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음모론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유학생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23
  • 유럽서 부활한 反유대주의는 무슬림 탓?…옅어진 홀로코스트의 추억

    유럽서 부활한 反유대주의는 무슬림 탓?…옅어진 홀로코스트의 추억

    “내가 학교를 다닐 때(30여년 전쯤)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욕의 의미로 ‘유대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독일 학교에선 유대인이 모욕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고, 유대인 학생이 없는 학교에서조차 유대인이란 단어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요.” (독일 외교관 펠릭스 클레인, 50세) “교실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반(反)유대인 정서를 가르칠 때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유대인이라는 단어가 욕설처럼 통용되고 있어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계 사회 교사 미할 슈바르츠, 42세) 1945년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독일은 홀로코스트와 유대인에 대한 혐오 범죄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했다. 하지만 70여 년이 지난 지금, 독일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또다시 반(反)유대주의가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고 CNN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단 독일뿐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 반유대주의 정서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반유대주의학술정보원(RIAS)은 지난해 베를린에서만 유대인 혐오 사건이 전년보다 61% 많은 947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대부분이 언어폭력이었지만 신체적 폭행도 18건에 달했다. 한 16세 소녀는 학교 친구로부터 “유대인에게 가스를!”이라는 말을 들었고,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발로 차이고 공기총에 맞은 14세 소년도 있다. 무슬림 이민자 늘면서 증오 범죄 확산?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악몽이 각인된 유럽 사회에서 그동안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금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홀로코스트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옛 조상의 땅에 강력한 유대인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시오니즘)로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슬람권 이민자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도 확산됐다는 논리가 제기됐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유럽 내 무슬림 인구는 1950만명으로 전체 유럽 인구의 3.8%였지만 2016년 2577만명(4.9%)으로 증가했다. 프랑스(8.8%), 스웨덴(8.1%), 영국(6.3%), 독일(6.1%) 등은 이슬람권 인구가 5%를 넘는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에 미국 대사관 이전을 강행하는 등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강화하자 분노한 이슬람권 이민자들이 반유대주의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월 파리 근교 도시 사르셀에서 한 여덟 살 유대인 남자아이가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청소년들은 종교시설로 향하던 소년이 ‘키파’를 쓴 모습을 보고 길에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때린 뒤 달아났다. 키파는 유대교 남성들이 쓰는 모자다.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해 ‘작은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사르셀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일어난 데 프랑스 유대인 사회도 큰 충격에 빠졌다. 유대인 인구가 1만 5000여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도 지난해 12월 9일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유대교 회당이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10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홀로코스트 기억하는 세대 줄어…교사들도 곤혹 하지만 유럽을 휩쓰는 반유대주의가 온전히 유럽 내 이슬람 인구의 급증 때문이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유럽인들 마음속에 내재된 반유대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영문 매체 ‘더로컬’은 독일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2015년 독일 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1366건 가운데 78건만 이민자들의 소행이고 1246건은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반유대 증오범죄 1453건 중 1377건이 극우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후 70년이 지나도 네오나치 등이 발호하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가 독일인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음을 반영한다. 독일에서 유대인 증오가 확산되는 이유로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세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CNN 조사에 따르면 독일 18~34세 성인의 40%가 ‘홀로코스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질문에 ‘거의 알지 못한다’거나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반 이민, 독일우선주의 등을 기치로 하는 신생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열광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독일 학생들은 14~15세 때 제3제국(나치 독일)과 홀로코스트를 배운다. 교육 과정에는 인근 포로수용소 현장 학습도 포함된다. 하지만 베를린 상원 교육국의 사라야 고미스 차별조사위원은 “요즘 학생들에게 홀로코스트는 그저 과거의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어린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유대주의가 퍼지면서 독일 교사들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베를린 중·고등학교 선생님인 유대계 레이첼(가명)은 지난해 학생들의 괴롭힘을 감당할 수 없어서 학교를 옮겼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 “학생들은 교과서에 하켄크로이츠(나치를 상징하는 갈고리 십자가 문양)를 그렸고, 수업시간에는 나에게 ‘이봐, 유대인!’이라고 소리 질렀다”고 증언했다. 특히 유럽 내 우파 민족주의가 확산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박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는 벨디브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해 논란이 됐다. 벨디브 사건은 1942년 7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 비시 정권이 유대인 1만 3000명을 억류했다 나치 수용소로 보낸 일을 말한다. 오스트리아에선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이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에 올라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꾸렸다. 자유당의 우도 란트바우어 니더외스터라이히주 의원은 올해 초 주의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나치를 추종하는 학생동맹의 부의장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단체가 행사 때 쓰는 ‘나치 노래책’에 유대인 학살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고 결국 사퇴했다. 유럽인 28% “유대인이 경제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 행사한다” 미국의 유대인 전문 매체 ‘포워드’는 이런 반유대 정서가 전통적인 ‘음모론’, 즉 유대인이 인류에 기생해 인류를 해치려 한다는 뿌리 깊은 유럽인의 정서가 되살아나는 징조라고 평가했다. 유대인들은 로마 시대 이후 유럽에 흩어져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 금지돼 주로 상업·금융업 등에 종사했다. 이로 인해 다른 민족을 깔보고 돈만 밝힌다는 편견과 함께 미움을 샀다. CNN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헝가리, 폴란드, 스웨덴 등 7 개국에서 7092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44%의 유럽인들이 반유대주의를 자신의 나라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유럽인의 28%는 유대인들이 금융업을 포함한 경제계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20%는 유대인의 정치·언론계 파워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원인으로 유대인을 꼽았다.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약 5%의 유럽인은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4%의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점유할 자격이 있다고 대답한 반면, 응답자의 32%는 이스라엘 때문에 유대인이 싫다고 말했다. 약 31%의 유럽인들은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를 이용해 자신들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고, 약 28%는 유럽의 반유대주의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저지르는 악행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현재 분출되는 반이스라엘 정서와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반유대주의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유럽에서 지금과 같은 난민 유입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 무슬림 인구는 75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극우 민족주의의 부상을 계기로 EU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EU가 추구하던 자유주의적 관용의 가치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러 우주공사 사장 “미국 달착륙 확인해봐야” 뼈 있는 농담

    러 우주공사 사장 “미국 달착륙 확인해봐야” 뼈 있는 농담

    러시아 우주정책을 총괄하는 인사가 미국이 50년 전 실제 달에 착륙했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농담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미국의 달 착륙 음모설에 무게를 싣는 뼈 있는 농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Rogozin)에 동유럽 소국 몰도바의 이고리 도돈 대통령과 만나서 대화한 동영상을 올렸다. 로고진 사장은 “도돈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인들이 실제 달에 갔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우리는 그곳에 가서 그들(미국 우주인)이 갔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로고진 사장은 얼굴에 웃음기를 띤 채 어깨를 으쓱하는 등 농담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러시아 우주 기구 수장이 던진 말인 데다 이를 트위터에까지 올리는 바람에 농담으로만 받아들여 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러시아의 전신인 옛 소련은 냉전 시대에 미국과 달 탐사 경쟁을 벌이다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미국에 선수를 뺏겼다. 옛 소련은 이후 1970년대에 달을 향해 쏘아 올린 로켓이 4차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달 탐사 프로그램을 접었다. 냉전 시대 두 강대국의 달 탐사 경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달착륙 당시 영상이나 사진의 그림자 방향 등 미심쩍은 부분을 지적하며 NASA 우주인이 달에 가지 않고 착륙한 것처럼 연출한 것이라는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로고진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질문을 받고 농담으로 받아넘겼지만, AP통신과 폭스뉴스 등 몇몇 언론들은 뼈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실족사 하이난 항공 창업자는 중국 정부가 암살했나

    실족사 하이난 항공 창업자는 중국 정부가 암살했나

    지난 7월 프랑스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한 중국 하이항(HNA)그룹 왕젠(王健) 회장이 중국 정부에 의해 암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1일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해온 중국 부동산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전날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기자회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참모로 일하다 ‘퍼스트 도터’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의 갈등으로 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참석했다. 왕 회장은 지난 7월 3일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관광지 보니우를 둘러보던 도중 난간에 올라가 사진을 찍으려다가 15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그의 사망에 의심스러운 점이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궈와 배넌은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근거로 이를 반박했다. 특히 이들은 왕 회장의 사망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미수 사건 등에 비유하며 중국 정부에 의한 암살설을 제기했다. 궈와 배넌은 “HNA 그룹은 중국 은행들에서 비정상적으로 막대한 대출을 받았는데 이는 중국 최고지도부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왕 회장은 HNA 그룹의 자금 조달을 담당하면서 이와 관련된 온갖 비밀과 특혜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HNA 그룹이 중국 지도부의 비호 아래 급속한 성장을 했으나, 이후 그룹 경영에 문제가 생기자 입막음을 위해 왕 회장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하이난 항공으로 출발한 HNA 그룹은 해외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사세를 키웠으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고위층 유착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중국 당국의 감시망에 올랐다. HNA 그룹이 2015년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들인 힐튼호텔 지분, 도이체방크 지분, 홍콩 부동산 등의 가치는 무려 400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한다. 궈는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의 사생아가 HNA 그룹의 대주주라는 주장 등을 폈다. 왕 부주석은 슬하에 자녀가 없는데다 왕 회장이 사망한 날짜가 하필 왕 부주석의 이름과 같은 발음인 7(치)월 3(산)일이어서 중국 내에서도 무수한 음모론이 제기됐다. 이러한 의혹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HNA 그룹의 공동창업자 천펑(陳峰)이 왕 회장의 사망 후 그룹 경영을 장악하며 가족들을 핵심 요직에 앉히자 더욱 증폭됐다. 기자회견에서 배넌은 “중국 엘리트들이 행방불명되거나 자살하거나 죽거나 자산이 박탈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궈와 함께 재단을 설립해 이러한 사건들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조사하겠다고 밝힌 대상에는 갑작스레 행방불명됐다가 이후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난 인터폴 전 총재 멍훙웨이(孟宏偉), 화신에너지공사(CEFC) 전 회장 예젠밍(葉簡明) 등이 포함됐다. 중국 고위 관료들의 금고지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궈원구이는 여러 범죄 혐의를 받게 되자 2014년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후 중국 톱스타 판빙빙(范氷氷)과 왕치산 부주석의 관계설, 중국 정부의 알리바바 그룹 마윈(馬雲) 회장 협박설 등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궈를 상대로 자산을 동결하고 부정행위 의혹을 맞폭로하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與 이종걸 “혜경궁, 당 조사단 구성해야”… 지도부 압박

    李의원 “당내서 진실 발견할 수도 있어 이재명 결백하면 문제의 휴대전화 찾아야” 지도부는 “기소 여부 보고 결정” 재확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의 ‘혜경궁 김씨’ 논란에 사법부 판단 이후 당론을 정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방침과 달리 당이 먼저 나서 조사하자는 주장이 19일 처음 나왔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무죄추정 원칙으로 재판결과가 나온 후 조치를 취하는 방법으로는 정쟁만 장기화·격화된다”며 “당이 조사단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지사도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식의 음모론을 펼 일이 아니다”라며 “결백하다면 증거를 훼손하는 게 아니라 문제의 핸드폰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상토론을 통해 당내에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기소 여부에 따라 당론을 정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이 의원의 주장을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가 끝난 후 “공당으로서 어떤 조치를 취하기 위해선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전날 “사실이라면 사퇴해야 하지만 법정에서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옳다”고 했던 표창원 의원도 이날 다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기소와 재판 절차, 결과를 지켜보자”며 자신의 주장이 지도부 결정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혜경궁 김씨’ 논란이 당내 차기 권력구도와 연결돼 해석되는 것도 경계했다. 이 지사는 이날 출근길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경찰이) 진실보다는 권력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청와대가 아니라 경찰에 대한 불만을 말한 듯하다”며 “청와대나 당이 이 지사에게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경찰 수사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이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아무런 대응이 없이 지켜보고만 있다”며 “캘수록 허물만 나오는 인물이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오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이 대표가 이 지사를 비호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에서 출당 정도는 이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계속 싸고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대표가 (이 지사에게) 아주 큰 신세를 졌거나 약점을 잡혔거나 둘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유빙의 숲(이은선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은선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개인의 힘으로는 역부족인 재난이나 사고, 질병으로 극한의 고통에 처한 인물들이 잔혹한 현실을 통과해 어떻게든 살아내는 과정을 그렸다. 작가는 이들이야말로 삶에 대한 가장 지극한 애정을 가진 존재들임을 역설해 보인다. 296쪽. 1만 3000원.레트로토피아(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정일준 옮김, 아르테 펴냄) 유럽 지성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폴란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작. 노학자가 진단한 오늘날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중계되는 타인의 삶과 음모론·가짜뉴스로 인한 불안감에 아무것도 없는 원초적인 세계 ‘자궁’으로 돌아가고만 싶은 시대다. 272쪽, 2만원.사라진 후작(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북레시피 펴냄) 올해로 130살을 맞는 명탐정 셜록 홈스. 그에게 열네살짜리 여동생이 있다면?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던 에놀라 홈스는 젊은 후작의 납치 사건에 연루돼 홈스 가문 특유의 ‘촉’으로 후작을 찾아나선다. 사회제도에 억압된 여성상에 반기를 든 발칙한 탐정의 좌충우돌 모험기. 260쪽. 1만 3000원.마르크스주의 100단어(미카엘 뢰비·에마뉘엘 르노·제라르 뒤메닐 지음, 배세진 옮김, 두번째테제 펴냄) 마르크스주의에 관한 방대한 정보들 중 100개를 추려 그 핵심 개념만을 담아 작은 사전 형식으로 엮은 책. 프랑스에서 철학·사회학·역사학·경제학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저자 3명이 각각 자신의 전문 분야에 관한 항목들을 작성하고 이를 정리했다. 256쪽. 1만 5000원.땅의 역사 1·2(박종인 지음, 상상출판 펴냄) 27년차 여행전문기자로 활약한 저자가 조선일보에 연재한 인문 기행 코너 ‘땅의 역사’를 책으로 묶었다. 우리 땅 방방곡곡에서 찾은 역사의 여러 흔적 중 고대사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증 내·외상’을 남긴 사건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다. 각 336쪽, 352쪽. 각 1만 6000원, 1만 6500원.지금 오는 이 시간(심상옥 지음, 마을 펴냄) 오래 흙을 만져온 도예가이면서 서정시의 끈을 놓지 않았던 시인의 신작 시집. 오랜 도예창작과정에서 터득한 원숙한 예술적 안목을 바탕으로 풍부한 삶의 지혜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구현해 냈다. 128쪽. 1만 2000원.
  • 메르켈 “사민당과의 대연정 유지”…‘분란 기폭제’ 獨정보기관 수장 경질

    메르켈 “사민당과의 대연정 유지”…‘분란 기폭제’ 獨정보기관 수장 경질

    독일 극우 세력을 두둔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의 분란 기폭제가 된 정보기관 수장이 두 달간의 논란 끝에 경질됐다. 지난달 지방선거 패배 후 각자도생하고 있는 대연정 주축인 기독민주당, 기독사회당, 사회민주당의 악화된 관계가 봉합될지 주목된다.●대연정 주축 정당들 악화된 관계 봉합될까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연방 내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헌법 수호청(BfV)의 한스 게오르그 마센 청장을 경질한다”면서 “마센 청장이 당초 내무무 특임고문으로 자리를 이동하기로 한 계획도 취소됐다”고 말했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마센 청장은 지난 9월 켐니츠에서 발생한 극우세력의 폭력 시위에 대해 “시위대가 외국인을 공격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고, 시위대의 폭행 동영상도 누군가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 도마에 올랐다. 여기에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도부와 접촉해 내부 정보를 흘렸다는 의혹도 불거지면서 대연정내 중도 좌파인 사민당이 그의 경질을 강력 요구했다.하지만 대연정 내에서 난민에 부정적인 기사당 대표를 맡고 있는 제호퍼 장관은 마센 청장을 헌법수호청장에서 물러나게 하는 대신 내무 차관으로 승진 발령을 내려고 했고, 사민당의 반발이 거세자 다시 마센 청장을 내무부 특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도록 조정했다. ●극우 두둔 마센 청장 ‘음모론’ 등 논란 키워 이 과정에서 마센 청장이 사전에 작성해 둔 퇴임사에 “사민당 내 극좌 세력의 정치적 음모로 자신이 희생양이 됐다”고 서술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또 논란을 몰고 왔다. 이 때문에 제호퍼 장관도 더이상 마센 청장을 두둔하지 못하고 경질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민당 대표인 메르켈 총리가 차기 총리 불출마를 선언한 뒤 사민당 내부에서 대연정을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마센 청장을 둘러싼 연정세력 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걸 방증한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민당과의 대연정은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씨줄날줄] 반유대주의/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반유대주의/이두걸 논설위원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는 관현악 ‘탄호이저 서곡’을 쓴 독일 출신의 대표적인 서양 고전음악 작곡가다. 그의 이름은 종종 히틀러와 연결된다. 히틀러는 그의 작품을 일러 ‘독일 정신을 표현했다’고 극찬했다.둘은 반유대주의(Anti-Semitism)라는 교집합도 작지 않다. 바그너는 논문 등에서 자신이 반유대주의자임을 공공연히 밝혔다. 동시대의 작곡가인 펠릭스 멘델스존에 대해 저주에 가까운 비판을 퍼부은 것도 음악사조의 차이뿐 아니라 멘델스존이 개신교로 개종한 금융가 가문의 부유한 유대인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바그너의 반유대주의는 후대에 꽃을 피운다. 그의 영국인 며느리 위니프레드는 바그너가 출범시킨 바이로이트 음악 페스티벌을 주도하면서 본격적으로 나치와 손을 잡았다. 이스라엘에서 바그너의 작품이 여간해서 연주되지 않는 이유다. 반유대주의가 등장한 건 19세기 중엽 이후다. 그러나 반유대주의의 역사는 그리스도교의 역사만큼 장구하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희생시켰다는 종교적 이유가 가장 크다. 유럽에서 유대인은 툭하면 ‘개종 아니면 추방’을 강요당했다. 18세기 후반에야 시민권을 획득할 정도였다. 거주나 토지 소유 등에도 제한당했다. 그러다 보니 금융이나 법률 등 전문직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19세기 이후 유럽 금융시장을 주무른 유대계 로스차일드 가문이 온갖 음모론의 주역으로 회자될 정도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일어난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 총기 난사 사건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가 여전하다는 반증이다. 백인 노동자 유권자들은 ‘유대인 금융 권력이 부를 독점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그 덕분에 트럼프가 집권했다는 게 정설이다. 유대인은 홀로코스트의 희생양이던 ‘사회적 소수자’가 아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는 미국을 뒷배 삼아 지배적인 지역 권력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얼마 전 돌팔매질하는 팔레스타인 청년을 담은 외신 사진이 화제였다. 시위자는 상의를 벗은 채 한 손에는 팔레스타인 깃발을, 다른 한 손에는 돌팔매를 들었다. 성서 속 블레셋의 거인 골리앗에 맞섰던 다윗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블레셋은 오늘날로 치면 팔레스타인에 해당한다. 역사의 가해자가 언제든 피해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역사의 역설이 담긴 셈이다. 뿌리 깊은 재일 조선인 차별은 비판하면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은 비하하는 우리 역시 ‘제 눈의 들보는 깨닫지 못하는’(마태 7.3) 게 아닌가 부끄러워진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트럼프 닮은꼴’ 브라질 1위 대선후보 지지자들...가짜 뉴스 유포하고 언론 협박

    ‘트럼프 닮은꼴’ 브라질 1위 대선후보 지지자들...가짜 뉴스 유포하고 언론 협박

    “모든 게 매우 친숙하다.” 브라질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사회자유당(PSL)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메신저인 ‘왓츠앱’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유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뜨겁다. 미국 온라인매체 복스는 이날 “지난 2016년 미 대선 정국 이후 뜨거운 감자가 된 가짜뉴스 소동이 브라질 대선에서 재연되고 있다”면서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 후보 지지자들의 행태가 실제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몰아세우는 트럼프 대통령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페이스북 측은 보우소나루의 경쟁자인 좌파 노동자당(PT)에 대한 음모론을 퍼뜨린 왓츠앱 계정 10만개를 유출해 폐쇄했다고 현지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가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이 뒷돈을 댄 정황도 드러나 노동자당 측은 보우소나루 후보를 연방선거법원에 고발하고, 여론조작에 개입한 의혹을 산 기업에 대해서는 사법당국에 수사를 촉구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부오수나루 후보 캠프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캡프 측은 “대선 캠페인은 보우소나루 후보를 지지하는 수많은 자원봉사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며 관련설을 부인했다. 사회자유당의 구스타부 베비아누 대표는 미주지역 최대 국제기구인 미주기구(OAS)가 브라질에서의 SNS여론 조작 파문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과 관련 “OAS가 신뢰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OAS의 브라질 대선 참관단장인 라우라 친치야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왓츠앱을 통한 가짜뉴스 대량 유포한 행위는 전례 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이날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보우소나루 후보의 우세가 확인됐다. 여론조사업체 MDA가 전국교통연맹(CNT)의 의뢰로 시행한 투표 의향 조사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후보가 48.5%를 기록해 페르난두 아다지 좌파 노동자당 후보(37%)를 앞섰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문제 만드는 신문, 그게 먹히는 사회

    문제 만드는 신문, 그게 먹히는 사회

    제0호/움베르토 에코 지음/이세욱 옮김/열린책들/336쪽/1만 3800원“나는 저널리즘에 관한 개론을 쓰려고 하지 않았다. 어느 특이한 편집부, 진흙칠 기계 장치를 가동시킬 준비를 하는 편집부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중략) 그러니까 내가 소설에서 들려주는 것은 저널리즘 정보의 한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탈리아의 유명 기호학자이자 소설가인 움베르토 에코(1932~2016)가 소설 ‘제0호’에 대해 한 말이다. 그의 일곱번째 소설이자 마지막 소설인 ‘제0호’는 극단적으로 썩어빠진 언론사를 다뤘다.1992년의 이탈리아. 싸구려 글쟁이로 변변찮은 직장을 전전하던 중년의 콜론나는 창간을 앞둔 신문사 ‘도마니’의 부름을 받는다. 그가 주문받은 역할은 신문사 주필의 대필 작가. 그런데 이 신문사, 좀 독특한 구석이 있다. 끝내 세상에 나오지 않을 신문을 만드는 것이 이 신문사의 비밀 강령이다. “우리 콤멘다토레는 금융계와 은행계의 거물들이 모이는 성역에 들어가고 싶어 하니까, 아마 큰 신문을 이끄는 엘리트의 세계에도 들어가고자 할 겁니다. 그런 세계에 들어가는 방법은 자기가 새 신문을 창간하려고 한다면서, 장차 어떤 것도 가리지 않고 진실을 말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36쪽) 도마니의 뒷배인 ‘콤멘다토레’는 지방 TV 채널과 잡지 몇 개를 운영하는 야심만만한 기업가다. 콤멘다토레의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제작되는, 끝끝내 세상에 나오지 않을 창간 예비판이 이들의 ‘제0호’다.사건은 기자들 중 한 명인 브라가도초가 빨치산에 의해 살해된 파시스트 독재자 무솔리니가 실은 처형되지 않고 도망갔다는 ‘음모론’을 들고 나오면서부터 시작된다. 교황, 정치가, 테러리스트, 은행, 마피아, CIA, 프리메이슨까지 얽힌 폭로 기사를 준비하던 브라가도초. 그가 칼에 맞고 살해된 채 발견됨으로써 ‘도마니’는 혼돈에 휩싸이게 된다. 자신이 저널리스트였던 에코는 극단적 상상에 기반한 가상의 언론사에서 벌어지는 더없이 사실적인 양태를 그렸다. 소설 속 주필 시메이와 기자들의 문답들이 그렇다. “그 말씀은 우리가 어떤 기사를 쓸 때마다 콤멘다토레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뜻인가요?” “물론입니다. 그는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이른바 지배 주주이거든요.”(113쪽)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주장을 싣되, 진부한 의견을 먼저 소개하고 기자의 생각을 나중에 배치해 독자가 심정적으로 기자의 의견에 기울게 만드는 ‘스킬’ 등은 기사를 쓰고 읽는 일이 얼마나 주관적인 일인가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제0호는 ‘에코 소설은 어렵다’는 편견을 넘어선다. 제2차 세계대전을 촉발한 실존 인물과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건이 등장해 심리적으로 친숙하게 느껴진다. 문장도 쉽고 각주 읽을 일도 비교적 적다. ‘장미의 이름’을 읽으려다 수차례 실패한 경험에 비춰봐도 에코 소설 중엔 제일 만만하다.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지만, 그가 매일같이 하는 일을 수상해 보이게 만드는 겁니다.”(188쪽) 시메이의 일갈에서 언뜻 영화 ‘베테랑’ 속 유아인의 대사가 스쳐 지나간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데 문제를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고 했던가. 언론계 대선배 에코가 마지막으로 남긴, 표적을 향해 무분별하게 문제를 삼는 언론과 이러한 ‘스킬’이 먹히는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동시다발 ‘폭탄 소포’… 美 중간선거 흔들다

    동시다발 ‘폭탄 소포’… 美 중간선거 흔들다

    FBI “사제 파이프 폭탄…국내 테러일 듯” 反트럼프 향한 ‘테러협박’에 공화당 긴장 트럼프 ‘정치적 폭력’ 규정… 후폭풍 차단반(反)트럼프 진영 인사와 미디어를 향한 동시다발적인 ‘폭탄 소포’가 배달된 사건으로 워싱턴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특히 이번 폭탄 소포 사건이 정치 테러로 규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10여일 남은 내달 6일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도 커 백악관과 공화당,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지난 22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헤지펀드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민주당 인사 3명, CNN 뉴욕지국까지 최소 8곳에 폭탄 소포가 배달됐다고 보도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앞으로 보내진 수상한 소포를 현재 추적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에게도 우편 폭발물이 보내졌다. 폭발물 소포가 배달된 이들은 백인 민족주의 진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층이 비판하던 인물들이다. CNN 등에 따르면 25일 새벽 로버트 드니로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더트라이베카 그릴’에 파이프 폭발물이 들어 있는 노란색 포장지의 소포가 배달됐다. 비슷한 형태의 폭발물이 배달된 것은 이번이 8번째다. 반(反)트럼프 진영 인사와 진보성향 언론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공화당 지지 극우주의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골수 민주당 지지자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브렛 캐버노 대법관 성폭행 주장 역풍과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 문제로 공화당 표가 결집하는 상황에서 폭발물 배달이 민주당 지지층을 자극하면서 13일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의 ‘폭탄’으로 떠오르고 있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선거에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보고 긴급 진화에 나섰으나 폭발물 배달이 이어짐에 따라 중간선거의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FBI는 발견된 폭발물들은 모두 누런 마닐라지(목재 펄프에 마닐라삼을 섞어 만든 종이) 봉투에 담겨 있었다. 또 봉투에 성조기가 그려진 ‘포레버’(forever) 우표 6장이 붙어 있는 정황으로 볼 때 동일범의 소행으로 판단된다. FBI는 “폭탄 소포들은 국제 테러가 아닌 국내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모든 우편물에서 발견된 폭발물이 다소 조잡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배달된 폭탄 소포들은 경호·수사당국이 사전에 차단해 별다른 인명 피해는 없지만 이른바 ‘반트럼프’ 진영을 향한 ‘테러 협박 시도’라는 점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공화·민주 양당은 중간선거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한목소리로 이번 사건을 규탄하고 나섰다. 폭발물의 표적이 민주당에 집중된 탓에 앞으로 수사가 진행될수록 공화당에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공화당은 서둘러 이번 사건을 ‘정치적 폭력’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다짐하는 등 후폭풍 차단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우리는 이 비겁한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 어떤 종류의 정치적인 폭력 행위나 위협도 미국 내에서 발붙일 곳이 없다는, 매우 분명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피플인 월드] ‘北 개혁개방 아이콘’ 양빈 16년 만에 활동 재개

    [피플인 월드] ‘北 개혁개방 아이콘’ 양빈 16년 만에 활동 재개

    中서 탈세혐의 체포 후 14년간 수감 경제인사와 회동… 신의주 개발 촉각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한 개혁·개방 아이콘이었던 양빈(楊斌·55) 전 신의주 행정장관이 대만의 유력 인사와 만나 북한 경제개발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빈과일보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양아들로 행세했던 양빈이 타이베이의 한 고급식당에서 류타이잉(劉泰英) 전 중화개발금융공사 이사장, 한국 롯데그룹 관계자 등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장쑤성 난징 출신인 양빈은 1990년 유라시아 그룹을 설립해 중국 방직품을 동유럽에 수출하면서 한때 중국 제2의 갑부로 불렸다. 1998년 중국 선양에 네덜란드 마을(화란촌)을 세워 화훼산업을 벌였고 2002년 9월 북한이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공식 지정하면서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됐다. 하지만 행정장관 임명 발표 일주일 뒤 양빈은 중국 당국에 탈세 혐의로 체포돼 14년간 수감생활을 하다 2년 전 풀려났다. 북한은 당시 신의주 시내에 대만의 절반에 이르는 132㎢ 면적을 홍콩과 유사한 성격의 특별행정구로 지정하고 네덜란드 국적의 양빈을 홍콩 행정장관과 비슷한 성격의 신의주 행정장관에 임명했다. 양빈은 중국이 신의주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자 남북이 협력한 개성공단을 사례로 들면서 중국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가 14년 동안 수감된 걸 두고 북한 개발 참여가 중국 당국의 분노를 샀다는 등 여러 음모론이 제기됐었다. 이날 양빈과 회동한 류 전 이사장은 “정부가 간섭할 필요 없이 대만처럼 노동자가 부족하고 돈이 갈 길 없는 나라가 북한의 값싼 노동자와 토지를 잘 활용하면 국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에서 여의치 않은 임업 기지를 신의주로 이전할 수 있으며, 대만 기업들이 중간재를 제공하고 북한의 의료업, 서비스업, 관광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양빈의 활동 재개와 관련해 중국이 이미 북한의 동의를 얻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지난 6월에도 류 전 이사장을 대만에서 만나 신의주 개발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7월 북·중 접경지대의 신의주 공장 등을 시찰하며 현대화를 강조한 바 있다. 양빈과의 회동에 참석한 셰진허(謝金河) 비즈니스투데이 발행인은 “구체적인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신의주가 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투자처로 북한의 경제 개방 시 대만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곳”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역사 수레바퀴를 되돌리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역사 수레바퀴를 되돌리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백수(白壽)를 2년 앞둔 중국 공산당은 ‘홍’(紅·이데올로기)과 ‘전’(專·실용노선) 간 길항(拮抗)의 역사로 점철돼 있다. 공산당이 1921년 창당하고 사회주의국가 건설을 거쳐 대약진운동을 벌일 때까지 마오쩌둥(毛澤東)이 우이를 잡은 40년은 전의 도전을 받지 않은 홍의 독무대였다. 대약진운동의 참담한 실패로 마오의 장악력이 약화되는 사이 류샤오치(劉少奇)·덩샤오핑(鄧小平)이 국정 주도권을 잡으며 전이 부상했다. 위협을 느낀 마오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인재(人災)’로 불리는 문화혁명을 발동하면서 전은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마오의 사망과 함께 홍이 역사의 전면에서 사라지고 덩이 당권을 틀어쥐며 개혁·개방을 이끌자 전이 득세했다. 전이 위세를 떨친 40년은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14조 달러), 14억 인구가 따뜻하고 배불리 먹고사는 1인당 GDP 1만 달러,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세계 1위(23조 달러)의 경제대국으로 떠올랐다.덩치가 커지며 자신감으로 충만한 중국에 홍이 슬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 간에 무역전쟁이 격화된 와중인 지난달부터 고급 관료가 ‘홍의 가치’를 내세우며 불을 지폈다. 추샤오핑(邱小平)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부부장이 SNS를 통해 “민영기업은 노동자를 주체로 삼아 이들이 충분한 민주권리를 향유하고 기업 경영에 함께 참여하며, 기업의 발전 성과를 함께 향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다. 바통을 이어받아 ‘억지 관변’ 칼럼니스트인 우샤오핑(吳小平)은 ‘홍의 우수성’을 떠들며 기름을 부었다. 그는 “사영경제의 임무는 공유경제의 획기적 발전에 협조하는 것이었는데 이미 초보적으로 (임무를) 완성했다”며 “사영경제가 더이상 맹목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사영기업 2선 후퇴’를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이마저도 성에 차지 않은 듯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이달부터 새로운 상장사 관리 준칙을 시행한다고 뒤늦게 발표한 것이다. 새 준칙에는 ‘상장사가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따라 회사에 당위원회를 설립해야 하며, 당위원회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모든 기업의 당위원회 설립이 의무화됐다. 당위원회는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때 이사회에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다. 지난해 말 기준 국유기업 93%, 민간기업 70%에 당위원회가 설립됐다. 현지 진출 외국 기업 10만곳 이상에도 당위원회가 설립됐다. 공산당이 국내외 기업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홍의 굴기(崛起)’ 배경엔 중국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자만심(自慢心),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민간기업 통제력 상실에 대한 우려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하고 여배우 판빙빙(範氷氷)의 잠적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려는 음모론이 나오는 이유다. 덩치가 커졌지만 중국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우리는 사영기업이 아니라 국유기업의 경영 참여를 요구한다”, “공사합영(公私合營)을 내세워 사유재산을 몰수하려 한다”는 등 중국 누리꾼들이 비아냥대는 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khkim@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나…‘진실게임’에 빠진 미국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나…‘진실게임’에 빠진 미국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나. 엘리트 코스를 달려온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지명자인가, 아니면 36년 전 당한 성폭력의 트라우마에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대학 여교수인가. 27일(현지시간) 미국의 눈과 귀는 온통 미 상원 법사위원회의 브렛 캐버노(53)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에 집중됐다. 이날 청문회에는 캐버노 지명자의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과 관련해 그를 가해자로 지목한 피해여성과 캐버노가 차례로 증인으로 출석해 상반된 주장을 폈다.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로 신원이 드러난 피해 당사자인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대학의 크리스틴 블래시 포드(51) 심리학 교수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육성으로 피해사실을 증언하는 자리였다. 포드 교수는 상원의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캐버노 지명자가 100% 가해자가 맞다고 주장했고, 캐버노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과 포드 교수측은 36년 전 사건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이를 말도 안된다며 거부하고 있다. 공화당은 늦어도 이번 주중에는 상원 전체회의에서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미국변호사협회도 상원 법사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FBI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인준안 처리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연방대법관으로서의 자질과 이념 성향, 과거 판결 등에 대한 검증으로 시작한 캐버노의 상원 법사위 청문회는 포드 교수의 성폭행 미수 주장을 계기로 제2, 제3의 피해자가 잇따라 ‘커밍아웃’하면서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의 스타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행에 대한 폭로로 시작된 #미투운동(나도 피해자다)이 미국 사법부의 최고위직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까지 이어지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화당과 캐버노 지명자는 민주당,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음모론을 들먹이며 ‘성폭행 미수’ 의혹을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치 공세로 몰아가고 있다.연방대법관 자리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기싸움을 벌이는 것은 연방대법원의 이념 저울이 보수로 기울게 되기 때문이다. 9명의 대법관 중 현재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의 대법관이 각각 4명인데 보수 성향의 캐버노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5대 4로 보수가 우위에 서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낙태와 이민, 동성혼, 그밖에 소수 인종과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주요 사건들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보수적으로 흐를 수 있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36년전 무슨 일이 있었나 포드는 청문회에서 고교 시절인 1982년 여름 저녁, 메릴랜드주의 부촌인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단독주택에서 열린 파티에 갔다가 비틀거릴 정도로 취한 캐버노가 2층의 화장실에 가던 자신을 침실에 밀어넣고 침대 위에 쓰러뜨린 뒤 캐버노의 친구가 보는 앞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도와달라고 소리치려는 자신의 입을 캐버노가 손으로 틀어막어 잘못하면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웠다는 포드는 사력을 다해 도망치려는 자신을 보며 웃던 두 남자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캐버노 지지자들은 포드가 정확한 사건장소와 날짜, 어떻게 그 집에 갔고, 사건현장에서 도망쳐 어떻게 집에 갔는 지 등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포드 지지자들은 36년전 일어난 일이고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 있다며, 오히려 솔직한 태도가 증언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며 맞섰다. 포드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캐버노의 성폭행 미수 사건을 공개한 뒤 미국은 물론 이 뉴스를 접한 한국 사회의 반응은 눈여겨볼 만하다. 10년 전도 아니고 36년 전 일어난 일인데다, ‘철부지’ 고등학교 때 일까지 거론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고, 의혹을 규명해줄 증인이나 증거도 찾기 쉽지 않을텐데라는 말도 뒤따랐다. 1970~1980년대 미국의 파티문화와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할 때 30년, 40년전 일까지 꺼내면 ‘걸리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반응도 읽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같은 반응은 철저히 가해자의 입장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신고하지 않았다고 피해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포드가 청문회에서 밝힌 것처럼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성폭력 피해는 그 충격이 더 오래, 더 깊게 각인돼 평생을 두고 영향을 미친다. 성희롱에 사회적 인식과 기준은 달라졌을 지 몰라도 세월이 지났다고 성폭행과 성폭력의 기준까지 변하지는 않는다. 1991년 애니타 힐 vs 2018년 크리스틴 포드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에서 성폭력이 문제가 됐던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1991년 10월 흑인 연방대법관 지명자였던 클래런스 토마스 판사에 대한 인사청문회 때다. 35살의 애니타 힐 당시 오클라호마대 법대 교수는 1981~1983년 교육부와 고용평등위원회에서 일할 때 상사였던 토마스 후보자가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했다고 증언했다. 백인 남성 일색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해 자수성가한 보수 성향의 토마스 후보자를 끌어내리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몰아부쳤다. 또 힐 교수에게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발언들도 서슴지 않았다. 당시 14명의 민주·공화 상원의원은 모두 백인 남성이었고, 이들이 30대의 흑인 여교수를 앉혀놓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성희롱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라고 반복해서 몰아치던 모습은 여성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토마스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은 52대 48로 가까스로 상원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이후 직장내 성희롱 문제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됐고,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가 당선됐고, 여성 상·하원의원들이 다수 당선돼 ’여성의 해‘로 기록됐다. 현재 브랜다이스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힐 교수는 지난 26일 유타대 강연에서 28년과 달라진 게 거의 없다면서 “결국 상원은 진실을 알 수 없다고 결론 지을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FBI가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표결에 부쳐진다면 51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에서 몇명의 이탈표가 나오느냐에 결과가 달려있다. 캐버노 논란은 당파성의 한계를 다시 한번 보여주겠지만 미투운동에는 새로운 전기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판빙빙 실종 미스터리로 들끓는 중화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판빙빙 실종 미스터리로 들끓는 중화권

    ‘중화권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군림하고 있는 중국의 판빙빙(範氷氷·37)이 거취가 주목을 받고 있다. 3개월여 전 갑작스레 잠적하면서 그녀를 둘러싼 거액의 출연료와 탈세 의혹, 재산 해외 밀반출, 공안당국의 비밀 구금조사, 정치망명설, 그리고 사망설 등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뉴욕타임스(NYT), 타임(TIME), BBC방송, 가디언(Guardian) 등 세계의 주요 언론매체들이 앞다퉈 심층 보도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판빙빙은 지난해 4300만 달러(약 480억원)를 벌어들이는 등 4년 연속 여배우 최고수익을 올린 중국 최고의 스타다. 타임지 선정 2017년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에 뽑힌 그녀는 ‘아이언맨 3’와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X-man: Days of Future Past) 등 두 편의 할리우드 대작에 출연했다. 지난 5월에는 제시카 체스테인과 페넬로페 크루즈 등 세계적 여배우들과 함께 또다른 블록버스터인 여성 스파이 영화 ‘355’에 캐스팅되면서 주가를 높여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62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호주 비타민 제조업체인 스위쎄 웰니스와 프랑스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인 겔랑의 립스틱, 독일 명품브랜드 몽블랑 시계, 드 비어의 다이아몬드 등 글로벌 유명 기업들의 상품 광고에도 출연했다. 이렇게 ‘잘 나가던’ 배우가 6월2일 자신의 웨이보에 어린이병원 설립 문제로 티베트를 방문한다는 글을 남긴 뒤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이런 만큼 판빙빙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은퇴와 왕젠(王健) 하이항(海航·HNA)그룹 회장이 지난 7월 프랑스 출장 중 프로방스 보니우에서 사진을 찍다 15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 등과 맞물리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프랑스 경찰은 그의 사망 원인을 단순 실족사로 결론냈지만 의심스러운 구석은 남아 있다. HNA그룹은 미국에 도피한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으로부터 시 주석 집권 1기의 반부패 사령탑이었던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과 유착됐다는 공격을 받아왔다. 판빙빙 실종 99일째인 10일 마윈 회장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겸 기술고문처럼 자선사업에 매진하겠다며 1년 뒤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중국 안팎에서는 그의 은퇴가 중국 당국에 밉보여 ‘실종 상태’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은 아닌가 하는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판빙빙이 잠적한 이후 거액의 출연료와 탈세 의혹, 미국 정치적 망명설이 흘러나오며 큰 파장을 일으키자 중국 당국이 그녀를 잡아들여 조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제대로 확인된 사실이 없음에도 영화인 사이의 개인적인 원한 관계에서 비롯됐다느니, 베이징 최고위층의 정치적 음모와 관련됐다는 등 루머들이 양산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대만 매체 ET투데이는 중국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녀는 현재 감금 중이며 정말 참혹한 상황이다.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전해 궁금증을 부추겼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인기스타가 자발적으로 잠적했을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은 만큼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신변 자유에 제한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판빙빙의 실종 미스터리는 전 세계 언론매체들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판빙빙에 대한 질문 공세에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것이 외교 문제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판빙빙 사건이 2002년 드라마 중국의 유일한 여황제 ‘측천무후’를 연기했던 여배우 류샤오칭(劉曉慶·63)의 탈세혐의 체포 과정의 재판(再版)이라며 당국의 눈 밖에 나면 아무리 세계적 스타라도 파리 목숨에 불과하다는 자조섞인 비판도 제기된다. 류샤오칭은 2003년 8월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베이징시 북부 진청(秦城)감옥에서 다른 수감자 3명과 함께 5㎡의 감방에서 422일간 수감 생활을 했다. 공교롭게도 판빙빙 역시 2014년 출연한 TV드라마 ‘무미낭전기’(武眉娘傳奇)에서 측천무후역을 맡은 바 있다. 판빙빙에 대한 최신 소식은 그녀가 탈세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신랑차이징(新浪財經) 등에 따르면 장쑤(江蘇)성 세무국은 22일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해당 영화계 인사에 관한 세금 문제 사건은 여전히 조사중”이라며 “최종 결과는 공고를 통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장쑤성 세무국이 6월 연예인 이중계약서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는 입장을 밝힌 뒤 후속 진행상황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홍콩 빈과일보는 앞서 17일 100일 넘게 공식석상은 물론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사라진 판빙빙이 현재 자택에서 칩거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녀가 당국의 명령에 따라 탈세혐의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외부 접촉이 금지된 채 처벌 수위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빙빙 실종 사건은 전 CCTV 인기 앵커였던 추이융위안(崔永元)이 5월28~29일 웨이보에 판빙빙의 탈세 의혹 폭로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면서 비롯됐다. 2003년 판빙빙이 출연한 영화 ‘휴대폰’은 인기 앵커의 불륜 이중생활을 소재로 삼았는데 추이가 실제 모델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 영화로 큰 타격을 입은 추이는 조만간 ‘휴대폰2’가 상영된다는 소식에 영화감독과 판빙빙을 비난하면서 그녀가 이중계약서로 거액을 탈세했다고 주장했다. 추이는 “판빙빙이 ‘휴대폰2’ 에 출연하면서 150만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750만 달러(약 83억 7000만원)를 받았다”고 폭로한 것이다. 베이징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고액 출연료와 탈세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판빙빙 사건이 부패척결 사정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민심을 달래려는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잘 짜인 시나리오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에서는 ‘부의 균등’, ‘사치 금지’ 라는 사회주의 분위기를 중시하는 정부가 사회적으로 유명한 판빙빙을 희생양으로 삼아 본보기를 보여주려 한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분노하는 ‘라오바이싱(老百姓·인민) 달래기’차원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대만 빈과일보는 판빙빙이 이중계약에 따른 탈세 혐의를 받고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목을 당했다며 판빙빙의 재산증식 방법을 자세히 전했다. 판빙빙은 천문학적 개런티를 받은 뒤 사무실을 설립해 세금 폭탄을 피하고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다. 캐나다에서만 대략 7개 대학 근처의 부동산을 매입해 해마다 14%의 고수익을 올렸다. 여기에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중국 영화계 스타 사회책임 연구보고서’에서 판빙빙이 0점으로 꼴찌를 했다면서 그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도 사회적 공헌은 없는 연예인으로 정부에 비쳤을 수 있다고 빈과일보가 분석했다. 서방 언론을 중심으로 이번 사건이 ‘의법치국(依法治國· 법에 따른 통치)’이라는 시진핑 지도부의 이념과 정면 배치되는 전근대적 공안 통치방식 때문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제기된다. 법을 어기면 그에 맞는 처벌을 받는 게 마땅하지만 중국에서는 당국의 상황 설명 없이 당사자만 사라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같은 과도한 비밀수사와 언론통제가 중국이 과연 현대화된 법치국가가 맞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타임은 19일 특집 기사를 통해 “판빙빙 실종 사건은 중국의 사법통치시스템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극명한 사례”라며 “중국 톱스타와 재계 거부들이 모든 것을 다 소유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중국에서 유일한 통제 주체는 국가뿐임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마윈 경영 승계 발표 뒤 ‘정치적 음모론’ 그림자

    [특파원 생생리포트] 마윈 경영 승계 발표 뒤 ‘정치적 음모론’ 그림자

    중국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마윈(馬雲)은 지난 10일 자신을 ‘교사’라고 소개하는 새로운 명함을 공개했다. 이날은 그의 만 54세 생일이자 중국 교사의 날이었으며, 10년간 준비했다는 알리바바그룹의 경영 승계 계획을 밝힌 날이기도 하다.전문 경영인에게 1년 뒤 그룹 경영을 맡기겠다는 마윈의 발표는 경영 세습이 일반적인 아시아 기업에서는 드문 어려운 사례여서인지 적지 않은 음모론이 불거졌다. 특히 마윈이 소유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와 관련지어 알리바바그룹의 정치적 위험을 제거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약 1년 전 SCMP는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던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위협적인 기사를 게재했다가 곧바로 삭제했다. 칼럼의 내용은 현재 공산당 권력 3위로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이었던 9·9절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평양에 다녀온 리잔수(栗戰書) 상무위원에 관한 것이었다. 페닌슐라 등을 소유한 싱가포르 호텔 재벌 차이화보(蔡華波)가 홍콩과 상하이의 호텔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리잔수의 딸 리첸신(栗潛心)과 같은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SCMP를 통해 공개됐다. SCMP는 중국 국가지도자의 교체를 앞두고 반부패 정책을 강력하게 펼친 시 주석의 심복인 리잔수의 딸이 거액의 재산을 소유하게 된 과정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어떻게 페닌슐라 지주회사의 투자자가 시진핑의 오른팔과 연계됐나’란 제목의 기사는 ‘자사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삭제됐다. 그동안 중국 공산당에 비판의 날을 세웠던 SCMP는 2015년 알리바바에 인수된 이후로 중국에 부정적인 서방 언론을 무색하게 만드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조지프 차이 부회장은 “중국에 좋은 것이 알리바바에도 좋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알리바바는 중국이 아닌 미국 나스닥 증시에 2014년 상장했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많은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미국에 상장한 이유는 중국의 외국 자본 유입 제한 정책 때문이다. 알리바바그룹의 지주회사인 알리바바홀딩스는 대표적인 조세 회피처인 케이먼 제도가 설립지로, 마윈은 지분이 아니라 계약관계로 그룹을 경영했다. 즉 미국의 야후,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 외국자본이 대주주인 알리바바홀딩스는 따로 중국 법인과 계약을 맺어 경영권을 행사한다. 알리바바를 향해 “돈은 중국 인민을 상대로 벌고 배당과 주가 상승의 과실은 외국인이 딴다”라는 비난이 공산당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마윈의 사퇴로 알리바바 지배구조의 위기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 기업의 미래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오반 악플러 100명 고소 “만만하니 계속 때려..차트 조작따위 없다”

    오반 악플러 100명 고소 “만만하니 계속 때려..차트 조작따위 없다”

    가수 오반의 소속사 측이 악플러들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오반의 소속사 로맨틱팩토리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악플러 100명 및 오반을 저격한 모 뮤지션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사실을 밝혔다. 소속사 대표는 “소속 아티스트 ‘오반’의 신곡 발표와 더불어 말도 안되는 수준의 주장과 비난들이 난무하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하에 오늘부로 서울 중앙 지방 검찰청에 100여 명의 악성댓글을 단 이들과, 아무 근거 없이 억지 주장으로 본사와 아티스트의 명예를 실추시키며 실제적인 피해를 입힌 게시물을 올린 모 뮤지션을 명예훼손, 업무방해, 모욕죄 등의 형사 고소장을 접수시키고 오는 길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어떤 누구도 선처따위는 전혀 없을 예정이며,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근거없는 비방과 음모론으로 본사와 본사 소속 아티스트를 향한 무차별적인 악성 게시물들을 끝까지 고소할 예정이며, 형사 소송과 더불어 본사가 입은 여러가지 피해에 관한 손해보상과 관련된 민사 소송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마치 만만하다 생각하니 계속 때리는 격으로 느껴지며, 우리는 그렇게 만만한 대상이 아니며, 조금도 맞아줄 생각이 없다는게 강력한 제 의지입니다”이라고 덧붙이며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일반적으로 기획사들이 지속적으로 악성댓글을 다는 소수의 인원을 상대로 고소를 하는 것에 반해, 로맨틱팩토리는 100여명 가량의 악성게시물을 게재한 이들을 고소함으로써 지금 벌어지는 근거 없는 논란에 강경하게 맞서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비추어진다. 더불어 “제가 강력히 말씀드릴 수 있는건 제 이름뿐만 아니라 제 목숨을 걸고 단언컨대, 소위 말하는 차트 조작 따위는 한 적이 없었고, 본사의 플랫폼에서 좋은 반응으로 높은 성과를 얻은 아티스트들 역시 차트 조작 같은 구차하고 더러운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확신합니다”며 현재 벌어지는 음원 조작 논란에 대해서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여러 의혹에 관해서는 “로맨틱팩토리는 리메즈, 디씨톰엔터테인먼트와 전혀 다른 회사입니다. 두 회사와는 지분 관계나 아티스트 소속관계등 실제적인 이해 관계가 전혀 섞여있지 않습니다. 본사가 긴밀히 협력관계를 가지고 있다가 사업 방향성과 비지니스 모델 전환에 관한 이슈로 본사 소속으로 흡수한 플랫폼인 ‘너만 들려주는 음악(너들음)’을 통해 실제적인 반응을 얻고, 이게 차트에 반영 되었다는 게 전부입니다” 라며 “본사가 너들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차트에 상위권에 있는 숀이 피처링했다는 이유만으로 꾸준히 2년여간 7장의 싱글을 발표하며, 올해 발표한 모든 음원을 소위 차트인을 시키고, ‘불행’이라는 나름의 히트곡으로 요즘 같은 시장에서 2달반 가량을 차트에서 버텼던 오반의 새 싱글이 발매날 고작 ‘40위권’으로 첫 진입을 했다는 이유로 온갖 의혹과 비난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저희는 너무나 자존심이 상하고, 억울함을 넘어 분노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우리가 해온 모든 것들이 이렇게 무시당하고 부정당하는 이 상황을 그냥 넘어가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계속해 때리겠구나 싶었습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나 “심지어 너희가 조작하지 않았다면 그걸 증명하라는 식의 논리로, 유죄추정을 원칙으로 삼아 마녀사냥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마치 ‘너는 도둑질하게 생긴 관상인데, 네가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가져와라. 그렇지 않으면 너는 도둑이다’ 의 논리입니다”고 말하며 “ 결국 상식적으로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찍힌 모양입니다. 공공연히 이번 사태로 인해 수많은 업계 사람들이나 언론들에 ‘불쾌하다’라고 표시하고 있는 모회사의 이야기나, 심지어 저에게 전화를 걸어 ‘기분 나쁘니 기사 좀 써드릴까요?’라는 협박하는 기자까지 겪으면서, 기득권에게 굴복하기를 강요하는 지금의 사태는 ‘내부자들’이나 ‘부당거래’등의 영화에서나 보던 일들이 저에게 벌어지고 있다고 느끼며, 저는 조금도 굴복할 생각이 없다고 대답하겠습니다. 계속 끝까지 싸워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후에도 로맨틱팩토리는 음모론을 바탕으로 논란을 만드는 악의적인 글들을 쓰는 이들을 지속적으로 끝까지 고소하고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문화마당] 사색은 멀고 검색은 가깝다/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사색은 멀고 검색은 가깝다/강의모 방송작가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 전원을 켠다. 원두를 갈고 커피를 내리는 동안 부팅이 된다. 머그잔을 들고 모니터 앞에 앉아 인터넷 창을 연다. 메일을 확인하고 카페를 살피고 밤새 이슈가 된 뉴스들을 훑는다. 그리고 마침내 한글을 연다.긴한 원고를 써야 하는 날일수록 이 과정은 길어진다. 자신 없는 일은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자꾸 미루게 되는 법이니까. 멈칫거리며 몇 줄을 쓰다가 검색 창을 연다. 모호한 단어 뜻을 찾아보려고, 혹은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어쨌든 이 단계가 특히 위험하다. 포털에 떠 있는 다양한 화제를 따라 무심코 이 창 저 창을 열다 보면, 애초에 무엇을 찾으려고 했는지를 잊게 된다. 종내는 급하지 않았던 원고조차 마감에 쫓기게 되고, 늘 바쁘다는 거짓말을 입에 달며, 부끄러운 글을 쓴다. 원인과 처방을 알면서도 못 고치는, 참 나쁜 병이다. 바쁘지 않은 시간을 쪼개 영화 ‘서치’(Searching)를 보았다. 영화 장면의 대부분이 모니터로 펼쳐진다는 말에 호기심이 동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하나의 문이 열린다’고 한다. 아빠와 대화가 단절되고 온라인에서 위로를 찾은 딸. 딸이 실종된 후 아빠는 딸이 드나든 문들을 끈질기게 추적하며 단서를 찾는다. 모니터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커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계음. 이 두 가지로도 엄청난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감독의 능력이 대단했다. 자식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는 다른 영화에도 많이 등장한다. 그들은 대개 우람한 체구에 총과 주먹으로 악당을 응징하는 막강 캐릭터다. 그런데 이 아빠는 주로 스마트폰과 모니터, 키보드를 도구로 쓴다. 웹캠 앞에서 인상을 구기고 있는 그의 모습은 신경질적이고 나약해 보인다. 하지만 점점이 떨어져 있는 흔적을 모아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그의 활약은 어떤 액션보다 화끈하다. 자칫하면 영화의 메시지를 ‘험난한 세상에서 가족을 지키려면 디지털 천재가 되어야 한다’로 이해할 뻔했다. 하나 자식의 위기 앞에선 평범한 부모도 슈퍼맨으로 변신한다. 아이가 차에 깔린 것을 본 엄마가 순간의 괴력으로 차바퀴를 들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엔딩 크레디트를 보다가 한 사람이 생각났다. 취미도 특기도 검색, 음모론에 종종 심취하는 젊은 친구. 하나의 이슈를 붙잡는 순간 꼬리를 무는 검색으로 밤을 새우기 일쑤이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안과 질환까지 얻었다. 얼마 전 그 친구가 여름휴가를 떠났다. 눈 건강을 고려해 조용한 휴양지에서 무조건 쉬며 책을 읽겠노라 했다. 독서 준비도 철저한 검색으로 시작했다. 성향과 취향에 맞는 주제, 몰입도, 적당한 길이 등등을 조건으로 자신이 원하는 소설을 기어이 찾아 가방에 넣었다. 돌아온 그는 안타깝게도 실패를 고백했다. “책을 한 페이지라도 봤으면 계속 읽었을 텐데, 더 가까이 있고 더 가벼운 스마트폰을 먼저 잡은 게 패착이었어요. 뉴스 한 줄에서 시작된 검색을 절대 멈출 수가 없더라고요. 4박 5일 동안 책장은 열어보지도 못했어요.” 그에게도 어린 아들이 있다. 그는 영화 ‘서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어쨌든 가장으로서 그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검색의 왕’이 아니라 ‘건강’이다. 잔소리를 대신해 그에게 이 글을 읽어주기로 했다. ‘끊임없이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는 삶에서는 가상적인 관계들이 현실적인 관계의 가장 실질적인 부분을 마구 휘저어 버린다.’ - 지그문트 바우만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중에서.
  • 알리바바 마윈 석연찮은 퇴진 선언 배경···‘정치적 음모론’과 맞물려 증폭

    알리바바 마윈 석연찮은 퇴진 선언 배경···‘정치적 음모론’과 맞물려 증폭

    전격 사퇴를 선언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인 마윈(馬雲·54) 회장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렸을 것이라는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윈은 내년 9월 10일 회장 직을 최고경영자(CEO)인 장융(張勇·대니얼 장·46)에게 넘긴다고 발표했다. 마윈 회장의 내년 사퇴 발표와 관련해 자신의 ‘비명횡사’를 우려해 신변 안전을 위한 ‘결단’이라고 대만 자유시보가 11일 보도했다. 탈세 의혹이 제기됐던 중국의 세계적 스타 판빙빙(36)이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지 3개월이 넘으면서 갖은 억측을 낳는 것과 맞물려 있다. 마 회장은 전날 사퇴 이후 자신의 아름다운 꿈인 교사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알리바바그룹의 공식 웨이보(微博)는 10일 “마 선생님의 새로운 명함이 나왔습니다”라며 명함 캡쳐 사진을 올렸다. 알리바바그룹 로고가 박힌 명함에는 ‘마윈 선생님’이란 직함과 영문 이름 ‘Jack Ma’가 함께 적혔다.하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은 사전에 감지되지 않아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애널리스트 일부는 그의 은퇴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 류딩딩은 글로벌타임스에 “일부 중국 기업이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이 현실”이라면서 “알리바바 같은 거대 기업이 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시장이 인식한다면, 이는 중국 경제 자체에 대한 불안감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을 개척해 왔던 알리바바가 제품 및 서비스를 소비자와 연결시키는 플랫폼이 되면서 경영 자질이 바뀌었다는 것도 한 맥락으로 짚힌다. 그의 퇴진은 알리바바가 전성기를 지났다는 암시로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성장에서 안정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인터넷 규제를 강화하는 것과 연관을 짓는 분석도 많다. 마윈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면담하면서 미국에 100만명 이상의 고용창출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런 마윈 회장을 시진핑이 손보기는 쉽지 않았던 터였다. 시진핑이 권좌에 오른 뒤 곧이어 장쩌민 전 총서기 인맥은 ‘부패 척결’의 미명 아래 숙청되기 시작했다는 취지로 자유시보가 전했다. 2014년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한 알리바바에 장 전 총서기의 계열 인사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마 회장도 장 전 총서기 계열로 비쳐졌다. 2015년 5월 중국 증시 폭락사태를 두고 중국 당국은 마 회장이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제 그룹)을 도와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암묵적으로 비판했다. 이들 태자당은 결국 속속 제거됐다. 해외 도피 중인 중국 기업가 궈원구이는 마 회장과 마화텅 텐센트 회장을 지목, “(이들은) 비명횡사 아니면 감옥에서 여생을 보낼 것”이라면서 “이들은 너무 많이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정치적 암투를 의식한 듯 마윈 회장은 중국에 대한 충성 발언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신문은 그러면서 마 회장의 이번 은퇴 선언은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한 선언이었다고 논평했다. 자유시보는 또 시진핑 중국 주석은 성장 둔화와 채무 압력, 자금 유출에 미중 무역 전쟁까지 겹치면서 샤오젠화 밍톈 그룹,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그룹, 왕젠린 완다 그룹 회장과 함께 천이 전 부총리의 아들 천샤오루, 왕젠 전 하이항 그룹 회장 등을 부패 척결의 이름으로 장 전 총서기 계열 기업 인물을 대거 숙청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또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인터넷 통제를 한층 강화하면서 중국 최대 IT·게임 기업인 텐센트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알리바바를비롯한 중국의 기업들이 정부에 협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마 회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하나인 알리바바 설립을 주도한 인물로, 약 30%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386억달러(약 43조원)로 중국 내 3위의 거부로 알려져 있다. 알리바바가 지난달 23이 공개한 1분기 매출은 809억 2000만위안(약 13조 2790억원)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한 무대서 감상해볼까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한 무대서 감상해볼까

    ‘음악사의 라이벌’이자 ‘천재와 노력파’ 등으로 비교되는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오페라가 한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오페라단은 9월 12~1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모차르트의 ‘극장지배인’과 살리에리의 ‘음악이 먼저, 말은 그다음’을 함께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18세기 빈 황제 요제프 2세가 실제 개최한 오페라 경연을 토대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자신들의 작품을 경연에 선보인다는 설정으로 마련됐다. 예산 부족이나 후원자의 무리한 요구 등으로 졸속 작품이 만들어지는 당대 오폐라계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고 서울시오페라단은 설명했다. 각각 1시간 분량으로, 두 오페라의 경연 당사자가 직접 자신의 극 안에서 경연작품을 소개하는 장면도 연출된다. 1막에서 모차르트와 극장지배인은 후원자의 소개로 가수 오디션을 갖는데, 실력 없는 소프라노들이 나와 신경전을 벌이는 에피소드가 경쾌하게 전개된다. 2막에서는 살리에리가 나흘 만에 새로운 오페라를 작곡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본작가와 ‘음악과 가사 가운데 무엇이 우선하느냐’를 놓고 다투는 이야기가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두 작곡가를 동등한 위치에 놓고 무대에 올린다는 점이 이채롭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살리에리가 ‘천재’ 모차르트를 시기한 것으로 묘사되고 모차르트 죽음의 배후에 살리에리가 있다는 음모론도 있지만, 이는 낭설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무대는 2010년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연출상을 수상한 장영아와 이지혜 극작가가 합류해 여성 연출가와 극작가의 세밀한 감성 표현이 기대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보수 성향 목소리만 차별”…트럼프, 이번엔 SNS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겨냥해 “공화당, 보수 성향의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제한한다”며 맹공격에 나섰다. 최근 애플을 필두로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요 기업들이 자신의 지지자이자 극우 성향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와 그의 인터넷 방송 ‘인포워스’ 콘텐츠를 삭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미 온라인매체 복스 등 외신들은 분석했다. ●극우 지지자 콘텐츠 잇단 삭제 당하자 맹비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소셜미디어들은 전적으로 공화당과 보수적인 목소리를 차별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를 위해 큰소리로 분명히 말하건대,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열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가짜뉴스를 뽑아 버린다고 한다면 CNN이나 MSNBC만큼 가짜도 없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역겨운 행동이 제거돼야 한다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익숙해져 있고 가감해서 보거나 아예 안 본다”고 했다. 대통령인 자신도 ‘가짜뉴스’라고 생각하는 주류 언론을 검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정 계정을 차단한 SNS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25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존스는 2001년 9·11 테러나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자작극, 조작이라는 음모론과 허위 사실을 퍼뜨려 온 인물이다. 그는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내전을 기획하고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존스의 콘텐츠가 “규칙을 어긴 것은 아니다”라며 삭제 조치를 거부했던 트위터마저 지난 15일 존스가 트위터 소유의 라이브 스트리밍 앱 ‘페리스코프’에 방영된 비디오연설에서 “주류 언론은 적이다. 이제는 적을 공격할 때다. 소총을 준비해야 한다”고 하자 7일간 사용 중지 명령을 내렸다. ●트위터 CEO “이데올로기로 사용자 차별 안해” SNS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폭풍 트윗’은 트위터의 이 같은 조치 이후 나온 것이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이데올로기로 사용자를 차별하지는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반박했다. 도시 CEO는 “스스로 좌파 혹은 좌파에 경도된 성향을 보인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지만, 콘텐츠를 다루는 데 있어서만큼은 어떤 고려도 작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