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자우림이 달라졌네”
“자우림이 변했다.”
자우림이 이달 초 4집 음반 ‘4’를 내놓았을 때 팬들은 수군거렸다.음울하지만 부드러워진 멜로디,카리스마 강한 보컬 김윤아가 한발 물러선 대신 앞으로 나선 기타와 베이스,경쾌하게 튀지 않고 조용히 가라앉은 드럼.자우림 스스로 “(이전에 비해 4집은) 우울이 깊어졌다.”고 평한다.‘록의 원류’라는 블루스를 탐험한 결과인가.김윤아는 “블루스는 분명 우리 음악의 기초 영양소지만,우리가 하는 것은 모던록도 블루스도 아닌 그냥 자우림 음악”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자우림 음악’이란 무엇일까? 기타리스트 이선규는 “젊은이들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의 부담없는 표현”이라고 정의했다.알쏭달쏭하다.베이시스트 김진만은 한술 더 뜬다.“자우림 음악은 4인조 밴드음악”이란다.거 참,틀린 말은 아니다.
28일부터 이틀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4집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갖는 자우림(紫雨林)과의 대화는 이처럼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속을 걷듯 몽환적이었다.그들과 같이 걸은 방황의 편린들을 엮어보자.
◆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가.
(이선규)재미있는 음악.내가 재미있으면 관객도 재미있게 받아들인다.
(김진만)자기만족을 위한 음악.
(김윤아)몰입할 수 있는 음악.
(구태훈·드럼)음악이라면 뭐든 다 좋다.(웃음)
◆ 자우림은 이제 5년째인 명실상부한 ‘노장밴드’다.팀워크 유지에 특별한 비결이 있나.
(팀워크는)그냥 호흡처럼 자연스레 몸에 배어 있다.짐승스럽게.(웃음)우리는 연주시 서로 튀지 않으려고 몸을 사린다.
◆ 하지만 자우림의 이미지는 대부분 김윤아가 결정하는데.
라이브 때 김윤아 얼굴만 비추는 대중매체 탓이다.
◆ 멤버들 성격은 어떤가.
모두 게으르지만 예외가 있다면 윤아다.작사·작곡의 80%를 윤아가 하는 건 딱히 음악적인 재능 때문만은 아니다.고생을 사서 하는 그 성격 탓이다.(웃음)윤아는 정말 책임감이 강하다.
◆ 애인들은 있나.
이미 결혼한 이선규를 제외하고는 모두 솔로다.
(김윤아)쓸만한 남자가 주변에 없어서 그렇다.“곧 귀인을 만날 것”이라는 점쟁이 말에 희망을 건다.(웃음)
◆ 맡은 파트 별로목표가 있다면.
(김진만)베이스는 밴드음악의 엔진이다.엔진이 안 좋으면 차가 전체적으로 시원찮다.베이스다운 베이스를 치고 싶다.
(구태훈)자우림에 맞는,튀지 않는 드럼이 목표다(와,자우림이 튀지 않는 밴드라고?).그런데 드럼은 밴드음악의 기름통이다.기름통 없으면 차 못간다.
(김윤아)목소리를 만들어내는 것.목소리(tone)는 단순한 기술이나 선천·후천적인 것이 아닌,한 사람을 총체적으로 담아내는 어떤 것이다.‘득음’이라는 말로 표현하겠다.
◆ 최근 소리바다 사태로 대표되는 음악 저작권 침해 문제에 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아무 대가 없이 남의 노력한 결과물을 가져가는 것은 법 이전에 예의의 문제다.남에게 상처입히지 않겠다는 배려만 가지고 있다면 소리바다는 좋은 사이트다.결국 교육의 문제다.
◆ 너무 거창한 소리 아니냐.
모든 개인적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로 연결된다.우리 음악도 개인의 상처를 통해 사회의 문제를 들여다 보는 것이다.
덤 한가지.자우림이 제안하는 혈액형에 적합한 포지션은? A형은 기타,B형은 보컬,O형은 드럼,AB형은 베이스나 기타에 맞는다고 한다.물론 그들은 ‘경험상 통계치’라고 우긴다.
채수범기자 lokav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