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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엘 시스테마 ‘협연 하모니’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엘 시스테마 ‘협연 하모니’

    소외계층 아동과 청소년이 음악을 통해 희망을 전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이 다음달 5일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의 지휘자와 협연에 나선다. 엘 시스테마는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베네수엘라의 무상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다.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의 음악감독인 문진탁 지휘자는 17일 서울 종로구 주한 베네수엘라 대사관에서 열린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엘 시스테마 지휘자의 방문으로 양국 청소년 간의 협력이 늘어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선한 영향력이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엘 시스테마 지휘자 프레디 실바도 “한국에 도착해 환대받아 감사하다”며 “한국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라라주 바르키시메토의 비센테 에밀리오 소조 음악원(VES) 지휘자다. 지난달 한국에 도착해 협연 진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사전 연습을 하고 있다. 협연은 다음달 5일 오후 7시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린다. 베네수엘라 국가와 성북구가 등이 연주된다. 이사벨 디 카를로 케로 주한 베네수엘라 대사대리는 “내년 한국, 베네수엘라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아름다운 선율로 양국의 우호를 높이는 연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13년 시작된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은 정기연주회, 찾아가는 음악회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문 지휘자는 “어두운 표정의 아이가 밝게 웃으며 선생님과 같은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의 감동이 잊히지 않는다”며 “바르고, 당당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한 아이들을 보며 가치 있는 일이라고 깨닫는다”고 했다.
  • “獨작곡가 넘어 현대곡 꼭 연주하고 싶어”

    “獨작곡가 넘어 현대곡 꼭 연주하고 싶어”

    독일 명문 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최초 여성 종신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32)이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틈틈이 국내 협연 활동을 이어 오긴 했으나 독주회는 2020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타이틀로 공연한 이후 4년 만이다. 이지윤은 이번 무대에서 리하르트 바그너의 연가곡 ‘베젠동크 가곡’ 중 ‘꿈’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로베르트 슈만의 ‘3개의 로망스’, 요하네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모두 독일 출신 작곡가들이다. 그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독일에서 가장 많이 연주해 보고, 제일 편하게 느끼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모았다”고 밝혔다. 1570년 창단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멘델스존, 바그너, 슈트라우스 등 전설적인 작곡가들이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유서 깊은 교향악단이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다니엘 바렌보임 같은 세계적인 명지휘자들도 악단을 이끌었다. 이지윤은 입단한 지 불과 1년 만인 2018년에 만장일치로 종신악장에 임명됐다. 450년 악단 역사상 첫 동양인이자 여성 종신악장의 탄생이었다. 솔리스트로 활동하다 악단에 들어간 그는 “지난 6년 동안 정말 많은 레퍼토리를 경험하며 큰 배움을 얻었다”며 “음악을 다루는 폭이 넓어졌고, 독주할 때는 경험할 수 없었던 감정을 매번 느끼고 있다”고 했다. 다만 악장과 솔리스트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느라 항상 시간이 부족한 건 유일한 단점이라고 밝혔다. “연주 말고 다른 것에도 관심이 많아요. 특히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어요. 악기랑 다니는 세계 투어 말고 악기 없는 홀가분한 여행 말이죠.” 오케스트라 특성상 고전음악을 주로 연주하지만 현대 작곡가의 곡을 연주하고 싶은 갈망도 크다. 그는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데 우리가 안 하면 다음 세대에 전하는 역할을 누가 하겠느냐”며 “현대곡을 하고 싶고,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현대 작곡가의 곡도 연주하고 싶어” 4년 만에 독주회 여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종신 악장 이지윤

    “현대 작곡가의 곡도 연주하고 싶어” 4년 만에 독주회 여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종신 악장 이지윤

    독일 명문 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최초 여성 종신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틈틈이 국내 연주 활동을 이어오긴 했으나 독주회는 2020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타이틀로 공연한 이후 4년 만이다. 이지윤은 이번 무대에서 리하르트 바그너의 연가곡 ‘베젠동크 가곡’ 중 ‘꿈’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로베르트 슈만의 ‘3개의 로망스’, 요하네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모두 독일 출신 작곡가들이다. 그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제 이름을 걸고 하는 독주회이기 때문에 독일에서 가장 많이 연주해보고, 제일 편하게 느끼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모았다”고 했다. 1570년 창단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멘델스존, 바그너, 슈트라우스 등 전설적인 작곡가들이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유서 깊은 교향악단이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다니엘 바렌보임 같은 세계적인 명지휘자들이 악단을 이끌었다. 이지윤은 입단 1년 만인 2018년 만장일치로 종신악장에 임명됐다. 450년 악단 역사상 첫 동양인이자 여성 종신악장 탄생이었다. 2년 전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첫 내한 공연 때 바렌보임의 건강 악화로 대신 지휘를 맡은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호흡을 맞춰 성공적인 무대를 이끌기도 했다. 솔리스트로 활동하다 악단에 들어간 그는 “지난 6년 동안 정말 많은 레퍼토리를 경험하며 큰 배움을 얻었다”면서 “음악을 다루는 폭이 넓어졌고, 독주할 때는 경험할 수 없었던 감정을 매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악장과 솔리스트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느라 항상 시간이 부족한 건 유일한 단점이라고 했다. “연주말고 다른 것에도 관심이 많아요. 특히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어요. 악기랑 다니는 세계 투어 말고 악기 없는 홀가분한 여행 말이죠. ” 오케스트라 특성상 고전음악을 주로 연주하지만 현대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고 싶은 갈망도 크다.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데 우리가 안 하면 현대곡들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역할을 누가 하겠느냐”면서 “현대곡을 하고 싶고,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독주회를 전후해 국내 연주 일정도 빽빽하다. 20일 성남문화재단 주최 마티네콘서트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7월 평창대관령음악제, 10월 아트센터인천 토요스테이지에 이어 11월과 12월에도 무대가 예정돼 있다.
  • “탈북 10년, 교통사고생활고 풍파 몰아쳐도… ‘랑랑’처럼 되는 게 꿈” [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탈북 10년, 교통사고생활고 풍파 몰아쳐도… ‘랑랑’처럼 되는 게 꿈” [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한국땅 밟은 지 어느새 10년고정된 수입 없는 생활에 큰 고민복지관서 5년째 피아노 강사 활동한국서 교통사고 당해 시각도 저하 북한서 엘리트·고위층의 삶부친 장관·외조부 김일성 경호 맡아‘공훈배우’ 이경린에게서 특별교육20살에 평양음악무용대 교수 임용 하루 5~6시간씩 끝없는 연습탈북 후 지난해 일본서 첫 독주회27일 현충원 호국음악회에 출연랑랑처럼 유창한 영어 하고 싶어 졸지에 한국 땅을 밟은 지 어느새 10년이다. 2014년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북한 유명 예술가 탈북’의 주인공 황상혁씨. 북녘의 안온한 삶을 버리고 불혹에 택한 자본주의 한국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북한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다는 자부심도 많이 꺾였다.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로 얻게 된 후유증만큼 마음의 상처도 크다. 그러나 주저앉지 않는다. 남한뿐만 아니라 세계가 알아 주는 연주자의 꿈이야말로 스스로를 지키는 버팀목이다.“비운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황씨는 한국 생활 10년에 대한 소회를 묻자마자 딱 잘랐다. “수입이 일정치 않아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도 구구절절 털어놓고 싶지 않다는 말에서 예술가적 자존심이 묻어났다. 경기도 분당에 산다는 그는 인근 복지관에서 피아노 강사로 5년 넘게 일하고 있다. 간간이 무대에 서지만 북한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은퇴한 어르신들의 취미생활을 돕는 일을 한다는 대목에서 타향살이의 고단함이 느껴졌다. “나 같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줬으면 좋겠는데 (남한 사회의) 관심 밖입니다. 북한에서 나름 엘리트 교육을 받았는데 (나를) 포용하지 않아서 아쉬움이 많죠. 오케스트라 무대에도 종종 서지만 일회성 이벤트로만 소모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탈북 이후 유일무이한 독주회는 일본에서 성사됐다.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해 3월 15일 요미우리신문 후원으로 일본 오사카시 중앙 공회당 무대에 올랐다. 두 시간가량 총 13곡을 선보이며 청중의 환호를 받았다.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져 다들 부러워하는 극장 무대에 섰다는 게 뿌듯했습니다. 다만 유키 구라모토나 히사이시 조 등 일본 유명 음악가의 곡을 저작권 때문에 연주하지 못한 게 좀 아쉬웠죠.” 그가 건넨 명함엔 자신이 출연했던 콘서트가 빼곡하게 나열돼 있다. 친절한 자기소개일 수도 있겠으나 고향을 등진 뒤 낯선 곳에서 갑자기 ‘아무개’ 피아니스트가 된 자신을 증명하고픈 일종의 강박으로도 보였다. 북한 고위층 자제에다 예술가로서 화려한 이력을 보유했기에 그의 탈북은 그야말로 ‘빅뉴스’였다. 집안 얘기가 나오자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아들 걱정에 망설이면서도 자기 뿌리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억누르지 못했다. 머뭇거리다가 “이런 거 밝혀도 되나” 하며 북한자료센터에 등재된 ‘황상춘’이란 이름 석 자를 보여 준다. 그의 아버지는 우리로 치면 환경부 장관인 ‘국가환경보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외가는 더 대단하다. 김일성 주석의 주체농법을 같이 연구한 외할아버지는 김일성 경호를 책임진 호위사령부 부부장을 지냈다. “기억에는 없지만 외할아버지 덕에 평양 만수대의사당 근처에 있는 김일성 5호관저 초대소에서 제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3년 전 이곳은 ‘경루동’이라는 고급 주택단지로 개발됐는데, 이춘희 조선중앙방송 아나운서가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이 단지에 있는 집을 받았다고 한다. 아홉 살 때 건반 앞에 처음 앉은 그는 외국인병원(평양친선병원)의 약국장이었던 어머니의 열성적인 지원 덕에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성장할 수 있었다. 황씨는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원로 피아니스트 이경린으로부터 ‘과외’나 다름없는 특별교육을 받았는데 북한에서 구하기 어려운 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어머니의 직업이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평양음악무용대학을 졸업한 1994년 만 20세에 같은 학과 교수로 임용된 가장 큰 이유는 이경린을 사사(師事)한 것이 컸다. 스승의 주법을 전승할 유일한 후계자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에 거친 풍파가 몰아친 건 예술전문가 대표단으로 2011년 중국에 파견 갔을 때다. 동북 3성에 나간 예술단은 현지 조선족을 대상으로 한 음악 교육, 김일성 생일 기념행사 등을 챙기는 게 주업무다. 옌지에 머물던 그는 지인 소개로 남한 사람을 접촉했는데 당국이 내사에 착수하자 처벌이 두려워 망명길에 올랐다. 당초 제3국으로 가길 원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한국 땅을 밟았다.이후 삶은 완전히 ‘리셋’됐다. 남한에서 예술가로서 쉽지 않은 인정투쟁이 시작됐다. “북한은 음악대학이 한 곳뿐이어서 한 해 피아노과 졸업생이 5명 정도예요. 여기선 1000명도 넘게 나오죠.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서 악착같이 해야 하는데 남북한 교육 시스템이 달라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없고, 개인사를 강연하자니 (다른 북한 이탈주민처럼) 굶주리거나 탄압 경험도 없어 스토리도 빈곤하죠.” 국정원과 주변의 권유로 한국 최고라는 서울대 음대 대학원에 들어갔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영어(탭스)의 벽에 부딪혀 좌절을 거듭, 지난 2월 8년 만에 과정을 끝마칠 수 있었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뒤늦게 시작한 영어 공부에서 새로운 미래를 타진하고 있다. “8월에 영어 스피킹 대회에 나가려고 이달부터 연습을 시작했다”는 그는 ‘탈북 피아니스트의 삶’을 들려줄 예정이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북한이탈주민 글로벌교육센터’가 주최하는 행사인데, 성적이 좋으면 미국 하버드대학이나 백악관 연단에도 설 수 있다고 한다. 영어의 필요성을 절감한 건 지난 3월 미국 하버드 래드클리프 오케스트라단과 함께한 연주회도 계기가 됐다.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만든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했는데 (서양 연주자들이라) 이 곡에 담긴 한국 장단을 이해하지 못하고 악보대로만 연주하니 밋밋하더라구요. 말이 통해야 설명을 할 텐데 참 답답했습니다.” 그는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처럼 되고 싶다”고 했다. 랑랑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건 연주도 뛰어나지만 유창한 영어 실력도 한몫했다고 본다. 사람은 역시 꿈을 꿔야 하는 존재. 인터뷰 중 가장 생기 넘치는 순간이었다. 일단 우리 사회가 북에서 온 음악가라고 하면 ‘황상혁’을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게 만들고 싶단다. “하루 5~6시간 연습하며 자질 향상에 힘쓴다”는 그는 왕성한 연주 활동을 바라고 있다. 이달 27일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리는 호국음악회 ‘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에 출연한다. 그랜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자신이 편곡한 ‘아리랑’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학업도 이어 간다. 언젠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열망에 북한대학원대 박사 과정에도 등록했다. 여전히 북한식 표현과 어투를 구사하는 그는 자의반 타의반 ‘이방인’의 삶을 청산하고 이 땅에 깊게 뿌리내리고 싶어 한다. 무대에 서야 하는 숙명을 지녔으면서도 무대에 오르길 꺼려 움츠러들었지만 이제 예전에 협연했던 지휘자들에게 먼저 연락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변했다. 기자에게도 “소개 좀 많이 시켜 달라”며 너스레다. 한국에 오자마자 당한 대형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그의 건강은 온전치 못하다. 전두엽 손상 탓에 두통 속에 아침을 맞고, 시각과 후각도 저하됐다. 불쾌한 기분은 음악으로 이겨 낸다. “피아노는 힐링입니다. 내가 먼저 위로받지 못하면 남에게 위로를 주지 못하죠.” 피아노를 ‘악기의 왕’이라고 부르는데 모든 악기 중에 가장 음역이 넓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에 이어 남까지 무대를 넓히고 있으니 어쩌면 그는 피아노를 닮은 운명적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박상숙 논설위원
  • 죽여야만 떠오르는 영감…금기를 넘은 예술가의 광기

    죽여야만 떠오르는 영감…금기를 넘은 예술가의 광기

    “파우스트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고 모차르트는 죽음으로서 레퀴엠을 완성했어. 뭘 망설이고 있는 거야?” 음주운전 살인마. 직업은 음악가. 이질적인 두 조합이 만나 위대한 예술이 되다.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김동인이 1930년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열아홉 나이에 천재라는 칭송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작곡가 J가 창작의 영감을 얻기 위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자극에 중독되며 광기를 발휘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데뷔작 이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못 보여주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J는 클래식 음악계 저명한 교수 K를 찾아가 다시 작곡을 시작한다. 그러나 K는 냉랭한 평가로 J를 좌절하게 만든다. 자괴감에 물든 J는 어느 날 교통사고를 낸 것을 계기로 눈앞에서 생생한 죽음을 목격하고 그 덕분에 미친 사람처럼 광염소나타의 1악장을 완성해낸다.작곡의 비결이 죽음이었음을 알게 된 K는 “작곡가에게 곡을 못 쓰는 것보다 큰 죄는 없다”라며 곡의 완성을 위해 J에게 살인을 부추긴다. 창작의 영감이라는 게 좀처럼 쉽게 찾아오지 않는 법인지라 J는 죽음을 마주해야만 떠오르는 악상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살인을 이어간다. J가 “내가 쓴 게 아니야”라고 부정하지만 그렇게 피로 물든 예술은 위대한 작품으로 이어진다. ‘광염소나타’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펼치는 클래시컬한 넘버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J를 강하게 압박하는 탱고가 연상되는 ‘죽음의 눈동자’, 사랑을 전하는 따스한 분위기의 왈츠 같지만 이질적으로 죽음을 노래하는 ‘죽음의 얼굴’ 등 다채로운 클래식 리듬의 넘버는 작품을 풍성하게 채운다.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작품의 감정선에 맞춘 음악이 곳곳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 배우가 직접 피아노 연주하는 것도 작품을 몰입하게 하는 요소다. 무대는 고정돼있지만 작품이 품은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중앙에 있는 문을 활용해 그 너머의 공간을 상상하게 하며 스릴러 뮤지컬의 특성을 잘 살려냈다. 살인을 통해 곡을 완성했다는 단순한 과정에 치중하지 않고 인물 간의 복잡한 관계와 내면의 깊은 고민도 담아내 탄탄하게 서사를 완성해냈다.‘광염소나타’는 특히 클래식 음악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매혹적으로 다가올 작품이다. 베토벤의 카바티네 악보에 적혀 있는 독일어 ‘베클렘트’(Beklemmt·옥죄고 괴롭고 압박한다는 의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만큼 곳곳에 음악적 장치가 다양하게 숨어있다. 뮤지컬로서의 재미와 클래식 음악을 듣는 재미를 모두 잡으며 음악적 여운이 크게 남는다. ‘광염소나타’는 광기 어린 작곡을 통해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살인을 통해 자신의 인간성을 버리며 불멸의 명곡을 작곡하려는 J의 모습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작품이라도 예술적으로 뛰어나다면 문제가 없는지를 질문한다. 한 작곡가의 이야기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게 될 도덕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저마다 마주하게 될 삶의 문제들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이번이 오연째로 8~9일이 마지막 공연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 ‘러시아 음악 황제’가 들려주는 라흐마니노프

    ‘러시아 음악 황제’가 들려주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니스트로 시작해 지휘자, 작곡가로도 추앙받는 ‘러시아 음악의 황제’ 미하일 플레트네프(67)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로 한국 음악 팬들과 만난다. 오는 27일과 28일 이틀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피아노 협주곡 제1~4번,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나눠서 선보인다. 지휘자 다카세키 겐과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춘다. 스물한 살 때인 1978년 차이콥스키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1990년 러시아 최초 민간 오케스트라인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RNO)를 창단해 30년간 이끌었다. 이어 2022년 RNO 출신 연주자들과 러시아를 떠나 유럽에 정착한 음악가들을 규합해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RIO)를 만들었다. RIO는 지난해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모든 피아노 협주곡과 교향곡 앨범을 발매했고 유럽 전역에서 피아노 협주곡 전곡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내한 공연은 그 연장선이다. 플레트네프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 지휘자 혹은 작곡가로 정의할 수 없고 음악 그 자체”라고 했다. 그는 “어릴 땐 그것이 큰 도전처럼 느껴졌지만 이젠 그를 흉내 내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연주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발표한 음반들로 그래미상 등 수많은 수상 기록을 세웠지만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중이다. “누군가 제 음악에 흥미를 느끼고 들을 때 그것이 가장 큰 성과다.” 다만 무대에 오를 때 자세는 다르다. 그는 “청중을 위해 연주하지 않는다. 나 자신을 위해 연주하고, 모든 힘을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 음악과 함께한다”고 했다.
  • “쇼팽 음악은 가장 가까운 인생 동반자” 2년 만 한국 오는 당 타이 손

    “쇼팽 음악은 가장 가까운 인생 동반자” 2년 만 한국 오는 당 타이 손

    “쇼팽 음악은 제 인생에서 가장 가까운 동반자입니다. 저를 제일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죠. ” 1980년 아시아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래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손꼽혀온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66)이 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오는 9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그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쇼팽을 향한 무한한 애정과 식지 않는 열정을 드러냈다. 베트남 1세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에게서 피아노를 처음 배운 당 타이 손은 스물두 살 때 오케스트라 연주 경험은커녕 턱시도가 없어 빌려 입어야만 했던 쇼팽 콩쿠르에서 기적적으로 1위에 올라 당시만 해도 서양 클래식계에 만연했던 동양인 연주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깨뜨려 주목받았다. 고난과 역경 속에 그가 뿌린 성공의 씨앗은 조성진(2015년), 브루스 리우(2021년) 등 아시아계 연주자들의 잇따른 쇼팽 콩쿠르 우승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그는 “아시아 출신 음악가들은 대부분 성실하고, 다른 문화를 흡수하고 적응하는 유연한 사고 능력을 갖추고 있어 세계 무대에서 잘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쇼팽의 뱃노래와 두 개의 야상곡, 다섯 개의 왈츠, 스케르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쇼팽과 더불어 그의 음악세계를 구성하는 다른 한 축인 프랑스 음악도 연주한다. 포레의 뱃노래와 야상곡, 드뷔시의 아라베스크와 가면 등을 들려준다. “프랑스 음악학교에서 교육받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프랑스 음악은 나의 문화적 뿌리이기도 하다”는 그는 “이번 공연에 제목을 붙인다면 ‘어린 시절의 회상’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쇼팽’으로 불리는 포레를 특별히 좋아하는 작곡가로 꼽은 당 타이 손은 “그의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시적이고 서정적인 성격은 쇼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길섶에서] 기차놀이

    [길섶에서] 기차놀이

    공연예술 분야에서 평생을 일한 친구들과 광화문에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지하철을 타고 부천아트센터에 가게 됐다. 이 공연장 개관 1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로 좋은 연주회가 있으니 가보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파주에 살고 있어 ‘어떻게 집에 가나’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서울에선 자정 넘어까지 버스가 다니니 크게 걱정할 일은 물론 아니었다. 파이프오르간이 아름다운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은 훌륭했다. 음악가들이 무대에 오르고 싶은 공연장으로 알려지고 있다더니 과장이 아니었다. 아트센터 앞 잔디광장도 부러웠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연주회 여운을 안고 나서는 순간 서해선 개통 소식을 뒤늦게 떠올렸다. 고양에서 홍성을 잇는 철도가 일단 부천을 거쳐 안산까지 운행하기 시작했다는 뉴스였다.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일산역까지는 잠깐이었다. 경의선으로 갈아타고 집에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철도의 힘을 실감할 수 있는 하루였다.
  • 신촌에 울리는 뮤직… “다시 청년문화 메카로”

    신촌에 울리는 뮤직… “다시 청년문화 메카로”

    “송골매와 신촌블루스의 고향이었던 신촌을 다시 한번 한국 청년음악의 중심으로 만들고, 이를 신촌 상권이 살아나는 원동력으로 만들겠습니다.”(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 서대문구는 신촌을 다시 청년 문화 중심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구는 신촌이 청년문화의 중심지가 되면 침체된 지역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신촌은 1980~90년대 ‘음악다방’과 ‘록카페’로 대변되는 청년 음악의 중심지였다. 청년 문화가 꽃피면서 젊은이들의 발길이 신촌으로 이어졌고, 이는 1990년대 신촌 상권이 대표 대학상권으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요인이 됐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상가 임대료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신촌을 청년문화의 중심으로 만들었던 음악다방과 록카페, 공연장 등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했던 홍대 앞으로 이동했다. 문화공간이 사라지자 신촌을 찾는 청년들의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고 결국 상권도 침체하게 됐다. 이 구청장은 “신촌 상권을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한 결과 결국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신촌을 다시 청년 문화의 중심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서대문구는 청년층이 즐기는 인디음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5월 한 달 동안 매주 금요일 저녁 신촌 일대에서 개최되는 ‘제1회 신촌 인디뮤직 페스티벌’이다. 지난 10일 개막식에서는 인디밴드 위시스와 맥거핀, 싱어송라이터 윤딴딴이 참여해 멋진 공연을 선보임으로써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두 차례 소규모 공연을 거쳐 오는 31일 저녁 6시에 신촌 스타광장에서 마지막 공연이 열린다. 구 관계자는 “인디밴드 아디오스 오디오와 중식이밴드가 참여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청년음악가들과 함께 피날레를 장식한다”고 말했다. 신촌 기차역 앞에 있는 신촌 박스퀘어는 청년음악의 본거지로 바뀐다. 현재 박스퀘어는 거리가게 상인과 청년 창업가들이 입점한 식음료 판매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구는 올해부터 직접 육성한 청년 음악기업을 입점시키고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20일에는 색다른 ‘포틀럭 파티’ 형식으로 ‘신촌 박스퀘어 루프톱 작은 음악회’를 무료로 개최하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신촌은 K팝의 발원지”라면서 “다양한 청년문화를 지원함으로써 신촌의 위상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 두보 ‘춘야희우’ 인용한 尹…환영만찬에는 어만두 등 3국 식재료 올라

    두보 ‘춘야희우’ 인용한 尹…환영만찬에는 어만두 등 3국 식재료 올라

    ‘봄밤에 내리는 기쁜비’…앵콜은 신중현 ‘봄비’두부·만두·장류 공통 식재료···갈비에 된장국도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의 정상회담은 26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1시간 5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두보가 지은 ‘춘야희우’(春夜喜雨)를 언급하며 리 총리를 배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양자 정상회담을 마친 뒤 리 총리가 용산 대통령실을 떠날 때 마침 봄비가 내리자 ‘봄밤에 내리는 기쁜 비’라는 의미의 두보의 시를 인용했다. 윤 대통령은 이 시를 모티브로 2009년 개봉한 영화 ‘호우시절’도 언급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는 지난 9월 자카르타 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8개월 만에 재회했는데, 이러한 반가움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 리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 환영 만찬을 함께했다. ‘3국의 교류와 화합’에 중점을 두고 한일중 문화예술인이 참석한 만찬에는 3국 대표단과 경제계 인사 7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3국은 한자, 차(茶), 젓가락 같은 문화적 공통점이 있고 청년들은 한국의 K팝, 일본의 애니메이션, 중국의 판다를 좋아하며 교류하고 있다”며 3국 협력의 상징으로 ‘따오기’라는 새를 언급했다. 만찬은 한일중 다문화 어린이 2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봄날의 만남을 축하하는 의미로 일본과 중국의 대표 민요를 부르면서 시작됐다. 만찬 이후에는 한국의 가야금, 일본의 샤쿠하치, 중국의 얼후 등 3국의 전통악기 연주자가 모여 중국과 일본의 대표곡을 합주했다. 마지막 공연인 현대음악 밴드공연에서 음악가들은 앵콜곡으로 신중현의 ‘봄비’를 불렀다. 만찬에는 삼국의 공통 식재료인 두부, 만두, 장류를 활용해 만든 대게 궁중 어만두, 한우 양념갈비와 구운 채소, 오색 골동반, 시금치 된장국 등의 한식 메뉴가 제공됐다. 김수경 대변인은 “삼국의 깊은 유대와 계속될 협력의 의미를 담았으며, 초여름 궁중에서 즐겨 들던 전통음식을 대접함으로써 한식의 우수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 뮤지컬에서 듣는 고품격 클래식…황홀하고 찬란한 ‘파가니니’

    뮤지컬에서 듣는 고품격 클래식…황홀하고 찬란한 ‘파가니니’

    무대 위에 선 파가니니가 ‘카프리스 24번’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온 세상에 음악은 딱 이곳에만 존재한다는 듯이 그가 바이올린을 켜는 순간 유려하고 화려한 선율이 공연장을 가득 채운다. 숨을 멎게 하는 연주가 끝나면 말 그대로 악마에게 홀린 것 같은 황홀경이 찾아온다. 21세기에 들어도 이렇게 엄청난데 실제 파가니니는 정말 얼마나 대단한 연주를 했을까 싶다. 뮤지컬 ‘파가니니’가 다른 보통의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는 명품 연주를 선사하며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파가니니’는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렸던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음악만을 향한 한 남자의 순수하고 진실한 열정이 담긴 불꽃 같은 삶을 화려한 음악과 함께 풀어낸다. 파가니니는 아직 종교의 영향력이 강했던 시대에 그를 시기하는 인물들로부터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받은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아들 아킬레 파가니니가 고향의 성당 무덤에 묻으려 하던 계획이 막혀 오래도록 싸우게 된다. 실제로 아킬레가 교황청에 탄원을 거듭하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1876년에야 아버지의 뜻을 이룰 수 있었다.뮤지컬은 아킬레가 교회에 막혀 아버지를 제대로 묻지 못하는 것으로 시작해 파가니니의 인생을 펼쳐낸다. 재능이 워낙 뛰어난 파가니니는 늘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이었고 이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도 갈등을 겪는다. 천재 예술가 옆에는 늘 그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세력이 있기 마련이라 파가니니 역시 순수하게 음악가로서 활동하기가 만만치 않다. 작품은 파가니니가 겪었던 시련들을 중심으로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꽃피웠던 그의 연주 인생을 보여준다. 공연 중에 바이올린 줄이 끊어지고도 연주를 해내는 에피소드나 빚을 자신의 연주로 갚아주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큰 성공을 거두는 모습 등은 파가니니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지 돋보이게 한다.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음악만은 끝까지 남았다”고 하는 대사는 파가니니가 얼마나 음악에 진심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천재 음악가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큼 ‘파가니니’는 음악적인 측면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파가니니 역을 맡은 배우들이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는데 클래식 음악이 뮤지컬과 잘 만난 덕에 듣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필요한 장면에 맞게 다양한 음악적 변주가 이뤄지고, 배우들의 라이브 연주는 공연 속 공연을 보는 느낌도 든다. 7인조의 라이브밴드 연주는 제작진이 음악에 얼마나 공들였는지를 느끼게 하는 요소다.실제 파가니니의 곡이 여럿 나오는데 하이라이트 장면의 ‘카프리스 24번’ 연주는 저장해놓고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감동이 크다. 연주에 맞춰 화려한 조명까지 보태지면서 앞서 전개된 서사가 이 장면에서 정점을 이뤄 오래 남는 여운을 전한다. 파가니니를 주인공으로 하지만 주변 인물의 서사까지 탄탄하게 엮어 이야기의 완성도가 상당하다. 앙상블의 군무와 화음이 초반부터 자주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고 음악적으로도 다른 작품보다 수준이 높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가장 빛났던 예술가의 삶을 찬란한 음악과 함께 빚어내 뮤지컬이 얼마나 황홀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김은영 연출은 “‘파가니니’는 누가 악마인지, 누가 악마이길 바라는지, 누가 악마여야 하는지 각자 욕망을 향한 시선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파가니니’는 한 예술가의 삶을 통해 오늘날의 사회에도 여전히 고민이 필요한 질문을 던지며 진한 감동을 남긴다. 6월 2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 롯데백화점, 음악 꿈나무 모여라… 키즈 오케스트라 2기 모집

    롯데백화점, 음악 꿈나무 모여라… 키즈 오케스트라 2기 모집

    롯데백화점이 ‘리조이스’ 캠페인의 하나로 키즈 오케스트라 2기를 모집해 음악 꿈나무 육성에 나섰다. 2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리조이스는 2017년 고객의 다양한 꿈과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출범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캠페인이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음악 무대를 꿈꾸는 아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 1기 단원 77명을 선발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들에게 전문교육과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했다. 대표 활동으로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한 리조이스 콘서트와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의 애국가 연주, 캐럴 음원 발매 등이다. 특히 리조이스 콘서트를 앞두고는 안드레아스 오텐잠머, 레이 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의 일대일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트럼펫 등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되는 악기를 배우고 있는 아이들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더 많은 어린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기 단원들의 재지원은 받지 않을 예정이다. 롯데 문화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으며, 1차 영상 심사를 거쳐 선발된 인원을 대상으로 6월 초 오디션을 진행해 최종 단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 ‘대학가요제’ 한강서 부활

    ‘대학가요제’ 한강서 부활

    배철수, 심수봉, 신해철, 전람회 등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가를 배출한 추억의 ‘대학가요제’가 한강에서 부활한다. 서울시는 ‘2024 한강대학가요제’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22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12팀의 본선 무대는 오는 25일 오후 6시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상업성 위주의 기존 오디션 문화에서 벗어나 대학생들의 순수 창작 열정을 보다 널리 알리려고 이 행사를 마련했다. 본선에 진출하는 12개 팀은 록, 인디, 발라드, 힙합,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 공연은 서울시 온라인 방송 ‘라이브서울’ 등에서 생중계한다.
  • 오페라·교향곡까지… 동화 같은 무대가 온다

    오페라·교향곡까지… 동화 같은 무대가 온다

    세계 최정상 오페라 극장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소속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메트 오케스트라)가 오는 6월 19일과 20일 이틀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1883년 창단된 메트 오케스트라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1913년 미국에서 교향악단 지휘자로 데뷔할 때 함께한 것을 비롯해 라흐마니노프, 루빈스타인 등 당대 최고의 음악가들과 동행하며 명성과 권위를 쌓아 왔다. 메트 오케스트라는 원래 2년 전 한국에 올 예정이었으나 팬데믹으로 아시아 투어 일정이 취소돼 음악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그간의 기다림을 보상하듯 메트 오케스트라의 기량과 수준을 집약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곡들로 한국 클래식 애호가들과 만난다. 첫날에는 버르토크의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을 현역 최고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란차와 베이스 바리톤 크리스티안 반 혼의 협연으로 선보인다. 이에 앞서 공연 전반부에는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과 드뷔시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을 연주한다. 둘째 날에는 메트 오페라 주역 가수인 소프라노 리제트 오로페사의 목소리로 모차르트 콘서트 아리아 ‘나는 가리라, 그러나 어디로’, ‘베레니체에게… 태양이 떠오른다’를 들려준다. 이어 말러 교향곡 5번으로 첫 내한 무대를 마무리한다.2018년부터 메트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캐나다 출신 지휘자 야니크 네제세갱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에서처럼 데뷔 무대에선 우리의 강점을 보여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오페라 곡에 집중했다”며 “‘푸른 수염의 성’은 극적인 색채를 지닌 방대한 음악적 영역을 제공하고 음악, 연주자, 솔리스트가 대단한 구성을 이루고 있는 완벽한 출발점과 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말러 5번 교향곡 선곡 이유에 대해선 “오케스트라 연주의 궁극적인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작품”이라며 “메트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환상적인 오케스트라인지 잘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푸른 수염의 성’은 결혼한 아내들을 연달아 살해하는 성주의 이야기를 그린 프랑스 동화가 원작이다. 여주인공 주디트로 무대에 서는 엘리나 가란차는 “예민함, 정서적 혼란, 내적 갈등을 지닌 그녀의 여정을 무대에서 생생하게 표현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즐겨마신 와인, 청각장애 원인일 수도”…베토벤이 중독된 ‘이것’

    “즐겨마신 와인, 청각장애 원인일 수도”…베토벤이 중독된 ‘이것’

    위대한 음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이 작곡가로서 치명적인 청각장애, 위장질환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린 것이 납중독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산호세 주립대 베토벤 연구소의 윌리엄 메리디스 원장 등 연구팀은 6일(현지시간) 임상화학 저널에 “베토벤의 두 개의 머리카락 뭉치에서 납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1년 전, 베토벤이 납중독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한 1999년 연구에 쓰인 머리카락이 가짜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와 무관하게 납중독이 그에게 여러 질환을 초래했음이 다시 알려진 셈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중금속 분석 장비를 갖춘 메이요 클리닉 특수 실험실에서 호주 사업가 케빈 브라운이 보유한 베토벤 머리카락 뭉치 2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메이요 클리닉 연구실장인 폴 자네토 박사는 “베토벤의 머리카락 뭉치에서 각각 1g당 258㎍(마이크로그램)과 380마이크로그램의 납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일반 머리카락의 납 함유량이 1g에 4마이크로그램 미만이니 100배 가까운 수준의 납이 나온 것이다. 독성 물질에 정통한 데이비드 이튼 워싱턴대 명예교수는 “베토벤의 위장 문제는 납중독 증상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했으며, 베토벤의 청각 장애에 대해서도 “다량의 납이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청력을 손상시켰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토벤은 사망 직전까지 복부 경련, 팽만감, 설사 등으로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베토벤을 납중독에 이르게 한 경로로 와인과 의약품이 꼽힌다. 납중독 전문가인 제롬 은리아구 미시건대 명예교수는 베토벤이 살았던 19세기 유럽에는 납이 와인과 음식뿐 아니라 의약품과 연고에도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베토벤은 하루에 한 병 정도의 와인을 마실 정도로 중독돼 있었고, 말년에는 건강에 좋다고 믿으면서 와인을 더 많이 마셨다. 사망하기 직전 친구들은 베토벤에게 숟가락으로 와인을 떠서 마시게 했다고 한다. 사망하기 전 출판사로부터 12병의 와인을 선물로 받기도 했는데, 이를 마실 수 없다는 걸 안 베토벤은 “애석하다. 애석하다. 너무 늦었다”고 탄식했다고 전해진다. NYT에 따르면 당시 와인에 단맛을 내기 위해 ‘납당’이라고 불리는 아세트산납을 첨가했다. 또 와인을 납으로 납땜한 주전자에서 발효시키면서 납이 와인에 첨가됐을 가능성도 있다. 청력 문제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납을 복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NYT는 “한때 그는 연고를 사용하고 75개의 약을 먹고 있었는데, 상당수에 납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베토벤이 납중독이었다는 것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납중독이 그의 사망과 직결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서울시향 구원투수된 힐러리 한, 손열음 대신 무대 오른다

    서울시향 구원투수된 힐러리 한, 손열음 대신 무대 오른다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대신해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공연 무대에 오른다.서울시향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되는 정기공연 협연자가 손열음에서 힐러리 한으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손열음이 당초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4번을 협연할 예정이었으나 인후통과 고열 등으로 공연이 어려워지면서 협연자가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향은 대체 협연자를 찾는 과정에서 내한한 힐러리 한에게 협연을 요청했고, 힐러리 한이 이를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힐러리 한은 츠베덴 음악감독이 이끄는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주 음악가로 활동한 인연이 있다. 한편, 힐러리 한은 9~10일 서울시향 협연 이후 11일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콘서트를 연다.
  • 마크롱·시진핑 “파리올림픽 때 모든 전쟁 휴전하자”

    마크롱·시진핑 “파리올림픽 때 모든 전쟁 휴전하자”

    中 “우크라 이용 신냉전 조장 반대” 佛 “中, 러에 무기 지원 자제 약속”국빈 만찬서 ‘프랑스식 특급 환대’ 일부 무역 문제·러시아 이슈 성과 5년 만에 유럽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겨냥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해 ‘신냉전’을 부추기지 말라”고 일갈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자제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올여름 파리하계올림픽 기간에 우크라이나·팔레스타인 등 전 세계 모든 전쟁에 휴전을 제안했다. 시 주석은 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해 제3국을 비방하거나 ‘신냉전’을 부추기는 행동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을 ‘악의 축’으로 묶어서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중국은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휴전을 선언하는 이니셔티브를 제안한다”며 파리올림픽 기간(7월 26일~8월 11일)에 모든 전쟁을 멈추자는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2월 4~20일)이 끝나고 나흘 뒤인 24일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는데, 우호 관계인 중국을 의식해 이 시점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시 주석의 휴전 제안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는 중국과 EU 간 무역 갈등을 두고도 “무역 문제의 정치화, 이데올로기화에 반대한다”면서 “중국과 프랑스는 상호이익을 옹호하고 탈동조화(디커플링)와 산업·공급망 교란 행위에 반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프랑스에 ‘미국과 EU의 탈중국 흐름에 가담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다. 그는 “중국이 모스크바에 무기 판매나 원조를 자제하고 이중 용도 물품(군사용도로 전용될 수 있는 제품) 수출도 엄격히 통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프랑스는 (미국·EU와 달리)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첨단기술 기업을 포함해 더 많은 중국 기업이 프랑스에 투자하고 협력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프랑스 방문은 2013년 취임 이후 세 번째다. 그는 회견을 마치고 엘리제궁으로 이동해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식 특급 환대’로 시 주석을 예우해 일부 무역 문제와 러시아 이슈에서 성과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날 만찬에 중국 여배우 공리와 남편인 음악가 장미셸 자르, 영화감독 뤼크 베송 등 세계적 스타가 총출동했다. 공리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살폈다. ‘세계 최고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은 올해 초 프랑스산 코냑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는데, 코냑 브랜드 ‘헤네시’는 LVMH의 계열사다. 그의 등장은 시 주석의 환심을 사 무역 마찰을 부드럽게 풀어 보려는 마크롱 대통령의 계산이 담겼다. 만찬 뒤 프랑스 한 외교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중국이 프랑스 코냑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때까지 어떤 종류의 세금이나 관세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 “힙노시스 앨범 표지 보며 성장… LP는 가난한 사람들의 미술품”

    “힙노시스 앨범 표지 보며 성장… LP는 가난한 사람들의 미술품”

    힙노시스 ‘명반 제작 비화’ 공개4000점 넘는 시각 자료로 재현영화 속에도 음악·이미지 ‘조화’ “어린 시절부터 힙노시스의 앨범 표지를 보며 자랐어요. 그래서 작품 제안이 왔을 때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안톤 코르빈(69) 감독이 다음달 1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 연출을 맡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코르빈 감독은 28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힙노시스의 이야기는 너무 대단했다. 영화로 제작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네덜란드에서 태어난 그는 롤링 스톤스, 메탈리카, 더 킬러스, U2 등의 앨범 표지 사진을 찍은 유명 사진가이자 디페시 모드, U2, 너바나 등 유명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를 감독했다. 영화 ‘콘트롤’(2003), ‘모스트 원티드 맨’(2014), ‘라이프’(2015) 등을 연출했다. 영화는 디자인 스튜디오인 힙노시스가 만든 전설적인 명반의 뒤에 숨겨진 제작기를 인터뷰와 시각 자료 등을 통해 생생하게 들려준다. 1967년 오브리 파월과 스톰 소거슨이 영국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설립한 힙노시스는 핑크 플로이드를 시작으로 196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의 앨범 표지를 제작했다. 폴 매카트니, 레드 제플린, 10CC, 피터 가브리엘 등의 유명한 앨범 표지가 그들의 손에서 나왔다. 영화는 두 주역의 만남부터 그들의 독창적인 사고, 그리고 유명인들과의 일화 등을 담았다. 록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인 핑크 플로이드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1973)을 비롯해 힙노시스가 작업한 수많은 명반 가운데 20여개의 디자인 과정을 4000점이 넘는 방대한 시각 자료로 재현한다. 힙노시스는 당시 커버를 만들 때 ‘상품이 아니라 예술’을 내세웠다. 영화에서 ‘부자들은 미술품을 벽에 걸지만 가난한 이들은 바닥에 미술 작품을 쌓아 놓는다. LP는 가난한 이의 미술 소장품’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 대사를 실감할 정도로 근사한 작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앨범 표지와 함께 해당 노래를 삽입해 눈뿐 아니라 귀까지 즐겁다. 코르빈 감독은 “힙노시스는 앨범에 실린 음악이 주는 영감을 토대로 커버를 구상했다. 이 영화도 음악과 이미지가 매우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1980년대 들어 사람들이 텔레비전과 CD 등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LP 시대는 저물었다. 뮤직 비디오, 영화 등으로 눈을 돌렸던 힙노시스는 1980년대 중반 문을 닫았다. 특히 파월과 소거슨은 큰 갈등을 빚은 뒤 12년간 연을 끊었고 소거슨은 2013년 세상을 떠났다. 영화의 처음과 끝은 마치 관을 들고 가듯 LP 커버를 등에 지고 가는 파월의 모습을 보여 준다. 코르빈 감독은 이 마지막 장면에 대해 “파월이 자신의 과거, 자신이 후대에 남긴 유산을 무거운 짐처럼 등에 업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 “내 희망대로 프로그램 정할 수 있어 낙원 같아”

    “내 희망대로 프로그램 정할 수 있어 낙원 같아”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 상주 음악가로 1년간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30)은 “정말 신나고 영광”이라며 “내가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을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낙원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4일 베를린필은 홈페이지에서 조성진이 상주 음악가로 1년간 베를린필과의 두 차례 협연을 포함해 단원들과의 실내악, 라벨의 피아노 전곡 독주회 등 5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했다. 올해 10월에는 베를린필과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1번(피아노, 트럼펫,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12월에는 베를린필 단원들과 브람스, 리게티, 버르토크 실내악곡을 들려주고 내년 1월에는 카라얀 아카데미와 공연한다. 3월에는 베를린필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하며 4월에는 라벨의 피아노 전곡을 연주하는 독주회를 한다. 이날 베를린필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조성진은 라벨의 피아노 전곡 연주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내년이 라벨 탄생 150주년이어서 이를 축하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심장 강타할 때까지 첫 음 연습…10년간 품은 용암 토해낸 느낌”

    “심장 강타할 때까지 첫 음 연습…10년간 품은 용암 토해낸 느낌”

    첫 스튜디오 녹음 앨범 ‘쇼팽: 에튀드’가 발매된 지난 19일 아침 임윤찬(20)은 소셜미디어에 ‘진정 위대한 예술은 일곱 겹 갑옷을 입은 뜨거운 용암과도 같다’는 글을 올렸다. 옛소련 피아니스트 블라디미 소프로니츠키의 말을 인용한 이유는 자신의 음악 역시 오랜 시간 숙성되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미국 보스턴에서 화상 인터뷰에 응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첫 앨범 소감을 묻자 “뭔가 10년 동안 제 속에 있던 용암을 밖으로 토해낸 느낌이 든다”며 “쇼팽의 에튀드는 어렸을 때부터 연습했던 작품인데 꼭 이 나이에 이 산을 넘고 싶다는 의지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작품번호 10번과 24번 연습곡 24개를 담은 ‘쇼팽: 에튀드’는 임윤찬이 클래식 명문 레이블 데카와 녹음 전속 계약을 맺고 낸 데뷔 앨범이다. 첫 앨범을 위한 각오도 남달랐다. 그는 악보 너머의 이야기를 파고들기 위해 쇼팽의 마지막 제자 에밀 데콩브를 사사한 알프레드 코르토가 쓴 ‘쇼팽을 찾아서’를 탐독했다고 한다. 앨범 준비 기간에 매일 12시간씩 연습했다. 특히 작품번호 25번 제7번 ‘첼로’의 두 마디 연습을 위해 일곱 시간 넘게 피아노를 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두 마디 연주를 7시간이나 연습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음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연습이 아닌 것 같다”며 “내 심장을 강타할 때까지 연습해 첫 음이 마음에 들면 두 번째 음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장을 강타해 버리는 그런 음악을 하는 음악가들이 근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국 런던 헨리우드홀에서 총 4일간 녹음 작업이 이뤄졌다. 임윤찬은 “홀(스튜디오)에서 제 마음대로 막 쳤다”며 “그러다 가끔 쇼팽이 남겨 놓은 텍스트에서 너무 벗어났다 싶으면 다시 밸런스를 맞춰 녹음했는데 긴장하지 않고 기분 좋게 끝냈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앨범의 작품번호 25번 제9번 ‘버터플라이 윙스’에서는 파격적인 변주도 선보였다. 왼손으로 치는 두 마디의 음을 즉흥적으로 바꾼 것이다. 임윤찬은 “프로듀서가 매력적인 왼손음이라고 해 녹음에 담았는데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손에 무리가 와 해외 공연을 보름간 중단한 임윤찬은 현재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와 관련해 “그때 연주는 제 진짜 모습이 아니었다. 콩쿠르라는 힘든 환경에서 너무 딱딱해져 있었고, 스스로 갇힌 느낌도 받았다”면서도 “지금은 그때보다 더 긍정적이고, 무대 위에서 약간의 여유도 생겼다”고 했다. “달라져야만 하죠. 내 음악도.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더 좋게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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