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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정형근 기소’ 입씨름

    검찰이 30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정상화에 접어든 정국에 일단의 전선이 형성됐다.한나라당은 “야당 파괴공작의 일환”이라며 반발하고 나섰고,민주당은 엄정한 법치주의 확립을 강조하며 야당 주장을 일축했다.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검찰의 정의원 기소는 전방위 릴레이식 야당 파괴공작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의원 이적 파문,검찰의 안기부예산 지원사건 수사 등에 이은 일련의 ‘야당 죽이기’라는 것이다.장 부대변인은 “장기집권 음모와 정권 재창출 계획에 장애가 되는 인물들의 입에 자물쇠를 채우고 행동에 족쇄를 채우겠다는 의도”라며 “치졸한 야당 목조르기 정치공작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 의원 기소가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사법적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확전(擴戰)을 피했다.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범법행위에 대한 처벌은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전제,“여야를 불문하고 정치인사법처리는 그 자체로 불행한 일이지만 이런 과정이 법치주의와 원칙이지켜지는 전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연극 리뷰/ 연극 ‘돼지 사냥’

    한 겨울 동숭동 대학로에 돼지 소동이 한창이다.극단 차이무가 바탕골 소극장 무대에 올린 연극 ‘돼지사냥’이 관객사냥에 성공,모처럼 대학로 연극판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 공연 전 극장 입구에 늘어섰던 관객들중 일부는 자리가 모자라 무대에까지 올라가 연극을 봐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는다.‘재미있다’‘웃긴다’‘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연극을 보고 나온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에서도 입장료를 아까워하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학전그린소극장 무대에 이어 연장공연중인 이 연극은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적이다.‘사회부조리’란소재를 다루면서도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다.연출자 이상우 특유의 코믹한 극 분위기가 전하려는 메시지에 어색하지 않게 잘 들어맞는 또하나의 유쾌한 무대랄 수 있다. ‘돼지’라는 별명의 탈옥수가 고향에 숨어든 뒤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희화화,얼마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창원 탈옥 사건을 연상시킨다.탈옥수와,비리로 얼룩진사회의 연관성을 자연스럽게 설득해 나가는 게 묘미다.다방 여종업원과 지서장을 둘러싼 애정행각,이를 이용한 군(郡)의원 출마자인 지역 유지들의 음모와 술수등 탈옥수를 잡기까지 진행되는 익살스런 소품 장면들이 연극의 맛을 더한다. 그래서인지 관객들의 반응이 살아있다.탈옥수를 잡아야 할 당위성을생각하기보다는 소품격인 이 장면들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탈옥수의 어머니가 기르던 씨돼지를 잡으려는 마을 사람들의 움직임과 탈옥수를 잡으려는 기관원들의 추적이 교차되면서 극은 재미를 더해간다. 이 과정에서 5명이 9인의 역할을 돌아가며 해내는 배우들의 숨가쁜연기가 극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이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새해 초부터 뮤지컬과 대형 악극들이 관객몰이에 나선 가운데 대학로 연극들은 여전히 썰렁한 무대를 지키고 있다.그런 가운데 파란 불을 켠 이 연극은 다음달 11일까지 공연한 뒤 가까운 동숭아트센터로 옮겨 또 한차례 연장공연에 들어간다. 김성호기자 kimus@
  • [매체비평] 언론개혁 핵심 과제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언론개혁 의지를 표명한 이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MBC와 KBS는 언론개혁문제를 집중 조명한 PD수첩과 100분토론을 방송했다.신문에서도 한겨레와 대한매일은 기획기사를 싣는 등 언론개혁 문제에 많은 지면을 배정했다.반면 평소 족벌·재벌신문 등으로 불리며 문제의 중심에 위치한 신문들은 언론개혁 의지가언론 장악 음모라거나 심지어 좌파적 발상이라고까지 매도하며 강력히 반발했다.언론개혁을 찬성하는 시민과 현업 언론인이 90%이상 된다는 조사결과는 우리 국민의 절대다수가 오늘날의 언론상황에 대해염증을 내고 있다는 말이다.따라서 이를 좌파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강변에 불과하다. 언론개혁의 의제들은 다양하지만 그 중 특히 반대가 심한 사안은 소유주의 횡포를 막기 위해 신문사 소유권에 제한을 두자는 주장이다. 언론개혁의지가 좌파적 발상이라고 일부 신문이 매도한 것은 아마도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한 말인 듯하다.답은 ‘소유권 제한’은 가능하다는 것이다.소유권은 자본주의의 핵심적 요소임에 틀림없다.그러나 그것은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다.사회적 공익을 위해서는 적절하게제한될 수 있다. 특히 높은 수준의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언론사의소유에 대해서는 일반기업보다 더 강한 소유 통제가 필요하다.일반상품의 독점보다 언론상품의 독점은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때문이다.오늘날 사회제도 중 제약을 받지 않는 부분이 과연 있는가. 가깝게는 민영상업방송사나 케이블텔레비전,위성방송도 특정 주주의지분이 3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받는다.그보다 공적 성격이 약하고자본주의 원칙을 강력히 적용받는 은행도 소유지분에 일정한 제한을받고,심지어 일반기업도 소유분산을 하도록 하고 있다.따라서 공적성격이 강한 언론사의 소유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 자본주의 원리에어긋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네 신문사들의 소유상황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형식은 분명주식회사지만 내용은 그게 아니다.심한 경우 한 사람이 주식의 99.9%를 보유한 경우도 있고,대부분 가족 구성원 몇몇이 소유하거나 가족이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이나 회사 소유다.이익이 나지 않는 신문의 주식을 갖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자기가 독점적으로 갖고 있다는 항변도 한다.그러면 그 신문사 소유자는 이익도나지 않는 신문을 붙들고 적자누적의 고통을 받으며 신문을 운영하느냐고 반문해 봄직하다.그 답은 항상 불명확하고 모호하다.이들은 자본주의 기업이 존속하기 위해 필요한 이윤 획득이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은폐된 부수적 이익에 관심을 두고 사회적 공기인 언론사를 운영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언론은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올바른 정보와 의견을 사회에 전달해야할 책임과 의무를 지닌다.바로 이러한 기능이 충실히 수행될 수 있도록 한국 헌법은 언론 자유를 부여했다.이 자유는 분명 온 국민이 자신이 향유할 자유를 언론기관에 위탁한 것이다.그래서 언론은 사회의공기요, 목탁이요, 거울이라 한다.쭈그러진 영상을 보여주는 거울은더 이상 거울이 아니다.편견과 음모,사견과 치졸한 이해관계와 무한정한 상업성이 판치는 무질서의 공간으로 작동해온 언론은 개혁돼야한다. 류한호 광주대교수언론정보학
  • 한완상 교육부총리, 민주화운동으로 투옥… 강한 리더십 돋보여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재직 당시 민주화운동으로 두차례 해직과 복직을 거듭했고,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투옥되기도. 60년대 미국 유학중 흑인 민권운동,반전운동 등 진보사회운동을 익혔고, 70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후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90년대들어 진보사회학의 위기를 주장하며 마르크스사회학을 비판했다. 99년 재단비리로 어수선했던 상지대 총장으로 취임해 특유의 개혁성향으로 학내 안정화에 기여했다. 대쪽같은 성품에 아이디어가 많고,리더십이 강하다는 평. YWCA 연합회 이사인 부인 김형(金馨·57)씨와 3녀.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 (2)진교훈교수의 ‘생명윤리사상’

    ○대담 김재성 논설위원●우선 용어부터 명확히 해야할 것 같습니다.‘생명공학’과 ‘생명과학’이 혼용되더니 요즈음은 ‘생명공학’으로 굳어진 느낌인데 생명이라는 단어와 공학이라는 단어는 궁합이 안맞는 같기도 합니다. 나 개인적으로는 생명공학이라는 말을 싫어 합니다.반생명적이기 때문입니다.생명을 공업화 한다는 것은 생명에 대한 기술지배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유전자 변형,조작은 결국 기술이지요? 그렇습니다.게놈 테크닉이라는 것이 전기충격이나 화학요법으로 세포에서 핵을 분리시켜 다른 핵을 바꿔넣는 작업이니까요.그 이전 까지는 과학입니다.생명의 신비를 연구하고 푸는 것이므로··.어쨌든인문학에서는 조작이라는 말에 대해 거부반응이 있습니다.그런데 공학에서는 당연시 합니다.실험실에서 하는 일상적인 연구가 변형,조작이니까요.바로 이 부분 때문에 생명윤리라는 것이 제기 됩니다.생명을 돕는 차원을 넘어서 생명 그 자체를 기술적으로 조작하는 것이기에 말입니다. ●어떤 기술에 대해 사전에 윤리적 제약을 가하는 것은 일종의 파쇼라는 주장이 있습니다.이를테면 자동차 매연이 대기를 오염시키고 석유 때문에 걸프전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용자들의 윤리 문제이지 자동차 발명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동양에서는 모든 기술에 윤리가 따라 다녔습니다.그러니까 ‘아는것이 힘이다’ 했을 때 이미 윤리가 포함돼 있어요.그런데 서양에서‘아는 것’ 즉 지식은 가치중립적입니다.서양의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잘 알다시피 노벨이라는 사람이 다이나마이트를 발명하고 그 폐해가 너무 심각한 것을 보고 평화상 기금을 마련했지요? 그건 폐해가발생한 이후의 조치입니다. 동양에서도 전쟁에서 성(城)을 공격할 때폭약을 사용한 기록이 있어요. 그런데 전쟁이 끝난 후 그 제조 기술을 전수하지 않았고 대량생산 체제로 발전시키지 않았어요.사전윤리지요.따라서 사전 제어 시스템이 없는 기술이 인간을 지배할 때 어떤불행이 오리라는 것은 짐작이 가지요. 서양의학도 마찬가집니다.매우국부적이고 일방적입니다. 생명공학은 그 연장선상에서 탄생한 의료기술입니다.여기에상업적 동기까지 가미됐습니다. ●언론인 등 지식인을 대상으로 한 어떤 여론조사에서 90% 가까이가생명공학을 반대한다고 응답하면서도 “당신이나 당신 가족이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의 길이 있다면?” 하고 물었을 때 같은 비율로 치료에 응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생명공학은 유전성 치매,알츠하이머병등을 앓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의술”이며.건강한 사람,즉 생명공학의 시술대상이 아닌 사람들이 제기하는 윤리문제는 너무 속편한 주장이 아닐까요? 일반적으로 유전자 조작 식품을 꺼려 합니다.그런데 그 식품을 취급해서 돈을 버는 사람은 생각이 다릅니다.그렇다고 그들 소수의 생각이 옳다고할 수 없지요.자기의 이해관계와 결부된 판단은 옳은 판단이 아닙니다.내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고 교통법규는 지키지않아도된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논리지요. ●생명공학이 관심을 끌면서 생명의 시작과 죽음에 대한 논쟁이 재연됐습니다.특히 세계적인 추세는 뇌사를 죽음으로 간주하고 있는 데윤리학회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뇌사를 죽음으로 보느냐 하는 것은 철학도의 소관은 아닙니다.다만뇌사를 죽음으로 판정하게 된 동기가 장기이식과 관련이 있다면 곤란하다는 것입니다.1967년 남아공 의사 버나드 씨가 세계 최초로 심장이식에 성공했습니다.그 때 심장이식에만 관심이 쏠렸지 심장의 출처는 비밀에 부쳤는 데 그 심장은 사형수 것이었지요··.1983년인가권투선수 김득구씨가 미국에서 뇌진탕으로 사망했는 데 의사가 사망판정을 했지만 심장이 뛰고 체온이 있으니까 그 어머니가 한사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나는 그 어머니 주장이 이해가 갑니다.결국 김득구의 장기는 기증됐어요.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그 네브라스카주가미국에서 최초로 뇌사를 사망으로 인정한 주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 지금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약 300명,신장이식을 기다리는사람은 약 600명이라고 합니다.세계적으로는 몇만명 되겠지요.이들을위해서 아직 심장이 뛰고 체온이 남아있는 몸에 메스를 들이대 장기를 도려낸다고 생각해 보세요.또 기왕 죽을 사람이라는 전제가 뇌사판정을 앞당길 우려는 없을까요? 뇌사판정이 전적으로 의사의 소관이지만 그것이 장기이식과 연관되면 음모가 개입될 수 있습니다.그런의미에서 나는 사형제도도 반대합니다. ●뇌사를 사망으로 보는 이유로 불가역성,즉 소생확률이 거의 전무하다는 의학적 결론이 있습니다. 소생 가능성과는 상관 없습니다.뇌사 상태가 완전한 죽음이냐 이거지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논리에 따르면 의식없는 몸이무의미한 것은 사실이지요. 바로 그 점이 문제입니다.서양의학에 아직도 정신이 제외된 몸을 단순한 물체로 취급하는 철학이 깔려 있어요.국제항공협약에서도 사체는 일반화물로 취급,무게에 따라 요금이 책정됩니다.뇌사를 죽음으로보는 철학적 근저가 유물론·기계론적 가치관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세포 한개에서 온전한 생명을 복제해 냅니다.뇌세포에만 정신이 깃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그렇게 보면 생명공학 시술이 외과적 장기이식 보다는 훨씬 생명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의 줄기세포를 배양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수정란을 만듭니다. 실패확률이 높으니까요.그 중에 하나 사용하고 나머지는 5년 후 버립니다.극단적으로 말하면 조기유산이 수없이 저질러지는 거지요.현재도 약 4,500개 수정란이 냉동보관중에 있습니다.치료용이라고합시다. 소수의 치료를 위해 생명의 존엄성 자체를 훼손하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그렇지만 이미 판도라 상자는 열렸습니다.쥐,양,소,침팬지 까지 복제가 됐으니까요.지금까지 보면 공상과학은 곧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불원간 복제인간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지요.다국적 기업이 막대한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생명공학의 대중화 시대를 예견했기 때문이아닐까요?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다국적 기업이 끼어들어 대중화를 여는 것입니다.생명의 자본화 내지 상업화인데 그렇게 되면 생명의 유일회성파괴,단성생식으로 인한 혈족 파괴 등 상상불허의 위험사회로 가는겁니다.다국적 기업들은 유전공학이 농작물에서 당장 돈을 벌고 있습니다.앞으로는 농민들이 씨앗을 기업에 사야 하니까요.그런 의미에서지적소유권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며칠 전,스티븐 호킹이 말한 신인류 출현은 바로 그에 대한 경고 입니다.생명윤리학과 생명윤리에 관한 법은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제약을 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안심하고 연구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과학기술이 가치중립이므로 과학자글은 연구의 한계를 모를수있기 때문입니다.모든 사람에게 윤리가 적용되는 것처럼 생명과 관련된 기술과 연구에도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요구되고 미국이나 일본에서처럼 ‘국가생명윤리자문위위원회의’ 항시 활동이 요청됩니다. *진교훈 교수 “생명윤리…첨단 생명공학의 발전 밑거름”. 과학기술은 인류에게 수명의 연장과 물질적 부(富)를 보장했다.특히산업혁명 이후 상아탑의 과학이 기업과학,시장과학으로 바뀌고 이 때부터 과학기술은 지적 호기심과 공포의 대상,또는 이윤추구의 도구로바뀌었다. 과학기술에 대한 윤리적 성찰이 싹트기 시작한 것도 대강이무렵 부터다.구체적으로는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서 원폭투하로 8만명이 희생된 후가 된다.그러나 과학기술에 대한 철학자들의 성찰은단지 성찰일 뿐이었다.철학자들이 과학기술에 제동을 건다는 것은 달리는 기차에 대고 고함을 지르는 격이나 마찬가지였다.어떤 기술이든지 신기술이 나오기 전에 윤리적 타당성을 따져 보거나 사회적 합의를 거친 적이 없었던 게 그 좋은 예다. 기술이 인류에게 풍요와 편리를 제공한다는 믿음에 의의를 제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생명공학은 과학기술의 첨단이다.지금까지 인간의 삶을 돕는 수단이었던 과학기술이 이제는 인간의 생명 그 자체를 복제하거나 변형하는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것이 생명윤리 문제가 제기된 배경이다. 여기서 생명윤리란 생명공학,즉 의료윤리와 과학기술의 윤리를 말한다.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인간에 한정했던 전통윤리를 자연계로 확대한 생태윤리도 포함 한다. 생명윤리가 새롭게 주목을 끄는 이유는 생명공학의 상업적 이용으로전통윤리학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새로운 갈등들이 늘어 나고 있기 때문이다.장기이식,유전자 변형,생명복제 등은 전통윤리의 범주를 벗어난다.여기에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또 다른 나는 존재 하는가?’‘나쁜 유전자는 있는가?’라는 철학적 물음이 따르지 않을수 없다.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세계의 학자들이 모여 연구, 토론을 시작했고우리나라도 1998년에 생명윤리학회가 창립됐다. 198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기술윤리’라는 용어를 사용한 진교훈(秦敎勳)교수는 문제의 해결을 기상천외한 데서 찾지 않는다.“생명에대한 외경,겸손,사랑을 깨달아야 한다. 거기서 생명윤리가 나오고 생명공학과 같은 첨단의학은 이 윤리를 동반할 때만 인류에게 복음이될 것”이라고 말한다. △진교훈 교수는. ▲서울대 문리대 철학과 졸업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 철학 박사 ▲한국생명윤리학회 부회장,한국철학적 인간학회 부회장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과학기술부 생명윤리자문위원회 위원 장 ▲서우철학상 저술상 수상 ▲저서:‘철학적 인간학 연구’1·2.‘현대 평화사상의이해’‘현상학과 실천철학’‘문화철학’‘현대사회와 정의’‘한국인의윤리사상’‘21세기를 여는 한국인의윤리사상’‘환경윤리학’ 등 다수
  • 日산케이신문 ‘모택동 비록’

    마오쩌둥(毛澤東)이 곡물·철강 증산을 위해 1958년부터 추진한 대약진운동과 인민공사화는 실패로 끝났다.그에 따라 류샤오치(劉少奇)와 덩샤오핑(鄧小平) 등 실권파가 권력 전면에 나섰다.마오쩌둥은 권력 회복을 위한 음모를 꾸몄다.66년부터 학생들을 ‘홍위병’으로 동원,정적을 무자비하게 제거한 문화대혁명이 그것.국가주석 류샤오치를비롯해 피해자가 1억명에 달했다. 마오쩌둥은 ‘조반유리’(造反有理·항거에는 이치가 있다)라는 말로 홍위병의 방종을 부추겼다.76년 마오쩌둥 사망 후 4인방이 체포됨으로써 10년만에 막을 내린 문혁의 내막은 오랜 세월 베일에 가려져 있다가 지난 99년 중화인민공화국 50주년을 전후해 자료들이 공개되기시작했다. ‘모택동비록’(문학사상사)은 일본 산케이신문 특별취재반이 중국현지에서 이같은 자료들을 수집해 문화대혁명 전후의 상황을 정리한중국의 현대 권력투쟁사다.류샤오치 일가가 비판대에 서고,장칭(江靑)이 실크 잠옷 차림으로 소파에 누워 수입 비디오를 보다 순순히 체포되는 모습 등이 박진감 넘치게재구성됐다. 마오쩌둥은 “나는 평생 두가지 일을 했다.장제스(蔣介石)와 일본인들을 몰아내 나라를 세웠고,문화대혁명을 일으켰다”고 말했다.그러나 81년 6월 중국 공산당 11차 6중 총회의 결의는 “마오쩌둥동지가잘못 일으킨 문화대혁명은 반혁명 집단에게 이용돼 당과 국가와 인민에게 크나큰 재난을 불러일으킨 내란”이라고 평가했다.적도 자기편도 속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음산하고 처참한 권력투쟁의 피비린내 나는 현장을 이 책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김주혁기자
  • 比정국 악화 금융시장 대혼란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에 대한 탄핵재판이 무기한 중단돼필리핀 정국은 ‘음모론’과 ‘쿠데타설’로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없는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이 여파로 금융시장의 붕괴도 가시화되고 있다. 18일 수도 마닐라에서는 4만여명이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86년 ‘시민혁명’을 주도했던 코라손 아키노전 대통령을 비롯,피델 라모스 전 대통령,하이메 신 추기경 등 재야및 종교계 지도자들은 지속적인 반 에스트라다 시위를 지지하며 사퇴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홍콩경제일보는 18일 하락세가 지속돼 온 마닐라 증시가 16일과 17일에도 각각 1%와 6% 폭락한 데 이어 외환시장에서도 페소가 달러당 55.5페소에 거래되는 등 사상 최저치를 기록,금융시장이 사실상 붕괴했다고 논평했다. 육철수기자 ycs@
  • [기고] 신문개혁 시발점은 대한매일 민영화

    공공부문 민영화는 세계적 추세다.민간영역에 대한 정부개입은 방만한 경영체제로 인해 효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실체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또 정보화·세계화로 표현되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유연성이 필수적이다.그래서 관료주의타파를 통해 조직원의 자발성·창의성을 보장하여 민간부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경영전략에서 민영화로 가는 것이다. 공공부문은 일반적으로 국가 기간산업의 중추 구실을 맡아 왔지만민간부문에 비해 규모의 대형화만 이룩했지 효율성에서는 경쟁 열위에 머물러 있다.결국 국민 부담만 가중시킨다.그 때문에 공공부문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이것은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중요한 과제다.이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찰현상은 필연적이고 거기서 발생하는 정치적 부담이 크지만 정부가 감내하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공공부문 민영화에서 모순된 자세를 보인다.그것은대한매일의 문제다.정부는 대한매일의 최대주주로서 49.98%의 지분을 갖고 있다.간접적인 소유지분까지 포함하면 대한매일은 정부 소유인 국영신문사다.정부가 4대 개혁과제로 공공부문 개혁을 그토록 강조하면서 대한매일 민영화에 대해서는 무반응·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대한매일은 정부소유이므로 정부가 경영진을 임명하는 것은 당연하다.그 경영진이 사용자가 되어 노동조합과 발전방안을 놓고 오랫동안 논의하고 고민했다.여기서 얻은 결론은 민영화다.급변하는 언론환경에 비춰 민영화만이 유일한 생존의 길이라고 선택한 것이다.다른 공공부문과는 달리 이 결론을 도출하는 데 충돌이 없었다는 점은 이 과제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다. 정부가 공공부문 민영화에서 왜 이중적 자세를 보이는지 짐작된다. 언론조정을 통해 정권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미련을 아직 버리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그렇다면 그것은 급변하는 언론환경을 감지조차 못한 채 착시현상을 일으킨다는 뜻이다.정보 유통을 통제하는자가 권력을 장악한다는 이론은 이제 낡았다.대매체·다채널 시대에서는 어떤 정치권력·경제권력도 정보 유통을 일방적으로 통제할 수없다. 정부가 아직도 언론이 정권의 임무를 수행해 주기를 기대한다면 이또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다시 말해 정권홍보의 나팔수가 되어주기를 바란다면 시대변화를 읽지 못한다는 뜻이다.여기서 대한매일의서울신문 시절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뉴스 수용가들은 서울신문의 보도내용을 액면대로 받아 들이지 않고 어떤 정치적 의도에 따라 기사가치를 왜곡·변질시켰을 것으로 일단 의심하고 접근했다.결국 정권의 대변지로서 효용가치를 상실했던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언론개혁의 당위성을 지적하고 이 문제에 관해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을 제시했다.거기에는 어떤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그런데 일부 신문은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언론탄압의 의도가 개재된 것처럼 맹공했다.불행하게도 이같은 오도된 논조가 많은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전파되는것도 사실이다.이 문제에 관해서도 고찰이 필요하다. 신문개혁의 핵심과제는 소유구조 분산을 통한 편집권 독립의 확보이다.이런 내용을 담은 정간법 개정안이 국회에 입법청원된 상태다.하지만 집권여당은 이 법안에 관해 지극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통령이 언론개혁의 당위성을 피력하니 오해의 단계를 넘어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만 것이다.민간부문에는 소유분산을 당부하면서 정부소유에는 집착하는 의도로 비친 것이다. 20세기 말엽까지는 언론의 조정·통제를 통해 의제여론을 조성함으로써 체제공고화를 기도할 수 있었다.양방향 매체시대에서는 그것이불가능하다.집권여당은 이제 시민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는 신문개혁의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할 단계에 왔다.신문개혁의 시발점은 대한매일의 민영화에서부터 찾아야 한다.정부지분을 외부에 매각하라.그래야 정간법 개정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이 나라의 시대정신은 개혁이다.그 작업은 신문개혁에서 출발해야 성취가 가능하다. 김 영 호 언개연 신문특위위원장
  • 인터넷 성인방송 철퇴

    검찰이 최근 음란물 방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인터넷 성인방송에대해 전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검 형사7부(부장 李翰成)는 18일 인터넷 성인방송 업체 M사대표 이모씨(39) 등 6개 업체 운영자 6명에 대해 정보통신기본법 등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H사 대표 신모씨(35) 검거에 나섰다.H사 실무자 김모씨(35) 등 2명은 입건했다. 검찰은 이들이 정보통신부에 신고하지 않은 채 불법으로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하면서 ▲여성진행자(IJ)의 음모와 성기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거나 ▲유명 연예인과 외모가 비슷한 여성이 출연하는 포르노 방영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음란 동영상 방송 ▲회원이 소지한 동영상 공개 ▲음란한 체험담을 이야기하면서 음란물을 배경화면으로 내보내는 등 5가지 유형의 방송을 내보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7,000∼5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한사람에게 한달에 1만원 정도의 회비를 받아 규모가 큰 M사는 5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청소년유해매체물로지정한 21곳 가운데 비교적 규모가 크고 음부를 클로즈업하거나 실제 성행위를 보여주는 등 음란성이 심한 곳을 단속했다”고 단속 기준을 밝혔다. 검찰은 이들 방송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메인 서버와 동영상 및 사진 등이 담긴 컴퓨터 파일,회원 명단 등을 압수해 사실상 방송사 운영을 중단시켰다. 장택동기자 taecks@
  • 한나라 설연휴 여론몰이에 초점

    한나라당이 설 연휴를 앞두고 여론몰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민족 대이동에 따른 민심의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속내다. 당 지도부는 18일 국정위기비상대책위를 열어 대국민 홍보전략을 수립했다.안기부자금 지원사건과 의원 이적(移籍) 등을 둘러싼 여권과검찰의 모순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날 원외 집회로는 마지막으로 경남 창원에서 열린 ‘신독재 장기집권 음모 분쇄 규탄대회’에서도 여론을 의식한 강성 발언들이 잇따랐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인사말에서 “안기부자금 사건과 관련,여권이 정확한 증거를 대지 못한 채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고 비난한 뒤“강삼재(姜三載)부총재는 안기부자금을 받지 않았다”고 종전에 비해 분명하게 수수설을 부인했다.또 “우리는 진실 규명을 원한다”며 특검제를 통한 여야 정치자금의 전면적 수사를 촉구했다. 이 총재에 이어 등단한 강 부총재는 “설 연휴 뒤 마산역 광장에서10만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열어 (현 정권과) 끝장을 보겠다”고 말했다.강 부총재는 이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김대중이가…’라고 부르는 등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또 “경남의 자존심을보여줍시다”라며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앞서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국정위기비상대책위 회의에서는 19일 비상대책위와 국회 정보·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합동기자회견을 갖고안기부자금 수사의 문제점과 검찰·집권세력의 논리적 모순 등을 종합 정리하기로 했다.지구당별 규탄대회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찬구·창원 김상연기자 ckpark@
  • 이총재 회견 뭘 담았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16일 신년 기자회견은 경제 회생을위한 정치권의 노력과 현 정권의 야당 파괴 중단을 촉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현 정권이 장기집권 음모 차원에서 ‘정치 검찰’을 동원,야당을 탄압하고 있다는 논리다. 특검제를 도입해 문제의 안기부자금 지원사건은 물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본인의 정치자금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의원 이적(移籍)사태의 원상 회복을 주장하며,자민련을 교섭단체로 인정할 수 없다고 쐐기를 박은 대목은 향후 여야간원내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 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시국 인식과 정국운영 방식에 강한 불신감과 우려를 표명했다.회견문의 상당 부분이 김대통령의 연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으로 채워진 대목에서 이 총재의 시각이 읽혀진다. 이 총재는 그러나 이번주 마무리될 옥내집회 이후 대규모 원외집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원내 투쟁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이에 따라 이날 당 소속 의원들은 청와대 항의 방문에 이어 본회의장철야농성 돌입으로 본격 원내 투쟁의 수순을 밟았다. 당초 이 총재는 회견 시기를 놓고 저울질한 것으로 알려졌다.참모들사이에 “투쟁 전면에 나서는 것이 이미지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신중론과 “야당 탄압으로 당내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총재가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경론이 팽팽했다.향후 투쟁 수위나 방향이 신축적으로 조절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이날 정치권의 경제 회생 노력을 유난히 강조한 점에서도 이 총재의 고민을엿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이 총재의 회견내용이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대안제시보다는 대여 투쟁의 당위성과 정권에 대한 비난에 대부분을 할애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박찬구기자 ckpark@
  • LG 통신사업 ‘내우외환’

    LG가 통신사업의 향배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정부의 비동기식(유럽식)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선정 탈락에 맞서 동기식(미국식)표준으로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지만 내부적으로 통신사업의 방향을 정하지 못했고,자회사인 데이콤마저 노사분규에 휘말려 안팎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이러다가 통신사업 자체가표류할 지 모른다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때아닌 LG텔레콤 매각설] LG측은 매각설을 공식적으론 부인한다.통신사업 추진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LG텔레콤 매각설마저 나돌아난감해 하고 있다.음모론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LG가 ‘물건너 간’ 비동기식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점으로미뤄볼 때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일각에서는 LG가 민영화를 앞둔 한국통신의 지분확보를 통해 비동기식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에 참여하려 한다는 얘기가 설득력있게 거론된다.정통부에 비동기식을 계속 압박하면서 ‘안될 경우’ LG텔레콤을 한국통신이 인수하도록 정통부가 중재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란 해석이다.이 경우 한통지분을 인수할 여력이 생긴다. [한국통신 인수 가능할까] 한통은 향후 외국기업과의 기술적 제휴(신주 10%,구주 5%)를 거쳐 48.1%가 되는 정부지분 가운데 14.7%를 입찰방식으로 내달 국내에서 매각할 계획이다.기업의 지분 취득한도는 5%로 제한했다. 한통의 매각방식대로라면 LG가 한통의 제1대주주가 되기 어렵다.그러나 한통의 단계적 민영화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LG가 경영권참여에 의욕을 보일 경우 가능할 수도 있다.내달 매각분 14.7% 가운데5%를 매입하고,한통이 잔여지분 33.4%를 두차례에 걸쳐 매각할 때 LG가 5%씩 다시 사들이게 되면 동일인 한도인 15%를 넘지 않으면서 한통의 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LG,걸림돌 많아] 그러나 정부가 한통지분을 매각할 때마다 LG에 매입기회를 허용할 지는 미지수다.구체적인 지분매각방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단일기업의 제1대주주는 안된다’는 한통의 민영화 추진계획도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흑자행진을 계속하다 지난해 200억원의 적자를 낸데다 두달째 노사대립으로 애물단지가 된 데이콤의 보유 여부도 LG에 고민을 더해주고있다. 결국 LG의 통신사업 향배는 내달 동기식 이동통신사업자 선정결과에따라 또 다른 갈림길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박대출 주병철기자 dcpark@
  • 리뷰/ ‘리체데이’ ‘명성황후’

    뮤지컬 ‘명성황후’와 러시아 비언어극 ‘리체데이’.연초부터 예술의전당을 북적북적하게 만든 두 작품은 공교롭게도 같은 장소에서 국내 관객에게 처음 선보인 관록있는 앵콜작품들이다. ‘명성황후’가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면서 세계무대에 알려지게된 작품이라면 ‘리체데이’는 세계적인 명성 덕에 초청된 작품이랄수 있다.그런만큼 이번 앵콜공연에서 ‘리체데이’는 2년 전의 맛을얼마만큼 다시 전할 수 있는가에 관심이 모아졌고 ‘명성황후’는 국제무대 진출후 발전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였던 셈이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리체데이’와 18일 마지막 공연을 갖는 ‘명성황후’ 두 작품은 관객층에선 조금 다를 수 있다.‘리체데이’가남녀노소 모두 부담없이 보는 광대극이라면 ‘명성황후’는 성인극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객석에서 느낄 수 있는 반응은 두 작품 모두다른 공연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었다. 우선 ‘리체데이’는 강요하지 않는 울림이 있다.대부분 대사없는 퍼포먼스가 애드립이 강하다고 하지만 이 작품은 무리한 전달이 없어편하다.관객이 제 수준만큼 느끼면서도 기분좋은 공연이다.다소 비극적인 테마라도 즐거운 느낌으로 바꿔내는 광대들의 몸짓이 아주 자연스럽다.국내에서 차츰 늘고 있는 대사없는 퍼포먼스 형태의 공연과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무대였다. 이에 비해 ‘명성황후’는 무겁다.다소 비극적인 분위기가 극을 관통하지만 희망과 의지를 끌어내는 연출이 장점이다.브로드웨이 공연후일부 바꾼 출연진과 무대가 국내팬에게 색다른 감흥을 더한다.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명성황후에 대한 시해음모와 명성황후의 일상적인생활모습을 상하 무대로 겹쳐 보이게 한 점,대원군과 고종의 입장을한꺼번에 클로즈업하는 원형무대 등이 한층 극을 압축하면서도 이해를 도운,새로운 시도다.등장인물의 고른 제몫 소화도 눈에 띈다. 두 작품 모두 워낙 많이 알려진 작품이지만 ‘탄탄한 무대엔 사람이모인다’는 평범한 명제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무대였다고 할 수있다.지난 공연의 명성이 이번 관객끌기에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작품 자체가 가진 완성도에 점수를 줄만한 작품이었다. 뮤지컬과 대형 악극이 연초 공연무대를 수놓는 가운데 경쟁적으로 맞붙은 두 가지 공연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은 의외로 많다. 김성호기자
  • 언론개혁 ‘활화산’ 될까

    ‘언론개혁’,과연 어찌될 것인가. 이제는 식상하기조차 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은 지난 11일 연두기자회견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이를 거론하면서부터다.그동안 현 정권은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언론사의 ‘자율개혁’만을 되풀이해 왔다.따라서 이번 김대통령의 언급이 과연 특별한 의미를담은 것인지,아니면 의례적인 것인지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파장이 확산되자 기자회견 다음날인 12일 청와대 관계자들은 ‘원론적인 언급’이라며 발을 빼는듯한 분위기다.특히 경제문제가 제일의 당면과제로 부각된데다 집권후반기를 맞아 권력누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정권이 이 문제를 집요하게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상도 없지 않다. 현 정권 들어 언론개혁 문제는 사회개혁 차원에서 줄기차게 거론돼왔다.특히 ‘중앙일보사태’로 상징되는 언론사 사주·경영진의 탈세및 비리사건,문일현기자의 ‘언론대책문건’ 등 언론인의 윤리문제,그리고 선거편향보도,통일발목잡기식 보도 등이 대표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일각에서는 언론이사회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관련법의 제·개정을 통한 언론개혁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당국은 ‘쇠귀에 경읽기’ 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김대통령의 언급은 종래의 ‘자율개혁’에서 상당히 진일보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특히 “언론계,학계,시민단체,국회가 합심해 투명하고 공정한 언론개혁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한 대목을 주목하고 있다.여기서 국회를 거론한 것은 언론개혁시민연대에서 주장해온 국회내 언론발전위원회 구성문제를 우회적으로 찬성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지난해 3월 통합방송법 발효 후 학계·시민단체는 ‘이제는 신문’이라며 정기간행물 등록에 관한 법률(정간법)개정을 골자로 한 신문개혁에 촛점을 맞춰 왔다. 한편 이같은 ‘흐름’은 방송에서 ‘물길’을 잡아나갈 것으로 보인다.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한 관계자는 “신문이 신문개혁을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방송이 분위기를 선도해야 할것”이라는입장을 폈다.지난 12일 ‘MBC 100분토론’이 언론개혁을 다룬데 이어 16일 ‘PD수첩’에서는 정간법 개정문제를 심도있게 다룰 예정이다. 방송사측은 “특별한 의도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결과적으로 언론개혁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는 게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나아가 “MBC에 비해 국영방송인 KBS가 이 문제에 대해 침묵,방관하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민영미디어렙 신설을 둘러싼 신문-방송간의 광고시장 쟁탈전이 자칫 신문개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정인(집단)의 신문사 소유지배 제한을 골자로 한 정간법 개정은 법률적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김대통령이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조선·중앙·동아 등 족벌신문들은 사설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중앙의 경우 ‘좌파적 시각’운운하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민언련은 15일 논평을 통해 “언론사의 반발은 신문개혁이 법·제도로 정착되기 전에는 지속적인 장애물로 등장할 것”이라며 “정부가 신문개혁에 맡은 바 역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신문개혁은 작년에 이어 올 한 해도 우리사회의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운현기자 jwh59@
  • [김삼웅 칼럼] 누가 언론개혁 가로 막는가

    독재시대에는 ‘언론의 자유’가 화두였는데 민주시대에는 ‘언론의횡포’가 문제다. 우리 신문은 언론의 자유가 요구될 때는 책임을 내세우고 언론의 책임이 필요할 때는 자유를 주장한다. 흔히 신문을 제4부라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최고의 권부다. ‘밤의 대통령’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이다. 신문은 입법·사법·행정부를 마음대로 비판해도 ‘3부’는 신문을 비판하지 못한다. 비판은커녕 눈치보거나 영합에 급급해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3부 수장은 선출직이거나 임기제인데 언론 사주는 종신 또는 세습제다. 3부는 각종 감사와 상호견제를 받는데 사주는 초월적 존재처럼 군림한다. 신문사가 아무리 불공정거래를 해도 국세청은 외면한다. 탈세를 해도 세무조사를 하지못한다. 방계회사 세무조사도 ‘언론탄압’으로몰아치기 때문이다. 정치인·관리들이 허위보도의 피해를 입고 승소가 뻔한데도 소송을 취하한다. ‘후환’이 두려워서다. 재벌기업의세습을 질타하면서 자신들은 세습을 일삼고, 불편부당을 사시로 내걸고는 대선때 특정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하고, 경영과 편집의 분리를말하면서 사주가 사설의 논조까지 간섭한다. ‘민족언론’을 내세우면서 남북화해를 방해하고 지역주의를 부채질한다. 노동자를 위하는척하면서 자기회사 노동조합은 무력화시킨다. 신문이 공정보도와 공익을 제대로만 대변한다면 독선과 부패하기 쉬운 국가권력을 견제하는 힘을 갖는 것은 백번 좋은 일이다. 그게 아닌 데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언론개혁은 시대과제다 김대중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언론개혁을 언급한 것을 두고 수구언론은 일제히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항변한다. 재벌신문으로 꼽히는 신문은 “일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좌파적인소유구조개편을 정부가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밝혀야 할 것”이라며 음모론적 시각을 보이며, 족벌언론의 소리를듣는 신문은 “‘언론개혁’이란 미명아래 포퓰리즘적 수법을 동원해언론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저의”라고 포퓰리즘적 시각으로 접근한다. ‘언론개혁’에 대한 요구는 언론계는 물론 시민단체와 일반국민에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그동안 수없이 제기된 언론개혁을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거대수구언론이 거부하고 이들의 눈치보기에급급한 정부와 국회가 이를 외면해왔을 뿐이다. 최근 한국기자협회가 실시한 ‘신문개혁관련 여론조사’는 일반 국민과 현직기자 86.9%가 국세청의 언론사세무조사 실시에 찬성하고,일반국민의 85.1%가 공정거래위의 신문시장 불공정거래 단속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소유지배구조 개선과 편집권 독립을 골자로 하는 정간법개정 필요성은 기자들의 93.5%가 찬성했으며 사회각계가 참여하는 국회언론발전위원회설치에 58.3%가 지지했다. 이런 여론을 두고 ‘좌파적’이니 ‘포퓰리즘적 수법’이니 하는 것은 그야말로 민심을 왜곡하는 ‘위험한 언론관’이다. 언론은 성역일수 없다. 투명하지 않은 경영과 무책임한 비판을 일삼는 수구언론이개혁되지 않고는 국가발전이 불가능하다. 오늘의 시대정신은 개혁을 통한 경제살리기와 남북화해로 갈라진 민족을 하나로 묶는 일이다. 일제 때 독립운동을 방해하고 군사독재시대에 민주화를 용공으로 몰았던 수구언론이 더 이상 민족적 과업에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제도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언제까지사주와 여기에 영합하는 소수 간부들의 전횡에 묶여 언론이 불신의대상으로 전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뢰성 회복위해서라도 최근 일부 수구언론이 대북관련 공조를 서둘고 있다는 소식이다. 광고·판매시장 쟁탈에 아귀(餓鬼)싸움을 하면서도 대북문제는 ‘입맞춰서’남북화해를 방해한다면 씻기 어려운 죄악이다. 이들은 북한인권론을 내세워 남북화해를 역류시키려 한다. 남쪽의 인권에는 침묵하거나 억압자 편에 섰던 언론이 언제부터 그렇게 인권의 기수가 된 것인지 가소롭다. 본심을 벗겨보면 내놓고 남북화해를 거부하기 어려우니까 엉뚱하게 북쪽 인권을 제기한 것이다. 최근 조사한 언론매체의 신뢰성 분석에 따르면 국민이 여론매체 가운데 가장 신뢰하는 것은 텔레비전 〉라디오 〉인터넷 〉신문의 순위다. 신뢰도에서 신문이 꼴찌다. 신문 종사자들이 부끄러워 하고 각성해야 할 때이다. 이런 처지에서도 언론개혁을 거부한다면 ‘보신주의’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김삼웅 주필 kimsu@
  • 한나라 “정권퇴진 투쟁” 격앙

    14일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는 당직자들의 철야농성이 이틀째 계속됐다.그러나 “사전에 소환을 통보하지 않고 실무 당직자를 강제로 연행할 수 있느냐”며 격분하던 표정은 대반격을 위한 분주한 움직임으로 바뀌었다. 일부 당직자 전격 체포 직후 비상사태를 선언한 당 지도부는 주요당직자회의와 국정위기비상대책위를 잇달아 열어 결연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당 국정위기비상대책위 하순봉(河舜鳳)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습적 강제연행은 야당을 파괴하고 장기집권을 꾀하려는 폭거”라며 “김대중(金大中)정권 퇴진을 위한 강력한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이어 “여야 정치자금 전반을 대상으로 특검제가 실시되면 어느 누구라도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여권을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서울(15일)·부산(16일)·대전(17일)·마산(18일) 등 옥외집회 명칭도 ‘김대중 신독재와 장기집권 음모 분쇄투쟁 결의대회’로 확정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지난 13일 밤 당사에서 농성중인 사무처 당직자들을 격려한 뒤 이날은 당사에 나오지 않고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 머물며 기자회견 내용을 숙고한 것으로 알려졌다.한 측근은 “신년 기자회견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전했다. 전·현직 보좌진이 수사선상에 오른 강삼재(姜三載)부총재는 오후당사를 방문,농성 중인 당직자들을 격려했다.강부총재는 전날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굳게,끝까지 싸우겠다.각오가 단단히 돼 있다”고 밝혔다고 박종웅(朴鍾雄)의원이 전했다.김전대통령도 “용기를 갖고 꿋꿋이 싸워라.그러면 반드시 승리한다”고말했다는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국회정상화 이번주 고비

    옛 안기부 비자금수사로 꽁꽁 얼어붙은 한파정국이 공동여당의 임시국회 참여 방침에 따라 국회정상화 길이 열리면서 한나라당의 원외집회와 이회창(李會昌) 총재 기자회견 등이 겹쳐 이번 주가 정국의 추이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또 여야 초선의원들도 여야 지도부가 정치적 접점을 찾아 정국정상화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단독 소집한 제217회 임시국회에 참여할 것을 당 지도부에 지시했다고 여권 고위 관계자가 14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임시국회를 열었더라도 정당한 법절차에 따라 국회가 소집됐다면 이에 응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정균환(鄭均桓)총무는 이날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15일 3당 총무회담을 열어 국회 의사일정을 협의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한나라당 정 총무는 “자민련을 회담에 참석시키면 의원 꿔주기를 인정해주는 셈이 되므로 절대 응할수 없다”며 단호히 거부했지만,상황 진전에 따라 여당과의 타협점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기부 수사의 부당성을 지적하려는 한나라당과 예산 및 재해대책을 주로 논의하려는 민주당의 입장 차이가 커 순항은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정위기비상대책위’(위원장 河舜鳳)를 열어 검찰의 당직자 강제연행을 야당파괴 행위로 규정짓고 대여 전면전을 선언하는 등 강경방침을 고수했다. 또 15일(서울)과 16일(부산) 예정된 신년하례회를 ‘김대중 신독재장기집권 음모 분쇄 결의대회’로 성격을 바꿔 대규모 옥내 규탄대회로 치르기로 하는 한편 정보위 등 상임위 개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본회의장 농성 검토에 들어갔다. 이어 이 총재는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초강경 대여 기조를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동여당의 임시국회 선회 방침을 반영할지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춘규 박찬구기자 taein@
  • [오늘의 눈] 누가 언론개혁을 두려워 하나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11일 연두기자회견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언론개혁 대책’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보수신문들이 총공세를펼치고 나섰다.이날 저녁 한 방송사 토론프로에서는 ‘신문개혁’을주제로 다룬 상황이어서 재벌·족벌신문으로 지칭돼 온 몇몇 보수신문들로선 심기가 불편할만은 했다.그러나 언론개혁의 주대상으로 지목돼 온 신문들이 ‘언론 길들이기’운운한 것은 적반하장이 아닐 수없다. 여러 신문 가운데서 가장 눈에 핏발을 올리고 나선 신문은 중앙일보였다.중앙은 12일자 2면 ‘오늘의 위기가 언론 탓인가’제하의 사설에서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김대통령의 언론관”이라고 말문을 열고는 “일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좌파적인 소유구조 개편을 정부가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밝혀야할 것”이라며 음모론적 시각으로 접근하였다.중앙은 사설에 이어 4면 박스기사에서도야당의 주장을 인용, ‘언론길들이기 발상’이라고 보도하였고 27면의 4컷 만화인 ‘왈순아지매’에서도 김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마지막컷에서‘언론 손본다’로 표현,마치 현정권이 무리하게 언론을 탄압하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냈다. 중앙에 이어 목소리를 높인 신문은 조선일보였다.조선은 김대통령의기자회견 관련 통사설을 쓰면서 4분의 1정도를 언론개혁 내용으로 다뤘다. “국민과 일반 언론인 사이에 언론의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이상당히 높다”는 발언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는데, 이는 한마디로조선이 시민단체 등의 여론에 대해 ‘딴청’을 부렸다고 밖에 볼 수없다. 참고로 지난달 언론개혁시민연대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80%를 넘는 응답자가 신문시장 정상화와 언론사 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답변하였다.동아일보의 경우 이들신문보다 하루 뒤인 13일자에 ‘김대통령의 위험한 언론관’제하의사설과 함께 11일 ‘MBC 100분토론’에서 정부주도의 언론개혁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폈던 고려대 신방과 심재철 교수의 기고를 실었다. 한편 평소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대한매일·한겨레·경향신문 등의 보도는 사뭇 달랐다.한겨레는 1면 톱기사제목을 ‘각계 합심하여 언론개혁해야’라고 뽑았으며 3면 해설기사,4면 사설에서 비중있게 다뤘다.대한매일과 경향 역시 박스기사로 이를 비중있게 다뤘다.언론개혁 문제를 둘러싼 각 신문사의 보도를 보면,어느 신문사가개혁을 두려워하고 거부하는지 이번에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정운현 문화팀 차장 jwh59@
  • MBC 100분토론 ‘신문개혁’

    MBC-TV의 대표적 시사토론프로인 ‘MBC 100분토론’은 11일 밤11시부터 ‘신문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를 방영했다.이날 토론은 타매체에 대한 비판을 금기시해 온 언론관행에서 보면 껄끄러운 주제인데다이날 오전 김대중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한 상황이어서 긴장감을 더했다.특히 최근 민영미디어렙 신설을 둘러싸고 크게는 신문과 방송,작게는 동아일보와 MBC가 공방을 벌이는상황이어서 MBC의 ‘신문개혁’토론이 동아일보 등의 ‘족벌언론 죽이기’가 아니냐는 오해를 빚기도 했다. 패널은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신문개혁위원장(전 세계일보 편집국장)과 강기석 경향신문 편집부국장이 한 팀을,공종원 동국대 신방과 객원교수(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와 심재철 고려대 신방과교수가또다른 한 팀을 이뤄 토론을 벌였다.이 가운데 김-강팀은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정기간행물 발행에 관한 법률(정간법)개정과국회내 언론발전위원회 신설을 통한 구체적인 언론개혁의 필요성을강조했다.반면 공-심팀은 언론개혁의 신중론을넘어 반대론까지 거론하고 나섰다.우선 심교수는 “언론개혁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으로 위헌소지가 있다”고 주장하였으며,공교수는 김대통령이 언론개혁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일종의 정치적 음모가 게재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소유구조 개편과 관련,김위원장은 실질적 주식회사 형태의 소유분산을 주장한 반면,심교수는 ‘시스템 붕괴론’을 들고 나와 이에 맞섰다.특히 심교수는 “조선일보가 1990년대 이후 낸 세금이 1,200억원이나 되는데 잘 나가는 신문을 망하게 할 것이냐”고 까지 했다.또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김-강팀은 일반기업과 같은 세무조사를 주장한 반면,공교수는 ‘정치적 악용’가능성을 우려하는 등 극도의 보수적인 발언으로 시청자와 네티즌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이번 토론은신문사 소유구조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편집자율권 확보문제,신문시장 정상화,언론인 윤리문제,특히 대한매일 등 정부소유 언론사의 민영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한편 토론이 끝난 후 MBC와 패널 가운데 공·심 두 교수가 재직하는동국대·고려대 홈페이지에는 시청자들의 시청소감이 쇄도했다.특히두 대학 홈페이지에는 “학교 얼굴에 먹칠을 했다”“언론사주들의이익을 대변했다”등 모교 교수들을 비판하는 의견이 많았다.이번 토론회에서도 상대방의 발언도중 끼어드는 사례가 잦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사설] 2與 체제의 무거운 과제

    민주당이 자민련을 국회 교섭단체로 만들어 주기 위해 ‘의원 꿔주기’라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장재식(張在植)의원의 자민련 ‘추가 이적(移籍)’을 결행함으로써 ‘신(新)DJP 공조’의 2여(與)체제를 구축했으나 앞으로의 정국운영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자민련의 확실한 공조체제를 정치안정의 토대로 삼아 정국을 주도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정치불안정이 경제악화와 사회불안의근본원인으로 진단하고 정치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정치안정을 위해서는 자민련과의 공조가 필수 불가결하며 앞으로도 공조를 굳건히 유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그러면서 한나라당과는 일시적인 경색에도 불구하고 공생의 기반 위에서 협력해 나간다는 원칙에는 추호의 변함이 없음을 확언했다. 김대통령은 한나라당이 ‘국정 파괴’라며 반발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이적 시비’에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그는 민주당 의원들의 자민련 이적이 ‘전례없는 일’임을 인정하고 국민들의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이해를 구하지만,한나라당이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일축했다.4·13총선에 나타난 민의는 여야 어느쪽에도원내 과반수 의석을 주지 않고 17석의 자민련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도록 했다는 것이다.자민련의 실체를 인정하고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국회법을 개정하려 했으나 한나라당이 법안 상정마저물리적으로 방해하는 상황에서 부득이 ‘의원 이적’이라는 편법을동원했다는 해명이다.대통령은 현재 야당이 여당이던 지난 15대 국회때 여당은 야당을 파괴하면서 야당의원 9명을 끌어간 사실까지 거론했다.대통령은 또 한나라당이 ‘야당 파괴 음모’라고 극력 저항하고있는 안기부 예산 선거자금 사건은 ‘국가안보예산 도용 사건’이라고 성격을 규정함으로써 이 문제가 정쟁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은 자민련과의 공조를 통해 원내 안정의석을 확보함으로써법률안 등 의안 처리에 속도를 높여 경제안정에 최우선적인 노력을집중하려 하고 있다.그러나 한나라당이 결사 항전을 다짐하고 있는마당이라 정국 운영이 순조로울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공동여당은 수적 우세로 정국을 돌파하려는 유혹을 자제하고 야당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려는 노력을 배가(倍加)해야 한다.그것이 공조를 복원한 공동여당의 과제다.김 대통령이 강조하는 ‘강력한정부’도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해서만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는사실을 새삼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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