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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23)-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노인으로부터 난데없이 ‘대감마님’으로 불려진 정체불명의 사내는 그 말을 들은 순간 입에다 손을 대어 쉬잇 하고 주의를 주고는 낮은 소리로 말하였다. “어서 가서 대감 나으리께 남산골 사는 남 서방이 뵈러 찾아왔다고 여쭈어라.” 남산골 사는 남 서방.단순히 남 서방이라고 자신을 지칭한 사내의 목소리에는 위엄이 깃들어 있었다.그러나 노인은 그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정승 댁의 하인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눈썰미로 그 남루한 차림의 손님이 누구인지 단박에 알아보았기 때문이었다. 남 서방. 자신을 홀대하여 벼슬 없는 서민의 이름으로 서방이라 하였지만 그것이 될 법한 호칭인가.그 사람은 예조판서 남곤(南袞)이 아닌가.예조라면 정2품의 고위대신으로서 예악과 제사·과거 등의 일을 맡아하였던 육조 중의 하나인 것이다.그러한 재상 나으리가 이처럼 광대들이나 입을 수 있는 천복을 입고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에 남의 눈을 피해 찾아오다니. “나으리” 노인은 황급히 허리를 굽혀 말하였다. “어서 안으로 드시옵소서.” 노인은 앞서 길을 연후 머뭇거리는 종놈을 향해 꾸짖어 말하였다. “어서 대문을 활짝 열고 맞아들이지 못하겠느냐.” 이윽고 대문이 활짝 열리자 노인이 안내하여 남 서방,아니 남곤은 집안으로 들어섰다. ―사생결단이다. 남곤은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속마음으로 중얼거렸다. ―어차피 죽느냐 사느냐의 끝장을 봐야하는 순간이 다가 온 것이다. 남곤은 손을 빼어 품속에 들어 있는 단도를 가만히 만져보았다.여차하면 비수를 빼 정광필의 목숨을 단칼에 빼앗아야 할 위기의 순간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나으리” 앞장서서 걷던 노인이 남곤을 사랑채로 안내한 후 허리 굽혀 말하였다. “이곳에 잠시만 계시옵소서.대감마님께 여쭙고 오겠나이다.” “그리 알겠네.” 남곤은 다 떨어진 짚신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 앉았다.아직 날이 밝지 않아 어둠이 깃들어 있었으나 어디선가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오고 있었다.이미 죽음을 각오한 남곤이었으므로 차라리 마음이 편하였다.남곤으로서는 오직 이 길만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었던 것이다.거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차피 의정부(議政府)를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의정이라면 백관을 통솔하고 정사를 도맡던 영의정,좌의정,우의정을 가리키는 말로 다행히 얼마 전 좌의정 신용개는 사망하였다.남은 사람은 영의정 정광필과 우의정 안당 뿐이다.그러나 안당은 난공불락의 난적.조정의 신진세력들과 가까운 사이로 그를 우군으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에 비하면 영의정 정광필,그는 57세의 노 대신으로 대왕마마 뿐 아니라 모든 대신으로부터 신망이 높았으므로 만일 그의 지지를 얻는다면 이는 호랑이의 날개를 얻는 일과 마찬가지일 것이다.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정좌하여 앉은 자세로 남곤은 생각하였다. 그가 거절하여 음모가 발각될 위험에 처할 시에는. 남곤은 품속의 단도를 가만히 어루만지면서 이를 악물고 맹세하였다. 단칼에 그의 목을 찔러 목숨을 빼앗을 것이다. 어차피 오늘밤이면 모든 것이 판가름날 것이다.오늘밤이면 죽느냐 사느냐의 피의 숙청이 시작될 것이다. 그들을 죽이지 않는다면 반드시 내가 죽을 것이다.거사직전에 이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정광필을 찾아온 것은 그만큼 정광필의 존재가 이번 거사에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인 것이다. 이윽고 바깥에서 헛기침 소리가 났다.정광필의 인기척이었다. 글 최인호
  • 6일 개봉 '베이직’숨가쁜 뒤집기 눈을 뗄수 없다

    반전없는 영화에 맥이 풀리는 관객이라면 6일 개봉하는 ‘베이직(The Basic)’이 반가울 것이다.그 속엔 숱한 뒤집기 장치가 숨어 있어 원없이 퍼즐을 푸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남미 파나마의 정글 속을 한대의 헬리콥터가 날아간다.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밀림에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하던 미국 특수부대 요원 6명이 총격전을 벌여 4명이 죽고 2명만 생환한다.생존자 던바 일병과 켄달 소위는 수사관 오스본(코니 닐슨)대위 앞에서 침묵으로 일관한다.급기야 특수부대원 출신 수사관 하디(존 트래볼타)가 투입된다.조금씩 말문을 연 두 사람은 혹독한 훈련으로 ‘저승 사자’라 불린 부대장 웨스트(새뮤얼 잭슨)하사관에 대해 쌓인 반감 등으로 4명이 서로 총격전을 벌였다고 진술한다.하지만 누가 누구를 쐈는지 등에 대한 증언은 완전히 다르다.무슨 일이 벌어졌고 누구 말이 진실일까? 영화는 두 사람을 취조하는 과정 곳곳에 감춰둔 다양한 반전을 따라 숨가쁘게 이어진다.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부대내 마약 거래 음모의 연기도 모락모락 피어나고,증인인 켄달 소위가 독살되는 등 갈수록 의혹이 증폭된다.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은 모두 액션에서 인정받은 이들.존 트래볼타와 새뮤얼 잭슨이 주연을 맡았다.‘다이하드1,3’의 존 맥티어넌 감독에 제작은 ‘터미네이터1,2’의 마이크 매더보이와 ‘다이하드 3’의 마이클 테드로스가 손잡아 ‘꿈의 액션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부족함보다 못한 법.잦은 반전은 오히려 그 효과를 반감시킨다.특히 마지막에 모든 것을 뒤집을 때는 반전의 묘미가 뚝 떨어지고 허탈한 느낌마저 준다.‘이렇게까지 비틀 필요가 있었나?’라는 거부감이 들 정도다. 그렇지만 영화의 미덕은 부인할 수 없다.생존자들의 잇단 회상신을 빠르게 교차시키면서 보여주는 속도감과 통쾌한 액션은 ‘베이직’의 매력이다.또 12시간 안에 수사를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 설정과 꼬리를 무는 궁금증이 맞물려 만들어내는 긴박감도 별미다. 이종수기자 vielee@˝
  •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시사회를 다녀와서

    전쟁만큼 진부한 영화소재도 없다.그러나 또 그만큼 변함없이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보편적인 소재도 없다.계산 빠른 할리우드에서 끊임없이 전쟁액션을 재생해온 건 그래서다.그러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신 레드라인’‘블랙호크 다운’까지 다 본 마당에 전쟁영화가 더이상의 어떤 자극을 줄 수 있을까.그것도 한국산(産)이? 순수제작비 147억 5000만원이라는 외형만으로도 충무로를 긴장시켜온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제작 강제규필름·5일 개봉)는 그런 우려를 가볍게 털어냈다.지난 3일 월드프리미어(각국의 언론·배급관계자 등을 초청한 첫 시사회) 행사에서 공개된 영화는 할리우드산을 능가하는 극사실주의 화면에 러닝시간 2시간28분이 어떻게 갔는지 몰랐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강 감독이 ‘쉬리’ 이후 4년만에 찍은 작품.감독은 기왕 꺼낸 전쟁 이야기를 정공법으로 구사해 보기로 작정했다.낡고 닳은,눈곱만큼도 더 새로울 게 없을 듯한 6·25전쟁의 포염 속으로 렌즈를 들이밀었다. ●‘전우’가 돼버린 형제 전쟁의 극악함을 웅변하는 데 가족애를 부각시키는 것만큼 효과적인 장치가 또 있을까. 구두닦이로 어렵게 집안생계를 책임지는 형 진태(장동건)와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자란 명석한 고교졸업반 진석(원빈).형제의 우애는 유별나다.시장에서 국수를 말아파는 홀어머니는 언어장애를 앓지만 든든한 두 아들이 있어 미덥고,부모없이 어린 동생 셋을 거느린 영신(이은주)은 몇달 뒤 진태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어 행복하다.영화는 이렇게 1950년대 시대물들에서 수없이 대면해온,남루하되 친숙해서 아련한 설정들로 물꼬를 튼다.그러나 안온한 화면은 10여분에 지나지 않는다.전쟁이 터지고 피란길에 나선 형제는 전쟁터로 강제징집돼 간다. ●할리우드산 뺨치는 극사실적 화면 훈련받을 겨를도 없이 국군 최후의 보루인 낙동강 방어선으로 형제를 밀어넣은 영화는 노골적인 화법으로 전쟁의 비극을 고발해 간다.포탄에 맞아 뚝뚝 잘려 나가는 팔다리,불길에 휩싸여 미친 듯 날뛰는 병사의 실루엣,무심히 한켠에서 소각되는 시체더미,포성과 비명의 아비규환 속에서 유서를 긁적이는 무명의 병사들….전쟁다큐멘터리처럼 극사실적으로 묘사되는 화면에 관객들은 한동안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한다. 잘 다듬어진 화면기술에 국산영화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전례없이 화려하고 사실적인 물량공세를 펼쳤다.액션블록버스터들의 맹점은,대개 지나치게 외형에 기댄 나머지 서사의 짜임새가 헐렁해지고 자칫 1인 영웅주의에 빠지기 쉽다는 것. 이를 무리없이 극복했다는 점도 ‘태극기…’의 강점으로 꼽힐 만하다.형제애·가족애라는 일관된 주제어에 맞춰 긴장의 볼륨을 높여가면서도 전장에서의 중심인물인 진태가 영웅으로 그려지는 적은 없다.무공훈장을 타서 동생을 싸움터에서 빼내겠다는 일념으로 진태는 전쟁광으로 돌변해 가고,그런 형을 지켜보며 진석은 절망한다.형제의 모습에서는 좌우의 이념을 따지는 것조차 한낱 허망한 말장난으로 비쳐질 뿐이다. ●장동건의 연기,“이보다 더 아찔할 순 없다” 세계 배급을 염두에 둔 감독은 “공감대를 폭넓게 이끌어낼 보편적인 소재로 전쟁을 택했다.”고 했다.그럼에도 이 영화는 한국인 정서에 호소해야 기대치 이상의 감동을 길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아버지 같은 형’이 동생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설정은 가부장적 전통에 익숙지 않은 서양관객들에겐 100% 동의를 얻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 눈에 띄는 반전이나 음모가 없는 것은 단점이자 장점이다.예상가능한 이야기 틀거리가 비극을 향해 일렬횡대로 덤덤히 늘어선 듯해서 오락성은 떨어진다. 반면,그런 기교없는 드라마가 오히려 메시지의 진정성을 더하는 데 주효했다고 호평할 이도 있겠다.국방군과 인민군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가족을 지키려는 장동건의 연기는 아찔할 만큼 완벽하다. 황수정기자 sjh@˝
  • ‘DJ 내란음모’ 24년만에 “무죄”

    “법에 의해 신군부를 단죄하고 저의 무죄를 밝혀줘서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9일 오후 2시 서울고법 303호 법정에서 열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재심 공판에서 내란음모와 계엄법 위반에 대해 각각 무죄를 선고받은 뒤 서초동 법원 청사를 나서면서 이같이 소회를 털어놓았다.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신영철)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이 80년 광주민주항쟁을 배후 조종했다는 내란음모 및 계엄법 위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국가보안법 위반과 반공법 위반,외국환관리법 위반에 대해서는 각각 면소판결을 내렸다.면소란 기소된 형사사건에서 공소권이 없어져 기소를 면제하는 것으로 공소 시효의 완성,사면,법령 개폐 등 경우에 내려지는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79년 12·12사태와 80년 5·18을 전후해 발생한 신군부의 헌정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함으로써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행한 정당한 행위이므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 설특집 We/비디오와 뒹굴뒹굴

    ●위대한 유산(로맨틱 코미디) (감독/배우)오상훈/임창정·김선아·공형진 오상훈 감독의 데뷔작.명문대학 심리학과를 나오고도 취직을 못해 빈둥거리는 남자와,배우를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무료하게 비디오가게만 지켜야 하는 여자의 티격태격 ‘사랑만들기’. 임창정과 김선아 콤비의 여유넘치는 코믹연기에 배꼽을 잡을 만하다. 취업대란시대에 한줄기 코끝 찡한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야마카시(액션) (감독/배우) 아리엘 제이통/쇼 벨 딘·윌리엄스 벨 ‘야마카시’란 맨손으로 도심 빌딩을 오르내리거나 낙하하는 일종의 익스트림 스포츠.파리 뒷골목을 전전하는 7명의 20대 야마카시 동호회원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상이다.이들을 흉내내다 어린 아이가 다치자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회원들은 ‘있는 집’만 골라 터는 ‘현대판 로빈후드’가 된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멜로사극) (감독/배우) 이재용/이미숙·전도연·배용준 지난 10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흥행작.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가 원작.과거에 급제하고도 풍류에 빠져사는 선비 조원과,내연의 관계이자 명문가 정실부인 조씨가 은밀한 사랑게임을 벌인다.조원이 정절녀 숙부인을 유혹해내는지의 여부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는 갈수록 진정한 사랑에 눈떠가는 조원과 숙부인의 관계에 주목한다. ●시카고(뮤지컬 드라마) (감독/배우) 롭 마셜/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리처드 기어 지난해 아카데미영화제 6개 부문 수상작.스타를 꿈꾸는 여자와 그 욕망을 비열하게 이용하려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인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했다. 임신 중에도 쇼걸처럼 화려한 무대를 꾸민 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의 춤솜씨가 놀랍다. 리처드 기어의 탭댄스도 볼만하다. ●신밧드-7대양의 전설(애니메이션) (감독/배우) 팀 존슨/- 혈기와 모험심으로 충만한 바다의 도적 신밧드는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평화의 책’이 사라지자 이를 훔쳤다는 누명을 쓴다.친구 프로테우스가 대신 감옥에 갇히자 신밧드는 ‘평화의 책’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건 모험길에 나선다.브래드 피트,캐서린 제타 존스,미셸 파이퍼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했다. ●젠틀맨 리그(SF·액션) (감독/배우) 스티븐 노링턴/숀 코너리·스튜어트 타운젠드·페타 윌슨 1억 1000만 달러를 들인 블록버스터.원작만화에 나오는 ‘솔로몬 왕의 보물’‘드라큘라’ 등 유명 SF·팬터지소설의 주인공 7명이 세계를 제패하려는 ‘팬텀’의 음모에 맞선다는 내용.지킬박사가 야수로 변하는 모습 등 다양한 컴퓨터그래픽(CG)기법과 첨단 기술이 화면을 압도. ●굿바이 레닌(드라마) (감독/배우) 볼프강 베커/다니엘 브르헬·카트린 사스 2002년 유럽영화제 6개부문을 수상한 유쾌한 독일 코미디.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어머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동독의 몰락을 보고 받을 충격을 우려,자식들이 집안과 주위 환경을 이전처럼 꾸민 이후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을 코믹하고 따스하게 그렸다. ●여섯개의 시선(옴니버스·단편) (감독/배우) 박광수 등/변정수 등 여섯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주제로 인권 사각지대를 비춘 옴니버스식 단편 영화.성희롱에 가까운 여상 3학년생들의 취업준비,원어민에 가까운 영어발음을 위한 혀 절개수술,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편견,장애인의 취업난과 이동권 문제 등 ‘불평등 한국’의 단면을 요모조모 조명.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각 편의 작품성도 높다.
  • 中 ‘타이완 국민투표 저지’ 맹공세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타이완 독립 움직임 저지를 위한 전방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지난 16일 자국을 겨냥한 수백기의 중국 미사일 철거를 요구하는 ‘방어성 국민 투표’를 총통 선거와 함께 실시할 것을 재천명,양안의 파고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천 총통은 국민투표에서 기존의 강경 입장을 완화할 것임을 시사했으나 중국측은 이번 국민투표가 궁극적으로 타이완 독립을 목표로 진행되는 ‘음모’로 판단하고 있다. 이때문에 타이완의 국민투표 저지를 위해 군사훈련과 간첩 체포,중·미 군사외교 강화,타이완 기업인 회유 등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행사 중이다. 중국측은 국가보안부와 공안부에 타이완 간첩 색출 전담 태스크포스를 설치,지난 14일 중국의 군사 기밀들을 수집해온 간첩 7명을 체포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새해 첫 날부터 내륙과 연안 지방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봄철에 시작되던 해방군 군사훈련이 앞당겨진 이유는 타이완 총통 선거를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분석이다.난징(南京)군구와 광저우(廣州)군구 중심으로 이뤄진 군사훈련은 공중강습,삼림전(森林戰),지휘소 모의전쟁 등 타이완 해안 봉쇄와 이에 따른 공격이 주요 목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타이완 포위 외교전도 가동 중이다.타이완의 최대 후원국인 미국은 양안 긴장 고조를 우려,타이완측에 국민투표 실시 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양광례(梁光烈)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차오강촨(曺剛川) 국방부장 등 군부 지도자들을 만나 미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는 ‘정경 분리’의 원칙만은 분명히 했다.지난해 연말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타이완 기업인 150여명을 초청해 대중국 투자의 안전성을 강조하며,“타이완인들이 독립보다 중국 통일정책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oilman@
  • 최병렬 서청원 앙금만 쌓인 만남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와 서청원 전 대표가 15일 또 만났다.당무감사자료 유출 파문 이후 네번째다.16일 2차 공천 마감을 앞두고 김덕룡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서 전 대표와 계보 원내외 위원장들이 지도부에 반발,공천신청을 하지 않은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만남 역시 언쟁의 연속이었다.시내 한 호텔 식당의 문 밖까지 고성에 탁자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지난 3차례의 만남도 “주먹질만 안 했다 뿐이지 싸움질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전언이다. 그들은 서로에게 쌓인 앙금을 떨어내지 못한 듯했다.당초 경선과정에서 두 사람 관계가 틀어질 때부터 “앞으로 화해가 불가능할 정도”라는 말들이 많았다.“그만큼 서로 감정의 상처가 깊었다.”는 얘기다. 서 전 대표는 “표적공천을 하려는 것 아니냐.사당화하지 말라.”고 최 대표를 몰아붙였다.이에 최 대표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내가 (불출마를 선언한) 그 사람들 보고 나가라고 했느냐.쓸데없는 오해 말라.확인해볼 마음도 좀 가져봐라.”며 물러서지 않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정이 격해진 최대표가 ‘서 전 대표측의 음모설’을 거론했는지,서 전 대표도 “사실관계를 가지고 이야기하자.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무슨 오해를 했다고 그러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만남이 끝난 뒤 서 전 대표는 “최 대표가 ‘전체의 3분의1을 조직국장이 조정했다.’고 했는데,이는 결국 80여곳을 조작했다고 인정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회동은 두 사람 사이에 이처럼 ‘멀고 먼 화해의 길’이 놓여 있음을 확인시켜준 반면 당에는 공천작업을 그대로 밀고 나갈 수 있는 길도 터주었다.최 대표가 이번 만남으로 서 전 대표를 포용하려 노력했다는 명분을 챙겼기 때문이다.서 전 대표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계보 위원장들에게 “공천을 신청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타협점을 찾으려는 성의를 보였다. 서 전 대표는 자신의 공천신청에 대해 언급을 피했으나,김덕룡 의원은 “나라도 나서 대리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당분간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들이다.마침 이날 새로 선출된 2기 상임운영위원은 1기보다 더 ‘친(親) 최병렬 성향’을 띠고 있어 최 대표에게 힘을 더 실어줄 전망이다. 다만 지도부에 불만이 많은 위원장들이 서 전 대표에게 “들어와서 싸워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졸라대는 것을 볼 때 당내 갈등은 공천심사 과정에서 재연될 공산이 커보인다. 이지운기자 jj@
  • 북미 - 남미 ‘FTAA 대립’ 팽팽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12일(현지시간)과 13일 열릴 미주특별정상회담에서 북미와 남미간 편가르기가 심화될 전망이다.이라크전에 반대,미국과 관계가 머쓱해진 멕시코와 캐나다는 이번 기회에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방침이다.반면 브라질,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 등은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쿠바를 제외한 미주지역 34개국 정상이 도착하기 전 공동선언문 초안에 합의하려는 각료회의는 11일에도 난항을 겪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2005년 1월 출범 예정인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이다.올해 발효 10주년이 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가입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는 찬성이다.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자국 출신 불법 이민자에 대해 보다 많은 관용과 국경 이동의 자유를 미국에 요청할 방침이다.부시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 폴 마틴 캐나다 총리는 광우병 파동 논란을 접고 부시 대통령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남미국가들은 미국이 선도해온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부의창출에 실패했다며 FTAA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부패 정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자는 미국 주장에 “누가 무슨 근거로 판단하느냐.”며 반대하고 있다.미국 방문자의 지문과 사진을 찍는 ‘미국 방문자 및 이민자 신분인식기술(US-VISIT)’,자국 정책에 대한 미국의 ‘훈수’도 불만이다.US-VISIT에 맞서 입국하는 모든 미국인의 지문을 채취하고 사진을 찍는 브라질은 미국의 철회 요청에 오히려 강화하겠다고 응수했다.돌출행동이 예상되는 인물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야당의 소환투표를 받아들이라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무식쟁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11일 미국이 자신을 몰아내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공격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靑, 외교부직원 조사 안팎/盧 흠집내기 일벌백계?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등을 동원,외교통상부 대미(對美)라인들 중 일부가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외교노선을 비판했다는 자세한 제보를 대부분 확인했다.외교부 북미국장-북미 1·2·3과장-직원 등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주요 조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윤영관 외교부 장관도 참고차원의 간접조사를 받을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10여명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가 이미 끝났고,상당한 규모의 문책·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노 대통령,외교부 직원의 ‘색깔론’ 발언 보고받아 청와대는 12일 일부 외교부 직원이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가 들고 나온 ‘색깔론’에 동조한 것을 특히 우려했다.문제의 발언은 일부 관계자가 공식 회의석상에서 홍사덕 총무가 말한 색깔론에 맞장구를 친 부분이다.회의를 마치고 다른 참석자는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이기지 않겠느냐.그러면 대통령이 별로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한다.“대통령 힘이 없어지면 해양수산부와 과학기술부만 맡으면 되겠네.”라는 ‘조롱’의 말도 나왔다고 한다.외교부 직원들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젊은 보좌진,이른바 자주파들은 탈레반 수준으로 이들이 대통령을 휘두른다.” “NSC가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일을 그르치고 있다.” “윤영관 외교장관과 한승주 주미대사는 청와대 이너서클에 밀려 힘을 못쓴다.”는 등의 발언을 공사석에서 한 것도 제보에 포함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부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말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한다.윤태영 대변인은 “때때로 직무관련 정보가 누설되고 있다는 제보도 있어서 그 점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직무관련 정보누설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강경대응 배경은 정체성 확립 청와대의 이번 강경대응은 얼마전 한 여경이 노 대통령에 대한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려 ‘인사조치’를 당한 것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공직사회 기강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참여정부의 정체성과도 관련있다는 판단이다.이 부분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청와대는 최근 일부 언론들이 현 정부의 대미정책을 포함한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내용과 NSC와 외교부의 갈등을 지적하는 내용을 보도한 것을 주시해 왔다.그런 보도가 나온 배경에 외교부를 ‘의심’해 왔다.청와대가 외교부를 주시하는 상황에서 일부 북미라인 핵심관계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터지자,‘좌시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청와대의 대세다.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 외교정책을 폄하하는 것은 문제”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NSC와 외교부의 끝없는 갈등 외교부는 크게 당혹해 하면서 대부분 함구하고 있다.관계직원들의 단순 문책이 아니라 장관 등 고위층까지 인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한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일은 몇몇 직원의 발언이며 대부분은 정부정책에 따라서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한 얘기들을 외교부의 조직적 저항으로 모는 것은 외교부를 죽이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그러나 현 정부 출범후 대미 외교정책과 이라크 추가파병 등을 놓고 NSC와 외교부는 노선차이를 보여 왔다.‘자주파’로 불리는 NSC와 ‘동맹파’로 분류되는 외교부 대미라인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곽태헌기자 tiger@
  • ‘고이즈미 망언’ 규탄 잇따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독도는 일본 땅’ 망언을 규탄하는 집회가 온·오프라인에서 잇따라 열렸다. 대한민국 독도향우회(회장 최재익) 소속 회원 30여명은 12일 서울 종로 탑골공원 앞에서 ‘침략주의 일본 철퇴 전국민 결의대회’를 열고 주한 일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이들은 “일본은 군국주의 망령부활 음모를 중단하라.”면서 “고이즈미 총리는 독도 우표와 관련,우리나라 내정에 간섭한 것에 대해 한민족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오전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에서는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50여명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망언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씨줄날줄] 용서

    미국 스탠퍼드대에 용서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강좌가 있다.강좌이름은 ‘과거경험 치유(Healing Our Past Experience)’의 머리글자를 딴 HOPE.1999년 여름 북아일랜드 30년 내전에서 부모,형제자매,애인을 잃은 남녀 십여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게 시발점이 됐다. 90분 수업으로 일주일에 한번 6주간 계속되는데 지금은 참가자가 300명 가까이로 늘었다.분노를 삭이는 과정,상대를 용서하는 과정이 단계별로 체계화돼 있는데 교육효과가 매우 높다고 한다.설립자인 프레드 러스킨교수는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 자신을 위해서 용서가 필요한 것임을 강조한다.분노를 품고 살아간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를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3년만에 열린 재심법정에서 당시 자신에게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가한 신군부를 “인간적으로 원망하지 않고 마음으로나 종교적으로 용서했다.”고 말했다.캄캄한 지하실에서 욕설과 고문을 당했고 함께 구금된 민주인사들이 바로 옆방에서 지르는 비명소리를들어야 했다고 그는 말했다.그 분노가 오죽했을까.하지만 팔순의 그는 용서하는 길을 택했다.그들을 질타하는 어떤 웅변보다도 더 값진 용서다. 용서의 전범을 보인 이로 교황을 빼놓을 수 없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성베드로광장에서 자신을 저격한 터키청년 알리 아그자를 감옥으로 찾아가 그를 용서하고 당국에 그의 사면까지 청했다.나치의 만행을 묵인한 죄,십자군전쟁으로 이교도를 탄압한 교회의 죄를 참회한 데는 용서를 구함으로써 상대의 분노를 덜어주려는 배려가 담겨있다. 반면 세밑 이승을 떠난 허주(虛舟)김윤환은 자신을 내친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하고 화를 키워 스스로에 해가 된 경우일 것.그가 진작 스탠퍼드대의 HOPE강좌를 알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물론 세상에는 쉽게 용서되지 않는 죄목도 있다.힐러리는 자서전에서 남편 클린턴이 르윈스키와의 부정을 털어놓을 때 “그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힐러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사랑한다고 했지만 그를 용서한다는 말은 자서전 어디에도 쓰지 않았다. 이기동 논설위원
  • 趙대표 “총선·재신임 연계땐 탄핵”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탄핵 발의’를 경고하며 4·15총선과 대통령 재신임의 연계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섰다. 그는 8일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총선과 재신임을 연계하는 불온한 음모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총선과 재신임 연계는 결국 (국민들이)열린우리당에 상당수 의석을 주지 않으면 대통령을 그만두겠다는 뜻으로,국민의 의사를 왜곡하고 선거에 영향을 주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 대통령의 총선·재신임 연계구상은 민주당 죽이기가 1차 목표”라며 “민주당은 당의 운명을 걸고 이에 대응할 것이며,이는 결코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조 대표가 초강수를 빼들고 나선 배경에는 노 대통령이 결국 총선과 재신임을 연계하려 할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자칫 총선구도가 ‘친노(親盧)와 비노(非盧)의 대결’로 짜이면서 민주당이 설 땅을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그는 “재신임 총선연계의 첫 작업이 민주당 죽이기”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을 일찌감치 밀어내 총선을 자신과 열린우리당 대 한나라당의 맞대결 구도로 만든 뒤 재신임을 연계,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표를 얻겠다는 구상이라는 것이다.“‘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을 돕는 것’이라는 발언도 이런 구상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에 김경재 중앙상임위원은 노 대통령의 ‘공포전략’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총선과 재신임의 연계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도 그런 가정을 전제로 탄핵 운운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조 대표의 대여(對與)공세를 반겼다.민주당과 청와대가 대립각을 세울수록 총선구도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홍사덕 총무는 “노 대통령이 총선과 국민투표를 결부시키고,이에 민주당이 탄핵 절차에 들어갈 경우 제1당 원내총무로서 민주당을 도와 반드시 탄핵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폭력학생 출석정지제 논란/“감싸안고 선도를” “다수위해 징계를”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을 일정 기간 학교에서 격리하는 ‘출석정지제’의 시행과 관련,교육계가 한바탕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가해학생도 학생인 만큼 학교에서 감싸안아야 한다.”는 선도우선론에 맞서,“소수의 문제학생 때문에 다수의 학습권 등이 침해된다.”는 징계강화론이 대두되고 있다.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지난해 12월29일 국회를 통과,시행까지는 아직 몇개월이 남아 있지만 벌써부터 출석정지,신고 의무화 등 관련 조항의 현실성·실효성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특히 입법을 추진한 국회의원들이 교사나 시민단체 등 현장의 목소리를 소홀히 다뤘다는 비난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학교폭력 건수는 감소,폭력성은 심각해져 새 법은 ‘학교 안팎에서 학생 간의 폭행·협박·따돌림 등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정신 또는 재산의 피해’를 통틀어 학교 폭력이라고 정의했다. 학교폭력은 해마다 건수는 줄고 있지만 폭력의 정도는 심각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교육부의 지난해 국감자료에 따르면 학생폭력을 저지른 비행학생 수는 2000년 1만 1460명·2001년 1만 1221명·2002년 7262명 등으로 감소추세를 보인다. 2002년 통계를 학교 급별로 보면 중학생이 4187명,고교생이 3075명으로 중학생이 좀더 많다.학교폭력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증거이다.남녀 중학생별로는 남학생 1861명,여학생 2326명으로 여학생이 많다.또 고교생은 남학생이 2017명·여고생이 1058명이다.이에 따른 학교측의 징계는 퇴학 137명·특별교육 786명·사회봉사 1754명·학교봉사 4588명 등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폭력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2002년 4월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일어난 친구 살해사건에서 보듯 폭력성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해학생 수용 프로그램 마련 바람직 현행 법에 따르면 의무교육이 시행되는 초·중학생에 대해서는 퇴학처분을 내릴 수 없다.가장 큰 징계가 일정기간 특별교육 이수이다. 따라서 출석정지를 내릴 수 있게 되면 징계의 유형이 훨씬 다양화되고 강화되는 셈이다.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교에서 퇴학처분이 가능토록 규정하면서도 퇴학처분 전에 일정기간 가정학습을 시킬 수 있는 권한을 학교장에게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출석정지 조치가 도입될 것이 확실되는 가운데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측은 “국회로부터 제정법안을 받는 대로 출석정지 등 구체적인 규정을 담은 시행령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출석정지의 대상이나 기간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 S고에서 학생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김모(29)교사는 “출석정지가 학교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사회봉사만으로도 학생들을 선도하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출석정지의 시행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고교 2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 최모(44·서울 종로구)씨는 “폭력 가해학생은 버젓이 학교를 다니고 피해학생은 입원해 있거나 전학가는 현실은 부당하다.”면서 “학교가 가해학생도 포용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보다 강한 징계도 시급하다.”며 출석정지제에 찬성했다. 학교사랑실천연대 남승희 운영위원장은 “출석정지의 시행에 앞서 대상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안학교나 대안프로그램 등 사회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해학생의 징계 가운데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 및 협박의 금지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학교안에서 가해학생에게 ‘피해학생으로부터 ○○m 접근을 금지하라.’는 식으로 명령을 내릴 경우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어떻게 확인하겠느냐는 것이다. 또 피해학생들에 대한 ‘치료를 위한 요양’의 경우,예산 확보 뿐만 아니라 전문치료기관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치료 요양’이 피해 보상의 최소 조건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학교폭력 신고 의무화 실효성 논란 제정된 법에는 학교폭력의 신고 의무화 규정이 실려 있다.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 경우 학교 등 관계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또 누구라도 학교폭력의 예비·음모 등을 알게 된 자는 이를 학교 또는 자치위원회에 고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특히 교원은 반드시 학교장에게 보고토록 했다.나아가 학교장이 선임한 학교폭력 책임교사에게는 ‘적정한 수당’을 지급토록 명시했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 사이에는 “국회의원들이 학교폭력에 대해 교육 차원이 아닌 법의 잣대로만 생각한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교사들의 책무를 형식적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얘기다.학생폭력의 예비·음모를 신고한다고 치더라도 나중에 어떻게 입증하느냐도 문제일 수밖에 없다. 충남 C고교의 학생부장인 김모(50)교사는 “문제 학생들을 가장 잘 알고 선도할 수 있는 교사는 담임”이라면서 “담임교사가 지도할 수 있는 부분까지 학교장에게 보고토록 의무화한 조치는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총 조흥순 교권정책본부장은 “학교폭력전담 ‘책임교사’를 따로 두려는 것은 이해되지만 수당 지급은 좀더 신중한 검토를 통해 모든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학생생활지도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쪽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美·獨등선 철저한 심사거쳐 엄격히 징계 미국·독일·호주·프랑스 등은 비행학생을 엄격하게 징계한다.물론 징계위원회의철저한 심사를 거치게 돼있다. 독일의 상당수 주는 구두 경고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상황에 따라 ▲특정 교과목에서 4주 동안 격리 ▲3∼6일 학교수업 금지 ▲다른 학교 전학 ▲퇴학 경고 및 퇴학 등의 조치를 내리도록 하고 있다.프랑스도 8일 이상의 유기정학이나 퇴학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원작 돋보이는 외화 2편

    원작 덕분에 더 돋보이는 외화 2편이 나란히 찾아온다.오는 16일과 20일 잇따라 개봉하는 ‘런어웨이(Runaway Jury)’와 ‘페이첵(Paycheck)’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원작소설의 후광을 업은 액션스릴러물이다. ‘런어웨이’는 ‘타임 투 킬’‘펠리칸 브리프’‘의뢰인’ 등의 추리소설을 히트시킨 존 그리샴의 작품.또 ‘페이첵’은 ‘블레이드 러너’‘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을 발표해 전설적인 SF소설가로 꼽히는 필립 K 딕의 단편소설이다.원작의 글맛이 스크린에 어떻게 녹아들었을지 기대해 봄 직하다. 런어웨이 더스틴 호프먼·진 해크먼·존 쿠삭 등 선굵은 스타들의 포진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어이없는 총기난사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은 여자가 시민에게 총기를 함부로 판매한 무기회사를 상대로 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하지만 문제의 무기회사는 소송에 패한 적이 없다.재판에 참석할 배심원들을 배후에서 교묘하게 조종하는 배심원 컨설턴트 랜킨 피츠(진 해크먼)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배심원 컨설턴트란,배심원들을 움직여 재판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내는 일종의 로비스트.법정스릴러의 외형을 띠고 있지만,극을 끌어가는 핵심소재를 따지면 영화는 좀더 특별해진다.피고와 원고 당사자들이 사건 자체에 대해 갑론을박하는 게 아니라,재판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해 배심원들을 놓고 밀고당기는 신경전을 벌인다. 더스틴 호프먼의 역할은 무기회사 전직 간부까지 확보하는 등 사회질서 회복을 위해 애쓰는 양심적인 변호사 웬델 로.하지만 배심원들을 ‘요리’하는 데 고도의 노하우를 가진 피츠를 감당하기가 힘들다.스릴러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양념이 음모이론.영화는 두사람의 대결구도에 제3의 캐릭터를 던져넣어 지능게임의 재미를 안긴다.배심원인 이스터(존 쿠삭)의 여자친구인 말리(레이철 와이즈)가 피츠와 로 양쪽 모두에게 1000만달러의 거액을 주면 배심원들을 매수해 소송을 이기게 해주겠다며 접근해온다.이스터는 배심원단의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핵심멤버. 드라마의 치밀함이나 화끈한 반전은 기대할 수 없다.그러나 배심원들의 이면세계와 ‘배심원 컨설턴트’라는 이색직업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색다르다.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더스틴 호프먼과 진 해크먼 두 중견배우의 원숙한 연기도 원작의 자존심을 살리는 데 큰 몫을 했다. 페이첵 할리우드로 진출해 ‘페이스 오프’‘미션 임파서블’‘윈드토커’ 등 화제작을 잇따라 내놓은 우위썬(오우삼) 감독의 새 영화.지성파 배우 벤 애플렉과 최근 ‘킬 빌’에서 날렵한 사무라이 액션을 선보였던 우마 서먼이 손을 잡았다.할리우드 최고 흥행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진 감독은 필립 K 딕의 미래소설에 속도감과 스펙터클이 어우러진 특유의 액션을 버무려 SF액션스릴러의 성찬을 차려냈다.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어떨까,행복할까?’ 영화는 노골적으로 이런 화두를 던지며 드라마를 풀어나간다.영화 속의 세상은 기계문명의 발달 정도가 아찔할 수준이다.신기술 개발에 매달리는 천재공학자 마이클 제닝스(벤 애플렉)는 프로젝트가 완성될 때마다 기업보안을 위해 기억제거 프로그램으로 기억을 삭제당한다.3년간의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 거액을 받기로 했으나,얼마 뒤 기억만지워진 채 그가 스스로 돈을 포기했다는 어처구니없는 통보를 받는다. 영화는 음모론을 일찍부터 드러내며 디스토피아적 메시지를 확장해간다.애플렉은 내용이나 형식에서 음모론의 중심에서 한 발짝도 멀어지는 법이 없다.그가 나오지 않는 화면이 거의 없을 정도.그가 비밀을 푸는 데 주어진 단서는 버스표,스프레이,오토바이 열쇠 등 전혀 연관성이 없는 19개의 물건이 전부다.애인이었던 레이철(우마 서먼)의 도움을 받아 제닝스는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둘 맞춰나간다. 누군가에 의해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애플렉의 심리묘사와 액션 장면은 팬들을 설레게 할 만하다.선굵은 액션에 이런저런 치장없이 ‘날 것’의 연기를 보여주기는 처음인 듯하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는 갖지 않는 게 좋겠다.우연의 남발 탓에 지능게임을 즐기기엔 답답하고,그렇다고 통 큰 액션을 즐기기엔 양이 차지 않는다.주인공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결정적 장면에서 느닷없이 흰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우위썬 스타일’은 이번에도 변함없다. 황수정기자 sjh@
  • “찰스가 살해 음모”다이애나, 집사에 보낸편지 공개

    |런던 연합|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가 자신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지목한 왕실 인사가 찰스 왕세자였다는 사실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데일리 미러는 다이애나비가 사망 10개월 전 집사인 폴버렐에게 보낸 편지에서 찰스 왕세자가 교통사고를 꾸며 자신을 살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6일 폭로했다. 다이애나는 편지를 쓴 뒤 10개월 만인 1997년 8월31일 파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애인이었던 도디 파예드와 함께 사망했다. 데일리 미러는 이날 1면 톱 기사를 통해 다이애나가 “남편이 재혼을 위해 내 차에 사고를,브레이크 파열과 머리에 중상을 입히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편지 원문 전체를 공개했다. 다른 영국 언론들은 명예훼손 소송 등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찰스 왕세자의 이름은 거명않은 채 살해 음모론의 주인공으로 거론된 왕실 고위 인사의 신원이 밝혀졌다고만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왕실 검시관의 지휘로 다이애나와 도디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영국 당국최초의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마이클 버지스 왕실 검시관은 이날 런던에서 청문회를 열어 다이애나 사망을 둘러싼 음모론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런던 경찰청에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언제,어디서,어떻게 사망 원인이 발생했는지에 초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 미러는 버렐이 다이애나의 자필 편지를 증거로 제출하게 되면 신원 공개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미리 이름을 밝히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자서전 ‘왕실에 대한 의무’에서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를 가장한 살해 음모를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최초로 공개했던 버렐은 “이름이 끝까지 공개되지 않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한편 찰스 왕세자의 가까운 친구들은 “왕실에 깊은 상처를 주는 무책임한 일”,“책과 신문의 판매 부수를 확대하기 위한 잔인한 상업주의의 산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 깊어가는 한나라당 내홍

    한나라당 내분이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다.2일 양정규·신경식·최돈웅·박원홍·이경재 의원 등 한나라당 시·도지부 위원장들은 당무감사 결과 문서유출 파문과 관련,‘구당(救黨)모임’을 갖고 공천심사위의 재구성 등을 최병렬 대표에게 요구했다.그러나 최 대표는 “한번 정해진 것은 원칙대로 가야 한다.”며 이를 일축했다. 시·도지부장들은 대책모임에서 “지도부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비상대책위 즉시 해체 ▲빠른 시일내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 개최 ▲공천신청 및 심사연기 ▲공천심사위 재구성 ▲명예가 실추된 의원·지구당위원장에 대한 가시적 명예회복조치 등을 주장했다. 모임의 대변인 격인 박원홍 의원은 이같은 방안을 들고 최 대표와 단독 회동을 했으나,현격한 입장차만 확인했다.박 의원에 따르면 최 대표는 “비대위원장을 겸임한 이재오 총장이 물러남으로써 비대위는 사실상 해체된 것이며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찬회는 열 수 없고,당헌당규상 적법한 절차를 거친 공천신청과 심사연기는 연기할 수 없으므로 강행한다.”면서 이들의 요구를 명백히 거절했다. 최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양정규·이해구·남경필·신경식 의원 등이 “(공천심사) 일정을 잠깐 늦추고 가지 않으면 엄청난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라며 속도조절을 공식요청했으나 다음 일정을 이유로 회의장을 떠났다. 이에 서청원 전 대표측은 “지도부가 공천심사 일정을 감행하겠다는 것은 분란을 자초하는 짓이며,사당화를 위한 공천신청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서 전 대표는 연찬회 개최와 관련,지난 1일 자택에서 “국회의원 70명의 서명을 받은 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얘기로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최 대표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게 되면 망신당한다.”고까지 말했다.박원홍 의원도 “당헌당규에 의하면 2개월마다 연찬회를 정기소집하게 돼있고 5분의1 이상이 요구하면 의원·지구당 연석회의를 개최하게 돼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은 “3일부터 시작하는 공천신청에 응하지 않으면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공천을 원하는 사람들은 줄을 서있고 현역의원들을 물갈이 해달라는 요구가 대단히 높다.”고 말해 정면대결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주류측은 최 대표가 끝내 요구안을 거부할 경우 공천심사위를 물리적으로라도 저지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또한 일부 의원들만이라도 연찬회를 개최할 뜻을 밝혔다. 이번 사태는 특히 최 대표와 서 전 대표간의 감정싸움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단기간내 해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최 대표는 1일 신년인사차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건 유출 경위는 누군가 당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의도로 고의로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해 사실상 서 전 대표측을 겨냥했다.서 전 대표측은 “최 대표의 측근 중 한명이 흘렸을 것으로 의심되는 여러 정황까지 있는데 우리를 겨냥한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역공하는 등 서로 ‘음모론’을 거론하는 상황이다. 이지운기자 jj@
  • ‘공천문건’ 파문 확산일로/성토장 된 한나라 의총

    한나라당 의원들을 A∼E등급으로 분류,공천에 반영하려 했던 당무감사 문건 파문이 일파만파다.‘자료는 무효며 고의 유출이 아니다.’라는 지도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30일 국회 의원총회장은 의원들의 분노로 폭발했다. 특히 서청원 전 대표와 신경식·하순봉 의원 등은 대책모임을 갖고 최병렬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작업에 착수,주류와 비주류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최 대표는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 선에서 진화하려 했지만 C 이하 등급을 받아 언론에 ‘공천불확실’로 취급된 의원들은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 해체를 거듭 요구했다. 권철현 의원은 “윗단계에서 조작된 흔적이 보이고 비주류·영남 물갈이의 냄새가 난다.”면서 ‘음모론’을 제기했다.박종웅 의원도 ‘살생부’‘정치적 학살행위’로 규정하며 “한나라당에 하나회 키우느냐.”고 쏘아붙였다. 불똥은 공천심사위로도 튀었다.하순봉 의원은 문건 유출 의혹을 받는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의 교체를 주장한 뒤 “사퇴하지 않으면 공천 신청을 않겠다.”고 압박했다.박원홍 의원은“‘이회창 전 총재 측근은 공천 않겠다.’고 해온 홍준표 공천심사위원도 물러나라.”고 가세했다. 불출마 선언을 한 김찬우 의원은 “죽은 놈한테 칼로 난도질해도 유분수”라며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박헌기 의원은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빗대어 “돌아서는 모습을 아름답게 해주지 못할망정 부관참시해서 되겠느냐.”고 거들면서도 “분을 삭이자.”고 달랬다.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공천 혁명이 좌초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남 의원은 “사고가 났다고 달려가는 기차를 멈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오 총장은 “5·6공 때 감옥 간 사람은 한나라당에 존재 못하느냐.”면서 “날 사퇴시키려면 당기위에 회부하라.”고 말했다.최 대표는 노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에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적전분열’ 양상을 표출한 데 대해 못내 아쉬운 듯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득했으나 의원들은 냉담했다.향후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당이 내분사태로 치달을 조짐마저 감지된다. 박정경기자 olive@
  • 기고/덕수궁터 美대사관 건립 반대한다

    1년 넘게 지루한 공방을 벌이던,덕수궁 터에 미국 대사관을 건립하는 문제가 지난 18일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 회의에서도 결론을 못내 보류되었다.매장문화재분과는 덕수궁 터에 미대사관 신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사적분과와 건조물분과 등 관련 분과와의 합동회의 또는 전체회의로 최종결정권을 넘겨 ‘신축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미대사관 신축예정 부지인 옛 경기여고 자리는 조선시대 역대 임금의 초상(御眞)을 모신 덕수궁의 선원전과 왕과 왕비의 혼백을 모신 흥덕전이 있던 터다.미대사관 측도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당초 함께 건립하려고 했던 직원용 아파트는 포기하고 15층 규모의 대사관 청사만 짓겠다고 수정안을 제시한 것이다.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유적은 보존하되 대사관 건물을 짓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다소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사관 건립계획에 대해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에 신경을 쓸 것이라는 말로 건립 강행 의사를 밝혀 왔고,설계를 맡은 미국의 건축가 마이클 그레이브스 또한 “새로 건축될 대사관 건물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 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건축에서 주변 환경과의 조화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소의 역사성이다.덕수궁이 어떠한 곳인가.세계사에서 드물게 긴 단일왕조의 마지막 궁궐이다.그런 만큼 우리 민족에게는 역사적으로 너무나 소중한 장소인 것이다. 건축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 꼭 있어야 될 건축,있으나마나 한 건축,있어서는 안 될 건축이 있다.남의 나라 왕궁터에 대사관을 짓는 것이 꼭 필요한 건축이 될 수 있겠는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지난날 우리가 문화재에 무지할 때 덕수궁 인근에 난개발이 이루어지다 보니 이제 와서 미대사관 건립은 안 된다고 항변하는 것이 어쩌면 자업자득일 수도 있다.이렇게 우리 스스로 내 나라 역사를 무시하고 흔적을 함부로 없애다 보니 이웃나라 중국에서 발해·고조선과 함께 고구려를 중국사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것이다.또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억지 주장하는 것 아닌가.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내 나라 역사 지키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역사를 잃는 것은 영토를 잃는 것보다 더 큰 과오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혹시라도 정부는 문화재위원회에서 ‘신축’쪽으로 결론을 내주길 은근히 바랄 것이 아니라,하루빨리 덕수궁 터를 사적지(문화재보호구역)로 지정하고 미대사관 측에 대체 부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이것은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과 건축문화를 살리고,국가와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종호 건축사·명예논설위원
  • 우리당 집단골프모임 구설수

    여야가 선거법 개정을 놓고 회의장 점거 등 극한 대치를 하는 와중인 성탄절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집단 골프 모임을 가진 것으로 26일 확인돼 당 안팎의 비판이 일고 있다. 이날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골프 모임에는 청와대에서 유인태 정무수석과 당에서 김원기 공동의장을 비롯,임채정·이상수·남궁석·이호웅·김덕배·안영근 의원 등 모두 15명이 참석했다는 것이다. 앞서 당 지도부는 지난 24일 야권의 ‘정치개악’ 저지를 위해 당력을 모아야 한다며 성탄절 오후 긴급 의총을 소집해 사무처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당시 김근태 원내대표는 ‘골프 약속이 있어 오후에 의총을 잡은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원들이 크리스마스 당일 교회와 보육시설 등 관내 행사가 많아 불가피하게 오후 4시로 잡았다.”고 해명했다. 특히 집단 골프가 이루어진 시간,중앙당사에서는 이경숙 공동의장이 ‘3당 야합에 의한 정치개악 음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의장실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함으로써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상당수당직자들은 “정치개혁 관철을 위해 성탄절을 반납하라고 했던 진짜 이유가 골프였다는 점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다수의 직원들이 마음 상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울러 김원기 의장이 한나라당에 대한 ‘각서 제안설’로 “뒷거래 시도”라는 구설수에 오르고,같은 날 송영진 의원이 미군부대 내에서 수억원대의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악재가 겹치자 당혹스러워했다. 집단 골프 모임의 한 참석자는 “여야가 극한 대치하는 상황에서 정국 해법을 찾기 위해 의원들이 불가피하게 모였던 것”이라며 “의원총회에서 논의될 사안에 대한 대책도 함께 논의됐다.”고 해명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설원 가르는 속도감 짜릿/24일개봉 佛영화 ‘스노우 보더’

    ‘익스트림 스포츠’를 소재로 끌어들인 영화들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지난해 빈 디젤 주연의 액션 ‘트리플X’가 재미를 보더니 ‘스틸’‘익스트림 ops’‘야마카시’등 인체의 한계를 시험하는 영화들이 줄을 잇는다. 속도감 넘치는 짜릿한 전율을 즐기기엔 24일 개봉하는 프랑스 영화 ‘스노우보더’(Snowboarder)가 제격이다.산더미같은 눈사태를 뒤로 한채 깎아지른 설원을 바람처럼 가르며 내려오는 장면들은 ‘동계올림픽 하이라이트’ 그대로다. 왕년의 스타 스노보더 비숍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 가스파(니콜라스 뒤보셀)에게는 큰 꿈이 있다.언젠가는 세계인의 갈채를 받는 프로 스노보더로 성공하는 것이다.스노보드 챔피언 조쉬(그레고리 콜린)는 그의 우상.자신의 팀에 합류해도 좋다는 조쉬의 갑작스런 제안을 가스파는 선뜻 받아들인다. 영화는 조쉬가 쳐놓은 음모의 덫에 빠져 가스파가 갈등하고 분노하는 과정을 속도감있게 풀어낸다.선수로서의 생명력이 다한 조쉬는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할 야욕으로 결승에 가스파를 대신 내보낼음모를 꾸미고,이를 위해 자신의 여자친구 에텔(줄리엣 고도)까지 가스파를 유혹하도록 조종한다.스위스 험산을 무대로 가스파가 고공 점프묘기를 구사하는 장면들은 손에 땀이 날 만큼 아찔하고 극적이다.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한 젊은이의 집념과 좌절,사랑 등을 묘사한 영화에는 대사가 많지 않다.구구한 설명보다는 순간순간 화려한 감상을 즐기려는 젊은 관객들에겐 오히려 장점일 듯싶다. 뮤직비디오처럼 빠르게 흐르는 화면,스노보더의 움직임에 맞춰 시시각각 각도를 바꾸는 카메라의 동선,스크린 밖으로 뿜어나오는 대자연의 기운이 스포츠액션 영화의 긴장감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황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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