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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에서 온 편지] 뉴요커의 필수품이 자동차? 교통카드예요!

    [해외에서 온 편지] 뉴요커의 필수품이 자동차? 교통카드예요!

    어려서 미국 드라마를 보며 가장 신기했던 점은 고등학생들이 운전면허를 따고 16살 생일에 부모로부터 차를 선물로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뉴욕에서 만난 친구들은 운전면허가 없는 친구들도 많았고, 있다 하더라도 성인이 된 후 필요에 의해 면허를 취득한 경우가 많았다. 나는 아직 운전면허가 없다. 미국에 오기 전 지인들이 미국에서는 마트에 가는데 운전해서 1시간이 걸리는 곳도 많다며 운전면허가 꼭 필요하다고 했지만 뉴욕은 조금 다른 듯하다. 뉴요커들의 필수품은 자동차가 아니라 교통카드다. 한국에서 흔히 쓰는 교통카드보다 훨씬 얇고 볼품없지만 이 카드만 있으면 뉴욕 구석구석 가지 못할 곳이 없다.# 뉴욕 지하철역에선 운행중지 여부 확인부터 뉴욕에 와서 처음 지하철을 탄다면 아마 조금 놀랄지도 모른다. 한국 지하철의 깨끗함과 쾌적함에 비교한다면 뉴욕의 지하철은 솔직히 말해 거부감이 들 정도로 더럽다. 지하철역에 가면 먼저 운행중지 안내종이부터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벽에 붙어 있는 안내종이를 발견한다면 재빨리 다른 교통수단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자칫하면 오지 않을 지하철을 하염없이 기다리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이런 단점에도 뉴요커들이 지하철을 애용하는 이유는 러시아워의 지상 교통수단보다 훨씬 빠르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4시간 운영하는 뉴욕 지하철은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에서 없어서는 안 될 교통수단이다. 반면 뉴욕의 버스는 한국의 버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깔끔하다. 한국에도 일반버스, 직통버스와 같이 다양한 종류의 버스가 있는 것처럼 뉴욕도 마찬가지다. 일반버스는 물론 일반버스와 같은 노선을 이용하지만 이용고객이 특히 많은 곳에만 정차하는 제한버스, 이용객들의 탑승시간을 줄이기 위한 선택적 버스 서비스(SBS), 구와 구 사이를 이어주는 직통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맨 처음 선택적 버스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이용 방법을 몰라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다른 뉴욕의 버스들은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뉴욕시 교통카드를 이용해 타면 되는데 SBS는 미리 버스정류장에 있는 기계에서 교통카드를 이용해 표를 끊어서 타야 한다. 이용객들의 탑승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줄을 서서 교통카드를 찍고 타는 것이 아니라 미리 끊은 표를 들고 타는 것이다. 발권한 표를 가지고 앞문 또는 뒷문으로 타면 되는데 신기한 점은 탑승할 때 그 누구도 검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검표원이 예고 없이 버스에 타기 때문에 벌금을 물고 싶지 않으면 꼭 표를 끊고 타야 한다. 여러 버스 가운데 뉴욕 직장인들의 통근을 책임지는 버스는 바로 직통버스다. 보로(한국의 구와 흡사한 지역단위)와 보로 사이를 이어주는 직통버스는 직장인들의 통근 걱정을 줄여 준다. # 버스 검표원 없다고 무임승차했다간 낭패 시간표에 맞춰 제시간에 도착하고 깨끗하게 정돈돼 있는 우리나라 지하철과 버스에 익숙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뉴욕의 대중교통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뉴욕의 삶에 익숙해지면서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바쁜 삶을 살아가는 뉴욕만의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이 대중교통임을 알게 됐다. 차이나타운의 지하철역에서는 중국 전통 음악 연주를, 뉴욕대역에서는 젊은 음악가들의 첼로 연주를 들을 수 있으며 운이 좋다면 서로 다른 분야의 재능 있는 뮤지션들이 우연히 만나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합주를 경험할 수도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벽화들은 물론 트렌디한 현대 미술작품들을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뉴욕 지하철의 매력이다.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매일 부딪치고 때로는 사소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뉴욕의 버스는 어떠한가. 휴일이 되면 잊지 않고 버스기사에게 즐거운 휴일을 보내라고 인사하는 뉴요커들을 보면 뉴욕이 차갑고 바쁘기만 한 도시는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라이언 킹’ 등 영화음악 거장 한스 치머, 10월 라이브 무대

    ‘라이언 킹’ 등 영화음악 거장 한스 치머, 10월 라이브 무대

    ‘라이언 킹’, ‘다크 나이트’, ‘캐리비안의 해적’의 음악을 이를 빚어낸 대가의 라이브 연주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21세기를 대표하는 영화음악가 한스 치머(60)가 한국을 찾는다. 오는 10월 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페스티벌을 통해서다. 공연기획사 프라이빗커브가 바쁜 현대인의 삶에 진정한 여유와 건강한 즐거움을 선물하고자 새로 마련한 축제 브랜드다.●그래미어워드 4회 수상 등 천재적 음악가 그 첫 순서를 장식하는 한스 치머는 현재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영화음악 작곡가. 20세기를 엔니오 모리코네와 존 윌리엄스 등이 대표했다면 21세기는 그의 시대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블록버스터의 웅장한 음악이 장기이면서도 서정적인 음악까지 두루 천재성을 과시하고 있는 그는 150여편의 작품에 참여해 오스카 1회, 골든글로브 2회, 그래미어워드를 4회 수상했다. 독일 출신인 그는 한때 영국 밴드 버글스와 함께하며 ‘비디오 킬 더 라디오 스타’(1979)의 뮤직비디오에 얼굴을 비치는 등 신시사이저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1980년대 중반 영화음악에 투신했다. 존재감을 드러낸 건 배리 레빈슨 감독의 ‘레인맨’(1988)으로 오스카 후보에 오르면서다. 이후 리들리-토니 스콧 형제, 론 하워드, 피터 와이어, 마이클 베이 등 당대 인기 감독과 작업하며 최고의 영화음악가로 자리매김했다.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1994)으로 오스카를 거머쥐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배트맨 비긴즈’(2005)를 시작으로 올해 ‘덩케르크’까지 최고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과 파트너십을 이어 가고 있다. ●19인조 밴드·오케스트라 와 첫 내한 공연 이번 공연에서는 자신이 직접 선발한 19인조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라 ‘글래디에이터’, ‘라이언 킹’, ‘캐리비안의 해적’, ‘다크 나이트’, ‘인터스텔라’, ‘인셉션’ 메들리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한스 치머는 지휘봉을 잡는 게 아니라 밴드의 중심으로 직접 기타를 연주하고 피아노를 친다. 국내 대형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뒤를 받치며 웅장함을 보탤 계획이다. 다른 아티스트들도 함께하는 페스티벌이지만 두 시간 안팎 공연을 꾸릴 예정이라 단독 공연에 다름 아니다. (02)563-0595.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단독] “누군가를 위한 노래가 좋아서 전국 돌며 거리에서 부릅니다”

    [단독] “누군가를 위한 노래가 좋아서 전국 돌며 거리에서 부릅니다”

    서울 신촌역을 지나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봤을 것이다. 교대역과 인사동, 부산 해운대에서 봤다는 사람도 있다. 푸른 눈에 레게머리(머리 전체를 여러 가닥으로 얇게 땋은 스타일)를 한 외국인이 기타를 치며 자기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유창한 한국어를 내뱉는다. “여러분 같이 할 수 있어요? 다 같이 한번 더!”호기심에 걸음을 멈춘 행인들은 그 옆의 바이올린 연주자의 화려한 선율이 이어지면 아예 방향을 돌려 그 앞에 구름처럼 모여든다. ‘맨발의 뮤지션’으로 불리는 안코드 아베 자카렐리(27)는 정식 앨범을 낸 적은 없지만 이미 유명한 버스커(거리의 음악가)다. 3년 전 서울 교대역에서 버스킹을 할 때 부른 GOD의 ‘촛불 하나’가 유튜브에 올라 ‘교대역 백형’으로 알려졌고, 뒤이어 전국 곳곳을 돌며 노래 부르는 영상 수만 건이 동시에 올라오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지난해 아리랑TV 국악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TV 데뷔를 하더니 얼마 전엔 JTBC ‘비정상회담’에도 출연, ‘연예인이 다 됐다’. 최근 서울 홍대 앞 무브홀에서 열린 그의 콘서트에는 1500여명이 몰렸을 정도다. 그는 세계를 돌면서 만난 한국인 바이올린 연주자 탁보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색소폰 연주자 태보코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날 선보인 곡 가운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곡을 골라 첫 앨범으로 낼 계획이다. “그냥 좋아서” 거리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안코드는 그동안 앨범을 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누군가를 위해 노래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없어서”라며 웃었다.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하는 게 자연스럽잖아. 청중들의 반응에 따라 2절을 반복하기도 하고, 어떨 땐 건너뛰기도 하지. 때로는 드럼만 계속 칠 때도 있고. 그런데 스튜디오에서 정박자에 맞춰서 노래하면 아무리 완벽하게 했다 해도 뭔가 느낌이 없어.” 국적은 영국이지만 그는 자신을 “지구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일본인 부모에게 입양됐고 일본과 이스라엘, 한국, 이탈리아 등을 돌며 자랐다. 유창한 한국말은 언론사 특파원인 아버지를 따라 어릴 적 한국에서 6년을 살았던 덕분이다. 이후 노숙과 방랑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이력이 그의 음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생과 인간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방황하던 그는 19세 때 무작정 이탈리아 피렌체로 가서 노숙 생활을 했다. 잠시 자유로움을 느꼈지만, 또다시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빠져들게 된 그는 비파사나(여러 가지 현상을 관찰하는 불교의 명상 수행법) 명상을 하면서 현재에 충실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코드는 “진짜 마음이 가는 대로 하루하루를 살면 빛이 생길 것”이라고 노래한다. 대표곡 ‘디스 이스 헤븐’(This is Heaven)에서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마. 옆 사람의 눈치 보지 말고 내 마음이 하는 소리를 들어라. 그게 진실”이라고 외친다. 그의 노래를 듣고 “힐링이 된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노래하는 그 순간 모든 열정을 아끼지 않고 쏟아내는 그는 굳이 악보를 그리거나 녹음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라지는 곡들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는 조만간 한국을 떠나 또다시 방랑길에 오른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다만, 콘서트 성공 이후 인터뷰와 앨범 레코딩 섭외가 쏟아지면서 고민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유명해지려고 살고 싶지는 않아. 지금 내가 원하는 건 여행하고, 음악하고, 레게머리 하고 싶고…. 이게 전부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SSEN리뷰] ‘효리네 민박’ ‘비긴 어게인’ 월요병 잠재우는 힐링 예능

    [SSEN리뷰] ‘효리네 민박’ ‘비긴 어게인’ 월요병 잠재우는 힐링 예능

    월요일의 압박을 고스란히 느껴야 하는 일요일 심야 시간이 어느새 예능의 황금시간대로 자리잡았다. 김건모, 박수홍, 토니안, 이상민 등이 출연하는 SBS ‘미운 우리 새끼’가 일요 예능의 새로운 왕좌를 차지한 가운데 JTBC ‘효리네 민박’과 ‘비긴 어게인’이 비지상파 방송임에도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3일 방송된 ‘효리네 민박’은 시청률 7.21%를 기록했다. 이는 17.7%를 기록한 ‘미운 우리 새끼’에는 크게 뒤쳐진 기록이지만, 비지상파 프로그램 중에서는 독보적인 기록이다. 보통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3%만 넘어도 ‘대박’이라고 표현한다. ‘비긴어게인’의 시청률은 4.743%로 지난 방송에 기록한 5.1%보다는 하락한 수치지만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상파 방송까지 포함한 성적이다.‘효리네 민박’은 성공은 보장된 것이었다. 지난 4년간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연예인이 아닌 ‘소길댁’으로 살던 이효리가 남편 이상순과의 제주도 보금자리를 민박집으로 열었다. 보조 스태프는 무려 아이유다. 그곳에는 청춘의 고민을 안은 스물다섯 살 동창생들부터 결혼 40주년을 맞은 노부부까지, 우리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다양한 손님들이 머물며 쉬어간다.극적인 이야기는 없다. 화려한 먹방도 없다. 이효리는 요가로 아침을 시작해 티타임을 갖고 낮잠을 자고 반려동물들과 일광욕을 즐기며 느린 삶의 미학을 보여준다. 이상순은 무심한 듯 세심하게 아내와 민박객들을 챙기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빠”를 찾는 이효리의 민원을 묵묵히 해결한다. 아이유는 설거지 등 잡일을 도맡아 하며 부지런히 움직인다. 쉬는 시간에는 낮잠을 자고, 새소리를 들으며 독서를 한다.제주바다의 노을을 배경으로 방파제를 거니는 이효리와 아이유, 그리고 개들의 실루엣을 바라보는 것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 웃음을 강요하지도 않고, 뇌를 섹시하게 굴릴 필요도 없다. 그저 바라보고 느낀다.효리네 민박집이 문을 닫고 더 깊어진 밤, 채널을 돌릴 새도 없이 ‘비긴 어게인’이 귀를 습격한다. 국내 최정상 뮤지션 윤도현, 이소라, 유희열이 아무도 알아보는 이 없는 곳에서 길거리 음악가들과 합을 맞추고 버스킹을 한다. 노홍철은 특유의 긍정 에너지로 그들을 북돋으며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든다.‘록의 성지’로 불리는 아일랜드의 슬래인 캐슬에서 윤도현, 이소라가 영화 ‘원스’의 O.S.T.인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를 부르는 장면은 돈 주고도 보지 못할 공연이었다. 이어진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는 감성을 한껏 고조시켰다.아일랜드의 골웨이 거리에서 밥 딜런의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로 떼창을 이끌어내고 영국의 체스터성당 앞 잔디밭에 누워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을 부른다.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 숙소 거실에서 무심코 흥얼거리는 노래들까지 가슴을 훅 치고 들어온다. 아닌 밤중에 ‘귀 호강’이다. 월요일이 성큼 다가왔지만 어쩐지 마음은 편안해졌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뇌수술 도중 수술대 누워 기타 친 남성…왜?

    뇌수술 도중 수술대 누워 기타 친 남성…왜?

    인도의 한 남성이 뇌 수술 도중 기타를 연주해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20일(현지시간) 타임즈오브인디아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방갈로르의 병원에서 희귀 신경 장애를 치료하는 복잡한 수술 도중 환자인 음악가 아비쉑 프라사드(37)가 악기를 연주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비쉑은 ‘음악가 근육긴장이상’(musicians dystonia)이라 불리는 증상때문에 한 쪽 손에 쥐가 나서 제대로 기타를 연주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음악가 근육긴장이상은 본인 의지와 상관 없이 오랫동안 연습하고 단련시킨 특정 근육부분만 뻣뻣해지거나 경련이 일어나 운동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프라사드는 수많은 전문가들을 찾아 치료법을 모색한 끝에 수술 집도의 샤란 스리니바산 박사를 만나 수술을 받게 됐다. 의료진들은 그의 뇌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찾기 위해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전극을 부착했고, 7시간의 긴 수술 끝에 그의 병을 완전히 치료했다. 샤란 박사는 “전 수술 과정 동안 아비쉑은 완전히 깨어있었고 그에게 기타를 건네 연주하게 했다. 그가 연주를 할 때만 근육긴장이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이는 의사들이 병변이 일어나는 정확한 위치를 얻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프라사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술대 위에서 손가락의 움직임이 마법처럼 나아진 것을 보고 놀랐다. 수술이 끝날 무렵, 손가락이 100% 치료됐고, 전처럼 움직일 수 있었다”며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초현실적인 경험을 했다고 묘사했다. 실밥을 풀던 날, 프라사드는 의사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완전히 회복됐다는 걸 직접 보여주기 위해 기타로 몇 곡을 연주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영화·클래식 함께 즐기는 ‘필름 콘서트’

    영화·클래식 함께 즐기는 ‘필름 콘서트’

    보고 듣는 공감각적 체험 ‘몰입도’ 높아 영화와 클래식의 경계를 허무는 필름 콘서트가 잇따라 열린다. 기존에 비슷한 콘서트들이 영화의 발췌 영상에 라이브 연주를 곁들였다면, 이 콘서트들은 영화 전편을 상영하며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을 오케스트라가 생생하게 들려주는 방식이라 영화 팬과 클래식 팬 모두에게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새달 11~12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고전 호러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1935)를 생생한 연주와 곁들여 감상한다면 한여름 무더위가 싹 가실 만하다. 간담이 서늘해질 곡들로 꾸며질 ‘서머 나이트 오케스트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가 새달 11~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콘서트로는 이례적으로 밤 10시에 시작한다. 메리 셸리의 괴기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의 원류인 ‘프랑켄슈타인’(1931)의 후속편이 국내 콘서트홀에서는 가장 큰 가로 12m·세로 6.5m짜리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며, 앨프리드 히치콕의 ‘레베카’, ‘이창’의 음악으로 유명하고, 또 ‘젊은이의 양지’와 ‘선셋 대로’로 오스카상을 두 차례 거머쥔 독일 출신 작곡가 프란츠 왁스만이 빚어낸 긴장감 서린 음악을, 이병욱 지휘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들려준다. 전석 3만원. 1544-7744.●새달 26~ 28일 실사 영화 ‘미녀와 야수’ 디즈니의 걸작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재현해 올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미녀와 야수’의 필름 콘서트도 이어진다. 8월 26~28일 같은 장소에서다. ‘미녀와 야수’의 필름 콘서트는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 엠마 왓슨과 댄 스티븐스가 각각 진취적인 여성 벨과 저주를 받아 야수로 변한 왕자를 열연하며 노래 솜씨도 뽐낸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513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1991년 오스카 주제가상을 받았던 ‘뷰티 앤 더 비스트’ 등 애니와 실사 영화를 물들인 주옥같은 노래들이 백윤학이 지휘하는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얹혀진다. 4만~14만원. (02)552-2505.●1년 만에 재공연 ‘아마데우스 인 라이브’ 지난해 국내 초연에 만원사례를 빚었던 영화 ‘아마데우스’(1984)의 필름 콘서트 ‘아마데우스 인 라이브’도 1년 만인 오는 11월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다시 올려진다. 영화에서는 방탕한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삶이, 그의 재능을 질투했던 살리에리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아카데미 8관왕에 빛나는 명작으로, 거장 밀로시 포르만이 연출하고 톰 헐스와 F 머레이 아브라함이 열연했다. 모차르트가 서른다섯 생애에 걸쳐 남긴 교향곡과 실내악, 협주곡, 오페라, 레퀴엠 등이 고루 담긴 이 작품은 국내 개봉 당시 클래식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서 관객들은 대형 스크린으로 세 시간에 가까운 고화질 디렉터스컷 버전을 감상하며 영화에 나오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디토 오케스트라와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연주로 듣게 된다. ‘아마데우스 인 라이브’의 전담 지휘자 히로유키 쓰지가 내한해 직접 지휘봉을 잡는다. 3만~12만원. (02)552-2505.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공감각적인 체험으로 몰입도가 높다는 게 필름 콘서트의 특징”이라면서 “콘서트홀에서의 생생한 연주는 영화 음악의 감동 또한 배가시킨다”고 말했다. 공연기획사 세나의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필름 콘서트가 보편화되어 있다”며 “기획 단계에서부터 필름 콘서트를 염두에 둔 영화도 자주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정숙 여사가 묘소 참배한 윤이상은 누구? “세계적 현대 음악가”

    김정숙 여사가 묘소 참배한 윤이상은 누구? “세계적 현대 음악가”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작곡가 윤이상(1917~1995) 선생의 묘소를 참배해 윤이상의 생애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윤이상은 한국 출신 작곡가 중 국제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그의 음악을 제대로 들어본 사람이 거의 없다.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이후 이념 논쟁에 계속 시달려왔기 때문. 재독 동포 오길남에 대한 탈북권유 논란, 북한 정권의 윤이상 추대 등까지 겹쳐지며 그의 음악은 한국 땅에서 연주되기조차 쉽지 않았다. 최근 논란이 된 블랙리스트에 실제 ‘윤이상평화재단’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전 세계적으로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현대 음악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유럽 현대음악의 첨단 어법으로 한국적 음향을 표현하는 데 도전했으며 작품 속에 동양의 정중동(靜中動·조용한 가운데 어떠한 움직임이 있음)의 원리를 녹여내기도 했다. 그는 늘 고향 통영의 바다와 흙이 음악 세계의 기초가 됐다고 말했지만, 동백림사건 이후 끝내 고국 땅을 다시 밟지 못한 채 이국에서 눈을 감았다. 김 여사도 이 때문에 참배에 앞서 통영에서 공수한 동백나무를 묘비 바로 앞에 심었다. 김 여사는 “윤이상 선생이 생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며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 고향의 동백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한 성악도 출신이다. 그는 “저도 음악을 전공해서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며 “음 파괴가 낯설긴 하지만 작곡했던 선배들은 물론이고 저도 관심이 많았다. 학창 시절 음악 공부할 때 영감을 많이 주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한편,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음악계 이곳저곳에서도 그의 음악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코리안심포니는 오는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죽음에 관한 두 개의 교향시’라는 주제 아래 윤이상의 ‘화염 속의 천사’ 등을 연주한다. 서울시향은 다음 달 15일 광복절 기념음악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윤이상의 ‘예악’을 선보이고, 첼리스트 고봉인은 오는 9월 14일 금호아트홀에서 윤이상 특별 무대를 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숙 여사가 독일 ‘윤이상 묘소’에 동백나무 품고 간 사연

    김정숙 여사가 독일 ‘윤이상 묘소’에 동백나무 품고 간 사연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있는 고 윤이상(1917~1995년·음악가) 선생의 묘소를 참배했다. 올해는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의 탄생 100주년이다. 이날 윤이상 선생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공수한 동백나무 한 그루가 윤이상 선생 묘비 앞에 심어졌다. 통영에서는 동백(冬柏)나무가 유명하다. 통영시목도 동백나무로 지정돼 있다. 윤이상 선생 묘비 앞에 새로 심어진 나무 앞에는 붉은 화강암으로 된 석판에 ‘대한민국 통영시의 동백나무 2017.7.5.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이란 금색 글자가 새겨져 있다.김 여사는 “윤이상 선생이 생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면서 “그 분의 마음이 어땠을까, 무엇을 생각했을까 하면서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 고향의 동백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는 윤이상 선생이 태어난지 100년이 됐다. 이 동백나무는 윤이상 선생이 고초를 겪었던 ‘동백림(東伯林) 사건’을 연상시킨다. 이 사건은 50년 전인1967년 7월 8일 당시 중앙정보부(지금의 국가정보원)이 발표한 대규모 간첩단 사건으로, 당시 중앙정보부는 한국에서 독일·프랑스로 건너간 194명의 유학생과 교민들이 동베를린의 북한 대사관과 평양을 드나들고 간첩 교육을 받으며 대남 적화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동백림’은 동베를린을 한자로 음차(音借)해 표기한 말이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간첩으로 지목한 인물 중에는 윤이상 선생과 화가 이응로 선생이 포함돼 있었다. 천상병 시인도 동백림사건에 연루되어 고문을 당했다. 1967년 12월 당시 34명이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2년 뒤 최종심에서 간첩죄가 확정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2006년 1월, 당시 박정희 정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무리하게 적용해 사건을 확대·과장했다고 밝혔다. 동백림 사건이 허황되게 부풀려진 간첩단 얘기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에 대한 불법 연행과 가혹 행위 등에 대해 사과할 것을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흉기 든 남성 ‘포옹’으로 제압한 태국 경찰관

    흉기 든 남성 ‘포옹’으로 제압한 태국 경찰관

    흉기를 들고 파출소에 들어온 남성을 제압하는 대신 따뜻한 포옹을 건넨 태국의 경찰관이 화제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태국 타이비자뉴스 등에 따르면, 최근 방콕의 한 파출소에는 흉기를 든 40대 남성이 들어왔다. 남성을 발견한 경찰관 아니루뜨는 그를 권총으로 제압하는 대신 책상에 걸터앉아 대화를 시도했다. 당시 CCTV에는 무언가 대화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겼다. 잠시 후 남성은 경찰관에게 흉기를 순순히 건넸다. 경찰관은 흉기를 멀리 집어던지고는 남성을 따뜻하게 안아줬다.아니루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음악가로 활동하던 남성은 생활고에 시달리다 최근 며칠간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보수를 받지 못했다”면서 “설상가상으로 기타까지 도둑맞아 홧김에 파출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아니루뜨와 남성은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을까? 아니루뜨는 “내가 가지고 있는 기타를 주겠다고 했다”면서 “나가서 밥이나 한 끼 하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1500년 만에 들려주는 목소리

    1500년 만에 들려주는 목소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으며 ‘교황을 위해 노래하는 아이들’로 유명한 교황청 시스티나성당 합창단이 한국을 찾는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다음달 7~15일 교황청 시스티나성당 합창단이 창설 1500년 만에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한다”고 15일 밝혔다.시스티나 합창단은 교회 초기부터 존재하던 것을 6세기 무렵 그레고리오 교황이 체계적으로 정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71년 교황 식스토 4세가 재정비하면서 교황 전속 합창단이 됐다. ‘시스티나’ 성당과 합창단 이름은 식스토 4세 교황의 이름을 딴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 유명한 팔레스트리나의 조반니 피에르루이지, 루카 마렌지오, 크리스토발 모랄레스 등이 모두 이 합창단 출신이다. 19세기 주세페 바이니와 도메니코 무스타파 등 저명 음악가들이 합창단 지휘자로 활약했다. 20세기 들어서는 로렌조 페로시, 도메니코 바르톨루치, 주세페 리베르토 등이 합창단을 이끌었다. 성인 남성 20명과 소년 30여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음향 시스템 없이 무반주 전통을 지키면서 주로 그레고리오 성가와 팔레스트리나(교회용 합창곡)를 부른다. 이들의 무반주 전통은 아카펠라의 기원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교황 전속 합창단답게 교황이 주례하는 전례의 합창을 전담하는 한편 세계 순회 공연을 통해 전례음악 알림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2015년 영국·이탈리아, 지난해에는 이탈리아·헝가리·독일을 방문했다. 이탈리아 출신 마시모 팔롬벨라 몬시뇰이 지휘를 맡은 내한 공연에서 합창단은 그레고리오 성가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를 비롯해 ‘하느님, 당신께 제 영혼 들어 올리나이다’, ‘마니피캇’, ‘불쌍히 여기소서’ 등 9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7월 5일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을 시작으로 7일 대전교구 충남대 정심화홀, 9일 광주대교구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1일 부산교구 KBS홀, 13일 대구대교구 범어주교좌성당, 15일 수원교구 분당성요한성당 등에서 열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밴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밴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서동철 논설위원

    미국과 소련은 1950년대 우주과학 기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런데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린다. 불과 한 달이 지난 11월 3일에는 ‘라이카’라는 이름의 떠돌이 개를 스푸트니크 2호에 태워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한다. 가뜩이나 ‘스푸트니크 쇼크’에 빠져 있던 미국에 결정타를 먹인 것이다.미국은 1958년 1월 31일 불과 13.97㎏의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를 쏘아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2월 3일 소련은 1.3t짜리 과학탐사 위성 스푸트니크 3호를 발사한다. 인공위성 발사 기술이란 곧바로 대륙간탄도탄(ICBM) 전용이 가능하다. 인공위성 발사 기술에서 소련의 우위란 곧 새로운 핵탄두 운반 수단의 개발 경쟁에서 미국의 패배를 의미했다. 소련 정부가 주관한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는 피아노를 대상으로 1958년 3월 18일부터 4월 14일까지 모스크바에서 열렸다. 심사위원은 에밀 길렐스 위원장을 비롯해 레프 오보린, 스비야토슬라브 리히터 등 소련 피아니스트가 6명, 영국 작곡가 아서 블리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벨기에, 포르투갈, 브라질 등 서방 음악가가 5명이었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심사위원은 소련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 피아니스트 밴 클라이번이 우승했다. 두 개의 에피소드가 전하는데, 심사위원의 한 사람인 리히터가 클라이번에게는 100점을 주고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모두 0점을 주었다는 전설이 하나다. 다른 하나는 채점 결과 미국인이 압도적 1등을 차지하자 소련 공산당 서기장 니키타 흐루쇼프에게 전화를 걸어 부랴부랴 재가를 받았다는 일화다. 미국 신문들은 ‘음악으로 소련을 눌렀다’고 대서특필했지만, 흐루쇼프는 크게 웃었다는 게 정설이다. ICBM 개발 경쟁에서 승리한 소련의 미국에 대한 여유의 표시였다는 것이다. 클라이번은 축하 음악회에서 앙코르로 소련 가요 ‘모스크바의 밤’을 연주해 전 세계에 유행시키기도 했다. 냉전시대 차이콥스키 콩쿠르란 분명 정치성 짙은 이벤트였다. 미국에서 1962년 시작된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이제 차이콥스키 콩쿠르만큼이나 권위를 인정받는다. 엊그제 선우예권이 한국인으로는 처음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순회 연주 및 음반 발매 기회를 어느 콩쿠르보다 많이 주는 대회로 유명하다. 선우예권이 이런 혜택을 후회 없이 활용해 경력을 쌓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무게 있는 피아니스트로 차근차근 성장하기 바란다.
  • ‘클러버’ 박수홍, EDM 가수 정식 데뷔 ‘쿨 이재훈 지원사격’

    ‘클러버’ 박수홍, EDM 가수 정식 데뷔 ‘쿨 이재훈 지원사격’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활기차고 흥이 넘치는 유쾌한 클러버로서 이미지 변신한 박수홍이 어릴 적부터 하나의 꿈으로만 간직해온 솔로 가수로서의 한을 풀고자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작사, 작곡한 ‘미우새’ 방송을 통해 선보인 ‘Clubber(클러버)’라는 EDM 곡을 정식으로 발매한다. ‘음악가로서의 박수홍’을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포부도 함께 엿볼 수 있는 첫 솔로 데뷔 앨범은 돈 스파이크가 프로듀싱을 맡아 제작된 앨범으로 ‘Clubber(Feat.미우새)’와 ‘Sorry Mom(쏘리 맘)(Remix)’ 2곡과 일주일 후 공개할 ‘Sorry mom’ 원곡과 ‘Chicken run(치킨 런)’ 2곡 총 4곡으로 구성하였다. 박수홍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꾸미지 않은 솔직한 이야기를 중독성 강한 비트와 멜로디에 녹여낸 ‘Clubber(Feat.미우새)’와, 연이어 선보일 두 번째 싱글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예정되어 있는 ‘Sorry Mom’의 리믹스 버전의 수록된 두 곡 모두 누가 들어도 어깨가 절로 들썩일만큼 흥겹고 신나는 곡으로 탄생해 다른 클럽 EDM과 비교하여도 뒤지지 않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일주일 후 공개 예정인 ‘Sorry mom’은 절친인 쿨의 이재훈이 직접 멜로디라인을 만들어 피처링을 해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박수홍은 10여년 전 ‘쿨’의 5집에 수록된 ‘오랜 친구에게’라는 곡에 참여한 바 있다. 이재훈은 바쁜 와중에도 박수홍의 부탁에 제주도에서 올라와 녹음에 참여했다는 후문. ‘Chicken run’은 절친 후배 개그맨 손헌수의 곡으로 재미있고 경쾌한 곡으로 손헌수와 듀엣으로 불렀는데 이미 방송에서 노출된 적이 있는 곡으로 약간의 보완과 재믹싱 과정 거쳐 신나는 EDM곡으로 탄생했다. 한편 박수홍은 돈 스파이크, 손헌수와 같이 디제잉 공연도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선우예권 ‘북미의 쇼팽 콩쿠르’ 한국인 첫 우승

    선우예권 ‘북미의 쇼팽 콩쿠르’ 한국인 첫 우승

    “콩쿠르라는 생각은 최대한 접어두고 연주하러 왔다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어요. 과장하거나 꾸미려 하기보다는 제가 느낀 진실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신경썼습니다.”국내 신진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이 북미 최고 권위의 미국 밴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밴 클라이번 재단은 10일(현지시간) 밤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 홀에서 17일간 진행된 제15회 밴 클라이번 콩쿠르의 금메달리스트로 선우예권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인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2005년 양희원(미국명 조이스 양), 2009년 손열음이 은메달을 땄다. 1962년 시작되어 4년 주기로 열리는 이 콩쿠르는 냉전 시절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밴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하는 대회다. 세계 3대 콩쿠르인 쇼팽, 차이콥스키, 퀸 엘리자베스에 버금가는 대회로 ‘북미의 쇼팽 콩쿠르’로 불리며 북미 최고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선우예권은 5만 달러(약 5600만원)의 상금과 함께 3년간 미 전역 투어, 음반 발매 등의 지원을 받는다. 지난달 25일 개막한 콩쿠르는 전 세계 290여명이 참가한 대륙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15개국 30세 이하 신예 피아니스트 30명이 본선에서 기량을 뽐냈다. 한국에서는 5명이 나가 선우예권과 김다솔, 김홍기가 12명이 겨루는 준결선에 진출했고, 이 중 선우예권이 6명으로 추려진 결선에 올랐다. 9일 밤 결선 무대에서 선우예권은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5중주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연주하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 관객 기립 박수와 함께 심사위원단 최고점을 받았다. 수상 직후 선우예권은 “너무 값진 상이라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연주, 진실된 음악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라흐마니노프 연주 때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감기에 걸려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잠을 자며 열을 빼내려고 했다”며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는데 (그런 상황 때문에) 좀더 복합적인 감정들을 들려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다소 늦게 피아노를 시작한 그는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미국 커티스음악원, 줄리아드 음대, 뉴욕 매네스 음대에서 수학했다. 세계적 연주자인 리처드 구드와 세이무어 립킨을 사사했으며 현재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연주자 과정을 밟으며 베른트 괴츠케를 사사하고 있다. 윌리엄 카펠 국제피아노콩쿠르(2012), 센다이 국제음악콩쿠르(2013), 스위스 방돔 프라이즈(2014),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2015)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로 선정돼 5차례 리사이틀을 열었다. 오는 12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600석) 독주회는 이날 우승 소식이 전해지자 순식간에 매진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선우예권, 한국인 최초 美 반클라이번 콩쿠르 우승…결선무대 기립박수

    선우예권, 한국인 최초 美 반클라이번 콩쿠르 우승…결선무대 기립박수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9)이 55년 역사의 세계적 피아노대회인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자로 선정됐다.반 클라이번 재단과 심사위원단은 10일(현지시간) 미 텍사스 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 홀에서 17일에 걸친 제15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를 폐막하며 선우예권을 1위인 금메달리스트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2005년 양희원(미국명 조이스 양)이, 2009년 손열음이 각각 2위에 해당하는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지만 우승은 한국인 최초다. 5월 25일 개막한 올해 대회에서는 대륙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15개국의 30세 이하 신예 피아니스트 30명이 기량을 겨뤘다. 한국인 참가자 5명 가운데 선우예권,김다솔,김홍기가 12명이 겨루는 준결선에 진출했고,이중 선우예권이 6명으로 좁혀진 결선까지 올랐다. 선우예권은 준결선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Op.109,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6번 Op.82,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 K.467을 연주했다. 결선에서는 드보르자크 피아노 5중주 Op.81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Op.30을 연주했다. 선우예권은 결선 무대인 9일 밤 피아노 협연의 난곡으로 손꼽히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소화해 관객들의 전원 기립 박수와 환호를 끌어내며 입상에 청신호를 켰다. 다른 피아니스트보다 다소 늦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피아노를 시작한 선우예권은 실력에 비해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늦게 알려진 연주자다. 서울예고를 거쳐 미국 커티스음악원,줄리아드 음대에서 수학했고,이어 뉴욕 매네스 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에서 세계적 피아니스트 리처드 구드를 사사했다. 2015년 독일 피아노 어워드에서 우승한 것 외에도 스위스 ‘방돔 프라이즈’(2014년),센다이 국제음악콩쿠르(2013년),윌리엄 카펠 국제피아노콩쿠르(2012)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 시절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하는 대회다. 1962년을 시작으로 4년 주기로 열리며 루마니아의 라두 루푸(1966 우승),독일의 크리스티안 차하리아스(1973년 준우승) 등을 입상자로 배출했다. 예심을 통과하더라도 준준결선,준결선(독주·협연),결선(실내악·협연) 등 모두 5번의 무대를 통해 수상자를 까다롭게 가리지만 일단 입상하면 음악가로 성장하는데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차이콥스키 콩쿠르,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견줄만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희망하는 피아니스트에게는 ‘등용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비움의 경지에서 만족을 배우다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비움의 경지에서 만족을 배우다

    일본 교토는 ‘천년의 고도’라는 말이 전혀 부끄럽지 않게 긴 역사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유적으로 가득하다. 유적의 대부분은 오래된 사찰들이고, 그 대부분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유명한 교토의 사찰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정원을 보유하고 있다. 료안지(龍安寺)의 석정(石庭)은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정원으로 꼽힌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고 연못도 없이 오직 크고 작은 돌과 자잘한 백색 자갈로 ‘마른 산수’를 꾸민 이 정원은 선(禪)의 정신을 표현한 추상조형의 극치로 평가받는다. 료안지는 호소카와 가쓰모토가 1450년 건립한 선종 사찰로 금박의 삼층 누각으로 유명한 긴카쿠지(閣寺)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선종사찰에서 주지 스님이 기거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을 방장이라고 하는데 료안지 방장 건물의 남쪽 정원에 조성된 것이 이 석정이다.다른 방문객들처럼 료안지 방장으로 가서 신을 벗고 석정 앞 긴 툇마루에 앉아 정원을 바라봤다. 동서 25m, 남북 10m 정도의 장방형 공간을 낮은 흙담으로 둘러싸고 그곳에 흰색의 모래처럼 보이는 아주 자잘한 자갈을 깔아 놓았다. 거기에 크고 작은 돌 15개를 드문드문 배치했다. 기이한 모양도 아닌 돌들이 아무런 의도 없이 자연스럽게 놓였다. 돌 주변으로 이끼가 자라 마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인다. 모래를 고르게 펴면서 만들어진 갈퀴 자국이 잔잔한 물결을 연상하게 한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완벽한 침묵의 공간이다. ●15세기 조성 추정… 그때도 지금도 파격 료안지의 석정이 언제 조성됐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1467년 오닌의 난 당시 불탄 절을 15세기 말에 복원하고 그 즈음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료안지 복원은 호소카와 가쓰모토의 아들인 마사모토가 맡아 1488년 방장건물이 완성됐다. 그 후에 석정이 조성됐을 것으로 본다. 그 작업을 소아미라는 화가가 했다는 설과 당시 료안지의 주지였던 도쿠호 젠케쓰가 사찰의 정원을 만드는 전문가 그룹과 함께 만들었다는 설이 있지만 정확하지 않다. 아무튼 석정이 500년 전 꾸며졌을 당시 파격이었을 것인데 지금 봐도 파격적이다. 나지막한 흙담을 그림의 프레임이라고 한다면 지극히 이지적인 추상미술 작품이고, 조형예술로 본다면 돌과 모래를 이용한 설치미술이다. 바람소리와 새소리가 음향이고, 내리쪼이는 햇살은 마치 조명 같다.료안지의 석정은 ‘젠 가든’(Zen Garden)이라는 이름으로 서구의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안겼다. 대표적인 인물이 전위 음악가 존 케이지(1912~1992)다. 1950년대부터 동양의 선 사상에 심취하면서 공의 개념을 음악으로 실현하고자 했던 그는 1952년 ‘4분 33초’라는 논란의 전위음악을 작곡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케이지는 4분 33초를 초연한 연주자 데이비드 튜더와 전위예술가 오노 요코와 함께 1962년 일본 연주여행을 하던 중 료안지의 석정을 방문했다. 이 정원에서 본 공간의 비어 있음과 침묵의 가치, 자연스러움의 가치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말년의 10년을 온전히 료안지의 석정에서 받은 영감을 미학적으로 표현하는 데 할애했다. 케이지는 1983년부터 세상을 떠난 1992년까지 170점의 연필 드로잉을 그렸다.‘료안지는 어디에?’라는 제목의 드로잉은 석정에 놓인 돌과 같은 숫자인 15개의 돌 이미지를 테이블에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그 둘레를 따라 드로잉을 한 것이다. 무질서한 듯 보이지만 우연처럼 질서 정연함을 유지한 채 배치된 료안지 석정을 통해 자연 그 자체의 질서를 발견하고 표현을 시도했던 케이지가 세상을 떠나고 그의 추종자들은 2004년 케이지에게 ‘돌의 역할:료안지를 따라서’라는 제목으로 공동 작업을 헌정했다.포스트모더니즘 건축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한스 홀라인(1934~2014)은 2000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 료안지의 정원을 축소한 모형을 출품했다. 그해의 주제는 ‘덜 미학적인 것이 더 윤리적이다’(Less Aesthetics, More Ethics)로 근대건축의 거장 미스 반데어로에가 단순미를 강조하며 주창했던 ‘적을수록 풍부하다’(Less is More)를 변용한 것이다. 홀라인은 서구 건축에서 윤리적인 것을 찾으려면 단순하고 간결해야 한다는 것을 료안지의 석정을 통해 보여줬다. 일본계 미국인 작가 이사무 노구치(1904~1988)는 뉴욕 체이스맨해튼 은행 광장을 비롯한 여러 공공 프로젝트에 료안지의 석정을 응용한 작품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꽃과 나무를 배제하고 돌과 백색 모래만으로 구성된 단순미의 결정판인 석정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석정의 돌이 15개이지만 어느 자리에서건 14개까지만 보인다는 얘기가 있다. 깨달음을 통해서만 15개가 완전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숫자 15를 두고 돌 더미를 수리적으로 보면 황금분할을 의미한다는 등의 해석을 하기도 한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석정 자체의 미학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을 방해할 뿐이다. 없음(無)과 비어 있음(空)을 조형적으로 표현한 이 정원을 보면서 선사들은 관조의 세계로 빠져들었을 것이다. 료안지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이유는 물질만능 시대에 비어 있음의 가치가 더욱 소중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료안지의 석정을 감상했으면 방장 건물을 돌아보자. 크게 6개의 공간으로 나뉘는데 거개의 명찰에 있는 방장 건물과 마찬가지로 미닫이문에는 멋진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메인홀 격인 료안지 방장 건물의 가운데 칸에 그려진 ‘와룡매’가 일품이다. 그 옆방의 미닫이문에 그려진 산수화 속 산세가 낯이 익다. 금강산을 18차례나 다녀왔다는 화가 사스키 가쿠오가 1953년부터 5년에 걸쳐 완성한 ‘금강산’이다. 방장 건물 뒤편으로 돌아오다 보면 뒤뜰에 돌로 만들어진 물확이 있다. 다실로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인데 웅크려 앉아야 사용할 수 있다. 다실 문을 작게 만들어 들어갈 때 자연히 고개를 숙여 조심스럽게 경의를 표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료안지의 물확은 가운데를 네모로 만들고 사방에 한 글자씩을 써 놓았다. 네모를 입구(口)자로 쳐서 읽어 보니 ‘오유지족’(吾唯知足)이다. 풀어보면 이런 뜻이다. ‘나는 이 정도면 만족함을 알겠노라!’. 그러고 보니 료안지의 방장 입구 12폭 병풍 위에 걸린 작은 현판에도 ‘지족’(知足)이라 쓰여 있다. 모든 괴로움은 욕심에서 나온다. 만족함을 알면 행복은 바로 손안에 있음을 우리는 왜 자꾸 잊을까. ●덴류지·긴카쿠지 정원도 한폭의 산수 교토에서 반드시 가 봐야 할 정원으로 덴류지(天龍寺)의 방장 정원인 조원지가 꼽힌다. 이 절을 세운 무소 소세키(1275~1351) 국사는 난세를 슬기롭게 헤쳐 나간 고승으로 정원 조영에도 뛰어났다고 한다. 불세출의 정원 설계사였던 그는 거주한 사찰마다 훌륭한 정원을 남겼다. 덴류지의 조원지는 마음심(心)자형의 커다란 연못을 조성하고 그 주변으로 산책길을 낸 지천회유식 정원이다. 한쪽 면이 산자락에 바짝 붙어 있어 멀리 아라시야마와 가까이 가메야마의 자연풍광을 그대로 끌어안은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웅장한 방장 건물 앞의 마루에 조원지를 감상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것도 볼거리다. 인공과 자연의 조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조원지는 한 폭의 산수화 같다. 긴카쿠지(銀閣寺)의 정원도 인상적이다. 반듯하게 다듬어진 동백나무가 줄지어 선 길을 따라 경내로 들어가면 정원이 바로 나온다. 흰 자갈 모래를 깔고 굵은 물결무늬를 만들어 놓은 마당 옆으로 금경지라는 이름의 연못이 있다. 마당 한쪽에는 향월대라는 원추형 돌무지가 솟아 있고 정원 왼쪽으로 연못가에 2층 누각인 은각이 우뚝 솟이 있다. 건물과 나무가 하늘과 함께 연못에 비치는 풍경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자그마한 다리를 건너면 자연의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나무들 아래 진초록 이끼가 카펫처럼 깔려 있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은각으로 내려와 이제 다 봤나 싶었는데 초록색 이끼 위에 떨어진 분홍빛 연산홍 꽃잎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아름다움에 한숨이 새어 나오며 료안지의 물확에서 본 문구가 다시 떠올랐다. ‘오유지족!’ 글 사진 lotus@seoul.co.kr
  • 음악·영화·3D… ‘융합 예술’의 하이라이트

    음악·영화·3D… ‘융합 예술’의 하이라이트

    명품업체들은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 관리를 위해 문화예술 후원에 적극적이다. 프랑스 명품업체 카르티에도 현대미술 후원을 위해 1984년 재단을 설립했다. 하지만 방법은 아주 다르다. 전시를 후원하거나 유명 작가의 소장품을 구입하는 일반적인 미술재단과는 달리 전시될 작품의 제작을 의뢰하는 ‘커미션’ 방식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이렇게 제작한 작품을 소장한다.독창적 기획과 학제적인 작업으로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확장해 온 카르티에 현대미술재단의 주요 소장 작품들을 보여 주는 ‘하이라이트’전이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SeMA)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50개국 350명 작가의 작품 1500점 가운데 핵심적인 작업 100여점을 골라 소개한다. 소장품 가운데 유일무이한 작품들, 다양한 학제적 프로그래밍을 통해 제작된 독창적인 작업들, 작가 커미션 작업들을 모았다. 생태음향 전문가, 과학자, 음악가로 활동해 온 미국의 버니 크라우스와 영국의 컬렉티브 그룹 유브이에이(UVA)의 공동작업으로 이뤄진 ‘위대한 동물 오케스트라’는 학제 간 협업과 융합예술의 진수를 보여 준다. 크라우스는 전 세계 육지 및 해상동물 1만 5000여 종의 소리를 포함해 총 5000시간이 넘는 자연 서식지의 소리를 50년 가까이 녹음했다. 그룹 유브이에이는 그 녹음된 데이터를 빛 분자로 변환한 뒤 3차원 설치물로 구현했다. 캐나다, 미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 해양지대의 일곱 가지 사운드스케이프가 벽을 타고 서서히 흘러가며 소리를 통해 원초적인 자연을 느끼게 해 준다. 프랑스 철학자 폴 비릴리오의 개념에 기반해 뉴욕 건축가 그룹 ‘딜러 스코피디오 렌프로’가 제작한 비디오설치작업 ‘출구’는 데이터에 기반해 인구이동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프랑스의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인 레이몽 드파르동이 아내 클로딘 누가레와 함께 제작한 영화 ‘그들의 소리를 들으라’는 2008년 카르티에 재단이 기획한 전시 ‘원주민의 땅, 추방을 멈춰라’에 소개된 작품이다. 유목민, 외딴섬의 주민,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인디언 종족들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뿌리, 인구와 땅의 문제, 언어, 역사 문제를 다룬다. 호주 출신의 작가 론 뮤익의 극사실주의 조각은 매혹적이고 충격적이다. 걱정스러운 눈빛의 여인이 누워 있는 모습을 가로 6.5m, 세로 1.6m, 높이 3.9m의 거대한 크기로 만든 ‘침대에서’, 실제보다 작게 만든 ‘쇼핑하는 여인’과 ‘나뭇가지를 든 여인’은 크기와 무관하게 실핏줄부터 주름, 머리카락, 피부톤까지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인다. 세계적인 프랑스 SF 만화가 뫼비우스의 환상적인 애니메이션과 드로잉작업, 중국작가 차이궈창이 화약 퍼포먼스로 제작한 작품도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재단의 작가 레지던시 출신으로 세계적 예술가로 성장한 프랑스의 장 미셸 오토니엘의 초기작업과 콩고민주공화국 작가인 셰리 삼바의 화려한 색채가 돋보이는 회화작품도 있다. 미술작가로도 활동하지만 다른 영역에서 더 이름을 떨친 유명인들의 작품도 눈에 띈다. 일본의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는 꽃과 동물을 연관시킨 꽃병 연작을, 미국의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는 드로잉작업과 석판화(리소그래프) 작품을 보여 준다. 미술가 겸 음악가 패티 스미스의 설치작품 ‘산호초 바다의 방’은 스미스가 자신의 친구이자 멘토였던 사진가 로버트 메이플소프(1989년 사망)에게 헌정했던 작품이다. 프랑스 작가 장 미셸 알베롤라와 마크 쿠튀리에는 미술관 내의 라운지 벽에 월 드로잉작업을 했고 미국 작가 세라 지는 1999년 카르티에재단 공간을 위해 제작했던 대규모 설치작품을 재구상해 설치했다. 영화감독 박찬욱과 작가 박찬경으로 구성된 예술가 듀오 파킹찬스는 이번 전시의 커미션 작품으로 몰입형 3D 이미지 영상설치작업 ‘격세지감’을 선보이고 있다. 박 감독의 작품 ‘공동경비구역 JSA’(2000)의 오픈세트를 17년이 지난 현재 3D 영상으로 촬영하고 실제 영화의 소리를 입혀 색다른 시각적, 지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웹툰작가 선우훈은 현재 서울에서 일어나는 주요 사건들에 대한 리포트 형식으로 웹툰을 만들어 전시장과 온라인에서 상영한다. 작가 이불이 2007년 파리 카르티에재단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 ‘천지’도 소개된다. 전시는 무료이며 오는 8월 15일까지 계속된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유월/유홍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유월/유홍준

    유월/유홍준 차가운 냉정 못에 붕어 잡으러 갈까 자귀나무 그늘에 낚싯대 드리우고 앉아 멍한 생각 하러 갈까 손톱 밑이나 파러 갈까 바늘 끝에 끼우는 지렁이 고소한 냄새나 맡으러 갈까 여러 마리는 말고 두어 마리 붕어를 잡아 매끄러운 비늘이나 만지러 갈까 그러다가 문득 서럽고 싱거워져서 차가운 냉정 못에 코펠 들고 슬슬 못가를 돌며 민물새우나 잡을까 해거름 내리는 못둑에 서서 멍하니 그저 멍하니 저 먼 곳이나 한참 바라보다가 올까 분리배출도 다 하고, 여름 물것들 대비해 창마다 방충망도 다 쳤으니, 이제 공작새처럼 한숨 돌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도 한 잔 마시자. 은행 융자 받은 거 이자 내고, 공과금도 밀리지 않고 다 냈으니, 이제 라이언 킹처럼 조금 빈둥거리자. 오, 유월이구나! 모란 작약 꽃 다 졌으니, 이제 굶주린 음악가처럼 살지는 말자. 주말에는 안성 미리내에 가서 묵밥 한 그릇 먹은 뒤 고삼저수지 가에 앉아서 “멍 하니/그저 멍 하니” 한나절 먼 곳이나 바라보다 돌아오자. 장석주 시인
  • 아스팔트 위 바이올리니스트의 절규…“왜 싸워야 하나”

    아스팔트 위 바이올리니스트의 절규…“왜 싸워야 하나”

    연일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시위대를 진압하는 전투경찰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청년음악가의 악기를 빼앗아 부숴버린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다. 윌리 모이세스 아르테아가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후 이름이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다. 아르테아가는 시위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베네수엘라 국가를 바이올린으로 연주한다. 국가를 들으면서 평화로운 베네수엘라를 위해 갈라진 마음을 모으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그는 당분간 국가를 연주할 수 없게 됐다. 그에겐 생명처럼 소중한 바이올린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아르테아가는 시위현장에서 국가를 연주하다가 전투경찰에게 바이올린을 빼앗겼다. 경찰은 그가 갖고 있던 국기와 핸드폰까지 압수했다. 아르테아가는 경찰 앞에 무릎을 꿇고 바이올린을 돌려달라고 애원했다. 간절하게 호소하는 그가 안타까웠는지 한참 뒤 경찰이 바이올린을 돌려줬지만 더 이상 악기로서의 기능은 발휘하지 못하게 된 상태였다. 바이올린은 줄이 모두 끊어지고 여기저기 부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르테아가는 그런 바이올린을 손에 들고 "언제까지 우리는 이렇게 싸우며 살아야 합니까"라고 절규했다. 그가 경찰에게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모습, 망가진 바이올린을 들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현장에 있던 사진작가 이삭 이파니사의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이 공개되자 야권 정치인, 예술인, 언론인 등은 일제히 경찰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편 온라인에선 아르테아가에게 새로운 바이올린을 마련해주자며 모금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아르테아가는 "도움의 손길을 주겠다는 사람이 많아 감사하다"며 "하루 빨리 다시 바이올린을 들고 시위현장에서 국가를 연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4. ‘결혼 뽐뿌’ 넣는 대통령 부부?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4. ‘결혼 뽐뿌’ 넣는 대통령 부부?

    지난 9일, 슬러시(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가 쉬는 동안 나라는 바뀌었다. ‘장미 대선’을 거쳐 19대 대통령에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 것. 재인씨가 처음으로 청와대 관저에서 여민관으로 출근했던 15일 오전, “멋지네 여보~ 당신 최고네~” 하는 정숙씨의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결혼한 지 근 40년이 다 돼 가는 부인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는 걸 처음 본 것 같다. 물론 내 남편이 대통령이라니 못할 말도 없겠다 싶으면서도, 적어도 나는 다른 대통령들의 부인이 비슷한 말을 하는 걸 들은 기억이 없다. ◆ 웬 결혼 ‘뽐뿌’를 대통령 부부에게서? 해당 영상은 아니나 다를까 ‘결혼 장려 영상’으로 지인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내 주위의 여성 동지들은 대통령 부부를 보며 “간만에 ‘결혼 뽐뿌’가 온다”는 말을 많이들 한다. 나만제주도사진없어(31·여)는 정숙씨를 일컬어 “그런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좋지. 내 자존감 팍팍 세워 주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내꿈은백수(29·여)는 “둘이 성향이 반대인데 그게 어울리는듯! 애교 많고 활달하고 아내분 귀여움. 저런 애교는 타고 나는 거 같음”이라고 말했다. 백수의 말에 단톡방의 여자 셋은 “그럼 우리는 김정숙 같은 남자 만나야지”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재인아, 나랑 결혼할 거야, 말 거야? 빨리 말해~” 역시 화제에 올랐다. “역시 미남을 얻으려면 저 정도 용기는 있어야 한다”는 얘기부터 이상형인 연예인 이름들을 넣어 각종 패러디물을 양산했다. 정숙씨를 보며 아직도 ‘결혼하자’는 말은 남자한테 들어야 한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고리타분한 대뇌 피질들을 반성했다. 나 포함해서.  ◆ 재인씨가 정숙씨에게…“군 면회 때 통닭 대신 안개꽃 들고 온 아내” 소개팅으로 만났지만 별 진전 없다가, 학생 시위에 참가했다 최루탄 맞고 기절한 재인씨의 얼굴을 정숙씨가 물수건으로 닦아 줬다는 이야기는 이제 줄줄 욀 정도다. 더욱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정숙씨의 ‘옥바라지’다. 1975년 재인씨가 집회 주도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 됐을 때 정숙씨는 줄곧 면회를 갔다. 야구광이던 재인씨를 위해 그의 모교 경남고 야구부의 우승 기사가 담긴 신문도 들고 갔단다. 문 대통령은 “내가 아무리 야구를 좋아한들 구치소에 수감된 처지에 야구 소식에 무슨 관심이 있을까.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한 아내가 귀여웠다”고 회고했다. “엉엉, 재인아 ㅠㅠ 구치소에 갇혀서 어떡해 ㅠㅠ” 보다는 그게 나은 것 같다. 시쳇말로 재인씨의 ‘진지충’ 같은 성격을 풀어줄 수 있는 사람, ‘피식’ 실소가 나올 수 있게 하는 사람이 정숙씨인 것이다. 그 와중에 재인씨는 “아니, 내가 지금 옥에 갇혔는데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졌다. 소위 ‘부창부수’였다. 정숙씨가 군 면회를 오면서 통닭 대신 안개꽃을 한아름 들고 왔다는 일화를 재인씨가 지금껏 기억하는 것도 비슷한 연장 선상의 일이다.  ◆ 정숙씨가 재인씨에게…“자유롭게 해줄 것 같아서” 정숙씨가 공개한 또 다른 에피소드 하나. 연애 시절 정숙씨는 일부러 재인씨 앞에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내 여자는 안돼”를 외치는 다른 남자들과 똑같은지 한 번 시험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정숙씨의 예상과 달리 재인씨는 아무런 피드백이 없었다. 제풀에 참지 못한 정숙씨가 “왜 가만 있느냐”고 했더니 돌아온 답은 “담배는 네 선호인데 내가 왜 참견을 하느냐”였고, 정숙씨는 그런 모습에서 재인씨가 ‘믿을 만한 남자’라고 생각했다. 10여 년 끽연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내가이시대의꼴초다(30·여)는 이에 적극 공감했다. “딱 ‘이 남자다’ 싶지. ‘건강을 생각해서 피우지 말도록 해~’ 이런거 다 구라여. 그냥 여자가 담배 피는 게 꼴 보기 싫은 거여. 건강 염려로 담배에 대한 불호를 포장하지 마라!” 과거 인터뷰에서 정숙씨가 재인씨와 결혼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나를 자유롭게 해줄 것 같아서”라고 말한 게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음악가를 꿈꾸던 정숙씨는 재인씨가 사법고시에 합격해 부산으로 내려가면서, 서울시립합창단을 그만 두고 함께 내려왔다. 몇몇 보도에 나온 것처럼 그것이 과연 ‘흔쾌히’ 응한 일이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36년을 재인씨와 함께 한 정숙씨의 표정이 어느 정도 답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 “‘남자 김정숙’을 찾습니다” 30~40년 넘게 산 부부를 아버지·어머니로 둔 30대들은 다 알겠지만, 어느 부부 하나 풍파 없는 부부가 없다. 재인씨·정숙씨의 아들 준용씨도 말했다. “물론 부부싸움도 몇 번 하셨다. 말로 싸우는데 주로 아버지가 이긴다. 변호사니까.” 40년 가까이 생사고락을 함께 한 그들 부부의 파트너십, 동지애가 ‘찌릿’ 멋져 보인다. 평소 ‘애련에 물들지 않는 바위’를 표방하는 택배를회사로주문하면출근이설렌다(36·남)도 “걍 서로 재미지게 장난스럽게 나이들어가는 모습의 부러움??”이라며 정숙씨 부부를 본 소감을 얘기했다. 이후 “부러움은 아니고 그냥 좋음 정도”라고 정정하긴 했지만 아무튼 그도 다소간의 심경의 변화를 느꼈나 보았다.나는 친구들에게 말했다. “난 성격이 좀 문재인이니까, 남자 김정숙이 좋을 거 같아.” 재기발랄, 유쾌한 ‘남자 김정숙’을 찾습니다. (만날 구인광고처럼 끝나서 식상한데, 다음엔 꼭 다른 엔딩을 찾아보겠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토록 입체적인 비발디라니

    이토록 입체적인 비발디라니

    불멸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를 남긴 천재 작곡가, 당대 손꼽혔던 바이올리니스트, 태어나자마자 죽음과 마주할 정도로 허약했던 이발사의 아들, 사제 서품을 받은 수도사이자 고아들의 성자, 그러나 한 여인과 사랑에 빠져 비난받았고, 타향에서 객사해 빈민 묘지에 묻힌 남자….17세기 바로크 시대를 풍미한 이탈리아 음악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파란만장한 삶과 음악에 대한 열정, 희망, 상실을 3D 미디어아트와 클래식, 현대 무용 등으로 버무린 융복합 콘서트 ‘비발디아노-거울의 도시’가 한국에 첫선을 보인다.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모두 다섯 차례 공연한다. 환상적인 미디어아트와 열정적인 음악의 결합이 특히 눈길을 끈다. 무대 앞쪽에는 초대형 백사막(Scrim), 뒤쪽에는 높이 15m에 달하는 LED 스크린을 설치하고 때때로 백사막에도 영상을 투사해 입체감을 전달한다. 바로크 이미지를 담은 화려한 영상은 일본 애니메이터 고스케 스키모토가 빚어냈다. 백사막과 LED 스크린 사이에서 격정적인 클래식, 록, 일렉트로닉 연주와 합창, 무용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2008년 체코에서 초연됐고, 유럽 전역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비발디아노’는 2년간 준비 끝에 지난해 새로 시작한 월드 투어 버전이다. 체코의 인기 작곡가이자 건반 연주자인 미칼 드보르자크가 모든 곡을 매만지며 연출했다. 아시아 공연은 한국이 처음이다. 드보르자크를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이르지 보디카와 마르티니 바초바, 첼리스트 마르케타 쿠비노바 등 실력파 솔로 연주자 4명, 미니 오케스트라 10명, 무용수 2명까지 오리지널팀이 직접 내한해 공연에 참여한다. 8만~18만원. 1566-1823.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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