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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목재로 바이오연료, 수소 두마리 토끼 잡는 기술 개발

    폐목재로 바이오연료, 수소 두마리 토끼 잡는 기술 개발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그 때문에 발생하는 각종 기후변화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닥쳐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바이오연료와 수소에너지이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폐목재에서 추출한 물질과 그 공정을 통해 바이오연료와 화장품이나 식음료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은 물론 수소에너지까지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석이조’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및화학공학부 연구팀은 폐목재 같은 바이오매스에 포함된 리그닌을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추출된 전자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ACS 촉매’에 실렸다. 보통 수소를 만들어 내는 친환경적 방법으로는 물을 전기분해하는 것이다. 물에 전압을 가하면 분해되면서 수소와 산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전기분해 방식은 투입되는 에너지에 비해 수소 생산효율이 낮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물을 전기분해할 때 폐목재에서 추출되는 리그닌을 첨가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몰리브덴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금속촉매를 이용해 저온에서 리그닌을 분해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전자를 추출해 수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물을 전기분해할 때는 고에너지와 귀금속 촉매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에서는 물의 전기분해시보다 적은 에너지와 저렴한 촉매로 수소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더군다나 리그닌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바닐린이나 일산화탄소는 다양한 화학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는 유용한 물질이다. 바닐린은 식품에 단맛을 더해주는 향료로 초콜릿, 아이스크림, 사탕 등에 첨가되고 화장품 원료로도 쓰인다. 일산화탄소는 암모니아 가스 합성이나 니켈 정제공정에 사용되는 중요한 화학물질이다.류정기 UNIST 교수는 “리그닌은 다양한 식물과 폐목재에 포함된 원료로 가격이 저렴하기는 하지만 분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이번에 개발한 몰리브덴 기반 촉매를 사용하면 쉽게 분해되는 것이 관찰됐다”라며 “이번 연구는 저렴한 촉매와 낮은 전압으로 유용한 화학물질과 수소를 효과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프로바이오틱스 음료가 항생제 내성균 잡는 최종병기?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프로바이오틱스 음료가 항생제 내성균 잡는 최종병기?

    많은 현대인들은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불규칙한 식습관과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장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이 때문에 장내 유산균 증식과 유해균을 억제하는 등 장건강에 도움을 장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생물학자들이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건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항생제 내성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와의 전쟁에서 최종병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영국 버밍엄대 미생물학·감염학 연구소, 버밍엄의대, 호주 시드니대 감염병·미생물학센터, 웨스트미드 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프로바이오틱스 음료가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에 대항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5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대장균, 살모넬라균, 폐렴간균 등 사람의 장 속에서 흔히 발견되는 박테리아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던 중 ‘플라시미드’에 주목했다. 플라시미드는 세균의 세포 내에 복제돼 독자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염색체 이외의 DNA 분자를 말한다. 세균의 생존에는 필수적이지는 않으며 다른 종의 세포 내로 전달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플라시미드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세균들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항생제 내성 플라시미드가 복제되는 것을 차단하면 항생제 내성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해서도 막기 어려운 세균 감염을 일반적인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연구팀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유산균음료 같은 형태의 프로바이오틱스 ‘피큐어 플라스미드’(pCURE plasmids)를 만들었다. 이 플라스미드는 항생제 내성 플라스미드가 복제되는 것을 차단하고 항생제 내성균을 없앰으로써 항생제 내성을 치료하는 것이다. 또 피큐어 플라스미드는 항생제 내성 플라스미드가 분해되면서 발생시키는 유독물질이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피큐어 플라스미드가 항생제 내성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추가 동물실험을 통해 안정성을 확인한 다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크리스토퍼 토머스 영국 버밍엄대 교수(분자유전학)는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것이겠지만 이미 발생한 항생제 내성에 대한 대응 방법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프로바이오틱스가 항생제 내성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유전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맥도날드, 8개 품목 가격 인상

    맥도날드는 오는 20일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17일 밝혔다. 인상 품목은 버거류 4종, 아침 메뉴 2종, 사이드 1종, 음료 1종 등 총 8종이다. 치즈버거와 빅맥 세트가 200원 오르고,그 외 제품은 100원에서 300원 오른다. 평균 인상률은 1.36%다. 버거류 3종은 가격을 인하한다. 햄버거가 200원 내리고, 더블 불고기 버거와 더블 치즈버거가 각각 100원씩 내린다. 불고기 버거 세트와 에그 불고기 버거 세트는 기존 할인폭을 유지한다. 인기 버거 세트 메뉴를 하루 종일 할인 판매하는 맥올데이 세트(4900원 세트: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세트, 슈슈 버거 세트/ 5900원 세트: 1955 버거 세트,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세트)와 행복의 나라 메뉴 가격은 변동 없이 유지된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제반 비용 상승을 감안하여 일부 메뉴의 가격을 조정하게 되었다”며 “고객들이 즐겨 찾는 맥올데이 세트, 행복의 나라 메뉴 등의 가격은 변동 없이 유지하고, 부득이 조정이 필요한 제품에 한해 인상폭을 최소화하여 고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기업 살리기’ 내세워 공산당 간부 파견… 中, 사기업까지 통제하나

    ‘기업 살리기’ 내세워 공산당 간부 파견… 中, 사기업까지 통제하나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민영기업을 장악하기 위해 두 팔을 걷었다. 당정이 민영기업에 공산당 조직 설치를 의무화한 데 이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독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조직을 설치하는 민영기업 수는 뒷걸음질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당중앙조직부 당내통계공보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당 조직이 설치된 민영기업은 158만 5000개사로 나타났다. 2017년 187만 7000개사(전체의 73.1%), 2016년 185만 5000개사(67.9%), 2015년 160만 2000개사(51.8%)로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반면 중국 당원 수는 2013년 이후 해마다 12만~156만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2018년 말 기준 9000만명을 가뿐히 돌파했다. ●대기업은 당서기로 정부 출신 인사 영입 중국 공산당은 2015년부터 기업 내 당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했다. 기업 내 당원 수 규모에 따라 당지부, 당총지부, 당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장(黨章·당헌법)은 ‘당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당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3명 이상 50명 이하의 당원이 모이면 당지부를 만들 수 있고, 50명 이상 100명 이하면 당총지부, 100명 이상이면 당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 기업에도 예외가 없다. 중국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기업 중 한 곳은 대만 폭스콘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폭스콘에 설립된 당지부는 1030개, 당총지부 229개, 사업장별로 16개의 당위원회가 운영 중이고 3만명의 당원이 적극 활동하고 있다. 폭스콘의 전체 직원은 66만 7600여명이다(포천 2019년 기준). 하지만 중국에 당 조직을 설치하는 민영기업들의 수가 감소하는 것은 사내에 당 조직이 설치되면 회사가 공산당의 통제권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해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당·국가 체제’의 나라, 즉 당이 국가의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있다. 3권(입법·사법·행정)은 물론 언론까지 장악하고 있다. 공산당의 생각에 따라 국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다. 홍콩 반정부 시위 소식이 중국 본토에서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는 이유다. 당 조직은 기업 안으로 파고들어 회사가 당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 조직과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권력 체계가 기업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모든 당 조직 활동이 기업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있는 듯 없는 듯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회사 내에 또 다른 명령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업들에는 부담이다. 외형적으로는 자유로운 모습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당의 힘이 작용한다. 민영기업 대표는 당위원회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민영기업은 대부분 직원들 중에서 당원을 뽑아 당위원회를 이끌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민영 대기업들은 외부에서 영입한다. 이른바 ‘관시’(關係·인맥)를 통해 당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이끌어 갈 ‘로비스트’가 필요한 까닭이다.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百度)는 2018년 말 회사 ‘당위원회 서기’(당서기)를 뽑겠다는 구인 공고를 냈다. ‘공산당원으로서 최소 2년 이상 정부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는 대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를 자격 요건으로 내걸었다. 정부나 대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자는 우대한다는 부대 조건도 붙어 있다. 퇴직을 앞둔 유능한 공무원이 주요 영입 대상인 셈이다. 당서기는 회사 일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공산당의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연봉이 56만 위안(약 9400만원)에 이른다. 자동차 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도 당서기 공채 공고를 냈다. 연봉은 24만 위안. 역시 낮은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이후 중앙정부가 사상 통제의 고삐를 죄면서 지방정부는 당 간부를 민영기업에 내려보낼 계획이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정부는 지난해 간부 100여명을 선발해 알리바바그룹, 와하하그룹 등 100대 중점 민영기업에 ‘정부 사무대표’ 자격으로 파견할 방침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과 대형 생수·음료 업체 와하하그룹의 본사는 항저우에 있다. 항저우시 정부는 정부 사무대표들이 기업의 각종 어려움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업무에 집중할 것이며 일체의 경영 간섭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들조차 부당한 경영 간섭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저장신문은 논평을 통해 “정부가 뻗친 손이 너무 길어질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며 “기업의 경영에 쉽게 간섭을 하고, 더군다나 기업인이 기업을 관리하는 것을 공산당이 대체하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영기업의 당 조직 설치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이에 당정은 특히 당 조직 설치에 미온적인 외국인 투자 기업에 은근히 압력을 가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 주중 독일상의가 외국인 투자 기업을 압박해 당 조직을 만들어 경영에 간여한다면 독일 기업들이 집단으로 중국을 떠날 수 있다는 성명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는 성명을 통해 “독일 기업이 중국 공산당지부를 설립하고, 당지부가 경영에 개입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영기업과 불평등 논란에 관리·감독 강화 이에 시 주석이 몸소 나서 독려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국판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상하이 루자쭈이(陸家嘴)에서 당 조직을 더욱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 당 기층 조직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당정도 이를 위해 민영기업에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당중앙위원회는 ‘민영기업 개혁 발전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그동안 국유기업의 텃밭이었던 인프라 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력·전신·철도·석유·천연가스 등 업종의 시장 경쟁 체제를 강화하고 민영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분야를 명확히 했다. 당은 이번 ‘의견’에서 사회주의 체제의 근간이 되는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이 공평한 시장 환경에서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쭝칭허우(宗慶後) 와하하그룹 회장은 “유리천장 문제를 해소하고 민영기업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정부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민영기업을 위해 세금 부담을 더 낮추고 금융 지원도 확대했다. 증치세(부가가치세) 세율 인하와 영세기업 세제 혜택 및 연구개발(R&D) 비용 공제 확대, 사회보험료 요율 인하 등이 시행된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민영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감세액은 9644억 위안인데, 전체 감세액의 64%에 이른다”며 “세금 부담을 더 낮추면 민영기업이 경영에 더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민영기업의 기업공개(IPO)와 대출 연장 심사 기준을 완화하고 대출 과정에서 민영기업이 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민영기업을 운영하는 자본가의 합법적인 재산을 보호하고, 지방정부가 민영기업과 체결한 각종 계약을 멋대로 파기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국진민퇴’(國進民退) 논란을 의식한 듯 사회주의 경제제도를 의심하거나 민영경제를 부정하는 잘못된 여론은 배격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국진민퇴는 국유기업들이 약진하고 민영기업들이 쇠퇴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중에 내다 푼 4조 위안 규모의 엄청난 돈이 민영기업보다 대부분 생산성이 낮은 국유기업에 쏠린 것을 두고 비판하는 시각이 담겨 있는 말이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미슐랭 스타 거부 유명 셰프들

    미슐랭 스타 거부 유명 셰프들

    “가족들과 시간 보낼 것” 워라밸 중시음식점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미슐랭 가이드’를 외면하는 유명 셰프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별의 개수로 매기는 등급에 집착하다 보니 정작 ‘손님’에게 좋은 음식을 접대하겠다는 초심을 잃고, 가족과 시간도 보내지 못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기존에는 셰프들이 등급을 낮췄다는 이유로 항의했다면, 이들의 행보는 미슐랭의 평가보다 ‘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취지다. CNN은 14일(현지시간) 미슐랭 스타를 잃었다고 가이드 측을 고소하는 요리사도 있지만, 오히려 가이드에 식당을 실었다는 이유로 소송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보도했다. 2017년 프랑스 요리사 세바스티앙 브라스가 2018년판 가이드에서 자신의 식당을 제외시켜 달라고 요청한 게 대표적이다. 서울 ‘리스토란테 에오’의 어윤권 셰프도 가이드 측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자신의 식당을 제외해 달라는 요청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다. 요리사들은 1년 내내 언제 올지 모르는 심사자들을 기다리며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유명 요리사 망누스 닐손도 지난해 12월 2스타 식당인 ‘파비켄’의 문을 닫았다. 2008년부터 11년간 운영하며 자가트에서도 세계 10대 식당으로 평가받았지만, 그는 “지쳤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최소한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요리사들의 최근 인식도 미슐랭 별을 중시하지 않는 이유다. 영국 웨일스의 ‘체커스’는 2012년 미슐랭 1스타를 받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아침과 점심만 판매하고 있다. 공동대표인 캐서린 프랜시스는 “저녁 시간에 일을 하지 않는 게 얼마나 상쾌한지 알게 된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런던에 사는 일본계 브라질 요리사 루이스 하라는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르코르동블루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정식 레스토랑이 아니라 집에서 단체손님에게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런던 푸디 서퍼 클럽’을 운영 중이다. 그는 “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보다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월드포토+] ‘잿빛 필리핀’…화산재 뒤집어 쓴 파인애플에 농부 망연자실

    [월드포토+] ‘잿빛 필리핀’…화산재 뒤집어 쓴 파인애플에 농부 망연자실

    지난 12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카비테주 타가이타이섬 탈(Taal) 화산이 폭발한 가운데, 화산이 내뿜은 화산재 때문에 잿빛 도시로 변해버린 인근 지역의 모습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CNN필리핀은 탈 화산 폭발로 인근 마을이 온통 까맣게 변했다고 보도했다. 또 농작물과 가축을 포함한 재산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5억 7739만 페소(약 132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필리핀 농무부에 따르면 이번 폭발로 루손섬 남부에 화산재가 떨어지면서 쌀과 옥수수, 파인애플, 바나나 등 농작물 재배지가 큰 타격을 입었다. 가축 2000여 마리도 폐사하는 등 농가 피해가 막심하다. 15일 루손섬의 한 파인애플 농장에서는 화산재를 뒤집어 쓴 파인애플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농부가 눈에 띄었다.필리핀 민족운동가 호세 리살의 동상도 화산재 때문에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을 어귀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음료수병들은 어떤 제품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화산재가 짙게 붙어 있었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화산 폭발 현장에 남겨진 동물들을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탈 화산 폭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와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레나토 솔리둠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 소장은 14일 “이전에 발생한 탈 화산 폭발이 몇 달간 지속됐다”면서 “현재의 화산 활동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솔리둠 소장은 “폭발적인 분출 가능성에 대한 경보는 아마 몇 주간 유지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용암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 탈 화산에서는 14일 현재까지도 높이 800m의 짙은 회색 증기가 분출됐으며,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인근 지역에 계속 떨어졌다. 또 분화구 주변에서 다수의 균열이 새로 나타나고 화산 지진이 이어지는 등 훨씬 더 강력하고 위험한 폭발 징후를 보였다. 폭발 이후 반경 14㎞ 이내 주민 50만 명에게 대피령을 내린 필리핀 정부는 화산재로 인한 재산피해를 보전하고자 인근 지역 농어민에게 긴급융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탈 화산의 화산재가 다른 화산재보다 더 치명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와이대 켄 혼 화산학 교수는 화산재가 공기 중의 물 분자와 만나면 더욱 미세한 입자로 쪼개져 흡입하기 좋은 형태가 된다고 밝혔다. 때문에 호수에 둘러싸인 탈 화산의 화산재는 건강에 더욱 치명적일 거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화산폭발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호흡기 질환에 따른 인명피해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미슐랭 아닌 손님에 집중하겠다” 별을 버린 셰프들

    “미슐랭 아닌 손님에 집중하겠다” 별을 버린 셰프들

    “별 필요 없다... 가이드서 식당 빼달라” 소송 별 받은 식당 폐쇄, 점심 장사 뒤 영업종료도 르또르동블루 나오고도 고급 레스토랑 안 차려 ‘워라벨’ 중시 확산... 셰프도 일,가정 양립 추구 ‘미슐랭 스타’는 여전히 요리사에게 최고의 영예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1926년 발간하기 시작한 미슐랭가이드는 100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논쟁의 여지가 없는 힘을 갖게 됐다. 이 별을 받은 식당 미래는 보장된다. 미슐랭 스타는 수많은 스타셰프와 요리사 준비생들의 꿈이 됐다. 하지만 2017년 프랑스 요리사 세바스티앙 브라스는 다음해판 가이드에서 자신의 식당을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엔 스웨덴 요리사 마그너스 닐슨이 2스타 식당 파비켄 문을 닫으며 “나는 지쳤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14일(현지시간) CNN은 요즘 미슐랭 스타를 잃었다고 가이드 측을 고소하는 요리사도 있지만, 오히려 가이드에 식당을 실었다는 이유로 고소하는 사례도 있다고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이유는 비슷하다. 미슐랭의 가혹한 평가 방식 때문이다. ‘미슐랭 가이드 서울 2020’에 전년도보다 낮은 등급으로 등재된 ‘리스토란테 에오’의 어윤권 셰프는 미쉐린 측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CNN에 따르면 어 셰프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별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식당을 제외시켜달라는 요청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미슐랭 가이드의 시스템은 잔인하고, 시험 역시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다”면서 “요리사들은 1년 내내 언제 올지 모르는 심사자들을 기다리며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리사 근무 여건은 열악하다. 영국 조사기관이 2017년 런던 요리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시 요리사 3분의2 이상은 장시간 일하는 업계 문화가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51%는 과로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으며, 30%는 교대근무를 버티기 위해 술을 마셨다고 응답했다. 안 그래도 힘든데 불시에 찾아오는 미슐랭의 가혹한 평가에 대비하려다 보면 과로와 스트레스가 과중된다는 게 미슐랭의 노선에 등을 돌린 요리사들의 얘기다.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르꼬르동블루 런던 분교에서 요리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에밀 미네브는 “미슐랭 별을 의식하며 일하다 보면 어느새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이런 인식이 젊은 요리사 중심으로 퍼지면서 세계 주요 요리학교를 나오고도 일부러 한적한 지역에 작은 가게를 차려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펼치려 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미슐랭 1스타 식당인 체커스는 2018년 9월부터 아침과 점심만 판매하기로 했다. 1년 뒤 공동대표인 캐서린 프란시스는 당시 선택이 절대적으로 옳았다면서 “가장 큰 변화는 저녁 시간에 일을 하지 않는 게 얼마나 상쾌한지 알게 된 것”이라면서 “야근과 젊은 가족은 너무 까다로운 조합”이라고 말했다.런던에 사는 일본계 브라질 요리사 루이스 하라는 르꼬르동블루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정식 레스토랑을 차리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단체손님에게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런던 푸디 서퍼(저녁식사)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식당 건물에서 세를 내지 않아도 되니 좋다”면서 “더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미쉐린 측은 미슐랭 가이드도 세태 변화에 호응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6년 싱가포르에선 ‘랴오 판 홍콩 소야 소스 치킨 라이스 앤 누들’과 ‘힐 스트리트 타이 화 포크 누들’ 등 좌판 식당 두 곳이 별을 받기도 했다. 영국 미슐랭 가이드의 레베카 버르 국장은 “우리는 식당이 얼마나 격식있는지와 상관없이 음식의 질과 맛의 일관성을 평가한다”면서 “이동 가능하고 소수 고객을 상대로 하는 푸드트럭이나 서퍼 클럽 등이 생겨나는 등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위생 불량 해외제조업소 수입중단 조치

    위생 불량 해외제조업소 수입중단 조치

    위생관리가 불량한 해외제조업소들에게 무더기로 수입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 우리나라로 식품을 수출하는 해외제조업소 458곳을 현지 조사해 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66곳을 적발해 위생·안전 관리상태가 불량한 37곳에 대해 수입중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29곳은 개선명령과 함께 수입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식약처가 적발한 주요 위반행위는 원·부재료 위생상태 불량, 식품 취급용 기계·기구류의 세척·소독 등 위생관리 미흡, 작업장 종사자의 개인 위생관리 미흡, 작업장 내 해충 등 방충·방서 관리 미흡 등이다. 해당 품목은 김치류와 면류, 과일·채소 음료, 소스류, 땅콩 또는 견과류 가공품, 쇠고기, 향신료 가공품, 다류 등이다. 해외제조업소는 수입식품을 생산·제조·가공·처리·포장·보관하는 해외 소재 시설로, 수입자는 수입신고 전까지 우리나라로 수출하려는 해외제조업소를 식약처에 등록해야 한다. 식약처는 올해도 식품사용 금지물질이 검출되는 등 위해발생 우려가 높은 해외제조업소를 선정해 현지 실사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통관검사에서 부적합 빈도가 높은 식품, 금속·이물질 검출 등 위해정보 식품, 소비자 불만사례 식품 등을 수출한 국가의 제조업소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수입중단 조치한 해외제조업소는 식약처 홈페이지(www.mfds.go.kr)에 공개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입도 마음도 호강…설레는 설캉스족

    입도 마음도 호강…설레는 설캉스족

    맛 - 차례 음식 대신 서양식 든든 멋 - 칵테일·와인… 혼설족 ‘여유’ 쉼 - 명절 노동 대신 ‘자연 힐링’ 경자년 첫 연휴인 설날을 앞둔 호텔들은 ‘설캉스족’(설날+호캉스족)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추운 설날에 고향을 찾아 차례를 지내기보다 가족과 함께 조용하고 따뜻하게 휴식을 취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연휴는 금·토·일·월요일로 배치돼 짧다. 무리해서 해외 여행을 떠나기보다는 국내 여행과 호캉스를 즐기는 것이 편할 수 있다. 다채로운 이벤트가 포함된 호텔 ‘설 패키지’들을 모아 봤다.●영화·미식 만족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명절마다 먹는 차례 음식이 지겹다면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를 추천한다. 호텔은 2020년 설 명절을 기념해 22일(수)부터 27일(월)까지 20만 2000원에 투숙할 수 있는 ‘Wow 2020!’ 패키지를 선보였다. 이 패키지를 이용하면 1층 브래서리 뷔페 레스토랑에서 2인 조식 이용권과 메가박스 코엑스점 영화티켓 2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24일(금)과 25일(토)에는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30층 스카이 라운지에서 특별한 조식을 만날 수 있다. 서양식 메뉴들로 구성된 스카이 라운지 조식은 기본적인 패스트리, 과일, 에그 메뉴, 샐러드, 요구르트 등과 함께 스테이크 또는 생선구이&푸아그라 등 메인 디시를 선택할 수 있다.●세뱃돈 원하면…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 세뱃돈을 받다가 주는 입장이 되면 나이를 실감하게 된다. 떡국과 함께 한 살 더 먹은 것도 서러운데 세뱃돈 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하면 문득 서글퍼지기도 하는 명절이 설날이다. 서울 금천구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에서는 ‘새해 용돈 드림’ 객실 패키지를 1월 한 달간 선보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가든 테라스, 휘닉스 등 호텔 내 식음 업장에서 이용 가능한 세뱃돈 2만원을 제공한다. 조식 뷔페 혜택도 기본적으로 포함된다. 조식은 성인 2명과 16세 이하 자녀 2명까지 모두 4인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패키지 요금도 슈페리어 객실을 기준으로 11만 9000원으로 저렴해 ‘가성비’를 찾는 설캉스족이라면 만족할 만하다.●1인 설캉스 찾는다면… 레스케이프 호텔 온 가족이 모인 시끌벅적함을 피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서울 중구의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를 추천한다. 다양한 설 패키지 가운데 ‘혼설족’만을 위한 1인용 스탠더드 패키지가 눈에 띈다. 호텔이 자랑하는 프렌치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에서 에그 베네딕트, 프렌치 토스트 등 컨템포러리 조식, 전망과 분위기가 좋은 바 ‘마크 다모르’에서 칵테일 2잔을 즐길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쥐띠해를 맞아 쥐가 좋아하는 다채로운 치즈와 소믈리에 추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토스트 인 스타일’ 패키지도 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치즈장인’으로 꼽히는 김소영 안단테 데어리 대표가 추천한 치즈들을 맛볼 수 있다. 혼설족 1인용 스탠더드 패키지는 20만원, 치즈 패키지는 22만원부터다.●가족과 스포츠 만끽… 그랜드 하얏트 인천 그랜드 하얏트 인천은 설 연휴 동안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휴가를 계획 중인 고객들을 위해 ‘패밀리 스포츠’ 패키지를 출시했다. 패키지에는 객실 1박과 성인 2인 아침 식사, 다양한 스포츠 기구의 실내 스포츠 존과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 존 무료 이용이 포함된다. 낮은 수심과 따뜻한 수온의 어린이 수영장을 포함한 총 3개의 수영장과 사우나, 피트니스센터도 이용할 수 있다. 실내 스포츠 존은 대연회장에 마련되는 공간으로 안전하게 스포츠 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스포츠 존’, 점핑 놀이를 위한 대형 `에어 바운스’, 다양한 공놀이 기구가 있는 `키즈 존’, 선생님과 함께 미니 운동회를 할 수 있는 `플레이 존’ 등으로 구성됐다.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 존에서는 낚시와 골프, 수영 등의 스포츠와 댄스, 자동차 경주 등의 닌텐도 스위치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포켓몬스터, 요리, 그림 그리기 등의 닌텐도 DS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27만 9000원부터다.●명절 노동 벗어나려면… 켄싱턴호텔 평창 연휴 내내 명절 가사 노동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면 자연 속 힐링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강원 평창군에 있는 켄싱턴호텔 평창이 준비한 설 패키지는 연휴 기간 온 가족이 완벽한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획됐다. 명절에 차례상을 차리느라 고생한 이들을 위해 레스토랑에서 조식과 석식이 모두 제공되며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티타임을 즐길 수 있는 전통차 및 키즈 음료 혜택까지 포함돼 편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실내 수영장은 사계절 온수풀로 운영돼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레스토랑에선 겨울철 별미로 손꼽히는 ‘평창 송어’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도 맛볼 수 있다. 가격은 48만 5000원부터이며 16일까지 예약하면 얼리버드 혜택으로 30%를 할인받을 수 있다.●차례상까지 해결… ‘명절음식 투고’ 서비스 차례상을 대신 차려 주는 호텔도 있다. 서울 구로구 쉐라톤호텔 서울 다큐브시티는 호텔 셰프가 준비한 명절 음식 ‘투고 박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명절 투고’는 오미산적, 깻잎전, 새우 튀김, 두부전, 동태전, 녹두전, 잡채, 소불고기, 소고기 산적, 조기 구이, 삼색 나물 등 총 11가지 메뉴가 포함된다. 호텔 주방에서 직접 만드는 음식이어서 품질은 물론 맛도 좋아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명절 투고박스는 25일까지 예약 가능하며 호텔 41층에 위치한 피스트 레스토랑에서 23일부터 가져갈 수 있다. 원하는 날로부터 최소 2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가격은 18만원이다. 동대문구의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에선 객실에서 명절 음식을 즐길 수 있다. ‘2020 설 고메박스’ 패키지를 이용하면 객실 1박, 조인 2인, 미니 설 고메 박스 등이 제공된다. 이 박스에는 프리미엄 전 3종, 궁중 잡채, 갈비찜이 한 박스로 준비된다. 패키지 가격은 19만 9000원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맥주도 파티도… ‘맛있는 무대’로의 초대

    맥주도 파티도… ‘맛있는 무대’로의 초대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는 무대 주변에 관객들이 몰려들었다. 무대 모퉁이에 걸터앉은 관객은 배우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고, 다른 관객은 양손에 커피와 샌드위치를 들고 객석을 이리저리 오갔다. 무대 뒤쪽에 아예 간이매점을 차렸다. 공연을 보다가 출출해지면 공연장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이곳에서 음료와 간단한 먹거리를 사면 된다. 그렇게 관객들이 헤집고 다녀도 배우들은 연기에만 몰입했고, 그러다보니 5시간 45분짜리 공연이 순식간에 지나갔다.지난해 11월 8일 네덜란드 극단 인터내셔널 씨어터 암스테르담의 연극 대표작 ‘로마 비극’(Roman Tragedies)을 무대에 올린 서울 LG아트센터는 객석 내 다양한 식음료 반입을 허용했다. 2000년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LG아트센터가 생수 이외의 식음료 반입을 허용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저마다 커피와 콜라, 샌드위치 등 간식을 먹으며 셰익스피어의 세 작품 ‘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엮은 공연을 즐겼다. 극단 측은 관객이 객석이 아닌 무대 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배우와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관객의 자유가 관람 몰입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작품은 오히려 흡입력을 더했다. 과도한 ‘엄숙주의’ 지적을 받아 온 한국 공연계에 ‘문턱 낮추기’를 향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음료와 음식물 반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영화관과 달리, 콘서트, 뮤지컬, 연극 등 ‘무대 예술’ 전문 공연장들이 ‘생수 외에 공연장 반입 금지’ 규정을 강력하게 지켜왔다. 최근엔 이 규제를 점차 완화해 음료과 간식, 심지어 주류 반입 및 취식까지 허용하는 실험적 공연을 속속 내놓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공연에서 공공극장의 보수성을 깨고 공연장 내 맥주 반입까지 허용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1978년 4월 개관 이래 첫 주류 반입 공연이었다. 당시 세종문화회관은 S씨어터에서 진행한 연말 기획공연 ‘인디학 개론’에 1인당 맥주 2캔(1000㎖)까지 객석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게 했고, 공연장 로비에서 수제 맥주를 판매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연말 파티 분위기로 공연을 즐기도록 기획했다. 세종문화회관은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올해 이런 유형의 공연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김성규 사장은 지난 6일 ‘2020 세종시즌 간담회’에서 “지난해 일부 공연의 객석에서 맥주를 즐기는 것을 허용했는데, 올해는 와인을 반입하고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른 관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음식물 섭취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과 즐길거리를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서울 을지로 ‘개츠비 맨션’(그레뱅 뮤지엄 2층)에서 열리고 있는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관객이 술을 즐기며 배우와 함께 춤을 추는 파티장으로 변신한다.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관객은 공연장에 도착하는 순간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 개츠비의 파티에 초대된 작품 속 인물이 된다. 1층 대기실에 들어서면 파티 관리인이 ‘웰컴 드링크’로 샴페인 한 잔을 건네고, 파티장에 마련된 바에서 칵테일과 와인 등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배우들은 관객을 지목해 대화를 이어 가고, 파티 춤을 가르쳐 주며 함께 파티를 이어 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처럼 서울의 주요 공연장들이 조금씩 관객의 자유를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연장에서 기본 원칙은 생수 정도로만 제한된다. 공연장 관리와 관객의 공연 관람 방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영화관은 객석 간격이 비교적 넓고, 촬영된 영상물을 상영해 음식물 반입을 폭넓게 허용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배우와 연주자들이 실시간으로 공연하는 무대예술 공연장은 사정이 다르다. 객석 간격이 촘촘해 작은 움직임에도 소음이 발생하고, 움직임에 따른 시야 방해가 따른다. 또 커피는 물론 생수가 아닌 식음료가 내는 냄새 또한 무대 위 출연진과 관객에게 방해 요소로 작용해 금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문화를 표방하며 2006년 개관한 뮤지컬 전용극장 샤롯데씨어터는 콜라와 커피 등 음료와 아이스크림도 객석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근대 호텔로… 시간여행 ‘체크인’

    근대 호텔로… 시간여행 ‘체크인’

    왁자지껄한 광장을 뒤로하고 전시장 문을 여니 고풍스러운 근대 호텔의 로비가 눈앞에 펼쳐진다. 레드카펫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계단과 대형 커튼 뒤로 손님들이 음료를 즐기며 쉴 수 있는 라운지 공간이 있다. 그뿐 아니다. 객실은 물론이고 식당, 수영장, 공연장, 심지어 이발소까지 웬만한 호텔 시설이 다 들어섰다.경성의 중앙역이자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 284가 이번엔 호텔로 변모했다. 오는 3월 1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호텔사회’에서다. 근대 여행이 기차의 발명과 함께 시작됐다는 점에서 장소와 딱 맞아떨어지는 전시다. 1880년대 근대 개항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호텔 문화가 도입되고, 확산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건축, 설치, 사진, 영상, 디자인, 회화, 현대음악, 다원예술 등 다양한 분야 작가 50여명이 참여하고, 국내 주요 호텔 8곳이 협력했다. 중앙홀 왼편의 3등 대합실은 1960년대 최초로 호텔에 생긴 수영장과 온천 사우나 문화를 놀이터 콘셉트로 재구성해 눈길을 끈다. 각기 다른 크기와 재질의 물웅덩이를 형상화한 설치 조각, 호텔 수영장 ‘풀 바’에서 영감을 받은 ‘라운지 바’ 등을 만날 수 있다. 라운지 바에선 매주 금·토·일 오후 3~5시 선착순 50명에게 무알코올 칵테일을 제공한다. 호텔 간판에서부터 객실열쇠, 뷔페 식기와 조리 도구, 1963년 워커힐호텔에서 시작된 극장식 공연문화에 관한 자료 등 아카이브 전시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워커힐 개관 무대에 오른 루이 암스트롱과 밀스 브라더스 같은 해외 유명 가수들의 공연 사진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정치인과 재벌들이 단골로 드나들었던 호텔 이발소를 재현한 공간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인터넷 예약을 통해 무료로 클래식한 스타일의 바버샵 체험이 가능하다.2층 안쪽에 깊숙이 자리한 다섯 개 방은 작가들이 저마다 해석한 객실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백현진 작가의 ‘낮잠용 대객실’은 어두운 조명 아래 수십개의 매트리스를 쌓아올려 만든 수면용 방이다.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 매트리스에서 맘껏 쉴 수 있다. 김노암 작가 등이 꾸민 ‘호텔, 루시드 드림’은 호텔리어들의 육성과 호텔을 배경으로 한 영화 장면 등을 상영해 특별한 감상을 전한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매력은 전시장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공연과 퍼포먼스에 있다. 트롤리로 짐을 옮기다 가방을 쏟는 벨보이, 청소 카트를 밀며 수다를 떠는 메이드, 그리고 신여성 나혜석과 최승희, 윤심덕을 불쑥 마주치더라도 놀라지 마시길. 이외에도 경기소리꾼 이희문과 함께 떠나는 오방신의 세계, 경성판타지 마술공연 등이 펼쳐진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seoul284.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은 무료.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과자 한봉지 들고 도로 한복판에 버려진 치매 노인

    [여기는 동남아] 과자 한봉지 들고 도로 한복판에 버려진 치매 노인

    과자 한 봉지와 단돈 1링깃(한화 280원), 자식에게 버려진 치매 노인에게 남겨진 전부였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더스타는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경 말레이반도 중서부 케다 지트라의 한 도로에 버려진 늙은 치매 노부의 사연을 전했다. 회색 차량에 내려선 노부를 도로 한복판에 두고 멀찍이 가버린 아들, 노인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멀거니 서 있었다. 겁먹은 표정이 역력한 노인은 두리번거리며 자식을 찾는 모양새였다. 다행히 이 모든 광경을 목격한 여성이 있었다. 여성은 “우리 집 앞 도로에 버려진 노인을 보았다. 그는 지팡이에 의지한 채 망연자실 서 있었다”고 전했다. 노인은 그녀에게 좀 전에 자신이 내린 차가 어디로 갔는지를 물었고, 그녀는 “차가 이미 떠났다”고 말했다. 노인은 “그 차에는 내 자식이 타고 있다”면서 차를 뒤쫓아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지팡이에 의지한 노인은 제대로 걷기조차 힘겨워 보였다. 결국 그녀는 이웃의 도움으로 차를 몰고 할아버지를 뒤쫓았다. 200m가량을 홀로 걷던 노인을 발견한 그녀는 할아버지를 차에 태우고 음료수를 건넸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물었지만, 본인의 이름조차 기억 못했고, 수중에는 신분증도 없었다. 단지 1링깃과 과자봉지 하나가 전부였다. 가족의 이름도 주소도 기억하지 못했다. 단지 그는 걸어서 페낭까지 가고 싶어 했다. 그가 버려진 케다 지트라에서 페낭까지는 100km 가량 떨어져있다. 결국 그녀는 할아버지를 경찰서로 모시고 가 목격한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 현재 경찰은 노부의 가족을 찾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할아버지의 사연을 전하며, “하루빨리 할아버지가 안식처를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무대 위에서 샌드위치 도시락, 객석에서 맥주…문턱 낮추는 공연장의 실험

    무대 위에서 샌드위치 도시락, 객석에서 맥주…문턱 낮추는 공연장의 실험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는 무대 주변에 관객들이 몰려들었다. 무대 모퉁이에 걸터 앉은 관객은 배우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고, 다른 관객은 양손에 커피와 샌드위치를 들고 객석을 이리저리 오갔다. 무대 뒤쪽에 아예 간이매점을 차렸다. 공연을 보다가 출출해지면 공연장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이곳에서 음료와 간단한 먹거리를 사면 된다. 그렇게 관객들이 헤집고 다녀도 배우들은 연기에만 몰입했고, 그러다보니 5시간 45분짜리 공연이 순식간에 지나갔다.지난해 11월 8일 네덜란드 극단 인터내셔널 씨어터 암스테르담의 연극 대표작 ‘로마 비극’(Roman Tragedies)을 무대에 올린 서울 LG아트센터는 객석 내 다양한 식음료 반입을 허용했다. 2000년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LG아트센터가 생수 이외의 식음료 반입을 허용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저마다 커피와 콜라, 샌드위치 등 간식을 먹으며 셰익스피어의 세 작품 ‘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엮은 공연을 즐겼다. 극단 측은 관객이 객석이 아닌 무대 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배우와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관객의 자유가 관람 몰입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작품은 오히려 흡입력을 더했다. 과도한 ‘엄숙주의’ 지적을 받아온 한국 공연계에 ‘문턱 낮추기’를 향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음료와 음식물 반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영화관과 달리, 콘서트, 뮤지컬, 연극 등 ‘무대 예술’ 전문 공연장들이 ‘생수 외에 공연장 반입 금지’ 규정을 강력하게 지켜왔다. 최근엔 이 규제를 점차 완화해 음료과 간식, 심지어 주류 반입 및 취식까지 허용하는 실험적 공연을 속속 내놓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공연에서 공공극장의 보수성을 깨고 공연장 내 맥주 반입까지 허용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1978년 4월 개관 이래 첫 주류 반입 공연이었다. 당시 세종문화회관은 S씨어터에서 진행한 연말 기획공연 ‘인디학 개론’에 1인당 맥주 2캔(1000㎖)까지 객석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게 했고, 공연장 로비에서 수제 맥주를 판매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연말 파티 분위기로 공연을 즐기도록 기획했다.세종문화회관은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올해 이런 유형의 공연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김성규 사장은 지난 6일 ‘2020 세종시즌 간담회’에서 “지난해 일부 공연의 객석에서 맥주를 즐기는 것을 허용했는데, 올해는 와인을 반입하고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른 관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음식물 섭취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과 즐길 거리를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을지로 ‘개츠비 맨션’(그레뱅 뮤지엄 2층)에서 열리고 있는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관객이 술을 즐기며 배우와 함께 춤을 추는 파티장으로 변신한다.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관객은 공연장에 도착하는 순간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 개츠비의 파티에 초대된 작품 속 인물이 된다. 1층 대기실에 들어서면 파티 관리인이 ‘웰컴 드링크’로 샴페인 한 잔을 건네고, 파티장에 마련된 바에서 칵테일과 와인 등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배우들은 관객을 지목해 대화를 이어가고, 파티 춤을 가르쳐주며 함께 파티를 이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이처럼 서울의 주요 공연장들이 조금씩 관객의 자유를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연장에서 기본 원칙은 생수 정도로만 제한된다. 공연장 관리와 관객의 공연 관람 방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영화관은 객석 간격이 비교적 넓고, 촬영된 영상물을 상영해 음식물 반입을 폭넓게 허용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배우와 연주자들이 실시간으로 공연하는 무대예술 공연장은 사정이 다르다. 객석 간격이 촘촘해 작은 움직임에도 소음이 발생하고, 움직임에 따른 시야 방해가 따른다. 또 커피는 물론 생수가 아닌 식음료가 내는 냄새 또한 무대 위 출연진과 관객에게 방해 요소로 작용해 금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문화를 표방하며 2006년 개관한 뮤지컬 전용극장 샤롯데씨어터는 콜라와 커피 등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도 객석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숲길 꾸민 형형색색 불빛…서울시민의 밤을 밝힌다

    숲길 꾸민 형형색색 불빛…서울시민의 밤을 밝힌다

    공릉동 경춘선 숲길 400m 구간 조성 LED 은하수 조명·불빛 터널 등 꾸며 “기차 카페 등 만들어 서울의 명소로”“와~ 분위기 진짜 좋다!” 지난 11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경춘선 숲길 옛 화랑대역 주변. 땅거미가 지고 오후 6시가 되자 형형색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에 불이 들어오며 순식간에 불빛 정원으로 변신했다. 순간 켜진 불빛에 바삐 걸으며 산책하던 젊은 여성이 환호성을 지르며 깜짝 놀라 멈춰 섰다. 조용히 이야기하며 걷던 연인들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이리저리 돌아보며 조형물들을 감상하기에 바빴다. 이날로 경춘선 숲길공원이 야간 불빛정원으로 변신한 지 23일이 됐다. 이곳은 도심이지만 멋진 저녁노을을 볼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 때문에 사진 마니아들도 자주 찾는다. 서울에 처음 문을 연 불빛 정원답게 겨울이지만 매일 저녁 해가 지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집에 놀러 온 딸 식구와 함께 왔다는 김경숙(61·여)씨는 “매일 산책만 하던 철도공원이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는 불빛정원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면서 “멀리 가지 않고 집 주변에 이런 공간이 있는 노원에 이사 와 눈 호강을 한다”며 반겼다. 이날 바쁜 시간에도 짬을 내 불빛정원을 방문한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요즘 저녁이 있는 삶을 이야기하는데, 막상 서울에서 저녁 시간에 즐길 만한 장소를 찾으려면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다”고 운을 뗐다. 그가 불빛정원을 만들게 된 것은 이런 고민에서 비롯됐다. 그는 이어 “저녁에도 즐길 만한 곳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같은 불빛정원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불빛정원은 총 3만 8000㎡ 부지, 400여m 구간을 오밀조밀하게 꾸며 놓았다. 빛 터널, LED 조형물, 3차원(3D) 매핑 등 조명 구조물과 프로젝터를 활용한 투시장치 등 17종의 야간 경관 조형물이 있다. 연령별 다양한 계층의 눈높이를 반영했다. 공원 입구 ‘비밀의 화원’부터 LED 은하수 조명으로 나무와 꽃을 형형색색으로 표현한 빛의 정원, 반원형의 터널이 음악과 함께 여러 색으로 변하는 ‘불빛 터널’, 크고 작은 원형 구들이 여러 색상으로 번갈아 가면서 점멸해 우주 행성들 사이를 지나는 듯한 효과를 연출하는 ‘불빛화원’도 볼거리다. 1년 내내 저녁 시간에 운영된다. 나무에 조명 구조물을 설치한 것이 아니라 나무들 사이 공간에 만들었기 때문에 꽃과 나무 등의 생육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오 구청장은 “음료 등을 앉은 자리까지 배달해 주는 기차카페, 다양한 모형의 미니어처, 시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시간박물관 등도 만들어 새로운 서울의 명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음주운전 벌금 폭탄에 베트남 술집들 “술 드시면 집에까지~”

    음주운전 벌금 폭탄에 베트남 술집들 “술 드시면 집에까지~”

    술을 마신 이들이 자동차나 오토바이, 자전거의 운전대를 잡지 않도록 베트남 주점들이 운전자를 붙여 귀가시키는 서비스를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고 영국 BBC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해 들어 음주운전자의 벌금을 대폭 상향한 새 법이 시행된 데 따라 창의적인 대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에서는 새해 들어 나흘 만에 음주운전 혐의로 668명에게 모두 3만 8350 달러의 벌금을 물렸다고 공공안전부가 일간 빈익스프레스에 밝혔다. 일인당 57달러(약 6만 6000원)가 된다. 현지 일간 뚜오이째 등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라 (전기)자전거 운전자는 40만∼60만동(약 2만∼3만원), 모터바이크 운전자는 200만∼800만동(약 10만∼40만원), 승용차 운전자는 600만∼4000만동(약 30만∼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지난해의 곱절 이상이고, 베트남 근로자 월 평균 임금이 550만동(약 27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벌금 폭탄 수준이다. 음주 운전자는 벌금과 함께 22∼24개월간 운전면허를 정지당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강력한 처벌이 이어지자 호찌민 등 대도시 주점의 야간 손님이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안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주점의 빈자리가 차츰 늘고 있다고 뚜오이째가 전했다. 이에 따라 위기감을 느낀 가게들은 고객들을 스스로 수송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많은 베트남인들은 지갑을 털리는 일을 피하기 위해 아예 바에서 밤을 지새는 쪽을 택하고 있다. 호찌민 시의 팜 판 동 거리에 있는 맥주 홀의 매니저도 손님들이 맥주보다 물이나 청량음료를 주문한다고 전했다. 그는 “전국 어느 맥주 홀이나 비슷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바들만 힘겨워진 것은 아니다. 다낭에서 해산물 식당을 운영하는 응우옌 트루옹 짜이는 지난 몇주 술 판매가 20~30%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교통편을 제공하는 것이 일종의 해결책인데 호찌민 투 둑 지구에 있는 한 바는 이런 새로운 서비스를 광고하는 포스터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광고에 따르면 “우리는 여러분을 귀가시킬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어요. 당신은 식당에서 친구, 친척과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만 한면 된답니다. 당신의 안전은 저희 최우선 관심사예요”라고 밝혔다. 러시아워 때라면 택시를 불러주거나 모터사이클을 개조한 뚝뚝이를 불러준다고 했다. 같은 지구의 몇몇 음식점은 고객이 택시를 불러 귀가하면 자동차 등을 주차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들 점포의 어느 곳도 남부 칸 토의 당 타이 하이엔 점주를 물리칠 수는 없다. 그는 운 좋은 고객들을 공짜로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두 직원을 새로 뽑았다. 그녀는 뚜오이째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지역 택시와 모터 개조 택시 운전자들과 함께 손님들을 공짜로 실어나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비용이 계속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다. 하이엔은 “우리는 고객들을 업소에 계속 잡아두어야 한다. 해서 우리는 이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비용을 계속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케밥, 베를리너들의 솔푸드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케밥, 베를리너들의 솔푸드

    숨이 턱턱 막히는 교통체증과 하염없이 솟구치는 부동산 물가에도 불구하고 대도시에 살아 좋은 것 중 하나는 문화생활을 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여기엔 식문화의 다양성도 포함된다. 과거에는 양식, 중식, 일식이라는 단순한 범주로 음식이 구분됐다면, 이제는 세계 각국 각 지역의 다양한 요리들을 도심에서 즐길 수 있다. 언제든 필리핀, 하와이, 아프리카, 중동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당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대도시의 식문화는 대개 국경을 초월한다. 심지어 타국 음식이 그 도시의 아이콘이 되기도 한다. 런던 카레, 시카고 피자, 뉴욕 타코처럼. 오늘 이야기할 주인공은 독일 베를린 케밥이다. 케밥은 터키를 비롯한 이슬람 문화권에서 고기를 이용한 음식을 일컫는다. 밀가루로 반죽한 음식을 통칭하는 이탈리아의 파스타와 유사하다고 할까. 긴 면으로 된 스파게티, 옹심이 같은 뇨키, 만두 같은 라비올리를 파스타라고 하는 것처럼 케밥도 조리 방식이나 담아내는 형태에 따라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꼬치에 끼워 구운 시시 케밥, 첩첩이 쌓아 구운 후 얇게 썰어 먹는 되네르 케밥 등이다. 베를린을 대표하는 케밥은 엄밀히 따지면 되네르 케밥의 일종이다. 되네르란 터키어로 회전한다는 뜻이다. 긴 꼬챙이에 각종 향신료를 넣고 재운 고기를 꿰어 층층이 쌓은 다음 천천히 돌려가며 굽는다. 겉을 바삭하게 익힌 고기를 최대한 얇게 썰어 양배추, 양파, 상추, 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와 서너 가지 소스를 곁들여 빵에 끼워 내면 베를린 스타일 되네르 케밥이 완성된다. 터키와 다른 점이라면 채소가 샐러드에 가깝게 다양하고, 소스 종류가 많으며 얇고 평평한 빵 대신 독일식 빵을 쓴다는 정도.되네르 케밥은 어째서 베를리너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이 됐을까. 독일과 터키 양국 간의 관계에 그 실마리가 있다. 독일은 터키를 제외하고 터키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다. 양국의 인연은 1000년이 넘지만 베를린식 케밥의 연원을 찾으려면 2차 대전 이후 분단 독일까지만 올라가도 된다. 1961년 서독 정부는 노동력 확보를 위해 터키 정부와 노동자 이주 협약을 맺었다. 기회를 찾아 터키인들은 독일로 대거 모여들었다. 이주자들이 타국에 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국 음식을 재현하는 것이다. 동포를 대상으로 한 식당을 열고, 현지에는 없는 고향의 식재료를 다루는 시장도 생긴다. 미국의 사회학자 클로드 피셔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통해 주체성 관념을 구성할 뿐 아니라 그 개인을 한 사회집단 속으로 끌어들인다”고 했다. 이주민들에게 음식이란 단순히 향수를 잊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생계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터키 음식 중 되네르 케밥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독일 언론 디차이트 1996년 5월 10일자엔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다음날, 한 기자가 서독에서 막 돌아온 동독인에게 무엇을 하고 왔냐고 물었다. 그는 의기양양하게 답했다. “케밥을 먹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되네르 케밥은 서독에서 이미 이색 음식을 넘어 패스트푸드 비즈니스로 성장하고 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케밥 산업이 통일 6년 만에 동독, 특히 베를린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고,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스트푸드로 카레 부어스트(카레 가루를 뿌린 소시지)를 제치고 케밥이 1위를 차지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케밥의 위상은 변함이 없다.되네르 케밥은 미국식 햄버거보다도 저렴하면서 동시에 푸짐한 음식으로 독일 사회에서 빠르게 자리잡았다. 이 때문에 항상 허기지고 돈 없는 학생을 비롯해 노동자, 외국인 유학생이나 관광객이 사랑하는 음식으로 손꼽힐 수 있었다. 독일의 전통적인 패스트푸드인 카레 부어스트는 잠시 허기를 달래는 간식에 불과하지만 케밥은 엄연히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했다. 1996년 당시 되네르 케밥 하나 가격은 5마르크, 지금으로 따지면 대략 2~3유로 정도다. 2020년 현재 되네르 케밥은 4유로 안팎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테이크 아웃 가격이다. 식당에서 앉아서 먹는다고 하면 음료수까지 더해 우리 돈으로 1만원 정도에 푸짐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무시무시한 독일의 외식 물가와 주린 배를 생각하면 케밥만큼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없는 셈이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도 그 시간에 열려 있는 식당이 케밥집밖에 없다는 것도 젊은이들의 선택을 받는 데 큰 몫을 했다. 터키의 케밥이 베를리너들의 솔푸드가 된 사연이다.
  • 백석예대, 장애인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호두파이 만들기

    백석예대, 장애인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호두파이 만들기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학생들이 전공을 살려 장애 청소년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선물했다. 외식산업학부 내 봉사동아리 레인보우팩토리 학생 11명은 지난 6일 사랑의 복지재단과 함께 하는 제45회 사랑의 계절학교를 진행했다. 이날 계절학교에서는 장애청소년 18명과 함께 호두파이를 만드는 시간이 마련됐다. 외식산업학부 학생들은 반죽과 토핑부터 빵을 굽는 것까지 하나하나의 과정을 세심하게 가르쳐주며 작품을 함께 만들어갔다. 봉사에 나선 강정민 학생(19학번)은 “전공과 재능을 살려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 갈 수 있어 뿌듯했다”면서 “생각보다 장애인 청소년들이 잘 따라줘서 재밌었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여름에 이어 이번에도 백석예술대와 함께하는 사랑의 계절학교에 참여한 최인현 청소년 역시 “호두파이를 만들고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다”며 해맑게 웃었다. 한편, 백석예술대 외식산업학부 봉사동아리 레인보우팩토리는 약 7년 전부터 전공을 살려 장애인 청소년들을 돕고 지원하는 활동을 계속해왔다. 지난해 4월에는 장애인 요리대회를 개최했고 여름방학과 학기 중에도 학교와 복지관을 오가며 사랑의 계절학교를 이어오고 있다. 매주 화요일 아침에는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빵과 음료를 나누는 백석인의 행복한 아침도 진행한다. 외식산업학부 윤경화 교수는 “처음엔 봉사를 위한 봉사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먼저 나서서 자비를 들여 자율적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것을 보며 기특하고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봉사를 통해 아이들이 섬김의 기쁨을 더 알아갔으면 한다. 기특한 학생들을 위해 학교와 지역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김희정, 해변의 정석 화보

    [포토] 김희정, 해변의 정석 화보

    배우 김희정이 휴양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했다. 김희정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하며 근황을 전했다. 공개된 사진 속 김희정은 휴식차 해외를 찾은 모습이다. 붉은 컬러의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모래사장에 앉아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을 뽐내기도 했다. 음료를 마시며 한 편의 CF 같은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전신 샷을 통해 탄탄한 글래머 몸매를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김희정은 지난해 3월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에서 올웨이즈 로펌의 정보력 일인자 김해영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스포츠서울
  • “젓갈 뺀 ‘비건’ 김치로 美 공략… 글로벌 음식 될 것”

    “젓갈 뺀 ‘비건’ 김치로 美 공략… 글로벌 음식 될 것”

    건강 이슈·K콘텐츠, 발효식품 위상 높여 다양한 활용법 SNS 공유로 인지도 확산 “레시피 개발 지원으로 김치콘텐츠 강화” 올해 전 세계 식음료업계는 한국의 김치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이 전 세계 13개국 사용자가 공유한 게시물을 바탕으로 예측한 ‘2020 토픽&트렌드 보고서’에서 ‘유연한 채식주의자’, ‘80년대 레트로(복고)’ 등과 함께 ‘김치’를 올해의 주요 트렌드로 꼽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살펴보면 김치는 특히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가 일상에서 즐기는 글로벌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인스타그램의 김치(#kimchi) 관련 게시글에선 김치볶음밥, 김치 케사디야 등 김치를 활용해 음식을 만든 것을 과시하는 외국인들의 포스팅이 150만개 이상 쏟아져 나온다. 미국 홀푸드마켓의 트렌드 예측 보고서에는 최근 5년간 ‘탑10’ 안에 김치가 빠진 적이 없을 정도다. 아마존에선 김치국물을 모티브로 한 김치맛 음료수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국의 전통 음식 김치가 어떻게 글로벌 ‘힙스터’의 음식이 된 것일까.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풀무원 본사에서 만난 김치사업부장 박은영(47) 상무는 “향후 김치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음식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2018년 9월 미국 월마트 100여개 점포를 시작으로 현지 유통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은 1년 만에 입점 매장을 1만여개로 확장하며 단숨에 시장점유율 1위(40.4%)로 올라서는 등 김치의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풀무원 김치의 미국 진출을 안착시킨 박 상무는 글로벌 현상이 된 김치 인기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먼저 그는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 발효식품의 위상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했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발효음식 특유의 신맛이 나는 오리지널 김치를 현지 바이어들은 외면했다. 현지 마트에 진열된 김치는 삶거나 데쳐 시고 쿰쿰한 맛을 없앤 것들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건강, 비건, 친환경 등의 요소가 음식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프로바이오틱스(유익한 균)를 함유한 음식들이 널리 알려졌고, 제대로 발효된 ‘진짜 김치’의 인기도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최근 시장이 형성된 중국의 발효 차인 콤부차의 인기도 같은 맥락이다. 동시에 BTS 등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가 확산되자 김치 시장은 본격적으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를 감지한 풀무원은 건강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얼 소비자를 겨냥해 젓갈을 뺀 ‘비건’ 김치로 시장을 공략했고 이 김치는 풀무원이 가진 현지 두부 유통망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현재 인구 2000명의 시골 마을 슈퍼마켓에서도 김치를 구할 수 있을 만큼 김치는 미국인들의 일상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SNS는 미국 소비자들이 김치를 사서 단순히 먹는 것에 그치치 않고, 김치를 활용한 여러 요리의 레시피를 공유하게 해 김치의 글로벌 인지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그는 “김치는 파우더나 소스, 음료 등 다양한 제품으로도 응용이 가능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면서 “오리지널 한국 김치의 효용을 널리 알리고, 스타 셰프들이 김치를 활용한 레시피들을 개발하는 것을 적극 지원해 김치 콘텐츠를 강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올겨울 유통업계 주인공은 ‘귤보다 딸기’

    올겨울 유통업계 주인공은 ‘귤보다 딸기’

    이마트 12월 매출 105억… 과일 중 1위 외식·커피점·호텔 등 이벤트 메뉴 다양겨울철 인기 과일이 귤에서 ‘딸기’로 바뀌고 있다. 딸기가 가진 화려한 비주얼이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이 먹은 것을 과시하는 문화에 익숙한 밀레니얼 소비자들이 딸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겨울 딸기가 유통업계의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딸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105억원을 기록하며 라면, 맥주, 우유, 브랜드돈육에 이어 전체 품목별 순위 5위에 올랐다고 이날 밝혔다. 전체 과일 제품 중에서는 1위다. 딸기는 2017년에는 이마트 전체 품목별 매출 순위에서 12위를 기록했지만 2018년 9위로 뛰어올랐고 2019년에는 5위까지 올라섰다. 딸기 인기를 반영해 외식,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부터 호텔, 편의점까지 업계는 딸기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특급 호텔들은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을 주는 ‘딸기 뷔페’를 매년 겨울 연례 행사로 열고 있다. 딸기 뷔페를 가장 먼저 시작한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의 ‘2020 스트로베리 고메 부티크’는 1월 예약이 마감됐을 정도로 인기다.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리얼 스트로베리 7종’을 다음달 13일까지 한정 판매하며 할리스커피는 ‘설향 딸기 요거트 할리치노’, ‘설향 딸기 밀크쉐이크’ 등 음료 5종을 출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딸기는 껍질을 벗길 필요 없이 흐르는 물에 씻기만 하면 먹을 수 있어 간편하고, 겨울 분위기를 자아내는 빨간 빛깔에 귀여운 모양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심미 감각을 만족시킨다”면서 “‘설향’, ‘킹스베리’, ‘금실’, ‘담향’, ‘아리향’ 등으로 품종 또한 다양화돼 ‘딸기 르네상스’ 시대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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