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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영의 DVD레서피]버무리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푸아그라는 캐비아, 송로버섯과 함께 서양 3대 진미로 꼽힌다. 거위에게 억지로 옥수수를 먹여 비대하게 키운 간 요리로만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지만, 일단 한점 먹고 나면 미식가를 열광시킨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빵에 바를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고 특유의 향과 맛이 일품이다. 기원전 3000년 전부터 시작된 요리라고 하니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간사한 혀가 문제다. ‘내셔널 트레져’는 ‘인디아나 존스’와 ‘다빈치 코드’를 버무린 듯한 이야기에 미국역사 세우기라는 노력을 더했다. 짧은 역사를 보완하기 위해 프리메이슨과 중세의 템플기사단을 교묘하게 엮고 미국 독립선언서를 수천년의 보물들과 동격의 가치로 취급한다. 이런 속내를 알게 되면 어느새 불편한 심기가 든다. 그러나 중세의 역사와 음모론이 어우러진 보물 사냥꾼의 모험활극으로만 본다면 오락영화로서 나무랄 데가 없다. 불편하고 비싼 재료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성찬이 따로 없다. 막무가내의 여형사가 고등학교에 학생으로 잠입하는 ‘잠복근무’는 푸아그라처럼 고급 재료는 아니지만,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 나름의 깊은 맛을 내는 경우다. 노주현, 오광록, 김상호, 김갑수 등의 조연진이 안정감 있는 호흡으로 균형을 잡고, 김선아와 공유는 기존 코믹연기 이상의 개성으로 어필한다. ●내셔널 트레져 이 영화의 강점 중 하나는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도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템플기사단과 프리메이슨의 관련성을 기본으로 미국 독립선언문 뒤에 보물 지도가 그려져 있다는 기막힌 발상을 해낸다. 중세와 18세기를 넘나들고 현대 미국의 역사 기념관들과 월스트리트 지하에 자리 잡고 있다는 거대한 미로까지 아우른다. 블록버스터라는 직함이 어울리는 사운드와 화질은 DVD의 매력을 한껏 발휘한다. 지하 미로에서 나무다리가 무너지고 비밀의 문이 열리는 장면 등 에너지가 넘치는 입체적인 사운드와 화질이다. 부가영상은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감상할 수 있다. ●잠복근무 ‘김선아표 코미디’라는 말대로 김선아 코믹 연기의 정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영화에서 질리게 반복한 조직 폭력배, 형사, 학원 폭력의 문제를 재탕하고 있지만, 그간 발견하기 어려웠던 여성 캐릭터의 액션 주인공화를 확실히 이루어냈다는 면에서 신선하다. 더불어 이야기의 방향을 로맨스와 가족 문제까지 확대시킨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제작과정과 배우, 스태프의 인터뷰를 유기적으로 구성한 ‘메이킹 다큐’는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팁’이다. 영화에 대한 보충설명을 해 주는 ‘삭제장면과 NG장면’에선 김선와와 공유, 남상미의 묘한 삼각관계도 확인할 수 있다. mlue@naver.com
  • [데스크시각] 교황 선출과 ‘미디어 쇼’/김균미 국제부 차장

    “검은 연기예요?” “흰 연기다. 새 교황이다!” 18일 새 교황 선출을 고대하는 1만여명의 가톨릭 신도들로 가득 메운 성베드로 광장이 술렁였다. 그러나 잠시 뒤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피어오른 검은 연기에 광장은 순식간에 낙담과 한숨소리로 뒤덮였다. 전세계의 이목이 또다시 로마 바티칸으로 집중됐다. 아니 정확히 115명의 추기경들이 격리돼 있는 시스티나 성당의 작은 굴뚝에 쏠려있다. 제265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18일 오후 시작됐기 때문이다. 새 교황이 언제 선출될지 알 수 없어 전세계는 하루 2번씩 연기 색깔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경험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전세계에 생중계하는 CNN과 BBC 등 방송들은 이같은 상황을 은근히 ‘즐기고’ 있다. 지난 2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부터 8일 장례식까지 거의 24시간 생방송하면서 톡톡히 재미를 본 CNN 등 서방 주요 방송들은 교황 선출 특별방송을 내보내고 있다.2년전 이라크전쟁 이후 최대의 호기인 것이다. 전문가들을 초청해 새 교황 선출과정과 유력 후보, 새 교황의 과제와 시스티나 성당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빠뜨리지 않고 보도하고 있다. 아랍권의 알자지라 방송과 이스라엘 언론들도 서구 언론만큼 ‘법석’은 아니지만 교황 선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덕분에 비(非)신도들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교황 선출과 관련해 상식 이상의 지식을 얻기는 식은 죽 먹기다. 이슬람 등 다른 종교 지도자가 사망했어도 언론들이 이렇게 난리일까. 비신도 입장에서도 교황의 서거와 새 교황 선출은 4반세기만에 맞는 역사적 사건이다.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도들의 영적 지도자에 종교와 문화·국경을 초월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업적을 고려할 때 언론의 관심은 당연할 수 있다. 더불어 유럽과 미국 등 서구에서 가톨릭의 엄청난 영향력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황이 갖는 이같은 원론적 상징성보다 더 직접적인 이유는 교황과 가톨릭 교회를 에워싸고 있는 비밀주의와 신비주의, 파워 게임과 난무하는 음모론 등이다.1000년간 이어온 복잡하고 비밀스러운 가톨릭의 전례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한마디로 미디어의 구미를 당기는 극적 요소들이 총망라돼 있다. 게다가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 등으로 교황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도 한몫했다. 언론들은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새 교황의 과제 같은 무거운 주제보다 선출 과정에 얽힌 야사와 격리 생활을 하는 추기경들의 집단심리 분석, 도박사들의 얘기 등 읽을거리에 치중하는 감이 없지 않다. 교황 선출을 둘러싼 ‘미디어 쇼’의 성공 뒤에는 교황청의 적극적이고 계산된 미디어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교황청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부터 장례, 콘클라베에 이르는 전과정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해 일찌감치 관심을 끌었다. 교황청은 예상을 깨고 일반공개에 앞서 교황의 시신 대면식 장면을 TV로 생중계하는 것을 허용했고, 장례식은 물론 비공개로 진행된 안장 장면을 찍은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또 18일 콘클라베 회의장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이 성경에 손을 얹고 비밀서약을 하는 장면이 1시간가량 TV로 생중계됐다. 이어 천장의 ‘최후의 만찬’ 벽화를 비춘 뒤 서서히 성당 밖으로 나온 카메라 앞에서 육중한 문이 닫히는 장면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베일을 한꺼풀씩 벗기는 듯한 교황청의 미디어전략은 가톨릭에 대한 유례없는 관심을 촉발했다.4월 한 달간 집중된 전세계 언론의 보도는 교황이 수십 차례 사목 순례를 가는 것보다, 수많은 사제들의 목회 활동보다 단기간에 훨씬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가톨릭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재임기간중 언론을 십분 활용했던 요한 바오로 2세의 선견지명일 수도 있다. 이제 새 교황을 뽑는 ‘세기의 선거’는 대단원으로 치닫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후광’은 여기까지다. 가톨릭 교회, 특히 교황청의 선택에 대한 세상의 1차 평가는 성베드로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낼 새 교황에 달려 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교황청의 도전은 화려한 교황 선출 ‘미디어 쇼’가 끝나는 순간 시작된다. 김균미 국제부 차장 kmkim@seoul.co.kr
  • ‘콘클라베’ 18일밤… 伊소다노 급부상

    |파리 함혜리특파원|제 265대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도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18일 오후 4시30분(한국 시간 오후 11시30분) 시작된다. 교황 선출권이 있는 52개국 115명으로 구성된 추기경단은 이날 오전 10시 성베드로 성당에서 자신들에게 현명한 교황을 선출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기원하는 특별 미사를 봉행한다. 오후 4시30분 추기경들은 콘클라베 개최 장소인 시스타니 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복음서에 손을 얹고 비밀을 엄수할 것을 맹세한 뒤 곧바로 첫 투표에 들어간다. ●모든 준비 끝났다 이날 한차례만 진행되는 투표에서 교황을 선출하지 못할 경우 다음날부터 오전 9시부터 두번, 오후 4시부터 두번의 투표가 속개된다. 호아킨 나발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16일 콘클라베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갖고 둘쨋날인 19일부터 정오와 오후 7시 두차례에 걸쳐 투표용지를 소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추기경단은 16일 요한 바오로 2세의 권위가 종료됐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행사를 마무리하는 등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마지막 점검에 박차를 가했다. 교황이 생전에 끼었던 ‘어부의 반지(페스카토리오)’와 인장을 파기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8일 시작된 9일간의 공식 애도기간도 끝났다. 이와 함께 교황 선출 여부를 외부에 알리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투표 용지 소각을 위한 난로를 교체하고 굴뚝까지 세웠다. 추기경들은 17일 오후 콘클라베 기간 숙소로 사용되는 산타 마르타 호텔로 이동, 만찬을 함께 함으로써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음모설 난무… 결과 ‘안갯속’ 지금까지 가장 먼저 40∼50명의 추기경을 지지자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요제프 라칭거(78) 추기경이 가장 유력한 후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라칭거 추기경 역시 재적 3분의 2인 77표 이상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첫날과 둘째날 차기 교황이 선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종합적인 전망이다. 오히려 16일 로마 현지에선 라칭거 추기경이 첫날 투표에서 기대할 만한 득표력을 보이지 못할 경우 개혁진영을 아우를 수 있고 상대적으로 온건한 안젤로 소다노(77) 바티칸 국무장관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관측했다. AP통신은 보수파로 알려진 라칭거 추기경을 겨냥한 듯 “새 교황은 유례없는 분열 양상을 겪고 있는 가톨릭 교회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중용적인 화합형 지도자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콘클라베 개막을 앞두고 바티칸이 온갖 음모론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꼬집었다.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교황청 궁무처장이 나타나 교황 선출을 알리는 ‘하베무스 파팜’이 언제 외쳐질지 전세계의 눈이 바티칸으로 다시 쏠리고 있다. lotus@seoul.co.kr
  • [월드이슈-카톨릭 변혁의 바람] 2천년 고수 교리 도전의 시기 왔다

    [월드이슈-카톨릭 변혁의 바람] 2천년 고수 교리 도전의 시기 왔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를 계기로 가톨릭계가 변혁의 바람에 맞닥뜨려 있다. 이는 곧 가톨릭계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보는 동시에 차기 교황이 누가 될 것인지와 연결된다. 차기 교황은 전세계 80세 이하의 추기경 1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18일부터 실시될 콘클라베(비밀회의)에서 선출된다. 차기 교황은 20세기 후반 이후 가톨릭 교회가 안고 있는 고민, 즉 영적·도덕적 논란거리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면서 가톨릭 개혁을 지휘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전세계 11억 신도를 보유한 가톨릭계가 차기 교황을 선장으로 이같은 변혁의 바람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지구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교황 바오로 2세 보수 입장 견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위기간 중 가톨릭 교회가 과거에 행한 과오에 대한 회개와 함께 종교화합을 위해 많은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공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 등 세계가 직면한 분쟁과 사상적 문제, 정의와 민주주의에 대해선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교리와 개인의 도덕과 관련한 문제에는 줄곧 확고한 전통적 신념을 고수한 것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가톨릭 교리에 대한 전통적 가치를 재정립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복음’의 근본적인 원리원칙만을 되풀이하면서 가치변화의 수용을 거부, 가톨릭 교회와 현실과의 괴리를 부추겼다는 비판도 받았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특히 동성애, 여성 사제, 사제의 결혼, 낙태와 피임, 시험관 아기, 안락사 등에 대해 재임기간 내내 보수적 반대입장을 취했다. 이런 입장은 가톨릭 내부에서조차 사회의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비판과 반발을 샀으며 가톨릭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성권익 운동가들로부터는 교황청이야말로 고집불통의 성차별 집단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에이즈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순결을 지키라.”고 강조해 비웃음을 샀다. 그르노블 정치대학의 피에르 브레숑 교수는 “교황의 서거는 전세계의 이목을 가톨릭에 집중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이것을 가톨릭 교회의 부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현실과의 괴리가 커지면서 서구사회에서 가톨릭의 영향력은 현저하게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가톨릭신도 계속 감소세 전통적 가톨릭 국가인 유럽에서 가톨릭 사제와 신도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은 가톨릭의 위기를 반영한다. 프랑스의 경우 62%가 가톨릭이라고 말하지만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은 12%에 불과하다. 세례를 받은 어린이도 1992년 43만 4718명에서 2002년에는 36만 5107명으로 줄었고,2002년 결혼한 28만 8000쌍 가운데 교회에서 식을 올린 경우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11만쌍에 불과했다. 가톨릭의 쇠락을 부추기는 원인 중의 하나가 사제의 자격 조건을 엄격히 한 데 따른 사제 수의 정체다. 전세계의 사제 수는 40만명으로 계속 정체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2000년 기준으로 사제의 94%가 40세 이상이며,52%가 70세 이상이다. 프랑스에는 현재 2만 4000명의 성직자가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내에 3분의1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프랑스 사제 52% 70세 이상… ‘수혈’ 안돼 이 때문에 결혼한 사람에게도 사제 서품을 허용하고, 여성 성직자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요한 바오로 2세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완고한 입장을 고수했다. 서구사회에서 가톨릭의 위세가 꺾이고 있는 것과 달리 제3세계, 특히 중남미에서 가톨릭 신도의 숫자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남미에서의 교세 확장은 해방신학의 부상과 함께 교황청에 또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 대부분이 가톨릭인 중남미 지역에서 가톨릭 교회는 빈곤층을 대변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가난한 민중들을 경제적·정치적 압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교황은 마르크시즘에 입각한 입장을 철저히 배격하며 성직자들의 정치활동 개입에 반대해 왔다. 교황이 1983년 니카라과를 방문했을 당시 무릎을 꿇고 그에게 손을 내민 에르네스토 카르데날 신부의 손을 뿌리치고 “너의 위치를 찾아라.”고 지적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바티칸으로서도 4억명에 이르는 중남미 신도들의 고통을 좌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차기 교황 전통주의 계승” 지배적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추기경 117명 가운데 114명은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지명됐다. 따라서 누가 교황직을 승계하든 교리적으로는 전통주의를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성의 성직수임 옹호자인 라비니아 번(‘여성을 제단으로’의 저자) 박사는 “가톨릭 교회의 세속화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가톨릭 교회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lotus@seoul.co.kr ■ 가톨릭계 주요 쟁점 ●낙태·피임·안락사·줄기세포 연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바티칸 보수파는 낙태와 피임을 위한 콘돔 사용, 안락사, 줄기세포 연구 등 생명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교황청의 콘돔 사용 금지 조치는 에이즈가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반대 역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과학 및 생명공학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새 생명윤리 기준의 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가톨릭 내부에서 일고 있다. ●여성의 성직 불허·성직자 독신 유지·동성애 진보적인 가톨릭 신도들은 교황이 여성 사제 및 성직자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인권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부분의 종교가 여성 사제를 허용하고 있고,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사제 불허는 남녀 평등이라는 사회 변화상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여성 신도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지나치게 엄격한 입장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교회의 중앙집권화 요한 바오로 2세는 대외적으로 개혁과 대화를 강조했지만 교회 내부적으로는 반대 의견을 허용하지 않았다. 교회의 현대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과 함께 중앙집권체제와 권위주의적 구조를 강화시킴으로써 교회의 분위기를 경직시켰다는 지적이 많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보수파 음모說 진실은 차기 교황 선출을 앞둔 바티칸에 음모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오푸스 데이가 차기교황 선출 영향력”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에 등장하는 비밀결사 ‘오푸스 데이(신의 과업단)’가 내밀한 바티칸의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 교황 및 교회의 보수화를 유도해 왔고 현 교황청 대변인인 호아킨 나발로 발스 추기경이 회원이라는 사실이 겹쳐지면서 음모론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먼저 터져나온 의혹은 교황의 서거 시점 조작설.2일이 아니라 하루 전인 1일 운명했는데 보수파들이 차기 교황에 자신들 입맛에 맞는 추기경이 선출되도록 시간을 벌기 위해 이를 은폐했다는 논리다. 나아가 더 많은 신도를 장례식에 끌어들여 세계적인 이벤트로 키우고 요한 바오로 2세를 이른 시간 안에 성인으로 추대한 다음 이를 차기 교황 선출에 연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보수성향 폴란드신도 참석 늘려 유럽 교단 중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폴란드 신도 200만명이 8일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도 오푸스 데이 같은 보수단체의 계산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음모론자들은 주장한다. 여기에 교황의 마지막 말을 놓고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측근에게 구술한 것으로 알려진 메모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광장에 운집한 신도들을 향해 안간힘을 내 작은 목소리로 “아멘”이라고 했다는 것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선종을 지켜본 주치의 레나토 부조네티 박사는 로마에서 발행되는 라 레푸블리카와의 회견에서 병세가 워낙 위중했기 때문에 마지막 며칠간은 도저히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누군가 이를 외부에 알리면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음모론의 중심에 서있는 오푸스 데이는 소설에 묘사된 대로 중세 때부터 이어져온 결사이지만 1928년 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바티칸에 공식 단체로 등록했다. 현재 세계 각국의 정·재계 거물 등 8만여명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8일부터 교황선출회의 이틀새 100만여명 조문

    |파리 함혜리특파원 외신|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을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성베드로 대성당과 광장이 전세계 추모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교황을 뽑는 추기경단의 비밀회의인 콘클라베가 18일부터 열린다. 교황청은 교황의 유언을 개봉했으나 내용은 7일 발표키로 했다. 유럽 각국의 가톨릭 신도들은 특별열차와 전세 여객기, 버스, 배 편으로 8일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끊임없이 로마로 향하고 있다. 지난 이틀 동안 교황의 시신을 대면한 신도들은 약 100만명으로 추산되며 장례식 전까지는 최대 200만명이 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장례 미사에는 200만∼4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추정된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바티칸에 모인 추기경단이 사흘째 회의를 열어 ‘콘클라베’ 개시 날짜를 18일로 잡았다고 밝혔다.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단의 수는 필리핀 출신의 추기경 제이미 신(76)이 신병 악화로 불참을 통보,116명으로 1명이 줄었다. 교황청은 추기경단이 이날 회의에서 폴란드어로 쓰여진 교황의 유언을 읽었으나 상세한 내용은 7일 폴란드어와 이탈리아어 번역본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15쪽의 유언에는 교황이 2년전 지명한 비밀 추기경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가톨릭식 표현으로 암시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인 추기경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파리의 엠마뉴엘회와 ‘요한 바오로 2세 추모회’과 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하길 원하는 사람들의 요청이 급증하자 6일 밤 특별 열차편과 전세기편을 준비했다. 스페인의 이베리아항공은 로마행 여객기를 보잉 747로 대체하기 위해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독일 철도공사 도이체반은 로마행 철도의 수용인원을 10∼20%까지 늘리기로 했다. 교황의 고국인 폴란드에선 200만명이 교황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행 열차 4000석의 예매를 받은 폴란드의 한 인터넷 사이트는 15분 만에 100만건이 접속, 다운됐다. 폴란드인이 해외에 매장될 때 고향의 흙을 함께 묻는 풍습에 따라 폴란드 11개 지역의 흙이 담긴 주머니가 이날 교황청에 보내졌다. ●교황청은 새 교황이 선출되면 그동안 하얀 연기만 피웠으나 이번부터는 종을 함께 쳐 교황의 탄생을 알리기로 했다고 피에로 마리니 교황청 전례(典禮) 담당 대주교가 밝혔다. 또한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단은 과거 시스티나 성당에 감금되다시피 했으나 앞으로는 바티칸 시티안에서는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했다. 다만 외부와의 통신연락은 계속 금지된다. 마리니 대주교는 교황의 시신이 ‘땅속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요청에 따라 성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안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황의 신체 일부가 고향인 폴란드에 묻힐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교황청은 일축했다. ●교황의 서거 이후 시신 주변을 지키는 경호원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스위스 근위병으로 지난 500년 동안 바티칸의 경비는 물론 교황의 침실 경호까지 도맡았다. 이들이 처음 교황의 경호를 맡은 것은 1506년 1월. 이후 1527년 스페인 군대의 교황청 공격 때부터 1798년 나폴레옹 군대의 로마 침략과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로마 진격에 이르기까지 500년간 교황과 교황청을 지켰다. ●세계 정상들의 조문 외교장이 될 교황의 장례식장 좌석 배치를 놓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바티칸측이 마련한 좌석 배치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악의 축’으로 지칭한 이란의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근처에 앉게 돼 두 정상의 ‘어색한 조우’가 새삼 관심이다. 장례식이 열리는 동안 바티칸의 상공은 비행이 금지되고 교황청 주변에는 경비 차원에서 미사일도 배치하기로 했다. ●교황의 사망 시점을 놓고 교황청 주변에선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를 연상시키는 음모론이 나돌고 있다.5일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교황은 바티칸 발표보다 하루 앞선 1일 사망했으나 바티칸이 보수파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사망날짜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동북아 균형자에서 신뢰구축자로/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최근 정부에서 ‘동북아 균형자론’이라는 새로운 안보구상을 제시하면서 많은 국민과 주변 국가들이 헷갈리고 있다. 헷갈림의 근원은 ‘균형자’라는 개념이다. 영어로는 ‘balancer’라고 표현되는 이 개념은 19세기 이전의 국제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왜냐하면 균형자라는 개념은 17,18세기부터 근대 국민국가 형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국가간 전쟁과, 유럽에서 그 전쟁의 빈도를 줄이려는 당시 패권국가인 영국의 안보정책을 관찰하면서 나온 개념이기 때문이다. 당시 균형자는 국가간 군사적 힘의 균형이 깨질 때 전쟁이 일어난다고 보고 힘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이 국가, 저 국가를 옮겨 다니면서 군사연합을 바꾸어 힘의 균형을 맞추곤 하였다. 이러한 균형자라는 개념의 역사적 근원을 생각하면 정부가 제시한 ‘동북아 균형자론’은 한국이 영국과 같이 군사연합을 바꾸면서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 다행스럽게 정부 당국자의 해설을 들어보면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19세기적 안보구상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내용인즉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해칠 요인을 중국과 일본간의 패권경쟁으로 보고 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하여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구상에서 한국은 일본과 중국 모두와 동맹을 맺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균형자라는 개념의 사용과 그 개념의 내용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첫째, 동북아 균형자 구상이 작동하려면 한·미 동맹에서 미국이 한국이 원하는 대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미국은 일본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어 일본에 대하여 반드시 한·미 동맹만을 축으로 움직인다는 보장이 없다. 또한 미국은 전 세계적 동맹네트워크를 아시아에서는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하여 재편하고자 하는 구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미 동맹보다는 오히려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하여 아시아의 안보환경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균형자라는 개념은 아무리 그 내용이 21세기적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오해의 소지를 갖고 있다.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하여 음모론적 사고를 하는데 익숙한 한국 국민들에게는 그 오해가 정부의 생각보다 훨씬 증폭될 수 있다. 즉 19세기 영국과 같이 필요하면 한국이 한·미동맹의 틀을 깨고 북한, 중국, 러시아와 같이 군사연합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음모론적 사고가 확인되지 않은 채 퍼져나갈 수 있다. 더욱이 정부 당국자가 동북아 균형자론을 설명하면서 북방 삼각동맹과 남방 삼각동맹이라는 냉전적 개념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음모론적 사고가 힘을 얻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음모론적 사고가 돌아다닌다면 워낙 소문이 국제적으로 빨리 퍼지는 21세기에, 보수적인 미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이러한 음모론적 사고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셋째, 정부의 안보정책의 목표를 군사적 균형으로 잡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21세기는 근대국가의 형성과정이 아니며 국가간 전쟁이 국제정치의 일상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근대국가간의 평화적인 공존을 위한 새로운 안보 메커니즘이 필요한 시기다. 유럽은 이러한 공존을 상호간 인정하고 확인하였기 때문에 근대국가라는 틀을 뛰어 넘은 유럽연합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동북아 안보의 메커니즘도 균형이 아니라 국가간에 서로를 인정하고, 상호간 공존의 정책을 신뢰하는 신뢰구축이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세 가지 이유를 근거로 하여 필자는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동북아 신뢰구축자 (confidence builder)’론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한국이 동북아에서 독자적으로 힘의 균형을 이룰 힘은 없어도 신뢰구축을 추진할 수 있는 창의력과 평화지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가 구상하는 다자안보체제도 유럽과 같이 국가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안보공동체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
  • 폐업 하청업체 “한국서 제조업? 미친짓이다”

    폐업 하청업체 “한국서 제조업? 미친짓이다”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해오던 20년된 울산지역 중견 중소기업 대덕사㈜(북구 효문동)가 지난달 말 문을 닫았다. 권형근(59) 사장은 공장을 폐업한 뒤 연락을 끊고 있으며 조합원들은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폐업한 공장 안에서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 때문에 회사를 지탱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음모론과 대기업 횡포론을 주장한다. 원청업체인 현대차는 글로벌시대에 경쟁력 없는 업체의 도태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사장 “강성노조가 회사문 닫게해” 권 사장은 “강성 노동조합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져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며 “노조가 공장 문을 닫게 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헌법위에 민주노총과 노동조합법이 있는 한국에서 제조업을 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라고 했다. 권 사장은 “회사가 잘 되는데 어느 미친 경영자가 폐업을 하겠느냐.”며 “돈 빌려 줄 은행조차 없을 정도로 경영 악화에 몰려 폐업 외에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단골식당 밥맛이 나빠지면 손님들이 인정상 한두번 더 가다 결국 발길을 끊게 되고 주인은 밥맛을 개선하지 못해 손님이 끊어지면 문을 닫을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그는 또 “정치적 입지만 생각하는 몇몇 핵심 노조원 때문에 회사가 망했다.”며 “노조와는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아 차라리 외국인과 이야기하는 게 더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세계를 무대로 경쟁해야 하는 현대차로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사를 협력업체로 선정하지 않는 것은 정상적인 선택으로 이해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덕사는 1986년 설립돼 지난달 28일 폐업하기 전까지 현대차에 차체프레스를 납품해왔다. 사원 110명으로 지난해 600여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권 사장은 “노조가 생기기 전인 1990년대 중반까지 괜찮았던 회사가 2000년 이후부터 해마다 10여일, 때로는 한달 넘게 파업을 하는 바람에 기술개발은 뒤처지고 임금은 꼬박꼬박 올랐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요구하는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새 부품을 따지 못해 해마다 수십억원씩 적자가 났다고 했다. ●노조“원청업체 음모 개입” 대덕사 지회 주장은 전혀 다르다. 박춘곤 노조지회장은 “하청업체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현대차가 금속노조에 가입돼 있는 부품업체 구조조정과 길들이기를 위해 계획적으로 폐업시켰다.”고 주장한다. 현대차가 몇년 전부터 밉보인 대덕사에 신규 제품을 주지 않고 지난해 은밀하게 다른 업체 4곳에 제품을 개발토록 한 뒤 문을 닫게 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현대차가 원가절감을 이유로 협력업체에 매출액의 3%만큼 납품단가를 내리는 원가절감(CR)을 적용하고 있는 점도 협력업체 경영 압박요인으로 작용해 폐업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파업 때문에 현대차 생산라인이 멈춘 적도 있지만 회사와 현대차 사정을 나름대로 많이 배려했다.”며 “회사가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고 항변했다. 노조는 제품을 몰래 개발한 4개 회사가 대덕사를 인수해 고용과 노동조합을 승계토록 하라고 현대차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노조는 지난 20일 새벽 회사측이 용역 직원 40여명을 동원, 농성조합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제품을 강제로 빼내 갔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경쟁력 낮은 기업 도태 당연” 현대차는 2000년 이후부터 협력업체 선정은 모두 전자입찰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청업체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며 노조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원자재를 비롯해 생산원가가 오른다고 차값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협력업체에도 CR를 요구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CR기준을 정해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가격이나 기술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는 경쟁에서 탈락, 도태되는 냉정한 기업환경이 된 것으로 원청회사가 기술력이 뛰어난 협력업체를 왜 문 닫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세계 유명 자동차 회사마다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납품단가가 싼 부품회사를 찾아 세계 곳곳으로 나서고 있는 마당에 현대차 협력업체로 선정만 되면 잘 먹고 살 수 있다는 옛날 꿈에서 빨리 깨어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글 사진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씨줄날줄] 의혹과 진실/이목희 논설위원

    총리를 지낸 인사가 이런 회고담을 들려줬다.“재직 시절 평범한 보고서보다 첩보성 보고서에 더 관심이 가더라.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는데도 은연 중 믿게 된다. 첩보성을 근거로 어떤 결정을 내려 오류를 범할 때가 종종 있었다.” 분류된 고급정보를 접하는 고위관리가 이러니, 일반인들이 음모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암살된 지 40여년이 흘렀다. 미국 ABC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의 70%는 아직도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이 음모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 하비 오스월드의 단독범죄가 아니며 배후가 있거나, 제2의 저격수가 있다고 믿고 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JFK’에서는 미 CIA와 군부가 오스월드를 함정에 빠뜨린 것으로 묘사돼 있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보다 말을 많이 한다.’는 법의학 격언이 있다. 과학적으로 살피면 사인이 명백해진다는 얘기다. 케네디 암살사건과 최근의 육영수 여사 논란은 이 격언이 비켜간다.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었고,TV 화면과 음성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권력’의 은폐 개연성으로 ‘과학’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처지에 몰렸다. 지난달 문세광 관련 외교문서가 공개됐지만 의혹은 더 부풀어 올랐다. 검찰이 조만간 육 여사 사건 수사기록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더라도 의혹이 해소될 것 같지 않다. 검찰 수사기록은 ‘권력쪽의 주장’이라고 받아들여지는 탓이다. 배명진 숭실대 교수는 총성을 정밀분석한 결과 “육 여사는 청와대 경호원이 잘못 쏜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고인이 된 이건우 당시 서울시경 감식계장은 생전에 언론 인터뷰에서 탄흔으로 볼 때 육 여사는 문세광의 총에 맞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어느 쪽이 맞는지 단정할 수 없다. 국민 정신건강을 위해, 나아가 역사의 올바른 기술을 위해 생존한 관계자들은 입을 열어야 한다. 권력측이 일부러 사건을 유발했다는 ‘대음모설’은 객관성이 떨어진다. 육 여사 피격 및 고 장봉화양 사망에 있어 당시 경호실이 실수를 조금이라도 숨기려 한 부분이 있다면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일이다. 육 여사를 피격한 총탄 탄두가 어느 총에서 발사됐느냐는 지금이라도 가려질 수 있는 ‘과학적 사안’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오늘의 눈] ‘광화문’ 정치논란 안된다/임창용 문화부 차장

    문화재청이 추진중인 광화문 현판 교체사업이 엉뚱한 논란으로 비화할 조짐이 보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한글현판 ‘광화문’을 정조대왕의 글씨를 집자한 현판 ‘光化門’으로 바꾸는 방안에 대해 일부 보수 일간지들은 ‘박정희의 흔적을 지우려는 정치적 음모’로 몰아붙이고 있다. 여기에 한글 관련 단체들까지 나서 ‘한자 숭배’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그 자체로 큰 모순을 안고 있다. 우선 1968년 광화문을 복원할 때 박 전 대통령이 한글로 현판을 쓴 행위는 ‘원형보존’이라는 문화재 복원의 기본을 깨뜨린 어이없는 행태였다. 문화재의 생명은 원형 유지와 함께 존재할 수 있으며, 문화재 전문가들이 문화재 복원·보수시 시종일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노심초사하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굳이 정치적 음모를 거론한다면 오히려 당시 최고 권력자로서 원형을 훼손한 행위가 그 대상으로 더 어울리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은 합당치 않은 ‘정치적 음모설’에 휘말려 원형이 훼손된 또 다른 현판들이 더 이상 제 모습을 찾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박 전 대통령은 광화문 현판 말고도 아산시 현충사 편액, 경기 파주시 ‘화석정’(花石亭) 편액, 경북 안동시 ‘영호루’(映湖樓) 편액 등 꽤 많은 현판을 직접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원형을 살려 문화재로서의 생명을 되찾아야 할 것들이다. 한글 관련 단체들이 현판 교체를 두고 ‘한자숭배’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생뚱맞게 들린다. 원형을 찾아 현판에 원래 씌어 있던 한자로 바꾸겠다는 것에 어떻게 ‘한자 숭배’를 개입시킬 수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현판글씨의 원형이 한글이었다면 당연히 한글로 쓸 것이고, 한글이나 한자가 아닌 제3의 글자라고 해도 해당 글자를 찾아 써야 할 것이다. 그것이 문화재의 원형이라고 본다. 이번 사안은 문화재적 원형찾기의 문제일 뿐, 결코 정치적 음모론이나 한글·한자 사용 논란으로 변질되어선 안 된다. 임창용 문화부 차장 sdragon@seoul.co.kr
  • 쓰나미는 美음모?

    아시아 남부의 지진해일(쓰나미)과 관련해 미국의 음모설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쓰나미를 둘러싸고 다양한 음모론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미국의 ‘환경무기 실험설’이 지지를 얻으며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음모설은 미군이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공개한 적이 없는 거대한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를 일으키는 환경무기를 은밀히 수마트라섬 인근의 해저에 발사했는데 이 전자기파가 대지진을 일으켰다는 내용이다. BBC는 특히 인도양에 엄청난 피해가 났지만 미군기지가 있는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섬은 아무 피해를 입지 않았고, 미군 당국이 미 지질해양국의 사전경보를 받고 4000여명의 미군과 지원 인력 및 주요 장비를 고지대로 미리 대피시킨 것으로 밝혀지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음모론자들은 디에고 가르시아섬만이 예외가 된 점, 미군이 경보를 받고도 인근을 항해하는 국제선박이나 주변국에 경보를 전달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내세우며 미국을 쓰나미 원인 제공자로 몰아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모론이 퍼지자 미군은 급기야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내어 “디에고 가르시아섬의 특이한 지형이 쓰나미 피해를 예방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집트의 정치 주간지 알 우스부아는 “이스라엘과 미국 핵 과학자들이 참여한 인도의 핵실험이 해일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6일자 최근호에서 주장했다. 알 우스부아는 지진의 진앙이 위치한 인도양에서 핵실험을 중단하라는 지질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 이스라엘과 인도는 인도양에서 핵실험을 계속했으며, 이것이 지진해일의 주 원인이라고 전했다. 연합
  • 두루넷 인수전 ‘점입가경’

    데이콤과 하나로텔레콤의 ‘두루넷 인수’ 공방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26일 데이콤의 전날 ‘휴대인터넷 포기, 두루넷 인수 진력’ 발표와 관련,“데이콤이 외자유치로 별도 법인을 세워 두루넷을 인수하거나 자회사인 파워콤을 통해 인수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데이콤도 “두루넷이 하나로텔레콤에 인수되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하나로텔레콤의 “구조조정 없다.”는 주장에 맞불을 놓았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두루넷 인수를 위한 조건은 자금과 시너지 여부다.”면서 “데이콤이 휴대인터넷 사업 계획 포기를 발표한 것은 돈이 없다고 세상에 공언한 꼴”이라고 공격했다. 데이콤이 두루넷을 인수해 초고속인터넷 업계가 3강(KT-하나로텔레콤-데이콤) 구도가 되면 마케팅 자금이 필요한데 어떻게 충당하냐고 비꼬았다. 이어 “외자 유치를 통해 별도 회사를 세워 두루넷을 인수한다면 그 회사는 데이콤이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별도의 외국계 회사다.”면서 “3개 회사(데이콤·자회사·두루넷)가 어떻게 조율해 시너지를 낼지도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또 “외자유치가 안되면 자회사인 파워콤을 통해 두루넷을 인수한다고 했는데 한국전력이 파워콤 지분 35%를 갖고 있다.”면서 “데이콤이 한전 지분을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두루넷 인수 비용보다 커 데이콤은 추진 능력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데이콤은 “초고속인터넷 장비와 인력을 갖춘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을 인수하면 가입자만 늘리게 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일반 가입자 기반이 없는 데이콤과는 ‘윈·윈 게임’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콤 관계자는 “두루넷 가입자의 70%가 데이콤 자회사인 파워콤 망을 쓰고 있어 두루넷이 데이콤에 인수되면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면서 “두루넷은 데이콤의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초고속인터넷·케이블TV·인터넷전화 묶음 상품) 판매에 대한 추가 매출 기회도 생긴다.”며 외자 유치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데이콤이 파워콤을 통해 두루넷 인수를 한다면 파워콤의 2대 주주인 한전 지분을 추가로 사야 한다는 하나로텔레콤의 주장은 음모론”이라면서 “지분 인수 대신 합의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대입보다 교육환경 개선 초점

    대입보다 교육환경 개선 초점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중·장기 ‘교육개혁 패키지’란 무엇을 의미할까. 교육계 안팎에서는 개혁 패키지가 대입 전형 같은 나무의 가지를 가리킨다기보다는 국가적인 차원의 교육 환경 개선과 교과과정 개편 같은 줄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안 부총리 스스로 “교육은 복지정책의 하나”라고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30년 동안 학생선발 문제로 끊임없이 논쟁하는 건 소모적”이라며 “이제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면 좋겠다.”고 등급제 공방의 자제를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개혁 패키지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고교등급제’ 등을 보완할 ‘평준화 보완책’이 담길 것이라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고교등급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기존 평준화 정책에 어떤 식으로든 메스를 가해야 한다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추론에서다. 이날 간담회는 예정에도 없이 오전 10시 45분쯤 35분간 불쑥 이뤄졌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지난 14일 ‘3불원칙 견지’를 골자로 하는 부총리의 대국민 호소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등급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갑작스러운 간담회가 마련된 배경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특히, 안 부총리는 ‘교육부와 특정 교원단체의 유착’을 주장하는 일부 여론을 의식한 듯 이의 반론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안 부총리는 이날 수차례 ‘이념 대립’,‘마녀사냥’,‘음모론’ 등의 단어를 구사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교육의 로드맵을 제시하는 자리를 빌려 현재의 소모적인 ‘고교등급제’ 논란을 이쯤에서 매듭짓자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개혁 패키지가 제시되고 큰 그림이 그려지면 교육부는 국민적 토론회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안 부총리는 “큰 그림 속에서 서브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겼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다음 핫이슈 토론] “지하철 역이름 판매 거부감” 57%

    [다음 핫이슈 토론] “지하철 역이름 판매 거부감” 57%

    |미디어다음 정환석기자|서울지하철공사는 지하철의 안전대책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역명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나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핫이슈토론에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지하철역 이름 판매’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총 참여자 2308명중 57.4%(1325명)가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반면 긍정적 의견은 40.9%(945명)에 그쳤다.지하철공사는 2007년까지 전동차 내부를 불연재로 바꾸고 승강장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등 안전대책을 시행하는데 약 2조 8000억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사측은 “지하철 역 이름은 광고효과가 크기 때문에 일정 기간 민간업체에 판매(임대)하면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교통요금을 섣불리 인상할 수도 없는 만큼 고육지책으로 이같은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지하철 역명에 특정업체의 이름을 넣어 상업성을 띠면 시민들이 정서상 거부감을 나타낼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한편 현재 지하철 역명을 제정 혹은 개정하려면 향토 사학자나 교수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시 지명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결정을 받아내야 한다.이에 따라 ‘역명 판매’를 위해서는 심의기준을 바꾸거나 별도의 역명 제정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100자 의견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황봉알님 독산역은 코카콜라역이냐? SK1번역 SK2번역 LG2번역 삼성SDS역 삼성전자역….김선달이 배울게 너무 많아. ●사람들의 정서 또한 현실적 이유 작은사랑님 저도 이번 정책에 대한 취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돈 많은 사람이나 기업의 돈을 사회로 환원하자,그래서 더 좋은 환경을 조성하자. ●국민에게 전가? 미스마루님 기업체에서 역사명을 임대해서 그에 따른 수입으로 안전시설 확충과 운영재원 마련을 한다고 하면 기뻐해야 할게 당신들 서울 시민들이야. ●우리의 아름다운 ‘이름’ ㈜로맨스™님 아름다운 이름 앞에 붙는 상업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쓰라린 명명.과연 지하철을 오르며 이름을 보며 웃음지을 수 있을까요? ●먼 문제가 있나 torpedo2001님 막말로 지하철 역에 사람 이름 붙어 있으면 어때! 안전한 지하철만 될 수 있다면 환영! ●반대만 하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말해야 정제우님 실제적으로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그럼 대안들을 제시하라. ●음모론 제기 김돌이님 좀 더 지나면 마을 이름까지 판다고 하겠군.서울까지 봉헌했는데 마을 이름 정도야! ●평등의 자유마저 돈으로 판매하는 시대라니! 별빛이(^☆^)님 순수한 역사의 이름마저 판매를 하여 시민의 어지러움을 더하고 참! ●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을 할까? 라하트님 이러니깐 우리나라가 싫다니깐….무조건 돈돈돈∼.이러다 역사도 팔겠군. ●반대 영감님 지하철역 이름은 정말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이름이어야 할 것입니다.그렇지 않다면 역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죠?
  • [오늘의 눈] 2억원의 ‘진실게임’/김학준 수도권부 기자

    굴비 20마리를 열마리씩 두줄로 엮어 한두름이라고 한다.안상수 인천시장에게 굴비상자에 담긴 2억원이 전달된 사건의 진상도 굴비 엮이듯 줄줄이 엮인 것 같다. 애초부터 이 사건의 핵심은 “누가 왜 돈을 건넸을까.”라기보다 “안 시장이 돈을 건넨 사람을 알고 있을까.”에 모아졌다.‘누가’와 ‘왜’는 상식적인 추정이 가능하지만 안 시장의 인지 여부는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안 시장은 “누군지 상상조차 안 간다.”고 해명했지만 의구심을 풀어주기엔 부족했다.안 시장의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인데다,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재계 뇌물수사에 정통한 인천지검의 고위 관계자는 “돈을 건넨 사람이 누군지는 안 시장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전 또는 사후에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본다는 뉘앙스를 풍겼다.경찰 관계자도 “청탁은 나중에 할 수도 있지만 신분조차 밝히지 않은 채 거액을 건넸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사당국자의 발언은 안 시장의 사전 인지설 내지 교감설의 근거로 작용했다.안 시장과 측근들은 ‘음모론’이라며 불만을 표시한다. 실제 이와 배치되는 징후도 드러났다.돈이 광주의 은행에서 출금됐고,계좌의 주인은 이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으로 확인됐다.따라서 인천지역에 진출하려는 광주기업이 ‘묻지마’식으로 뇌물을 전달한 뒤 나중에 청탁을 하려 했다는 추정도 가능해진다. 돈의 출처만 확인되면 사건의 진상은 곧 밝혀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도 오리무중이다.경찰은 말을 아끼고 있다.그 때문인지 관련 기업의 이름이 굴비 엮이듯 줄줄이 떠오르고 있고 ‘소문의 성찬’은 계속되고 있다. 김학준 수도권부 기자 kimhj@seoul.co.kr
  • 경제살리기 주체 ‘실종’…‘심리적 위기론’ 커진다

    경제가 실종됐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군(軍) 갈등설,파업,경제팀 흔들기,불안한 국제유가 등 나라 안팎의 잇단 돌출 악재로 개인과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청와대도,정치권도,정부도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경제는 뒷전인 양상이다.일본식 불황·386음모론 등을 둘러싼 경제수장들의 신중치 못한 ‘입’도 이같은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진다는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4·4분기(10∼12월) 성장률을 4.2%로 전망했다.분기별로 5%대를 이어가던 성장률 추정치가 4분기 들어 뚝 떨어진다는 분석이다.경기회복의 핵심열쇠인 민간소비는 올해 간신히 마이너스(0.7% 증가)를 벗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는 한술 더 떠 한국의 성장률이 내년에 3%대로 급강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잠재성장률(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고 성장률,현재 5%안팎)을 한참 밑도는 비관적 수치다. 이런 가운데 각종 악재들이 잇따라 불거져 불안심리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국제유가가 다시 들썩이고,물가 상승률은 4%대를 넘본다.얼마전 끝난 백화점과 할인점의 대대적인 여름세일 실적도 신통찮다.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노동계의 하투(夏鬪)도 LG칼텍스정유·서울지하철 파업 등을 시작으로 본격화돼 기업들의 일할 의욕마저 잃게 한다.여기다 온갖 음모론과 청와대와 군사이의 갈등설 등이 경제흔들기에 가세했다.KDI 우천식 지식경제팀장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5.2%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하려면 총투자 증가율이 지금보다 두배가량(3.9%→6.5%) 늘어야 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잠재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수장들의 가벼운 입·꼬리무는 공방 통화정책 수장인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우리나라가 일본식 불황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며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듯 발언을 했다.항간의 우려를 옮긴 것이라고 해명하긴 했지만 청와대와 경제부처 장관들이 한목소리로 “일본식 불황은 없다.”고 단언해 왔기에,혼란만 부채질한 꼴이 됐다. 그런가 하면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국민은행 자문료’ 정보유출의 주체가 “여의도(금융감독원)쪽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삼고초려해서 경제를 맡길 때는 언제고,왜 자꾸 뒷다리를 잡느냐.’라는 항변의 산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수그러들던 음모설만 다시 자극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음모설의 주체로 사실상 지목된 여권 386세대들은 21일 “부총리를 바꾸려 한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불쾌한 반응이었다.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공무원 주식신탁제도 등에 대한 이 부총리의 비판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측의 반박이 이어졌다.정세균(丁世均) 의원은 “오히려 이 부총리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범여권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만들고 있다.”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대통령·경제팀·386 신뢰회복돼야” 고려대 이필상 교수는 “경제부총리가 여당 경제정책을 비판할 수도 있고,386세대와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찾아내 치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1년도 안 돼 꺾이고 있는 경기지표들을 다시 살리자면 경제문제가 전면에 부상해야 하는데 정부와 국회가 다른 사안에 매달려 소모전만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그 시간에 각종 경제관련 법안들을 처리하라는 주문이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은 “대통령과 경제팀,집권여당이 서로 딴소리를 하는데 경제주체들이 소비나 투자할 마음이 생기겠느냐.”면서 “경제팀 거취,정책방향 등 불확실성 해소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이헌재 경제팀이 정책의 기본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다.”면서 “대통령과 경제팀의 상호신뢰가 회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미현 김미경기자 hyun@seoul.co.kr
  • 무어 ‘화씨 9/11’ 22일 국내 개봉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Fahrenheit 9/11)이 22일 국내 개봉된다.‘볼링 포 콜럼바인’에서 미국의 총기규제법을 통렬하게 고발했던 풍자감각을 감독은 유감없이 다시 발휘했다.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뼘의 보호막도 없이 스크린 위에서 발가벗겨진다. 부시를 쏘아보는 영화의 삐딱한 시선은 당황스러울 만큼 노골적이다.2000년 미국 대선에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플로리다 재검표 소동으로 이의제기를 시작한다.부정 시비로 얼룩진 선거전,계란세례 속에 백악관에 입성하는 대통령 차량행렬 등 카메라는 ‘안티(anti)부시’를 작정한 듯 외친다. 백악관의 주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까지 감독이 얼마나 힘들게 다리품을 팔았을지 여실하다.부시의 대통령 자격에 부적격 판정을 내린 영화는 곧 9·11테러와 부시 일가의 뿌리깊은 커넥션을 까발리는 ‘본론’에 들어간다.테러의 진상을 밝히기 전에 빈 라덴의 미국내 친척들을 서둘러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시킨 의문점 등 음모론을 들추는 데 주력한다. 감독은 폭소를 동반한 풍자와 블랙유머로 앵돌아앉은 관객들까지 살살 달래나간다.아버지 조지 W.부시 대통령때부터 비롯된 사우디 석유재벌과의 유착,사업파트너로서 빈 라덴 가문과의 각별한 유대관계 등이 다양한 자료화면들을 통해 논리를 확보해가는 식이다. 부시의 음모론에 동조하든 않든 관객들의 뇌리에서 부시는 볼품없이 희화화된 몇몇 장면으로 각인될 듯하다.홍보물 촬영을 위해 플로리다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부시가 9·11테러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의 반응.멀뚱멀뚱하게 클로즈업된 표정으로 아이들 앞에서 동화책만 뒤적이는 모습은,‘이미지 정치’ 이면의 무기력한 대통령을 극단적으로 폭로하는 설정이다.지구촌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어이없게도 부시는 골프채를 잡는다.“내 샷 좀 보쇼!” 중반을 넘어서면서 영화는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의 추악함을 고발하는 데 2라운드를 할애한다.예의 그 텁수룩한 행색으로 감독이 직접 현장인터뷰에 나서기도 한다.전쟁을 정당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공포정치’가,국민들의 관심을 얼마나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놓는지 증언하기위해 시민들 속으로 카메라를 옮긴 것.이른바 ‘애국법’으로 시민들이 서로를 감시하는 웃지못할 사건들까지 조명된다. 음악을 들으며 기계적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미군 병사,‘알라’를 울부짖는 이라크 여인,불타 매달린 미군 시체들,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미국 여인….뉴스 속의 단편적 사건들이 기승전결 틀거리를 갖춘 다큐멘터리를 빌려 강렬한 메시지로 되살아났다. 전쟁의 구린 이면을 들춘 어두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 다큐멘터리가 대중의 폭발적 동조를 얻어낸 데는 특별한 ‘레서피’가 있다.코믹패러디물 뺨치게 익살스러운 내레이션,감독의 논리를 대변하며 적재적소에 절묘하게 배치된 영상자료들은 2시간3분 동안 딴생각을 못하게 만든다. 제목은 레이 브래드버리의 SF소설 ‘화씨 451’의 패러디.책읽기가 금지된 미래사회에 소방관들이 책을 불사르는 소설 내용을 은유해 감독은 “9/11은 진실이 불타는 온도”라고 설명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청와대 홈페이지 관리 개선하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저급하게 패러디한 사진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한때 게시됐다.야한 영화장면의 여성 얼굴에 박 전 대표를 덧입힌 것이다.청와대측은 논란이 일자 관리실무자를 경고하고 공식사과했다.사진이 올라있었던 시간은 만 하루가 안 되지만,언론의 지적이 있고서야 조치된 것이 안타깝다.청와대 홈페이지 운영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지를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문제는 한 네티즌이 단순히 사진을 패러디해 올렸다는 데 있지 않다.홈페이지 관리자는 사진과 관련 글을 ‘열린마당’ 첫번째로 편집했다.청와대측은 “실무자가 사진이 아닌 글을 보고 올렸다.”고 해명했다.청와대 홈페이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이트다.품위를 지켜야 함은 물론이다.어떤 사진인지 챙기지 않은 채 띄웠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야당은 음모론까지 제기한다.음모론에 동조하긴 힘들지만,평소 야당에 대해 가진 감정이 이번처럼 신중하지 못한 일처리를 야기했을 수 있다.이번 파문은 여성비하 논란도 불러왔다.미혼인 박 전 대표가 받을 충격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청와대는 실무자 경고 정도로 파문을 마무리해선 안 된다.홈페이지의 품격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그러기 위해서는 홈페이지 양식을 정비하고,관리자의 의식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청와대 홈페이지는 정쟁을 부추기는 장소가 되지 않아야 한다.공격적 언사가 횡행하는 게시판 논쟁을 지양하고,객관적 정책자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청와대의 언로는 특정 야당이나 언론에 대한 비판의 소리를 내기보다는 국민의 고언을 귀담아 듣는 쪽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
  • [정동채·장복심 ‘의혹’ 조사결과] 꼬리잡힌 徐씨 ‘거짓말 퍼레이드’

    친노(親盧)웹진 ‘서프라이즈’ 대표 서영석씨가 결국 자신의 거짓말에 발목이 잡혔다.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인사청탁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1일 이후 닷새 동안 서씨는 위선과 거짓으로 점철된 행보를 보여 왔다.인터넷과 각종 TV토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며 개혁을 주창해 온 그로서는 5일 청와대 발표로 도덕적 치명상을 입게 된 셈이다. 서씨는 인사청탁 논란이 처음 불거진 지난 1일 ‘서프라이즈’에 해명 글을 올려 “정 장관과 만난 적도,통화한 사실도 없다.”고 청탁사실 자체를 부인했었다. 그러나 잠시 뒤 오지철 당시 문화부 차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부인 김효씨로부터 청탁받은 사실을 시인하자 해명을 수정했다.“마누라가 문화부에 드나들면서 알게 된 오 전 차관에게 나름대로 운동을 한 것 같다.”며 자신과 부인이 나눴다는 통화내용을 서프라이즈 게시판에 올렸다.그러나 이 대화록조차 거짓이었음이 5일 청와대 발표로 드러났다.부인과 함께 자신이 직접 청탁에 나섰고,이 과정에서 정 장관의 이름을 들먹인 것도 자신이었던 것이다. 그가 운영해 온 서프라이즈는 발칵 뒤집혔다.“끝까지 거짓말해대는 꼴이 우습다.”“서 대표의 해명을 사실로 믿으며 달래던 마음이 한순간 장마철의 돌벽처럼 무너져 내린다.” 등등 네티즌들의 비난 글이 폭주했다.반면 “청와대가 서영석을 버린 것”“보수세력의 음모가 깔려 있다.”는 식의 ‘음모론’도 제기됐다. 파문이 확산되자 서씨는 오후 서프라이즈에 글을 올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그리고 본의 아니게 거명해 명예에 누가 됐던 정동채 장관께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한 뒤 서프라이즈 대표직을 사퇴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씨줄날줄] KAL기 폭파 재조사/이기동 논설위원

    우리의 잠재의식 가장 깊은 곳에 악몽처럼 자리한 사건 하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바로 1987년 탑승객 115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한항공(KAL)기 폭파사건.열린우리당의 천정배 원내대표가 국가의 재조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다.원혜영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이 사건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는 특별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의문사위 특별법은 조사대상을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의문의 죽음으로 규정하고 있다.원 의원 등은 조사대상을 ‘국가공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인한 사망’으로까지 확대시켜 이 사건을 조사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한다.KAL기 사건이 북한 지도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우리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상정한 법개정인 셈이다. 이 사건은 1990년 3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졌고,김일성 부자의 지시로 공작원 김현희 일당이 88올림픽을 저지하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사건은 종결됐다.하지만 사건 직후부터 악성 음모론이 뒤따랐다.전두환정권이 저지른 자작극이고,김현희도 남한 정보당국이 만든 가공인물이라는 것이다. 음모론의 최초 발신처는 북한 관영매체였지만,뒤이어 유가족들과 우리 사회 진보세력 사이에 무섭게 번져나갔다.실체 없는 음모론의 바닥에는 전두환정권이 능히 이런 자작극을 벌일 만큼 부도덕하다는 정치적 분노가 자리하고 있다. 음모론 소설이 회자됐고 2002년 9월 제출된 전면재조사 국회청원에는 지금의 여당 소속 국회의원 다수가 서명했다.공중파 방송들은 앞다투어 음모론을 확대재생산했다.김현희의 변론을 맡았던 안동일 변호사는 최근 발간한 책에서 자기한테도 진실을 물어온 방송제작자가 한 사람도 없었다고 말한다. 안 믿겠다고 작정한 사람을 믿게 만들 방도는 세상에 없다.하지만 그 사이 17년이 흐르고 정권이 4번 바뀌었다.이렇게 많은 사람을,이렇게 오래 속이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김현희가 북한공작원임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는 안동일 변호사는 김현희가 혹독한 훈련을 받고도 겉만 빨갛게 변한 ‘사과형 공산주의자’였다고 말한다.재조사를 한다 해도 무슨 방법으로 그 방대한 재판기록,증인명단에서 음모론의 증거를 찾아낼지 모르겠다.모두가 좀더 냉정해질 수는 없을까.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정동채·장복심 ‘의혹’ 조사결과] 꼬리잡힌 徐씨 ‘거짓말 퍼레이드’

    친노(親盧)웹진 ‘서프라이즈’ 대표 서영석씨가 결국 자신의 거짓말에 발목이 잡혔다.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인사청탁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1일 이후 닷새 동안 서씨는 위선과 거짓으로 점철된 행보를 보여 왔다.인터넷과 각종 TV토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며 개혁을 주창해 온 그로서는 5일 청와대 발표로 도덕적 치명상을 입게 된 셈이다. 서씨는 인사청탁 논란이 처음 불거진 지난 1일 ‘서프라이즈’에 해명 글을 올려 “정 장관과 만난 적도,통화한 사실도 없다.”고 청탁사실 자체를 부인했었다. 그러나 잠시 뒤 오지철 당시 문화부 차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부인 김효씨로부터 청탁받은 사실을 시인하자 해명을 수정했다.“마누라가 문화부에 드나들면서 알게 된 오 전 차관에게 나름대로 운동을 한 것 같다.”며 자신과 부인이 나눴다는 통화내용을 서프라이즈 게시판에 올렸다.그러나 이 대화록조차 거짓이었음이 5일 청와대 발표로 드러났다.부인과 함께 자신이 직접 청탁에 나섰고,이 과정에서 정 장관의 이름을 들먹인 것도 자신이었던 것이다. 그가 운영해 온 서프라이즈는 발칵 뒤집혔다.“끝까지 거짓말해대는 꼴이 우습다.”“서 대표의 해명을 사실로 믿으며 달래던 마음이 한순간 장마철의 돌벽처럼 무너져 내린다.” 등등 네티즌들의 비난 글이 폭주했다.반면 “청와대가 서영석을 버린 것”“보수세력의 음모가 깔려 있다.”는 식의 ‘음모론’도 제기됐다. 파문이 확산되자 서씨는 오후 서프라이즈에 글을 올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그리고 본의 아니게 거명해 명예에 누가 됐던 정동채 장관께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한 뒤 서프라이즈 대표직을 사퇴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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