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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②이탈리아 파르마, 친퀘테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②이탈리아 파르마, 친퀘테레

    글·사진 최승표 기자 ●Italy Parma파르마 베르디와 토스카니니를 낳은 음악도시 프랑스에서 혹은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이동할 때, 여행객이 관문도시로 선택하는 곳은 십중팔구 북부의 밀라노다. 또 다른 경우의 수가 있다면 토리노 정도일 것이다. 허나 이번 여행에서는 조금 더 남쪽에 위치한 파르마Parma까지 내려왔다. 친퀘테레Cinque Terre로 가기 전 가까운 거점이 필요했고, 소문난 파르마의 미식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소담스런 분위기의 중심가에는 예술사에 있어서 기억될 만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파르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나폴레옹이 가장 사랑했다는 그의 두 번째 아내인 마리 루이즈Marie Louise를 기리기 위한 글라우코 롬바르디Glauco Lombardi 박물관, 그 맞은편에는 음악을 지독히 사랑한 루이즈가 건립한 왕립극장이 한데 몰려 있다. 그녀는 가난한 음악도들을 위해 학교도 세웠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작곡가 베르디, 지휘자 토스카니니 등 이탈리아 음악의 거장들이 파르마에 많은 것도 그녀 덕분일 것이다. 파르마를 예술도시라 이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는 파르마 돔성당에서 찾을 수 있었다. 12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최초 건립된 성당의 외관은 바로크,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면서 다양한 건축양식들이 포개진 모습이었다. 성당 내부는 단촐한 외관과는 상반되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입체감이 느껴지는 프레스코 벽화 중에는 성경의 내용과 무관한 그림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당시 화가들이 자신을 후원하던 재력가들의 얼굴을 곳곳에 새겨 준 것이다. 파르마 미술의 혁명가라 불리는 안토니오 코레지오Antonio Correggio가 돔 천장에 그린 승천하는 성모 마리아 그림은 바티칸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보다 뛰어난 묘사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성당 한켠에 자리한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를 묘사한 조각품은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넘어가는 시기, 그러니까 두 개의 예술양식이 혼재된 독특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숨을 거둔 예수, 십자가 곁에서 예수를 지키는 천사, 예수의 옷을 받아든 로마 군인, 심지어 스승을 잃은 제자들까지 모두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신약성경에서 가장 심각한 국면을 묘사한 것 치고는 너무 우스꽝스러운 묘사라고 느껴졌다. 이는 1178년, 당시 성도들과 이교도의 신앙심을 불러일으키며 세련미를 극대화한 고딕 회화의 특징적 묘사라고 한다. 파르마의 중심가, 필로타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의 모습 햄과 치즈, 파르마의 자존심이자 신앙 인구 17만명의 소도시 파르마는 낙농업, 식품제조업이 발달한 도시다. 특히 파르마산 치즈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 Reggiano’와 햄 ‘프로슈토Prosciutto’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파르마는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평야지대와 목초지가 나타나는데 바로 이 비옥한 땅이 치즈와 햄 맛의 비결이라 한다. 밀라노의 고르곤졸라, 나폴리의 모짜렐라, 시칠리아의 리코타 등 이탈리아 지역별로 명성 있는 치즈는 가공 방식뿐 아니라 그 지역의 토질과 물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고 한다. 최근 파르마산 치즈로 둔갑한 ‘아르헨티나산 치즈’가 많은데 파르마 사람들만은 ‘짝퉁의 맛’을 정확히 변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파르마 사람들의 치즈에 대한 애착은 깊고도 유별나다. 파르마에서는 프로슈토 햄 생산을 위해 돼지에게 치즈를 만들고 남은 ‘유장’과 밤을 먹인다고 한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뒷다리 부위를 소금에 절여져 9개월부터 최대 24개월간의 숙성기간을 거쳐 햄으로 만들어낸다. 치즈를 먹은 돼지의 살이어서일까? 파르마산 치즈와 햄에서는 닮은 향기와 맛이 난다. 파르마에서의 저녁 식탁에서는 치즈와 햄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가정집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작은 레스토랑. 애피타이저는 송로버섯Truffle이 곁들여진 으깬감자 수프, 메인 요리로는 볼로니즈 파스타를 주문해 치즈를 듬뿍 얹어 먹었다. 파스타도 좋았지만 내가 가진 어휘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향의 송로버섯은 흡사 금지된 약물을 복용한 것처럼 내 미각과 신경을 몽롱한 상태에서 오래도록 놓아 주지 않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필로타 궁전Palazzo della Pilotta 16세기 파르마 지역을 통치하던 파르네제가家에서 만든 건물로 나폴레옹 전쟁, 2차 대전을 거치며 파괴되었다가 복원돼 지금은 공연장, 고고학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파르미자노 레자노Parmigiano Reggiano 파르마 전통 치즈로 6개월에서 최대 36개월까지 숙성시킨 것으로 다소 딱딱한 촉감에 누린내가 강하지 않고 고소한 뒷맛을 낸다. 와인과 함께 즐기거나 파스타나 샐러드에 가루로 뿌려 먹는다. ●Italy Cinque Terre친퀘테레 보물이 되어 버린 오색빛깔 바다마을 프랑스의 론알프스와 이탈리아의 파르마까지 주로 소도시를 다니며, 감춰진 진주같은 풍경들을 보았고, 세계 3대 진미라는 송로버섯까지 맛보았으니 유럽 여행에 대한 욕구는 웬만큼 해소된 상태였다. 최근 한국에서 가장 뜨고 있는 이탈리아 여행지 친퀘테레Cinque Terre로 향하는 길, 여행의 피로가 쌓여 가면서 부푼 기대감도 사그라든 상태였다. 이런 심드렁한 태도는 리구리아해에서 불어온 바람을 맞은 순간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 ‘5개의 마을’이라는 뜻의 친퀘테레는 이탈리아 서북부 해안, 리구리아주에 속해 있다. 성수기에는 숙소 잡기가 어려운 탓에 밀라노, 피렌체, 파르마, 피사 등의 주변 도시에서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많이 찾는다. 파르마에서 기차로 약 2시간. 친퀘테레로 가기 위한 관문도시인 라스페치아La Spezia에 닿았다. 친퀘테레를 제대로 즐기려면 가장 남쪽에 위치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부터 북쪽의 몬테로소Monterosso까지, 혹은 그 반대 방향으로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소담스러운 마을의 풍경과 리구리아 해변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이 좋다. 하루 만에 13.5km의 해안길을 걷기란 다소 버거운 일. 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2~3개의 마을을 구경하고 해안선을 따라 보트크루즈를 타기로 결정했다. 처음 도착한 마을 마나롤라Manarola의 풍경은 제주도와 흡사했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과 쪽빛바다도 그렇지만 마을 안쪽, 그러니까 낮은 돌담벽이 엉성하게 줄지어 있고 농부들이 밭을 갈며 일상을 사는 모습은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마을을 연상시켰다. 유네스코는 친퀘테레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각별히 보존에 힘쓰고 있다. 깎아지른 절벽에 계단식 다랑이논 같은 포도농장을 개척하고, 올리브나무를 길러낸 주민들의 일상을 침범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곳의 화이트 와인 맛은 이탈리아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데 가파른 산비탈에서 농부들이 허리를 로프로 묶고 한 송이 한 송이 따낸 포도로 만들어진 것이라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친퀘테레 하이킹 코스 중 가장 유명하다는 ‘사랑의 길Via dell’ Amore’로 향했다. 리오마조레와 마나롤라, 두 마을을 잇는 1km 남짓한 해안절벽길은 여느 로맨틱한 관광지가 그런 것처럼 사랑을 다짐하는 연인들이 채워 놓은 자물쇠와 이름을 새겨 놓은 흔적들로 도배돼 있었다. 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으로<여인의 향기> OST를 연주하자 주위의 연인들은 프렌치키스를 나누며 행복에 겨워했다. 리오마조레에서 몬테로소까지는 기차로 이동했다. 역에 내리자마자 맞닥뜨린 몬테로소의 풍경은 다른 4개 마을과는 전혀 달랐다. 백사장 해변에는 원색의 파라솔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고, 마을 안쪽 레스토랑과 카페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해변 휴양지였다. 한 레스토랑에 들러 파스타와 해산물 요리로 허기를 달랬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다양한 파스타를 먹어 왔지만 가장 한국인의 입맛에 익숙한 맛이었다. 홍합, 오징어 등 해산물로 우려낸 파스타 소스가 개운한 맛을 낸 덕이었다. 몬테로소에서 라스페치아로 가기 위해 보트에 몸을 실었다. 보트는 5개 마을 항구에 차례로 정박하며 관광객을 싣고 내렸다. 두 개의 마을, 베르나차Vernazza와 코르니글리아Corniglia는 항구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먼발치서 바라본 두 마을은 나머지 3개 마을에 비해 규모가 작아 보였을 뿐 별다른 특징은 없어 보였다. 허나 나중에야 알았다. 친퀘테레 마을 중에서도 관광객이 덜 북적이면서 호젓하게 휴식을 즐기기에는 베르나차와 코르니글리아가 좋다는 사실을. 보트는 친퀘테레를 지나 라스페치아로 가기 전, 마지막 항구인 포르토베네레Porto Venere에 잠시 정박했다. 해가 수평선 근처로 내려오면서 더 따뜻해진 볕을 쬐며 바닷가로 걸어갔다. 수영복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을 한탄하며 잠시라도 이방인의 때깔을 벗고 싶어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았다. 지중해와 짧은 해후를 뒤로하고 결별할 생각에 밀물 같은 아쉬움이 살포시 밀려와 발목을 적셨다. 1 ‘사랑의 길’에서 흔적을 남기는 연인 2 친퀘테레 다섯 마을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의 항구 풍경 3 바닷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 4 마나롤라Manarola 마을, 한 카페에서 작렬하는 햇볕을 쬐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여행객 취재협조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시크아울렛 www.chicoutletshopping.com/ko ▶travie info 친퀘테레 카드 친퀘테레에서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을 이용하려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한 마을 내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친퀘테레 카드로는 하이킹코스 외에도 마을 내 대중교통, 지역 박물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성인 기준, 1일권은 주중 5유로, 주말은 12유로이며, 날짜와 연령대, 단체 규모에 따라 요금이 다양하다. 마을을 연결하는 친퀘테레 기차카드도 있다. 성인 기준 1일권은 10유로. 카드는 각 마을의 관광안내센터나 기차역에서 구매할 수 있다. www.cinqueterre.com ▶Travel to France & Italy 유럽 기차여행, 실속 있게 준비하는 법 이번 여행은 이동의 90%를 기차에 의존했다. 유럽 첫 기착지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작해 친퀘테레를 여행하고 밀라노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다양한 기차를 이용해 볼 수 있었던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였다. 유럽을 자유여행으로 가는 이들이 늘면서 실속 있게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정보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방문 국가와 도시, 체제 일수를 확정했다면 가장 적합한 철도 상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이용한 철도 상품과 주요 열차의 간략한 정보를 정리해 봤다. 유럽 철도 예약은 대부분의 국내 여행사에서 다루고 있으며, 레일유럽 웹사이트(www.raileurope.co.kr)를 이용할 수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프랑스패스 프랑스를 3일 이상 여행한다면 프랑스패스를 구매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프랑스패스 소지자는 파리와 런던을 연결하는 유로스타Eurostar, 암스테르담, 브뤼셀 등과 연결되는 탈리스Thalys 등의 초고속 열차와 야간열차 등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각종 지방 관광열차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파리 세느강 크루즈, 국립 박물관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패스 소지자라 할지라도 TGV, 탈리스 등은 반드시 추가요금을 내고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 이는 여러 나라를 한번에 여행할 수 있는 유레일패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유레일 셀렉트패스 인접한 3~5개국 이상을 선택적으로 여행한다면 유레일 셀렉트패스Select Pass가 적합하다. 물론 2개국을 여행할 수 있는 리저널패스Regional Pass도 있지만 모든 나라들이 조합돼 있는 것은 아니기에 셀렉트패스가 편리할 수도 있다. 가령 유레일 2개국 패스 중에는 스위스-이탈리아패스가 없기에 셀렉트패스를 선택하는 게 낫다. 한편 2013년부터 프랑스가 셀렉트패스에서 제외되고, 터키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여정에 이용한 기차들 ·탈리스Thalys 브뤼셀에서 파리까지 1시간 25분 만에 연결하며, 하루에 30편으로 운행 간격이 촘촘하다. 1등석을 이용할 경우, 와인을 포함한 음료와 디저트류를 무료로 제공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쾰른 등의 도시로도 연결된다. 각종 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TGV 국내선 프랑스 초고속 열차인 TGV는 독일 방향으로 가는 동부선과 스위스쪽으로 가는 TGV리리아, 국내선 등으로 이뤄져 있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약 2시간이 소요되며, 2층에는 음료와 디저트를 구매할 수 있는 라운지 바가 있다. 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TER 한국의 새마을열차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안시에서 샤모니로 이동하면서 이용한 기차는 관광열차가 아님에도 천장 일부가 유리로 돼 있어 이동 중 알프스 산맥을 관람하기 좋았다. 패스 소지자는 좌석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Trenitalia 친퀘테레 여행을 마치고 라스페치아La Spezia에서 밀라노Milan로 돌아가는 길에 이용했다.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 1 브뤼셀과 파리를 연결하는 탈리스 열차. 1등석 탑승객에게는 음료와 다과가 제공된다 2 샤모니 몽블랑으로 가는 길, 커다란 유리창 너머 알프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SHOPPING OUTLET 유럽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쇼핑 시크아울렛 유럽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는 쇼핑이다. 이번 여행에는 유럽 내 9개 도시에 아울렛을 운영 중인 시크아울렛Chic Outlet 중 벨기에 브뤼셀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스메켈렌 빌리지Maasmechelen Village와 이탈리아 밀라노, 파르마에서 가까운 피덴자 빌리지Fidenza Village를 방문했다. 아울렛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하다. 9곳의 빌리지(시크아울렛은 ‘아울렛’보다는 ‘빌리지’라는 표현을 좋아한다)는 면세 혜택을 제공하며(총 구매 금액의 약 10%를 출국시 공항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도심부에서 아울렛까지 리무진버스인 쇼핑익스프레스를 운영한다. 국내 주요 여행사를 통하면 쇼핑익스프레스 할인권, 1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VIP 쿠폰 등을 얻을 수도 있다. 각 빌리지는 지역색을 반영한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방문객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도 제공한다. 어린이 놀이방은 모든 빌리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빌리지도 있어 쇼핑뿐 아니라 유럽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체험할 수 있다. 마스메켈렌 빌리지에서는 벨기에의 고급 초콜릿은 물론 지역 특산물인 다이아몬드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고, 피덴자에서는 파르마의 수준 높은 요리와 함께 디저트로 젤라또까지 즐길 수 있었다. 유럽 아울렛까지 갔는데 명품 백이나 수트 한 벌쯤 사지 않았냐고? 독자들께 죄송하지만 본 기자는 명품 취향이(단지 취향의 문제일까?) 아닌 탓에 생생한 쇼핑 리스트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단, 샘소나이트 캐리어를 국내 소비자가의 3분의 2 수준에 득템한 것은 두고두고 자랑하고 있다. www.chicoutletshopping.com/ko 1 이탈리아 밀라노와 파르마, 볼로냐 등에서 가까운 피덴자 빌리지.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를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2 시크아울렛의 각 빌리지에서는 수준 높은 지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다 ▼그 밖의 시크아울렛 빌리지 런던 비스터 빌리지 영국 런던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옥스포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시크아울렛 쇼핑의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빌리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막스마라, 던힐, 페라가모 등 약 100여 개의 명품 부티크 숍들이 있다. 더블린 킬데어 빌리지 가장 최근에 들어선 빌리지로 아일랜드에서 가장 인기있고 고급스런 패션 및 가정 용품을 판매하는 쇼핑의 중심지로 급성장했다. 더블린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 파리 라 발레 빌리지 프랑스 패션계의 중심지인 파리와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35분 거리이며, 파리 디즈니랜드 리조트 옆에 위치해 있다. 약 90여 개의 명품 브랜드 부티크들이 입점해 있다. 바르셀로나 라 로카 빌리지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코스타 브라바Coasta Brava 해변 도로에 위치해 있으며, 스페인의 파루트스Farutx와 로에베Loewe 등의 제품을 한국의 절반가에 구입할 수 있다. 마드리드 라스 로사스 빌리지 마드리드 중심에서 외곽으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의 유명 디자이너인 안토니오 미로Antonio Miro, 안드레 사르다Andre´s Sarda, 로에베Loewe 등의 브랜드가 유명하다. 프랑크푸르트 베르트하임 빌리지 프랑크푸르트 도심에서 약 1시간 거리, 로맨틱가도Romantic Road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보그너Bogner, 발리Bally, 라코스테Lacoste 등의 실용적인 패션 브랜드 제품들이 많다. 뮌헨 잉골슈타트 빌리지 독일 바이에른주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뮌헨에서 5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저먼 스트렌세German Strenesse, 아이그너Aigner, 엠씨엠MCM 등 10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콜라 등 탄산음료 많이 마시면 남성 관절에 치명적

    당분이 많은 탄산음료가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각) 미국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탄산음료가 미국인의 비만 원인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남성의 퇴행성 관절염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의 부드러운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이 마모되거나 찢어져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통증과 경직, 움직임의 둔화, 부종 등이 나타나며 움직일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때도 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로는 미국인 2명 중 1명이 이 같은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다.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과 터프츠 의료센터, 브라운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총 2,149명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1년에 한 번씩 4년 동안 환자들의 무릎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가면서 추적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매일 탄산음료를 마셨던 남성 환자에게서는 무릎 관절 사이의 공간이 가장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렇지 않는 환자에게서는 관절염의 악화 정도가 잘 나타나지 않았다. 또 연구진은 환자들의 체질량지수(BMI)를 함께 측정, 탄산음료를 먹는 이들에게는 얼마나 먹었는 지를 설문을 통해 조사했다. 골관절염의 요인 중 하나가 비만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놀랍게도 마르거나 BMI 수치가 낮은 남성에게서도 탄산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에는 BMI 수치가 매우 낮고 대량으로 탄산음료를 마실 때에만 관절염의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브리검여성병원의 빙 루 박사는 “우리는 고칼로리의 청량음료가 꼭 골관절염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몇몇 성분이 전반적으로 관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루 박사는 “탄산음료에 다량 함유된 카페인은 골관절염의 위험 요인 중 하나”라면서 “또한 이 음료에 함유된 인산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탄산음료의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고과당시럽도 관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탄산음료의 섭취가 유독 남성에게서만 나타난 점은 추가 조사를 통해 알아봐야겠지만 관절염 환자는 탄산음료의 섭취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류마티스학회(ACR) 연례학술회의를 통해 발표됐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김광준 검사, 다른기업 3곳서도 수뢰

    김광준 검사, 다른기업 3곳서도 수뢰

    서울고검 김광준(51) 부장검사 비리를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남부산업을 유진그룹이 김 부장검사에게 건넨 돈의 또 다른 ‘저수지’로 지목, 이 기업의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특임검사팀은 이외에도 지금까지 파악된 기업 외에 또 다른 기업 3곳과 6~7명이 김 부장검사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포착, 전달 경위와 금품수수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김 부장검사를 구속한 특임검사팀이 전방위 자금 흐름 추적을 통해 기업 비자금과 김 부장검사의 추가 금품수수를 규명하는 2라운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이날 “김 부장검사의 비리를 캐는 게 급선무고 주요 임무”라면서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의심되는 돈거래를 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으로 있던 2008년 유진그룹으로부터 내사 무마 대가로 받은 6억여원 중 일부가 남부산업에서 조성된 사실을 포착, 돈 흐름을 좇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특임검사팀은 남부산업을 유 회장의 비자금 은닉처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회장이 남부산업을 통해 횡령한 자금 전모가 드러날 경우 유 회장의 사법처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밖에 특임검사팀은 부산 지역 건설업체 C사 최모 대표, 경남 양산의 음료생산업체 H사 박모 대표 등도 김 부장검사에게 사건 청탁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건넨 사실을 파악, 해당 기업과 대표들의 금융 거래 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기존에 알려진 조희팔씨 측근 강모씨, 유순태 EM미디어 대표, 전직 국정원 간부 부인 김모씨 외에 L·H·K씨 등 6~7명이 김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도 파악했다. 특임팀은 이와 관련, 2007년부터 최근까지 이들과 김 부장검사 간 금융거래 내역을 훑고 있다. 2007년은 김 부장검사가 부산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산 지역 사업가 최모씨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한 해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가 2007년부터 기업체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국가신용등급은 ‘선진국형’ 가계 생활형편은 ‘후진국형’

    국가신용등급은 ‘선진국형’ 가계 생활형편은 ‘후진국형’

    후진국에 가까울수록 높아진다는 ‘엥겔지수’가 올해 상반기 1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 소비에서 식료품비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지수가 높아졌다는 것은 가계의 생활형편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가계의 명목 소비지출(계절조정 기준)은 323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7% 늘었다. 같은 기간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출은 6.3% 증가한 44조원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엥겔지수는 13.6%로 올랐다. 2000년 하반기 14.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가신용등급은 잇따라 상향돼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삶의 질’은 퇴보하고 있는 셈이다. 1970~1980년대 가계의 엥겔지수는 30~40%를 넘나들다가 생활형편이 나아진 1990년대 중반 이후 20%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등락을 보이더니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상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4년 6개월 동안 계속 치솟았다. 주된 원인은 식료품 물가의 가파른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가계의 명목 식료품 지출은 2008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33.3% 늘었다. 같은 기간 물가 등 가격변동 요인을 뺀 실질 식료품 지출은 5.7% 느는 데 그쳤다. 반면 식료품을 제외한 주류·담배, 의류·신발, 교육비 지출 등은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가계 소득이 회복되고 있음에도 기호식품 등 꼭 필요하지 않은 지출은 줄이고 있다.”면서 “이는 살기 팍팍해진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제18회 서울광고대상-업종별 우수상] 카드부문 우수상-롯데카드 ‘롯데카드 포인트플러스 펜타’

    [제18회 서울광고대상-업종별 우수상] 카드부문 우수상-롯데카드 ‘롯데카드 포인트플러스 펜타’

    롯데 포인트플러스 펜타카드는 중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국제카드 가맹점이 부족해 겪는 고객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중국 내 최대 결제망을 보유한 은련과 제휴를 맺고 중국 내 220만여 개 가맹점과 ATM 네트워크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기존 해외브랜드 카드 사용시 내야 했던 1%의 브랜드 수수료 부담도 사라져 고객의 편의를 높였습니다. 펜타카드 광고는 ‘펜타’라는 이름에서 모티브를 얻어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판다 비주얼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롯데 포인트플러스 펜타카드 이용 시 할인받을 수 있는 대중교통, 식음료, 패밀리 레스토랑, 인터넷 쇼핑몰, 해외 등 5가지 생활밀착업종을 판다 얼굴의 오각형으로 연결해서 표현했습니다. 친근한 동물이미지와 주요 혜택에 대한 명확한 표현이 잘 어우러진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수상의 영광을 천만 롯데카드 고객들에게 돌립니다.
  • “전화 한통하면 아이들이 달라져요… 우리가 뽀느님”

    “전화 한통하면 아이들이 달라져요… 우리가 뽀느님”

    “이른 아침, 에디와 친구들이 뽀로로와 크롱을 찾아 도시를 헤매고 있어요.”(구자형·내레이션) “대체 어디 있는 거야.”(함수정·에디) “저기 과일이 잔뜩 있어!”(김환진·포비) 지난 14일 서울 논현동의 한 녹음실. 30~60대 중년 남녀가 한데 어울려 부르르 떠는 시늉까지 해보이며 쉼 없이 목청을 돋웠다. 때론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때론 진짜로 뛰어다니며 소리를 덧입히는 작업에 열중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녹음실에서 웃음이 터져 나았다. “나미 엄마 어디 있어요?” 잠시 뒤편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던 여성 성우가 ‘치고 나갈’ 시기를 놓친 채 겸연쩍게 웃어 보였다. 김래경 EBS 프로듀서(PD)가 눈길을 잠시 왼쪽 모니터로 돌리더니 이내 “선배님들, 호흡 끊기는 데부터 다시 갈게요.”라고 외쳤다. 다시 잠잠해진 녹음실 분위기…. ●브랜드가치 4000억원… ‘시즌4’도 인기 성우들은 5분짜리 단편 하나를 녹음하는 데 1시간 넘는 시간을 할애했다. 초겨울 날씨를 무색케할 정도로 녹음실 안은 푹푹 쪘고 성우들은 연거푸 물을 들이켰다. ‘뽀로로’의 제작사인 ㈜아이코닉스 관계자는 “오늘 녹음은 해외에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번외편 제작”이라며 “뽀로로는 이미 세계 110여 개국에 수출됐다.”고 설명했다. 2003년 11월 처음 방영한 풀 3D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가 내년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뽀통령’ ‘뽀느님’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이 프로그램은 올 2월, ‘시즌 4’로 옷을 갈아입고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만 4000억원, 서너 살 이상 아이를 둔 부모에겐 이미 대통령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뽀로로, 크롱, 에디, 루피, 패티, 포비, 해리…. 온통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사람이란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작은 숲 속 마을을 배경으로 아이들을 사로잡은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KBS와 EBS 등 지상파 방송의 공채 성우 출신인 이들은, 경력 20년 안팎으로 대한민국 대표 목소리를 품고 산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하이디, 아기공룡 둘리의 ‘둘리’ 등 ‘아! 이 목소리’ 하면 딱 알게 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뽀로로’ 속 캐릭터처럼 ‘꽃중년’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올해 환갑을 맞은 백곰 포비 역의 김환진(60)은 36년차인 극 중 최고참 성우이다. 굵직한 목소리가 돋보여 외화에선 조지 클루니나 짐 캐리의 목소리 단골 대역이다. 그런 그도 포비 목소리가 잘 안 나올 때면, 녹음실을 나와 담배 한 대 맛나게 피우고 돌아오곤 한다. 김환진은 “2003년 EBS에서 수개월간 비밀리에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첫 방영을 앞두고 파일럿 프로그램 녹음까지 마친 ‘뽀로로’ 출연 성우들이 모두 바뀌었다. 앞서 교체된 성우들과의 의리 때문에 출연을 망설이다 수락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우연하게’ 이곳에서 만난 베테랑 성우들은 9년째 한 식구처럼 살갑게 지내고 있다. 그는 “30대 중반의 두 아들이 어서 장가들어 손자 앞에서 포비 목소리로 연기해 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뽀로로 역의 이선(40)은 스스로 ‘성우테이너’라 부를 만큼 화제의 주인공. 지난해 KBS ‘탑밴드’에서 성우밴드의 보컬로 얼굴을 내밀었고, 연극무대를 오가며 배우로도 활약 중이다. 외화에선 앤절리나 졸리나 캐머런 디아즈의 목소리를 도맡는다. 그는 ‘유기농’ 성우로도 알려져 있다. 1992년 스무 살 나이에 KBS 성우로 출발해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성대 결절을 겪은 뒤 그때부터 아침저녁 소금 가글에 술·담배 안 하고 맵고 짠 음식 안 먹고 탄산음료 안 마시고 한여름에도 미지근한 물만 먹기 때문이란다. 그는 “뽀로로 목소리를 내려면 성대를 최대한 좁혀서 소리가 삐져나오도록 쥐어짜야 한다.”면서 “실제로 뒤뚱뒤뚱 펭귄 발걸음을 옮기며 목소리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결혼 5년차를 맞은 이선의 집과 차에는 단 한 개의 뽀로로 인형이나 스티커도 없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인형 같은 걸 두고 보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유아 팬들이 선물로 인형을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녹음실 안에선 뽀로로로 완벽하게 ‘빙의’되지만 현실에선 펭귄처럼 살 수 없다고도 했다. 반면 여우 에디 역의 함수정(50)은 아예 ‘뽀로로’로 외아들을 키웠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이 지난 9년간 엄마가 출연한 ‘뽀로로’를 일일이 모니터링해 주며 컸다.”면서 “밥 잘 안 먹는 친구 아이들이 전화로 제 에디 목소리를 들으면 밥 먹는 속도부터 달라진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의 음색은 ‘아기공룡 둘리’의 둘리, ‘구름빵’의 엄마 목소리로도 귀에 익숙하다. 비버 루피 역의 홍소영(41)은 녹음실 안팎의 모습이 그대로다. 루피 얼굴을 보는 순간 너무 행복하고, 대본만 봐도 벌써 손가락을 세 개로 오므려 완벽하게 변신한다는 것이다. 그는 “놀이동산에 가서 루피가 새겨진 큰 풍선 뒤에 숨어 ‘이모가 루피야.’하면 아이들이 자지러진다.”면서 “뽀로로 첫 방영 뒤 6~7개월이 지나 유모차와 놀이공원에 내걸린 뽀로로 인형을 보면서 ‘빵 터졌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벌새인 해리 역의 김서영(35)도 “발성할 때 입모양까지 해리에 맞춰 ‘개굴개굴개구리~’ 노래를 부른다.”면서 “조카들이 자랑스러워할 때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밥 안먹는 아이, 목소리 듣고 달라져 보람” 니콜 키드먼과 샌드라 블럭의 목소리로 알려진 정미숙(50)은 털털한 성격의 펭귄 소녀 패티 역. “5분짜리 한편 녹음하는 데 4시간이 넘게 걸리는 등 초창기에는 반쯤 정신 나간 상태로 살았다.”면서 “주변 아이들이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사건·사고 등으로 동질감에 호소하는 게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맏딸인 이선영(24)도 영화 해리포터의 헤르미온느 목소리 연기로 알려졌다. 아기공룡 크롱과 로봇인 로디의 목소리를 동시에 내는 이미자(54)는 “다른 애니메이션은 보는 사람만 보지만 ‘뽀로로’는 아이부터 부모, 할아버지·할머니까지 가리지 않고 보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내레이션을 맡은 구자형(47)은 “이제 그만~”으로 유명한 텔레토비의 내레이션부터 다양한 다큐멘터리 해설까지 도맡아 온 전문가다. 그는 “군더더기 없이 에피소드에 집중하게 만드는 게 뽀로로의 힘”이라면서도 “뽀로로의 성공신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 애니메이션 관련 산업의 고용창출과 근무여건 등이 그리 좋아진 것 같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일까. “수년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한 여배우의 다섯 살배기 딸과 한 달간 하루 20분씩 친구가 돼 통화한 적이 있어요. 너무 큰 슬픔에 빠진 아이에게 마치 제가 뽀로로인 양 얘기해 줬는데, 20일쯤 지나자 아이가 물었어요. ‘뽀로로야, 그런데 넌 엄마가 있어?’라고…. 울컥했지만, 마음을 터준 아이에게 너무 고마웠어요.”(이선)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엄마지갑’의 한숨

    ‘엄마지갑’의 한숨

    불황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자 집집마다 씀씀이를 확 줄였다. 소득이 늘었는데도 소비는 오히려 줄였다. 대출이자에 보험료, 연금 등을 내고 나면 쓸 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소비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평균소비성향(처분가능 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올 3분기(7~9월) 가계동향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14만 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6.3% 늘었다. 소비지출은 246만 7000원으로 같은 기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소비가 줄었던 2009년 1분기(-3.6%) 이후 가장 낮다. 물가 상승분(1.6%)을 감안한 실질 기준으로 따지면 소비지출은 0.7% 감소했다. 소득은 4.6% 증가했다. 조세·연금·사회보험·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은 79만 2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 비용은 9만 6500원으로 7% 늘었고, 연금(8.2%)과 사회보험(7.2%) 지출도 커졌다. 이 때문에 평균소비성향이 73.6%로 1년 전보다 3.9% 포인트나 떨어졌다. 관련 통계를 전국 단위로 낸 2003년 이후 최저치다. 소득이 낮을수록 평균소비성향 감소폭은 더 컸다. 가장 저소득층인 1분위(평균소득 131만 9600원)의 평균소비성향은 같은 기간 10.7%나 떨어져 2분위(-7.1% 포인트), 3분위(-3.7% 포인트)의 감소폭을 크게 웃돌았다. 평균소득이 807만 6200원인 5분위는 2.7% 포인트 감소에 그쳤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있다는 의미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정부의 보육료 지원 등으로 소비지출이 줄어든 덕분도 있지만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항목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4.2%), 의류·신발(2.1%), 주거·수도·광열(5.6%), 가정용품·가사서비스(6.3%), 오락·문화(4.8%), 음식·숙박(3.0%) 등의 지출이 지난해 3분기보다 늘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면서 통신장비 지출이 307.9%나 급증해 전체 통신 지출도 7.7% 증가했다. 반면, 무상 보육 확대와 대학 등록금 인하 등으로 교육 지출은 6.1% 감소했다. 보육료 지원 덕에 복지시설 지출이 포함된 기타상품·서비스 지출도 0.5% 감소했다. 완성차 파업 여파로 자동차 구매에 쓴 지출은 20.2% 급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로또 10년, 명과 암] 1등 17번·하루평균 5만명 구매… 이월 땐 줄 200m

    [로또 10년, 명과 암] 1등 17번·하루평균 5만명 구매… 이월 땐 줄 200m

    지난 15일 오후 4시 서울 상계동 스파편의점. 평일 낮이지만 17평 남짓 가게 안엔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로 이미 긴 똬리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1988년 지어진 허름한 아파트 상가였지만 ‘로또 마니아’들에게는 명당 중의 명당으로 소문난 곳이다. 지난 10년간 이 집에서만 17번이나 1등 당첨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3명의 종업원들이 연신 로또 종이를 뽑아냈지만 불어나는 줄을 줄이기는 역부족이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 유모차를 끌고 온 새댁, 한 손에 세탁한 와이셔츠를 들고 있는 청년,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 등 각양각색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장이규(64·노원구 중계동)씨는 “매주 목요일 이 시간쯤 로또를 사러 이곳에 온다.”면서 “1년쯤 됐으니 이젠 좋은 소식이 있지 않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인근 주민들에게 로또는 ‘일상’이다. 툭하면 1등이 터지니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 편의점은 당첨자를 배출할 때마다 아크릴 간판에 1m 가까이 되는 큰 글씨로 ‘로또 명당 1등 ○번 당첨’이라고 새로 써 넣는다. 김현길(57) 편의점 사장은 “근처 마들역까지 줄이 2㎞ 이상 늘어진 적도 있다.”면서 “그럴 때는 세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로또를 사는데도 다들 별로 짜증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도 하루 평균 4만~5만명이 찾는다고 한다. 1등이 없어 당첨금이 이월되기라도 하면 줄은 금세 200m가 된다고 귀띔한다. 편의점 옆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이형숙(55·여)씨는 “6개월 전에 이사 왔는데 벌써 두 번이나 (옆집에서) 1등이 나왔다.”면서 “정말 1등이 나오긴 하는구나 싶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서 덩달아 로또를 사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집 사장인 홍모(57·빵집 운영)씨는 “당첨자 발표가 있는 토요일에는 매출이 평일의 두 배”라면서 “근데 참 신기한 게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몰릴 때는 1등이 안 나오는데 좀 시들해졌다 싶으면 1등이 팡 터진다.”고 전했다. 10년을 옆에서 관찰한 결과다. 자신도 매주 1만원어치씩 로또를 산다는 홍씨는 “번번이 실망하지만 그래도 로또를 사서 기다리는 그 시간이 참 재밌고 즐겁다.”고 말했다. 그때 한눈에도 몸이 많이 불편해 보이는 중년 사내가 편의점으로 들어섰다. 통신 관련 일을 하다가 올 1월 전봇대에서 떨어져 다친 뒤부터 이 집의 단골이 됐다는 이모(53·노원구 월계동)씨다. 그는 “집사람이 혼자 생계를 꾸리다 보니 형편이 어려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로또를 산다.”고 털어놓았다. 한 주도 안 빠지고 1만원어치씩 산단다. 만원을 차라리 살림에 보태는 게 낫지 않으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당첨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또 한 주를 버티게 해 주는 힘”이라고 했다. 동갑내기 부부인 정세창·구미자(41·도봉구 도봉2동)씨도 “로또는 꿈”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부는 “일주일을 기다리면서 웃게 된다.”며 웃었다. 하지만 긴 줄을 신기하게 쳐다보던 고등학생 최민호군은 “학교에서는 ‘땀 흘린 만큼 보상받는다’고 가르치는데 이렇게 길게 줄 서 있는 어른들을 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옆에 있던 친구 신영철군도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지 헛된 꿈을 꾸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음료수를 사러 왔다가 긴 줄에 기겁해 되돌아 나가는 직장인 최모(33)씨를 따라 쫓아가 “여기가 명당이라는데 로또 안 사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자신은 확률 낮은 게임엔 돈을 쓰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부고]

    ●이교일(서울대 공과대학 명예교수)씨 모친상 박명진(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교수)씨 시모상 김종민(전 문화관광부 장관)씨 장모상 15일 서울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2072-2018 ●이상철(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영업본부장 전무)씨 모친상 14일 경상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30분 (055)750-8651 ●류한국(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한진(지봉건설 대표)씨 부친상 이인식(인터지스 상무)김규왕(서울농협)김인상(한국감정원)이상문(LG화학)씨 장인상 류봉근(광주지법 판사)씨 조부상 이미나(서울중앙지법 판사)씨 시조부상 15일 경북 의성 다인농협장례식장, 발인 18일 오전 8시 (054)861-4011 ●강환중(LKG 대표)환규(서울시립무용단 단원)한옥(동작구 구의원)씨 부친상 김재순(사업)김태복(아산종합관리 회장)이호(사업)허영일(문재인캠프 부대변인)최승길(기아자동차 시설관리팀)씨 장인상 14일 중앙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860-3500 ●이정웅(국회입법정책연구회 부회장)씨 별세 유신(이장군 대표)선화(의정부벼룩시장 광고부 과장)씨 부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15분 (02)3410-6917 ●정상용(전 국회의원)씨 모친상 15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7시 (062)250-4413
  • 동거하던 친구 살해·방화 20대, 1심 18년형→ 2심 무죄 ‘반전’

    동거하던 친구를 흉기로 찌른 뒤 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20대 여성에게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윤성원)는 살인미수 및 현존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5)씨에 대해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9월 20대 여성 B씨가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의 한 빌라 방 안 화장실에서 흉기에 찔린 채 신음하다 발견됐다. B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건 목격자는 함께 살던 A씨가 유일했다. 검찰은 ▲사건 당일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외부와 여러 차례 연락한 점 ▲B씨에게 4700만원을 갚으라며 차용증을 쓰게 하고 B씨 동생에게 보증을 서라고 요구한 점 ▲B씨의 애완견을 죽이고 B씨에게 정체불명의 음료수를 마시게 해 실신케 한 전력 등을 들어 A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 1심 재판부는 “평소 피해자에게 나쁜 감정을 가진 피고인이 사건 당일 저녁 피해자와 다투다가 격앙된 감정 때문에 흉기로 피해자의 목을 찔러 살해하려고 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전혀 다른 판결을 내놓았다. 재판부는 “특별한 정신 병력이 없고 전과도 없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처럼 잔인하고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려 할 만한 동기로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면서 “피고인의 유죄를 의심할 만한 간접증거나 정황이 있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의해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심증을 갖기는 부족했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항소심 재판에서 “B씨가 돈을 갚을 자신이 없다며 보험금으로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자해했고, 승강이 끝에 흉기에 찔린 뒤 병원으로 옮기려 했으나 거부했으며 불도 B씨가 질렀다.”고 주장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밤 10시) 한 해 영어 사교육 비용만 15조 원. 과거 130여년 전 최초로 미국과 수교협상을 벌일 때 조선에는 영어 가능자가 1명도 없어 중국인 통역에 의존해야만 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조선에 영어전문학교가 생겨나면서 영어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초창기의 말하기 학습방식은 문법과 독해 중심의 일본식 영어로 변질되고 만다. ●오감만족 세상은 맛있다(KBS2 밤 8시 20분) 모로코의 관광수도, 마라케시. 항아리 안에 소고기와 향신료를 넣어 익혀 먹는 딴지야는 마라케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음식이다. 또한 염소 뇌로 만든 소시지, 각종 해산물 튀김과 꼬치구이, 그리고 정체불명의 건강음료까지. 각양각색의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라케시의 맛과 매력 속에 빠져본다. ●MBC 프라임(MBC 밤 1시 55분) 전 세계를 감동시킨 베네수엘라 빈민층 아이들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지난해 4월. 우리나라 농어촌에서도 한국판 ‘엘 시스테마’가 시작됐다. 농어촌희망재단이 만든 20개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다. 이동이 쉽지 않은 섬마을 아이들을 위해 매주 레슨을 거르지 않는 선생님들은 뱃길도 마다하지 않는데…. ●자기야(SBS 밤 11시 15분) 대한민국 부부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응급상황에 대하여 의사 부부들이 출연해 함께한다. ‘우리나라 응급실은 왜 이리 비싸고 더딘가’부터 ‘아이들이 응급실에 꼭 가야하는 상황은 언제인가’, 그리고 ‘응급실 환자 순서는 어떻게 정해지나’ 등 스타 부부들이 직접 실생활에서 맞닥뜨렸던 응급 질문들에 의사 부부들이 직접 답한다.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EBS 밤 12시 5분) 올해 여덟 살인 찬솔이는 러시아인 엄마의 외모를 그대로 빼닮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다. 노랑머리와 밝은 눈동자의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종종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찬솔이. 하지만 요즘 다문화 가정의 아이란 이유로 항상 풀이 죽어있던 찬솔이가 많이 밝아졌다. 바로 ‘레인보우 합창단’에 들어가게 된 덕분인데…. ●건강버라이어티-올리브(OBS 밤 11시 5분) 화려한 싱글 생활을 즐기고 있는 개그맨 윤정수. 자신의 이상형은 ‘키가 크고 나를 빛나게 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결혼의 조건 3가지를 함께 공개한다. 한편 풍치로 검진 전 넘치는 자신감을 보이던 윤정수는 검진의 시작과 함께 갖가지 문제점이 들어나기 시작한다.
  • KBO 보란듯, KT “10구단 창단”

    KBO 보란듯, KT “10구단 창단”

    거대 통신업체 KT가 경기 수원시를 연고로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공식 선언했다. KT 이석채 회장과 김문수 경기지사, 염태영 수원시장은 6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시를 연고로 하는 10구단 창단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대중 스포츠를 통한 국민 여가선용 기회 확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프로야구에 접목한 새로운 콘텐츠 제공 ▲패기 넘치는 경기로 1000만 관중 시대 일조 등 창단 취지를 설명했다. ●수원야구장 증축·리모델링 계획 경기도와 수원시는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창단 지원을 약속했다. 수원야구장을 2만 5000석 규모로 증축 또는 리모델링하고 25년간 무상으로 KT에 임대하기로 했다. 또 광고·식음료 등 수익사업권 100% 보장, 경기장 명칭 사용권 부여 등 시설 운영의 편의를 제공한다. 3만 3000㎡ 규모의 2군 훈련장 부지 마련에도 협조한다. KT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승인이 나는 대로 선수·코칭스태프 선발과 2군 연습구장 및 숙소 건립 등을 거쳐 2014년 2군 리그에 참여하고 2015년부터는 1군에 가세할 예정이다. 현재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를 지원하고 있는 KT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비가 연 200억원 안팎이 드는 프로야구단도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기존 구단 반발 등 난항 예고 그동안 전라북도와 수원시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아온 KT가 결국 10구단 연고지로 수원을 택한 건 흥행 가능성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등을 고려했기 때문. 이날 갑작스럽게 창단을 공식화한 것도 일종의 ‘여론몰이’로, 전북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KT 내부의 반대 목소리도 높아 창단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못질’이라는 분석도 있다. KT는 2007년 말 현대 유니콘스 인수에 나섰다가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계획을 접었다. 당시 KT는 가입금 60억원을 제시했으나 KBO는 90억원으로 선을 그었다. 그러나 현재 프로야구의 폭발적인 인기 등을 감안할 때 KT의 가입금은 2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그러나 10구단 창단 논의와 관련해 전권을 위임받은 KBO는 수원시와 KT의 일방적인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10구단 창단 자체가 결정되지 않은 데다 아직 두 곳에서 경합을 벌이는 과정이어서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며 언급을 자제했다. KBO는 12월 중순에 개최될 예정인 정기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여부를 우선 가릴 방침이다. 창단이 결정되면 이후 단수든 복수든 공모를 통해 기업의 가입신청서를 받아 프레젠테이션, 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1월 말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야구규약 8조는 ‘구단을 신설해 회원 자격을 취득하려면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총회에서 재적인원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며 이사회가 정하는 일정액의 가입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스포츠음료, 기능 과장 심해…과음시 ‘수분중독’ 가능성

    스포츠 음료의 기능이 종종 과장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LA) 타임즈가 보도했다. 이 언론은 세계적인 의학잡지 영국의학저널(BMJ) 7월호에 게재된 연구를 인용, 스포츠 음료가 보통의 물보다 딱히 좋은 점은 없으며 운동 선수들의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근거도 없다고 전했다. 영양 전문가인 켈리 브라우넬 미 예일대 러드 식품정책·비만센터 소장은 “스포츠음료는 너무 과장돼 광고되고 있으며 너무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스포츠 음료의 실체를 파악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대한 비판은 계속 커져 나갈 것”이라면서 “만약 내가 코카콜라나 펩시를 갖고 있다면 이런 브랜드는 팔아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스포츠 음료로는 펩시사(社)의 게토레이와 코카콜라사(社)의 파워에이드가 유명하다. 이들은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동안에 소모되는 체액을 이와 비슷한 전해질(주로 나트륨)과 탄수화물을 보충해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리지널 게토레이(현지 Gatorade Perform 02)는 8온스 당 나트륨 함량이 110mg이며, 설탕 함량은 14g(3.5티스푼)이다. 이에 반해 일반 파워에이드는 나트륨이 좀 덜 들어간 대신 설탕이 좀 더 들어갔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미국 스포츠의학아카데미 선임 연구원이자 국립 운동건강·수행연구소 이사인 마이클 버저론은 “많은 선수들이 운동 중 땀으로 배출되는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스포츠 음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사실 보통의 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포츠 음료의 전해질 역시 운동 중에는 필요할 상황이 거의 없다. 장시간 격렬한 운동을 하고 상당량의 땅을 배출했을 때 겨우 필요한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수년간 시행된 대부분의 연구는 그 범위가 매우 적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 한 예로 지난 2007년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ACSM)가 발간한 학술저널 ‘스포츠‧운동의학 및 과학’(MSSE)지에서는 16명의 남자 축구선수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음료와 보통의 물을 마신 뒤 운동량을 비교해 스포츠 음료를 마신 선수들이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했지만, 그들은 반복된 훈련에서는 더 나쁜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부교수이자 보스톤 마라톤 대회의 의료 자원봉사팀인 아서 시겔 박사는 “스포츠 음료의 마케팅으로 사람들은 탈수 증상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망상을 갖고 있다.”면서 “신체 활동 중이나 이후 스포츠 음료나 물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치명적인 ‘수분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증상은 탈수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면서 “선수들은 갈증을 조절해야 하며 사람들 역시 스포츠 음료를 마실 때에는 책임감을 가지고 마시라고 권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프로축구] 꼭 수원 이기고픈 서울 ‘반칙왕 동영상’까지 제작

    [프로축구] 꼭 수원 이기고픈 서울 ‘반칙왕 동영상’까지 제작

    ‘반칙왕을 잡으러 하(대성) PD(Police Department·경찰국) 뜬다.’ 서울이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과의 슈퍼 매치를 앞두고 ‘반칙왕 검거’ 동영상을 제작해 앙숙 수원을 자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 7대 더비로 선정한 라이벌전다운 진풍경이다. 사실 완장으로 서울을 먼저 자극한 쪽은 수원이다. 수원은 지난해 10월 주장이었던 염기훈(현 경찰청)이 한자로 ‘북벌’을 새긴 완장을 차고 나섰다. 그 뒤 서울과 만날 때마다 북벌 완장을 차는 게 전통이 됐다. 동영상을 제작한 것도 처음이 아니다. 수원은 6개월 전 ‘승점 자판기’ 영상을 공개해 서울을 승점 3 음료에 비유했다. 지난달에는 윤성효 감독이 서울 유니폼을 의미하는 검은색과 붉은색 줄무늬 용품을 선수들에게 한가위 선물로 나눠 주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이번에 서울이 먼저 도발한 이유는 단 하나. ‘수원 콤플렉스’ 때문이다. 현재 2위인 전북과의 승점 차를 7로 벌리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수원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다. 시즌 5패 중 3패를 수원에 당했다. 오죽했으면 주장 하대성에게 경찰 완장까지 차게 했을까. 힘의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이 그렇듯 수원의 반칙은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 37라운드까지 서울의 파울(508개)은 가장 적었고 경고(53개) 역시 가장 적었던 반면 수원은 지난해 633개에 이어 올해도 731개로 가장 많았고 경고도 97개로 가장 많았다. 서울은 지난달 3일 수원과의 맞대결에서도 초반 에스쿠데로와 최태욱이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가면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서울이 리그 1위 팀인데 수원에만 7연패 중”이란 서울 팬의 트위터에 “마음으로 격려합니다. 정말 가고 싶은데”라고 리트위트했다고 구단이 전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기업이 미래다] 동서식품

    [기업이 미래다] 동서식품

    맥심커피, 동서벌꿀 등 제품군마다 시장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는 식품기업 동서식품의 신시장 개척을 위한 화두는 원두다. 동서식품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보편화된 커피전문점에서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원두의 수요를 정확히 꿰뚫었다. 언제 어디서나 커피전문점 수준의 품질을 갖춘 원두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으면 어떨까. 원두커피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12%를 넘는다. 동서식품이 그렇게 소비자 조사와 연구를 거듭한 끝에 신개념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를 출시했다. 카누는 원두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커피의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간편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꾸준히 판매량이 늘고 있다. 원두시장의 잠재성을 내다본 동서식품의 전략은 주효했다. 카누 출시 이후 대형 식품기업들은 경쟁적으로 ‘미투’(me too) 제품들을 내놨고 원두커피의 모델이 됐던 커피전문점들도 자체 인스턴트 원두커피 브랜드를 내놓으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동서식품이 원두커피 카누를 신성장 동력의 발판으로 삼게 된 건 우연이 아니다. 창립 44주년을 맞는 동안 동서식품은 일부 상류층의 전유물인 커피를 대중 음료로 확산시켰다. 1970년 국내 최초로 커피를 생산하고 1976년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1980년에는 인스턴트 커피 브랜드 ‘맥심’을 출시했다. 이는 제품에 대한 끊임없는 품질 개선과 고객 서비스 마케팅, 물류센터 개설로 인한 공급능력의 확대 등 투자와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커피의 떫은 맛을 완화해주는 ‘프리마’가 1974년에 출시돼 지난해 러시아, 싱가포르 등 24개국에서 해외수출액 4900만 달러를 기록한 것도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 개발 덕분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밥 먹듯 나쁜짓 ‘막장 10대’

    가출한 지 한달여 동안 밥 먹듯 각종 범행을 저지른 10대가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성폭행은 물론 강도, 중학생 돈 뺏기, 택시비 내지 않고 줄행랑, 휴대전화 절도 등 온갖 범죄를 마구 일삼아 범죄명만 13개에 이르렀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30일 이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모(19·무직)군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며 신상 정보 7년간 공개와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망치 들고 다니면서 위협 강군은 망치를 들고 다니며 행인을 위협해 금품을 털거나 음료자판기를 부숴 동전을 훔쳤다. 강군은 친구 2명의 ‘두목’ 역할을 하며 이들에게 물건만 훔치도록 시켰고, 액수가 적으면 소주병으로 폭행해 군기를 잡았다. 이들은 심야에 전주시 덕진동과 태평동·진북동 일대 으슥한 골목길과 주택가를 누볐다. ●죄책감없이 범행 저질러 강군은 성폭력까지 일삼았다. 4월 8일 가출하자마자 여학생을 성폭행했고 며칠 후 찜질방에서 잠이 든 여학생을 추행했다. 강군은 성폭행한 여학생을 모텔로 불러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면서 뺨을 50여 차례 때리는 잔인함도 보였다. 4월 22일에는 완주군 봉동 터미널 부근에서 알고 지내던 B(18)군이 자신을 함부로 대한다는 이유로 승용차에 태워 마구 폭행했다. 강군이 훔치거나 강탈한 금품은 경찰 조사에서 밝혀진 것만 1000만원대다. 대부분 유흥비나 생활비, PC방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결손 가정에서 자란 강군이 가출한 뒤 죄책감 없이 각종 범행을 밥 먹듯 해 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많은 범죄를 단기간에 저질렀고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않아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샌디, 100년 내 최악 허리케인” 美 동부 패닉

    미국 동부 지역에 접근하고 있는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가 100년 만에 최악의 태풍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 전역이 공포에 휩싸였다. 샌디는 29일 밤(현지시간)이나 30일 새벽 뉴저지주 또는 델라웨어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에서 뉴잉글랜드까지 샌디의 영향권에 들어 있는 지역들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돼 주민 대피 등의 준비 태세가 갖춰지고 있지만 예상보다 태풍의 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샌디가 2개의 폭풍과 합쳐지는 바람에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와 강풍이 이어지는가 하면 웨스트버지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일부 산간지역에는 때아닌 폭설까지 내렸다. 미국 정부는 이번 허리케인으로 인해 180억 달러(약 19조 700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10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샌디가 24년 만의 최대 규모이며 2005년 9월 미 남부 지역을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능가하는 피해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샌디가 미국 북동부에서 100년 만에 최악의 태풍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시와 워싱턴DC 등은 필수 인력만 남기고 공무원들에게 29일 재택 근무를 하도록 했으며 동부 해안 지역 공립학교도 대부분 휴교령을 내렸다. 모든 대중교통은 운행 중단에 들어갔고 국제선 일부 노선도 운항을 연기했다. 뉴욕 증권거래소는 29일 장내 거래와 온라인 거래를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소 월요일에 극심한 교통 정체를 빚었던 워싱턴DC와 뉴욕 맨해튼 시내는 차량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동부 지역 주민들은 휴일인 28일 인근 상점으로 몰려가 물과 식음료, 손전등, 배터리 등의 생필품과 기본 의약품 사재기에 나섰다. 주유소도 북새통을 이뤘다. 대선 후보들의 유세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9일로 예정됐던 버지니아, 오하이오, 콜로라도주에서의 유세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도 28일 버지니아 일정을 접은 데 이어 30일 예정된 뉴햄프셔의 집회 일정을 취소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디자인으로 만나는 핀란드 Helsinki Style

    디자인으로 만나는 핀란드 Helsinki Style

    헬싱키 대성당이 바라다보이는 골목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 사진 김병구 디자인으로 만나는 핀란드 Helsinki Style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북유럽 디자인에 빠져 있는 이즈음 헬싱키 출장에 나섰다. 유독 ‘좋은 디자인’을 고르고 따지는 적극적인 선택자의 입장에 있지만 작금의 디자인 환경은 왠지 지나치고 넘친다는 생각에 뭔지 모르게 불편하던 차였다. 글·사진 한윤경 기자 취재협조 유레일 www.EurailTravel.com/kr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핀란드의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인 마리메꼬는 원색의 과감한 패턴을 사용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2, 3 헬싱키 아라비아 팩토리에서는 아딸라를 비롯해 다양한 생활 도자기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4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선정되었음을 나타내는 스티커 매사에 디자인이 들먹여지는 세상이다. 디자인을 기준으로 세상 천지의 물품들이 고품격과 저품격으로 나뉘고 디자인을 논하는 사람의 품격까지 그가 내린 판단을 기준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형태를 가진 모든 것들을 디자인하다 못해 이젠 삶을 디자인하라고 외치는 세상이다. 점차 나도 모르게 자신의 디자인 선호 취향을 스스로 탐색하고 눈치보고 검열하게 돼 버린 이즈음, 눈에 보이는 디자인 만사형통의 세상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예술 디자인과 상업 디자인, 더 나아가 공공 디자인까지 자극적이고 모든 것을 이겨먹으려는 강렬함을 앞에 내세우고 유효기간조차 알 수 없는 1회성 디자인까지 출몰을 거듭하는 상황이라면 만성 디자인 피로가 쌓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물며 헬싱키 이전에 ‘세계 디자인수도’였던 서울의 디자인 행정은 또 얼마나 많은 논쟁거리가 되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던가. 디자인 피로가 쌓이는 데는 어디엔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마음을 끌어당기는 디자인 떠나기 전부터 짧은 헬싱키 여행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유독 ‘디자인’이라고 했다. 한 가지 주제를 유심히 봐야 한다는 강박은 자유로운 여행을 방해하지만 한편으로는 게으른 여행자를 생각하게 만든다. 기차에서 내려 푸르스름하게 어스름이 내려앉은 헬싱키로 들어서니 깔끔한 도심의 건물과 초록색 트램이 오가는 거리 위로 하늘이 시원하게 내려앉았다. 북유럽의 대표 복지 국가의 안정감이란 화려한 네온사인의 양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다소 초딩스러운 자각이 우선적으로 드는 저녁 무렵이었다. 오랜 세월, 스웨덴과 러시아의 지배 아래 있었던 역사와 추운 겨울이 오래 계속되는 혹독한 자연환경 등은 핀란드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건축물은 물론, 디자인 분야 도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런 핀란드 특유의 역사와 자연을 통과한 디자인 결과물들이 어떤 이유로 전세계 사람들에게도 보편적인 기호로 자리잡게 된 것일까? 헬싱키 아라비아 팩토리Arabia Factory 안, 매력적인 생활 도자기들 앞에서 나 또한 어쩔 수 없이 구매욕구에 시달리고 있었다. 과도한 캐리어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든 처지라 출장길에 가능하면 쇼핑하지 말아야지 다짐하곤 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묵직한 그릇 몇 점을 주섬주섬 싸들고 계산대 앞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이딸라Iittala의 그 오묘한 잿빛 블루에 홀딱 빠진 탓이다. 세일 중인 스프 접시 네 점을 득템, 돌아오는 길 내내 따로 고이 들고 다니다가 무사히 집으로 모셔 오기까지, 그 과정을 곰곰이 따져 보면 번거롭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대만족. 그릇 안에 담기는 샐러드나 파스타,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때로 청양고추 송송 썰어 넣은 라면까지 일관성 없고 무원칙한 내용물에도 불구하고 식탁 위에 오르면 그 어떤 경우에도 흡족하게 입맛을 돋워 주었다.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키고 몸이 먼저 반응하게 하는 그 끌림은 무엇인지 그것의 정체를 찾아 짧은 헬싱키 여정을 마치고 찾아 든 책이 <핀란드 디자인 산책>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시벨리우스 기념비이자 시벨리우스 공원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파이프 오르간 2 바위와 빛의 조화로 감동을 이끄는 템펠리아우키오 암석교회 3 핀란디아홀 건물 위에 드리운 나무 그림자가 주변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4, 5 핀란드 디자인은 자연과의 소통을 특히 중요시한다 핀란드를 품은 핀란드 디자인 핀란드 디자인에 대한 탐색을 앞에 내걸고 있지만 저자는 한 나라의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명상가의 자세를 취한다. 먼 나라 핀란드에서 이방인은 조심스레 그곳의 자연과 분위기를 탐색한다.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빛과 공기, 스산할 만큼 정갈한 주변 풍경 속에서 반짝이는 일상과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문화를 들여다보고 그 진심과 가치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읽어내고 있다. 그곳, 그 시간이 머금은 특유의 빛깔과 삶의 방식을 디자인을 통해 발견해 내고 있는 것이다. 저자 스스로 말했듯 이 책은 객관적인 관찰과 비평의 산물이기 이전에 저자 개인의 취향이 십분 반영되어 있는 문화 에세이다. 그의 취향과 합일하는 핀란드 사람들의 삶의 원칙들을 디자인이라는 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의 책은 핀란드 디자인에 오롯이 들어앉은 핀란드의 사계절, 핀란드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 새, 순록 등 핀란드의 자연풍광과 그곳 사람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작업이다. 더불어 핀란드의 풍광과 대비시켜 핀란드의 대표적인 디자인 작품들을 이해하기 쉽게 함께 나열해 놓은 도록이기도 하다. 핀란드의 아름다운 자연과 디자인이 돋보이는 공공 시설물들 소개는 물론 핀란드 대표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부터 유명한 공예가인 사미 린네Sami Rinne, 오이바 또이까Oiva Toikka, 펭귄 유리공예로 잘 알려진 아누 뺀띠넨Anu Penttinen, 재활용 디자인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베 호프Globe Hope 브랜드와 마리메꼬Marimekko까지, 저자가 책에 소개하고 있는 디자인 안에는 자연과 사람을 우선시하는 핀란드 디자인의 원칙이 절절히 흐르고 있다. 책을 보다 보면 자연과 사람을 이어 주고 일상 속에서 이용자의 편의와 안정감을 최대한 고려하는 디자인, 자연을 들여다보고 자연과 소통하는 것을 우선시하며 그런 방식으로 자연을 고스란히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핀란드식 디자인은, 궁극적으로 친환경적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자연훼손의 세상에 사는 이 시대 사람들의 고통에 어떤 해답과 위안을 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핀란드 디자인의 향취만큼이나 담백하고 순한 디자인 단상과 더 나아가 마땅히 그래야 할 삶의 모습들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들여다보면서 내가 처해 있는 디자인 환경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다. 내가 느끼는 막연한 불편함의 원인은 무엇인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한없는 부러움과 함께 잔잔한 공감을 나눌 수 있었다. 핀란드 디자인 입문서이면서 핀란드 문화 입문서이기도 한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헬싱키 여행을 떠나기 전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일’ 헬싱키 여행과 보다 단순하고 조촐하게 나 스스로를 디자인하기 위하여. ▶travie book 핀란드 디자인 산책 Design Finland in My Perspective 핀란드 디자인의 힘은 단연 소통에 있다. 자연과 사람, 이웃 개개인에서 이웃 지역 및 물자에까지 소통을 확대하고 있는 그 유연함과 자연스러움은 전세계 많은 사람들의 디자인 취향과도 잘 부합되고 있다. 이렇게 핀란드의 디자인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핀란드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핀란드 문화를 꿰뚫고 있는 저자가 핀란드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들려준다. 저자는 상업적인 디자인 제품들부터 공공 디자인까지 핀란드의 대표적인 디자인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그 안에 깃들어 있는 심성과 삶의 태도를 들여다볼 수 있게 유도한다. 핀란드 사람들이 자연과 사물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를 통해, 단순하고 효율적이며 아름다운 디자인이란 과연 무엇을 담아내야 가능한 것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핀란드 사람들의 환경과 일상이 반영된 디자인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100년을 내다보고 추진하는 헬싱키 도시계획 프로젝트 등을 통해서는 핀란드 공공 디자인이 지향하는 사람 우선, 약자 배려의 원칙들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우나, 크리스마스 등 핀란드의 생활 문화를 조망하는 마지막 장에서는 핀란드 특유의 자연과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핀란드 사람들의 일상을 함께 소개한다. 이에 더해 우리의 자연과 전통과 문화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디자인 세상에 대한 애정 어린 걱정 또한 빼놓지 않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마켓스퀘어가 자리한 헬싱키 항구에서는 멀리 우스펜스키 성당이 바라다보인다 2 깔끔하고 단정한 헬싱키 기차역 주변 풍경 3 키아즈마 현대미술관 벽면에 그려진 까마귀 4 군더더기 없이 간결해서 더욱 엄숙하게 느껴지는 헬싱키 대성당 내부 5 헬싱키의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을 만날 수 있는 디자인 포럼은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에 자리하고 있다 매력적인 헬싱키 명소들을 거닐다 2012년부터 2년간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된 헬싱키. 그곳에서 디자인 트렌드를 탐색하기 원한다면 먼저 에스플라나디Esplandi 거리 근처에 자리한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Helsinki Design District로 찾아 들어가면 된다. 그곳에는 여러 가지의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200여 개의 갤러리와 숍 그리고 레스토랑들이 자리해 있어 그중 몇몇 곳만 둘러보아도 현재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이끄는 핀란드 디자인의 힘을 느껴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디자인 제품들을 전시·판매하고 있는 디자인 포럼Design Forum을 비롯해서 특유의 텍스타일 패턴으로 많은 사람들의 잇아이템으로 자리잡은 마리메코, 알바 알토의 디자인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아르텍Artek, 핀란드의 자작나무로 만든 공예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아리까Aarikka 등, 디자인 탐색을 떠나 저절로 군침을 흘릴 만한 숍 산책이 끝날 줄을 모른다. 헬싱키 도심에서 20분 정도 외곽에 자리한 아라비아 팩토리는 또 어떤가. 넓은 매장을 가득 채운 생활 도자기와 각종 물품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생활 도자기로 유명한 이딸라, 정원용 삽과 가위 등으로 잘 알려진 피스까스Fiskars, 핀란드 대표 캐릭터 무민Moomin을 이용한 도자기에, 유머가 뚝뚝 떨어지는 유쾌한 생활 도자기까지. 절제할 자신이 없다면 아예 발길을 돌리는 편이 낫다. 하지만 핀란드 사람들의 문화와 역사와 자연이 그 모든 디자인의 모태라면 헬싱키의 대표적인 명소들 또한 놓칠 수는 없는 일. 20세기 실용 디자인 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헬싱키 디자인 박물관과 키아즈마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Kiasma, 핀란드 국립미술관인 아테네움 미술관Athenaeum Art Museum은 물론,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핀란디아 홀Finlandia Hall과 시벨리우스Sibelius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시벨리우스 공원 또한 꼭 챙겨 보아야 할 명소들이다. 헬싱키를 돌아다니다 발길이 닿게 되는 마켓스퀘어와 마켓홀. 그곳에서는 푸른 하늘과 바다, 싱싱함을 뽐내며 탐스럽게 쌓여 있는 야채와 생선 등, 자연의 색깔이 눈부시게 빛나는 핀란드의 일상을 읽어낼 수 있다. 교회 건물들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붉은 외관이 아름다운 우스펜스키Uspensky 성당과, 성당 앞 너른 원로원 광장과 인상적인 계단, 그 위로 높고 푸른 하늘이 어우러져 더욱 돋보이는 헬싱키 대성당은 회당 내부의 모습이 간결하고 정갈해 오히려 더욱 엄숙해 보이고 바위 아래 자리잡은 템펠리아우키오Temppeliaukio 암석교회는 바위와 지붕 사이를 덮고 있는 천장 유리를 뚫고 실내로 떨어지는 은은한 빛으로 평화로운 시간을 선물한다. ▶travie info 헬싱키로 가는 또 다른 선택, 터키항공 헬싱키로 가는 다양한 항공편이 있지만 이번 헬싱키 여행에는 인천에서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하는 터키항공편을 이용했다. 이스탄불 경유편을 이용할 경우 환승을 위해 대기해야 하는 시간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짧지 않은 대기 시간에 이스탄불 시티 투어 등, 또 다른 도시를 잠깐이나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이다. 더구나 지난 3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터키항공의 컴포트 클래스Comfort Class를 이용한다면 합리적인 가격에 넉넉하고 여유 있는 좌석에서 최신 기내 설비와 비즈니스 클래스급의 서비스를 이용하며 장거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컴포트 클래스는 이코노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의 중간 개념으로 현재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운항 중이다. 운항 기종은 B777에 좌석 수는 63석으로 넓은 터치 스크린이 구비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USB, I-POD 이용도 가능해 더욱 편리하다. 더구나 컴포트 클래스의 기내식은 식전 타월 서비스부터 애피타이저, 메인요리와 디저트 및 각종 음료까지 정성껏 제공해 여행의 기쁨을 배가시켜 준다. 마일리지는 클래식 플러스 마일 & 스마일 멤버의 경우 이코노미 클래스의 1,24배가 적립되고 비즈니스 클래스의 트래블 키트도 제공된다. 동절기 운항은 미정. 문의 터키항공 02-3789-7054~6 www.turkishairline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태국 끄라비- Wild Coast KRABI

    태국 끄라비- Wild Coast KRABI

    파카사이 리조트 Pakasai R Wild Coast KRABI 어느 계절이든 마음이 항상 바다를 표류하는 사람들에게 태국은 속살거린다. 이 태양의 나라에서는 푸껫, 파타야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이다. 방콕에서 남쪽에 자리한 끄라비는 ‘진짜 바다’의 위용으로, 엽서 속에 박제된 해변을 압도한다. 글·사진 전은경 기자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블루풀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섬에 끌리는 마음이 조금은 유별난 편이다. 그 본질은 조금 더 외지고, 조금 더 수고스러운 장소를 찾아가려는 마음과 맞닿아 있다. 섬은 때때로 비행기를 몇 번이나 갈아탄 후, 또다시 배를 타고, 한참을 지프로 내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태국 끄라비로 향하는 길 역시 조금은 번거롭다. 인천에서 방콕으로, 방콕에서 다시 끄라비로 비행하고서도 육로를 따라 한참 달려가야 한다.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대부분의 지역이 이러한 여정을 거치긴 하지만, 끄라비는 다른 지역에 비해 한국인에게 매력요소가 덜 알려진 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끄라비가 여태까지 뭍의 때를 덜 입은 섬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실 휴양지를 기대하며 도착한 끄라비는 처음부터 반전을 안겼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준비된 보트가 30분 만에 리조트에 실어다주는, 손만 뻗으면 칵테일이든 맥주든 양껏 마실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 파라다이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끄라비의 가장 큰 미덕은 아기자기 꾸민 테마파크가 아닌,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향취를 풍기는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은밀히 감춰둔 청명함을 만나다 섬에 대해 주절거리긴 했지만, 오해하지 말길. 끄라비는 섬이 아니다. 파탸야나 피피처럼 반나절투어로 금세 둘러볼 수 있는 섬이 아니라는 것이다. 크고 작은 섬 약 130여 개 정도가 오밀조밀 모인 섬들의 집합체, 그것들을 통틀어 끄라비 군도라 부른다. 그 섬 중에는 흔히 푸껫의 일부로 알고 있는 피피섬도 속해 있는데, 끄라비 주도州都에서 스피드보트를 통해 40여 분이면 도착하는 정도의 거리지만 마주하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피피섬이 <더 비치The Beach>의 디카프리오와 함께 상승가도를 달리는 동안 끄라비는 ‘뭘 좀 아는’ 배낭족과 유러피안의 러브콜에 응하며 은밀하게 그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끄라비로의 여행이 여타 휴양 여행과는 다를 것이라는 말은 결코 호들갑이 아니다. 끄라비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7,500 년 전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는 ‘태국의 가장 오래된 공동체’라는 정체성을, 끄라비 전역에 산재한 석회암 동굴과 기암괴석, 맹그로브 정글을 남겨 주었다. 덕분에 끄라비에서는 ‘돈의 맛’이 나지 않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명소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울창한 숲속에 위치해 삼림욕과 수영을 모두 즐길 수 있는 크리스탈 폰드Crystal Pond가 대표적이다. 크리스탈 폰드는 오로지 감상만 가능한 블루풀Blue Pool, 수영이 가능한 에메랄드풀Emerald Pool로 구성돼 있다. 특히 에메랄드풀은 어깨 너머로 산을 끼고, 오감으로 물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이다. 수심은 고작 1.5m에 불과하지만, 발원을 알 수 없는 오묘한 에메랄드빛을 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울창한 숲을 따라 800m 가량을 올라가는 수고가 필요하다. 사전정보를 통하면 ‘가볍게’ 도보 약 30분 정도 거리. 그런데 어쩐 일인지 새 샌들은 진흙으로 물들었고 긴 머리는 온통 땀에 절었다. 평균 습도가 약 70%에 육박하는 태국의 우기(5월부터 11월까지)를 간과한 탓이다. 다행히도 격렬한 산행은 예고대로 30분 만에 끝났고 에메랄드풀을 알리는 표지판에 다다랐다. 우거진 나무로 가득했던 시야가 이내 탁 트이는가 싶더니 망망대해의 부표처럼 둥실, 몇몇 얼굴들이 물 위로 떠올랐다. 그 얼굴 아래를 오롯이 감싸고 있는 것은 가장 투명하게 정제한 물에 한 방울 우유를 떨어뜨린 것만 같은 에메랄드빛의 호수. 질척함의 끝에 만난 청명함. 웰메이드 휴양지에서 길들여진 감탄과는 급이 다른 감동이었다. 언제든 뛰어들 준비가 돼 있던 수영복차림의 이들은 그 청명함에 이끌려 곧장 호수로 뛰어들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서울스타일’을 벗지 못한 옷차림을 원망하며 그저 그들을 질투하는 수밖에 없었다. 1 에메랄드풀은 수심이 낮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다 2 산을 따라 흘러든 물이 고여 호수를 형성했다 4 크리스탈 폰드를 오를 때는 운동화가 필수. 길목에 진흙 지뢰가 산재해 있다 홍 아일랜드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 물이 빠져 나간 자리에는 곱디 고운 모래가 물결을 담은 그림을 그린다 석회암이 만들어낸 역동적인 섬 끄라비에서의 여행은 하루 또는 반나절 동안 대표 섬 4군데를 돌아보는 ‘4섬 투어4 island tour’로부터 시작한다. 섬 개수만 130여 개에 달하니 취향별로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지만, 그중에서도 우리의 간택을 받은 4개 섬은 ‘카르스트 지형’이라는 끄라비의 지형적 특성과 연관이 있다. 카르스트 지형은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의 용식 작용으로 형성된 지형’을 총칭하는 말인데, 간단하게는 ‘석회암’이라는 세 글자와 동일시해도 무방하다. 끄라비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 세 글자를 무수히 반복 학습한 덕에 이미 뇌리에는 깎아지른 기암절벽이 선명하고, 어딜 가도 가장 먼저 석회암부터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끄라비 바다의 진면목은 ‘4섬 투어’의 마지막 관문인 홍 아일랜드Hong Island에서 드러난다. 스피드보트를 타고도 한참을 들어가야 도착하는, 끄라비 중심가에서도 외따로 위치한 홍 아일랜드는 오로지 해변이 가진 매력만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그 흔한 리조트 하나, 상점 하나 없지만 오로지 태양의 후광만으로도 홍 아일랜드를 순례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일정이 여유로운 여행자라면 4개 섬을 한번에 둘러보는 것보다 홍 아일랜드에서만 종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보다 ‘끄라비스러운’ 여행이 될 것이다. 1 뭇남성들의 은밀한 시선을 독차지한 미녀 4인방 2 끄라비에서는 초보를 위한 등반 교육도 이뤄진다 3 탐복크라니 국립공원을 둘러보는 최고의 방법은 카약을 이용하는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KRABI Activity 질투의 온도 핫스트림 선녀의 날개옷을 감췄다는 나무꾼이라도 불러오고 싶었다. 에메랄드풀에서 발동한 질투심이 핫스트림Hot Stream에 도착해서는 관음증으로 변하고 말았으니까. 언뜻 우리네 노천탕과 비슷한 이 온천은 산세를 따라 흐르던 물이 돌연 온수를 뿜어내 형성됐다. 울창한 산 속에 위치한 계단식 온천에서 남녀 구분 없이 몸을 담그고 있는 모습이 꽤나 이색적이다. 온도는 40℃ 정도지만 태국의 고온다습한 날씨 속에서는 체감온도는 되려 낮은 편이다. 크리스탈 폰드에서 차로 20분 정도 소요된다. 바위의 정복자 암벽등반 ‘4섬 투어’의 첫 번째 행선지인 라일레이 비치Railay Beach는 석회암 절벽에서 즐긴다는 록클라이밍으로 유명해 끄라비를 이 분야 명소로 만들 정도다. 라일레이의 서쪽 프라낭 비치에서는 록 앤드 파이어 국제 콘테스트Rock and Fire INternational Contest라는 암벽대회가 열리기도 하는데, 올해는 지난 4월에 5회째 대회가 열렸다. 아쉽게도 대회는 끝난 시점이지만, 다행히 이곳에서는 사계절 내내 최소한의 장비로 절벽에 매달린 클라이머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시작 단계의 클라이머들이 즐겨 찾는다. 에코의 답을 찾다 탐복크라니 국립공원 끄라비에는 수많은 국립공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탐복크라니 국립공원은 다양한 생태체험의 총체라 할 수 있다. 끄라비 시내에서 약 40분 정도 떨어진 이 공원은 특히 에코투어리즘을 가장 밀접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카누를 타고 국립공원을 도는 동안 우리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눈앞의 태양, 바람, 바다이지만, 이 환경을 지탱하는 저변은 수많은 석회암 동굴과 기암괴석, 맹그로브 정글임을 이내 알 수 있다. 특히 거대한 맹그로브 정글은 자연정화의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마구잡이로 엉킨 뿌리가 빈번한 쓰나미에서도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 태국 정부에서는 지속가능한 관광, 즉 에코투어리즘의 일환으로 맹그로브를 심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려는 투어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활동들이 시사하는 바는 여행자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기나긴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렇듯 끄라비를 끄라비답게 만드는 것은 ‘날 것’의 자연 그대로라는 것. 자체 발광하는 아름다움은 훼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말이다. ▶travie info 호핑투어 하루에 4개 섬 또는 5개 섬을 돌아보는 호핑투어가 가장 일반적이다. 투어 시작은 보통 오전 8시30분부터이며 2시 또는 3시까지 이뤄진다. 4개 섬을 둘러보는 투어는 약 1,200바트(한화 약 4만3,000원). 라일레이 비치 외에도 바다 물길이 열려 두 개 섬을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기적의 섬’인 탈레외 아일랜드, 치킨 모양으로 생겼다고 하여 치킨 섬이라 불리는 꼬까이, 홍아일랜드 등에 들르는 일정이다. 점심 식사로 간단한 볶음밥과 음료 등이 제공된다. 교통편 끄라비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방콕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통해 이동하거나 푸껫에서 육로로 이동하는 방법이 있다. 푸껫에서 육로로 약 2시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중간에 피피섬(스피드보트로 1시간 소요)을 들르는 푸껫-피피-끄라비-푸껫 일정도 가능하다. 10월6일부터 12월15일까지 비즈니스에어는 인천에서 끄라비로 직항하는 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일정 중 끄라비에서 푸껫까지 육로로 이동한 후 돌아올 때는 푸껫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오게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양 백마리’ 세기 이제 그만!…숙면 비법 공개

    밤마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를 세는 수면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미국 매릴랜드주(州) 베데스타 소재 월터리드 국립 군 의료센터 연구진이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숙면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26일(현지시각)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심장건강 프로그램에 등록된 33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 30분간 워크숍을 통해 ‘10분 긴장 조련사’(10-minute Tension Tamer)라는 획기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르친 뒤 이들이 이를 실천하고 느낀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취침 시 권장하는 이 기술은 개인이 약 10분간 스스로 심호흡과 함께 마음속에 이미지를 그리는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이 기술을 체험한 환자의 약 65%가 스트레스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또한 이 같은 효과를 본 이들은 잠을 자기 전까지의 대기 시간이 감소했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으며 피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트레스가 숙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입증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0~25일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흉부외과의 협회(ACCP: American College of Chest Physicians) 78차 연례 회의 ‘흉부 2012’(CHEST 2012) 컨퍼런스를 통해 발표됐다. 실제로 미국 숙면연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전체의 약 65%가 밤잠을 설친 이유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 국립수면재단 이사이자 세인트루이스의 클레이턴 수면 연구소 소장인 조 오질 박사는 “스트레스는 수면 문제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면 전문가인 조 오질 박사는 숙면을 도울 수 있는 몇 가지 비법을 다음과 같이 공개하고 있다. 1. ‘걱정 일기’를 써라 일이던 사생활이든 당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을 모두 종이에 기록하라.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머릿속에 있는 걱정을 일단 내일 아침까지 내버려 둘 수 있기 때문이다. 2. 목욕해라 목욕은 심리적으로 기분을 침착하게 한다. 또한 욕실을 나올 때는 체온이 내려가는데 이때 피로감을 느끼면서 순조롭게 잠들 수 있다고 한다. 만약 목욕이 번거롭다면 카페인이 없는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3. 기도나 명상을 해라 기도하거나 명상하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있는 다른 생각을 없애야 해서 스트레스와 불면증의 원인이 됐던 일을 잊을 수 있다. 이때 입으로 말을 반복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한다. 4. 산책해라 자기 전 심한 운동은 오히려 역효과가 될 수 있지만, 한가롭게 하는 가벼운 산책은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5. 근육의 긴장을 풀어줘라 ‘점진적 근육 이완법’을 시도해라. 이 방법은 신체의 각 부분의 근육을 순간적으로 긴장시킨 다음, 단번에 힘을 빼는 작업을 반복하면 된다. 6. 배우자에 기대어 잠을 청하라 애인과 함께 걸어가거나 포옹할 때는 기분이 진정된다. 결국 부부의 금실이 좋은 숙면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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