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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한달] 67만 관람… 복합문화공간으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한달] 67만 관람… 복합문화공간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보셨어요?” 최근 문화계 인사들은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도 이같은 질문이 부쩍 늘었다. 그만큼 ‘경복궁시대’를 마감하고 ‘용산시대’를 연 대규모 중앙박물관에 쏠린 관심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일 이른 아침부터 몰리는 인파를 보면 박물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온 국민의 기대 속에 서울 용산에 새롭게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이 28일로 개관 한달을 맞았다.9만여평의 부지에 전시면적만 8000여평, 유물 1만1000여점을 볼 수 있는 박물관은 명실공히 우리 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한달간 박물관이 어떻게 운영돼 왔는지 뒤돌아봤다. ●예약제 어린이박물관도 하루 800명 관람 개관 첫날부터 전국에서 인파가 몰려 하루 평균 관람객이 2만명이 넘을 만큼 국민적인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첫주 일요일에는 4만명을 돌파해 세계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후 주중 평균 1만 8000여명, 주말에는 3만 5000여명 정도가 박물관을 다녀가 27일까지 67만 8930명을 기록했다. 개관 한달만에 6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어린이박물관도 첫주 1800명까지 몰리는 등 하루 평균 800여명이 다녀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당초 박물관측은 하루 최대 관람인원을 1만 8000명으로 잡았지만 밀려드는 관람객을 마다할 수 없어 이를 적정인원으로 기준을 바꿨다. 박물관 관계자는 “최대 관람인원 기준을 없앤 대신 관람질서 및 안전사고 방지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층 ‘역사의 길’에 전시된 쌍사자석등·경천사십층석탑은 개관 초기 관람객들이 더욱 가깝게 볼 수 있도록 유리벽 등 어떤 장치도 하지 않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사방에 근접 접근을 막는 띠를 둘렀다. 박물관의 자랑거리인 전문공연장 ‘극장 용’과 뮤지엄숍 4곳, 레스토랑 등 식음료시설 7곳 등도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부대시설 운영주최인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관계자는 “1일 평균 1만여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되며,‘극장 용’은 84%의 객석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유물 조명 산만해 관람 방해” 지적도 이처럼 큰 관심이 쏠리는 것 못지않게 평가도 다양하다. 박물관 전시와 관련, 국학운동시민연합 등 시민단체와 관람객들이 고고관 연표에 고조선이 빠진 사실을 지적하면서 박물관의 정체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박물관측은 부랴부랴 일부 연표에 고조선을 추가로 넣은 뒤 나머지에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고조선 논란’은 박물관 홈페이지 ‘참여마당’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관람객들은 “박물관에 고조선이 빠져 있어 실망이다.” “일본 후소샤 교과서를 베낀 걸 보니 우리가 일본의 속국인가.” 등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참여마당’에 관람후기를 남긴 상당수 관람객들은 박물관 관람 및 직원·자원봉사자들의 서비스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관람질서에 대한 아쉬움은 물론, 식당 판매가격이 비싸고 예약을 했는데 줄을 서야 하는 등 운영상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등 성숙한 관람태도는 아직 멀었다.”고 꼬집었다. 일부 관람객들은 신라시대 금관·허리띠와 반가사유상 등의 조명이 산만해 관람에 방해가 되고, 기증관 등 일부 전시실의 바닥이 걸을 때마다 진동을 받아 유물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박물관 건물이 너무 현대식으로 지어져 친근감이 떨어진다는 등 전문가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연내 관람객 만족과 개선방향 등을 조사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더욱 발전하는 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주말탐방] ‘1년 6억 수입’ 은 전설…사발면 팔아 유지

    [주말탐방] ‘1년 6억 수입’ 은 전설…사발면 팔아 유지

    “요즘은 애들이 우르르 몰려오지 않아요. 혼자 와서 한두 시간 버티는 게 고작이죠. 그러니 장사가 되겠어요?” 서울 천호동에서 5년째 PC방을 운영하는 강모(43)씨. 그는 다음달부터 생업인 PC방을 접기로 했다. 강씨는 원래 작은 건설회사 현장소장 출신이다. 몇달씩 지방 공사현장을 전전하는 게 견디기 힘들어 지난 2001년 집을 전세로 옮기면서 마련한 1억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스스로 게임광인 데다 컴퓨터 조립 정도는 가능한 실력이라 자신이 있었다. 처음 2년은 버틸 만했다. 아내와 낮밤 교대로 근무해야 했지만 월 200만원 이상은 건졌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장기 불황’에 빠졌다. 단골 학생들이 점차 취업하면서 빈 자리가 하나둘씩 늘었다. 요즘은 한두 시간짜리 ‘나홀로족’이 대부분이다. 집에 돈을 못 갖다준 게 벌써 넉달째. 음료수와 사발면 수익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 거기다 내년부터 전면 금연까지 실시되면서 폐업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PC방이 처음 출현한 것은 지난 1995년. 사무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서구식의 ‘인터넷 카페’로 출발했다.PC방의 ‘부흥’은 게임의 ‘전설’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와 따로 생각할 수 없다.1998년 스타가 등장하면서 일정사양의 컴퓨터와 인터넷 전용선이 마련된 PC방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PC방이 스타와 함께 경이적인 정보기술(IT)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당구보다 싼 시간당 2000원대 요금도 신장세에 한몫했다.‘신촌에서 PC방을 열어 1년 만에 6억원을 건졌다.’는 신화도 공공연히 떠돌았다. 1998년 3000여개에서 PC방은 2000년 2만개를 돌파했다.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던 PC방은 2001년 2만 2500여개를 정점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2만개까지 감소했다.PC방 금연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내년에는 1만 5000여개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우리 PC방에서 스타 같이 할까?” “아니, 난 집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3 할래.” PC방 몰락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이 가운데 ‘끼리 문화의 퇴조’에 기인한다는 해석이 힘을 받고 있다. PC방 붐을 이끌었던 이들은 이른바 신세대. 지금은 20대 후반∼30대 초·중반에 해당한다. 공동체의식이 강했던 1980년대 학번의 영향을 아무래도 많이 받은 이들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에게 있어 PC방은 단순히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이를 매개로 ‘함께’ 노는 곳이었다. 스타도 편을 짜 하는 ‘팀플레이’ 중심으로 즐겼다. 이 세대들이 모이면 PC방으로 2·3차를 가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다. 반면 ‘N세대’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들에게 게임은 혼자 즐거우면 그만이다. 이 때문에 각자가 경쟁하는 카트라이더나 와우3를 훨씬 선호한다. 떼지어 갈 필요가 없어졌다. 집에서 게임을 해도 된다. 교류는 싸이월드 등 미니홈피에서 해도 충분하다.10대 후반∼20대 초반인 이들이 바로 PC방의 주고객이다. 콘텐츠경영연구소 위정현(중앙대 상경학부 교수) 소장은 “N세대들은 어두컴컴한 이미지의 PC방을 가면서까지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PC방이 세대변화와 다원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다른 원인으로는 가정 인터넷 환경의 개선을 꼽을 수 있다.PC방 붐-인터넷 전용선과 개인 PC의 폭발적 증가-PC방 고객 감소로 이어졌다. 이밖에 ▲시간당 500원 PC방 출현 등 과도한 가격경쟁 ▲금연구역 확대 ▲유료 인터넷 게임 증가 등도 그 배경이다. PC방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지난 4월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서울 등 6개 광역시의 700개 PC방 업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2.9%가 ‘사양산업으로 되거나 점차 위축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긍정적으로 내다본 업주는 12.9%에 불과했다. 내년에 전면 금연까지 시행되면 PC방 업계는 ‘직격탄’까지 맞게 되는 셈이다. 오락 중심의 ‘한국형’ PC방은 아시아권에서 일종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태국, 베트남 등에서는 ‘PC Bang’이라는 명칭이 일반명사로 쓰인다. 중국에는 우리식 PC방이 25만여개나 된다. 업계의 불황은 PC방 콘텐츠 수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PC방 업계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문화, 고급화로 다양화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이버문화연구소 김양은(순천향대 겸임교수) 소장은 “가족이 게임과 함께 영화도 보고 수다도 떨 수 있는 복합레저관으로 PC방이 변모하는 등 다양한 욕구와 변화를 수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과일 전지’의 신비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과일 전지’의 신비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함과 상큼함이 입안 가득히 전해지는 과일. 이같은 과일에 꼬마전구를 연결해 불을 켜는 ‘과일 전지’ 광고가 방영되고 있다. 몇 년 전에도 비슷한 광고가 있어 따라해 봤지만 제대로 실험이 되지 않아 실망했던 경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광고처럼 전구에 불을 밝히지는 못하더라도 전지의 원리를 이용해 디지털시계를 작동시키고, 장난감 다이오드에 불을 켜보고, 멈춰버린 기계들의 심장 박동을 되살려 보자. ●광고속 과일 전지는 ‘할리우드 액션’ 휴대전화, 캠코더, 노트북 컴퓨터, 디지털 카메라 등 각종 첨단제품에 다양하게 이용되는 전지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 변환장치이다. 이는 전자의 이동이 있는 화학 반응, 즉 산화와 환원 반응을 하는 물질들을 활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원리는 간단하다. 전자를 잘 내놓는 성질이 있는 금속과 상대적으로 잘 받아들이는 금속을 한 쌍으로 (-)극과 (+)극을 구성한 뒤 전류가 잘 통하는 물질, 즉 전해질 속에 담가 놓으면 된다. 18세기 말까지만 해도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고 무게가 없는 신비스러운 액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1800년 이탈리아의 볼타는 묽은 황산 용액에 구리판과 아연판을 넣고 도선으로 연결하면 두 금속 사이에 전류가 흐른다는 사실을 이용, 최초의 전지를 발명했다. 이것이 바로 ‘볼타의 전지’ 또는 ‘볼타의 전퇴’이다. 반응성이 큰 아연이나 알루미늄 같은 금속판에서 만들어진 전자들이 도선을 타고 구리나 은판 쪽으로 이동함으로써 전류가 흐르게 된다. 그리고 구리판에 쌓인 전자는 전해질 속의 수소 이온과 반응, 수소 기체를 만들어 날아가 버린다. 과일 전지는 과일 속의 타르타르산이나 시트르산, 말산과 같은 것이 전해질 역할을 하는 일종의 볼타 전지인 셈이다. 자 이제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 속 과일 또는 야채를 꺼내 전지를 만들어 보자. 전해질로는 과즙이 풍부한 귤, 사과, 배, 오렌지, 파인애플, 레몬 등이 유리하다. 여름에는 수박, 복숭아, 포도, 토마토, 바나나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양파, 감자, 고구마, 무, 오이, 가지 등의 야채와 두부도 전해질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다. ●온 가족이 손을 맞잡으면 ‘인간 전지’ 준비된 과일이나 야채에 5㎝ 정도 길이로 자른 아연판과 구리판을 2㎝ 간격으로 꽂고 전선으로 연결한다. 아연판을 가정에서 준비할 때는 폐건전지 통을 분해해 잘라내면 되지만 음료수 캔이나 알루미늄 호일로 대용해도 효과적이다. 구리판으로는 은수저나 10원짜리 동전을 사용할 수도 있다. 특히 금속은 사포로 문질러 코팅된 것을 벗겨낸 후 실험해야 반응이 잘 일어난다. 집게 전선은 문구점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과일 또는 야채 전지에서 발생하는 전류는 매우 적은 양이다. 이는 과일의 내부 저항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비록 과일을 몇 개 연결하여 높은 전압을 얻더라도 발생되는 전류가 작기 때문에 TV 광고처럼 꼬마전구의 불을 켜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실망하지 말고 전류의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미량의 전류로도 작동되는 디지털시계, 전자계산기, 소형 게임기, 멜로디 카드나 발광 다이오드가 들어있는 장난감 등에 연결하면 된다. 과일 자체의 즙 양과 산성도에 따라 과일 또는 채소에서 나오는 전압이 제각각 다르다. 보다 높은 전압을 얻으려면 과일이나 채소를 구우면 된다. 과일이나 야채가 가열되면 세포액이 세포 밖으로 나오므로 전해질이 더 많아져 전류를 더 잘 흘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군고구마, 군감자, 군토마토, 구운 바나나의 경우 1볼트(V)에 가까운 전압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직렬로 연결하면 된다. 사람도 전류가 흐를 수 있는 도체이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과즙액이나 소금물에 손을 적신 후 한 손에는 철제 주방용품(국자, 젓가락, 숟가락, 포크 등)을, 다른 한 손에는 알루미늄 호일을 쥐고 도선으로 서로를 연결하여 ‘인간 전지’를 만든다. 끝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이 각각 멜로디 카드의 양극을 잡아 서로 ‘통함’을 확인하고, 하나가 되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데 그만이다. 김연숙 인천 부평고 교사
  • ‘벤젠 공황’ 하얼빈 탈출행렬

    ‘벤젠 공황’ 하얼빈 탈출행렬

    벤젠공장 폭발로 인해 상수원이 심각하게 오염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서 23일 밤 수천명의 주민이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 공항과 역에 몰려드는 등 공황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하얼빈에서 700㎞ 떨어진 러시아 극동의 하바로프스크 주정부도 25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하는 한편,60만 주민들로 하여금 지하수를 개발하고 생수를 비축하도록 지시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식수 사재기가 성행해 생수는 물론, 음료, 주스 값까지 10%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길이가 80㎞에 이르는 벤젠 오염띠는 380만 하얼빈 시민이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제2 쑹화(松花)강을 거쳐 24일 새벽 쓰방타이(四方臺) 취수장에 도달했고 26일 새벽에는 시 구간을 완전히 빠져나가게 된다. 중-러 국경의 아무르강을 통해 하바로프스크에는 다음달 1일쯤 당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000여명의 하얼빈 교민들은 식수는 비교적 충분하게 확보한 상태이며 모자란 양은 창춘(長春), 선양(瀋陽) 등에서 들여온 생수를 평소의 2∼3배 가격에 구입해 먹을 수 있어 큰 걱정을 하진 않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긴장하고 있다. 중국 환경보호총국은 23일 오후에야 비로소 지난 13일 하얼빈에서 200㎞ 떨어진 지린(吉林)시의 한 벤젠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인해 쑹화강에 중대한 오염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하얼빈시는 21일 상수도 공급을 다음날부터 나흘동안 중단한다고 발표해놓고 23일 새벽부터 단수 조치가 시작된다고 정정하는 등 우왕좌왕한 데 이어 단수 목적이 통상적인 수질 점검이라고 해명해 주민들의 분노를 샀다. 당국은 폭발 다음날인 14일부터 수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벤젠, 아닐린, 니트로벤젠, 크실렌 등이 국가 기준보다 최고 100배 이상 나타난 곳도 있었으나 24일 새벽 하얼빈시 근처의 수질감측소에서 검사한 결과 니트로벤젠 농도가 기준의 0.27배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장줘지 헤이룽장성장은 “나흘 뒤면 수돗물 공급이 재개되며 성장으로서 내가 가장 먼저 물을 마시겠다.”고 말했고, 왕리민 헤이룽장성 부성장은 “물값이 폭등하지 않도록 공급을 충분히 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안간힘을 썼다. 시 당국은 2000t의 식수를 긴급 수입하고 가까운 다칭(大慶)유전의 장비를 빌려 지하수 개발에 나서는 한편, 시내 수백곳의 우물도 봉쇄했다. 그러나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인파로 항공권과 열차표 가격이 최대 60%까지 뛰었다고 홍콩 언론들이 전했다. 열차는 이번 주말분까지 매진됐으며 23일 하얼빈 공항을 떠난 42편의 항공기 모두 만석이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전문가들이 밝힌 난방용품 선택 요령

    전문가들이 밝힌 난방용품 선택 요령

    기름 값이 올라 절전 난방용품를 찾는 발길이 분주하다. 히터, 전기장판, 가습기 등이 지난 달부터 팔리기 시작했다.2만∼3만원대 저가 제품은 없어서 못팔 정도다. 뉴코아백화점, 롯데마트, 테크노마트,G마켓, 옥션, 인터파크, 아이세이브존, 롯데닷컴,GS홈쇼핑, 현대홈쇼핑,KT몰, 다이소 등 유통업체 전문가들에게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난방용품 선택 요령을 물어봤다. ●외풍 차단 폴리우레탄 제품 눈길 겨울철 난방은 바깥 바람만 막아도 절반은 성공한다. 노란색 스펀지에 때가 잘 묻는 기존 문풍지만 상상하면 오산이다. 투명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제품은 먼지가 묻지 않고 몇 번이나 붙였다 떼어도 접착력이 살아 있다. 영하 40도의 추운 날씨에도 딱딱해지지 않아 방풍 효과까지 뛰어나다.20m 1만 3500원. 스펀지 제품은 수명이 길어 미닫이 문이나 섀시에 적합하다. 다이소에서 500∼2000원에 살 수 있다. 직조 털실타입은 복원력이 뛰어나 아파트 현관문에 안성맞춤.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3만 2890원. 외풍차단용 특수 비닐은 발코니 창문에 사용하면 이중창 역할을 톡톡히 한다. 원하는 부분을 깨끗이 닦은 후 창문 틀에 맞춰 비닐을 붙인다. 드라이어의 따뜻한 바람을 쐬어주고, 비닐이 팽팽하게 당겨지면 끝.5500∼7000원. 항균테이프(3900원)는 유리창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아 준다. ●농어촌은 다목적 보일러가 실용적 보일러 선택은 살고 있는 집의 단열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벽 두께와 창문 수, 천장 높이를 고려해야 한다. 또 창문 방향이 북인지 남인지도 따져 봐야 한다. 겨울철 바깥온도가 영하 15∼20도, 실내온도가 20도라면, 단열상태가 나쁜 집은 한 평당 600kcal/h, 보통은 500kcal/h, 아파트는 450kcal/h, 최상급 단열은 300kcal/h 제품을 적용하면 된다. 용도에 맞는 보일러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따뜻한 물을 많이 쓰는 곳에선 급탕 전용보일러를, 기름배달이 어려운 농어촌은 다목적 보일러가 실용적이다. 전원주택이나 빌딩 공장은 3패스(PASS)보일러가 좋다. ●히터는 권장 평수보다 큰 모델 골라야 집 크기를 고려해 난방 방식을 선택하자. 가정용은 기능이 복잡한 것보다 단순하고 값싼 제품이 좋다.3∼7평 공간이라면 전기히터가 적당하다. 소음이 없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기 때문.3만 5000∼4만원. 전기 난방용품은 전력 소비량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열효율이 그다지 크지 않기에 권장 평수보다 조금 큰 모델을 구입하는 게 낫다. 원적외선보다는 할로겐 히터가 전기료가 적게 나온다. 코일형은 오래 사용하면 코일이 끊어지거나 느슨해지기 쉽다. 전기 라디에이터도 실내에서 많이 쓰인다. 고온의 액체를 순환시켜 열이 나도록 한다. 냄새 없이 훈훈한 공기를 발산시킨다. 어린이가 있는 집에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료가 많이 드는 편.8만∼15만원. 20평 정도의 넓은 공간에선 석유 난방용품이, 거실 정도라면 가스 난방이 제격이다. 자주 환기시켜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10만∼20만원. 타이머가 붙어있고, 넘어지면 자동으로 불이 꺼지는 제품을 고르는 게 안전하다. 롯데마트 계절가전 담당 박상일씨는 “냄새가 없고 산소 결핍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전기히터가 가정에선 적당하다.”고 말했다. ●전기요는 침대, 전기장판은 바닥에 전기매트는 하루 8시간 사용하더라도 전기료가 4000원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경제적이다. 급속 난방이 가능해 5∼10분이면 60도까지 올라간다. 전기장판은 바닥에 사용하고, 침대에는 전기요가 적당하다. 최근 커버분리형이 나와 물세탁이 가능하다. 방수처리돼 땀을 흘리거나 음료수를 쏟더라도 안전하다. 섬유 자체에 비타민이나 참숯 등 몸에 좋은 성분을 넣은 제품이 인기다. 안전규격을 사용한 제품인지는 안전 인증번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자파 차단 여부를 따지는 것도 필요하다. 가격은 3만 5000∼5만원. ●‘쿨’가습엔 초음파식 가습기 차가운 가습을 원하면 초음파식을 고르자. 전기요금이 적고 분사량이 많다. 물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돼 가습기 물을 관리하기 힘든 싱글족에게 추천할 만하다. 더운 가습은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좋지만, 전기료가 초음파식의 2배. 세균 걱정은 없다. 두 기능을 갖춘 복합식도 있다. 가습기 앞에 손을 대 나오는 물 입자가 고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물방울이 덩어리지거나 물 입자가 거칠면 효율성이 떨어진다.10만∼14만원 콜라병만 있으면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한 페트병 가습기도 나왔다. 가습기 물병 대신 재활용 제품을 이용하기에 저렴하다. 초음파식이라 전기료 걱정도 없다.3만 5000원. 킴스클럽 전자용품 바이어 신경철 과장은 “난방용품을 구입할 때는 무엇보다 안정 장치가 제대로 장착됐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구입 못지않게 관리 중요 전기매트는 접지 말아야난방용품은 일년에 한철만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보관이 중요하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매년 새 제품을 사야 한다. 날이 추워지면 보일러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우선 배기관 끝이 실외로 50㎝ 이상 충분히 나와 있는지 살펴본다. 이물질로 막힌 곳이나 연통이 녹이 슬어 구멍이 난 곳이 없는지, 배기관 연결부위가 꽉 맞물려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배기가스 역류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외부로 드러난 배기관은 동파를 막기 위해 보온단열재로 감싸줘야 한다. 최근 완전 방수매트에서 항균·항곰팡이 작용을 갖춘 똑똑한 매트까지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전기매트인 만큼 습기가 많은 장소에 두거나 접어 놓는 것은 금물. 대부분 온도조절기가 고장난다. 조절기를 떨어뜨리거나 강한 충격을 가하지 않도록 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플러그를 뽑아서 보관한다. 사용할 때 조절기가 담요나 이불 등으로 덮어지지 않도록 항상 밖으로 노출시킨다. ■도움말 KT몰 생활가전 MD 김문기씨
  • [사고] 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공모

    서울신문이 ‘2005하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을 공모합니다. 소비자에게 보다 정확한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게 될 본 행사는 응모된 상품을 대상으로 특별상과 본상을 선정·시상합니다. 새로운 시장 영역을 개척한 상품, 소비자의 편의와 만족을 높인 상품이면 신청이 가능합니다. 본 공모전에 각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선정대상 내구재 분야 : 자동차, 가전, 통신기기, 컴퓨터, 가구, 건설 등 내구재 상품 소비재 분야 : 식음료, 주류, 완구, 의류, 화장품, 정수기, 의약품 등 소비재 상품 서비스 분야 : 금융, 통신서비스, 유통, 레저, 보안, 인터넷사이트 등 서비스 상품 ●신청방법 : 신청서, 보도자료(상품소개서), 상품사진 각 1부씩을 이메일로 접수 신청서 다운 및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seoul.co.kr) 참고 ●신청기간 : 12월13일까지 ●발표 및 특집기사 : 12월28일(예정) ●문 의 : 서울신문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담당자 (02)2000-9391 / kim@seoul.co.kr
  • 내년경제 화두 내수·웰빙

    내년경제 화두 내수·웰빙

    내년 우리나라 경제에는 내수경기 회복과 ‘웰빙 업종’의 활성화가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권사들은 ‘2006년 산업·증시 전망’을 통해 대체로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소비가 뚜렷하게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경기 회복은 식음료·건강·제약 업종 등이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제성장률 5%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우리투자·대우·현대·대신 등 주요 5대 증권사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4.7∼5.2%로 전망했다. 경제 전반이 올해(3.8% 추정)보다는 활기차게 돌아갈 것으로 보는 셈이다. 내년 경제성장을 낙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부진했던 내수가 분명히 회복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긴축을 통해 서민가계의 부채부담이 다소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기업의 설비투자도 증가하고 고용사정도 조금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소비와 투자가 완만하지만 분명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2001년 경기 회복기보다 여건이 좋다.”고 밝혔다. 8·31 부동산종합대책의 영향을 받는 가구의 비중도 전체의 2∼3%에 불과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증권은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각각 3.8%,3.7%로 제시했다. 수출은 올해와 비슷하게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소득 증가폭이 크지 않고 고용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해 소비의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웰빙 업종이 소비 주도 증권사들은 내년에 경기호조를 보이는 업종이 올해보다 더 늘어나고, 경기부진 업종은 줄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은 올해 호조를 보인 제약·기계·조선·은행 등에다 내년에 자동차·증권·보험·인터넷콘텐츠 등을 추가했다. 또 식음료·유통·건설 등이 경기회복 업종으로 편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통신서비스·유틸리티 등은 부진을 보이고 화학·철강금속·반도체 등은 경기 고점을 지나 하락기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업종은 내년에도 고령화, 웰빙, 황우석 교수 등이 이슈가 되면서 앞으로도 3∼4년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조선은 원유생산 증가, 유전개발 붐, 원유수송 증가 등에 힘입어 호황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증권·보험 등은 퇴직연금, 주식형펀드, 장기보험 등의 수요가 급증하는 덕을 볼 수 있다. 영화·드라마·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도 ‘한류 붐’ 지속으로 재미를 본다. 그러나 통신서비스 등은 휴대전화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이동인터넷 등 차기 성장동력 분야가 아직 미흡해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1600선까지 질주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경기 회복과 금리안정 등에 힘입어 1400∼160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낙관했다. 우선 올 연말까지는 1350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는 몇 가지 변수만 극복하면 3∼4년간 강세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평균 순이익이 내년에 12.6% 늘어나고 2007년에는 13.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코스피지수 목표치와 관련, 대우증권은 1550, 우리투자증권은 1460, 대신증권은 1450을 각각 제시했다. 그러나 기업의 실적호조 증시의 가장 큰 변수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환율과 국제유가가 꼽혔다. 수출과 밀접한 달러화에 대해선 강세론과 약세론이 엇갈렸다. 삼성증권 신동석 연구위원은 “엔화가 달러화에 약세를 보이는 기간에도 유독 원화만 강세를 유지한 것은 수출호조에 따른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 때문”이라면서 “내년에 내수가 살아나면 수입이 늘면서 흑자 폭도 둔화될 것이고, 이를 계기로 원화강세 기조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강세론을 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우리는 맞수 CEO]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vs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우리는 맞수 CEO]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vs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국민드링크’ 타이틀 공방전이 치열하다. 40여년간 독주해온 ‘박카스’에 신예 ‘비타500’의 도전이 거세다. 지난 4월 비타500은 처음으로 박카스를 따돌리고 국민드링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방심은 금물.9월들어 박카스가 타이틀을 회수하자 비타500이 매섭게 반격하고 있다. 타이틀전을 지휘하는 최고사령관은 한국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백전노장들이다. 박카스 수성에 나선 강신호(78) 동아제약 회장과 비타500으로 승부수를 띄운 최수부(69) 광동제약 회장. 산전수전을 다 치른 두 최고경영자(CEO)는 박카스와 비타500을 차에 ‘무장’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권하며 전쟁을 진두지휘한다. 연간 국내 드링크 시장 규모는 4000억∼4500억원. ●40년 넘버 원 vs 40년 최씨 고집 박카스는 강신호 회장이 1961년 직접 작명했다. 유학시절 독일 함부르크 시청의 지하홀 입구에 서 있는 석고상 ‘바커스’를 눈여겨봤다가 따온 이름이다. 포도송이와 곡식뭉치를 든 술의 신 바커스가 동아제약에서 ‘박카스 신화’로 재현됐다.1963년 지금의 병 형태로 나온 박카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8억 5000만병이 팔렸다. 팔린 병의 길이를 모두 더하면 지구를 45바퀴 돌고도 남는다.40여년 동안 독주하며 ‘국민드링크’라는 칭호를 얻었다. 반면 2001년 4월 출시된 비타500은 작명할 때 대박의 꿈을 담았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500원짜리 동전 하나로 사먹을 수 있으며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뜻으로 설명했다. 비타500은 지난달 말까지 10억병이 팔렸다. 매출은 지난해 854억원을 넘겨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올해 한 때는 박카스의 매출을 추월, 드링크 지존에 등극하기도 했다. 박카스의 성공 신화에는 광고가 빠지지 않는다. 광고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다.‘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지킬 것은 지킨다.’…. 약효보다 누구나 공감하는 광고가 설득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강 회장은 “대량생산, 대량광고, 대량판매의 3M 전략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비타500의 성공은 차별화에서 출발한다. 박카스나 자사의 쌍화탕과는 다른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최 회장은 “약국을 넘어서 슈퍼마켓·찜질방·할인점 등에서도 살 수 있는 의약외품(혼합음료수)으로 신고한 것”을 대박의 밑천으로 꼽았다. 발상의 전환이었다. 때마침 불어닥친 웰빙 트렌드가 ‘타는 장작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건강엔 내가 최고야! 국민 건강에도 서로 양보하지 않았다. 어렵던 60년대에 탄생한 박카스는 비타민과 무기질에다 간을 튼튼하게 하는 강간제(强肝劑)를 섞었다. 강 회장은 “박카스는 40여년간 마셔온 국민이 입증했다.”며 효능을 자부했다. 최근엔 인체 필수아미노산인 타우린을 두배로 보강한 박카스D로 변신했다. 음주전후·피로회복 등에 좋다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박카스는 발매후 지금까지 맛과 품질에서 원칙을 지키고 있다. 박카스 1병을 만들기 위해 30여가지의 공정과 완벽한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마시는 비타민 음료를 표방한 비타500의 대박은 40년 외길을 걸어온 최씨 고집에 대한 ‘신이 내린 축복’으로 곧잘 비유된다. 건강열풍에 비타민C가 항암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비타민C를 주성분으로 하는 비타500에는 비타민의 소화와 흡수를 돕고 시큼한 맛을 줄여주는 10여가지의 성분이 들어간다. 최 회장은 “품질관리는 의약품과 같을 정도로 엄격하다.”고 강조했다. ●블루오션을 찾아서 국내 시장은 이미 출혈경쟁을 감수해야 하는 레드오션 상태다. 따라서 새 신화창조를 위해 두 노장은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렸다. 박카스는 지난 81년 최초로 미국에 수출됐다.89년엔 박카스 수출 300만명을 돌파한 이래로 수출국은 20개국을 넘어섰다. 중국에는 현지 공장도 가동 중이다. 비타500은 2003년 처음 미국으로 수출됐다. 이후 일본·중국 등을 거쳐 타이완까지 수출되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우황청심원을 수출한 광동제약은 내년에 중국에 현지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두 노장의 치열한 국민드링크 공방전에서 진정한 승자는 안심하고 마시는 소비자일 것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기한 지난 부담금 자동폐지

    각종 사업에 부과되는 부담금의 무분별한 증설을 막기 위한 ‘부담금 일몰제’가 내년 상반기에 도입된다. 이와 함께 부담금 20종이 폐지되고 유사 부담금은 감면된다.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개혁기획단은 22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조영택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부담금 일몰제 도입 등 부담금 정비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각종 부담금의 신설을 제도적으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부담금 심사를 강화하고, 신규 부담금에 대해서는 법령에 존속기한을 명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 폐지되도록 하는 부담금 일몰제를 도입키로 했다.또 102개에 달하는 부담금 가운데 최근 3년간 징수실적이 없는 20개 부담금을 폐지키로 했다.농어촌도로정비법에 따른 손괴자부담금 등 4개 부담금을 우선 폐지하고 나머지 16개 부담금은 내년 상반기까지 폐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유사하거나 과다하게 부과된 부담금은 감면할 방침이다. 서울시내에서 대형건물을 신·증축할 경우 교통유발부담금과 함께 과밀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앞으로 교통유발부담금은 감면한다는 것이다.‘먹는 샘물’과 청량음료 원료로 사용되는 ‘기타 샘물’간의 수질개선부담금의 차이도 좁혀진다.현재는 t당 6867원과 38원이 각각 부과되고 있지만 이를 6180원과 690원으로 조정, 형평성을 맞추기로 했다.이밖에 회원제 골프장시설 입장료 부과금 폐지방안과 경유자동차의 환경개선부담금 개편방안 등이 추진되고 있다.한편 정부는 건설산업규제 합리화 방안의 일환으로 최고가치낙찰제 도입과 일반·전문건설업간 겸업제한 완화 등 건설업 구조개편안을 추진해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안을 확정하기로 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정부 ‘비만과의 전쟁’ 선포

    정부가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부는 비만관리를 국가 보건정책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추진키로 하고 보건복지부, 교육인적자원부, 학계 및 단체 등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가칭 ‘국가비만대책위원회’를 이달 말 구성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통해 정부는 식생활 개선, 신체활동량 증가, 비만 치료·관리 서비스 제공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비만예방 및 관리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대책에 따르면 먼저 식품의 열량 및 지방 함유량 표시기준을 강화해 건강상의 위험 경고문구를 표기토록 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지나친 설탕(지방) 섭취는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문구를 넣는다는 것이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의 주범으로 불리는 패스트푸드의 광고 시간대를 어린이 취침시간 이후로 조정하고, 초·중·고등학교의 음료수 자판기 설치를 전면 금지 또는 제한하는 등 규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BMI가 30이 넘는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제니칼, 리덕틸 등 비만치료제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8)일본의 차 문화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8)일본의 차 문화

    늦가을과 초겨울 하늘은 참으로 투명하고 맑다. 마치 가을걷이를 위해 풍성하게 들어차 있던 들판이 텅비어 버린 것 같이 아름답고 맑아서 눈이 아프도록 시리다. 코발트빛 밤 하늘은 또 얼마나 깊고 청순한지 모른다. 너무 높아서 까치발을 들고 손을 눈썹위 이마에 얹고 쳐다봐야 하는 밤하늘은 마치 술이 술술 익어가는 시골의 마을처럼 우리의 애잔한 삶을 살포시 위로하는 길손같이 정겹기만 하다. 하늘에 떠있는 별은 또 얼마나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가. 천목(天目) 즉 하늘의 눈 같은 별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우리 중생들에게 혜안(慧眼)의 살림살이를 살 수 있도록 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가로등 같은 것이다. 산에 뜨는 달 또한 마찬가지다. 산에 뜨는 달은 등불이 되고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는 마치 관현악의 장중한 울음 같다. 그림자 가득한 뜰을 지나 대나무를 쪼개어 만든 홈통을 타고 졸졸 밤새도록 울어대는 유천의 물을 발우에 담는다. 발우에는 달이 담기고 별이 담기고 영원한 적막이 흐른다. 푸른 돌솥에 찻물을 담아 차를 달여 마신다. 차의 살림살이는 차인의 마음에 따라서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하다. 자신이 속한 일상속에서 잠깐 마음의 눈을 돌려 내 안의 나를 바라보는 고즈넉한 시간을 갖게 한다면 차는 내 삶속에 뜨거운 용광로처럼 피어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웰빙적인 측면에서 단순한 음료로 기능한다면 그 삶은 역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도록 메마르고 강파를 것이다. 일본다도의 창시자로 불리는 이큐 소우준 선사는 주광문답(珠光問答)에서 차의 살림살이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일미청정(一味淸淨)하고, 법희선열(法喜禪悅)하니 조주선사는 이를 체득했지만, 육우는 이런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사람이 다실(茶室)에 들어가면 겉으로는 남과 나의 구별을 떨쳐버리고 , 안으로는 부드럽고 온화한 덕을 함양하며, 서로 간에 교제함에 있어서는 삼가고(謹), 공경하고(敬), 사념을 품지 않고(淸), 평온해지며(寂) 결국 온 세상이 평안해진다.” 이큐선사의 근, 경, 청, 적은 후일 센리휴에 의해 화(和), 경(敬), 청(淸), 적(寂)으로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일본다도의 핵심사상이 되고 있다. 이큐선사 이전에 일본에는 ‘다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송나라 때 전해진 음차풍속의 일환인 ‘투차(鬪茶)’가 성행했을 뿐이다. 일본에 맨 처음 말차를 전한 사람은 에이사이스님으로 천태산 만년사에 주석하며 5가7종 가운데 1파인 황룡파의 선을 배우고 귀국하면서부터로 말하나 그같은 것은 현상적인 측면이 강하다. 당시 일본에서는 중국으로 많은 스님들이 유학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의 선가에서는 선수행과 더불어 다양한 음다법이 성행했던 시기와 일치한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말차법은 중국에서 귀국한 많은 유학승들에 의해 시작된 문화의 공통분모 같은 것으로 봐야 한다.12세기 일본 사찰에서는 좌선때 애용된 말차가 단순한 음용의 수준을 떠나 하나의 다례로 정착됐다. 당시 일본의 선종사찰에서는 중국 선종사찰에서와 같이 생활규범으로서의 청규가 있었다. 무로마치 시대에는 사찰에서 대규모의 차회가 열릴 정도로 끽다법이 일반화됐다고 보여진다. 그같은 선종사찰의 말차법은 현재도 행해지고 있는 건인사의 경우에서 보면 확연해진다. 건인사에서는 매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네머리의식(四頭·요쓰가시라)’을 진행한다. 그 다례를 살펴보면 맨 먼저 향을 피우는 헌향, 다과(茶菓)와 함께 말차가 들어간 천목이 배치되는 행잔(行盞), 그리고 스님이 정병을 가지고 손님이 천목(찻잔이름)에 끓은 물을 붓고 차를 저어 돌리는 행다(行茶)순으로 되어 있다. 일본교토 상국사에도 사두재연이라는 말차법이 지금까지 행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당시 선종사찰에서 말차법에 의한 다례가 일상화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가마쿠라시대를 거쳐 아시가가 시대에는 송나라로부터 ‘투차’의 풍속이 전해졌다.‘투차’풍속은 일본무사들의 정신적인 성향과 맛물려 당시 사회지배계층의 전형적인 음차문화로 자리잡았다. 무로마치 막부시대에 일본의 다도는 화려한 꽃을 피운다.‘서원차(書院茶)’로 불리는 당시 차문화는 값비싼 차와 다완을 자랑하는 등 외형적인 화려함에 치우쳐 차의 정신이나 형식보다는 차의 품격, 다완의 가격 등 사회적인 부의 수준에 따라 그 차회의 품격이 정해질 정도로 사치스러워졌다. 서원차는 화려할 뿐만 아니라 너무도 귀족적인 차회였던 것이다. 그것은 당시 서원차를 주도했던 무가(武家)와 막 꽃피기 시작한 상업자본가들의 외형적인 자기과시욕 때문이었다. 사무라이들의 근엄하고 권위적인 취향과 상업자본가들의 자기과시욕의 결합은 심지어 차가 도박으로까지 발전할 정도로 지배계층 내부의 극단적인 정신적 사치를 불러왔을 정도다. 서원차의 병폐는 사회경제적 균등을 통해 안정적인 사회의 구축을 이루려는 집권막부에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갔다. 일본 다도의 창시자랄 수 있는 무라다 주코와 이큐 소우준 선사의 만남은 이때 이루어졌다. 주코의 스승인 이큐선사는 고코마쓰일왕의 아들이었다. 그는 어린시절 사찰로 보내졌다. 어린시절 여러 가지 고난을 이겨낸 이큐선사는 조주의 끽다거를 갈파해낸 탁월한 선승이었다. 조주의 끽다거의 공안을 깨쳤던 그는 왕실 막부의 투차의 화려함을 대신해서 원오극근선사의 ‘다선일미’를 다도의 근본형식으로 이끌어냈다. 이큐는 그의 나이 60세 때 30살의 주코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나라출신인 주코는 11살에 출가하였으나 그 단조로운 생활을 견디지 못해 환속, 이곳 저곳 떠돌며 ‘투차’나 여러곳의 ‘다사(茶事)’를 보며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주코는 우연히 이큐선사의 설법을 듣고 그 문하에 다시 입문하게 된다. 주코를 조주차의 깨달음으로 이끌었던 이큐선사 일화 한토막을 소개해본다. 이큐는 주코가 ‘끽다거’의 공안을 깨칠 수 있도록 각고의 수행을 주문했다. 천재였던 주코에게도 그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결국 이큐선사는 마지막 방법을 선택했다. 선수행중인 주코를 이큐선사가 불렀다.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끽다거”. 그러나 주코는 이큐선사의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이큐선사가 차탁 앞에 놓인 찻잔에 차를 담아 주코에게 건넸다. 주코가 그 찻잔을 받아들기 위해 손을 내밀자 이큐선사는 “끽다거”하며 찻잔을 깨트려버렸다. 공안이 익을 대로 익어 있던 주코는 이큐선사의 벽력같은 소리에 단박에 깨칠 수 있었다. 마침내 조주차의 근원을 알게 된 주코는 이큐선사의 인가를 받았으며 원오극근선사의 묵적을 전수받았다. 이큐선사의 인가를 받은 주코선사는 당과 송에서 전해진 투차의 차 문화를 대체하는, 즉 차와 선이 하나인 일본화된 품차의 정신을 만들어냈다. 주코를 통해서 차가 선이며, 선이 차이며, 끽다가 참선이고 참선이 끽다인 ‘다선일미’를 구현해냈다. 이같은 주코의 차도는 다케쇼오를 커쳐 센리휴에 의해 완성된다. 부유한 피혁상의 아들이었던 다케쇼오는 주코의 제자로부터 다도를 배웠다.36세 때 사카에로 돌아온 다케쇼오는 20세나 아래인 센리휴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다케쇼오는 일본이 다도를 통해 민족적인 정신을 눈뜨게 했다. 교토에서 와카와 다도를 함께 배운 다케쇼오는 와카를 다도에 접목시켰다. 그는 주코의 다도를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선가의 기풍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와카를 표구해 차실에 걸어놓아 일본다도에 민족적인 정신을 심어냈다. 사카에 상인 가문 출신이었던 센리휴는 주코와 다케쇼오의 차 정신을 완성해냈다. “여름에는 차실을 시원하게 하고 겨울엔 차실을 따뜻하게 하며 연료를 찻물이 잘 끓게 넣고 차는 맛있게 우려내는 것이야말로 차정신의 비결”이라고 말한 센리휴는 다다미 스무장 넓이의 넓고 화려한 서원차의 차실 대신 두세 사람이 무릎을 맞대고 겨우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이른바 초암차실을 완성했다. 센리휴는 전국시대의 최고의 무장이었던 오다 노부나가의 차 시종을 거쳐 일본을 천하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차 시종관이 되었다. 센리휴가 일본차계에 그 이름을 떨친 것은 1587년 히데요시가 주관한 천하통일 기념차회와 기타노 신사에서의 차회에서다. 센리휴는 이 차회에서 원나라 때 화가 옥간의 ‘원사만종’을 걸고 최고급 차합과 쌀 4천만섬의 가치가 있다는 ‘송화(松花)’라는 아름다운 다관을 사용했다. 그야말로 서원차의 극치를 보여준 차회였던 것이다.1589년 기타노 신사의 황금차실은 그같은 호화로운 차회의 극점이었다. 온통 황금으로 이루어진 황금차실과 8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차인들의 참석은 ‘거처는 비가 새지 않으면 되고 음식은 배가 부르면 충분하다.’는 센리휴의 생각과 정 반대가 되는 것이었다. 센리휴는 일단 작은 차실을 선호했다. 그리고 중국에거 전래한 천목찻잔이나 청자완보다는 조선서민들이 사용했던 막사발(이도다완)을 즐겨 사용했다. 모양이 고르지 않고 검은 빛을 띠며 무늬가 없는 막사발을 센리휴는 최상의 다완으로 쳤다. 이같은 다도를 통해 센리휴는 마침내 주코의 ‘근경청적’의 정신을 ‘화경청적’으로 완성해낸 것이다. 일본차의 정신은 흔히 ‘와비차’로 표현된다.‘와비’란 이른바 ‘한적(閑寂)’하다는 말로 정신성이 강한 차예절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선차의 첫 번째 목적은 심신을 수련하는 것이다. 차와 선이 상통하는 점은 바로 정신적 경지의 정화와 승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차를 마실 때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 맛을 음미한다. 참선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참선을 할 때는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생각을 끊어야 한다. 다도(茶道)와 깨달음은 그것을 직접 실행하는 주체의 맑고 고요한 근원적인 감각에 치중한다. 연차, 자차, 점차, 음차 등 일련의 과정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본체를 드러내며 윤회하는 자연의 이치를 깨닫는 것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선다일미라는 것이다. 다도는 또 근원성의 문화라는 점에서 깨달음과 일치한다. 다도의 완성은 일종의 무형의 깨달음에서 비롯된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신이 표현해내는 근원적인 문화양식인 것이다. 다도는 무형의 근원에 도달한 자신의 외재적 표현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또다른 문화양식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깨달음을 성취한 위대한 선사들이나, 다도를 완성한 차인들은 이미 또다른 문화를 창조한 문화의 창조인들인 것이다. 센리휴선사는 이렇게 말한다.“물을 긷고, 땔감을 하고, 물을 끓이고, 차를 따르고, 부처께 올리고,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자신이 마시고, 삽화분향하는 것 모두가 불법을 수행하는 행위인 것이다.” 차와 선의 문화는 그런 점에서 인류 미래문화의 진보를 앞당기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지암 암주 ■ 日 茶界 최고보물 ‘다선일미’ 묵적…中 송나라때 원오극근선사가 전해 일본차계 최고의 보물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그것을 ‘이도다완’으로 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중국 송나라때 선승으로 유명한 원오극근선사가 직접 썼다고 전해지는 ‘다선일미(茶禪一味)’라는 묵적이다. 서원차와 투차의 화려하고 권위적인 차 문화를 선과 결합시켜 내 ‘다선일미’라는 일본의 차도를 창조해낸 주코가 그의 스승인 이큐선사로부터 차도의 인가증서로 원오극근선사의 묵적을 전해받은 것이다. 이큐선사로부터 묵적을 물려받은 주코는 그것을 다실 안에서 가장 잘 보일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위치인 벽감속에 걸어 두고 사람들이 그의 다실을 드나들 때마다 무릎꿇고 예를 행하여 경의를 표하게 했다. 일본 경도 대각사에 소장되어 있는 ‘다선일미’에 대한 일화는 아주 재미있다. 원오극근선사가 어느날 중국 성도에 있는 소각사에서 설법을 하였다. 원오극근선사는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는 일본 제자를 불렀다. 그리고 직접 그 제자에게 ‘다선일미’라는 네자를 써주었다. 그 제자는 그 글씨를 큰 대통에 담아 귀국하는 배를 탔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천신만고 끝에 일본에 도착한 그 스님이 탄 배가 항구에서 전복되고 만 것이다. 그 대통과 글귀는 이사람 저사람 손을 전전하다 마침내 이큐선사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큐선사는 그 대통에 든 글귀를 보고 오랫동안 참문을 하였다. 출중한 선승이었던 이큐선사는 마침내 원오극근선사가 쓴 ‘다선일미’의 오의를 깨쳤다. 그리고 그 정신과 묵적을 자신의 수제자였던 주코에게 차도의 인가증으로 전해준 것이다. 주코는 교토에 주광암을 개원했다. 그리고 선종의 중흥조인 육조혜능선사의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의 선지를 바탕으로 차를 마심으로써 ‘초암다풍’을 형성한 것이다. 주코는 “차실에 들어가면 밖으로는 남과 나의 구분을 모두 잊고 안으로는 유화의 덕을 쌓으며 서로 응대함에 있어서는 근경청적하고 궁극적으로는 천하태평에 이른다.”고 말한다. 주코는 선을 통해 일본의 다도를 철학이자 종교로 승화시켜낸 것이다. 청담스님은 차의 진수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차의 맛이 지닌 진수는 어디까지나 술처럼 교만하지 않고, 커피처럼 자만하지 않으며, 코코아처럼 천진한 기취와는 달리 엄절한 청정미에 있다. 그러기에 다도는 미를 발견하고도 오히려 환희를 감추려는데 묘미를 느끼는 예술이라 할 수 있으며 선을 실행하고도 그 공덕을 숨기는 윤리이자 참을 체득하고도 오히려 빛을 묻는 종교이다.”
  • 국내최대 골프장 직장폐쇄 위기

    총 54홀의 국내 최대 규모, 최고 명문으로 평가되던 레이크사이드골프장이 4개월이 넘는 두아들의 운영권 다툼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양쪽으로 갈라진 직원들의 대립과 해고사태에 저항하는 노조의 파업까지 맞물려 레이크사이드는 국내골프장 초유의 직장폐쇄까지 우려되고 있다.●차남과 3남의 진실게임 사태는 지난 1996년 창업자 윤익성 회장의 사망 때부터 예고됐다. 지분을 둘러싼 가족간의 분쟁이 시작된 것.2002년 법원이 강제조정에 들어가 분쟁 당사자인 차남 윤맹철(36.5%)씨와 3남 윤대일(14.5%)씨 등의 지분을 확정해 줬고, 이후 최대 주주인 윤맹철 회장은 우호 지분을 합한 56.5%를 통해 경영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2004년 3월 정기주주 총회를 앞두고 윤맹철 회장의 지분 9%가 윤대일씨 측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형제의 난’도 시작됐다. 윤대일씨 측의 지분이 52.5%로 늘어나 경영권을 빼앗긴 것. 당시 상황에 대해 윤 회장측은 “윤대일씨 측의 협박과 소송을 제기로 인한 불협화음을 종식시키기 위해 내 사후 경영권을 양도하는 대신 작금의 분쟁을 끝내기 위한 조건으로 9%의 주권 실물을 넘겨준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현 대표인 윤대일씨 측은 “윤맹철 회장이 2004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측근의 이사 연임안 협조를 당부하면서 대가로 양도한 것”이라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진실게임’인 셈이다.윤대일 대표는 지난 7월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소송에서 이긴 뒤 같은달 29일 주총에서 경영권을 손에 쥐었지만 윤 회장 측은 직후 윤대일 대표측을 상대로 이사직무정지가처분신청과 9% 지분의 반환 소송을 냈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직장폐쇄 위기, 불안한 골퍼들 불똥은 직원들에게까지 튀었다. 편가르기는 물론, 적대 세력에 대한 해고와 보직 이동 사태까지 발생한 것. 노조는 이에 따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달 16일 파업에 들어갔고, 현 사측인 윤대일씨 측은 직장폐쇄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대의 피해자는 골프장 회원들. 식당 등 식음료 부문과 예약실의 직원들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대체 인력으로 예약을 처리해 왔지만 이마저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18일 골프장을 찾은 한 회원은 “형제의 경영권 다툼으로 인해 골프장의 이미지가 실추돼 회원권의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면서 “해결책은 법원의 판단이 아니라 회원들을 염두에 둔 양측간의 대화와 합의점 도출”이라고 충고했다.용인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아침 해결 이곳에서] 여의도(下) 출근길 부담없게 새벽부터 오픈

    [아침 해결 이곳에서] 여의도(下) 출근길 부담없게 새벽부터 오픈

    국민 건강을 위해 벌이고 있는 ‘아침을 먹자’캠페인의 하나로 아침 식사를 할 음식점을 소개한다.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서여의도에 이어 금융기관이 몰려있는 동여의도를 탐방했다. 여의도의 아침은 다른 곳보다 빨리 시작된다. 금융맨들이 7시면 출근하기 때문. 식당가는 아침밥상을 차리느라 새벽부터 서두른다. 북어국, 콩나물해장국 등 속풀이 음식은 물론 토스트, 커피, 죽, 두부까지 아침메뉴가 다양하다. 특히 토스트 포장마차가 아침마다 5호선 여의도역과 여의나루역 근처, 대형 빌딩 앞에 자리를 잡는다. 계란을 넣은 토스트는 1500원 정도. 5호선 여의도역 6번출구로 나오면 복합쇼핑몰 아일렉스가 눈에 들어온다.1층 패스트푸드점 버거킹(783-8233)은 오전 8시에 문을 연다.10시까지 소시지·베이컨·햄 크라상과 감자튀김, 커피를 담은 세트를 3400∼3600원에 내놓는다. 세트가 싫으면 크라상(2100∼2300원)만 살 수 있다. 바로 옆 투섬플레이스(782-2332)는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굿모닝세트를 3900∼4300원에 판매한다. 베이컨에 계란이나 토마토, 양상추를 넣어 만든 샌드위치와 커피를 함께 제공한다. 수프를 추가할 수도 있다. 아일렉스 맞은편에 자리한 여의도 종합상가 에는 24시간 분식점과 더불어 던킨도너츠, 리나스 샌드위치 등이 있다.7시에 오픈하는 던킨도너츠(783-5258)는 샌드위치와 커피를 묶어 3500원. 바로 옆 리나스(782-4651)는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아침세트를 준다. 토스트나 크라상을 선택하면 수프와 음료를 묶어 3900원에 준다. 수프는 콘차우더, 감자치즈크림, 양송이버섯이 매일 바뀌며 나온다. 음료도 커피나 우유, 탄산음료 중에서 골라 먹을 수 있다. 여의도 종합상가 곳곳에 위치한 분식점도 대부분 아침에 문을 열고 있다. 김밥(2000∼3000원)과 라면(2000∼53000원)이 잘 팔린다. 한쪽 구석에 자리한 파리바게뜨(786-9798)도 7시부터 장사를 시작한다. 빵(500~1000원)과 우유(600원)를 찾는 발길이 이어진다고. 노총회관과 맞붙은 백상빌딩 1층 여의나루(784-0400)에선 샌드위치부터 김밥, 죽까지 몽땅 판매한다.‘1인분이라도 배달한다.’는 원칙 덕에 단골이 많다. 다만 도시락은 9시부터 가능하다. 동양증권 1층 오봉팽과 중앙빌딩 1층 코브코에는 샌드위치족의 발길이 이어진다.오봉팽(3770-1110)은 크라상·베이글 샌드위치와 커피를 4500원에 내놓는다. 오렌지 주스를 선택하면 값이 6000원으로 뛴다. 그러나 생과일 주스인데다 미국식이라 양이 푸짐하다. 베이글과 크림치즈를 1500원과 1000원에 판매한다. 코브코(783-6314)는 토스트와 달걀프라이, 브로콜리 수프를 묶어 3000원에 선보인다. 수프를 커피, 우유 등 음료로 대신할 수 있다. 전날 과음한 사람들은 복집이나 북어국집을 찾는다. 주머니가 넉넉하다면 태양빌딩 1층의 해동복집(783-6011)을 가보자.1인분에 1만 4000원. 중앙빌딩 2층 북어국집 상은(780-1157) 은 22년 전통을 자랑한다. 오전 5시30분부터 북어국·콩나물국(각 4000원)을 내놓는다. 북어를 현지에서 직송받아 믿을 수 있다고. 전경련 지하 진미회관(769-1830)도 7시30분부터 콩나물해장국을 내놓는다. 쓰린 속을 죽으로 달래도 괜찮을 듯.KBS별관 맞은편에 자리한 본죽(783-1511)은 오전 7시부터 죽을 판매한다. 전복(1만원), 해물·굴(각 8000원), 새우(7000원)가 대표메뉴. 동양증권 지하 우정죽집(782-0664)도 죽 마니아 사이에선 이름난 곳이다. 인도네시아대사관 맞은편 제일빌딩 1층에 자리한 두부다(3775-2378)는 두부를 활용한 아이디어 음식으로 직장여성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따끈하게 데워진 생두부에 해산물·고추잡채 토핑을 얹어 먹는 것으로 값은 3200∼3400원. 아침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5만원의 행복] 단풍구경 못한 당신 달래며 은행나뭇잎 비가 내리네

    [5만원의 행복] 단풍구경 못한 당신 달래며 은행나뭇잎 비가 내리네

    꼭 멀리 가야만 여행이 아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서울 근교에도 훌륭한 여행지가 많다. 특히 경기도 양평 주변에는 넉넉한 가을을 느끼기에 좋은 운길산 수종사, 아이들의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서울종합촬영소, 우리의 영 원한 학자인 다산 정약용 생가, 물고기 를 맨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경기도 민물고기연구소와 각종 갤러리 등 많은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가을 끝자락을 붙잡는 수종사·여유당 ●일찍 일어나야 더 멋진 여행을∼ 일단 양평일대는 차량 정체로 소문난 곳이다. 특히 당일 여행의 경우 무조건 아침 일찍 출발해야한다. 그래야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동네에서 파는 1000원짜리 김밥이라도 좋다. 김밥 6줄과 음료수, 과자 등을 사서 출발, 차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시간을 절약함과 동시에 돈도 아낄 수 있다. 북한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제일 먼저 들를 곳이 다산 정약용생가. ●학자의 숨결을 느끼며 아침 9시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도 없고 한적해서 좋았다.“아빠, 이게 수원 화성을 쌓을 때 썼던 거중기예요.”라는 아이. 역시 어젯밤에 여행을 위한 사전공부의 효과가 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 자리잡은 다산 생가는 정약용이 태어나 유년시절과 말년을 보낸 곳이다. 생가로 가는 길가에선 목민심서 글귀를 새긴 나무기둥과 수원화성 축조에 쓰인 거중기와 녹로의 모형을 볼 수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다산의 생가 ‘여유당(與猶堂)’이 눈에 들어온다.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과 선이 아름다운 여유당의 어울림은 은은한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홍수에 떠내려갔던 여유당을 1975년 복원했다. 낮은 돌담 너머로 보이는 생가는 ㅁ자의 전통 한옥으로 고풍스러운 맛이 그대로 남아 있다.40여평 규모의 다산전시관에는 목민심서·흠흠신서 등 다산의 저서와 서화, 수원화성을 쌓을 때 이용한 거중기 모형이 전시돼 있다. 다산 생가에는 가을이 한창이다. 아이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어른들은 의자에 앉아 따뜻한 캔커피를 한잔 하며 여행의 여유를 즐겨도 좋다. 주차장·입장료 무료.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월요일 휴무.(031)576-9300. 30∼40분 정도 돌아보고 떠나자. 정약용의 묘역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동방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사찰 수종사로. ●동방의 아름다운 사찰 다산 생가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운길산 수종사가 있다. 입구부터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다. 아이들과 걸어 간다면 1시간은 더 걸린다. 차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편하다. 일반 승용차로 갈 수는 있지만 순탄치않다. 길이 좁고 경사가 심하다.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길에 차를 세워놓아 운전하기도 쉽지않다. 하지만 차로 오르다 보면 길가에 주차할 만한 공간이 곳곳에 있다. 어린 아이를 업고 올라가느라 힘들지 않으려면 조심스럽게 차를 몰고 올라가야한다. 오전 10시쯤 차를 중턱에 세워놓고 5살짜리 아들 손을 잡고 걸었다. 정말 이젠 가을의 끝이다. 파란 하늘과 도도히 흐르는 북한강을 바라보며 걸었다.10분을 걷자 “아빠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업고 가.”라며 아이가 주저앉는다. 할 수 없이 아이를 업었다. 카메라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생각보다 힘들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흙길을 따라 걸으니 수종사 입구가 나온다. 단풍이 좋다는 산이나 사찰에 많이 가보았지만 이렇게 운치있고 아름다운 곳은 처음이다. 옅은 파스텔처럼 번지는 단풍의 아름다움, 저 멀리 보이는 북한강, 고즈넉한 자연스러움을 간직한 사찰 역시 조선의 문호 서거정이 ‘동방에서 제일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사찰’이라 칭송했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조선시대 세조가 북한강 뱃길로 한양으로 향하다가 맑고 은은히 퍼지는 종소리를 듣고 운길산을 뒤졌으나 절은 안 보이고 작은 암굴에 모셔진 16나한을 발견한다. 그때 세조가 들은 종소리는 굴 천장에서 떨어진 물소리의 울림이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절을 지을 것을 명하니 바로 수종사(水鐘寺)다. 이런 전설을 가진 수종사에는 유명한 것이 두개 있다. 첫번째가 물(水)이다. 입구에 있는 석간수 샘은 이래저래 수종사 최고의 보물이다. 물 맛을 알아본 다산 정약용이 시인묵객들을 모아 수종사에 머무르며 석간수로 우린 차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최고의 찻물로 이름이 높다. 대웅전 마당에 있는 다실‘삼정헌’에서는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차를 나누어준다. 북한강의 장쾌한 경치를 바라보며 마시는 차맛은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두번째는 수종사 쌍은행나무다. 세조가 절을 짓고 기념으로 심었다고 한다. 나무 아래는 525년 되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위세가 당당하며 긴 세월동안 모진 풍파를 다 겪었지만 아직도 위태로운 벼랑끝에 꼿꼿하게 버티고 서 도도히 흐르는 북한강과 남한강을 지키고 있다. 바람이 불자 은행나무 비가 내린다. 황홀감이 느껴졌다. 파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가지 밑에는 노란 양탄자가 깔려 있다. 수많은 은행잎이 떨어져 만든 그림이다. 은행을 찾아 줍는 이, 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여유를 즐기는 이, 디카를 꺼내 연신 연인의 표정을 담는 사람들…. 오르기가 힘들어 중간에 포기했으면 정말 아쉬웠겠다. 배가 고프다고 보채는 아이들 때문에 서둘러 하산한다. 내려오는 길은 편하다. 서 있어도 자동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는 비탈이기 때문이다. ●양수리의 맛집 오전 10시에 수종사에 올라갔다 오니 12시가 지났다. 자동차로 5분 거리의 ‘죽여주는 동치미국수’로 갔다. 얼음이 버적버적 얼큰한 동치미 국물에 쫄깃한 국수를 말아준다. 별로 맵지 않아 초등학생 정도면 먹는 데 지장이 없다. 함께 나오는 동치미 국물에 씻은 배추김치 같은 김치도 맛이 그만이다. 어른 둘, 아이 둘이면 국수 셋에 녹두전 하나면 OK. 국수 5000원, 녹두전 1만원.(031)576-4070. 빨리 먹고 오후 1시까지 서울종합촬영소로 가자.‘월컴투동막골’을 무료로 볼 수 있다. ■ 내친김에 들러보는 서울종합촬영소·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 ●신난다, 재미있다 10분 거리에 한국영화의 메카인 서울종합촬영소가 있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모두 1만원.(031)579-0605.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오후 1시쯤 도착했다면 바로 매표소 옆에 있는 시네극장으로 가자. 오후 1시부터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11월은 ‘웰컴투 동막골´이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1시·3시 두번, 평일에는 오후 1시30분에 한번 상영한다. 영화를 보았으면 무조건 영상지원관 2층으로 가자. 제일 재미있는 곳이 영상체험관. 유료시설로 입장료와 별도로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아이들이 좋아한다. 엘리베이터와 영상 시뮬레이터를 이용하여 고층 빌딩 안 영화제작 현장을 느낄 수 있는 ‘스튜디오X-prees’부터 청색스크린 앞에서 촬영한 후 암벽이나 다리 같은 배경화면을 합성하는 ‘매직박스’, 타임터널 등 재미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매시 15분마다 입장할 수 있다. 그다음 미니어처 체험전시관으로 가자. 무료. 매시 정각과 30분에 입체영화를 상영한다.‘원더풀데이즈’라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3D로 만들어 특수안경을 쓰고 본다.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영상에 아이들이 손을 내밀어 허공을 휘젓는다. 스케일은 작지만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보는 것과 같다. 이제는 오후 4시면 야외 세트장이나 1층 전시실을 둘러보고 돌아가든지 아니면 내친김에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로 가자. ●팔뚝만한 잉어를 맨손으로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031-772-3480)는 무료이며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다. 서울종합촬영소에서 빨리 움직여야한다. 학습관 1층 수족관에 들어 있는 황쏘가리, 어름치 등의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쉬리와 각시붕어 등 우리나라 토종물고기들이 아름답게 전시되어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그래도 ‘공짜’라는데…. 살아 있는 물고기들로 가득찬 1층 전시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첨단 전자장비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시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물고기를 판박이 할 수 있는 ‘내가 만든 물고기’, 박제 물고기에 낚싯바늘을 대면 물고기 이름이 나오는 ‘낚시체험’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야외에서는 좁은 수로의 야외수족관에 잉어, 붕어, 피라미 등을 풀어 놓아 누구나 잡을 수 있게 만든 ‘터치 풀’이 인기. 아이의 성화에 못이겨 팔을 걷어 붙이지만 피라미나 붕어 등 작은 물고기는 도저히 잡을 수 없고 가장 큰 잉어를 노렸다. 족히 60㎝이상 될 크기의 잉어들의 몸놀림도 예사롭지않다. 결국 아빠들 몇 명이 마음을 합했다. 두 사람은 물고기를 몰고 한 사람은 구석에서 기다렸다. 몇 번을 허탕 친 끝에 간신히 잡았다.“우와∼.”아이들의 탄성에 아빠들도 힘이 난다. 가을이 아쉬워 떠난 여행, 이렇게 하루가 아쉽게, 그러나 재미있게 지나갔다.
  • 한국생활물가 10위→6위

    한국의 생활물가가 세계 6위로 조사됐다. 국제 인력자원 자문기구인 ECA 인터내셔널은 15일 전세계 32개국 250개 지점에서 육류, 과일, 야채, 음료, 의류 등 125종의 생필품 및 서비스 가격 수준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생활물가지수가 지난해 10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고 밝혔다. 한국은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생활물가가 가장 비싼 지역으로 떠올랐다. 노르웨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지켰고 덴마크, 일본, 스위스, 핀란드가 뒤를 이었다. 미국은 2년 연속 15위를 차지했다.홍콩 연합뉴스
  • 세계 최대 광고주 P&G

    세계 최대 광고주 P&G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이 국내에서 지출하는 광고비는 세계 전체에서 사용하는 광고비의 10분의1에서 3분의1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지인 ‘애드버타이징 에이지’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100대 글로벌 마케터(광고주) 통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6억 9800만달러(약 7000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했다. 이 가운데 한국 내에서 지출한 광고비는 6440만달러로 10분의 1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의 경우 같은 해 세계적으로 5억 7000만달러의 광고비를 지출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1 정도인 1억 9520만달러를 국내에서 사용했다. 광고비 지출 총액은 현대자동차가 가장 많지만, 국내에서의 광고비 지출은 삼성이 더 많았다. 세계적으로 가장 광고를 많이 하는 기업은 개인용품 제조업체인 P&G로 2004년 한해 동안 전세계에서 무려 79억 2200만달러(약 8조원)의 광고비를 쏟아부었다.P&G의 주요 제품은 치약과 비누,1회용 기저귀, 생리대 등이며 최근에 면도기 제조사인 질레트를 인수하면서 광고 규모가 더욱 커졌다. 두번째 글로벌 광고주는 GM으로, 최근 회사 경영이 어려워졌으나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39억 180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10대 광고주 가운데 6개 기업은 미국 기업이거나 미국과 다른 나라의 합작기업이었다. 광고비가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로 집계됐으며, 개인용품과 오락·미디어, 제약, 식품, 음료, 전자 등이 뒤를 이었다. 광고비가 가장 많이 지출된 지역은 역시 미국으로 2004년 무려 458억 7100만달러(약 46조원)가 광고계로 흘러들어갔다. 두번째 큰 시장은 유럽이었으며, 아시아가 3위를 차지했다. 세 지역을 제외하면 광고시장의 규모는 크게 떨어졌다. 2004년 전세계에서 지출된 광고비를 모두 합치면 939억 3700만달러(약 95조원)로 2003년에 비해 12.1%가 늘어났다. 한국 내에서 광고를 가장 많이 한 기업은 대부분 전자와 자동차 제조업체였으며, 화장품 제조업체인 태평양이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다. dawn@seoul.co.kr
  • 글루코사민 ‘관절건강’에 좋다지만 약효는 글쎄

    글루코사민 ‘관절건강’에 좋다지만 약효는 글쎄

    글루코사민(Glucosamine) 열풍이 뜨겁다. 노부모를 모신 가정에서는 글루코사민 제품 한 가지 정도는 사드려야 자식 체면이 선다고 말할 정도다. 여기에 비숫한 계통의 콘드로이친 제품까지 더해져 정상적인 질환 치료체계를 위협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글루코사민, 그 허와 실을 척추관절 전문병원인 나누리병원 정형외과 윤재영 과장의 도움말을 근거로 살펴 본다. ●글루코사민 복용 실태 직장인 박정수(42)씨는 최근 노모에게 건강보조식품인 외제 글루코사민 제제를 사다드렸다. 값도 만만찮았다. 홈쇼핑에서 글루코사민 광고를 접한 노모가 “저거 먹으면 관절염 다 낫는다더라.”며 요구해서였다. 박씨는 막상 글루코사민 제제를 사드리면서도 ‘정말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내내 떨치지 못했다. 서울 한 대학병원 정형외과 K전문의는 이런 일화를 소개하며 씁쓸해 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3년 동안이나 치료를 받던 환자 L(61)씨가 네 달이나 병원을 찾지 않다가 최근 병원에 찾아와 자신의 관절 상태를 살펴봐 달라는 것이었다. 까닭을 몰라하는 의사에게 이 환자는 “관절염을 낫게 해준다는 글루코사민을 먹고 있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실제로 이렇게 알고 글루코사민 제제를 먹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먹어서 나쁠 건 없겠지만 치료까지 기피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글루코사민 제제는 건강보조식품에다 기능성 음료까지 더해 20여 종이 넘게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효과를 두고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정확한 정보가 없이 광고만 보고 판단해야 하니 답답하다.”고들 말하고 있다. ●글루코사민이란? 글루코사민은 인체의 활동에너지인 포도당과 글루타민이라는 아미노산 성분으로 구성된 천연아미노당(糖)을 말한다. 보통 체내에서 생성되며 연골을 비롯해 피부와 손톱, 머리카락 등을 형성하는 중요한 성분의 하나이다. 특히 글루코사민은 이런 성분으로 활용되는 것 말고도 연골세포를 자극해 세포와 세포 사이의 간질을 구성하는 기초 물질인 프로테오글리칸이라는 기초물질의 생성을 촉진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골세포를 자극해 또 다른 연골의 구성성분인 콜라겐의 생성을 촉진하는 것도 글루코사민의 중요한 기능이다. 또 연골의 대사를 활성화시켜 연골의 파괴를 막아주기도 한다. 이런 기능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루코사민을 관절염에 점진적으로 작용하는 약물로 인정하여 ‘SADOA(Slow Acting Drugs for Osteoarthritis)’라는 용어를 만들기도 했다. ●왜 열풍인가 현재 관절염의 예방과 치료에 일정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각종 건강보조식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성분은 글루코사민 외에도 콘드로이친과 아보카도 성분 등이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003년에 ‘이들 성분을 포함한 영양제가 모두 (일정한)효과가 있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애리조나 의과대학의 제이슨 테오도사키스 박사도 자신의 연구 결과 하루 1500㎎씩 6개월 동안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결과 관절염 환자의 60%가 완치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절 건강에 좋다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 등이 체내 생성물인 것은 사실이나 이 성분들을 외부에서 약제 형태로 공급할 경우 얼마나 흡수되며, 실제로 연골에서 얼마나 제 기능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된 연구가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웅담이 인체에 어떻게 흡수되어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모른 채 마구잡이로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약물 관련 정보 출판물인 ‘메디컬 레터(Medical Letter)’에는 글루코사민에 대해 ‘아세트아미노펜, 전통적인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나 선택적 Cox-2 저해제와 같은 일반적인 약보다 나은 이점이 있는지는 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명시돼 있기도 하다. 글루코사민이 정말 관절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를 가졌음을 입증하려면 공정한 기관이나 단체가 주도한 임상시험이 필수적이다. 이런 결과가 제시되기 전에 글루코사민이 특정 환자나 병증에 막연히 좋을 것이라고 믿거나 치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환자가 병원치료를 소홀히 하다가 오히려 병증을 악화시키는 것은 글루코사민과 관련해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부작용 걱정은 없나 골관절염의 치료제로 쓰이는 글루코사민 제제는 일반약으로 처방전없이 구입이 가능하나 대체로 비싸기 때문에 보험을 이용해 치료용으로 구입하면 훨씬 저렴하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으로는 글루진캅셀(제이알팜), 류마리스캅셀(대우약품), 오라테오캅셀(바이넥스), 오스테민캅셀(삼진제약), 골사민캅셀(신일제약), 글루코민(CPC) 등이다. 글루코사민의 장점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 그러나 사람에 따라 윗배에 통증과 압박감이 있을 수 있으며 가슴앓이나 설사, 구토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복부 가스가 증가하거나 대변이 물러지기도 한다. 또 동물실험에서 글루코사민이 인슐린 저항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당뇨병 환자가 이 제제를 사용할 때는 혈당치를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 글루코사민은 주로 해산물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각종 임상시험에서 사용된 적정 용량은 1일 1500㎎ 정도. 나누리병원 윤재영 과장은 “글루코사민이 모든 관절질환에 유효하다거나, 치료 효과까지도 갖고 있다고 믿는 것은 오해”라며 “상업적 목적 때문에 과장되게 효능을 부풀리는 측면이 없지 않으나 중요한 것은 글루코사민 제제가 일반적인 질환 치료의 보조 수단일 뿐 이를 치료약으로 알고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태평양그룹-창업주 故서성환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태평양그룹-창업주 故서성환 회장家

    태평양그룹 창업주 고 서성환(1924∼2003) 회장은 화장품업계의 신화가 됐다.‘미와 향을 파는 마케팅의 귀재’인 서 창업주는 어려서부터 개성에서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기업경영에서 개성상인의 맥이 면면히 흘렀다. 서 창업주는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가의 사회적 책무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태평양이 직접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이 3개이며 후원 단체는 셀 수없이 많다. 신용과 근검절약을 가장 큰 밑천으로 삼는 개성상인의 기질,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윤리는 2세 경영으로 넘어온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가업 태평양은 1945년 9월5일 창립됐지만 연원은 좀 더 거슬러올라간다. 태평양의 역사를 알려면 서성환 회장의 가족사부터 살펴봐야 한다. 서 회장은 1924년 7월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에서 부친 서대근(1890∼1973)씨와 모친 윤독정(1891∼1959)씨의 3남3녀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났다. 서 창업주 가족은 소학교 시절인 1930년 좀 더 나은 생활을 찾아 개성으로 이사를 했다. 개성에서 서울로 향하는 길목인 동현동에 정착했다.‘상인의 도시’ 개성 생활은 소년 서성환에게 이후 기업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개성에 정착한 가족들의 생계는 어머니 윤 여사가 책임졌다. 전 재산을 털어 조그마한 상점을 열고 잡화를 취급하다가 화장품 제조에 눈을 돌렸다. 윤 여사는 당시 대부분의 여성들처럼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비상한 머리를 지녔다. 이웃으로부터 ‘여중군자’라고 불릴 만큼 활동적이고 사교적이었다. 인삼 매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개성지방은 소득수준이 높아 우수한 품질의 동백기름이 잘 팔린다는 것을 간파한 윤 여사는 직접 동백기름을 짜 만든 머릿기름을 팔았다. 당시 서민들은 피마자 기름을 썼지만 상류층은 고가의 동백기름을 애용했다. 참빗으로 곱게 빗어 쪽진 머리에 머릿기름을 자르르 바른 모습은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이도록 하는데 필수적이었다. ●태평양 모체는 어머니의 ‘창성상점’ 동백기름에서 자신을 얻은 윤 여사는 차츰 사업영역을 확대했다.1932년부터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던 미안수를 자가 제조법으로 만들어 판매를 시도했다. 또 구리무(크림), 가루분(백분) 등으로 화장품 제조의 종류와 품목을 넓혔다. 소년 서성환도 물건을 도매상에 배달해주는 등 잔심부름을 하며 가업에 참여했다. 당시 제조방식은 물론 가내 수공업이었다. 솥을 걸어놓고 그안에 물과 기름을 섞어 손으로 직접 젓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품질은 우수하다는 평을 얻어 수요를 따르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자신감을 얻은 윤 여사는 ‘창성상점(昌盛商店)’이라는 생산자 명칭을 표기했다.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 상품에 ‘창성당제품’‘오리지날’ 등을 표기했다. 가업에 참여한 소년 서성환의 경영 수업은 계속됐다. 보통학교시절부터 소년 서성환은 하루 끼니인 도시락 세개를 자전거에 싣고 해뜨기 전에 개성을 출발, 화장품 제조에 필요한 물건을 사오곤 했다. 중경보통학교를 졸업한 1939년부터 화장품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거래 도매상에게 물건을 납품하거나 예성강 20리를 따라 형성된 상로(商路)를 따라 직접 팔기도 했다. 자전거로 화장품을 팔러 다니면서 유통에도 눈을 떴다.10대 소년 서성환은 개성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글리세린과 향료, 빈 병을 사는 일을 도맡았다. 창성상점의 제품은 1941년 개성 최초의 백화점인 3층 양옥의 김재현백화점에도 들어갔다. 백화점에 작은 코너를 개설, 자사의 제품뿐만 아니라 인기가 높던 다른 회사의 제품도 위탁 판매했다. 제조와 판매를 함께 할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도 함께 판다는 서성환의 생각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러면서 화장품 제조법도 어머니 윤 여사로부터 직접 배웠다. 물과 기름의 혼합비율, 열을 가하는 강약 정도,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의 비율 등에 따라 화장품의 품질은 천차만별이었다. 화장품 유통에 이어 제조까지 현장 경험을 쌓았지만 스물한살이던 1944년 강제징용되면서 그의 화장품 수업은 중단됐다. ●‘블루오션’ 태평양으로 광복을 맞아 다시 개성으로 돌아온 청년 서성환은 화장품에 집중했다. 어머니가 세운 창성상점을 ‘태평양상회’로 이름을 바꿨다. 태평양만큼이나 큰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웅지와 태평양을 건너 세계로 진출하겠다는 도전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광복정국의 혼란속에서 서성환은 1947년 개성을 떠났다. 서울로 이주, 회현동에 새 터전을 마련했다. 청년 서성환은 당시 누님 한분이 내려오지 못한 이산가족의 한을 평생 간직하고 살아야 했다. 이 즈음 부인 변금주(77) 여사를 만나 결혼했다. 모조품과 위조 화장품이 기승을 부리던 50년대 서성환은 “남보다 월등한 제품을 만들어야 제 값에 팔 수 있다.”며 시종일관 품질을 강조했다. 이때 내놓은 메로디크림은 태평양 1호 제품의 영예를 안았다.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지만 6·25가 터졌다. 그는 피란길에도 화장품 원료를 싣고 부산으로 내려갈 정도의 집념을 보여줬다. 임시수도 부산에서 1951년 순식물성의 ABC포마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대단한 인기를 끌며 화장품 시장을 석권했다. 당시 멋쟁이들의 필수품이었다. 서성환 회장이 직접 작명한 ABC포마드는 60년대까지 대히트 브랜드로서 태평양의 성장 기틀이 됐다. 청년 서성환은 환도 이후 1954년 후암동시대를 열면서 기술력에 대한 갈증에서 장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만들었다.1953년 처음 열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등을 통해 화장문화가 태동한 것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향기나는 밥, 그리고 최초의 연속… 서성환은 후암동 시절 잘 팔리던 화장품을 구해 직원들과 함께 실험을 거듭했다. 생산직 여종업원들과 함께 밥을 지어 먹었다. 가내 수공업에 실험기구가 부족한 것은 당연지사. 향료가 밴 솥과 물바가지를 이용해서 밥을 하면 향내 나는 밥이 되고, 크림을 만들었던 도구를 쓰면 구리무 향밥이 됐다고 한다. 56년 용산으로 이전한 이후 성장가도에 들어섰다. 서성환은 57년부터 해마다 기술자들을 독일과 일본에 유학시켰고,58년엔 동양 최초로 고성능 미분기를 도입했다.59년 주식회사 체제로 출범했고 프랑스 코티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장업사의 새 장을 열었다.60년 장업계 최초의 해외방문,64년 오스카 브랜드로 최초의 화장품 수출, 당시 획기적인 방문판매제와 아모레화장품 개발 등에 힘입어 급신장했다.68년 매출이 14억 2800만원으로 창업 이후 처음 10억원대를 돌파했다. 당시 태평양의 품질은 어느 정도였을까?지난 71년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화장품 콘테스트에서 3개의 금상을 수상했다. 화장품 제조 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74년 장업계 최초의 소비자과를 신설, 정부의 소비자 기본법안보다 3년 빨리 소비자 중심을 지향했다. 순항하던 태평양은 90년대 들어 무한경쟁시대를 맞았다. 서 창업주는 창업 50년을 맞은 95년을 ‘세계화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다짐했다. ●태평양에 순항중인 2세 경영 서 창업주는 개성상인 특유 기질을 두 아들에게 물려줬다. 서 창업주는 지난 82년 장남 영배(49)씨를,87년 차남 경배(42)씨를 입사시키면서 2세들에게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영배씨는 태평양화학에 입사해 도쿄 및 뉴욕 지사를 거쳐 태평양증권 부사장 태평양종합산업의 회장을 지냈다. 지금은 태평양개발 회장으로 기업의 일가를 이루고 있다. 영배씨는 태평양개발을 연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 건설업체로 키웠다. 차남인 경배씨는 재경본부를 시작으로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과감한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태평양증권·태평양패션·프로야구단 돌핀스·여자농구단 등 계열사를 정리했다.97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태평양에 2세 경영의 배를 띄웠다. 지난해 매출은 1조 1053억원. 후계작업이 부드럽게 진행되던 2003년 1월 장원 서성환 회장은 영면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가 태평양은 해마다 50억원 가량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여성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여성에게 되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주로 여성의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윤의 사회환원은 기업윤리 이전에 창업주 서성환 회장의 소신이라는 게 한 측근의 설명이다. 그는 “창업주는 ‘사회에 기여하면서 돈을 버는 게 바로 우량기업’이라고 자주 언급했다.”고 말했다.‘불쌍한 사람을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후덕함도 있었다. 그러나 창업주 자신의 일상 생활에서는 개성상인의 ‘짠돌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서 창업주는 지난 63년 중앙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성환 장학금’을 만들었다. 중앙대 최초의 외부장학금이다. 당시의 기업가치고는 사회적 책무를 빨리 깨달은 편이었다. 첫 수혜자는 리대룡(64)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이후 75년부터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학업 성적이 좋은 여고생 9700여명에게 17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 9월부터 태평양학술문화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학술연구사업으로 방향을 잡았다. 여성들에게 유방은 모성의 상징이자 여성답게 해주는 상징적인 기관이다. 여성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태평양은 2000년 9월 한국유방건강재단을 만들었다. 태평양이 전액 출자한 재단은 국내 최초의 유방암 전문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지금까지 1만 2000여명의 여성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하거나 무료로 검진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회 환원은 태평양이 출연한 재단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003년 6월 서 창업주가 타계한 다음 태평양 주식 7만 4000주와 이익배당금 전액 등 50억원을 아름다운 재단에 전달했다.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 아들 서경배 사장으로 이어졌다. 서 사장은 선친의 고향이 북한인 것을 감안, 북한 어린이와 여성을 돕기 위해 유니세프에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억원을 기부했다. ■ 오늘의 태평양 일군 3인방 오늘날의 태평양을 일군 데는 창업주 서성환 회장을 그림자처럼 보필한 3인방이 있다. 태평양의 사사에 남을 정도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들은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재인식시키고, 국민 생활양식을 한층 높인 신화 창조의 주역이다. 오원식(69)전 부사장은 40년이 넘게 입에 오르내리는 브랜드 ‘아모레’를 1961년 작명했다. 당시 절정의 인기를 끌었던 이탈리아 가곡 ‘아모레미오(난 당신을 사랑합니다)’에서 따왔다. 상금으로 당시 거금인 1만원(당시 월급 7000원)을 받았다. 오 전 부사장은 1967년부터 한방미용법을 연구, 지난 73년 인삼 사포닌을 이용한 화장품 아모레 진생삼미를 탄생시켰다. 진생삼미는 브랜드 진화를 거듭하다가 가장 한국적인 명품 ‘설화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설화수는 단일 브랜드로 매출이 2000년 1000억원을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화장품 사상 유래가 없는 기염을 토했던 브랜드다.82년 대한화장품학회 회장을 지낸 오 부사장은 87년 기술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아 기술개발에 힘썼다. 이후 90년대 초까지 연구부문을 총괄하면서 태평양 40년 연구와 생산 분야의 산증인으로서 화장품 기술의 과학화에 큰 획을 그었다. 그 어렵던 50년대의 태평양 생존 기틀을 닦은 데는 구용섭(81)초대 연구실장의 공을 빠뜨릴 수가 없다. 좋은 원료 확보를 위해 암거래 시장에서 발품을 팔았다. 서울 환도이후 후암동의 가내 수공업 시절의 ‘향기나는 밥’과 ‘구리무밥’을 먹으면서도 제품개발을 진두 지휘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태평양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화장품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발판을 마련했다.68년 한국화장품 화학자회 창립회장에 취임,80년까지 회장을 지내면서 한국의 화장품 발전에도 공이 크다. 머리를 감을 때 비누에서 샴푸로 바꾸게 한 사람이 김창규(66) 고문이다. 프랑스 파리 이과대학 연구소의 실장으로 재직중 태평양에 스카우트됐다. 그가 73년 개발한 브랜드 ‘타미나’는 70년대를 대표하는 히트 상품이 됐다.78년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화장품학회 국제회의에서 인삼사포닌이 모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논문을 발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김 고문은 80년대 태평양의 생활용품 사업을 일궜다.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리도 푸로틴 샴푸는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비누로 머리를 감던 국민들의 생활양식을 샴푸로 머리를 감게 바꿨다.88년 가정용품을 연구하는 기술연구소장과 92년 태평양중앙연구소 초대 소장을 지냈다.91년부터 대한화장품학회장을 연임하면서 화장품학계 발전을 위해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chuli@seoul.co.kr ●정·관·재계로 연결된 화려한 혼맥 창업주 서성환 회장은 1947년 변금주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2남 4녀, 송숙(58), 혜숙(55), 은숙(52), 영배(49), 미숙(47), 경배(42)를 두고 모두 성혼시켰다. 서 창업주의 사돈가는 한마디로 쟁쟁한 집안들이다. 정·관계를 비롯해 기업인과 언론인으로 인연이 이어진다. 방우영(77) 조선일보 명예회장을 비롯해 신춘호(73) 농심그룹 회장, 최두고(84) 전 국회의원 등의 기업인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을유문화사 정진숙(93) 회장, 최주호(작고) 전 우성그룹 회장, 박세정(88)대선제분 회장과는 혼맥을 쌓았다가 끊어졌다. 서 창업주는 또 사돈가의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을 통해 정재문(69) 대양산업 회장(전 의원), 신춘호 농심 회장을 통해 서봉균(79) 전 재무장관과는 ‘사돈의 사돈’으로 간접 혼맥을 이루고 있다. 김치열(84) 에이오에스 회장(전 법무·내무장관)과는 신춘호 농심 회장을 거쳐 박남규(85)조양상선 회장을 통해 연결된다. 서 창업주는 이같은 순환 혼맥을 통해 김일환(작고) 전 내무장관, 정운갑(작고) 전 농림부 장관, 김영생(작고) 전 의원, 김도창(작고) 전 법제처장 등 정·관계 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이같은 현상은 서 창업주 특유의 신중함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는 자녀 혼사를 사람됨됨이를 중시하여 중매 형식을 택한 서 창업주의 성격에서도 잘 나타난다. 사돈가의 ‘유명세’와 관련해 정략적이라는 세인의 오해를 받기 쉬우나 태평양측은 이를 극구 부인한다. 정관계의 발판을 만들 필요도 없었거니와 ‘정경유착’의 시선을 받고 싶지도 않았다는 게 서 창업주 측근의 설명이다. 관계(官界)의 집안과는 모두 현직에서 물러난 뒤 맺어졌고, 재계 인사들과는 업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대부분 양쪽 집안 가장들의 친분으로 혼사가 이뤄졌다고 전한다. 혜숙씨는 이화여대 사회생활과 출신으로 김일환씨의 3남인 의광(56)씨와 지난 74년 결혼했다. 김일환씨는 6·25전쟁 당시 국방차관을 역임한 전형적인 무관 출신으로 상공·내무·교통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의광씨는 연세대 정외과 출신으로 태평양 계열사의 장원산업 회장으로 활동하다 물러났다.4명의 사위 가운데 유일하게 장인 회사의 경영에 참여했다가 서울 인사동에서 목인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공부하고 있는 근종(29)씨와 LG전자에 다니는 우종(27)씨를 두고 있다. 3녀 은숙씨는 국회 건설위원장을 지낸 최두고씨의 차남인 상용(53)씨와 지난 77년 결혼했다. 상용씨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은숙씨와 결혼, 미국에서 7년간 수련의 생활을 끝내고 귀국해 현재 고려대 의과대학장으로 재직중이다. 부부에겐 ㈜태평양에서 사원으로 근무하는 환석(27)씨와 미국에서 학업중인 양희(23)씨 등 1남1녀가 있다. 서 창업주의 두 아들인 영배씨와 경배씨의 혼사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장남인 영배씨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기 직전에 이미 그룹경영에 참가했다. 그는 일본 와세다대학 대학원을 수료한 후 증권회사로 자리를 옮겨 90년도 태평양증권 부사장을 거쳐 태평양개발 회장을 맡고있다. 영배씨는 조선일보 방우영 명예회장의 1남3녀 가운데 장녀인 혜성(45)씨와 지난 83년에 결혼했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재원인 혜성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마친 후 조선일보에 입사, 문화부 기자로 근무하다가 서씨 집안의 맏며느리가 됐다. 혜성씨는 태평양학원(성덕여중·성덕여상)의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영배씨 부부는 2남1녀를 두고 있는데 모두 학생이다. 차남인 경배씨는 지난 90년 11월, 농심 신춘호 회장의 막내딸인 윤경(37)씨와 화촉을 밝혔다. 서 창업주와 신춘호씨는 같은 용산구 관내에서 평소 자주 만나 인사를 나누던 사이로 지내고 있었다. 이러한 인연이 훗날 사돈으로 연결된 것. 경배씨는 경성고·연세대 경영학과를 마친 뒤 미국 코넬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수재로 87년 태평양화학 과장으로 그룹에 첫발을 내디뎠다.90년 태평양그룹 기획조정실 실장을 지내는 등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 및 대한화장품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경배씨는 학생인 두딸 민정(14), 호정(10)을 두고 있다. chuli@seoul.co.kr ■ 故서성환 회장의 차사랑 “기다리는 시간의 맛도 있고, 잔의 맛도 있고, 차 맛도 있다.” 창업주 고 서성환 회장을 모신 회의에서 손수 차를 우려드렸던 서경배 사장의 회고담이다. 요즘 차는 단순한 기호식품이나 전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상상력을 뛰어넘는 초스피드 시대에서 여유를 찾아주는 음료이다. 철학이 담긴 고급 문화로 이해된다. 이런 차가 화장품 회사 태평양과 어떻게 이어졌을까? 서 창업주는 60년대 일본 등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 나라 고유의 차를 대접받았다. 일본 거래처를 찾았을 때 가루차가 늘 나왔다. 하지만 우리가 정작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커피가 고작이었다. 특히 서 창업주는 일본 거래처 사람들이 고려·조선왕조의 다구(茶具)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에 차에 관심을 기울여 70년대 후반부터 녹차사업을 시작했다. “차밭을 조성하되 반드시 불모지를 개간해야 한다.”80년 녹차밭을 구상하면서 서 창업주는 이렇게 마음먹었다. 당시 차밭 개간은 무모한 사업으로 비쳐졌다. 80년대 초 우리나라는 차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부족한 전문인력과 제주도 땅의 척박함 등 그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았다. 골프장을 짓는다거나 땅투기를 한다는 등의 오해까지 받았다. 축적된 기술과 자료도 없었다. 주위에서는 회사 전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모두 만류했다. 그러나 서 창업주는 뚝심을 발휘해 밀어붙였다. 대한농구협회 회장 시절인 80년 중국을 방문, 공안(公安)을 설득해 황제차로 유명한 용정차(龍井茶)의 고향 항저우를 둘러봤다. 차가 거대한 산업임을 확인했지만 차 박물관은 그저 형식만 갖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해결의 실마리는 우연히 풀렸다.90년대 초 사업을 위해 찾았던 그는 미국 하와이의 파인애플농장 안에 있는 돌(Dole)사의 파인애플하우스, 즉 파인애플박물관에 들렀을 때 무릎을 탁 쳤다. 그러나 겨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까말까 하던 차사업을 차박물관으로 견인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차박물관은 가슴에 고스란히 묻어두었다. 말년, 몸이 쇠약해진 서 창업주는 휴양을 위해 하와이에 머물면서 파인애플하우스를 가보곤했다. 지난 99년 아들 서경배 사장이 부친 문병을 위해 하와이에 들르자 그는 짐을 풀던 아들을 다짜고짜 차에 태우고 돌사의 파인애플농장으로 데려갔다.“바로 이거야, 이렇게 만들어봐라.”와병중이던 아버지의 말은 그게 전부였다. 이렇게 해서 설록차박물관 오’설록이 탄생했다. 지난 2001년 9월 남제주군 안덕면 서광리에 문을 연 오’설록에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각종 찻잔 등 다구가 잘 진열되어 있다. 차에 관한 명상의 최적 공간으로 소문나면서 연간 30여만명이 찾는다. 장원 서성환의 정성과 숨결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곳이다. chul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빨래하고 음료도 마시고

    ‘바와 세탁소의 만남, 파리의 세탁바’ LG전자가 빨래방에 바(Bar)를 접목해 음료나 술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의 ‘세탁바’를 프랑스 파리 시내에 문열었다. LG전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파리 11구 오베르캄프가에 바와 세탁 공간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점포인 ‘LG 세탁바’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세탁바에는 45평 규모의 공간에 음료·주류를 판매하는 바와 대용량 LG드럼세탁기 9대, 건조기 3대가 함께 설치돼 있어 바에서 음료를 주문한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게 세탁기를 이용할 수 있다.또 세탁바 한쪽에는 LG전자의 PDP TV와 LCD TV, 홈시어터 등의 제품을 전시한 쇼룸도 마련돼 있어 고객들이 각종 제품을 체험할 있도록 했다. LG전자측은 20∼30대 고객층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LG세탁기의 우수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탁바를 개설했으며, 향후 2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LG전자는 세탁바를 현지 유통업체 바이어들과의 상담 공간이나 그림전시회 등의 이벤트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여연스님의 茶이야기] 세사발 마시면 득도할 수 있으니…

    [여연스님의 茶이야기] 세사발 마시면 득도할 수 있으니…

    겨울을 부르는 바람이 제법 차다. 일지암 뒤란은 지금 매우 풍성하다. 두륜산 곳곳에 버려진 고사목을 지게에 지어다가 장작으로 사용하기 위해 차곡차곡 쌓아놨기 때문이다. 일지암 초당도 마찬가지다. 일지암 초당은 매년 한 차례씩 삭발을 하듯 지붕을 초가로 이어야 한다. 인근 동네 사람들이며 남천다회 식구들과 함께 작업할 튼실하고 예쁜 볏짚단을 잔뜩 쌓아놨기 때문이다. 하얀 차꽃을 보며 겨울을 맞이하는 이맘때가 되면 괜히 설레는 것은 바로 이같은 풍성한 살림살이 때문이다. 차를 가꾸며 일상을 노동으로 가꾸는 그런 삶속에는 세속의 거친 욕망이 숨쉴 곳이 없기 때문이다. 차란 그런 점에서 바로 우리의 삶덩어리 같은 것이다. 음다, 즉 마신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육지음’에서는 새는 날고 짐승은 달리고 사람은 입을 벌려 말한다. 이 셋은 함께 하늘과 땅 사이에 태어나 먹고 마시면서 살아간다. 마신다는 것은 의미가 참으로 깊고 멀다. 목이 마르면 장을 마시고, 근심과 번뇌를 벗어버리려면 술을 마시고, 정신을 맑게 하고 잠을 깨려면 차를 마시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당나라 유효작은 차 마시는 것이 마치 잘된 쌀밥을 먹는 것과 한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유효작은 ‘진안왕으로부터 군량미등을 받고 사례를 올리는 글’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조서를 전하는 이맹손이 교지를 선포하고 쌀 술 오이 죽순 김치 말린고기 식초 차 등 여덟 가지를 내려주었습니다. 술의 향기가 신성의 것보다 향기롭고, 운송의 것보다 맛있습니다. 물가에서 마디를 뽑은 죽순은 창포와 마름의 진미보다 뛰어납니다. 보내주신 차를 마시면 쌀밥을 먹는 것과 같이 몸에 이롭습니다.” 차의 살림살이는 바로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쌀밥처럼 중요한 것중 하나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한국 중국 일본의 다도는 비슷하다. 일본의 선승으로 불리는 센가이기본은 ‘다도극의’에서 “다도는 마음에 달린 것이지 기술에 달린 것이 아니며, 기술에 달리는 것이 마음에 달린 것이 아니다. 마음과 기술이 함께 행해지는 곳에는 언제나 일미(一味)가 드러난다.”고 했다. 중국의 차문화는 매우 광범위하다. 문화혁명의 거친 숙청의 바람 속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수천년을 이어온 차문화가 중국인들의 유전자 속에 뿌리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차인들은 차의 ‘마음’보다는 ‘기술’을 강조했다. 찻물을 20등급으로 나눈 점(장우신의 전다수기), 차 중에 용원승설을 최고로 치는데 그 값이 무려 1만전이나 되는 것도 있다(조여려의 북원별록). 장사에서 생산되는 다구는 정교하기가 천하의 으뜸이어서 한 세트에 백금 200 내지 500성이 들었다(주밀의 계신잡식), 명나라 세종 가정 연간에 경덕진에서 생산된 성화투채배는 그가격이 무려 10만전에 달했다(제경경물략)고 적고 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중국에서 다법은 주로 기술과 외형의 완성에 치우진 형식주의가 대세를 이룬 것 같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차도는 종교적 영역과 결합하면 새로운 꽃을 피웠다. 물질적인 존재인 차가 종교라는 순수한 정신적인 영역과 교감하며 비로소 하나의 문화로 변화된 것이다. 중국 차도의 핵심도 역시 ‘다선일미’다. 그런 점에서 선은 차의 날개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차의 본성이 고요하고 사색적이고 이지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년 사계절을 윤회하는 차의 변화 자체가 바로 진정한 선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중국의 차문화가 하나의 차문화로 격상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원오극근선사가 언급한 ‘다선일미’에서부터 비롯된다. 다선일미는 그후 차는 단순한 음료의 한계를 벗어나 인간의 마음과 문명을 담아내는 우주적인 그릇으로 확대재편된 것이다. 한 잔의 차는 삶과 죽음의 문제, 심(心)과 색(色)의 문제, 사유와 존재 등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생리적 필요에 의한 음료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조주 스님의 유명한 공안인 ‘끽다거’는 그같은 변화를 너무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중국의 선문에서 차의 발전은 수행에 도움을 주는 특수한 효능에서부터 시작해 손님 접대까지 하나의 완전하고 엄숙한 다례의식으로 발전했다. 선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관념의 일치성, 즉 차와 선의 본체와 하나라는 사실을 인지했고 그것을 선과 결합시켜냈다는 점이다. 교연 스님은 “세 사발 마시면 득도할 수 있거니 왜 하필 마음썩이며 번뇌를 깨닫는가.”라고 하고 있다. 교연 스님의 말은 조주 스님의 ‘끽다거’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조주 스님은 끽다를 일상생활에서 자기를 초월하는 깨달음으로 이끌어냈다.‘차선동일미’에서 밝히고 있듯이 “차는 곧 선이다. 선의 맛을 모르면 차의 맛도 모른다.”는 말과 동의어인 것이다. 다선일미는 그런 점에서 바로 지혜의 경계다. 지혜가 없으면 일상에서, 수행에서 그 어떤 해답도 얻을 수 없다. 다선일미 곧 중국 차문화를 넘어 중국문명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중국 선종 차문화의 물적 토대를 한 단계 격상시킨 스님은 바로 저 유명한 마조도일 선사다. 마조도일 선사는 8세기 중엽 중국 강서성 봉신현 백장산에서 ‘백장청규’를 제정했다. 백장청규의 핵심은 바로 노동과 함께 어우러진 선수행에 있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는 백장청규는 ‘농선병중’의 사상을 담고 있다. 농선병중사상에 입각한 선문의 생활방식은 자급자족으로 전환시켰다. 당시 사원경제의 핵심은 바로 차 농사였다. 그때부터 스님들은 수행을 하며 직접 차를 재배해 사원경제의 생산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이다. 지금까지 내려오는 중국의 명차 대부분이 사원차인 것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기인한다. 탄탄한 경제적 토대를 바탕으로 중국 선문의 차문화도 미학적 승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불가에서 행하는 행다의식과 다구들이 독자적으로 등장했고 그에 맞는 자연스러운 직책도 정해졌다. 그런 차문화 속에서 성장한 선사들은 대대로 다사(茶事)와 다례(茶禮)에 정통했다. 불교의 선문에서는 사찰의 차예절이 하나의 다도로 정립돼 계승되었기 때문이다. 다도로 정립된 사찰의 다도는 순서와 안배가 매우 정밀하고 상세했다. 차 예절 전문 담당자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엄격한 등급과 절차를 두어 서로 다른 규모로 행해져 왔다는 점을 볼 때 수준 높은 차문화를 영위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선차록’의 기록은 이같은 사실을 잘 입증한다. ‘차는 곧 깨달음의 극치’라고 설파한 남종선 선승들의 청규였던 ‘근수백창청규’에는 “총림에서 능한 사람을 참두로 삼는다. 참두는 대중을 인솔하여 객사로 가서 위의를 갖추고 문의 오른편에 줄서서 잠시 인사드리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지객은 즉시 안으로 사람들을 맞는다. 참두가 말한다.‘오늘 선사들의 참 모습을 뵈오니 매우 복이 많습니다.’ 지객이 말하길 ‘이렇게 먼길 와주시니 저희 산문에서 매우 다행스럽게 여깁니다.’ 차를 마시면서 사찰의 내력을 묻는다. 이윽고 곧 일어나서 차대접에 대해 감사인사를 하고 돌아온다.”고 적고 있다. 선종에서 형성된 다례와 다연은 엄숙하면서도 담백해 그 끝을 알 수 없는 미학적 의미와 예술적 정신적 경계를 지니면서 중국의 차문화를 이끌어냈다. 다례 다의 다연에서는 점차 투차 분차를 통해 미(美)의 형식을 보고 선의 정신을 깨닫고 결국에는 다선일미의 지혜까지 증득하는 것이다. 중국 차도의 핵심이랄 수 있는 ‘다선일미’는 중국의 차문화가 지닌 정신적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즉 차가 선종의 의미를 충분히 담고 선의(禪意)를 깨닫는 지혜의 경지에 이르게 하여 차와 선이 진정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차는 바로 평상심의 적용이며 체현이다. 너무도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워 그 어떠한 신비감도 없는 것이다. 차가 있음으로써 날마다 좋은 날이요, 날마다 평화스러운 날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차는 바로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지암 암주 ■ 대한민국 차품평회를 다녀와서 한국의 차가 백가쟁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 차 산업의 활성화로 여러 곳에서 차 생산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차의 종류는 얼추 수백 가지나 될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최고의 장인이 만든 최고급차인 명차가 아닌 일반 대중들이 손쉽게 구하고 음다(飮茶)할 수 있는 차에 대한 기준을 갖지 못하고 있다. 차품평회란 바로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마실 수 있는 차의 기준을 만드는 대회인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차의 색(色), 향(香), 미(味), 기미(氣味)의 기준을 만드는 것은 매우 많은 노력과 협조가 필요한 작업이다. 제2회 대한민국차품평대회가 얼마전 차의 본향이랄 수 있는 경남 하동군에서 열렸다. 그 품평대회에는 한국차를 이끌고 있는 200여 생산농가와 차문화를 이끌고 있는 명원문화재단, 한국차문화협회, 한국다도협회, 한국명선차인회, 일지암초의차문화연구회 등이 참여했다. 그런점에서 대한민국차품평대회는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차 품평대회로 발돋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60년 전, 일본에서는 20여년 전부터 품평회가 시작됐다. 그같은 차 품평의 역사 때문에 그 나라들의 차의 수준은 급속히 안착돼 갔을 뿐만 아니라 일반차 명차 등 차의 등급을 매길 수 있는 기준을 찾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우리 차는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 차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묻지마 차”라고 말하고 싶다. 사족을 달자면 차산업이 급속하게 확장되면서 어떤 차를 만들어도 소비자들에게 소비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차 생산자들을 평가절하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번 품평대회는 그같은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품평대회에는 250여종의 차가 출품됐다. 그중 본심사에 올라온 것은 20여종이었다. 그중 최고의 차를 평가하는 데 그 편차가 최상위차와 0.3,0.4 정도밖에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차 생산자들의 차 제조 수준이 평준화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우리의 차도 매우 높은 수준에 올라있음이 증명된 셈이다. 그럼에도 좋은 차를 지키고 생산해야 하는 지킴이로서의 품평대회는 그 역사와 연륜을 쌓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차 품평대회는 차 제품의 가격대비 품질 경쟁력, 안전한 먹거리로서의 좋은 차, 소비자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차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서 출발했다.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현재 많은 양의 외국산 차들이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일부 차, 즉 보이차 같은 수입차의 위해성은 많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기도 하다. 내부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다. 현대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적 욕구 증대, 웰빙 라이프의 추구 등 차 제품의 소비환경이 성숙되고 있음에도 객관적이고 신뢰성 높은 차의 기준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이 한국차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차품평대회는 그런 점에서 한국차 산업의 안정성과 산업적 잠재력을 확대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은 한국차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과 같은 동의어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좋은 차를 통해 아름답고 건강한 차 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차인들의 노력에 깊이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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