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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들’ 그들의 사랑과 한숨

    ‘변호사들’ 그들의 사랑과 한숨

    MBC가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가 진한 아쉬움을 남겼던 ‘환생-넥스트’의 후속으로 4일부터 새 월화드라마 ‘변호사들’(연출 이태곤·극본 정성주)을 준비했다. 이 드라마는 법률회사 ‘송현’을 배경으로 변호사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뜨거운 경쟁과 이에 얽힌 음모·사랑을 다루게 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시킨다는, 어찌보면 이상적인 직업인 변호사. 하지만 이들이 일하는 법률회사는 다른 어느 곳보다 돈과 권력에 민감하고, 그릇된 욕망으로 넘쳐난다. 반대로 정의와 현실 사이의 괴리에 고민과 한숨이 높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법률회사의 여비서와 악인으로 변해 나타난 옛 연인, 그리고 정직한 중견 변호사가 하나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데뷔작 ‘애드버킷’ 이후 7년 만에 다시 변호사를 연기하는 김상경이 특수부 검사 출신 서정호로 나와 정의감을 불태운다. 반면 자본의 논리를 좇아가는 악덕 변호사 윤석기는 김성수가 맡아 변신을 시도한다. 현재 임신 중인 정혜영이 법률회사 여비서 김주영으로 나와 ‘불새’의 악녀 이미지를 털어내며 옛 연인 윤석기, 이혼남 서정호와 삼각관계를 이룬다.MBC 드라마에 첫 출연하는 한고은은 발랄하고 매력적인 여비서 양하영을 맡았다. 추상미 이휘재 등이 동료 변호사로 얼굴을 비친다. ‘12월의 열대야’를 만들었던 이태곤 프로듀서는 “주인공이 변호사라서 법정 드라마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변호사라는 직업은 드라마를 전개해 나가는 도구일 뿐, 기본적으로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을 다룬 멜로드라마”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그 영화 어때?] 새달 7일개봉 ‘어썰트 13’

    스케일을 살리려 요란한 시각효과로 ‘뻥’을 치는 액션영화에 질렸다면 ‘어썰트 13’(Assault on Precinct 13·새달 7일 개봉)을 챙겨봄직하다. 액션의 부피를 키우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시각을 교란(?)시키는 액션물들과는 확실히 좀 다른 구석이 있다. 실제상황을 보고 있는 듯 사실감 넘치는 영화 속 액션 시퀀스들이 진지한 감상을 보장한다. 악질 죄수들을 호송중인 경찰버스가 디트로이트의 극심한 폭설 때문에 인근 13구역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곳의 경사 제이크(에단 호크)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수용했으나, 내심 불안하기만 하다. 수년 전 범인검거 현장에서 자신의 실수로 동료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 이후 죄책감으로 소심한 경찰로 전락한 제이크. 그도 그럴 것이 호송 중인 범죄자들 가운데는 디트로이트 최대 마약조직의 우두머리이자 경찰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기로 악명높은 비숍(로렌스 피시번)이 끼어있다. 영화는 배우들과 관객을 폭설로 고립된 허름한 경찰서 안으로 순식간에 몰아넣고는 빗장을 채워버린다. 이내 정체불명의 무장세력들이 경찰서 밖에서 무차별 공격을 해오고, 영문도 모른 채 갇힌 이들은 처절한 생존의 동거를 시작한다. 폐쇄된 공간에서 본의 아니게 ‘한 배’를 탄 경찰들과 죄수들이 의기투합한다는 기발한 설정이 관객의 흥미를 곱절로 부풀린다. 무장세력이 비숍을 구출하려는 그의 조직원들일 거란 ‘상식적’ 추론을 허락하지 않는 영화는 슬쩍 음모론을 끌어들여 액션극의 밀도를 높인다. 비숍을 비호하며 거액을 빼돌려온 비리 경찰 듀발(가브리엘 번)일당이, 비밀을 영원히 은폐하려는 계산에서 아예 비숍을 제거하기로 음모를 꾸민 것. 경찰서를 경찰들이 공격하고, 일군의 범죄자들이 그 공간을 사수하려는 아이로닉한 설정은 이래저래 효력이 크다. 통념적 선악의 역할극에서 벗어난 영화 속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감상의 묘미가 기대 이상이다. 공적을 물리치느라 제이크와 비숍이 ‘기묘한’ 우정을 쌓아가는 몇몇 대목은 실소가 터질 만큼 억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경찰서 안의 내부고발자 등 막판의 짜릿한 반전이 범죄액션의 양감을 풍성하게 살려주기에 별 무리가 없다.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모피어스 역으로 나왔던 로렌스 피시번이 이 영화에서 대단히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는 점도 특기사항. 무지막지한 근육질 살인범이 됐으나, 중후하고 강렬한 눈빛이 에단 호크보다 더 오래 ‘우리 편’ 영웅으로 잔상에 남는다. 서스펜스 액션영화의 거장 존 카펜터 감독의 1976년 화제작 ‘분노의 13번가’를 리메이크했다.2002년 그래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세계적 힙합스타 자룰이 도박사기꾼 스마일리 역으로 나온다. 장 프랑수아 리쉐 감독.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네마 천국] 새달 7일 개봉 스릴러 ‘프리즈 프레임’

    누군가에게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1초도 빠짐없이 내가 나 자신을 감시해야 한다면? 새달 7일 개봉하는 스릴러 ‘프리즈 프레임’(Freeze Frame)은 이야기 얼개를 언급하는 순간부터 숨이 막힐 것 같다. 언제 어느 순간에든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카메라 프레임 안에 묶어두는 남자의 이야기다. 10년전 일가족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숀 베일(리 에반스). 또 언제 어떤 식으로 누명을 쓸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후 10년 동안 자신의 행위들을 빠짐없이 카메라로 기록해왔다. 집안 구석구석에 폐쇄회로 카메라를 달아두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몸에까지 카메라를 붙이고 다닐 정도다. 피해의식에 빠져 심각한 편집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의 상황을 도입부에서부터 밀착묘사한 영화는 한참동안 관객을 무중력 상태에 빠트려 놓는다. 숨막힐 듯 시종 어둡기만 한 화면에 지루하게 나열되는 주인공의 ‘기록 편집증’이 영화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중반을 넘어선 뒤에야 감잡힌다. 늘어져 있던 영화가 신경줄을 조이기 시작하는 건, 또다시 살인혐의를 받게 된 숀이 알리바이를 증명할 녹화 테이프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아차린 대목에서부터. 피살자의 몸에서 문제의 테이프가 발견되자 숀의 숨통을 조이는 경찰, 꼼짝없이 궁지에 몰린 숀, 사건에 유별나게 관심이 많은 여기자(케이시 카터) 등 세 축을 뼈대삼아 스릴러는 살을 붙여나간다. 햇빛 한줄 없는 숀의 어두운 지하실 방이 주요공간인 영화에 어떤 이는 폐쇄공포증의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듯. 누군가의 계획된 음모에 걸려 혼자 눈물겹게 진실을 밝혀나가는 주인공의 연기가 밀도 높다. 리 에반스는 영국의 코미디 스타 출신.‘마우스 헌트’‘제5원소’‘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등의 조연으로 꾸준히 얼굴을 내밀어온 그가 완전히 딴판 캐릭터의 주인공을 연기했다. 설명이 길어졌다간 자칫 스포일러가 되기 십상인 막판 반전이 놓였다.15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인영이 재혼하기 전에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을 희주로부터 전해 들은 기준 엄마는 눈앞이 캄캄하다. 기준 엄마는 급기야 인영을 찾아가 기준이 혼자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남자가 있다고 연극이라도 해 달라고 사정한다. 인영은 속상하고 미칠 것 같은 심정으로 기준 엄마를 바라본다.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노래를 부르고, 듣고, 가사를 외우려고 노력하다 보면 치매 예방과 우울증을 다스릴 수 있다고 한다. 노래방 모니터에 의존하는 기존 습관을 고치기 위한 가사외우기 비법은 물론 노래 듣기를 통해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심리적 효과 등 노래를 통한 음악치료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기획특집 ‘독도,100년의 진실’(YTN 오전 9시30분) 한국전쟁과 IMF 등 우리가 조금이라도 허점을 보이면 어김없이 독도 분쟁을 조장하는 일본의 음모를 조명한다.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의 미공개 육성과 러일전쟁 당시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의 모습이 생생히 방송된다.  ●시민의 힘(EBS 오후 11시40분) 서남아시아 쓰나미 발생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 NGO들은 지속적으로 이곳에 지원을 해오고 있다. 기초적인 긴급물자를 보내 풍토병과 피부병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치료해 줬는가 하면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기 위해 주택건설에도 나섰다. 우리 NGO의 다양한 활동상을 살펴본다.  ●사과나무(MBC 오후 7시20분) 82년에 데뷔하여 20년 넘게 최고로 군림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 남경주. 항상 주연만 했을 것 같은 그에게도 무명시절이 있었다는데…. 그가 한때 뮤지컬을 포기까지 했던 사연과 펑펑 울었던 사연을 공개한다. 또 11살 연하의 방송아카데미 강사 정희욱씨와의 러브스토리도 엿듣는다.  ●부활(KBS2 오후 9시55분) 20년 전 사고의 기억을 되찾게 되고, 격심한 분노로 복수를 결심한 하은은 마침내 신혁의 모습을 하고 인철의 집을 찾아간다. 자신을 신혁으로 알고 반기는 어머니 이화를 보며 참을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은하와 재수는 수철을 찾아가 하은의 억울한 죽음에 분통을 터트린다.  <
  • [책꽂이]

    ●사진이란 무엇인가(최민식 지음, 현문서가 펴냄) 50년 사진작가로 한 길을 걸어온 저자의 사진철학과 인생을 담은 책. 세계 유명 사진작가 25명의 대표작에 대한 감상과 분석, 저자의 대표작 28점에 대한 창작배경 이야기 등을 담았다.1만 2800원.●기회의 창(제임스 J 두데스탯 등 지음, 이규태·이철우 옮김, 성균관대 출판부 펴냄) ‘디지털 시대 대학의 생존전략’이 부제. 디지털시대로 인해 우리 사회와 대학이 직면한 변화와 도전을 나열하고, 우리가 추진해야 할 도전과제를 조목조목 제시한다.2만원.●1215(존 길링엄·대니 댄지거 지음, 황정하 옮김, 생각의 나무 펴냄) 서구 최초의 성문법이자 전 세계 민주헌법의 기초를 닦은 대헌장 마그나카르타가 탄생한 1215년 무렵 중세 영국의 생활풍속과 격동적 역사의 현장을 담았다.1만 5000원.●초록숲 정원에서 온 편지(카렐 차페크 지음, 윤미연 옮김, 다른세상 펴냄) 체코의 대표적 작가인 지은이가 정원을 가꾸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열두달로 나누어 소개한다. 식물에 대한 기묘한 관심과 신비 등을 포착해 문학적으로 펼쳐 보인다.8500원.●가족이 희망이다(민윤식 엮음, 오늘 펴냄) 모든 희망은 가족에서 시작된다는 소중한 가르침을 전해 주는 책. 일상에서 평범한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자매, 연인과 부부, 그리고 친구들이 서로 돕고 살아가는, 땀과 사랑이 넘치는 이야기들을 담았다.9000원.●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앨런 맥팔레인 지음, 이근영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케임브리지 대학 노교수인 지은이가 가족, 사랑과 결혼, 우정, 존재, 돈 등 삶의 화두에 대한 인류 성찰의 지혜를 사랑하는 손녀딸에게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1만 900원.●로스트 인 티벳(리처드 스탁스·미리엄 머컷 지음, 박선령 옮김, 아롬 펴냄) 2차세계대전 당시, 사고로 티베트 고산지대에 내린 미군 조종사 5명의 이야기. 생생한 모험과 함께 문화적 충돌, 티베트 주변국의 정치적 음모 등을 잘 보여 준다.1만 1000원.●반 고흐, 영혼의 편지(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기고 엮음, 예담 펴냄) 고흐가 동생 테오와 어머니, 여동생, 동료 화가인 고갱과 베르나르 등에게 띄운 편지를 묶은 것으로, 고흐의 삶과 예술에 대한 열정이 잘 나타나 있다.9800원.●현대수학의 아버지 힐베르트(콘스탄스 리드 지음, 이일해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세계 수학계를 대표하는 수학자였던 힐베르트의 인간적 면모와 학술적 공헌 등을 흥미로우면서 진지하게 추적한다.1만 8000원.●한국경제에 고함(전철환 지음, 아라크네 펴냄) 지난해 6월 타계한 전 한국은행 전철환 총재의 유고집. 한국 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 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히기 위해 쓴 글들을 모았다.1만 2000원.
  • [서울광장] 드라마 ‘제5공화국’과 5·18/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드라마 ‘제5공화국’과 5·18/이용원 논설위원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봉 세례에 거꾸러지는 학생·시민들과 그 위로 다시 쏟아지는 발길질, 교련복 입은 대학생의 복부로 찔러들어가는 총검…. 지난 토·일요일 MBC드라마 ‘제5공화국’을 본 시청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봉 세례에 거꾸러지는 학생·시민들과 그 위로 다시 쏟아지는 발길질, 피투성이 몸에 팬티만 걸친 채 줄줄이 연행되는 청년들, 그리고 교련복 입은 대학생의 복부로 찔러들어가는 총검…. 1980년 5월18∼19일 전남대 앞과 금남로 등 광주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계엄군의 잔악한 폭력이 화면에 그대로 살아나고 있었다. 곁에서 함께 TV를 보던 딸아이가 아빠, 저 군인들 왜 저러는 거야? 어떻게 저런 일이 있어? 라고 물었지만 목이 메어 대답할 수가 없었다. 속으로만 그래 실제로 있었던 일이야, 그것도 불과 25년전 우리땅 한쪽에서. 저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이제 너희는 저 말도 안 되는 폭력과 결별한 새 세상에서 마음놓고 살아가는 거야 라고 되뇔 뿐이었다. ‘5·18민중항쟁’의 실상이 우리사회에 두루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중반쯤이다. 금서임에도 불구하고 알음알음 전파되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황석영 엮음)이 출간된 때가 1985년 5월이었다. 또 외국 언론과 외국인 선교사가 찍었다는 다큐멘터리 필름 몇 종류가 은밀히 떠돈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후 민주화를 이루면서 ‘5월 광주’에 관한 각종 증언·기록이 쏟아져 나왔고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신군부에 대한 내란죄 재판도 열렸다.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하는 등 몇가지 과제가 남기는 했지만 ‘5·18’의 진상은 이제 대부분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지난주 방영한 ‘제5공화국’의 ‘5·18 민중항쟁’편 1·2부가 그처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걸 보면 국민 대다수는 그동안 그 내용을 어렴풋이 짐작만 했을 뿐 정확히 몰랐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 ‘제5공화국’은 ‘5·18’에 관한 최초의 대중적 보고서라 감히 평가할 만하다. 드라마는 계엄군의 무자비한 시위진압 현장을 생생히 보여주는 한편으로, 전두환을 정점으로 한 신군부가 정권장악의 수단으로써 이 상황을 이용하려고 음모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아울러 광주시민이건 공수부대원이건, 이름 없는 백성이 거대한 격랑에 휩쓸려 희생 당하는 시대상을 일깨워 주었다.1980년 5월 한국사회의 경험이 총체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역사 드라마가 곧 역사 그 자체인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미지화한 역사가 문자화한 역사보다 역사현실을 더욱 잘 재현할 수 있다.’는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자의 지적처럼, 제대로 만든 역사 드라마에는 역사책 몇권을 합친 것 이상의 미덕이 있다. 이제 젊은 세대도 그들의 부모가 그 나이때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이해하게 되었으리라 본다. ‘5월 광주’는 한 TV드라마를 통해 비로소 그 전모를 국민 앞에 드러냈다. 그러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드라마에서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민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하도록 지시한 발포명령자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 있다. 공식·비공식 실종자가 400명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계엄군이 희생자를 대거 암매장했다는 장소의 존재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14일 처음 전체회의를 가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5·18민중항쟁’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미제로 남아 있는 광주의 진실을 밝힐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해법은 단 하나이다. 가해 당사자들이 양심고백을 해 진실을 밝히는 길뿐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원작만화 느낌 그대로… 브루스 윌리스 ‘복수의 화신’ 役

    할리우드 터줏대감 브루스 윌리스와 로버트 로드리게스감독. 머릿속에서 대번 이미지의 틀이 그려지는 액션 히어로와, 스크린에서 무슨 일을 낼지 도무지 감잡기 힘든 ‘악동’ 감독. 아무래도 부조화한 만남 같은데, 이들이 작당하고 일을 냈다.30일 개봉하는 ‘씬 시티’(Sin City)에서 두 사람은 부조화의 편견을 뚫고 빚어내는 화음이 어떤 맛인지를 여보란듯 펼쳐보인다. ‘씬 시티’의 원작은 ‘그래픽 소설’이라 불리는 코믹스(만화) 장르를 개척한 프랭크 밀러의 동명만화.‘데어 데블’(2003년)의 원작을 맡기도 했던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공동감독으로도 참여했다. 제목에서 풍기듯 영화는 누아르를 연상시킬 만큼 어둡고 장렬한 액션 시퀀스가 인상적인 스릴러물. 범죄와 음모, 관능이 득시글거리는 도시 뒷골목을 누비는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들은 누아르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다크 히어로’(어둠의 영웅)의 이미지를 뒤집어썼다. 그 자신 만화원작의 열렬한 팬이었던 감독은 원작의 상상력을 최대한 다치게 하지 않고 스크린에 옮기는 데 주력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두꺼운 원작의 마니아층을 만족시키려면 강도높은 자극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까. 흑백에 포인트 컬러를 넣는 방식의 독특한 화면부터 유별난 액션을 예고한다. 브루스 윌리스는 이번에도 오랜 ‘전공’인 형사 역이다. 은퇴를 하루 앞둔 나이 예순의 형사 하티건.11세 소녀를 인질범에게서 구출하는 마지막 임무를 혼자 수행하다 오히려 누명을 쓰고 수감된다. 소녀의 유괴범 로크는 다름아닌 막강파워로 도시를 주무르는 상원의원의 아들이었던 것. 브루스 윌리스를 SF애니메이션 속 영웅처럼 변신시킨 화면은 디스토피아적 음울한 화면에 쉼없이 인물 만화경을 풀어낸다. 별볼일 없는 자신을 하룻밤 따뜻이 품어준 여인 골디(제이미 킹)가 살해당하자 막무가내로 복수에 나서는 뒷골목의 ‘주먹’ 마브(미키 루크). 타락한 전직 형사로 양아치들을 몰고다니며 웨이트리스 애인 셜리(브리트니 머피)에게 주먹질이나 일삼는 재키 보이(베네치오 델 토로), 비열한 재키에게 총을 겨누는 셜리의 새 애인 드와이트(클라이브 오언). 줄줄이 나열되는 캐릭터들을 직렬 혹은 병렬로 정리하는 데 헷갈릴 관객도 있을 듯싶다. 복잡하게 사건들을 꼬아놓고 수수께끼를 풀어보라며 키득키득 장난을 거는 로드리게스 감독 스타일이 드러나는 설정이다. 딱히 기둥줄거리가 없어 보이는데, 복잡다단한 인물구도를 갖춘 영화가 요령껏 굴러가는 품새가 신통하다. 누명을 쓰고 8년을 감옥에서 썩고나온 하티건의 장렬한 복수와 어느새 19세가 된 낸시(제시카 알바)와의 사랑, 골디를 죽인 살인마 케빈(엘리야 우드)을 저돌적으로 공격하는 마브의 이야기는 묘하게 순애보의 낭만까지 뿜어낸다. ‘씬 시티’의 액션이 만화적 상상력의 결정체인 흔적은 이뿐이 아니다. 음모에 뒤덮인 창녀촌을 지키는 여전사같은 여인 게일(로자리오 도슨)이 있는가 하면, 사무라이 여전사(데본 아오키)가 ‘킬빌’의 우마 서먼과 닮은꼴로 귀신처럼 칼을 놀려댄다(실제로 ‘킬빌’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을 도왔다.). 아이디어가 많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백화점식 스토리 나열로 끊임없이 감각을 자극할 뿐,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한 두름에 꿰는 드라마의 힘은 아무래도 약하다. 요란한 시각장치가 아니었다면 관객들을 흥분시킬 대목이 과연 얼마나 됐을까 의심스러운 까닭이다. 만화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 감쪽같이 가면을 쓰고 나온 듯한 스타들의 변신은 빼놓을 수 없는 감상포인트. 뽀빠이와 헐크를 뒤섞어 고대전사의 이미지를 덧칠한 듯한 미키 루크, 표정없는 사이코 살인마가 된 엘리야 우드의 캐릭터는 그 자체로 ‘이야깃감’이다.18세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금화 찾아 삼만리… ‘액션 종합세트’

    답답한 가슴과 꽉 막힌 머릿속을 시원스레 뻥 뚫어 기분이 상쾌해지라고 만든 영화다. 킬링 타임용 ‘팝콘 무비’로는 제격이다. 쉼없이 몰아치는 스펙터클한 장면은 잠시라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 순간 순간 튀어나오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은 지루해 할 틈을 주지 않는다. 육해공을 넘나들며 거침 없이 몰아치는 호쾌한 총격신과 추격신은 마치 ‘액션 종합 선물세트’를 보는 것 같다. 23일 개봉하는 브렉 에이즈너 감독의 ‘사하라(Sahara)’는 제목 그대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대한 스케일의 액션 모험극. 미화 1억3000만 달러라는 거대한 제작비와 5000명의 엑스트라 등 엄청난 물량이 투입된 이 영화는 모로코, 스페인, 영국 등의 방대한 로케이션을 통해 촬영됐다. 무엇보다 주인공 매튜 매커너히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촬영을 하다 사랑에 빠졌다는 소식 때문에 화제가 된 작품. 전 미 해군 특공대 네이비실 출신의 보물 탐험가 더크(매튜 매커너히)와 그의 오랜 친구 알(스티브 잔)은 ‘대박’을 좇아 말리로 떠난다. 그들이 찾는 것은 남북 전쟁 때 금화로 만든 ‘시크릿 코인’을 가득 싣고 사라진 ‘죽음의 함선’. 둘은 도중에 전염병으로 의심되는 질병을 조사하기 위해 역시 말리로 향하는 세계보건기구 (WHO)의 의사 에바(페넬로페 크루즈)를 만난다. 서로 목적은 다르지만 행선지가 같은 세 사람은 사하라 물을 독극물로 만들어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려는 숨겨진 음모를 밝혀내면서 예상치 못한 위험에 빠져들게 된다. 액션 그 이상만 바라지 않는다면 충분히 즐겁다. 상황 설정이 다소 뜬금 없고 스토리 전개의 밀도도 무척 성글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이대는 흥미진진한 액션은 이를 눈감아 줄만하다. 보트 위를 곡예를 부리듯 넘나드는 모습, 광활한 사막을 통과하는 기차 위를 낙타를 타고 뛰어오르는 장면, 최신형 탱크와 헬기에 남북전쟁 당시의 전함으로 맞서는 모습, 악당들과 쫓고 쫓기며 총알 세례를 주고 받는 액션(물론 주인공은 절대 맞지 않는다) 등이 오감을 자극한다.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눈속임이 아닌 실제 온몸으로 뛰고 구르는 리얼액션이 ‘쿨’한 느낌을 준다.하지만 영화 시작 후 족히 30분 동안은 별다른 액션이 없어 끝없는 사막 위를 걷는 듯 갈증이 날 수도 있겠다.12세 관람가.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배트맨 비긴스’ -탄생, 왜! 어떻게?

    올 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는 약속이나 한 듯 ‘탄생의 비밀’을 벗기는 데 초점을 모았다.‘스타워즈 에피소드 3’편이 제다이 기사 아나킨이 악의 화신이 되는 과정을 밝히더니,24일 개봉하는 ‘배트맨 비긴스’(Batman Begins)는 브루스 웨인이 왜, 어떻게 배트맨이 됐는지를 되짚는다. 배트맨의 1인 영웅담에 집중하기는 전편들과 다를 게 없으되 덕분에 드라마는 한결 강해졌다. 장기 시리즈물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주인공의 면모일 것. 마이클 키튼, 발 킬머, 조지 클루니에 이은 4대 배트맨으로 크리스천 베일이 종횡무진 스크린을 활강한다. 상처입은 영혼을 가진 배트맨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영화는 시작부터 초점을 맞춘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어이없이 길거리에서 피살되는 광경을 목격한 그날 이후 브루스 웨인은 죄의식과 분노를 떨칠 수가 없다. 악을 물리칠 방법을 찾겠다며 고담시를 떠나 들어간 곳이 범죄자들의 소굴. 그곳에서 자신도 범죄자에게 아내를 잃은 아픔을 겪었다며 접근해오는 듀커드(리암 니슨)를 만나 다양한 수련법을 익힌다. 그러나 듀커드가 범죄자들을 처절하게 응징하는 라스 알굴(와타나베 겐)주도의 강경조직으로 끌어들이려 하자 웨인은 고담시로 돌아와 사회를 구원할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다. 배트맨 탄생을 설명하는 일련의 사연들이 전반부에서 압축된 이후 스크린은 본격적인 영웅담을 풀어놓는다. 고담시에 만연한 부패와 범죄를 소탕하려는 웨인의 시도는 너무나 인간적이며, 이를 부각시키려는 흔적이 곳곳에서 역력하다는 점이 이번 시리즈의 특기항목. 충성스런 집사(마이클 케인)와 응용과학 전문가 폭스(모건 프리먼)의 도움으로 첨단소재의 배트슈트, 최신 무기들을 제조하는 과정에 진지한 시선을 보낸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읽힌다. 불굴의 의지, 강도높은 훈련, 거대한 자본으로 이뤄진 배트맨은 ‘던져진 영웅’이 아니라 ‘만들어진 영웅’이었음을 웅변하는 데 영화는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영웅담의 기본재료로 동원되는 선악의 이분법적 구도가 이번 시리즈에선 흐릿하게 뭉개진 대목도 흥미롭다. 동양무술의 달인인 라스 알굴이 어둠의 세력으로 묘사되기는 했다. 그러나 그 역시 배트맨과 방식을 달리했을 뿐 악을 응징한다는 점에서는 배트맨에 맞서는 캐릭터는 아니다. 고담시로 돌아온 브루스 웨인의 대립대상은 부패권력과 밀착한 갱두목 팔코니(톰 윌킨슨). 어렸을 적 여자친구이자 검사보인 레이첼(케이티 홈즈)이 팔코니의 음모로 위험에 빠지자 신출귀몰하며 이를 막아낸다. 호쾌한 액션을 기대하는 마니아들에겐 배가 좀 고프지 않을까 싶다. 배트맨이 공포를 대면하고 그것을 초극하기까지의 내면을 보여주는 데 치중한 탓에 팬터지를 부르는 액션 시퀀스는 그리 많지 않다. 톰 크루즈의 새 애인으로 한창 외신 가십난을 채우고 있는 케이티 홈즈가 지적이고도 당찬 캐릭터로 감칠맛 나는 양념 구실을 했다.‘메멘토’‘인섬니아’ 등을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12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국제플러스] “시리아, 레바논 지도자 암살 음모”

    미국은 시리아가 레바논의 고위급 지도자들을 암살할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 지난 4월 철군했던 시리아의 정보부대가 “위협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레바논에 되돌아오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빌려 이같은 정보가 “다양한 레바논내 정보통”으로 나왔으며 “우리는 이를 매우 신뢰할 만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이 정보통들은 카시르 살해와 비슷한 사건들이 잇따를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고 전한 뒤 “우리는 이를 매우 심각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시리아 정보기관 등이 레바논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주인없는 뼈와 살의 수수께끼

    야간열차「백」살인사건은 어디로? 엉뚱하게도 살아있는 얼굴들이 죽음의 주인공으로 오르내리기 몇 차례. 한 달이 넘도록 풀리지 않은 사건. 추리소설 속에서만 보아온 괴이한「스토리」가 진짜에서 시작되어 소설처럼 남게 되었다. 뭇 수사관들이 만져 보고 도려내고 한 주인 없는 뼈와 살. 한국 땅에서 태어나 자란 것만은 분명한 것 같은데 어째서 한 달이 넘도록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까? 오랜 경험의 수사관들도 범죄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혀를 차고 있다. 죽은 자가 누군지 알아야 죽인 자를 찾을 텐데 노련한 수사관들이 총동원되다시피 하여 무려 한 달 동안을 전국적으로 퍼져 뒤져도 여인의 신원은 알 도리가 없다. 집 나간 딸을 찾을 욕심으로 이 사건을 역이용한 서울 성동구 박용기(朴龍起)(42)씨의 멋진 연극(?)에 속아 넘어간 어리석은 한국 경찰 이야기며, 덕분에「뉴스」의 초점을 한 몸에 지니고 8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온 박모(18)양이 다시 외유생활(?)의 진미를 잊지 못해 경기도 파주 미군 부대촌으로 돌아간 이야기, 불장난 연애경력 때문에 경찰에 끌려가 매까지 맞고 살인자의 누명까지 썼던 20세의 유모군이 명예회복을 해 달라는 색다른 고소사건까지 얽혀 사건은 더욱 복잡하게 확대되었지만 사건의 결말은 언제 내려질 지 암담하기만 하다. 부유층의 가정(家庭)속 범죄? 자가용 가진「고민」신사(紳士) 지난 9월 16일 새벽 5시 35분 서울발~부산행 야간열차에 실려 부산진역에 도착되었던 시체는 이미 썩어서 문드러져 있었고 보자기와「백」으로 겹겹이 싸여져 소화물처럼 뒹굴고 있었던 것. 속옷바람으로 거의 알몸처럼 죽어 있는 젊은 여인의 나이를 28세 전후로 추정, 일단 치정살인으로 보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수사관들은 수사의 초점을 거의 국부에다 치중시켜 국부, 음모감정만도 수십 차례, 나중에는 국부를 송두리째 도려내어 서울에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까지 운반하기까지에 이르렀던 것. 처음엔 미군용「백」과 손톱의「매니큐어」등을 근거로 혹시 양부인이 아닌가 추리도 해보았지만 나체에 걸쳐진 속옷 등이 모두 국산품이라는 점 때문에 수사각도를 변경했던 것. 아무튼 치정이 얽힌 살인 사건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은데 어떤 부류의 여성인지조차 현재까지 알 도리가 없다. 다만 지금까지의 수사자료를 바탕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장 유력한 추리는 부유층에 속하는 가정내의 범죄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당초에 내세운 접대부 혹은 직업여성 또는 외부활동을 하는 여자일 경우, 실종신고가 없을 수 없고 창녀나 양공주일 것 같으면 같은 동료들이 모를 수가 없다는 것. 그래서 경찰은 철저한 비밀이 지켜질 수 있는 가정, 시체보따리를 용이하게 열차에까지 실을 수 있는 자동차 소유자, 완고한 본부인이 있고 사회적인 명예가 있는 사람으로서 식모 또는 첩에 대한 불륜을 해결하지 못해 고민해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 이유는 사체를 오랫동안 보관했다는 점과 사체가 비교적 낮은 부류의 생활을 한 것 같지 않고 철도원 또는 역직원 소화물계 직원들의 눈에도 띄지 않을 만큼 사체 운반을 감쪽같이 했다는 사실, 사체포장을 오랜 준비 끝에 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사랑과 미움이 완전범죄의 살인까지로 비약, 밤의 완행열차에 실려 아무렇게나 팽개쳐진 한 여인의 인생이었다.  <공하종(孔河棕) 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0/20 제1권 제5호 ]
  • [마광수의 섹스토리] ② 하렘의 왕이되어

    [마광수의 섹스토리] ② 하렘의 왕이되어

    나는 꿈 속에서 하렘(harem)의 왕이 되어 있었다. 왕비도 내가 하렘의 후궁들과 섞여서 노는 것을 기분 나빠하지 않았고, 자신도 즐거이 다른 궁녀들처럼 마조히스틱한 열락에 동참해주는 것이었다. 어마어마하게 큰 하렘의 한가운데에는 작은 호수만 한 크기의 욕탕이 마련돼 있었다. 투명한 천창(天窓)이 너무 높아 하렘은 마치 야외에 만들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주변에는 잘 손질된 원추형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고, 나무들마다에는 탐스럽게 잘 읽은 열대 과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바닥 여기저기에서는 아름다운 꽃들이 한껏 교태를 부리며 암술과 수술을 뻗쳐올리고 있었다. 욕탕의 바닥과 가장자리는 황금과 백금과 옥으로 만든 타일로 덮여 있었는데, 수십 명의 남녀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몸을 비비꼬면서 애무하는 모습이 모자이크되어 있었다. 욕탕 바깥의 바닥은 수천 개의 두꺼운 거울로 모자이크되어 있었고, 사이사이에는 자주색과 핑크색을 주조로 하는 화려한 빛깔의 페르시아 융단이 깔려 있었다. 욕탕의 지붕은 여섯 개의 육각형 기둥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었는데, 기둥들은 모두 투명한 크리스털로 만들어져 있었다. 기둥 옆에는 여러 남녀들이 애무하는 모습으로 조각된 수정 스탠드가 있어 은은한 오렌지색 불빛을 내뿜고 있었다. 황금으로 된 욕탕의 지붕은 여인의 풍만한 유방 모양을 하고 있었고, 젖꼭지 부분에는 엄청나게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어 열대 오후의 나른한 햇살을 갖가지 찬란한 빛깔로 반사시켜 주고 있었다. 지붕의 안쪽은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거울로 되어 있어, 여러 개의 거울들이 서로를 끊임없이 반사시켜 무수히 신비로운 상(像)을 만들어냈다. 욕탕 위의 높디높은 천창에는 루비와 사파이어 등 갖가지 보석들로 만들어진 샹들리에들이 꽃 모양의 전구들을 머금고 뻗어내려와, 흡사 성긴 은하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욕탕은 기분좋은 온도와 향기나는 물로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욕탕 한가운데서는 핑크빛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분수가 물을 방울방울 뿜어올리고 있었다. 분수는 위로 높이 쳐든 여인의 엉덩이 모양을 하고 있었고, 항문에서 서서히 흘러나오는 물방울들은 물이 아니라 꿀맛이 듬뿍 스민 향기로운 술이었다. 욕탕 주변에 있는 만개한 꽃들과 잘 익은 과일에서 풍겨나오는 감미로운 냄새, 그리고 분수에서 흘러나오는 술의 고혹적인 알코올 향이 뒤섞이면서, 욕탕 안은 더욱 신비롭고 몽롱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욕탕 밖에서는 수십 명의 벌거벗은 여인들이 나태한 자세로 누워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다. 그네들 가운데는 서로 얽히고설켜 애무하면서, 바닥의 거울이 반사해 내는 자신들의 황홀한 나신을 도취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여자들도 있다. 여인들은 뒷굽의 높이가 15㎝는 됨직한 황금빛 뾰족샌들을 신고 있을 뿐인데, 가지가지 색깔의 탐스러운 머리카락들이 길게 웨이브지며 흘러내려와 하얀 유방과 곱슬거리는 음모와 탐스럽게 부풀어오른 엉덩이들을 가려주고 있다. 한 여인이 길디 긴 손톱을 부챗살처럼 길게 뻗어 머리카락을 뒤로 빗어넘기자, 보름달 같은 유방의 농염한 자태가 드러난다. 젖꼭지에는 둥근 황금고리가 꿰어져 있고, 고리 아래로 늘어진 체인 끝에 매달린 금방울들은 살랑살랑 흔들거리며 명량(明亮)한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탕 안에는 수십명의 여인들이 알몸뚱이로 물에 몸을 반쯤 담근 채 앉아 있다. 대리석으로 깎아 빚어 만든 듯한 늘씬한 다리들은 물 아래에서 뒤엉켜 서로를 마찰해주고 있고, 길고 가느다란 색색가지 음모들이 물풀처럼 살랑대며 춤을 추고 있다. 중앙의 분수에서 느릿느릿 뿜어져 나오는 작은 물방울들이 여인들의 몸을 간질인다. 그로테스크한 색조로 짙게 화장한 얼굴들과 껍질을 벗긴 핑크빛 수박덩어리 같은 유방들이 반쯤은 물에, 반쯤은 향기로운 술에 젖어 반짝거리고 있다. 여인들은 가끔씩 유방에 방울방물 맺혀 있는 술을 서로가 혀끝으로 천천히 핥아먹으면서 아리따운 추파를 흘리고 있다. 욕탕 바깥의 페르시아 융단 한 모퉁이에서는 십여명의 여인들이 서로 화장을 해주고 있다. 한 여인이 상대방 여인의 속눈썹을 은색의 펄(pearl) 마스카라로 한 올 한 올 정성껏 올려주고 있는 게 보인다. 은빛 콘택트 렌즈를 낀 여인의 눈동자는 은색의 펄 속눈썹과 함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발산한다. 여인은 붉은 포도주 색깔의 립스틱이 자기의 입술에 진하게 발라지는 동안 입술을 백치처럼 멍하니 벌리고 있다. 얼굴화장이 끝나자 몸 화장이 시작된다. 흑장미색의 립스틱이 양쪽 유두에 칠해지고, 짙은 꽃분홍색의 액체 파운데이션이 하얀 유방 위에 부드러운 동심원을 그리며 칠해져 나간다. 배꼽 주변에도 물감을 칠한 후, 이번에는 두 다리 사이의 거웃이 손질된다. 손가락 길이만큼 길러 황금빛 매니큐어를 칠한 긴 손톱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상대방 여인의 음모를 정성껏 손질해 주고 있는 궁녀의 손놀림이 곱다. 곱슬거리는 연한 갈색의 음모는 황금빛 손톱이 스쳐지나가면서 화려한 무지개색으로 염색되고, 곧이어 막 세팅한 머리처럼 봉곳이 부풀어 오른다. 음모 손질을 끝낸 궁녀는 상대방 여인의 불두덩에 살짝 입맞춤을 하고 나선, 음순에는 진주로 된 음순걸이를, 항문에는 묘안석(猫眼石)으로 된 항문걸이를 걸어준다. 그런 다음 두 몸이 한데 엉켜 우아하게 요동을 친다. 렘의 나무 사이를 거닐며 열매를 따거나 꽃을 꺾고 있는 여인들도 있다. 그들은 다른 여인들과는 달리 투명한 옷감으로 된 드레스를 입고 있는데, 걸음을 걸으면서 몸의 각도를 바꿀 때마다 젖가슴의 볼륨과 음모의 반짝임, 하늘거리는 허리선과 부드러운 둔부의 곡선이 잠자리 날개 같은 옷감을 통해 보일 듯 말 듯 내비친다. 그네들 역시 맨발에 굽 높은 샌들을 신고 있다. 타원형을 이루며 둥글게 아래로 말려들어간 긴 발톱들이 샌들 앞부분으로 나와 있고, 발톱들은 노란색·빨간색·보라색·분홍색·연두색·복숭아색·은색·금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의 매니큐어로 손질되어 있다. 샌들의 앞굽을 발톱 길이에 맞춰 높게 만들었지만, 휘어들어간 발톱들이 워낙 길기 때문에 걸을 때마다 바닥에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인들의 발놀림은 무척이나 느리고 권태스러워 보인다. 과일이나 꽃를 따고 있는 손톱들도 둥글게 말려들어갈 정도로 길다. 갖가지 색깔로 손톱에 칠해진 펄 섞인 매니큐어들이, 일제히 햇빛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나와 왕비는 카펫 위에 있는 상아 침대에서 푹신한 금빛 보료에 묻혀 나란히 누워 있다. 나는 한 궁녀가 땀을 뻘뻘 흘리며 해주는 보디 마사지를 받고 있고, 왕비는 미풍에도 출렁거릴 정도로 얇고 긴 손톱들을 궁녀 두명에게 손질시키고 있다. 보디 마사지가 끝나자 방금 온 몸에 화장을 끝낸 여인이 내게로 천천히 기어온다. 그녀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귀고리·코걸이·팔찌·반지·젖꼭지걸이·음순걸이·항문걸이 등에 매달린 금방울들이 꿈결 같은 소리를 만들어낸다. 여인은 내 앞에 오자 무릎을 꿇고서 내 발에 입맞춘 후, 서서히 혓바닥을 옮겨 나의 온 몸을 혀끝으로 살살 핥아주기 시작한다. 왕비 역시 손톱 손질을 끝내고서 한 궁녀가 해주는 혓바닥 마사지를 받고 있다. 혓바닥 마사지가 끝나자 나는 궁녀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욕탕 안으로 들어간다. 물 속에 반쯤 몸을 담그자 한 여인이 분수로 가서 입 안 가득히 술을 받아 머금고 온다. 그녀의 긴 핑크빛 머리카락과 진주빛 시폰 드레스는 물에 젖어 몸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그녀가 내 쪽으로 몸을 움직일 때마다 몸에 달라붙은 드레스를 통해 어렴풋이 엿보이는 핑크빛 젖가슴과 연두색 불두덩이 물결치듯 움직이고 있다. 여인은 입 안에 머금고 있는 술을 내 입 안에 흘려 넣어준다. 나는 그녀의 입 안에서 적당히 따뜻해진 술의 향기를 음미하면서 여인의 젖꼭지를 장난치듯 꼬집어 본다. 여인은 적포도주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긴 손톱으로 나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면서 꿈꾸는 듯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마광수는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 ‘中위협론’ ‘美포위론’ 공방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21세기 패권을 좌우할 미국과 중국이 ‘중국 위협론’과 ‘미국 포위론’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군비증강이 안보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중국 위협론’을 다시 제기했고, 중국은 미국이 패권주의를 위해 중국을 가둬놓고 있다는 ‘포위론’으로 반격했다. 미국의 대표적 ‘매파’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최로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4차 연례 아시아 안보회의에서다. ●중국 군비증강은 위협수준 럼즈펠드 장관은 “중국이 외부의 군사적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군비를 증강, 타이완 해협을 비롯한 역내 군사력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중국은 전세계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보유했고 국방예산은 세계 3위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만간 미 국방부가 공표할 ‘중국의 군사력에 대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테러 위협’과 같은 수준의 경계 대상으로 규정짓는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미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타이완을 향한 난징(南京)군구의 단거리 미사일 배치 증강 ▲러시아로부터 최신예 요격전투기 등 추가 구매 ▲타이완 해협에 신속 기동부대 배치 ▲공격형 잠수함 도입 등 해군력 증강 등을 지적할 전망이다. 오노 요시노리(大野功統) 일본 방위청장관도 럼즈펠드 장관을 지원하며 연간 10% 이상씩 늘고 있는 중국의 국방예산에 군사연구 개발비의 포함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구체적 군사비 지출내역 공개를 촉구했다. ●중국 국방비 미국의 14분의1에 불과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아주국장은 “중국의 군사비 지출은 합리적이며 미·일의 비판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전년대비 12.6% 늘어난 2447억위안(약 300억달러)이지만 주로 군 현대화와 복지에 쓰이는 ‘방어용’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43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방예산의 14분의1에 불과하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미·일의 중국 위협론을 미국의 패권주의와 일본의 군국주의 확산을 위한 ‘음모’로 보고 있다. 중국인민대학 미국연구센터 스인훙(時殷弘) 주임은 “미·일동맹은 대중 포위전략을 통해 중국의 군사력 발전에 제동을 거는 군사전략을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좁혀오는 미국의 대중 포위망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은 이미 시작됐고 아시아와 서태평양에 육·해·공 3군의 군사력을 증강 배치하고 있다고 친 중국계 신문인 홍콩의 동방일보(東方日報)가 이날 보도했다. 미군은 한국·일본 주둔군과 오키나와∼타이완∼필리핀을 연결, 중국을 포위하고 있으며 유사시 중국을 타격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태국, 호주 등과 항구·군사기지 사용 협정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센터 류젠페이(劉建飛) 교수는 “부시 행정부는 중국을 ‘떠오르는 적대자(Emerging Rival)’로 규정, 중국 인근인 중앙아시아와 인도, 몽골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대중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oilman@seoul.co.kr
  • 민주당 사무실 도청… 닉슨대통령 사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워터게이트 사건’은 지난 1972년 6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재선 캠프의 비밀 공작팀이 워싱턴 북서부 워터게이트 빌딩에 자리잡은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 사무실에 몰래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건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주거침입 미수 사건으로 시작됐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권력 핵심층의 음모가 드러나면서 2년 후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대통령 사임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닉슨 재선 캠프에서 재정을 담당했던 고든 리디 전 연방수사국(FBI) 직원이 25만달러를 받고 민주당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 했으며, 대통령의 핵심 보좌관들이 도청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백악관 내의 통치자료 녹음설비를 통해 드러나게 됐다. 이 사건으로 공화당 정부의 선거방해, 정치헌금 부정, 수뢰, 탈세 등이 드러났고 닉슨 전 대통령 본인도 무마공작에 나섰던 사실이 폭로됐다. 결국 74년 8월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대통령 탄핵결의안이 가결되자 닉슨 전 대통령은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당시 민주당측의 탄핵 추진을 위한 법률인단에서 활약했다. dawn@seoul.co.kr
  • 헤이그 비서실장·키신저 장관 오해 벗어

    30여년이 걸렸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결정적 실마리를 워싱턴포스트에 제보한 ‘딥 스로트’로 지목받아온 많은 인물들이 의심과 억측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데는 30여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이들 중 일부는 상원 청문회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구일 것이라고 화살을 돌렸고 몇몇은 우드워드 기자 등이 제보자 사망 후에 신원을 공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죽음으로써 비로소 결백을 입증하기도 했다. 백악관 공보 담당이었던 론 지글러는 여러 음모 이론가들에 의해 지목됐으나 2003년 사망 후에도 워싱턴포스트측이 가만히 있어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윌리엄 콜비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1996년 눈을 감음으로써 자신에게 쏟아진 의심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우드워드 기자 등이 딥 스로트가 술과 담배를 즐긴다고 얘기하는 바람에 알렉산더 헤이그(사진 왼쪽) 전 비서실장까지 덩달아 주변으로부터 의심받았다. 닉슨의 연설문 담당이었던 패트릭 뷰캐넌 전 상원의원도 존 딘 3세 백악관 법률고문이 지난 73년 상원 청문회에서 자신을 지목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그는 이날 NBC 방송에 출연, 닉슨 행정부에 타격을 가한 기자들과 공모한 “배반자”라고 펠트를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오른쪽)도 도청 사건에 연루돼 수감됐던 존 에리크먼 수석 비서관으로부터 지목받고 진땀을 흘려야 했다. 또 CIA 국장이었던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과 간부였던 코드 마이어,FBI 간부였던 패트릭 그레이와 찰스 베이츠, 로버트 쿤켈, 닉슨의 보좌관이었던 데이비드 거겐 등도 진짜 제보자가 확인됨으로써 마음의 짐을 벗게 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쉬어가기˙˙˙

    올림픽 역도 3연패의 하릴 무툴루(32·터키)가 29일 자신에게 쏠린 약물 복용 의혹과 관련,“나는 금지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 조국을 배신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음모의 희생양”이라고 강변. 아테네올림픽 남자 역도 56㎏급에서 금메달을 따 올림픽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으나 지난달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소변검사 결과 스테로이드계 금지약물인 난드롤론 양성반응을 보여 재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 무툴루는 “동료들도 못 믿게 돼 요즘은 차도 내가 직접 끓여 마시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 [토요영화]

    [토요영화]

    ●위대한 피츠카랄도(EBS 오후 11시45분) 광기와 집착에 사로잡힌 명배우 클라우스 킨스키와 ‘뉴 저먼 시네마’의 이단아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의 작품. 킨스키는 91년 숨질 때까지 132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헤어초크는 50편의 영화(미개봉작 제외)를 연출했다. 이들은 ‘아귀레, 신의 분노’(1972)를 시작으로,‘노스페라투’(1979) ‘보이첵’(1979) ‘위대한 피츠카랄도’(1982) ‘코브라 베르데’(1987)까지 다섯 작품을 함께하며, 세계 영화사에 걸작을 남겼다. 강박관념이나 과대망상에 빠진 비주류 인물을 즐겨 다뤘던 헤어초크의 페르소나는 킨스키가 제 격이었다. 그러나 둘이 영화를 찍을 때마다 서로를 증오하며 다퉜다. 비슷한 마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위대한‘을 찍을 때도 영화 속 배경인 오페라하우스를 강으로 옮기느냐, 산길을 통해 옮기느냐를 두고 각자 서로 죽일 음모를 꾸민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킨스키가 죽고 난 뒤 헤어초크는 자신들이 평생에 걸쳐 나눴던 우정과 증오를 담은 다큐멘터리 ‘나의 친애하는 적’(1999)을 만들기도 했다. ‘아귀레‘ 이후 아마존 정글을 다시 찾은 이 영화는 예술에 대한 무모한 열정을 추적하고 있다.20세기 초 카루소의 오페라에 감명을 받은 피츠카랄도(클라우스 킨스키)는 아마존 정글의 친구들에게 이를 들려주기로 마음 먹는다.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으나, 악전고투 끝에 오페라 하우스를 정글 안에 짓고 만다.168분.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KBS2 오후 11시5분) CF와 영화 예고편을 연출해 온 젊은 감독 용이의 데뷔작. 요즘에는 자신이 스스로 CF와 영화에도 출연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있다. 원작은 프랑스 작가 카롤린 봉그랑의 소설 ‘밑줄 긋는 남자’다. ‘로맨틱 연애 추리담’을 내세운 이 영화는 디지털 색 보정을 거친 선명한 색감으로 화면이 예쁘고, 따스해 보인다. 도서관 사서 역으로 출연한 가수 윤종신의 영화음악도 좋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가 다소 뻔한 것이 흠. 할인점에서 일하는 현채(배두나). 털털한 성격과 눈치 없는 행동으로 ‘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남자에게 숱하게 차이는 등 연애 실패 선수다. 어릴 때부터 친했던 동하(김남진)가 있지만, 친구 이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현채는 어느날 도서관에서 빌린 화집 속에서 ‘당신은 겨울 잠에서 깨어난 귀여운 곰같이 사랑스럽답니다.’라는 사랑 고백 쪽지를 발견하게 된다. 현채는 쪽지를 따라 화집을 빌리며 그 남자를 찾아나선다.2003년작.96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균형자論과 거간꾼의 지혜/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4·19직후의 민주당정부 시절에 나온 ‘민족일보’를 보면 이 신문이 무슨 통일운동 단체의 기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신문은 시도 때도 없이 사설이나 기사로 통일문제를 다뤘다. 이 신문이 통일문제에 압도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당시 진보적인 지식인사회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었다. 학생들이 조직적으로 통일운동을 펴고, 이에 호응하듯 기성 지식인들도 단체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통일운동에 나섰으며, 진보정당도 제각기 소리를 높여 통일을 외쳐댔다. 이들 진보계열의 통일론은 각론에 들어가면 어느정도 차이가 있지만 주장의 핵심이 ‘중립화 통일론’에서 벗어난 경우는 없었다. 남한과 북한이 각기 미·소 양대 진영의 다른 쪽에 편입되면 그것은 상대방에게 위협이 되고 끊임없는 음모와 위험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통일한국은 국제적 동의 하에 중립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 주지였다. 이 중립화 통일론은 이론 자체로 보면 말 그대로 중립적인 것 같지만 당시의 국제관계를 고려한다면 반미적인 것이었다. 남한을 아시아대륙의 최전방 반공보루로 삼고자 한 미국으로서는 중립화 통일론이란 미국의 울타리에서 뛰쳐나가겠다는 배반의 논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실제로 라오스 등 아시아 여러 나라가 중립화를 내세우며 일단 미국을 떠난 뒤 곧 공산화의 길을 택했다. 당시 미국의 목표는 한국을 일본과 묶어 한·미·일 삼각체제를 굳히는 것이었다. 미국이 이승만 정부를 민중봉기로부터 보호하기를 포기한 것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 삼각체제 구축에 동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각체제에 대한 미국의 집념은 확고부동한 것이었다. 따라서 엄청난 원조를 쏟아 부었을 뿐만 아니라 피까지 흘리며 지켜준 한국에서 지식인들이 중립화 통일을 부르짖는 것은 미국으로서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미국의 이런 심리를 파고 든 것이 바로 박정희 군사정부였다. 박정희 소장이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서울의 미 대사관이나 8군 당국은 거병 자체가 미국의 군 통수권을 거역한 것이려니와 박정희 소장 자신이 여순반란 사건과 관련이 있고 가족 중에도 좌익 경력자가 있어 부정적이었다. 박정희 소장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은 5·16 직후 숨가쁜 상황에서 주한 미 대사관이나 미 정보당국이 국무부에 보낸 여러 기밀문서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박정희 소장은 국내 용공분자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여 미국의 환심을 산 뒤 삼각체제 구축에 적극 호응함으로써 미국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그후 이른바 ‘더러운 전쟁’이라는 월남전에까지 끼어들어 미국의 돈독한 신임을 얻었고, 이런 일련의 행보는 한국 자본주의의 획기적인 성장으로 보상받았다. 요즘 한·미관계가 다시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물론이려니와 미국의 일반시민들 사이에서도 한국에 대한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 아시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맡고자 하는 한국의 새로운 모색은 여전히 삼각체제에 집착하는 미국 사람들에게 냉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전의 중립화 통일론이 배반의 논리였다면 지금의 균형자론 역시 미국 사람들에게는 마찬가지일 따름이다. 며칠전에는 미국의 한 고위 관리가 한국 정부의 균형자론에 대한 미국의 달갑지 않은 심사를 반영하듯, 이른바 ‘우범지대론’이라는 색다른 주장을 편 바 있다. 인근의 강대국에 시달려온 역사적 경험을 되살려 멀리 있는 미국과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논리야말로 한국에 대해 미국 중심의 세계 체제에 편승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의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 미국의 그런 패권주의적 사고를 비판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곱씹어 볼 사실이 있다. 자고로 훌륭한 거간꾼은 매매의 양 당사자가 모두 그 거간을 확고하게 자기편이라고 여기게 만든다. 다른편으로 기울었다는 느낌을 주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중립적이라는 인상까지도 되도록 피해야 한다.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려면 우선 거간꾼의 그런 요령부터 터득할 필요가 있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79년 10월 7일 파리 외곽 숲에서 총살

    다음은 국정원 진실위가 발표한 김형욱 실종사건의 중간조사 결과를 기초로 구성해 본 내용이다. 1979년 9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김형욱 전 중정부장이 프랑스로 갈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주프랑스 중정 거점장이던 이상열 공사에게 김 전 부장 살해를 지시했다. 이 공사는 9월 말쯤 파리에 머물고 있던 중정 연수생 가운데 신현진·이만수(가명)를 적임자로 선택했다. 이 공사는 신현진에게 “중정부장 출신이 거액의 외화를 빼돌려 카지노에서 탕진하고 국가 기밀을 마구 폭로하고 있다. 이런 사람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면서 “김 부장 지시를 받았는데 자네가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신현진은 “목표가 김형욱이죠.”라고 대답했다. 중정부장 출신이 개인 영달을 위해 국가 기밀을 폭로한다는 얘기에 극도의 증오심을 갖게 된 그는 김 전 부장을 살해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10월1일, 이 공사는 비밀리에 귀국해 김 부장을 만나 김형욱을 살해할 도구로 쓰기 위해 소련제 소음권총과 독침을 넘겨받았다. 신현진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구권 출신의 제3국인 친구 2명에게 미화 10만달러라는 거액을 제시하며 살해 음모에 가담할 것을 약속받았다. 살해 당일인 1979년 10월7일. 이 공사는 김 전 부장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카지노 자금을 빌려달라는 전화였다. 이 공사는 급히 신현진을 불러 “두 시간 뒤 샹젤리제 거리로 김형욱을 오라고 했으니 오늘 처치해야 한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신현진은 즉시 이만수와 3국인 친구 2명을 샹젤리제 거리로 불렀다. 이들은 이 공사가 몰고 나온 관용차 ‘푸조 604’안에서 살해계획을 확인한 뒤 이만수는 미화 10만달러가 든 돈가방을 들고 개선문 근처 호텔 바로, 나머지 4명은 김형욱을 만나러 리도극장으로 향했다. 이 공사는 나와 있던 김 전 부장에게 3국인 2명을 돈을 빌려줄 사람이라고 속이고 김 전 부장을 차에 태운 뒤 자리를 떴다. 차량이 어두워진 파리시내를 뚫고 외곽순환도로를 건너던 찰나, 뒷좌석에 앉아 있던 3국인 중 한명이 김 전 부장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했고, 김 전 부장은 정신을 잃었다. 어느새 승용차는 인적이 드문 작은 숲속에 도착했다. 신현진은 차에서 대기하고,3국인 2명은 실신한 김 전 부장을 끌고 도로에서 50m정도 떨어진 숲속으로 사라졌다. 이들은 김 전 부장을 내려놓은 뒤 방아쇠를 7번 당겼다. 이들은 시신을 낙엽으로 덮어놓고 현장을 빠져 나왔다. 이들은 김 전 부장의 바바리코트에 여권과 지갑, 시계를 넣은 뒤 벨트로 묶어 차에서 대기 중이던 신현진에게 건넸다. 사흘 후인 10월10일, 귀국한 신현진이 “그림(살해경과)에 대해서는 신군한테 들으십시오.”라는 이 공사의 보고문을 김 부장에게 보여주자 그의 얼굴은 환해졌다. 김 부장은 현금 300만원과 20만원씩이 든 봉투를 신현진의 두 손에 쥐어 주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버무리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푸아그라는 캐비아, 송로버섯과 함께 서양 3대 진미로 꼽힌다. 거위에게 억지로 옥수수를 먹여 비대하게 키운 간 요리로만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지만, 일단 한점 먹고 나면 미식가를 열광시킨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빵에 바를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고 특유의 향과 맛이 일품이다. 기원전 3000년 전부터 시작된 요리라고 하니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간사한 혀가 문제다. ‘내셔널 트레져’는 ‘인디아나 존스’와 ‘다빈치 코드’를 버무린 듯한 이야기에 미국역사 세우기라는 노력을 더했다. 짧은 역사를 보완하기 위해 프리메이슨과 중세의 템플기사단을 교묘하게 엮고 미국 독립선언서를 수천년의 보물들과 동격의 가치로 취급한다. 이런 속내를 알게 되면 어느새 불편한 심기가 든다. 그러나 중세의 역사와 음모론이 어우러진 보물 사냥꾼의 모험활극으로만 본다면 오락영화로서 나무랄 데가 없다. 불편하고 비싼 재료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성찬이 따로 없다. 막무가내의 여형사가 고등학교에 학생으로 잠입하는 ‘잠복근무’는 푸아그라처럼 고급 재료는 아니지만,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 나름의 깊은 맛을 내는 경우다. 노주현, 오광록, 김상호, 김갑수 등의 조연진이 안정감 있는 호흡으로 균형을 잡고, 김선아와 공유는 기존 코믹연기 이상의 개성으로 어필한다. ●내셔널 트레져 이 영화의 강점 중 하나는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도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템플기사단과 프리메이슨의 관련성을 기본으로 미국 독립선언문 뒤에 보물 지도가 그려져 있다는 기막힌 발상을 해낸다. 중세와 18세기를 넘나들고 현대 미국의 역사 기념관들과 월스트리트 지하에 자리 잡고 있다는 거대한 미로까지 아우른다. 블록버스터라는 직함이 어울리는 사운드와 화질은 DVD의 매력을 한껏 발휘한다. 지하 미로에서 나무다리가 무너지고 비밀의 문이 열리는 장면 등 에너지가 넘치는 입체적인 사운드와 화질이다. 부가영상은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감상할 수 있다. ●잠복근무 ‘김선아표 코미디’라는 말대로 김선아 코믹 연기의 정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영화에서 질리게 반복한 조직 폭력배, 형사, 학원 폭력의 문제를 재탕하고 있지만, 그간 발견하기 어려웠던 여성 캐릭터의 액션 주인공화를 확실히 이루어냈다는 면에서 신선하다. 더불어 이야기의 방향을 로맨스와 가족 문제까지 확대시킨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제작과정과 배우, 스태프의 인터뷰를 유기적으로 구성한 ‘메이킹 다큐’는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팁’이다. 영화에 대한 보충설명을 해 주는 ‘삭제장면과 NG장면’에선 김선와와 공유, 남상미의 묘한 삼각관계도 확인할 수 있다. m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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