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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신호 주고받기와 코로나19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신호 주고받기와 코로나19

    코로나19로 오도 가도 못 하는 지금과 달리 비행기를 타고 외국을 꽤 나갔던 적이 있다. 좁은 자리에서 긴 시간 동안 지루해하다가 좌석 앞에 꽂혀 있는 항공사 잡지를 펼쳐 보았다. 펼쳐진 면에는 세계지도에 항공사의 전 세계 노선이 파란색으로 그려져 있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그려져 있는 노선이기 때문일 텐데 파란색 선으로 표시된 항공노선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서울 주변은 온통 파랗게 칠해져 있었다. 우리는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등 오감으로 세상을 느끼며 살아간다. 이 말은 세상에는 다양한 신호가 있고 우리는 감각 기관을 통해 이 신호를 감지한다는 뜻이다. 빛 신호는 망막, 맛 신호는 혀를 통해 감지된다. 냄새, 소리, 접촉도 신호 감지와 관련돼 있다. 몸 안에 있는 세포끼리도 신호를 주고받는다. 세포 간에 주고받는 신호를 항공노선처럼 파란색 선으로 표시한다면 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온통 파란색일 것이다. 아마 평일 낮 도심에서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정보를 파란색 선으로 표시하면 비슷할 정도로 엄청나다. 인간처럼 많은 세포로 이루어진 생물들은 복잡하고 많은 신호를 주고받는다. 그렇다면 단세포 생물들은 어떨까. 빵, 포도주, 맥주 등으로 친숙한 효모는 단세포 진핵생물이다. 두 가지 교배형이 있는 이 효모 종은 배우자를 찾을 때 신호를 주고받는다. 과학자들은 효모와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 모두 비슷한 신호 감지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을 근거로 이 체계가 약 10억년 전부터 진화했을 것이라 추정한다. 사실 점액세균을 비롯한 세균까지 감안한다면 30억년 넘게 신호 감지 체계는 있었던 것 같다.많은 과학자들이 신호 감지 체계가 세포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에피네프린이라는 동물호르몬에 의해 간이나 근육에서 글리코겐이 분해되는 현상을 연구하고 있던 과학자가 답을 얻었다. 간세포 막을 파괴하면 호르몬 효과가 없어지는 결과를 보고 이 과학자는 간세포의 막에서 호르몬을 수용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분해 반응은 세포 내에서 일어나므로 호르몬이 수용된 결과가 세포 내로 전달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빛, 소리, 음식 성분, 향이 우리에게 신호인 것처럼 세포한테는 에피네프린이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세포는 호르몬 신호의 수용, 세포 내 전달, 분해 작용이라는 3단계로 구분되는 신호 감지 체계를 가지고 있다. 3단계의 신호전달경로는 점액세균, 효모 그리고 우리의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등 모든 감각은 물론 호르몬을 비롯한 많은 화학 분자에 대한 세포의 반응 모두에 적용된다. 예컨대 탄수화물을 섭취해서 혈당이 증가하면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이 신호가 되고 뇌를 포함한 우리 몸의 많은 세포들이 이 신호를 수용, 세포 내로 전달하면 포도당 흡수 반응을 한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수질에서 분비된 에피네프린은 호흡과 혈압을 증가시키는데 간세포는 이 신호를 수용, 전달해서 글리코겐을 분해하게 하는 것이다. “청기 들어, 백기 들어”라는 깃발 신호로 하는 게임이 있다. 도로에 수많은 자동차들이 교통 신호에 의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그런데 요즘 코로나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 지속으로 날로 어려워지는 삶 속에서 서민들이 보내는 신호가 잘 감지돼 신호전달경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다.
  • 거리두기에 간편식 매출 석 달 새 25% 껑충

    거리두기에 간편식 매출 석 달 새 25% 껑충

    11일 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관에서 손질된 음식 재료와 양념, 조리법 등으로 구성된 간편식이 소개되고 있다. 대구점은 지난해 9월 30여종으로 출시된 ‘푸드 어셈블’ 간편식이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지난달 매출이 지난 9월보다 25%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대구 연합뉴스
  • 작년 실업급여 12조원 사상 최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대인 12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2020년 1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12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60만명, 956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12월(4753억원) 대비 2배 증가했다. 지난해 총지급액은 11조 8507억원으로 이전 최대치인 2019년(8조 913억원) 대비 46.5% 증가했다. 구직급여는 실업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로 불린다. 지난해 구직급여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에 구직급여 지급 기간을 확대하는 등 생계 보장 기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고용보험 가입자는 1408만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23만 9000명 늘었다. 9∼11월 3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12월 코로나19 3차 확산과 연말 사업 종료 등으로 가입자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은 전년 같은 달보다 3만 4000명 줄어 감소폭이 커졌다. 제조업은 354만 6000명으로 2만 1000명 감소해 2019년 9월부터 16개월째 감소가 이어졌다. 서비스업은 966만 6000명으로 24만 1000명 증가에 그쳤고 공공행정 분야는 11월 20만 5000명이 늘었지만 12월 6만 2000명으로 증가폭이 급감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0만 8000명으로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1만 2000명 증가했다. 구직급여 수급자는 60만명, 1회당 지급액은 139만원으로 분석됐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졸업 특수 사라졌다”… 학교 주변 꽃집·식당 ‘침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언택트(비대면) 방식 등 각급 학교의 졸업식 풍경이 변하면서 화훼 농가와 인근 식당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연말연시에 이어 졸업 시즌의 특수를 놓친 농가와 학교 인근 식당들은 정부의 실질적인 보상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1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남사 화훼집하장’의 A화원 사장 윤모(53)씨는 “5년 동안 화원을 운영하면서 이렇게 어렵기는 처음”이라며 한숨지었다. 광명시 노온사동 서서울화훼유통단지도 침울한 분위기였다. 이날 열린 광명 지역 고등학교 졸업식이 온라인으로 진행돼 손님을 구경하지 못했다고 아우성이었다. 유통단지의 한 관계자는 “지금 화훼시장은 엄동설한처럼 꽁꽁 얼어붙었다”며 “임대료 지원, 세금 감면 등 실질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시 조례동의 C꽃집 사장 김모씨는 “업종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면서 각급 학교 주변의 식당들도 이중고를 겪고 있다. 순천시 연향동의 D중국집 사장 이모씨는 “학생들과 같이 온 학부모가 한 명도 없었다”며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지난 5일 아들의 고교 졸업식에 참석했던 김모(50)씨는 “축하와 아쉬움을 가족·선후배와 함께 나누던 졸업식의 풍경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전국종합
  • 2차 땐 받았는데 3차는 아니라고?… 재난지원금 첫날 ‘혼선’

    2차 땐 받았는데 3차는 아니라고?… 재난지원금 첫날 ‘혼선’

    “지난해 ‘2차 재난지원금’(새희망자금)을 받았는데, 오늘 ‘3차 재난지원금’(버팀목자금) 대상자가 아니라고 뜹니다.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한시가 급한데 그저 답답합니다.” 최대 300만원인 버팀목자금을 받기 위해 소상공인 신청자들이 11일 첫날부터 몰렸지만 지원 대상을 놓고 일부 혼선이 빚어졌다. 당초 새희망자금을 지급받았던 소상공인들은 자동으로 버팀목자금 신속 지급 대상으로 분류돼 간단한 신청 절차만 거치면 하루이틀 내 지급이 이뤄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부터 소상공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차를 받았는데 (홈페이지에서) 3차 대상이 아니라고 뜬다’는 불만이 적지 않게 올라왔다.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사업자번호가 홀수(11일 신청 대상)인데 문자도 안 왔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지원 대상자도 아니라고 뜬다”면서 “2차 재난지원금을 받았고, (그때랑 똑같이)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음식점 사장 B씨도 “1차와 2차 모두 받았다”며 “매출 4억원이 되지 않는 일반 소상공인이고, 지난해 매출이 2019년에 비해 30% 이상 하락했다. 왜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누락된 게 아니라 추가 지급 대상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오는 25일에 신청하면 지급이 이뤄진다”고 해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2차 새희망자금 수령 당시 국세청이나 지자체 데이터베이스(DB)상 세부 분류가 돼 있지 않은 사각지대 소상공인들이 있었는데, 이분들은 지자체를 통해 직접 추가 확인을 받아 새희망자금을 지급받았다”면서 “이런 경우는 이번 버팀목자금 신속 지급 대상자와 별도로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상자와 같은 추가 지급 대상자로 분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대상자가 맞더라도 문자 전송이 늦어지는 사례도 있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날 오전 8시 일찍 버팀목자금을 신청한 소상공인은 당일 오후 1시쯤부터 바로 지원금을 받았다. 중기부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전체 대상자(276만명)의 32.6%인 90만명이 신청했다. 서버 과부하를 방지하고자 이날은 사업자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소상공인 143만명이 대상이었고, 12일엔 짝수인 소상공인이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 강화 조치로 집합금지·제한 대상이 된 소상공인은 각각 300만원과 20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매출액이 4억원 이하면서 2019년 매출액보다 감소한 영세 소상공인은 100만원을 받는다. 스키장 등 실외 겨울 스포츠시설과 그 부대업체, 숙박시설은 추가 지급 대상자로 오는 25일 이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6~11월에 개업한 소상공인도 25일 이후 받는다. 이전에 새희망자금을 받은 적이 없는 신규 신청자는 다음달 25일까지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를 한 뒤 매출 감소가 확인되면 오는 3월부터 받는다. 한편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정부의 홀 영업 금지 조치로 손해를 봤다며 오는 14일 정부를 상대로 10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이틀새 또 내복차림 여섯살 아이…경찰 친모 입건

    이틀새 또 내복차림 여섯살 아이…경찰 친모 입건

    여섯살 짜리 어린아이가 한파에 내복 차림으로 길가에서 발견돼 경찰이 친모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1일 내복 차림의 딸(6)을 집 밖으로 쫓아낸 20대 친모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4살 여아가 강북서 관할 내 한 편의점에서 내복 차림으로 쫓겨나 발견된 지 딱 이틀만에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A씨는 전날 오후 7시 30분쯤 음식을 훔쳐먹었다는 이유로 딸 B양을 내복 차림으로 내쫓아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밖에서 떨다가 행인에게 발견됐다. B양은 경찰 조사에서 ‘엄마가 음식을 먹었다고 집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고 진술했지만 A씨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체적 학대에 해당하는지, 정서적 학대인지 단순 유기인지는 (부모를) 조사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B양의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즉시 친모와 분리 조치한 뒤 아동보호시설로 입소시켰다. 경찰은 A씨가 딸을 정서적·신체적으로 학대했는지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구독자 1400만 중국 유튜버의 김치가 분노 낳은 이유

    구독자 1400만 중국 유튜버의 김치가 분노 낳은 이유

    유튜브가 금지된 중국에서 잔잔한 시골의 일상 생활로 구독자 수 140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은 리즈치가 김치를 만들었다가 한국 네티즌의 공격을 받고 있다. 중국 쓰촨성의 시골에서 할머니와 함께 사는 젊은 여성인 리즈치는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음식을 만들고 농사를 짓는 일상 생활을 공개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9일 ‘라이프 시리즈’ 마지막편이라며 약 20분 분량으로 리즈치가 올린 유튜브 영상은 배추의 삶이란 제목과 함께 김치를 담그는 장면이 잠깐 등장한다. 밭에서 배추를 직접 돌려 뽑아 소금으로 절인 다음 매운 양념을 한 김치를 살짝 맛보는 장면과 고기와 같이 김치를 끓여 먹는 모습도 나온다. 한국 네티즌들은 리즈치의 유튜브에 “김치를 만드는걸 가지고 뭐라하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한국의 전통음식이라고 써놔야 하는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김치에는 어떠한 의미가 담겨있는지도 모르면서 가져다쓰는 파렴치한”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은 “20분의 영상 가운데 한국 네티즌들은 오직 김치만 보는 것 같다”면서 “김치의 원조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평화롭게 토론할 수 있으며 리즈치를 모욕하거나 정치에 대해서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리즈치의 영상에서 김치가 등장하는 장면은 겨울을 대비해 여러 저장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잠깐의 분량을 차지한다. 리즈치의 영상은 말이 거의 없고, 자막으로 음식이나 조리법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경우도 없다. 단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리즈치가 묵묵히 일하는 과정만을 담고 있어 김태리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같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 네티즌들이 중국 유튜버가 김치를 만드는 영상에 발끈한 이유는 그동안 중국이 역사를 왜곡하는 시도를 해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고구려 역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하려 시도하거나 6·25 한국전쟁을 중국 공산당 정부가 나서서 ‘항미원조’(미국에 대항해 조선(북한)을 지원한 전쟁)라고 부르는 등 꾸준히 역사 왜곡을 해온 탓에 한국 네티즌들이 김치 영상에 분노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코로나19로 졸업식 특수 사라져...자장면과 꽃집은 울상

    “이전에는 각 학교들의 졸업식 날짜 목록이 나왔는데 올해는 알림 자체가 없어졌습니다. 각 학교들이 언제 졸업식을 하는지도 모르고, 소비가 없다 보니 꽃이 판매된다는 기대 조차도 못하고 있어요.” 순천 조례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자영업도 문을 닫는 상황에 꽃 문화는 사치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졸업식 특수도 사라지고 있다”며 “요즘에는 개인들이 인터넷으로 꽃을 구입한 후 졸업식 등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에게 까지 손님을 뺏기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이렇게 하소연했다. 코로나19가 기존의 활기찬 졸업식 모습을 모두 바꿔버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졸업식으로 학부모 참가를 막는 학교가 많아지면서 졸업식 특수를 기대하던 화훼 농가와 인근 중국집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면서 학생들에게는 평생 한번 있는 추억의 졸업식 현장이 사라지고, 꽃을 사거나 식당을 찾는 모습이 없어지는 등 삼중고 현상을 보이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로 졸업장만을 받고 귀가하는 새로운 풍속도 생겨났다. 11일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남사 화훼집하장’에서 4년째 화원을 운영하는 윤모(53)씨는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이제껏 한번도 하지 않은 꽃배송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송년회는 물론 졸업 시즌도 특수를 기대하기는 물건너 간것 같다”고 한숨 지었다. 인근에서 화원을 운영하는 이모(60)씨 사정도 마찬가지다. 윤씨는 “다가올 졸업식을 위해 꽃다발 70여개를 준비했지만 사가는 사람이 없어 진열장에서 시들어가는 꽃만 바라보고 있다”면서 “작년보다 훨씬 적은 꽃다발을 준비했는데 이 마저도 팔지 못해 폐기 처분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광명시 노사온동 서서울화훼유통단지도 침체된 분위기는 매 한가지다. 연말연시 기업의 인사철에도 찬바람 이었고, 이날 열린 광명지역 고등학교 졸업식도 집에서 온라인 졸업식을 하는 통에 꽃이 안팔린다고 아우성 이었다. 서서울화훼유통단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김영란법 때문에 한 차례 폭풍을 맞았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로 지금 화훼시장은 엄동설한에 꽁꽁 얼어붙었다”며 “임대료 지원, 세금 감면 등 실질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입맛이 변했다 해도 졸업식 하면 으레 찾는 자장면집도 어려움을 토로하기는 마차가지다. 순천 연향동에서 20년 넘게 중화요리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학생들과 같이 온 학부모가 한명도 없었다”며 “졸업식이 열렸다는 말도 처음 들어본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 5일 고교 졸업식에 참석했던 김모(50) 씨는 “교문에서 아들과 사진만 찍고, 음식을 포장해 집으로 곧장 갔다”며 “올해 졸업생들은 축하 모습은 커녕 살아가면서 암울한 텅 빈 교정만 기억할 것 같아 안쓰럽다”고 씁쓸함을 보였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日도쿄 “영업시간 단축 안하면 음식점 이름 공개”…비판 쇄도

    日도쿄 “영업시간 단축 안하면 음식점 이름 공개”…비판 쇄도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가 영업시간 단축 등 당국의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 요청에 따르지 않을 경우 식당, 술집 등 점포의 이름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당국이 직접 나서 ‘여론재판’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국민들끼리 서로를 감시하고 제재하는 비정상적인 흐름을 한층 더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지난 4일 음식점 등 영업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단축해 줄 것을 요청하며 이에 응하지 않는 점포에 대해서는 코로나대책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점포명 공개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7일에도 점포명 공개 가능성을 다시 시사하며 “이렇게 되지 않도록 협력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당초 특별조치법 시행령에는 시설명 등 공개 대상이 학교, 백화점, 호텔, 파친코 등으로 규정돼 있었으나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음식점 등까지 포함시키도록 변경됐다. 점포명 공개는 감염을 막기 위해 그 시설에 가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실상은 여론재판 분위기를 조성해 사실상의 제재 효과를 내기 위한 목적이 크다. 지난해 4월 첫번째 긴급사태 선포 때에도 휴업 지시에 따르지 않은 일부 파친코점의 이름이 공표돼 논란이 일었다. 이름이 공표된 파친코 점포들은 ‘영업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손님이 오히려 더 많이 몰리는 역효과도 나타났다. 도쿄도의 음식점 등 이름 공개 방침에 대해 국가가 하지 않는 징벌을 일반 국민들에게 대신하게 함으로써 ‘사형’(私刑)의 분위기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보수적인 산케이신문도 사설을 통해 “점포명 공개는 임시변통의 수단에 불과하다”며 “국민에게 권리의 제한과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은 국회에서 만들어진 법률뿐이며 시행령에는 그런 효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산케이는 “영업시간 단축 요청에 응하지 않는 점포명의 공개는 사형을 허용하고 장려한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줄 수 있다”며 “이것이 밀고나 이른바 ‘자숙경찰’을 만연시켜 국민을 분단시키는 사태를 초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10가지 기능 담은 브레빌 스마트 오븐 ‘BOV860’, 네이버 쇼핑라이브 진행

    10가지 기능 담은 브레빌 스마트 오븐 ‘BOV860’, 네이버 쇼핑라이브 진행

    호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브레빌(Breville)’이 11일 오후 3시부터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통해 ‘퍼펙트 스마트 오븐 에어 프라이어 BOV860’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브레빌의 올해 첫 신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당 제품은 앞서 전 세계 사용자들로부터 5천 개 이상의 별점 5점을 받으며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 금일 진행되는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서는 세밀한 온도 조절과 조리 매뉴얼 탑재로 집에서 간편하게 미슐랭급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BOV860의 다양한 장점들을 두루 소개할 예정이다.BOV860은 50도부터 230도까지 온도 조절이 가능하고, 조리 매뉴얼은 그릴, 토스트, 에어 프라이, 베이킹 등 10가지가 세팅돼 원하는 메뉴에 따라 파인다이닝 급의 요리를 쉽게 만들어 맛볼 수 있다. 특히 퍼펙트 스마트 오븐 에어 프라이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븐의 기능과 에어 프라이어 기능을 결합, 만능 스마트 가전이라는 점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에어 프라이 기능은 고온의 ‘듀얼 스피드 컨벡션’ 기능으로 내부에 열을 고르고 빠르게 전달함으로써 구현되며, 30% 정도의 요리 시간 절감이 가능하다. 저온 가열방식으로 음식을 서서히 고루 익히는 ‘슬로우 쿡’ 기능은 제품의 핵심 기능으로, 4시간부터 최대 10시간까지 재료의 수분을 유지하며 맛을 최대로 끌어낸다. 육류 조리 시에는 고기의 식감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해주고, 22L를 수용하는 넉넉한 크기 덕에 냄비를 이용한 찜 요리도 소화한다. 제품 정면에는 밝고 선명한 LCD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사용자가 선택한 기능과 시간 설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이얼 조작을 통해 원하는 요리에 따른 예열 시간과 온도, 조리모드 등을 손쉽게 세팅할 수 있고, 요리 완성 직전에는 자동으로 내부에 불이 들어와 요리를 살펴볼 수 있다. 필요시 조명을 켜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밖에 맞춤 전력 제어 기능인 ‘엘레먼트 IQ’ 기술을 적용했고, 스마트 알고리즘으로 디지털 온도제어(PID) 기능을 제공해 메뉴에 맞춰 독립적으로 열의 강도를 제어한다. 브랜드 관계자는 “브레빌은 프리미엄 주방 가전계의 ‘애플’이라는 명성 하에 커피머신을 비롯한 가전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며, 해외 저명 매체인 CNN에서도 지난해 직접 사용해본 베스트 주방 아이템으로 다양한 브레빌 제품을 꼽은 바 있다”며, “브레빌의 우수한 기술과 제품력이 돋보이는 이번 신제품을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소개하게 됐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제품은 잠실 롯데백화점 명품관 내 부티크 ‘알라카르테’ 등 전국 유명 백화점 내 직영 매장, 알라카르테 공식 온라인 스토어, 브레빌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브레빌UX관에서는 전문 매니저가 1:1로 상담 및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제품을 활용한 쉽고 간단한 홈 파인다이닝 레시피도 알라카르테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 및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차 받았는데 3차 대상 아니랍니다” 버팀목자금 첫날부터 소상공인 혼선

    “2차 받았는데 3차 대상 아니랍니다” 버팀목자금 첫날부터 소상공인 혼선

    오늘부터 3차 재난지원금 신청 시작2차 받았는데도 ‘3차 대상자 아님’ 통보‘왜 사전공고와 다르냐’ 불만 커져“추가지급 대상…25일부터 신청 가능” “지난해 2차 재난지원금(새희망자금) 받았는데, 오늘 3차 재난지원금(버팀목자금) 대상자가 아니라고 뜹니다. 왜 사전에 알려줬던 공고와 달라지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시가 급한데 그저 답답합니다.” 11일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소상공인에게 최대 300만원씩 주어지는 버팀목자금 신청 첫날부터 혼선이 속출하고 있다.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받았던 소상공인 267만명은 3차 재난지원금 우선지급 대상으로 포함돼 간단한 신청 절차만 거치면 하루이틀 내 지급이 이뤄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청이 시작된 이날 오전 8시부터 소상공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차를 받았는데 홈페이지에서 3차 대상이 아니라고 뜬다’는 불만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사업자번호 홀수인데 문자도 안 왔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1차 지원 대상자도 아니라고 뜬다”면서 “2차 재난지원 때도 잘 받았고, 인천에서 식당 운영 중인데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음식점 사장 B씨도 “1차와 2차 모두 받았다”면서 “4억 미만의 일반 소상공인이고, 지난해 매출도 2019년에 비해 30% 이상 하락했다. 왜 대상이 아니라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 외에도 3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빠진 사례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누락이 아닌 추가지급 대상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오는 25일에 신청하면 지급이 된다고 해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2차 새희망자금 수령 당시 국세청이나 지자체 데이터베이스(DB)상 세부분류가 돼있지 않던 사각지대 소상공인들이 있었는데, 이 분들은 지자체를 통해 직접 추가 확인을 받아 새희망자금을 지급받았다”면서 “이런 경우는 3차 버팀목자금 신속지급 대상자와 별도로 추가지급 대상자로 분류돼있어 오는 25일부터 신청하면 지급받을 수 있다. 대상이 누락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소상공인은 대상자인데도 문자가 오지 않았으나, 직접 신청해봤더니 접수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상공인 C씨는 “남들은 문자를 받았다는데 나만 못받아서 누락됐나 싶었다”면서 “일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청을 해보니 접수가 이뤄졌다. 문자 발송 대상에서만 빠진 것 같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대상자 267만명 중에 8만 2500명이 신청했다. 이날은 사업자등록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소상공인이 신청할 수 있고, 짝수인 소상공인은 다음날인 1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일부턴 홀짝 구분없이 신청하면 된다. 다만 짝수 소상공인이라도 지급대상 여부는 이날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강화 조치로 집합금지 또는 영업제한 대상이 된 소상공인은 각각 300만원과 20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매출액이 4억 원 이하이면서 2019년 매출액보다 감소한 영세 소상공인은 100만 원을 받는다.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인데도 100만원만 지급받았다면 추후 지자체 확인을 거쳐 나머지 금액이 지급된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한 해의 시작, 고르고 고른 8권과 함께

    한 해의 시작, 고르고 고른 8권과 함께

    새해 결심이 ‘다독’인데,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국립중앙도서관이 선정한 올해 첫 추천도서 8권을 참고하는 게 좋겠다. 사서추천도서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학예술,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의 4개 분야에서 각 두 권을 꼽았다.문학예술 추천도서 ‘열다섯 마리 개’(①·삐삐북스)는 캐나다의 각종 상을 휩쓴 작가 앙드레 알렉시스의 첫 국내 출간작이다. 토론토의 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신 아폴론과 헤르메스가 근처 동물병원에 있는 15마리 개에게 인간의 지능을 부여하고, 개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내기를 하는 이야기다. 영하 41도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 살아가는 바깥세상 사람들과 풍요로운 지역 ‘스노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비한 소설 ‘스노볼’(②·창비)도 흥미롭다. 스노볼의 디렉터를 꿈꾸던 바깥세상 소녀 전초밤이 현역 최고의 디렉터인 차설을 만나고, 숨겨진 진실을 마주한다.사회과학 분야 추천도서 ‘음식에도 마스크를 씌워야 하나요’(③·마음의숲)는 우리 몸을 살리는 식사법과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영양 구성 그리고 건강한 음식 재료를 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④·북트리거)는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기던 개념, 사상을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자는 제안을 담았다.자연과학 분야 추천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⑤·행북)은 SF에 등장했던 공상이 어떻게 현실에서 기술로 실현됐는지를 보여 준다. ‘우주를 만지다’(⑥·특별한서재)는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로 구성된 물질세계를 물리학으로 설명한다.좋은 책을 소개하는 길잡이 책도 살펴보자. 인문학 분야 추천도서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⑦·민음사)는 독자가 자신의 기호에 맞는 고전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별 독서 리스트를 제안한다. 예컨대 ‘자존감이 무너진 날’에는 ‘설국’, ‘햄릿’,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권하고, ‘사표 쓰기 전에 읽는 책’으로는 ‘달과 6펜스’, ‘변신’, ‘레미제라블’을 추천한다. ‘걸작과 졸작 사이’(⑧·반니)는 작가들의 치열한 예술세계를 소개한다. 보티첼리, 고야 등 유명 화가의 걸작과 졸작을 비교해 보고, 그 차이점 26가지를 알려 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백년 어묵의 성지

    백년 어묵의 성지

    “어묵 하면 부산 아입니꺼.” 일찍이 국민 대표 간식으로 자리잡은 어묵. 요즘 대량생산으로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먹는 어묵이 최고다. 겨울철 퇴근길 포장마차에서 입김을 호호 불며 먹는 꼬치 어묵과 뜨끈한 국물 한 잔은 몸속 냉기를 싹 가시게 한다. 어묵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 들어 최강 한파가 시작되는 등 겨울철 추워진 날씨 탓에 따뜻한 어묵탕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부산의 한 어묵제조업체 관계자는 “겨울철은 평소보다 30% 이상 판매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특히 어묵의 성지인 ‘부산’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어묵 소비가 30~40%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부산 어묵의 출발지인 중구 부평동시장에는 어묵 가게 20여개가 한데 모여 고객들을 유혹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어묵을 맛볼 수 있다. 이제는 부산의 어엿한 특화식품으로 자리잡고 향토음식으로도 지정된 ‘부산 어묵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어묵의 원조 부산어묵 세월 따라 어묵도 어린이와 젊은층 입맛에 맞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치즈어묵, 매운맛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땡초 어묵, 채소류인 깻잎은 물론 우엉, 버섯, 게맛살, 오징어 등 종류만도 300여개에 달한다. 어묵의 용도도 다양하다. 반찬용은 물론 꼬치, 어묵탕용에 이어 한끼 식사 대용으로 가능한 간편식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어묵은 전국에서 모두 생산하지만 유독 부산에 제조업체가 많다. 이는 어묵이 전해진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연근해 바다가 있어 원재료인 생선살(어육) 조달이 손쉬웠기 때문이다. ●부산어묵, 전국 시장 점유율 30%· 생산량 1위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현재 삼진어묵, 환공어묵, 고래사어묵, 영진어묵 등 중소 어묵제조 업체 61개(2018년 기준)가 성업 중이다. 전통시장 등에서는 손수 만든 수제 어묵을 만들어 팔고 있다. 즉석판매가공업체는 207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어묵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어묵은 전국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고 생산량은 1위이다. 부산의 대표적 업체 중 하나인 삼진어묵은 1953년 설립된 삼진식품의 어묵 브랜드이다. 2014년에는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에 입점했다. 현재 현대·신세계 등 3대 백화점 20여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진어묵 박용준 대표는 “숙련된 장인들이 질 좋은 연육을 재료로 어묵을 만들고 있다”면서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1963년 창립한 고래사어묵도 다양한 종류의 어묵을 개발하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고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프리미엄 반찬용 어묵부터 건강식 어묵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발간한 ‘어묵사’ 자료 등에 따르면 부산어묵의 역사는 1876년 부산 개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음식인 오뎅과 가마보코가 첫선을 보였다. 당시 부산에서는 바닷가와 인접한 중구 부평시장에 첫 어묵 가게가 생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15년 부산구(부산시의 전신)의 부평시장 월보에 따르면 시장 내 주요 점포 중 어묵(가마보코) 점포 3곳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또 1924년 조선총독부의 ‘조선시장’에는 부평시장은 전국 최초의 공설시장으로 쌀, 어묵, 채소 청과물 등을 주로 판매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는 어묵의 역사가 확인되는 최초의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1945년 첫 어묵공장… 36곳 모여 조합 설립 우리나라 사람이 세운 최초의 어묵 공장은 1945년 부평동시장에 지어진 동광식품(창업주 이상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쟁이 일어나 피란민이 대거 부산으로 유입되면서 부산의 어묵 생산은 호황을 맞게 된다. 비교적 값싸면서도 돈이 없는 피란민 노동자 등의 주린 배를 채우는 데에는 더없이 좋은 음식이었다. 대부분 어묵공장은 재료의 선도를 지키고자 수산시장 근처인 부평동과 초량 등에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사하구 장림동에 현대식 공장이 밀집해 있다. 이어 1950년대 부평시장에는 환공어묵, 영도 봉래시장엔 삼진어묵, 1960년대 들어서는 부평시장의 미도어묵, 초량시장 영진어묵·효성어묵·대원어묵, 부전동 고래사어묵 등이 속속 생기면서 본격적인 부산 어묵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당시 어묵 재료는 부산 앞바다 등에서 잡힌 풀치(갈치 새끼), 깡치(조기 새끼) 등을 주로 사용했다. 최근에는 국내산 연육과 수입산 연육을 사용하고 있다. 2009년 12월에는 지역 36개 어묵제조 업체들이 참여해 부산어육제품공업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부산어묵이라는 공동상표를 특허 등록 사용하고 있다.이후 부산어묵 공장들은 어묵베이커리를 통한 차별화로 수제 어묵 등 고급화를 추진하면서 반찬과 부식재료 개념에서 간편·건강식품으로의 전환을 꾀했다. 부산시도 어묵산업발전법 제정, 어묵장인 발굴 및 육성, 어묵 국제 규격화 품질 인증, 어묵축제 개최 등 지역 어묵산업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부산시 미래유산보존위원회에서는 어묵을 향토음식으로 선정했다. 부산어육제품공업협동조합 김종범 상무는 “부산어묵은 질 좋은 연육을 사용해 맛이 구수하며 국내 어묵의 대명사로 70년 이상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묵과 오뎅의 차이 흔히 어묵을 오뎅으로 대부분 알고 있으나 엄연히 구분된다. 오뎅은 일본 냄비요리의 하나로, 그 시초는 두부를 꼬치에 끼워 구워 먹던 덴가쿠(田樂)에서 유래했다. 이후 18세기에는 이 덴가쿠에 국물을 붓고 무, 우무(곤약) 등을 함께 넣어 먹는 요리가 탄생했는데 일본 음식인 오뎅으로 진화했다. 또 다른 어묵을 뜻하는 가마보코는 생선살을 잘게 갈아 밀가루 등을 섞어 찌거나 튀겨 먹는 음식이다. 일본 무로마치시대(1336~1573) 중기에 처음 만들어졌으며 주로 의식용 음식으로 사용됐다. 1700년대 조선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어묵은 으깬 생선살에 소금, 설탕, 녹말 등을 넣어 반죽한 것을 응고시킨 음식이다.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이 높고 소화가 잘된다. 또 생선에 풍부한 불포화지방산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 제거에도 좋다고 알려졌다. 생선살이 50% 이상이며 고급 어묵은 70%를 넘기도 한다. 좋은 어묵은 순백색으로 광택과 탄력이 좋다. 어묵의 품질은 색·향미·탄력성으로 구분되는데 원료의 선도와 어종, 부원료의 종류와 첨가량, 수분함량 등으로 정해진다. 가열 방법에 따라 크게 증자법(찐어묵, 판붙이 어묵), 배소법(구운 어묵), 탕자법(마어묵, 어육소시지), 튀김법(튀김어묵, 어단) 등이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부산 오시면 어묵 맛집 어때요? 어묵은 지역 어묵 제조업체에서 만든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맛에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어묵 국물(육수)은 가게마다 비슷하면서도 차별화된 각자 고유의 맛을 낸다. 대부분 멸치 육수에다 다시마, 무, 대파 등을 넣어 푹 우려낸다. 부산에서는 부전동 마라톤, 남포동 범전오뎅, 대연동 미소오뎅 등 유명 어묵 맛집이 여러 곳 있다. 이들 가게 대부분은 술과 함께 안주거리 등을 곁들여 팔고 있다. 마라톤집은 1959년 문을 열어 올해로 62년째 성업 중이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단골들이 많이 찾는다. 2층 규모로 그리 크지는 않다. 어묵탕 국물은 시원하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부산사람뿐 아니라 전국 미식가들, 일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며느리인 조광희씨가 가게를 이어받아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어묵 마니아인 김상재씨는 “코흘리개 초등학교 시절 학교 앞 노점에서 먹었던 어묵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요즘도 친구들과 자주 어묵집을 찾아 옛 추억을 회상한다”며 입맛을 다셨다. 마라톤집은 닭뼈와 다시마, 새우, 멸치 등으로 24시간 우려낸 씨 육수를 사용한다. 여기에다 어묵, 우무, 소힘줄, 새우 등 싱싱한 해산물과 무, 버섯, 두부, 잡채 유부주머니, 계란 등을 넣어 탕을 끓인다. 소고기를 기본 바탕으로 육수를 만들어 맛을 차별화하기도 한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14년째 가게를 운영하는 미소오뎅 주인 양재원(57)씨는 “어묵 국물은 크게 한국식과 일본식으로 나뉜다”며 “우리 가게는 소고기 육수를 기본으로 멸치, 다시마, 무 등을 넣어 담백한 맛이 뛰어나다”고 자랑했다.부산 자갈치시장 범전오뎅도 유명 어묵 맛집으로 손색이 없다. 50여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주 메뉴는 꼬치 어묵이며 비빔국수, 냄비우동, 유부초밥 등도 취급한다.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아들 임영철씨는 “외할아버지가 부산진구 범전동에서 50년 전 가게를 열었는데 돌아가셔서 15년 전 어머니가 이어받아 가게를 남포동의 현재 자리로 옮겨 2대째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스페인도 50년만의 대폭설, 출근길 12시간 고립…스키 타고 집으로

    스페인도 50년만의 대폭설, 출근길 12시간 고립…스키 타고 집으로

    반세기만의 대폭설로 스페인 도심이 마비됐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은 스페인 전역에 역대급 폭설이 내려 대중교통이 마비됐다고 보도했다. 수도 마드리드를 비롯한 스페인 전역에는 전날부터 24시간 동안 최고 50cm의 눈이 쌓였다. 1971년 이후 최대 적설량이다. 50년 만에 내린 큰 눈으로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은 폐쇄됐고 마드리드를 오가는 모든 열차도 취소됐다. 스페인 전역의 650개 도로가 막혔으며, 마드리드에서 안달루시아 지방 등으로 향하는 도로에 차량 1000여 대가 고립됐다.현지 주민 산드라 모레나(22)는 평소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출근길에서 눈 속에 갇혔다가 12시간 만에 탈출했다고 전했다. 모레나는 “음식도, 물도 없는 상태에서 언제쯤 빠져나올 수 있을지 몰라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에서 15시간을 꼼짝없이 갇혀 있느라 연료가 바닥났다는 운전자의 하소연도 있었다. 발이 묶인 주민들은 스키나 썰매를 끌고 나왔다. 사방이 눈 천지로 변한 마드리드 도심 곳곳에서 스키를 타고 이동하는 주민이 목격됐다. 유럽 최대 광장인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에서도 스키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여럿 눈에 띄었다.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강둑이 무너지면서 차를 타고 인근을 지나던 남녀 한 쌍이 강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마드리드에서는 54세 남성이 눈더미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북동부 아라곤 지방에서는 노숙자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 전체 50개주 가운데 46개주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마드리드와 아라곤, 발렌시아, 카스티야 라만차, 카탈루냐 지방에는 최고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각 지방 정부는 군부대 힘을 빌려 도로에서 제설 작업을 하고, 눈 속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는 데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마드리드 자치주 내 학교 및 대학교에는 오는 12일까지 휴교령이 내려졌다. 카스티야 라만차 지방도 같은 기간 학교를 열지 않기로 했다. 스페인에 폭설을 몰고 온 폭풍 ‘필로메나’는 남부 해안 지방과 스페인령 카나리제도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를 뿌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전남 순천시 11일부터 ‘낮술 금지’ 해제

    전남 순천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최초로 발령한 낮술 판매 금지조치를 11일부터 해제한다. 순천시는 10일 긴급 담화문을 통해 “11일 오전 0시부터 낮술 판매 금지 제한 조치 등 강화된 방역지침을 해제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지난 4일부터 관내 식당에서 오전 5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류판매를 초유의 행정 명령을 발령했었다. 순천에서는 4일부터 일반 음식점 등 5000여 곳을 대상으로 낮술 판매가 금지됐으며 이를 위반한 업소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낮술 금지 조치에 대해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반대 여론도 있었으나 대다수 시민은 순천시의 조치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순천에서는 새해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20명 발생했으나 낮술 판매 금지 등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확산세가 꺾였다. 광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뼈를 갈아 견뎠는데…한파·폭설에 배달마저 못해 죽을 맛”

    “뼈를 갈아 견뎠는데…한파·폭설에 배달마저 못해 죽을 맛”

    “폭설에 배달이 안 돼 며칠 영업을 접었습니다.” 연초부터 폭설에 한파까지 겹쳐 배달이 안 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며칠간 계속된 폭설은 배달 전문 음식점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10일 “관악구 특성상 골목길과 언덕이 많아 배달대행업체에서 오늘까지 운행 정지라고 공지가 왔다”면서 “한파가 계속돼 내일은 서비스가 정상화될지도 미지수라 더 속이 탄다”고 털어놨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의 3분의 2를 배달에 의존해왔는데 주말 내내 배달이 안 돼서 아내와 둘이 직배(직접 배송)를 다니며 버텼다”면서 “뼈를 갈아 넣어서 버티는 기분”이라고 하소연했다. 배달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는 지난 6일 저녁부터 쏟아진 폭설로 도로가 꽁꽁 얼자 이튿날부터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 문을 닫았다. C씨는 “근거리 배달만 가능한 데다 주문이 들어와도 배달이 지연돼 문제 생길 게 뻔해서 며칠 쉴 생각으로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매장 영업이 제한된 데 더해 배달까지 막혔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 운영사들은 기상 악화로 도로 여건이 좋지 않자 지난 6일 저녁부터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서비스를 범위를 축소했다. 10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배달기사를 대상으로 운행 거리 조정 안내를 공지했다. 현재 쿠팡이츠 배송기사는 1km 이하 주문 건에 대해서만 서행 배달을 하고 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는 전국 배송 지역을 40%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배달업계는 도로 상황에 따라 차례로 배달 서비스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주말까지 한파가 지속될 예정이라 서비스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손님이 급감한 음식점들은 배달 중단 사태까지 지어지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식당의 영업이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을 제외하고 일제히 금지됐다. 특히 5인 이상 식사금지 등 강력한 지침이 끊임없이 추가되고 있는 데다, 거리두기 종료 여부 역시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업계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서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D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전까지는 배달 영업을 하고 있다”며 “빨리 배달이 정상화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 전주시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강모(49)씨는 지난 6일 폭설로 접수된 배달을 모두 취소했다. 폭설로 배달대행업체가 서비스 중단을 알려왔기 때문이다. 가까운 곳은 직접 걸어서 배달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강씨는 “코로나19 이후 배달 장사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데,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에서 음식점을 하는 이모(55)씨도 “코로나 때문에 손님도 없고, 최근에는 배달에 사활을 걸고 운영하고 있는데 폭설로 이마저도 막혔다”고 토로했다. 택배 배송 업계도 폭설에 발이 묶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택배 차량 운행이 쉽지 않아 새벽 배송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텐안먼 유혈 진압에 반기 5년 옥살이 쉬친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텐안먼 유혈 진압에 반기 5년 옥살이 쉬친셴

    지난 1989년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에 모여 민주화를 외친 학생 등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려는 명령을 유일하게 거부해 5년 동안 옥살이를 한 인민해방군 군단 사령관 쉬친셴(徐勤先) 장군이 지난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톈안먼 사건 때 베이징으로 출동한 제38집단군 군장이던 쉬친셴 예비역 중장이 코로나19가 다시 급속히 번질 조짐을 보여 봉쇄 상태에 들어간 허베이성 스자좡(石家莊) 소재 군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쉬친셴은 지난 몇년 동안 스자좡의 인민해방군 허핑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 왔는데 당국이 면회를 금지한 상황에 지난해는 언어 기능까지 상실했는데 이날 새벽 음식물이 목구멍에 막히는 바람에 질식사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31년 전 베이징에 인접한 허베이성 바오딩 시에 주둔하던 제38집단군을 지휘한 쉬친셴은 무력행사를 준비하라는 덩샤오핑(鄧小平) 중앙군사위원회 지도부의 명령에 반기를 들었다. 덩 주석의 구두 지시를 받은 강경파 양상쿤(楊尙昆)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전면에 나서 군을 동원해 유혈 진압을 지시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1935년 후베이성 다우현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자 자원 입대했다. 한 차례 거부 당하자 먹지에 혈서를 써서 기어이 입대했다. 1980년 제1장갑 사단장이 됐으며 1984년 대규모 군사훈련 열병식에서 덩 주석에게 부대 설명을 할 정도로 장래가 촉망되던 장군이었다. 1987년 우리의 성남에 해당하는 바오딩에 주둔한 제38 집단군 사령관에 올라 수도 베이징을 지키는 중책을 맡았다. 중국 인민지원권 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가 ‘만세군’이라고 칭찬할 정도로 인정 받았던 부대라 상장 승진이 유력했다. 그러나 쉬 중장은 시위가 정치적인 문제라며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상부에 진언했다. 20년 뒤 홍콩 빈과일보 기자가 어렵사리 그를 찾았을 때 “후회하지 않는다. 그때로 되돌아가도 그렇게 하겠다. 죽는다고 해도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겠다(寧殺頭 不做歷史罪人)”는 기개 넘치는 한마디를 남겼다. 그 뒤 쉬친셴은 악명 높은 친청(秦城) 감옥 등에서 5년 동안 복역하고 풀려난 뒤에도 사실상 가택연금 신세였으며 최근 와병 중이던 기간에도 당국의 감시를 받아왔다. 빈과일보는 쉬 전 사령관의 장례를 위해 베이징에 있는 세 자녀가 스자좡을 찾는 것은 당국이 허용했지만, 친구들의 방문은 불허했다고 전했다. 또 ‘전 인민해방군 38군 사령관’이라는 표현을 묘비에 새기거나 장례식에서 언급하는 것도 불허했다고 덧붙였다. 톈안먼 학생 시위를 주도한 뒤 미국에 망명한 왕단(王丹)은 페이스북에 그의 말년 사진 두 장을 올리고 “양심을 지키기 위해 장군직과 자유를 미련 없이 버린 쉬친셴 장군을 당시 우리 학생들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2017년 11월 기밀 해제된 영국 외교문건을 보면 당시 사정에 정통한 중국 국무원 고위층 인사는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학생과 시민을 선양군구에 속한 제27집단군이 무력 진압해 학생, 민간인, 군인을 합쳐서 1만명에 육박한 희생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 말 장쩌민 집권 시기 흘러나온 백악관 기밀문서도 중국 내부문건을 인용해 톈안먼 광장과 주변 창안제(長安街)에서 8726명이 죽었고, 시내 다른 곳에서도 1728명이 변을 당한 것으로 봐 희생자 수를 1만 454명으로 추정했다. 반면 유혈 진압 다음날(6월 5일) “사망자 1만명 육박”이란 전문을 타전했던 앨런 도널드 주중 영국 대사는 6월 22일 전문에다 사망자 수를 2700~3400명으로 추산하면서 시신 전부를 병원에 안치할 수 없어 지하보도에 쌓아놓았다고 본국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2017년 11월 영국 국가문서국이 비밀 분류를 푼 톈안먼 사건에 관한 외교문건 수천 쪽 가운데 나온다. 2018년 7월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도널드 대사가 추정한 이 숫자가 ‘신빙성 있는 정보’에 근접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톈안먼 유혈 진압 26주기인 2015년 6월 4일을 앞두고 희생자 유족 단체 ‘톈안먼 어머니’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현 지도부에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인정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역사적 평가는 이미 이루어졌다며 당과 정부는 이를 폭란으로 규정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톈안먼 사태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이미 내려졌다”는 말을 처음으로 한 이는 톈안먼 사태 3년 뒤 1992년 10월 중국공산당 14차 전당대회 기간 내외신 기자회견에 임한 리펑(李鵬) 전 총리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수십명이 급식먹고 춤추고” 학원 영업제한 풀자 벌어진 일(종합)

    “수십명이 급식먹고 춤추고” 학원 영업제한 풀자 벌어진 일(종합)

    제한 완화되자 편법운영 학원들 늘어동시간 9명 이하·오후 9시까지 가능한데수십명이 수업 듣고 밤에도 학원 운영당국 “방역수칙 철저하게 준수해달라” 겨울방학 돌봄 공백 등을 고려해 학원에 대한 영업 제한이 완화된 틈을 타 편법운영을 하는 학원들이 늘면서 방역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안전신문고로 신고된 학원의 불법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앞서 정부는 겨울방학을 맞아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서 운영이 금지된 수도권 학원에 대해 동시간대 교습 인원이 9인 이하이면 오후 9시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최근 교습 인원이 9인을 넘거나 오후 9시를 넘어 학원을 운영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비말(침방울) 위험이 높은 식사를 학생들이 함께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 재수학원은 업종을 스터디 카페로 변경해 시설을 운영하면서 학생 60여명이 밀집한 환경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저녁에는 급식도 제공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또 다른 학원에서도 제한 인원을 넘긴 채 수업한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논술 과목을 신규로 개설한 후 별개의 학원에서 수업한다고 안내했지만, 실제로는 같은 공간에서 9명이 넘는 인원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학원에서 수십명이 춤을 추는 사례도 신고됐다. 한 무도학원에서는 80여명이 주말마다 모여 춤을 추고, 학원생에게 음료수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댄스학원에서는 23명의 학생을 같은 공간에서 5~9명씩 반을 나눠 수업하고, 탈의실도 동시에 사용한 사례가 있었다. 이밖에 한 어학원에서는 영어캠프를 운영하며 음식을 나눠 먹거나 오후 9시 이후 환기가 되지 않는 좁은 교실에 30여명씩 모여 수업을 한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최근 수도권 학원의 영업 제한이 완화되면서 편법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집단감염 예방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취중생] “정인이 입양절차 적법했다”는 설명이 안타까운 이유

    [취중생] “정인이 입양절차 적법했다”는 설명이 안타까운 이유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해 2월(친양자 입양신고 기준) 30대 부부인 양모 장모씨와 양부 안모씨가 입양한 정인이는 생후 16개월이 된 지난해 10월 복부 손상으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정인이의 몸은 멍투성이였습니다. 양부모가 정인이를 오랜 기간 상습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고, 여론은 공분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정인이에 대한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지난해 5월과 6월, 112에 지난해 9월 이렇게 세 차례나 접수됐지만 정인이는 끝내 학대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 사건에 대한 분노가 양부모를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정인이의 안전과 입양 후 적응 여부를 살피는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울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해 5월 26일 1차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접수한 날 조사에 나섰고, 양부모가 정인이를 ‘방임’(아동 보호·양육·치료 등을 소홀히 함)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위해 사례관리 담당자를 배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서울강서아보전의 판단과 대응은 미흡했습니다. 서울강서아보전은 2·3차 아동학대 의심 신고 건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없음’으로 판단했습니다. 아동학대 없다는 말만 믿은 강서아보전 특히 지난해 9월은 정인이를 진료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이 정인이의 영양 부족 상태를 보고 아동학대를 의심해 신고한 시기입니다. 서울남부지검 수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은 양모인 장씨가 정인이를 폭행하고, 정인이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몸무게가 현저히 감소하는 등 건강 상태가 나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양부모가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치료에 소홀했던 때입니다. 지난해 9월 23일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 소아과 원장에게 정인이를 데려간 사람도 양부모가 아닌 어린이집 원장이었습니다. 서울강서아보전의 조사에서 양부모는 “정인이 입 안에 염증이 생겨서 정인이가 이유식이랑 물을 섭취하기 어려웠고, 이로 인한 체중 감소일 뿐 다른 상황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소아과 원장은 “아동의 입 안 상처가 심각해서 음식물 섭취가 어려울 수는 있지만, 음식물 섭취가 어렵다고 해서 몸무게가 1kg 가까이 빠지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서울강서아보전은 양부모와 함께 정인이를 다른 소아과에 데려가 진료를 보게 했고, 이 소아과 의사는 단순 구내염으로 진단했습니다. 이후 서울강서아보전은 정인이의 입 안 질병이 양부모의 학대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고 ‘아동학대 혐의없음’으로 판단했습니다. 아동학대가 없었다는 취지의 양부모 진술과 소아과 의사의 소견만을 채택한 셈입니다.입양기관으로서의 역할 다 했다는 홀트 정인이의 입양을 주선한 홀트아동복지회의 대응도 문제가 됐습니다. 홀트는 정인이를 입양하려는 양부모가 과연 입양아동을 입양하기에 적합한지, 입양아동을 양육할 능력이 있는지를 제대로 확인·평가하지 않았고, 사후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아 아동학대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홀트는 이런 비판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홀트는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5월 26일 강서아보전을 통해 1차 학대 의심 신고 사실을 전달받고 아동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양부모 가정을 긴급 방문했다. 아동 양육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주의를 주고, 아동을 더욱 세심하게 보살펴줄 것을 당부했다”며 “지난해 7월 2일 가정 방문 이후부터 아동학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양부모 상담과 강서아보전과의 연락에 밀도를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3차 학대 신고가 접수되기 전(지난해 9월 21일)에 아동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정 방문을 요청했으나 양부모가 거부하여 지난해 9월 22일 조사 권한을 가진 강서아보전에 아동의 안전 확인을 위해 다시 사례관리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홀트는 또 정인이의 입양 절차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홀트는 “국내 입양은 입양특례법과 입양실무매뉴얼을 준수하여 진행된다”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예비 입양부모 교육 이수, 범죄경력 조회, 상담 및 가정조사 등의 양친가정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가정법원의 가사조사관 면담과 가정조사, 전문심리검사 등을 통해 심사 후 판사의 판결에 따라 입양가정으로 최종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법원 조사가 입양기관 조사 대체할 수 없어 즉 예비 입양부모의 적격심사 여부는 입양기관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면피’의 근거가 될 수도 없습니다. 현직 판사 시절 가정법원 판사를 지낸 이현곤 새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판사가 예비 입양가정의 입양 허가 여부를 결정할 때 입양기관이 작성한 양친가정조사서와 예비 입양부모에 대한 판사의 심문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가사조사관의 조사는 입양기관이 작성한 양친가정조사서를 기초로 해서 추가로 확인하거나 내용을 보완할 것이 있으면 조사를 하는 보충적 개념의 조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가사조사관이 입양기관보다 입양 문제에 있어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입양기관이 기초조사를 충실히 하지 못하면 가사조사관 조사로도 한계가 있다”면서 “법원의 허가가 다가 아니다. 입양기관의 입양부모 교육과 사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홀트는 “앞으로 입양 진행 및 사후 관리 강화를 위한 법, 제도, 정책적 측면에서 입양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을 다각도로 검토하여 보완하겠다”면서 “또 아동을 양육하며 겪게 될 양육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인 어려움을 파악할 수 있도록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심리상담 센터와 연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그 사건·사고를 예방할 책임이 있는 쪽에서 “매뉴얼대로 했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매뉴얼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지침이지 최선의 지침은 아닙니다. 우리가 할 일은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아동이 안전한 양육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일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속보] 경북 상주 선교시설, 45명이 351명에 코로나 전파

    [속보] 경북 상주 선교시설, 45명이 351명에 코로나 전파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작년 11월 말 발생한 경북 상주시 BTJ열방센터 코로나19 집단발생과 관련해 확진자 45명이 351명에 추가 전파했다고 밝혔다. BTJ열방센터 관련 방문자는 총 2837명으로, 이가운데 872명(30.7%)이 검사받아 154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확진자 중 45명은 8개 시·도에 21개 종교시설 및 모임을 통해 총 351명에게 추가전파했으며, 해당 종교시설·모임의 방문자 등을 계속해서 파악하고 검사하고 있다고 중대본은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작년 11월 말 이후 경북 상주시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사람은 관할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하여 즉시 검사 받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전국적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발령 중임에도 집합금지, 음식 섭취금지 등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재수학원이 스터디카페로 변경하여 운영하면서 60여명의 학생들이 밀집한 채로 수업을 받고, 저녁에는 급식도 제공한 사례가 있었다. 학원에서는 같은 공간에서 9명을 초과하여 수업을 진행하거나, 무도학원에서는 80여명이 주말마다 모여서 춤을 추기도 했다. 이같은 방역수칙 위반 사례는 댄스학원, 어학원 등에서 밀집해 활동하거나 취식을 한 사례 등이 대부분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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