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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회]독도 중요성 알리기 초등학교 순회 강연

    [의회]독도 중요성 알리기 초등학교 순회 강연

    최재익(중랑구) 서울시의회 대변인이 독도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국 순회 강연회에 나선다. 현재 독도향우회 회장인 그는 “최근 일본 위정자들의 독도 관련 발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과성이 아닌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독도를 제대로 알리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6일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독도와 관련된 역사교육이 시급하다.”며 전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준비하게 된 동기를 알렸다. 초등학생들에게 일본의 한반도 침략사와 독도침탈음모, 역사교과서 왜곡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전파할 각오다. 그는 이날 가장 먼저 중랑구민회관 대강당에서 ‘독도강탈음모 및 역사교과서 왜곡 규탄 중랑구민 궐기대회’를 열어 지역주민들의 독도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궐기대회 이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의 초등학교를 돌며 독도 관련 강연회를 이어 나간다. 최 의원은 “독도 지키기는 민족의 자존과 존엄을 지키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중정에서 고문 받을때도 ‘인혁당’ 한마디도 안나와”

    “조사과정에서 ‘인혁당’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대표적인 반유신운동의 제물이자 광복 이후 최대 ‘사법살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던 인혁당 사건. 당시 대구·경북지역에서 민주수호국민협의회 소속으로 반독재 운동을 벌였던 강창덕(77·대구시 북구 동변동)씨는 2일 “인혁당 사건은 명백한 중앙정보부의 조작극”이라고 단언했다. 야당과 언론계(그는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이다)를 중심으로 유신반대 운동을 주도하던 강씨는 1974년 5월6일 체포된 뒤 다음날 서울 남산 중앙정보부로 압송됐다. 강씨는 “남대구경찰서로 끌려가 밤새도록 자행된 구타와 물고문을 이기지 못해 조서에 도장을 찍었다.”며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나 경찰·검찰 조사를 거치고 중정 지하 고문실에서 조사받을 때도 수사관 어느 누구로부터도 ‘인혁당’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고 강씨는 항변했다. 강씨는 “중정에서 조사받을 때 차출된 경찰관들이 원고를 갖고 들어와 그 내용대로 신문했다.”며 조작임을 확신했다. 그러나 강씨는 긴급조치 1호(유신헌법에 대한 부정적 논의금지)와 긴급조치 4호(민청학련 관련활동 금지) 위반, 국가보안법(반국가단체 조직)·반공법 위반, 내란예비음모 등의 중죄가 씌워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 서대문구치소에서 “1차 인혁당 사건과 같은 목적의 반국가단체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공소장을 보고 나서야 강씨는 어마어마한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공소장도 2시간여 만에 뺏겼다고 한다. 당시 대구에서 학원강사로 일하며 반유신운동을 벌이다 15년형을 구형받았던 임구호(57·대구)씨는 “공소장에 ‘자생적 공산주의자’로 적혀 있었다.”며 인혁당 사건이 북한의 지령을 받았다는 수사당국의 발표를 부인했다. 임씨는 “서대문구치소 부소장실에서 조사받을 때 검찰 수사관이 책상 밑의 종이에 적힌 내용을 그대로 읽고 서기가 받아 썼다.”며 짜맞추기식 수사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수사 총책임자였던 이용택(74·해외희생동포추념사업회장) 당시 중정 6국장은 “수사당국이 고문에 의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려고 작정했다면 북한과의 관계를 왜 못 캐냈겠냐.”며 고문에 의한 조작이라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반박했다. 그러나 이 전 국장은 대법원 선고 20여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된 사실에 대해 “1차 인혁당 사건 뒤 간첩 3명이 잡혔는데도 10년 후 다시 불법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박 전 대통령이 인혁당 관련자들을 좋지 않게 봤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불어라 봄바람(SBS 밤 12시25분)김태균 감독이 연출했던 ‘박봉곤 가출사건’(1996)의 시나리오를 담당한 이후 코미디물에 주력하고 있는 장항준 감독의 세 번째 연출 작품으로 2003년에 개봉됐다. ‘북경반점’(김의석 감독·1999),‘귀신이 산다’(김상진 감독·2004) 등의 시나리오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달리는 기차라는 좁은 공간에서 일어난 백수와 조폭 두목의 소동을 담은 흥행작이자 앞선 작품이었던 ‘라이터를 켜라’(2002)처럼 한 지붕이라는 장소를 마련하고 좌충우돌 캐릭터 2명을 몰아 넣었다. 하지만 ‘라이터‘만큼의 호응은 얻지 못했다. 최근 김남주와 결혼을 선언한 김승우가 무늬만 소설가이자 ‘쪼잔한’ 집 주인으로 나와 ‘라이터‘에 이어 망가진 모습을 선보이며, 코미디의 여왕으로 치켜세워도 모자람이 없는 김정은이 변두리 다방 영업부장이자 세입자로 웃음에 힘을 보탠다. 돈을 아끼느라 연애 한 번 못해보고 겨우내 보일러 대신 내복 두 겹씩 껴입고 살며, 성당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할 정도로 구두쇠인 선국(김승우)의 집에 물망초 다방 화정(김정은)이 세입자를 주장하며 찾아들어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구두쇠 철학으로 살아온 선국의 생활은 화정의 출현으로 하나 하나 변화를 겪게 되는데…. ●알츠하이머 케이스(KBS2 오후 10시5분)동명의 베스트셀러 범죄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으로 에릭 반 루이가 연출을, 벨기에의 국민배우 얀 데클레어가 타이틀 롤을 맡았다.2004년 토론토 영화제 공식 초청작. 벨기에에서 개봉했을 때 흥행 1위에 오르는 대박을 터뜨렸다.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6개국 최신 화제작을 관객들에 선보이고자 KBS가 마련한 프리미어영화제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30일 단성사에서도 스크린에 걸린다. 마르세유에 살고 있는 노년의 킬러 안젤로(데클레어)에게 고향 안트워프에서 청부살인 의뢰가 들어온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안젤로는 거절하려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그 건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기로 결심을 한다. 하지만 의외로 대상은 12살 소녀 비케. 아이의 눈을 바라보다 총을 거두고 돌아섰지만, 이날 TV 뉴스를 통해 소녀가 시체로 발견됐음을 알게 된다. 한편 비케가 관련된 미성년자 매춘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 빙케(코엔 드 보)와 프레디(베르너 드 스마트)는 이번 사건이 고위직 관료의 실종과 살인으로 이어지는 커다란 음모의 일부라는 것을 밝혀내게 되는데….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클릭 이슈] ‘태백산맥’·’최장집 교수’ 로 본 이적성 기준

    [클릭 이슈] ‘태백산맥’·’최장집 교수’ 로 본 이적성 기준

    이적표현물은 ‘시대의 면류관’인가, 아니면 ‘국가 전복의 도화선’인가. 검찰은 지난달 31일 소설 ‘태백산맥’과 고려대 최장집 교수를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대한민국건국회 등은 지난 28일 검찰의 태백산맥 결정에 불복, 서울고검에 항고하면서 이적표현물 판단에 대한 논란이 다시 떠올랐다. 이적표현물이란 과연 무엇일까. 판단 기준은 시대에 따라 오락가락하고 있다. ●1990년대 이전,‘반정부=이적표현물’ 1981년 무협소설 ‘무림파천황’을 쓴 대학생 박모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됐다. 정파(正派)와 사파(邪派)의 대결 구도로 변증법을 설명했다는 이유다.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사회주의 서적과 김지하와 리영희씨의 저서들도 대표적인 ‘불온 고전’이다. 올 광복절에 독립 유공자로 추서될 예정인 장지락(일명 김산)의 일대기 ‘아리랑’도 마찬가지다. 당시 대법원은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서적이라도 일부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 고무하거나 동조하는 내용이 있다면 처벌했다. ●1990년대 중반,“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체제 위협해야.” 하지만 이적표현물의 기준도 변하기 시작했다.1991년 정치권의 합의에 따라 국보법 제7조 1항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문구가 추가된 이후부터다. 대법원은 1992년 이후 판례를 통해 이적표현물은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북한 관련물들은 여전히 된서리를 맞았다.1990년대 초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북한바로알기운동’의 일환으로 알려진 ‘꽃 파는 처녀’등 북한의 4대 소설과 황석영씨 등의 북한방문기도 이적표현물로 분류됐다. ●1990년대 후반, 경직된 이적성 판단 북한 김일성 주석이 1994년 사망하자 남북 관계가 급랭했다. 이적성 판단도 경직됐다. 경상대 교재 ‘한국 사회의 이해’와 ‘태백산맥’도 이때 검찰의 심판대에 올랐다. 하급심의 무죄 판결들이 대법원에서 번복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대법원은 1998년 북한 소설인 ‘용해공들’ 등에 대해 “김일성 개인에 대한 찬양과 미화가 심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여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이지 않다.”는 원심의 판결을 깨고 이적표현물로 인정했다. 또 신학철 화백의 그림 ‘모내기’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었다. 당시 재판부는 “그림 내용이 민중민주주의 혁명과 연방제 통일 등 북한 공산 집단의 주장과 같다.”고 밝혔다. ●2000년대, 이적성 판단에 ‘봄바람’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에도 해빙기가 찾아왔다. 대법원은 2001년 제주 4·3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레드 헌터’가 이적표현물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11일 ‘한국사회의 이해’에 대해 검찰이 기소한 지 11년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송두율 교수의 저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검찰도 소설가 조정래씨와 최장집 고려대 교수에 대해 남북 관계를 감안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식지 않는 이적성 논란 이적표현물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1992년 이적표현물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이회창, 이재성, 배만운 등 세 명의 대법관은 “판단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취지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예전의 이적표현물들을 다시 심판한다면 변경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무혐의 결정을 통해 2000년대 중반 판단 기준을 살짝 내비쳤다. 남북 관계와 대중성(태백산맥)그리고 학문과 순수 예술성(최장집)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시대에 따라 법적용은 변한다.”면서 “국보법이 폐지돼 내란·외환의 예비음모죄로 이적표현물을 처벌한다면 남용의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호창 변호사는 “법원과 검찰의 이적성 판단은 매우 자의적”이라면서 “사회가 미숙해 국보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보법이 사회의 성숙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베네딕토 16세가 안내하는 바티칸

    베네딕토 16세가 안내하는 바티칸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21세기 첫 교황으로 선출된 베네딕토 16세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바티칸의 금역들을 직접 안내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EBS는 새 교황 선출과 관련한 특집 다큐멘터리 2부작 ‘바티칸’을 27일과 새달 4일 연속 방영한다.EBS는 앞서 이달 초에도 요한 바오로 2세 추모 특집과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 회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내보냈었다. 이번에 마련된 2부작 가운데 첫번째 편은 지난해 오스트리아 국영방송사인 ORF사가 제작 방송한 ‘요제프 라칭거-나의 바티칸(Joseph Cardinal Ratzinger-My Vatican)’을 긴급 입수한 것으로, 당시 추기경으로서, 가장 권위있는 신학자이자 바티칸 전문가였던 현 교황이 교황청 내부 조직과 운영 방식은 물론 성베드로 성당, 고대 기독교의 지하묘소인 로마 카타콤, 바티칸 박물관 등을 소개하게 된다. 더불어 베네딕토 16세가 최근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 등으로 불거졌던 바티칸 관련 음모설 등을 해명하는 등 교황청의 실체와 신앙의 본질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새달 방영하는 2부 ‘흰 연기-교황 선출(White Smoke-the Election of the Pope·영국 BBC 제작)’에서는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이후 수많은 언론이 단편적으로 제공했던 정보를 뛰어 넘어, 격동의 3주일 동안을 교황청 내부 시각으로 담아내고 있다. 또 언론에 조명되지 않았던 콘클라베 직후의 바티칸 상황과 새 교황 탄생에 작용했던 다양한 정치적 배후 및 세계 각지 언론의 압력 등을 다뤄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게 된다. 권혁미 PD는 “이번 다큐멘터리는 단순한 보도나 자료 화면의 홍수에서 벗어나 새 교황 선출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겨 있다.”면서 “새 교황에 대한 현지의 기대와 현대 사회에서 되새겨져야 할 새로운 신앙의 의미 등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로버트 김과 우리은행의 애국심

    미국에서 간첩음모죄로 7년 6개월의 옥고를 치르고 지난해 석방된 로버트 김이 한국민에게 보낸 감사의 편지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지난 8년의 시간 중에 나는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앞만 보고 나왔으며 힘들었거나 억울했던 부분은 다 잊기로 하였습니다.” 미국시민인 그가 넘겨준 북한관련 정보들은 미국의 기준으로는 범죄행위였겠지만 한국민조차 오랫동안 그를 모른 척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과거다. 그가 옥고를 치르는 동안 한국정부는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구명활동 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의 석방에 앞서 시민들이 나서 후원회를 만들고 ARS모금 등으로 작으나마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 전부다. 로버트 김은 아직도 보호관찰대상자여서 최근 한국방문 신청이 미법무부에 의해 기각됐다. 우리 정부가 이제는 나설만도 한데 아무런 기미가 없다. 그는 긴 수감생활로 인해 수입이 끊어지고, 은행거래마저 중단되어 1998년에 파산선고를 한 상태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도 없고,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도 없다. 미국에서 공직생활을 했지만 연금도 없다. 그를 돕는 것이 조국의 도리다. 로버트 김 후원회의 요청으로 우리은행이 그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 준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애국이 거창한 것은 아니다. 우리은행의 이같은 따뜻한 관심이 바로 애국이다. 로버트 김은 조국으로부터 대가를 받은 적이 없다. 그가 고통의 세월을 보낼 때조차 조국은 그에게 해 준 것이 없다. 오히려 외면했다. 거꾸로 된 일이다. 국가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민을 보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나라를 지키고 희생하려 들겠는가. 로버트 김이 모든 것을 잃고도 조국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듯이, 우리도 그의 희생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 돈 뿌리고 유세차 부수고…되살아난 구태

    돈 뿌리고 유세차 부수고…되살아난 구태

    여야가 모두 ‘깨끗한 선거’를 공언한 4·30 재·보선이 종반으로 갈수록 과열·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판세에 민감하게 작용할 금품수수 문제는 경기 성남중원에서 먼저 흘러나왔다. 중앙선관위가 25일 이 지역의 A향우회 지회장 김모(64)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나서면서 공식화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김씨는 지역 유권자 4명에게 20만원씩 모두 8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선거구민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적을 수 있는 서류도 함께 전달해 “주변 사람들 연락처를 적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는 선관위 조사 과정에서 돈을 준 사실은 부인했다. 다만, 열린우리당 후보사무실에서 문제의 서식을 가져다가 채워 제출한 점은 인정했다. 그동안 이곳의 선거전은 열린우리당 조성준 후보와 한나라당 신상진, 민주노동당 정형주, 민주당 김강자 후보간에 3파전 내지는 4자 대결 구도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종반 판세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설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열린우리당 조성준 후보로서는 직격타를 맞을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부정선거, 관권선거”라며 비판하고 나섰지만, 속으로는 탐탁지 않은 표정이다. 한 당직자는 “열린우리당 표가 민노당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져 도리어 우리쪽이 불리해졌다.”고 우려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호남 성향이 강한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 쏠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한편 조 후보측은 “우리와는 전혀 무관하며, 음모가 있는 조작된 사건으로 인해 판세가 불리해졌다.”고 반박했다. 또 충남 선관위는 한나라당 후보자의 연설을 구경한 사람에게 교통비 10만원을 건넨 강모씨 등 2명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박근혜 대표 연설을 구경왔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 택시 5대를 타고 가라고 서울에서 온 어떤 사람이 10만원을 준 것일 뿐 후보자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충남 공주·연기에 출마한 한나라당 박상일 후보측은 “지난 23일 오전 6시30분쯤 공주고 정문 앞에 세워뒀던 유세차량이 심하게 파손된 것을 발견해 선관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측은 커다란 사진이 걸려 있던 유세차량의 왼쪽 문짝이 완전히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김형욱 살해설’ 취재 뒷얘기

    “국회나 법원은 장식품이었고 헌법은 왕이 백성에게 내리는 서릿발 같은 칙서에 불과했다. 유신으로 박정희는 사실상 박씨 왕조를 세웠다.” 해외를 떠돌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회고록에 남긴 글이다. 한 때 가장 충성스러운 부하에서 가장 강력한 비판자로 변했기에 김 전 부장의 죽음 뒤에는 박정희의 음모가 있다는 ‘설’이 끊이지 않았다.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최근 보도한 파리 양계장 살해설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 기사를 취재했던 정희상 기자가 방송에 직접 출연해 취재 뒷얘기들을 들려준다.22일 오전ㆍ오후 10시 15분 케이블·위성방송 CBS TV에서 방송되는 ‘정범구의 시사토크’을 통해서다. 단순한 취재 뒷얘기뿐 아니라 김 전 부장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지금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함께 설명한다.
  • ‘트리플 X2:넥스트 레벨 29일 개봉 ’소총급 스토리, 대포급 액션

    29일 개봉하는 ‘트리플 X2:넥스트 레벨’(XXX2:The Next Level)은 액션 하나만큼은 완벽하게 보여주겠노라고 선언한 영화같다.“주인공은 잊어라, 중요한 건 액션!”이라고 외치는 화력 만점의 액션물이라면 일단 감이 잡힐까. 1편 ‘트리플 X’(2002년)를 본 관객에게라면 영화를 귀띔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새뮤얼 잭슨이 첩보국의 간부로 등장해 액션드라마의 배후를 조종한다는 설정은 전편과 마찬가지. 전편에서 신인이었던 빈 디젤에게 주인공을 맡겼듯이 무명 주인공을 기용해 액션을 부각시킨 전략 역시 같다. 주인공은 ‘쓰리킹즈’‘아나콘다’에서 얼굴을 비쳤던 흑인배우 아이스 큐브. 미국 첩보국 NSA의 비밀작전기지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자 NSA국장 기븐스(새뮤얼 잭슨)는 반란음모를 감지하고 이를 캐기 위해 강력한 첩보원을 물색한다. 기븐스에게 발탁된 ‘해결사’는 한때 최고의 해군이었으나 명령 불복종 혐의로 9년째 수감 중인 다리우스(아이스 큐빅). 자유를 얻은 대가로 ‘트리플X’라는 첩보원이 된 다리우스는 국방장관 데커트(윌렘 데포)가 대통령 암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어지간한 액션마니아는 거뜬히 사로잡을 만큼 스크린의 ‘화력’이 막강하다.1분도 조용할 새 없이 이어지는 폭파장면들에 객석 열기도 따라 올라갈 정도다. 빡빡머리 근육질의 빈 디젤이 스키와 스노 보드를 타고 아찔하게 누볐던 스크린이 이번엔 명품 스포츠카의 무한질주와 수상(水上)화력전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나오기가 얼마나 힘든지, 영화는 또 한번 증명한 듯하다.‘007’‘미션 임파서블’류의 첩보물 아이디어를 경쾌한 호흡으로 빌려오기는 했으되 자극적 시각장치의 남발만으로 액션의 흥미강도를 높이기엔 역부족이다. 미 국회의사당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등 전복적 이미지를 심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끝내 애국심을 자극하는 흔한 1인 영웅담으로 그쳐 ‘평균치’ 액션물로 머물고 말았다. 리 타마호리 감독.12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데스크시각] 교황 선출과 ‘미디어 쇼’/김균미 국제부 차장

    “검은 연기예요?” “흰 연기다. 새 교황이다!” 18일 새 교황 선출을 고대하는 1만여명의 가톨릭 신도들로 가득 메운 성베드로 광장이 술렁였다. 그러나 잠시 뒤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피어오른 검은 연기에 광장은 순식간에 낙담과 한숨소리로 뒤덮였다. 전세계의 이목이 또다시 로마 바티칸으로 집중됐다. 아니 정확히 115명의 추기경들이 격리돼 있는 시스티나 성당의 작은 굴뚝에 쏠려있다. 제265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18일 오후 시작됐기 때문이다. 새 교황이 언제 선출될지 알 수 없어 전세계는 하루 2번씩 연기 색깔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경험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전세계에 생중계하는 CNN과 BBC 등 방송들은 이같은 상황을 은근히 ‘즐기고’ 있다. 지난 2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부터 8일 장례식까지 거의 24시간 생방송하면서 톡톡히 재미를 본 CNN 등 서방 주요 방송들은 교황 선출 특별방송을 내보내고 있다.2년전 이라크전쟁 이후 최대의 호기인 것이다. 전문가들을 초청해 새 교황 선출과정과 유력 후보, 새 교황의 과제와 시스티나 성당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빠뜨리지 않고 보도하고 있다. 아랍권의 알자지라 방송과 이스라엘 언론들도 서구 언론만큼 ‘법석’은 아니지만 교황 선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덕분에 비(非)신도들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교황 선출과 관련해 상식 이상의 지식을 얻기는 식은 죽 먹기다. 이슬람 등 다른 종교 지도자가 사망했어도 언론들이 이렇게 난리일까. 비신도 입장에서도 교황의 서거와 새 교황 선출은 4반세기만에 맞는 역사적 사건이다.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도들의 영적 지도자에 종교와 문화·국경을 초월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업적을 고려할 때 언론의 관심은 당연할 수 있다. 더불어 유럽과 미국 등 서구에서 가톨릭의 엄청난 영향력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황이 갖는 이같은 원론적 상징성보다 더 직접적인 이유는 교황과 가톨릭 교회를 에워싸고 있는 비밀주의와 신비주의, 파워 게임과 난무하는 음모론 등이다.1000년간 이어온 복잡하고 비밀스러운 가톨릭의 전례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한마디로 미디어의 구미를 당기는 극적 요소들이 총망라돼 있다. 게다가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 등으로 교황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도 한몫했다. 언론들은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새 교황의 과제 같은 무거운 주제보다 선출 과정에 얽힌 야사와 격리 생활을 하는 추기경들의 집단심리 분석, 도박사들의 얘기 등 읽을거리에 치중하는 감이 없지 않다. 교황 선출을 둘러싼 ‘미디어 쇼’의 성공 뒤에는 교황청의 적극적이고 계산된 미디어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교황청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부터 장례, 콘클라베에 이르는 전과정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해 일찌감치 관심을 끌었다. 교황청은 예상을 깨고 일반공개에 앞서 교황의 시신 대면식 장면을 TV로 생중계하는 것을 허용했고, 장례식은 물론 비공개로 진행된 안장 장면을 찍은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또 18일 콘클라베 회의장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이 성경에 손을 얹고 비밀서약을 하는 장면이 1시간가량 TV로 생중계됐다. 이어 천장의 ‘최후의 만찬’ 벽화를 비춘 뒤 서서히 성당 밖으로 나온 카메라 앞에서 육중한 문이 닫히는 장면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베일을 한꺼풀씩 벗기는 듯한 교황청의 미디어전략은 가톨릭에 대한 유례없는 관심을 촉발했다.4월 한 달간 집중된 전세계 언론의 보도는 교황이 수십 차례 사목 순례를 가는 것보다, 수많은 사제들의 목회 활동보다 단기간에 훨씬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가톨릭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재임기간중 언론을 십분 활용했던 요한 바오로 2세의 선견지명일 수도 있다. 이제 새 교황을 뽑는 ‘세기의 선거’는 대단원으로 치닫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후광’은 여기까지다. 가톨릭 교회, 특히 교황청의 선택에 대한 세상의 1차 평가는 성베드로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낼 새 교황에 달려 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교황청의 도전은 화려한 교황 선출 ‘미디어 쇼’가 끝나는 순간 시작된다. 김균미 국제부 차장 kmkim@seoul.co.kr
  • ‘콘클라베’ 18일밤… 伊소다노 급부상

    |파리 함혜리특파원|제 265대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도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18일 오후 4시30분(한국 시간 오후 11시30분) 시작된다. 교황 선출권이 있는 52개국 115명으로 구성된 추기경단은 이날 오전 10시 성베드로 성당에서 자신들에게 현명한 교황을 선출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기원하는 특별 미사를 봉행한다. 오후 4시30분 추기경들은 콘클라베 개최 장소인 시스타니 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복음서에 손을 얹고 비밀을 엄수할 것을 맹세한 뒤 곧바로 첫 투표에 들어간다. ●모든 준비 끝났다 이날 한차례만 진행되는 투표에서 교황을 선출하지 못할 경우 다음날부터 오전 9시부터 두번, 오후 4시부터 두번의 투표가 속개된다. 호아킨 나발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16일 콘클라베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갖고 둘쨋날인 19일부터 정오와 오후 7시 두차례에 걸쳐 투표용지를 소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추기경단은 16일 요한 바오로 2세의 권위가 종료됐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행사를 마무리하는 등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마지막 점검에 박차를 가했다. 교황이 생전에 끼었던 ‘어부의 반지(페스카토리오)’와 인장을 파기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8일 시작된 9일간의 공식 애도기간도 끝났다. 이와 함께 교황 선출 여부를 외부에 알리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투표 용지 소각을 위한 난로를 교체하고 굴뚝까지 세웠다. 추기경들은 17일 오후 콘클라베 기간 숙소로 사용되는 산타 마르타 호텔로 이동, 만찬을 함께 함으로써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음모설 난무… 결과 ‘안갯속’ 지금까지 가장 먼저 40∼50명의 추기경을 지지자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요제프 라칭거(78) 추기경이 가장 유력한 후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라칭거 추기경 역시 재적 3분의 2인 77표 이상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첫날과 둘째날 차기 교황이 선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종합적인 전망이다. 오히려 16일 로마 현지에선 라칭거 추기경이 첫날 투표에서 기대할 만한 득표력을 보이지 못할 경우 개혁진영을 아우를 수 있고 상대적으로 온건한 안젤로 소다노(77) 바티칸 국무장관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관측했다. AP통신은 보수파로 알려진 라칭거 추기경을 겨냥한 듯 “새 교황은 유례없는 분열 양상을 겪고 있는 가톨릭 교회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중용적인 화합형 지도자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콘클라베 개막을 앞두고 바티칸이 온갖 음모론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꼬집었다.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교황청 궁무처장이 나타나 교황 선출을 알리는 ‘하베무스 파팜’이 언제 외쳐질지 전세계의 눈이 바티칸으로 다시 쏠리고 있다. lotus@seoul.co.kr
  • 3시간30분 대작 ‘떼적’을 만난다

    올해는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대가 프리드리히 폰 쉴러의 서거 200주년이 되는 해. 이를 기념해 국립극단은 쉴러의 첫 작품 ‘떼도적’을 29일부터 5월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우리에게 ‘군도(群盜)’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떼도적’은 지난 1945년 단막극으로 올려진 바 있다. 이번 국립극단 공연은 5막 15장 전막을 올리는 최초의 공연으로 3시간30분이 소요되는 대작이다. ●쉴러 서거 200주년 기념 5막15장 전막공연 ‘떼도적’은 정의감 넘치고 고결한 성품의 사람이 사회의 악덕에 의해 어떻게 희생되고 전과자로 전락하는지를 그려낸 작품. 아버지 모르 백작의 총애를 받던 큰아들 칼이 동생 프란츠의 음모로 집에서 쫓겨나 방황하다 친구 슈피겔베르크를 만나 정의가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도적떼를 조직하나 이상과 달리 약탈과 폭력만 일삼다 좌절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연출을 맡은 이윤택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요즘 연극이 가볍고 작고 볼거리 위주인데 ‘떼도적’은 ‘연극이 참 크구나.’하는 것을 실감케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방, 자유, 혁명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지만 풍자극이라 절대 지루하지 않다.”면서 “속도감 있게 전개돼 정신없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 8일 오후 찾아간 국립극단 연습실.“세상이 왜 이렇게 엉망이 되어 버렸지? 염병할! 누군가 나서서 세상을 확 뒤집어 엎어야 돼!” 큰 아들 칼 역을 맡은 신구의 연기에서는 TV와 영화를 통해 보던 코믹하고 푸근한 이미지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긴 대사와 격한 몸동작은 체력적인 면에서 그를 포함한 노장 배우들에게는 도전이다.“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은 무대 위에서 어느 정도 연륜이 돼야 표현할 수 있다.”는 이 감독의 설명답게 이들은 노련함과 젊은 배우 못지않은 열의로 연습실 분위기를 달구고 있었다. ●이윤택 연출로 신구·오순택·장만호등 출연 국립극단 출신 배우로 1년에 한번은 꼭 무대에 서는 신구는 “대사가 정착이 안 되는 게 젊었을 때 느끼지 못했던 부담”이라며 은근한 걱정을 드러냈다. 틈만 나면 형형색색의 형광펜으로 빽빽이 그어진 대본을 잡아들고 쉬는 시간에도 대사 외우기에 여념이 없었다.“고민이 많이 되지. 고민한 만큼 나왔으면 좋겠는데 아직 거칠단 말이야.”라며 넉넉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출연자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배우는 오순택. 미국 할리우드에서 ‘악역 전문’ 동양배우로 활동하던 그가 ‘프란츠’ 역을 맡아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다시 선다.1972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30여년 만이다. 그는 “기회가 있다는 게 너무 반가웠다.”면서도 “40년 가까이 영어로 연기한 탓에 어색해진 우리나라 말 때문에 힘들고 두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단순히 사악한 인물이 아닌 대의와 사의를 두고 “내적 갈등을 겪는 복잡한 인물”을 표현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 최고령 배우인 장민호(81)가 모르 백작 역을,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 등을 통해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오영수가 슈피겔베르크 역을 맡는 등 연륜 있는 국내 최고 배우들이 출연, 작품의 무게를 더한다. 또한 김재건, 주진모, 이상직, 서상원, 이승비, 이은정 등 젊은 연기자들이 가세, 노련함과 패기가 어우러지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탈춤·판소리등 한국적 색채 입혀 ‘떼도적’은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지는 찰흙 같은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는 작품. 이 감독은 200년 전 독일 작품에 탈춤, 판소리, 산대놀이, 정악, 범패, 태껸 등 한국적인 것을 녹여냈다. 드라마투르그(작품의 고증 담당), 안무, 의상 제작에 독일 현지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세계적 보편성도 갖췄다. 지난달 방한, 연습을 참관했던 만하임 국제 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은 크게 감탄하며 6월4∼12일 열리는 ‘쉴러 페스티벌’의 폐막작으로 ‘떼도적’을 초청했다. 만하임 국립극장은 1782년 쉴러의 ‘떼도적’이 초연됐던 곳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의 ‘떼도적’은 6월8일 1200석 규모의 만하임 국립극장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된다.(02)2280-4115.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머시니스트(KBS2 오후 10시5분) ‘아메리칸 사이코’,‘이퀼리브리엄’의 연기파 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30㎏ 이상을 감량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 그의 병적이고 섬뜩한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인 데다, 덤으로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제니퍼 제이슨 리의 새로운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단순노동을 반복하는 기계공 트래버(크리스천 베일)는 1년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앙상한 몰골에 소극적인 행동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그에게 공항 커피숍의 웨이트리스 마리아(아이타나 산체스 기욘)와 매춘부인 스티비(제니퍼 제이슨 리)만이 말동무가 되어 준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반이라는 사내가 등장하면서 의문의 사건들이 트래버를 혼란에 빠뜨린다. 트래버의 실수로 동료 하나가 기계에 팔을 잃게 되는 큰 사고를 겪는데, 그 사고의 원인 제공자라고 지목한 아이반이 사실은 공장 근로자가 아니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 아이반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트래버의 결백을 믿어주는 사람 역시 없다. ‘잠든 게 아니라면 어떻게 악몽에서 벗어날 것인가.’라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이 주는 긴장감과, 그 속에서 한 인간이 겪는 괴리와 고립이 작 녹아있는 작품이다. 토론토 영화제 공식 출품작이며, 스페인 시체스 영화제에서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스페인에서 제작된 브래드 앤더슨 감독의 지난해 작품.95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초콜릿 고마워(EBS 오후 11시45분) 명망 높은 피아니스트 앙드레(자크 뒤트롱)는 초콜릿 회사 사장 미카(이자벨 위페르)와 재결합한다. 그들에게는 둘이 헤어져 지내던 동안 앙드레가 함께 살았던 여자가 낳은 아들 기욤이 있다. 한편 부다페스트 피아노 대회에 참가하려고 연습에 몰두하고 있던 잔(안나 모글레리스)은, 태어나던 날 병원에서 자신이 기욤과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잔은 무작정 앙드레의 집을 방문하고, 앙드레는 잔의 말을 믿지 않으면서도 기다려온 제자가 나타난 것 같은 흥분에 휩싸인다. 잔은 우연히 미카가 식구들에게 타주는 초콜릿 음료 속에 독약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알프레드 히치콕의 ‘의혹’(1941)에서 소재를 빌려온 작품. 인간 본성의 사악한 욕망을 들추면서, 동시에 부르주아의 뿌리 깊은 위선의 가면을 벗겨내고 있다. 엄청난 음모를 감추고도 흔들리지 않는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는 소름끼칠 만큼 섬세하고 음산하다.2000년작.105분.
  • [월드이슈-카톨릭 변혁의 바람] 2천년 고수 교리 도전의 시기 왔다

    [월드이슈-카톨릭 변혁의 바람] 2천년 고수 교리 도전의 시기 왔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를 계기로 가톨릭계가 변혁의 바람에 맞닥뜨려 있다. 이는 곧 가톨릭계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보는 동시에 차기 교황이 누가 될 것인지와 연결된다. 차기 교황은 전세계 80세 이하의 추기경 1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18일부터 실시될 콘클라베(비밀회의)에서 선출된다. 차기 교황은 20세기 후반 이후 가톨릭 교회가 안고 있는 고민, 즉 영적·도덕적 논란거리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면서 가톨릭 개혁을 지휘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전세계 11억 신도를 보유한 가톨릭계가 차기 교황을 선장으로 이같은 변혁의 바람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지구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교황 바오로 2세 보수 입장 견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위기간 중 가톨릭 교회가 과거에 행한 과오에 대한 회개와 함께 종교화합을 위해 많은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공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 등 세계가 직면한 분쟁과 사상적 문제, 정의와 민주주의에 대해선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교리와 개인의 도덕과 관련한 문제에는 줄곧 확고한 전통적 신념을 고수한 것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가톨릭 교리에 대한 전통적 가치를 재정립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복음’의 근본적인 원리원칙만을 되풀이하면서 가치변화의 수용을 거부, 가톨릭 교회와 현실과의 괴리를 부추겼다는 비판도 받았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특히 동성애, 여성 사제, 사제의 결혼, 낙태와 피임, 시험관 아기, 안락사 등에 대해 재임기간 내내 보수적 반대입장을 취했다. 이런 입장은 가톨릭 내부에서조차 사회의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비판과 반발을 샀으며 가톨릭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성권익 운동가들로부터는 교황청이야말로 고집불통의 성차별 집단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에이즈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순결을 지키라.”고 강조해 비웃음을 샀다. 그르노블 정치대학의 피에르 브레숑 교수는 “교황의 서거는 전세계의 이목을 가톨릭에 집중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이것을 가톨릭 교회의 부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현실과의 괴리가 커지면서 서구사회에서 가톨릭의 영향력은 현저하게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가톨릭신도 계속 감소세 전통적 가톨릭 국가인 유럽에서 가톨릭 사제와 신도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은 가톨릭의 위기를 반영한다. 프랑스의 경우 62%가 가톨릭이라고 말하지만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은 12%에 불과하다. 세례를 받은 어린이도 1992년 43만 4718명에서 2002년에는 36만 5107명으로 줄었고,2002년 결혼한 28만 8000쌍 가운데 교회에서 식을 올린 경우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11만쌍에 불과했다. 가톨릭의 쇠락을 부추기는 원인 중의 하나가 사제의 자격 조건을 엄격히 한 데 따른 사제 수의 정체다. 전세계의 사제 수는 40만명으로 계속 정체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2000년 기준으로 사제의 94%가 40세 이상이며,52%가 70세 이상이다. 프랑스에는 현재 2만 4000명의 성직자가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내에 3분의1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프랑스 사제 52% 70세 이상… ‘수혈’ 안돼 이 때문에 결혼한 사람에게도 사제 서품을 허용하고, 여성 성직자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요한 바오로 2세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완고한 입장을 고수했다. 서구사회에서 가톨릭의 위세가 꺾이고 있는 것과 달리 제3세계, 특히 중남미에서 가톨릭 신도의 숫자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남미에서의 교세 확장은 해방신학의 부상과 함께 교황청에 또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 대부분이 가톨릭인 중남미 지역에서 가톨릭 교회는 빈곤층을 대변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가난한 민중들을 경제적·정치적 압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교황은 마르크시즘에 입각한 입장을 철저히 배격하며 성직자들의 정치활동 개입에 반대해 왔다. 교황이 1983년 니카라과를 방문했을 당시 무릎을 꿇고 그에게 손을 내민 에르네스토 카르데날 신부의 손을 뿌리치고 “너의 위치를 찾아라.”고 지적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바티칸으로서도 4억명에 이르는 중남미 신도들의 고통을 좌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차기 교황 전통주의 계승” 지배적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추기경 117명 가운데 114명은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지명됐다. 따라서 누가 교황직을 승계하든 교리적으로는 전통주의를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성의 성직수임 옹호자인 라비니아 번(‘여성을 제단으로’의 저자) 박사는 “가톨릭 교회의 세속화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가톨릭 교회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lotus@seoul.co.kr ■ 가톨릭계 주요 쟁점 ●낙태·피임·안락사·줄기세포 연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바티칸 보수파는 낙태와 피임을 위한 콘돔 사용, 안락사, 줄기세포 연구 등 생명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교황청의 콘돔 사용 금지 조치는 에이즈가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반대 역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과학 및 생명공학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새 생명윤리 기준의 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가톨릭 내부에서 일고 있다. ●여성의 성직 불허·성직자 독신 유지·동성애 진보적인 가톨릭 신도들은 교황이 여성 사제 및 성직자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인권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부분의 종교가 여성 사제를 허용하고 있고,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사제 불허는 남녀 평등이라는 사회 변화상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여성 신도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지나치게 엄격한 입장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교회의 중앙집권화 요한 바오로 2세는 대외적으로 개혁과 대화를 강조했지만 교회 내부적으로는 반대 의견을 허용하지 않았다. 교회의 현대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과 함께 중앙집권체제와 권위주의적 구조를 강화시킴으로써 교회의 분위기를 경직시켰다는 지적이 많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보수파 음모說 진실은 차기 교황 선출을 앞둔 바티칸에 음모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오푸스 데이가 차기교황 선출 영향력”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에 등장하는 비밀결사 ‘오푸스 데이(신의 과업단)’가 내밀한 바티칸의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 교황 및 교회의 보수화를 유도해 왔고 현 교황청 대변인인 호아킨 나발로 발스 추기경이 회원이라는 사실이 겹쳐지면서 음모론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먼저 터져나온 의혹은 교황의 서거 시점 조작설.2일이 아니라 하루 전인 1일 운명했는데 보수파들이 차기 교황에 자신들 입맛에 맞는 추기경이 선출되도록 시간을 벌기 위해 이를 은폐했다는 논리다. 나아가 더 많은 신도를 장례식에 끌어들여 세계적인 이벤트로 키우고 요한 바오로 2세를 이른 시간 안에 성인으로 추대한 다음 이를 차기 교황 선출에 연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보수성향 폴란드신도 참석 늘려 유럽 교단 중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폴란드 신도 200만명이 8일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도 오푸스 데이 같은 보수단체의 계산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음모론자들은 주장한다. 여기에 교황의 마지막 말을 놓고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측근에게 구술한 것으로 알려진 메모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광장에 운집한 신도들을 향해 안간힘을 내 작은 목소리로 “아멘”이라고 했다는 것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선종을 지켜본 주치의 레나토 부조네티 박사는 로마에서 발행되는 라 레푸블리카와의 회견에서 병세가 워낙 위중했기 때문에 마지막 며칠간은 도저히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누군가 이를 외부에 알리면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음모론의 중심에 서있는 오푸스 데이는 소설에 묘사된 대로 중세 때부터 이어져온 결사이지만 1928년 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바티칸에 공식 단체로 등록했다. 현재 세계 각국의 정·재계 거물 등 8만여명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8일부터 교황선출회의 이틀새 100만여명 조문

    |파리 함혜리특파원 외신|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을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성베드로 대성당과 광장이 전세계 추모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교황을 뽑는 추기경단의 비밀회의인 콘클라베가 18일부터 열린다. 교황청은 교황의 유언을 개봉했으나 내용은 7일 발표키로 했다. 유럽 각국의 가톨릭 신도들은 특별열차와 전세 여객기, 버스, 배 편으로 8일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끊임없이 로마로 향하고 있다. 지난 이틀 동안 교황의 시신을 대면한 신도들은 약 100만명으로 추산되며 장례식 전까지는 최대 200만명이 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장례 미사에는 200만∼4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추정된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바티칸에 모인 추기경단이 사흘째 회의를 열어 ‘콘클라베’ 개시 날짜를 18일로 잡았다고 밝혔다.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단의 수는 필리핀 출신의 추기경 제이미 신(76)이 신병 악화로 불참을 통보,116명으로 1명이 줄었다. 교황청은 추기경단이 이날 회의에서 폴란드어로 쓰여진 교황의 유언을 읽었으나 상세한 내용은 7일 폴란드어와 이탈리아어 번역본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15쪽의 유언에는 교황이 2년전 지명한 비밀 추기경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가톨릭식 표현으로 암시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인 추기경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파리의 엠마뉴엘회와 ‘요한 바오로 2세 추모회’과 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하길 원하는 사람들의 요청이 급증하자 6일 밤 특별 열차편과 전세기편을 준비했다. 스페인의 이베리아항공은 로마행 여객기를 보잉 747로 대체하기 위해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독일 철도공사 도이체반은 로마행 철도의 수용인원을 10∼20%까지 늘리기로 했다. 교황의 고국인 폴란드에선 200만명이 교황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행 열차 4000석의 예매를 받은 폴란드의 한 인터넷 사이트는 15분 만에 100만건이 접속, 다운됐다. 폴란드인이 해외에 매장될 때 고향의 흙을 함께 묻는 풍습에 따라 폴란드 11개 지역의 흙이 담긴 주머니가 이날 교황청에 보내졌다. ●교황청은 새 교황이 선출되면 그동안 하얀 연기만 피웠으나 이번부터는 종을 함께 쳐 교황의 탄생을 알리기로 했다고 피에로 마리니 교황청 전례(典禮) 담당 대주교가 밝혔다. 또한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단은 과거 시스티나 성당에 감금되다시피 했으나 앞으로는 바티칸 시티안에서는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했다. 다만 외부와의 통신연락은 계속 금지된다. 마리니 대주교는 교황의 시신이 ‘땅속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요청에 따라 성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안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황의 신체 일부가 고향인 폴란드에 묻힐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교황청은 일축했다. ●교황의 서거 이후 시신 주변을 지키는 경호원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스위스 근위병으로 지난 500년 동안 바티칸의 경비는 물론 교황의 침실 경호까지 도맡았다. 이들이 처음 교황의 경호를 맡은 것은 1506년 1월. 이후 1527년 스페인 군대의 교황청 공격 때부터 1798년 나폴레옹 군대의 로마 침략과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로마 진격에 이르기까지 500년간 교황과 교황청을 지켰다. ●세계 정상들의 조문 외교장이 될 교황의 장례식장 좌석 배치를 놓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바티칸측이 마련한 좌석 배치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악의 축’으로 지칭한 이란의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근처에 앉게 돼 두 정상의 ‘어색한 조우’가 새삼 관심이다. 장례식이 열리는 동안 바티칸의 상공은 비행이 금지되고 교황청 주변에는 경비 차원에서 미사일도 배치하기로 했다. ●교황의 사망 시점을 놓고 교황청 주변에선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를 연상시키는 음모론이 나돌고 있다.5일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교황은 바티칸 발표보다 하루 앞선 1일 사망했으나 바티칸이 보수파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사망날짜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동북아 균형자에서 신뢰구축자로/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최근 정부에서 ‘동북아 균형자론’이라는 새로운 안보구상을 제시하면서 많은 국민과 주변 국가들이 헷갈리고 있다. 헷갈림의 근원은 ‘균형자’라는 개념이다. 영어로는 ‘balancer’라고 표현되는 이 개념은 19세기 이전의 국제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왜냐하면 균형자라는 개념은 17,18세기부터 근대 국민국가 형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국가간 전쟁과, 유럽에서 그 전쟁의 빈도를 줄이려는 당시 패권국가인 영국의 안보정책을 관찰하면서 나온 개념이기 때문이다. 당시 균형자는 국가간 군사적 힘의 균형이 깨질 때 전쟁이 일어난다고 보고 힘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이 국가, 저 국가를 옮겨 다니면서 군사연합을 바꾸어 힘의 균형을 맞추곤 하였다. 이러한 균형자라는 개념의 역사적 근원을 생각하면 정부가 제시한 ‘동북아 균형자론’은 한국이 영국과 같이 군사연합을 바꾸면서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 다행스럽게 정부 당국자의 해설을 들어보면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19세기적 안보구상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내용인즉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해칠 요인을 중국과 일본간의 패권경쟁으로 보고 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하여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구상에서 한국은 일본과 중국 모두와 동맹을 맺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균형자라는 개념의 사용과 그 개념의 내용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첫째, 동북아 균형자 구상이 작동하려면 한·미 동맹에서 미국이 한국이 원하는 대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미국은 일본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어 일본에 대하여 반드시 한·미 동맹만을 축으로 움직인다는 보장이 없다. 또한 미국은 전 세계적 동맹네트워크를 아시아에서는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하여 재편하고자 하는 구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미 동맹보다는 오히려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하여 아시아의 안보환경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균형자라는 개념은 아무리 그 내용이 21세기적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오해의 소지를 갖고 있다.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하여 음모론적 사고를 하는데 익숙한 한국 국민들에게는 그 오해가 정부의 생각보다 훨씬 증폭될 수 있다. 즉 19세기 영국과 같이 필요하면 한국이 한·미동맹의 틀을 깨고 북한, 중국, 러시아와 같이 군사연합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음모론적 사고가 확인되지 않은 채 퍼져나갈 수 있다. 더욱이 정부 당국자가 동북아 균형자론을 설명하면서 북방 삼각동맹과 남방 삼각동맹이라는 냉전적 개념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음모론적 사고가 힘을 얻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음모론적 사고가 돌아다닌다면 워낙 소문이 국제적으로 빨리 퍼지는 21세기에, 보수적인 미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이러한 음모론적 사고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셋째, 정부의 안보정책의 목표를 군사적 균형으로 잡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21세기는 근대국가의 형성과정이 아니며 국가간 전쟁이 국제정치의 일상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근대국가간의 평화적인 공존을 위한 새로운 안보 메커니즘이 필요한 시기다. 유럽은 이러한 공존을 상호간 인정하고 확인하였기 때문에 근대국가라는 틀을 뛰어 넘은 유럽연합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동북아 안보의 메커니즘도 균형이 아니라 국가간에 서로를 인정하고, 상호간 공존의 정책을 신뢰하는 신뢰구축이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세 가지 이유를 근거로 하여 필자는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동북아 신뢰구축자 (confidence builder)’론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한국이 동북아에서 독자적으로 힘의 균형을 이룰 힘은 없어도 신뢰구축을 추진할 수 있는 창의력과 평화지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가 구상하는 다자안보체제도 유럽과 같이 국가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안보공동체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
  • 푸틴, 키르기스 혁명정부 승인

    ‘레몬혁명’으로 아카예프 정권을 몰아낸 키르기스스탄의 정국이 혼미한 가운데 약탈과 폭력사태는 진정되고 있다. 시민혁명 이후 야당의 강력한 카리스마 아래 새 정권을 구성했던 그루지야나 우크라이나와는 대조적이다. 26일 수도 비슈케크에서는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에 대한 암살음모설이 떠도는 가운데 좇겨난 아스카르 아카예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반혁명 시위’가 잇따랐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키예프 체제를 받아들이는 발언을 했음에도 시위를 촉발시킨 총선에서 뽑힌 의원들이 기존 의원들과 정면 대치하는 등 정국 불안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고 있다. 아카예프 대통령에 의해 내무장관에 임명됐다가 혁명으로 축출된 케네슈베크 두셰바예프는 이날 “정부가 무너진 것은 불법이며 국가가 양분됐다.”고 내전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그가 이끈 친(親)아카예프 시위대들은 정권교체를 ‘쿠데타’로 부르며 바키예프 임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의회진입 등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진 않았다. 앞서 아카예프 지지자들은 비슈케크에서 90㎞ 떨어진 케민에서 헌법수호 집회를 가진 뒤 수도로 행진했다. 이와 관련, 신임 내무장관에 지명된 펠릭스 쿨로프 전 부통령은 “바슈케크로 몰려들던 3000여명의 시위대는 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해산됐다.”고 말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는 약탈과 관련해 129명이 감금됐으며 순찰과 야간통행 금지 등으로 치안상태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바키예프 임시 대통령은 첫 기자회견에서 “반혁명이 시작됐으며 선동을 일으키려는 특수집단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키르기스스탄 정부 대변인은 “바키예프 임시 대통령의 목숨을 노리는 기도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을 사임하지 않았다고 밝힌 아카예프가 러시아에 도착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바키예프와 전화통화를 갖고 키르기스스탄의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아카예프의 러시아 망명을 허용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벨로루시의 수도 민스크에선 1000여명이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는 등 옛 소련 지역에서 ‘시민혁명’이 확산되는 조짐이다. 벨로루시 경찰은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체포한 34명의 사법처리 방침을 밝혔다. 야당 지도자 안드레이 클리모프는 “루카센코가 피플파워의 도미노를 두려워하는 증거”라며 반정부 투쟁을 다짐했다. 러시아 연방국가인 우랄 지방의 바슈코르토스탄 공화국에서도 26일 5000여명이 무르타자 라키모프 대통령의 부패와 비리 등을 규탄하며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월드이슈-유럽 ‘다빈치 광풍’] ‘다빈치 투어’까지… 바티칸 속수무책

    [월드이슈-유럽 ‘다빈치 광풍’] ‘다빈치 투어’까지… 바티칸 속수무책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역사스릴러 소설 ‘다빈치 코드’를 둘러싼 논란의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내용의 진위를 둘러싸고 성서 역사가들이 한바탕 논쟁을 벌인 데 이어 표절 논란에까지 휩싸인 이 소설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가톨릭 교계가 침묵을 깨고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논쟁에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바티칸이 이 소설에 대해 공식 반박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교계에선 강경 대응과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가톨릭 교계의 논란 지난 17일 이탈리아 제노바 시청 강당에서는 제노바교구 주재로 다빈치 코드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강당 좌석과 복도·창문 밖까지 수백명이 운집해 이 소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단적으로 입증했다.“예수가 진짜 결혼을 했습니까?”“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아기를 가졌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교회가 여성의 역할을 무시해 왔습니까?” 질문공세를 받으며 이날 토론회를 주재한 사람은 제노바 교구 대주교이자 차기 교황으로 유력시 되고 있는 타르치시오 베르토네(70) 추기경. 지난 15일 라디오 바티칸을 통해 이 책을 ‘수치스러운 거짓말’‘거짓의 성’으로 비유하며 “읽지도, 사지도 말 것”을 주문한 인물이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이날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왜곡된 이야기를 역사의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고통스럽고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소설의 파장을 경고하기에는 너무 늦은감이 있지만 우리 신자들, 특히 젊은이들을 비판적 경각심으로 무장시키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 논박하는 목소리를 낸데 교계 내부에서 많은 반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이 다빈치 코드에 대한 신도들의 ‘보이콧’을 주문한 것과 달리 상파울루의 호세 마리아 핀헤이로 주교는 이 책을 금서(禁書)로 여길 것까지 없다는 입장이다. 역시 차기 교황 후보로 주목되고 있는 핀헤이로 주교는 베르토네 추기경의 목소리를 교황청의 공식적인 목소리가 아님을 강조하면서 책을 읽더라도 사리분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들이 소설 속에 담긴 사실과 허구적 요소를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며 “책을 읽지 못하게 할 것까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가톨릭 교계에서 이 책의 출간 2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공식대응에 나선 것은 이 소설의 놀라운 성공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황청은 사실과 허구가 마구 뒤섞여 혼동을 초래하고, 특히 로마 교황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성서 대신 ‘다빈치 코드’를 기독교 역사 안내서로 사용하는 것에 경악해 왔다. ●표절 시비와 광고 패러디 논란 레바논에선 이 책에 대한 판매를 금지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고향인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 빈치시에서는 성서의 진실에 이의를 제기한 소설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모의재판이 예술전문가와 가톨릭 성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기도 했다. 또 프랑스의 청바지 제조회사 ‘마리테 프랑소와 저버’는 소설에서 코드 분석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다빈치의 걸작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광고물을 제작했다가 법원의 게시 금지령을 받았다. 여자 예수를 등장시키고 예수의 제자 2명이 청바지를 입고 가슴을 드러낸 채 서로 안고 있는 이 광고물에 대해 법원은 “믿음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행위”라며 신성성 훼손을 내세우며 소송을 제기한 프랑스 가톨릭교회의 손을 들어줬다. 표절 논란도 거세다. 영국 작가 마이클 바이젠트와 리처드 레이, 헨리 링컨은 자신들이 지난 1982년 발간한 논픽션 ‘성혈과 성배’의 구성을 댄 브라운이 통째로 가져다 사용했다며 다빈치 코드 발행사인 더블데이사와 모회사인 랜덤하우스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인기 이런 논란 속에서도 ‘다빈치 코드’의 위세는 여전하다. 오히려 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며 출판사측은 즐거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프랑스어판을 출간해 170만부 판매를 기록한 JC 라테스 출판사의 홍보 담당자 에릭 디빌은 “교황청이 반박을 한 것이 오히려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켜 판매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다빈치 코드 삽화 제작본 출간,‘천사와 악마’(댄 브라운이 2000년 출간한 책)의 번역 출간과 맞물려 교황청이 훌륭한 홍보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출판사는 다빈치 코드 덕분에 창사 40년 만에 돈방석에 앉았다. 디빌은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해 “단지 소설일 뿐”이라며 “암호해독과 비밀결사, 종교, 추리성 등이 어우러진 데다 소설의 대부분이 파리를 무대로 하고 있어 프랑스 독자들의 반응이 식을 줄 모른다.”고 말했다. 소설의 무대인 유럽은 ‘다빈치 코드’의 인기 덕분에 관광업계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소설에 푹 빠진 독자들은 파리에서 런던·스코틀랜드까지 소설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과 소피 뇌브가 성배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에 거쳐간 장소들을 여행하며 소설 속의 무대들을 살피는 즐거움을 맛본다. 미술사·종교 등에 정통한 가이드와 함께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는 패키지 상품 ‘다빈치 투어’를 통해 소설 속의 미스터리를 풀며 여행한 관광객은 이미 2만여명을 넘는다. 내년에는 영화까지 개봉될 예정이다. 소니픽처스는 310만달러에 판권을 매입, 오는 6월 제작에 들어간다. 론 하워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와 오드리 토투, 장 르노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lotus@seoul.co.kr ■ ‘흥행 대박’ 원인은 허구와 실제의 환상적 결합 “미래의 소설은 모두 추리소설이 될 것.”한 추리작가의 지적은 다빈치 코드의 ‘흥행’ 성공 요인을 압축한다. 주인공 랭던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를 연상시키며 유럽 각국을 오가는 빠른 전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식을 충실히 따랐다. 이런 통속성을 극적으로 채색한 것이 가톨릭 교계의 음모를 둘러싼 논쟁적인 메시지와 이를 파헤치기 위해 동원된 예술사와 건축사, 종교철학, 기호학 등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박힌 것이 아니라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 딸을 두었으며 이 혈통이 메로빙거 왕조로 이어졌고 교황청이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시온수도회 수장이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암굴의 성모’ 등에 여성성과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코드를 숨겨놓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교황의 적통(適統)을 은폐하려 했던 바티칸 비밀결사 ‘오푸스 데이’가 실존하며 현 교황청 대변인 나발로 발스를 비롯, 차기 교황 후보 일부가 이 결사 회원이란 주장은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과 실제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게 한다. 미국에서만 700만부가 팔려나간 것을 비롯, 전세계 44개국에서 변역돼 2500만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다빈치코드, 진실과 거짓 |파리 함혜리특파원| 작가 댄 브라운은 “주인공 로버트 랭던 등 등장인물을 제외하고 예술과 건축, 밀교의식, 비밀결사에 관한 모든 내용은 역사에 근거하고 있다.”고 했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프랑스의 역사 전문지 ‘이스토리아(Historia)’는 3월호에서 특집으로 ‘다빈치 코드의 해독’을 다루며 내용의 진위를 파헤쳤다. ●템플 기사단 기사단의 역사는 11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설에서 성배를 보호하는 임무를 띤 것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1차 십자군전쟁 때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성물들을 소유하며 재물과 권력을 확보했다. 초창기 로마교회와 왕실은 이들 기사단에 우호적이었지만 권력이 커지면서 갈등 관계로 번져 1307년 10월13일 기습 공격을 받고 궤멸했다. ●시온 수도회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후손을 보호해 귀족혈통(메로빙거 왕조)을 만들었다는 이 수도회는 ‘가톨릭 교리와 전통 보존 연합 기사단’이라는 부속 명칭을 갖고 있다. 사브와지방의 생줄리앙 앙 제느브와시에 등록번호 KM94548로 1956년 6월25일 등록됐다. ●비밀 문서 시온수도회에 관한 문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1975년에 ‘4 LM 1249’라는 번호로 등록되어 있고 열람도 가능하다. 중세당시 기록은 찾기 힘들고 1967년에 정리돼 타이핑된 문서다. 이 문서에 따르면 당시 시온 수도회 회원은 1093명이며 7계급으로 구분돼 있다. 비밀문서는 시온수도회가 템플기사단의 비호세력이라고 주장했다. ●피에르 플랑타르 소설속 소니에르 루브르박물관장의 모티브를 제공한 시온수도회의 마지막 기사단장인 플랑타르는 1920년 3월18일 파리에서 태어난 실제 인물이다.17세에 학교공부를 그만두고 성당에서 생활하며 종교생활에 심취했다. 히틀러 추종자로 극우파 성향의 종교단체 활동을 했다.1942년에 반유대주의를 주장하는 잡지 ‘정복’을 발간했다. lotus@seoul.co.kr
  • 폐업 하청업체 “한국서 제조업? 미친짓이다”

    폐업 하청업체 “한국서 제조업? 미친짓이다”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해오던 20년된 울산지역 중견 중소기업 대덕사㈜(북구 효문동)가 지난달 말 문을 닫았다. 권형근(59) 사장은 공장을 폐업한 뒤 연락을 끊고 있으며 조합원들은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폐업한 공장 안에서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 때문에 회사를 지탱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음모론과 대기업 횡포론을 주장한다. 원청업체인 현대차는 글로벌시대에 경쟁력 없는 업체의 도태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사장 “강성노조가 회사문 닫게해” 권 사장은 “강성 노동조합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져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며 “노조가 공장 문을 닫게 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헌법위에 민주노총과 노동조합법이 있는 한국에서 제조업을 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라고 했다. 권 사장은 “회사가 잘 되는데 어느 미친 경영자가 폐업을 하겠느냐.”며 “돈 빌려 줄 은행조차 없을 정도로 경영 악화에 몰려 폐업 외에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단골식당 밥맛이 나빠지면 손님들이 인정상 한두번 더 가다 결국 발길을 끊게 되고 주인은 밥맛을 개선하지 못해 손님이 끊어지면 문을 닫을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그는 또 “정치적 입지만 생각하는 몇몇 핵심 노조원 때문에 회사가 망했다.”며 “노조와는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아 차라리 외국인과 이야기하는 게 더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세계를 무대로 경쟁해야 하는 현대차로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사를 협력업체로 선정하지 않는 것은 정상적인 선택으로 이해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덕사는 1986년 설립돼 지난달 28일 폐업하기 전까지 현대차에 차체프레스를 납품해왔다. 사원 110명으로 지난해 600여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권 사장은 “노조가 생기기 전인 1990년대 중반까지 괜찮았던 회사가 2000년 이후부터 해마다 10여일, 때로는 한달 넘게 파업을 하는 바람에 기술개발은 뒤처지고 임금은 꼬박꼬박 올랐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요구하는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새 부품을 따지 못해 해마다 수십억원씩 적자가 났다고 했다. ●노조“원청업체 음모 개입” 대덕사 지회 주장은 전혀 다르다. 박춘곤 노조지회장은 “하청업체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현대차가 금속노조에 가입돼 있는 부품업체 구조조정과 길들이기를 위해 계획적으로 폐업시켰다.”고 주장한다. 현대차가 몇년 전부터 밉보인 대덕사에 신규 제품을 주지 않고 지난해 은밀하게 다른 업체 4곳에 제품을 개발토록 한 뒤 문을 닫게 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현대차가 원가절감을 이유로 협력업체에 매출액의 3%만큼 납품단가를 내리는 원가절감(CR)을 적용하고 있는 점도 협력업체 경영 압박요인으로 작용해 폐업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파업 때문에 현대차 생산라인이 멈춘 적도 있지만 회사와 현대차 사정을 나름대로 많이 배려했다.”며 “회사가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고 항변했다. 노조는 제품을 몰래 개발한 4개 회사가 대덕사를 인수해 고용과 노동조합을 승계토록 하라고 현대차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노조는 지난 20일 새벽 회사측이 용역 직원 40여명을 동원, 농성조합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제품을 강제로 빼내 갔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경쟁력 낮은 기업 도태 당연” 현대차는 2000년 이후부터 협력업체 선정은 모두 전자입찰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청업체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며 노조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원자재를 비롯해 생산원가가 오른다고 차값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협력업체에도 CR를 요구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CR기준을 정해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가격이나 기술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는 경쟁에서 탈락, 도태되는 냉정한 기업환경이 된 것으로 원청회사가 기술력이 뛰어난 협력업체를 왜 문 닫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세계 유명 자동차 회사마다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납품단가가 싼 부품회사를 찾아 세계 곳곳으로 나서고 있는 마당에 현대차 협력업체로 선정만 되면 잘 먹고 살 수 있다는 옛날 꿈에서 빨리 깨어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글 사진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조작된 공포/폴 토드·조너선 블로흐 지음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보기관들의 부정적 이미지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바로 ‘조작과 공포’다. 이들은 정보를 왜곡하고, 적대국의 경제적 위협이나 테러 같은 ‘표적’을 과장함으로써 공포심을 조장해왔다. 그러나 냉전이 사그러지면서 예산이 축소되고 권한도 크게 약화돼 쇠퇴의 길을 걷는가 하더니 다시 그 위력을 떨치고 있다. 분기점은 9·11테러다.9·11 이후 정보기관들은 그야말로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새로 제정된 테러리즘 관련 법안들을 토대로 정보기관들은 시민운동과 환경운동, 반세계화운동까지 감시하기에 이른다. ●시민운동·환경운동까지 감시 ‘조작된 공포’(폴 토드·조너선 블로흐 지음, 이주영 옮김, 창비 펴냄)는 냉전 종식, 그리고 9·11 이후 세계 정보기관들의 역할 모델에 주목하고,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정보활동의 변화양태를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각국 정보기관의 어두운 과거를 고발하면서 공포와 조작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 정보기관의 민주적 통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이스라엘 등 전통적으로 강력한 정보기관을 갖고 있던 나라들은 물론, 아직까지 생소할 수도 있는 시리아·파키스탄·미얀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제3세계 국가의 정보기관까지 총망라해 정보기관들의 활동과 조직규모, 예산 등 객관적 사실들과 서로 협력과 경쟁, 반목해온 각국 정보기관들의 비사도 서술했다. 책에 따르면 9·11 이후 미국에선 국토안보부가 신설되고, 연방재난관리국이 확대 개편되었으며, 애국법·반테러법이 제정되었다. 유럽연합에선 ‘반테러 로드맵’이 한층 진전되었고, 이스라엘은 슬그머니 팔레스타인과 테러조직 사이의 연계설을 쟁점화하여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는 ‘테러와의 전쟁’을 체첸 분리주의자 탄압의 명분으로 삼았다. 결국 9·11은 냉전 종식으로 엄청난 감량을 감당해야 했던 이들 정보기관들에 돌파구를 마련해준 셈이었다. 미국 국가안보기록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한 폴 토드,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활동에 참여했으며 현재 영국 런던 지역의회 의원으로 있는 조너선 블로흐가 공동 집필했다. 저자들은 지금을 ‘감시의 시대’로 명명하면서, 전지구적 차원의 위성감시 시스템인 에셜론(Echelon)에서부터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최신 감시기법들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의 발달로 감시능력이 더욱 강화된 정보기관의 모습을 살펴본다. ●첨단 정보시스템 무기로 기업과 개인까지 표적 책에 따르면 미 국가안보국(NSA)이 기획·조정하는 전 지구적 감시시스템인 에셜론의 위력은 가공할 만하다. 주로 국제 전자통신네트워크상의 암호화되지 않는 이메일, 팩스, 전화를 감시·도청하는 데 이용된다. 개인 관련 키워드를 검색어로 해서 수백만개의 메시지를 검색하고, 다양한 분류단계를 거쳐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에셜론이 이전의 첩보시스템과 다른 점은 비군사적 표적, 이를 테면 정부나 단체, 기업과 개인이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보를 토대로 미국 언론들은 에어버스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관리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폭로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에어버스사와의 계약을 파기했다. 그 계약은 이후 미국 기업 보잉사와 맥도널더글러스사의 차지가 됐다. 미국 항공기회사 레이시온이 톰슨-CSF 컨소시엄을 제치고 아마존 유역의 감시시스템 구축 사업체로 선정된 것도 역시 NSA의 작품이었다. 각국 정보기관은 국내의 사회운동, 반정부운동을 통제하기 위해 악행을 마다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3세계의 정치와 경제에도 깊숙이 개입했다. 아프리카 지역의 끔찍한 학살전쟁 배후에는 아프리카의 광물과 석유자원 등 경제적 이권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한 미국·프랑스 등 서방 강대국의 정보기관이 있었다. 라틴아메리카의 군부 독재정권을 지원하고 훈련케 한 것도 미국 정보기관이었다. 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에 의한 표적 암살도 고발한다. 아울러 산업과 경제정보가 정보기관의 중요한 활동 영역으로 자리잡으면서 정보기관들이 거대기업들과 손을 잡고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추악한 모습도 폭로한다. 그리고 권력의 사유물이 되어버린 시리아·이라크·파키스탄·미얀마의 정보기관들의 음모 등도 상세히 파헤쳤다. ●정보 오용과 왜곡의 결과는 끔찍한 참극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는 거짓으로 판명된 정보 때문에 큰 전쟁이 개시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정보기관의 왜곡된 정보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환기시킨다. 당시 문제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느냐였다. 하지만 공식주장은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한다’에서 ‘무기개발 계획이 존재한다’로, 이어 ‘무기개발과 관련된 움직임이 있다’로 후퇴를 거듭했다. 정보기관은 단순한 말바꿈으로 끝날 지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수십만명의 목숨이 희생되는 참극이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정책결정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본래부터 애매모호한 절차가 오용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1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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