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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금광 지하 520m 열흘째 매몰된 광부 11명 “순대가 먹고 싶네요”

    中 금광 지하 520m 열흘째 매몰된 광부 11명 “순대가 먹고 싶네요”

    “순대가 먹고 싶네요.” 중국 산둥성 옌타이(煙臺) 근처 치샤(栖霞)시의 금광 지하 520~540m 지점에 매몰돼 있는 11명의 광부들이 가늘고 길다란 시추공을 통해 연결된 전화 통화를 통해 소박하지만 간절한 호소를 전해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광부들은 작은 구멍을 통해 내려줄 수 있는 최상의 음식으로 순대를 꼽은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10일 폭발 사고로 금광 입구가 막혀 꼼짝없이 갇힌 지 열흘이 됐지만 구조됐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처음으로 이들의 존재가 확인돼 18일에 처음 시추공을 내려 약품과 영양액, 종이와 연필을 내려줬고,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우리에게 접근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달라”고 적은 메모가 올라왔다. 처음에 그들은 자신보다 50~100m 더 아래 쪽에 매몰돼 있는 한 사람이 부상당했다고 소식을 전했는데 그 뒤로 그 사람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구조대는 19일 지하수가 계속 차올라 이들의 생존에 위협이 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폭발 사고를 30시간 보고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이다. 구조대는 수중에서 작동하는 펌프를 써 물을 빼내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들 12명 외에도 10명의 광부들이 더 실종됐는데 이들이 매몰된 지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中 무값 수십배 폭등… 스자좡 주민이면 택시 거부”

    “中 무값 수십배 폭등… 스자좡 주민이면 택시 거부”

    확산세 커 도시 봉쇄… 교민 30명 거주“우한 사태 재연… 주민이 경계 대상 돼음식 배달 막혀 식자재만 온라인 구매어려움 있지만 도시 분위기는 안정적”“중국 허베이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이 지역 주민들이 경계 대상이 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요. 성도(정부 소재지)인 스자좡 출신이라고 하면 택시 탑승이나 호텔 투숙을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해요. 지난해 초 후베이성 우한 봉쇄 때 나타나던 일들이 재연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중국에서 감염병 재유행이 본격화돼 하루 100명 넘게 감염자가 생기고 8개월 만에 사망자도 발생한 가운데 스자좡 교민인 김종인(46) 허베이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시 봉쇄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수도 베이징을 둘러싼 허베이성은 환자가 폭증하자 대규모 진단 검사에 나섰고 지난 6일부터 스자좡(1100만명)의 교통망과 학교, 상점 등을 전면 폐쇄했다. 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지가 된 스자좡에는 한국인 30여명이 살고 있다. 김 교수는 “당초 시 당국은 ‘3일 정도 통제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불어나자 통제가 길어지고 있다”면서 “봉쇄 이후 두 차례 핵산 검사를 받았다. 지금도 당국이 수시로 주민들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4월 우한에서처럼 모든 주민이 집 안에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아파트 단지 안을 돌아다니는 것까지는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당국은 “허베이성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다”고 발표했지만 그 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 억명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춘제(음력설) 연휴를 앞두고 집단감염 공포가 퍼지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스자좡에서 음식 배달은 모두 중단됐다. 각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식자재만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면서 “일부 업자들이 가격을 크게 올려 애를 먹고 있다. 평소 1~2위안 정도면 살 수 있던 무 1개 가격이 수십 위안으로 폭등했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병 유사 증세가 아니면 병원 방문도 금지된 상태”라면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하는 (고혈압 등) 만성병 환자들의 고통이 커졌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 교수는 “일부 어려움이 있지만 전반적인 도시 분위기는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모든 중국인들이 우한 격리 상황을 TV로 지켜봤기에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 현 봉쇄 조치에 동요하는 주민은 많지 않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김치는 한국 음식” 유튜버 햄지 동영상, 中서 삭제됐다

    “김치는 한국 음식” 유튜버 햄지 동영상, 中서 삭제됐다

    김치 종주권을 둘러싸고 한중 두 나라 간 감정싸움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모양새다.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고 한국의 유명 ‘먹방’ 유튜버 ‘햄지’의 동영상이 중국에서 돌연 삭제됐고, 광고 계약도 해지됐다. 19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비리비리에 있는 햄지의 계정을 확인한 결과, 햄지의 먹방 동영상은 1편도 남아있지 않았다. 햄지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햄지는 유튜브에서 5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웨이보와 비리비리에 각각 287만 명과 133만 명의 팔로워가 있다.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햄지는 최근 “중국인들이 쌈 문화가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영상을 보고 화가 났다. 그런데 곧바로 햄지가 우렁쌈밥을 먹는 영상을 게재해 너무 기뻤다”는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에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은 햄지가 반(反) 중국 게시물에 지지를 표시해 중국을 모욕했다고 즉각 반발했다. 이에 햄지는 “제가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긴 댓글에 동조해 화를 내는 것이라면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쌈이나 김치는 중국 음식’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를 강요한다면 더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그러자 햄지의 동영상이 돌연 삭제됐을 뿐 아니라 중국에서 햄지의 영상 계정을 운영하는 상하이 소재 광고업체 수시안은 계약을 해지했다. 수시안은 공지문을 통해 “우리는 중국을 모욕하는 어떤 행동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우리가 계약한 어느 외국 블로거도 중국을 비난하는 태도나 발언은 안 된다”고 밝혔다. 중국 네티즌은 햄지의 영상을 보지 않겠다며 “조국에 대한 충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햄지가 용서받으려면 “김치는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댓글도 나왔다. 반면 한국 네티즌은 햄지를 응원하며 지지에 나섰다. 한 구독자는 “햄지는 대표적인 한국의 먹방 유튜버다. 한국 음식에 대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한국 먹방 유튜버 계약해지… 더 매워진 김치전쟁

    中, 한국 먹방 유튜버 계약해지… 더 매워진 김치전쟁

    김치 종주권을 둘러싸고 한중 두 나라 간 감정싸움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모양새다. 이번에는 한국 유명 유튜버가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고 발언했다가 중국 광고업체에 계약 해지를 당했다.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기 유튜버 ‘햄지’가 일부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전 세계 530여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햄지는 지난 15일 자신의 채널에서 주꾸미 볶음밥과 김치 등을 먹는 ‘먹방’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영상에서 댓글 전쟁이 벌어졌다. 햄지가 며칠 전 한국인이 올린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는데, 이것이 중국인을 모욕했다는 주장이 나와서다. 이 글은 “중국인들이 쌈 문화가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영상을 보고 화가 났다. 그런데 곧바로 햄지가 우렁쌈밥을 먹는 영상을 게재해 너무 기뻤다”는 내용이다. 햄지는 “제가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긴 댓글에 동조해 화를 내는 것이라면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쌈이나 김치는 중국 음식’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를 강요한다면 더이상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그러자 중국에서 햄지의 영상 계정을 운영하는 상하이 소재 광고업체 수시안은 계약을 해지하고 중국 사이트에서 그의 영상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수시안은 공지문을 통해 “우리는 중국을 모욕하는 어떤 행동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우리가 계약한 어느 외국 블로거도 중국을 비난하는 태도나 발언은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한 중국 네티즌은 햄지의 영상을 보지 않겠다며 “조국에 대한 충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햄지가 용서받으려면 “김치는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댓글도 나왔다. 반면 한국 네티즌은 햄지를 응원하며 지지에 나섰다. 한 구독자는 “햄지는 대표적인 한국의 먹방 유튜버다. 한국 음식에 대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상인대학 설립·복지타운 조성… 충북, 농시 만들어 농촌 살린다

    상인대학 설립·복지타운 조성… 충북, 농시 만들어 농촌 살린다

    괴산읍 ‘새시장’에 멘토·멘티 상인 매칭증평읍엔 창의파크… 도서관·카페 입주영동 황간면엔 ‘돌봄’ 갖춘 커뮤니티센터단양 매포읍은 ‘매화향기 중심가로’ 추진 진천·삼성·옥천·내수읍은 2단계 후보지로11개 시군에 1곳씩 조성 후 확대할 계획 대학생 농촌 정착 유도하는 정책도 마련젊은층 2~3%·노인복지수혜 6%↑ 기대단양군은 충북 북부권 끝자락에 있지만 유명한 관광지 못지않게 볼거리가 많아 관광객이 몰려든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유년 시절 즐겨 찾았던 도담삼봉은 수려한 자태를 뽐내며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철쭉이 유명한 소백산은 ‘민족의 명산’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남한강 맑은 물에서 잡히는 단양 쏘가리는 진미로 평가받으며 전국 유일의 쏘가리 특화거리를 탄생하게 했다. 스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와 잔도는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2019년 한 해 단양 방문객은 1067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울하다.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어 산모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원정출산을 가야 한다.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조차 없는 등 문화 인프라도 열악하다. 인구 1000명당 학원 수는 0.46개로 도내에서 두 번째로 적다. 1㎢당 노인여가복지시설은 0.21개로 전국 평균의 5분의1 수준이다. 젊은층 이탈이 지속돼 65세 이상 노인비율은 27%다. 인구는 점점 줄어 2만 9000여명에 그친다. 청주의 1개 동보다 적다. 북적거리던 관광객들이 빠져나가면 단양군은 외로운 섬이 되는 셈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단양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충북 11개 시군 가운데 7곳이 소멸위험지역에 해당한다.●청년상인 양성은 중원대와 협력 방안도 구상 농촌의 슬픈 현실을 보다 못한 충북도가 팔을 걷어붙였다. 충북의 농촌살리기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도는 올해부터 농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농시는 농촌과 도시의 합성어다. 도시와 동등한 편리함과 삶의 질을 누리도록 생활권을 개선하는 읍면 중심의 개발전략이다. 농시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뉴딜 사업 등이 추진되는 읍면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정부 사업과 충북 자체 사업을 한곳에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여러 사업을 각개전투로 여기저기서 진행하면 농촌살리기는 흉내만 내다 끝날 수 있다. 도는 1단계 농시 사업 대상지로 4곳을 선정해 내년까지 총 8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상지는 영동 황간면, 증평 증평읍, 괴산 괴산읍, 단양 매포읍이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차원에서 복지센터와 문화체험시설이 들어서는 괴산군 괴산읍에서는 ‘새시장 젊음의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새시장은 괴산읍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상권의 오래된 명칭이다. 마을이야기를 수록한 지도와 스토리북을 제작하고 골목상권 특화를 위해 괴산음식 콘텐츠 개발, 거리음식 특화사업, 대물림가게 육성 등을 진행한다.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해 골목길 갤러리, 디자인 그늘막, 증강현실(AR) 스포츠시설, 포토존, 스카이라인 조명 등으로 꾸민다. 상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상인대학을 운영하고 이 과정을 이수한 상인과 전문가를 매칭해 주는 멘토·멘티도 추진한다. 시장 홍보를 위해 캐릭터와 관광도시락까지 개발한다. 또한 새시장에 있는 빈 상가를 장기임대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거나 지역주민 공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후속 사업도 마련할 예정이다. 청년상인 양성을 위해 중원대학교와 협력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괴산군 관계자는 “새시장 일대는 주차공간과 즐길거리 부족, 거리환경 낙후 등으로 상업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이번 사업으로 상징성 있는 골목상권이 형성되고 다른 시장과의 차별화 전략을 확보하면 활력과 젊음이 넘치는 특화거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증평군 증평읍에선 정부의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농시 사업을 공동으로 시행해 창의파크를 건립한다. 주민들의 교육문화기반 구축 및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건립하는 창의파크는 다목적 세미나실, 동아리 활동 공간, 강당, 공동육아 공간, 장난감 대여 및 놀이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었다. 내부시설 구성이 아쉽다고 판단한 도와 군은 농시 사업을 통해 창의파크에 도서관과 마을카페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 계획에 따라 창의파크는 당초보다 2개 층이 늘어난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한다. 증평군 관계자는 “사업 예정지인 증평읍 장동리는 구도심 지역이라 주민들이 함께 여가를 즐길 공간이 없었고, 도서관과 카페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낙후된 구도심에 문화복지시설을 복합화해 신도심에 집중된 서비스의 형평성을 맞추고 주민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엽연초생산협동조합 부지 내 건물 일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건립해 마을 경관도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도내 대학생 37% ‘농촌 정착 의향 있다’ 밝혀 영동군 황간면 옛 황간중학교 부지에는 복합커뮤니티센터를 구축한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비로 복지센터, 보건지소, 목욕탕, 청소년문화의 집 등을 건립하고 농시 사업비로 다함께 돌봄센터, 공동급식소, 헬스장 등을 짓는다. 거대한 복지타운을 형성하는 것이다. 영동군은 커뮤니티센터가 건립되면 황간면은 물론 인근 추풍령면, 매곡면, 상촌면 주민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 4개 면 거주자는 모두 4575명이다. 군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황간면의 정주 여건 개선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차원에서 문화의 집 등을 신축하는 단양군 매포읍에선 어린이안전거리, 문화쉼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매화향기 중심가로 조성사업’을 진행한다. 도는 2단계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진천군 진천읍, 음성군 삼성읍, 옥천군 옥천읍, 청주시 내수읍 등 4곳을 후보지로 결정했다. 도는 11개 시군에 1곳씩 농시 사업을 추진한 뒤 이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자치단체와 주민 사이에서 농시 사업 등을 지원할 중간조직도 만들고 있다. 현재 영동군과 진천군은 구성을 마치고 운영 중이다. 도는 대학생들의 농촌 정착을 유도하는 정책도 마련키로 했다. 농촌이 살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 못지않게 청년층 유입도 절실해서다. 도는 농시 마스터플랜 용역을 진행하며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해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할 방침이다. 설문 결과는 예상보다 희망적으로 나왔다. 충북 지역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37%가 ‘농촌 정착 의향이 매우 많거나 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다. 농촌에 정착하는 데 가장 필요한 행정 지원은 ‘일자리 지원’이 63%로 가장 많았고 ‘빈집, 공공임대주택 등을 통한 저렴한 주거지 마련’, ‘창업자금 지원’, ‘귀농귀촌 사전 교육 등 컨설팅 제공’, ‘농촌 기본정보 제공’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일정 기간 생활비와 주거공간 등을 제공한다면 농촌에서 미래를 계획해 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51.1%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문화 즐길 기회 부족’이 농촌 정착 제1 걸림돌 농촌 정착 시 가장 큰 걸림돌로 생각하는 부분은 ‘문화를 즐길 기회가 부족하다’는 답변이 2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주거 및 교통이 불편하다’ 16.8%,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 16.2%, ‘청년세대가 부족하다’ 11.2%, ‘병원 등 의료여건이 부족하다’ 10.6% 등으로 나타났다. 충북도 관계자는 “예상보다 농촌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시군과 함께 대학생들을 유입할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시 사업을 통해 청년 및 유아·청소년 인구 2~3% 증가, 노인복지서비스 수혜율 6% 향상, 연간 농가소득 330만원 증가 등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은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 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의 타격이 컸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에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아 19일 서울 주요 상권 5곳(중구 명동, 서대문구 신촌동, 용산구 이태원1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 강남구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사정이 어렵다고 상인들은 토로했다.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다음달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 유명세를 탔다.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 없었다. 명동의 한식업 점포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가 감소했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 명동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저렴하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춰 받는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사람들이 이태원을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이날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프다.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으려고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1년 내내 곤두박질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돈다.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 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46·가명)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에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 버렸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식으로 장사했는데 5000~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33·가명)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이씨는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하루 300만원까지 찍었던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44·가명)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 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 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감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회식 후 2·3차를 위해 가던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노래방, 당구장 등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하는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 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명품으로 분류할 만한 다른 소매업도 활황이었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 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사회부 사건팀 : 이성원·오세진·김주연·이주원·손지민·최영권 기자
  •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해외여행 못 가니 명품백이라도”… 강남 매장 대기줄만 200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은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 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의 타격이 컸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에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아 19일 서울 주요 상권 5곳(중구 명동, 서대문구 신촌동, 용산구 이태원1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 강남구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사정이 어렵다고 상인들은 토로했다.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다음달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 유명세를 탔다.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 없었다. 명동의 한식업 점포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가 감소했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 명동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저렴하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춰 받는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사람들이 이태원을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이날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프다.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으려고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1년 내내 곤두박질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돈다. 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46·가명)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에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 버렸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식으로 장사했는데 5000~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33·가명)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이씨는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하루 300만원까지 찍었던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가명·44)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 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 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감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회식 후 2·3차를 위해 가던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노래방, 당구장 등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하는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 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명품으로 분류할 만한 다른 소매업도 활황이었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 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사회부 사건팀 - 이성원·오세진·김주연·이주원·손지민·최영권 기자
  • 관광객 사라진 명동, 낙인에 우는 이태원… “희망이 있긴 할까요”

    관광객 사라진 명동, 낙인에 우는 이태원… “희망이 있긴 할까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은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다.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 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의 타격이 컸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다 방역이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에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아 19일 서울 주요 상권 5곳(중구 명동, 서대문구 신촌동, 용산구 이태원1동, 종로구 종로1·2·3·4가동, 강남구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사정이 어렵다고 상인들은 토로했다.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다음달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 유명세를 탔다.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 없었다. 명동의 한식업 점포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가 감소했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 명동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저렴하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춰 받는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사람들이 이태원을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 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이날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프다.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으려고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1년 내내 곤두박질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돈다. 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끊겼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 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46·가명)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에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 버렸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식으로 장사했는데 5000~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33·가명)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이씨는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하루 300만원까지 찍었던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 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44·가명)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 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 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감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회식 후 2·3차를 위해 가던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노래방, 당구장 등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하는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 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명품으로 분류할 만한 다른 소매업도 활황이었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 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사회부 사건팀 : 이성원·오세진·김주연·이주원·손지민·최영권 기자
  • 성남 모란종합시장 관련 확진자 21명으로 늘어

    경기 성남시는 모란종합시장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모두 21명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5일 모란종합시장 내 중국음식점 방문자 1명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6∼13일 중국음식점 주인 1명과 방문자 4명,방문자의 가족 3명 등 8명이 잇따라 확진됐다. 이어 15∼18일에는 중국음식점과 인접한 잡화점 주인 일가족 3명, 방문자 1명과 그의 가족 및 지인 3명 등 7명의 감염 사실도 확인됐다. 또 중국음식점과 잡화점 건물 2층에 사는 2가구 주민 2명이 확진됐고 이 중 1명의 따로 사는 가족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가 확진된 주민들은 중국음식점, 잡화점과 통로를 함께 사용함에 따라 접촉자로 분류돼 뒤늦게 진단검사를 받았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18일까지 모란종합시장 상가 방문자에 대해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들의 감염 경로와 동선,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여기는 중국] 중국판 ‘착한 건물주’…월세 면제에 무료 알바까지 자처

    [여기는 중국] 중국판 ‘착한 건물주’…월세 면제에 무료 알바까지 자처

    중국판 착한 임대인이 등장해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산둥성(山东) 지난시(济南)에 소재한 만두 가게 건물주 양 모 씨가 상점 임대료 면제는 물론이고 직접 가게 아르바이트생으로 일손을 도운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일명 ‘8위안 만두가게’로 불리는 상점 건물주 양푸메이 씨와 그의 세입자 녜텐젠 씨의 사연을 19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건물주 양 씨의 선행은 지난해 12월 양 씨의 건물에 입점한 만두가게 운영자 녜텐젠 씨의 큰 아들 샤오녜 군이 백혈병 4기 진단을 받고 투병을 하면서 본격화됐다. 지난시 외곽에 소재한 녜 씨의 만두가게는 식탁 3개의 작은 음식점으로, 샤오녜 군이 백혈병 투병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매일 새벽 녜 씨 부자가 직접 반죽한 만두피와 속으로 만든 손만두를 전문적으로 판매해왔던 곳이다. 한 접시 당 총 30여개의 작은 만두가 제공되는 녜 씨 부자의 만두는 배추와 돼지고기, 계란과 부추 등을 섞은 다양한 종류가 판매됐다. 가격은 1접시 당 8위안(약 1400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샤오녜 군이 백혈병 진단을 받은 직후 가게 사정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녜 씨는 “한동안 아들의 입안에 종기가 생기고 복부가 크게 부풀어 올랐는데,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될 동안 알아채지 못한 것이 가슴이 아프다”면서 “지난해 12월 증상이 심해지고 아들이 며칠 동안 밥을 먹지 못했다. 그때서야 병원을 찾았는데 지금까지 치료비용으로 총 10만 위안(약 1700만 원)을 지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가 자식의 병을 제때 눈치 채지 못한 것이 가슴이 아프고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면서 “병원비가 우리에게 적지 않은 돈이라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생각은 없고, 오직 최선을 다해서 아이의 병을 고쳐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무렵 세입자 가족들의 곤란한 사정을 눈치 챈 건물주 양 씨는 지난달과 이달 등 월세 전액을 면제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샤오녜 군의 입원으로 녜 씨의 만두 가게 일손이 부족해지자 건물주 양 씨는 무료 아르바이트생을 자처했다. 매일 새벽 출근해 만두 가게가 문을 닫을 때까지 반죽을 밀고 가게 손님을 응대하는 일을 자처한 것. 더욱이 이 같은 양 씨의 선행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이웃들도 도움의 손길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양 씨는 “지역 주민들에게 녜 씨 부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직후 도움을 주고 싶다는 분들의 연락이 이어졌다”면서 “먼 지역에서 버스를 타고 와서 일부러 만두를 구매해가는 분들도 적지 않다. 또 지역 사회 단체에서도 줄곧 생필품을 전달하는 등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입자가 곤란을 겪으면 당연히 집 주인이 도와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생각했다”면서 “(나도) 고생을 많이 해봤고, 살다 보면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 것인데 그 시기를 잘 견딜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더 매워진 ‘김치전쟁’..中, “김치는 韓 음식” 발언 유튜버 계약 해지

    더 매워진 ‘김치전쟁’..中, “김치는 韓 음식” 발언 유튜버 계약 해지

    김치 종주권을 둘러싸고 한중 두 나라 간 감정싸움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모양새다. 이번에는 한국 유명 유튜버가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고 발언했다가 중국 광고업체에 계약 해지를 당했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기 유튜버 ‘햄지’가 일부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전 세계 530여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햄지는 지난 15일 자신의 채널에서 주꾸미 볶음밥과 김치 등을 먹는 ‘먹방’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영상에서 댓글 전쟁이 벌어졌다. 햄지가 며칠 전 한국인이 올린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는데, 이것이 중국인을 모욕했다는 주장이 나와서다. 이 글은 “중국인들이 쌈 문화가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영상을 보고 화가 났다. 그런데 곧바로 햄지가 우렁쌈밥을 먹는 영상을 게재해 너무 기뻤다”는 내용이다. 햄지는 “제가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긴 댓글에 동조해 화를 내는 것이라면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쌈이나 김치는 중국 음식’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를 강요한다면 더이상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중국에서 햄지의 영상 계정을 운영하는 상하이 소재 광고업체 수시안은 계약을 해지하고 중국 사이트에서 그의 영상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수시안은 공지문을 통해 “우리는 중국을 모욕하는 어떤 행동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우리가 계약한 어느 외국 블로거도 중국을 비난하는 태도나 발언은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한 중국 네티즌은 햄지의 영상을 보지 않겠다며 “조국에 대한 충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햄지가 용서받으려면 “김치는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댓글도 나왔다. 반면 한국에서는 햄지를 응원하며 지지에 나섰다. 한 구독자는 “햄지는 대표적인 한국의 먹방 유튜버다. 한국 음식에 대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산에서 조난 뒤 ‘눈(雪) 동굴’ 만들어 생존한 캐나다 10대

    산에서 조난 뒤 ‘눈(雪) 동굴’ 만들어 생존한 캐나다 10대

    스노우 모빌(눈이나 얼음 위를 쉽게 달릴 수 있게 만든 차량)을 타고 나갔다가 길을 잃은 10대 소년이 기지를 발휘한 덕분에 무사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CNN 등 해외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 사는 17세 소년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16일 오후, 친구 및 가족들과 스노우 모빌을 즐기러 나갔다가 실종됐다. 당시 함께 나갔던 사람들은 모두 출발지로 돌아왔지만, 2시간이 지나도 소년은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가족들은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룻밤이 지난 다음 날 구조대가 소년을 발견했을 때, 소년은 체온 보호를 위해 눈으로 동굴을 짓고 그 안에 대피해 있는 상태였다. 마치 이글루처럼 생긴 눈 동굴은 구조대가 올 때까지 잠시나마 체온을 유지하고 추운 바람을 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지 구조대는 “조난당한 소년은 일행이 보이지 않게 되고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몇 차례나 조난 지역을 벗어나려 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주변에 있는 나무 아래에 눈 동굴을 짓고 그 안에서 밤새 구조대를 기다렸다”고 전했다. 이어 “구조대가 발견했을 당시, 소년이 대피했던 눈 동굴 안에는 아껴 마시던 물과 음식도 있었다”면서 “이는 소년이 오지나 극한의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소년은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도미노처럼 무너져가는 서울 상권…단, 청담동만 불 밝혔다

    도미노처럼 무너져가는 서울 상권…단, 청담동만 불 밝혔다

    주요상권 5곳 업종별 매출 분석·심층인터뷰‘경제’보다는 ‘방역 우선’ 지침에 생업 포기“버틸 수 있다” 희망은 머지않아 절망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1년간 자영업자들이 차례대로 무너졌다. 지난해 2월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 입국 제한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쇼핑 명소가 타격을 받더니, 5월에는 이태원 클럽 발 확산으로 서울 주요 상권이 붕괴했고, 지난 8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노래방과 헬스장, PC방 등이 타격이 컸다. 그 사이 자영업자에게 재난지원금 등 지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경제’보단 ‘방역’ 우선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자영업자들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야 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1년을 맞는 20일 서울 주요 상권 5곳(명동, 신촌동, 이태원1동, 종로1·2·3·4가동, 청담동)의 업종별 매출 증감률을 분석하고 상권마다 자영업자 10명씩 총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매출액 분석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데이터를 이용했다. 상권 특징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 차이는 있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이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매출 상승세를 보인 상권과 업종도 있었다. 손꼽히는 부촌인 강남 청담동의 가방업종 매출은 코로나19 전보다 수십 배 뛰었고,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된 헬스장 역시 매출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외국인 관광객 감소, 첫 직격탄 맞은 명동 명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기석(61)씨는 지난해 4월 직원을 한 명 줄였다. 2~3월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든 버텨 봤지만, 4월엔 버틸 수가 없었다. 한 때 이씨 가게는 과거 일본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에 소개돼 일본인에게 유명새를 타면서 많을 땐 하루에 손님 300명 정도를 받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그러나 지금은 월세 120만원과 전기·가스비 등 100만원을 내고 나면 빠듯하다. 이씨는 지난 18일 “가게가 작아 그나마 고정비가 많지 않아 버티고 있다”며 “오늘도 2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나올 만큼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사람들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광·쇼핑 명소인 명동은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빠르게 상권이 식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니 장사가 잘될 리가 없었다. 실제로 명동의 한식업 점포당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월 3278만원이었지만 2월 2374만원, 3월 1909만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 사이 42.8% 떨어진 것이다. 소매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3분기(7~9월) 명동의 가방매장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전년 동기 대비 71.2%나 감소했다. 화장품(55.1%↓), 의류(44.8%↓), 신발(35.8%↓) 모두 하락세였다. 현장 체감 온도는 더 나빴다. 지난 18일 기준 명동거리는 주한중국대사관이나 명동성당 인근 등을 제외하면 10개 점포 중 문을 연 점포 1개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월세가 그나마 낮고 서울시가 월세를 반값으로 낮춘 지하상가도 10개 중 2~3개꼴로 ‘잠정 휴업’ 상태다. 30년째 명동 지하상가에서 가방을 판 이경구(가명·62)씨는 “빈집은 3040대 남자 사장들이 냉동창고에서 일하거나 택배, 라이더를 하러 간 것”이라면서 “남은 사람들도 적자이지만 나이가 많다. 올해면 ‘코로나가 끝나겠지’ 하는 희망으로 버틴다”고 했다.●이태원 클럽발 확산, 무서운 낙인효과 “사람들이 이태원을 ‘다녀오면 코로나19 걸리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이러한 낙인효과가 쉽게 사라질까 모르겠어요. 이태원에 희망이 있기는 한 걸까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2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구자훈(52)씨는 19일 텅 빈 가게를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태원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이태원의 성장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렇기에 최근 이태원의 위기가 누구보다 마음 아플 수밖에 없다. 구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초까지는 금방 종식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 발 사태 이후 간신히 버티던 매출이 90%나 빠지면서 희망이 무너졌다. 최근 하루에 가게를 찾는 손님은 고작 3팀 정도다. 밀린 임대료를 갚기 위해 부업으로 배달 플랫폼업을 하고 있지만 변변찮다. 구씨는 “어려움은 둘째 치고 과거와 같은 날이 다시 올지 확신이 없다는 게 가장 두렵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태원1동 상권의 매출액은 곤두박질 쳤다. 특히 일반 음식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중식이 80.8% 떨어졌고, 일식과 한식은 각각 68.5%, 56.5% 감소했다. 서울 전체 같은 기간 업종 매출액 평균 증감률(중식 16.2%↓ 한식 15.2%↓ 일식 1.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이태원의 낙인효과다 서울시 상권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이태원을 찾는 고객의 80%는 외지인이다. 20~30대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인데 지난해 5월부터 집단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하면서 발길이 순식간에 멈췄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이태원 상권 매출액은 지난해 5월 기준 전월보다 호프업종은 49.7%, 치킨전문점은 46.4%, 한식은 46.5% 급락했다. 야간 영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다. 외식업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출이 70~80% 집중됐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지훈(가명·46)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주들에게 1~2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으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며 “영업 제한 시간을 상권에 맞게 조정해야 이태원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관광객·대학생 사라진 신촌동, 남은 건··· “이화여대 앞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위주예요.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발길이 뚝 끊기니까 상권이 죽어버린 거죠. 이대는 원래 미용실, 신발·옷가게가 싼 걸로 유명해요. 외국인 상대로 박리다매 식으로 장사를 해온 거죠. 이제 그런 게 없으니 5000원~1만원짜리 옷 한두 벌을 손님 5명에게 판다고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5년간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이정희(가명·33)씨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컸다고 했다. 3~4월은 사정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확히 5월부터 손가락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손님 수가 쭉 떨어졌다고 했다. 반등도 없었다. 물건을 대량으로 사갔던 외국인 관광객도 코로나19 여파로 자취를 감쳤고, 하루 매출 300만원까지 찍었던 가게 매출은 하루에 1만원짜리 옷 한 장 팔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인적은 없고 공사판인 곳에 누가 이곳에 오려고 하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8일 찾은 신촌 내 이대 정문 앞 상권과 신촌역 부근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옷과 가방 등을 박리다매로 사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신촌동의 주요 소매점의 매출 타격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었다. 화장품업도 74.7% 줄었고, 의류업은 61.2% 줄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성지민(40)씨는 “어떨 때는 (손님이 가게에) 하루에 한 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다”며 “보증금이 1억 원 정도라고 하면 6000만 원 정도가 월세로 빠졌다”고 말했다. 신촌역 부근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생이 등교할 필요가 없다 보니, 유동인구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분기 신촌동의 한식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36.6% 줄었고, 대학생들이 부담없이 찾는 패스트푸드점과 치킨전문점, 분식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46.0%, 57.1%, 44.3% 줄었다. 신촌역 부근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김장훈(44)씨는 “이 가게는 대학생이 이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평소엔 학생들이 3~4인 단위로 자주 왔는데, 지금은 초토화됐다”며 “세금낼 돈도 없어 대출금 1억원 중 일부로 세금을 냈다. 그렇다고 폐업할 엄두도 못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2차 문화 사라진 오피스·학원가 종로 종로는 학원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과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다. 일과 수업이 끝난 후 갖는 저녁 모임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회식 단골 메뉴인 삼겹살 등이 포함된 한식 업종과 중식 업종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6%, 29.0% 감소했다. 서울시 전체 매출 가소분(각각 15.2%, 16.2%)을 고려하면 종로1·2·3·4가동은 이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회식 2·3차 업종들은 타격이 더 컸다. 회식 자체가 크게 줄었거니와 1차만 모인 후 모임을 해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회식 2·3차 업종인 노래방, 당구장 등은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지난해 절반을 문을 닫은 채 보내기도 했다. 종로1·2·3·4가동의 노래방 매출은 같은 기간 3분기 매출액은 67.2%가 급감했다. 당구장 매출액도 서울시 전체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지만, 종로의 경우 39.7%가 감소했다. ‘종각 젊음의 거리’ 상권만 따로 보면 당구장 매출은 62.3% 줄었다. 종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중훈(가명)씨는 “2주간 겨우 14만 3000원을 번 적도 있었다”면서 “평소에도 오후 9~10시쯤 첫 손님을 받곤 하는데 운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각 젊음의 거리 일대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성훈(가명)씨는 “보통 2차나 3차로 많이 오는데 문을 열어도 낮에 장사가 돼야 영업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 일대는 임대료가 비싸다. 1층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 하고, 나도 2층 전체를 쓰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낸다. 규모가 크게 장사하는 사람부터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말했다.●해외여행 대신 명품···청담동 샵 매출 폭등 지난 18일 월요일 오전 10시. 청담동 인근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는 고객 16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손님들은 “지갑이나 가방을 사기 위해서” 왔고,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이었다.매장을 방문한 여성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생일을 맞아 저 자신에게 명품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비웃기나 한 듯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는 루이뷔통이나 에르메스 매장은 ‘가방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3분기 청담동 내 가방업종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거리를 품고 있는 압구정 로데오거리(서울시 상권분석시스템의 임의적 분류)에 한정하면 매출 상승액은 같은 기간 1380.1%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갈 곳 잃은 돈들이 명품 구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역 기준 가방 판매점의 같은 기간 매출액 상승률(23.5%↑)과 비교해도 50배 이상이다. 다른 명품으로 분류할만한 소매업도 증가세를 보였다. 시계·귀금속 업종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8.2% 상승했고, 화장품 업종도 148.6% 뛰었다. 청담동 인근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인기 명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말에는 오픈시간에 맞춰가도 벌써 200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명품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보복 소비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이한 점은 일식과 중식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청담동 내 일식과 중식의 매출액은 12.6%, 16.3% 올랐다. 일식과 중식의 경우 고급 음식점이 많고 개별 방으로 구분된 식당이 많다보니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합금지업종이었던 피트니스센터도 같은 기간 18.5% 매출액이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79.4%나 늘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핸드폰 내라고? 경찰 부르겠다” 유흥주점 갔다가 신고한 손님(종합)

    “핸드폰 내라고? 경찰 부르겠다” 유흥주점 갔다가 신고한 손님(종합)

    집합금지 명령 어긴 인천 유흥주점 적발30대 손님 “휴대전화 뺏으려 한다” 신고출입문 여는 사이 손님들 도주…추적 중경찰청, 유흥시설 업주·손님 348명 적발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불법 영업을 하던 유흥주점에서 손님들이 달아나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유흥업소를 방문한 손님이 “휴대전화를 뺏으려 한다”며 경찰에 직접 신고해 불법 영업이 드러났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감염병 관리 및 예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40대 유흥주점 업주 A씨와 30대 손님 B씨를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6일 오전 7시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유흥주점을 열고 불법 영업하는 등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흥주점에는 유흥업소에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하는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져 영업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역시 집합금지 조치를 어기고 해당 유흥주점을 찾은 혐의를 받는 B씨는 주점 측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뺏으려 한다며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불법 영업하는 일부 업소에서는 촬영이나 신고 등을 우려해 손님의 휴대전화를 미리 내도록 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소방당국과 함께 잠긴 출입문을 여는 사이 주점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모두 도주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손님들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A씨와 B씨 외에 모두 달아난 상태여서 정확히 몇명이 있었는지 구체적인 인원수는 파악되지 않는다”면서 “A씨 진술과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이들의 신원을 특정해 추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흥시설 감염병예방법 위반 계속 단속” 한편 경찰청은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전국 유흥시설 1만 6239곳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여부를 합동 단속한 결과 348명(43건)을 적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중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296명(30건)은 계속 수사 중이고, 방역 지침을 위반한 52명(13건)은 지자체에 통보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경찰은 단속 과정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음악산업법 위반 등 혐의로 53명(27건)도 적발해 수사 중이다. 개별 사례를 살펴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16일 오전 2시쯤 관내에서 문을 잠그고 사전 예약한 손님을 대상으로 영업한 유흥주점 업주와 종업원, 손님 등 60명을 단속했다. 서울경찰청 풍속단속계는 15일 오전 8시쯤 강남구 일반음식점에 DJ박스, 음향기기, 특수 조명 등을 설치한 뒤 무허가 클럽을 운영한 업주를 적발했다. 경찰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재연장된 18일부터 31일까지 유흥시설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행위 등을 계속해서 단속하기로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서경덕 교수, NYT에 김치 광고…“中 김치공정 어이없어”

    서경덕 교수, NYT에 김치 광고…“中 김치공정 어이없어”

    김치를 자신의 문화로 왜곡하는 중국의 ‘김치공정’에 대항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뉴욕타임스에 김치 광고를 냈다. 서 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욕타임스(NYT) 전 세계판에 ‘김치 광고’를 게재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광고는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미주판 A섹션 5면과,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유럽 및 아시아판)의 5면에 동시에 게재됐다. 이번 광고에는 ‘한국의 김치, 세계인을 위한 것(Korea’s Kimchi, It‘s for Everyone)’이라는 제목 아래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역사적으로 수천년 동안 한국의 대표 음식 문화로 이어져 왔다”는 설명이 담겨있다. 이어 “현재는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발효식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한국의 김치는 전 세계인의 것이 됐다”고 적혀있다. 서 교수는 “이번 광고를 기획하면서 많은 광고 전문가 및 김치 전문가와 상의를 해 왔고, 최근 중국의 어이없는 ‘김치공정’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 보단 김치에 관한 정확한 ‘팩트’를 간결하게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광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뉴욕타임스 광고는 글로벌 리더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것이고, 광고 파일을 가지고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등 각종 SNS를 통해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함께 홍보를 하는 중”이라면서 “현재 김치에 관한 문화와 역사를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다국어 시리즈 영상을 준비 중이며, 유튜브 등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폐기해야 할 ‘부화중지 오리알’ 4천개 유통한 일당 적발

    폐기해야 할 ‘부화중지 오리알’ 4천개 유통한 일당 적발

    일명 ‘곤계란’ 등 건강식 취급받아 유통실온 이상에서 보관돼 부패 위험성 커적발 당시에도 상당수 변질된 상태 확인 폐기해야 할 오리알 4000개를 유통한 혐의를 받는 일당 4명이 덜미를 잡혔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부화중지 오리알’을 유통한 일당 4명을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오리알은 부화기에 넣어 28일이 지나면 정상적으로 부화돼 새끼오리로 태어난다. 머리와 몸통 등 오리의 형태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까지 부화가 진행된 단계에서 알을 부화기에서 꺼내 인위적으로 부화를 중단한다. 부화중지 오리알은 부화기에서 실온보다 높은 36~37도로 보관되기 때문에 부패 위험성이 높다. 이 때문에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 부화중지 오리알을 식용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판매·유통도 금지된다. 이를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들이 ‘발롯’이라는 음식 재료로 쓰는 데다 국내 일부 노년층도 ‘보신환’, ‘곤계란’ 등이라 부르며 건강식으로 취급해 수요가 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전남에서 오리 부화장을 운영 중인 A(31)씨는 오리알을 부화기에 넣고 약 16~17일 경과한 시점에 오리알을 꺼내 B(67)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판매했다. A씨는 전문적으로 부화중지 오리알을 생산하는 업자는 아니지만, B씨의 제안을 받고 오리알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부화중지 오리알을 사들여 서울과 경기도 전통시장 등에 있는 음식점과 마트에 오리알을 넘겼다. 또 다른 판매업자 C씨는 서울 경동시장에서 간판 없이 식료품 등을 판매하다가 부화중지 오리알을 찾는 손님이 나오자 B씨를 통해 오리알을 구해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경동시장 등 서울의 재래시장에서 부화중지 오리알이 판매된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잠복 등 6개월 넘는 기간 동안 수사를 벌여 C씨를 적발했다. 이후 B씨와 A씨가 차례로 입건됐다. 이들 일당이 유통·판매한 부화중지 오리알은 상당수 부패한 상태에서 거래됐다. B씨는 한여름에도 냉장차가 아닌 일반 화물트럭으로 부화중지 오리알을 구매했고, 자신의 승용차에도 며칠 동안 보관하며 유통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적발 당시 부화중지 오리알을 확인해보니 악취가 나는 등 변질돼 있었다. 서울시는 “부화중지 오리알은 혐오식품으로 판매·유통이 금지됐고, 부패 가능성이 커 시민 건강에 유해하다”며 취식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나경원, ‘중국 활동중단’ 햄지 응원…“김치는 당연히 한국음식”

    나경원, ‘중국 활동중단’ 햄지 응원…“김치는 당연히 한국음식”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먹방 유튜버’ 햄지를 응원했다. 나 전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유튜버 햄지의 소신 발언을 응원한다”며 “김치는 당연히 한국 고유의 음식이자,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작 댓글에 ‘좋아요’ 하나를 눌렀단 이유만으로 계약 해지까지 하는 중국의 모 소속사, 참 쩨쩨하다”며 “글로벌 시대에 맞지 않는 일종의 문화 보복”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튜버 햄지는 지난 13일 쌈밥 먹방 영상을 올렸다. 햄지는 자신의 영상에 한 구독자가 단 댓글 ‘이거 보니까 열 받는다. 중국 놈들이 이젠 쌈도 지네 전통문화라고 하고 있던데’에 ‘좋아요’를 눌렀다. 그러나 ‘중국 놈’이라는 표현이 번역기를 통해 욕설로 번역이 됐고 이에 ‘좋아요’를 누른 햄지에게 중국인들의 분노가 쏟아졌다. 이에 햄지는 “중국분들이 제게 배신감을 느끼고 화가 난 이유가 오해에서 비롯된 중국인을 비하한 욕설에 동조한 것이라면 사과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번 일로 중국에서 햄지의 영상 계정을 운영하는 광고업체 수시안은 햄지와 계약을 해지하고 중국 포털 타오바오에서 그의 영상을 삭제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나 전 의원은 “사드 배치 때부터 계속되는 중국의 무역보복, 문화보복 그리고 그 전부터 이미 시작된 동북공정과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김치공정, 여기에 미세먼지 고통까지. 중국에 할 말 하는 서울시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중국이 문화 보복, 경제 보복을 해 오면, 우리 역시 가만히 두고만 볼 순 없다. 서울시장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 반드시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항의와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 봐도 절대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리해 중국에 제시하겠다. 필요하다면 국제적인 대응까지 나서겠다”고 했다. 이어 “제가 바라는 것은 발전적 한중관계”라며 “하지만 피해를 주고 부당한 주장을 한다면 참을 수 없다. 제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중국에 할 말 하는 당당한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신규확진 오늘도 400명 밑돌듯…“거리두기 하향 검토 가능성”

    신규확진 오늘도 400명 밑돌듯…“거리두기 하향 검토 가능성”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지난달 25일 신규 확진자 1240명으로 정점을 찍고 서서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 1주일간은 500명대에서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는 정체기 양상을 보였지만 평일 대비 검사량이 줄어든 휴일 영향이 일부 반영되면서 18일 300명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전날 신규 확진자는 389명으로 집계됐다. 직전일(520명)보다 131명 대폭 감소하면서 지난해 11월 25일(382명) 이후 54일 만에 300명대로 떨어졌다. 1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도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348명으로 집계됐다. 직전일 같은 시간에 집계된 388명보다 40명 적다. 밤 시간대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 최근 흐름으로 볼 때 300명대 중후반, 많아도 400명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를 일별로 보면 1027명→820명→657명→1020명→714명→838명→869명→674명→641명→657명→451명→537명→561명→524명→512명→580명→520명→389명을 기록해 이틀을 제외하고는 모두 1000명 아래를 나타냈다. 최근 1주일(1월12일∼18일)만 보면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517.6명꼴로 발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결정에 있어 주요 지표가 되는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일평균 491명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현 추세가 유지돼 환자가 안정적으로 줄어든다면 2주 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나 방역수칙 완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해 거리두기 단계 하향 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비율이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 넘도록 20%대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한 터라 재확산을 초래할 감염의 불씨는 여전한 상태다. 방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18명이며 이 가운데 영국발이 15명, 남아공발 2명, 브라질발 1명이다. 여기에다 일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이 허용되면서 방역당국으로서는 긴장의 끈을 놓기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오는 31일까지 2주간 연장하면서 수도권 실내체육시설과 노래연습장, 학원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이용인원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포장과 배달 위주로 운영돼 온 카페에서도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음식 섭취가 허용됐으며, 종교시설은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수도권은 좌석 수의 10%, 비수도권은 20% 이내에서 대면 종교행사가 가능해졌다. 손 반장은 “거리두기가 장기화하고 유행 상황이 달라지는 데 따라 불거지는 문제가 있어 그때그때 수정이 불가피했다”며 “이에 거리두기 2.5단계에서 집합금지된 업종에 대한 엄격한 방역수칙을 해제하고, 카페는 식당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매장 내 취식을 할 수 있도록 교정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 또한 “거리두기 일부를 완화한 조치는 ‘코로나 걱정을 안 해도 된다. 괜찮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생활 속 감염위험은 여전하지만 어려운 상황에 있는 민생의 절박함 때문에 조정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전히 가족·지인간 감염 등 생활 속 감염이 높은 수준이고 지역감염의 위험도 높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며 “운영이 재개되는 다중이용시설과 종교시설에서는 인원·시간 제한 기준을 철저히 지키고 이용자도 마스크 착용과 함께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해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고속도로에서 내려서기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고속도로에서 내려서기

    “저 가게 기억나? 지난번 왔을 때 카드 안 받는다고 쫓겨났잖아.” “저 음식점 청국장 맛있었는데 문 닫았나 봐.” 난 고속도로보다 국도나 지방도로를 좋아한다. 시간이 걸리기는 해도 볼거리와 얘깃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창밖을 내다보면 시골길 허름한 간판에서도 사연이 흐르고, 수레를 끌고 가는 노인의 등이 유난히 굽어 보이기도 한다. 차를 타고 가면서도 자연을 만나고 기억을 소환하고 그리운 사람을 만나거나 잊는다. 어지간한 거리는 걸어다니고 버스를 갈아타면서라도 돌아가려는 이유도 그래서다. 고속도로에는 신화만 있고 이야기가 없다. 어디를 달려도 널따란 도로와 소음방지벽, 천편일률적인 휴게소. 고속도로가 모범생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목표만을 향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달려가는 길. 자기 이야기 하나 없이 성과만 부풀린 공갈빵들. 앞만 보고 가기엔 세상은 너무 넓지 않을까? 타인이 닦아 놓은 길을 어쩜 저렇게 한눈 한번 팔지 않고 열심히 달려가는지. 얼마 전 고속버스를 타고 통영 가는 길 책을 펴든 것도 그래서다. 고속도로엔 볼거리도 얘깃거리도 없다. 내가 고른 책은 유명한 SF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다. 소설은 시간의 경쟁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미래 시대, 워프항법과 딥프리징(냉동수면) 기술을 개발해 인류는 우주 이곳저곳의 별을 개척한다. 수많은 사람이 이주해 정착하고 고향으로 삼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웜홀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그 별들은 서서히 인류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만다. 웜홀이라는 고차원 통로를 이용하면 수십, 수백 광년의 행성계에도 손쉽게 도달할 수 있는데 수개월, 수년간 냉동수면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우주여행에 누가 자금을 대겠는가. 가까운 우주가 어느 순간 가장 먼 우주가 돼 버린 것이다. 주인공 안나는 남편과 아들이 있는 제3행성 슬렌포니아로 떠날 날을 기다리며 이미 폐허가 된 우주정거장에서 100년 동안 동면을 거듭하며 지낸다. 언젠가 국도를 타고 홍천을 지나며 유령도시가 되다시피 한 도로변 마을들을 보았다. 인적이 끊긴 도로, 간판이 떨어져 나간 휴게소, 쓰레기와 잡초만 무성한 음식점들…. 한때는 강원도 가는 자동차, 인파로 북적였건만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상권을 빼앗긴 곳들이다. 속초, 정동진에 가기 위해 더이상 홍천, 인제라는 과정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우리 시대에 슬렌포니아가 있다면 그런 곳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고속도로라는 이름의 웜홀에 선택받지 못한 공간들. 속도전에는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슬렌포니아처럼. 마침내 경제성장, K방역이라는 이름의 고속도로도 끄트머리가 보인다. 앞서간 나라들을 쫓던 때에서 추월하는 시대를 맞고, 백신도 저만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고속도로의 기나긴 터널 끝으로 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정신없이 달려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의도적으로 배제되고 잊혔을까.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작가의 말처럼 함께 갈 수 없다면, 함께 살아갈 수 없다면 속도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차피 빛의 속도로 가지도 못할 텐데. 소외된 언어를 찾아내는 것이 시인의 의무라는 어느 시인의 말을 읽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껏 겉만 번드르르한 모범생들 이야기만 들었는지 모르겠다. 2021년은 소띠 해다. 소걸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올해는 세상이 어지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시인처럼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다. 상우가 외할머니를 만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영화 ‘집으로’), 정신없이 달리느라 외면해야 했던 수많은 고향 슬렌포니아를 찾길 바라 본다.
  • ‘1동네 1도서관’ 꿈 이뤄가는 영등포

    ‘1동네 1도서관’ 꿈 이뤄가는 영등포

    서울 영등포구가 지역 주민들이 도서관을 매개로 소통하고 지식을 습득하며 문화를 향유하는 생활밀착형 마을도서관을 동별로 1곳씩 조성한다고 18일 밝혔다. 구는 2019년부터 이 같은 생활밀착형 마을도서관 건립을 역점사업으로 추진, 현재까지 마을도서관 총 8곳을 조성했다. 올해는 5곳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18개 동에 마을도서관 1곳씩 조성을 목표로 추진된다. 현재까지 ▲당산1동 책나무 마을도서관 ▲양평2동 작은 마을도서관 ▲여의동 여의샛강 마을도서관 ▲당산1동 빛글·공감 마을도서관 ▲신길7동 마음서랍 마을도서관 ▲신길3동 생각나무 마을도서관 ▲신길5동 꿈터 마을도서관 ▲신길4동 드나드리 마을도서관 등을 조성했다. 올해는 ▲신길1동(밤동산 지역) ▲대림1동(조롱박사업단 옆) ▲대림2동(중앙시장 인근) ▲대림3동(원지공원 옆) ▲도림동(주민센터 4층)에 지을 예정이다. 구는 마을도서관 조성 준비 단계부터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완공 후에도 주민들을 마을 사서로 채용하는 등 주민주도형 도서관을 지향한다. 마음서랍 마을도서관의 경우 주민 공모로 이름을 갖게 됐다. 또한 당산1동에 자리잡은 빛글, 공감 마을도서관은 주민들의 뜻에 따라 이른바 ‘나쁜 카페’로 불리던 카페형 일반음식점의 자발적 퇴출을 유도하고 그 자리에 들어선 것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새로 짓는 마을도서관들은 엄숙하고 경직된 기존 도서관의 이미지를 벗고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꾸몄다”며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구비해 미래 지식문화를 선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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