤지컬 대작이 대거 무대에 오르는 6월을 기점으로 긴 침체에서 벗어나길 기대했던 공연계가 또다시 시름에 빠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오는 14일까지 다중이용시설 운영 중단을 권고하자 공연 취소 및 연기도 줄을 잇고 있다. 5월 공연계 전체 매출액은 112억 3846만원으로, 전월 47억 10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올랐지만 코로나19 재점화로 완벽한 회복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대면 공연을 추진해 온 국공립 예술단체와 극장들은 방역 당국의 권고에 따라 다시 문을 닫았다. 지난달 28일 이미 음악극 ‘김덕수전’을 무대에 올린 세종문화회관은 개막 당일 공연만 관객을 맞았고, 29일 공연은 무관중 온라인 중계로 긴급 대체했다. 애초 공연은 31일까지로 예정됐지만 나머지 2회차는 안 하기로 했다. 더 큰 타격은 하반기 공연계 기대작 중 하나인 뮤지컬 ‘모차르트!’의 개막 연기다.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출신 김준수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올해 초연 10주년을 맞아 김준수와 박은태, 박강현, 신영숙, 김소현 등 스타 배우들이 이름을 올리며 공연시장 정상화를 이끌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세종문화회관은 이 공연을 오는 11일 대극장 무대에 올릴 예정이었으나 14일까지 6회 공연을 취소하고 개막일을 16일로 옮겼다. 다만 그간 국공립 공연장이 유지해 온 객석을 한 칸씩 띄워 앉는 ‘거리두기 좌석제’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세종문화회관 자체 기획 공연과 달리 공연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 작품이라 거리두기 좌석제를 강제하기 어렵고, 대극장 공연이어서 거리두기 좌석제로 관객을 받으면 적자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오는 10일 긴 코로나19 휴관을 끝내고 대면 공연을 펼칠 예정이던 국립발레단은 올해 시즌 첫 정기공연 ‘지젤’을 잠정 연기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관객과 다시 만날 무대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공연이 잠정 연기돼 안타깝다”면서 “이후 재개 여부와 일정은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다시 조율하겠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군 복무 중인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출연으로 예매 열기가 뜨거운 뮤지컬 ‘귀환’은 지난 2월 지방 공연에 이어 이달 서울 재공연도 코로나19 피해를 입게 됐다. ‘귀환’은 오는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16일로 미뤘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초연한 ‘귀환’은 올해 1월 말부터 국내에도 코로나19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2월 중 예정됐던 경기 고양과 안산 공연을 취소했다. 이 밖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낭만의 해석Ⅰ’(3일 예술의전당), 국립무용단 ‘제의’(5~7일 LG아트센터) 등도 취소됐고 지난달 22일 개막한 정동극장의 ‘아랑가’는 14일까지 공연을 중단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우주시대를 연 한 남자의 음악극, 연극 ‘유리 가가린’

    우주시대를 연 한 남자의 음악극, 연극 ‘유리 가가린’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옛 소련의 비행사 이야기가 연극 무대에 오른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장기 프로젝트에 선정된 연극 ‘유리 가가린’을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한다.작품은 1961년 4월 12일, 우주선 보스토크호에 올라 인류 최초로 우주 궤도를 선회한 비행사 유리 가가린(1934~1968)의 강렬한 체험을 담고 있다. 가가린의 비행을 중심사건으로 미국과 소련이 주축을 이룬 우주 경쟁 시대와 그 세계를 둘러싼 1960년대 사회 문화적 코드들을 경쾌하고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복고풍(RETRO)의 독특한 음악극으로, 5명의 배우가 주인공과 그의 가족들, 우주인, 동시대의 사람들로 변하며 1인 다역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춘향’, ‘심청’, ‘왕과 나’ 등 새로운 시점의 시도와 독창적 연극 화법을 선보인 이수인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강지완·송은지·엄태준·이현호·조혜선이 출연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1980년 광주, 나는 지금 그곳으로 간다

    1980년 광주, 나는 지금 그곳으로 간다

    광주의 시간 담아낸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 무대-객석 경계 허물어 현장감·몰입도 극대화 세종문화회관 ‘오월에 부치는 편지’ 무관중 음악회 ‘고통의 삶·부활’ 등 말러의 가곡들 온라인 생중계무대에서 시대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공연계의 시선은 5월이면 광주로 향한다. 특히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 올해는 애초 다양하고 풍성한 기념 공연이 추진됐으나,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맞아 일부 축소·변경된 형태로 ‘5월 광주’의 넋을 기리고 한국 민주화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은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를 지난 12일 예술극장1에서 개막해 18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긴박하게 흐른 광주의 시간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극장을 찾은 관객이 전남대 정문에서 시작해 완전한 고립 속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운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제작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들이 40년 전 5월 광주의 중심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장감과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고선웅 연출은 담담하면서도 통찰력 깊은 시선을 더했다. 고 연출과 극단 마방진 배우들은 작품에 진심을 담기 위해 지난 10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두기 좌석제를 운영하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문진표 작성 등도 진행한다.지난해 12월부터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해 온 서울 세종문화회관은 코로나19로 해당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대신 규모를 줄여 무관중 음악회를 연다. 앞서 세종문화회관이 기획한 기념음악회 ‘오월, 부활하다’는 구스타프 말러의 부활 교향곡을 518명의 시민연주단이 오는 16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연주할 예정이었다. 공연은 16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로 장소를 옮겨 무관중 생중계로 진행된다. ‘오월에 부치는 편지’라는 표제를 붙인 이 음악회는 소프라노 오미선과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신동원, 바리톤 양준모가 말러의 가곡들을 죽음과 꿈꾸는 나라, 고통의 삶, 부활 등 주제에 맞춰 한국말로 부른다. 바이올리니스트 정하나와 클라리네티스트 임형섭, 팀파니스트 황영광, 피아니스트 구자범 등이 연주에 함께한다. 연주회는 네이버 518TV와 T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 밖에 서울시는 광주시와 함께 ‘오월평화페스티벌’을 무관중·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달 말까지 무용과 음악, 문학 등 11개 문화예술 행사를 통해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음악극 ‘사랑이여’(14일), 무용극 ‘십일, 맨드라미꽃처럼 붉은’(18일) 등도 온라인으로 관객을 만난다. ‘사랑이여’는 계엄령으로 고립된 광주의 상황과 전남도청을 사수하며 주먹밥을 나눠 먹는 시민군의 모습 등을 담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무대에서 다시 떠올리는 1980년 5월 광주

    무대에서 다시 떠올리는 1980년 5월 광주

    무대에서 시대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공연계의 시선은 5월이면 광주로 향한다. 특히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 올해는 애초 다양하고 풍성한 기념 공연이 추진됐으나,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맞아 일부 축소·변경된 형태로 ‘5월 광주’의 넋을 기리고 한국 민주화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은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를 지난 12일 예술극장1에서 개막해 18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긴박하게 흐른 광주의 시간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극장을 찾은 관객이 전남대 정문에서 시작해 완전한 고립 속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운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제작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들이 40년 전 5월 광주의 중심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장감과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고선웅 연출은 담담하면서도 통찰력 깊은 시선을 더했다. 고 연출과 극단 마방진 배우들은 작품에 진심을 담기 위해 지난 10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두기 좌석제를 운영하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문진표 작성 등도 진행한다. 지난해 12월부터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해 온 서울 세종문화회관은 코로나19로 해당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대신 규모를 줄여 무관중 음악회를 연다. 앞서 세종문화회관이 기획한 기념음악회 ‘오월, 부활하다’는 구스타프 말러의 부활 교향곡을 518명의 시민연주단이 오는 16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연주할 예정이었다. 공연은 16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로 장소를 옮겨 무관중 생중계로 진행된다. ‘오월에 부치는 편지’라는 표제를 붙인 이 음악회는 소프라노 오미선과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신동원, 바리톤 양준모가 말러의 가곡들을 죽음과 꿈꾸는 나라, 고통의 삶, 부활 등 주제에 맞춰 한국말로 부른다. 바이올리니스트 정하나와 클라리네티스트 임형섭, 팀파니스트 황영광, 피아니스트 구자범 등이 연주에 함께한다. 연주회는 네이버 518TV와 T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이 밖에 서울시는 광주시와 함께 ‘오월평화페스티벌’을 무관중·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달 말까지 무용과 음악, 문학 등 11개 문화예술 행사를 통해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음악극 ‘사랑이여’(14일), 무용극 ‘십일, 맨드라미꽃처럼 붉은’(18일) 등도 온라인으로 관객을 만난다. ‘사랑이여’는 계엄령으로 고립된 광주의 상황과 전남도청을 사수하며 주먹밥을 나눠 먹는 시민군의 모습 등을 담았다. ‘십일, 맨드라미꽃처럼 붉은’은 5·18 당시 시민군의 처절한 저항과 유족들의 슬픔 등을 몸짓으로 풀어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보성군, 문화 공모 3개 부문 선정… 2억 3000만원 지원받아

    보성군문화예술회관이 문화공감 공모 사업에 3개 부문이 선정돼 2억 3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군은 ‘2020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 공감 사업’에 국공립예술단체와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프로그램을 유치하고, 문예회관 기획 제작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이번 공모 선정을 통해 군은 총 5개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지역민들이 질 높은 문화생활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공연 작품은 고(故) 김광석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노래하는 ▲김광석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7월 16~17일)과 전수경과 이지훈 등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과 실력파 재즈밴드가 함께 할 ▲뮤지컬, 재즈에 빠지다(8월20일) 등이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오페라를 재구성한 ▲헬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8월 28일), 우리 전통의 소싸움 놀이를 탈로 표현한 창작 연희극도 만날수 있다. ▲찾아가는 소 싸움판 우왕전(11월 26일), 문예회관이 기획하고 보성지역 예술인들이 함께한 창작 음악극 ▲보성이네 생일작전 2탄(11월 5일~7일)도 마련했다. ‘2020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은 지역 간의 문화 격차 해소 및 문예회관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예술이 주는 기쁨과 문화를 통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문화예술 생태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방역과 공연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무대 불 켜자마자 다시 꺼질까 불안

    무대 불 켜자마자 다시 꺼질까 불안

    “연료 경고등 켜진 차로 겨우 긴 터널을 빠져나왔는데 다시 또 터널을 만난 기분입니다.” 5월 들어 코로나19 록다운(활동 폐쇄)을 풀고 정상화를 향해 박차를 가하던 공연계에 다시 찬물이 끼얹어졌다. 공연계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 온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자 이에 맞춰 관객맞이에 나섰지만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대학로에서 새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한 극단 대표는 현재 상황을 연료 없이 긴 터널에 갇힌 자동차에 비유했다. 공연업계에 2020년 상반기는 ‘잃어버린 4개월’이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되기 전이던 지난 1월 공연계 전체 매출액은 386억 8299만원이었다. 1월 말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공연계 매출액도 떨어지기 시작해 3월 91억 2146만원으로 관련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 선이 무너졌다. 4월 매출은 3월의 절반 수준인 46억 7644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지난 4개월 동안 수입이 0원인 종사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다”고 호소하며 표준대관계약서 도입과 국가 주도 행사보험 시장 확대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협회 측은 “표준대관계약서는 코로나19와 같이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해 공연 진행을 지속할 수 없을 때 민간 공연기획사와 아티스트에게 최소한의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 정부의 생활방역 체제 결정은 공연계 재도약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먼저 규모가 큰 국공립단체와 공연장을 중심으로 공연 재개를 알리기 시작했고, 그간 종적을 감췄던 각종 제작 발표회와 간담회 등도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오는 22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코로나19 극복 기원 연주회 ‘당신을 위한 기도’를, 세종문화회관은 28일 M씨어터에서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의 일대기를 다룬 음악극 ‘김덕수전傳’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학로 역시 중소형 극장에서 다양한 창작 연극과 뮤지컬이 속속 무대에 오르며 예전의 활기를 조금씩 회복하는 분위기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만 공연장 입장이 가능하며, 문진표 작성과 체온 확인 등 강화된 코로나19 예방 수칙은 여전히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공연계는 ‘이태원 클럽’ 사태가 다시 공연장을 찾으려던 관객의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이제 막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에 맞춰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데 다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면 공연장과 극장을 포함한 문화시설 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쏟아지는 온라인 중계는 수익으로 연결되기가 쉽지 않고 공연과 전시, 여행 등은 문화산업이라는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터널 끝이 보였는데”...공연계, ‘이태원 재점화’에 전전긍긍

    “터널 끝이 보였는데”...공연계, ‘이태원 재점화’에 전전긍긍

    “연료 경고등 켜진 차로 겨우 긴 터널을 빠져나왔는데 다시 또 터널을 만난 기분입니다.” 5월 들어 코로나19 록다운(활동 폐쇄)을 풀고 정상화를 향해 박차를 가하던 공연계에 다시 찬물이 끼얹어졌다. 공연계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 온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자 이에 맞춰 관객맞이에 나섰지만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대학로에서 새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한 극단 대표는 현재 상황을 연료 없이 긴 터널에 갇힌 자동차에 비유했다.공연업계에 2020년 상반기는 ‘잃어버린 4개월’이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되기 전이던 지난 1월 공연계 전체 매출액은 386억 8299만원이었다. 1월 말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공연계 매출액도 떨어지기 시작해 3월 91억 2146만원으로 관련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 선이 무너졌다. 4월 매출은 3월의 절반 수준인 46억 7644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지난 4개월 동안 수입이 0원인 종사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다”고 호소하며 표준대관계약서 도입과 국가 주도 행사보험 시장 확대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협회 측은 “표준대관계약서는 코로나19와 같이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해 공연 진행을 지속할 수 없을 때 민간 공연기획사와 아티스트에게 최소한의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 정부의 생활방역 체제 결정은 공연계 재도약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먼저 규모가 큰 국공립단체와 공연장을 중심으로 공연 재개를 알리기 시작했고, 그간 종적을 감췄던 각종 제작 발표회와 간담회 등도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서울 예술의전당은 오는 22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코로나19 극복 기원 연주회 ‘당신을 위한 기도’를, 세종문화회관은 28일 M씨어터에서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의 일대기를 다룬 음악극 ‘김덕수전傳’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학로 역시 중소형 극장에서 다양한 창작 연극과 뮤지컬이 속속 무대에 오르며 예전의 활기를 조금씩 회복하는 분위기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만 공연장 입장이 가능하며, 문진표 작성과 체온 확인 등 강화된 코로나19 예방 수칙은 여전히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공연계는 ‘이태원 클럽’ 사태가 다시 공연장을 찾으려던 관객의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이제 막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에 맞춰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데 다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면 공연장과 극장을 포함한 문화시설 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쏟아지는 온라인 중계는 수익으로 연결되기가 쉽지 않고 공연과 전시, 여행 등은 문화산업이라는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오월평화페스티벌, 온라인으로 열린다

    서울시와 광주시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오월평화페스티벌’을 18일 무관객·온라인 행사로 연다고 6일 밝혔다. 서울시와 광주시가 함께하는 5·18민주화운동 첫 공동 기념행사다. 1979년 10월 부산·마산에서 시작한 민주화운동이 1980년 서울에서 확산되고, 다시 5·18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를 담아 슬로건을 ‘서울의 봄, 광주의 빛’으로 정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무관객·온라인으로 진행한다. 페스티벌은 문학, 무용,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조명하는 11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주요 행사로는 5·18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의미를 조명하는 ‘오월음악극’, 말러의 교향곡 ‘부활’을 우리말로 풀어낸 ‘오월음악회’, 5·18의 기억을 해원하는 ‘오월무용’ 등이다. 네이버 TV, TBS TV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와 광주시가 협력해 5·18민주화운동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과 기념할 수 있는 공감의 장을 만들었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며 “코로나19로 고통받고 힘든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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